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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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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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202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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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십에도 MTB로 몬태나 산악 달려요” 스티븐스 전 미국대사의 자전거 사랑[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1975년 평화봉사단원으로 충청남도 예산에 왔을 때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죠. 한국을 알고 싶었죠. 시골길이지만 자전거는 저를 어디든 데려다줬어요.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제대로 볼 수 있었죠.”2008년부터 2011년까지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한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 소장(70)은 “자전거를 타며 한국의 진면목을 알게 됐다”고 했다.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난 그는 5살 때부터 뉴멕시코와 애리조나에서 오빠, 남동생과 자전거를 타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시아에 유독 관심이 많았던 그는 홍콩에서 공부할 때, 외교관이 된 뒤에는 방문한 나라를 자전거로 구석구석 돌아보며 풍경도 감상하고, 사람도 만나고, 문화를 직접 느끼며 배웠다. 중국, 유고슬라비아, 한국, 포르투갈, 인도 등을 거치며 외교관으로 활동한 그는 “외교관은 그 나라를 잘 알아야 하는데 자전거가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평소 테니스도 즐기는 그에게 자전거는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이자 건강 지킴이였다.1980년대 주한미국대사관 정무팀장, 부산 미국영사관 선임영사로 한국에 왔던 그는 대사로 다시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자전거 투어를 많이 했다. 특히 4대강 자전거길이 만들어질 때인 2010년 ‘심은경(스티븐스 소장의 한국명) 대사와 달리는 자전거길 600리’ 행사를 주관하는 등 국내 곳곳을 자전거를 타고 누볐다. 그는 “한국의 강변 자전거 도로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우수한 시설”이라고 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큰길과 자전거길도 달렸지만 아무도 모르는 이면도로를 달리며 한국의 곳곳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봄이면 달래와 냉이, 쑥 등 나물도 볼 수 있고 개나리 진달래 등 꽃도 아름답다. 뭐든 주는 시골 사람들의 정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강원도 오대산 정상에 오르는 등 산을 달리며 한국의 자연도 즐겼다.대사를 마치고 1년 뒤 다시 한국을 방문한 그는 경기 양평을 출발해 충주, 새재길, 상주, 구미, 대구, 창녕, 부산 등 한강과 낙동강의 전 구간을 종주해 4대 강 가운데 한강과 낙동강의 자전거 길을 완주한 첫 번째 외국인이 됐다. 스티븐스 소장은 경북 구미시 쌍암고택(중요민속자료 제105호), 대구 달성군 현풍도깨비시장 등을 돌아보며 한국의 멋과 문화도 느꼈다.“낙동강변을 달릴 때는 6·25 전쟁 때 한국과 UN군이 북한을 치열하게 막았던 낙동강방어선전투의 현장에서 전쟁의 처참함을 다시 생각했어요. 하지만 현재의 낙동강 구간은 매우 아름답고 자연 친화적이었습니다. 먼 옛날 신라와 가야의 싸움터인 가야진을 지날 때는 한국 문화와 역사를 느꼈습니다.”스티븐스 소장은 2017년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미국대사관이 기획한 자전거국토종주단의 일원으로 비무장지대(DMZ)를 달리기도 했다. “강원 철원에 아직 남아 있는 북한 노동당 건물을 보면서 6·25 전쟁을 다시 한번 되돌아봤다”고 했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과 연을 맺고 있는 그는 “근 50년간 한국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다 지켜봤다. 정말 한국은 대단한 나라다. 국민은 성실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 정도 많다. 교육열도 대단하다. 창의적이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기에 충분했다”고 회상했다.워싱턴에 살고 있는 스티븐스 소장은 연 1, 2회 한국을 방문하는데 올 때면 한국 지인들과 꼭 라이딩을 즐긴다. 5월 14일에도 동아사이클대회 챔피언(1982, 1984년) 출신 김동환 프로사이클 대표(61)와 마스터스 철인3종 강자 이명숙 씨(61) 등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팔당댐 넘어까지 왕복 58km를 함께 달렸다. 이번엔 일정상 참석하지 못했지만 가수 김창완 씨와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을 역임한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도 스티븐스 소장의 라이딩 친구들이다.한국의 어디가 가장 아름다울까? 스티븐스 소장은 “어머나 세상에…. 너무 아름다운 곳이 많아서 선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50년 가까이 한국을 지켜보며 서울 한강이 변해가는 모습도 봤다. 동해, 남해, 서해에 낙동강 등 4대 강도 멋지지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한강은 시민들이 맘껏 즐길 수 있는 명소다”고 했다.미국에서 가족들을 만나도 자전거를 탄다. 그는 “오빠가 몬태나에 사는데 모이면 남동생과 어울려 MTB를 타고 산을 달린다. 몬태나에는 70세 넘는 노인들도 MTB를 잘 탄다”고 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망팔(望八)’인 그는 자전거 때문에 건강하다고 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탓에 활동이 자유롭지 못할 때 워싱턴의 모든 도로를 자전거 타고 달렸다. 워싱턴엔 미국 50개주 이름을 딴 도로가 있다. 자전거 덕분에 다 돌아볼 수 있었다. 자전거는 교통수단이자 건강의 도구”라고 했다.스티븐스 소장은 미국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스포츠를 즐긴다. 홍콩에서 공부할 땐 하이킹을 했고 카누도 탔다. 외교관으로 사람들과 친해지기 가장 쉬운 게 스포츠 활동이다. 한국에서는 주기적으로 자전거를 타면서 한국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는 코로나 19 때 요가도 시작했다.“스포츠 활동은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줍니다. 스포츠를 통해 건강도 챙길 수 있지만 리더십도 키울 수 있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도 배울 수 있죠. 그런데 한국의 아이들은 공부에 치여 운동을 많이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정말 대단합니다. 한국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이렇게 빨리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배경이 그 놀라운 교육열 덕분인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교육열이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대학생들하고 낙동강 변에서 자전거를 함께 탔는데 참 버거워하던 표정이 생각납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건강도 중요합니다. 건강해야 공부도 더 잘하고 창의적이 됩니다.”스티븐스 소장은 “건강하니 이렇게 한국도 자주 올 수 있지 않나. 아름다운 제주도를 많이 가봤지만 아직 자전거 타고 돌지는 못했다. 조만간 제주도 한 바퀴를 돌겠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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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는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이자 건강 지킴이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 소장(70)은 “자전거를 타며 한국의 진면목을 알게 됐다”고 했다.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난 그는 5세 때부터 뉴멕시코와 애리조나에서 오빠, 남동생과 자전거를 타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홍콩에서 공부할 때, 외교관이 된 뒤에는 방문한 나라를 자전거로 구석구석 돌아보며 문화를 직접 느끼고 배웠다. 중국, 유고슬라비아, 한국, 포르투갈, 인도 등을 거치며 외교관으로 일한 그는 “외교관은 그 나라를 잘 알아야 하는데 자전거가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평소 테니스도 즐기는 그에게 자전거는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이자 건강 지킴이였다. “1975년 평화봉사단원으로 충청남도에 왔을 때도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죠. 시골길이지만 자전거는 저를 어디든 데려다줬어요.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제대로 볼 수 있었죠.” 1980년대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팀장, 부산 미국영사관 선임영사로 한국에 왔던 그는 대사로 다시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자전거 투어를 많이 했다. 특히 4대강 자전거길이 만들어질 때인 2010년 ‘심은경(스티븐스 소장의 한국 이름) 대사와 달리는 자전거길 600리’ 행사를 주관하는 등 국내 곳곳을 자전거로 누볐다. 그는 “한국의 강변 자전거도로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시설”이라고 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큰길과 자전거길도 달렸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면도로를 달리며 한국의 곳곳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봄이면 달래와 냉이, 쑥 등 나물도 볼 수 있고 개나리 진달래 등 꽃도 아름답다. 뭐든 주는 시골 사람들의 정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강원도 오대산 정상에 오르는 등 자전거로 산을 달리며 한국의 자연도 즐겼다. 대사를 마치고 1년 뒤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경기 양평을 출발해 충주-문경-상주 새재길, 구미, 대구, 창녕, 부산 등 한강과 낙동강의 전 구간을 종주해 4대 강 가운데 한강과 낙동강의 자전거길을 완주한 첫 번째 외국인이 됐다. 스티븐스 소장은 경북 구미시에 있는 조선시대 가옥 쌍암고택, 대구 달성군 현풍도깨비시장 등을 돌아보며 한국의 멋과 문화도 느꼈다. “낙동강 변을 달릴 때는 6·25전쟁 때 한국과 유엔군이 북한을 치열하게 막았던 낙동강 방어선 전투의 현장에서 전쟁의 처참함을 다시 생각했어요. 하지만 현재의 낙동강 구간은 매우 아름답고 자연 친화적이었습니다. 먼 옛날 신라와 가야의 싸움터인 가야진을 지날 때도 한국 문화와 역사를 느꼈습니다.” 2017년 스티븐스 소장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미국대사관이 기획한 자전거국토종주단의 일원으로 비무장지대(DMZ)를 달렸다. “강원 철원에 아직 남아 있는 북한 노동당 건물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과 연을 맺고 있는 그는 “약 50년간 한국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다 지켜봤다. 한국은 정말 대단한 나라다. 국민은 성실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 정도 많다. 교육열도 대단하다. 창의적이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기에 충분했다”고 회상했다. 미 워싱턴에 살고 있는 스티븐스 소장은 1년에 한두 번 한국을 방문하는데 올 때마다 한국 지인들과 라이딩을 즐긴다. 14일에도 동아사이클대회 챔피언(1982, 1984년) 출신 김동환 프로사이클 대표, 마스터스 철인3종 강자 이명숙 씨 등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팔당댐 지나서까지 왕복 58km를 함께 달렸다. 이번엔 일정상 참석하지 못했지만 가수 김창완 씨와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을 지낸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도 라이딩 친구다. 스티븐스 소장은 자전거 덕에 아직 건강하다고 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탓에 활동이 자유롭지 못할 때 워싱턴의 모든 도로를 자전거 타고 달렸다. 워싱턴엔 미국 50개 주 이름을 딴 도로가 있다. 자전거가 있어 다 돌아봤다. 자전거는 교통수단이자 건강의 도구”라고 했다. 최근 요가도 시작한 그는 “건강하니 이렇게 한국도 자주 올 수 있다. 아름다운 제주도를 자전거 타고 아직 돌지 못했다. 조만간 제주도를 한 바퀴 돌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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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운지]장수 승마로드에서 ‘맨발걷기 축제’ 펼쳐져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가 20일 전북 장수군에서 맨발걷기 축제를 벌였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장수군 장수읍 승마레저파크 승마로드 10km에서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4회 생명살리기 맨발걷기 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축제는 장수 승마로드 살리기 일환으로 열렸다. 최훈식 장수군수가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과 함께 잘 활용되지 않는 승마로드를 맨발걷기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시작한 것이다. 박동창 회장은 “이번 장수군과의 공동주최 형식의 맨발축제를 계기로 앞으로 전국의 각 지자체들과 공동으로 맨발걷기를 통해 주민들과 국민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국민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최훈식 군수는 “폭 8m, 총 길이 10km의 잘 조성된 승마로드와 주변의 마을에 맨발길을 조성하여,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전국의 국민들이 장수군에 와서 맨발로 걷고 휴양하는 건강한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정복 장수군의회의장도 의회 차원에서 장수군이 추진하는 맨발길 사업 등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맨발걷기 활성화 조례’를 제정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는 본부 서울 강남구 대모산과 전국 각지의 30여개 지부, 지회에서 매달 3째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온 국민 맨발걷기의 날’ 행사를 동시 다발적으로 개최한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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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육운동 열심히 했더니 또 우승” 80세 보디빌더 임종소 씨의 건강법[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한국 나이 80세인 임종소 씨가 20일 서울 강동구 호원아트홀에서 열린 WNC(World Natural Championship) 시그니처 보디피트니스대회 시니어부(50세 이상) 비키니 부문에서 우승해 화제가 되고 있다.임 씨는 2019년 만 75세에 제24회 WBC 피트니스 오픈 월드 챔피언십 38세 이상 피규어 부분에서 2위를 차지한 뒤 4년 만나 나선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는 “예상치 못했는데 우승해서 얼떨떨하다. 그동안 근육운동을 꾸준히 해온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한 그는 이번 대회를 위해 3개월간 체계적인 훈련을 했다. 임 씨는 근육운동을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임 씨는 2019년 6월 6일자 동아일보 ‘양종구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됐던 인물이다. 이후 국내 방송은 물론 영국 BBC와 독일 ARD에서도 화제의 인물로 소개됐다.임 씨는 2018년 5월 경기 용인 메카헬스짐을 찾은 게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그는 “허리 협착(요추 3,4번)으로 오른발을 쓸 수 없어 병원을 찾았지만 주사를 맞아도 그때뿐이고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헬스클럽을 찾았는데 새 세상을 만났다”고 했다. 보디빌더 출신 박용인 관장(61)이 “운동으로 충분히 통증을 잡을 수 있다”고 해서 바로 개인 레슨(PT)에 등록했다.주 3회 1시간씩 근육운동을 하니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다. 그는 “신기했다. 통증은 사라졌지만 재발할 수 있어 계속 근육운동을 했다. 그러니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 6개월 했을 땐 내가 거울을 봐도 놀랄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 어깨도 펴지고 자세로 좋아지고…. 정말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고 회상했다.43kg이던 체중도 46kg으로 3kg 늘었다. 근육량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35년간 에어로빅을 즐기던 임 씨는 그 때부터 웨이트트레이닝에 빠져 살고 있다. 그러자 건강과 행복이 따라 왔다. 유명세를 탄 뒤에는 시니어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56세 아들에 30세 큰 손녀까지 둔 ‘할머니’지만 나이를 잊고 살고 있다. “솔직히 사람들이 내 나이를 가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다른 사람들 만나서 내 나이 얘기하면 놀라면서 ’60 초반 정도로 보인다‘고 하죠. 실제로 제가 나이 때문에 뭘 못 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TV를 보다가 나와 비슷한 연령대 분들이 병들어 고생하는 것을 보면 ’나도 저 나이인데‘라고 느끼기는 합니다.”임 씨를 보고 50대 초반인 며느리도 근육운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며느리가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지 하면서 못했는데 ’어머니 보고 용기 얻었어요‘라며 열심히 헬스클럽을 다니고 있다. 주변에서도 나를 보고 운동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내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이지만 나를 보고 다른 사람도 따라 한다면 그보다 좋은 게 어디 있나”고 했다.임 씨는 처음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한다.“헬스클럽에 가서 보면 혼자 열심히 운동하는데 근육이 잡히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요. 다른 모든 운동이 그렇겠지만 특히 근육운동은 바른 자세와 방법으로 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어요. 부상도 예방할 수 있죠. 우리 몸을 젊게 하려면 투자도 해야 합니다. 꼭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면서 운동해야 합니다.”그는 근육운동이 있기에 ’80세 청춘‘을 살고 있다고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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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합니다]‘국제 노르딕워킹데이’ 성료… 20일 북한산 일원에서

    국제노르딕워킹협회(INWA Korea)는 20일 북한산 둘레길, 경기 고양시 창릉천 솔내음누리길 일원에서 ‘국제노르딕워킹데이’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국제노르딕워킹협회(INWA)가 5월 20~21일 사이에 지정한 날로 전 세계 40개국이 각 나라별로 ‘3F(FUN, FREEDOM, FRIENDSHIP)’주제를 가지고 111명의 참가자들이 21Km, 11Km, 5Km 3코스로 나누어 레이스를 하거나 즐겁게 걸었다. 특히, 산학 협동차원에서 우석대학교 스포츠지도학과(학과장 임진선) 등 재학생들이 참여하여 자리를 빛냈다. 주연서 사무국장과 노르딕워킹 인스트럭터 지도자들이 참가자들을 지도하며 걸었다.노르딕워킹은 노르딕워킹 전용폴을 가지고 걸으며 상체와 팔의 힘을 골고루 사용할 수 있어 운동효과가 높고, 체중의 충격을 분산시켜 운동 부상이 거의 없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복근과 허리 근육 등 코어 근육을 강화해 멋진 체형을 만들 수 있어 젊은 여성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박요한 국제노르딕워킹협회 회장은 “최근 걷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걸을 거냐?에 대한 물음에 노르딕워킹이 답으로 급부상 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공인된 노르딕워킹 기술과 문화를 보급하고, 폴란드 등 해외에서 열리는 노르딕워킹 월드컵에 선수단을 파견을 겸한 행사”라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국제노르딕워킹협회는 매달 11일을 ‘노르딕워킹데이’로 지정하고 전국의 아름다운 명소를 노르딕워킹으로 다니고 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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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메달리스트 몰리 세이델, 운동으로 뇌질환을 극복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최근 미국의 한 의료 사이트(WebMD)에서 2020 도쿄올림픽 여자마라톤 동메달리스트 몰리 세이델(29·미국)이 어떻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극복하고 있는지를 조명했다.세이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탓에 1년 뒤인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마라톤에서 2시간 27분 46초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역사상 올림픽 여자마라톤에서 메달을 획득한 미국 3명의 선수 중 1명이 된 세이델은 비교적 늦은 노트르담대학 재학 시절 강박장애(OCD) 판정을 받았고, 몇 년 뒤 ADHD 판정을 받았다. 이 사이트는 “세이델이 매일 정신 건강을 잘 지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세이델의 말이다.“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어느 순간 마라톤 완주를 준비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사람들은 제가 타고난 마라톤 선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닙니다. 전 매일 어떻게 운동할지 고민하고 훈련하고 있어요. 제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세이델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난 운이 좋다. 마라톤 선수로 회복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신도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라톤 선수로 나를 조절할 줄 알고, 또 다양한 호흡법으로 진정할 수 있어 버티고 있다. 이런 방법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고 있고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세이델은 ADHD 판정을 받은 뒤 약물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을 썼지만 “운동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그렇다고 약품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심할 땐 약물요법을 쓰지만 운동 선수이다보니 도핑에 신경 써야 해 세계반도핑위원회(WADA)와 미국반도핑위원회(USADA)에 자문을 받아 먹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번거롭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래서 약물보다는 운동에 집중하며 마인트컨트롤과 호흡법 등으로 버티고 있다.세이델은 지금은 은퇴한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8)를 연상케 했다. 펠프스도 ADHD를 극복하고 4개 올림픽(2004년 아테네~2016년 리우)에서 금메달 23개 등 총 28개의 메달을 획득한 선수다. 2016 리우올림픽 때 여자체조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던 시몬 바일스(26·미국)도 ADHD를 극복했다. 어렸을 때 ADHD로 진단받은 펠프스와 바일스는 수영과 체조로 ADHD를 극복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세이델은 대학 때 판정받았지만 줄기차게 노력해 올림피언이 됐다. 세이델과 마찬가지로 바일스는 약물도 병행했지만 펠프스는 운동으로만 극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세이델 사례를 계기로 ADHD와 운동과의 관계를 알아봤다.최근 과학적 연구 결과 펠프스와 바일스의 사례를 보듯 운동이 ADHD 극복에 좋은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영이나 체조에 집중하며 몸을 단련시킬 때 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게 과학의 결과물이다.운동을 하면 뇌신경전달 물질인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가 생성되고 활성화된다. 이런 결과는 과거에도 간헐적으로 이어졌지만 존 레이트 하버드메디컬스쿨 교수가 2007년 무렵 ‘불꽃: 운동과 뇌에 대한 혁명적인 신과학’(Spark: The Revolutionary New Science of Exercise and the Brain)이란 책을 쓰면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이 책은 운동하면 뇌가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것이다. 이후 더 많은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레이티 박사는 이 책에서 “운동하면 머리가 활성화된다. 바로 BDNF가 생성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결과물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과거 BDNF는 그저 신경성장 인자로만 인식됐을 뿐이었다. 이 책에서 운동과 BDNF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분석한 것이다. 이 책에선 운동을 하면 BNDN가 활성화돼 공부도 잘하게 되고, 집중도 잘 된다고 했다. 치매도 예방된다고 했다. 물론 ADHD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올 3월 영국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는 ‘고강도 운동이 성인들의 정신 건강을 크게 개선시킨다(High-Intensity Exercise Greatly Improves Mental Health in Adults’)란 논문을 게재했다. ADHD를 전문으로 연구하고 정보를 주는 ‘ADDITUDE’에서 메타 분석한 결과다.연구 결과 짧은 시간 격렬한 운동은 가벼운 우울증이나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됐다. 장기간 고강도 운동은 ADHD가 동반하는 우울증과 불안을 개선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건강하거나, 정신장애가 있거나, 병이 있는 성인들을 연구한 97개의 논문을 체계적으로 분석해서 나왔다. 무산소 운동인 근육운동, 무산소와 유산소 혼합 운동, 스트레칭, 요가 등 모든 형태의 운동이 정신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ADDITUDE가 2017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ADHD 질환을 앓고 있는 1563명 중 절반 이상이 ‘운동을 했을 경우 ADHD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고 했다.다시 세이델로 돌아가 보자. 세이델은 ADHD 판정을 받은 뒤 여러 치료법을 사용하다 결국 운동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과잉행동(Hyperactivity)이 긍정적으로 달리기로 이어져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줬다. 과잉행동을 하는 경우 특정 스포츠에 빠지게 되면 보다 더 훈련에 매진하는 경향을 보인다. 달리다 보니 집중할 수 있었다. 운동을 하고 난 뒤 집중력이 좋아져 숙제도 쉽게 할 수 있었다. 운동의 이런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더 운동에 매진하게 됐다.세이델은 주당 200km를 넘게 달린다. 그는 “뇌가 잘 돌아갈 땐 훈련 중 코스 이탈도 하지 않는다. 42.195km풀코스도 잘 달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뇌가 짜증이 날 땐 집중할 수 없고, 컨디션도 엉망이 된다. 그럼 모든 것을 망치게 된다”고 했다. 세이델은 “어떤 측면에선 내 뇌가 내가 해야 할 스포츠(마라톤)에 최적화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조금이라도 운동에 등한시하면 뇌가 통제 불능이 된다”고 했다. 세이델이 모든 신경을 마라톤과 훈련에 두고 있는 이유다.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원(운동생리학 박사)은 “일종의 운동의 선순환 효과로 볼 수 있다. 운동하면 BDNF 등 뇌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호르몬이 활성화돼 ADHD 등 증상이 호전되니 세이델 등 선수들이 운동하는 좋은 습관에 빠져든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운동에 빠져들면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그럼 온전히 자신이 하는 운동과 자신의 몸상태(호흡, 피로도 등)에만 집중하게 된다. ADHD 질환을 가진 사람들도 온전히 하나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국내에선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미국 등에선 운동을 ADHD 치료와 개선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세이델은 ADHD를 통제하기 위해 의사의 조언 등 다양한 옵션을 찾고 있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믿고 있다. 그는 ADHD 관련 의학 논문을 읽으면서 자신의 증상과 비교해 연구하고 있다. 자신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이델은 약물보다는 대화 요법, 명상, 호흡 등 조합시켜 뇌를 컨트롤하고 있다. 그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동도 가급적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후원사와의 관계 때문에 인스타그램 등을 하긴 하지만 SNS가 내 뇌에 가장 해롭기 때문이다”고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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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마다 뛰는 아내 ‘보호’하려다…23년째 함께 달리는 부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벌써 20년이 넘었네요. 마라톤으로 참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전 살도 많이 빠졌고 혈압약도 끊었어요. 저나 남편이나 아무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평생 함께 달릴 겁니다.”지금은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 퇴임하고 새로운 노년을 만들어가고 있는 김영례(65)-윤상문 씨(67) 부부는 2001년부터 함께 마라톤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23년째 매년 42.195km 풀코스를 2회 이상 함께 완주하며 부부의 정을 쌓고 있다. 풀코스 완주 횟수는 김 씨가 50여 회, 윤 씨가 60여 회다. 3월 19일 열린 2023년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 때도 함께 4시간 37분대에 완주했다.시작은 단순했다. 2000년 12월 살을 뺄 요량으로 김 씨가 먼저 달리기 시작했고 이듬해 초 남편 윤 씨가 따라 뛰었다. 윤 씨는 직장 다니기 때문에 밤마다 뛰는 아내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같이 달렸다. 당시 한창 마라톤 붐이 일 때는 대부분 남편이 먼저 빠져든 뒤 주말마다 집을 비우는 남편을 ‘감시’하기 위해 아내가 따라 뛰는 경우가 많았다. 이 부부는 그 반대였다. 부부는 처음엔 그저 조깅 수준으로 달렸다. 마라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1년 4월 열린 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 참가한 다음부터다. “무작정 달리기보다는 목표를 가지고 달리는 게 좋을 것 같아 풀코스 완주를 위해 함께 뛰었습니다. 훈련은 주로 저녁때 달렸죠. 주중엔 매일 10㎞ 정도 달리고 주말엔 20㎞ 이상을 달렸어요. 동아마라톤 등 주요 대회를 앞두고는 30㎞ 이상 달렸습니다.”함께 달리자 좋은 점이 많았다. 먼저 닥치는 대로 먹고도 살이 빠졌다. 김 씨는 초창기에 10㎏을 뺐고 지금은 약간 늘어 당초 체중에서 7kg 빠진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처음 목표한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이다. 김 씨는 고혈압 때문에 먹던 약도 달리고 5년 뒤 끊었다. 부부 금실도 좋아졌다. 함께 뛰니 자연스레 부부의 정이 새록새록 커져 갔다. “늘 함께 땀을 흘리며 지내다 보니 서로의 눈치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김 씨는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달리니 부부싸움도 없어졌다.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으니 싸울 일이 없어졌다”고 했다. 지금까지 병치레 한번 없었다. 부부 금실은 아직도 좋다. “솔직히 저희 부부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부들도 많아요. ‘이젠 소원할 때도 됐는데 아직도 붙어 다니냐?’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함께 달리면 붙어 다닐 수밖에 없어요.” 부부는 마라톤을 세계여행의 기회로도 삼았다. 가까운 일본은 마라톤 풀코스 대회는 물론 100km 울트라마라톤 대회도 출전했다. 김 씨는 2003년 남편 따라 100km에 출전해 고생하다 컷오프당한 뒤 다시는 도전하지 않고 있다. “마라톤 시작하고 얼마 안 돼 일본에서 열린 100km 울트라마라톤에 남편과 함께 출전했어요. 남편은 완주했지만 전 컷오프 당했죠. 너무 힘들었어요. 그 이후 다시는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하지 않았죠. 즐겁게 달리는 게 좋아요.” 부부는 2008년엔 도쿄마라톤을 완주했고, 2011년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꿈의 무대’ 보스턴마라톤도 달렸다. 보스턴마라톤은 남녀 연령별 기준기록을 통과해야 출전할 수 있지만 대회 조직위가 보스턴마라톤 활성화 차원에서 여행사에 제공하는 쿼터를 받아 다녀왔다. 2018년엔 알프스산맥을 달리는 스위스 융프라우마라톤에도 갔다. 김 씨는 “내 환갑 기념으로 갔는데 너무 오르막 내리막이 많아 난 중도에 컷오프당했고 남편은 완주했다”고 했다. 김 씨는 5년여 전 겨울에 훈련하다 팔이 부러졌는데도 동아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마라톤에 진심이다. 그는 “발이 부러지지 않아 다행이었다. 깁스한 채로 훈련했고 동아마라톤은 깁스를 풀고 완주했다”고 했다. 윤 씨는 2년 전 발목 인대에 염증이 생겨 수술을 했음에도 달리고 있다. 윤 씨는 “병원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이젠 빨리 안 달리고 즐기며 달린다”고 했다. 부부는 요즘은 평일엔 주로 걷는 것으로 훈련을 대신한다. 하루 2만보에서 3만보를 걷는다. 2~3시간 소요된다. 김 씨는 서울둘레길을 걸으며 휴지를 줍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몸이 건강하기 때문에 자원했다. 그는 “서울둘레길 아카데미에서 환경보호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자원했다. 둘레길을 돌며 주변 휴지도 줍고 운동도 한다”고 했다. 부부는 주말에는 20km 이상을 훈련 삼아 달린다. 그리고 봄가을로 풀코스 레이스에 출전한다. 부부는 산행도 자주 한다. 지리산과 한라산, 설악산 등 유명한 산은 다 완등했다. 주말마다 달리거나 산행을 하고 있다. 김 씨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4시간 17분대, 윤 씨는 3시간 40분대. 과거엔 남편이 하프까지 함께 달려준 뒤 각자 달렸지만 지금은 4시간 30분 안팎 페이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즐겁게 달리고 있다. 윤 씨는 “빨리 달리는 것보다 함께 달리는 게 더 즐겁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수술받기 전부터 함께 달렸는데 수술받고는 이젠 빨리 달릴 수도 없다”며 웃었다. 언제까지 달릴 수 있을까. “걸을 수 있으면 달려야죠. 아직 살날이 많은데…. 건강해야 즐겁게 살 수 있어요. 아프면 삶이 힘들어요. 우리 부부는 평생 함께 달릴 겁니다. 100살까지도요. 남들은 ‘귀찮게 왜 같이 다니냐’고 하지만 우리는 함께 여행하는 게 아주 편하고 즐겁습니다. 부부 여러분 함께 달리면 좋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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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가 23년째 함께 달리는 재미… 안 해보면 몰라요”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회사에서 정년 퇴임 뒤 새로운 노년을 만들어가고 있는 김영례(65)-윤상문 씨(67) 부부는 2001년부터 함께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23년째 매년 42.195km 풀코스를 2회 이상 함께 완주하며 부부의 정을 쌓고 있다. 풀코스 완주 횟수는 김 씨가 50여 회, 윤 씨가 60여 회다. 3월 열린 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에서도 함께 달리며 4시간 37분대에 완주했다. “벌써 20년이 넘었네요. 마라톤으로 참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전 살도 많이 빠졌고 혈압약도 끊었어요. 저나 남편이나 아무 병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평생 함께 달릴 겁니다.” 2000년 12월 살을 뺄 요량으로 김 씨가 먼저 달리기 시작했다. 이듬해 초 남편 윤 씨가 따라 뛰었다. 윤 씨는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밤마다 뛰는 아내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같이 달렸다. 한창 마라톤 붐이 일 때는 대부분 남편이 먼저 마라톤에 빠져든 뒤 주말마다 집을 비우는 남편을 ‘감시’하기 위해 아내가 따라 뛰는 경우가 많았다. 이 부부는 반대였다. 부부는 처음엔 그저 조깅 수준으로 달렸다. 마라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1년 4월 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 참가한 다음부터였다. “무작정 달리기보다는 목표를 가지고 달리는 게 좋을 것 같아 풀코스 완주를 위해 함께 뛰었습니다. 훈련은 주로 저녁때 했어요. 주중엔 매일 10km 정도 달리고 주말엔 20㎞ 이상을 달렸어요. 동아마라톤 등 주요 대회를 앞두고는 주말에 30km 이상 달렸습니다.” 함께 달리면서 좋은 점이 많이 생겼다. 먼저 마음껏 먹어도 살이 빠졌다. 김 씨는 초창기에 몸무게 10kg을 뺐다. 현재는 약간 체중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7kg 빠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처음 목표한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이다. 부부 금실도 좋아졌다. 함께 뛰니 자연스레 부부의 정이 새록새록 커져 갔다. 김 씨는 “늘 함께 땀을 흘리며 지내다 보니 말을 안 해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며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달리니 부부싸움도 없어졌다.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으니 싸울 일이 없어졌다”고 했다. 병치레도 한번 없었고, 부부 금실은 여전히 좋다. 부부는 마라톤을 세계여행의 기회로 삼았다. 일본에서 열린 마라톤 풀코스 대회와 100km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 김 씨는 2003년 남편을 따라 100km에 출전한 뒤 다시는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하지 않고 있다. “마라톤 시작하고 얼마 안 돼 일본에서 열린 100km 울트라마라톤에 남편과 함께 출전했어요. 남편은 완주했지만 전 컷오프 당했죠. 너무 힘들었어요. 그 이후 다시는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하지 않았죠. 즐겁게 달리는 게 좋아요.” 부부는 2008년엔 일본에서 열린 도쿄마라톤을 완주했고, 2011년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꿈의 무대’ 미국 보스턴마라톤에서도 함께 달렸다. 보스턴마라톤은 남녀 연령별 기준기록을 통과해야 출전할 수 있지만 대회 조직위가 보스턴마라톤 활성화를 위해 여행사에 제공하는 쿼터를 받아 다녀왔다. 2018년엔 알프스산맥을 달리는 스위스 융프라우마라톤에도 참가했다. 김 씨는 “내 환갑 기념으로 갔는데 너무 오르막 내리막 코스가 많아 컷오프를 당했고 남편은 완주했다”고 했다. 부부는 요즘은 평일에 주로 걷는 것으로 훈련을 대신한다. 하루 2∼3시간씩 2만 보에서 3만 보를 걷는다. 김 씨는 서울둘레길을 걸으며 휴지를 줍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부부는 주말에는 20km 이상을 훈련 삼아 달린다. 그리고 봄가을에는 마라톤 풀코스에 출전한다. 김 씨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4시간 17분대, 윤 씨는 3시간 40분대다. 예전에는 20km 정도는 함께 뛰다가 이후에는 각자 달렸다. 하지만 지금은 4시간 30분 안팎 페이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달리고 있다. 윤 씨는 “빨리 달리는 것보다 함께 달리는 게 더 즐겁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부는 언제까지 달릴 수 있을까. “걸을 수 있으면 달려야죠. 아직 살 날이 많은데…. 건강해야 즐겁게 살 수 있어요. 아프면 삶이 힘들어요. 우리 부부는 평생 함께 달릴 겁니다. 백 살까지도요.”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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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최초 2시간15분 벽 깬 마라토너, 인생을 돌고 돌아 ‘건강 전도사’ 됐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가수로 활동하던 2000년 한 TV 방송에 출연해 건강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어요. 담당 PD가 ‘당신 가수 하지 마라. 공부해서 마라톤 전도사가 돼라. 당신만큼 운동 처방 잘하는 사람 없다’고 했죠. 그래서 결심했어요. 참 먼 길을 돌아왔죠. 여러 일을 하면서 고생 많이 했어요. 마라톤으로 돌아오니 포근하고 행복했습니다. 제가 ‘2시간 15분 벽’을 깬 뒤 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사랑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무료 마라톤 교실을 열게 됐습니다.” 이홍열 운동치료연구원 원장(62)은 1984년 3월 18일 열린 제55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 14분 59초로 ‘마의 2시간 15분 벽’을 깼다. 1974년 제45회 동아마라톤에서 문흥주가 세웠던 한국 최고 기록(2시간 16분 15초)을 10년 만에 1분 16초 앞당긴 대기록이었다. 10년 넘게 마라톤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그는 선수 생활을 마친 뒤 다소 굴곡 있는 삶을 살았다. 지도자를 하다 건설과 경영컨설팅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수로도 활동하며 음반을 4개나 냈다. 하지만 2001년 모든 ‘외도’를 접고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이홍열마라톤교실’을 열면서 다시 마라톤인으로 돌아왔고 지금은 ‘건강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가수가 됐어도 제 타이틀은 항상 ‘전 마라토너’였죠. 현재의 직함이 없었어요. 전문가가 되기로 결심했죠. 무료 마라톤 교실부터 시작했습니다. 당시 전국적으로 마라톤 열풍이 불고 있을 때였어요. 마라톤 하다 다치는 사람이 많았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기까지 해서 제대로 달리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이홍열’이 무료로 지도한다고 하자 사람들이 몰렸다. 한때 전국 18곳에서 무료 마라톤 교실을 운영했다. 1년 참가 연인원이 2만 명 가까이 되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무료 지도를 해달라는 요구를 감당하지 못해 달리면 즐겁다는 뜻으로 ‘런조이닷컴’이란 홈페이지를 만들어 다양한 마라톤 정보를 올리기도 했다.“달리는 게 쉬워 보이지만 동작이 잘못됐을 때 엄청난 악영향을 미칩니다. 42.195km 풀코스 완주는 아주 힘든 과정입니다. 무릎 연골이 닳거나 파열되고 관절 인대도 찢어지기도 합니다. 앞이나 뒤로 몸이 기울어지지 않고 꼿꼿하게 서서 보폭을 11자로 해서 달려야 합니다. 착지 때 무릎은 살짝 굽혀져 있어야 합니다. 약 165도로 굽혀주는 게 좋습니다. 팔도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흔들어야 하고요. 고개를 숙이고 달리면 흉부 갈비뼈를 눌러 호흡을 잘할 수 없어요. 그럼 오래 못 달려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도 잘해줘야 합니다. 대부분의 달림이들이 몸도 풀지 않고 바로 달리고 끝나고도 그냥 집으로 가죠. 아주 잘못된 습관입니다.” 이 원장은 ‘미스터 원칙’으로 불린다. 정석대로만 지도한다. 바른 자세로 즐겁게 달리도록 지도하는 게 제1원칙. 잘 달리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실력을 업그레이드시키기도 했다. 이 원장의 지도로 각 대회에서 우승한 남녀 마스터스 마라토너가 많다. 모교 경희대에서 공부도 시작했다. “제대로 지도하려면 더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2007년 스포츠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 출신 ‘1호 박사’였다. 이 원장은 스포츠의학을 공부하며 척추 및 관절 전문가가 됐다.“약 25년 전이었어요. 허리 디스크 통증이 심해 병원에 실려 갔는데 병원 의사가 저를 알아보고 수술을 안 해주는 겁니다. 수술해도 소용없다는 겁니다. 참 양심적인 의사였죠. 그래서 집 근처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꾸준히 운동하자 허리가 아프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인체를 공부하고 싶었고 마라톤으로 돌아온 뒤 스포츠의학을 공부하며 특히 허리 쪽에 집중해 연구했습니다.” 이 원장은 “디스크 환자 중 열에 아홉은 수술이 필요 없다. 운동으로 회복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디스크가 터진다고 알고 있는데 대부분 디스크가 밀고 나오면서 약해진 주변 근육이 신경을 건들면서 통증이 오는 것이다. 허리 주변 근육을 키워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통증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수술 없이 운동으로 척추를 건강하게 해준다’ 소식에 이 원장은 여러 방송에서 강연했고, 기업체와 지방자치단체에도 인기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마라토너와 가수에서 ‘건강 전도사’로 변신한 것이다. 이 원장의 박사 학위 논문 제목은 ‘RPE13에 의한 12분간 보행 테스트의 타당성’. 논문 제목만 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내용은 간단하다. RPE(Ratings of Perceived Exertion)란 주관적 운동 강도를 뜻한다. RPE13은 약간 힘들다고 느낄 정도의 운동 강도다. 그는 “RPE13 수준, 그러니까 약간 힘들다고 느낄 정도의 강도로 운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사람들이 달리기를 시작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욕을 부리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수준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강도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죠. 반대로 너무 약한 강도로 운동을 하면 운동 효과를 볼 수 없고요. 마라톤 완주를 꿈꾸고 달리기에 입문했더라도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자신의 수준에 맞게 운동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 원장은 잘못된 정보로 사기를 치는 ‘가짜 전문가’들을 퇴출시키는 데도 앞장섰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마사이’ 신발도 그가 퇴출시켰다.“마사이 신발은 사람들의 움직임을 제한해 그 사람을 죽이는 역할을 합니다. 뒤꿈치가 올라가고 발가락 부분이 내려가 있는데 문제는 발가락 부분이 아주 딱딱하죠. 그럼 발가락이 움직이지 않아 운동능력을 상실합니다. 제가 이런 말 해서 난리가 났는데 결국 제가 이겼죠. 요즘 마사이 신발 신는 사람 있습니까?” 발바닥 아치를 잡아주는 일명 ‘교정 구(교정 깔창)’도 이 원장이 퇴출시켰다. 그는 “모든 게 자연적이어야 한다. 마라톤 선수 이봉주는 평발인데도 잘 달렸다. 축구선수 박지성도 평발에도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아치를 만들어 주면 발 기능이 상실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현재는 무료 마라톤 교실을 4곳으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어느 순간부터 운동을 본격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훈련한 뒤 술 한잔 먹는 재미로 오는 사람도 많았죠. 술만 마시면 좋은데 꼭 싸움이 일어나요. 그래서 많이 줄였습니다. 다 관리하기 힘들기도 했고요.” 최근엔 마라톤에 걷기를 추가했다. 그는 “마라톤을 하다 더 이상 못 달리는 분들을 위해 마련했다. 잘 걸으면 달리는 것만큼 운동 효과가 크다. 물론 마라톤 초보자들도 걷기부터 시킨다”고 했다. 그는 마라톤 및 걷기 교실을 돌아가며 함께 달리고 걸으며 지도하고 있다. 평소 피트니스센터에서 주당 3~4회 운동하고 있으니 사실상 거의 매일 걷고 달리고 있는 셈이다. 그는 “환갑을 넘긴 지금은 풀코스 완주는 아예 꿈도 꾸지 않는다. 5~10km 달리거나 2~3시간 10여 km를 걷는 것으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며 웃었다. 이 원장에 대해 현재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스토리 하나. 그는 마라톤 선수론 ‘천재’에 가까웠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비교적 늦은 대전 대성고 1학년 때 육상에 입문한 그는 3학년 때 전국선수권대회 1만m에서 한국기록에 불과 0·1초 모자라는 좋은 기록을 작성하면서 육상계의 눈길을 끌었다. 이런 놀라운 성장에 그는 대학 대신 실업을 택해야 했다. ‘유망주’ 이홍열 덕분에 진로마라톤팀이 창단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1981년 제52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21분23초로 우승했다. 이후 무리한 대회 출전과 훈련으로 부상을 입는 등 역경을 맞기도 했지만 경희대로 적을 옮겨 마의 2시간 15분 벽을 무너뜨렸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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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가수 외도 접고 건강 전도사로 사는 게 즐거워요”

    1984년 3월 제55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4분59초를 기록하며 ‘2시간15분 벽’을 깬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이홍열 운동치료연구원 원장(62)은 선수 생활을 마친 뒤 다소 굴곡 있는 삶을 살았다. 마라톤 지도자를 하다가 건설과 경영컨설팅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수로도 활동하며 음반을 4개 냈다. 하지만 2001년 모든 외도를 접고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이홍열마라톤교실’을 열면서 다시 마라톤인으로 돌아왔다. “참 먼 길을 돌아왔죠. 다른 일을 하면서 고생을 정말 많이 했어요. 마라톤으로 돌아오니 포근하고 행복했습니다. 10년간 정체된 한국 최고기록을 넘어 2시간15분 벽을 깬 뒤 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사랑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무료 마라톤교실을 열게 됐습니다.” 당시 전국적으로 마라톤 열풍이 불고 있을 때였다. 이 원장은 “마라톤 하다 다치는 사람이 많았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기도 해서 제대로 달리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홍열이 무료로 지도한다고 하자 사람들이 몰렸다. 한때 전국 18곳에서 마라톤교실을 운영했다. 1년 동안 참가 인원이 2만 명 가까이 되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지도해 달라는 요구를 감당하지 못해 달리면 즐겁다는 뜻으로 ‘런조이닷컴’이란 홈페이지를 만들어 다양한 마라톤 정보를 올리기도 했다. “달리는 게 쉬워 보이지만 동작이 잘못됐을 때 우리 몸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칩니다. 42.195km 풀코스 완주는 아주 힘든 과정입니다. 무릎 연골이 닳거나 파열되고 관절 인대가 찢어지기도 합니다. 몸이 앞이나 뒤로 기울어지지 않게 꼿꼿하게 서서 보폭을 11자로 해서 달려야 합니다. 착지 때 무릎은 살짝 굽혀져 있어야 합니다. 팔도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흔들어줘야 하고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도 잘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달림이가 몸도 풀지 않고 바로 달리고 끝나고도 그냥 집으로 가죠. 아주 잘못된 습관입니다.” 이 원장은 ‘미스터 원칙’으로 불린다. 바른 자세로 즐겁게 달리도록 지도하는 게 제1원칙. 잘 달리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을 업그레이드시키기도 했다. 그의 지도로 각 대회에서 우승한 남녀 마스터스 마라토너가 많다. 이 원장은 모교 경희대에서 공부도 시작했다. 제대로 가르치려면 더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2007년 스포츠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1호 박사’다. 스포츠의학을 공부하며 척추 및 관절 전문가가 됐다. “약 25년 전이었어요. 허리 디스크 통증이 심해 병원에 실려 갔는데 의사가 저를 알아보고 수술을 안 해주는 겁니다. 수술해도 소용없다는 겁니다. 양심적인 의사였죠. 그래서 집 근처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꾸준히 운동해 허리 주변 근육이 강화되자 아프지 않았죠. 그래서 마라톤으로 돌아온 뒤 인체를 공부하고 싶었고 스포츠의학을 공부하며 특히 허리 쪽을 집중해 연구했습니다.” 이 원장은 “디스크 환자 중 운동으로 회복이 가능한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는 “디스크가 터진다고 알고 있는데 대부분 디스크가 밀고 나오면서 약해진 주변 근육이 신경을 건드리면서 통증이 오는 것이다. 허리 주변 근육을 키워주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통증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수술 없이 운동으로 척추를 건강하게 해준다’란 소식에 이 원장은 여러 방송에서 강연하게 됐고,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인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젠 ‘건강 전도사’로 불리고 있다. 이 원장은 무료 마라톤교실을 4곳으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 마라톤에 걷기를 추가했다. 그는 “마라톤을 하다가 더 이상 못 달리는 분들을 위해 마련했다. 잘 걸으면 달리는 것만큼 운동 효과가 크다. 물론 마라톤 초보자들도 걷기부터 시킨다”고 했다. 그는 마라톤 및 걷기 교실을 돌아가면서 함께 달리고 걸으며 지도하고 있다. 평소 피트니스센터에서 주당 3, 4회 운동하고 있으니 거의 매일 걷고 달리는 셈이다. 그는 “환갑을 넘긴 지금은 풀코스는 꿈도 꾸지 않는다. 5∼10km를 달리거나 2∼3시간 10여 km를 걷는 것으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며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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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달렸더니… “마라톤 풀코스 251회 완주해도 무릎 멀쩡”[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봄바람을 타고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국내 최고의 메이저 대회인 2023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이 3월 개최된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각종 마라톤대회가 열리고 있다. 대회 출전을 위해 훈련하거나 건강을 위해 달리는 사람들이 서울 한강을 비롯해 전국 공원이나 산에 넘쳐나고 있다. 과거 ‘5060세대’들이 주축이었다면 요즘은 ‘2030’ ‘3040’들이 많이 달린다. 달리는 사람이 많으면 그로 인한 부상도 많아지는 법. 특히 마라톤 관련 연골 등 무릎 부상에 대한 우려가 많아 지고 있다. 40년 가까이 달리고 있는 이윤희 파시코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65)를 통해 부상 없이 달리는 법을 알아봤다. 이 대표는 운동마니아로 마라톤 42.195km 풀코스는 물론 100km, 200km를 넘어 300km 넘는 거리도 달렸다. 풀코스는 해외 42개 마라톤대회 포함 251회 완주, 울트라마라톤은 60여회 완주한 철각이다. 지금까지 공식 대회에서 달린 거리만 1만8000km에 아깝다. 매주 3~4회 10~13km를 달리며 훈련도 하고 있으니 실제로 달린 거리는 훨씬 더 많다. 1986년부터 달리기를 즐겼고,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할 때부터 마라톤 풀코스에 관심을 가지고 완주에 도전했다. 울트라마라톤도 시작했다. 울트라마라톤은 정규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넘어 50km 이상 거리를 6시간 이상 달리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00년엔 한국울트라마라톤연맹(KUMF)을 만들어 2004년 법인화까지 했다. 100km 31회, 200km 6회, 308km 2회, 311km 1회…. 한마디로 평생 달리고 있으면서도 아직 무릎에 이상이 없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천천히 즐기면서 달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달리고 운동하며 운동생리학 박사 학위까지 받은 그는 마라톤 및 울트라마라톤 하는 주자들도 다양하게 분석했다. “제가 오랫동안 달리면서 많은 주자들을 지켜봤습니다. 무릎이 고장 나는 친구들은 속도를 추구하며 빨리 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벌트레이닝하고 내리막을 쏘듯 달리고…. 동호회 내에서 기록이 일종의 서열을 정해주기 때문에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이 기록 욕심을 많이 냅니다.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꼭 역효과가 나타나더라고요.” 이 대표는 마라톤 풀코스 최고 기록이 3시간 30분이지만 4시간에서 5시간 사이에서 천천히 즐기며 달린다. 일부 정형외과 의사들은 마라톤을 하면 바로 무릎에 이상이 생길 것처럼 얘기하는데 실제로 달리는 의사들은 그렇게 얘기하지 않는다. 김학윤 김학윤정형외과 원장(64) 등 ‘달리는의사들’ 의사들은 “달려야 무릎이 건강하다”고 말한다. ‘축구나 농구 등 거친 스포츠를 할 땐 부상 위험이 있지만 천천히 앞으로만 달리는 마라톤은 전혀 위험하지 않다.’ 선천적으로 관절이 좋지 않거나 무릎 주위 근육이 약화된 경우를 제외하면 달리는 게 무릎엔 좋다고 말한다. 2017년 해외 저널(Journal of Orthopaedic & Sports Physics Therap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적당한 운동이 관절염 발병을 낮췄다. 11만5000여 명을 연구한 25편의 논문을 메타 분석한 결과 가볍게 달리는 사람은 관절염 발병률이 3.5%였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10.2%였고, 경쟁적인 주자(선수급)는 13.3%였다. 이 대표는 “천천히 달리는 것도 중요하고 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뒤 최소 3일은 쉬어야 한다”고 했다. 100~200km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한 뒤엔 1주일은 쉬어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우리나라 러너들은 풀코스 완주한 뒤 술을 마시는 데다 바로 다음 날부터 달리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 몸이 망가지죠. 105리를 달리면 무릎에 큰 충격이 가해지고 온몸에도 무리를 주는 것인데 쉬지 않고 바로 달리게 되면 고장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이죠. 우리 몸은 회복력이 있습니다. 풀코스는 3~4일, 울트라마라톤은 1주일 쉬면 완전히 회복합니다.” 이 대표는 ”무리하게 달리면 심장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했다.“달리기가 심장에 좋은 영향을 주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경우도 많아요. 현장에서 달리다가 심장 이상을 일으키는 등 좋지 않은 현상도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운동할 때 혈압은 올라가다 어느 순간에 멈춰서 지속해야 하는데 계속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었죠. 200여 명을 무작위로 찾아보니 부정맥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를 기록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났어요. 그래서 3시간 30분, 4시간, 4시간 30분 기록대를 가진 사람들을 다시 분석했더니 4시간 이후 기록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부정맥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대표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선 근육운동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나이 들면 근육량이 감소하죠. 이때 관리를 안 해주면 몸의 균형이 틀어집니다. 그럼 달릴 때 여기저기에서 부작용이 일어납니다. 주로 쓰는 무릎과 발목에도 부상이 올 수 있죠. 젊은 사람들도 근육운동으로 균형을 잡아줘야 하지만 특히 나이 든 장노년층 주자들은 근육운동이 필수입니다.” 이 대표는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과 근육을 키우는 무산소운동을 50대50 비중으로 하고 있다. 그래야 자세도 좋아지고 오래 달릴 수 있어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은 굳이 피트니스센터에 안 가도 집 주변에 벤치프레스, 레그프레스 등 다양한 운동 시설이 있다. 그것을 활용해도 좋다. 집에서 몸으로 하는 웨이트트레이닝 방법도 많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운동 후 빠른 회복과 오래 운동을 즐기기 위해서 단백질 섭취를 권장한다. 일반적으로 단백질의 하루 필요량은 일반인의 경우 1g/체중 1kg 정도다. 체중이 60kg이면 60g을 먹으면 된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1.5~2g/체중 1kg을 섭취하면 충분하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미세하게 파열됩니다. 심하게 운동하고 나면 근육이 아픈 이유죠. 단백질을 섭취해야 빨리 복구됩니다. 일반 내분비 대사에도 단백질이 필요합니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회복 기간이 길어집니다. 새 근육이냐 헌 근육이냐의 차이죠. 단백질은 혈액의 성분이기도 합니다. 죽은 세포를 없애고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피곤합니다. 염증 반응도 많이 나타납니다. 우리 몸 세포 변화의 사이클을 빠르게 돌려야 피곤하지 않고 건강합니다. 그러려면 잘 먹어야 합니다.” 영어의 단백질인 Protein은 그리스어로 ‘아주 중요한(Very Important)’이란 뜻이라고 한다. “단백질은 영양소 중 가장 중요합니다. 부족하면 머리가 푸석하고 손발이 트죠. 또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호르몬이 활성화가 안 돼 스트레스를 쉽게 받죠. 운동도 중요하지만 영양도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학창 시절 보디빌더 출신 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에게 매료돼 연구하다 단백질의 중요성을 인식한 이 대표는 단백질 보조제를 만드는 ㈜파시코를 창립해 1996년부터 국내산 단백질 보조제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달림이들이 단백질 보조제를 마시며 달리고 있다. 울트라마라톤을 시작하면서부터 운동과 영양, 건강의 상관관계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한국체육과학연구원(현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을 찾아 공부했고 결국 한국체대에서 운동생리학 박사학위까지 받게 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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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갑 앞두고 철인3종 31회 완주… 김민선 씨의 건강관리법[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경기 구리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민선 씨(59)는 지금까지 철인3종(트라이애슬론) 철인코스(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31번 완주했다. 철인3종을 시작한 뒤 1년 만인 2009년 7월 첫 도전에 15시간13분16초에 완주했고 세달 뒤 12시간33분23초로 약 3시간을 단축했다. 최고기록은 2010년 세운 11시간12분36초. 그는 “최고기록은 달리는 대회마다 코스가 다르기 때문에 의미 없다. 그냥 즐길 뿐”이라고 했다. “2008년에 우연히 TV를 보다 철인3종에 도전했다가 완주하지 못 한 사람 얘기를 봤어요. ‘저게 그렇게 힘든가? 나도 해볼까’란 생각에 시작했죠. 뭔가 도전하고 싶었어요. 철인3종을 하기 전까진 수상스키와 스키도 타긴 했지만 운동에 진심은 아니었죠. 그냥 친구들하고 놀러 가는 수준이었죠. 철인3종을 하다 보니 몸은 피곤한데 정신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꼈죠. 몸도 건강해지고 잡생각이 없어져요. 철인3종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도 바뀌었죠. 노력하지 않고 얻는 것은 절대 없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망우산, 아차산을 달리기 시작했다. 평생 가지 않던 수영장에도 등록했다. 어렸을 때 자전거 타던 실력으로 사이클도 시작했다. 바로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도전해 완주했고, 1년만 철인코스를 완주했다. 철인3종은 다양한 코스가 있는데 ‘아이언맨(Ironman)’으로 불리는 철인코스는 운동을 즐기는 남성들도 완주하기 쉽지 않다. “제주에서 열린 철인코스에서 첫 완주에 도전했어요. 수영하고 사이클까지 마쳤는데 상당히 빠른 기록이 나와서 마라톤을 좀 천천히 했더니 15시간대가 나온 거예요. 그렇다 보니 마라톤만 5시간 넘게 달렸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3개월 뒤 대회에서는 바짝 긴장하고 마지막 마라톤 레이스에서는 물먹는 급수대를 번갈아 빼고 달렸어요. 그랬더니 3시간 정도 단축했어요.” 김 씨는 2009년 10월 두 번째 철인코스 도전에선 여자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금도 연령대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4년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도 출전했다. “세계 최고의 대회에 출전하고 싶었다”며 도전했고 성공한 것이다. 2013년 일본 대회에서 12시간 24분 58초를 기록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시차 적응 등에 실패해 14시간 27분 53초로 연령대별 51위를 했지만 하와이를 맘껏 즐기고 왔다. 김 씨는 지난해에도 하와이 세계선수권대회를 완주했다. 2018년 말레이시아 대회에서 출전권을 획득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탓에 출전하지 못하다 다녀온 것이다. 요즘 김 씨는 대회 출전을 세계 각국을 여행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지금까지 철인3종 대회 출전으로 14개국을 다녀왔다. 그는 국제대회 출전을 ‘철인 여행’으로 불렀다. 대회 출전과 여행까지 약 2주일을 잡는다. 4~5일 대회 준비 및 출전에 매진하고 나머지는 그 나라 구경에 할애한다. 그의 하루는 새벽 4시 40분에 시작된다. 일어나 피트니스센터로 달려가 6시부터 8~9시까지 운동을 한다. 수요일엔 수영을 하고 월금 화목으로 나눠 달리기와 고정식 자전거 타기를 번갈아 한다. 주말엔 야외에서 장거리 달리기나 사이클을 탄다. “대회 출전을 잡아놓으면 최소 6개월 전이나 1년 전부터 훈련에 들어간다”고 했다. 12시간 이상 달리기 위해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는 “이젠 순위보다 즐기는데 초점을 둬 천천히 달리지만 그래도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레이스가 정말 힘들다”고 했다. 김 씨는 철인코스에 출전하면 수영 3.8km에 1시간 25분, 사이클 180km에 6~8시간, 마라톤 풀코스 4~5시간 정도에 달린다. 사이클과 마라톤은 코스에 따라 시간 편차가 많다. 마라톤 풀코스 최고 기록이 3시간34분대이지만 수영과 사이클을 소화한 뒤 달리기 때문에 4시간 이상 걸린다. 그는 “가장 못하는 게 수영이라 수영은 워밍업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한다. 가장 힘든 게 사이클이다. 사이클까지 마치면 마라톤은 그냥 쭉 밀고 나간다”고 했다. “바다나 호수에서 하는 수영은 수영장에서 하는 수영과는 달라요. 파도가 밀려오면 자칫 호흡을 못 하기도 하죠. 그래서 겁을 많이 먹습니다.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하면 됩니다. 철인3종은 긍정적인 사고를 요구합니다. 긍정적인 사고가 없다면 끝까지 완주하는 것 자체가 힘들죠. 제주도 바다에서 수영할 때 파도가 너무 거칠어서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죠. 하지만 ‘내가 과거에 인어공주였을 것이다, 해녀였을 것이다’라고 마인드컨트롤 하면서 극복했어요.” 김 씨는 2021년 6월 피트니스센터 코치의 권유로 보디빌딩대회에 나갔다. “코치가 몸이 좋으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해 한 달 반 훈련하고 나갔는데 1등을 했다”고 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WNC 시그니처 보디피트니스대회에 출전해 여자 스포츠모델 시니어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철인3종을 오래 해서인지 지방이 없고 근육이 선명해 우승할 수 있었다. 그의 체지방률은 15%도 안 된다. 근육운동은 또 다른 재미를 줬다. 힘이 생겼고 자세도 좋아졌다. 부상도 방지해줬다. 김 씨는 내친김에 2급 보디빌딩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 공부도 시작했다. 그는 “나이 들면서 시니어 전문 피트니스센터를 하나 차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 든 지도자가 어르신들을 지도하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운동하면서 돈도 벌어 ‘일석이조’ 아닌가?”라고 했다. 김 씨는 2019년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에서 열린 풀코스 산악마라톤도 8시간 51분에 완주했다. 지난해에는 6박 7일간 250km를 달리는 고비사막 마라톤을 완주했다. “사하라사막마라톤을 완주하는 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그 전초전을 고비사막에서 했다. 사하라는 더 힘드니 여유를 가지고 도전하겠다”고 했다. 4월 16일 듀애슬론(마라톤 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 출전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 김 씨는 5월 대구와 전북 군산에서 열리는 철인3종 철인코스에서 예열을 한 뒤 6월 독일 로스 챌린지 철인3종 철인코스에 출전한다. 그는 “국내에 60세 넘어 철인코스 완주한 여자가 별로 없는데 70세까지 철인코스 완주에 도전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도전이 있기에 삶이 즐겁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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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인3종 즐기다 보디빌딩 대회에서도 1등 했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08년에 우연히 TV에서 철인3종에 도전했다가 완주하지 못한 사람 스토리를 봤어요. ‘저게 그렇게 힘든가? 나도 해볼까’란 생각에 시작했죠.” 경기 구리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민선 씨(59)는 지금까지 철인3종(트라이애슬론) 철인코스(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31번 완주했다. 철인3종을 시작한 뒤 1년 만인 2009년 7월 처음 도전해 15시간13분16초에 완주했고, 세 달 뒤 12시간33분23초로 약 3시간을 단축했다. 최고기록은 2010년 세운 11시간12분26초. 그는 “달리는 대회마다 코스가 다르기 때문에 최고기록은 의미 없다. 그냥 즐길 뿐”이라고 했다. “뭔가 도전하고 싶었어요. 철인3종을 하기 전까진 스키와 수상스키도 타긴 했지만 운동에 진심은 아니었죠. 그냥 친구들하고 놀러 가는 수준이었죠. 철인3종을 하다 보니 몸은 피곤한데 정신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몸도 건강해지고 잡생각이 없어져요.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도 바뀌었죠. 노력하지 않고 얻는 것은 절대 없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망우산, 아차산을 달리기 시작했다. 평생 가지 않던 수영장에도 등록했다. 어렸을 때 자전거 타던 실력으로 사이클도 시작했다. 바로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도전해 완주했다. 1년 만에 철인코스에 도전했고 2009년 10월 두 번째 철인코스 도전에선 여자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금도 연령대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4년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했다. “세계 최고의 대회에 출전하고 싶었다”며 도전했고 성공한 것이다. 2013년 일본 대회에서 12시간24분58초를 기록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시차 적응 등에 실패해 14시간27분53초로 연령대별 51위를 했지만 하와이를 맘껏 즐기고 왔다. 김 씨는 지난해에도 하와이 세계선수권대회를 완주했다. 2018년 말레이시아 대회에서 출전권을 획득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탓에 출전하지 못하다 다녀왔다. 요즘 김 씨는 대회 출전을 세계 각국을 여행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지금까지 철인3종 대회 출전으로 14개국을 다녀왔다. 그는 국제대회 출전을 ‘철인 여행’으로 불렀다. 대회 출전과 여행까지 약 2주를 잡는다. 4, 5일 대회 준비 및 출전에 매진하고 나머지는 그 나라 구경에 할애한다. 그의 하루는 오전 4시 40분에 시작된다. 일어나 피트니스센터로 달려가 오전 6시부터 8∼9시까지 운동을 한다. 수요일엔 수영을 하고 월금, 화목으로 나눠 달리기와 고정식 자전거 타기를 번갈아 한다. 주말에 시간 날 땐 야외에서 장거리 달리기나 사이클을 탄다. “대회 출전을 잡아놓으면 최소 6개월 전이나 1년 전부터 훈련에 들어간다”고 했다. 12시간 이상 달리기 위해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는 “이젠 순위보다 즐기는 데 초점을 둬 천천히 달리지만 그래도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레이스가 정말 힘들다”고 했다. 김 씨는 최근 근육운동도 시작했다. 피트니스센터 코치의 권유로 한 달 반 준비해서 2021년 6월 나간 WNC 시그니처 보디피트니스대회에 출전해 여자 스포츠모델 시니어 부문 1위를 차지한 게 계기가 됐다. 철인3종을 오래 해서인지 지방이 없고 근육이 선명해 우승할 수 있었다. 그의 체지방률은 15%도 안 된다. 근육운동은 또 다른 재미를 줬다. 힘도 붙고 자세도 좋아졌다. 부상도 방지해 줬다. 김 씨는 2급 보디빌딩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 공부도 시작했다. “나이 들면서 시니어 전문 피트니스 지도자로 활동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같은 나이대여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운동하면서 돈도 벌어 ‘일석이조’이기도 하고요.” 16일 듀애슬론(마라톤 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 출전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 김 씨는 5월 대구와 전북 군산에서 열리는 철인3종 철인코스에서 예열을 한 뒤 6월 독일 챌린지 로스 철인3종 철인코스에 출전한다. 그는 “국내에 60세 넘어 철인코스 완주한 여성이 별로 없는데 70세까지 철인코스 완주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도전이 있기에 삶이 즐겁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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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두세 경기 하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요” 주광덕 남양주 시장의 건강관리법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12년 4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한 뒤 실망감이 컸어요. 갑자기 할 일도 없어져서 뭔가를 해야 하는데 테니스가 눈에 띄었죠. 당시 확실한 싱글 스코어를 기록하던 골프를 끊은 상태였죠. 제가 운동에 소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었는데 테니스는 쉽지 않더군요.” 주광덕 경기 남양주 시장(63)은 운동마니아다. 어릴 적부터 축구와 족구를 즐겼고 성인이 된 뒤에는 스키와 스노보드, 수상스키, 승마까지 섭렵했다. 10여 년 전부터 테니스에 빠진 그는 지난해 시장이 된 뒤 초등학생들에게 무료로 테니스를 배우는 기회를 주고 있다. 주 시장은 “매너와 룰을 중시하는 테니스를 어릴 때부터 경험하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했다. 낮에 텅 빈 테니스코트에서 지인이 쳐주는 공을 쳤다. 그는 “어떤 때는 4시간 넘게 공을 치기도 했다.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용이었다. 그러다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개인 레슨도 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1년 뒤 탤런트 출신 신충식 한국테니스진흥협회 전 회장과 당시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이던 주원홍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회장으로부터 “지금 나이에는 안 됩니다. 잘 치는 골프나 치시라”는 얘기를 들었다. 당시 만 53세였다. 주 시장은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테린이(테니스+어린이)’였지만 그는 레슨 프로에게 지도를 받으면서도 고수들에게 식사도 대접하고 치맥도 사면서 테니스 칠 기회를 가졌다. 그는 “테니스는 수준 차이가 나면 고수들이 상대 안 해 준다. 실력이 늘려면 고수들하고 쳐야 한다”고 했다. 주 시장은 레슨을 다른 사람 2배로 받고 고수들과 칠 기회를 계속 늘렸다. “제가 시간이 많지 않아 최소한의 시간에 테니스 능력을 키우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바로 가능한 유능한 코치에게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수들하고 많이 쳐야 합니다. 레슨비도 많이 지불했고, 맥주도 많이 샀습니다.” 이런 노력에 실력도 쑥쑥 늘었다. 주 시장은 “제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2017년쯤 서울 목동에서 전국 아마추어테니스대회가 있을 때 혼합복식 시범경기를 했다. 그때 신충식 전 회장과 주원홍 회장이 ‘의원님, 이제 테니스가 되네요. 참 놀랍습니다’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테니스를 두세 경기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날 듯 가벼워졌다. 몸이 건강하면 정신도 맑아졌다. 그는 “일과 공부만 해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털어낼 수 없다. 운동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주 시장은 “우리 가족들은 내가 퇴근한 뒤 ‘아 피곤해’ 하면서 옷 갈아입고 테니스 치러 가는 것을 보고 이해를 하지 못했다. 피곤하면 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난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을 해야 피로와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했다.“테니스 치고 컨디션이 좋아지면 그날 저녁 가족들하고 즐겁게 저녁을 먹고 화목하게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다음 날 시정도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합니다. 하다못해 바쁜 가운데 누가 전화를 해도 잘 받습니다. 시민들의 민원도 잘 경청하죠. 운동을 하고 나면 몸만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마음과 정신도 풍요롭고 건강해집니다.” 주 시장은 올해부터 남양주시 7개 코트에서 테니스를 배우고 싶어 하는 초등학교 5, 6학년 115명에게 무료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시설을 활용해 시민 34명의 재능 기부로 이뤄지고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주 시장이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그는 “테니스의 긍정 효과를 내가 직접 느꼈다. 어린이도 남양주시의 소중한 시민이고 자산이다. 공부에 지쳐 있는 어린이들이 테니스를 치면서 건강한 미래를 개척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운동을 하면 뇌신경전달 물질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가 생성되고 활성화돼 몸도 건강해지고 공부도 잘할 수 있다는 과학적 결과물이 즐비한 데도 국내에서 학생들은 공부만 해야 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실시한 정책이다. 그는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이 학생들의 운동권을 박탈해 안타깝다”고 했다. “아이들이 운동을 통해서 심신이 건강해지면 상상력과 창의력도 풍부해집니다. 건강해야 남에 대한 배려도 나오고 부모님도 사랑하게 되죠. 그냥 공부만 하고 게임만 하는 것으로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털어낼 수 없습니다.” 사실 주 시장은 테니스장을 사용하고 있는 동호인들을 끊임없이 설득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동호인들의 시간을 뺏을 수도 있는 것이다. 각 동호회 회장들에게 이해를 구해서 만든 테니스 아카데미다. 동네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를 주는 것으로 보고 동호인들도 적극 협조했다. 감사할 따름이다”고 설명했다. 주 시장은 요즘 주부들에게도 무료 테니스 교실을 여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어린이 테니스 교실 얘기를 듣고 주부들도 기회를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좋은 현상이다. 주부들이 건강해야 가정도 건강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주 시장은 올해부터 배드민턴도 시작했다. 시민들과 함께 운동하며 시정에 대한 반응을 듣기 위해서다. 그는 “남양주시배드민턴협회 산하에 30개의 동호회가 있다. 한 달에 2회씩 클럽을 돌아가며 배드민턴을 치고 소통하며 민원 청취도 하고 있다”고 했다. 배드민턴을 따로 배운 것은 아니다. 그는 “테니스 동작을 응용해 치는데 동호인들이 수준급이라고 평가해준다”며 웃었다. 주 시장은 4월 6일 김현택 시의회 의장과 한 조가 돼 남양주 시민이자 남양주시 홍보대사인 가수 진성-윤태규 씨 조와 배드민턴 복식 경기를 치렀다. 그는 “진성 씨는 7년 넘게 쳤고, 윤태규 씨도 잘 친다고 해서 저녁 내기를 했다. 그런데 우리가 2-1로 이겼다. ‘배드민턴 초보인데 이렇게 잘 칠 수 있냐’며 놀라워하기에 테니스를 11년 쳤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했다. 주 시장은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시민들과 배드민턴을 칠 수 있는 게 스포츠의 힘이다. 스포츠는 건강도 챙기고 함께 사는 법도 배운다. 남양주시민 모두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틈나는 대로 각종 스포츠도 즐기지만 2004년부터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맨발로 수락산을 오르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 “맨발로 산행을 하면 오감이 살아나 춤추듯 즐겁다. 발이 땅을 느끼고 코는 온갖 나무와 식물, 땅 냄새를 맡는다. 기분 좋은 바람에 몸은 청량감을 그대로 느낀다. 산삼과 보약이 따로 필요 없다”고 했다. 맨발로 맨땅을 걸으면 지압 및 접지(接地·Earthing)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발이 땅에 닿았을 때 몸 안의 활성산소가 배출되는 게 접지의 주요 효과다. “산을 올라가면 등산로가 다양하게 돼 있잖아요. 어딜 가든 발바닥에 골고루 자극이 옵니다. 때로는 돌도 밟고 때로는 흙도 밟고 때로는 굵은 모래도 밟죠. 그 굵은 모래를 발바닥으로 밟을 때가 효과가 제일 좋아요. 저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맨발로 산에 올라갔다 오면 에너지가 팍팍 솟습니다.” 주 시장은 “중앙 정치 현장에선 눈치 보느라 제대로 된 정책도 내놓지 못한다. 여기선 다르다. 내가 좋다고 판단하고 공무원들과 소통하면 못할 게 없다. 작지만 어린이 무료 테니스 아카데미도 내 소신에 따른 것이다. 이제 출발이다. 향후 남녀노소 남양주 시민 모두가 ‘1인 1체육’을 즐기며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남양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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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몸-마음 다져주는 테니스… 어린이들도 느꼈으면”

    주광덕 경기 남양주시장(63)은 운동을 좋아한다. 어릴 적부터 축구와 족구를 즐겼고 성인이 된 뒤에는 스키와 스노보드, 수상스키, 승마까지 섭렵했다. 10여 년 전부터 테니스에 빠진 그는 지난해 시장이 된 뒤 초등학생들에게 무료로 테니스를 배우는 기회를 주고 있다. 주 시장은 “매너와 룰을 중시하는 테니스를 어릴 때부터 경험하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했다. “2012년 4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한 뒤 실망감이 컸어요. 갑자기 할 일도 없어져서 뭔가를 해야 하는데 테니스가 눈에 띄었죠. 당시 확실한 싱글 스코어를 기록하던 골프를 끊은 상태였죠. 제가 운동에 소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었는데 테니스는 쉽지 않더군요.” 낮에 텅 빈 테니스코트에서 지인이 쳐주는 공을 쳤다. 개인 레슨도 받았다. 1년 뒤 탤런트 출신 신충식 한국테니스진흥협회 전 회장과 당시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이던 주원홍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회장으로부터 “지금 나이에는 안 된다. 잘 치는 골프나 치시라”는 얘기를 들었다. 당시 만 53세였다. 주 시장은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테린이(테니스+어린이)’였지만 그는 레슨 프로에게 지도를 받으면서도 고수들에게 식사도 대접하고 치맥도 사면서 테니스 칠 기회를 가졌다. 그는 “테니스는 수준 차이가 나면 고수들이 상대 안 해 준다. 실력이 늘려면 고수들하고 쳐야 한다”고 했다. 주 시장은 레슨을 다른 사람 2배로 받고 고수들과 칠 기회를 계속 늘렸다. “제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2017년쯤 서울 목동에서 전국 아마추어테니스대회가 있을 때 제가 시범경기를 했죠. 그때 신충식 전 회장과 주원홍 회장이 ‘의원님, 이제 테니스가 되네요. 참 놀랍습니다’라고 하더군요.” 테니스를 두세 경기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날 듯 가벼워졌다. 몸이 건강하니 정신도 맑아졌다. 그는 “일과 공부만 해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털어낼 수 없다. 운동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주 시장은 “우리 가족들은 내가 퇴근한 뒤 ‘아 피곤해’ 하면서 옷 갈아입고 테니스 치러 가는 것을 보고 이해하지 못했다. 피곤하면 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난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을 해야 피로와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했다. 주 시장은 올해부터 남양주시 7개 코트에서 테니스를 배우고 싶어 하는 초등학교 5, 6학년 115명을 위해 무료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시설을 활용해 시민 34명의 재능 기부로 이뤄지고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주 시장이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그는 “테니스의 긍정 효과를 내가 직접 느꼈다. 어린이도 남양주시의 소중한 시민이고 자산이다. 공부에 지쳐 있는 어린이들이 테니스를 치면서 건강한 미래를 개척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운동을 하면 뇌신경전달 물질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가 생성되고 활성화돼 몸도 건강해지고 공부도 잘할 수 있다는 과학적 결과물이 즐비한데도 국내에서 학생들은 공부만 해야 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실시한 정책이다. 그는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이 학생들의 운동권을 박탈해 안타깝다”고 했다. 요즘 주 시장은 주부들에게도 무료 테니스 교실을 여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어린이 테니스 교실 얘기를 듣고 주부들도 기회를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좋은 현상이다. 주부들이 건강해야 가정도 건강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주 시장은 올해부터 배드민턴도 시작했다. 시민들과 함께 운동하며 시정에 대한 반응을 듣기 위해서다. 그는 “남양주시배드민턴협회 산하에 30개의 동호회가 있다. 한 달에 2회씩 클럽을 돌아가며 배드민턴도 치고 민원도 듣고 있다”고 했다. 배드민턴을 따로 배운 것은 아니다. 그는 “테니스 동작을 응용해 치는데 동호인들이 수준급이라고 평가해준다”며 웃었다. 주 시장은 이달 초 김현택 시의회 의장과 한 조가 돼 시민인 가수 진성-윤태규 씨 조와 배드민턴 복식 경기를 했다. 주 시장은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시민들과 배드민턴을 칠 수 있다는 게 스포츠의 힘이다. 스포츠를 통해 건강도 챙기고 함께 사는 법도 배운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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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 속 백패킹,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요” 백패킹 1세대 정샘 씨의 건강법[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회사원 정샘 씨(45)는 2000년대 초반부터 백패킹(Backpacking)을 즐겼다. 오프로드 드라이브와 캠핑을 즐기다 등에 짐을 지고 아무도 없는 오지를 찾아 조용히 혼자 즐기고 오면 날아갈 듯 몸이 달라져 있었다. “당시에는 백패킹이란 말이 생소할 때였다”고 했다. 그가 백패킹 1세대다.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백패킹은 야영 생활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산과 들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도보 배낭여행이다. 배낭, 침낭, 텐트, 음식, 조리기구 등 1박 이상의 야영에 필요한 장비와 물품을 자신이 직접 챙겨야 한다.“당시 야영과 비박, 캠핑 등 3가지는 유행했지만 백패킹이란 단어는 거의 쓰이지 않을 때였습니다. 배낭을 메고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곳으로 가서 새로운 환경에서 잠을 자고 그곳을 오롯이 느끼고 오면 에너지가 충전됐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온다는 느낌, 도시에서의 지친 삶을 완전히 털어낼 수 있어 좋았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그의 주말은 언제나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 루틴이 됐다. 그는 “주말에 나만의 공간으로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주중에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엔 카누 카약 백패킹도 시작했다. 경남 낙동강이나 강원 춘천호 등 호수나 강에서 카누나 카약을 타고 오지까지 간 뒤 백을 메고 산속으로 들어가서 즐기는 캠핑이다. 카누 카약 백패킹은 사람들이 미치지 못한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 1인용, 2인용 카약을 사서 차에 싣고 다닌다.“국립공원 등 유명한 산에선 캠핑이나 백패킹을 할 수 없어 이름 모를 산으로 갑니다. 제가 인천에 살다 보니 경기권이나 강원권을 자주 갑니다. 하지만 전국에 좋은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갑니다.” 정 씨는 백패킹을 즐기려면 주의해야 할 게 많다고 했다.“입산 금지 구역은 절대 들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 자연을 훼손하면 안 되고 가지고 간 것은 다 가지고 나와야 합니다. 산불이 우려되는 곳에선 절대 음식을 해 먹어선 안 됩니다. 그럴 땐 조리된 식품을 가지고 가서 먹어야 합니다. 용변을 보고 휴지까지 버리고 오는 경우도 많은데 절대 그러면 안 됩니다. 휴지는 바로 썩지 않습니다.”정 씨가 플로깅(Plogging·스웨덴어 Plocka upp=줍다와 Jogga=조깅하다의 합성어)을 하는 이유다. 그는 어딜 가든 다른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주워 온다. 그는 “나는 조그만 비닐 가방을 계속 모은다. 그리고 달리거나 백패킹하러 갈 때 끈에 묶어 어깨에 둘러메고 보이는 쓰레기를 줍는다. 백패킹하는 사람들이 자연을 더럽힌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고 했다.백패킹은 보통 1박 2일이나 2박 3일 하는데 걷는 거리도 상당하다. 작게는 5~10km, 많이 걸을 땐 30~40km를 걷는다. 산길인 데다 짐을 메고 걷기 때문에 운동량이 상당하다. 정 씨는 “마라톤보다 힘들다”고 했다. 그는 백패킹용 백이 사이즈별로 6~7개 있다. 혼자 갈 때, 친구들이랑 오랜 기간 갈 때, 가지고 갈 짐의 양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이다. 그가 주말마다 야외로 나가는 이유는 뭘까?“우리는 도시인이잖아요. 태어나서 도시에서만 살고 있잖아요. 회사원이 돼서도 모든 일을 도시에서 보고 있어요. 뭔가 색다른 게 없을까 찾다 보니 오프로드 드라이브였고 캠핑이었습니다. 일종의 돌파구였죠. 자연에 나가 술 마시고 노는 게 아니라 쉬면서 에너지를 충천하는 겁니다. 자연 속에 몸담고 있다가 오면 정말 날 듯이 몸이 가벼워집니다.” 정 씨가 가본 최고의 백패킹 장소는 울릉도라고 했다.“지금까지 울릉도에 4번 정도 갔습니다. 특히 겨울이 좋아요. 울릉도는 눈이 와도 잘 녹지 않아요. 그래서 겹겹이 쌓이죠. 그럼 장소가 좋으면 눈 속에서 아늑하게 잘 수 있어요. 그 느낌 너무 좋아요.” 산과 바다와 육지를 그대로 볼 수 있는 동해안 해파랑길도 대한민국에서 백패킹하기 좋은 장소라고 했다. 정 씨는 약 4년 전부터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도 시작했다. 트레일러닝대회를 개최하는 유지성 OSK(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 대표(52)를 만나면서부터다.“제가 산을 좋아하다 보니 유 대표님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됐습니다. 2020년 2월 강원 인제에서 열린 화이트트레일인제를 달렸죠. 산을 달린다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그동안 걷기만 했는데…. 그때부터 산도 달리고 있습니다.” 정 씨는 대회출전보다는 운동 삼아 집 주변 산을 달리고 있다. 그는 “그즈음부터 시간만 나면 달리고 있다. 집에서 운동화 신고 나가서 무작정 달린다. 집이 인천 부평인데 인근 청라나 계양산까지 갔다 온다든지 다른 지역을 탐방하고 오는 게 즐겁다. 어디 출장 가서도 그 지역을 달려서 한 바퀴 돌면 그 지역을 더 잘 알게 된다”고 했다. 짧게는 5km, 길게는 20~30km를 달린다. 역시 대회 출전보다는 달리기를 즐기는 차원이다. 그는 목요일 저녁 서울 남산을 달리는 모임인 ‘찰스런’에서 뛰기도 한다. 그는 실내에서 하는 클라이밍도 즐기고 있다.대회에 자주 출전하진 않았지만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 대회인 UTMB(울트라트레일몽블랑)에는 출전하고 싶은 꿈이 있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UTMB출전”이라고 했다. UTMB는 유럽 알프스산맥을 달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트레일러닝 대회로 171km(UTMB), 100km(CCC), 145km(TDS), 300km(PTL), 55km(OCC), 40km(MCC), 15km(ETC), 15km(YCC) 등 8개 종목이 열린다. UTMB에 출전하려면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UTMB 포인트를 주는 국내외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차근차근 준비할 계획이다. 이렇게 백패킹과 운동을 즐기다 보니 아직 결혼할 틈이 없었다. 그는 “결혼은 꼭 할 것”이라며 “일에만 얽매이기보다는 즐기는 삶이 좋다. 함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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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치면 심신이 180도 달라져”…배우 전노민 씨의 건강 관리법[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약 7년 전에 서울 잠원동 테니스동호회 회원들의 권유로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는데 운동량도 많고 기술을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그런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데다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공부하느라 잊고 살았죠. 올해 초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님이 ‘운동 안 할 거야?’라고 해 본격적으로 치게 됐습니다.” 요즘 KBS2 TV 드라마 ‘오아시스’에서 열연을 하고 있는 배우 전노민 씨(57)은 연예인중 대표적인 스포츠마니아다. 그의 어릴 적 꿈은 야구선수였다. 지금은 미국 메이저리그 ‘괴물 투수’ 류현진(토론토)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야구명문 인천 창영초교를 다녀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했지만 부모님들의 반대로 선수를 하지는 못했다. 친구들과 매일 야구를 하는 게 일과일 정도로 빠져 지냈고, 중학교 졸업을 앞두곤 야구 명문고를 찾아다니며 ‘선수를 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였다. 그는 “감독님들이 ‘지금 있는 선수로도 차고 넘친다’며 거절했다”고 회상했다. 고교, 대학시절에도 야구는 ‘최애(最愛) 스포츠’였고 배우가 돼서도 연예인 야구단에서 지금까지 유격수를 보고 있다. 야구에서 비롯된 스포츠 본능으로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건 그가 최근엔 테니스에 빠져 지내고 있다. 주 전 회장이 “다시 테니스 쳐야 하는 것 아냐”라는 권유를 받을 때 마침 운동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을 때였다. 연기와 공부에만 집중하느라 운동을 하지 않았더니 건강검진 결과 각종 성인병 지수가 높아졌다. 지난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지면서 사회인 야구도 다시 시작했다. 사이클도 타고 걷고 달리고 있었다. 전 씨는 “테니스를 치면 바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피곤하거나 몸이 처졌을 때 테니스를 치면 아드레날린이 나와 기분이 좋아진다. 내 몸과 정신 상태가 테니스 치기 전과 후가 180도 달라진다”고 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아 나온 아드레날린은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만 운동을 통해 나온 아드레날린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전 씨는 테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 6개월간 개인 교습을 받는 등 제대로 배웠다. 그는 “솔직히 고등학교 다닐 때 한일 라켓으로 테니스를 쳐 본적이 있었다. 그래서 쉽게 배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전 씨는 “어떤 스포츠든 자세가 좋아야 실력도 발휘된다. 그래서 PT까지 받았다”고 했다. 주원홍 전 회장은 “짧은 기간 배운 것을 감안하면 참 폼이 좋다”고 했다. 전 씨는 주 전 회장이 서울 송파구에 만든 JW 테니스코트에서 시간만 나면 테니스를 치고 있다. 주 전 회장은 “백핸드 포핸드 스트로크는 물론 서비스까지 폼이 안정돼 있다”고 평가했다. 전 씨는 헬스는 기본이고 야구를 비롯해 승마, 사이클, 골프, 테니스 등 몸을 움직일 수 있으면 거의 다하고 있었다.“여러 가지 운동을 한 것을 감안하면 제 몸에 맞거나 몸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게 테니스인 것 같아요. 승마도 해보고 다 해봤는데 신체 리듬을 유지하고 컨디션 찾는 데는 테니스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노 씨는 어떤 스포츠를 하든 ‘실력자’란 평가를 받는다.“이런 일이 있었어요. 배우가 된 뒤 연예인 야구단에 들어가 처음 경기를 했는데 이휘재 정준하 등 후배들이 ‘형 선출(선수 출신) 아냐?’라고 하는 거에요. 참나 선수를 했으면 끝까지 했죠. 선수는 안했지만 거의 평생 야구를 했으면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뭐 솔직히 지금도 후배들에게 유격수 자리를 물려주려고 하는데…. 이젠 후배들이 ‘아직 형 자리 채울 선수가 없다’고 하네요.” 유격수를 하면서 3명을 한번에 아웃시키는 ‘트리플플레이’까지 해봤다고 했다. 슬라이딩하는 상대 공격수의 스파이크에 치여 15바늘을 꿰메기도 했다. 그만큼 야구를 좋아했다. 전 씨는 주말에 촬영 스케줄이 없으면 아직 사회인 야구리그에도 나가고 있다. 촬영을 하게 되면 밤낮이 없어 주기적으로 참여하진 못하지만 함께 선후배들과 운동하며 어우러지는 시간을 즐긴다. 그는 인천 출신이지만 충청도를 연고로 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홍보대사를 15년 넘게 하고 있다. 그는 “야구를 좋아해 한화의 요청에 기꺼야 받아 들였다. 나중에 중학교(상인천중) 후배로 인천이 연고인 SK의 코치를 한 김경기가 ‘형 이래도 돼?’라고 해서 ‘SK는 요청이 없었다’고 한 적이 있다. 어느 구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떡하든 야구 발전에 기여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프로야구단 코치와 프런트 등이 참여한 야구대회에 나가서 최우수선수(MVP)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그 때 프로 선수 출신들을 대상으로 더블플레이까지 한 기억이 있다”고 했다. 야구와 테니스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야구는 9명이 플레이하는 단체 종목이죠. 테니스는 보통 2명이 치는 복식 경기를 합니다. 아주 공통점이 많습니다. 저 혼자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함께 잘해야 이길 수 있죠. 서로를 믿어야 합니다. 야구나 테니스나 신뢰가 중요합니다.” 전 씨는 틈만 나면 몸을 움직인다. 지방 및 해외 촬영 때도 시간이 나면 주변들 돌아다니는 게 습관이 됐다. 그는 “촬영지 전통시장은 거의 다 돌아다닌 것 같다. 쉬는 시간이 있으면 몸을 움직여야 다음 촬영에 집중할 수 있다. 촬영으로 몸이 녹초가 됐을 때도 쉬는 것보다는 운동을 했을 때 오히려 피로가 날아간다”고 했다. 전 씨는 저녁에 답답하면 집(서울 용산구 한남동) 근처 한강이나 남산을 걷는다. 사이클도 탄다. 그는 “한 때 사이클로 편도 70km까지 타기도 했지만 너무 힘들었다. 이젠 20km 정도를 가볍게 타고 있다. 젊은이들 빨리 간다고 따라가다 역효과를 보기도 했다. 이젠 내 속도로 천천히 즐기면서 탄다”고 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약 15년 전부터 안하고 있다. 유산소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요즘 웨이트트레이닝하는 친구들이 다 젊은 친구들이다보니 지도자들이 나도 그들에 맞춰 지도하려고 한다. 그러니 따라하기 힘들어 포기했다”고 했다. 전 씨는 요즘 테니스에 집중하지만 걷고 달리고 사이클도 타는 게 습관이 됐다. 그는 “운동을 안 하면 몸이 망가진다는 것을 느낀 뒤엔 생활 속에서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엘리베이터도 3~6층은 그냥 걸어다닌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아깝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닌다. 운동을 하면 처졌던 기분이 업된다. 오래 사는 것을 떠나서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삶 자체가 짜증이 난다. 건강해야 사는 것도 즐겁다”며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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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치면 아드레날린이 나와 스트레스 한 방에 날려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요즘 KBS2 TV 드라마 ‘오아시스’에서 열연을 하고 있는 배우 전노민 씨(57)의 어릴 적 꿈은 야구선수였다. 지금은 미국 메이저리그 ‘괴물 투수’ 류현진(토론토)이 나온 학교로 알려진 야구 명문 인천 창영초교를 다녀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선수를 하지는 못했다. 친구들과 매일 야구를 하는 게 일과일 정도로 빠져 지냈고, 중학교 졸업을 앞두곤 야구 명문고를 찾아다니며 ‘선수를 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였다. 그는 “감독님들이 ‘지금 있는 선수로도 차고 넘친다’며 거절했다”고 회상했다. 고교, 대학 시절에도 야구는 ‘최애(最愛) 스포츠’였고 배우가 돼서도 연예인 야구단에서 지금까지 유격수를 보고 있다. 그런 그가 최근엔 테니스에 빠져 지내고 있다. “약 7년 전에 서울 잠원동 테니스 동호회 회원들의 권유로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는데 운동량도 많고 기술을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그런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데다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공부하느라 잊고 살았죠. 올해 초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님이 ‘운동 안 할 거야?’라고 해 본격적으로 치게 됐습니다.” 마침 운동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을 때였다. 연기와 공부에만 집중하느라 운동을 하지 않았더니 건강검진 결과 각종 성인병 지수가 높아졌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사회인 야구도 다시 시작하는 등 운동에 시동을 걸고 있을 때였다. 전 씨는 “테니스를 치면 바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피곤하거나 몸이 처졌을 때 테니스를 치면 아드레날린이 나와 기분이 좋아진다. 내 몸과 정신 상태가 테니스 치기 전과 후에 180도 달라진다”고 했다. 전 씨는 테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 6개월간 개인 교습을 받는 등 제대로 배웠다. 그는 “어떤 스포츠든 자세가 좋아야 실력도 발휘된다”고 했다. 주 전 회장은 “짧은 기간 배운 것에 비하면 참 폼이 좋다”고 했다. 전 씨는 주 전 회장이 서울 송파구에 만든 JW테니스코트에서 시간 날 때 테니스를 치고 있다. 주 전 회장은 “백핸드 포핸드 스트로크는 물론이고 서비스까지 폼이 안정돼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 전 씨는 연예인 중 대표적인 스포츠 마니아다. 헬스는 기본이고 야구를 비롯해 승마, 사이클, 골프, 테니스 등 몸을 움직일 수 있으면 거의 다 했다. 그리고 어떤 스포츠를 하든 ‘실력자’란 평가를 받는다. “이런 일이 있었어요. 배우가 된 뒤 연예인 야구단에 들어가 처음 경기를 했는데 이휘재 정준하 등 후배들이 ‘형 선출(선수 출신) 아냐?’라고 하는 거예요. 참 나, 선수를 했으면 끝까지 했죠. 뭐 솔직히 지금도 후배들에게 유격수 자리를 물려주려고 하는데…. 이젠 후배들이 ‘아직 형 자리 채울 선수가 없다’고 하네요.” 전 씨는 주말에 촬영 스케줄이 없으면 사회인 야구리그에 나가고 있다. 촬영을 하게 되면 밤낮이 없어 주기적으로 참여하진 못하지만 함께 운동하며 선후배들과 어우러지는 시간을 즐긴다. 그는 인천 출신이지만 대전을 연고로 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홍보대사를 15년 넘게 하고 있다. 그는 “야구를 좋아해 한화의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나중에 중학교(상인천중) 후배로 인천 연고인 SK의 코치를 한 김경기가 ‘형 이래도 돼?’라고 해서 ‘SK는 요청이 없었다’고 했다. 어느 구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떡하든 야구 발전에 기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프로야구단 코치와 프런트 등이 참여한 야구대회에 나가서 최우수선수(MVP)상을 받기도 했다. 전 씨는 틈만 나면 몸을 움직인다. 지방 및 해외 촬영 때도 잠시 쉬는 시간에도 주변을 돌아다닌다. 그는 “국내 촬영지 인근 전통시장은 거의 다 돌아다녔다. 쉬는 것보다 몸을 움직여야 다음 촬영에 집중할 수 있다. 촬영으로 몸이 녹초가 됐을 때도 쉬는 것보다는 운동을 했을 때 오히려 피로가 날아간다”고 했다. 전 씨는 요즘 테니스에 집중하지만 걷고 달리고 사이클도 탄다. 그는 “운동을 안 하면 몸이 망가진다는 것을 느낀 뒤엔 생활 속에서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오래 사는 것을 떠나서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삶 자체가 짜증이 난다. 건강해야 사는 것도 즐겁다”며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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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에서 “신경 자르라”던 이 여자, 폴댄스가 인생을 바꿨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뀔 수 있어요. 척추관협착증으로 고생할 때 병원에서 등산하지 말고, 무거운 것 들지 마라, 동네 슬슬 걷는 것 외에 하지 말라고 했죠. 짜증이 났어요. 환자 몸을, 한 사람의 인생을 너무 쉽게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오기로 운동을 시작했죠.” 이지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원지원 심사평가팀장(46)은 6년 넘게 병원을 전전하다 운동을 통해 완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마흔에 시작한 웨이트트레이닝이 그를 ‘철녀’로 바꿔 놓았다. 폴댄스와 클라이밍, 플라잉요가, 필라테스까지…. 모든 운동을 섭렵하고 있다.“초등학교 때까지 교통사고를 3번이나 당했죠. 중학교 이후엔 온갖 염증을 달고 살았어요. 구내염, 임파선염, 편도선염, 만성기관지염…. 스무 살을 넘기면서 ‘종합병원’으로 불렸어요. 서른을 넘기면서 척추관협착층과 골감소증이란 진단까지 받았어요. 척추관협착으로 방사통이 와 다리를 자르고 싶은 지경이었는데…. 병원에선 신경절단 시술을 권하고 운동을 하지 말라고 했지만 전 운동을 선택했어요.” 이 팀장은 2017년 헬스클럽에 연간 회원으로 등록했다. “한두 달만 등록하면 중도에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어나 처음 하는 운동이라 힘들었지만 꿋꿋하게 버텼다. 6개월이 지나니 몸이 반응했다. 근육이 잡히면서 척추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1년 후엔 척추관협착으로 인한 통증에서 완전히 해방됐다. 웨이트트레이닝 시작 1년 뒤 보디 프로필을 찍었다. PT를 해준 코치의 권유였다. 운동으로 만들어진 몸을 사진으로 보면 성취감을 느끼고 동기부여도 되기 때문이라고.“몸이 건강해지자 다른 욕심이 생겼어요. 춤을 추고 싶었어요. 댄스학원을 검색을 해봤더니 제일 위에 ‘폴댄스’가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아니 발을 바닥에 안 대고 어떻게 폴에서 춤을 추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었죠. 체험을 했는데 그날로 반해버렸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여파로 헬스클럽에 못 가게 된 2020년 4월 폴댄스를 시작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3년 해 폴을 잡고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어림도 없었다. 더 큰 힘이 필요했다. 운동량이 엄청났다. 기술을 배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온몸이 멍들고 폴에서 몸을 뒤집는 고난도 기술을 배우다 양쪽 햄스트링까지 찢어졌다. 몸에 잔근육까지 새겨지며 아이 낳고 커리어우먼으로 살면서 한동안 잊고 살았던 ‘여성성’이 되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20대 입던 옷까지 소화할 수 있었다. 폴에서 춤을 자유롭게 추려면 체중을 줄여야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이어트도 됐다. 다양한 운동으로 체중이 준 뒤 지금까지 변화가 없다. 이 팀장은 “폴댄스하면서 음악과 하나 되는 나를 보면서 어느 순간 ‘운동을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아니라 즐기게 됐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했다. 이 팀장은 ‘운동 전도사’가 됐다.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운동을 권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회사에도 아프고 약한 사람이 있어 도와주고 싶었다. 그런데 가르친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공부해서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고 했다. 헬스를 비롯해 폴댄스, 필라테스, 플라잉요가 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한 것이다. 이 팀장은 “운동생리학, 스포츠심리학, 해부학 등을 배우니 다른 사람을 지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리고 강원 원주 회사 본사에서 사원들을 대상으로 운동 건강법 노하우를 전수했다. 지난해 수원지원으로 발령이 나면서 그만뒀지만 언제든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지도하고 있다. 운동의 효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그가 운동 새로운 삶을 살고 있게 된 스토리를 ‘내 몸은 거꾸로 간다’(필명 이지)는 책으로 엮었다. “폴댄스는 가슴을 활짝 펴고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게 해줍니다. 플라잉요가는 찌든 때가 끼어 있는 혈관과 림프관을 깨끗하게 하죠. 필라테스는 몸의 균형을 잡아줍니다. 우리 몸은 움직일수록 건강해져요.” 폴댄스는 살이 잘 빠지지 않는 부위인 팔, 배, 등, 가슴 등 단련하기 어려운 부위를 집중적으로 사용해 근력이 부족한 여성들의 근육을 탄탄하게 만들어준다. 폴댄스는 가슴과 엉덩이를 발달시켜 아름다운 바디라인을 만들어주고, 폴과의 마찰력으로 셀룰라이트 지방을 없애준다. 특히 거꾸로 매달리는 동작은 하체 비만과 군살 제거에 좋고, 혈액순환을 도와 피부를 좋게 만들어준다. 플라잉요가는 천장에 매달린 해먹에서 요가 동작을 하는 운동이다. 거꾸로 매달려서 기본동작을 하기 때문에 ‘반중력 요가’라고 불리기도 한다. 해먹에 허벅지를 걸고 공중에 앉거나 거꾸로 매달리고, 해먹을 배에 걸고 엎드려 누운 뒤 손을 뒤로 뻗어 해먹을 잡고 발을 쭉 펴는 등 해먹 위에서 다양한 동작을 한다. 거꾸로 매달려 몸을 곧게 펴서 하므로 틀어진 척추와 골반을 교정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 운동보다 더 많은 근육을 사용하고 코어 근육을 강화시켜준다. 중력에 의해 눌려있던 몸속 장기들이 원래의 자리로 찾아가도록 돕기 때문에 소화 기능 강화와 변비 해소의 효과도 있다. 필라테스는 자세 교정, 통증 완화, 보디라인 형성 등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필라테스는 재활 치료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운동이다. 다양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이유는 ‘몸의 정렬’로 설명된다. 필라테스는 몸의 중앙을 바르게 세우고, 앞, 뒤, 좌, 우 균형을 정렬하는 동작을 반복, 유지하면서 체형을 교정한다. 교정은 균형 있는 자세를 잡는데 필요한 근육을 단련하면서 실현된다. 필라테스는 복근과 척추기립근 등 코어 근육의 힘을 키운 뒤, 상 하체를 잇는 골반에 붙어 있는 둔근, 고관절 굽힘근, 고간절 외전근과 어깨와 견갑골에 있는 대흉근, 소흉근 등 자세를 바르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근육을 단련시키는 운동이다. 균형이 잘 맞지 않으면 자세가 나올 수 없다. 꾸준히 자세를 만들어 버티기 위한 노력을 하면 틀어져 덜 발달한 근육들이 단련되면서 신체 균형이 잡히고, 자세가 교정된다. 이 팀장은 지금은 주로 주 3회 이상 폴댄스를 즐기고 있지만 생활 속 운동도 실천하고 있다. 일상 움직임에 의식을 넣어 주인 노릇하는 운동이란 의미로 ‘의식주(意識主)’ 운동으로 명명했다. 일종의 틈새 운동이다. 빨래는 너는 것도 노동이 아닌 운동이다. 설거지도 자청해 한다. 복근에 힘을 주고 고관절을 돌리면서 그릇을 씻는다. 집에 무엇이든 옮기는 일도 그의 몫이다. ‘데드리프트(등을 펴고 바벨을 땅에서 들어 올리는 운동)’로 생각한다. 그리고 매일 빼놓지 않는 운동이 있다. 스쾃과 팔굽혀펴기, 크런치(복근운동). 단 5분만 투자해도 할 수 있는 운동이다.“운동치였던 제가 이렇게 된 게 믿기지 않아요. 근력운동을 마스터하니 운동에 점점 재미가 붙었어요. 물러터지고 싫증을 금방 느끼는 제가, 저를 아프게 하는 운동에도 도전장을 계속 내밀었죠. 하루가 멀다고 손바닥 살점이 너덜거린 클라이밍, 호흡곤란이 오고 허벅지가 터질 듯한 줌바댄스, 피부가 까뒤집어지고 피멍이 든 플라잉요가, 햄스트링과 손목, 등, 팔, 어깨 부상에 이어 갈비뼈 골절까지 맞은 폴댄스…. 호기심 따라 기분 따라 흘러가다 보니 어느새 전문가가 돼 있었죠. 병으로 아프면 그렇게 서러운데 운동으로 아픈 건 괜한 우쭐함이 들었죠. 나이 드는 건 그렇게 서운한데 질병 없이 나이 드니 그토록 자랑스러워요. 아픔 너머엔 몸의 자유가 있습니다. 여러분 운동하세요.”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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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댄스 춘 뒤 가슴 활짝 펴고 고개 빳빳하게 세우고 살아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초등학교 때까지 교통사고를 3번이나 당했다. 중학교 이후엔 온갖 염증을 달고 살았다. 구내염, 림프샘염, 편도샘염, 만성기관지염…. 스무 살을 넘기면서 ‘종합병원’으로 불렸다. 서른을 넘기면서 척추관협착층과 골감소증이란 진단까지 받았다. 이지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원지원 심사평가팀장(46)은 6년 넘게 병원을 전전하다 운동을 통해 완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마흔에 시작한 웨이트트레이닝이 그를 ‘철녀’로 바꿔 놓았다.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뀔 수 있어요. 병원에서 등산하지 말고, 무거운 것 들지 말라, 동네 슬슬 걷는 것 외에 하지 말라고 했죠. 짜증이 났어요. 환자 몸을, 한 사람의 인생을 너무 쉽게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오기로 운동을 시작했죠.” 이 팀장은 2017년 헬스클럽에 연간 회원으로 등록했다. “한두 달만 등록하면 중도에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어나 처음 하는 운동이라 힘들었지만 꿋꿋하게 버텼다. 6개월이 지나니 몸이 반응했다. 근육이 잡히자 척추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1년 후엔 척추관협착으로 인한 통증에서 완전히 해방됐다. 웨이트트레이닝 시작 1년 뒤 보디 프로필을 찍었다. PT를 해준 코치의 권유였다. 운동으로 만들어진 몸을 사진으로 보면 성취감을 느끼고 동기부여도 되기 때문이라고. “몸이 건강해지자 다른 욕심이 생겼어요. 춤을 추고 싶었어요. 댄스학원을 검색해봤더니 제일 위에 ‘폴댄스’가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아니 발을 바닥에 안 대고 어떻게 폴에서 춤을 추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어서 체험을 했죠. 그날로 반해버렸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헬스클럽에 못 가게 된 2020년 4월 폴댄스를 시작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약 3년 해 폴을 잡고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어림도 없었다. 더 큰 힘이 필요했다. 기술을 배우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온몸이 멍들고 폴에서 몸을 뒤집는 고난도 기술을 배우다 양쪽 다리 햄스트링까지 찢어졌다. 효과는 좋았다. 운동량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몸에 잔근육까지 잡히며 아이 낳고 커리어우먼으로 살면서 한동안 잊고 살았던 ‘여성성’이 되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20대에 입던 옷까지 소화할 수 있었다. 폴에서 춤추려면 체중을 줄여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다이어트도 됐다. 체중이 준 뒤 지금까지 변화가 없다. 이 팀장은 “폴댄스 하면서 음악과 하나되는 나를 보며 어느 순간 ‘운동을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아니라 즐기게 됐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했다. 이 팀장은 ‘운동 전도사’가 됐다. 가족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운동을 권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회사에도 아프고 약한 사람들이 있어 도와주고 싶었다. 그런데 가르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공부해서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고 했다. 헬스를 비롯해 폴댄스, 필라테스, 플라잉요가 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했다. 이 팀장은 “운동생리학, 스포츠심리학, 운동역학, 해부학 등을 배우니 다른 사람을 지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리고 강원 원주의 회사 본사에서 사원들을 대상으로 운동 건강법 노하우를 전수했다. 지난해 수원지원으로 발령이 나면서 그만뒀지만 언제든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지도하고 있다. 운동의 효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그가 운동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스토리를 ‘내 몸은 거꾸로 간다’(필명 이지)는 책으로 엮었다. 이 팀장은 지금은 주 3회 이상 폴댄스를 즐기면서 생활 속 운동도 실천하고 있다. 빨래를 너는 것도 노동이 아닌 운동이다. 설거지도 자청해 한다. 복근에 힘을 주고 고관절을 돌리면서 그릇을 씻는다. 무엇이든 옮기는 일도 도맡는다. ‘데드리프트’(등을 펴고 바벨을 땅에서 들어 올리는 운동)로 생각한다. 그리고 매일 빼놓지 않는 운동이 있다. 스쾃과 팔굽혀펴기, 크런치(복근운동). 단 5분만 투자해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이다. “폴댄스는 가슴을 활짝 펴고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게 해줍니다. 플라잉요가는 찌든 때가 끼어 있는 혈관과 림프관을 깨끗하게 하죠. 필라테스는 몸의 균형을 잡아줍니다. 우리 몸은 움직일수록 건강해져요.”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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