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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의철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는 정권의 홍위병을 자처했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야권 유력 대선주자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면서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냈다”며 “이런 사람이 더 큰 권력을 가지면 KBS의 정권 예속화, 불공정 편파방송은 그 정도가 훨씬 심각해질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철회해야 마땅하다. 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2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지만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고 문 대통령은 다음달 2일까지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국회가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로 기한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국회가 끝내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1분 1초를 아껴야 한다”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을 임명하려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채 선대위 실무 조직을 출범시켰다. 전날 두 사람 간 담판이 무산된 뒤 이날은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며 여진이 이어졌다. 윤 후보는 “김종인 박사님 얘기 더 안 하겠다”고 했고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이 최후통첩을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주접을 떤다”는 표현까지 쓰며 날을 세웠다. 두 사람의 결별 가능성까지 나오며 당내 우려가 커지자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대책을 모색하는 등 봉합을 위한 움직임도 이어졌다. 양측이 물밑 접촉의 끈은 놓지 않고 있어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는 분석이 야권에서 나온다. ○ 尹 “1분 1초 아껴야” vs 金 “합류는 내 마음”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운동이 더 지체돼서는 곤란하고 1분 1초를 아껴가면서 뛰어야 할 상황”이라며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6개 총괄본부장과 공보단, 대변인 등 인선안을 부의해 최고위의 추인을 받았다. 정책총괄본부장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조직총괄본부장은 주호영 의원이 임명됐으며 직능총괄본부장 김성태 전 의원,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 이준석 당 대표, 총괄특보단장 권영세 의원, 종합지원총괄본부장에 권성동 의원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전주혜 김은혜 의원은 선대위 대변인, 조수진 의원은 공보단장에 임명돼 초선 여성 의원 3명이 공보 라인에 전진 배치됐다. 경선 캠프 때부터 활동해온 김병민 전 비대위원과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도 대변인을, 박정하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공보실장을 맡는다. 윤 후보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김종인 박사님 관련 얘기는 이제 안 할 것”이라며 “말씀드리는 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은 이날도 날 선 발언으로 윤 후보 측을 겨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이 최후통첩을 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주접을 떨어놨던데, 내가 그 뉴스를 보고 ‘잘됐다’고 그랬다”며 “오늘로써 끝을 내면 잘된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합류에 대해 “그건 내 마음”이라면서도 외곽 지원설에 대해선 “밖에서 돕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 없이 구성해야 한다면 다른 총괄선대위원장을 세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왜 지금 그런 이야기가 나오나. 우린 (김 전 위원장을) 모시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외곽 지원설을 부인한 것에 대해선 “내가 없는 얘기를 하겠나”라고 반박했다.○ 후보 직속 청년위 설치 검토양측은 이런 갈등에도 물밑 접촉을 계속 이어가는 분위기다.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으로 거론되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이날 김 전 위원장과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빨리 정리돼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도 이날 기자들에게 “시간이 해결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힘 초선 모임 운영위원들은 이날 회동을 갖고 다음 주 초선 의원 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약자와의 동행위원회’를 직속으로 설치하고 위원장을 맡았다. 부위원장에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비대위원을 했던 김미애 의원이 임명됐다. 특히 국민의힘 선대위는 후보 직속 기구로 청년위원회를 다음 주 설치하고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안을 검토 중이다. 선대위 내부에 설치될 청년본부가 청년위를 뒷받침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를 전혀 해보지 않은, 다양한 경력의 청년들을 집중적으로 영입할 예정”이라고 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다”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하려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채 선대위 실무 조직을 출범시켰다. 전날 두 사람 간 담판이 무산된 뒤 이날도 신경전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며 여진이 이어졌다. 윤 후보는 “김종인 박사님 얘기 더 안 하겠다”고 했고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이 최후통첩을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주접 떤다”는 표현까지 쓰며 “오늘로써 끝을 내면 잘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두 사람의 결별 가능성까지 나오며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내홍이 지지율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커지자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김 전 위원장을 찾기로 하는 등 사태 봉합을 위한 움직임도 이어졌다. 양측이 물밑 접촉의 끈은 놓지 않고 있어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분석이 야권에서 나온다. 윤 후보 측은 취약지대인 청년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청년위원회(가칭)를 후보 직속으로 설치하고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尹 “1분 1초 아껴야” vs 金 “선대위 합류는 내 마음”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운동이 더 지체돼서는 곤란하고, 1분 1초를 아껴가면서 우리가 뛰어야 될 그런 상황”이라며 “선대위가 출발하게 된 만큼 저 역시도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6개 총괄본부장과 공보단, 대변인 등 인선안을 부의해 최고위의 추인을 받았다. 정책총괄본부장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조직총괄본부장은 주호영 의원이 임명됐으며 직능총괄본부장 김성태 전 의원,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 이준석 당 대표, 총괄특보단장 권영세 의원, 종합지원총괄본부장 권성동 의원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김은혜 전주혜 의원은 선대위 대변인, 조수진 의원은 공보단장에 임명돼 초선 여성 의원 3명이 공보라인에 전진 배치됐다. 경선 캠프 때부터 활동해온 김병민 전 비대위원과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이 대변인을, 박정하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공보실장을 맡는다. 윤 전 총장은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김종인 박사님과 관련 얘기는 이제 안 할 것”이라며 “말씀드리는 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은 이날도 날선 발언으로 윤 후보 측을 겨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이 최후통첩을 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주접을 떨어놨던데, 내가 그 뉴스를 보고 ‘잘됐다’고 그랬다”며 “오늘로써 끝을 내면 잘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합류에 대해 “그건 내 마음”이라면서도 외곽 지원설에 대해선 “나는 밖에서 돕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갈등의 뇌관으로 지목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임명에 대해서도 “이미 후보한테 얘기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내가 할 얘기가 없다”고 덧붙였다.● 후보 직속 청년위 설치 검토양측은 이런 갈등에도 물밑 접촉의 끈을 계속 이어가는 분위기다.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으로 거론되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이날도 김 전 위원장을 찾아 선대위 합류를 설득했다. 임 전 실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 보기에 굉장히 염려되는 상황이 빨리 정리돼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도 이날 기자들에게 “시간이 해결할 테니 시간 가는 걸 지켜보라”며 여지를 남겼다. 윤 후보 측도 김 전 위원장의 합류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날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약자와의 동행위원회’를 후보 직속으로 설치하고 위원장도 직접 맡았다. 부위원장에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비대위원을 했던 김미애 의원이 임명됐다. 특히 ‘실무형 선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김 전 위원장의 주문도 적극 수용해 비서실장을 임명하지 않았다. 특히 국민의힘 선대위는 후보 직속 기구로 청년위원회를 다음주 설치하고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안을 검토 중이다. 청년위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청년들을 영입할 예정이며 선대위 내부에 설치될 청년본부가 청년위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를 전혀 해보지 않은 청년들을 집중적으로 영입할 예정”이라며 “청년 정치인이 아니라 일반 청년의 시각에서 후보가 직접 고민하고 소통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했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조아라기자 likeit@donga.com}
1979년 12월 12일 오후. 국가보안사령관 겸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장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허삼수 우경윤 대령에게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12·12쿠데타가 시작된 것. 이들은 전 전 대통령이 결성한 군 사조직 ‘하나회’ 소속으로 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전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정권 장악 시도에 동조했다는 혐의를 정 총장에게 적용했다.○ 10시간의 쿠데타로 권력 장악허 대령 등은 이날 오후 6시 50분 제33헌병대 병력을 정 총장 공관 주변에 배치한 뒤 오후 7시 10분경 정 총장을 체포해 보안사 서빙고 분실로 연행했다. 같은 시간 전 전 대통령은 총리공관에 있던 최규하 당시 대통령을 찾아가 정 총장 체포에 대한 재가를 요청했지만 최 대통령은 “노재현 국방부 장관과 상의하겠다”며 서명하지 않고 버텼다. 노 장관은 참모총장 공관에서 나온 총소리를 듣고 가족과 함께 피신한 뒤 국방부 장관 집무실로 향했지만 이때 국방부로 쳐들어온 신군부에 체포됐다. 결국 최 대통령은 노 장관의 건의를 수용해 13일 오전 5시 10분 정 총장 체포안에 서명했다. 동시에 신군부는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을 체포하면서 박 전 대통령 서거 후 공백 상태에 있던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 신군부가 작전명 ‘생일집 잔치’로 일으킨 12·12쿠데타가 단 10시간 만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쿠데타로 군권(軍權)을 장악한 전 전 대통령은 중앙정보부장 서리,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거치며 빠르게 집권을 향해 나아갔다. ‘서울의 봄’이 오면서 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분출됐지만 신군부는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거나 연금하고 국회도 폐쇄했다. 광주의 5·18민주화운동은 군을 동원해 무력으로 진압했다. 최 대통령은 신군부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1980년 8월 16일 하야를 선언했고 전 전 대통령은 8월 27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7차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11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여전히 더딘 5·18 진상 규명국회 청문회와 검찰 수사, 국방부 과거사위원회와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거쳤지만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 역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980년 5월 20일 광주역에서 일어난 최초 발포, 21일 전남도청 앞에서 이뤄진 집단 발포 명령자가 누구였는지가 진상 규명의 핵심이지만 명령자가 누군지 아직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전 전 대통령은 5월 27일 전남도청 무력 진압 작전에 개입한 일에 대해서만 기소돼 내란목적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980년 5월 21일과 27일 발생한 광주 도심 헬기 사격 책임자와 시신 암매장 장소, 성폭행 가해자 관련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전 전 대통령과 신군부 측은 “시위대의 공격에 군인들이 자위권을 발동한 것일 뿐”이라며 발포를 명령한 사실 자체를 부인해왔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무장 시위대의 조직적이고 반복적인 공격행위는 전형적인 특공작전 형태를 띠고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발포 명령 여부를 논한다는 것은 군사작전의 기초상식만 있어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지병으로 사망했다. 향년 90세.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40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화장실을 가다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전 9시 12분경 전 전 대통령의 사망을 확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올 8월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고 병원과 자택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 왔다. 전 전 대통령은 굴곡 많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복판에 섰던 ‘문제적 인물’이다. 군 사조직 ‘하나회’를 결성한 뒤 1979년 12·12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했고,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유혈 진압했다. 집권한 뒤에는 철권통치로 민주화를 막았다. 국민들이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맞서자 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수용했고 퇴임 뒤 백담사로 향했다. 전 전 대통령은 거액의 비자금과 내란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구속 수감 2년 만에 특별사면으로 풀려났지만 이후에도 반성이나 사죄와는 담을 쌓은 채 “예금이 29만 원밖에 없다” 발언, 추징금 미납, 5·18 발포 명령 부인 등으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권위주의 독재 정권의 장본인인 그의 사망으로 굴곡 많은 한국 현대사의 한 단락이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끝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고, 발포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눈을 감으면서 그에 대한 단죄는 역사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생전에 가족들을 통해 수차례 사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 사망 직후 기자들과 만나 5·18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남긴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 무조건 사죄하라고 그러면 그게 질문이 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전 전 대통령은 선고받은 추징금 2205억 원 중 23일 현재 956억 원(43%)을 미납했다. 추징금은 상속되지 않아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사망하면 집행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이 제3자 명의로 숨겨둔 재산 등에 대해선 추징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어 검찰은 관련 법리를 검토 중이다. 5·18기념재단 등 5·18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죽음으로 진실을 묻을 수는 없다”며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재판이 학살 책임자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는 ‘역사적 심판’이 되길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졌으며 장례는 국가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국가보훈처는 “내란죄 등의 실형을 받았기 때문에 국립묘지법상 국립묘지 안장 배제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선 후보 및 당 대표들은 조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끝내 역사의 진실을 밝히지 않고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던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의 유족으로는 부인 이순자 씨와 아들 재국 재용 재만 씨, 딸 효선 씨 등이 있다. 발인은 27일 오전 8시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지병으로 사망했다. 향년 90세. 전 전 대통령은 최근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 골수종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오전 8시 40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전 전 대통령은 굴곡 많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정점(頂點)에 선 ‘문제적 인물’이다. ‘하나회’를 기반으로 ‘12·12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고 ‘5·18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했다. 대통령 재임 내내 철권통치를 했고, 시민들은 결국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으로 전두환 정권에 맞서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쟁취했다. 퇴임 후에도 거액의 비자금과 ‘전 재산 29만 원’으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 박정희 전 대통령 총애 받으며 ‘하나회’ 조직 1931년 1월 18일 경남 합천군 율곡면에서 빈농(貧農)의 10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전 전 대통령은 유년기에는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그는 1952년 육군사관학교 11기로 입학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육사 시절 동기생인 노태우 전 대통령 등과 함께 ‘오성회’를 조직했다. 육사 11기 동기모임인 ‘북극성회’에도 적극 참여했다.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는 전 전 대통령에 기회가 됐다. 그는 육사 생도들의 5·16 지지 시가행진을 주도해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비서관에 발됐다. 전 전 대통령이 1963년 노 전 대통령 등 육사 11주도로 결성한 군내 사조직 ‘하나회’는 훗날 집권의 기반이 됐다. 1968년에는 청와대 경비를 담당하는 수도경비사령부 30대대장으로서 김신조 등 무장간첩의 청와대 습격사건에 대처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더욱 가까워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시절 중앙정보부 인사과장, 제1공수여단장, 대통령경호실 차장보, 보안사령관 등 잇따라 요직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박 전 대통령 서거 후 쿠데타로 군권 장악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의 서거로 출범한 ‘최규하 과도정부’는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두 달도 지나지 않은 12월 12일 당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장 겸 보안사령관이던 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는 최규하 대통령권한대행의 재가 없이 정 사령관을 연행하고 국방부와 육본을 점거하는 쿠데타를 감행했다. 이를 통해 군권(軍權)을 장악한 전 전 대통령은 이듬해 중앙정보부장 서리,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거치며 빠르게 집권을 향해 나아갔다. 1980년 ‘서울의 봄’이 오면서 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폭발적으로 분출됐지만 전두환의 신군부는 그 해 5월 18일 비상계엄령을 확대하면서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거나 연금하고 국회도 폐쇄했다. 광주의 민주화운동은 군을 동원해 무력으로 진압했다. 이어 8월 통일주체국민회의의 간선에 의한 이른바 ‘체육관 선거’로 제11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1981년 1월에는 민주정의당을 창당한 뒤 총재 자리에 올랐고, 2월 개정된 헌법에 따라 제12대 대통령에 당선돼 7년 동안 재임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집권 후부터 본격적인 철권 통치를 시작했다. 사회악 일소 특별조치의 하나로 설치한 삼청교육대에 일반인들까지 구금하며 악명을 떨쳤다. 동아방송 등 언론기관들은 “야당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로 강제로 통폐합하기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83년 23일 간의 단식투쟁을 통해 민주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19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이한열 군 사망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은 증폭됐다. 결국 전 전 대통령은 1987년 6월 당시 민정당 대표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6.29 선언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 “전 재산은 29만 원”…‘전두환법’까지 제정 1988년 퇴임 뒤 국회에서는 이른바 ‘5공 청문회’가 진행됐고 전 전 대통령은 재산 헌납을 발표한 뒤 백담사에서 은거했다. 1993년 취임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사 바로세우기’를 추진하며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단죄에 나섰다. 그는 이른바 연희동 ‘골목성명’을 통해 “내가 헌정질서를 문란케 한 범죄자라면 내란세력과 야합해온 김 대통령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발했지만 검찰은 1996년 1월 전 전 대통령 등을 내란수괴 등 혐의로 구속했다. 아울러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70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2003년 2월 당시 1872억 원의 추징금을 미납한 전 전 대통령의 재산을 공개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했다. 그가 제출한 재산목록에는 ‘현금은 없고 예금과 채권을 합쳐 29만1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2013년 여야는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환수 시효를 2020년까지로 연장하는 ‘공무원 범죄 몰수 특례법’ 개정안(전두환 추징법)을 통과시켰고, 검찰은 대대적인 수색과 압류에 나섰다. 결국 2013년 9월 전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미납 추징금 1672억 원을 모두 내겠다고 장남 재국 씨를 통해 밝혔다. 추징금 환수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전두환 전 대통령 연표△1931년 3월 6일 경남 합천 출생 △1951년 2월 대구공업고등학교 졸업 △1955년 2월 육사 졸업(11기), 육군 소위 임관 △1969년 12월 육군참모총장 수석부관(대령) △1973년 1월 제1공수특전여단장(준장) △1978년 1월 제1보병사단장(소장) △1979년 3월 육군본부 보안사령관△1979년 12월 12·12 군사쿠데타로 군 장악△1980년 3월 중앙정보부장(중장) △1980년 5월 광주 5·18민주화운동 유혈 진압△1980년 8월 전역(육군 대장),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1980년 9월 통일주체국민회의 간접선거로 11대 대통령 취임△1981년 3월 간접선거로 12대 대통령 취임△1982년 한국프로야구 창설△1983년 아웅산 테러로 수행원 17명 사망△1987년 1월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발생△1987년 7월 이한열 열사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1987년 6월 6월항쟁 및 6·29 선언으로 대통령 직선제 수용△1988년 2월 대통령 퇴임△1989년 12월 국회 5공 비리 청문회 참석. 광주민주화운동 진압을 ‘자위권 발동’으로 진술△1995년 12월 반란수괴, 내란모의참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 △1996년 1심에서 사형과 추징금 2259억 선고, 2심에서 무기징역 감형과 추징금 2205억 선고.△1997년 4월 대법원 무기징역, 추징금 2205억 확정△1997년 12월 특별사면 △2003년 2월 방송 인터뷰에서 광주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발언△2017년 회고록 출간. 광주지방법원 회고록 출판·배포 금지 결정△2020년 11월 광주지방법원 고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죄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2021년 8월 신촌세브란스 병원 입원 및 퇴원△2021년 11월 23일 사망유성열 기자 ryu@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인천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공정한 경찰공무원의 선발에 대해서 조금 더 치열하게 논쟁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경찰 체력시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흉기 난동 사건 당시 여성 경찰관의 부실 대응 논란이 확산되자 그동안 자신이 주장해온 ‘반(反)페미니즘 전선’을 다시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국민은 남성, 여성 관계없이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능력을 갖춘 경찰공무원의 임용을 기대하고 있다”며 “경찰공무원의 직무 수행에서 국민들은 최소한의 제압 능력을 가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 임용 체력시험에 대해 “성비를 맞추겠다는 정치적 목적 등을 기반으로 자격 조건을 둘 게 아니라 철저하게 국민 생명, 재산을 지킬 최소한의 치안업무 수행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21일에도 “선거 때가 되니까 또 슬슬 이런저런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며 정의당 장혜영 의원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장 의원은 최근 발생한 데이트 폭력 살인 사건과 관련해 “이별 통보했다고 칼로 찌르고 19층에서 밀어 죽이는 세상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을 수 있나”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런 잣대로 (전남편을 살해한 뒤 유기한) 고유정 사건을 바라보고 일반화해버리면 어떻게 되겠나. 일반적인 사람은 고유정을 흉악한 살인자로 볼 뿐”이라며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을 거라는 선동, 전라도 비하 등과 하등 다를 것 없는 이런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 프레임은 2021년을 마지막으로 정치권에서 사라졌으면 한다”고 적었다. 그러자 장 의원은 “또 하던 버릇 나온다. 젠더 갈등 조장하는 일등공신이 이런 소리 하면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며 “여성들이 교제살인으로 죽어가는 문제에는 관심 없고, 페미니즘 네 글자에 꽂혀서 조선인 우물까지 끌고 오는 거, 너무 볼품없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 흉기난동 사건의 경찰 대응과 관련해 22일 “이는 남경과 여경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기본자세와 관련한 사안”이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의 최우선적인 의무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 훈련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정비할 것”을 지시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당의 쇄신과 선거대책위원회 혁신을 위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이 후보가 당을 향해 연일 “덩치만 크고 할 일 제대로 못 챙긴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가겠다”며 대수술을 예고한 데에 따른 조치다. 당 대선 후보 선출 직후부터 내내 ‘본선 위기론’에 시달려 온 민주당이 결국 선대위 출범 19일 만에 이 후보에게 선대위 전면 개편의 전권을 넘긴 것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2시간 동안 이어진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구조 쇄신에 대한 권한을 이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결의했다”며 “(참석 의원들이) 박수로 만장일치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의 쇄신에 대한 이 후보의 뜻도 존중해, 당이 고칠 것은 고치고 쇄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와 송 대표는 의총에 앞서 지난 주말 사이 “의사결정을 속전속결로 할 수 있는 ‘스몰 캠프’를 꾸려야 한다”는 데 사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쇄신 방향에 발맞춰 대선 주자였던 김두관 이광재 의원에 이어 김영주 홍익표 의원 등의 선대위 사퇴가 줄을 이었다. 이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겠다”며 “선대위 역시 다시 시작하겠다. 날렵하게, 가볍게, 국민이 원하는 곳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겠다”고 적었다. 이어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하고, 부족한 건 부족했다고 인정하고 정말 낮은 자세로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동안 선대위를 향해 “출진도 못 한 로마 군단”이라며 에둘러 불만을 표현한 것에서 나아가 직접 전면적 선대위 개편 의지를 드러낸 것. 이 후보는 전날 충남 논산 화지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재명조차도 변화와 혁신이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이 선대위 개편에 착수한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0일 김종인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21일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국민의힘은 이들을 ‘3각 체제’로 하는 선대위를 이번 주 출범시키기로 했다. 윤 후보는 이날 김 전 대표와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과 이준석 당 대표(당연직)가 맡기로 했다”며 “김 전 대표는 새시대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정권교체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지휘할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에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선대위와 별도의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에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각각 임명하면서 선대위 출범의 9분 능선을 넘었다. 김병준 전 위원장과 김 전 대표 영입을 두고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갈등이 노출되는 등 당 안팎의 논란에 직면했지만 윤 후보가 3명과 직접 담판을 해 선대위 구축을 마무리 지은 것. 윤 후보는 당초 중진 의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거론되던 공동선대위원장도 비(非)정치인 전문가들을 영입해 ‘쇄신’과 ‘혁신’의 이미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김한길 “중원 향해 몽골 기병처럼 진격”윤 후보는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김 전 대표의 사무실을 찾아 영입을 확정한 뒤 ‘3각 체제’ 구축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발표했다. 특히 윤 후보는 후보 직속 기구로 설치될 새시대준비위에 대해 “청년과 장년층의 세대 간 일체감, 지역 간 화합을 추진해 나가는 한편 정권교체를 열망하면서도 국민의힘과 함께하기를 아직 주저하는 중도와 합리적 진보, 이분들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도 외연 확장’ 임무를 김 전 대표가 맡을 거란 의미다. 위원회 이름은 김 전 대표가 직접 지었다고 윤 후보는 밝혔다. 김 전 대표도 “생각을 많이 했는데, 결론은 정권교체다. 정권교체야말로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이라며 “국민의힘과 함께하기에는 주저되는 바가 있다고 말씀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도 중원을 향해 두려움 없이 몽골 기병처럼 진격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또 “선거운동은 굉장히 많은 분이 참여해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선대위 조직 자체가 지나치게 매머드급이면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지방 선대위 조직과 중앙 선대위 조직을 조화롭게 잘 설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전날인 20일에는 김병준 전 위원장과 함께 서울 종로구의 김종인 전 위원장 사무실로 가서 김병준 전 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관철시켰다. 이틀간 김종인 전 위원장, 김한길 전 대표 등 2명의 사무실을 잇달아 방문하며 3명을 모두 만나는 행보로 선대위 구축을 마무리한 것.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을 선대위 요직에 기용하라고 추천하면서 “공동선대위원장은 당 외부의 참신한 인물들로 내세워야 한다”고 제안했고 윤 후보는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임 전 실장은 총괄상황실장 또는 종합상황실장으로 선대위 실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 전 실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대위 조직이 어떻게 꾸려지는지 아직 들은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공동선대위원장은 비정치인 영입 추진실제 윤 후보는 당초 중진 의원들로 거론되던 공동선대위원장에 비정치인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제안하기 전부터 참신한 인물들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다. 당 일각에선 당내 중진 가운데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김기현 원내대표만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하고 나머진 일명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 등 비정치인을 차례로 임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 계신 분들과 당 밖에 계신 분들, 두 가지가 잘 조화될 수 있도록 구성할 생각”이라고 했다. 3각 체제 구축은 마무리됐지만 윤 후보 비서실장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반대해왔던 장제원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갈등의 불씨가 남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의원은 이날 윤 후보와 함께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를 찾아 윤 후보의 옆자리에서 예배했다. 장 의원이 윤 후보의 공개 행보에 등장한 것은 아들의 음주운전 측정 거부 사건으로 올 9월 말 상황실장직을 사퇴한 후 처음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는 장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막중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며 “꼭 비서실장이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요직을 맡길 것”이라고 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당의 쇄신과 선거대책위원회 혁신을 위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이 후보가 당을 향해 연일 “덩치만 크고 할 일 제대로 못 챙긴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가겠다”며 대수술을 예고한 데에 따른 조치다. 이 후보는 전날엔 “통일지향은 이미 늦었다”며 “너무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실리적으로 접근하면 좋겠다”고 언급하는 등 현 정부와의 정책적 차별화를 고려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2시간 동안 이어진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구조 쇄신에 대한 권한을 이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결의했다”며 “(참석 의원들이) “박수로 만장일치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의 쇄신에 대한 이 후보의 뜻도 존중해, 당이 고칠 것은 고치고 쇄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모든 의원들이 기득권과 권한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모든 일을 다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 후보와 송 대표는 의총에 앞서 지난 주말 사이 “의사결정을 속전속결로 할 수 있는 ‘스몰캠프’를 꾸려야 한다”는 데 사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쇄신 방향에 발맞춰 대선 주자였던 김두관·이광재 의원에 이어 김영주 홍익표 의원 등의 선대위 사퇴가 줄이었다. 이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겠다”며 “선대위 역시 다시 시작하겠다. 날렵하게, 가볍게, 국민이 원하는 곳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겠다”고 적었다. 이어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하고, 부족한 건 부족했다고 인정하고 정말 낮은 자세로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동안 선대위를 향해 “출진도 못한 로마 군단”이라며 에둘러 불만을 표현한 것에서 나아가 직접 전면적 선대위 개편 의지를 드러낸 것. 이 후보는 전날 충북 논산 화지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재명조차도 변화와 혁신이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이 선대위 개편에 착수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김종인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3각 체제’로 하는 선대위를 이번 주 출범시키기로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날 김 전 대표와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과 이준석 당 대표(당연직)가 맡기로 했다”며 “김 전 대표는 새시대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정권교체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성휘기자 yolo@donga.com유성열기자 ryu@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7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공개적으로 정부 부처 개편 방향을 제시한 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재부와 관련해 “예산을 갖고 다른 부처를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것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기재부가) 각 부처의 자율적인 정책 수립 집행 기능을 제한할 만큼 사실상 다른 부처를 지배하고 통제하는 그런 상황까지 갔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 2008년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통합하면서 탄생한 기재부는 예산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가진 부처가 됐는데, 이 후보는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다시 떼어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 이 후보 측은 기재부의 예산 편성권을 국무총리실 등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기재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건 이 후보의 오랜 생각”이라며 “특히나 예산 편성권과 같은 경우는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직자가 맡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후보는 전 국민 지원금 국면에서 기재부의 완강한 반대를 보며 예산 기능 분리 결심을 더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당은 “기재부를 겁박하지 말라”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 금고를 집권 여당의 현금지급기로 생각하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과 이 후보가 초과 세수를 전 국민 지원금 등에 활용하려 한 것에 대해서는 “초과 세수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국민들이 낸 혈세”라며 “초과 세수는 여당 대선 자금이 아니다”라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7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공개적으로 정부 부처 개편 방향을 제시한 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재부와 관련해 예산을 갖고 다른 부처를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것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기재부가) 각 부처의 자율적인 정책 수립 집행 기능을 제한할만큼 사실상 다른 부처를 지배하고 통제하는 그런 상황까지 갔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 2008년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통합하면서 탄생한 기재부는 예산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가진 부처가 됐는데, 이 후보는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다시 떼어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 이 후보 측은 기재부의 예산 편성권을 국무총리실 등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기재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건 이 후보의 오랜 생각”이라며 “특히나 예산 편성권과 같은 경우는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직자가 맡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후보는 전 국민 지원금 국면에서 기재부의 완강한 반대를 보며 예산 기능 분리 결심을 더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당은 “기재부를 겁박하지 말라”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 금고를 집권 여당의 현금지급기로 생각하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과 이 후보가 초과 세수를 전 국민 지원금 등에 활용하려 한 것에 대해서는 “초과 세수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국민들이 낸 혈세”라며 “초과세수는 여당 대선 자금이 아니다”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부동산 보유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와 관련한 전 국민 지원금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상반된 해법을 제시하며 정면으로 맞붙었다.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각자 다른 정책 대안 제시를 통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된 것. 이 후보는 15일 페이스북에 “토지 보유 상위 10%에 못 들면서 손해볼까봐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 정치 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며 “국민 90%는 내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를 위해 모든 토지 소유자에게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세금을 매기는 국토보유세 도입을 약속한 상태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세금을 낮추기보다는 국토보유세를 신설해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이 후보의 구상이다. 이 후보 측은 “국토보유세를 통해 1가구 1주택을 포함한 90%의 가구가 기본소득 등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맞서 윤 후보는 종부세 전면 재검토 카드로 맞불을 놨다. 우선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를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 1주택자의 종부세를 아예 면제하거나 재산세에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 윤 후보의 복안이다. 윤 후보 캠프에서 경제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토보유세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네거티브(부정적) 입장”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피해에 따른 재정정책에 대한 판단도 엇갈리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 후보를 향해 “내년으로 미루지 말고 지금 전 국민에게 소비쿠폰을 공평하게 지급해 가계소득도 지원하는 정책에 대해 당 대 당 협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선 이후 소상공인 피해 지원 등에 50조 원을 동원하겠다는 윤 후보와 달리 이 후보는 내년 초 25조 원 규모의 전 국민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 돈 뿌리기 그만하고 물가 대책에 주력하라”고 응수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재정을 통한 무분별한 돈 뿌리기를 지속해 왔다. 현금 살포 포퓰리즘”이라며 “서민이 민감하게 여기는 품목들의 가격 급등 현상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은 서민의 삶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여야 대선 후보가 부동산 보유세 정책을 두고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보유세 개편 방향이 대선 판도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떠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5일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 정치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며 보유세 강화를 강조했고, “국민의 90%는 수혜를 본다”며 국토보유세 공약이 상위 10%를 겨냥한 정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날 “종합부동산세 전면 재검토” 등 보유세 완화 카드로 선공을 날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날 정면 대응을 자제했지만 캠프는 국토보유세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윤 후보는 대대적인 ‘보유세 완화 드라이브’를 통해 앞으로 종부세에 민감한 수도권 민심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李 “토지보유 하위 90%는 혜택”이 후보가 내놓은 부동산 공약의 핵심은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다.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토보유세를 신설한다는 구상으로, 기존 세법에는 없는 새로운 세금이다. 이 공약에 따르면 토지를 가진 사람이나 법인이라면 모두 국토보유세를 부담해야 한다. 주택 소유자는 주택이 위치한 토지에 대한 세금을 내는 방식이다. 이 후보 측은 이를 통해 2018년 기준 0.17% 수준인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1% 이상으로 올리고, 약 30조 원의 재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5개국의 실효세율 평균은 0.44%다. 이 후보는 15일 페이스북에 “국토보유세수는 전 국민 균등 배분”이라며 “토지보유 상위 10%에 못 들면서 손해 볼까 봐 기본소득토지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 정치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고 적었다. 토지보유 상위 10%는 내야 할 세금이 더 많지만 하위 90%는 기본소득으로 받는 돈이 더 많다는 것. 이 후보 측은 불로소득을 환수해 전 국민에게 균등하게 나눠준다는 점에서 조세 저항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 측은 국토보유세를 신설하면서 이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종부세는 순기능도 있지만 핀셋 과세로 제도를 자꾸 바꾸면서 너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재산세 중에서도 토지분 재산세는 국토보유세에 통합해 토지에 관한 세금을 일원화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재산권 침해 등 위헌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세금 신설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국민을 1 대 9로 나누는 ‘갈라치기’”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캠프의 전문가 그룹은 이 후보의 국토보유세 신설 공약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캠프 관계자는 “국토보유세의 허와 실이 무엇인지 집중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 尹 “종부세는 문제 많은 세금 폭탄”윤 후보는 종부세 전면 개편 등 보유세 완화 카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22일부터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면 ‘세금 폭탄’을 가장 많이 얻어맞을 수도권 민심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며 “보유세 완화를 집권 후 바로 추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캠프 차원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캠프가 구상 중인 보유세 완화 카드는 △1주택자 종부세 부담 완화 또는 면제 △재산세로 종부세 통합 등 두 가지로 요약된다. 단기적으로는 공시가격 인상 속도 조절과 실효세율 인하 등을 통해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경감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종부세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주택을 오래 보유한 고령층 중 1주택자는 매각 또는 상속 시까지 종부세 납부를 유예하는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14일 페이스북에서 “종부세는 납세 대상자의 수가 아무리 적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많은 세금”이라며 “내년 이맘때는 국민 여러분께서 더 이상 종부세 폭탄 맞을까 봐 걱정 안 해도 되게 하겠다”고 했다. 그는 “정부와 민주당은 고가의 부동산을 소유했다거나 다주택을 가진 국민을 범죄자 취급하면서 고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마치 정의의 실현인 것처럼 주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격한 보유세 부담 증가를 해소하고, 양도세 세율을 인하해서 기존 주택의 거래를 촉진하고 가격 안정을 유도하려고 한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윤 후보의 종부세 감세 주장은 그야말로 노골적인 부자감세론”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야는 17일 기획재정위원회에서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현행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심의에 착수할 계획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찾아가 “김 전 위원장께서 또다시 ‘소방수’ 역할을 하실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공개적으로 강력히 요청했다. 김 전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에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런 계기가 있으면 도와줄 수도 있다”고 화답했지만 선대위 인선에 대해선 “당 대표와 후보 두 사람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중진 의원들의 전면 물갈이를 요구하는 김 전 위원장과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는 윤 후보 사이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당 사무총장 등 선대위 인선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이날 오후 긴급 회동해 잠시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 尹, 金에 공개 러브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 이야기―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에서 “김 전 위원장은 보수정당이든 진보정당이든 우리 정당이 정상 궤도를 이탈해서 개혁해야겠다는 이야기가 있을 때 늘 소방수로 모셔왔다”며 “국가의 대개조가 필요한 시점에 역할을 하셔야 할 때”라고 했다. 또 그는 “그동안 쌓아오신 경륜으로 저희를 잘 지도해주시고 잘 이끌어주시기 부탁드리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가 6월 정치 참여 선언을 한 이후 두 사람은 주기적으로 의견을 교환해왔지만 윤 후보가 공식석상에서 만나 공개적으로 선대위 합류 러브콜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나 “그런 계기가 있으면 도와줄 수도 있고 그런 것”이라면서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지에 대해선 “아직 거기에 대해 일체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선대위 인선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당 대표, 후보 두 사람이 알아서 할 사항”이라며 “뭐가 짜이면 그때 가서 제가 판단하는 거지 제가 미리 어쩌고저쩌고 할 수 없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 사무총장 인선 갈등 尹-이준석 긴급회동 이날 오전 출판기념회에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선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이 간접적으로 표출됐다. 윤 후보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 대신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 조찬을 하며 선대위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이 의원은 이날 복당 신청을 철회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공개 발언이 없다”며 모두발언을 생략한 채 침묵했다.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나자 가장 먼저 회의장에서 일어섰다. 통상 진행하던 기자들과의 일문일답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참석한 음주운전 피해자 간담회 이후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선대위 인선에 대해 “오늘 얘기할 게 없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 대표와 윤 후보 간 갈등의 원인 중 하나는 당 사무총장 인선이다. 사무총장은 대선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선거 비용을 관리하고, 내년 3월 대선 뒤 치러지는 6월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이 대표는 자신이 임명한 한기호 사무총장의 유임을 바라지만 윤 후보는 본인의 비서실장인 4선의 권성동 의원의 임명을 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열린 ‘마포포럼’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분열의 리더십으로 윤 후보를 흔들지 말라”며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했다. 결국 이 대표와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회동을 통해 선대위 인선 및 사무총장 인선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관계자는 “신임 사무총장에 권 의원이 거론되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윤 후보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중심으로 선대위를 구성해서 가겠다고 발표했던 것이 잘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들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 “협의점을 도출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찾아가 “김 전 위원장께서 또 다시 ‘소방수’ 역할을 하실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공개적으로 강력 요청했다. 김 전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에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런 계기가 있으면 도와줄 수도 있다”며 화답했지만 선대위 인선에 대해선 “당 대표와 후보 두 사람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중진 의원들의 전면 물갈이를 요구하는 김 전 위원장과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는 윤 후보 사이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당 사무총장 등 선대위 인선 문제로 갈등을 겪다 이날 오후 긴급 회동해 잠시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尹, 金에 공개 러브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 이야기-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에서 “김 전 위원장은 보수정당이든 진보정당이든 우리 정당이 정상 궤도를 이탈해서 개혁해야겠다는 이야기가 있을 때 늘 소방수로 모셔왔다”며 “국가의 대개조가 필요한 시점에 역할을 하셔야 할 때”라고 했다. 또 그는 “그동안 쌓아오신 경륜으로 저희를 잘 지도해주시고 잘 이끌어주시기 부탁드리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가 6월 정치 참여 선언을 한 이후 두 사람은 주기적으로 의견을 교환해왔지만 윤 후보가 공식 석상에서 만나 공개적으로 선대위 합류 러브콜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나 “그런 계기가 있으면 도와줄 수도 있고 그런 것”이라면서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지에 대해선 “아직 거기에 대해 일체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선대위 인선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당 대표, 후보 두 사람이 알아서 할 사항”이라며 “뭐가 짜여지면 그때 가서 제가 판단하는 거지 제가 미리 어쩌구저쩌구 할 수 없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사무총장 인선 갈등 尹-이준석 긴급회동 이날 오전 출판기념회에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선 윤 후보와 이 대표와 갈등이 간접적으로 표출됐다. 윤 후보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 조찬을 하며 선대위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이 의원은 이날 복당 신청을 철회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저는 공개 발언이 없다“며 모두발언을 생략한 채 침묵했다.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나자 가장 먼저 회의장에서 일어섰다. 통상 진행하던 기자들과의 일문일답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참석한 음주운전 피해자 간담회 이후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선대위 인선에 대해 “오늘 얘기할 게 없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 대표와 윤 후보는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갈등해왔다. 사무총장은 대선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선거 비용을 관리하고, 내년 3월 대선 뒤 치러지는 6월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이 대표는 한기호 사무총장의 유임을 바라지만 윤 후보 측은 호흡이 맞는 인사를 새로 임명해야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선거 전략과 인사 문제는 대표와 후보가 직접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대표와 후보가 직접 논의하지 않은 사안들이 거론되는 것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열린 ‘마포포럼’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분열의 리더십으로 윤 후보를 흔들지 말라”며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했다. 다만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냉기류’는 이날 오후 긴급 회동으로 전환됐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당사에서 만나 선대위와 사무총장 등 인선 등에 대해 논의했다. 윤 후보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중심으로 선대위를 구성해서 가겠다고 발표했던 것이 잘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들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 “협의점을 도출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여야 대선후보가 부동산 보유세 정책을 두고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보유세 개편 방향이 대선 판도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떠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5일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언론과 부패정치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며 보유세 강화를 천명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90%는 국토보유세로 수혜를 본다”며 상위 10%를 겨냥한 정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날 “종합부동산세 전면 재검토” 등 보유세 완화 카드로 선공을 날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날 정면 대응을 자제했지만 캠프는 국토보유세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윤 후보는 대대적인 ‘보유세 완화 드라이브’를 통해 앞으로 종부세에 민감한 수도권 민심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李 “토지보유 하위 90%는 혜택” 이 후보가 내놓은 부동산 공약의 핵심은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다.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토보유세를 신설한다는 구상으로, 기존 세법에는 없는 새로운 세금이다. 이 공약에 따르면 토지를 가진 사람이나 법인이라면 모두 국토보유세를 부담해야 한다. 주택 소유자는 주택이 위치한 토지에 대한 세금을 내는 방식이다. 이 후보 측은 이를 통해 2018년 기준 0.17% 수준인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1% 이상으로 올린다는 구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15개국의 실효세율 평균은 0.44%다. 이 후보는 15일 페이스북에 “국토보유세수는 전국민 균등 배분”이라며 “토지보유 상위 10%에 못 들면서 손해볼까봐 기본소득토지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언론과 부패정치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고 적었다. 토지보유 상위 10%는 내야 할 세금이 더 많지만 하위 90%는 기본소득으로 받는 돈이 더 많다는 것. 이 후보 측은 불로소득을 환수해 전 국민에게 균등하게 나눠준다는 점에서 조세 저항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 측은 국토보유세를 신설하면서 이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종부세는 순기능도 있지만 핀셋 과세로 제도를 자꾸 바꾸면서 너무 복잡해졌다”며 “이런 세금제도를 계속 끌고가기 어렵다는 것이 (선대위) 내부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재산세 중에서도 토지분 재산세는 국토보유세에 통합해 토지에 관한 세금을 일원화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재산권 침해 등 위헌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세금 신설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국민을 1 대 9로 나누는 ‘갈라치기’”라고 비판했다. ● 尹 “종부세는 문제 많은 세금 폭탄” 윤석열 캠프의 전문가 그룹은 이 후보의 국토보유세 신설 공약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캠프 관계자는 “국토보유세의 허와 실이 무엇인지 집중 분석하고 있다”며 “국토보유세가 왜 문제인지 세세한 부분까지 짚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종부세 전면 개편 등 보유세 완화 카드로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22일부터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면 ‘세금 폭탄’을 가장 많이 얻어맞을 수도권 민심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며 “보유세 완화를 집권 후 바로 추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캠프 차원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캠프가 구상 중인 보유세 완화 카드는 △1주택자 종부세 부담 완화 또는 면제 △재산세로 종부세 통합 등 2가지로 요약된다. 단기적으로는 공시가격 인상 속도 조절과 실효세율 인하 등을 통해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경감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종부세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주택을 오래 보유한 고령층 중 1주택자는 매각 또는 상속까지 종부세 납부를 유예하는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종부세를 낼 자산은 있지만 소득이 부족한 고령층을 위한 조치다. 윤 후보는 14일 페이스북에서 “종부세는 납세 대상자의 수가 아무리 적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많은 세금”이라며 “내년 이 맘 때는 국민 여러분께서 더 이상 종부세 폭탄 맞을까봐 걱정 안 해도 되게 하겠다”고 했다. 그는 “정부와 민주당은 고가의 부동산을 소유했다거나 다주택을 가진 국민을 범죄자 취급하면서 고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마치 정의의 실현인 것처럼 주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격한 보유세 부담 증가를 해소하고, 양도세 세율을 인하해서 기존 주택의 거래를 촉진하고 가격 안정을 유도하려고 한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종부세 감세 주장은 부자 본색을 드러낸 그야말로 노골적인 부자감세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기획재정위원회에서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현행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조정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심의에 착수했다. 이 후보의 보유세 강화 기조와 충돌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민주당은 “주택가격이 급상승한 상황에서 집을 처분하고 옮겨갈 때 비용 때문에 기존 주택 수준으로 가지 못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최근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을 두고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대선 때만 해도 홍 의원은 ‘막말 준표’란 별명이 생길 정도로 청년들이 싫어하는 정치인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홍 의원은 5일 끝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2030세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불과 4년 만에 청년층 표심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청년층 공략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청년층의 비호감도가 높은 편이다. 이 후보는 8일 한 누리꾼이 쓴 “2030남자들이 펨코(FM코리아)에 모여서 홍을 지지한 이유”란 글을 당 선대위 인사들에게 공유하는 한편 11일 가상자산 과세를 1년 유예하는 공약을 내놨다. 2030 남성들이 주로 모인 펨코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홍 의원을 지지하는 인터넷 커뮤니티고, 가상자산 과세는 청년층의 반대가 심한 정책이다. 윤 후보도 후보 선출 다음 날 ‘청년의 날’ 행사로 달려가 “요즘 유행하는 말로 ‘라떼는(나 때는)’ 공부 좀 열심히 하고, 더 노력하면 취직도 하고 안정된 미래를 꿈꿀 수 있었는데, 요즘 젊은 세대의 삶은 그렇지 못하다”며 “대통령 후보 이전에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참 미안하다”고 몸을 낮췄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벤치마킹 대상은 홍 의원이다. 홍 의원은 여성가족부 폐지, 사법시험 부활, 수시전형 폐지 등을 공약해 ‘이대남(20대 남성)’들의 지지를 받았다. ‘공정’에 민감하고 여성주의 정책을 반대하는 이대남들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것. 이 후보와 윤 후보도 여가부 개편 등을 공약하며 이들의 지지를 얻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윤 후보가 약속한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역시 이대남들 사이에선 오래전부터 뜨거운 이슈다. 그러나 두 후보의 진단과 처방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2030세대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 이대남들만 공략할 경우 ‘이대녀(20대 여성)’들의 반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들은 차기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을 통합하고 청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접근으로는 일자리, 주거 등 전 분야에 망라된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젠더 갈등만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2030세대가 홍 의원을 지지한 이유를 두 후보가 다시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경선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해 홍 의원을 지지한 20대 당원은 “우리의 말을 가장 잘 들어주고, 우리의 생각에 가장 공감해준 정치인은 이재명도 윤석열도 아닌 홍준표”라고 했다. 또 다른 30대 여성은 “홍준표의 페이스북은 누가 써줬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홍준표와 나는 늘 소통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청년의 말을 경청하고, 청년의 생각에 공감하는 한편 측근이나 보좌관이 아닌 본인의 언어로 직접 소통하는 것. 이것이 바로 두 후보가 벤치마킹해야 할 홍 의원의 장점이자 청년들이 홍 의원을 지지했던 진짜 이유가 아닐까.유성열 정치부 기자 ryu@donga.com}
내년 3월 대선의 각 당 대진표가 완성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란히 ‘대표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선 후보 선출 후에도 전면에 나서고 있는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이제는 2선으로 물러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송 대표를 향해 “후보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 국가비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인 김종민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에서 “송 대표의 왕성한 활동에 캠프 내에서 불만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 “왕성한 활동이라기보다는 시차적응 기간”이라면서 “후보가 선출됐으니 ‘후보 중심으로 가야 된다’는 날짜 경계선이 있다. (지금) 날짜 경계선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약간 부작용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보다 대표가 앞장서서 뭘 해 보겠다, 이러면 큰일 난다. 빨리 시차적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송 대표가 뒤에서 이 후보를 빛나게 해줘야 하는데 여전히 전면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게 문제”라며 “이 후보가 본격적인 지역 행보 등을 시작한 만큼 스포트라이트가 후보에게 집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 여당 의원은 “경선이 끝난 뒤 이 후보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니 여러 탓이 나오는 것일 뿐”이라며 “이 후보와 송 대표 간 신뢰가 두텁기 때문에 소모적인 신경전 등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준석을 당장 끌어내리자”면서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수천 개 올라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 대표가 윤석열 캠프 인사들을 ‘하이에나’에 비유하고, 청년 당원 탈당의 책임을 돌리는 등 앞장서서 윤석열 후보를 깎아내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당원은 “더 이상 해당행위하고 패악질하는 이준석을 봐줄 수가 없다”며 “정권 교체의 최대 걸림돌이 당 대표라는 게 말이 되나”라고 적기도 했다. 당원들의 접속이 급증하면서 11일 오후에는 홈페이지 접속에 장애가 생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12일 MBC 인터뷰에서 “대표로 취임한 이후부터 항상 (게시판으로) 몰려가 그러고 있다. 그런 분들 굉장히 많다”며 “유튜브 보고 온 분들, 유튜브로 다시 가면 되지 (내가) 뭐라 하겠나”라고 말했다. 오래전부터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보수 성향 유튜버들 때문에 일어난 일인 만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취지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에 대한 조건부 특검 수용을 ‘검찰 수사 이후’로 못박았다. ‘선(先) 검찰 조사, 후(後) 특검’으로 기조를 정리하면서 속도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2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이 후보가 관훈토론에서 특검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철저한 검찰 수사, 그리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취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단계에서는 검찰과 공수처 수사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특검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론에서 특검(을 해야 한다는) 지지도가 높은데 (야당에서) 여당이 회피하는 것처럼 얘기하니 이 후보가 (조건부 특검 수용 의사를) 말한 것”이라며 “그 입장은 ‘수사 결과를 전제로 한 특검 수용’으로 보면 된다”고 정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지금 당장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과, 좀 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려 당에서 나가는 메시지에 혼선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굳이 해야 한다면 피하지 않겠다’ 정도로 정리됐다”고 했다. 이 후보와 가까운 한 의원은 “곽상도 전 의원 사퇴안 처리를 계기로 대장동 개발 의혹에 연루된 야권 인사 수사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굳이 지금 상황에서 특검을 언급하면 우리 입장에선 괜히 불필요한 수사를 자처하는 꼴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결국 적당히 여론을 무마하면서 마치 특검을 수용할 듯한 자세를 보여서 결국은 피해 나가기 위한 일시 국면 전환용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즉각 하루 빨리 (특검) 도입을 해서 대선 전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이라고 하는 ‘그 분’이 만약 대통령이 되는 사태가 온다면 말이 되겠냐”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