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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핵 펀치를 가지고 있는 아웃복서입니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 처음으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김아림(26)은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이렇게 설명했다. US여자오픈 우승으로 LPGA투어 출전권을 따낸 그는 미국 무대 진출을 앞두고 ‘핵 펀치’인 드라이버 샷과 ‘아웃복서’처럼 홀을 영리하게 공략할 수 있게 하는 아이언 샷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75cm의 큰 키에서 뿜어 나오는 장타는 김아림의 강력한 무기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1위(평균 259.5야드)에 올랐던 그는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경쟁한 US여자오픈에서 평균 255.8야드로 4위에 자리했다.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드라이버를 찾은 것이 장타의 비결이었다. 김아림은 지난해 8월부터 핑골프의 ‘G425 LST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핑골프 관계자는 “관용성과 비거리가 뛰어난 드라이버다. 헤드에 3개의 웨이트 포지션(무게 추 장착 위치)이 갖춰져 있어 구질 변화 기능이 향상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비거리를 좌우하는 요소는 클럽 및 볼의 스피드, 론치앵글(임팩트 직후 공이 날아갈 때의 초기 발사각), 스핀 등이다. 핑골프는 데이터 측정 등 세심한 클럽 피팅으로 비거리 향상을 도왔다. 김아림의 클럽 스피드는 시속 102∼105마일(볼 스피드는 시속 150∼153마일)이다. 통상 국내 선수들의 클럽 스피드는 시속 98∼100마일 정도다. 론치앵글이 13∼14도인 김아림은 클럽 피팅과 스윙 교정 등을 통해 지난해 초 2400rpm(분당 회전수)이었던 스핀 양을 지난해 말 2200rpm까지 낮췄다. 핑골프 관계자는 “클럽 스피드가 빠른 선수일수록 론치앵글이 높고 스핀 양이 적어야 공의 체공(滯空) 시간이 길어져 비거리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US여자오픈에서 김아림은 정확한 아이언 샷(그린적중률 69%·공동 5위)으로 코스를 정복했다. 2018년부터 미즈노와 아이언 계약을 맺고 있는 김아림은 “미즈노의 ‘JPX921 투어 아이언’은 효율적으로 핀을 공략할 수 있게 하는 나만의 무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타격감이 좋고 안정성이 뛰어난 아이언 덕분에 US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당시 까다로운 16번홀(파3)과 17번홀(파4)에서 연속으로 버디를 낚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US여자오픈을 앞두고 김아림은 아이언 샷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훈련을 했다고 한다. 미즈노 관계자는 “US여자오픈 출국 직전 3개월 만에 클럽 점검을 받으러 온 김아림의 클럽 페이스가 굉장히 많이 닳아 있어 놀랐다. 연습량이 아주 많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여자 선수들의 아이언 사용 기간은 1, 2년 정도다. 한국 선수들은 2015년(김세영)부터 LPGA투어 신인왕을 휩쓸고 있다. 올해는 김아림이 신인왕 계보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 김아림은 “LPGA투어는 오랫동안 꿈꿔 왔던 무대다. 더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할 수 있고 골프 실력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해는 꼭 대한민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노려 보고 싶습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스타 임성재(22·대한통운)는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도쿄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도쿄 올림픽 남자 골프(7월 29일∼8월 1일 예정)의 출전자는 6월 21일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기본적으로 한 나라에서 2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지만 세계 랭킹 15위 이내에 4명 이상 이름을 올렸을 때는 최대 4명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 선수 중 최고인 18위로 새해를 출발한 임성재는 올림픽 출전이 유력한 상태. 하지만 그는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되기 전까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방심하지 않고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올림픽 골프는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의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열린다. 1929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다소 굴곡진 코스 양쪽으로 큰 나무들이 서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티샷의 정확성이 강하게 요구된다. 대회가 열리는 시기의 무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임성재는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2016, 2017년에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동하며 일본 무대가 낯설지 않다. JGTO 우승은 없지만 미국 진출 전이었던 2017년에 상금 랭킹 12위(6244만 엔·약 6억6000만 원)에 오르며 기대주로 떠올랐던 그다. 그는 “2년간의 일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싸움터가 미국에서 일본으로 바뀌어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2년 전 가스미가세키 골프장 답사를 다녀온 김재열 SBS 해설위원은 “비거리보다는 정확도가 중요한 코스이기 때문에 임성재가 장기인 정확한 티샷과 아이언샷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러 투어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얻은 뛰어난 코스 적응력도 올림픽을 향하는 임성재의 강력한 무기다. 그동안 미국, 한국, 일본 투어 대회(초청 포함)를 뛰었던 임성재는 지난해 12월에는 DP 월드투어챔피언십이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향해 생애 처음으로 유러피안투어까지 참가하는 열정을 보였다. ‘골프 유목민’으로 불리기도 하는 임성재는 “전 세계 투어를 다니다 보면 나라마다 다른 코스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경기 도중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여러 투어에서 얻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침착한 위기관리 능력이 강점인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린 ‘명인열전’ 마스터스에 처음으로 출전해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공동 2위)을 차지했다. 임성재에게 2020년은 잊지 못할 한 해였다. 3월 혼다클래식에서 자신의 투어 50번째 경기 만에 PGA투어 첫 승을 거뒀다. 우승 갈증을 풀어낸 상승세를 바탕으로 시즌 한때 페덱스컵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임성재는 “기분 좋은 일이 참 많고 부상도 없었던 한 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첫 우승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혼다클래식 4라운드 베어트랩 15번홀(파3·180야드)의 티샷이 지난해 나의 최고의 샷이었다. 중요한 순간이고 압박감도 심했는데 그것을 잘 극복해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혼다클래식을 치르는 PGA 내셔널챔피언 코스에는 거대한 워터해저드와 변화무쌍한 바람으로 골퍼들의 발목을 잡는 ‘베어트랩’(15∼17번홀)이 있다. 15번홀에서 임성재는 5번 아이언으로 페이드샷을 시도해 공을 핀에서 2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16번홀 파 세이브로 단독 선두에 나선 그는 17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PGA투어가 지난해 12월 30일 선정한 ‘2021년 투어챔피언십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 30명’에서 임성재는 18위를 기록했다. 시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은 대회 직전 페덱스컵 랭킹 30위까지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로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친 톱클래스만이 나설 수 있다. PGA투어는 “‘아이언맨(철인)’ 임성재는 이번 시즌에 이미 8개 대회를 소화했다. 혼다클래식(3월) 타이틀 방어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휴식기에도 임성재는 매일 5시간씩 훈련을 하며 샷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지난해 막판 흔들렸던 퍼팅을 보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임성재는 그동안 투어 생활을 하며 자신이 얻은 별명 중 ‘스윙 머신’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는 “언제나 기계같이 흔들림 없는 스윙을 하자는 내 목표와 딱 맞는 별명”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덜루스에 집을 구한 것도 경기력과 투어 생활의 안정감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자택 구입 전까지 그는 호텔을 전전하며 투어에 참가했다. 임성재의 자택은 덜루스 TPC 슈거로프 안에 있다. TPC 슈거로프는 과거 PGA투어 AT&T 클래식을 개최한 코스 등이 포함된 골프장이다. 집에서 코스와 연습장이 가까워 훈련하기 편한 게 장점이다. 또한 한인 타운까지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재는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안락한 보금자리가 생겨서 좋다. 집을 마련한 이후 안정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 마스터스는 4월에 열린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연기돼 11월에 개최됐다. 임성재로서는 5개월 만에 준우승의 한을 풀 기회가 생긴 셈이다. 총 84명의 출전자에게 올해 마스터스 초청장이 발송된 가운데 한국 선수 중에는 임성재가 유일하게 참가한다. 임성재는 “지난해 마스터스 준우승 등 좋은 기록을 작성하면서 이제는 골프장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본다. 올해도 마스터스 등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두 번째 PGA투어 우승도 달성해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좋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7일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에서 열리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로 새해 일정을 시작한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토트넘에 입단했을 때 조금은 수줍어했던 손흥민이 이제는 라커룸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가 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주축이 된 손흥민의 성공 비결로 친화력을 꼽았다. 유머와 밝은 에너지로 동료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팀에 빠르게 녹아들기 위해 손흥민은 언어 장벽부터 허물었다. 독일(함부르크, 레버쿠젠)에서 뛸 때 학원 수업 외에 TV 애니메이션 ‘스펀지밥’을 보며 독일어를 익혔던 손흥민은 토트넘 이적 후에도 통역을 두지 않고 과외를 받으며 영어를 배웠다.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과 적극 소통하며 다양한 핸드셰이크 세리머니(손바닥과 손등을 부딪친 뒤 춤 동작을 하는 것)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던 손흥민은 영국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세르주 오리에(코트디부아르)는 엉뚱한 행동을 많이 해 재밌다. 루카스 모라(브라질)는 항상 유쾌하다”고 말했다. 왁스로 앞머리를 꼿꼿하게 세우는 토비 알데르베이럴트(벨기에)를 두고는 “비가 와도 머릿결에 흔들림이 없다. 그가 30분 동안 머리 손질을 하는 것도 봤다”며 웃었다. 토트넘 선수들은 종종 크리켓을 하기 위해 모임을 가진다. 손흥민도 초대를 받지만 규칙을 잘 몰라서 참석하지 않을 때가 많다고 한다. 간혹 참석했을 때는 응원단 역할을 한다. 그는 “동료들이 기쁨의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 그럴 땐 나도 같이 어우러져 세리머니를 즐긴다”고 말했다. 자신이 ‘스마일 보이’로 불릴 수 있는 이유는 동료들 때문이라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좋은 팀원들과 축구를 하는 것이 즐겁다. 늘 웃는 모습으로 팀에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해 ‘슈퍼 소니’ 손흥민(28·토트넘)에게 생긴 변화 중 하나는 자신만의 골 세리머니가 생겼다는 것이다. 골망을 흔든 그는 두 손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네모 모양을 만든 뒤 사진을 찍는 동작을 한다. 그는 최근 영국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이 ‘카메라 세리머니’에 대해 “좋은 기억을 사진처럼 찍어 놓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시원한 골과 발랄한 세리머니는 국내에서 밤잠을 설치며 그를 응원한 팬들이 잠시나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잊게 하는 활력소였다. 새벽 생중계로 손흥민의 골을 본 팬들은 이렇게 말한다. “출근길은 피곤할지 몰라도 손흥민 경기를 생방송으로 끝까지 본 내가 승자다.” 물오른 득점력을 앞세워 생애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은 신축년(辛丑年) 새해에도 우직한 소처럼 변함없는 활약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대한축구협회 등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신년 인사를 전했다. 올해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0골(현재 64골·이하 30일 현재)을 돌파했고, ‘차붐’ 차범근(67)을 넘어 아시아 선수 첫 유럽 빅리그 통산 100골 고지(정규리그 기준·현재 105골)를 밟았다. 또한 ‘73m 질주 원더골’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연말 시상식에서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푸슈카시상’까지 한국 선수 최초로 받았다. 2월 애스턴빌라전에서 오른팔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지만 빠르게 회복한 그는 코로나19로 EPL이 중단되자 4월 해병대 훈련소에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을 마쳤다. EPL 복귀 후 향상된 경기력을 선보인 손흥민의 몸값(예상 이적료)은 9000만 유로(약 1204억 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 세계 축구 선수 중 공동 13위다. EPL 2020∼2021시즌이 진행 중인 가운데 손흥민은 EPL 15경기 11골(시즌 23경기 14골)로 득점 공동 2위다. 1위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13골)와는 2골 차.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가장 좋은 득점력(EPL 경기당 0.7골, 시즌 경기당 0.6골)을 보이고 있는 그가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새해엔 아시아 선수 최초의 EPL 득점왕을 노려볼 수 있다. 프로에서의 첫 우승에도 도전한다. 한때 EPL 선두였던 토트넘(승점 26)은 최근 주춤하면서 7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위 리버풀(승점 32)과의 승점 차가 크지 않고 23경기나 남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 손흥민은 “불가능한 것은 없다. 절대 강자가 없고 매 경기가 뜨거운 곳이 EPL인 만큼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아 멋지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리그컵에서는 4강,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서는 32강에 진출해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농구 KT가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바탕으로 역전극을 펼치며 SK전 4연패를 탈출했다. KT는 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통신사 라이벌 SK와의 방문경기에서 91-86으로 승리했다. 전날까지 현대모비스, 전자랜드와 공동 5위였던 KT는 단독 5위(12승 11패)가 됐다. 3연패에 빠진 SK는 8위(11승 14패)에 머물렀다. 3쿼터까지 KT는 SK에 67-80으로 밀렸다. SK 외국인 선수 닉 미네라스(33득점)에게 2쿼터에만 21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4쿼터에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점수 차를 좁혀 나간 끝에 뒤집기에 성공했다. KT는 경기 종료 1분 40초를 남기고 허훈(사진)의 골밑슛으로 87-85로 역전했다. 이후 박준영과 허훈이 2점씩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T는 허훈(14득점 5도움)과 브랜든 브라운(20득점 12리바운드) 등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서동철 KT 감독은 “꼭 이기자고 다짐했던 경기였다. 힘든 상황 끝에 역전으로 마무리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삼성은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최하위(10위) DB와의 방문경기에서 73-72로 이겼다. 1점 지고 있던 경기 종료 1초 전에 아이제아 힉스(15득점 6리바운드)가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역전을 이끌었다. 4연승을 달린 삼성은 4위(13승 11패)를 유지했다. 전자랜드는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KGC를 78-73으로 꺾었다. 전자랜드 가드 김낙현은 팀 내 최다인 15득점에 6개의 도움을 배달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전자랜드는 6위(13승 12패)에 위치했다. 경기 전 단독 2위였던 KGC는 이날 패배로 오리온과 공동 2위(14승 10패)가 됐다. 고열 증세를 보였던 KGC 변준형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슈퍼 소니’ 손흥민(28·토트넘)은 ‘월드클래스(World Class·세계적 선수)’인가. 최근 축구 종가 영국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을 둘러싼 논쟁이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세계 정상급으로 불리기에 충분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공동 2위(11골·27일 현재)인 그는 시즌 14골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10골)보다 많은 골을 터뜨리고 있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그가 월드클래스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쏟아지는 칭찬에도 손흥민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 경기장에서 더 많은 것을 이뤄내야 월드클래스 선수들과 비교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낮춘다. 어느새 겸손이 트레이드마크가 됐기에 7일 아스널전(2-0·토트넘 승)에서 환상적 감아차기로 결승골을 넣은 뒤 “오늘은 겸손할 수가 없겠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이색(?) 발언이 화제가 될 정도. 손흥민에게 겸손의 미덕을 가르친 사람은 그의 축구 스승인 아버지 손웅정 씨(54)다. 2년 전 손 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흥민이는 절대 월드클래스 아닙니다”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흥민이한테 강조하는 게 겸손이다. 젊은 시절 하늘이 주신 기적 같은 기회인 만큼 살얼음판 걷듯 집중해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26일 영국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도 손흥민은 동료부터 치켜세웠다. 이번 시즌 EPL 12골을 합작 중인 팀 동료 해리 케인과의 궁합에 대해 “케인이 잘해서 그렇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는 그와 함께 뛰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는 두 명이 하는 것이 아니다. 벤치에 있거나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들도 팀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에 좋은 결과를 얻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손흥민의 시장 가치와 손흥민으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 등을 포함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1조9885억 원으로 추산된다. ‘스포츠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손흥민이지만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 사는 기분이 어떤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한국인으로서 EPL에서 뛰는 것이 자랑스럽지만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니다. 나보다 방탄소년단(BTS)이 더 유명하다. 나도 그들의 팬이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겸손은 말로만 그치지 않기에 더욱 빛난다. 항상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그는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몸 관리를 하며,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개인 훈련을 반복한다. 이런 모습은 영국에서도 모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영국 축구 매체 ‘풋볼365’의 평가다. “뛰어나고 겸손한 손흥민은 축구에만 전념해 축구 외적으로는 구설에 오르지 않는 선수다. 모두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다.” 정윤철 스포츠부 기자 trigger@donga.com}
‘슈퍼 소니’ 손흥민(28·토트넘)이 한국 선수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시상’을 받았다. 손흥민은 18일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온라인 시상식으로 진행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에서 푸슈카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푸슈카시상은 FIFA가 2009년부터 매년 후보 선정 기간(올해 기준은 2019년 7월∼2020년 10월)에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지난해 12월 번리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터뜨린 ‘73m 질주 원더골’로 최종 후보에 올랐던 손흥민은 팬 투표(11점)와 전문가 투표(13점)를 합쳐 총점 24점으로 1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 최초이며, 아시아 선수로는 2016년 모하맛 파이즈 수브리(말레이시아)에 이어 두 번째다. 번리전에서 손흥민은 12초 동안 73.152m를 질주해 골을 성공시켰다. 이 골로 2019∼2020 EPL 최고의 골 등을 휩쓴 데 이어 최고 권위의 푸슈카시상까지 거머쥐었다. FIFA는 “손흥민이 선사한 짜릿한 12초였다. 파워와 끈기를 모두 보여준 이 골로 토트넘 팬들은 한국인 스타와 사랑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EPL 블랙번 등에서 뛰었던 크리스 서턴은 “디에고 마라도나의 질주를 연상케 하는 멋진 골”이라고 극찬했다. 영국 런던에서 가족과 함께 시상식을 지켜본 손흥민은 시상식 진행자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우리 진영에서 공을 잡은 뒤 마땅히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해 드리블을 했는데 상대 골문까지 갔다. 놀랍고 아름다운 골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주 특별한 밤이다. 오늘의 기억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손흥민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던 얀 페르통언(현 벤피카)은 이날 불쑥 손흥민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 “(골을 도운) 내게 문자메시지도 보내지 않느냐”며 농담을 던진 페르통언을 보고 활짝 웃은 손흥민은 “네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골을 넣지 못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번 시즌 EPL 득점 공동 선두(11골) 손흥민은 푸슈카시상 수상으로 몸값(예상 이적료)이 더욱 치솟게 됐다. 18일 이적 전문 사이트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손흥민의 이번 달 예상 이적료는 9000만 유로(약 1212억 원)로 10월(7500만 유로·약 1009억 원)에 비해 200억 원 이상 올랐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 시즌 프로축구 전북의 K리그1(1부) 사상 첫 4연패를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손준호(28)의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상대 공격수들을 악착같이 쫓아다니며 마크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화끈한 골로 승리의 주역이 되는 공격수에 비해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포지션이다. 올해 그의 공격 포인트는 7개(2골 5도움)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손준호가 쟁쟁한 공격수들을 제치고 ‘최고의 별’이 된 배경에는 국내 축구계에 확산되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한 활동량 데이터 측정과 고도화된 영상 분석 기술이 있다. 이를 통해 손준호처럼 궂은일을 도맡는 선수들의 주목받지 못했던 활약상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과거에는 “부지런히 뛰는 살림꾼”이라는 감독의 평가로나 위안을 받았지만 이제는 객관적 수치로 가치를 입증한다. 손준호는 15일 동료 선수들이 직접 뽑은 동아스포츠대상 프로축구 부문 수상자가 되며 자신의 남다른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시즌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인증을 받은 국내 기업 ‘핏투게더’의 후원을 받아 선수들이 뛴 거리와 속도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K리그1은 8개 구단이 연맹이 제공한 핏투게더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 중이다(나머지 4개 구단은 타사 제품 사용). 이 장비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손준호는 경기당 평균 11.088km로 가장 많이 뛴 선수 1위에 올랐다. 전체 평균은 10.211km였다. 이러한 데이터 측정을 위해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스포츠 브래지어와 비슷한 기어를 착용한다. 기어의 뒷부분 포켓(목덜미 아래)에 무게 50g의 측정 장비인 ‘오코치 셀(OhCoach Cell·가로 45mm, 세로 76mm, 높이 18mm)’이 들어간다. 이 장비를 활용 중인 전북 관계자는 “선수들이 처음에는 착용을 어색해했지만 지금은 적응을 마쳤다. 장비 무게도 가벼워 움직임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핏투게더 관계자에 따르면 오코치 셀에는 포지션 센서와 모션 센서가 장착돼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비인 포지션 센서는 3개의 위성과 통신하면서 움직임을 감지한다. 이 센서를 통해 선수들이 뛴 거리, 시간, 속도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모션 센서는 선수들의 움직임 방향과 가속도, 급제동 등의 정보를 파악한다. 핏투게더 관계자는 “오코치 셀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지표는 120∼130개 정도가 된다. 내년에는 심박수 측정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속도와 관련된 측정 지표를 통해 올 시즌 가장 많은 스프린트(선수가 0.6초 이상의 시간 동안 시속 25.2km 이상을 유지하며 달린 것) 횟수와 거리 1위 선수도 선정했다. 결과는 두 부문 모두 K리그1 울산의 ‘날쌘돌이’ 김인성(31)이 이름을 올렸다.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능력이 탁월한 김인성은 경기당 평균 14.9회의 스프린트 횟수를 기록했고, 평균 스프린트 거리는 229.94m였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활동량 측정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선수들이 무리하지 않도록 훈련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국내 연령별 국가대표팀의 한 코치는 “반복 측정한 자료를 바탕으로 선수의 경기당 평균 스프린트 횟수 등 활동량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평균 데이터와 경기를 치른 뒤의 활동량 데이터를 비교하는데 평균치보다 많이 뛰었을 경우에는 다음 날 훈련량을 줄여 부상 위험을 막는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외에 영상 분석 기술도 데이터 축구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축구 영상·데이터 분석 플랫폼 ‘비프로일레븐’은 3대의 무인 카메라가 경기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토대로 분석을 한다. 올해 K리그1의 경우 경기당 6명의 분석관이 플레이 지표들을 실시간 분석했다. 한 시즌 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MVP 손준호는 그라운드 볼 경합 성공(75회), 공격 차단(171회) 등 수비형 미드필더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비프로일레븐 관계자는 “실시간 분석을 통해 전반전이 끝난 후 각종 데이터와 영상 등이 팀에 제공되기 때문에 하프타임 때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전술적 피드백을 할 수 있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팀들이 늘어나고 있어 정보를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토트넘은 ‘역습 괴물’이다. 손흥민과 스테번 베르흐베인의 스피드는 엄청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디펜딩 챔피언인 리버풀의 위르겐 클로프 감독은 발 빠른 공격수들을 앞세운 토트넘의 위협적 역습을 괴물(Monster)이라는 표현으로 극찬했다. 토트넘의 빠른 공수 전환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클로프 감독에게 한 방을 먹인 선수는 ‘슈퍼 소니’ 손흥민(28)이었다. 토트넘과 리버풀의 2020∼2021시즌 EPL 경기가 열린 17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 0-1로 지고 있던 방문 팀 토트넘은 전반 33분 반격에 나섰다.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손으로 건넨 공을 받은 미드필더 조바니 로셀소가 드리블 돌파를 한 뒤 상대 수비 뒤로 파고드는 손흥민에게 침투 패스를 했다. 공을 받아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진입한 손흥민은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요리스의 패스부터 공이 골라인을 통과하기까지 84m를 이동하는 동안 약 10초밖에 걸리지 않은 빠른 역습이었다. 로셀소의 패스를 받을 때 손흥민의 위치에 대한 오프사이드 논란이 있었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득점으로 인정됐다. 이날 자신의 유일한 슈팅을 골로 연결하며 ‘원샷 원킬’을 보여준 손흥민의 활약에도 토트넘은 후반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리버풀의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헤더로 결승골을 내줘 1-2로 졌다. 수비 가담도 뛰어난 손흥민이 후반 42분 교체 아웃된 뒤 3분 만의 실점이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승점 25(7승 4무 2패)가 돼 선두에서 2위(17일 현재)로 내려앉았다. EPL 안방 66경기 무패 행진(55승 11무)을 이어간 리버풀은 승점 28(8승 4무 1패)로 선두가 됐다. 리버풀을 상대로 3년 2개월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리그 11골(시즌 14골)로 이날 리버풀의 선제골을 넣은 무함마드 살라흐, 도미닉 캘버트루인(에버턴)과 득점 공동 선두가 됐다. 2015∼2016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후 정규리그와 유럽클럽대항전 등에서 99골을 넣고 있는 손흥민은 20일 오후 11시 15분(한국 시간) 레스터시티와의 EPL 경기에서 토트넘 통산 100호 골에 도전한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득점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골로 연결시키는 ‘킬러’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EPL 득점 톱5 가운데 그는 가장 적은 슈팅 수(23개)를 기록 중이다. 득점 공동 선두 살라흐와 캘버트루인은 각각 슈팅 45, 40개를 시도했다. 유효 슈팅(14개) 대비 득점 확률(79%)도 득점 톱5 가운데 1위다. 미국 CBS스포츠는 “손흥민은 현재 최고의 골 결정력을 발휘하고 있는 선수다. 그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는다면 득점 성공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998년 7월. 박세리(43)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양말을 벗고 연못에 들어갔다. 햇볕에 까맣게 탄 다리와 대비되는 하얀 맨발은 그동안의 고된 훈련을 보여주는 듯했다. ‘맨발 투혼’을 발휘하며 정상에 선 그는 외환위기를 겪던 국민들에게 활력을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2020년 12월. 이번에는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김아림(25)이 하얀 마스크와 함께 주목받으며 짜릿한 역전 우승의 낭보를 전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내 플레이가 희망과 에너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아림은 15일 미국 휴스턴의 챔피언스GC(파71)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를 기록해 세계 1위 고진영과 에이미 올슨(미국)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0억9300만 원). 활기찬 어퍼컷 세리머니와 발랄한 ‘배꼽 인사’로 유명한 ‘명랑 골퍼’ 김아림은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1위에 오른 장타자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평균 255.8야드(4위)의 비거리와 정확한 아이언 샷(그린 적중률 69%·공동 5위)을 바탕으로 이 대회 첫 출전에 우승을 달성한 5번째 ‘신데렐라’가 됐다. 김아림의 아이언 계약사인 미즈노 관계자는 “출국 직전 김아림이 3개월 만에 클럽 점검을 받으러 왔는데 클럽 페이스가 굉장히 많이 닳아 있어 놀랐다. 연습량이 굉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는 이 대회에서만 10명의 선수가 11번 우승을 합작하는 강세를 유지했다. 박성현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골프 선수들은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김아림은 2018년 KLPGA투어 데뷔 3년 만에 첫 우승을 거뒀다. 당시 그 무대가 박세리가 주최한 박세리인비테이셔널. 이때 박세리에게 트로피를 받았다. 그랬던 김아림은 이날 우승 후 US여자오픈 트로피에 새겨진 박세리, 박인비(2회 우승) 등 역대 우승자 이름 옆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뒤 “영광스럽고 신기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TV 해설가로 대회를 중계한 박세리는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기뻐했다. 김아림이 1∼4라운드 내내 마스크를 쓰고 경기한 것도 화제가 됐다. LPGA투어에서 흔치 않은 모습에 해외 언론은 코로나19 사태가 빚은 새로운 현상으로 주목했다. 영국 가디언은 “마스크를 쓴 김아림이 동화 같은 우승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김아림은 4명만이 언더파 스코어로 마치는 난관에도 코스 안팎에서 늘 마스크를 쓴 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6개월 연기된 이 대회 챔피언에 딱 어울리는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김아림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했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예선이 열리지 않아 출전 자격이 세계 랭킹 50위에서 75위로 확대됐다. 김아림은 이 덕을 봤다. 기준일이었던 3월 16일 김아림의 랭킹은 70위였다. 개막 직전 94위였던 김아림은 역대 최저 랭킹 우승자가 되며 순위를 30위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국내 투어 우승이 없었지만 처음 열린 12월의 US여자오픈에서 화려한 피날레의 주인공이 된 김아림은 “최종일에는 무조건 핀을 보고 쏘자며 공격적 운영을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국에 동행해 딸이 좋아하는 한식을 매일 챙겨준 어머니 김호신 씨(53)의 역할도 컸다. 김아림은 “엄마표 뭇국과 잡채, 된장찌개가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경기 뒤 그는 한국에서 밤새 응원한 아버지 김종섭 씨(55)와 주최 측이 마련한 모니터를 통해 대화했다. “내가 짱이지? 날았어”라며 즐거워한 그는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빠, 미안”이라며 도중에 자리를 떴다. 딸이 끝까지 듣지 못한 아버지 말은 이랬다. “박세리 프로처럼 힘든 시기에 힘을 주는 존재가 되었으면 하고 바랐는데 네가 그걸 해내 자랑스럽다.”김아림이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세운 기록―첫 출전에서 우승한 역대 다섯 번째 선수―10번째 LPGA투어 비회원 메이저 챔피언―대회 최종일 최다 타수(5타 차) 역전 타이―최저 세계 랭킹(94위) 대회 우승자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US여자오픈 정상 등극의 비결은 강한 뒷심이었다. 선두 시부노 히나코(일본)에게 5타 뒤진 공동 9위(1오버파)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아림은 전반에 버디 3개로 3타를 줄이며 추격을 시작했다. 후반 들어 10, 11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김아림은 “13번홀에서 처음 리더보드를 보고 선두와의 격차를 확인했다. ‘조금 더 집중하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선두 에이미 올슨(2언더파)에게 2타 뒤진 상황이었다. 대역전극은 16번홀(파3)에서 시작됐다. 맞바람이 부는 가운데 5번 아이언 티샷으로 공을 핀에서 2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낚았다. 올슨을 1타 차로 추격한 그는 17번홀(파4)에서는 8번 아이언 세컨드샷을 1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추가해 공동 선두가 됐다. 상승세로 18번홀(파4)에 돌입한 그는 3m짜리 내리막 버디를 낚아 단독 선두에 올랐다.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막판 3연속 버디 마무리를 자축했다. 마지막 조 올슨보다 30분가량 먼저 대회를 마치고 대기하던 김아림은 2타 뒤진 올슨이 18번홀 이글에 실패하면서 우승이 확정됐다. 그 순간 지난해 우승자 이정은 등이 ‘샴페인 세례’로 축하했다. 대회 최종일 최다 타수 역전 타이 기록도 세웠다. 김아림의 우상인 안니카 소렌스탐은 김아림에게 영상 통화로 “우승을 즐겨라”라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김아림은 아이처럼 기뻐하며 “고맙습니다. 사랑해요”라고 화답했다. 이번 우승으로 김아림은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출전 자격을 얻었다. 16일 귀국 후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그는 “미국 진출은 충분히 생각해야 할 문제다. 가족들과 함께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결승전은 내가 우리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경기다. 반드시 이기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8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프로축구 K리그1 울산의 김도훈 감독(50·사진)은 비장하게 마지막 각오를 밝혔다. 1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빗셀 고베(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을 승리(2-1)로 이끈 뒤 작별을 예고했다. 울산과의 동행을 마무리하는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것이었다. 2016년 12월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올해 말로 계약이 끝난다. 올 시즌 이청용 등 스타 선수를 대거 영입한 울산이 K리그1과 축구협회(FA)컵에서 전북의 벽에 막혀 모두 준우승에 그치면서 김 감독의 계약 연장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울산 관계자는 “김 감독이 연달아 준우승에 그친 뒤 상심이 컸다. 계약 연장 여부는 ACL을 마친 뒤 논의하기로 한 만큼 최종 거취는 결승전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아쉬움이 컸던 김 감독이지만 ACL에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울산은 9경기에서 21골(6실점)을 터뜨리며 무패(8승 1무)로 결승에 올랐다. 0-1로 지고 있던 고베전 후반에 공격력이 강한 측면 수비수 등을 대거 투입해 역전승을 이뤄내는 등 용병술도 빛나고 있다. ACL 우승 상금은 K리그1 우승 상금(5억 원)의 9배에 가까운 400만 달러(약 44억 원)에 달한다. 울산은 19일 오후 9시 카타르 알와크라에서 페르세폴리스(이란)와 결승 단판 승부를 펼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아시아 지역 팀들이 먼저 ACL을 재개한 가운데 페르세폴리스는 10월 일찌감치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달 30일 이후 실전을 치르지 못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김 감독은 “다득점 승리가 계속돼 팀 분위기가 좋다. 마지막 경기도 즐겁게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김아림(25·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첫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최고 장타자다운 자존심을 지켰다. 김아림은 11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GC(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올 시즌 국내 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1위(평균 259.5야드)에 오른 김아림은 이날 전체 출전 선수 중 공동 12위인 평균 267.9야드의 비거리를 기록했다. 선두 에이미 올슨(미국·4언더파 67타)에게 1타 뒤진 그는 모리야 쭈타누깐(태국)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장타뿐만 아니라 이날 정교한 퍼팅 감각으로 퍼팅 수를 25개까지 떨어뜨린 김아림은 올해 3월 16일 기준으로 세계 랭킹 상위 75위 이내 선수에게 출전 자격을 주는 대회 규정에 따라 생애 처음으로 US여자오픈에 출전했다. 2015년 우승자 전인지에 이어 역대 5번째로 US여자오픈 첫 출전 우승에 도전하는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파 세이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 중 톱10에 김아림만 진입한 가운데 박성현과 최혜진(이상 1언더파)이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박인비는 공동 24위를 했고, 세계 2위 김세영(1오버파)과 1위 고진영(2오버파)은 각각 공동 37위, 공동 55위에 자리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슈퍼 소니’ 손흥민(28)이 2년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선정하는 남자 월드 일레븐(베스트11) 후보 55명에 이름을 올렸다. 11일 FIFA에 따르면 손흥민은 15명으로 구성된 공격수 부문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등과 경쟁하게 됐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 득점 2위(10골)를 달리는 등 시즌 13골을 기록하고 있다. 호날두(12골), 메시(7골)보다 높은 득점 수치다. 17일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시상식에서 발표되는 베스트11은 전 세계 프로축구 선수들의 투표로 뽑으며 통상 공격수는 3명 선정된다. 지난해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후보에 선정됐지만 최종 베스트11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상식에서 ‘푸스카스상’ 수상도 노린다. 푸스카스상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나온 골 중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상으로 팬 투표(50%)와 전문가 패널(50%)의 점수를 합산해 선정한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번리전에서 73m를 질주해 성공시킨 골로 후보에 올랐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앤트워프(벨기에)와의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J조 최종 6차전에서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13분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두 차례 슈팅을 날렸으나 득점에는 실패했다. 2-0으로 이긴 토트넘은 조 1위로 32강에 올랐다. 손흥민은 13일 크리스털팰리스와의 EPL 경기에서 시즌 14호 골에 도전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3연패를 탈출한 KCC가 프로농구 단독 선두에 올랐다. KCC는 10일 전주에서 열린 오리온과의 안방경기에서 70-58로 승리했다. 경기 전까지 오리온, KGC 등과 공동 선두였던 KCC는 이날 승리로 단독 선두(11승 7패)가 됐다. 반면 연승 행진을 4경기에서 마감한 오리온은 KGC(2위)에 이어 SK와 공동 3위(10승 8패)가 됐다. 이번 시즌 팀 최소 실점 1위(경기당 평균 실점 76.1점)인 KCC는 조직적인 수비를 앞세워 오리온을 2쿼터에 4점으로 묶었다. 이는 이번 시즌 한 쿼터 팀 최소 득점이다. 전반에 기선을 제압한 KCC가 30-22로 앞선 채 시작한 3쿼터에서 오리온은 이종현(203cm)-이승현(197cm)-디드릭 로슨(202cm)으로 구성된 ‘트리플 타워’를 가동해 추격을 시작했다. 골밑 안정을 바탕으로 가드 이대성(13득점)의 외곽포가 살아난 오리온은 3쿼터 한때 3점 차까지 따라붙기도 했다. 하지만 장신 센터들을 활용한 오리온의 지역 방어는 외곽 수비에 한계를 드러냈다. KCC 슈터 이정현(14득점·3점슛 4개·사진)은 트리플 타워를 가동한 오리온의 약점을 공략했다. 이정현은 4쿼터에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는 결정적인 3점슛 2방을 포함해 8점을 집중시키며 해결사 역할을 했다. 그는 “우리 팀은 강팀을 상대할 때 더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팀이 상승세를 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20~2021시즌을 끝으로 팀을 매각하는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은 개막에 앞서 “인생을 걸고 시즌을 치르겠다”고 했다. 감독의 다짐처럼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하며 1라운드를 단독 선두(7승 2패)로 마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2라운드 들어 부진에 빠지면서 순위가 공동 6위(9승 9패·9일 기준)까지 추락했다. 9일 창원에서 열린 LG와의 방문 경기에서 접전 끝에 78-83으로 지면서 6연패에 빠진 전자랜드는 5할 승률 유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1라운드에서 평균 14.2득점(5.9도움)을 기록하며 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던 김낙현 등 슈터들의 부진이 성적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에 막힌 김낙현(2라운드 평균 11.7득점 4.2도움)은 최근 KT, LG와의 경기에서 각각 3, 4득점에 그쳤다. 유도훈 감독은 “김낙현이 상대 협력 수비에 대한 대처법을 깨달아야 한다. 그가 돌파구를 찾아 성장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 전자랜드는 경기당 평균 84.8점(3위)을 넣었지만 2라운드에서는 평균 74.8점으로 득점력 최하위(10위)가 됐다. 전반적으로 외곽슛 성공률이 떨어진 탓이다. 유 감독은 “슈터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12일 최하위 DB를 상대로 연패 탈출을 노린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 리오넬 메시(33·FC바르셀로나·바르사)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의 대결인 ‘메호 대전’을 앞둔 7일 바르사(스페인)는 호날두와 유벤투스(이탈리아)를 자극했다. 트위터에 두 선수가 나란히 있는 그림을 올리면서 메시 쪽에 ‘GOAT(The 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라는 문구를 적은 것이다. 그러나 9일 바르사의 안방 캄노우에서 열린 2020∼2021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G조 최종 6차전의 승자는 유벤투스의 3-0 승리를 이끈 호날두였다. 메시와의 36번째 맞대결에서 호날두는 페널티킥(전반 13분, 후반 7분)으로만 2골을 넣었다. 양 팀은 승점 동률(15점)을 이뤘으나 조별리그 맞대결(1승 1패), 골 득실(유벤투스 +1, 바르사 ―1)에서 앞선 유벤투스가 조 1위, 바르사가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적지에서 완승을 거둔 유벤투스는 트위터에 ‘우리가 당신들의 안방에 GOAT(호날두)를 데려갔다’는 글을 올렸다. 영국 BBC는 “이 경기의 주인공은 호날두였다.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앞으로 메시와 겨룰 기회가 많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호날두와 메시가 맞붙은 건 2018년 5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2-2 무)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소속이었던 호날두는 그해 7월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올해 10월에 열린 UCL 조별리그 2차전(2-0 바르사 승)에서는 호날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으로 결장했다. 이번 시즌 12골(리그 8골)을 터뜨리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는 호날두는 메시와의 맞대결 통산 득점 21골(1도움)을 기록하며 메시(22골, 12도움)를 1골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역대 맞대결에서는 메시가 16승 9무 11패로 여전히 우위에 있다. 최근 득점력(시즌 7골·리그 4골)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메시는 이날 11개의 슈팅(유효 슈팅 7개)을 시도했지만 유벤투스의 베테랑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42)의 선방에 막혀 무득점에 그쳤다. 호날두는 경기에 앞서 모처럼 만난 메시와 악수를 나눴다. 미국 ESPN에 따르면 호날두는 “오랫동안 각종 상을 나눠 가진 메시와는 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를 메시는 6회, 호날두는 5회 수상했다. 겉으로는 “메시를 라이벌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한 호날두지만 내심 라이벌전 승리가 기쁜 눈치였다. 유럽축구연맹(UEFA)에 따르면 그는 “메시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득점하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H조 파리 생제르맹(프랑스)과 이스탄불 바샥셰히르(터키)의 경기는 인종 차별 논란 속에 전반 14분 만에 중단됐다. 루마니아 출신 대기심 세바스티안 콜테스쿠가 카메룬 출신의 피에르 웨보 코치(바샥세히르)를 두고 ‘검은 사람’이라고 칭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에 항의하던 양 팀 선수들이 퇴장하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UEFA는 10일 심판을 교체해 경기를 재개하기로 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농구연맹(KBL)은 9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7일 인스타그램 생방송 도중 팀 동료의 나체 사진을 노출해 물의를 빚은 SK 최준용(26)에게 5경기 출전 정지 징계와 함께 3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KBL 관계자는 “고의로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동료의 나체 사진을 촬영하고 보관한 점과 명백한 부주의로 사진이 노출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KBL은 선수와 팀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련 교육 및 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한창이던 3일 안방경기를 마친 뒤 고양체육관에서 코칭스태프 등 구단 관계자들이 음주를 동반한 회식을 한 오리온 구단에 대해서는 재발 방지 등에 대한 엄중 경고와 함께 제재금 200만 원을 부과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현역 시절 활력 넘치는 플레이가 돋보였던 ‘터보 가드’ 김승기 프로농구 KGC 감독은 스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도자다. 스틸에 성공하면 속공으로 이어져 득점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 평소 그는 “우리 팀 사기를 올리고 상대 팀 기를 꺾는 데는 스틸만 한 게 없다”고 말한다. 이번 시즌 경기당 팀 스틸 1위 KGC(평균 9개)가 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스틸 쇼’를 펼치며 83-68로 이겼다. KGC는 이날 12개의 스틸(SK 5개)을 기록했는데 이 중 7개가 득점(18점)으로 연결됐다. 3연승의 KGC(10승 7패)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오리온, KCC와 공동 선두가 됐다. 이날 이겼으면 단독 선두가 될 수 있었던 SK는 2연패에 빠져 10승 8패로 공동 선두에서 4위로 떨어졌다. KGC는 가드 이재도와 센터 오세근이 승리를 이끌었다. 팀 최다인 4개의 스틸을 기록한 이재도는 18득점과 함께 12개의 도움을 배달했다. 오세근은 상대 외국인 선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골밑을 지키며 19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전날 인스타그램에 팀 동료의 신체 사진을 노출해 물의를 빚은 최준용이 팀 자체 출전 정지 징계(3경기)로 결장한 SK는 18개의 실책(KGC 8개)을 저지르며 무너졌다. 주포 자밀 워니(9득점)가 욕설이 담긴 판정 항의 등으로 테크니컬 반칙 2개가 누적돼 3쿼터에 퇴장당한 것도 뼈아팠다. 문경은 SK 감독은 “선수들의 인성 교육 등을 강화할 것이다. 우선은 팀 분위기를 빨리 추스르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축구 K리그의 최고 ‘날쌘돌이’는 상주 상무의 문선민(28·사진)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8일 올 시즌 K리그 선수들의 속도와 활동량 데이터를 공개했다. 데이터는 선수 유니폼에 부착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비로 측정했다. K리그1(12개)과 K리그2(10개) 22개 구단 중 14개 구단이 연맹이 제공한 장비를 활용해 측정에 참여했다. 빠른 발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허무는 데 능한 공격수 문선민은 순간 최고 속도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연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선민은 18라운드 인천전에서 시속 36.4km를 기록했다. 100m 기록으로 환산하면 약 9.89초다. 문선민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20경기에 출전해 5골 4도움을 기록했다. 스피드가 좋은 선수가 많아 ‘육상부’로 불리는 K리그1 준우승팀 울산은 2명의 선수가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측면 수비수 김태환(31)은 12라운드 강원전에서 시속 36.3km의 순간 최고 속도를 기록했다. 전북과의 9라운드 경기에서 시속 36.2km를 기록한 공격수 김인성(31)은 3위에 자리했다. 김인성은 올 시즌 울산의 주전 측면 공격수로 뛰며 4골 6도움을 기록했다. 과거 그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일단 볼이 상대 수비수의 옆이나 뒤로 빠져나가기만 하면 내가 빠른 발을 이용해 (수비수보다) 먼저 공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내내 침투 플레이를 선보이며 한 경기 기준 ‘스프린트 왕’에 꼽힌 선수는 인천의 공격수 지언학(26)이다. 스프린트는 선수가 0.6초 이상의 시간 동안 시속 25.2km 이상의 스피드를 유지하며 달린 것을 뜻한다. K리그1 선수의 경기당 평균 스프린트 횟수는 8.3회. 지언학은 17라운드 수원전에서 한 경기에 31회의 스프린트를 기록했다. 연맹 관계자는 “당시 지언학은 전반 스프린트가 16회, 후반이 15회였다. 경기 내내 일관된 체력으로 상대를 위협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거리를 뛴 선수 부문에서는 K리그2 대전의 이호빈(1만2571m·13라운드 충남 아산전)이 1위, K리그1 상주의 정재희(1만2379m·18라운드 인천전)가 2위를 차지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