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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 개막하는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승격 팀은 대구와 강원이다. 2014년 챌린지(2부 리그)로 함께 강등됐던 두 시민구단은 승격도 같이 했다. 하지만 1부 리그 복귀를 준비하는 두 팀의 행보는 딴판이다. 보험회사 영업사원 출신으로 프로야구 넥센 단장을 지낸 조태룡 씨(53)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강원은 공격수 이근호와 정조국, 수비수 오범석, 골키퍼 이범영 등 국가대표 출신을 잇달아 영입하면서 오프시즌에 가장 많은 관심을 끈 구단이다. 강원은 리그 3위 안에 들어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승격 첫해 목표로 삼았다. 그런데 대구는 너무 조용하다. 눈에 띌 만한 선수 영입이 없다. 지난 시즌 임대 선수로 데리고 있던 브라질 출신 공격수 세징야를 완전히 이적시킨 것을 포함해 6명을 영입했지만 무게감 있는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강원 같은 선수 영입? 하면 좋겠죠. 그런데 우리는 그럴 여력이 안 됩니다.” 조광래 대구 대표이사(63)는 “강원 내부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전력 보강이라는 차원에서만 보면 강원이 잘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돈 아니겠나. 몸값 비싼 선수를 영입하면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게 안 되면 나중에 뒷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시민구단을 운영하는 조 대표의 생각은 확고했다. “K리그 시민구단 중 자생력 있는 구단이 있나? 기업 구단 중에도 그런 곳은 드물다. 결국 장기적으로 볼 땐 큰돈 들이는 선수 영입보다는 키워 쓰는 육성이 살길이다. 축구 1, 2년 하고 말 건 아니지 않나”고 했다. 조 대표는 시민구단인 경남 감독 시절 윤빛가람(옌볜), 김주영(허베이), 이용래(수원) 등을 뽑은 뒤 국가대표로 성장시켰다. 당시 경남은 ‘조광래 유치원’으로 불렸다. 조 대표는 올 시즌을 앞두고도 이적 영입보다는 신인 선수(8명)를 더 많이 뽑았다. 대구는 2부 리그에 있던 지난 시즌 구단 예산으로 약 100억 원을 썼다. 2부 리그의 기업 구단인 부산과 서울 이랜드 정도를 빼면 예산 규모는 최상위권이다. 2부 리그의 대구가 이렇게 많은 돈을 쓴 이유는 2군 리그 선수 육성에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1부 리그로 올라온 올해는 140억 원 정도로 늘었다. “앞으로도 선수 영입보다는 선수들이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우선 돈을 쓸 생각입니다.” 조 대표는 “쓸 만한 선수를 키워내려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조 대표가 2014년 대구에 처음 왔을 때 선수들은 원룸과 아파트에 흩어져 숙소 생활을 했다. 한 방에서 4명씩 함께 지냈다. 숙소에서 선수단 식당까지 가려면 15분씩 걸어야 했다. “처음 와 보니 이게 무슨 프로인가 싶더라고요. 이래서 어떻게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겠나 싶은 생각에 기가 찼습니다.” 조 대표는 이듬해 당장 선수단 숙소를 옮겼다. 안방구장인 대구스타디움 근처 육상진흥센터 내 외국인 선수 숙소가 1년 내내 거의 비다시피 해 이곳을 선수단 숙소로 삼았다. 지금 한창 설계 중인 클럽하우스가 2018년 중순이면 완공된다. 조 대표는 승격 첫해 목표를 1부 리그 잔류로 삼았다. 이것도 쉬운 건 아니다. 지난 시즌 승격 팀 수원FC도 한 시즌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2부로 떨어졌다. 조 대표는 “1부 리그가 무슨 장난도 아니고 잔류도 사실 쉬운 게 아니다. 1, 2부 리그 간 경기력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고 해도 분명히 차이는 있다. 특히 경기 템포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고 했다. 그래도 조 대표는 차근차근 준비해 3년 안에 우승에 도전해 볼 만한 팀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이다. “첫해 잔류에 성공하면 버티는 힘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2년째 좀 더 올라가고 3년째 우승까지 도전해 보겠다. 이 정도면 아주 겸손한 목표 아닌가. 승격 첫해 ACL 출전권을 따겠다는 팀도 있는데….” 대구=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한국전력 주전 세터 강민웅이 리그 사상 처음으로 유니폼 규정 위반으로 퇴장을 당했다. 강민웅은 이날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방문경기 때 입는 푸른색 유니폼을 준비해야 했으나 안방경기 유니폼인 붉은색 유니폼을 챙겨 경기장에 나왔다. 이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던 강민웅은 구단 프런트가 급히 가져온 방문경기 유니폼을 입고 1세트 1-4로 뒤진 상황에서야 코트에 투입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문제가 됐다. 프런트가 부랴부랴 챙겨다 준 유니폼이 이번 시즌 등록 유니폼이 아닌 지난 시즌의 민소매 유니폼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이번 시즌 민소매가 아닌 반팔 디자인 유니폼을 한국배구연맹(KOVO)에 등록했다. 등록되지 않은 디자인이나 색상의 유니폼을 착용하는 건 규정 위반이다. 대한항공은 강민웅의 유니폼 규정 위반을 다시 지적했다. 대한항공이 1세트 14-12로 앞선 상황에서였다. 이 때문에 강민웅은 퇴장을 당했고, 한국전력의 스코어는 강민웅이 투입되기 전인 1점으로 돌아가면서 14-1이 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대한항공이 3-2(25-8, 17-25, 23-25, 25-21, 15-12)로 승리를 거두고 4연승을 달리며 승점 61로 선두를 굳게 지켰다. 한국전력은 이번 시즌 들어 14차례의 5세트 경기를 치러 이 부문 역대 최다 타이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이 2011∼2012시즌에 14번의 5세트 경기를 했다. 당시 대한항공 감독이 지금의 한국전력 사령탑인 신영철 감독이었다. 여자부에서는 선두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3-1(25-23, 22-25, 26-24, 25-20)로 꺾고 2위 IBK기업은행(승점 48)과의 승점 차를 4점으로 벌리면서 한숨 돌렸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과 각 종목 입장권 예매가 9일부터 시작된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부터 4월 23일까지 홈페이지(www.pyeongchang2018.com)를 통해 1차로 입장권 예매 신청을 받은 후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 먼저 입장권 구매 기회를 준다. 당첨자는 5월 8일 발표한다. 조직위는 이번 예매 신청을 통해 종목별로 전체 입장권의 60∼80%를 소화할 계획이다. 온라인 2차 예매는 9월 5일부터 시작한다. 이때는 추첨이 아닌 선착순 판매다. 오프라인 판매는 10월 1일부터다. 올림픽 경기 입장권 가격은 개최국 국민의 관람 의향도를 포함한 시장 조사 결과 및 각 국제 경기 단체와 개최국 정부 기관의 의견 등을 참고해 조직위가 적정 가격을 산출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최종 승인을 받아 확정된다. 이렇게 결정된 입장권 가격을 보면 종목별 인기도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평창 올림픽에서 개폐회식을 제외한 경기 입장권 중 최고가는 ‘겨울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으로 A등급 좌석 티켓 가격이 90만 원이다. 남자 아이스하키는 올림픽 때마다 입장권 가격이 제일 높은 종목이다. 2014년 소치 올림픽 때는 결승전 티켓 값이 125만 원,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는 87만 원이었다. 평창 올림픽 입장권 가격 중 눈에 띄는 종목은 그동안 한국이 초강세를 보여 온 쇼트트랙이다.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종목의 A등급 좌석 티켓 값은 55만 원인데 밴쿠버 대회(17만 원)의 3배, 소치 대회(22만 원)의 2배가 넘는다. 이는 조직위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올림픽 경기 관람 의향도(중복응답)를 포함한 종목의 인기도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관람 의향도 조사에서 쇼트트랙은 67%를 기록해 국민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종목으로 꼽혔다. 아이스하키는 16%로 낮게 나왔지만 해외 판매량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소치 대회 때도 아이스하키는 6만 장이 넘는 입장권이 러시아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판매됐다. 관람 의향도 조사에서 두 번째로 높게 나온 피겨스케이팅(64%)은 쇼트프로그램이 55만 원, 프리스타일 경기는 60만 원(이상 A등급 좌석)인데 소치 대회 때보다는 10만 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윤성빈이 금메달을 노리는 스켈레톤 결선 A등급 좌석은 이전 두 대회 때보다 조금 높은 10만 원이다. 한국이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딴 스피드스케이팅도 이전 두 대회보다 티켓 값이 조금 높아져 A등급 좌석이 25만 원이다. 알파인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세계 수준에 많이 못 미치는 설상 종목의 입장권 가격은 이전 두 대회에 비해 대체로 낮게 책정됐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브랜드 마케팅 컨설팅그룹 ‘㈜위드컬처’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평창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콘텐츠 개발에 노력을 쏟고 있다. 위드컬처가 만든 평창의 맛지도 ‘맛나는 평창’에는 한우, 메밀, 황태 등 평창의 특선 메뉴 10선을 포함해 평창의 주요 관광지 정보까지 담겼다. ‘맛나는 평창’은 평창을 처음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위드컬처는 이 맛지도 제작을 위해 지난해 올림픽 맛기행 홍보단 ‘맘마미아’를 직접 꾸려 운영했다. 맘마미아가 평창의 맛집을 돌며 직접 맛을 본 음식 이야기와 관련 사진들이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돼 있다. 맛지도는 평창에서 열리는 각종 페스티벌 장소나 관광 안내소에서 무료로 얻을 수 있다. 평창군은 16일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올림픽 음식 특선 메뉴 시식 행사를 열 예정이다. 위드컬처가 개발에 참여한 특선 메뉴는 평창의 특산물을 주 재료로 사용해 만든 퓨전 요리다. 이경선 위드컬처 대표는 “올림픽을 계기로 평창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평창 음식 및 여행 관련 콘텐츠와 프로젝트를 개발하려고 한다”며 “올림픽 기간 평창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평창의 맛과 문화를 알리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1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국제루지연맹(FIL)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부문에서 독일은 금메달을 차지한 타트야나 휘프너(34)를 포함해 톱10에 4명이나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루지 최강국이다. 그런 만큼 독일에서 루지 국가대표로 뽑히기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렵다. 봅슬레이, 스켈레톤과 함께 겨울 올림픽 썰매 종목 중 하나인 루지는 얼굴이 하늘을 향한 채 누워 타는 썰매로 다리부터 결승선을 통과한다. 아일렌 프리슈(25)도 한때 독일에서 루지 유망주였다. 프리슈는 2012년 세계 주니어선수권대회 여자 1인승에서 우승하면서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다. 2013년에는 23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도 올랐다. 하지만 이후 프리슈는 독일 내의 치열한 경쟁에서 밀리면서 주로 국가대표 2진으로 시간을 보내다 2015년 은퇴를 했다. 그랬던 프리슈가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독일이 아닌 태극마크를 단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다. 프리슈는 지난해 말 법무부의 허가를 받아 체육 분야 우수 인재로 특별 귀화했다. 한국의 경기력이 세계 수준과 차이가 큰 점을 감안한 대한루지경기연맹은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경쟁력 있는 선수의 귀화를 추진했는데 올림픽 출전이 꿈이던 프리슈와 인연이 닿은 것이다. 프리슈는 17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평창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종목인 바이애슬론에도 파란 눈의 태극전사들이 있다. 바이애슬론은 국내 등록 선수가 200명가량이고, 이 중 성인은 50명 남짓밖에 안 될 정도로 선수층이 얇아 역시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는 종목이다. 안나 프롤리나(33)는 지난해 3월 특별 귀화를 했다.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인 프롤리나는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종목에서 4위를 한 세계 정상급의 선수다. 하지만 자국에서 열린 2014년 소치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 했다. 당시 임신 중이었기 때문이다. 프롤리나는 출산 후 다시 국가대표에 도전했지만 독일과 함께 바이애슬론 최강국으로 꼽히는 러시아에서는 1년 가까운 공백기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프롤리나 역시 다시 한 번 올림픽 무대에 서고 싶은 희망 때문에 한국행을 택했다. ‘서안나’라는 한국 이름까지 둔 프롤리나는 지난해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여름 세계선수권 스프린트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 바이애슬론 불모지 한국에 세계선수권 첫 메달을 안기면서 평창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바이애슬론에서는 러시아 주니어 국가대표를 지낸 알렉산드르 스타로두베츠(24)와 예카테리나 에바쿠모마(27·여)도 귀화를 했다. 귀화 선수가 가장 많은 종목은 ‘겨울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아이스하키다. 남자 아이스하키에서는 지난해까지 6명이 귀화를 했다. 국가대표 골리(골키퍼) 맷 달튼(31)을 포함해 캐나다 출신이 5명이고, 미국 출신이 1명이다. 캐나다 남자 아이스하키는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9개나 딴 아이스하키 절대 강국이다. 이처럼 아이스하키에 유독 귀화 선수가 많은 것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개최국 한국에 자동 출전권을 주면서 내건 조건 때문이다. 당초 IIHF는 세계 수준과 차이가 많이 나는 한국에 본선 자동 출전권을 주는데 부정적이었다. 그래서 귀화 선수를 많이 영입해 전력을 보강한다는 조건으로 자동 출전권을 준 것이다. 파란 눈의 태극전사들이 대거 포진한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9일부터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유로 챌린지 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 덴마크, 헝가리 4개국이 참가한다. 피겨스케이팅에서 처음으로 전 종목(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출전을 계획 중인 한국은 페어와 아이스댄스 종목에서도 귀화를 추진 중이다. 남은 기간 외국인 선수의 귀화 추진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평창 올림픽에 나서는 파란 눈의 태극전사는 15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귀화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귀화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때는 전체 참가 선수의 5%에 가까운 120명가량이 귀화 선수였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6·사진)가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골 감각을 유지한 채 득점왕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시티와의 방문경기에서 전반 44분 골망을 흔들며 팀의 3-0 승리에 기여했다. 이번 시즌 리그 15호 골을 기록한 이브라히모비치는 EPL에서 한 시즌에 15골을 넣은 최고령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6일 현재 디에고 코스타(첼시),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널)와 함께 득점 공동 2위인 이브라히모비치는 EPL 역대 최고령 득점왕에도 도전한다. 득점 선두는 전날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4골을 몰아넣으며 단숨에 1위로 올라 선 로멜루 루카쿠(에버턴)로 16골을 기록 중이다. EPL 역대 최고령 득점왕은 2009∼2010시즌 첼시에서 뛰며 29골을 넣었던 디디에 드로그바로 당시 32세였다. 조제 모리뉴 맨유 감독은 “스트라이커가 골을 넣으면 대개 3분의 1은 페널티킥 골이다. 하지만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번 시즌 넣은 20골 중 페널티킥 골은 단 한 골뿐이다”며 이브라히모비치의 골 결정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번 시즌 리그 15골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2골, 리그 컵대회 2골, 커뮤니티실드 1골로 모두 20골을 기록하고 있다. 커뮤니티실드는 EPL 우승 팀과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우승 팀이 맞붙는 경기다. 맨유에서 한 시즌 20득점 선수가 나온 건 2012∼2013시즌에 30골을 넣었던 로빈 판페르시(페네르바흐체) 이후 네 시즌 만이다. 2013년 5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뒤로 처음이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코리안 좀비’ 정찬성(30)의 건재를 확인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정찬성이 5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도요타센터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파이트 나이트104 대회 페더급 경기에서 데니스 버뮤데즈(31·미국)를 1라운드 2분 49초 만에 KO로 꺾고 3년 6개월 만의 복귀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로써 정찬성은 UFC 4승 1패를 포함해 종합격투기 전적 14승 4패가 됐다. 정찬성은 2013년 8월 UFC163대회 때 조제 알두(31·브라질)와 벌인 타이틀 매치에서 패한 이후 어깨 부상과 공익근무 등으로 잠시 옥타곤(8각의 링)을 떠났었다. 이날 정찬성은 왼손 잽을 던지면서 다가서던 버뮤데즈의 턱에 전광석화처럼 오른손 어퍼컷을 적중시키면서 경기를 간단히 마무리했다. 레슬링이 주특기인 버뮤데즈는 경기 시작과 함께 정찬성의 하체 쪽을 파고들며 다운을 시도했지만 어퍼컷 한 방에 다운된 뒤로 일어서지 못했다. 정찬성은 이번 대회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로 선정돼 대전료 외에 5만 달러(약 5700만 원)의 보너스도 챙겼다. 정찬성은 옥타곤에서 진행한 인터뷰 때 “대한민국의 시국이 어렵다. 마음이 따뜻하고 강력한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코리안 좀비' 정찬성(30)의 건재를 확인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정찬성이 5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도요타센터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파이트 나이트104 대회 페더급 경기에서 데니스 버뮤데즈(31·미국)를 1라운드 2분 49초 만에 KO로 꺾고 3년 6개월 만의 복귀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로써 정찬성은 UFC 4승 1패를 포함해 종합격투기 전적 14승 4패가 됐다. 정찬성은 2013년 8월 UFC163대회 때 조제 알도(31·브라질)와 벌인 타이틀매치에서 패한 이후 어깨 부상과 공익 근무 등으로 잠시 옥타곤(8각의 링)을 떠났었다. 이날 정찬성은 왼손 잽을 던지면서 다가서던 버뮤데즈의 턱에 전광석화처럼 오른손 어퍼커트를 적중시키면서 경기를 간단히 마무리했다. 레슬링이 주특기인 버뮤데즈는 경기 시작과 함께 정찬성의 하체 쪽을 파고들며 다운을 시도했지만 어퍼커트 한 방에 다운된 뒤로 일어서지 못 했다. 정찬성은 이번 대회 '퍼포먼스 오브 나이트'로 선정되면서 대전료 외에 5만 달러(약 5700만 원)의 보너스도 챙겼다. 정찬성은 옥타곤에서 진행한 인터뷰 때 "대한민국의 시국이 어수선하다. 마음이 따뜻하고 강력한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슛돌이 잘 자랐네.’ 10년 전 TV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수준급의 드리블 실력과 귀여운 외모로 화제가 됐던 ‘축구 영재’ 이강인(16·사진)이 세계 최강 클럽 레알 마드리드(레알)의 관심을 받을 만큼 성장했다. 1일 스페인 매체 ‘수페르 데포르테’에 따르면 레알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의 유소년팀 소속인 이강인의 영입 가능성을 타진했다. 1919년 창단된 발렌시아는 전통 있는 팀이기는 하지만 프리메라리가 내에서는 재정이 열악한 팀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발렌시아는 자체 육성한 유망주들을 프로 계약이 가능한 18세까지 데리고 있다가 이적료를 챙기고 다른 팀에 넘기곤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강인도 18세가 될 때까지는 발렌시아에 계속 머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매체는 “발렌시아가 레알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이강인이 팀 내에서 주요 선수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시티와 아스널,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 등도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여 왔다. ‘날아라 슛돌이’ 출연 당시 여섯 살이던 이강인은 체력과 개인기로 주목을 받았다. 돌잡이 때 축구공을 두 손으로 들었다는 이강인은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마루에서 공을 차고 다녔다고 한다. 2009년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을 거쳐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팀의 테스트를 받고 입단했다. 백승호(20) 이승우(19) 장결희(19)가 뛰고 있는 FC바르셀로나에 비해 이강인의 소속팀인 발렌시아의 지명도가 낮고 나이 또한 어려 이강인은 그동안 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로 한국의 고교생 나이가 된 이강인이 연령대별 국가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날이 머지않아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럽 유소년팀 지도자들과 스카우트들은 이강인이 기본기가 탄탄하고 공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평가해 왔다. 2013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고 있던 공격수 로베르토 솔다도(비야레알)가 이강인의 프리킥 골 장면을 극찬하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왼발잡이 미드필더인 이강인은 지난해 발렌시아 유소년팀 ‘올해의 골’ 주인공으로도 꼽혔다. 페널티 지역 밖에서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 왼발로 휘감아 찬 공이 골문 왼쪽 모서리를 뚫었다. 골키퍼가 손도 쓰지 못한 채 공의 궤적만 쳐다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강인은 지난해 발렌시아 주 16세 이하 대표팀에 뽑혀 스페인 전국 대회에 출전했다. 당시 정확하면서도 강한 슈팅과 상대 수비 두세 명을 가볍게 제치는 드리블로 현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국내 프로축구 K리그를 대표하는 골키퍼 한 명이 또 일본으로 건너갔다. 전북의 주장이자 수문장이던 권순태(33)가 28일 일본 프로축구 J1(1부)리그 가시마 앤틀러스로 이적했다. 가시마는 지난 시즌 J1 리그 우승 팀으로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전북과 함께 참가해 준우승을 차지한 클럽이다. 권순태의 J리그 이적에 따라 가장 최근 국가대표팀에 소집됐던 수문장 3명이 모두 J1리그에서 뛰게 됐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 소집됐던 김승규(27)는 지난해 울산에서 빗셀 고베로 팀을 옮겼다. 김진현(30)은 소속 팀 세레소 오사카가 J2(2부) 리그에서 올 시즌 승격해 다시 J1 리그에서 뛰게 됐다. 여기에다 지난해 수원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정성룡(32)과 J2 리그에서 J1 리그로 올라온 콘사돌레 삿포로의 구성윤(23)까지 모두 5명의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가 J1 리그를 누비게 됐다. 5명 모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2014년 10월 이후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소집 명단에 한 차례 이상 이름을 올렸던 문지기이다. 이처럼 J리그 팀들이 한국 골키퍼를 잇달아 영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믿고 쓸 만한 자국 골키퍼들이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1970년대 중후반에 태어나 골키퍼 황금세대로 성장했던 가와구치 요시카쓰(42), 나라자키 세이고(41), 소가하타 히토시(38) 이후로 일본 골키퍼 수준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월드컵에 4번이나 참가한 가와구치는 마흔을 넘긴 나이로 지금은 J3(3부) 리그에서 뛴다. 소가하타는 작년까지 가시마의 주전 골키퍼였지만 역시 마흔에 가까운 나이가 되면서 체력과 순발력이 떨어졌다. 가시마는 소가하타의 대안으로 권순태를 영입했다. J리그 구단들이 자국 골키퍼로는 전력을 보강하기 힘들어지자 아시아권 톱클래스로 평가받는 한국 골키퍼들을 데려가는 것이다.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한국 선수들이 일본의 언어와 생활에 좀 더 빨리 적응한다는 점도 J리그 구단들이 한국 골키퍼들을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J리그 팀들은 아시아의 다른 주요 리그와 달리 외국인 골키퍼도 영입할 수 있다. 한국의 K리그와 중국 슈퍼리그, 중동의 주요 리그들은 자국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선수가 많이 배출되지 않는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 자리에는 외국인 선수를 세울 수 없도록 하고 있다. J리그의 이 같은 규정 또한 K리그 골키퍼들의 일본행이 계속되는 이유 중 하나다. 골키퍼들의 기량과 신체 조건이 뛰어나고 선수층도 두꺼운 유럽 무대로 진출하기 힘든 K리그 골키퍼들이 더 많은 몸값을 받고 갈 수 있는 해외 리그는 사실상 J리그가 유일한 셈이다. 이 때문에 K리그에서 공격수나 미드필더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은 골키퍼들은 두세 배 높은 연봉을 주겠다는 J리그 구단의 제안을 거부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K리그 클래식(1부) 국내 선수 연봉 상위 5명에 골키퍼는 없었다. 5위는 수원의 미드필더 염기훈(34)이었는데 연봉 7억3750만 원을 받았다. 권순태 역시 “정말 많이 고민했다. 전북을 떠나며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서른셋이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다시 얻기 힘든 기회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 생각해 이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가시마 구단으로부터 계약 기간 3년을 보장받은 권순태는 전북에서 받던 연봉의 약 2배인 10억 원가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종석기자 wing@donga.com}
‘손세이셔널’ 손흥민(25·토트넘)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 손흥민은 22일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맨체스터시티(맨시티)와의 방문경기에서 후반 32분 2-2를 만드는 동점 골로 팀의 7경기 연속(6승 1무) 무패를 이끌었다. 승점 46(13승 7무 2패)이 된 2위 토트넘은 선두 첼시(승점 52)와의 격차를 6점으로 좁혔다.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해리 케인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볼을 붙잡아 두는 터치 없이 깔끔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이번 시즌 9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박지성(은퇴)이 갖고 있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 골(8골) 기록을 갈아 치웠다. 리그 7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또 기성용이 보유한 한 시즌 리그 최다 골(8골) 기록에도 한 골 차로 다가섰다. 기성용은 2014∼2015시즌에 리그에서만 8골을 넣었고,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2010∼2011시즌에 리그에서 5골, 리그컵 대회 2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축구협회(FA)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한 골씩을 넣었다. 손흥민은 29일 4부 리그 팀인 위컴비와의 FA컵 32강전에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최초의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도전한다. 골 맛을 보기는 했지만 손흥민은 이날도 선발로 나서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다. 리그 3경기 연속 후반 교체 출전이다. 앞선 두 경기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에야 투입됐다. 손흥민이 선발 출전을 못 하는 건 팀 내 다른 경쟁자들이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주면서 입지가 약화된 탓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최근 3-4-2-1 포메이션을 주로 쓰는데 2선 공격수 두 자리는 거의 델리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 몫이다. 이날 맨시티전에도 2선 공격수 자리에는 둘이 선발로 나섰다. 손흥민이 후반 시작과 함께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건 포체티노 감독이 포메이션을 4-2-3-1로 바꾸면서 2선의 자리가 하나 늘었기 때문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전반에 가동한 스리백 수비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자 후반에 포백으로 전환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손흥민이 4-2-3-1 전술에 맞춰 왼쪽 2선 공격수로 나와 무승부를 기록하는 데 한몫했다. 전반에 재난에 빠졌던 팀을 구했다”라고 평가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손흥민의 선발 출전 여부는 포체티노 감독이 선택하는 포메이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2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에서는 이재영(흥국생명)을 볼 수 없었다. 이재영은 올스타 팬 투표에서 남녀부를 합쳐 최다 득표(6만4382표)를 한 올스타 중의 올스타다. 이재영은 20일 한국도로공사와의 리그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재영의 복사판이자 ‘세리머니의 여왕’인 이다영(현대건설)의 존재만으로 올스타전은 단번에 달아올랐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쌍둥이 자매로 이다영이 동생이다. 유니폼에 이름 대신 ‘ctrl(컨트롤)+V’를 새기고 출전한 이다영은 ‘세리머니의 여왕’이라는 별명답게 이날도 화끈한 세리머니로 팬 서비스를 했다. 팬 공모를 통해 선정한 올스타 닉네임에서 이다영은 ‘ctrl+V’라는 별명을 얻었다. ‘ctrl+V’는 컴퓨터 자판에서 ‘붙여넣기’를 할 때 쓰는 단축키다. 언니 이재영의 올스타전 닉네임은 ‘복사하기’ 단축키인 ‘ctrl+C’가 뽑혔었다. 동생과 언니가 복사해 붙여 넣은 것처럼 쏙 빼닮았다는 의미로 팬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이다영의 끼는 1세트부터 뿜어져 나왔다. 이다영은 블로킹에 성공한 뒤 올스타전 K스타 팀 여자부 사령탑인 박미희 감독(흥국생명)에게 다가가 엉덩이를 맞대고 댄스 실력을 뽐냈다. 서브 득점에 성공한 뒤에는 V스타 팀의 남자부 신인 황택의(KB손해보험)와 호흡을 맞춰 섹시 댄스를 선보이며 체육관을 환호성으로 채웠다. 여자부 세리머니상을 받은 이다영은 이 부문 3년 연속 수상으로 ‘세리머니 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다영은 “세리머니상을 너무 나 혼자서만 계속 받는 게 아닌가 싶어 경기 후반에는 자제했다. 더 센 것도 몇 개 준비했는데 다 보여주지 못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다영은 이날 남성 팬이 뽑는 ‘이상형 올스타’에서 이소영(GS칼텍스), 황연주(현대건설), 김희진(IBK기업은행)을 차례로 물리치고 최고 이상형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15점 먼저 내기로 4세트를 치러 총점으로 승리 팀을 가린 올스타 경기에서는 K스타가 V스타에 60-46으로 이겼다. OK저축은행, 삼성화재, 한국전력(이상 남자부), 현대건설, 흥국생명, 한국도로공사(이상 여자부)가 K스타 팀을 이뤘고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KB손해보험, 우리카드(이상 남자부), IBK기업은행, GS칼텍스, KGC인삼공사(이상 여자부)가 V스타 팀을 구성했다. 최우수선수(MVP)로는 남자부 서재덕(한국전력), 여자부 알레나(KGC인삼공사)가 뽑혔다. 한편 스파이크 서브 킹 콘테스트에서는 문성민(현대캐피탈)이 역대 최고 스피드인 시속 123km를 찍어 2012∼2013, 2014∼2015시즌에 이어 세 번째 왕관을 썼다. 종전 기록은 자신이 2012∼2013시즌에 기록한 시속 122km였다. 천안=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허구한 날 남 잘되라고 뛰는 것 지겹지도 않냐?” 동생이 못마땅한 투로 형에게 이렇게 묻는다. 외무고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하는 동생은 집안의 자랑이다. 형은 전성기가 지나 한물간 마라토너다. 영화 ‘페이스메이커’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2012년 개봉한 이 영화는 배우 김명민이 주인공 주만호(형) 역을 맡았는데 주만호는 마라톤 페이스메이커(pacemaker)다. 페이스메이커는 풀코스(42.195km) 완주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 대회 주최 측이 정한 목표 기록 달성을 위해 일정한 페이스로 특정 지점까지 선두권을 끌어주는 게 페이스메이커의 임무다. 대회에 따라선 특정 선수의 우승을 돕기 위해 속도를 조절해 가며 조금 앞서 뛰어주는 경우도 있다. 영화에서 마라톤 국가대표 감독으로 등장하는 배우 안성기가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선수에게 “초·중반 페이스가 제 기분대로 들쭉날쭉하는 게 무슨 마라톤 선수라고…. 지금 너한테 절실하게 필요한 건 빠르고 정확한 전문 페이스메이커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그런 경우다. 요즘 페이스메이커가 자주 등장한다. 마라톤에서가 아니다. 자칭(自稱) 대권 주자들이 레이스를 준비 중인 정치판에서다. 그런데 대개가 타칭(他稱) 페이스메이커다. “페이스메이커는 초반엔 무리해서 1등으로 달리지만 결국 다른 선수의 우승을 위해 뛰는 선수다. 그런 면에서 보면 페이스메이커는 (내가 아니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나는 마지막에 1등을 할 것이다.”(안희정 충남도지사) “내가 문 전 대표의 페이스메이커를 하기로 약속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럴 생각이 없다. 포기는 없다. 나는 완주할 것이고 끝내 이길 것이다.”(이재명 성남시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대권 주자가 아닌 어느 정치인한테서 ‘친박의 페이스메이커’라는 소리를 들었다. 영화 속 동생이 허구한 날 남을 위해 뛰는 형을 못마땅해했듯, 페이스메이커로 지목되는 걸 다들 마뜩잖아한다. ‘내가 왜 페이스메이커야!’ 대권 주자들이야 이렇게 버럭 화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마라톤에서는 그러지 않는다. 이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마추어든 프로 선수든 누군가를 이끌고 빠르면서도 일정한 스피드를 유지한 채 30km 가까이 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말 그대로 페이스 조절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세계 수준급의 대회라면 페이스메이커는 25km까지 매 5km를 15분 정도에 맞춰 뛸 수 있어야 한다. 15분에서 벗어나도 대개 ±10초 이내여야 한다. 대회 주최 측이 이 정도 페이스를 요구하고 계약서에도 담기 때문이다. 5km를 15분에 뛰려면 100m를 18초에 끊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간단치 않다. 이런 만만찮은 조건 때문에 한 대회에 예닐곱 명의 페이스메이커가 나서도 25km 지점까지 임무를 완수하는 선수는 네댓 명뿐이다. 계약사항인 25km 지점까지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페이스메이커는 출전수당을 한 푼도 못 챙긴다. 25km까지 뛰는 것을 의무 조항으로 삼은 대회라면 그 이후로 더 뛰고 말고는 페이스메이커 마음이다.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을 계속해도 된다. 25km를 지나서도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30km까지 대회 주최 측이 정한 기준 기록에 계속 맞추면 수당을 덤으로 받는다. 아니면 이때부터 혼자서 냅다 치고 나가 1등으로 들어와 버려도 괜찮다. 실제 페이스메이커로 참가했다가 1등을 한 마라토너가 있었다. 2006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지난 거트 타이스(남아프리카공화국)는 페이스메이커였다. 폴 터갓(케냐)이 2003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당시 세계 최고 기록인 2시간4분55초로 우승했을 때 1초 차로 2위를 한 새미 코리르(케냐)도 페이스메이커였다. 페이스메이커를 꼭 초반에 무리해 앞서 달리다 끝까지 완주하지 못하는 마라토너로 볼 필요는 없다. 그냥 페이스 조절자 정도로 여겨도 괜찮다. 그러면 타칭 페이스메이커로 불려도 ‘내가 왜!’ 하면서 열 낼 일도 없지 않겠나. 페이스를 조절해 주고도 힘이 남아돌아 완주까지 하는 페이스메이커가 종종 있다. 반면 지나고 보면 사실은 페이스메이커의 깜냥도 안 되는 인물이었구나 싶은 경우도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본다. 페이스메이커 아무나 하나…. 영화 속 주만호는 자신의 마지막 레이스인 올림픽에 페이스메이커로 출전하지만 완주를 한다. 5년 전 개봉 영화이지만 혹시라도 찾아볼 독자를 위해 주만호의 올림픽 순위는 따로 적지 않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한중일 프로축구의 ‘맏형’인 한국 K리그가 아시아 셀링리그(selling league)로 전락해 가고 있다. 울산에서 뛰던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27)가 2015시즌을 마치고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로 이적한 것을 포함해 몇 년 새 적지 않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아시아의 다른 리그로 떠났다. 최근에는 2016시즌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공격 포인트(득점+도움) 10위 안에 든 외국인 선수 6명 중 4명이 줄줄이 중국과 일본, 중동행을 택했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공격 포인트 1위(23개)를 한 서울의 아드리아노(30)는 16일 중국 2부 리그 스자좡으로 이적했다. 서울은 아드리아노를 스자좡에 내주면서 이적료 45억 원(추정치)을 받았다. 지난해 전북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10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는 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한 레오나르도(31)도 최근 아랍에미리트의 알자지라로 팀을 옮겼다. 전북은 레오나르도의 이적료로 40억 원 정도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 구단들은 두세 배 높은 연봉을 제시하면서 선수들에게 접근하는 중국과 일본, 중동 리그 팀들의 영입 공세를 막아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은 구단의 넉넉지 못한 주머니 사정 탓에 케빈(33)이 일본 J2(2부)리그 교토 상가로 옮기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케빈은 지난해 인천에서 팀 내 최고 연봉인 65만 달러(약 7억6000만 원)를 받았다. 경영난을 겪었던 시민구단 인천으로서는 감당하기 벅찬 액수였다. 인천은 그를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줬다. 성남에서 뛰던 티아고(24)는 지난해 8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힐랄이 약 45억 원의 이적료를 치르고 시즌 도중에 데려갔다. 1983년 닻을 올린 K리그는 아시아 최초의 프로 리그였다. 1993년 출범한 J리그보다 10년 앞섰다. 중국 슈퍼리그는 1994년 시작됐다. K리그가 선수 공급 시장으로 전락하면서 아시아 최고(最古) 리그로서의 위상이 차츰 낮아지고 있다. 최근 빗셀 고베가 독일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의 루카스 포돌스키(32·갈라타사라이)를 사들이기 위해 이적료 500만 유로(약 62억 원)에 연봉 800만 유로(약 100억 원)를 제시했다는 독일 언론들의 보도는 K리그를 더욱 초라해 보이게 만든다. K리그는 갈수록 ‘황사 머니’를 앞세운 중국 슈퍼리그와 J리그의 기세에 눌리는 모양새다. 셀링리그 자체를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유럽에서 대표적인 셀링리그다. 여기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은 꽤 많은 이적료를 소속 구단에 안기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의 빅리그로 진출한다. 유럽의 셀링리그 구단들은 선수 육성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선수층이 두꺼운 하위 리그를 통해서도 이적 선수들의 빈자리를 오래지 않아 채워 나간다. 하지만 K리그는 아직 이런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선수들의 연봉 수준이나 평균 관중, 중계권료 수입 등 리그의 외형적 위상을 보여주는 척도에서 K리그는 J리그와 슈퍼리그에 갈수록 밀리고 있다. 중계권료 수입과 관중 수입 등이 각 구단의 선수 영입 재원으로도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K리그가 당장 셀링리그에서 탈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이종석기자 wing@donga.com}
중국 슈퍼리그 구단들은 최근 2, 3년 사이 유럽과 남미 리그에서 뛰던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해 왔다. 영입 과정에서 다소 무모해 보일 정도의 이적료와 연봉 지출도 꺼리지 않으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상하이 선화는 지난달 보카주니어스(아르헨티나)에서 뛰던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를 세계 최고 주급에 영입하면서 슈퍼리그 ‘머니 파워’의 정점을 찍었다. 테베스가 상하이 선화에서 받기로 한 주급은 76만2000달러(약 9억 원)로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5억4000만 원)보다 더 많다. 상하이 상강은 지난해 12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뛰던 오스카를 데려오면서 이적료로만 6000만 유로(약 751억 원)를 썼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 돈을 가장 많이 쓴다는 전북의 1년 예산(약 350억 원)보다 배 이상 되는 돈을 선수 한 명을 영입하는 데 쏟아부은 것이다. 상하이 상강은 지난해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의 헐크를 영입하면서도 5580만 유로(약 698억 원)의 이적료를 풀었다. 장쑤 쑤닝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리그에서 뛰고 있던 알렉스 테이셰이라를 5000만 유로(약 626억 원)에 영입했다.이종석기자 wing@donga.com}
중국 정부가 자국 프로축구 슈퍼리그(1부 리그)의 ‘묻지 마 투자’에 가까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중국축구협회는 16일 2017시즌 슈퍼리그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을 각 구단에 통보했다. 통보 내용에 따르면 올 시즌부터 슈퍼리그 16개 구단이 한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최대 3명으로 제한된다. 지난 시즌까지 각 팀은 외국인 선수를 5명까지 보유할 수 있었고, 이 중 3명을 동시에 출전시킬 수 있었다. 아시아 쿼터(아시아 국가 출신은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의 예외로 두는 것) 1명까지 포함하면 최대 4명의 외국인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축구협회의 결정에 따라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는 아시아 쿼터를 포함해 최대 3명까지만 뛸 수 있다. 각 구단이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기존의 5명 그대로다. 이에 따라 슈퍼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선수들의 출전 기회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축구협회의 이번 결정은 이적료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는 슈퍼리그 구단들의 경쟁적인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막고, 자국 선수도 보호하겠다는 두 가지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중국 내에서는 외국인 선수들 몸값에 거품이 많다는 지적과 함께 무분별한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자국 유망주들의 출전 기회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슈퍼리그가 ‘축구 굴기’를 이루기 위한 자국 선수들의 경기력 성장보다는 유명 외국인 선수들의 지갑만 채워 주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중국축구협회가 올 시즌부터 경기 엔트리 18명에 23세 이하 자국 선수 2명을 포함시키고, 이 중 1명은 반드시 선발로 출전시키도록 한 규정을 새로 만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문제는 이런 결정을 중국축구협회가 슈퍼리그 개막(3월 4일)을 두 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 각 구단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통보를 받은 각 구단은 난감해하고 있다. 대부분의 구단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올 시즌을 대비한 외국인 선수 영입을 이미 다 마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축구협회가 프로 리그의 선수 출전 규정까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슈퍼리그위원회가 중국축구협회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은 축구협회장을 국가체육총국 고위 간부가 맡고 있어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은 축구협회가 아닌 중국 정부 차원의 결정으로 봐야 한다. 갑작스러운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에 대해 슈퍼리그 구단들이 불만을 터뜨리자 중국축구협회가 “우리도 억울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있다. 이번 조치로 슈퍼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권 김형일(이상 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정호(장수 쑤닝), 장현수(광저우 R&F), 김기희(상하이 선화) 등 슈퍼리그에 진출한 국내 선수 대부분은 수비수다. 출전시킬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3명으로 제한되면 슈퍼리그 구단들은 비싼 몸값을 주고 영입한 유럽이나 남미 출신 공격수들을 우선 출전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이종석기자 wing@donga.com}
당대 최강의 축구 클럽으로 평가받는 레알 마드리드(레알)가 스페인 클럽 최다 연속 경기 무패 기록을 세웠다. 레알은 13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2016∼2017시즌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세비야와의 16강 2차전에서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레알은 1, 2차전 합계 6-3(1차전 3-0 승리)으로 앞서 8강에 진출했다. 레알은 이날 무승부로 40경기 연속 무패를 달성하면서 지난 시즌 FC바르셀로나(바르사)가 작성한 39경기 연속 무패를 넘어 이 부문 스페인 클럽 최다를 기록했다. 1차전을 큰 점수 차로 이긴 레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몇몇 주전을 빼고 경기에 나서는 여유를 보였다가 무패 행진이 중단될 뻔했다. 1-3으로 끌려가던 레알은 후반 38분 세르히오 라모스의 페널티킥 추격 골과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카림 벤제마의 극적인 동점 골로 패배를 면하면서 무패 경기를 이어갔다. 레알은 패하지 않은 40경기에서 30승 10무로 승률 75%를 기록했다. 무패 경기를 하는 동안 레알은 프리메라리가 23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0경기와 슈퍼컵 1경기, 코파 델 레이 4경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2경기를 치렀다. 40경기에서 125골을 넣고, 26골만 내주는 완벽한 공수 조화를 과시했다. 레알이 패한 건 지난해 4월 7일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인 볼프스부르크(독일)전 0-2 패배가 마지막이다. 스페인에서 연속 경기 무패 기록 작성은 레알과 바르사 간의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쟁이다. 바르사는 레알이 1988∼1989시즌에 작성한 34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2015∼2016시즌에 39경기로 늘려 놨다. 지난 시즌 바르사의 무패 가도에 제동을 건 팀이 바로 레알이었다. 레알은 지난해 4월 40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하던 바르사를 2-1로 꺾으면서 무패 행진을 멈춰 세웠다. 그리고 레알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바르사의 기록을 다시 갈아 치웠다. 유럽 4대 리그 클럽의 연속 경기 무패 최다 기록은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가 2011∼2012시즌에 만든 43경기다. 레알이 3경기를 더 무패로 넘기면 유벤투스와 타이를 이룬다. 레알은 16일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41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한다. 상대는 역시 세비야다. 한편 레알은 최근 UEFA가 발표한 유럽 리그 클럽의 수입에서 5억7800만 유로(약 7217억 원·2015년 기준)로 5억6100만 유로(약 7004억 원)의 바르사를 제치고 1위를 했다. 3위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5억2100만 유로(약 6505억 원)다.이종석기자 wing@donga.com}
한국 축구에서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를 가장 많이 뛴 선수는 홍명보(48)다. 대한축구협회 기록에 따르면 136경기를 뛰었다. 그 다음은 차범근(64)이다. 홍명보보다 딱 한 경기가 적은 135번의 A매치에 출전했다. 두 달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이제 차범근은 A매치 출전 수가 한 경기 더 늘어 136경기가 되면서 홍명보와 나란히 A매치를 가장 많이 뛴 한국 선수가 됐다. 그러면 최근 두 달 사이에 차범근이 A매치를 뛰었다는 얘긴가. 환갑이 지난 차범근이? 그럴 리가 있나…. 그동안 몰랐던 차범근의 A매치 출전 기록이 지난해 11월 새로 확인된 것이다. 1975년 3월 24일 태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예선 태국전에 차범근이 뛰었던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차범근은 같은 대회에서 말레이시아(3월 16일), 베트남(3월 19일), 인도네시아전(3월 22일) 출전 기록만 남아 있었다. 축구협회는 새로 알게 된 차범근의 출전 내용을 곧 홈페이지 ‘선수별 A매치 기록’ 코너에 추가할 예정이다. 42년 전 아시안컵에서 차범근이 태국과의 경기에 출전했었다는 기록을 찾아낸 주인공은 윤형진 씨(38)다. 윤 씨는 축구협회 직원이 아니다. 축구 선수 출신도 아니고, 축구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는 학원을 운영하는 수학 강사다. 대학에서는 사학을 전공했다. 30대 수학 강사가 축구협회도 몰랐던 A매치 기록을 어떻게 찾았을까. 17년 전으로 돌아간다. 윤 씨는 대학생이던 2000년 ‘축구스포츠기록통계재단(RSSSF)’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RSSSF 사이트는 축구 관련 기록과 통계, 자료를 다루는데 전 세계 축구 기록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때만 해도 윤 씨는 “한국 축구 기록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주로 축구 선수, 그중에서도 특히 유럽 선수들에 관한 정보에 관심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당시 윤 씨는 RSSSF 회원이던 프랑스의 한 대학교수에게 이메일을 한 통 보낸다. 얼추 이런 내용이다. “1984년 프랑스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프랑스가 우승한 것 아시죠? 그때 프랑스 대표팀 선수들의 프로필과 개인 기록을 갖고 있으면 나한테 좀 주실래요?” 답장이 왔다. 내용이 대략 이랬다. “줄 수 있지. 그런데 나도 부탁이 있어. 한국 대표팀 A매치 관련 기록을 주면 네가 얘기한 자료를 줄게. 내가 일본 대표팀 A매치 기록은 웬만큼 갖고 있는데 한국 기록은 찾기가 어렵네….” 한국 대표팀 A매치 기록이라…. 이걸 어디서 구하나…. 이때 윤 씨는 한 사람을 떠올린다. 윤 씨는 중학생이던 1994년 PC통신 하이텔의 축구동호회 회원이었다. 이 해에 열린 미국 월드컵 때 축구 생중계를 처음 본 뒤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그는 당시 하이텔 축구동호회 회원 중 나중에 축구협회 직원이 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1996년 축구협회에 입사한 송기룡 씨(53)다. 지금은 축구협회 홍보실장이다. 윤 씨는 프랑스 교수에게 보내 줄 한국 대표팀 A매치 관련 기록을 얻기 위해 축구협회를 찾아가 송 실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이때 축구협회를 방문한 인연이 결국 두 달 전 차범근의 A매치 기록 발견으로까지 연결된다. 윤 씨는 송 실장의 도움을 받아 축구협회 자료실에서 몇 차례에 걸쳐 기록을 찾아 봤다. 하지만 1990년 이전의 자료는 부실했다. 원래부터 기록이 없었던 것인지, 있던 기록이 관리 부실로 사라진 것인지는 축구협회도 모른다고 한다. 이때부터 윤 씨는 한국 축구 A매치 기록을 찾기 위해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을 자주 드나들었다. 1990년 이전의 신문을 뒤졌다. RSSSF의 이란인 회원과도 정보를 공유했다. “내가 한국의 A매치 기록을 찾다가 이란 관련 기록이 나오면 알려주고, 이란인 회원도 자기 나라 대표팀 기록을 찾다가 한국 관련 기록을 보게 되면 알려주고 그런 식이었죠. 같은 아시아권이라 한국과 이란이 함께 출전한 대회가 꽤 있으니까요.” 이렇게 해서 차곡차곡 쌓은 자료를 바탕으로 윤 씨는 2005년 11월 ‘붉은 악마―그 60년의 역사’라는 책을 내게 된다. 1948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이 치른 경기 중 확인된 654경기의 날짜와 장소, 스코어, 득점자, 출전 선수 명단 등을 각각 한글과 영어로 깨알같이 정리한 책이다. 판매 목적은 아니었다. 100권을 찍어 주변에 나눠줬다고 한다. “700경기 가까이 정리를 하다 보니 이제는 스코어와 득점 시간대, 양 팀이 골을 주고받은 순서 등의 기록만 봐도 경기 내용이 어떻게 흘러가다 마무리가 됐을지 머릿속에 대략 그려질 정도입니다.” 시간이 흘러 2007년. 이번엔 송 실장이 윤 씨를 떠올린다. 이 무렵 축구협회는 대표팀의 누락된 A매치 기록 발굴 작업을 추진한다. 송 실장은 축구협회 직원이 아닌 윤 씨를 적임자로 추천한다. 그리고 이 해 8월 윤 씨는 축구협회의 지원을 받아 대표팀 A매치 기록 발굴을 위해 약 3주간의 일정으로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를 차례로 찾는다. “누락된 A매치 기록이 많을 것으로 짐작되는 시기인 1960, 70년대에는 대표팀이 동남아시아에서 경기를 많이 했어요. 메르데카컵(말레이시아)이나 킹스컵(태국) 같은 대회가 대표적이죠. 그래서 이 지역 도서관들을 집중적으로 훑기로 한 거죠.” 윤 씨는 첫 방문지였던 홍콩에서 큰 수확을 얻었다. 한국이 치른 최초의 국제경기에서 첫 득점자가 누구인지를 찾아낸 것이다. 축구협회는 1948년 7월 6일 있었던 홍콩과의 경기를 첫 국제경기로 본다. 이 경기를 첫 국제경기로 보는 것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한 1948년 5월 21일 이후 처음 치른 경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경기는 한국의 5-1 승리로 끝났다는 기록만 남아 있었다. 누가 골을 넣었는지는 몰랐다. 그런데 윤 씨가 득점 선수와 득점 시간대를 찾아낸 것이다. “홍콩의 공립도서관에서 당시 경기 내용을 전한 신문 기사를 찾았습니다.” 첫 득점자는 선제골을 넣은 고 정남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1917∼2005)이었다. “이 경기는 홍콩 팀을 중국연합(combined-Chinese)으로 묘사한 표현도 있어 국제경기인 건 맞지만 A매치로 볼 수 있을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윤 씨는 당시 기록 찾기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홍콩의 또 다른 3개 매체에서 정남식 의 첫 득점 기록을 전한 보도를 확인했다고 한다. “요즘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래된 예전 신문 기사를 볼 수 있게 해 주는 외국 도서관들이 꽤 있어 2000년대 초반에 비해서는 기록 찾는 일이 조금 수월해지기는 했습니다.” 두 달 전 윤 씨는 A매치 기록을 찾기 위해 동남아 국가를 두 번째로 찾았다. 이번에는 일주일 일정으로 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세 나라를 방문했다. 2007년 첫 방문 때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했다. 하지만 차범근의 기록을 포함해 대표팀의 A매치 27경기와 관련된 정보들을 일부 찾았다. “A매치 기록을 찾다 보면 완전하지 못한 기록도 있고, 아예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기록도 있습니다.” 완전하지 못한 기록이란 경기 시간과 장소, 스코어, 득점자, 득점 시간, 출전 선수 명단 중 하나라도 비어 있는 것을 말한다. 윤 씨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보는 기록은 출전 선수 명단이 3명 이하로만 나와 있는 경우다. 윤 씨가 두 차례의 동남아 방문에서 얻은 성과 중 또 하나는 몇몇 축구인에게 ‘센추리 클럽’ 가입 자격을 선물했다는 것이다. 센추리 클럽은 FIFA가 인정하는 A매치를 100경기 이상 뛴 선수 그룹을 가리키는 말이다. 김호곤(66), 조영증(63), 박성화(62), 허정무(62)가 수혜자들이다. 윤 씨가 동남아를 찾기 전까지 이들 넷의 확인된 A매치 출전 횟수는 70경기 안팎이었다. “김호곤 축구협회 부회장의 경우 그동안 알지 못했던 A매치 출전 기록을 40경기 이상 찾았습니다. 나머지 분들도 30∼40경기 찾았고요.” 윤 씨의 기록 사냥으로 김호곤의 A매치 출전은 120회, 조영증 111회, 박성화 105회, 허정무는 102회로 늘면서 모두 센추리 클러버의 자격을 갖췄다. 축구협회는 윤 씨가 올해 한 차례 더 동남아 국가(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를 방문해 찾게 되는 내용까지 반영해 이들 넷의 A매치 출전 기록을 FIFA에 보낼 예정이다. 윤 씨는 A매치 관련 기록을 새로 찾아내기가 갈수록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본다. “그동안 웬만큼 찾았는데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은 앞으로도 찾기가 쉽지 않겠죠.” 윤 씨는 아직까지 대표팀의 A매치 60경기가량은 기록이 완전하지 않다고 했다. 1960, 70년대 태국과 치른 방문 A매치 관련 기록을 새로 발굴하기는 특히 어렵다고 한다. “홍콩이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같은 나라는 유럽의 지배를 받은 적이 있어 그런지 영자 신문도 꽤 있고 양 팀 출전 선수의 라인업도 유럽 언론들처럼 꽤 충실하게 기록해 놓은 편이에요. 그런데 태국은 영어 매체도 적은 데다 자국 선수 위주로 득점 장면만을 전하는 경우가 많아 태국과 경기를 한 상대 팀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윤 씨는 차범근의 A매치 기록도 태국의 국립도서관에서 태국어로 된 신문에서 찾았는데 통역이 없었더라면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윤 씨는 한국 축구가 첫 국제경기를 치른 지 70주년이 되는 2018년에 ‘붉은 악마―그 60년의 역사’ 증보판을 낼 계획이다. 그간 새로 찾아낸 A매치 관련 기록과 대표팀이 2005년 이후 치른 A매치 정보를 추가로 담을 예정이다. “어떻게 보면 A매치 기록이 한국 축구의 역사라고도 볼 수 있으니까요. 쉽지는 않겠지만 채울 수 있는 데까지는 한번 해 보는 거죠.”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월드컵 본선 참가국 수는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제1회 대회 이후 여러 차례 변화를 거쳐 왔다. 1회 대회 때는 참가 자격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았다. 지금 같은 대륙별 지역예선도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일 경우 참가를 희망하면 대회에 나갈 수 있었다. 당시 13개국이 출전했는데, 개최국 우루과이를 포함해 남미에서 7개 팀, 유럽 4개 팀, 북중미 2개 팀이 참가했다. 2회 대회인 1934년 이탈리아 대회 때는 참가국이 16개 나라로 늘었는데, 이 대회는 월드컵 역사상 직전 대회 우승국이 출전하지 않은 유일한 대회로 기록돼 있다. 4년 전 우루과이 대회 때 남미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이유로 유럽의 여러 나라가 불참했는데 이를 문제 삼아 1회 대회 우승국 우루과이는 이탈리아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1938년 프랑스에서 열린 3회 대회 때 15개국, 1950년 4회 브라질 대회 때 13개국이 출전했던 월드컵은 1954년 5회 스위스 대회 때 16개국으로 자리를 잡은 뒤 1978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11회 대회 때까지 20년 넘게 16개국 체제가 이어졌다. 1942년과 1946년에는 세계대전으로 월드컵이 열리지 못했다. 1982년 스페인에서 열린 12회 대회 때부터 본선 참가국은 24개로 늘어난다. 24개국 체제는 1994년 미국 월드컵까지 유지되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본선 참가국이 8개 더 늘어 지금과 같은 32개국 체제가 됐다. 32개국 체제 이후로도 본선 참가국 수를 늘리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성사되지는 못했다. FIFA는 2003년 집행위원회(현 평의회)를 열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참가국 수를 36개 나라로 늘리는 안건을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하지만 10일 FIFA 평의회에서 2026년 대회의 48개국 확대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월드컵은 탄생 96년 만에 4배 가까이로 몸집을 불리게 됐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이번에도 역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32)였다. 호날두가 1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의 ‘더 베스트 풋볼 어워즈 2016’에서 남자 부문 최우수 선수로 뽑히면서 2016년이 최고의 해였음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 상은 FIFA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축구 전문 매체 ‘프랑스풋볼’과 공동 시상해 온 ‘FIFA 발롱도르’에서 발롱도르가 독립 시상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새로 만든 것이다. 예전의 ‘FIFA 올해의 선수상’에 해당한다. 호날두는 지난해 12월 발롱도르를 먼저 수상했다. 호날두는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에서 포르투갈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고, 소속 팀 레알 마드리드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도 올려놨다.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FIFA 클럽월드컵 결승에서도 호날두는 해트트릭의 원맨쇼로 레알 마드리드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등 2016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 같은 압도적인 업적 때문인지 호날두는 이날 수상 소감으로 “내가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여러 말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 2016년은 축구 인생 최고의 해다. 내가 받은 상들이 그것을 말해 준다”라고 말했다. 호날두는 12월 발롱도르 수상을 시작으로 ‘올해의 유럽 선수상’, 유럽축구에이전트협회와 유럽클럽연합이 공동 시상하는 ‘글로브 사커 어워드’ 등 연말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휩쓸었다. 호날두는 풋볼 어워즈 투표에서 34.5%의 표를 얻어 득표율 26.4%를 기록한 라이벌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제쳤다. 7.5%를 얻은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3위, 6.2%의 네이마르(FC바르셀로나)가 4위, 5.1%의 루이스 수아레스(FC바르셀로나)가 5위를 차지하는 등 1∼5위 모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소속이었다. 풋볼 어워즈는 각국 국가대표팀 감독과 주장, 기자단, 축구 팬들의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1위 표에는 5점, 2위 표에는 3점, 3위 표에는 1점을 준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개러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에게 1위 표를 던졌고, 호날두에게는 3위 표를 줬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1위 표를 메시에게, 2위 표를 호날두에게 줬다. 한편 풋볼 어워즈에서 최우수 여자 선수로는 미국 국가대표팀의 칼리 로이드(35·휴스턴 대시)가 뽑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