김현수

김현수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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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s@donga.com

취재분야

2024-10-28~2024-11-27
국제경제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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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7%
산업6%
  • 美 3월 물가 3.5%상승… 예상치 웃돌아, “금리 인하 7월에도 어렵다” 전망 나와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6월은커녕 7월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어려워졌다는 ‘고금리 장기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라스트 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전 최종 구간)을 앞두고 끈적거리는 물가 충격에 미 국채 금리는 치솟고, 증시는 하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10일 미 노동부는 3월 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5%로, 2월(3.2%)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인 동시에 시장 전망치(3.4%)도 넘어선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8% 각각 올라 시장 전망치(0.3%, 3.7%)를 모두 웃돌았다. 3월 CPI 상승을 이끈 항목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주거와 에너지였다. 에너지 비용은 전월 대비 1.1%, 주거 비용은 전월 대비 0.4% 뛰었다. 3월 CPI는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할 분수령과 같은 지표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물가 지표가 지난해 12월부터 4회 연속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으면서 연준 내 고금리 유지를 주장하는 ‘매파’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최근 미 연준 내에서도 물가 지표를 두고 여전히 더 오를 여력이 있는 상황으로 봐야 할지, 둔화되는 추세 속 ‘울퉁불퉁한 장애물’로 봐야 할지 갈리는 상황이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0일 “물가 상승률이 목표대(2%)로 내려가고 있는 추세의 스토리는 바뀌지 않았다”며 기존 금리 인하 전망을 고수했지만 이번 CPI 발표 이후 이를 이어가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4일 “올해 금리 인하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다”고 끈적이는 물가를 우려했다. 시장은 다소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날까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로 평가하던 정책금리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CPI 발표 직후 이를 20%로 낮췄다. 6월과 7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각각 80%, 60%로 평가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4.5%를 뚫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등 미 3대 지수 선물은 모두 1% 이상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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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CPI 상승률 3.5%…6개월만에 최고치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속도로 상승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더욱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끈적거리는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에 발표 직후 미 국채금리는 치솟고, 상승하던 뉴욕증시 주요 지수 선물은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도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전년 대비 3월 CPI 상승률이 3.5%로 2월(3.2%)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시장 전망치(3.4%)도 넘어섰다. 전월 대비로 0.4% 상승률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8% 올라 시장 전망치(0.3%, 3.7%)를 모두 상회했다. 3월 CPI 상승을 이끈 항목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주거와 에너지였다. 에너지 비용은 2월에 전월 대비 2.3% 상승한 데 이어 1.1% 올랐다. CPI 가중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7% 뛰었다. 3월 CPI는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할 분수령과 같은 지표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1월과 2월 연속 미 물가지표가 시장 전망을 상회한 가운데 이를 미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는 상황으로 봐야할지 둔화되는 추세 속 ‘울퉁불퉁한 장애물’로 봐야할지를 두고 연준 내에서도 갈리는 상황이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상승률 2%로 돌아가는 추세의 큰 그림은 변화하지 않았다”라고 언급해 왔지만 3월 CPI 이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가기 어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올해 금리 인하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다”며 끈적거리는 미 물가를 우려해 왔다. 시장은 다소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6월 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올초 4% 미만이던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CPI 발표 직후 4.5%를 뚫었다. S&P 500 등 미 3대 지수 선물은 모두 1%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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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7년만의 ‘해품달’… 500만명 홀린 우주쇼, 경제효과 8조원

    8일 오후 2시 30분경 미국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플랫아이언(Flat Iron) 빌딩 인근. 일찌감치 모여든 수백 명이 일제히 일식 관측용 안경을 끼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미 해를 가리기 시작한 달은 미끄러지듯 태양을 덮어 나갔다. 약 1시간 뒤, 드디어 태양이 얇은 초승달처럼 변하자 세상은 온통 그늘이 드리워졌다. 수많은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성. 우주가 지구에 보낸 신비한 선물 ‘개기일식’을 마주한 순간이었다.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끼며 태양을 가리는 현상이다. 북미 대륙 기준으론 2017년 8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이번 일식은 멕시코 마사틀란에서 북동쪽 대각선으로 미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뉴욕, 메인주 등 여러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벌어져 관심이 커졌다. 게다가 올해는 달이 지구에 가까워 더 뚜렷하게 관측됐고, 다음 개기일식은 2044년에나 벌어져 ‘놓치면 안 될’ 기회로 여겨졌다. ABC, CBS, NBC 등 주요 방송사들은 오전부터 특별방송을 편성해 생중계했다.사실 뉴욕은 90% 정도만 해를 가려 관측 베스트 지역은 아니었다. 하지만 평소에도 관광객이 넘쳐나는 도시답게 센트럴파크와 타임스스퀘어 등 곳곳마다 인파가 몰렸다. 특히 서밋과 에지, 원월드 등 뉴욕 빅5 전망대는 오래전 예약이 마감됐다. 공공도서관 등에서도 선착순으로 나눠준 일식 관측용 안경을 받으려는 줄이 무척이나 길었다. 프랑스인 관광객 플로랑 씨(41)는 “뉴욕에서 개기일식을 즐겼다는 게 기적 같고 놀랍다”면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라며 기뻐했다. 올해 개기일식은 금전적으로 따져도 엄청나다. 관련 업계에선 관측 여행 및 숙박 등으로 60억 달러(약 8조1300억 원)에 이르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일어났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전역에서 약 500만 명이 몰려드는 바람에 일부 지역은 비상사태를 선언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11월 대선을 이번 자연현상과 연결 짓는 점성술사들이 쏟아졌으며, 아칸소주에선 일식 시간에 맞춰 500쌍이 합동 결혼식을 올렸다.개기일식은 과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현상이다. ‘우주의 난제’인 태양 바깥 가스층 코로나를 살필 흔치 않은 기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연구를 위해 버지니아주 월롭스 비행 시설에서 로켓 3대를 발사하기도 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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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인간보다 똑똑한 AI… 내년 출현 가능할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충분한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전력 공급이 뒷받침된다면 내년에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범용 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출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 예측보다 4년여 앞당긴 전망이다. 머스크는 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진행된 니콜라이 탕엔 노르웨이연기금 CEO와의 인터뷰에서 “AGI를 가장 똑똑한(smart) 인간보다 더 똑똑한 AI로 정의한다면 아마도 내년에, 예를 들어 2년 이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머스크는 2029년에 AGI가 달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보다 더 빨리 사람을 능가하는 지능을 갖춘 AI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머스크는 그 이유로 “내가 본 어떤 기술 중에 AI만큼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본 적이 없다”며 “매주 새로운 AI 발표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 개발을 둘러싼 세 가지 제약이 완화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금까지 인재, AI 칩, 전력 공급 부족이 AI 개발 속도를 늦춰 왔다”며 “물리학 분야의 최고 인재들이 AI 분야로 대거 이동하고 있고, 지난해 문제가 된 엔비디아 칩 부족도 공급 제약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전력 공급 문제 정도만 남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엔비디아 칩 문제가 여전히 AI 개발에 제약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AI 스타트업 xAI가 선보인 AI 챗봇) ‘그록 2’ 모델을 훈련하려면 엔비디아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2만 개쯤 필요하고, 그보다 더 뛰어난 ‘그록 3’으로 가면 10만 개쯤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AGI는 ‘사람을 뛰어넘는다’는 애매한 정의 탓에 AI 전문가마다 예측 시점에 차이가 큰 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AGI를 변호사 시험과 같은 특수 영역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것으로 정의한다면 5년 이내에 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딥마인드 데미스 허사비스 창업자는 2030년이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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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7년만의 ‘해품달’… 500만명 사로잡은 우주쇼에 들썩

    8일 오후 2시 30분경 미국 뉴욕 맨해튼 랜드마크 중 하나인 플랫아이언(Flat Iron) 빌딩 인근. 일찌감치 모여든 수백 명이 일제히 일식 관측용 안경을 끼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미 해를 가리기 시작한 달은 미끄러지듯 태양을 덮어 나갔다. 약 1시간 뒤, 드디어 태양이 얇은 초승달처럼 변하자 세상은 온통 그늘이 드리워졌다. 수많은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성. 우주가 지구에 보낸 신비한 선물 ‘개기일식’을 마주한 순간이었다.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끼며 태양을 가리는 현상이다. 북미 대륙 기준으론 2017년 8월 이후 7년 만이다. 이번 일식은 멕시코 마사틀란에서 북동쪽 대각선으로 미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뉴욕, 메인주 등 여러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벌어져 관심이 커졌다. 게다가 올해는 달이 지구에 가까워 더 뚜렷하게 관측됐고, 다음 개기일식은 2044년에나 벌어져 ‘놓치면 안 될’ 기회로 여겨졌다. ABC CBS NBC 등 주요 방송사들은 오전부터 특별방송을 편성해 생중계했다.사실 뉴욕은 90% 정도만 해를 가려 관측 베스트 지역은 아니었다. 하지만 평소에도 관광객이 넘쳐나는 도시답게 센트럴파크와 타임스퀘어 등 곳곳마다 인파가 몰렸다. 특히 써밋과 엣지, 원월드 등 뉴욕 빅5 전망대는 오래 전 예약이 마감됐다. 공공도서관 등에서도 선착순으로 나눠준 일식 관측용 안경을 받으려는 줄이 무척이나 길었다. 프랑스 관광객 플로런트 씨(41)는 “뉴욕에서 개기일식을 즐겼다는 게 기적같고 놀랍다”며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라며 기뻐했다.올해 개기일식은 금전적으로 따져도 엄청나다. 관련 업계에선 관측 여행 및 숙박 등으로 60억 달러(약 8조1300억 원)에 이르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일으켰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전역에서 약 500만 명이 몰려드는 바람에 일부 지역은 비상사태를 선언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11월 대선을 이번 자연현상과 연결짓는 점성술사들이 쏟아졌으며, 아칸소 주에선 일식 시간에 맞춰 500쌍이 합동 결혼식을 올렸다. 개기일식은 과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현상이다. ‘우주의 난제’인 태양 바깥 가스층 코로나(corona)를 살필 흔치 않은 기회다. 미 항공우주국(NASA)는 연구를 위해 버지니아 주 월롭스 비행시설에서 로켓 3대를 발사하기도 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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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내년 인간보다 똑똑한 AI 나올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충분한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전력 공급이 뒷받침된다면 내년에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범용 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출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 예측보다 4년 여 앞당긴 전망이다. 머스크는 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진행된 니콜라이 탕겐 노르웨이연기금 CEO와의 인터뷰에서 “AGI를 가장 똑똑한(smart) 인간보다 더 똑똑한 AI로 정의한다면 아마도 내년에, 예를 들어 2년 이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머스크는 2029년에 AGI가 달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보다 더 빨리 사람을 능가하는 지능을 갖춘 AI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머스크는 그 이유로 “내가 본 어떤 기술 중에 AI만큼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본 적이 없다”며 “매주 새로운 AI 발표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 개발을 둘러싼 세 가지 제약이 완화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금까지 인재, AI 칩, 전력 공급 부족이 AI 개발 속도를 늦춰왔다”며 “물리학 분야의 최고 인재들이 AI 분야로 대거 이동하고 있고, 지난해 문제가 된 엔비디아 칩 부족도 공급 제약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전력 공급 문제 정도만 남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엔비디아 칩 문제가 여전히 AI 개발에 제약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AI 스타트업 xAI가 선보인 AI 챗봇) ‘그록 2’ 모델을 훈련하려면 엔비디아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2만 개쯤 필요하고, 그 보다 더 뛰어난 ‘그록 3’으로 가면 10만 개쯤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AGI는 ‘사람을 뛰어넘는다’는 애매한 정의 탓에 AI 전문가마다 예측 시점에 대해 차이가 큰 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AGI가 변호사 시험과 같은 특수 영역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것을 정의한다면 5년 이내에 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창업자는 2030년이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머스크는 안전한 AI는 “가능한 한 진실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며 “AI를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프로그래밍하면 매우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주장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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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가 하늘을 본 순간… 달이 태양으로 미끄러졌다

    8일(현지시간) 미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노스플라자. 오후 3시 25분. 동그란 달이 태양을 거의 가리며 태양이 아주 얇은 ‘초승달’로 변했다. 일순간 세상이 구름에 덮인 듯 그늘이 드리웠다. 고개를 젖혀 하늘을 뚫어져라 지켜보던 수백 명이 박수를 치며 우주가 보내는 개기일식의 신비에 박수를 보냈다. 뉴욕시는 완전한 개기일식을 관측하기 어려웠지만 약 90% 이상 달이 태양을 가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완전한 어둠은 찾아오지 않았지만 먹구름이 낀 듯 해를 가린 느낌이었다. 약 2시 30분 쯤 보호안경을 쓰고 태양을 보니 이미 태양이 달에 절반 정도 가려 반달모양으로 보였다. 달이 태양을 반쯤 가렸을 때에는 육안으로는 변화가 없을 만큼 밝았다. 달은 점점더 태양 앞으로 미끄러져 오더니 어느 순간 아주 얇은 선만 보이는 수준에 도달했다. 개기일식의 신비를 체험하기 위해 기자가 현장을 찾았던 플랫아이언 플라자와 인근 매디슨스퀘어파크 뿐 아니라 센트럴파크, 타임스스퀘어 및 고층빌딩 전망대에 각각 수백 명이 몰렸다. 맨해튼의 높은 고층빌딩 사이에서 태양을 정면으로 볼 수 있는 각 공원이나 전망대마다 시민들이 몰린 것이다. 개기일식 수 시간 전인 오전부터 우주 마니아들은 천체 망원경을 들고 나와 자리를 잡았다. 각 공공도서관과 일식 행사장에서는 선착순으로 일식 관찰 보호안경을 나눠줘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관광차 미국을 찾은 플로런트(41) 씨는 “실제로 달이 서서히 태양을 가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기적같고 놀랍다”며 “사람들과 함께 보니 더욱 잊을 수 있는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일식을 본 데이비드 군(8)은 “태양이 초승달처럼 가늘어지는 과정에서도 끝까지 빛을 환하게 비추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과 완전히 일렬로 늘어서 태양을 가리는 현상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태양은 달보다 약 400배 더 크다. 하지만 지구와 태양의 거리가 달보다 400배 더 멀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었다. 이번 개기 일식은 멕시코의 휴양 도시인 마사틀란에서 시작해 대각선으로 미국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미주리, 일리노이, 켄터키, 인디애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뉴욕, 버몬트, 뉴햄프셔, 메인주를 통과했다. 달 그림자가 미국 대륙을 가로질러 4000마일(6500㎞) 이상을 가로지르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 40분 정도였다. 2017년에도 북미대륙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났지만 이번에는 달이 지구에 더 가까워져 있어완전 개기일식이 관측된 지역에서 암흑이 지속된 시간도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이정도 규모의 개기일식을 다시 보려면 2024년까지 기다려해 약 500만 명이 완전 개기일식 장소로 몰려 일부 지역에선 ‘비상사태’를 선언하기도 했다. 완전 개기일식 경로에 있는 학교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휴교령이 내릴 정도였다. 뉴욕주에서는 나이아가라폭포 인근 버팔로시 등에서 개기일식이 관측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완전 개기일식이 일어나자 세상이 저녁처럼 어두워지고 태양 대기의 불타오르는 듯한 ‘코로나’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일식 관측 여행’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만 약 60억 달러(약 8조118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시 곳곳에서도 레스토랑 등에서 ‘일식 마케팅’이 벌어졌다. 크리스피크림 도너츠는 8일까지만 일식 모양의 도너츠를 판다고 밝히는 등 때아닌 관광 특수를 노리는 분위기였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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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김현수]美 주별 경쟁에서 배우는 반도체 공장 유치법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유치 전쟁을 취재하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50개 주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반도체 프렌들리’ 환경으로 스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치전의 실패를 거울삼아 교육이나 인프라에 더 투자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도전을 준비하는 식이다. 지난주 SK하이닉스가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 원) 투자를 발표한 미 인디애나주는 2022년 인텔의 200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의 공장 유치전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이웃한 오하이오주와 접전 끝에 졌다. 인텔 유치 실패서 배운 인디애나주 오하이오주가 인디애나주보다 세액공제나 직접 보조금과 같은 인센티브를 더 많이 약속했기 때문일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보조금은 비슷하게 불렀지만 두 주의 가장 큰 차이는 ‘풍부한 인력’이었다는 것이 당시 미 언론의 분석이다. 채용할 수 있는 반도체 고급 인력이 얼마나 풍부한지가 중요 조건이었고,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의 대졸 인력 수가 매력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텔의 오하이오주 새 공장 부지는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차로 25분 거리다. 좀 더 거리를 넓혀서 차로 수 시간 내에 있는 카네기멜런대의 존재도 영향을 미쳤다. 인텔 유치전 당시 인디애나주 상무장관이었던 브래드 챔버스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가장 큰 교훈은 대형 반도체 회사에 제공할 수 있는 토지, 인프라, 인력 프로그램을 좀 더 매력적인 패키지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보조금은 당연하고 그 이외의 종합 패키지도 필요함을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보조금은 기본, 대학도 유치전 올인 인텔 유치 실패 후 2년 동안 ‘풍부한 인력’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따기 위해 주내 이공계 명문대로 꼽히는 퍼듀대가 나섰다. 퍼듀대는 2022년 미국 최초로 반도체학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투자해 5년 내 반도체 전문 교수 50여 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똑똑한 박사 지망생을 데려오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인디애나주에 18억 달러(약 2조4000억 원) 투자를 약속한 미 반도체 기업 스카이워터가 퍼듀대의 노력에 감동을 받아 다른 4개 주를 제치고 인디애나주를 택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퍼듀대는 이번 SK하이닉스 투자에서도 주요 파트너로 부상했다. SK하이닉스의 새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생산기지는 학내 연구단지에 위치한다. 퍼듀대는 부지 할인 등을 포함해 SK하이닉스에 약 6000만 달러(약 808억 원)의 지원도 약속했다. 일개 대학뿐만 아니라 주 정부의 1조 원 규모 직간접 보조금, 시 정부의 지원, 지역 에너지 기업까지 파트너로 참여해 SK하이닉스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인디애나주 상무장관도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유치전에서 실패한 또 다른 주는 아마 이번 실패를 교훈 삼아 또 다른 ‘반도체 프렌들리’ 전략을 짜고 있을 것이다. 경쟁을 통해 빠른 시간 내에 변화하는 모습은 무섭기까지 하다. 팬데믹으로 공급망 안보 개념이 부상하고 각국의 반도체 보조금 전쟁이 촉발된 지 2년 만에 인디애나주는 ‘0개’였던 반도체 공장을 ‘8개’로 늘렸다. 골든타임 2년간 한국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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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이, 즉각 휴전하라” 지원 중단 경고… 유가 90달러 돌파

    《바이든 “네타냐후 즉각 휴전을”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발발 후 줄곧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펴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을 시사하며 대(對)이스라엘 정책의 ‘전환(피벗)’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약 30분간 통화하며 즉각 휴전, 팔레스타인 민간인 및 구호단체 직원 보호 등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보호하지 않으면 미국의 무기 지원을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발발 후 줄곧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일종의 ‘최후통첩’을 날렸다. 1일 이스라엘군의 오폭에 따른 국제 구호단체 직원 7명 사망,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거듭된 발포 등으로 전 세계적인 반(反)이스라엘 여론이 조성된 여파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11월 미 대선에서 자신의 재선 가도 또한 위험해지자 무기 지원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네타냐후 총리와 약 30분간 통화하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강경 일변도의 정책만 고집하고 있는 네타냐후 정권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이스라엘 측의) 새 조치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또 속히 휴전 협상을 타결할 수 있도록 협상팀에 힘을 실어주라고도 압박했다. ‘민간인 보호 대책’과 ‘빠른 휴전’이 없으면 더 이상의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가자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 주려던 국제 민간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7명이 이스라엘의 오폭으로 숨지면서 반이스라엘 여론이 거세진 여파로 풀이된다. 백악관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이 사건을 두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노를 표했다고 밝혔다. WCK 측 역시 ‘오폭’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의도적 공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최근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 등도 ‘즉각 휴전’ 등을 거론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5일 WCK 직원 오폭과 관련해 “하마스로 오인했다”고 밝혔다. 오폭에 관련된 고위 장교 2명을 해임하겠다고도 밝혔다. 앞서 4일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반입을 늘리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벨기에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일 현지 기자회견에서 “구호품이 효과적으로 전달되는지, 구호 활동가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결과로 증명하라는 뜻을 보였다. 이처럼 중동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과 이란의 보복 경고 등으로 4일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전일 대비 1.45% 올라 배럴당 90.65달러로 마쳤다. 같은 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도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일 대비 1.36% 오른 배럴당 86.59달러로 마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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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3월 신규고용 30만↑…전망 크게 상회 “금리인하 멀어지나”

    3월 미국 신규 일자리가 30만3000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시장 전망치(20만 개)를 크게 상회했다. 미국의 강력한 경제 성장세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 결정에 영향을 줄지에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3월에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30만3000개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았다. 실업률은 3.8%로 2월(3.9%)보다 소폭 하락했다. 이는 올해부터 미 물가상승률 지표가 끈적거리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뜨거운’ 고용 수치다. 연준 내에서 최근의 물가 지표를 ‘내려가는 과정에서 튀는 수치’로 볼 것인지, 물가 재상승 시그널로 볼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미 고용이 시장 전망을 크게 뛰어넘은 것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과 최근 스탠포드대 포럼에서 “(최근의 뜨거운 물가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목표대로 내려가고 있다는 전체 인하 스토리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기존 연준 전망인 ‘올해 세차례 인하’ 기준을 바꿀 정도인지 지켜봐야한다는 의미다. 반면 일부 매파 FOMC 위원들은 인하 전망 자체를 바꿔야한다는데 힘을 싣고 있다. 전날 닐 카시카라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경제가 계속해서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올해 금리 인하가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뜨거운 고용 리포트에 미 국채금리는 상승했지만 미 뉴욕증시 지수 선물은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제프리 로젠버그 블랙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작년에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주식시장을 지배했지만 이제는 개별 기업의 강력한 어닝이나 경제성장 등 다른 이슈들이 많아 이번 지표 하나가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인플레이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시간당 급여 상승률이 0.3%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것은 좋은 신호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정책 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뜨거운 3월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6월 금리 동결 전망을 높였다.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인 4일 오전 9시(미 동부시간) 기준 6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43.3%, 6월까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56.7%로 보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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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아트’ 슈리 칭 “AI는 도구, 아이디어는 작가 몫”

    “어떤 새로운 기술에도 위축될 필요가 없습니다. 기술과 관객에 도전하는 거죠.”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만난 대만 출신 미국 작가 슈리 칭(鄭淑麗·70)은 최근 인공지능(AI) 알고리즘부터 AI 훈련에 쓰이는 데이터까지 샅샅이 배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0년대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각광받은 ‘넷아트(Net Art·인터넷을 활용한 현대미술 장르)’의 선구자로 불리는 칭은 “블록체인, 바이오테크에 이어 새로운 기술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 여전히 열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칭은 전날 LG와 구겐하임미술관이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예술활동을 펼치는 작가에게 수여하는 ‘LG 구겐하임 어워드’를 수상했다. 올해 2회를 맞은 LG 구겐하임 어워드의 두 번째 수상자다. 그는 상금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와 트로피를 받았다. 그는 1979년 뉴욕대에서 영화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에 사는 아시아 여성으로서 ‘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1980년대 비디오나 TV는 비쌌을 뿐 아니라 백인 남성의 전유물 같았다”며 그 기술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당시 그,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 등 ‘반항아’ 예술가들은 맨해튼 남부 이스트빌리지에 대부분 거주했다. 칭은 “TV를 이용한, 엉뚱한 듯했던 백남준의 예술이 세계적 아트가 되기까지 그러했듯 기술을 이용한 예술 또한 받아들여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이어 “그 기간을 마치 오래 끓여야 하는 동양 음식처럼 인내심과 열정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랜든’(1998년)부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트랜스젠더 소년 브랜든 티나가 성폭행 뒤 살해당한 사건을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다양한 이미지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당시 구겐하임미술관은 이를 소장하며 미술관 최초로 넷아트 형태의 작품을 소장한 역사를 갖게 됐다. 최근 AI가 생성한 작품을 예술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원조’ 신기술 기반 예술가로서 그는 “AI는 인간의 역사를 바탕으로 지식을 습득한 도구일 뿐”이라며 “프롬프트에 명령어를 쓰고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은 작가의 몫이므로 그 역시 예술”이라고 평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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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닉스, 美 HBM공장 5조 투자… 인디애나 ‘실리콘 심장부’로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심장부인 미국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 부지로 인디애나주를 3일(현지 시간) 낙점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부터 이곳에서 차세대 HBM을 만들어 미국 빅테크들에 납품할 계획이다. 여러 후보지를 두고 약 2년간의 검토 끝에 인디애나주를 선택한 배경에는 1조 원에 가까운 주 정부의 통 큰 지원에 더해 교통·수도 등 인프라, 지역 대학과의 연계 등 ‘생태계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9200억+교통·수도·인재 ‘패키지 지원’ 3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데이비드 로젠버그 인디애나주 상무장관은 “2년 전까지 반도체 공장이 하나도 없었지만 이제 8개가 생긴다”며 “2022년부터 우리는 역사적 변화를 겪고 있다. 반도체 생태계가 꽃피는 등 첨단 제조업의 허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젠버그 장관이 언급한 2022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칩스법’에 서명한 해다. 칩스법은 520억 달러(약 70조 원) 규모의 보조금으로 아시아에 몰려 있는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가져오고 미국 내 혁신 연구를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법이다.인디애나주는 중앙 정부 지원에 더해 총 6억8570만 달러(약 9200억 원) 규모의 주 정부 차원의 직간접 지원금에 세액공제까지 약속하며 SK하이닉스 유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 원)를 들여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2028년 하반기(7∼12월)부터 HBM 등 첨단 AI 메모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주 정부는 △혁신개발지구 지정에 대한 세금 환급으로 5억5470만 달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트레이닝 보조금과 제조 준비 보조금 각각 최대 300만 달러 △건설 단계별 보조금 8000만 달러 등을 지원한다. 이에 더해 퍼듀대의 부지 할인 및 추가 확장 옵션도 6000만 달러 상당에 이른다. 이와 별도로 SK하이닉스는 미국 중앙 정부와 보조금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로 분류됐던 인디애나주는 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첨단 반도체 기지로 거듭나고 있다. 인디애나주는 반도체 불모지에서 2년 만에 스카이워터, 엔헨스트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을 유치했다. 2022년 삼성SDI를 비롯해 기업들의 투자가 몰리며 인디애나주는 2022년∼2024년 1분기까지 총 907억 달러(약 122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로젠버그 장관은 “지원금이 전부가 아니다”라며 “연방정부, 주 정부, 지역 대학, 커뮤니티가 뭉쳐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어 제공해 ‘실리콘 하트랜드(심장부)’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와 비교할 수 없지만 우리는 단순히 지원금으로 접근하지 않고 ‘생태계’ 패키지를 앞세운다”며 “대학의 반도체 인력, 교통, 수도 등 인프라, 민원 해결 등 종합 패키지를 제공함으로써 주 경제를 탈바꿈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 명문대인 퍼듀대는 미국 최초로 반도체 학위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대학이 보유한 연구산업단지를 부지로 할인해 SK에 제공하는 등 인력 양성 파트너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생산기지를 지을 웨스트라피엣과 인디애나폴리스 사이의 콩밭은 다른 첨단 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혁신 산업 단지를 짓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뿐만 아니라 인력 채용이 용이한지 여부도 투자 지역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라고 전했다.● SK 인수 뒤 첫 미국 공장, ‘투트랙’ 전략 확대 이번 투자 결정으로 SK하이닉스는 SK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미국에 생산라인을 갖추게 됐다. 앞서 인수 전인 2000년대에 하이닉스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D램 공장을 운영했지만 반도체 시장 침체기였던 2012년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에 공장을 매각했다. 이후 지금까지 국내와 중국 등에 생산시설 투자를 집중해 왔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 HBM 패키징 공장을 짓는 것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산업을 이끌어나가는 미국 빅테크 고객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범용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HBM은 성능을 고객사가 원하는 스펙에 맞춰 최적화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현재 HBM 시장의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져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크게 확대된 투자 인센티브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핵심 연구개발(R&D) 시설과 공정이 있는 국내는 마더팩토리 기지로 두고 미국에 생산 여력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120조 원을 투자해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기존에 계획된 국내 투자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공급망 재편이 거세지면서 자국 내 고용 및 R&D 기능을 지키는 동시에 미국 정부의 지원 유인을 활용할 수 있는 투트랙 전략이 앞으로도 적극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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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아트의 선구자’ 슈리 칭 “AI는 도구일 뿐…아이디어는 작가의 몫”

    “어떤 새로운 기술에도 위축될 필요가 없습니다. 기술과 관객에 도전하는 거죠.”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만난 대만 출신 미국 작가 슈리 칭(鄭淑麗·70·사진)은 최근 인공지능(AI) 알고리즘부터 AI 훈련에 쓰이는 데이터까지 샅샅이 배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0년대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각광받은 ‘넷아트(Net Art·인터넷을 활용한 현대미술 장르)’의 선구자로 불리는 칭은 “블록체인, 바이오테크에 이어 새로운 기술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 여전히 열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칭은 전날 LG와 구겐하임 미술관이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예술활동을 펼치는 작가에게 수여하는 ‘LG 구겐하임 어워드’를 수상했다. 올해 2회를 맞은 LG구겐하임 어워드의 두 번째 수상자다. 그는 상금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와 트로피를 받았다. 그는1979년 뉴욕대에서 영화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에 사는 아시아 여성으로서 ‘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1980년대 비디오나 TV는 비쌌을 뿐 아니라 백인 남성의 전유물 같았다”며 그 기술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당시 그,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 등 ‘반항아’ 예술가들은 맨해튼 남부 이스트빌리지에 대부분 거주했다. 칭은 “TV를 이용한, 엉뚱한 듯 했던 백남준의 예술이 세계적 아트가 되기까지 그러했듯 기술을 이용한 예술 또한 받아들여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이어 “그 기간을 마치 오래 끓여야 하는 동양 음식처럼 인내심과 열정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랜든’(1998)부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트랜스젠더 소년 브랜든 티나가 성폭행 뒤 살해당한 사건을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다양한 이미지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당시 구겐하임미술관은 이를 소장하며 미술관 최초로 넷아트 형태의 작품을 소장한 역사를 갖게 됐다. 최근 AI가 생성한 작품을 예술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원조’ 신기술 기반 예술가로서 그는 “AI는 인간의 역사를 바탕으로 지식을 습득한 도구일 뿐”이라며 “프롬프트에 명령어를 쓰고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은 작가의 몫이므로 그 역시 예술”이라고 평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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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정부 지원금에 대학까지 뛰어든 인디애나주 ‘SK 유치전’

    “2년 전까지 반도체 공장이 하나도 없었지만 이제 8개가 생깁니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인디애나주 상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22년부터 우리는 역사적 변화를 겪고 있다. 반도체 생태계가 꽃피는 등 첨단 제조업의 허브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통화는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에 5조2000억 원을 들여 인공지능(AI) 칩 생산기지를 건설한다고 밝힌 투자 협약식 직후 이뤄졌다.로젠버그 장관이 언급한 2022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칩스법’에 서명한 해다. 칩스법은 520억 달러(70조 원) 규모의 보조금으로 아시아에 몰려 있는 첨단 반도체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가져오고 미국내 혁신 연구를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법이다. 이날 투자 협약식에는 치스법을 직접 쓴 인디애나주 토드 영 상원의원도 참석해 “칩스법은 인디애나주가 질주할 수 있는 문을 열었고,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업들이 우리의 첨단 기술 미래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2년 만에 칩 공장 0 -〉 8개 이날 각 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인디애나주는 세액공제를 비롯한 최대 7억 달러(9400억 원) 규모의 주정부 차원의 직간접 지원을 약속하며 SK하이닉스 유치에 성공했다. 반도체 볼모지에서 2년 만에 스카이워커, 엔헨스드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을 유치한데 이어 AI칩 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세계 1위 SK하이닉스 공장까지 들여온 것이다.인디애나주는 2022년 칩스법으로 막대한 보조금 전쟁이 벌어지기 전까지 러스트 벨트 중에서도 주로 옛 자동차 부품, 철강산업 위주의 제조업 기지였다. 중국의 공세 속에 쇠락의 어려움을 겪어 온 산업이다. 지역에 퍼듀대 등 명문대가 위치해 있어도 고급 일자리가 없으니 다른 주로 고급 인력이 떠나는 것도 주 차원의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로젠버그 장관은 “지정학적 갈등으로 미국에 생산기지를 옮기려는 기업들이 늘어났고 칩스법 등으로 연방정부의 지원도 늘어났다”며 “이때부터 인디애나주 경제는 역사적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1~3월) 주에 대한 투자가 총 207억 달러(27조9000억 원)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주 정부는 고숙련 일자리와 협력업체 동반 투자를 가져오는 첨단 반도체 공장과 미래 산업에 사활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2022년 투자 유치액이 22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50% 급등할 정도였다.●대학까지 뛰어든 유치전 인디애나주는 연방정부 지원금과 별도로 SK하이닉스에 세금환급을 포함한 약 7억 달러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투자 이행 약속에 따라 인센티브 형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인디애나주가 다른 주보다 SK에 지원금을 더 많이 제안한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로젠버그 상무장관 “다른 주와 비교할 수 없지만 지원금이 전부가 아니다”라며 “연방정부, 주정부, 지역 대학, 커뮤니티가 뭉쳐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어 제공했기에 ‘실리콘 하트랜드’가 될 수 있는 것”강조 했다. 이어 “대학의 반도체 인력, 교통, 수도 등 인프라, 민원 해결 등 종합 패키지를 제공함으로써 주 경제를 탈바꿈할 수 있었다. 오늘 SK 투자협약식에 주정부, 대학, 백악관, 연방 상무부, 또 칩스법을 발의한 토드 영 상원의원까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첨단 시설 유치를 위해 우리는 파트너십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실제로 이번 투자 협약식에서 독특한 것은 지역 명문대인 퍼듀대의 적극적 지원이다. SK하이닉스가 들어올 퍼듀대 소유 연구 파크 90에이커(36만4217m2) 부지를 할인해주고 추가 확장 옵션도 제공했다. 총 6000만 달러(808억 원) 규모의 지원이다. 영 상원의원이 칩스법을 발의할 때 인디애나주지사와 퍼듀대 당시 총장과 긴밀히 논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도 보도한 바 있다. 퍼듀대는 2022년 미국 최초로 반도체학위 프로그램을 만들고, 역내 기업들과 협력해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18억 달러를 투자한 미 반도체기업 스카이워터는 퍼듀대의 노력에 감동을 받아 다른 4개주를 제치고 인디아나주를 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 뿐 아니라 고급 인력 채용이 용이한지도 중요한 부지 확보 요인”이라고 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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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도 ‘전기차 캐즘’, 1분기 판매량 8.5% 감소

    전기차 판매 글로벌 1위 업체인 테슬라가 올해 1분기(1∼3월)에 시장 예상치를 한참 밑도는 판매 실적을 내면서 테슬라 주가가 4% 이상 급락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가 겹친 대외 악조건 속에 지난해부터 세계 전기차 시장에 불어닥친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차 브랜드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세워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우며 희비가 엇갈렸다.● 테슬라 판매 실적 전망치 밑돌아 테슬라는 2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차량 판매량이 전년 동기(42만2875대) 대비 8.5% 떨어진 38만6810대에 그쳤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45만7000대보다 7만 대 이상 밑돌았다. 분기 실적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떨어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급망이 붕괴됐던 2022년 2분기(4∼6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저조한 판매 실적에 대해 테슬라는 홍해 물류대란과 독일 공장 생산 중단을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전기차 리더십이 약화하는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판매 가격 인하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인 에마누엘 로스너는 이날 투자자 메모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차량 인도 실적은 소비자 수요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들게 한다”며 “올해 테슬라가 완만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평했다.● 하이브리드 진영, 도요타 고공행진 반면 하이브리드차 강자로 꼽히는 일본차 브랜드는 고공행진 중이다. 도요타는 올 1분기 미국에서 지난해 동기(46만9558대) 대비 20.3% 증가한 56만5098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혼다도 33만3824대로 지난해 동기(28만4507대) 대비 17.3% 늘어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1년간 시가총액이 31조1900억 엔(약 277조 원) 늘어 일본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도요타는 지난달 일본 기업 사상 첫 시총 60조 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같은 도요타의 강세는 하이브리드가 대세로 굳어진 현재 분위기를 고려하면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 1분기 미국에서 전년 대비 0.8% 감소한 37만9202대를 판매하며 평년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캐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결국 현대차는 동남아와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를 늘려 극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순수 전기차 판매 글로벌 2위인 중국 비야디(BYD)가 태국, 인도네시아, 헝가리 등지에 신규 생산 시설 건설 계획을 내놔 향후 현대차와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향후 3, 4년간 전기차 자체가 판매가 주춤할 것이기때문에 테슬라도 성장세 둔화를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며 “동남아, 인도, 유럽 등에서 전기차 판매량을 늘려 ‘전기차의 고난’을 견디는 기업이 결국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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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소리 15초 들으면 복제 AI 공개… “딥페이크 망령 불러내”

    “힘이란 물체를 움직이고 방향을 바꾸게 하는 것인데….” 물리학 개념인 ‘힘’을 설명하는 15초 분량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를 들은 인공지능(AI)은 곧장 이 목소리로 생물, 영어 독해, 수학 등 각 분야 강의 샘플을 만들어 냈다. AI가 목소리를 복제한 뒤 그 목소리로 챗GPT가 만든 텍스트를 읽은 것이다. 이는 오픈AI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맛보기(프리뷰) 방식으로 공개한 음성 복제 모델 ‘보이스엔진’의 샘플 사례다. 오픈AI는 보이스엔진이 15초 분량의 사람 목소리만 있으면 거의 똑같게 음성을 복제해 낸다고 밝혔다. AI의 음성 복제 기술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수많은 스타트업과 기술 기업이 음성 복제에 뛰어든 상태다. 하지만 챗GPT와 같은 강력한 언어 생성 AI 모델과 전 세계 1억8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오픈AI가 음성 복제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딥페이크(조작된 영상, 이미지, 음성)가 불러올 혼란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딥페이크의 망령을 불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챗GPT-15초 음성 복제술 결합의 ‘위력’ 챗GPT는 사용자의 질문을 받고 텍스트를 생성하며 이를 음성으로 변환해 읽어주는 ‘읽어주기’ 기능이 있다. 여기에 보이스엔진을 접목하면 챗GPT가 특정인의 목소리로 각종 콘텐츠를 생성해 낼 수 있다. 또 15초 목소리 샘플만으로도 해당 목소리로 각종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오픈AI는 우선 15초 목소리만으로도 정확한 음성 복제가 가능하다는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제프 해리스 오픈AI 제품 책임자는 미 정보기술(IT) 매체 테크 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오픈AI의 개발 방식이 더욱 강력하고 고품질의 음성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오픈AI가 음성 복제 기술에 뛰어든 이유는 기업 고객의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성우 등 내레이터를 한 번만 고용하면 이를 바탕으로 각종 광고, 비디오게임, 공공장소 안내방송까지 AI가 대신할 수 있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테크 크런치에 따르면 보이스엔진 사용 비용이 일레븐렙스, 레플리카 스튜디오 등 다른 스타트업의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픈AI는 챗GPT와 음성 복제 기술력의 결합이 불러올 딥페이크 확산 우려를 감안한 듯 “‘선한’ 분야에서 음성 복제가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픈AI의 보이스엔진 개발 협력사 중 하나인 비영리 의료 시스템 라이프스팬의 노먼프린스신경과학연구소가 갑작스러운 뇌종양으로 목소리를 잃게 된 어린 환자에게 예전에 학교 프로젝트용으로 녹음한 음성을 토대로 원래 목소리를 복원해 줬다는 것이다. 이 환자는 AI를 통해 자신이 입력한 텍스트를 자신의 목소리로 읽게 할 수 있다.● ‘오용 우려’ 대규모 배포 일정은 미정 문제는 한층 진화된 음성 복제 기술이 딥페이크와 같은 부작용을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사칭한 AI 목소리로 유권자들에게 무작위 전화가 걸려 오는 사건이 충격을 주기도 했다. ‘가짜 바이든’은 11월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둔 주민들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권유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주려 했다. 이후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AI발 ‘로보콜’ 자체를 금지했다. 영상과 결합해 유명인을 사칭한 허위 광고, 투자 권유 사기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선 배우 톰 행크스가 자신을 사칭하는 광고에 속지 말라는 ‘주의보’를 내렸고, 배우 에마 왓슨은 혐오 메시지를 선동하는 영상에 무단 동원되는 피해를 겪었다. 국내에서도 유명인을 사칭한 온라인 피싱 범죄가 확산돼 금융감독원이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오픈AI도 이러한 혼란을 우려해 보이스엔진 기술의 대규모 배포는 당분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픈AI 측은 “(11월 미 대선 등) 선거가 있는 해에 사람 목소리를 닮은 AI가 가져올 리스크를 잘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교육, 시민사회 등 다양한 분야와 협력해 그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사회가 음성 복제 기능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대화를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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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오픈AI, 134조원 데이터센터 구축” … AI반도체 폭발적 수요증가 이어질듯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가 130조 원 이상을 투자해 초대형 슈퍼컴퓨터를 갖춘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비용의 100배가 넘는 규모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 정보기술(IT) 매체 더 인포메이션은 “MS와 오픈AI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구동하기 위해 ‘스타게이트’라는 이름의 1000억 달러(약 134조 원) 규모 슈퍼컴퓨터 구축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5단계에 걸쳐 슈퍼컴퓨터급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세웠고, 스타게이트는 마지막 퍼즐인 5단계 구축 계획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3단계로 중간단계에 와 있으며 다음 4, 5단계의 막대한 자금에는 상당 부분이 AI 칩 구입과 관련이 있다고 더 인포메이션은 밝혔다. AI전용 칩 수백만 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AI 개발을 위해 막대한 컴퓨팅자원이 필요하다면서 직접 AI칩 제조 기업을 세우기 위해 7조 달러가량 천문학적 투자를 모으고 있다. 올트먼 CEO가 1월 방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과 협력 논의를 한 것도 스타게이트라는 역대급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염두에 두고 협력 논의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빠르면 2028년 구축될 것을 보이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데는 최대 5기가와트 규모의 전력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MS와 오픈AI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등도 논의하고 있다고 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SMR에 투자해 SMR 기업인 ‘테라파워’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MS와 오픈AI가 대규모 슈퍼컴퓨터에 사활을 것는 것은 오픈AI의 기술 혁신 속도를 컴퓨팅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오픈AI는 2023년에 ‘아라키스’라는 새로운 AI 프로젝트가 무산됐는데 개발에 맞는 컴퓨팅 속도가 나오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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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목소리 15초만 들어도 거의 똑같이 복제”

    “힘이란 물체를 움직이고 방향을 바꾸게 하는 것인데…”물리학 개념인 ‘힘’을 설명하는 15초 분량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이를 들은 인공지능(AI)은 곧장 이 목소리로 생물, 영어 독해, 수학 등 각 분야 강의 샘플을 만들어 냈다. AI가 목소리를 복제한 뒤 그 목소리로 챗GPT가 만든 텍스트를 읽은 것이다.이는 오픈AI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맛보기(프리뷰) 방식으로 공개한 음성 복제 모델 ‘보이스엔진’의 샘플 사례다. 오픈AI는 보이스엔진이 15초 분량의 사람 목소리만 있으면 거의 똑같게 음성을 복제해 낸다고 밝혔다.AI의 음성 복제 기술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수많은 스타트업과 기술 기업이 음성 복제에 뛰어든 상태다. 하지만 챗GPT와 같은 강력한 언어 생성AI 모델과 수억 명 사용자를 보유한 오픈AI가 음성 복제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딥페이크(조작된 영상, 이미지, 음성)가 불러올 혼란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오픈AI는 “위험성을 감안해 소수 개발자 그룹에만 보이스엔진 기술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AI발(發) 딥페이크 피해는 늘고 있다. 올 초 미국 대선 경선 과정에선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목소리를 사칭한 허위 전화가 돌아 파장이 일었다. 국내에서도 배우 조인성, 송혜교 등 유명인의 음성과 얼굴을 조작한 투자 권유 영상을 활용한 사기 범죄가 발생했다.챗GPT와 음성복제 기술의 만남…‘오용 우려’에 대규모 배포 미정“샘 올트먼 목소리인 줄 알았다.”오픈AI의 음성 복제 기술 ‘보이스엔진’ 시연에 참석한 블룸버그통신은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목소리로 제품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실제 목소리 같았지만 보이스엔진이 만들어낸 음성이었다.오픈AI가 2022년 말부터 개발해 왔다고 밝힌 이 음성 복제 기술은 ‘텍스트 음성 변환’과 챗GPT의 ‘읽어주기’ 기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챗GPT가 사용자의 질문을 받고 텍스트를 생성하며 이를 음성으로 변환해 읽어주는 기능이다. 여기에 ‘보이스엔진’을 접목하면 챗GPT가 특정인의 목소리로 각종 콘텐츠를 생성해 낼 수 있다. 또 챗GPT의 능력을 갖춘 음성 복제 기술이라 15초 목소리 샘플만으로도 해당 목소리로 각종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 챗GPT와 15초 음성 복제술의 결합음성 복제 기술은 오픈AI 뿐 아니라 일레븐렙스, 레플리카 스튜디오 등 다양한 스타트업이 뛰어든 분야다. 오용 사례도 상당수 확인될 만큼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 사용자 1억8000만 명을 둔 챗GPT와 음성 복제 기술이 만날 때의 위력에 대한 우려로 미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딥페이크의 망령을 불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오픈AI는 우선 15초 목소리만으로도 정확한 음성 복제가 가능하다는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제프 해리스 오픈AI 제품 책임자는 미 정보기술(IT) 매체 테크 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오픈AI의 개발 방식이 더욱 강력하고 고품질의 음성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테크 크런치에 따르면 보이스엔진 사용 비용이 다른 스타트업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파악된다.음성 복제 기술에 많은 테크기업들이 뛰어드는 이유은 기업 고객의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성우 등 나레이터를 한 번만 고용하면 이를 바탕으로 각종 광고, 비디오게임, 공공장소 안내방송까지 AI가 대신할 수 있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오픈AI는 오용 우려를 감안한 듯 “‘선한’ 분야에서 음성복제가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픈AI의 보이스엔진 개발 협력사 중 하나인 비영리 의료 시스템 라이프스팬의 노먼프린스신경과학연구소는 갑작스런 뇌종양으로 목소리를 잃게 된 어린 환자에게 예전에 학교 프로젝트용으로 녹음한 음성을 토대로 원래 목소리를 복원해줬다는 것이다. 이 환자는 자신이 입력한 텍스트를 자신의 목소리로 읽히게 할 수 있다.● ‘오용 우려’ 대규모 배포 일정은 미정문제는 음성 복제가 딥페이크와 같은 부작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사칭한 가짜 목소리로 11월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둔 주민들에게 무작위 전화가 걸려 오는 사건이 충격을 주기도 했다. ‘가짜 바이든’은 주민들에게 “예비선거에 투표하지 말라”고 권유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주려 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통신위(FCC)는 AI발 ‘로보콜’ 자체를 금지했다.영상과 결합해 유명인을 사칭한 허위 광고, 투자 권유 사기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선 배우 톰 행크스가 그를 사칭하는 광고에 이용됐고, 배우 엠마 왓슨은 혐오 메시지 선동에 동원됐다. 국내에서도 배우, 가수를 비롯한 유명인을 사칭한 온라인 피싱 범죄가 확산돼 금융감독원이 금융투자 사기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오픈AI도 이러한 혼란을 우려해 보이스엔진 기술의 대규모 배포는 당분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11월 미 대선 등) 선거가 있는 해에 사람 목소리를 닮은 AI가 가져올 리스크를 잘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교육, 시민 사회 등 다양한 분야와 협력해 그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워터마크 기술을 활용해 AI와 실제 사람 목소리를 구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대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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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오바마·클린턴·바이든 뭉친 날, 뉴욕 거리엔 ‘팔레스타인 지지’ 함성이 울렸다

    28일(현지시간) 미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라디오 시티 뮤직홀 앞. NBC 방송국과 락펠러센터가 위치한 관광과 상업 중심지인 이곳 주변의 5번가 6번가는 경찰이 오후부터 차량 통행을 막아놨다. 뮤직홀 간판에는 조 바이든,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이 적혀 있었다. 전직 대통령 2명이 트럼프를 이기겠다는 일념 하에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행사가 열린 것이다. 삼엄한 경비 속에 미리 신청한 참석자 5000여 명은 초청장을 보여야 경찰이 두 블록 앞에서 길을 열어줬다. 바이든 대통령 캠프 측은 “역사적 기금 행사”라고 평했다.실제로 이날 행사는 심야 토크쇼 진행자 스티븐 콜버트의 사회로 세 대통령의 대담, 퀸 라티파,리조, 벤 플랫, 신시아 에리보, 레아 미셸 등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하며 판을 키웠다. 참석하려면 최소 250달러(34만 원), 대통령과 사진을 찍으려면 10만 달러(1억3500만 원)를 내야하는 기금 행사였다. 대통령 부인인 질 여사가 500명을 대상으로 행사 뒤에 진행하는 파티에 참석하려면 추가로 더 기부를 해야 했다. 이날 오바마와 클린턴 대통령의 적극적 지원으로 총 2600만 달러(350억 원) 기록을 세웠다. 드레스를 차려 입고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축제 같은 분위기와 달리 행사장 밖에는 빗속에도 분노한 시위대 수 백명이 모여 경찰과 대치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바이든 행정부를 규탄하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였다. “얼굴이 알려지기 싫다면 마스크를 빌려주겠다”는 푯말도 보였다.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나온 사람도 보였지만 가자지구 휴전을 요구하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보였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美 2030세대들이 다수였다.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뉴욕에서도 팔레스타인 문제가 젊은 진보를 뭉치게 하는 것으로 보였다. 뉴욕에 거주하는 직장인 파두모 오스만 씨(28)는 “우리 세금으로 사람들이 죽고 있는 전쟁을 지원하면서 정작 내부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며 “뉴욕시만해도 여성에 대한 묻지마 폭행 범죄가 들끓고 있지만 방위군을 전철에 배치하는 흉내만 낼뿐이다. 그들은 서서 휴대전화만 보고 있다. 역시 세금만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만 씨는 직접 호신 용품을 가지고 다닌다며 보여주기도 했다. 그녀는 4년 전에 바이든 대통령을 찍었지만 다음 달 2일 예정된 뉴욕주 민주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선 백지 투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민주당원을 중심으로 프라이머리 투표용지를 빈 칸으로 두는 ‘리브 잇 블랭크(Leave it blank)’ 운동이 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옆에 있던 엘리자 마서 씨(31)도 “4년 전 바이든 대통령을 뽑았지만 좌절감만 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친 이스라엘 정책만 펴고 있고, 가자지구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며 “민주당 지지가 높은 뉴욕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듣게하는 것은 차라리 투표를 안하거나 제 3의 후보에 투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에서 투표를 안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고 묻자 “트럼프가 된다 한들 둘 다 다를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가자지구 휴전을 요구하기 위해 나왔다는 손더스 엘부록 씨(35)도 중동 전쟁 뿐 아니라 범죄 문제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부록 씨는 “1980년대에도 범죄가 기승을 부렸다고 하지만 그땐 밤시간 특정 지역을 피하면 됐었다고 한다”며 “지금은 대낮에도, 어디에서도 묻지마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역대 대통령을 멀리서 볼 수 있을까 “신기한 이벤트”라 구경을 나왔다는 30대 남성 휴 씨(34)는“뉴욕은 대부분 민주당 지지하지만 점점 정치에 냉소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이 많으면 행사장 안에서 각종 쇼를 보겠지만, 행사장 밖에 있는 사람들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주거비, 범죄 뭐 하나 해결 된 게 없다”며 “뉴욕시장에 대한 불만도 높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휴전 요구 시위는 뮤직홀 안에서도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콜버트가 오바마와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솔직히 백악관에 살 때가 좋지 않았느냐, 그리운 게 무엇인가”를 묻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살 던 것보다 스마트했던 우리 팀이 그립다”며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전 대통령을 치켜 세우던 중 고성을 질러 답변을 멈추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바이든만큼 도덕적 명확성이 높은 사람이 없다. 하지만 세상 일은 복잡하기 마련”이라며 적극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옹호했다.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뉴욕을 찾아 전현직 대통령 4명이 뉴욕에 출격한 셈이 됐다. 그는 맨해튼에서 차로 한시간 떨어진 롱아일랜드 마사페콰에서 불법 주정차 단속 중 마약 강도 전과자의 총격으로 숨진 조너선 딜러 경관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총을 쏜) 사람은 21번이나 체포된 불량배였고 동승자도 여러 번 체포됐지만 그들은 (그런 정도의 처벌로는) 배울 줄을 모른다. 존중감이 없기 때문”이라며 “유가족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우리는 (범죄를) 멈춰야 하고, 법질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최근 뉴욕 내 범죄 우려가 급증하는 가운데 범죄를 대선 이슈로 부각 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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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근원 PCE 물가지수 3년새 최저…인플레 상승 압박은 여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시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2월에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2.8%로 최근 3년 동안 가장 낮았다. 29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발표한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2.5%, 전월 대비 0.3%로 나타났다. 전월대비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0.4%)를 소폭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8%로 역시 시장 전망과 일치했다. 이는 최근 3년동안 가장 낮은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전체적으로 ‘깜짝’ 뉴스는 없었지만 소비지출이 크게 늘어나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 가능성을 시사했다. 개인 소득은 0.3% 늘었지만 지출은 예상치 0.5%를 크게 웃도는 0.8%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최근 3개월 동안의 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3.5%로 기존 2%대에서 뛰어오른 점도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올해들어 인플레이션이 ‘끈적거리며’ 쉽게 내려오지 못하고 재상승 가능성까지 제기 돼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영향을 줄까 시장의 이목이 집중돼 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물가상승률이 내려가고 있다는 전체적 스토리는 변하지 않았다”며 뜨거운 물가 지표가 일회성인지, 지속적인지 지켜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주일 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만약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진다면 인하 폭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최근 데이터에 상응해 전체 인하폭을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뉴욕증시는 부활절 직전 금요일인 ‘성금요일’을 맞아 휴장한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정책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2월 PCE 발표 직후 연준이 6월까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약 64%로 평가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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