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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위기는 처음이다. 삼성화재는 1일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0-3 완패를 당하면서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5연패에 빠졌다. 지난달 29일 ‘V클래식 매치’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첫 세트를 따낸 걸 제외하면 전부 0-3 완패다. 전문가들은 삼성화재가 이렇게 흔들리는 제일 큰 이유로 송희채(28·레프트)의 부진을 꼽는다. 송희채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서브 리시브 성공률 45.8%를 기록했던 선수지만 이번 시즌에는 32.8%까지 내려왔다. 53.4%였던 공격 성공률도 40.6%까지 떨어졌다. 송희채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팔꿈치를 다친 데다 폐렴까지 앓으면서 한 달 정도 연습을 하지 못했다. 이 탓에 시즌 첫 네 경기에서 코트를 밟지 못했다. 경기에 나서기 시작한 뒤로도 코트를 들락거리는 일이 잦았고 그러면서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힘든 악순환에 빠졌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현재 선수들 컨디션만 생각하면 삼성화재는 고준용(31) 김나운(32)을 주전 레프트로 쓰고 필요에 따라 신인 정성규(22)를 교체 카드로 쓰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러나 송희채는 신진식 감독이 팀에 적극적으로 영입을 요청한 선수이기 때문에 계속 기회를 줄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송희채는 2018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OK저축은행에서 삼성화재로 이적했다. 이 문제를 푸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송희채가 정상 컨디션을 되찾는 것. 하지만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 휴식기 이후에도 송희채의 플레이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물음표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기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자꾸 코트에 내보내면 선수들 사이에 믿음이 흔들릴 수도 있다”면서 “신 감독이 계약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도 선수단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4일 경기에서는 KB손해보험이 OK저축은행을 3-0(25-21, 25-21, 25-22)으로 완파했다.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에 3-2(14-25, 16-25, 25-20, 25-22, 15-10) 역전승을 거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해마다 슈퍼볼 경기만큼 많은 관심이 쏠리는 하프타임 공연의 주인공은 제니퍼 로페즈와 샤키라였다. 두 사람은 라틴 음악을 대표하는 여성 뮤지션으로 손꼽힌다. 여성 뮤지션이 슈퍼볼 하프타임 쇼를 책임진 건 2017년 레이디 가가 이후 3년 만이다. 이날은 샤키라의 마흔 세 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한국계 사운드 아티스트 크리스틴 선 김 씨(40)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미국 국가 수화 통역을 맡았다. 슈퍼볼에서 수화 번역을 동양인이 담당한 건 김 씨가 처음이다. 미국 국가 ‘별이 빛나는 깃발’을 부른 가수는 데미 러바토였다. ○…에런 분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감독이 이번 슈퍼볼 점수를 정확하게 예측해 화제가 됐다. 분 감독은 3일 자신의 트위터에 31-20으로 캔자스시티가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실제로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날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는 최우수선수 패트릭 마홈스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디트로이트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 때 마홈스를 투수로 지명한 인연이 있다. 고교 시절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적도 있는 마홈스는 디트로이트와 계약하는 대신 텍사스공대에 진학했다. 3학년 때부터 풋볼팀 에이스가 됐고, 2017년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0순위로 캔자스시티의 지명을 받았다. ○…비록 지긴 했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오펜시브 보조 코치인 케이티 소워스는 슈퍼볼 무대를 밟은 첫 여성 코치로 이름을 남겼다.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공개한 코치가 슈퍼볼에 나선 것도 처음이다. 애틀랜타에서 두 시즌을 보낸 뒤 2017년 6월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한 소워스는 미국 여자 풋볼 국가대표로서 2013년 국제미식축구연맹(IFAF)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멤버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경기 종료 6분 14초 전 점수는 10-20, 더블 스코어였다. 패색이 짙어 보이던 그 순간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25)가 골라인 1야드(약 0.9m) 앞에서 트래비스 켈시(31·타이트엔드)에게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하면서 캔자스시티의 추격이 시작됐다. 추가 득점까지 성공하면서 17-20이 됐다. 다시 3분 30초가 흘렀다. 경기 종료 2분 44초를 남겨 놓고 마홈스가 골라인 5야드 앞에서 던진 공을 데이미언 윌리엄스(28·러닝백)가 받아 터치다운으로 연결했다. 윌리엄스는 상대 수비에 밀려 사이드라인 바깥으로 벗어나던 마지막 순간 엔드존 안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23-20, 역전이었다. 당황한 샌프란시스코는 허둥대기 시작했다. 그 틈을 노려 윌리엄스가 38야드를 달려 또 한번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경기는 결국 31-20 캔자스시티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3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4회 슈퍼볼은 ‘신성(新星)’ 마홈스를 위한 무대였다. 마지막 4쿼터에 결정적인 두 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킨 마홈스는 이견 없이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2018∼2019시즌 정규리그 MVP 출신 마홈스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만 24세 4개월 16일)에 정규리그와 슈퍼볼 MVP 타이틀을 모두 가진 선수가 됐다. 마홈스의 풀 네임은 ‘패트릭 레이번 마홈스 주니어’다. 그의 아버지 패트릭 마홈스 시니어(50)는 1992년부터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등에서 11년 동안 활약했던 투수였다.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마홈스 역시 마운드 위에서 시속 95마일(약 153km)이 넘는 공을 뿌릴 수 있는 강한 어깨를 자랑한다. 마홈스는 발도 빠르다. 마홈스는 이날도 1쿼터에 직접 러싱 터치다운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총 29야드를 얻어냈다. 2주 전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챔피언결정전 때는 팀 내 최다인 53야드를 얻어내면서 팀을 슈퍼볼로 이끌기도 했다. 마홈스는 경기 후 “사람들이 내게 마법을 부렸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내가 경기 초반에 잇따라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팀원들을 고생시켰다”면서 “우리 팀에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먼저 포기한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끝까지 서로를 믿은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캔자스시티는 1970년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슈퍼볼 우승팀이 받는 빈스 롬바디 트로피를 차지하게 됐다. 사실 1970년까지 슈퍼볼은 NFL과 아메리칸풋볼리그(AFL) 우승팀끼리 맞붙는 경기였다. 당시 NFL에서는 AFL을 한 수 아래로 보는 시선이 강했는데 AFL 소속의 캔자스시티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결국 두 리그는 이듬해부터 통합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니까 캔자스시티가 NFL 소속으로 슈퍼볼에서 승리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끝까지 리드를 유지했다면 슈퍼볼 역대 최다 우승 타이기록(6회)을 쓸 수 있었지만 역전을 허용하면서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테니스는 서버를 위한 게임이다.2일 막을 내린 2020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나온 점수는 총 6만4967점.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67.3%)을 서버를 넣은 선수가 가져갔다.남자부 경기는 더 심하다. 남자 단식에서는 1만8320점 가운데 72.2%를 서버가 챙겼다. 남자 복식도 서버가 전체 득점 가운데 72.9%를 가져가면서 끝을 내렸다.그렇다고 여자부에서 리시버가 점수를 더 많이 따내는 건 아니다. 여자 단식은 전체 득점 가운데 63.7%, 여자 복식은 62.4%를 서브를 넣은 쪽에서 가져갔다.남녀 선수가 섞일 때는 남자 선수 쪽 영향이 크다. 혼합복식 경기에서는 2589점 가운데 70.5%를 서브를 넣은 팀이 챙겼다.그러면 다른 종목도 이렇게 서버가 유리할까?배구는 반대다. 배구는 서브를 넣는 팀이 불리한 경기다.같은 날 기준으로 프로배구 2019~2020 도드람 V리그 경기에서는 전체 2만6070점 가운데 64.8%(1만6905점)가 서브를 받은 팀 몫이었다. 35.2%만 서브를 넣은 팀에서 가져간 것이다. 배구 역시 남자부 쪽이 이 비율이 더 높았다. 남자부 경기에서 나온 1만5420점 가운데 리시브 팀 득점 비율은 67.7%였고, 여자부는 61.8%였다.배드민턴도 서브를 넣는 선수가 불리하지만 배구 정도는 아니다.동아일보가 2015~2017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관 5063경기(1만1872세트)를 분석한 결과 전체 42만8729점 가운데 서버를 넣은 쪽에서 가져간 건 46.1%(19만7660점)였다.남자 단식은 전체 득점 가운데 48.4%, 여자 단식은 47.9%를 서버를 넣은 쪽에서 가져갔다. 남자 복식은 43.0%, 여자 복식은 46.3%였다. 혼합 복식에서는 44.9%가 서브 팀 득점으로 끝났다.애석하게도 탁구는 이렇게 세부 종목별로 세분한 자료를 찾지 못했다. (혹시 이런 자료를 알고 계시다면 kini@donga.com으로 제보 부탁드린다.) 대신 서버가 남자 또는 여자 선수인지에 따라서 어떤 차이가 나는지는 확인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탁구는 남녀부 서브를 넣는 선수에게 ‘살짝’ 유리하다.2017년에 나온 논문 ‘남녀 엘리트 탁구 선수의 서브와 리시브에 관한 상황 관련 분수 분석(Analysis of contextual-related variables on serve and receiving performances in elite men’s and women‘s table tennis players)’에 따르면 남자 선수는 자신이 서브를 넣었을 때 52.8%, 여자 선수는 53.3%를 본인 득점으로 연결했다. 그러니까 어떤 종목에서 서브는 ‘(공짜) 서비스’에 가깝지만 다른 종목에서는 그저 ‘첫 공격’에 가깝다. 어느 쪽이든 확실한 건 서브가 좋다고 해서 손해 볼 일은 없다는 것이다. 황규인기자 kini@donga.com}
황경민(24·레프트)은 우리카드에서 제일 많이 ‘긁는’ 선수입니다. 매출이 많다, 잘 나간다는 뜻이죠.황경민은 3일까지 팀 전체 서브 리시브 가운데서는 33.4%, 팀 전체 공격 가운데서는 20.2%를 책임졌습니다.리시브 점유율은 팀에서 제일 높고, 공격 점유율은 세 번째로 높습니다.이 둘을 합친 기록(53.6%)은 팀내 1위입니다. 리그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듭니다.황경민이 그냥 많이 받고 많이 때리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황경민은 아주 잘 받고 아주 잘 때리는 선수이기도 합니다.리시브 성공률 47.5%는 팀내 1위이자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합니다.현대캐피탈 여오현(42) 플레잉 코치가 50.7%, 대한항공 정지석(25)이 48.2%로 황경민보다 상대 서브를 우리 팀 세터 머리 위로 더 잘 띄웠을 뿐입니다.공격 효율 .369 역시 리그 3위이자 ‘토종’ 선수 1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황경민보다 공격 효율이 높은 건 0.375를 기록 중인 팀 동료 펠리페(32·브라질) 그리고 0.373인 대한항공 비예나(27·스페인)밖에 없습니다.요컨대 적어도 현재까지 황경민이 리그 최고 공수겸장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사실 원론적으로 배구에서 레프트(아웃사이트히터)는 원래 이렇게 ‘리시브 폭탄’을 견디면서 공격도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포지션입니다.그래서 상대 서브를 받은 다음 곧바로 공격을 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황경민은 이 분야에서도 강점을 나타냅니다.황경민이 상대 서브를 받은 다음 곧바로 공격을 시도한 건 87번. 이 가운데 50번을 득점으로 연결했고 상대 블로킹에 걸렸거나 범실로 끝난 건 6번밖에 되지 않습니다.이를 토대로 공격 효율을 계산하면 0.506이 나옵니다. 시즌 전체 기록(.369)보다 37% 높은 기록입니다.이렇게 리시브 후 바로 공격을 시도했을 때 제일 높은 효율을 기록한 선수가 바로 황경민입니다. 그것도 적지 않은 차이로 말입니다.우리카드는 올 시즌 모기업 캐치프레이즈를 가져와 ‘승리의 정석’이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황경민은 ‘받고 때리기의 정석’이라고 불러도 괜찮지 않을까요?아니, 사실은 황경민이 ‘우리카드 승리의 정석’입니다.우리카드는 지금까지 19승 6패를 기록 중입니다.경기에서 이겼을 때 선수들 기록도 좋은 건 당연한 일. 황경민은 그 차이가 심합니다.우리카드가 이긴 19경기에서 황경민의 공격 효율은 0.414로 패한 6경기 기록(0.216)보다 91.7% 높습니다.말하자면 황경민이 공격에서 ‘터지는’ 날은 확실히 우리카드가 승리에 가까이 가는 겁니다.서브 리시브도 비슷합니다. 리베로 이상욱(25)이 (8% 때문에?) 차이가 더 큰 건 사실이지만 황경민이 안정적으로 상대 서브를 받아내면 받아낼수록 우리카드가 이길 확률도 올라갑니다.황경민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송림고 1년 선배 정지석을 롤 모델로 꼽고는 합니다.현재 기준으로 ‘완성형 선수’를 따지면 정지석이 황경민에 앞서 있는 건 분명한 사실.하지만 현재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황경민이 가까운 미래에 ‘한국 대표팀 승리의 정석’이 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 물론 자유계약선수(FA)의 정석도 마찬가지입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남자 탁구의 희망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조대성(18·대광고) 조가 ‘만리장성’ 중국을 꺾고 국제탁구연맹(ITTF) 독일 오픈 남자 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장우진-조대성 조는 2일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이번 대회 2번 시드를 받은 중국의 린가오위안(25)-마룽(32) 조에 3-2(10-12, 15-13, 12-14, 14-12, 11-6) 역전승을 거뒀다. ITTF 홈페이지는 이 경기 결과를 소개하면서 ‘충격파(shock waves)’, ‘센세이션하게(sensationally)’ 같은 단어를 썼다. 그만큼 의외의 결과였다. 그럴 만했다. 장우진(세계랭킹 17위)과 조대성(122위)은 지난해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 때부터 복식에서 호흡을 맞췄다. 함께 국제대회에 출전한 지 아직 4개월밖에 안 됐다. 반면 중국은 마룽이 세계랭킹 3위, 린가오위안이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실력파 조합’이었다. 장우진은 경기 후 “함께 경기를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경기 도중에 소통이 잘돼 승리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조대성은 “올해 첫 플래티넘 대회를 금메달로 시작해 기쁘다. 앞으로도 더욱 좋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을 제외하면 최효주(32·삼성생명)-신유빈(16) 조가 여자 복식에서 8강에 진출한 게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여자 탁구 10대 에이스 신유빈(16·사진)이 고교 무대를 건너뛰고 곧바로 실업팀에 입단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한항공 스포츠단 관계자는 “신유빈과 계약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를 마무리한 상태”라면서 “독일 오픈 참가를 마치고 신유빈이 귀국하는 대로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신유빈은 수원 청명중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이미 고교에 진학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신유빈의 아버지인 신수현 수원시탁구협회 전무는 “유빈이가 탁구에 매진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데 학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해 결국 유빈이 뜻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유빈이 실업팀 입단을 희망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섯 개 여자 실업팀 가운데 삼성생명을 제외한 네 팀이 영입 의사를 전했다. 관건은 ‘금액’이 아니라 ‘후원사’였다. 다섯 살 때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 ‘탁구 신동’으로 이름을 알린 신유빈은 이미 여러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신유빈은 실업팀 입단 후에도 후원 계약을 유지하고 싶어 했지만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팀에서는 난색을 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미 후원사가 있는 상태에서 실업팀 입단 계약을 추진한 건 한국 탁구 역사상 신유빈이 처음”이라며 “우리가 한국 여자 탁구 실업팀 중 제일 역사가 길다. 명문 팀으로서 책임을 다한다는 뜻에서 후원사 계약을 허락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노바크 조코비치(33·세르비아·세계 랭킹 2위)는 역시 ‘호주 오픈의 황제’였다. 조코비치가 도미니크 팀(27·오스트리아·5위·사진)을 꺾고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만 여덟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우승으로 호주 오픈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쓴 조코비치는 2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3시간 59분 만에 팀에 3-2(6-4, 4-6, 2-6, 6-3, 6-4) 재역전승을 거뒀다. 메이저 대회에 프로 선수가 참가하게 된 1968년 이후(오픈 시대) 특정 메이저 대회에서 여덟 번 이상 우승한 건 라파엘 나달(34·스페인·1위)과 로저 페더러(39·스위스·3위), 그리고 조코비치뿐이다. 나달은 프랑스 오픈에서 열두 번, 페더러는 윔블던에서 여덟 번 정상에 올랐다. 이날 승리로 호주 오픈 준결승과 결승에서 16전 전승 기록을 이어간 조코비치는 3일 발표하는 세계 랭킹에서 1위 자리를 되찾게 됐다. 만약 조코비치가 4월 20일까지 11주 동안 랭킹 1위 자리를 지키면 개인 통산 287주 동안 1위 자리에 머물게 된다. 그러면 피트 샘프러스(49·은퇴·286주)를 넘어 역대 두 번째로 남자 단식 랭킹 1위에 오래 머문 선수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이 부분 최장 기록 보유자는 310주 동안 1위를 차지한 페더러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시상식에서 최근 헬기 사고로 숨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뜻으로 ‘KB 8, 24’(이름 약자와 등번호)라고 쓴 상의를 입고 나왔다. 그는 브라이언트의 유족과 호주 산불 피해자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 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 가장 좋아하는 코트에서 이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어서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조코비치가 이날 우승하면서 최근 13개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는 전부 나달, 조코비치, 페더러 등 ‘빅3’가 나눠 갖게 됐다. 이 기간 빅3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선수가 바로 팀이었다. 팀은 2018, 2019 프랑스 오픈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세 차례 메이저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마지막 포어핸드 스트로크가 사이드라인 바깥으로 나가면서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를 무너뜨리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남자프로테니스(ATP)가 ‘삼국시대’라면 여자프로테니스(WTA) 쪽은 ‘춘추전국시대’다. 전날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소피아 케닌(22·미국·세계 랭킹 15위)이 가르비녜 무구루사(27·스페인·32위)에게 2-1(4-6, 6-2, 6-2)로 역전승을 거두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따냈다. 케닌은 같은 기간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열 번째 선수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지난 시즌까지 프로배구 팬들은 나경복(26·우리카드·사진)을 ‘나기복’이라고 부르곤 했다. 잘할 때와 못할 때 차이가 얼마나 컸는지 몇몇 짓궂은 팬들이 ‘바이오리듬’을 근거로 나경복의 다음 경기 성적을 예측할 정도였다. 기복이 워낙 심해 빼어난 신체조건(198cm·90kg)이 아깝다는 비판도 심심찮게 들렸다. 그랬던 나경복이 달라졌다. 레프트 나경복은 이번 시즌 4라운드까지 경기당 평균 16.9점으로 토종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득점력을 선보였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도 전체 6위다. 지난 시즌까지 경기당 평균 7.6점에 머물렀다. 득점력이 두 배 이상 올라간 셈이다. 지난달 29일 우리카드가 훈련하는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나경복은 “솔직히 예전에는 ‘멘탈’이 자주 나갔다. 범실을 하나 저지르고 나면 너무 심하게 위축됐다”며 “우리 (신영철) 감독님이 스포츠심리학 박사 아니신가. ‘자기 리듬을 잃지 않았다면 범실은 전혀 문제가 아니다’라고 조언해 주신 덕분에 많이 극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독님께서 워낙 섬세하게 사소한 장단점까지 파악하시고 일대일로 맞춤형 지도를 해주신다. 내가 스파이크 할 때 정점에서 내려오면서 공을 때리는 버릇이 있었는데 잘 몰랐다. 감독님께서 ‘정점에서 공을 때리라’고 지도해 주신 다음부터 공격 성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47%였던 그의 공격 성공률은 이번 시즌 52.7%로 올랐다. 나경복은 “예전에는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했다면 이제는 감독님 덕분에 머리를 조금 쓸 줄 알게 된 느낌이다. 은퇴한 뒤에도 많은 팬들이 배구머리가 좋았던 선수로 기억하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경복이 무게중심을 잡아주면서 팀 성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선두 우리카드는 18승 6패(승점 50)로 2위 대한항공에 승점 5가 앞선 채 4라운드를 마쳤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26일 삼성화재를 완파하면서 창단 후 최다인 8연승 기록을 세웠다. 나경복은 “대표팀 차출로 빠졌던 세 경기 모두 팀이 이겨 내 존재감이 옅어진 것 같다”며 웃은 뒤 “입단 이후 지금이 팀 분위기가 제일 좋다. 경기 도중에 뒤지고 있어도 동료들 얼굴을 보고 있으면 질 것 같지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2015∼2016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한 나경복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미 ‘물밑’에서 ‘입질’ 중인 구단이 있다는 루머도 돈다. 나경복은 “팀이 우승하고 나면 배구계에서 나를 보는 평가가 더욱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지금은 FA가 아니라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나경복은 배구머리뿐 아니라 ‘세상 사는 머리’도 좋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 모양이다.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도 도쿄를 향해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8월 25일부터 9월 6일까지 열리는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다짐하는 2020년 장애인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을 30일 경기도 이천훈련원에서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을 비롯해 선수 및 지도자 등 총 200여 명이 참석했다. 최 차관은 격려사를 통해 장애인 대표 선수들이 스포츠를 통해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 점에 대해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달하고, 비장애인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 때처럼 ‘꿈·열정·도전·성취’라고 쓴 초콜릿을 선수단에 선물했다. 최 차관은 훈련 개시식이 끝난 뒤에는 휠체어 농구 체험에 나서기도 했다. 선수 가운데서는 김정준(42)이 대표로 나서 각오를 밝혔다. 장애인 배드민턴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를 기록 중인 김정준은 “이번에 배드민턴이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패럴림픽 무대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영광이다. 자만하지 않고 금메달 획득의 목표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비예나(27·스페인)가 27일 안방 경기에서 재미있는 기록을 세웠습니다.비예나는 OK저축은행과 맞붙은 이날 경기 3세트 3-1 상황에서 서브 차례를 맞았습니다.그리고는 서브를 넣고, 또 넣고, 또 넣고, 또 넣고, 또 넣고, 또 넣고, 또 넣고, 또 넣고, 또 넣고, 또 넣고, 또 넣었습니다.비예나 서브 차례에서 대한항공은 총 10점을 올렸고 그 가운데 절반(5점)이 비예나의 에이스였습니다.결국 비예나의 이 서브 차례는 13-2가 되고 나서야 끝이 났습니다.11번 연속으로 서브를 넣은 건 프로배구 남자부 역사상 2위에 해당하는 기록.2014~2015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뛰었던 케빈(31·프랑스) 한 명만이 12번 연속 서브를 넣은 경험이 있을 뿐입니다. 당시 케빈은 3-3에서 서브 라인에 섰습니다. 이후 15-3에서 자신이 넣은 서브가 네트에 걸릴 때까지 계속 서브를 넣었습니다.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린 가스파리니(36·슬로베니아)는 10-9에서 서브를 시작해 19-9에서 역시 자기 범실로 서브 차례를 마감했습니다.이렇게 연속해 서브를 넣으면 점수 차이가 벌어지게 마련입니다.배구에서는 점수를 따낸 팀만 서브를 넣으니까요.그렇다면 꼭 이렇게 연속 서브 톱 5 안에 드는 기록을 남기지 않더라도 평소 서브 차례 때 가능한 한 여러 번 서브를 넣는 선수가 좋은 서버 아닐까요?이번 시즌 현재까지 서브 라인에 섰을 때 평균적으로 제일 많이 서브를 넣는 선수는 현대캐피탈 박주형(33)입니다.재미있는 건 대한항공에서는 백업 세터 유광우(34)까지 세 명이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정작 이 글 주인공 비예나는 빠졌다는 점입니다.비예나는 1.454개로 서브를 100개 이상 넣은 선수 가운데 34위에 그쳤습니다.서브 득점 1위(세트당 0.714개)를 기록 중인 OK저축은행 레오(26·크로아티아)는 이 기록에서도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그러면 서브 득점 2위(세트당 0.576개)를 기록 중인 비예나가 이렇게 순위가 낮은 이유는 뭘까요?정답은 서브 범실이 많이 때문입니다.비예나는 현재까지 서브를 총 330개 시도해 그 중 53개를 에이스로 연결하는 동안 서브 범실 97개를 기록했습니다.에이스로 우리 팀에 득점을 1점 안길 때마다 범실로 상대팀에 1.8점을 선물하니까 ‘교환비’가 맞지 않는 겁니다.사실 이 ‘교환비’는 퍽 중요한 개념입니다.배구가 다른 ‘네트 스포츠’와 달리 서브를 넣는 팀(선수)에 불리한 종목이기 때문입니다.지구 반대편 호주에서 열리고 있는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하고 비교해 보면 금방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이날까지 호주 오픈 남자 단식 경기에서는 총 1만871점이 나왔는데 그 가운데 71.9%에 해당하는 7821점을 서브를 넣은 선수가 가져갔습니다.이번 시즌 현재까지 프로배구 남자부 경기에서 서브 팀이 득점에 성공한 비율은 32.5%(1만4331점 가운데 4657점)가 전부입니다.그렇다면 꼭 서브 에이스를 자주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이 비율을 끌어올리는 선수가 역시 좋은 ‘서버’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이번에도 박주형이 1위입니다.박주형 서브로 시작한 랠리 가운데 41.7%는 현대캐피탈 득점으로 끝이 났습니다.리그 평균하고 비교하면 9.2%포인트 차이.이 차이가 그렇게 클까요?배구에서 1~4세트는 먼저 25점을 따는 게 목표입니다. 25점의 9.2%는 2.3점.그러면 한 팀이 25점을 얻을 때 다른 팀은 21점에 멈춰 서게 됩니다. 배구에서는 우리가 점수를 따고 있을 때 상대 팀은 점수를 얻지 못하니까요.얼핏 생각하면 이상하기도 합니다. 박주형은 분명 ‘강서브’와 거리가 먼 타입이니까 말입니다.박주형은 지금까지 서브를 247개 넣었는데 이 중 기록원이 ‘스파이크 서브’라고 인정한 건 13%(32개)밖에 되지 않았습니다.서브 득점 1위이자 두 기록에서 모두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레오는 211개 가운데 96.2%(203개)가 스파이크 서브였습니다.그런데 야구처럼 생각하면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야구에서는 기왕이면 강속구를 던질 줄 아는 투수가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쉽습니다.기본적으로 타격은 타이밍이고, 투구는 그 타이밍을 빼앗는 것(웨렌 스판).강속구는 타이밍을 빼앗기 가장 좋은 무기입니다.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을 연거푸 잡아내는 투수는 많은 야구 팬들 가슴을 콩닥콩닥 뛰게 만듭니다.그런데 결국 투수는 삼진이 아니라 아웃을 잡아 내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샌디 쿠팩스).그래서 진짜 투수를 위대하게 만드는 건 팔이 아니라 두 귀 사이에 있는 뇌라고 부르는 것(그렉 매덕스)입니다.이렇게 따지면 박주형은 삼진(에이스)은 잘 못 잡아도 아웃(점수)을 잘 빼앗는 투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직접 상대 코트에 서브를 내려 꽂지는 못해도(세트당 0.122개) 결국 우리 팀에 득점을 선물하니까요.그러니까 유능제강(柔能制剛·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이라는 말은 배구에도 유효한 모양입니다. 아, 여자부에서는 한국도로공사 박정아(27)가 지난해 11월 23일 친정팀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12번 연속 서브를 넣은 게 역대 최다 기록입니다.여자부는 또 자기 팀 서브로 시작한 랠리에서 득점한 비율도 39.5%로 남자부보다 높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이 막내 신유빈(16·수원 청명중·사진)의 활약에 힘입어 힘겹게 도쿄 올림픽 단체전 출전 티켓을 따냈다. 추교성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27일 포르투갈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2020 도쿄 올림픽 세계 단체 예선 패자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3-1로 물리쳤다. 신유빈은 첫 번째 경기로 열린 복식에서 최효주(22·삼성생명)와 짝을 이뤄 3-1로 승리한 뒤, 네 번째 단식 경기에서도 마리 미고(22)에 3-0 완승을 거뒀다. 이 대회 16강전에서 북한에 1-3으로 패해 도쿄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마지막 티켓을 차지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일단 정답은 ‘아주 무겁기 때문’입니다.명절이 되면 많은 참 분들이 기차와 친해집니다. 어린 시절 우리가 노래한 것처럼 기차는 길고 빠릅니다. 총 길이 388m인 고속철도(KTX)는 최고 시속 305㎞로 서울~부산 사이를 최소 2시간 9분에 주파합니다.자동차부터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빨리 달리는 것에는 거의 대부분 안전벨트가 달려 있습니다. 기차만 예외입니다. KTX를 비롯해 한국에서 운행 중인 그 어떤 열차에도 (일반석 기준으로) 안전벨트는 없습니다.한국이 안전불감증에 걸린 나라라 그런 건 아닙니다.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철도에 안전벨트를 설치한 곳은 없다”며 “핀란드에서 안전벨트 설치를 검토하고 시범 운영한 적은 있지만 결국 백지화했다”고 전했습니다.국체철도연맹(UIC)에도 안전벨트 관련 규정은 없습니다. 이 관계자는 “철도 교통 수단에 안전벨트가 있으면 오히려 안전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왜일까요?안전벨트는 속도가 갑자기 줄어들 때 탑승자가 받게 되는 충격을 줄여주는 게 존재 이유입니다.기차는 기본적으로 속도가 갑자기 줄어들 일이 없습니다. 시속 300㎞로 달리던 KTX를 급제동시킨다고 해도 1분10초 동안 3300m를 진행한 뒤에야 멈춰섭니다.이를 가속도(적확하게는 ‘감속도·減速度’)로 바꾸면 1.19㎨가 됩니다. 시속 10㎞로 달리던 차를 2초 만에 정지시키는 수준입니다.이렇게 멈춰 세우기가 힘든 건 맨 처음에 설명드린 것처럼 열차가 아주 무겁기 때문입니다. 코레일에 따르면 KTX는 승객을 한 명도 태우고 있지 않아도 692t(KTX-산천은 403t)이 나갑니다.KTX는 총 363석이니까 승객 한 사람 몸무게를 60㎏이라고 가정하면 여기에 약 22t을 더해야 합니다.KTX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화물도 싣습니다. 결국 KTX가 달릴 때는 700t을 훌쩍 넘기는 일이 많은 겁니다.학창 시절 배우신 것처럼 가속도는 질량에 반비례합니다. 그러니까 무거울수록 속력을 끌어올리기도 멈추기도 힘이 듭니다. (참고로 KTX가 시속 300㎞에 도달하기까지는 6분 5초, KTX-산천은 5분 16초가 걸립니다.)또 이 무게 자체가 승객을 지키는 구실을 합니다. 어지간한 충격은 차체가 그냥 흡수해 버리는 것.700t짜리 기차에게 1t짜리 승용차는 몸무게 70kg인 성인에게 100g 무게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종이컵에 물을 가득 채운 게 150g 정도입니다.게다가 기차 안에 안전벨트가 있으면 안전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신 것처럼 기차가 사고가 나면 몸이 튕겨나갈 일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좋습니다.대신 자체가 찌그려져 압사(壓死)하는 상황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는 최대한 빠르게 몸을 피하는 게 상책인 만큼 안전벨트가 없는 게 더 유리합니다.코레일 관계자는 “영국 철도안전표준위원회 실험 결과 안전벨트 착용 이 승객 대피나 구조를 방해해 사망자가 최대 6배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이렇게 생각해 보면 비행기에 안전벨트가 있는 게 이상하게 보이기도 합니다비행기도 수백t이 나가는 데다 하늘에서 다른 비행기와 충돌할 확률도 사실상 제로(0)에 가깝습니다. 또 하늘에 떠 있기 때문에 어차피 사고가 나면 안전벨트가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비행기 안전벨트가 효용이 있는 첫 번째 이유는 비행기 사고 4분의 3 정도가 이착륙 과정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이때는 기체 무게 자체가 탑승객에게 충격을 주기 때문에 안전벨트를 매는 게 안전합니다. 이착륙 과정에서 안전벨트를 매달라고 특히 강조하는 건 이 때문입니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는 속도가 확 줄면서 몸이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이때도 안전벨트가 도움이 됩니다. 또 비행 중에는 기류에 따라 비행기가 크게 흔들릴 때가 있는데 이때도 안전벨트를 매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승무원이 안전벨트를 매달라고 돌아다니다가 (자기는 안전벨트를 하고 있지 않으니) 다치는 일이 생각보다 빈번합니다. 황규인기자 kini@donga.com}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기분이 묘합니다.세상은 이미 경자년(庚子年)을 맞이한 것처럼 시끌벅적하지만 경자년은 음력 개념에 가깝고 올해 음력 1월 1일은 양력으로 1월 25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글을 쓰고 있는 1월 24일은 아직 기해년(己亥年)입니다.동양 문화권에서는 이렇게 하늘을 뜻하는 천간(天干) 10개와 지지(地支) 12개를 조합해 그해 이름을 정합니다.다들 잘 아시는 것처럼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任) 계(癸)가 천간 또는 십간이고,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가 지지 또는 십이지입니다.역시 또 다들 잘 아시는 것처럼 십이지에 따라 쥐 - 소 - 호랑이 - 토끼 - 용 - 뱀 - 말 - 양 - 원숭이 - 닭 - 개 - 돼지 순서로 띠를 결정합니다.아직은 기해년이니까 오늘 태어난 아이는 나중에 자기 띠를 말할 때 쥐띠가 아니라 돼지띠라고 말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면 1월 26일(음력 1월 2일)에 태어난 아이는 어떨까요?당연히 돼지띠라고 생각할 것 같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띠는 음력 1월 1일이 아니라 입춘(立春)에 바뀌는 거니까요.네, 정말 입춘을 기점으로 간지(干支)가 바뀐다고 보는 게 사주명리학 ‘정설’입니다.올해 입춘은 2월 4일입니다. 따라서 1월 25일~2월 3일에 태어나는 아이는 음력 1월 1일 이후에 태어났지만, 사주명리학에서는 쥐띠가 아니라 돼지띠로 풀이합니다.단, 어느 학문에나 소수파가 있게 마련이고 동지(冬至)에 띠가 바뀐다고 보는 역술가도 있습니다. 이 관점을 따르자면 지난해 12월 22일 태어난 아이부터 쥐띠입니다.경자년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쥐띠 중에서도 흰 쥐띠라고 합니다. 이건 또 어떻게 정하는 걸까요?이때 등장하는 표현이 바로 음양오행(陰陽五行)입니다.음양은 뭔지 아시죠? 오행은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 다섯 행성 움직임을 뜻합니다. 고대 중국인은 이들 행성 움직임이 지구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습니다.음양은 두 개, 오행은 다섯 개. 그래서 이 둘을 합치면 열 개가 나오는데 이게 바로 십간입니다. 이 고대 중국인은 이 십간이 특정한 방향과 색깔을 상징한다고 믿었습니다.남쪽을 보고 서면 왼쪽(좌측)에 동쪽이 오고 오른쪽(우측)에 서쪽이 옵니다.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동쪽은 청색이고, 서쪽은 백색입니다. 풍수지리에서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를 따지는 이유 이제 아시겠죠?지난해는 기해년이었고 기(己)가 노란색을 상징하기 때문에 황금 돼지띠가 된 겁니다. 다음번 쥐띠해는 임자년(任子年)인데 임(任)은 검은색을 뜻하기 때문에 검은 쥐띠해가 됩니다.원칙적으로는 이렇지만 십이지는 아주 좋은 마케팅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해년(丁亥年)이던 2007년은 원래 붉은 돼지의 해였지만 세상은 그때도 황금 돼지의 해라고 떠들썩했습니다.아마 다음 병오년(2026년)이나 정미년(2027년)에도 분명 황금 마케팅이 한창일 겁니다. 황규인기자 kini@donga.com}
‘영원한 캡틴’ 오재원(35)이 원소속 구단 두산과 3년간 최대 19억 원에 계약했다. 두산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오재원과 3년간 계약금 4억 원, 연봉 3억 원, 인센티브 6억 원 등 총액 19억 원에 계약했다고 22일 발표했다. 두산 관계자는 “계약 기간에 대해서는 협상 초기부터 뜻이 맞았다. 인센티브 세부 조건을 조율하느라 생각보다 계약이 오래 걸렸다”고 전했다. 오재원은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164, 3홈런, 18타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500(10타수 5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계약서에 서명도 하지 않은 오재원에게 2020년 주장을 맡기면서 믿음을 보낸 상태였다. 오재원은 “기쁘다. 주장으로서 올해도 책임감을 갖고 후배들을 이끌겠다. 개인 성적도 끌어올려 한국시리즈 2연패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2004년 두산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계약 기간을 채울 경우 두산에서만 19년을 뛰게 된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성적은 타율 0.270, 59홈런, 485타점이었다. 반면 한화에서 17시즌 동안 활약한 김태균(38), 지난해 키움 뒷문을 걸어 잠근 오주원(35)은 이날까지도 계약을 하지 못했다. 롯데 투수 손승락(38)과 고효준(37)도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우물 바깥으로 나와라.” ‘위기의 프로야구, 바꿔야 산다’ 시리즈를 읽은 프로야구 팬 및 전문가 반응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게 쓸 수 있다. 바깥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국내 프로야구 구성원들이 너무 폐쇄적인 문화를 유지하다 보니 ‘우물 안 개구리’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팬들이 당장 피부로 느끼는 건 다른 분야에 비해 프로야구 선수들의 팬 서비스 마인드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Forever 41’이란 닉네임을 쓰는 프로야구 팬은 동아일보가 개설한 단체 인터넷 메신저 채팅방에 “팬 서비스 논란이 생겼을 때 프로야구 선수나 구단의 대처를 보면 기본적으로 안하무인이란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면서 “팬들은 단지 사인을 해주지 않거나 사진을 같이 찍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게 아니다. 그걸 거절할 때의 태도를 더 문제 삼는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썼다. 이에 대해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팬들 불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선수들도 사생활이 있다. 선수들이 팬들과 소통할 시간과 장소를 정해 문호를 개방한다면 이런 불만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팬들은 특히 어린이 팬에 대한 서비스가 부족한 걸 아쉬워했다. ‘슬러거’라는 팬은 “프로야구도 프로축구처럼 선수들이 입장할 때 어린이 에스코트를 붙이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 “초등학교에서 신청이 폭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력 향상과 관련해서는 외국인 선수 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일 많이 들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21일 이사회를 열어 외국인 선수 확대 방안을 결정했지만 이를 조금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프로야구 팬 ‘[LG]AweSome’은 “1군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수는 제한하되 각 구단에서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한도를 없앤다면 분명 리그 상향 평준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일정 연차를 넘은 외국인 선수는 국내 선수로 취급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기 씨 역시 “마이너리그뿐만 아니라 대만, 도미니카공화국, 호주 등 다양한 리그 출신 선수가 모여 경험을 공유하면 한국 프로야구 수준도 그만큼 더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각 팀이 승패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니 전체 리그 발전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야구 기자 생활을 거쳐 프로야구 NC 초대 사장을 지낸 이태일 현 스포츠투아이 대표는 “우리는 대기업에서 팀을 만들어 운영하다 보니 각 팀이 상대를 너무 경쟁자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성공한 해외 스포츠 리그를 보면 ‘리그십(leagueship)’이란 개념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도 각 팀보다 리그를 우선하는 정책을 많이 만들고, 이에 따라 구단과 선수들이 행동할 때 리그 전체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가 국내 최고 프로 스포츠 리그 지위에 도취돼 진짜 경쟁자가 누구인지 놓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야구학회 이사인 전용배 단국대 교수(스포츠경영학)는 “프로야구는 다른 국내 스포츠 리그가 아니라 한 사람이 시간과 돈을 쓰고 싶어 하는 모든 콘텐츠를 경쟁 상대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람들에게 야구장에 가야 할 이유를 찾아주는 것, 그게 프로야구 위기론에 접근하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진단했다.황규인 kini@donga.com·강홍구 기자}
캔자스시티가 1970년 이후 50년 만에 슈퍼볼에 진출했다. 상대는 7년 만에 ‘꿈의 무대’를 밟는 샌프란시스코. 두 팀이 슈퍼볼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캔자스시티는 20일 안방인 애로헤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챔피언결정전에서 테네시를 35-24로 물리쳤다. 캔자스시티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25)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마홈스는 이날 터치다운 패스 3개를 성공하는 한편 본인이 직접 발로 뛰어 팀 전체 러싱 야드(112야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3야드를 얻어냈다. 캔자스시티는 이날 승리로 1985년부터 AFC 챔피언에게 주는 ‘라마 헌트 트로피’도 처음 받았다. 이 트로피에 이름을 남긴 라마 헌트(1932∼2006)는 캔자스시티 창립자 겸 구단주였다. 1959년 팀을 만든 뒤 세상을 떠날 때까지 구단주를 지냈지만 팀이 이 트로피를 받는 건 끝내 보지 못했다. 캔자스시티와 맞붙을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피언은 샌프란시스코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안방 구장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그린베이를 37-29로 꺾고 슈퍼볼에 진출했다. 샌프란시스코 러닝백 라힘 모스터트(28)는 구단 플레이오프 역대 최다인 220야드를 달렸다. 2013년 이후 처음 슈퍼볼에 나서는 샌프란시스코가 다음 달 3일 열리는 올해 슈퍼볼에서 승리하면 뉴잉글랜드, 피츠버그와 함께 슈퍼볼 최다(6회) 우승팀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샌프란시스코의 마지막 우승은 1995년이다. 단판 승부로 열리는 슈퍼볼은 두 팀 중 한 팀의 안방이 아니라 미리 정해 놓은 경기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하드록 스타디움이다. 한편 지난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때 휴스턴이 이기는 데 1196만 달러(약 140억 원)를 스포츠 도박에 걸었다 모두 잃은 짐 매킹베일 씨(69)는 이번 AFC 챔피언결정전에서 테네시가 이기는 데 100만 달러(약 11억6000만 원)를 걸었다가 돈을 날렸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가구점 ‘갤러리 퍼니처’를 운영 중인 매킹베일 씨는 “지난번에는 회사 홍보 때문에 돈을 걸었고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승부를 즐긴 것”이라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지난 주말 프로배구 남자부 팬 사이에서 가장 ‘갑툭튀’한 이름은 단연 황동일(34·현대캐피탈)이었습니다.황동일은 18일 2019~2020 V리그 인천 방문 경기 때 선발 세터로 코트에 나서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을 3-1로 물리치는 데 앞장섰습니다.황동일이 선발 세터로 출전한 건 지난해 6월 현대캐피탈에 합류한 뒤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후 “황동일이 우리 팀에 거의 적응을 마쳤다고 생각해 과감하게 (선발로) 투입했다”면서 “황동일의 예측 불허 토스(세트)에 놀랐다. 오늘 컨디션이면 앞으로도 충분히 선발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재미있는 ‘백업’ 황동일사실 황동일은 적어도 올 시즌에는 참 ‘재미있는’ 백업 세터였습니다.남자부 각 팀에서 세트를 두 번째로 많이 기록한 선수 가운데, 본인이 공을 띄웠을 때 공격수가 기록한 공격 효율이, 세트를 제일 많이 기록한, 그러니까 주전 세터보다 더 높은 건 황동일 한 명뿐이었거든요.공격 성공과 범실을 함께 따지는 공격 효율 역시 공격 성공률과 마차가지로 서브 리시브에 영향을 받습니다. 20일 현재 남자부 경기에서 리시버가 ‘리시브 정확’을 기록한 다음 공격수가 기록한 공격 효율은 0.471이지만 아닐 때는 0.277이 전부였습니다.혹시 황동일이 세트하기 전에는 현대캐피탈 리시버 라인에서 아주 정확하게 상대 서브를 받았던 아닐까요?그렇지 않습니다.현대캐피탈 주전 세터 이승원(27)은 전체 세트 가운데 42.8%를 리시브 정확 이후에 기록했고 황동일은 42.1%로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서브 리시브 지원을 받지 못한 이원중(25)이 ‘나는 억울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승원은 그럴 계제가 아닙니다.●스피드 배구 + 몰방(沒放) 최적화?이승원과 황동일이 공을 띄웠을 때 공격 효율 차이를 만든 제일 큰 원인은 ‘오픈 공격’이었습니다.황동일 세트 때 현대캐피탈 공격수가 남긴 오픈 공격 효율은 0.292로 이승원 세트 때 0.211보다 38.4% 높았습니다.퀵오픈 효율도 황동일 0.506, 이승원 0.414로 22.2% 차이였습니다.황동일이 이렇게 오픈 공격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건 오픈 공격을 잘 쓰지 않기 때문.황동일은 전체 세트 가운데 19.5%를 높이 높이 띄웠는데 이승원은 26.7%로 황동일보다 오픈 공격 점유율이 36.9% 높았습니다.대신 황동일은 후위 공격(백어택)과 속공을 이승원보다 더 많이 썼습니다.이상을 종합하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옵니다.황동일은 소위 ‘스피드 배구’의 대표 공격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퀵오픈을 이승원과 비슷한 비중으로 활용하면서 효율은 높게 유지합니다.그리고 속공을 더 많이 씁니다.여기까지만 보면 ‘빠른 공격’을 선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그런데 외국인 선수 다우디(25·우간다)가 합류한 뒤에는 황동일의 전체 세트 가운데 52.5%가 다우디의 백어택으로 이어졌습니다.같은 기간 이승원의 세트 가운데는 44.7%가 다우디의 백어택 시도로 끝이 났습니다.외국인 선수 백어택은 ‘몰방 배구’를 상징하는 공격 스타일.그렇다면 황동일은 두 가지 스타일에 모두 장점이 있는 걸까요? 황동일이 어떤 선수하고 호흡이 잘 맞는지 따져 보면 힌트를 좀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석이는 내 친구현대캐피탈 공격수 가운데 황동일과 제일 호흡이 잘 맞는 선수는 단연 센터 신영석(34)입니다.신영석은 황동일과 호흡을 맞출 때 공격 효율이 제일 높은 건 물론이고 이승원 세트 때와 차이(0.157)도 제일 큽니다.사실 시즌 전체 기록을 놓고 보면 황동일이 가장 많이 시도한 공격 유형은 신영석의 속공(13.1%)이었습니다.잘 아시는 것처럼 황동일과 신영석은 경기대 동기동창 사이입니다.다우디 역시 황동일이 띄운 공을 때릴 때 공격 효율이 이승원이 세터일 때보다 0.120 높았습니다.박주형(33)도 이승원보다 황동일과 호흡이 더 잘 맞는 케이스.반면 1986년생 경기대 삼총사 가운데 한 명인 문성민(34)은 황동일보다 이승원과 호흡이 더 잘 맞았습니다.신영석과 대각에 서는 최민호(32)도 이승원이 세터일 때 공격 효율이 더 좋았습니다.전광인(29)은 이승원 세트를 받아 때렸을 때 0.381, 황동일 공을 때렸을 때 0.379로 꾸준했습니다.물론 이런 차이가 전부 세터와 공격수 사이 호흡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문성민과 최민호가 유독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만 황동일이 코트 위에 서 있었는지도 모릅니다.그만큼 표본 차이가 많이 납니다.이승원은 이날까지 총 1263번 공격수를 향해 공을 띄웠는데 황동일은 23.9% 수준인 302번이 전부입니다.● 아직까지는 ‘깜짝 활약’최 감독은 황동일을 주전 세터로 내세운 이유에 대해 “이승원의 세트 패턴을 다른 팀이 많이 읽고 대비를 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그러니까 황동일이 몇몇 기록에서 이승원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는 건 ‘상대 팀에서 아직 분석을 덜 한 덕분’인지 모릅니다.거꾸로 말하면 황동일에게는 여전히 초심이 중요합니다.황동일이 프로배구에서 가장 ‘공격 본능이 충만한 세터’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어떻게 보면 실력이라는 게 별 게 아닙니다. ‘깜짝 활약’을 반복하면 그게 실력이 되는 법입니다.최 감독은 “(황동일이) 오늘 잘했지만 자만하지 않게 해줘야 한다”면서 “처음 우리 팀에 왔을 때처럼 계속 제로(0)에서 시작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황동일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오늘 한 경기로 (최 감독님께서) 만족하실지 잘 모르겠다. 나는 오늘만을 기다렸고 오늘을 위해 연습을 했고 마음가짐을 다르게 가졌다”고 말했습니다.이어 “다음 경기는 선발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 팀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몸을 낮췄습니다.그래서 말인데 21일 안방 경기 때 최 감독이 선택할 현대캐피탈 선발 세터는 누가 될까요?분위기를 이어서 황동일? 아니면 역시 최승… 아니 이승원?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지금까지 봐 왔던 외국인 선수 가운데 ‘역대급’으로 착해요.”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 관계자들이 다우디(25·우간다·사진)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내리는 평가다. 어쩌면 “몸싸움이 싫어서” 농구에서 배구로 종목을 바꿨다는 다우디의 설명도 이런 성격을 드러내는지도 모른다. 다우디가 종목을 바꾼 건 대학 시절. 아직 배구를 시작한 지 4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기본기 부족’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게 당연한 일이다. 이런 평가를 이겨내는 방법은 연습뿐이다. 다우디가 여느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야간 연습도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그는 “연습은 즐겨야 한다. 즐기고 있어 어려움은 없다. 내 성장을 위한 것이다.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우디가 지난해 11월 말에 합류하면서 현대캐피탈은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되찾기 시작했다. 시즌 첫 10경기를 4승 6패로 마친 현대캐피탈은 다우디 합류 이후 7승 3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다우디는 17일 현재 경기당 평균 22.8득점(공격성공률 53.3%)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다만 3패 중 2패가 최근 2경기에서 나온 건 아쉬운 대목이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다우디가 컨디션이 정말 좋을 때 오히려 경기를 풀어 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더라. 배구 경험이 부족해 생기는 일이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우디에게 한국은 이미 잊을 수 없는 나라가 됐다. 15일 안방경기가 끝난 뒤 여자친구 란지리 산드라 씨(29)에게 공개 청혼을 했기 때문이다. 둘은 2016년 혼성 배구 동호회 경기 때 상대팀 선수로 처음 만났다. 다우디는 산드라 씨를 보고 한눈에 반했지만 ‘너무 착한 성격’ 때문에 혼자만 속을 앓았다. 다우디가 마음을 전한 건 터키 리그에서 뛰던 2017년이었다. 청혼을 받아들인 산드라 씨는 “아이를 최소 다섯 명은 낳고 싶다”면서 웃었다. 지난해 12월 중순 입국한 산드라 씨는 체류 허가 기간이 지나 다시 우간다로 돌아가야 한다. 그 대신 둘이 함께 키우는 반려견 ‘키미’가 남아서 ‘착한 우간다 청년’ 다우디의 한국 적응을 돕는다. 천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아이언맨’ 윤성빈(26·강원도청)이 세 번 연속해 월드컵 포디움(시상대)에 섰다. 윤성빈은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2019~2020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5차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44초92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윤성빈은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시즌 첫 금메달을 따뉜 뒤 4차 대회에선 동메달을 따냈었다. 우승은 1분44초50을 기록한 마르틴스 두쿠르스(36·라트비아)에게 돌아갔다.한편 이번 대회에 나선 한국 선수는 전원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김지수(26·강원도청)가 1분45초40으로 5위를 차지했고, 정승기(21·가톨릭관동대)도 1분45초53으로 9위를 기록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