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윤상호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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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윤상호 기자입니다.

ysh1005@donga.com

취재분야

2024-10-23~202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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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병대, 이번주 연평-백령도서 해상 실사격 훈련 6년만에 재개

    해병대가 이번 주중 북한과 지척인 서북도서에서 해상 사격 훈련을 6년 만에 재개한다. 정부가 북한의 ‘오물풍선’ 연쇄 테러 등에 맞서 앞서 4일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군 관계자는 “9·19 합의로 서북도서 해상 사격에 채워진 족쇄를 6년 만에 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우리 사격 훈련을 명분으로 북한이 맞불성 도발에 나설 것에 대비해 훈련을 전후해 고도의 경계 태세를 갖출 방침이다. 군은 6·25전쟁 74주년인 25일에는 충남 보령 일대에서 천무 다연장로켓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밤 오물풍선을 다시 날리며 도발 재개를 시사한 북한에 화력으로 경고장을 날린 것. 군은 북한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날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밤 보란 듯 또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서북도서의 K-9은 北 허리·목구멍 겨눈 ‘비수’” 금주 중 실시하는 해상 사격 훈련엔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이 동원된다. K-9 자주포는 북한과 맞닿은 서북도서 해병대 전력의 핵심 주포다. 최대 사거리는 40km이고 분당 6∼8발의 155mm 포탄을 쏠 수 있다. 지난해 개발된 K-9 자주포용 사거리 연장탄의 최대 사거리는 60km에 달한다. 서북도서에서 황해도 내륙 깊숙한 곳의 북한군 장사정포 기지와 지휘부까지 때릴 수 있다는 것. 군 당국자는 “백령도와 연평도의 K-9은 북한의 목구멍과 허리를 겨눈 비수(匕首)”라고 강조했다. 과거 해병대는 매년 2, 3차례 서북도서 해상 사격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대형 도발을 다신 용납하지 않고 철저히 응징한다는 결기를 보여준 것.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초를 마지막으로 이 훈련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어 그다음 해 9·19 합의가 체결되면서 백령도·연평도의 K-9 자주포에는 완전한 ‘족쇄’가 채워졌다. 해상완충구역 내 해상 사격 금지 규정 때문이었다. 이에 해병대는 지난해까지 서북도서의 K-9 자주포를 화물선 등에 실어서 경기 파주시 무건리 사격장까지 이동해 사격 훈련을 한 뒤 복귀해야 했다. 육군은 이날 충남 보령의 웅천사격장에선 천무 다연장로켓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7대의 천무가 55km 밖 표적을 향해 유도탄 48발을 순차적으로 발사해 모두 명중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천무는 북한의 방사포·장사정포 위협에 맞선 화력전을 위한 핵심 무기다. 한 번에 300개의 자탄으로 축구장 3배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도 80km에 달한다.● 軍 “대북 확성기 방송은 융통적으로 시행” 이날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350여 개의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렸고, 이 중 100여 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에 떨어졌다. 특히 일부 풍선에서 나온 쓰레기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인근에도 떨어져 군 당국이 회수 조치에 나섰다. 합참 관계자는 “대다수는 종이류의 쓰레기였고 위해물질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군은 앞서 9일 딱 한 차례만 재개한 바 있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날도 하지 않았다. 합참은 기자단 공지문을 통해 “항상 방송할 준비는 돼 있다”면서도 “전략적, 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군 소식통은 “남남 갈등과 긴장 고조를 노린 북한의 저열한 공세에 하나하나 대응하며 말려들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밤 6차 오물풍선을 기습 살포했고, 오후 10시를 전후해선 서울에서도 이 풍선이 포착됐다고 합참이 전했다. 북한이 오물풍선 테러를 반복할 의지를 사실상 노골적으로 밝힌 만큼, 오물풍선에는 확성기 방송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군의 기조가 바뀔지 주목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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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년 만에 상봉한 형제의 넋… 추모의 불꽃 꺼지지 않으리

    이달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국군 용사 형제가 75년 만에 넋으로 상봉했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형 전병섭 하사(현 계급 상병)의 유해를 먼저 묻힌 동생 전병화 이등상사(중사)의 묘역에 함께 안장하는 ‘호국의 형제’ 안장식이 거행된 것. 전 하사 형제는 6·25 주요 격전지에서 공산군에 맞서 싸우다 3개월 차이로 전사했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은 호국보훈의 가치를 절감하게 한다.3개월 사이 전사한 형제, 75년 만에 넋으로 상봉 1925년 경기 고양군(현 서울 성동구)에서 4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전 하사는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10월 자진 입대했다. 이후 국군 8사단에 배치돼 1951년 2월 ‘횡성 전투’와 그해 4월 ‘호남지구 토벌 작전’에서 북한군 소탕 임무에 나섰다. 이어 1951년 8월 강원 인제로 이동한 뒤엔 중·동부 전선을 사수하기 위해 북한군과 격전을 펼치다 ‘노전평 전투’에서 26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2021년 6월 강원 인제군 고성재 일대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수습됐다. 2023년 11월에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동생인 전 이등상사는 삼남으로 태어나 1949년 7월에 입대했다. 이후 6·25가 터지자 국군수도사단 소속으로 1950년 6월 ‘한강 방어선 전투’와 10월 ‘원산 진격전’에 참전했다. 이후 1951년 11월 강원 고성으로 이동해 ‘월비산 전투’에 참전했다가 20세의 꽃다운 나이로 산화했다. 고인에게는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고, 그의 유해는 전쟁 직후 수습돼 1959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두 형제의 사후 상봉은 차남 전병철 씨(2014년 작고)의 애틋한 형제애 덕분이었다. 형과 동생을 따라 1950년 12월 입대해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로 만기 전역한 전 씨는 형제들을 찾기 위해 2011년 군 유해감식단에 유전자(DNA) 시료를 제출했다. 이것이 맏형인 전 하사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된 것이다. 아직도 귀환하지 못한 국군 전사자는 12만여 명에 달한다. 오랜 세월 산하 곳곳에 묻혀 있는 호국영웅들을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모시고 기억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더욱이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날로 고도화하면서 대규모 ‘오물풍선’ 테러 등 갖은 도발을 획책하는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맞는 호국보훈의 달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영토를 지키기 위해 1년 365일 24시간 구슬땀을 흘리는 국군 장병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응원하는 것도 보훈의 시작일 것이다.“호국보훈의 가치 일상에서 살아 숨 쉬어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5년 태평양전쟁 종전 70주년 기념식에서 “2차 대전에 참전한 미군 장병들에게 우린 결코 갚을 수 없는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의 용기 덕분에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한 달이나 기념일뿐만이 아니라 호국보훈의 가치가 일상에서 살아 숨 쉬도록 하는 국가사회적 분위기가 절실하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 유족의 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전에서 산화한 55용사를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처럼 매년 특정일에 호국영웅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지만 국민의 일상과 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은 정쟁에 빠져서 북한의 도발로 중상을 당한 장병을 비하하고, 그 가족들의 상처를 헤집는 망언을 하다 지탄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일각에선 호국보훈이 일상 속으로 녹아들 수 있는 추모 시설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광장 등에 꺼지지 않는 불꽃과 같은 추모 시설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웅들의 불꽃 같은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와 대한민국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 ‘그들’이 곧 ‘우리’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미국 등 보훈 선진국에서는 그런 시설이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미국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의 ‘영원한 불꽃’, 프랑스 파리 개선문 광장의 ‘추모의 불꽃’이 대표적 사례다. 병무청이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나라사랑 가게’ 사업도 일상 속 보훈의 좋은 사례다. 이 사업은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거나 이행 중인 사람들에게 ‘상품(서비스) 가격 할인’ 등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해 병역 이행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내용이다. 병역 이행자 예우를 위해 시작한 이 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지난달 말 기준 1136개다. 매달 참여 업체가 급증하는 추세다. 안경점을 비롯해 병원, 미용실, 카페, 전자제품 유통점, 식당, 테마파크, 휴양림 등으로 다양하다. 할인율은 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하는데 5%에서 50%에 달한다. ‘나라사랑 가게’에 참여하는 업체는 병무청 홈페이지에서도 일일이 찾아서 들어가야 하는 페이지에 그 목록이 게재되는 것 외에 어떤 혜택도 없다. 순수하게 선의로 참여하는 셈이다. 윤상호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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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韓, 큰 실수 말라” 노골적 위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한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검토에 대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상응하는 결정을 할 것이고 이는 한국 지도부에 달갑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한국에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보복하겠다’고 위협한 셈이다. 유사시 러시아의 한반도 군사 개입 근거를 담은 북-러 조약 체결에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불가 원칙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북한에 초정밀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가 레드라인으로 규정해 온 ‘첨단 군사기술 이전’을 노골적으로 거론했다. 북-러 조약 체결에 따른 안보 위협을 엄중 항의하기 위해 우리 외교부가 21일 초치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오히려 “러시아 연방에 대한 위협과 협박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맞받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이날 담화를 내고 우리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물풍선 살포 재개 등 보복성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이 북-러 조약을 공개한 20일에는 북한군 여러 명이 중부전선에서 군사분계선(MDL)을 20m가량 침범했다가 경고 사격을 받고 되돌아갔다고 합참이 21일 밝혔다. 러시아가 한국의 새로운 안보 위협으로 떠오르며 한-러 관계가 격랑에 빠져드는 가운데 북-러가 동시에 보복 위협을 내놓자 한국 정부는 한미일 공동 대응을 강조하고 나섰다. 북-러 군사동맹이 불러온 안보 위협이 한-러 갈등은 물론 한미일 대 북-러 간 신냉전 대치를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다음 주 한미일의 다영역 연합훈련인 ‘프리덤 에지’에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참가한다. 한미일 3국 안보실장 또는 외교 국방 장차관급 소통도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말 일본에서 개최되는 미일 2+2 외교·국방장관 회담에 한국이 참가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필요하면 우리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 여부와 수준은 러시아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북-러 조약 체결 다음 날인 20일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산 무기로 모든 국경 지역에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레드라인 넘겠다는 푸틴… 韓美日,내주 연합훈련으로 ‘경고장’[‘북러 vs 한미일’ 신냉전 가속화]푸틴發 안보위협, 한반도 긴장 고조푸틴 “北에 초정밀 무기 공급할수도”… 이행땐 北의 핵-미사일 위협 증폭韓 “우크라 지원 수준, 러 태도에 달려”… 한미일 내달 외교-국방 대화도 추진“러시아는 다른 나라에 무기를 공급할 권리가 있으며 북한과 맺은 합의에서도 이를 배제하지 않는다.” 블룸버그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북한에 초정밀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북-러 밀착에 대응해 대(對)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재검토라는 초강수를 던진 우리 정부를 향해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보복을 협박하는 동시에 대북 첨단 무기 공급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 러시아가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으로 우리 정부가 규정한 대북 첨단 군사기술·무기 지원의 구체적인 방식을 노골적으로 거론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북한에 대한 첨단군사무기·기술 지원이라는 레드라인을 넘는 러시아의 행동이 구체화되면 우리에 대한 심각한 안보 위협이 현실화되는 것이라고 보고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을 포함한 전방위 외교·군사 대응에 단계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우선 ‘푸틴발’ 안보 위협에 맞서 한미일 고위급 회동이나 3자 연합훈련 실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협력 강화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냉전시대 혈맹 수준 관계를 복원한 북-러 군사동맹 대 한미일 간의 신냉전 구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레드라인 넘겠다’ 노골화 정부는 러시아가 첨단 무기를 북한에 실제로 지원할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핵 탑재가 가능한 신형 순항미사일 등이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기존 한미 연합 작전계획이나 방어태세를 전면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검토 카드를 꺼내든 건 실제 북-러가 레드라인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무기 지원 수준은 러시아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절차 등에 대한 법적, 행정적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실제 행동이 포착되면 우리 정부가 살상무기 지원을 공식 발표한 뒤 무기의 위력별로 구분해 단계적 지원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절실한 ‘창(고위력 정밀타격무기)과 방패(방공무기)’를 모두 갖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우리 정부를 겨냥해 사실상 최고 수위의 경고성 발언을 쏟아낸 것도 한국의 무기 지원이 우크라이나 전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창’은 휴대용 대전차 유도무기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이 대표적이다. ‘방패’는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과 탄도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천궁-2’ 등을 들 수 있다. 다만 전차나 전투기, 미사일 등의 운용에 병력이 필요한 전력들은 지원 리스트에서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 무기를 운용하기 위해선 사실상 우리 군 파병이 동반돼야 해 긴장 수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 안팎에선 우선순위 지원 무기들로 155mm 포탄이나 대전차 유도탄 등이 거론되고 있다. 병력 지원 없이 상호호환이 가능해 우크라이나군도 바로 전쟁에 투입할 수 있고, 살상 반경이 좁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러 밀착, 한미일 3국 안보에 중대 위협” 우리 정부는 당분간 양국이 서로의 레드라인을 주시하면서 긴장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검토하면서도 단기적으론 한미일을 중심으로 한 외교·군사적 대응에 집중할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일단 한-러가 ‘말’로 주고받았지만 우리나 러시아나 갈등이 다음 스텝으로 이어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라면서 “비공식적 외교라인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일 군 당국은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전개한 가운데 이달 말 해상·수중·공중·사이버 등 다영역에서 실시되는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를 처음으로 실시해 북-러 밀착에 경고장을 날릴 방침이다. 다음 달 말 일본에서 개최되는 미일 2+2 외교·국방장관 회담에 한국이 참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0일 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 이어 이날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상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러의 동맹급 밀착이 “한미일 3국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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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순항미사일 北배치땐 괌까지 타격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베트남 방문 중 초정밀 무기의 대북 공급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군 전문가들은 수백∼수천 km 밖 표적을 수 m 오차로 때릴 수 있는 크루즈(순항) 미사일부터 우선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속도가 느리고, 탄두 중량이 작다. 하지만 초저고도로 비행하며 경로를 바꿀 수 있어 추적·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더 작은 위력의 핵탄두로도 주요 표적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러시아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다양한 순항미사일을 갖고 있다. 북한의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보다 성능이 뛰어난 걸로 평가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낡은 폭격기와 전투기로는 러시아의 공중발사 크루즈 미사일을 운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때문에 러시아가 지상·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의 대북 제공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은 ‘9M729’가 대표적이다. 9M729는 사거리가 500∼5500km(평균 2500km)이고, 핵과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다.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할 경우 북-러 국경 최북단에서 주한, 주일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괌까지 타격권에 들어간다. 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은 ‘칼리브르’(나토 명칭 SS-N-27)가 있다. 핵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고 1500∼2500km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러시아 해군의 초계함과 호위함, 잠수함에서 운용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주요 기반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데 사용됐다. 군 소식통은 “러시아가 순항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한다면 한-러 관계는 ‘루비콘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북 킬체인(선제 타격) 전력의 증강 배치 등 한미의 군사적 맞대응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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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여정, 대북전단 추가 살포에 ‘오물풍선’ 대응 위협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이 21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우선 ‘오물풍선’ 살포가 예상된다.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이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 경고사격에 따라 돌아가는 등 북-러 조약 체결에 따른 남북 긴장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오물풍선 테러를 재개할 경우 대북 확성기 방송 등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국경 부근에 또다시 더러운 휴지장과 물건짝들이 널려졌다”며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5월 28일∼이달 9일 한국에 오물풍선을 4차례 살포하면서 전단이 또 넘어온다면 몇십 배로 되갚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김여정이 언급한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에 대해 우선 대남 ‘오물풍선’ 테러 재개가 거론된다. 김여정이 ‘새로운 대응’을 위협한 만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 일대 포 사격, 사이버 공격이나 무인기의 동시다발 침투 등 기습 도발을 벌일 수도 있다.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0일 오후 10시∼밤 12시 사이에 경기 파주에서 전단 30만장과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1달러 지폐 등이 담긴 대형 풍선 20개를 북한으로 날린 사실을 이날 공개했다. 북한군의 연이은 MDL 침범 사태도 예사롭지 않다. 9, 18일에 이어 20일에도 북한군 여러 명이 강원 철원과 화천 경계 지역의 MDL을 넘어왔다가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군은 이번에도 수풀이 우거져 MDL 표식이 잘 보이지 않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땅파기, 불모지 조성 작업 중 단순 월선한 것으로 판단했다. MDL 침범 사실을 하루 뒤 공개한 것에 대해 합참은 “경고사격 직후 북상한 북한군들이 이후로도 MDL 근처에서 밤늦도록 작업하는 상황을 주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DMZ 여러 곳에서 수백 명의 북한군이 작업 중이어서 이런 (침범) 상황들이 앞으로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10여 일 새 세 차례나 북한군이 MDL을 침범한 것은 전례가 드물다. MDL 침범의 ‘일상화’를 통해 도발 기회를 엿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시 지체 없는 군사 지원”을 담은 북-러 간 조약 공개일에 MDL을 침범한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군 소식통은 “작업 중 우발적 침범을 반복해 우리 군의 대응 수위를 떠본 뒤 심야에 국지적 충돌을 유도하는 기습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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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일거리 생길 것” 또 ‘오물풍선’ 테러 예고…軍 “재개땐 확성기 방송”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이 21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우선 ‘오물풍선’ 살포가 예상된다.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이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 경고사격에 따라 돌아가는 등 블라디미르 북-러 조약 체결에 따른 남북 긴장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오물풍선 테러를 재개할 경우 대북 확성기 방송 등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김여정은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국경 부근에 또 다시 더러운 휴지장과 물건짝들이 널려졌다”며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렸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5월 28일~이달 9일 한국에 오물풍선을 4차례 살포하면서 전단이 또 넘어온다면 몇십 배로 되갚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김여정이 언급한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에 대해 우선 대남 ‘오물풍선’ 테러 재개가 거론된다. 김여정이 ‘새로운 대응’을 위협한 만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 일대 포 사격, 사이버 공격이나 무인기의 동시다발 침투 등 기습 도발을 벌일 수도 있다.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0일 오후 10시~자정 사이에 경기 파주에서 전단 30만 장과 이동식저장장치(USB), 1달러 지폐 등이 담긴 대형풍선 20개를 북한으로 날린 사실을 이날 공개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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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이 경고한 초정밀 무기는? 北에 배치땐 괌까지 타격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베트남 방문 중 초정밀 무기의 대북 공급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군 전문가들은 수백~수천 km 밖 표적을 수 m 오차로 때릴 수 있는 크루즈(순항) 미사일부터 우선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속도가 느리고, 탄두 중량이 작다. 하지 만 초저고도로 비행하며 경로를 바꿀수 있어 추적·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더 작은 위력의 핵탄두로도 주요 표적에 치명타를 줄수 있다.러시아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다양한 순항미사일을 갖고 있다. 북한의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보다 성능이 뛰어난 걸로 평가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낡은 폭격기와 전투기로는 러시아의 공중발사 크루즈 미사일을 운용할 수 없다”고 했다.그 때문에 러시아가 지상·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의 대북 제공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은 ‘9M729’가 대표적이다. 9M729는 사거리가 500~5500km(평균 2500km)이고, 핵과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다.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할 경우 북-러 국경 최북단에서 주한, 주일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괌까지 타격권에 들어간다.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은 ‘칼리브르’(나토 명칭 SS-N-27)가 있다. 핵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고 1500~2500km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러시아 해군의 초계함과 호위함, 잠수함에서 운용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주요 기반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데 사용됐다.군 소식통은 “러시아가 순항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한다면 한-러 관계는 ‘루비콘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북 킬체인(선제타격) 전력의 증강 배치 등 한미의 군사적 맞대응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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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러 ‘방위능력 공동조치’ 명시… “핵잠-ICBM기술 北이전 길 터”

    북한이 20일 공개한 북-러시아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8조는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 밑에 공동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쟁 방지와 국제적 평화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사실상 북한에 러시아의 핵·미사일 관련 첨단 군사기술 이전의 길을 터준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정부 내부에서도 나온다. 전략핵추진잠수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 러시아의 ‘게임 체인저급’ 첨단기술 제공까지 현실화할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의 이전이 현실화하면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핵우산) 및 한국과 미국 안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이 지난해 9월 진수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이다. 핵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싣더라도 수시로 물 밖으로 나와 축전지를 충전하고, 연료도 주기적으로 공급받는 과정에서 위성 등에 발각되기 쉽다. 반면 핵연료를 쓰고, 핵탑재 SLBM까지 실은 전략핵추진잠수함은 무제한 잠항이 가능한 ‘핵보복 병기’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에 맺은 조약을 근거로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가 러시아 안보에도 큰 위협이라고 주장하면서 전략핵잠용 소형 원자로 설계 기술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했다. ICBM 재진입·다탄두 기술도 북한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이미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개발한 북한에 재진입 기술은 ICBM 완성의 ‘최종 관문’이다. 뉴욕과 워싱턴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능력 역시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 그런 만큼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무기 지원에 대한 반대 급부로 ICBM 관련 기술을 콕 집어 요구할 근거를 이번 조약을 통해 ‘문서’로 확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밖에 고해상도 정찰위성과 우주발사체 엔진 기술 이전 역시 북한이 적극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과 협정을 맺었지만 러시아가 핵심 중의 핵심 기술인 전략핵잠과 ICBM 재진입 기술까지 순순히 내주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경우 미국 주도의 서방 봉쇄가 더욱 심해질 수 있는 데다 지나친 북-러 밀착을 경계하는 중국의 반발 등도 예상되는 만큼 러시아가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것. 그런 만큼 북-러 간 군사협력은 일단 낮은 단계부터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재래식 전력 협력부터 요구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의 킬체인(선제타격)에 대응하는 노후 방공망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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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잠·ICBM 기술 이전 길 텄나…北-러 ‘방위능력 공동조치’ 명시

    북한이 20일 공개한 북-러 간 ‘포괄적 전략적동반자 협정’ 8조는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 밑에 공동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쟁 방지와 국제적 평화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사실상 북한에 러시아의 핵·미사일 관련 첨단 군사기술 이전의 길을 터준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정부 내부에서도 나온다. 전략핵추진잠수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 러시아의 ‘게임체인저급’ 첨단기술 제공까지 현실화할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의 이전이 현실화하면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핵우산) 및 한국과 미국 안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이 지난해 9월 진수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이다. 핵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싣더라도 수시로 물 밖으로 나와 축전지를 충전하고, 연료도 주기적으로 공급받는 과정에서 위성 등에 발각되기 쉽다. 반면 핵연료를 쓰고, 핵탑재 SLBM까지 실은 전략핵추진잠수함은 무제한 잠항이 가능한 ‘핵보복 병기’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에 맺은 조약을 근거로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가 러시아 안보에도 큰 위협이라고 주장하면서 전략핵잠용 소형 원자로 설계 기술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했다.ICBM 재진입·다탄두 기술도 북한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이미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개발한 북한에 재진입 기술은 ICBM 완성의 ‘최종 관문’이다. 뉴욕과 워싱턴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능력 역시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 그런 만큼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무기 지원에 대한 반대 급부로 ICBM 관련 기술을 콕 집어 요구할 근거를 이번 조약을 통해 ‘문서’로 확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밖에 고해상도 정찰위성과 우주발사체 엔진 기술 이전 역시 북한이 적극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일각에선 북한과 협정을 맺었지만 러시아가 핵심 중의 핵심 기술인 전략핵잠과 ICBM 재진입 기술까지 순순히 내주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경우미국 주도의 서방 봉쇄가 더욱 심해질 수 있는 데다 지나친 북-러 밀착을 경계하는 중국의 반발 등도 예상되는 만큼 러시아가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것. 그런 만큼 북-러간 군사협력은 일단 낮은 단계부터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북한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재래식 전력 협력부터 요구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의 킬체인(선제타격)에 대응한 노후 방공망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북한은 평양과 핵·미사일 기지 등에 삼중사중의 방공망을 운용중이다. 하지만 그 주력인 SA 계열의 지대공미사일 상당수가 도입한지 40년이 넘었고, 레이더와 사격통제장치도 낡아서 제 성능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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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中 안보대화 열린 날… 북한군, 9일만에 또 군사분계선 침범

    북한군이 18일 오전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넘어온 곳은 강원 철원과 화천의 경계 지역으로 알려졌다. 앞서 9일 북한군이 MDL을 침범한 경기 연천에서 동쪽으로 40∼50km 떨어진 곳이다. 군은 앞서 9일 침범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단순 침범’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북한군이 아흐레 만에 연거푸 MDL을 침범한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특히 북한이 한중 ‘2+2’ 외교안보대화가 열린 날에 MDL을 침범한 것은 최근 관계가 껄끄러운 중국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효과도 의도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가운데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를 매설하던 북한군 다수가 폭발 사고로 죽거나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또 MDL 일대 10여 곳에서 하루 수천 명의 병력이 DMZ 내 대전차 방벽과 경계 보강을 위한 지뢰 매설 및 불모지 조성 작업 등에 동원되고 있다고 합동참모본부는 전했다.● 일부 무장 북한군, 또 휴전선 침범 18일 오전 8시 30분경 철원과 화천 경계 지역의 MDL을 침범한 북한군은 20∼30여 명이었다. 일부는 소총으로 무장했고, 나머지는 곡괭이와 삽 등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MDL을 20m가량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합참은 수풀이 우거져 MDL 표시가 잘 보이지 않는 DMZ 내에서 수풀 제거 작업을 하다가 단순 침범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두 차례나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만큼 북한이 작업을 가장해 우리 군 태세를 떠보려고 했을 수도 있다. 군 소식통도 “작업 중 우발적 월선을 가장해 대남 정찰을 했을 수 있다”고 했다. ‘침범 타이밍’ 역시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방문과 한중 외교안보대화 개최 당일 MDL을 침범한 의도에 중국을 겨냥해 던진 메시지도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한중 협력 기류 속 최근 중국과 관계가 다소 껄끄러워진 북한이 중국을 향해 한국과 거리를 두라고 불만을 표출하는 동시에 자신을 봐달라는 메시지로도 읽힌다”고 했다. 앞서 5월 한중일 정상회의 당시에도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한 바 있다.● 지뢰 폭발로 북한군 다수 죽거나 다쳐 합참은 이날 “최근 북한이 DMZ 내에서 지뢰 (매설) 작업 중 여러 차례 폭발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은 우리 감시자산에 포착된 북한군의 지뢰 매설 작업 모습과 폭발 사고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오르는 사진도 공개했다. 폭발 사고는 3, 4차례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9·19 남북군사합의 전면 파기 선언 후 폭파했던 최전방 감시초소(GP)를 올 1월에 복원했다고 한다. 이어 경의선과 동해선 등 남북 연결도로 일대에 지뢰를 매설했고, 최근엔 동해선의 가로등과 철도 레일까지 제거 중이다. 올 4월부터는 북방한계선(MDL 북쪽 2km) 10곳에서 불모지 조성과 지뢰 매설, 대전차 방벽 추정 구조물 설치, 전술도로 보강 등을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합참은 전했다. 합참 관계자는 “10여 곳에서 1곳당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이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군이 건설 중인 방벽에 대해선 군은 국경선 역할보단 대전차 장애물로 평가했다. 이 구조물은 DMZ 출입문인 북측 통문 4곳에 높이 4∼5m, 폭은 짧게는 수십 m, 길게는 수백 m로 건설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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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푸틴 방북 앞두고…美 코브라볼, 사흘연속 동해 출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의 코브라볼(RC-135S·사진) 정찰기가 사흘 연속 북한·러시아 인근의 동해상에 출격했다. 코브라볼은 수백 km 밖의 미사일 발사 징후와 발사 후 비행궤적을 추적할수 있다.푸틴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무력 과시용 도발 징후를 포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러시아 군사대표단의 방북 중이던 4월 22일에 동해상으로 초대형방사포(KN-25)를 쏜 바 있다. 최근 잠수함 등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일대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17일 군용기 추적사이트에 따르면 미 코브라볼 정찰기가 14~16일 연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를 이륙해 동해상으로 날아왔다. 한 번에 10시간 안팎으로 비행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징후를 감시한 것으로 보인다.군 안팎에선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임박한 시점에 미국의 탄도미사일 추적용 정찰기가 한반도 주변에 연이어 전개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군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움직임이 포착됐을 수 있다”고 했다. 북한에서 조만간 탄도미사일을 쏴 올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과거에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전에 코브라볼 정찰기가 한반도 주변에 날아온 경우가 많다.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 기간에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성능의 우수성을 과시하면서 적극적 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핵추진잠수함과 같은 첨단무기 기술 제공을 적극 구애할 개연성도 있다.일각에선 최근 활발한 동향이 포착된 함남 신포조선소를 주시하는것이란 분석도 나온다.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신포조선소에선 북한이 지난해 9월에 진수한 ‘전술핵공격잠수함(김군옥영웅함)’과 신포급 SLBM 발사잠수함(8·24영웅함), 수중 바지선 등을 건식독에 올려 작업하는 모습이 위성에 잇달아 포착됐다.미국의 북한 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SLBM 시험발사 준비 가능성을 추정했다. 북한의 SLBM 발사는 2022년 5월 신포 일대에서 ‘미니 SLBM’을 8·24영웅함에서 쏜게 마지막이다.이후 잠수쐈지만, SLBM(SLCM)은 몇 차례 쐈지만 SLBM 발사는 2년여간 없었다.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김군옥영웅함에서 SLBM의 첫 발사를 시도할 수 개연성도 배제할수 없다. 로미오급을 개량한 김군옥영웅함은 발사관 10개와 기괴한 형태로 정상 작전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군 관계자는 “하지만 핵장착 SLBM의 발사에 성공할 경우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가 최종 목적에 다다랐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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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70년 한미동맹, 내 가족사처럼 세대 넘어 영속하는 문화로 승화”

    “70년을 맞은 한미동맹이 정치 외교적 차원을 넘어 세대를 이어 영속하는 문화 자산으로 승화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11일 오후 경기 양평군의 한 전원주택에 마련된 미술 작업실. 설경철 화백(70·전 고신대 조형미술학과 교수)은 최근 완성한 초대형 화폭을 감회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가로 3.5m, 세로 2.5m로 500호(1호는 우편엽서 크기)에 달하는 이 작품의 제목은 ‘동맹 70’이라고 소개했다.이 작품은 올해 하반기에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펜타곤)에 기증될 계획이다. 설 화백은 지난해 미 국방부에 작품 기증 의사를 밝혔고, 최근 미 국방부에서 내부 검토를 거쳐 기증 승인이 났다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 한국 현대미술가의 작품이 미 국방부에 기증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미 국방부는 올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설 화백의 작품을 소개하는 이벤트를 검토 중이다.설 화백은 중앙대 회화과 졸업 후 미 뉴욕공대 대학원에서 페인팅 커뮤니케이션 아트를 전공했다. 그는 평생 극사실화를 그렸다. 디지털 기법으로 프린트 된 책 활자 위에 타자기, 종이학, 일그러진 시계 등 다양한 오브제를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시각화한 작품이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정밀하고 섬세하다.그가 ‘동맹 70’을 처음 구상한 것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문득 화가로서의 나의 삶과 세계관, 작품 세계에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20여년 전 작고한 설 화백의 부친은 실향민이었다. 개성에서 태어나 1·4 후퇴 때 가족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왔다. 이후 해병대에 입대해 6·25 전쟁에 참전한 예비역 준위 출신이다.“무척 과묵하셨지만, 미군과 생사를 함께 하며 공산군의 침략에서 조국을 지킨 자부심은 누구보다 크셨습니다.”부친은 아들이 미술가보다는 의사나 군인이 되길 원했다고 한다. 아들이 고집을 부리자 ‘반국가적 작품은 그리지 않는다’. ‘어디서 뭘 하든 대한민국을 구한 미국의 저력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는 조건으로 화가의 길을 승낙했다는 것.대학 졸업 후 미국 유학을 거쳐 1996년부터 4년간 뉴욕에 체류하며 작품 활동을 한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부친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고 설 화백은 회고했다.그는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부친의 메시지가 담긴 작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후 18개월간 초대형 캔버스에 1~2cm 크기의 약 30만장에 달하는 이미지 조각을 꼴라주 기법으로 이어 붙이는 작업에 돌입했다. 각 이미지 조각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비롯해 한미 양국의 정치, 경제, 역사, 문화를 망라하는 인물과 사건, 기호, 표식 등이 담겨있다.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린든 존슨 전 미 대통령,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와 부친의 해병대 시절 사진도 들어있다.‘동맹 70’은 무수한 이미지 조각들이 회오리 형상으로 화폭 중앙으로 휘몰아쳐 한데 섞이면서 음양의 조화를 이룬 것과 같은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설 화백은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시작한 한미관계가 세대를 넘어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로 승화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그가 ‘동맹 70’을 구상한 배경에는 아들 제이슨 설 씨(42·한국명 설세진·미 예비역 육군 소령)의 역할도 컸다. 설 씨는 미국에서 중·고교와 대학을 나온 뒤 장교 양성과정(OCS)을 거쳐 미 육군 정보장교로 한국 등에서 근무한 뒤 전역했다.지금은 캠프험프리(평택 미군기지)의 주한미군 사령부 기획참모부에서 연방 군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설 화백이 작품 기증 의사를 미 국방부에 타진할 수 있었던 것도 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덕분이었다.설 씨는 “제 어린 두 자녀가 나중에 크면 한반도 평화안보를 위해 한미동맹이 계승 발전돼야 한다는 점을 말해줄 것”이라며 “아버지의 작품이 그런 메시지를 한미 양국민에게 전달할수 있는 기념비가 될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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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휴전선 따라 콘크리트 장벽 건설 움직임

    북한이 최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콘크리트 장벽을 건설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해 말부터 경의선·동해선 육상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동해선 일부 구간의 철로 철거에 나선 데 이어 남북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기 위한 ‘국경선’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남북 관계 단절을 선언한 바 있다. 14일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부터 휴전선 일대에 콘크리트 장벽을 건설하고 있다. 작업은 휴전선 동쪽과 서쪽 중간 지점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지역에서 병력과 장비를 투입해 장벽을 건설하는 정황이 우리 감시자산에도 포착됐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장벽과 북한 내부를 연결하는 전술도로를 새로 건설하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했다. 앞서 9일 곡괭이와 삽 등을 든 북한군 20∼30명이 경기 연천 일대에서 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한 것도 장벽 건설 작업의 일환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동족’이 아닌 ‘전쟁 중인 교전국’으로 규정했다. 올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선 “경의선 우리 쪽(북측) 구간을 완전히 끊어놓는 것을 비롯해 접경 지역의 북남(남북) 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하기 위한 단계별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관계 단절을 선포했다. 지난해 경의선·동해선 육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올 3월에는 이 길에 설치된 가로등을 철거하는 한편으로 동해선 일부 구간의 침목도 뜯어냈다. 정부 소식통은 “대남관계의 완전한 물리적 단절과 함께 탈북 경로를 원천봉쇄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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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가족사처럼… 한미동맹, 세대 넘는 문화로”

    11일 오후 경기 양평군의 한 미술 작업실. 설경철 화백(70·전 고신대 조형미술학과 교수)이 최근 완성한 초대형 작품을 감회 어린 표정으로 바라봤다. 가로 3.5m, 세로 2.5m로 500호에 달하는 이 대형 작품의 제목은 ‘동맹 70’. 설 화백은 올 하반기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에 이 작품을 기증할 계획이다. 지난해 미 국방부에 기증 의사를 전달했고, 최근 기증 승인이 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중앙대 회화과 졸업 후 미 뉴욕공대 대학원에서 페인팅 커뮤니케이션 아트를 전공한 그는 평생 극사실화를 그렸다. 그가 ‘동맹 70’을 처음 구상한 것은 10여 년 전. 설 화백은 “문득 화가로서의 내 삶과 세계관, 작품 세계에 부친의 영향이 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20여 년 전 작고한 설 화백의 부친은 개성 출신 실향민이었다.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와 해병대에 입대해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부친을 이렇게 떠올렸다. “미군과 생사를 함께하며 조국을 지킨 자부심이 누구보다 크셨습니다.” 부친은 아들이 의사나 군인이 되길 원했다고 한다. 아들이 고집을 부리자 ‘어디서 뭘 하든 대한민국을 구한 미국의 저력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는 조건으로 화가의 길을 승낙했다고 한다. 설 화백은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부친의 뜻이 담긴 작품을 만들기로 했다. 이후 18개월간 초대형 캔버스에 1∼2cm 크기의 약 30만 장의 이미지 조각을 이어붙였다. 각 이미지 조각엔 태극기와 성조기 등 한미 양국의 정치, 경제, 역사, 문화를 망라하는 인물과 사건, 기호, 표식이 담겨 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 대통령,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 유명 영화배우와 부친의 해병대 시절 모습도 들어 있다. 작품은 무수한 이미지 조각들이 회오리처럼 화폭 중앙에서 한데 섞이며 음양의 조화를 이룬 듯한 모습을 묘사했다. 그는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시작한 한미관계가 세대를 넘어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로 승화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에 작품 기증 의사를 타진할 수 있었던 데는 아들 제이슨 설(한국명 설세진·42·미 예비역 육군 소령) 씨의 역할이 컸다. 설 씨는 미국에서 중·고교, 대학을 나와 장교 양성과정(OCS)을 거쳐 미 육군 정보장교로 한국 등에서 근무한 뒤 전역했다. 아들은 지금 평택 미군기지의 주한미군 사령부 기획참모부에서 군무원으로 근무 중이다. 설 씨는 “어린 두 자녀가 크면 한반도 평화안보를 위해 한미동맹이 계승 발전돼야 한다는 점을 말해 줄 것”이라며 “아버지 작품이 그런 메시지를 한미 양 국민에게 전하는 기념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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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 상병 모친 “7월 1주기前에 진실 밝혀지길”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의 어머니가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아들의 1주기 전에 경찰 수사가 종결되고,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12일 해병대를 통해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편지에서 “7월 19일이면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 지 1주기가 돼 가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다”며 이 같은 입장을 알린 것. 현재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책임 규명 수사는 경북경찰청에서 하고 있다. 국방부 군사법원에선 당시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혐의 등을 다투는 재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선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수사가 각각 진행되고 있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전북) 남원과 서울 신사동의 산부인과를 왕복 8시간 다니며 어렵게 얻은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되어 모든 것이 무너졌고, 멈춤이 되어 버렸다”고 했다. 또 “안일한 군 지휘관들의 행동으로 인해 아들이 희생돼 힘듦과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누군가의 지시로 유속이 빠른 흙탕물에 들어가 아들이 희생됐으니, 한 점의 의혹 없이 경찰 수사가 빠르게 종결되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들의 사망사고를 조사하다 고통을 받는 박 전 수사단장의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시고, 과감히 선처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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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美 핵항모 레이건함, 이달말 부산항 입항할 듯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CVN-76·10만t·사진)이 이달 말 부산항에 입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의 오물풍선 연쇄 테러에 대응해 5일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가 7년 만에 한국에서 실폭격 훈련을 한데 이어서 미 확장억제의 핵심전력이 전개돼 북한에 경고장을 날릴 것으로 보인다.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말 미 핵추진 항모인 로널드 레이건이 부산항에 입항이 추진되고 있다. 입항 시기는 마지막 주가 유력시된다. 로널드 레이건은 8년 여간 미 7함대의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배치대 임무를 마치고, 올해 하반기 동급 항모인 조지 워싱턴(CVN-73)과 교대할 계획이다.군 소식통은 “미 본토에 복귀하기 앞서 마지막 한국 입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미 핵추진 항모는 2,3척의 이지스 순양함 및 구축함, 핵추진잠수함 등과 함께 항모 타격단을 구성해 임무를 수행한다. 1개 항모타격단의 위력은 웬만한 중소국가의 해·공군력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 항모 자체만 해도 5000여 명의 승조원과 70여 대의 최신예 함재기를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3척의 이지스구축함·순양함이 호위를 펼치고, 수중에서는 수십 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장착한 핵잠수함이 항모 타격단 반경 수백 km를 순회하면서 24시간 엄호한다. 로널드 레이건은 부산항 입항을 전해 한반도 인근에서 한미일 3국 연합해상훈련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인근 공해상에서 우리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과 잠수함 등과 함께 대북 미사일 방어훈련, 대잠훈련 등을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일각에선 이 훈련이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일 3국이 합의한 ‘프리덤 에지’의 예행연습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한미일 3국 국방장관은 그간 해상훈련에 주로 국한됐던 3국 군사 훈련을 올 하반기부터 수중·사이버 공간 등으로 확대해 입체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육해공은 물론이고, 우주, 사이버 공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훈련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훈련 명칭은 ‘프리덤 에지’로 정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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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총 무장 병력 등 북한군 20∼30명… 확성기 방송 재개한 9일 휴전선 침범

    북한군 20∼30명이 9일 낮 12시 반경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사격에 즉각 퇴각한 사실을 군이 11일 뒤늦게 공개했다. 9일은 북한이 그 전날 밤부터 3차 ‘오물 풍선’ 테러를 기습 감행하자 우리 군이 오후 5시부터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날이다. 북한군이 10명 이상 MDL을 넘어온 건 9년 만이다. 1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경기 연천과 강원 철원 일원 비무장지대(DMZ)에서 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받고 북상했다. 대부분 도끼와 삽, 곡괭이를 휴대했지만 소총을 든 경비병도 포함됐다고 합참은 전했다. 이들은 MDL을 50m가량 넘어왔다가 우리 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군 일부가 MDL을 ‘단순 침범’했다”면서 길을 잃어 월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도 브리핑에서 “우리 경고 사격 후 즉시 북상한 걸로 봐서 침범할 의도는 없었던 걸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다른 도발에 앞서 북한이 우리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행한 ‘예비 도발’일 수 있는데도 우리 군이 애써 의미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군이 이번 월선 사실을 이틀 뒤에야 공개한 것을 두고도 사안의 중대성을 간과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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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군, 확성기 포격했던 연천서 휴전선 넘어… 軍은 “단순 침범”

    북한군 20∼30여 명이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넘어온 9일 낮 12시 반은 우리 정부가 북한 ‘오물 풍선’ 3차 살포에 대한 상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한 뒤 준비하던 시점이었다. 그 30분 후 정부는 확성기 방송 재개를 공식 발표한 뒤 오후 5시부터 방송을 북한 지역으로 송출했다. 그런 만큼 북한군 다수가 동시에 이날 비무장지대(DMZ) 깊숙하게 들어와 MDL까지 넘어온 건 우리의 대북 확성기 동향을 밀착 감시하기 위한 사전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 북측 감시초소(GP)에서 대북 확성기를 감시할 때 수풀이 시야를 방해할 수 있어 미리 방해 요소를 제거하려고 했을 수 있다는 것. 일각에선 북한이 확성기 포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시야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2015년 8월 북한군은 경기 연천에 설치된 우리 대북 확성기 주변을 포격한 바 있다. 이번에 북한군이 MDL을 침범한 지역은 연천과 강원 철원 일대였다.● 軍 “단순 침범”…‘국지도발 떠보기’ 관측도 일단 우리 군은 북한군이 의도치 않게 MDL을 침범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DMZ 내 북측 지역에 수풀이 우거져 있어 북한군이 MDL 표시를 보지 못해 실수로 넘어왔다는 설명이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최근 격화된 남북 대치 국면으로 볼 때 단순 침범으로 단정하기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단순 침범으로 평가한 다른 정보도 있다”고 했다. 군 관계자도 “매년 5, 6월이면 DMZ 내에 수풀이 많이 자라 시야 확보가 어려워 북한군이 벌목이나 제초 작업을 한다”면서 “이런 작업을 하다가 넘어온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단순 추측이 아니라 대북 감청 정보 등 구체적인 정보를 종합해 평가한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번 MDL 침범에 앞서 북한은 오물 풍선 테러를 연이어 감행했고, 우리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준비했다. 그리고 이날 실제 방송 송출을 불과 4시간 반 앞두고 북한은 MDL을 침범했다. 북한군은 4월부터 하루에 수백∼수천 명에 달하는 병력을 휴전선 일대에 투입해 지뢰도 매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이번 MDL 월선은 벌목과 제초 작업으로 가장한 북한의 의도적인 침범이자 도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군이 지뢰 도발 등 국지 도발 감행에 앞서 우리 군 경계 태세를 떠보기 위한 사전 작업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은 이번 MDL 침범 11시간 후 “우리(북한)의 새로운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새로운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위협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2015년 7월 북한군 10여 명은 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 경고사격에 별다른 대응 사격 없이 돌아갔다”면서 “이 사건 20여 일 후 DMZ에서 목함 지뢰 도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MDL 침범은 DMZ 내 도발의 전조일 수 있다”고 했다. 2015년 7월에도 당시 우리 군 당국은 북한군의 휴전선 침범에 대해 MDL 표시 확인 작업을 하던 중 넘어온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틀 지나서야 침범 사실 공개 이번에 북한군 대부분은 도끼와 곡괭이 등 작업 장비를 들었고, 소수 인원만 소총으로 무장했다고 군은 밝혔다. 2015년 7월 MDL 침범 당시엔 북한군 전원이 소총으로 무장한 바 있다. 다만 이렇게 무장을 최소화한 게 오히려 우리 군 경계를 느슨하게 하려는 계산된 행동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군 당국이 북한군 침범 사실을 이틀이 지난 11일 공개한 배경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 오물 풍선 살포와 우리 확성기 방송 재개 대응 등으로 남북 무력 충돌 위험이 최악으로 치달을 것을 우려해 군이 의도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군은 전방 지역 10여 곳에 확성기 40여 개를 9, 10일 이틀에 걸쳐 모두 설치했다. 이와 관련해 합참 관계자는 “단순 해프닝이어서 굳이 (북한군의 침범을) 공개할 이유가 없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면서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9일 경고사격이 있었다는 내용이 확산돼 기자들 문의가 이어져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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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년 제2연평해전 때도, 2015년 ‘목함지뢰’ 직전에도… 단순 월선 가장 후 기습도발

    북한은 긴장 조성과 염탐을 위해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왔다. 육상과 해상의 접적 지역에서 단순 월선을 가장해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떠본 뒤 기습 도발로 허를 찌른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 사례가 2002년 6월 29일에 발생한 제2연평해전이다. 당시 북한 경비정의 연이은 서해 NLL 침범에도 군은 어선 단속 과정의 우발적 월선으로 속단했다. 북한 경비정이 아군 고속정을 선제 포격하는 기습도발 뒤에야 군은 성급한 판단이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8월 목함지뢰 도발 20여 일 전 북한군 10여 명이 강원 철원 인근 MDL을 침범했다가 아군 경고사격을 받고 돌아간 것도 ‘도발 예행연습’으로 볼 수 있다. 최전방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킨 뒤 우리 군의 대응을 도발 구실로 삼는 것도 전형적 수법이다. 2022년 10월 북한 상선이 백령도 인근 서해 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 경고사격을 받고 되돌아갔다. 이후 북한군은 ‘남측이 해상완충구역을 침범했다’며 방사포 10발을 NLL 인근으로 쐈다. 의도적으로 NLL을 넘어와 우리 군의 대응을 유도한 뒤 적반하장 격으로 방사포를 발사해 더 큰 도발의 명분을 쌓은 것. 지난해 4월엔 북한 경비정 1척이 백령도 인근 서해 NLL을 침범하기도 했다. 북한 경비정은 우리 해군 고속정의 10여 차례 경고방송을 무시한 채 남하하다가 기관포 경고사격을 받고서야 북상했다. 일각에선 가시거리가 90m에 그쳐 중국 어선을 쫓는 과정에서 단순 월선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조업 단속을 빌미로 우리 군의 NLL 경계태세를 떠보고, 차후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에 더 무게가 실렸다. 이 밖에도 2014년 10월엔 북한군 20여 명이 MDL 북쪽 50m 지점까지 접근했다가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하자 대응사격을 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은 MDL과 서해 NLL에서 항시 ‘기만 전술’로 우리 군을 겨냥한 기습도발을 노리고 있다”며 “단순 월선으로 가장한 북한군의 사소한 동향도 예사로 넘겨선 안 된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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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대응”한다던 北, 대남확성기 설치 움직임

    북한이 전방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하는 동향이 확인됐다고 군이 10일 밝혔다. 현재까지 설치 장소는 10곳 안팎으로 알려졌다. 전날(9일)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또다시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낸 데 이은 새로운 공세 수순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은 “(10일 오후) 현재까지 대남 방송은 없다”고 했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는 대북 확성기보다 출력이 많이 약하다. 과거 방송 때도 남측 전방지역에선 잘 들리지 않았고 전력 사정이 나빠 방송 시간도 하루 1시간 남짓이었다. 방송 내용은 북한 체제 찬양과 한국 정부 비난 등 대남 비방 일색이었다. 군 관계자는 “대남 심리전 목적보다는 대북 확성기 방송 때 ‘맞불 방송’으로 북한군과 주민이 듣지 못하게 방해하려는 목적이 클 수 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9일 밤 한국이 대북 전단과 대북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한다면 새로운 대응을 목격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새로운 대응’엔 대남 확성기 방송을 비롯해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가 포함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대대적 사이버 공격이나 무인기의 동시다발 침투 등으로 우리 사회의 불안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것.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 일대에 포 사격 등도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군 소식통은 “꽃게 조업이 한창인 NLL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남측에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015년 8월처럼 대북 확성기를 향해 총·포격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군은 최전방 부대의 포병 전력으로 즉각 응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KN-25)로 대북 확성기를 타격하는 등 고강도 도발 개연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전방 부대는 진돗개 발령 대기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진돗개’는 적 국지 도발이 예상되거나 발생할 시에 군이 내리는 경계 조치다. 평시엔 ‘진돗개 셋’으로 유지하다 적 도발 위협이 예상될 때 ‘둘’, 도발 시 ‘하나’로 격상된다. 2015년 8월 북한의 확성기 조준 포격 당시 군은 해당 부대를 시작으로 전군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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