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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수석 최고위원이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새롭게 떠오른 건 당원권 강화 등 정치 비전을 공유하는 동시에 당내에서 ‘비주류’를 경험했던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번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서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1위로 수석 최고위원이 된 4선의 김 수석에 대해 19일 이렇게 설명했다.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탈당 및 정몽준 캠프 이적으로 ‘철새’ 논란을 빚고 이후 18년간 야인 생활을 했던 김 수석이 이 대표와의 정치적, 정책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신친명’으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김 수석을 신뢰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2월 이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당내 이탈표가 대거 나와 ‘이재명 리더십’이 흔들렸던 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중진급 의원 다수가 이 대표의 정책위의장 제안을 고사했지만 김 수석이 먼저 이 대표를 돕겠다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다른 중진들은 비명(비이재명)계 눈치를 봐 당직 제안을 거절했는데 김 수석은 먼저 이 대표에게 연락을 했다”며 “김 수석 입장에서도 18년간의 야인 생활로 당내 비주류에 가까웠기 때문에 이 대표에게 선뜻 손을 내밀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수석은 이후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당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민생회복지원금’을 포함해 여러 가지 민생 공약을 제안하며 이 대표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김 수석이 야인 생활을 오래 하면서 쌓아둔 정책 아이디어가 많다”며 “시장과 도지사를 하면서 정무보다 세밀한 정책 공약을 중요시하는 이 대표가 이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총선 이후로도 ‘당내 국회의장 경선 시 당원 참여’를 가장 먼저 제안하는 등 이 대표가 내세운 ‘당원권 강화’ 명분에도 힘을 실었다. 이 대표가 이번에 당 대표 연임을 결정하는 데도 김 수석의 조언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김 수석이 ‘이재명 2기 지도부가 꾸려지면 곧장 당 차원에서 집권을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고 이 대표가 이에 수긍했다”고 말했다. 향후 김 수석은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하며 새로 꾸려진 ‘친명 지도부’ 내 의견을 조율하고 먹사니즘, 당원권 강화 등 ‘이재명 대선 플랜’을 위한 정책 발굴을 적극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정부가 지난해 56조4000억 원의 역대급 ‘세수 펑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체국보험 적립금에서 2500억 원을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다. 우체국보험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와 적립금의 운용 수익금을 기반으로 조성된 보험 적립금은 민간 재원에 가까운 성격을 띠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자 감세와 경제정책 실패에 따른 세수 결손에 ‘땜질식 처방’을 한 것”이라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재정 상태를 검증하는 ‘재정 파탄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세수 결손을 메우는 과정에서 우체국보험 적립금을 차입하는 등 국가재정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가 정보통신진흥기금의 수입이 부족해지자 우체국보험 적립금에서 2500억 원을 연 4.04% 이율로 차입한 사실을 지적한 것. 민주당 정책실 관계자는 “우체국보험 적립금은 예산총칙에서 규정한 예산 차입 가능 출처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위법 차입’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체국보험특별회계법’상 국가가 우체국보험 적립금을 통해 대출받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달 말 국회에서 이뤄지는 2023 회계연도 결산안 심사에서 세수 결손 문제를 포함해 정상 외교,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비비 집행과 특수활동비 증액 문제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별렀다. 野 “정상외교에 예비비 328억 지출… 본예산 248억 포함 역대 최대”2023년도 예-결산 간담회서 지적예비비, 국회 심의 없이 사용 가능… 증빙 필요 없는 특활비도 4.5억野 “성과 없는 순방으로 예산 낭비”정부 “시각 다를 뿐… 법적문제 없어”정부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 외교 및 국무총리 외교 사업에 본예산에 편성된 248억 원 외에도 328억 원의 예비비를 추가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570여억 원이 정상 외교 사업에 지출된 것인데, 역대 정부를 통틀어 단일 연도 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정부는 ‘대통령실 이전으로 인한 경호경비 시스템 강화 사업’엔 예비비 86억7000만 원을 지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 외교 성과는 못 냈으면서 잦은 해외 순방으로 예산을 낭비했다”며 “국회 심의를 받지 않는 예비비를 이용해 슬그머니 대통령실 이전 비용도 ‘눈속임 증액’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비비는 재난 재해 대응 등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지출로 인한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한 예산이다. 예비비의 총액은 국회가 결정하지만 사용처 등은 정부가 결정해 지출한 후 다음 해에 국회 심의를 받는다.● 野 “예산 돌려막기로 세 부담 키워”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6일 ‘2023년도 예산 결산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지난해 사용한 1조3000억 원의 예비비에 대해 “‘예상치 못한 긴급한 재정 소요에 사용’하도록 규정한 예비비의 목적에 맞지 않게 쌈짓돈을 쓰듯이 썼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해 예비비 328억5900만 원을 윤 대통령의 정상회의 참가 등 정상 및 총리 외교에 지출했는데, 정상 외교 사업 관련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2022년 정상 외교 사업에 쓰인 예비비는 63억800만 원이었고 2021년과 2020년엔 관련 예비비가 지출된 바 없다. 328억5900만 원 중 사용처 관련 증빙 서류를 갖추지 않아도 되는 특수활동비 규모 역시 역대 최대인 4억5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허영 의원은 “정상 외교 관련 248억6800만 원의 예산이 이미 본예산에 편성돼 있었는데도 또 추가한 것”이라며 “정상 외교가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냐. 왜 예비비로 충당하냐”고 지적했다. 정부가 ‘대통령실 이전으로 인한 경호경비 시스템 강화 사업’ 등으로 예비비 86억7000만 원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허 의원은 “대통령실 이전 비용이 윤 대통령이 앞서 공언한 496억 원을 넘어서자 정부가 국민과 국회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이전 비용을 본예산이 아닌 예비비로 충당하려고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예산 돌려막기(리볼빙)’로 갚아야 할 빚을 뒤로 미뤄 향후 국민의 세 부담을 키웠다”고도 비판했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투입한 공적자금 채무의 상환 사업인 공적자금상환기금 전출 사업과 관련해 2023년도 예산으로 2조1600억 원이 편성돼 있었지만 지난해 3000억 원만 상환하고 나머지 1조8600억 원은 갚지 않았다. 진 의장은 “미상환 1조8600억 원에는 가산이자가 붙게 된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예산 지출에 법적 문제 없어” 정부 예산의 재정 상태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민주당의 지적에 대해 “세수 결손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돈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에 따른 시각 차이”라며 “모든 결정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채무 상환을 미룬 것을 두고는 “세수 결손에 따른 민생 사업이나 실물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는 ‘2014회계연도 결산 심사’ 때도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지적됐던 내용이다. 민주당은 이달 말부터 열리는 2023회계연도 국회 결산심사에서 정부 예산의 사용 내역을 ‘송곳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진 의장은 “정부의 재정 운용상의 문제점을 낱낱이 드러내고 감사원 감사 및 징계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며 “국회가 승인하지 않은 예비비 사용 내역에 대해선 지출액을 환수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입법 조치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 예결위에서 국가재정법 위반 등을 검증하는 ‘재정 파탄 청문회’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부가 지난해 56조4000억 원의 역대급 ‘세수 펑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체국보험 적립금에서까지 2500억 원을 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체국보험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와 적립금의 운용 수익금을 기반으로 조성돼 민간 재원에 가까운 성격을 띤 보험금적립금을 활용해 논란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자 감세와 경제정책 실패에 따른 세수 결손에 ‘땜질식 처방’을 한 것”이라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재정상태를 검증하는 ‘재정 파탄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세수 결손을 메우는 과정에서 우체국보험 적립금을 차입하는 등 국가재정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가 정보통신진흥기금의 수입이 부족하자 우체국보험 적립금에서 2500억 원을 연 4.04% 이율로 차입한 사실을 지적한 것. ‘우체국보험특별회계법’상 국가가 우체국보험 적립금을 통해 대출 받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는 “우체국보험특별회계법과 별개로 정보통신진흥기금은 2023년도 예산총칙상 차입을 할 수 있는 기금으로 규정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책실 관계자도 “우체국보험 적립금은 예산총칙에서 규정한 예산 차입 가능 출처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위법 차입’인 것”이라고 주장했다.민주당은 이달 말 국회에서 이뤄지는 2023 회계연도 결산안 심사에서 세수 결손 문제를 포함해 정상외교,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비비 집행과 특수활동비 증액 문제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별렀다.“尹 정상외교에 예비비 328억 사용… 특수활동비 역대 최대 지출”정부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 외교 및 국무총리 외교 사업에 본예산에 편성된 248억 원 외에도 328억 원의 예비비를 추가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570억여 원이 정상외교 사업에 지출된 것인데,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대통령실 이전으로 인한 경호경비시스템 강화 사업’엔 예비비 86억7000만 원을 지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 외교 성과는 못 냈으면서 잦은 해외 순방으로 예산을 낭비했다”며 “국회 심의를 받지 않는 예비비를 이용해 슬그머니 대통령실 이전 비용도 ‘눈속임 증액’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예비비는 재난 재해 대응 등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지출로 인한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한 예산이다. 예비비의 총액은 국회가 결정하지만 사용처 등은 정부가 결정해 지출한 후 다음 해에 국회 심의를 받는다.● 野 “예산 돌려막기로 세 부담 키워”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6일 ‘2023년도 예산 결산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지난해 사용한 1조3000억 원의 예비비에 대해 “‘예상치 못한 긴급한 재정 소요에 사용’하도록 규정한 예비비의 목적에 맞지 않게 쌈짓돈을 쓰듯이 썼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해 예비비 328억5900만 원을 윤 대통령의 정상회의 참가 등 정상 및 총리 외교에 지출했는데, 정상외교 사업 예산으론 역대 최대 규모다. 2022년 정상외교 사업에 쓰인 예비비는 63억800만 원이었고 2021년과 2020년엔 관련 예비비가 지출된 바 없다.328억5900만 원 중 사용처 관련 증빙서류를 갖추지 않아도 되는 특수활동비 규모 역시 역대 최대인 4억5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허영 의원은 “정상외교 관련 248억6800만 원의 예산이 이미 본예산에 편성돼 있었는데도 또 추가한 것”이라며 “정상외교가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냐. 왜 예비비로 충당하냐”고 지적했다.정부가 ‘대통령실 이전으로 인한 경호경비시스템 강화 사업’ 등으로 예비비 86억7000만 원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허 의원은 “대통령실 이전 비용이 윤 대통령이 앞서 공언한 496억 원을 넘어서자 정부가 국민과 국회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이전 비용을 본예산이 아닌 예비비로 충당하려고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민주당은 “정부가 ‘예산 돌려막기(리볼빙)’로 갚아야 할 빚을 뒤로 미뤄 향후 국민의 세 부담을 키웠다”고도 비판했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투입한 공적자금 채무의 상환 사업인 공적자금상환기금 전출사업과 관련해 2023년도 예산으로 2조1600억 원이 편성돼 있었지만 지난해 3000억 원만 상환하고 나머지 1조8600억 원은 갚지 않았다. 진 의장은 “미상환 1조8600억 원에는 가산이자가 붙게 된다”고 지적했다.●기재부 “예산 지출에 법적 문제 없어”정부 예산의 재정상태를 담당하는 기재부 관계자는 이날 민주당의 지적에 대해 “세수 결손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돈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에 따른 시각 차이”라며 “모든 결정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채무 상환을 미룬 것을 두고는 “세수 결손에 따른 민생 사업이나 실물 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2014 회계연도 결산 심사’ 때도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지적됐던 내용이다.민주당은 이달 말부터 열리는 2023회계연도 국회 결산심사에서 정부 예산의 사용 내역을 ‘송곳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진 의장은 “정부의 재정 운용상의 문제점을 낱낱이 드러내고 감사원 감사 및 징계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며 “국회가 승인하지 않은 예비비 사용 내역에 대해선 지출액을 환수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입법 조치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 예결위에서 국가재정법 위반 등을 검증하는 ‘재정 파탄 청문회’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김모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가 살인자다”라고 발언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당 소속 의원 108명 전원 명의로 의원직 제명 징계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 국민의힘은 15일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은 전 의원의 막말에 책임을 묻고 대통령 부부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전 의원을 향해 “이성을 망각한 패륜적 망언”이라고 비판했던 대통령실도 민주당 공식 반응을 보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전날 법사위 회의에서 권익위원장 출신인 전 의원을 향해 “(권익위 국장) 죽음에 본인은 기여를 안 했느냐”고 외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송 의원이 전 의원에게 ‘본인부터 반성하라. 그분의 죽음에 본인은 죄가 없느냐’고 먼저 막말을 해 전 의원의 ‘살인자’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이번 막말 사안으로 권익위 이슈를 덮으려는 여권의 ‘물타기’에 장단을 맞춰 줄 필요가 없다”며 확전을 피하려는 기류도 있다.● 與 “이재명도 살인자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광복절 경축식 뒤 기자들과 만나 전 의원 발언에 대해 “상식적이지 않다”며 “아무리 정치인이라도 그런 발언을 하는 것에 공감할 국민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당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의원 발언은 어떤 말로도 해명이나 설명이 안 된다”며 “대통령 부부에게 사과하고 그런 혐오 발언을 듣게 한 국민에게도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에선 민주당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전 의원이 지지층 표심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발언한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은 “개딸(이 전 대표 강성 지지층)들에게 최고위원으로 뽑아달라고 아양 떠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 여당 지도부 관계자도 “전 의원이 순위가 계속 떨어져 애가 탈 듯도 하다”고 꼬집었다. 전 의원은 최고위원 경선에서 당선권(5위) 밖인 6위를 기록 중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김 여사가 살인자면)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 ‘다섯 명의 살인자’냐”는 역공도 나왔다.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고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등 이 전 대표 사건과 관련해 다섯 명이 사망한 사례를 거론한 것이다. 대통령국정기획비서관 출신인 강명구 의원은 “전 의원에게 묻는다”며 “이 전 대표 주변 인물 다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전 대표는 살인자냐”고 했다. 공식 사과를 요구한 여당은 민주당의 대응에 따라 추가 조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법적 대응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당장 명예훼손 고소 등 구체화한 것은 없지만 민주당 반응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 野 “여당의 ‘막말 더티플레이’” 민주당은 이날 “‘막말 더티플레이’를 한 송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겠다”며 맞섰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도대체 권익위 국장의 죽음에 전 의원이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이냐”라며 “진짜 죄가 있는 사람은 고인에게 외압을 행사한 권익위의 수뇌부와 그 수뇌부에게 외압을 지시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전 의원의 발언 논란에 대해 “말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노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지금이라도 판단을 달리해서 (전 의원에 대한) 제명 추진 입장을 바꿔준다면 (민주당도 송 의원에 대한 제명 추진을) 재고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전 의원의 표현이 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소영 의원은 “(전 의원이) 그렇게 발언한 마음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국회에서 너무 과한 표현이 등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김모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가 살인자다”고 발언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당 소속 의원 108명 전원 명의로 의원직 제명 징계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 국민의힘은 15일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은 전 의원의 막말에 책임을 묻고 대통령 부부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전 의원을 향해 “이성을 망각한 패륜적 망언”이라고 비판했던 대통령실도 민주당 공식 반응을 보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반면 민주당은 전날 법사위 회의에서 권익위원장 출신인 전 의원을 향해 “(권익위 국장) 죽음에 본인은 기여를 안 했느냐”고 외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송 의원이 전 의원에게 ‘본인부터 반성하라. 그분의 죽음에 본인은 죄가 없느냐’고 먼저 막말을 해 전 의원의 ‘살인자’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이번 막말 사안으로 권익위 이슈를 덮으려는 여권의 ‘물타기’에 장단을 맞춰 줄 필요가 없다”며 확전을 피하려는 기류도 있다.● 與 “이재명도 살인자냐”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광복절 경축식 뒤 기자들과 만나 전 의원 발언에 대해 “상식적이지 않다”며 “아무리 정치인이라도 그런 발언을 하는 것에 공감할 국민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당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의원 발언은 어떤 말로도 해명이나 설명이 안 된다”며 “대통령 부부에게 사과하고 그런 혐오 발언을 듣게 한 국민에게도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여당에선 민주당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전 의원이 지지층 표심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발언한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은 “개딸(이 전 대표 강성 지지층)들에게 최고위원으로 뽑아달라고 아양 떠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 여당 지도부 관계자도 “전 의원이 순위가 계속 떨어져 애가 탈 듯도 하다”고 꼬집었다. 전 의원은 최고위원 경선에서 당선권(5위) 밖인 6위를 기록 중이다.국민의힘은 “(김 여사가 살인자면)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 ‘다섯 명의 살인자’냐”는 역공도 나왔다.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고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등 이 전 대표 관련 사건과 관련해 다섯 명이 사망한 사례를 거론한 것이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 강명구 의원은 “전 의원에게 묻는다”며 “이 대표 주변 인물 다섯 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이 대표는 살인자냐”고 했다.공식 사과를 요구한 여당은 민주당의 대응에 따라 추가 조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법적 대응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당장 명예훼손 고소 등 구체화한 것은 없지만 민주당 반응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 野 “여당의 ‘막말 터디플레이’”민주당은 이날 “‘막말 더티플레이’를 한 송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겠다”며 맞섰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도대체 권익위 국장의 죽음에 전 의원이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이냐”라며 “진짜 죄가 있는 사람은 고인에게 외압을 행사한 권익위의 수뇌부와 그 수뇌부에게 외압을 지시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다만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전 의원의 발언 논란에 대해 “말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노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지금이라도 판단을 달리해서 (전 의원에 대한) 제명 추진 입장을 바꿔준다면 (민주당도 송 의원에 대한 제명 추진을) 재고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당내에선 “전 의원의 표현이 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소영 의원은 “(전 의원이) 그렇게 발언한 마음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국회에서 너무 과한 표현이 등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건희가 살인자다. 김건희 윤석열이 (국민권익위원회 김모 국장을) 죽였다.”(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전 의원) 본인은 (김 국장 죽음에) 기여를 안 했나.”(국민의힘 송석준 의원)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안 조사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권익위 국장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전 의원의 ‘김건희 살인자’ 발언에 반발하며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고 나섰고, 대통령실은 발언 5시간 뒤 이례적 브리핑을 열고 “근거 없는 막말이자 인권 유린”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검사 탄핵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을 두고 여야가 설전을 이어가면서 정작 탄핵 관련 질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에는 탄핵 당사자이자 증인으로 채택된 김 검사 본인도 불출석한 가운데, 전체 20명 증인 중 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 등 3명만 출석했다. 지난달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이어 이번에도 ‘맹탕 청문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건희 살인자’ 발언에 용산 “패륜적 망언” 이날 오전 청문회가 개의한 직후 나온 ‘살인자’ 발언에 여야 의원들은 서로를 향해 고성을 내지르며 설전을 벌였다. 발단은 권익위원장 출신인 전 의원이 “권익위 수뇌부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등을 덮기 위해 강직한 공직자를 억울하게 희생시켰다”고 말하면서였다. 이에 송 의원이 “(전 의원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맞받자 전 의원은 “김건희가 살인자예요”라고 외쳤다. 여야 의원들의 충돌에 청문회는 시작 50분 만에 정회됐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송 의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발언권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면책특권 뒤에 숨어 이성을 상실한 패륜적 망언을 퍼부었다”며 “민주당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국민이 뽑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가족을 향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내뱉었다”며 “공직사회를 압박해 결과적으로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민주당”이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는 법적 조치 검토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전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고인의 죽음에 책임을 느껴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사실관계를 왜곡해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재반박하며 하루 종일 공방이 이어졌다. 권익위는 김 국장의 순직 인정을 적극 돕고, 정부에 표창 수여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유족이 소속 기관을 상대로 ‘순직 유족 급여’를 청구하는 과정에서 인사혁신처가 순직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순직이 인정되려면 고인이 공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로 질병이 악화됐거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인식 능력이 떨어져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에 해당해야 한다.● 野 “김영철-장시호 부적절 관계” 공방 민주당 의원들은 “김 검사와 최순실 씨 조카인 장시호 씨의 사적 관계 여부를 파헤치겠다”면서 한 인터넷 매체가 공개한 장 씨와 지인 간 통화 녹취록 등을 공개하며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해당 녹취록엔 장 씨가 김 검사를 ‘오빠’, ‘김 스타’로 부르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김 검사가 김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과 함께 국정농단 특검 당시 김 검사가 장 씨와 사적 관계를 맺고 허위 증언 연습을 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은 김 검사와 장 씨의 관계를 확인하겠다며 장 씨가 구속돼 있던 서울구치소를 19일 현장 검증하는 내용의 건도 단독으로 채택했다. 이에 맞서 여당은 “(장 씨가 이미) 자신이 거짓말한 것이라며 김 검사에게 용서를 구한 바 있다”고 일축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건희가 살인자다. 김건희·윤석열이 (국민권익위원회 김모 국장을) 죽였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전 의원) 본인은 (김 국장 죽음에) 기여를 안 했나.”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안 조사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권익위 국장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전 의원의 ‘김건희 살인자’ 발언에 반발하며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고 나섰고, 대통령실은 발언 5시간 뒤 이례적 브리핑을 열고 “근거 없는 막말이자 인권 유린”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검사 탄핵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을 두고 여야가 설전을 이어가면서 정작 탄핵 관련 질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에는 탄핵 당사자이자 증인으로 채택된 김 검사 본인도 불출석한 가운데, 전체 20명 증인 중 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 등 3명만 출석했다. 지난달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이어 이번에도 ‘맹탕 청문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건희 살인자’ 발언에 용산 “패륜적 망언”이날 오전 청문회가 개의한 직후 나온 ‘살인자’ 발언에 여야 의원들은 서로를 향해 고성을 내지르며 설전을 벌였다. 발단은 권익위원장 출신인 전 의원이 “권익위 수뇌부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등을 덮기 위해 강직한 공직자를 억울하게 희생시켰다”고 말하면서였다. 이에 송 의원이 “(전 의원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맞받자 민주당 장경태 의원도 “김건희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라고 가세했다. 여야 의원들의 충돌에 청문회는 시작 50분 만에 정회됐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송 의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발언권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면책특권 뒤에 숨어 이성을 상실한 패륜적 망언을 퍼부었다”며 “민주당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국민이 뽑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가족을 향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내뱉었다”며 “공직사회를 압박해 결과적으로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민주당”이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는 법적 조치 검토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으로 알려졌다.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전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고인의 죽음에 책임을 느껴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사실관계를 왜곡해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재반박하며 하루 종일 공방이 이어졌다.권익위는 김 국장의 순직 인정을 적극 돕고, 정부에 표창 수여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유족이 소속 기관을 상대로 ‘순직 유족 급여’를 청구하는 과정에서 인사혁신처가 순직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순직이 인정되려면 고인이 공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로 질병이 악화됐거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인식 능력이 떨어져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에 해당해야 한다.● 野 “김영철·장시호 부적절 관계” 공방민주당 의원들은 “김 검사와 최순실 씨 조카인 장시호 씨의 사적 관계 여부를 파헤치겠다”며 한 인터넷 매체가 공개한 장 씨와 지인 간 통화 녹취록 등을 공개하며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해당 녹취록엔 장 씨가 김 검사를 ‘오빠’, ‘김 스타’로 부르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김 검사가 김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과 함께 국정농단 특검 당시 김 검사가 장 씨와 사적 관계를 맺고 허위 증언 연습을 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은 김 검사와 장 씨의 관계를 확인하겠다며 장 씨가 구속돼있던 서울구치소를 19일 현장 검증하는 내용의 건도 단독으로 채택했다. 이에 맞서 여당은 “(장 씨가 이미) 자신이 거짓말한 것이라고 김 검사에게 용서를 구한 바 있다”고 일축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반대에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을 재가하자 한 대표는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재차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누차 밝혔듯 사면 복권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인 만큼 당연히 결정된 대로 재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환영 입장을 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권의 ‘야권 갈라치기’ 시도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결정 직전까지 다양한 이견이 제기될 수 있지만 민주주의 과정의 일환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 대표의 반대가 결정을 바꿀 사유는 아니었다는 취지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에서 소신과 의견을 다양하게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복권 재가 이후에 한 대표도 별말 없지 않느냐”며 “당정은 이미 결정된 사항을 갖고 불협화음을 내진 않는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미 결정된 것이기에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존중한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말씀드린 대로 해석해달라”고 했다. 당내에선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대표는 동아일보에 “차별화 전략 같은 것은 없다. 사안별로 상식에 맞는 대응을 할 뿐”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국민 눈높이’와 대통령실 방침이 다르다고 판단되면 목소리를 내는 수평적 당정 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이날까지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하는 글이 약 1만 개 올라왔다. 복권 재가 직후엔 “윤 대통령은 탈당하라” “탄핵이 답이다” 등 거센 반발이 쏟아졌다. 한 여당 재선 의원은 “보수 재집권 전략 플랜은 보이지도 않는데 야권의 대선 주자 수만 늘려준 꼴”이라며 “보수 지지층 사이에선 ‘윤 대통령이 민주당의 트로이 목마’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우리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겠다”며 “저의 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더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다. 정치 재개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정부의 이번 (복권) 조처가 드루킹 일당의 허위 진술과 오염된 증거로 치러야 했던 김 전 지사의 억울한 옥고에 대한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고 환영했다. 이재명 전 대표는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당원들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국민과 민주당을 위해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김 전 지사 측이 이 전 대표와 각을 세우겠다는 기류가 아니기 때문에 김 전 지사의 등판이 오히려 ‘이재명 일극 체제’ 관련 부담을 덜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여권의 ‘야권 분열’ 의도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두 차례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을 8일 재발의했다. 두 번째 특검법이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된 지 2주 만이다. 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하고,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이 이름을 올린 세 번째 특검법은 특검 수사 대상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이 김건희 여사 등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한 불법 로비 의혹’을 추가하는 등 이전보다 강화됐다. 채 상병 특검법에 김 여사의 이름이 적시된 건 처음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안했던 ‘제3자 특검 추천’ 방안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전과 같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특검을 추천하도록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더 강화된 채 상병 특검법을 먼저 발의해 한 대표를 압박하고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셈법이다. 박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특검법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한 대표도 자신이 생각하는 특검법안을 내놓길 바란다”며 “그래야 토론이든 협상이든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제3자 추천안’을 검토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여당에서 의견이 나오면 어차피 상임위에서 특검법을 서로 통합해 심리해야 한다”며 “(민주당 내에서도) 3자 추천안이 좋을 수 있다는 의견도 마침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野, 채 상병 특검법에 ‘金여사 등에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추가金여사 2차례 적시 특검법 발의한동훈 제안한 ‘특검 3자 추천’ 없어… 박찬대 “마음에 안들면 특검법 내라”與 “기존보다 독소조항 더 많고 허접… 왜 이렇게 목매다는지 이해 안돼”“더불어민주당의 특검법이 마음에 안 들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자신이 생각하는 특검법을 내놓길 바란다.”(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더 강하고 더 센 특검법이 아니라 더 허접한 특검법이다.”(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 민주당이 8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에 적시하는 등 더 강화된 내용의 세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한 것은 앞서 ‘대법원장 등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제시했던 한 대표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3자 특검 추천안을 둘러싼 여권 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갈등을 키우겠다는 것. 한 대표가 끝내 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당 대표가 자신의 발언을 지키지 못했다’고 정치적 타격을 입히겠다는 셈법도 있다. 민주당은 18일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연임에 성공한 뒤인 8월 말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 특검법에 김건희 여사 두 번 적시 박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하고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이 이름을 올린 세 번째 채 상병 특검법에는 김 여사의 이름이 두 차례 나왔다. 이들은 법안 제안 이유에 “채 해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이 김건희 등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한 불법 로비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고 밝힌 뒤 수사 대상에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추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두 개의 특검법엔 김 여사가 명시되지 않았다. 민주당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특검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면서 “김 여사가 ‘이종호-임성근’의 구명 로비에 직접 연관이 있다면 비선출 권력이 선출 권력을 좌지우지한 국정농단”이라며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의 수사 대상은 이전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 수사 외압 의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 과정 등을 포괄했다. 윤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특검 추천권도 이전 특검법과 같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갖도록 했다. 제3자 추천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특검법을 발의하면서도 한 대표를 거듭 압박했다. 이를 통해 대통령실과 여당 간 갈라치기를 하겠다는 취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표가 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민주당 법안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예 특검을 안 하겠다는 말이고, 이것은 한 대표가 전당대회 때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자백과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도 한 대표가 실제 제3자 특검 추천안을 낼 경우 이를 수용할 수 있느냐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이제 갓 당 대표가 된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여당 당원 다수가 반대하는 제3자 특검 추천안을 내놓을 수 있겠느냐, 못 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며 “한 대표가 자신의 말을 어겨 정치인으로서 궁색해지면 그것대로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與 “기존보다 더 독소 조항”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세 번째 발의한 특검법은 수사 대상과 증거 수집 기간 등을 확대 명시하는 등 기존보다 더 독소 조항으로 차 있다”며 반발했다. 친한계 핵심인 장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벌써 이 특검법만 세 번째 반복하고 있는 것인데, 민주당이 왜 이토록 이 특검법에 목매달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특검법에 임성근 로비 의혹이 수사 대상에 포함된 만큼 한 대표가 당장 특검법 발의를 추진하긴 어렵다는 기류다. 친한계 의원은 “야당이 정쟁을 목적으로 법안을 발의했는데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 부분만 따로 떼서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을 발의하는 것은 모양새가 이상하다”고 했다. 지도부 관계자도 “세 번째 특검법에는 우리 당에서 ‘사기탄핵 공작’이라고 규정하는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이 들어 있는데, 타협은커녕 어깃장을 놓는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에 대한 여론의 평가 등에 따라 한 대표가 특검법을 추진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도망칠 필요가 없다는 게 대표의 의중”이라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두 차례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을 8일 재발의했 두 번째 특검법이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된 지 2주 만이다. 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하고,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이 이름을 올린 세 번째 특검법은 특검 수사대상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먼트 대표 등이 김건희 여사 등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한 불법 로비 의혹’을 추가하는 등 이전보다 강화됐다. 채 상병 특검법에 김 여사의 이름이 적시된 건 처음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안했던 ‘제3자 특검 추천’ 방안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전과 같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특검을 추천하도록 했다.민주당 지도부는 더 강화된 채 상병 특검법을 먼저 발의해 한 대표를 압박하고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셈법이다. 박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특검법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한 대표도 자신이 생각하는 특검법안을 내놓길 바란다”며 “그래야 토론이든 협상이든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제3자 추천안’을 검토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여당에서 의견이 나오면 어차피 상임위에서 특검법을 서로 통합해 심리해야 한다”며 “(민주당 내에서도) 3자 추천안이 좋을 수 있다는 의견도 마침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더 세진 채상병 특검법… 金여사 두 번 적시, 한동훈 제안 ‘제3자 추천안’ 미반영“더불어민주당의 특검법이 마음에 안 들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자신이 생각하는 특검법을 내놓길 바란다.”(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더 강하고 더 센 특검법이 아니라 더 허접한 특검법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민주당이 8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수사대상에 적시하는 등 더 강화된 내용의 세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한 것은 앞서 ‘대법원장 등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제시했던 한 대표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3자 특검 추천안을 둘러싼 여권 내 친윤(친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계 간 갈등을 키우겠다는 것. 한 대표가 끝내 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당 대표가 자신의 발언을 지키지 못했다’고 정치적 타격을 입히겠다는 셈법도 있다. 민주당은 18일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연임에 성공한 뒤인 8월 말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 특검법에 김건희 여사 두 번 적시박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하고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이 이름을 올린 세 번째 채 상병 특검법에는 김 여사의 이름이 두 차례 나왔다. 이들은 법안 제안 이유에 “채 해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 김건희 등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한 불법 로비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고 밝힌 뒤 수사 대상에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추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두 개의 특검법엔 김 여사가 명시되지 않았다.민주당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특검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면서 “김 여사가 ‘임종호-임성근’의 구명 로비에 직접 연관이 있다면 비선출 권력이 선출 권력을 좌지우지한 국정농단”이라며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밖의 수사대상은 이전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 수사 외압 의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과정 등을 포괄했다. 윤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특검 추천권도 이전 특검법과 같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갖도록 했다. 제3차 추천안은 포함하지 않았다.민주당은 특검법을 발의하면서도 한 대표를 거듭 압박했다. 이를 통해 대통령실과 여당 간 갈라치기를 하겠다는 취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표가 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민주당 법안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예 특검을 안 하겠다는 말이고 이것은 한 대표가 전당대회 때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자백과 같다”고 말했다.다만 당 내에서도 한 대표가 실제 제3자 특검 추천안을 낼 경우 이를 수용할 수 있느냐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이제 갓 당 대표가 된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여당 당원 다수가 반대하는 제3자 특검 추천안을 내놓을 수 있겠느냐, 못 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며 “한 대표가 자신의 말을 어겨 정치인으로서 궁색해지면 그것대로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與 “기존보다 더 독소 조항”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세 번째 발의한 특검법은 수사 대상과 증거 수집 기간 등을 확대 명시하는 등 기존보다 더 독소조항으로 차 있다”며 반발했다. 친한계 핵심인 장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벌써 이 특검법만 세 번째 반복하고 있는 것인데 민주당이 왜 이토록 이 특검법에 목매달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했다.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특검법에 임성근 로비 의혹이 수사대상에 포함된 만큼 한 대표가 당장 특검법 발의를 추진하긴 어렵다는 기류다. 친한계 의원은 “야당이 정쟁을 목적으로 법안을 발의했는데 대통령실의 수사외압 의혹 부분만 따로 떼서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을 발의하는 것은 모양새가 이상하다”고 했다. 지도부 관계자도 “세 번째 특검법에는 우리 당에서 ‘사기탄핵 공작’이라고 규정하는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이 들어있는데, 타협은커녕 어깃장을 놓는 수준”이라고 했다.다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결과에 대한 여론의 평가 등에 따라 한 대표가 특검법을 추진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의혹 해소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도망칠 필요 없다는 것이 대표의 의중”이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검찰이 야당 의원과 보좌진, 언론인 등의 통신이용자 정보 자료를 무더기로 조회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권에서도 “검찰의 통신조회를 법원 영장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수만 뒤바뀐 채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데다 기본권 침해 소지가 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잇달아 법원의 영장이 있어야 통신이용자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통신이용자 정보 자료는 수사기관이 법원의 허가 없이 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가입정보로, 영장을 발부받아야 받을 수 있는 ‘통신사실 확인자료’와 다르다. 5선 중진이자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어느 정권에서든 검찰 혹은 다른 수사기관들이 좀 과하게 통신조회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법원에 의한 통제, 영장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프라이버시권에 대한 침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사 목적상 필요할 때는 어쩔 수 없지만 어느 정도의 제한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판사 출신이자 친한(친한동훈)계 핵심인 장동혁 최고위원이 “(검찰의 통신조회에) 법원의 영장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힌 데 이어 여권에서 추가로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나온 것이다. 민주당은 검찰이 통신정보를 조회할 때도 반드시 법원 영장을 받도록 하는 내용으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이날 “검찰이 (통신조회) 제도를 악용하고 있기 때문에 법원의 영장주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도 통신정보 관련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법원 영장이 있어야만 통신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권영세 등 與 법조출신 “통신조회 통제 필요”… 野 “영장제 도입”[무차별 통신조회 파문]“개인 프라이버시, 더 엄한 제한 둬야”檢조회 작년 148만건… 17만건 늘어민주당 ‘법원 영장주의’ 법개정 나서… “신속한 수사 방해” 반대 목소리도여권에서도 검찰의 통신 조회 제한 필요성 목소리가 나오는 건 국민의힘도 야당이던 2021년 한 차례 비슷한 피해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사 판사 등 법조인 출신의 중량급 여당 의원들이 이번 논란에 의견을 보태고 나서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현행법상 검찰 등 수사기관은 법원의 영장 없이 통신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통화 내역까지 확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신 조회만으로도 평소 누구와 통화를 하는지가 드러난다. 검찰이 정치인과 언론인의 경우 인적 네트워크를 고스란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통신 조회를 하면 사후에 검찰이 통지를 해야 하긴 하지만 사용 목적을 ‘수사’라고만 적는 경우가 많아, 당사자들은 통신이 조회된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맹점이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與 내에서도 “통신 조회 영장주의 필요”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아직까지 통신 조회 논란에 대해선 거리를 두고 있다. 윤석열 정부 검찰에서 불거진 논란인 데다 야당이 의도적으로 불씨를 키워 ‘이재명 전 대표 방탄’에 활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는 “제도 개선 논의는 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7일 통화에서 “통신 조회와 관련한 법 조항을 검찰이나 수사기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일정한 부분을 통제하는 게 필요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요즘은 개인정보 부분이 조금 더 엄격하게 가고 있기 때문에 개인 프라이버시에 더 중한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도 2021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 조회 대상자 중 한 명이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통신내역 조회는 야당일 때 저도 당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 검찰이) 절차에 따라 한 걸로 알고 있는데, 한번 보겠다”고 말했다. 전날 친한계 핵심 장동혁 의원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100% 공감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익명을 요구한 다른 친한계 재선 의원 역시 “3년 전에 문재인 정부 때 우리를 엄청나게 조회했던 걸 생각하면 역지사지”라면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영장주의가 원칙이 돼야 한다. 일반론적으로 보면 불합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의 김상욱 의원(초선)도 통화에서 “법원에서 한 번 더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다른 초선 의원도 “영장을 차라리 정식으로 받으면 그 과정에서 과도하게 조회가 이뤄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사에는 신속성과 기밀성이 있어야 한다”(법조인 출신 재선 의원) “통신 조회를 할 때마다 영장을 청구하면 초급을 다투는 사건을 망쳐 버린다”(법조인 출신 초선 의원) 등 반발 목소리도 여전해 당내 의견을 모으는 데 난관이 예상된다.● “1년 만에 검찰 통신 조회 건수 17만 건 늘어” 민주당은 법원의 영장을 받아야 통신 조회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에 나섰다. 당 차원에서 이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검찰이 통신 조회 사실을 통보할 때 조회 이유도 함께 알리도록 법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 전수조사를 마친 민주당은 일반인들의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통신사찰 피해자 신고센터’를 여는 한편 검찰을 선거방해죄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으로 고발하는 안을 검토하는 등 검찰을 향한 전방위적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번 통신사찰은 중앙 검찰이 정권 비판적 인사에 대한 정보를 조회하고 이를 보관하는 디지털 캐비닛(을 만들려 한 시도)으로 볼 수 있다”며 “정치검찰이 통신 조회 사실을 7개월 뒤 늦장 통보한 것도 4월 총선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원 의원실에 따르면 검찰의 통신이용자정보 조회 건수는 2022년 130만5620건에서 2023년 147만9392건으로 약 17만 건 늘어났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전방위적인 통신 조회가 윤석열 정부 들어 다시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법조계에서도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특정 개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기관이 정보를 확보하는 것은 정보의 경중을 떠나 사생활 침해”라며 “현행 사후통지 제도도 유예를 할 수 있게 설계돼 있는데, 수사기관이 이를 결정하는 방식이라 남용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통신정보 제공이 손쉽게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시민 대다수는 누군가와 통화를 할 때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게 됐다”며 “영장주의에 입각해 법원에서 판단하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수사의 효율성과 수사 기밀 등을 위해 현행처럼 영장 없이 조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반론도 이어지고 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신이용자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초보적이고 기초적인 수사자료 조회”라며 “가입자 정보만 확인하는 거라 인권 침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검찰이 ‘대선 개입 여론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치인과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통신이용자정보를 조회한 것을 두고 5일 논란이 이어졌다. 검찰이 통신정보를 조회한 사람 중에는 언론인의 지인이나 친척 등 일반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통신 사찰’로 규정하고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당 의원, 보좌진을 대상으로 통신 조회 여부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검사 탄핵 청문회 때 해당 문제를 따지겠다며 당 차원의 대응을 예고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참여연대 등 7개 단체는 검찰의 통신기록 조회를 민간인 사찰로 규정하고 수사 책임자 파면을 요구했다. 동아일보에도 통신 조회 통보를 받은 기자가 지금까지 5명으로 파악된 가운데 다른 언론사 기자나 일반인 중에서도 조회자가 확인되고 있어 민간인을 상대로 한 ‘무차별 조회’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검찰은 “적법한 수사를 위한 통상 절차”라며 통신 조회의 정확한 이유 및 대상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어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野 “대놓고 불법 정치사찰”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입틀막’ 하고 방송 장악 쿠데타도 부족해 이젠 대놓고 불법적 정치사찰을 자행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수사기관의 통신 조회에 대해 “불법 사찰” “게슈타포나 할 짓”이라고 했던 것을 인용하며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게슈타포가 판 치는 나치 정권”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 소속 의원들과 보좌진,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통신 조회 여부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탄핵소추안이 회부된 검사 4명 중) 강백신 검사가 (통신 조회가 이뤄진) 당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 부장검사였기 때문에 탄핵 조사 때 이를 포함하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조회 후 7개월이 지난 뒤에야 통보한 점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갔다. 이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의 늦은 통보는) 국회가 지난해 통과시킨 (통신 조회 30일 이내에 통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두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취지에 어긋난다”며 “당 법률위에서 위법 사안이 없는지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7개 단체는 “국가 권력 기관에 의한 유례 없는 민간인 사찰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수사 책임자 전원을 즉시 파면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검찰 “적법한 수사 위한 통상 절차” 검찰 내부에서는 “현행법을 준수해서 적법한 절차대로 ‘통신이용자정보(가입자) 조회’가 이뤄졌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특히 통상의 수사 절차가 정쟁의 수단으로 비친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수사기관은 피의자 또는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에 대해선 통신 영장을 받아 전화번호로만 나열된 통화 내역을 분석하고, 이들이 접촉한 전화번호의 사용자가 누군지 가입자 조회를 하는 방식으로 기초 수사를 진행한다. 검찰 관계자는 “가입자 조회를 하기 전까진 피의자와 통화한 당사자가 누구인지 사전에 알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검찰은 조회 7개월 후 통지한 것도 적법한 절차라는 입장이다. 관련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고 단순한 수사 관련자의 지인이라고 하더라도 이들에게 통신 수사 중인 사실과 수사 목적이 알려지면 피의자 등에게 내용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증거인멸 등 우려가 있는 경우 통지 시점을 최대 7개월까지 늦출 수 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대선 개입 여론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치인과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통신이용자정보를 조회한 것을 두고 5일 논란이 이어졌다. 검찰이 통신정보를 조회한 사람 중에는 언론인의 지인이나 친척 등 일반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통신 사찰’로 규정하고 “간이 배밖으로 나왔나”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당 의원, 보좌진을 대상으로 통신조회 여부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검사 탄핵 청문회 때 해당 문제를 따지겠다며 당 차원 대응을 예고했다.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참여연대 등 7개 단체는 검찰의 통신기록 조회를 민간인 사찰로 규정하고 수사 책임자 파면을 요구했다. 동아일보에도 통신조회 통보를 받은 기자가 지금까지 5명으로 파악된 가운데 다른 언론사 기자나 일반인 중에서도 조회자가 확인되고 있어 민간인을 상대로 한 ‘무차별 조회’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검찰은 “적법한 수사를 위한 통상 절차”라며 통신 조회의 정확한 이유 및 대상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野 “대놓고 불법 정치사찰”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겸 직무대행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입틀막’하고 방송장악 쿠데타도 부족해 이젠 대놓고 불법적 정치사찰을 자행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수사기관의 통신 조회에 대해 “불법사찰” “게슈타포나 할 짓”이라고 했던 것을 인용하며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게슈타포가 판치는 나치정권”이라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자신이 받은 통신조회 사실 통지 문자를 공개하며 “검찰은 (정부의) 콜검이 돼 하라는 대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민주당은 이날 당 소속 의원들과 보좌진,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통신조회 여부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탄핵소추안이 회부된 검사 4명 중) 강백신 검사가 (통신조회가 이뤄진) 당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 부장검사였기 때문에 탄핵 조사 때 이를 포함하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민주당은 검찰이 조회 후 7개월이 지난 뒤에야 통보한 점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갔다. 이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의 늦은 통보는) 국회가 지난해 통과시킨 (통신 조회 30일 이내에 통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두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취지에 어긋난다”며 “당 법률위에서 위법 사안이 없는지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언론 관련 7개 단체는 “국가 권력 기관에 의한 유례 없는 민간인 사찰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수사 책임자 전원을 즉시 파면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검찰 “적법한 수사 위한 통상 절차”검찰 내부에서는 “현행법을 준수해서 적법한 절차대로 ‘통신이용자정보(가입자) 조회’가 이뤄졌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특히 통상의 수사 절차가 정쟁의 수단으로 비춰진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수사기관은 피의자 또는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에 대해선 통신 영장을 받아 전화번호로만 나열된 통화 내역을 분석하고, 이들이 접촉한 전화번호의 사용자가 누군지 가입자 조회를 하는 방식으로 기초 수사를 진행한다. 검찰 관계자는 “가입자 조회를 하기 전까진 피의자와 통화한 당사자가 누구인지 사전에 알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검찰은 조회 7개월 후 통지한 것도 적법한 절차라는 입장이다. 관련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고 단순한 수사 관련자의 지인이라도 하더라도 이들에게 통신 수사 중인 사실과 수사목적이 알려지면 피의자 등에게 내용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증거인멸 등 우려가 있는 경우 통지시점을 최대 7개월까지 늦출 수 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등 민주당 의원 10여 명과 보좌진, 언론인 등의 통신이용자정보 자료를 대거 조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뤄진 적법한 조회”라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법적으로 조회 후 30일 이내에 통보해야 하는데 올해 1월에 이뤄진 통신 조회 사실을 (4·10총선 이후) 8월에 통지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선거 개입이자 여론 조작”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2021년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 대규모 통신 조회를 한 사실이 드러나 ‘마구잡이 조회 의혹’이 일었던 것처럼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3일 페이스북에 “통신 조회가 유행인 모양인데 제 통신 기록도 (조회됐다)”라며 통신이용자정보가 제공됐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캡처 화면을 올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가 올해 1월 4일 수사를 목적으로 이 전 대표의 성명과 전화번호 등 통신이용자정보를 제공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민주당 김승원 추미애 의원도 같은 내용의 통신정보 제공 관련 문자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노종면 박범계 양부남 허종식 등 10여 명의 의원도 주말 새 민주당 의원 단톡방에 통신 조회 통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한 보좌관은 “보좌진 다수도 같은 통지 문자를 받아 당황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검찰의 대규모 통신 조회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산저축은행 수사 관련 허위 사실을 보도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내용의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증거 인멸과 도주 등 수사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에 따라 통지 기한을 최대 7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檢, 피의자도 아닌데 전방위 통신정보조회… 7개월 돼서야 통보野의원 등 통신조회 파장30일내 통보 규정… 野 “檢 마구잡이 수사, 선거 개입”檢 “수사 보안… 7개월내 통보 가능”文정부때 공수처가 尹 등 통신조회… 당시 尹 “미친짓” 이재명 “문제없어”검찰은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하던 올해 1월 초 대규모 통신자료 조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부산저축은행 수사 관련 허위 사실을 보도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건이다. 검찰의 통신자료 조회 사실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에게 개별 통보된 건 지난해 말 개정돼 올해 1월 1일 시행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절차다. 헌법재판소는 2022년 7월 사후 통보 절차가 포함되지 않은 통신자료 조회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국회는 지난해 12월 통신자료 조회 시 30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통지하도록 규정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통신이용자정보에는 수사기관이 법원의 허가 없이 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가입 정보 등이 포함된다. 가입자의 착·발신 통화 내역은 포함되지 않는다.● 野 “혐의점 없이 마구잡이 수사” 검찰은 통신자료 조회를 몇 명이나 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 보안 사안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조회 통보를 받은 민주당 의원들이 “법원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마구잡이식으로 무더기로 통신이용자 정보를 가져갔다”고 반발하는 이유다. 민주당 김병기 김승원 노종면 맹성규 박균택 박범계 양부남 전용기 정성호 허종식 등 10여 명의 의원은 주말 동안 의원 단체 대화방에 검찰의 통신자료 조회 사실을 공유했다. 현역 의원 외에 이 후보 대선 캠프 출신인 김병욱 전 의원을 비롯해 다수의 보좌진, 당직자, 언론인들도 통신자료 조회 대상 통보를 받았다. 통보를 받은 한 의원은 통화에서 “검찰이 구체적인 혐의점도 없이 전방위로 그물망 치기로 통신 조회에 나선 것 아니냐”며 “이 후보와 가까운 이들에 대한 마구잡이식 수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조회 후 7개월이 지나서야 통보한 점도 문제 삼고 있다. 4월 총선을 고려한 “선거 개입이자 여론 조작”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건 핵심 피의자인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위원장에 대한 구속 기소가 지난달에야 이뤄진 만큼 수사 보안을 위해 그동안은 통지가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피의자 등 수사 관련자들과 통화한 것으로 확인되는 전화번호가 누구의 전화번호인지를 확인하는 ‘단순 통신가입자 조회’를 실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개정된 법에도 증거인멸 도주 등 공정한 사법 절차 진행을 방해할 우려 등이 있을 경우 최대 7개월까지 유예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만큼 “적법한 절차”라고 했다. 일각에선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 수사기관의 ‘재량’을 너무 넓게 허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기관이 통신업체로부터 개인 통신자료를 제공받은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정확히 밝히라는 취지로 법 개정이 이뤄진 만큼 검찰이 통보 유예를 보다 신중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개정된 법이 올해 1월 1일 시행됐고, 유예 한도인 7개월이 지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통신자료 조회 통보가 계속 이어져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도 “핵심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유예 조항을 두더라도 사건과 관련성이 작은 경우 즉각 통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3년 전 尹 “미친 짓”, 李 “문제없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은 검찰을 앞세운 사정정치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수사 과정에 따른 절차”라며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약 3년 만에 여야의 공수가 바뀌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부와 소속 의원 89명 등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나자 ‘불법 민간인 사찰’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당시 윤 대통령도 “저와 제 처, 제 처의 친구들, 심지어 제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을 했다”며 “미친 사람들 아니냐”고 했다. 반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에서도 (조회했다)”라며 “법령에 의한 행위를 사찰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과거 공수처 통신 조회를 통보받았던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이제 와서 이재명 통신자료를 조회했다고 정치검찰 운운한다”고 했다. 통신이용자정보 조회검찰 등 수사기관이 법원의 허가 없이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에 통신 이용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에 대한 자료 열람 및 제출을 요청하는 제도.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등 민주당 의원 10여 명과 보좌진, 언론인 등의 통신이용자정보 자료를 대거 조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뤄진 적법한 조회”라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법적으로 조회 후 30일 이내에 통보해야 하는데 올해 1월에 이뤄진 통신조회 사실을 (4·10총선 이후) 8월에 통지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선거개입이자 여론조작”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2021년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 대규모 통신 조회를 한 사실이 드러나 ‘마구잡이 조회 의혹’이 일었던 것처럼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이 전 대표는 3일 페이스북에 “통신 조회가 유행인 모양인데 제 통신 기록도 (조회됐다)”며 통신이용자정보가 제공됐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캡처 화면을 올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가 올해 1월 4일 수사를 목적으로 이 전 대표의 성명과 전화번호 등 통신이용자정보를 제공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민주당 김승원 추미애 의원도 같은 내용의 통신정보 제공 관련 문자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노종면 박범계 양부남 허종식 등 10여 명의 의원들도 주말 새 민주당 의원 단톡방에 통신조회 통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한 보좌관은 “보좌진 다수도 같은 통지 문자를 받아 당황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검찰의 대규모 통신 조회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산저축은행 수사 관련 허위 사실을 보도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내용의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증거 인멸과 도주 등 수사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에 따라 통지 기한을 최대 7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검찰은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하던 올해 1월 초 대규모 통신자료 조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부산저축은행 수사 관련 허위 사실을 보도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건이다.검찰의 통신자료 조회 사실이 이재명 전 대표 등에게 개별 통보된 건 지난해 말 개정돼 올해 1월 1일 시행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절차다. 헌법재판소는 2022년 7월 사후 통보 절차가 포함되지 않은 통신자료 조회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국회는 지난해 12월 통신자료 조회 시 30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통지하도록 규정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통신이용자정보에는 수사기관이 법원의 허가 없이 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가입 정보 등이 포함된다. 가입자의 착·발신 통화 내역은 포함되지 않는다.● 野 “혐의점 없이 마구잡이 수사”검찰은 통신자료 조회를 몇 명이나 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 보안 사안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조회 통보를 받은 민주당 의원들이 “법원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마구잡이식으로 무더기로 통신이용자 정보를 가져갔다”고 반발하는 이유다.민주당 김병기 김승원 노종면 맹성규 박균택 박범계 양부남 전용기 정성호 허종식 등 10여 명의 의원은 주말 동안 의원 단체 대화방에 검찰의 통신자료 조회 사실을 공유했다. 현역 의원 외에 이 후보 대선 캠프 출신인 김병욱 전 의원을 비롯해 다수의 보좌진, 당직자, 언론인들도 통신자료 조회 대상 통보를 받았다. 통보를 받은 한 의원은 통화에서 “검찰이 구체적인 혐의점도 없이 전방위로 그물망 치기로 통신 조회에 나선 것 아니냐”며 “이 후보와 가까운 이들에 대한 마구잡이식 수사”라고 비판했다.민주당은 검찰이 조회 후 7개월이 지나서야 통보한 점도 문제 삼고 있다. 4월 총선을 고려한 “선거 개입이자 여론 조작”이라는 주장이다.이에 대해 검찰은 사건 핵심 피의자인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위원장에 대한 구속 기소가 지난달에야 이뤄진 만큼 수사 보안을 위해 그동안은 통지가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또 개정안에도 증거인멸 도주 등 공정한 사법 절차 진행을 방해할 우려 등이 있을 경우 최대 7개월까지 유예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만큼 “적법한 절차”라고 했다.다만 일각에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수사기관의 ‘재량’을 너무 넓게 허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기관이 통신업체로부터 개인 통신자료를 제공받은 경우 빠른 시간 내 정확히 밝히라는 취지로 법 개정이 이뤄진만큼 검찰이 통보 유예를 보다 신중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개정안이 올해 1월 1일 시행됐고, 유예 한도인 7개월이 지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통신자료 조회 통보가 계속 이어져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도 “핵심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유예 조항을 두더라도 사건과 관련성이 적은 경우 즉각 통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3년 전 尹 “미친 짓”, 李 “문제 없다”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은 검찰을 앞세운 사정정치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수사 과정에 따른 절차”라며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이를 두고 약 3년 만에 여야의 공수가 바뀌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부와 소속 의원 89명 등에 대해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나자 ‘불법 민간인 사찰’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당시 윤 대통령도 “저와 제 처, 제 처의 친구들, 심지어 제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을 했다”며 “미친 사람들 아니냐”고 했다.반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에서도 (조회했다)”며 “법령에 의한 행위를 사찰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과거 공수처 통신조회를 통보받았던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이제 와서 이재명 통신자료를 조회했다고 정치검찰 운운한다”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종목의 국가 대표”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수사 대상에 명시한 첫 특검법인 ‘권익위·윤석열·김건희 특검법’을 1일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국민권익위원장 출신인 전 의원이 이날 발의한 법안은 권익위가 김건희 여사에 대해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면죄부를 발급해 준 경위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명품백을 수수한 대통령 부부의 뇌물죄 혐의와 김 여사의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대통령의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을 수사하는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내용을 담았다.전 의원은 “이번 특검법으로 독립기관인 반부패총괄기관으로서 권익위의 존재가치를 확인하겠다”며 “필요하다면 대대적인 개편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일가 지키기 행태를 보여온 수사기관이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지 않는다”며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전 의원은 앞서 권익위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종결 처분을 내리자 “부정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한 경우 공직자는 이를 반환하고 신고할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 권익위는 김 여사가 수수한 명품백이 반환되지 않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신고하지 않았음에도, 윤 대통령 부부에게 면죄부를 제공했다”고 규탄한 바 있다.권익위는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관련 참여연대가 재신고한 사건에 관해 최근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4일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관련 청문회를 열고 김건희 여사와 이원석 검찰총장,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를 증인으로 부르는 안건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김 검사가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을 ‘부실 수사’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서 장 씨에게 법정에서 허위 증언을 하도록 교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근거가 부족한 정쟁용 탄핵”이라고 반발했다. 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상정하고, 14일 관련 청문회를 열어 김 여사 등 증인 20명과 참고인 5명을 부르는 내용의 탄핵안 조사계획서 및 청문회 증인 출석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사계획서 의결엔 불참했고 증인 출석 요구엔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 검사와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엄희준 부천지청장 등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안의 법사위 회부 안건을 단독 처리한 바 있다. 김 검사의 탄핵 사유에는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등이 연루된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별건 수사했다는 의혹도 포함됐다.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민주당 돈봉투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 탄핵 대상이 됐다”며 “정치 공세적 탄핵”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검찰권이 폭주하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나서서 징계해야 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대검찰청은 입장문을 내고 “돈봉투 사건 등 민주당 관련 수사·재판을 담당한 검사와 검찰총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불러내 수사 과정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라며 “형사사법 절차를 정쟁으로 끌어들이고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헌적 절차”라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선 김 여사 수사 관련 이 총장의 수사지휘권 복원 요청 여부를 두고 야당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간 고성도 오갔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 배제, 복원은 (개인 대 기관이 아닌) 기관 대 기관으로 하는 것”이라고 거듭 답하자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질타했다. 이에 박 장관도 “본인이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맞받았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강행 처리했다. 두 법안 모두 민주당 당론 법안으로, 국민의힘은 두 법안에 대해 각각 ‘불법 파업 조장법’과 ‘현금 살포법’이라고 반대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1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두 법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이에 여당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맞서겠다고 예고하면서 소모적인 ‘필리버스터 정국’이 되풀이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가 시작한 지 40분 만에 여야 토론을 강제 종료시키고 노란봉투법과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을 각각 거수 표결로 처리했다. 여당 의원들이 “토론을 더 해야 한다”며 항의했지만 두 법안은 다수 의석을 점한 야당 의원들 주도로 찬성 10명, 기권 7명으로 가결됐다. 두 법안은 앞서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야당 단독으로 통과됐다.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은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35만 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조원에 대한 사측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한 차례 폐기된 바 있다. 법안 표결 전후로 여야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지가 뭔데” “빌런” 등 서로를 향한 반말과 막말, 고성도 쏟아졌다. 정 위원장이 거수 표결을 강행하자 여당 의원들이 위원장 자리로 몰려가 항의했는데, 이 과정에서 “퇴거 명령”이라고 세 차례 외친 정 위원장을 향해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무슨 퇴거 명령이냐, 지가 뭔데”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 박지원 의원 등은 “위원장한테 ‘지가’가 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 위원장도 오후 속개된 회의에서 곽 의원을 향해 “‘지가 뭔데’라고 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곽 의원은 “‘지’는 대명사지, 반말이 아니다”라며 거부했고, 정 위원장은 “곽 의원이 사과할 때까지 발언권을 중지하겠다”고 맞받았다. 이에 또다시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회의는 35분간 정회됐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도 정 위원장과 ‘빌런’ 공방을 벌였다. 유 의원은 법안 표결 직후 정 위원장을 향해 “‘너는 떠들어라, 나는 내 길 간다’는 식으로 일방적으로 토론을 끝내는 게 반복된다”며 “언론에선 정 위원장이 ‘빌런’(악당)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거부권 폭주’의 윤 대통령이 빌런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고 맞섰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4일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관련 청문회를 열고 김건희 여사와 이원석 검찰총장,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를 증인으로 부르는 안건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김 검사가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을 ‘부실 수사’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서 장 씨에게 법정에서 허위 증언을 하도록 교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근거가 부족한 정쟁용 탄핵”이라고 반발했다.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상정하고, 14일에 관련 청문회를 열어 김 여사 등 증인 20명과 참고인 5명을 부르는 내용의 탄핵안 조사계획서 및 청문회 증인 출석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사계획서 의결엔 불참했고 증인 출석 요구엔 반대표를 던졌다.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 검사와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엄희준 부천지청장 등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안의 법사위 회부 안건을 단독 처리한 바 있다. 김 검사의 탄핵 사유에는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등이 연루된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별건 수사했다는 의혹도 포함됐다.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민주당 돈봉투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 탄핵 대상이 됐다”며 “정치 공세적 탄핵”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검찰권이 폭주하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나서서 징계해야 하는 것”이라고 맞섰다.대검찰청은 입장문을 내고 “돈봉투 사건 등 민주당 관련 수사・재판을 담당한 검사와 검찰총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불러내 수사 과정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라며 “형사사법 절차를 정쟁으로 끌어들이고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헌적 절차”라고 비판했다.이날 회의에선 김 여사 수사 관련 이 총장의 수사지휘권 복원 요청 여부를 두고 야당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간 고성도 오갔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 배제, 복원은 (개인 대 기관이 아닌) 기관 대 기관으로 하는 것”이라고 거듭 답하자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질타했다. 이에 박 장관도 “본인이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맞받았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8월 18일 전당대회 직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채 상병 특검법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은 조만간 한 대표가 주장한 ‘대법원장 추천 특검’과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가 제안한 대한변호사협회장 추천 방식에 대한 법안 발의를 제안해 여권으로 공을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여권 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분열을 가속화하는 한편 이 후보는 당 대표 연임 직후 ‘통 큰 양보’에 나서는 그림을 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연임 시 ‘한동훈 제안’ 수용 가능성당초 야권이 추천하는 특검안을 고집했던 민주당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특검법 강행 처리 후 대통령 거부권 행사 구도가 반복되면서 당 안팎의 피로감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달 29일 열린 민주당 고위전략회의에서도 총선 이후 각종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과정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31일 통화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여야 간 정쟁 구도로만 흐르면서 전혀 탄력을 못 받고 있다”며 “민주당도 이제는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제안한 3자 추천 특검을 못 받을 이유가 없다”며 “한 대표가 말한 대법원장 추천 방식 외에도 천 원내대표가 말한 변협회장 추천 방식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했다.또 다른 원내 핵심 관계자도 “조만간 한 대표에게 본인의 주장을 담은 특검법을 먼저 발의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라며 “여당안을 본 뒤 대법원장 또는 변협 추천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지금 우리 내부적으로 전략팀에서 (제3자 추천안을 포함해)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당내에서는 8월 초 여당을 향해 먼저 공을 던지면, 이 후보가 바통을 넘겨받아 8월 18일 전당대회 직후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공식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2기 체제의 핵심은 중도 외연 확장”이라며 “꽉 막힌 국회 상황을 해결하고, 민생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당 대표 선출 당일에 ‘제3자 추천안을 받겠다’고 선언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대법원장이나 변협회장의 보수적 성향을 감안했을 때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 시 ‘맹탕 조사’가 우려된다는 반론도 여전하다.● 與 “민주당의 갈라치기 의도” 우려민주당 내부적으론 한 대표의 ‘제3자 특검안’을 야당이 수용할 경우 여권 내 친윤계와 친한계 간 대립으로 인한 자중지란이 거세질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앞서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3자 추천 특검’을 제안한 한 대표는 특검법의 필요성에 대해 당 소속 의원들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친윤계는 “민주당의 탄핵 의도에 휘말릴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어떤 안이 나오더라도 우리 의원들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검법을 둘러싸고 민주당의 공세가 너무 컸다. 결국 대통령 탄핵으로 몰고 가기 위한 특검이라는 생각이 (의원들 사이에서) 강하다”고 했다.국민의힘 지도부도 민주당의 이 같은 ‘갈라치기 의도’를 고려해 특검법 선제 발의를 주저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한 대표의 의견과 별개로 당에서 먼저 법안을 발의할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한 대표 측 관계자도 “대표 입장에 변화가 없다지만 원내에서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면 당 대표도 마냥 밀어붙일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