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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간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12일 일반 대중 앞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중국은 이날 푸바오 공개 행사를 생중계했고, 전날 내외신 기자 간담회까지 열어 그동안 푸바오를 둘러싼 각종 학대 의혹 등 ‘푸대접’ 논란을 적극 해명했다. 중국판다보호센터는 이날 오전 9시 30분(현지 시간)부터 중국 쓰촨성 청두의 워룽중화자이언트판다원 선수핑기지에서 푸바오 공개 행사를 열었다. 관영 신화통신 등 여러 중국 매체를 통해 생중계된 영상에 따르면 행사 시작 약 9분 뒤 푸바오는 야외 방사장으로 이어지는 원형 출입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푸바오가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선 건 에버랜드에서의 마지막 관람일이었던 3월 3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푸바오는 새 방사장이 낯선 듯 처음에는 울타리와 물 웅덩이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하지만 곧 나무 평상 위에 올라가 대나무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이어 당근과 죽순으로 꾸며진 판다용 ‘축하 케이크’에도 손을 뻗으며 본격적인 식사에 돌입했다. 배를 어느 정도 채우자 그대로 드러누워 대나무를 가지고 장난치면서 한국에서 봤던 모습을 연출했다. 현지 사육사는 “푸바오가 주변 탐색을 마치고 이제 편안한 상태로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푸바오는 공개 전 약 2개월의 격리 기간 동안 건강 이상설과 접객 논란 등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달에는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푸바오 사진에서 목 부분에 털이 눌린 자국과 탈모 흔적이 엿보여 의혹을 키웠고, 이는 한국 팬들의 트럭 시위로까지 이어졌다. 판다센터는 공개 행사 하루 전인 11일 기자회견에서 “탈모 현상이 있는 건 맞지만, 해당 부위에 피부병 등 질환이 발생하지 않았다.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해명했다. 푸바오 머리 부위에 움푹 파인 자국 역시 ‘미인점’이라고 표현하며 “케이지 적응 훈련 당시 모서리에 기대어 자다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공개 접객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진에 대해서는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몰래 촬영한 것으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선수핑기지는 12일 정오부터 푸바오가 지내는 야외 방사장을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했다. 앞으로 사전 예약을 통해 하루 최대 1만2000명의 관람객을 받을 예정이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유럽연합(EU)이 7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최대 38.1%까지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00%로 올리기로 한 것에 뒤이은 조치다. 중국은 “권익을 지키기 위한 모든 조치에 나서겠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평균 21%의 추가적인 관세를 잠정 부과하는 계획을 중국 당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기존 10%의 관세에 평균 21%가 추가되는 것이다. 비야디(BYD), 지리(Geely),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에는 각각 17.4%, 20%, 38.1%의 추가 관세율을 별도로 정했다. 중국 전기차 1위 업체인 BYD는 기존 관세까지 합해 27.4%를 부과받는 것이다. 이번 관세는 잠정적 조치로, 확정 관세는 11월 EU 회원국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돼 5년간 적용될 예정이다. EU는 저가를 무기로 유럽 시장을 무섭게 공략하고 있는 중국산 전기차를 상대로 지난해 9월부터 정부 보조금 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도한 보조금이 지급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은 EU 제품보다 20%가량 저렴하다. EU는 내년이면 역내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비중이 15%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EU의 추가 관세는 BYD, SAIC 등 중국 업체뿐 아니라 중국에 공장을 둔 테슬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경제 싱크탱크인 킬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에 2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면 수입이 4분의 1가량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기차 판매 세계 1위인 BYD는 40∼50%의 관세가 부과돼야 수입 억제 효과가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형적인 보호주의”라며 “중국은 합법적인 권익을 확고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지난 4월 한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푸바오를 12일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면서 중국의 ‘판다 외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12일 중국판다보호센터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 나가있는 판다는 50마리다. 모두 중국 소유이며 10년 안팎의 계약 기간을 정해 임대하는 방식이다. 현재 중국은 17개국 18개 해외 기관과 판다 관련 합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푸바오처럼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는 ‘멸종 위기종 관련 협약’(CITES)에 따라 만 4세가 되기 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판다는 4세 이후부터 짝짓기가 가능한데, 멸종 위기종인 만큼 근친 교배 방지 등 철저한 관리를 위해서다. 푸바오 공개 행사 전날인 11일 웨이룽핑 판다센터 부주임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국제협력을 통해 31마리의 새끼 판다를 낳았고, 현재 국내로 돌아온 새끼는 모두 23마리”라고 밝혔다. 푸바오 외에도 올해 3월 스페인 마드리드 동물원에서 태어난 새끼 판다 3마리(주리나, 주주, 유유)가 부모인 빙싱·화쭈이바와 함께 중국으로 돌아왔다. 지난해에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스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반환이 늦어졌던 판다들을 포함해 총 15마리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세계 각국에서 판다가 폭넓은 사랑을 받는 만큼 판다 반환과 사육 환경을 둘러싼 논란 역시 심심치 않게 이어진다. 푸바오는 이날 공개 전까지 2달여의 격리 기간 동안 머리와 이미 부분에 탈모 현상, 그리고 비공개 접객 의혹 등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 “푸바오를 둘러싼 논란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중국의 소프트파워(판다 외교)를 위협하고 있다”라고 보도하기까지 했다.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돌아온 판다 메이샹과 톈톈 역시 ‘중국이 이들을 숨겨둔 채 학대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에 대해 지난달 20일 판다보호센터 측은 “두 판다는 격리 검역을 마치고 두장옌기지의 비공개 구역으로 이동했으며, 숨기고 학대했다는 글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반대로 해외에 있는 판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멤피스 동물원에 머물던 판다 야야는 털이 빠지고 체중이 줄어 비쩍 마른 모습이 공개돼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공분을 샀다. 당시 판다를 중국으로 돌려보내자는 캠페인까지 벌어졌고, 야야는 지난해 4월 중국으로 돌아와 현재 베이징 동물원에 머물고 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으로 돌아간 푸바오가 격리 기간을 마치고 12일 일반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4월 3일 중국에 반환된 지 70일 만이다.중국 망고TV는 이날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부터 중국 쓰촨성 청두의 지난 워룽중화자이언트판다원 신수핑기지에서 진행된 푸바오 공개 행사를 생중계했다. 이날 푸바오는 원형 출입구를 통해 야외 방사장으로 나왔다. 새로운 방사장이 낯선 듯 벽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고, 물 웅덩이와 평상 등을 돌아다니며 탐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잠시 뒤 푸바오는 대나무가 쌓여있는 평상 쪽으로 이동해 드러눕더니 이내 본격적인 ‘먹방’을 시작했다. 사육사들이 가져다 놓은 대나무는 물론 대나무와 당근으로 꾸며진 ‘축하 케이크’까지 열심히 먹어치웠다. 이 모습을 지켜본 현지 사육사들은 “푸바오가 식사하는 걸 보니 이제 새로운 환경이 잘 적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앞으로 푸바오가 지낼 야외 방사장은 약 300㎡로 나무와 수출, 연못 등으로 꾸며져 있다. 관람객들은 야외 방사장을 둘러싼 담벼락 뒤에서 푸바오를 지켜볼 수 있다. 중국 현지 매체는 푸바오가 머물 워룽신수핑기지에 대해 “시냇물, 풍부한 나무, 신선한 공기로 둘러싸여 ‘판다 5성급 에코호텔’로 불린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푸바오는 이날 오전 공개 행사가 끝난 뒤 오후부터 일반 관람객들과 만난다. 판다보호센터 측은 12일 오후 사전 예약 관람객을 999명의 제한했지만, 13일부터는 하루 1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중국 매체도 푸바오 공개 행사에 큰 관심을 보였다. 생중계를 맡은 망고TV는 이날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사육사들을 스튜디오에 초대해 푸바오의 상태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공개 행사가 열린 워룽신수펑기지에도 직접 출연진을 보내 푸바오의 모습을 눈앞에서 관찰하고, 관람객들의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이 대대적인 푸바오 공개 행사에 나선 것은 그동안 푸바오를 둘러싼 ‘학대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판다보호센터 측은 공개 행사 하루 전이 11일 내외신 기자들을 기지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푸바오 전담 사육사 쉬샹은 탈모 논란에 대해 “목의 탈모 부위에는 건선, 각질 등과 같은 이상 징후나 병원체가 발견 되지 않았다”면서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해명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 지린성 지린시에서 미국인 대학강사 4명이 대낮에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애덤 자브너 아이오와주(州) 하원의원의 형제라고 CNN은 보도했다.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양국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콩 싱다오일보, CNN 등에 따르면 10일 정오경 지린시 베이산(北山) 공원에서 미 아이오와주 코넬칼리지 소속 강사 4명이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등에는 이들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고, 구급대원들이 응급처치를 하는 동영상이 속속 올라왔다. 이 4명은 모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지린성 출신의 55세 남성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조너선 브랜드 코넬칼리지 총장은 성명을 통해 “피해자들은 지린 베이화(北華)대학과의 교류 프로그램에 따라 중국에 머물고 있었다”며 “베이산 공원의 사찰을 방문했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또한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주 지사는 “끔찍한 공격”이라고 규탄하며 “피해자들의 쾌유와 안전한 귀환을 기원한다”고 했다. 이번 범죄가 외국인을 목표로 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경기 회복을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려는 중국 당국의 정책에 찬물을 끼얹을 뿐 아니라, 자칫 미중 외교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때문인지 해외 언론 및 소셜미디어가 이번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전인 11일 오전까지 당국의 공식 발표나 현지 매체의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홍콩 매체들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관련 내용이 삭제됐으며 당국의 검열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중국은 진화에 나섰다. 외교부는 1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우발적인 사건으로 판단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체류하는 모든 외국인의 안전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교류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 당국이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사진)를 12일 대중에 공개하기로 했다. 중국에 돌아간 뒤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이언트판다보호연구센터는 9일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2개월여의 격리·검역, 과도기 적응을 거쳐 푸바오가 12일 판다센터 (쓰촨성 청두) 워룽 선수핑기지에서 정식으로 대중과 만난다”고 밝혔다.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에버랜드에서 생활하면서 ‘용인 푸씨’ ‘푸공주’, ‘푸뚠뚠’ 등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태어난 지 1354일 만인 올 4월 3일 중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을 통해 푸바오가 전문 인력이 아닌 외부인에게 노출됐고, 이들이 푸바오 몸에 손을 대고 학대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 정보 동맹체 ‘파이브아이스(five eyes)’가 “중국이 인민해방군의 비행 훈련 등을 위해 서방의 전현직 군인을 공격적으로 모집하고 있다”고 5일 우려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 등 5개국 정보기관이 공동으로 발표한 공지문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민간 회사를 통해 전투기 조종사, 항공기 기술자, 작전센터 직원 등을 대거 모집하고 있다. 인민해방군과 연계가 많은 민간 회사들이 연계 관계를 숨긴 채 이들에게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직 미 해병대 조종사였지만 퇴역 후 호주로 국적을 바꾼 대니얼 더건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민해방군 조종사들에게 항공모함 착륙 방법을 가르친 혐의로 2022년 10월 호주 당국에 체포됐다. 미국은 지난해 6월 더건이 일했던 남아공 비행 훈련 기업을 제재했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 군인도 노리고 있다. 필리핀 정보통신부는 4일 미국 및 유럽을 사칭한 중국 기업이 필리핀 군인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마이클 케이시 DNI 국가방첩안보센터장은 “중국의 채용 수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나치게 높은 급여 등을 제안받은 전현직 군인을 향해 “반드시 수사 당국에 이 사실을 보고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의 서방 군인 채용에 대한 우려는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은 공군 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9월 공군 관계자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중국 정부와 거래하는 일부 외국 기업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훈련받은 군사 인재를 표적 채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포섭된 인재들이 중국의 군사역량 강화에 기여해 미 국가 안보를 해치고 미군 구성원을 위험에 빠트린다고 우려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 정보 동맹체 ‘파이브아이스(five eyes)’가 “중국이 인민해방군의 비행 훈련 등을 위해 서방의 전현직 군인을 공격적으로 모집하고 있다”고 5일 우려했다.미국 국가정보국(DNI) 등 5개국 정보기관이 공동으로 발표한 공지문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민간 회사를 통해 전투기 조종사, 항공기 기술자, 작전 센터 직원 등을 대거 모집하고 있다. 인민해방군과 연계가 많은 민간 회사들이 연계 관계를 숨긴 채 이들에게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전직 미 해병대 조종사였지만 퇴역 후 호주로 국적을 바꾼 대니얼 더건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민해방군 조종사들에게 항공모함 착륙 방법을 가르친 혐의로 2022년 10월 호주 당국에 체포됐다. 미국은 지난해 6월 더건이 일했던 남아공 비행 훈련 기업을 제재했다.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 군인도 노리고 있다. 필리핀 정보통신부는 4일 미국 및 유럽을 사칭한 중국 기업이 필리핀 군인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마이클 케이시 DNI 국가방첩안보센터장은 “중국의 채용 수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나치게 높은 급여 등을 제안받은 전현직 군인을 향해 “반드시 수사 당국에 이 사실을 보고하라”고 촉구했다.중국의 서방 군인 채용에 대한 우려는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은 공군 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9월 공군 관계자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중국 정부와 거래하는 일부 외국 기업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훈련받은 군사 인재를 표적 채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포섭된 인재들이 중국의 군사역량 강화에 기여해 미 국가 안보를 해치고 미군 구성원을 위험에 빠트린다고 우려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1989년 6월 4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이뤄진 ‘톈안먼 민주화 시위’ 35주년인 4일 중국 당국이 본토와 홍콩의 통제를 대폭 강화하며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톈안먼 시위를 ‘1980년대 말 항의소동(抗议风波)’이라고 지칭하며 “이 사안을 빌미로 중국을 공격하고 내정에 간섭하는 사람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2∼4일 톈안먼 광장과 이어지는 톈안먼동 지하철역 D출구를 폐쇄했다. 일반인 관람이 가능한 톈안먼 망루 역시 4일 내내 예약을 받지 않았다. 톈안먼과 다소 떨어진 베이징 도심 곳곳에서도 군복을 입은 남성들이 여러 곳에 배치됐다. 이날 중국 거주 외국인들이 해외 소셜미디어 접속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가상사설망(VPN) 서비스의 연결 상태는 하루 종일 불안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웨이보 등에서도 톈안먼 관련 검색이 차단됐다. 중국 누리꾼들이 소셜미디어 속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시도 또한 차단됐다. 해당 SNS 업체 측은 ‘시스템을 보수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지만 누리꾼들이 애도 이미지를 올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에서는 올 3월부터 반(反)중국 활동에 최대 무기징역이 가능하도록 한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서 대규모 시위가 완전히 차단됐다. 2019년까지 매년 6월 4일 홍콩 빅토리아공원 등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던 것과 대비된다. 빅토리아공원 인근에는 3일부터 수백 명의 경찰과 장갑차가 배치됐다. 경찰은 이날 홍콩 도심에서 허공에 손가락으로 ‘8964’(1989년 6월 4일을 의미)를 쓰는 퍼포먼스를 펼친 행위 예술가 새미 쳉 씨(52)를 그 자리에서 체포했다. 반중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은 4일 소셜미디어에 “35년 전 오늘 전 세계는 숨을 죽인 채 톈안먼을 바라봤다. 톈안먼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글을 올리고 중국 당국의 처사를 비판했다. 톈안먼 시위 당시 중국 당국은 인민해방군 탱크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다. 중국의 권위주의 통치와 억압적인 사회 체계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이후 중국에서는 관련 단어를 말하는 것조차 금기시된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1일 오후 7시경 중국 베이징시 차오양구에 있는 주중 한국문화원.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 공연장으로 내려가니 이미 자리가 사람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200석 규모 공연장에 추가로 의자까지 놓아 약 250명이 넘었다. 대부분 중국인으로 아이를 데려온 가족 단위 관객도 적지 않았다. 잠시 뒤 조명이 켜지고 한국어로 번안한 대만 가요 ‘샤위톈(下雨天·비오는 날)’이 흘러나오자 객석에선 반가운 듯 탄성이 이어졌다. 이날 한국에서 온 4인조 밴드 ‘오뮤(OUBA MUSIC)’는 2시간 넘게 13곡을 불렀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중국인 관객들은 앙코르를 외쳤다.》 이날 공연은 주중 한국문화원에서 열리긴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중국 본토에서 한국 대중음악 가수가 공식적으로 가진 사실상 첫 공연이었다. 공연을 보기 위해 톈진시에서 기차를 타고 왔다는 위신(21·톈진외국어대) 씨는 “중국에서 좋아하는 그룹의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李强) 중국 총리의 회담에서 양국이 문화 분야를 포함한 2단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에 합의한 뒤, 최근 중국에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사라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 측이 2017년 조치를 내린 뒤 코로나19까지 겹치며 한한령이 8년 가까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 중국 관계자는 “베이징 중심가에서 열린 한국 공연에 중국인들이 이처럼 많은 관심을 보이는 건 양국 문화교류 재개의 기대감을 높여준다”고 말했다.●韓 대중가수 공연에 연신 환호성 한국 문화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과 열정은 공연 시작 전부터 느껴졌다. 소셜미디어로 관람 신청을 받았는데 접수 개시 10초도 안 돼 200석이 모두 매진됐다. 5월 말 열린 홍상수 감독 특별전도 수십 초 만에 표가 다 나갔다. 해외 한국문화원들은 어디나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지만, 주중 한국문화원의 입장은 남다르다. 한한령이 내려진 뒤 중국은 여전히 한국 가수의 공연이나 영화 상영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한한령이 법에 명시되진 않았으나 기획사에서 중국 지방정부에 한국 가수 공연의 승인을 요청하면 여러 이유를 대며 허가를 내주지 않는 식이다. 외교 공관으로 여겨지는 주중 한국문화원은 사실상 중국인들이 자유롭게 한류를 즐기는 유일한 해방구다. 이날 공연은 주중 한국문화원의 ‘문화가 있는 날’ 행사 중 하나다. 올해 13개 팀을 선정했는데, 공모 당시 110여 개 팀이 신청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문화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로 국악이나 전통문화 공연 위주였지만 이번에는 대중음악, 재즈, 비보이 댄스 등으로 장르를 다양화했다”고 설명했다. 무대에 오른 오뮤 팀은 주로 중국 가요를 한국어로 번안해 부른다. 유튜브 등에서 주로 활동하는데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더우인(틱톡)’ 구독자만 45만 명일 정도로 중국 내 인지도가 상당하다. 공연을 본 중국인 관객들은 “중국 노래를 한국어로 불러주니 더 감미롭다” “한중 문화 교류의 상징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에서 주로 버스킹 공연을 해온 오뮤는 3년여 만인 올 1월 대만에서 길거리 공연을 했다. 이들은 “비록 실내 공연이지만 베이징에서 노래한 게 꿈만 같다”며 “곧 중국 길거리 공연을 할 날도 오지 않겠냐”라고 소감을 밝혔다.●매달 3500명 넘게 찾는 K컬처 전시관 주중 한국문화원은 1층에 들어서면 왼쪽에 ‘SEE K’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비즈니스센터에서 운영하는 한류 홍보 전시관이다. 입구에 K팝 아이돌의 대형 사진이 세워져 있고, 대형 스크린에서 뮤직비디오가 흘러 나온다. 특히 아이돌 그룹별로 설치된 메시지 벽에는 중국 팬들이 찾아와 남긴 메모가 가득했다. 한한령 이후 중국 공연이 막혔고, 최근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상당한데도 시들지 않은 K팝 인기를 실감케 했다. 5월 칭다오에서 열린 ‘K팝 페스티벌’에는 중국 K팝 커버댄스팀 26팀이 참가하며 성황을 이뤘다. K팝 외에도 한류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여전하다. 전시관에는 한국 게임이나 웹툰, 캐릭터 소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현장에 진열된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 ‘잔망루피’는 중국의 주요 생활용품 매장들에서도 별도 코너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장 직원은 “진열된 상품을 사고 싶다는 방문객이 많아 상품마다 해당 업체로 연결되는 QR코드를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3일에는 현재 한국은 물론이고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대형 포스터가 설치됐다. 지난달 28일 종영된 최신작이지만 이미 중국 내에서도 관심이 높다. 이날 전시관을 찾은 중국인들은 주인공 등신대 옆에서 연신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해 7월 다시 문을 연 이곳은 매달 평균 3500명이 방문할 정도다. K팝에 열광하는 젊은이들만 찾아오는 게 아니다. 주말이면 중국 학교나 회사에서 수십 명씩 단체로 몰려 온다. 중국 어린이날인 1일 전후로는 유치원생 등도 많이 찾아왔고, 최근엔 중국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단체 관람을 오기도 했다.●서서히 한한령 빗장 푸는 중국 한국 콘텐츠에 대한 중국의 태도 변화는 이미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는 지난달 3일 베이징 국가대극원 콘서트홀에서 공연했다. 2017년 2월 중국 공연이 취소된 지 8년 만에 다시 중국 무대에서 선 것이다. 한국의 유명 재즈 아티스트인 마리아 킴도 올해 초 중국에서 소규모 투어를 진행했다. 상대적으로 한한령 벽이 더 높았던 대중음악에서도 희소식이 들렸다. 중국 정부가 한국 인디밴드 ‘세이수미’의 다음 달 12일 베이징 공연을 허가했다. 정재호 주중대사도 “클래식에 이어 한국 대중가수의 중국 내 단독 공연이 허가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지속적으로 관련 사안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중국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해 온 주중 한국문화원도 이런 분위기가 반갑다. 김진곤 원장은 “문화원 행사 때마다 한류 콘텐츠에 대한 중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체감해왔다”며 “2025년과 2026년이 한중일 3국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된 만큼 한류 콘텐츠의 중국 진출이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 유명 K팝 아이돌 그룹의 중국 공연이 성사되는 등 ‘전면 개방’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공식화한 뒤 중국은 지속적으로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애국주의 성향도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해외 스타에 열광하는 모습은 오히려 또 다른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중국 공연업계 관계자는 “중국에는 공통분모가 많은 한국 문화를 서양 문물보다 더 위협적으로 여기는 시각이 존재한다”며 “이전처럼 자유로운 문화 교류는 앞으로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tnf@donga.com}
5월 26일부터 대만을 방문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소탈한 행보로 큰 인기를 불러모으는 가운데 공개 행사에서도 대만을 AI의 핵심 지역으로 꼽는 등 친(親)대만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연설 과정에서 대만과 중국을 서로 다른 색으로 표시한 지도까지 공개해 대만 현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황 CEO는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2024’ 개막을 이틀 앞둔 2일 대만 타이베이시 국립대만대체육관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대만 지도와 협력사 100여 곳의 로고를 띄운 화면 앞에 서 “대만은 우리의 본거지”라며 “대만과 우리의 파트너십이 세계의 AI 인프라를 구축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대만 기업은 AI 산업 혁신의 후원자로 폭풍이 아무리 커도 항상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는다고도 했다.황 CEO는 대만계 미국인이다. 대만에서 태어난 뒤 9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탓에 대만어 구사가 완벽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번 대만 방문 기간 동안 야시장 등을 다니면서 영어 대신 대만어로 소통하며 대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물론 그의 행보는 단순히 고향이기 때문은 아니다. 엔비디아가 TSMC 등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과 긴밀한 관계 속에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핵심 파트너라는 점이 그의 친(親)대만 발언에 주요한 이유라는 해석이 나온다.황 CEO의 기조연설 내내 대만의 AI 역량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황 CEO는 “대만은 이름 없는 영웅이지만, 이미 세계의 중추”라며 “각각의 칩과 모든 컴퓨터 뒤에는 대만 업계 사람들의 노력과 완벽함이 뒷받침됐다”고 말했다. 이날 대만 TSMC에서 생산하게 될 차세대 AI칩 ‘루빈’을 최초 공개한 황 CEO는 연설 마지막 에 사람 크기의 실물 로봇 모델 9개도 함께 선보였다. 로봇에 대해 설명할 때에도 대만이 구축한 차세대 AI 애플리케이션의 산물이며, 대만은 걸을 수 있는 컴퓨터(로봇)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했다.대만 네티즌들은 황 CEO가 기조연설을 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프리젠테이션 영상에서 대만과 중국이 다르게 표시한 된 점에도 주목했다. 엔비디아의 AI 글로벌 네트워크를 설명하는 지도에서 대만을 포함해 유럽, 미국, 일본, 한국 등은 녹색 블록으로 표시된 반면, 중국 본토와 러시아, 북한, 이란, 아프리카는 회색 지역으로 표시했기 때문이다. 대만 매체 쯔유(自由)시보는 “이 AI지도가 중국의 리틀 핑크(애국주의 네티즌)들의 반발을 살 것”이라고 전했다.이날 기조연설이 진행된 국립대만대학교 경기장에는 행사 3시간 전 3000명이 줄을 섰고, 엔비디아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시청한 사람이 3만3000명에 달했다고 현지 매체들을 소개했다. 특히 행사장에는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장을 비롯해 콴타의 바이린 회장 등 대만의 주요 경제계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1년 6개월 만에 마주 앉은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대만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대만해협에서 벌어진 중국군의 ‘도발적인 활동(provocative activity)’에 우려를 표했고, 둥쥔(董軍)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이라고 받아쳤다.오스틴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 취임 직후인 5월 23, 24일 진행된 중국의 대만 포위훈련을 두고 “정상적이고 민주적인 권력 이양을 대만에 대한 강압적 조치의 구실로 삼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둥 부장은 이에 대해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으로, 외부에서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둥 부장은 2일 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에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 “신성 불가침”이라며 한층 격한 표현으로 대응했다.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둥 부장은 “외부 세력이 분열을 획책하는 살라미 전술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고 대만 문제에 간섭한다”면서 “누구라도 대만을 중국과 갈라놓으려 하면 반드시 뼈가 가루가 돼 자멸할 것”이라며 사실상 미국을 직격했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이 미국 미사일을 배치한 것에 대해서도 “자신이 지른 불에 자신이 타 죽을 것”이라며 험악한 표현을 쏟아냈다.이는 다른 참가국들이 대만해협, 남중국해 주변에서 중국의 군사활동에 대해 잇달아 비판을 내놓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개막식에서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이 다른 주체(중국)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스틴 장관 역시 미중 국방장관 회담 이후 1일 “(중국이) 법치주의를 거부하고 강압과 공격으로 자신들의 의지를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이에 징젠펑(景建峯) 중국 합참차장은 1일 현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구축하려 한다”면서 “늑대(미국)를 집에 불러들여 불장난을 해서는 안 된다”고 성토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두꺼비 궁전(蟾宮)에서 보물찾기를 시작한다.” 중국이 지난달 발사한 달 탐사선 ‘창어(嫦娥) 6호’가 달 뒷면에 착륙했다. 창어 6호가 달 뒷면에서 토양 등을 채취해 돌아오면 인류 최초로 이를 성공한 사례가 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일 중국국가우주국(CNSA) 발표를 인용해 “창어 6호가 이날 새벽 목표 지점이던 두꺼비 궁전 뒷면 ‘남극-에이킨 분지’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달에 두꺼비가 산다는 전설을 따 달을 ‘두꺼비 궁전’으로 부른다. 지난달 3일 발사된 창어 6호는 약 한 달 동안 달 주변을 비행하며 근접 제동 등 동작 이행 업무를 수행해왔다. 이날 착륙한 창어 6호는 앞으로 날개와 안테나 등의 상태를 점검한 뒤 본격적인 샘플 채취 작업을 진행한다. 약 2kg의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해 25일경 지구로 귀환하는 게 목표다. 인류는 그간 10차례에 걸쳐 달 표면 샘플 채취에 성공했지만 모두 달 앞면에서만 진행됐다. 달 뒷면은 착륙 가능한 시간이 짧아 도전이 쉽지 않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인류 누구도 걷지 않은 길을 중국이 걷게 됐다”고 평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달 뒷면 샘플을 확보하면, 달 양면의 차이점과 약 45억 년 전 달의 형성 과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은 21세기에 들어서며 우주항공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03년 ‘창어 프로젝트’라는 달 탐사 계획을 수립한 뒤, 2013년 무인 탐사선 ‘창어 3호’를 달에 착륙시켜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달에 착륙한 국가가 됐다.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에 무인 탐사선을 착륙시켰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달 탐사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인도와 일본의 무인 탐사선도 각각 달에 착륙했다. 미국은 올 2월 민간기업 최초로 ‘인튜이티브머신스’가 무인 탐사선을 달에 착륙시켰다. 미국은 2027년 달에 다시 유인 탐사선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싱가포르에서 열린 21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1년 6개월 만에 마주 앉은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31일 대만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대만해협을 둘러싼 ‘중국군의 도발적 활동’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둥쥔(董軍)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이라고 받아쳤다.오스틴 장관은 이날 미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 취임 직후인 5월 23, 24일 진행된 중국의 대만 포위훈련을 두고 “정상적이고 민주적인 권력 이양을 대만에 대한 강압적 조치의 구실로 삼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둥 부장은 이에 대해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으로, 외부에서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둥 부장은 2일 기조연설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는 “신성 불가침”이라며 날을 세웠다. 미국과 필리핀 등이 중국의 해당 지역 군사 활동에 대해 비판하고 나서자 강력하게 맞대응한 것이다.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둥 부장은 “외부 세력이 분열을 획책하는 ‘살라미 전술(Salami Tactics)’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고 대만 문제에 간섭한다”며 “누구라도 대만을 중국과 갈라놓으려 하면 반드시 뼈가 가루가 돼 자멸할 것”이라며 사실상 미국을 직격했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이 미국 미사일을 배치한 것에 대해서도 “자신이 지른 불에 자신이 타 죽을 것”이라며 험악한 표현을 쏟아냈다.이는 다른 참가국들이 첫날부터 중국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잇따라 내놓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31일 개막식에서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이 다른 주체(중국)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스틴 장관 역시 1일 “(중국이) 법치주의를 거부하고 강압과 공격으로 자신들의 의지를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이에 징젠펑(景建峯) 중국 합참차장은 1일 현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미국이 아시아 버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구축하려 한다”면서 “늑대(미국)을 집에 불러들여 불장난을 해서는 안 된다”고 성토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홍콩에서 전 야당 의원부터 학생까지 민주화 인사 47명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했던 이른바 ‘홍콩 47 사건’ 연루자 14명에게 무더기로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유죄를 받은 이들은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 홍콩 법원은 30일 국가 전복 혐의로 2021년 기소됐던 민주화 인사 47명 가운데 14명에 대한 최종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했다. 이날 선고는 기소 과정에서 이미 유죄를 인정한 31명을 뺀 16명에 대해서만 이뤄졌으며, 나머지 2명은 무죄가 내려졌다. 이번 판결은 이들이 체포된 지 3년 4개월여 만에 내려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들이 의회를 장악하고 예산안 등을 거부했다면 국정 운영에 심각한 방해를 받았을 것”이라며 “폭력적 행위가 아니라도 국가 전복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콩 47 사건은 2020년 7월 치러진 야권 의원 단일화 예비선거에 나섰던 민주화 인사 47명을 대거 체포한 사건이다. 학생 운동가 조슈아 웡, 베니 타이 전 홍콩대 교수 등 홍콩의 유명 민주파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당시 민주화를 요구하던 범민주진영은 후보 단일화를 통해 세력을 결집시켜, 2개월 뒤에 치러지는 입법회(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려고 했다. 비공식 선거였지만 홍콩 시민 60만 명 이상이 호응하며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그해 입법회 선거를 갑자기 연기해 버렸다. 그 뒤 이듬해 1월 이들 민주화 인사를 포함한 야권 관계자들을 대거 체포했다. 당시 홍콩 검찰은 “의회를 장악해 국가를 전복시키려고 했다”며 47명을 기소했다. 이들엔 예비선거를 주도한 타이 전 교수와 대표적인 청년 운동가 조슈아 웡 등도 포함됐다. 민주화 인사들이 구금돼 조사를 받는 동안, 홍콩 정부는 2021년 9월 ‘애국자(친중 인사)’만 입후보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바꿨다. 약 3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에 치러진 입법회 선거에서 결국 친중파가 의회를 독차지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번 판결에 대해 “민주적 정치 과정이나 법치 등을 모두 완전히 무시한 판결”이라고 비난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홍콩에서 전 야당 의원부터 학생까지 민주화 인사 47명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했던 이른바 ‘홍콩 47 사건’ 연루자 14명에게 무더기로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유죄를 받은 이들은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홍콩 법원은 30일 국가 전복 혐의로 2021년 기소됐던 민주화 인사 47명 가운데 14명에 대한 최종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했다. 이날 선고는 기소 과정에서 이미 유죄를 인정한 31명을 뺀 16명에 대해서만 이뤄졌으며, 나머지 2명은 무죄가 내려졌다.이번 판결은 이들이 체포된 지 3년 4개월여 만에 내려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들이 의회를 장악하고 예산안 등을 거부했다면 국정 운영에 심각한 방해를 받았을 것”이라며 “폭력적 행위가 아니라도 국가 전복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홍콩 47 사건은 2020년 7월 치러진 야권 의원 단일화 예비선거에 나섰던 민주화 인사 47명을 대거 체포한 사건이다. 학생 운동가 조슈아 웡, 베니 타이 전 홍콩대 교수 등 홍콩의 유명 민주파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당시 민주화를 요구하던 범민주진영은 후보 단일화를 통해 세력을 결집시켜, 2달 뒤에 치러지는 입법회(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려고 했다. 비공식 선거였지만 홍콩 시민 60만 명 이상이 호응하며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이에 홍콩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그해 입법회 선거를 갑자기 연기해버렸다. 그 뒤 이듬해 1월 이들 민주화 인사를 포함한 야권 관계자들을 대거 체포했다. 당시 홍콩 검찰은 “의회를 장악해 국가를 전복시키려고 했다”며 47명을 기소했다. 이들엔 예비선거를 주도한 베니 타이 전 홍콩대 교수와 대표적인 청년 운동가 조슈아 웡 등도 포함됐다.민주화 인사들이 구금돼 조사를 받는 동안, 홍콩 정부는 2021년 9월 ‘애국자(친중 인사)’만 입후보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바꿨다. 약 3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에 치러진 입법회 선거에서 결국 친중파가 의회를 독차지했다.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번 판결에 대해 “민주적 정치 과정이나 법치 등을 모두 완전히 무시한 판결”고 비난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여소야대인 대만 입법원(국회)에서 28일 의회 권력을 강화하고 총통 및 행정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친(親)중국 성향인 제1야당 국민당이 통과를 주도했고 제2야당 민중당도 동조했다. 반(反)중국 성향이 강한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취임 8일 만에 이 법안이 통과되자 집권 민진당 및 지지층은 “중국만 이득을 볼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만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입법원은 참석 의원 103명 중 58명의 찬성으로 이 법안을 가결했다. 입법원 113석 중 국민당과 민중당은 각각 52석, 8석을 보유하고 있다. 두 당이 협력하면 민진당(51석)이 대항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법안은 그간 선택 사항이었던 총통의 의회 국정연설을 의무화했고, 총통이 반드시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도록 했다. 각종 기밀문서에 대한 의원들의 접근권을 확대했고, 의원들이 공무원과 민간인을 마음대로 공청회에 출석시킬 수 있다. 공청회에서 거짓 증언을 하면 최대 20만 대만달러(약 845만 원)의 벌금 혹은 징역형에 처해진다. 국방비 등 정부 예산에 대한 의회 통제권도 강화된다. 다만 의회 통과 후에도 총통이나 행정원이 법안을 거부할 수 있어 최종 발효 여부는 불분명하다. 줘룽타이(卓榮泰) 행정원장(총리)은 법안 통과 직후 “이 법은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고 권력 분립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반발했다. 라이 총통이 이를 거부한다면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며 극심한 분열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민진당과 국민당 의원들은 17일에도 이 법안 통과를 놓고 의회에서 난투극을 벌였다. 민진당 지지 성향의 시민들은 법안 통과 당일인 28일 밤에만 약 7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야권이 충분한 토론 없이 졸속으로 법안을 처리하려 한다”고 항의했다. 현장에는 ‘중국은 대만에 간섭하지 말라’ ‘어제의 홍콩은 오늘의 대만’ 등 반중 구호도 등장했다. 이 시위가 타이베이 입법원 건물 주변의 칭다오둥루(靑島東路)에서 주로 벌어졌기에 일각에서는 ‘파랑새 운동’으로도 부른다. ‘칭다오’가 행복 및 둥지 보호를 상징하는 ‘칭냐오(靑鳥·청조)’ 즉 파랑새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중 패권 경쟁의 심화 속에 27일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가까운 이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한일 양국과의 협력을 통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한미일 3각 협력의 균열을 노리고 ‘약한 고리’로 꼽히는 한국에 구애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27일자에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李强) 중국 총리의 전날 회담 내용을 사진과 함께 1면에 실었다. 2면에 보도한 리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회담에 비해 한중 지도자의 만남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중요성과 그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관영 매체들도 3국 정상회의와 관련해 미국에 대한 견제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미국이 배타적인 ‘작은 서클’에 한국과 일본을 묶어두며 ‘중국-러시아-북한’ 대 ‘한국-미국-일본’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면서 “이번 회의가 한일 양국이 합리적인 대중 정책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관영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도 전문가를 인용해 “한중일은 블록 대결을 선택할 것인지, 운명공동체를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전했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으로서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불편하게 지켜보면서도 한미일 협력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존스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는 워싱턴포스트(WP)에 “한일 양국에서 중국 행동 및 의도에 대한 우려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이라는 더 큰 맥락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성과가 있다면 경제나 비(非)안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번 회담이 누구의 안보 셈법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세계를 누비는 대만의 비공식 홍보대사이자 자유를 옹호하는 대변인.”(로이터통신)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진 ‘드래그 퀸(drag queen)’인 대만계 미국인 님피아 윈드(28)가 대만의 주권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대만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님피아는 대만 총통부 공연을 계기로 거침없는 정치적 행보를 보여 대만인들이 열광하고 있다. 드래그 퀸이란 여성적 옷차림이나 행동으로 여성성을 연기하는 남성 예술가를 일컫는다. 패션 디자이너인 님피아는 미국에서 태어나 홍콩과 대만에서 자랐다. 고교 시절 K팝 걸그룹을 보며 여장에 심취한 그는 2018년부터 대만 드래그 퀸 쇼에 참여했다. 특히 올해 초 미국 케이블채널 로고TV의 리얼리티 쇼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 시즌16에서 우승하며 유명해졌다. 대만에선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의 취임식(20일) 직전인 15일 동료들과 선보인 총통부 공연이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님피아 역시 “세계 최초로 드래그 쇼를 개최한 국가수반 집무실일 것”이라며 차이잉원(蔡英文) 전 총통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님피아는 대만의 정치, 사회 이슈에 적극 의견 표명을 하고 있다. 25일 타이베이 공연 직전엔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소중히 여기는 것을 지키기 위해 행동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님피아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배제시키려는 상황에서 대만의 활기찬 포용성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은 아시아에서 성소수자의 권리 강화에 앞장서 온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차이 전 총통이 집권한 뒤인 2019년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해마다 10월이면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프라이드 퍼레이드’(성소수자 행진)도 열린다. 최근 동성 부부의 대리모 출산을 인정해주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 CNN방송은 “섬 원주민과 중국인의 융합, 식민통치 시절 네덜란드와 일본 문화 유입 등의 역사를 지닌 대만은 소수자에 대한 관대함이 깊게 뿌리내려 있다”고 평가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중 패권 경쟁의 심화 속에 27일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가까운 이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한일 양국과의 협력을 통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한미일 3각 협력의 균열을 노리고 ‘약한 고리’로 꼽히는 한국에 구애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27일자에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李强) 중국 총리의 전날 회담 내용을 사진과 함께 1면에 실었다. 2면에 보도한 리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회담에 비해 한중 지도자의 만남을 비중있게 다루면서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중요성과 그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중국의 관영 매체들도 3국 정상회의와 관련해 미국에 대한 견제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미국이 배타적인 ‘작은 서클’에 한국과 일본을 묶어두며 ‘중국-러시아-북한’ 대 ‘한국-미국-일본’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면서 “이번 회의가 한일 양국이 합리적인 대중 정책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관영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도 전문가를 인용해 “한중일은 블록 대결을 선택할 것인지, 운명공동체를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전했다.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으로서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불편하게 지켜보면서도 한미일 협력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는 워싱턴포스트(WP)에 “한일 양국에서 중국 행동 및 의도에 대한 우려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이라는 더 큰 맥락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성과가 있다면 경제나 비(非)안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번 회담이 누구의 안보 셈법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