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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 는 말이 있습니다. 층간소음에 딱 맞는 말입니다. 층간소음은 정밀 기계로 측정하면 허용치 기준 이하로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허용치는 평균적으로 이 정도면 허용된다는 수치입니다. 그런데 세상살이는 평균이 아니지요. 평균보다 훨씬 둔감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훨씬 민감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도의 기준을 민감한 사람에만 맞출 수도 없는 노릇. 과거 사례로 미뤄보건대 층간소음 갈등은 상당 부분 감정의 문제입니다. 실제 소음이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사단(事端)이지만 처리 과정에서 감정 문제가 그 갈등을 극대화시키기도 합니다. “시끄럽지요. 미안합니다” “앞으로 최대한 자제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말 한마디가 극한 갈등을 피하게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보자면 층간소음 발생 가구가 피해 가구를 배려해 노력을 다하겠다는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게 좋습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 “미안하다” 말 한마디에 ‘발망치’가 ‘솜망치’로 들려대구 달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가정주부입니다. 저희 집 위층에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2명이 있습니다. 요즘 발망치 소리가 말도 못하게 심합니다. 이 아이들이 어릴 때는 전혀 소음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아이들이 좀 커서 집안을 돌아 다니기 시작하면서 심장병이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변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라 그러려니’ 했습니다. 요즘은 참기 힘들어질 정도가 됐습니다. 애들이 집에만 있는 건지,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내내 ‘쿵쿵’ 대는 통에 10년은 늙은 것 같았습니다. 보통 아이들의 ‘발망치’ 소리는 윗집 아버지의 출근 시간인 아침 7시경에 시작됩니다. 그러다 하루 온종일 무얼 하는지 쿵쿵대다가 아버지가 퇴근하는 밤 10시가 넘어야 겨우 멈춥니다. 얼마 전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는지 유독 ‘와다다’ 하는 소리에 제 심장이 다 요동칩니다. 할 수 없이 아파트 관리소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옛날에는 길거리에서 아이들을 보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요즘은 ‘저 아이의 아랫집은 층간소음으로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층간소음으로 살인까지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면 지금은 심정적으로는 이해할 정도가 됐다고 할까요. 이런 제가 스스로 무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그러다 하루는 저희 집 앞에서 인기척이 나서 월패드로 밖을 보니 위층 아이들이 어머니와 현관 앞에서 이야기를 하다 벨을 누르려고 하더군요. ‘내가 민원을 넣어서 화내려고 왔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차라리 잘됐다. 이 참에 제대로 항의하자’ 싶어 씩씩대며 나갔습니다.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위층 아이들이 직접 만든 쿠키와 쓰레기봉투를 손에 꼭 쥐고 와서는 “우리가 맨날 뛰어서 미안합니다”라면서 어머니랑 같이 사과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 어머니는 “주의를 주지만 아이들 통제가 잘 안 됩니다”라면서 “늦게 찾아봬서 죄송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연신 머리를 숙여 사과하였습니다. 아이들도 얼마나 혼이 났는지 주눅이 들어 인사하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다 그렇지요. 이해합니다”라고 마음에는 전혀 없던 말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제 마음도 많이 풀렸습니다. 다만 아이들 친구들이 방문하여 활동할 때는 미리 알려주거나 더욱 조심하고, 늦은 밤에도 살살걷기를 서로 약속하며 헤어졌습니다. 그 뒤로도 위층 소음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오후만 되면 심해지던 아이들 발망치 소리도 줄었습니다. 이런 노력이 고마워 저 역시 과일로 답례를 하곤 합니다. 층간소음도 이웃끼리 인사하며 관계가 개선된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감정싸움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사례가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해결 팁’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해결 팁’층간소음 해결의 골든타임은 통상적으로 6개월입니다. 그 이후로는 감정 문제로 전이되기 십상입니다. 자칫 이웃간의 폭행 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전개되는 사례가 너무도 많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층간소음에 대한 개념이 있을 리가 없어 아이들 발망치 소리는 참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더구나 요즘 애들은 어른 말도 잘 안 듣지요. 그러다보니 해마다 발망치 소음이 층간소음 민원의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민원을 받았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소음 자체를 줄이는 일입니다. 아이들이 주요 활동하는 위치에 꼭 3~5cm 이상의 매트를 깔고, 아이가 발 앞꿈치로 걸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이를 생활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친구가 방문할 때는 사전에 인근 세대에 양해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그 다음으로는 위의 사례와 같이 상대 집을 방문해 정중하게 사과하고 앞으로 노력하겠다는 말을 하는 게 좋습니다. 윗집이 이 정도 성의를 보이면, 아이들 버릇이 하루 아침에 고쳐지지 않는 만큼 아랫집도 윗집에 2개월 정도 시간을 주고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골프 인구가 늘면서 윗집에서 퍼팅 연습하는 소리가 아랫집에 그대로 전달되고, 이에 따른 민원도 늘고 있습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해결될 수 있는문제지만 배려심이 부족한 이웃 때문에 새로운 골치거리가 되고 있습니다.이밖에도 세상에는 정말 상식 밖의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불행한 것은 이런 사람들과 함께 살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2021년기준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을 합친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가구가 전체의 63.3%인 1358만 가구입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불평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 견디기 힘든 ‘또르르…’ 골프공 굴러가는 소리 경기도 부천에서 살고 있는 1인가구 40대 남성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때때로 들리는 ‘발망치’ 소리는 그러려니 포기하고 산 지 수 년째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도대체 무엇을 끄는지 둔탁하게 끄는 소리와 공 굴러가는 소리가 자꾸 거실 천장에서 나기 시작했습니다.토요일과 주말에 소음이 특히 심하고, 평일에는 주로 밤에공 굴러가는 듯한 소음이 자주 들립니다. 저도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골프 퍼팅 연습 때 나는 소음인 줄 알아챘습니다. 그렇지만 ‘설마 집에서 이렇게 소리내면서 골프 연습을 하겠어?’라고생각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관리소장과 함께 윗집을 방문했습니다.위층에 가보니 정말 정신이 아득할 정도였습니다. 세상에…골프 퍼팅기가 얇은 러그도 없이 깔려 있었습니다. 골프공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기기도 있었습니다. 이걸 보니 그동안 끄는 소리며 공 굴러가는 소리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주말이나 퇴근 후에 퍼팅 연습하는 걸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공동주택에서, 심지어 좀 시끄러워서“주의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조용히 지내는데 뭐가 문제”냐고 하시던 분들이, 저렇게 얇은 러그조차 깔지 않고 실내에서 퍼팅 연습이라니요.정말 눈꼽만큼의 상식과 배려도 없는 행동에 화가 머리 끝까지치솟았습니다. 목소리가 커졌고 몸 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관리소장이 겨우 말려서 진정을 했지만 왜 내가 저렇게 상식 없는사람에게 심한 욕설을 듣고 멱살까지 잡혀야하는지,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 사건이발생하는 지 이해가되었습니다.그 이후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골프 연습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 크기는 줄었지만 저의 분노는더 커졌습니다.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생활 소음·진동 규제법’ 시행규칙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및 진동, 확성기에 의한 소음, 여름철 에어컨 실외기소음’ 등이 주요 규제 대상입니다. 아파트와 연립주택에서 운동기구, 골프연습 등으로 인한 소음이 많아지고 있지만 이 법을 적용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수 밖에 없습니다. 우선 관리소를 통해 윗집에 골프 연습을 하더라도 휴식과 수면을 방해하지 않는 시간대에 해달라고 요청하십시요. 그리고 거실 아닌 다른 곳에서 연습하라고 촉구하십시요. 동시에 바닥에 5cm 이상의 매트 설치를 요구하십시요. 관리소에 부탁해 ‘집안에서 골프 연습 등을 할 때는 주의해달라’는 내용의 방송을 1주일에 2회 이상 계속 해달라고 하세요. 그래도 소음이 계속되면 경범죄 처벌은 가능합니다.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며칠 있으면 설 명절입니다. 요즘은 좀 덜해졌지만 그래도 직계 가족은 물론 친인척들이 함께 모이는 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다른 한편, 층간소음 측면에서 보면 최대의 위기 시즌이기도 합니다. 여럿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다 보면 발걸음도 많아지고 목소리도 커지게 마련입니다. 평소 층간소음으로 갈등이 있었던 아래윗집이라면 바짝 긴장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그동안 쌓였던 불만과 갈등이 명절 연휴 기간에 폭발, 심한 말다툼으로 이어지고 심지어는 끔찍한 폭행 혹은 살인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주민도 주민이지만 명절 때 쉬지도 못하고 근무를 해야하는 아파트 관리소 직원들에게는 명절은 층간소음 비상기간입니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 명절에 층간소음 폭증…갈등 폭발 주의해야 광주의 500가구 남짓한 아파트 단지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40대 남성입니다. 명절이 다가 오지만 반갑지가 않습니다. 지금 이 단지에서 근무한 지 5년정도 되었습니다. 그동안 입주민들의 층간소음 민원으로 인해 하루 하루가 전쟁터였습니다. 당사자들도 고통스럽겠지만 가운데 끼인 관리소 직원들도 겉으로 말은 못하지만 너무도 괴롭습니다. 층간소음으로 민원 접수를 받을 때면, 그 누구보다 빠르게 상대방 가구에 인터폰을 해 주의를 주고, 관리소직원이나 제가 직접 가서 안내를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소음이 금방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위층 주민은 “뛰지도 않았는데 왜 그러냐”며 되려 관리소 직원에게 화를 내기도 합니다. 아래층 주민은 “계속 시끄러운데 주의를 주기는 주었느냐”며 핀잔을 주기 일쑤입니다. 주민들의 항의를 견디다 못해 관리소를 그만둔 직원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권리에 점점 더 민감해지는 것인지 민원 제기 건수가 해마다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나마 소음이 어디서 발생하는 지 분명한 경우에는 그 집에 가서 말이라도 해보겠는데, 24시간 원인도 불명확한 소음이 발생한다고 하는 세대는 어떠한 방법도 통하지 않습니다. 현장에 직접 가보면 육안으로 확인은 안되는데 분명히 층간소음이 나는 경우도 있어 층간소음 전문가도 아닌 저희들로서는 참으로 곤란할 때가 많습니다.곧 있을 설 명절에는방문객들도 많아질 텐데, 그럴 때마다 민원이 폭주합니다. 벌써부터 저희 관리소는 비상입니다. 명절날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요? 또 주민들에게는 어떤 사전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을 해야할까요?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해결 팁’명절에는 평소보다 층간소음이 많이 발생하고, 민원 또한 증가합니다. 반면 연휴라중재할 관리소 인력이 부족해 이웃간의 분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리 대책을 세우고, 서로 배려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나마 갈등을 줄이는방법을 제시해봅니다.우선 가장 중요하며효과적인 예방책은 층간소음에 특별히 주의해달라는 내용의 자체 방송입니다. 명절을 앞두고 1주일 정도는 하루1회 이상은 짧게라도 층간소음 예방 안내 방송을 하시기 바랍니다.또 층간소음 예방 플래카드를 아파트 방문객 출입구 또는 주차장 등에 부착해 방문객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합니다.현재 이웃간 분쟁이 있는 세대에게는 특별히 전화를 해서 상대방 집에 손님의 방문 시간과 인원수를 하루 전에 반드시 통보해줄 것을 권고 하십시요. 소음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갈등이 많이 줄어듭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새해부터 강화된 층간소음 기준이 적용됩니다. 또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된 뒤에도 소음발생행위가 계속되면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나 국토교통부 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 조정을 통해 피해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우리나라에서 층간소음의 가장 큰 발생원인은 뛰거나 걷는 동작에서 생기는 이른바 ‘발망치’ 소음입니다. 환경부가 2012~2021년 층간소음 원인을 집계한 결과 ‘뛰거나 걷는 소리’가 67.7%(4만6897건)였습니다. ‘발망치’ 소음은 망치, 피아노 소리처럼 일시적으로 들리는 게 아니라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지속적으로 들리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정신병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쟁 갈등이 원만하지 못할 경우 살인이나 폭행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매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웃간 배려와 소통을 통해 층간소음 갈등이 대폭 줄어드는 올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시도 때도 없이 들리는 발망치, ‘이웃사촌’에서 ‘원수’로 서울 양천구 한 아파트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평범한 50대 직장인입니다. 위층 집과는 10년 가까이 아무런 갈등없이 이웃사촌처럼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2021년 여름, 큰 폭우가 있은 뒤에 저희 집 천정과 벽에서 누수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윗집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게 분명한데 윗집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발뺌을 했습니다.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고 지금은 거의 왕래가 없습니다. 그 이후로 윗집의 발소리와 각종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피해는 시도 때도 울리는 ‘발망치’ 소음입니다. 윗집 남자의 출퇴근 시간 전후로 발망치가 분주하게 들립니다. 부인이 드나드는 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윗집 부부가 언제 나가고 들어오는지가 이제는 발망치 소리로 알 정도가 됐습니다. 주말에는 손님 방문이 어찌나 잦은지, 문 여닫히는 소리와 함께 여러 명이 ‘다그닥 다그닥’ 하는 발망치소리까지 너무나 괴롭습니다. 처음에는 집이 오래돼 벽이 갈라져 소음이 들리는 줄 알았습니다. 항의 끝에 누수 수리를 한 후에도 소음이 들리는 게 분명히 윗집의 부주의한 행동 때문입니다. 윗집과 직접 부딪히면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어 관리소장과 동 대표를 통해 윗집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관리소장도 윗집 부주의가 큰 원인이라는 견해였습니다. 윗집은 “알겠다”고 했지만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관리사무소도 어찌할 방법은 없는 모양입니다. 이제는 윗집이 이웃사촌이 아니라 이런 원수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윗집만 생각하면 혈압이 올라 병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아무리 말로 해도 안되고 그렇다고 직접 올라가 싸울 수도 없고, 20년을 살아온 동네를 떠나기는 싫고, 어찌하면 좋을 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팁층간소음은 1년이 넘으면 소음을 넘어 감정 문제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6개월을 해결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2년이 지났다하니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합니다. 우선 관리소장이나 동대표처럼 직접 대면하지 않고 간접 접촉한 것은 잘 한 일입니다. 그래도 너무 잦은 불만 제기는 역효과를 불러오기 쉽습니다. 한 달에 2번 이상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 시간에 가급적 직접 현장을 방문해 들어보기를 요청하십시요. 다음에는 발망치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인 현관에서 안방으로 가는 통로, 부엌에 층간소음 방지매트를 설치할 것을 관리소장이나 동대표를 통해 윗층에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주말에 손님이 올 경우에는 손님용 슬리퍼 착용과 손님 방문시간대를 알려달라고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층간소음은 그 발생 시간을 아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상당히 줄어듭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음대 입시를 코 앞에 두고 있다면 집에서도 연습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음악적 소양을 떠나 이웃에게는 연습소리가 음악 아닌 ‘소음’이다. 음대 입시 뿐 아니라 생계를 위해 집안에서 일정 정도 소음이 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무작정 하지 말라고 막을 수 없는 만큼 실질적인 소음 저감 조치와 함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라는 제도가 있다. 실제로는 위원회가 없는 아파트 단지도 있고, 간판만 있고 거의 운용되지 않는 단지도 있다. 하지만 잘만 운용된다면 직접 대면해 고성과 폭력이 오가는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모범적 사례도 많다. #사례: 음대 연습 소리, 이웃에게는 음악 아닌 소음 전북 전주에서 지은 지 5년밖에 안되는 비교적 신축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층간소음이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할 정도로 아래윗집이 조용히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위층에서 새로 이사를 오면서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소를 통해 알아보니 위층의 큰 딸이 음대 준비생이라고 합니다. 열심히 준비하는 지 밤낮없이 악기 소리가 들립니다. 하루는 너무 소리가 크게 들려 관리사무소를 통해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위층 아주머니는 “방음을 했는데 그럴 리가 없다”면서 오히려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는 “당신들 집에서 문 쾅쾅 닫는 소리가 들리는데 참고 살았다”며 관리사무소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직접 대면 했다가는 감정이 격해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고 상대로부터 법적 조치를 당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매번 관리소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관리소장이 그렇다면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개최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찾아보겠다고 했습니다. 내심 ‘위원회가 무슨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 위원, 입주자대표 등과 관리실에 앉아 면담을 하다 보니, 새로운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위층의 큰 딸은 중요한 음대 입시준비를 하고 있었고, 음악을 연습하는 작은 방에 방음 공사를 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윗집의 옆집이나 그 윗집은 모두 민원을 넣은 적이 없어 본인들의 소리가 심하게 새어 나가는지 전혀 몰랐던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다용도실 문을 세게 닫을 때가 있었는데, 그 소음이 위층까지 전달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회의 이후 면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가며, 조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음은 들리고 있습니다. 곧 2차 층간소음관리위원회 회의가 진행된다는 통보가 왔는데, 제가 따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없을까요? 과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정말 답답합니다.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정부는 층간소음 민원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관리를 위해 500세대 이상에 대해 층간소음관리위원회 설치를 최근 의무화하였습니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는 잘 운용되기만 한다면 주민 갈등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회의에 앞서 몇 가지를 준비해서 참여하시면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먼저 음악소리가 들리는 시간에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현장 방문을 요청하십시요. 그래서 소음을 함께 들어보는 것입니다. 사정이 어려우면 녹음을 하셔서 들려주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층간소음관리위원회와 관리소에 요청해 윗집에 시공된 방음실을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외로 허술할 수가 있습니다. 층간소음은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므로, 필요시 층간소음관리위원회가 월1회 이상 개최될 수 있도록 요청해 두시기 바랍니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저녁 7시 이후와 휴일에는 연습을 중단하거나 연습이 꼭 필요하면 그 시간을 알려줄 것을 요청합니다. 이와 함께 본인의 집에는 방문을 여닫을 때 쾅 소리가 나지 않도록 문 키퍼를 설치한 뒤 이를 알려주고 소리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합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지난달 22~24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개최된 아시아 창업엑스포 ‘FLY ASIA 2022’에서 350여건의 투자 상담에서 38개 스타트업 기업에 대해 345억원 규모의 투자의향이 이뤄진 것으로 7일 집계됐다. 이 행사에는 부산 도쿄 상하이 호치민 등 아시아 42개국 도시에서 약 440명의 투자자와 1018명의 스타트업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실제 투자 기대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났다고 FLY ASIA 사무국이 밝혔다. 부산시는 “‘아시아 창업도시 부산’을 비전으로 내걸고 올해 처음 준비한 ‘FLY ASIA’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아시아 대표 창업플랫폼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시아 투자 분야 대표 인사 50여 명이 참석한 ‘투자자(Investor) 리더스 포럼’에서는 아시아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투자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해 향후 관련 협의체 결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스타트업 펀드조성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VC쇼케이스’에서는 FLY ASIA 공동투자 협약에 하이투자파트너스㈜, 어썸벤처스 등 14개 사가 참여했다. 부울경 공동투자 협약에는 NVC파트너스㈜, ㈜경남벤처투자 등 12개 사가 참여해 지역 스타트업들에게 새로운 투자기회가 열리게 되었다. 이번 행사의 피날레로 개최된 혁신스타트업 경진대회 ‘FLY ASIA 어워즈’ 결선에서는 6만 달러의 상금이 지급되는 이노베이션상은 베트남의 ㈜바이메드가 차지했다. 3만 달러의 상금을 지급하는 크리에이티브상에는 한국의 ㈜에스엘즈와 베트남의 ㈜홈베이스가, 2만달러의 상금을 지급하는 루키상에는 한국의 ㈜엔젤스윙, 올리브유니온㈜, ㈜타이로스코프 등 3개 사가 수상하였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김장은 이웃간 화합의 장이었다. 마당에 잔뜩 절인 배추를 쌓아 놓고 양념을 버무리며 함께 수다도 떨고 겉저리, 생굴에 막거리도 한 잔 하는 조그만 이웃잔치였다. 그런데 요즘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김장도 아래윗집 눈치보면서 하는 시대가 됐다. 마늘 생강 빻는 소리가 아랫집에 들릴까 겁나고, 여러 명이 모이는 발걸음 소리도 조심스럽게 됐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김장했으니 드셔 보라고 한 두 포기 나누면 더 정다운 이웃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평소에도 층간소음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데 김장 담근다고 요란을 떨면 그것이 분노 폭발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김장뿐 만이 아니다. 사이가 좋지 않은 아래윗집이라면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는 각별히 조심하면서 별도의 조치도 미리 해두는 게 서로 좋다.※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김장한다고 야단법석, 아랫집 배려는 눈꼽만치도 없어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15년째 사는 50대 가정주부입니다. 그동안 층간소음으로 불평을 한 적도, 들은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위층에 이사 온 이웃 때문에 얼굴을 붉히며 지내고 있습니다. 위층이 이사 온 이후로 유독 발걸음 소리가 많이 들려, 관리소에 민원을 넣고 주의해주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이따금씩 심하게 쿵쿵 발망치 소리가 나면 인터폰을 했지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자꾸 하면 싸움만 날 것 같아 포기하고 가슴앓이만 하면서 3년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새벽부터 바닥에 물건 떨어지는 소리, 바닥을 쓱쓱 끄는 소리까지 도무지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소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TV 소리를 크게 틀어 소음 소리를 줄여볼까 했지만 물건 떨어지는 소리가 심하게 나고 그럴 때마다 깜짝 놀라 심장이 벌렁벌렁하기 시작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관리실에 연락하여 위층에 무슨 일 난 것 아니냐며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오후가 될수록 발 망치 소리까지 더 심하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참다 못해 위층에 올라갔더니, 아주머니 3명이 김장을 하고 있는데, 무거운 대야를 바닥에 툭 하고 놓고, 또 배추 담은 대야를 발로 주방까지 밀고 다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심지어 바닥에는 신문지 외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집주인만 얇은 슬리퍼 하나 떡하니 신고 있더군요. 아랫집에 대한 배려는 찾아 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온 줄도 모르고 수다 떨며 작업을 하길래 겨우 인기척을 하고 “김장 하는 건 이해하는데 좀 주의해서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윗집은 “왜 사사건건 트집이냐”며 “매번 민원 넣고 그렇게 예민하면 단독주택 가서 살라”고 큰소리를 치며 저를 예민한 사람으로 취급했습니다. 저도 그동안 참았던 게 터지면서 한바탕 욕이 오가며 싸워 아파트 관리소장까지 출동했습니다. 다른 위층의 소음에 대해서는 웬만해서는 이해하며 지나갔는데, 지금 위층 같은 경우는 정말 처음입니다. 하루 이틀 살 것도 아닌데, 평화롭게 지내고 싶은데 참 어렵습니다.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매년 김장철이 되면 이로 인한 층간소음 갈등이 늘어납니다. 이웃간에 폭행 등 불미스러운 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으니 서로가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위 사례의 경우 층간소음 피해가 오래된 상태입니다. 직접 대면했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관리소의 담당자를 통해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먼저 소음의 주요 발생 시간대와 강도를 3일치 정도를 녹음해 누가 봐도 피해가 크다는 것을 알게 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자료를 가지고 관리소 담당자가 윗집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하게 합니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심각한 피해시간대에 주의할 것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소음이 심할 경우에도 가능한 한 관리소에는 1주일 1회 정도만 하는 게 좋습니다.아울러 김장과 같이 여러 명이 방문할 경우에는 미리 시간대 등을 알려줄 것을 요청해 두었다가 이 시간대에는 잠시 외출하는 것도 갈등을 줄이는 좋은 방법입니다. 일상 생활 소음이 아닌 김장 등으로 인한 인위적인 소음은 경범죄 처벌 대상입니다. 소음이 너무 심하고 말로 해도 안 될 때는 경찰 신고를 통해 주의를 주는 것도 최후의 방법으로 고려해볼 만 합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층간소음 관련 주목받는 대법원 판결이 최근 있었다. 2020년 4월 한 아파트의 주민 A씨는 엘리베이트에서 평소 층간소음으로 불만이 많던 아래층 주민 B씨를 만났다. 그리고 B씨의 4살 딸 아이에게 얼굴을 바싹 갖다 대고 “너 요즘 왜 이렇게 시끄러워? 너 엄청 뛰어다니지?”라고 혼냈다. 또 B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나가려 하자 문을 막고 B씨를 밀쳤다. 이 모습에 B씨의 7살 딸이 울음을 터뜨렸다. 1,2심은 A씨를 ‘아동학대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대법원이 이달 이 원심을 확정한 것.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전체 층간소음 민원 가운데 67%가 뛰거나 걷는 소리다. 5% 미만인 가구 끄는 소리, 세탁기 청소기 소리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문제는 아이들이 뛰는 소리는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이웃 주민이 다른 집 아이들을 무작정 혼내다가는 A씨처럼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집안에서 마구 뛰어다니면서 아랫집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다. 적절한 교육과 함께 실효성 있는 소음방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집안에서 쿵 쿵 뛰는 아이들’… 통제 어려운데 아래층은 항의하고 경기도 과천의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아이 둘을 키우는 40대 여성입니다. 4살, 6살 남자 아이를 두 명이나 키우다 보니, 집안에서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아래층으로부터 층간소음 항의도 몇 년째 많이 받았습니다. 조심하라고 해도 뛰어다니는 애들을 말리기 힘듭니다. 말리는 순간에만 조용해지고 뒤돌아서면 또 뛰고 있어 답답한 노릇입니다. 아래층이 다소 민감한 것도 있지만 아래층만 탓할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애들에게 슬리퍼를 신겼는데도 갑갑하다고 신지 않고 벗어 던집니다. 그럴 때마다 큰 소리로 혼내고, 심할 경우에는 벌을 주기도 하지만 그 때뿐입니다. 남편은 “우리집 층간소음이 그리 심한 것 같지도 않은데 당신이 애들에게 너무 심하게 한다”고 애들 편을 듭니다. 아래층에서 불만을 제기할 때 얼마나 얼마나 곤란해하는 줄 모르기 때문에 하는 소리입니다. 이 문제로 부부싸움을 심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가족은 전원이 정신적으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한번은 아이들이 침대에 올려둔 장난감을 바닥으로 내동댕이 치는 바람에 쿵! 소리가 났습니다. 그러자마자 아래층이 관리소에 바로 민원을 넣어, 관리실 직원이 우리 집을 방문하기까지 했습니다. 겨우 사정을 말하고, 죄송하다 하고 마무리했지만,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점차 지쳐가고 있습니다. 이사도 알아보았지만, 아파트를 옮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아 요즘은 집안의 작은 소리에도 마음을 졸입니다. 아이들에게 뛰면 안 된다고 소리치는 것도 미안해지고, 아이들에게 집 안에서 뛰지 말라고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막막합니다. 뉴스에도 자주 나오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불상사가 저희 가족에게도 생기지 않을까 더 두렵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층간소음 갈등 가운데 위층에서 걷거나 쿵쿵 뛰는 소리가 전체의 절반을 넘습니다. 그냥 방치했다가는 큰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먼저, 불만이 주로 발생하는 시간대를 파악하기 바랍니다. 이 시간대만큼은 아이가 뛰지 않게 해야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노력할 때는 칭찬 스티커, 과자같은 것으로 충분한 칭찬과 보상을 해 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층간소음 저감용 슬리퍼는 실제로 효과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애들이 불편해 할 수 있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슬리퍼 꾸미기를 같이 했더니 아이가 자기 슬리퍼에 애착을 갖고 신고 다니기를 좋아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자꾸 벗겨지면 끈 있는 슬리퍼를 장만합니다.성의도 함께 보이면 더욱 좋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아래층에 가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소음을 줄이기 위해 나름 최선의 노력하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시간을 좀 달라고 양해를 구해 보십시요. 층간소음 갈등의 상당 부분은 감정의 문제이기도 합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층간소음에 시달리다 항의도 해보고 그래도 아무 진전이 없을 때, 누구나 한번쯤 ‘당신도 얼마나 괴로운지 한번 당해봐라’는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요즘 인터넷 쇼핑몰에는 다양한 층간소음 보복용 도구를 찾을 수 있다. 간단한 고무망치에서 2~3만원대 우퍼 스피커, 설치도구까지 세트로 10만원을 훌쩍 넘는 것도 있다. 보복소음은 ‘양날의 검’이다.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올 수도 있지만 상대에 따라 더 큰 재보복이 들어오기도 한다. 보복이 갈등을 키워 폭력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위험한 행동이기도 하다. 제3자를 통한 효과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 : 보복소음 냈더니 싸움만 나고 나아진 것은 없어전남 여수의 한 아파트에 12년째 거주하고 있는 50대 남성입니다. 저희 부부는 아파트 꼭대기 바로 아래층에 있습니다. 그동안 간소음으로 인한 이웃간 갈등이 전혀 없었습니다. 어쩌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폭행 살인 뉴스가 나오면 딴 세상 이야기인 줄만 알고 살았습니다.그런데 1년 전에 위층에 새 이웃이 이사온 뒤부터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창문을 끽하고 여닫는 소리, 시도 때도 없이 발 구르는 소리, 바닥을 치는 듯한 소리 등 이웃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 이전 위층에 살던 사람들과 너무 대조적입니다. 참다 참다가 인터폰을 통해 “너무 힘드니 조금만 주의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층간소음이 줄기는커녕 위층에서 보복이라도 하는 듯이 창문을 더 큰 소리가 나게 여닫고, 방문을 쾅! 닫습니다. 그러면서 위층 사람들은 “매트도 깔았다”며 더 이상 할 것이 없다고 합니다. 내 집에서 이런 고통을 당하니 너무 억울합니다. 아내는 이제 위층에서 작은 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고 합니다. 신경안정제 약을 먹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가 함께 눈물을 흘릴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도저히 억울해서 이렇게는 살수 없다 싶었습니다. 그 집에는 위층인 옥상에 올라가 똑같이 발로 쿵 쿵 뛰고, 막대기로 바닥을 내려쳐 보복 소음을 냈습니다. 그러다 위층 사람과 감정이 격해져 멱살잡이까지 한 적도 있습니다. 10년 넘게 산 동네에서 이사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얼굴 붉히며 살아야할 지 답답합니다. 아파트 민원실 중재로 겨우 본인들은 주의하겠다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슬리퍼도 신지 않고 “수면 양말 신었으면 된 거 아니냐”는 안하무인식 태도는 여전합니다. 끽하는 문닫는 소리, 창문 여닫는 소리도 줄지 않고, 물건을 쾅쾅 놓는 소리, 발걸음 소리는 조금도 나아지고 있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요?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공동주택 층간소음 피해를 보복소음으로 대응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 심정이야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자칫 보복소음으로 인해 갈등이 더 커지고 폭행 등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중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당하고만 살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선 층간소음 발생이 심각한 시간대에 아파트의 층간소음관리위원회나 관리소 담당자를 집으로 오도록 합니다. 제3자가 소음을 직접 들어 소음의 심각성을 알도록 하는 겁니다. 그리고 소음을 녹음해서 위층에도 들려줍니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나 관리소 민원 담당자를 통해 굽 높이가 최소 3cm 이상인 실내용 슬리퍼와 문 방지 키퍼를 전달하는 것도 좋습니다. 창문 여닫는 소리가 심하니 창틀에 윤활유를 뿌리도록 하는 것도 소음 저감에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위층에 설치된 매트 위치를 조정해보도록 요청하십시요. 거실에만 깔려 있다면 현관에서 안방으로 연결되는 통로와 부엌 부분에 설치해 줄 것을 요청하십시요. 층간소음 발소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이 부분입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아랫집도 아니고 왜 윗집에서 우리 집 발소리가 난다고 난리를 치나…” 이런 생각은 하지 말아야한다. 국내 아파트는 일부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벽식(壁式)구조'다. 벽식구조는 말 그대로 벽이 기둥역할까지 하는 구조. 반면 기둥식 구조는 벽과 별도로 기둥이 있어 건물의 하중을 떠받히는 구조다. 벽식은 기둥식에 비해 공사비가 5% 이상 덜 들고, 같은 층고에서 더 많은 가구를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 많은 가구를 적은 비용으로 지을 수 있으니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다. 문제는 완공 후 층간소음이다. 벽식구조는 벽을 통해 아랫집의 소음 진동은 물론이고 윗집의 층간소음이 아랫집으로 그대로 전달된다. 유달리 우리나라에서 층간소음 분쟁과 갈등이 많은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윗집 발소리가 무서워 꼭대기층으로 이사 갔는데, 이번에는 아랫집에서 '쿵 쿵 쿵'대구 수성구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부부입니다. 저희 부부는 3년째 계속되는 위층의 발망치 소음에 시달렸습니다. 부부가 모두 가슴 통증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층간소음은 남의일로 생각했는데 막상 당하고 보니 집에 들어가기가 지옥의 터널에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매일매일이 고통스러웠습니다. 위층에 항의를 해도,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신고를 해고, 경찰에 신고를 해도 모두가 시늉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민까지 생각을 했습니다. 층간소음에 시달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저희 부부의 마음을 이해하실 겁니다. 이민을 갈 처지는 못돼 겨우 아파트 꼭대기층을 구해 이사를 한지 7개월째입니다. 이사한 그날 나라를 구한 것처럼 기뻤고, 이제는 층간소음은 깨끗하게 잊어버릴 수 있다는 행복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이 행복도 잠시였습니다. 이사 온 지 한달 후부터 예전에 들었던 익숙한 발망치 소음과 유사한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위층도 없는데 어떻게 소리가 날까 싶었습니다. 옥상은 출입금지여서 사람이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혹시나 옆집인가 해서 인사차 방문했더니 아이가 없는 맞벌이하는 젊은 신혼부부였습니다. 또 혹시나 해서 발망치 소음이 들릴 때 아래층에 내려가 귀를 기울였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아래층의 아이들이 뛰는 소음이 위층으로 올라온 것입니다. 아래층 소음도 위로 올라온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심하게 들릴줄은 생각을 못했습니다. 관리소를 통해 말을 들은 아래층은 민원이 불쾌했는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인사도 없이 인상만 붉히고 있습니다. 괜히 저희 부부가 죄인이 된 것 같고, 이제는 아래층 사람을 보면 불안해집니다. 왜 저희가 이러한 불안감에 시달리며 생활해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꼭대기층에 살면 층간소음에서 벗어날 줄 알았습니다. 이제 어디로 가도 층간소음 공포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지금의 이웃과 얼굴을 붉히지 않고 잘 지내고 싶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우리나라 대부분의 아파트 구조인 벽식구조에서는 층간소음이 그 층을 중심으로 아래 위 5개층은 벽을 타고 전달된다고 합니다. 실제 이런 사례는 매우 많습니다. 바로 아래층에서 쿵쿵 뛰는 소리로 인해 위층에서 제기하는 불만이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층간소음에 대한 심신 안정을 위한 방법으로 하루 30분이상 규칙적으로 백색소음(자연의 소리 즉 빗소리, 파도소리, 대나무 숲소리 등)을 선택해 들어 보길 추천합니다. 볼륨은 소음에 대한 간섭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층간소음 보다 조금큰 45데시벨(dB) 이하가 좋습니다. 소음을 발생시키는 가구는 자신의 집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이웃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는지 모를 수가 있습니다. 아마 소음발생 가구의 아랫집도 피해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공동대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피해가 가장 심한 시간대와 장소를 꼭 집어 관리소를 통해 소음 발생을 자제시키고, 아이들의 동선에 매트를 깔아 달라고 요청하십시요.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부산이든 어디든 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기업간 네트워크, 투자, 일관된 정책 이 세 가지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 선순환을 해야한다. 이런 의미에서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지만 창업 여건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는 평가다. 부산이 금융·산업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창업 생태계 구축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이달 22~24일 ‘아시아 창업엑스포(FLY ASIA2022)’ 개최를 앞두고 있는 성희엽 부산창업청설립추진단장은 “이번 행사가 국경을 초월하여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교류하는 네트워크 구축 기회가 되고, 부산으로서는 창업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 이 시기에 부산에서 아시아 창업 엑스포를 열게 된 이유는? “부산은 서울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시 발전이 정체돼 있었던 게 사실이다. 구 제조업이 빠져나간 시점에서 산업구조 변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부산이 창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부산의 발전은 더 이상 시간을 늦출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투자가 들어오고 우리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장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한다”-부산이 아시아 창업 중심 도시로서 가지는 장점은 무엇인가?“부산은 제1의 항구도시로서 원래부터 개방성이 강하고, 활기찬 도시다. 최근에는 관광, 먹거리 등으로 좋은 도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또 부산은 아시안게임, 영화제작 등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도시이기도 하다. 국제금융중심도시로서의 기반도 착실히 다져나가고 있는 중이다.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도시다”-이번 행사에서 각별히 신경을 쓴 부분은?“스타트업이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 사정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벤처투자사, 자산운용사들이 관심을 가져야한다. 부산이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아시아 여러 나라와 서울 수도권에 있는 투자사 대표들이나 실무책임자들을 행사에 유치하기 위해 정말 많이 애썼다. 이를 통해 부산의 신생 기업들이 투자 받을 기회를 가지기를 기대한다. 이런 마중물 붓는 작업이야말로 공공 부분이 할 수 있고 해야할 일이라고 본다”-그동안 도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업 열기가 낮았던 이유는? “스타트업도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은 후속 투자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이디어는 참신하지만 투자가 부족하다 보니 성장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부산에서 출발했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투자와 인력을 찾아 서울 수도권을 빠져나가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대표적인 것이 ‘여기 어때’ ‘김기사’같은 스타트업 기업이다. 이런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작은 기업이나 투자처로서는 한계가 있다. 부산시가 나서 하나의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아시아 창업 엑스포가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이번 행사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의 많은 스타트업, 투자기관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부산이 창업하기 좋은 도시, 투자하기 좋은 도시라는 인식을 당사자들에 심어주고자 한다. ‘FLY ASIA’라는 플랫폼을 구축해 행사 이후에도 네트워크를 유지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부산이 아시아의 창업 도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이번 행사는 첫걸음이고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된다”-향후 계획은?“아시아 창업엑스포(FLY ASIA 2022)가 참가자들과 방문객들에 유익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혁신스타트업이 찾아오는 축제의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겠다. 아시아의 창업생태계를 선도하는 스타트업 CEO, 투자사들이 만남의 자리를 갖는 것 자체가 혁신의 시작이라고 본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아시아 창업엑스포(FLY ASAIA 2022)’가 이달 22~24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테크노파크와 부산창업청설립추진단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스타트업 대표 등 600여명, 벤처캐피털사 등 투자사 관련 400여명 등이 참가하고 일반인들도 각종 행사에 참관할 수 있다. 아시아 창업엑스포는 아시아 창업 선도 도시와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아시아 공동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도시 간 새로운 협력 모델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이와 함께 부산에 창업 분위기를 활성화하는 한편 스타트업 기업들이 국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만남의 자리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적 미래학자이면서 베스트셀러 ‘Future Mind’의 저자 리처드 용크의 기조 강연을 비롯해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빌 올렛 MIT 슬론 경영대 교수, 에링 림 500글로벌 아시아총괄 등의 기조 강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밖에 △아시아 창업 선도도시 정부 주요인사들과 도시별 창업정책의 공유와 네트워크형성을 위한 ‘FLY ASIA 라운드테이블’ △국내·외 투자사들이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Investor 리더스 포럼’ 등이 열린다. 또한 총 7개 세션으로 진행되는 콘퍼런스에서는 아시아 지역 진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강연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특히 혁신 스타트업 경진대회인 ‘FLY ASIA 어워즈’는 이미 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50개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결선 심사를 진행하고 최종 6개 기업에 총 18만 달러의 상금을 지급한다. 행사 이후에도 국내·외 투자사 매칭을 통해 후속 투자도 지원할 계획이다.성희엽 부산창업청 설립추진단장은 “아시아 창업엑스포를 ‘에셜론 아시아 서밋’(싱가포르) ‘스타트업 휠’(베트남 호치민) , ‘테크 인 아시아’(싱가포르 도쿄 방갈로 자카르타)와 함께 아시아 4대 스타트업 축제 행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다리가 불편한 지체 장애인은 집안에 들어와서는 목발이나 의족을 풀어 놓고 편히 있고 싶다. 그런데 화장실에 가거나 거실에서 식탁으로 이동하려면 기어 다니지 않으려면 한 발로 뛸 수 밖에 없다. 이 때 아랫집에는 ‘쿵 쿵 쿵’ 울리는 층간소음으로 들리는 것이다. 지적장애아나 자폐증이 심한 아이들이 벽을 치거나 고함을 치는 소리가 있을 수 있고,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소리가 아래위 옆 집에게는 이상한 소음으로 들릴 수도 있다. 층간소음 피해자 입장에서는 장애인 가정이라고 이해하려고 해도 하루 이틀이 아니고 오랜 기간 지속되면 이해만으로 참고 견디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먼저 장애인 가정에서 이해해 달라고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층간소음을 줄이려는 노력을 다해야한다. 이웃들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을 알아주고, 장애인 가정도 공동체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따뜻한 마음씨가 필요하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장애인 윗집의 휠체어 소음, 이해되지만 아랫집도 너무 괴로워 강원도 춘천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40대 주부입니다. 현재 저는 윗집의 층간소음으로 인해 2년 넘게 시달리고 있고, 윗집의 소음이 들릴 때마다 감정이 불안해지고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짜증이 납니다. 병원 진료를 받아보니, 초기 심장병이라고 합니다. 신경이 예민해지다 보니 남편과 부부싸움도 잦아지고, 이젠 남편과 말도 하지 않습니다. 모든 게 다 윗집 때문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새로 이사를 온 윗집에서 바퀴 굴러가는 소리, 안방에서 ‘쿵,쿵’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윗집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심하게 하는가 보다’ 생각하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소리가 한 달이 넘도록 매일들렸습니다. 윗집을 직접 찾아가기는 조심스러워 아파트 관리소장에게 설명을 했습니다. 관리소장은 “윗집은 인테리어 공사를 한적이 없다”면서 “남편이 다리가 불편하고 청각에 장애가 있다”고 했습니다. “주의를 주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도 보탰습니다하지만 그 뒤에도 전혀 달라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다시 관리소장에게 갔더니 “남편이 다리가 불편하여 집 안에서도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갑자기 안방에 혼자 누워있다가 안방 벽을 친다”고 했습니다. 윗집 아줌마의 말로는 최대한 조심하고 있으니, 관리소에서 주의를 줄 때마다 죄송하다고만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소음을 저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있으니 기다려 달라고만 합니다. 윗집 분이 몸이 불편하니 이해해야지 하면서도 저와 가족들도 계속되는 쿵 콩 소리와 꽝 꽝 벽을 치는 소리 때문에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한 발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집 안에서 깨금발로 뛸 수도 있고, 두 발이 모두 불편하면 집안에서도 휠체어를 탑니다. 청각이 불편하신 분들은 수화로 소통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벽을 쳐서 사람을 부르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아래윗집에는 소음으로 들린다는 것입니다. 장기간 지속되기 때문에 마음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도 합니다. 소음을 줄이려는 실질적인 노력과 이에 대한 이해가 함께 있어야합니다. 휠체어의 경우 집안에서 움직이는 동선이 거의 일정합니다. 주요 동선 바닥에 매트보다는 얇은 카페트를 설치하면 휠체어의 바퀴 소음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벽을 치는 소리의 경우에는 벽에 붙이는 3cm 두께의 매트가 있습니다. 이를 설치하시고, 매트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차라리 누르는 부저를 설치하면 집 안 사람들은 들을 수 있지만 아래윗집으로는 잘 전달되지 않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장애인 이웃과 관리소와 함께 상의하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힘드시겠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마음씨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한 줄로 늘어선 복도식 아파트는 계단식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통풍이 잘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생활 소음이 많고 프라이버시 침해 여지가 많다는 게 큰 단점이다. 몰려 살다보니 불평과 갈등도 잦을 수밖에 없다. 복도식 아파트는 아래윗집 뿐만 아니라 옆집간 ‘층벽소음’도 잦은 골치 거리다. 위층에서 복도를 뛰어다니는 소리가 아랫집들에 전달될 수도 있다. 난감한 것은 소음을 자제해달라는 공손한 부탁에 적반하장격으로 거칠게 반격해오는 경우다. 소음 발생 집에서 오히려 ‘아파트에서 그 정도도 못 참고 사느냐’ ‘관리소에 자꾸 민원넣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협박해 정신적으로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참고 살기도 힘들지만 마냥 참기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쿵쿵’ 뛰는 소리에 심장약 먹어…위층은 ‘매트 깔았다’고 큰 소리 부산 동래구의 아파트에 5년째 거주하고 있는 평범한 아기 엄마입니다. 구축이고 복도식 아파트여서 그런지 관리소장이 층간소음에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방송을 수시로 합니다. 대부분은 잘 이해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위층에서 쿵쿵거리는 층간소음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위층 아이가 시도 때도 없이 뛰어다니는 겁니다. 우리 아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가족들 모두가 골치가 아플 지경입니다. 참다못해 한번은 위층에 올라가 “아이들 심하게 뛰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위층 엄마는 “알겠다. 주의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나아지는 기미는 전혀 없었습니다. 우리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아이가 뛸 수도 있겠지라고 이해하고 싶지만 밤낮없이 뛰는 소리는 한도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너무 힘들어 망설이고 망설인 끝에 인터폰으로 “아이라서 뛰는 건 알겠는데 너무 괴로우니 좀 자제해달라”고 정말 예의를 갖춰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위층 남편은 “매트를 깔고 있고 조심하고 있는데 아이를 묶어 놓고 사냐” “예민하게 군다”며 되레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으로 내려와 문을 쿵쿵 두드리고 벨을 막무가내로 누르며 소동을 피웠습니다. 저희 집 아이는 너무 놀라 침대 속으로 들어가 숨어 울고, 저 역시 남편이 없는 상태에서 위층 사람들을 상대하기가 너무 무서웠습니다. 주변 이웃들이 나와서 웅성웅성한 뒤에야 위층 부부는 돌아갔습니다. 나중에 경비 아저씨께 상황을 설명했더니 “위층에 잘 이야기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경비 아저씨가 같은 주민에게 어떻게 강하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역시 나아지는 게 없었습니다. 이제는 인터폰 소리만 들어도 심장박동수가 빨라집니다. 저희 아이 역시 누군가 현관을 노크하는 소리만 들어도 눈을 크게 뜨고 긴장하는 게 제일 괴롭습니다. 남편도 참지 못해 위층 남자와 크게 다투고 경찰까지 출동했습니다. 위층 남자는 자기 집에서 나는 소음이 아니라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현재 저는 병원에 다니며 심장병 약을 먹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고통 속에 살아야 하나 생각하니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해결방법이 간절합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복도식 아파트의 경우는 아래윗집 층간소음, 옆집 벽간 소음과 더불어 복도에서 뛰어다니는 복도 소음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소는 노력하는 성의만 보일 뿐 이야기 해봐도 나아지는 게 없고, 윗집은 오히려 몰상식하게 자기주장만 하고 협박까지 한다면 서로 목소리를 높일게 아니라 소음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게 우선적으로 할 일입니다. 먼저 위층에서 발생하는 아이 뛰는 소음을 휴대폰 등으로 녹음합니다. 그리고 아파트 관리소에 가서 녹음을 들려줍니다. 관리소의 민원 담당자에게 소음이 많이 들리는 시간에 직접 한번 가봐 달라고 요청합니다. 위층 소음을 함께 들으면서 예민한 것이 아니고 실제로 시끄럽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합니다. 다음으로는 관리소 담당자에게 위층 부부가 민원인의 집으로 내려와 소음을 직접 들어보게 합니다. 위층은 매트 까는 것으로 자기 할일은 다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이가 뛰는 소음은 매트가 설치된 상태에서도 크게 줄어들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층 부부가 소음을 생생하게 듣고, 피해 상황을 느끼도록 하는 겁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인테리어 공사로 인한 층간소음 문제는 이웃들에게도 골치지만 공사를 하는 당사자에게도 이만저만한 고민거리가 아니다. 수시로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불편이 접수되고, 심지어는 소음발생에 따른 피해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공사를 안 할 수도 없는 만큼 분쟁 갈등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사소하지만 성심어린 배려와 노력이 크게 효과를 본 실제 사례가 많다. 반드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인테리어 공사와 관련 기사를 보고 자신의 경험을 보낸 독자 글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덧붙인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 귀마개 전달 ‘작은 성의’에 폭주하던 민원 ‘뚝’ 저는 경기도 광주의 아파트에 사는 20대 직장인입니다. 인테리어 공사소음 분쟁 줄이는 방법이라는 기사를 보고 직접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제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지금의 아파트로 오게 되었습니다. 20년 이상 된 아파트라 손 볼 곳이 많았지만 돈을 아끼고자 업체에 맡기지 않고 내 손으로 인테리어를 하고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철거 단계 전에 아파트 관리실에 공지 및 동의 안내문을 하고 위, 아래, 옆집에도 양해를 구하고 철거하였습니다. 그러나 셀프 시공이 일정대로 끝나지도 않고, 민원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빠르게 끝내는 게 이웃에 피해를 덜 주겠다고 생각해 밤낮으로 공사를 했습니다. 이것이 거꾸로 더 화근이 되어 불평 민원이 폭주했습니다. 이유가 있는 불평이었지만 그렇다고 공사를 중단할 수도 없어 정말 난감했습니다. 용서를 구하는 심정으로 현재 공사 상황을 상세히 기재하고, 발생할 수 있는 소음원도 함께 작성하여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아울러 주변 이웃 분들에게 소음방지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귀마개와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드렸습니다.그랬더니 희한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빗발치던 민원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며칠 뒤에는 아래층 이웃분이 오셔서 셀프인테리어가 쉽지 않을 거라며, 오래된 아파트는 창문만 떼어도 큰소리가 난다며, 소음저감 인테리어에는 어떤 것이 좋은지 알려주시며 가셨습니다. 따뜻한 말씀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덕분에 철거 시공할 때에도 맨바닥에 물건을 두지 않고 매트 등을 중고로 사서 깔며 철거하였고, 드릴 작업 시에는 안내문을 붙이더라도 다시 한번 주변에 양해를 구했습니다. 이웃 분들이 그 시간대에는 잠시 외출을 하시거나 이해를 해주셔서 감사하게도 더 이상의 지체없이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공동주택에서의 불가피한 상황에도 서로 배려해주시고, 저 역시 인테리어 시공 이후에도 층간소음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래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이 심하지 않냐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서로가 배려하고 살다 보니,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경비실과 관리 사무소에서도 도움을 많이 주셨지만, 층간소음 해결에는 당사자 간, 이웃 간의 진심 어린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리고 동아일보의 민원사례 기사는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많은 힘이 되고 지침이 됩니다. 감사합니다.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인테리어 공사를 하기 전, 그리고 공사를 하는 도중에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첫째, 공사를 진행하기 전에는 관리소를 방문해 공사 일정을 조율하고 공고 부착 협조를 부탁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최소 아래 위 5개 층 이웃은 직접 방문해 일정을 알리고, 수시로 현장 상황을 알리며 양해를 구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합니다.둘째, 공사를 할 때는 기계 소리 뿐만 아니라 신발신고 왔다 갔다하는 발망치 소리도 만만치 않게 전달 될 수 있음을 알아야합니다. 매트를 깔거나 소음을 저감 할 수 있는 제품 등을 사용하는 좋습니다. 위 사례처럼 주변 이웃들에게 소음방지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귀마개와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전달하는 성의를 보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인테리어 공사시 주의 사항1.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기 전에 아파트나 빌라 관리소를 통해 공사기관과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그 내용을 게시판에 붙이세요.2.공사기간은 반드시 준수하세요. 공사기간을 초과할 경우에는 아래 위 5개 층 집에 양해를 구하세요. 공사담당자보다 집주인이 직접 하는 것이 좋습니다.3.공사 시간은 아침 9시~오후 5시로 하세요.4.공사가 끝난 후 아래 위 5개 층에 음료수나 과일 등 작은 선물을 준비해 감사 인사를 드리세요.출처:‘당신은 아파트에 살면 안 된다’(2021년, 황소북스, 저자 차상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새로 이사하면서 수 천만 원 많게는 1억원 가까이 들여 내부 구조를 완전히 뜯어 고치는 집이 적지 않다. 또 20년 가까이 된 노후 아파트가 늘고 재건축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인테리어 공사로 실내 분위기를 확 바꿔 살자는 추세다. 문제는 이 때 발생하는 층간소음. 한 달 가까이 발생하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직접 피해가 발생하는 윗집에 임산부나 수험생이 있는 경우는 더 심각하다. 대개는 공사에 대한 사전 동의를 구하지만, 바로 윗집 아랫집만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사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알리지도 않고, 사전 동의도 없이 무조건 공사부터 하는 것보다는 낫다.소음피해를 피해 호텔에서 자야한다거나, 집에서 공부를 할 수 없어 독서실이나 카페 비용을 달라거나, 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보통 수 십만원~수 백만 원 요구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층간소음에 의한 손해배상 요구는 수인한도 즉 참아야하는 정도를 벗어나야 하고 이를 피해자가 모두 객관적으로 입증해야하기 때문에 재판을 통해 받아내기가 보통 번거롭고 어려운 게 아니라는 게 변호사들의 조언이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 양해도 구하지 않고 인테리어 공사, 3주 째 꽝! 꽝! 소리 경기도 구리 수택동의 한 아파트에만 10년째 거주하고 있는 장명숙(50대·주부·가명)입니다. 얼마 전 아랫집에 신혼부부가 이사를 왔습니다. 3주가 넘어가도록 업체에 맡기지도 않고 자신들이 셀프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구축 아파트라 손이 많이 가겠거니 하고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사전에 동의도, 미안하다는 양해도 구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공사를 한다는 말도 없었습니다. 큰 인테리어 공사가 아니겠거니 했고, 이사 오자마자 아래윗집 끼리 열내고 얼굴 붉히고 싶지 않아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입주한 날부터 쾅! 쾅! 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현재까지도 소리가 계속 납니다. 아직 인테리어 손 볼 곳이 많은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밤낮없이 나는 소리가 귀에 거슬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사람들이 말하는 ‘귀트임’이 생긴 것 같습니다. 조금만 소리가 나도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불안해집니다. 조용한 저녁에는 문 닫는 소리가 꽝! 하고 더 요란하게 들립니다. 나만 예민한 건가 싶어 남편과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불평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이제까지 10년 동안 살면서 이런 소음이 한번도 들리지 않았다”고 말하고, “아래층에 주의를 주어달라고”고 요청했습니다. 관리사무소도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인테리어 공사 소리, 문 닫는 꽝! 소리는 줄어들지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자주 들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들리고 있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소음을 직접 녹음해서 관리실에 다시 한번 주의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관리소에서는 “윗집에서는 자기들 소음이 아니라고 한다”면서 “설비 쪽 문제인지 진짜 문 여닫는 소리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 말로는 새로 이사 온 이웃이 원래 있던 중문을 재설치 했다는 것 같습니다. 중문 소리가 이렇게 크게 들릴 수가 있을까요?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려고 하다가는 충돌이 더 커져 사건사고로 이어질까봐 겁이 나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어찌해야 좋을까요.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공동주택의 인테리어는 공사 중에는 물론이고 공사가 끝난 뒤에도 공사 기간 중에 생긴 ‘귀트임’으로 더 큰 심각한 분쟁으로 확대되는 사례가 자주 있습니다. 인테리어를 할 경우에는 인근 세대에 공사의 범위와 명확한 기간 등을 알려주고 양해를 구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래도 공사기간 소음크기 등으로 분쟁과 불만이 일어납니다. 바로 아래윗집만 반대한다고 해서 인테리어 공사 자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합니다. 일단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참을 수 없는 정도가 됐다면 우선 소음원을 휴대폰 등으로 1주일 정도 시간을 두고 충분히 녹음해야합니다. 이때 소음이 발생되는 날짜와 그 시간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소음이 들리는 시간대에 관리소 직원을 집에 불러 현재 들리는 소음원과 녹음된 소음원을 들려줍니다. 불만이 성격상 예민한 탓이 아님을 확인시켜 줍니다. 그리고 관리소 직원을 통해 불편 사실을 전달합니다. 이때 구체적으로 방문 손잡이와 벽이 닿는 곳에 쾅 소리가 방지될 수 있도록 인테리어가 되어있는 지, 중문 미닫이 여닫는 소리가 저음으로 된 것인지 확인하는 것도 요청합니다. 만약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이 확인된다면 개선을 요구해야겠지요. 늦은 감은 있지만 이사를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중문 미닫이 부직포 또는 커버 등을 선물했다면 소음도 줄이고 분노 감정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아파트 1층에 어린이집이 있는 경우가 많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법으로 설치허가를 받은 가정 어린이집이다. 신혼 맞벌이 여성이 많아 보육 수요가 많아 정부가 공동주택 1층에 어린이집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별도의 어린이집보다 거리나 가격 측면에서 편리한 점이 많다. 하지만 이웃집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아기들이 적응하지 못해 연방 울어대곤 한다. 자주 들리는 ‘꽝’ 문 닿는 소리, 초인종 소리도 시끄러울 때가 있다. 관련 민원들이 지방자치단체 등에 끊임없이 접수되지만 이런 이유로 허가가 취소되는 경우는 없다. 가정 어린이집 설치 요건 자체가 관리규약의 주민 동의 여부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결정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현실적으로 어린이집과 피해자 당사자끼리 해결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별로 없다. ◆ 사례: 1층 어린이집 ‘와다다다’ 뛰는 아이들 소리, 해결 방법 없나요? 인천 부평의 한 아파트 2층에 거주하고 있는 20대의 프리랜서 디자이너입니다. 운 좋게 분양형 임대 아파트에 당첨되어 이사 온지 한 달 정도 되어 갑니다. 아파트는 층간소음으로 인해 사건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사전에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입주와 동시에 윗집과 아랫집에 살고 있는 분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윗집은 저와 비슷한 또래의 회사원이라 일찍 출근하고 늦게 온다고 하니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아래층도 어린이집이라 층간소음은 아랫집에서 윗집으로 올라올 확률을 거의 없다는 판단에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때는 다행이라고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입주 후 일주일 만에 거실과 방에서 쿵쿵하는 뛰는 소음과 진동, 쾅하는 문 닫는 소음이 갑자기 들려 깜짝 놀라는 일이 반복되기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윗집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생각하고 윗집에 항의를 했지만, 윗집 사람이 회사를 나간 시간대에 이러한 소음이 심하게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층간소음의 발생 근거지가 아랫집의 어린이들이 뛰거나 문을 닫을 때 발생시키는 소음임을 알았습니다. 층간소음이 아랫집에서 올라온다는 사실을 처음 겪으며 알았습니다. 층간소음이 아랫집에서 역으로 올라온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던 저는 집에서 근무하거나 생활하기 너무 힘든 상태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모두 통제하기는 어렵겠거니 하며 장난감을 던지고, 소리치는 소리는 이해하지만, 와다다다 실내에서 뛰는 소리와 진동은 도무지 업무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진동이 느껴집니다. 어린이집 위층은 다 이런 건지, 아이들인데도 제가 이해를 못 하는 속 좁은 어른이 되는 것 같아 쉽게 민원을 넣어 본 적이 없습니다. 한번은 업무를 보며 통화할 일이 있었는데 갑자기 쿵쿵하고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더니 상대방도 사고 났냐며 쿵 하고 물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합니다. 상황을 설명하니, 당장이고 관리소에 말해서 조치를 하라고 이야기할 정도입니다. 한동안은 주변 카페나 도서관에서 업무를 보았는데 이것도 매번 나가서 업무 보기가 어렵고 이때마다 제 자신이 비참해집니다. 집은 이제 편안하고 행복한 곳이 아니라 이제는 들어가기 두려운 공간으로 변해갑니다. 요즘은 아이들이 낮잠을 자는 시간인 듯한 점심 이후에 업무를 몰아서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처음으로 저의 아파트가 생기는 것 같아 좋았는데, 이 지옥과 같은 집에서 과연 이대로 오래 지낼 수 있을지, 아무 생각 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이제는 악마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는 제 자신이 또한 두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빠른 답변 부탁드립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층간소음과 진동은 윗집에서 아랫집으로 내려가는 게 보통입니다. 현재 국내 아파트의 95% 이상은 벽식 구조입니다. 기둥식 구조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인근 세대로 쉽게 전달됩니다. 그래서 아랫집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윗집으로 올라가기도 쉽습니다. 아랫집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아이들의 움직임이 심할 경우에는 일반적인 아파트의 상황에 비해 평균 2~3배 정도 더 강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며 그 충격력이 윗집 등 인근세대로 전달됩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접근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집중 근무시간과 피해가 큰 시간대를 기록하고, 이를 관리소와 어린이집 원장에게 직접 각각 전달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메모를 전달 시에 원장과는 면담하시고, 이때 통해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차분하게 알리시기 바랍니다. 시정이 안될 경우 지자체의 관련 부서의 담당자에게도 피해사실을 알리는 것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어린이집 아이들의 움직임이 많은 수업이 있을 때는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리 문자나 카톡을 통해 알람을 달라고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소음과 진동 저감에 필요한 중문 설치, 흡음용 매트와 흡음재 벽지를 설치해 줄 것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시끄러운 시간대에 중요 작업을 해야 한다면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하시거나 파도소리 등의 백색음을 청취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간섭작용으로 인해 중요 작업 시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반려견 키우는 가구가 크게 늘고 있다. 주인으로서는 반려견이 사랑스럽겠지만, 강아지를 키우지 않으면서 남의 집 강아지 소음을 들어야하는 이웃은 화를 낼 만도 하다. 층간소음에 빗대 이른바 ‘층견소음’이라고 하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갈등의 새로운 요인이 되고 있다. 사람 같으면 집안에서 조용히 하고 뛰어다니지 말라고 타이르겠지만 강아지는 어렵다. 그렇다고 강아지 성대 수술을 할 수도 없고, 집안에서 입마개를 채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이웃더러 마냥 참아달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반려견 주인이 나서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이들 조치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 역시 반려견을 키우는 비용이라고 생각해야한다. 아래는 실제 있었던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찾아보겠습니다.#사례: 자식 같은 강아지, 성대수술 할 수도 없고…아랫집 항의도 이유는 있어경기도 안산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여성입니다. 저와 남편은 직장을 다니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현재 가족같은 반려견 2마리와 함께 지금 아파트에 3년째 거주하고 있습니다. 짖는 소리, 뛰는 소리에 때문에 매트도 깔고 강아지용 장난감 등도 갖추어 주변에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강아지들 짖고 뛰는 버릇을 고치려고 노력은 합니다만 강아지들이 말을 잘 안 듣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이전 살던 아랫집 이웃은 친하게 지내서 그런지 3년 동안 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그런데 넉 달 전 새로 젊은 부부가 이사를 오면서 층간소음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매일같이 저희 부부가 감당하기에 힘든 항의에 시달립니다. 반려견의 층간소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에 미안한 마음에 계속 “주의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거듭되는 항의에 짜증이 나서 최근에는 심하게 다투었습니다. 아랫집 여자는 아파트 관리실에 전화해 “윗집의 강아지 바닥 긁는 소리, 걷는 소리, 짖는 소리로 살 수가 없다”며 민원을 넣었습니다. 퇴근하면 관리실 전화 받기 바쁩니다. 아랫집은 “집에 들어갈 때 현관문을 닫거나, 집안에서 방문을 닫으면 윗집 강아지들이 짖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쉬지 않고 돌아다니는 소리, 바닥을 한참을 긁는 소리, 정말 끔찍하다”면서 “관리도 못할 바에야 저런 사람들은 아파트에서 개를 키우지 못하게 해달라”고 항의했다고 합니다. 정말 그 정도인지 거실과 현관에 CCTV를 설치했습니다. 가끔 벨소리에 짖는 모습이 보여 ‘아차’ 싶었습니다. 그러나 한참 짖는 것이 아니었고, 한 두번 짖고 같은 자리에서 가만히 있거나 밥 먹는 모습만 보였습니다. 어느 날은 벨소리나 인기척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놀라 짖어대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게 보였습니다. CCTV 자료를 가지고 관리실에 가서 짖는 부분은 사과말씀을 전해 드렸습니다. 그러나 아랫집 주장처럼 매일같이 몇 시간 계속 짖거나 움직이지 않는데, 혹시 다른 집에서도 키우는 반려견이 있지 않을까 문의하였습니다.관리소에서는 강아지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인기척이 느껴지면, 아래층에서 계속 천장을 두드린다고 하였습니다. 그 바람에 강아지가 더 놀라 계속 날뛰는 거였습니다. 악순환의 반복이었습니다.저희 부부는 반려견을 자식처럼 여기고 키우고 있습니다. 주변으로부터 미움 받으며 키우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웃들에게 고통을 주기도 싫습니다. 어떻게 더 유의해야 할지 고민입니다.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반려견의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급증하고, 인근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짖는 소음이 80db로 소음기준의 2배 가까이 큰 경우도 있습니다. 주인들의 심정을 고려하면 반려견의 성대수술이나 소음방지기 착용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첫째, 현재 설치된 매트의 위치를 바꿔보기 바랍니다. 반려견이 자주 이동하는 모든 동선에 꼭 매트를 설치해야 합니다. 반려견이 밥을 먹는 곳 및 현관 복도, 침대 생활을 같이한다면 방에도 매트를 설치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둘째, 소음 방지 조치입니다. 흡음재로 벽과 천장 곳곳에 설치하고, 방음효과가 있는 벽지 또는 중문 등을 설치하여 외부 소음의 유입을 차단하고 내부 소음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해야 합니다.셋째, 외출 또는 출근 시에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에 대한 반응을 줄이기 위해 집안에 라디오나 TV소리를 약하게 틀고 외출하면 반려견이 짖는 현상이 확연하게 줄어 들 것입니다. 먼저 이러한 적절한 조치를 취한 뒤, 아래층에서 천장을 두들기면 강아지가 더 짖는다는 사실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더 노력하겠다고 말씀하십시오. 장기적으로는 반려견 전문가를 통해 기본적인 훈련을 받거나 산책과 운동을 통해 반려견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많은 층간소음 피해자들이 하는 말이 있다. “층간소음 때문에 살인 폭행이 일어나는 것을 이제 이해할 것 같다”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는 말이다. 제3자가 보기에는 정말 사소한 문제 같아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이 소음이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1년 2년 계속 되면 더 이상 사소한 문제가 아니게 된다. 거의 미칠 지경에 이른다고 한다. 실제 정신과 병원에 다니기도 한다. 그러다 직접 충돌이 일어나 폭언과 욕설이 오가고 커다란 불상사로 이어져 뉴스에 오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악감정이 치솟을수록 직접 대면은 절대 금물이다. 차분히 다시 한번 소음발생 원인을 찾고, 맞춤형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 매일 밤 ‘드르륵~ 쿵!’ 미칠 지경…그럴수록 직접 충돌은 금물 제 아기에게 큰 일이 생길까봐 더 걱정입니다. 층간소음으로 왜 살인이 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더 악화되기 전에 해결방법을 제발 알려주세요. 간절합니다. 저는 올해 초 남편 직장 때문에 세종시 아파트로 이사와 3개월째입니다. 가족은 남편과 저 그리고 17개월 된 간난 아기 전부 3명입니다. 크지는 않지만 새 아파트에 이사한 것이 꿈만 같았고, 아기를 더 좋은 환경에서 키울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했습니다. 안방에는 아기 침대 등을 갖추고 보니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분은 1주일 만에 산산조각 나고 말았습니다. 저녁부터 늦은 밤, 주말에는 새벽까지 ‘드르륵~ 쿵!’ 하는 소리가 이사 온 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들립니다. 소리가 천둥 치는 것처럼 크게 들립니다. 그나마 약간씩 들리는 발걸음 소음은 이해합니다. 그런데 몇 개월째 ‘드르륵~ 쿵!’하며 무언가를 바닥에 끄는 듯한 소음은 계속 듣다보니 환청이 들릴 지경입니다. 문제는 말도 못하는 제 아기입니다. 윗집 소음이 들릴 때마다 자다 깨서 눈을 깜빡거리거나, 계속 울어댑니다. 윗집에는 30대 남성 혼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로 제 남편과 고성이 오가며 다투었고, 경찰까지 출동을 했습니다. 그 뒤에도 이 소음은 계속 들립니다. 윗집 사람이 퇴근을 해서 집으로 돌아오면 ‘드르륵~ 쿵!’ 소리가 들립니다. 그럴 때면 아기와 함께 잠깐 집을 나오기도 하지만 ‘내 집을 두고 왜 이렇게 어렵게 살아야 하나’라는 비참한 생각이 듭니다. 윗집 남자도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아침 일찍 출근하고 밤 8시 정도에 퇴근해서 책을 읽거나 소리도 가장 작게 해서 게임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관리소에서 계속 층간소음 문제로 인터폰 와서 자기도 미치겠다고 합니다. 한 번은 “요즘은 평일에는 작은 방에만 있고 주말에만 안방을 사용한다”라면서 “당신들이 너무 예민한 것 아닌가요! 당신들만 사는 아파트도 아닌데, 이 정도 생활소음도 이해 못하면 다른데 이사를 가면 되잖아요!”라고 크게 화를 냈습니다. 이사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윗집 때문에 우리가 이사 갈 수는 없습니다. 윗집 남자의 막무가내 태도와 말 때문에 저희 가족들은 거의 정신이 빠질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제 아기가 너무 걱정됩니다.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현재 상황을 볼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윗집과의 직접적인 대면을 피하는 것입니다. 감정이 격해지면 자기도 모르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우선 소음원의 종류와 시간대 등을 기록해, 위층 남자가 있는 시간에 ‘의자 끄는 소음’이 발생한다고 아파트 관리소에 접수합니다. 관리소를 통해 소음방지용 의자바퀴 캡이나 매트를 윗집에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간곡하고 정중하게 어린 애기가 있어 가급적 저녁에는 잠에서 깨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메모를 윗집 현관 문에 붙여 놓으십시오. 주의할 점은 윗집도 이를 인지하고 개선할 수 있는 시간을 2주 정도 주시기 바랍니다. 감정 충돌은 절대 안됩니다.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있습니다. 인천에 사는 20대 부부가 본인들은 가구를 끌거나 물건을 옮기지 않았는데 아래층에서 가구 끄는 소리가 난다고 심각하게 항의 한다며 해결방법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부부가 취미인 게임을 할 때 사용하는 바퀴달린 의자가 소음 발생 원인이었습니다.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의자가 움직이는 공간 바닥에 매트를 설치하는 것으로 갈등이 부드럽게 해소됐습니다.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층간소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소음발생 출처와 원인이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래윗집 혹은 옆집 사이에 “너희가 너무 예민하다” “거짓말 하지 마라”는 분쟁이 오가고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원인을 정확히 알면 큰 비용 들이지도 않고 의외로 간단하게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많다. 서로가 몰라서 싸우는 것이다. 문제점을 알아도 해결되지 못하는 층간소음 갈등이 많지만 이런 경우는 문제점만 제대로 파악하면 손쉽게 풀릴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사례: 윗집 ‘쿵’ 발망치에 6살 아들 발작…침대 옆 매트로 간단히 해결 경기도 화성의 14년 된 아파트 9층에 사는 평범한 30대 가정주부입니다. 서울에서 살다 지병을 얻어 요양도 할 겸 6개월 전에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좋은 주변 환경 속에서 매일 산책도 하면서 삶의 여유를 되찾아, 이사 오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위층에서 밤늦게 들리는 ‘쿵’ 소리에 잠을 자던 6살 아들이 놀라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황급히 119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병원에서는 공황장애 초기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아이를 크게 놀라게 하는 경우는 없어야한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안방 쪽에서 간간히 들리는 ‘쿵’ 소리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다른 방보다 유독 안방 쪽에서 심하게 들립니다. 새벽이나 아침에 주로 들리고 주말에는 횟수가 평일보다 몇 배 더 잦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뛰는 소리처럼 자주 들리는 것도 아닙니다. 대신 크게 들립니다. 아들이 놀라 발작을 일으킬 정도이니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어 항의하러 위층에 올라갔습니다. 50대의 윗집 아주머니는 “안방에는 서울로 일찍 출퇴근하는 남편만 생활하고 있고 침대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소음이 발생할 일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외지에 나가 있어 평소 집안에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집에 많이 있는 자신도 “층간소음을 조심하기 위해 거실에 매트도 깔고 조심스럽게 살고 있다”며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했습니다. 살짝 열린 현관문으로 보니 실제로 거실에 매트가 깔려 있었던 걸 보니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아주머니는 “그래도 유의하겠다”고 말씀하셔서 큰 다툼 없이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여전히 새벽, 아침, 주말마다 ‘쿵 쿵’ 하는 소리는 여전했습니다. 안방에서는 잠을 잘 수가 없어 현재는 거실에서 잠도 자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안방도 사용 못하고 소음 스트레스는 사라지지 않아 건강이 더 악화되는 듯합니다. 위층은 조심해서 지내고 있다 하는데, 거짓말하는 것 같지도 않고, 매번 비슷한 시간대에 들리는 쿵쿵거리는 소리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왜 ‘쿵’ 소음이 간헐적으로만 안방에서 들리는 걸까요? 혹시 윗집 아저씨가 저에게 보복소음을 내는 것일까요? 저는 정말 살고 싶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여러 믿을만한 조사들에 따르면 층간소음 민원 중 대략 45%가 ‘아이들 뛰는 소음’이고, 25% 정도가 ‘어른 발걸음 소음’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발망치 소음’입니다. 이러한 소음은 출퇴근 시간, 주말시간대에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위 사례 역시 어른 발걸음 소음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층간소음의 특성과 달리 발생 장소가 안방에 국한되고, 간헐적인 소음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윗집의 가족 구성이나 소음발생 시간대로 봐서는 윗집 아저씨가 침대에서 내려오면서 발꿈치로 바닥을 내리치는 소음입니다. 평일 출퇴근 시간에 들리고 주말에는 평일에 비해 침대에서 내려오는 횟수가 잦다보니 더 자주 비슷한 소음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집만 그런 것이 아니고 유사한 사례가 다른 곳에서도 종종 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해결 방법은 간단합니다. 안방 침대 옆 ‘발망치’가 울리는 곳에 소형 면적의 매트를 설치한다면 소음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