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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13일 발표한 프로골퍼 수입 순위에 따르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사진)가 지난해 총 4951만4505달러(약 583억 원)의 수입을 기록해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매킬로이는 대회 상금으로 1751만4505달러를 벌었고 대회 초청료, 초상권 등 상금 외 수입으로 3200만 달러를 챙겼다. 2003년부터 시작된 이 집계에서 매킬로이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매킬로이는 나이키, 오메가 등의 후원으로 매년 2000만 달러 이상을 챙기기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아도 상금 외 수입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마케팅 스타’가 됐다”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아널드 파머(미국)가 상금 외 수입으로만 4000만 달러(약 471억 원)를 벌어 2위에, 필 미컬슨(미국)이 총 3776만7628달러(약 445억 원)의 수입으로 3위를 기록했다. 2014년까지 12년 연속 1위를 지켰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3460만7000달러(약 407억 원)로 4위를 기록했다. 한편 여자 선수 중에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594만1642달러(약 70억 원)의 수입으로 44위에 올랐다. 50위권 내에 포함된 여자 선수는 리디아 고가 유일하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13일 발표한 프로골퍼 수입 순위에 따르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지난해 총 4951만4505달러(약 583억 원)의 수입을 기록해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매킬로이는 대회 상금으로 1751만4505달러를 벌었고 대회 초청료, 초상권 등 상금 외 수입으로 3200만 달러를 챙겼다. 2003년부터 시작된 이 집계에서 매킬로이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매킬로이는 나이키, 오메가 등의 후원으로 매년 2000만 달러 이상을 챙기기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아도 상금 외 수입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마케팅 스타'가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아널드 파머(미국)가 상금 외 수입으로만 4000만 달러(약 471억 원)를 벌어 2위에, 필 미컬슨(미국)이 총 3776만7628달러(약 445억 원)의 수입으로 3위를 기록했다. 2014년까지 12년 연속 1위를 지켰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3460만7000달러(약 407억 원)로 4위를 기록했다. 한편 여자 선수 중에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594만1642달러(약 70억 원)의 수입으로 44위에 올랐다. 50위권 내에 포함된 여자 선수는 리디아 고가 유일하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년 동안 키가 8cm나 자란 소년의 얼굴에는 여드름 자국이 선명했다. ‘초코파이 꼬마’로 불리며 아역 모델로 활동할 당시 생글생글 웃는 표정이 인상적이었던 아이는 이제 사춘기를 갓 지난 수줍음 많은 소년이 됐다. 자신을 향한 관심이 아직은 쑥스럽다는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특급 유망주’ 차준환(16·휘문중)이다. 하지만 빙판에 선 그에게서는 수줍음을 찾을 수 없다. 자신이 사용하는 음악에 대한 해석 능력이 뛰어난 그는 다양한 표정과 몸동작으로 성숙하게 감정을 표출한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일 포스티노’(시인과 우편배달부를 주인공으로 사랑과 우정, 시와 인생의 문제를 다룬 영화)의 음악에 맞춰 연기하는 그는 경기를 앞두고는 이 영화의 분위기에 젖어든다. 12일 서울 태릉빙상장에서 만난 그는 “영화와 음악의 드라마틱한 부분을 떠올리며 영화가 담은 그리움이라는 느낌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트레이닝’ 방법을 설명하는 그의 표정에서는 당당함이 느껴졌다. 차준환이 8일 강원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끝난 피겨종합선수권에서 시니어 선수들을 모조리 제치고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기술과 함께 뛰어난 표현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방상아 SBS 해설위원은 “차준환은 남자 선수 특유의 힘과 여성 선수의 장점인 섬세한 연기력을 모두 갖춘 중성적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차준환은 어린 시절부터 아역 모델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표현력을 키웠다. 그는 초코파이 등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다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집 근처 아이스링크에서 피겨 특강을 듣게 되면서부터 피겨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연기 활동의 다양성을 위해 피겨를 배운 것이 지금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차준환은 “처음에는 스케이트를 타면서 시원한 바람을 얼굴에 맞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 다음에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신기해서 피겨를 계속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선수로서의 삶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을 준비 중인 차준환은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훈련하기 위해 15일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앤드 컬링 클럽으로 향한다. 이 빙상장은 2014 소치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일본)가 훈련을 하고 있는 곳이다. 시니어 무대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차준환에게 하뉴는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상대다. 하지만 차준환은 자신과의 싸움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전 아직 주니어 선수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해냈을 때 항상 좋은 결과가 따라왔습니다.”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차준환이지만 하루 12시간가량 맹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독종’이다. 그는 최근 체력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소속사인 갤럭시아SM 관계자는 “차준환은 계단을 뛰어오르는 등 점프력 향상에 필요한 근육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체력 보충을 위해 군것질을 참고, 고기 위주의 식단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차준환은 피겨종합선수권에서도 쇼트와 프리 경기 전날 밤에 각각 갈비탕과 돼지갈비를 먹었다. 고득점을 위해 자신이 성공시킬 수 있는 쿼드러플(4회전) 점프의 종류와 방식을 늘리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쿼드러플 살코를 뛸 수 있는 그는 최근 쿼드러플 토루프와 루프도 연마하고 있다. 차준환은 “쿼드러플 토루프의 경우 5, 6번 시도하면 1, 2번은 깨끗하게 성공한다. 다음 시즌에는 실전에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쿼드러플 점프는 난도가 높은 만큼 연습 과정에서 착지 실수로 부상하는 경우가 많다. 차준환도 연습을 하다가 손가락에 멍이 드는 아픔을 겪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영광의 상처’로 생각하고 있다. “어차피 피겨는 손으로 하는 게 아니라 발로 하는 것이니까요. 하하.” 머릿속이 온통 피겨 생각뿐인 차준환은 좋아하는 ‘걸그룹’도 없고, 예능 프로그램도 보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 그에게는 피겨 선수로서 발전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이기 때문. 그는 “휴식을 취할 때는 주로 내가 잘했던 경기의 동영상을 반복해서 본다”면서 “실수를 줄여 세계선수권에서는 반드시 ‘클린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차준환은 국내 남자 선수 중에 국제무대에서 가장 먼저 쿼드러플(4회전) 살코 점프를 성공시켰다. 지난해 9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그는 기본 점수가 10.5점에 이르는 쿼드러플 살코(스케이트 에지를 사용해 뛰는 점프 기술 중 하나)에 성공했다. 8일 끝난 전국남녀피겨종합선수권에서도 쿼드러플 살코를 성공시킨 그는 3월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쿼드러플 살코의 시도 횟수(프리스케이팅)를 두 번으로 늘릴 계획이다. 12일 차준환은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선보일 비장의 무기를 살짝 공개했다. 그는 “쿼드러플 살코를 두 번 뛰면 한 번은 콤비네이션 점프를 해야 한다. 쿼드러플 살코에 더블(2회전) 토루프(기본 점수 1.3점)를 붙일 것 같다”고 말했다. 차준환이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시킬 경우 기본 점수는 11.8점으로 올라간다. 시니어 세계 랭킹 1위인 하뉴 유즈루(일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점프를 4번 시도하며 쿼드러플 살코 외에 루프(기본 점수 12점)도 뛸 수 있다. 차준환도 다양한 쿼드러플 점프를 연마하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고득점을 통해 메달권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무패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11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리그컵(EFL컵) 4강 1차전에서 헐시티를 2-0으로 누르고 지난해 11월 7일 스완지시티와의 EPL 경기(3-1승) 이후 15경기 연속 무패(12승 3무) 행진을 달렸다. 또 9연승으로 2008∼2009시즌 11연승 이후 팀 최다 연승을 이어갔다. 맨유 상승세의 중심엔 이날 후반 11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미드필더 후안 마타(29)가 있다. 이번 시즌 EPL, 리그컵 등에서 총 7골을 넣은 마타는 맨유의 무패 행진 기간에 4골을 몰아넣었다. 마타의 이런 활약에 조제 모리뉴 맨유 감독과의 과거 ‘악연’이 새롭게 화제가 되고 있다. 둘의 불화는 EPL 첼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를 떠나 2011년 첼시로 이적한 마타는 곧바로 첼시의 에이스가 됐다. 공격형 미드필더 마타의 활약에 첼시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유로파 리그 트로피를 차지했다. 하지만 마타는 모리뉴 감독이 첼시 사령탑이 된 2013년 이후 수비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벤치를 지키는 신세가 됐다. 마타를 투입하지 않는 것에 팬들이 불만을 제기했지만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강한 전방 압박을 중시하는 모리뉴 감독은 단호했다. 마타는 2014년에 쫓겨나듯 맨유로 이적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모리뉴 감독이 맨유 지휘봉을 잡게 되자 영국 언론은 마타를 ‘방출 1순위’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모리뉴 감독은 “마타는 맨유에서 행복할 수 있다”며 불화설을 잠재웠다. 감독의 믿음 속에 마타도 변했다. 패싱력과 테크닉이 좋은 마타는 모리뉴 감독이 기회를 줄 때마다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전방을 압박하며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모리뉴 감독이 마타에게 꾸준히 출전 기회를 주는 등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자신감을 얻은 마타가 맨유 중원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마타는 과거 첼시에서 활약했던 시절보다 훨씬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본선 참가국 확대 방안은 프리미어리그(잉글랜드), 프리메라리가(스페인) 등 세계적 리그를 보유한 유럽 프로 축구계의 강한 반발을 뚫고 통과됐다. 유럽 내 220개 축구 클럽으로 구성된 유럽축구클럽협회(ECA)를 중심으로 한 유럽 프로 축구계는 월드컵 참가국 확대에 따른 경기 수 증가로 인해 선수들이 체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부상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통상 월드컵은 유럽 리그의 한 시즌 종료 후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비시즌 기간에 열린다. 이 때문에 월드컵에서 다치거나 체력이 떨어진 스타 선수가 시즌 개막 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리그 흥행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스타 선수의 기량과 성적을 바탕으로 팬들의 인기를 먹고사는 프로로선 당연한 반응이다. ECA는 “월드컵 참가국이 늘어나면 더 많은 선수가 국가대표팀에 차출된다. 리그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의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본선 참가국 확대는 선수들을 죽이는 것이다. 선수들은 휴식도 취하고, 여가를 즐길 수도 있어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월드컵 본선 경기의 질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축구 약소국의 본선 참가로 전체적인 경기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전력 차가 두드러진 팀들끼리 경기할 경우 큰 점수 차의 경기가 발생할 수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북한이 포르투갈에 0-7로 패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독일에 0-8로 패했다. 역대 월드컵 최다 점수 차는 9골이다. 본선 진출 팀들의 전력 차가 더욱 뚜렷해질 경우 이 점수 차를 경신할 가능성도 커진다. 반대로 전력이 약한 팀이 수비에만 치중하는 경기를 펼치면서 지루한 경기가 많아질 수도 있다. 요아힘 뢰프 독일 대표팀 감독은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스포츠 정신을 훼손시키는 결정은 옳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브라질의 ‘레전드 수비수’ 카푸는 “참가국이 늘어나면 강팀이 대승을 거두는 일방적인 경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큰 점수 차로 진 국가는 사기가 꺾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에 본선 참가국 확대로 월드컵에 나설 수 있는 국가가 늘어난 아시아와 아프리카 축구계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아마주 핀닉 나이지리아 축구협회장은 “아프리카에 속한 모든 국가는 본선 참가국 확대를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일본의 스타 선수였던 나카타 히데토시는 “일본은 월드컵 참가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통해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더 많은 나라와 선수들이 월드컵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은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다”고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흥민(25·토트넘·사진)이 그라운드에서 동료와 함께 춤을 춘다. 자신이 골을 넣었거나 경기 내용에 만족할 때다. 반면 경기에서 실수를 했거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면 많은 관중이 보는 앞에서도 굵은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처럼 손흥민은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선수다. 9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2부 리그)와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64강전을 마친 뒤 손흥민의 표정은 어땠을까. 그는 경기 후 구단 인터뷰에서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경기를 많이 뛰면 좋겠지만…. 언제든지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이 행복하지 않으냐”란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손흥민은 토트넘(프리미어리그·1부 리그)이 1-0으로 앞선 후반 35분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에 기여했다. 시즌 8호 골을 터뜨린 그는 지난 시즌 자신의 득점과 타이를 이뤘다. 그럼에도 손흥민이 활짝 웃지 못한 것은 최근 팀 내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시즌 첫 선발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는 등 시즌 초반 주전으로 활약했던 손흥민이지만 팀의 에이스인 공격수 해리 케인이 복귀한 이후부터는 교체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리그에서 6경기에 교체 투입됐는데 이 중 5경기가 케인이 부상에서 복귀한 지난해 11월 6일 이후에 열렸다. 토트넘 입단 후 500일을 맞는 뜻깊은 날에 열린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포기하지 않고 주전 경쟁을 계속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리그, FA컵 등 무대를 가리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선보여 골을 터뜨리겠다”고 말했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14세였던 1999년 전미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미국 피겨스타 미셸 콴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원조 은반 요정’ 남나리(32·재미교포). 그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공항에 몰린 수백 명의 팬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고질이 된 엉덩이 부상을 극복하지 못해 2008년 쓸쓸히 은퇴했고 간절한 꿈이던 올림픽 출전도 이루지 못했다. 부모님의 나라에서도 점차 잊히는 듯했다. 그러던 중 남나리는 2015년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갈 기회를 갖게 됐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페어스케이팅 출전을 노리는 지민지(18·창문여고)-테미스토클레스 레프테리스(35·미국) 조의 코치를 맡게 됐기 때문이다. 레프테리스는 현재 한국으로의 특별귀화를 추진 중이다. 7일 제71회 전국 남녀 피겨 종합선수권대회가 열리는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찾은 그는 “은퇴 후 미국에서 코치를 하느라 한국에 올 기회가 없었지만 지민지 조의 코치가 되면서 한국 땅을 다시 밟게 됐다”면서 “한국 팀의 구성원으로 평창에서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다”고 말했다. 남 코치는 서로 다른 문화 속에 성장한 지민지와 레프테리스의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레프테리스에게 한국 음식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한국말도 가르쳐준다. 남 코치는 “지민지를 맡게 된 덕분에 한국말이 다시 유창해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여자 싱글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본 그는 “한국 여자 유망주들의 성장 속도가 놀랍다. 특히 유영(13)과 최다빈(17)의 실력이 굉장한 것 같다”면서 “유영은 로봇처럼 정확한 점프를 하고, 최다빈은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연령대의 미국 선수들보다 한국 선수들의 점프 실력이 훨씬 뛰어나다. 한국 선수들은 성실하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 코치는 “점프 연습에만 집중하다 보면 부상을 피할 수 없다. 일정 수준에 도달한 선수들의 경쟁에서 순위는 결국 표현력에서 갈린다. 부상을 조심하면서 예술 점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 최고 피겨 선수였던 김연아는 탁월한 기술을 갖췄으면서도 보는 이에게 선수의 열정을 느끼게 하는 ‘표현력의 여왕’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민지 조는 8일 끝난 페어스케이팅에서 총점 140.49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강릉=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특급 유망주’ 차준환(16·휘문중)이 국내 무대 최정상에 우뚝 섰다. 차준환은 8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제71회 전국 남녀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1그룹에서 총점 238.07점으로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2위 김진서(21·216.16점·한국체대)와는 21.91점 차.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한국 남자 선수 역대 최고점인 81.83점을 기록했던 그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에도 불구하고 156.24점(1위)을 기록해 국내에는 적수가 없음을 증명했다. 이번 대회 경기장에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 경기가 열린다. 차준환은 ‘올림픽 예행연습’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한국 대표로도 뽑혔다. 그래도 차준환은 만족하지 않았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60점이에요.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 성장통 끝낸 차준환 차준환이 시니어 선수들을 모조리 제치고 이번 대회 정상에 서기까지는 혹독한 ‘성장통’을 이겨내야 했다. 차준환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차준환(175cm)의 키는 8cm가 컸고, 발도 지난해 초 265mm에서 270mm(지난해 말 기준)까지 커졌다. 이 때문에 부츠가 자주 바뀌면서 적응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또 차준환은 지난해 초에는 성적에 대한 부담 탓에 생긴 이명 증세로 경기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눈물까지 쏟았다. 이 관계자는 “차준환은 힘든 일을 오래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고 잘 털어내는 성격이다. 덕분에 어려움을 잘 이겨냈다”고 말했다. 김연아(은퇴)와 하뉴 유즈루(일본)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키운 베테랑 지도자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도움도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 차준환은 우여곡절 끝에 발에 맞는 부츠를 찾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사용하는 부츠(오른쪽)의 발목 부분이 쉽게 접히는 문제가 발생해 마음고생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 때부터 이러한 현상 때문에 점프 후 착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차준환이 그랑프리 파이널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를 한 이유다. 이날 차준환은 트리플 플립-싱글 루프-트리플 살코를 뛰다가 빙판 위에 넘어졌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비슷한 실수가 나왔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부츠를 바꾸지 못해 발목 부분에 테이프를 감고 탔지만 같은 문제가 발생해 착지가 흔들렸다”고 말했다. ○ ‘필살기’ 갖춘 은반 위 예술가 되기 부츠 문제 속에서도 차준환이 경쟁자들을 따돌릴 수 있었던 것은 프리스케이팅에서 ‘필살기’인 쿼드러플(4회전) 살코(스케이트 날을 사용해 뛰는 점프 기술 중 하나)를 완벽히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쿼드러플 살코 성공으로 10.5점의 기본 점수 외에 1.29점의 수행점수(GOE)까지 챙겼다. 쿼드러플 점프는 차준환이 평창 올림픽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익혀야 할 기술이다. 기본 점수가 높기 때문에 고득점을 노릴 때 유리하다.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제는 편안하게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자신이 성공시킬 수 있는 쿼드러플 점프의 종류와 횟수를 늘리는 것. 그동안 차준환은 오서 코치와 함께 쿼드러플 토루프와 루프 등을 훈련해 왔다. 오서 코치는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는 차준환이 쿼드러플 살코를 2번 시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차준환은 점프 등 기술 점수 외에 예술 점수의 보완도 필요하다. 예술 점수에는 스케이팅 기술, 곡 해석 능력 등이 포함되는데 차준환은 ‘연결 동작’(점프 등 요소 사이에 시도하는 손과 발동작)에 약점이 있다. 하뉴와 김연아는 예술 점수에서 항목별로 9점대의 고득점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차준환은 모두 7점대에 머무르고 있고 이 중 연결 동작의 점수가 가장 낮다. 차준환과 오서 코치도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빙상 관계자들은 차준환이 연결 동작과 함께 표현력을 보완하면 평창 올림픽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공경원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차준환은 ‘끼’가 많지만 아직은 모두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김연아가 남자 선수들이 주로 사용했던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테마곡을 사용해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표현한 것처럼 차준환도 표현력을 키운다면 또 한 번 ‘틀’을 깨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 싱글 1그룹에서는 임은수(14·한강중)가 김연아(총점 228.56점) 이후 국내 여자 선수 최고점(총점 191.98점)으로 우승했다. 강릉=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신한은행 에이스 김단비(27·사진)가 여자프로농구 최고 인기 스타에 뽑혔다. 팀은 비록 하위권에 처져 있어도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김단비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5일 발표한 2016∼2017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 팬 투표 결과에서 국내 선수 부문 1위(4304표)를 차지했다. 2007∼2008시즌 신한은행에서 데뷔한 김단비는 이번 시즌 20경기에 출전해 평균 15.1득점(2위) 6.9리바운드(7위) 3.6어시스트(4위)로 팀을 이끌고 있다. 세 부문의 기록 모두 자신의 통산 기록(평균 11.2득점, 4.8리바운드, 2.7어시스트)을 뛰어넘는다. 2013∼2014시즌 이후 두 번째로 올스타 팬 투표 1위에 오른 그는 “나는 슛, 리바운드, 도움을 모두 조금씩 하는 ‘오지랖이 넓은 농구’ 스타일이다”라면서 “(이번 시즌에) 내게 공격 기회가 많이 와서 개인 성적이 좋은 것 같다. 그러나 팀 성적이 좋은 것은 아니어서 기록을 의식할 틈이 없다”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시즌에 전체 6개 팀 중 5위(7승 13패)에 머물고 있다.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센터 하은주와 신정자가 은퇴해 전력이 약화된 데다 외국인 선수의 부진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김단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이유다. 신한은행을 상대하는 팀들 사이에서는 ‘김단비만 막으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팬 투표 중간 집계에서도 1위던 김단비는 “내가 경기 중에 힘든 표정을 많이 지어서 동정표를 얻은 것 같다”라면서도 “마음고생이 심한 것도 사실이지만 내가 신한은행의 ‘소녀 가장’이라는 표현 등은 우리 팀을 얕보는 표현이기 때문에 듣기 싫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기 때문에 팀의 중심을 잘 잡아 순위를 끌어올리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 선수 부문에서는 카리마 크리스마스(KDB생명)가 5650표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15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은 핑크스타(우리은행, KDB생명, KEB하나은행)와 블루스타(삼성생명, 신한은행, KB스타즈) 2개 팀이 맞붙는다. 각 팀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올해 1월 4일까지 진행된 팬 투표(80%)와 기자단 투표(20%)를 합산해 국내 선수 5명과 외국인 선수 4명을 선발했다. 여기에 팀당 감독 추천 국내 선수 3명이 포함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차준환(16·휘문중)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예행연습에 나선다. 차준환은 6∼8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제71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 출전한다.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평창 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차준환은 이후 캐나다 토론토에서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쿼드러플(4회전) 점프’ 연습에 매진해 왔다. 쿼드러플 점프는 남자 선수가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부상 위험성이 높지만 성공했을 때 기본 점수가 높은 만큼 고득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차준환이 지난해 9월 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성공한 쿼드러플 살코의 기본 점수는 10.5점으로 트리플(3회전) 살코(4.4점)보다 6.1점이 높다. 현재 쿼드러플 살코의 성공률을 90%까지 높인 차준환은 쿼드러플 토루프(기본 점수 10.3점)와 루프(기본 점수 12점)도 훈련하고 있다. 오서 코치는 “차준환이 다음 시즌에는 살코 외에 몇 가지 점프를 더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니어 무대에 나서고 있는 차준환이 시니어 무대와 평창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쿼드러플 점프를 완벽히 연마할 필요가 있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하뉴 유즈루(23·일본)는 쿼드러플 살코와 러츠 등을 뛸 수 있으며 프리스케이팅에서 4번의 쿼드러플 점프를 시도하기도 한다. 해외 전지훈련을 마치고 1일 귀국한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게 된 만큼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KCC가 3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2016~2017 KCC프로농구 안방 경기에서 84-79로 이겼다. KCC는 리오 라이온스(20득점)와 송교창(18득점)이 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KCC(10승 16패)는 8위, SK(9승 17패)는 9위가 됐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피겨스케이팅은 싱글 경기인 남자 싱글, 여자 싱글과 혼성 경기인 페어스케이팅, 아이스댄스로 나뉜다. 페어스케이팅과 아이스댄스는 남녀가 한 조를 이뤄 치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기술 구성 등에서 차이가 있다. 페어스케이팅과 아이스댄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점프 기술의 포함 여부다. 페어스케이팅에는 ‘스로 점프’(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의 허리나 손을 잡고 던지는 것) 등 점프 요소가 있지만 아이스댄스는 점프 요소가 없다. 파트너를 들어올리는 리프트 기술은 두 종목에 모두 있지만 동작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페어스케이팅은 남자 선수가 두 팔을 뻗어 여자 선수를 머리 위로 올릴 수 있지만 아이스댄스는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의 어깨 위로 올라오면 안 된다. 한 쌍으로 아름다운 연기를 펼치는 두 선수 간의 거리에 대해 페어스케이팅은 제한이 없지만 아이스댄스는 두 선수가 양팔 간격 이상으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10초를 넘을 수 없다. 음악 선정에 있어서도 두 종목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페어스케이팅은 음악 선택이 자유로운 편이지만 아이스댄스는 쇼트 댄스의 경우 매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지정한 장르에 맞춰 음악을 선정해야 한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공중에서 회전을 마치고 착지를 하다 중심을 잃은 그는 빙판 위에 크게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러나 그는 절대 웃음을 잃는 법이 없다. 파트너와 다시 손을 잡고 난도가 높은 기술을 성공시키고는 더 크게 웃으며 말한다. “공포가 짜릿함으로 바뀌는 순간이에요. 제가 페어스케이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죠.”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위해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페어스케이팅 지민지(18·창문여고)의 말이다. 그는 테미스토클레스 레프테리스(35·미국·귀화 추진 중)와 조를 이루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 피겨에서 페어스케이팅은 ‘불모지’나 다름없다. 국내 선수층이 얇은 탓에 남녀로 구성되는 팀을 만들기 어렵고, 전문 지도자도 찾기 힘들기 때문. 2003년 동계체육대회 이후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5년에 부활한 페어스케이팅은 팬들에게도 낯선 종목이다. 그러나 지민지는 자신이 평창 올림픽을 향하는 모든 과정이 국내에 페어스케이팅을 알리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팬들이 없어서 서운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2017년에는 한국에 페어스케이팅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소녀와 베테랑의 만남 피겨스케이팅 싱글 선수였던 지민지는 페어로 종목을 바꾼 뒤 2015년 6월부터 레프테리스와 함께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훈련 중인 그는 1일 전화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페어팀 구성은 어려웠다. 한국인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한 페어스케이팅 선수가 되고 싶어 종목 변경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를 높이 던지거나 머리 위에서 돌리는 것을 보고 무섭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몸에 매달리는 것과, 아버지가 가벼운 나를 공중으로 살짝 던져주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지민지는 자신의 싱글 지도자였던 이혜경 코치를 통해 레프테리스를 만났다. 이 코치는 “과거 미국에서 훈련할 때 친분을 쌓았던 레프테리스와 남나리 코치가 떠올라 팀 구성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15세 때부터 페어 선수 생활을 한 레프테리스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남나리와 콤비를 이뤘다. 1999년 전미피겨스케이팅선수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재미교포 ‘은반요정’ 남나리는 2006년 페어로 전향했지만 부상 등으로 인해 2008년 은퇴했다. 이 때문에 레프테리스는 남나리와의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레프테리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나리와 함께 지도자 생활을 하다가 민지 측의 제안을 받고 다시 한번 도전을 시작했다”면서 “처음에는 페어 경력이 없는 민지의 실력에 의심을 품었지만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고 믿음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레프테리스는 지민지의 파트너로 현역 선수 생활을 재개했고, 남 코치는 이 코치와 함께 지민지 조의 코치로 활동하게 됐다. 17세의 나이 차가 있지만 ‘베테랑’ 레프테리스의 경험과 ‘신예’ 지민지의 대담함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민지는 “레프테리스에게 많은 기술을 배우고 있다. 내가 레프테리스에 비해 부족한 것이 많기 때문에 항상 2, 3시간씩 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 향하는 ‘환상의 짝꿍’ 지민지는 레프테리스와 한 팀으로 활동한 지 1년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성장 속도는 빠르다. 지민지 조는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전국남녀종별선수권 등을 석권했고, 국제대회인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롬바르디아트로피 6위,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 7위 등을 달성했다. 이 코치는 “골든스핀 대회에서는 5, 6년간 한솥밥을 먹은 선수들과 싸워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 선수 간의 호흡이 빠르게 맞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페어는 남녀 선수 간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 세계적 선수들도 성격과 훈련 방식의 차이로 해체하는 일도 있다. 이 때문에 지민지와 레프테리스는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민지는 “레프테리스와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페어는 항상 붙어 있다 보니 서로 감정 상하는 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레프테리스는 한국 음식 애호가다. 지민지는 “미국인인데도 한국 음식을 아주 좋아한다. 특히 떡볶이와 순두부찌개를 좋아한다”며 웃었다.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는 레프테리스는 최근 지인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새해 인사를 건네면서 ‘해피 뉴 이어’라고 한글로 적었다고 한다. 현재 레프테리스는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로 나서기 위해 특별 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 지민지 조가 평창 올림픽에 자력으로 출전하기 위해서는 3월 핀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 급선무다. 레프테리스는 세계선수권 이전에 한국 국적 취득을 추진 중이다. 세계선수권에는 16장의 올림픽 출전권이 배정돼 있는데 2위 내에 입상하면 국가별로 3장(3개 조), 10위 내에 들면 2장의 출전권을 획득한다. 세계선수권에서 출전권을 따지 못하면 ISU에서 지정하는 국제 시니어 대회에서 출전권을 획득해야 한다. 지민지는 “올해에는 모든 연습 순간마다 올림픽 무대에 서 있다고 생각하고 간절하게 준비할 것이다. 2017년은 생애 가장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프로농구 선두 삼성이 2017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5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였던 삼성은 이번 시즌 강화된 공격력 덕분에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78.3점(6위)을 기록했던 삼성의 득점력은 이번 시즌에 경기당 평균 87.7점(2위)으로 올랐다. 지난 시즌부터 팀 공격을 이끌었던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건재한 가운데 다부진 체격을 앞세워 상대 골밑을 공략하는 ‘복덩이’ 마이클 크레익과 경기 운영이 뛰어난 가드 김태술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새해에도 ‘공격 농구’로 승수를 쌓겠다”고 말했던 이상민 삼성 감독의 바람처럼 삼성은 1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2016∼2017 KCC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주전들의 고른 득점을 앞세워 89-74로 승리했다. 2쿼터까지 38-36으로 근소하게 앞섰던 삼성은 승부처였던 3쿼터에 31점(KCC 14점)을 몰아넣으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라틀리프(26득점, 13리바운드)와 문태영 김준일(이상 18득점)은 62점을 합작했다. ‘야전 사령관’ 김태술은 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동료들의 득점을 도왔다. KCC는 이날 패배로 SK와 공동 8위를 기록했다. KGC는 모비스와의 안양 안방경기에서 트리플 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 오세근(10득점, 13리바운드, 9어시스트)과 데이비드 사이먼(30득점)의 골밑 장악에 힘입어 74-63으로 이겼다. 2위 KGC는 선두 삼성과의 승차를 1경기로 유지했다. 프로농구 역대 두 번째 ‘무실책 경기’를 펼친 kt(10위)는 동부(4위)를 82-74로 꺾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7년 정유년을 맞아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열린 ‘새해맞이 경기’가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12월 31일 오리온의 안방인 고양체육관(수용 규모 5600석)에서 열린 오리온과 SK의 경기는 종료 시간을 새해가 시작되는 1일 자정 가까이로 맞추기 위해 프로농구 최초로 오후 10시에 시작됐다. 한국농구연맹에 따르면 이날 경기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늦은 시간에 시작된 경기로 기록됐다. 농구 경기와 새해맞이를 함께 즐기기 위한 팬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인터넷 예매로 배정된 2400장의 표가 일찌감치 매진된 가운데 현장 판매 표도 3600장 이상 팔렸다. 일부 팬들은 입석으로 입장해 경기를 관람했다. 이날 관중은 6083명으로 오리온의 이번 시즌 안방 경기 최다 관중이다. 고양체육관의 이번 시즌 평균 관중 수는 2894명이다. 오후 11시 49분에 끝난 경기는 SK가 77-74로 승리했다. 경기 후에는 승자와 패자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팬들과 어우러져 2016년 프로농구 주요 기록을 전광판을 통해 보면서 송년 행사를 가졌다. 새해를 60초 남기고 열린 카운트다운 행사가 끝나자 경기장 천장에서는 풍선 2017개가 쏟아졌다. 이 가운데 1000개의 풍선에는 로또 복권이 들어 있어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송년과 새해맞이를 위한 특별한 경기가 프로농구만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농구 오리온과 전자랜드는 나란히 팀의 ‘주포’인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오리온은 경기당 평균 29.3점(개인 득점 1위)을 기록 중인 애런 헤인즈가 7일 KGC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이후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헤인즈가 빠진 이후 오리온은 28일까지 4승 3패를 기록했다. 전자랜드는 경기당 평균 23점(5위)을 기록하고 있는 제임스 켈리가 20일 KGC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이후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고민을 가진 양 팀의 맞대결 승자는 오리온이었다. 오리온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2016∼2017 KCC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79-76으로 이겼다. 오리온은 김동욱이 3점슛 5개를 포함해 25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이승현(14득점, 11리바운드)은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귀화 혼혈 선수 문태종(11득점)은 73-72로 근소하게 앞선 연장 종료 25초 전에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는 결정적인 3점슛을 성공시켰다. 문태종은 “팀 동료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인 덕분에 좋은 슛 찬스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19개의 자유투 중 7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3연승을 기록한 오리온(17승 7패)은 단독 2위가 됐고, 전자랜드(11승 13패)는 6위를 유지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아직도 온두라스와의 경기만 생각하면 아쉬워서 자려고 누웠다가도 벌떡 일어납니다.” 신태용 감독(46)에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신 감독의 지휘 아래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향해 순항하던 올림픽대표팀이 8강전에서 온두라스를 압도하고도 역습 ‘한 방’에 무너져 0-1로 패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21일 “8강에서 떨어진 탓에 리우데자네이루(4강전 예정 장소)는 가보지도 못하고 다른 도시만 돌아다녔다”며 “감독 생활을 하면서 큰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도 한 방에 무너진 적은 거의 없었다. 큰 영광을 누릴 기회를 한 방 때문에 놓쳤다”고 말했다. 8강전에서 대표팀은 64%의 볼 점유율과 16개의 슛을 쏘고도 승리하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손흥민(24·토트넘)은 결정적 골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신 감독은 “흥민이가 올림픽 이후 토트넘에 돌아가서는 골을 잘 넣더라…”라면서 “골 기회를 놓칠 선수가 아닌데 온두라스전에서 부진한 것을 보고 징조가 좋지 않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올림픽 이후 신 감독은 국가대표팀(A대표팀) 코치로 복귀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하다가 지난달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안익수 감독의 대타였다. 개인적으로는 급성백혈병으로 투병하던 중 별세한 이광종 감독의 후임으로 올림픽 팀의 지휘봉을 잡은 데 이어 두 번째 ‘소방수’로 투입된 것이다. 신 감독은 “한국 축구가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나를 찾는다는 것은 축구계가 내 실력을 인정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올림픽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5월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면서 다양한 전술과 공격 축구를 실험했다. 수비에 치중했던 한국 축구의 특성에서 벗어나 공격을 통해 경기를 주도하는 방식으로 조별리그 1위를 달성하면서 내 전술이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11일부터 제주도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2014년 12월 그가 A대표팀 코치로 호주 아시안컵을 준비할 때와 2015년 12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준비하면서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렸던 곳이다. 3년 연속 같은 시기에 제주도를 찾은 신 감독은 “코치들과 이러다가 내년에는 17세 이하 팀을 이끌고 오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했다”며 웃었다. 그는 “더 이상 낮은 연령대의 사령탑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더 높은 목표를 위해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 구단과 A대표팀 등에서 주로 감독 생활을 한 신 감독이 20세 이하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축구 선수인 큰아들이 대표팀 선수들과 비슷한 나이이기 때문에 선수들과 소통하는 게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아들인 재원 군(18·울산 학성고)은 전지훈련에 소집된 일부 선수와 청소년 대표로 함께 뛰었다. 신 감독은 “아들에게 20세 이하 선수들의 문화 등에 대한 조언을 들을 계획이다”며 “올림픽 대표팀(23세 이하) 선수들에게는 ‘동네 형님’처럼 다가갔지만 이번에는 ‘아빠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지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20세 이하 선수 중에는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FC바르셀로나 소속인 이승우, 백승호, 장결희 등 ‘특급 유망주’가 많다. 신 감독은 소속팀 일정으로 제주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이들을 1월 포르투갈 전지훈련에 소집할 계획이다. 그는 “이름값만으로 주전을 장담할 순 없다. 내 눈으로 직접 바르셀로나 삼총사의 경쟁력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남자 축구의 역대 최고 성적은 4위다.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은 안방에서 열리기 때문에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신 감독은 다시는 ‘한 방’에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온두라스전 때는 수비수 한 명이 전반에 불필요한 경고를 받은 탓에 상대 역습 상황에서 퇴장을 걱정해 반칙을 못 하면서 실점으로 이어졌다”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는 불필요한 반칙에 대한 경고 등 세부적인 지시까지 명확히 전달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K리그 겨울 이적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강원이 2016시즌 최우수선수(MVP) 정조국(32·사진)도 품에 안았다. 강원은 21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생애 첫 MVP와 득점왕, 베스트11을 석권하며 3관왕을 차지한 정조국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조태룡 강원 대표이사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위기가 있을 것이다”며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베테랑 정조국이 팀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대표 출신 이근호와 올림픽 대표 출신 문창진 등 2선 공격수들을 영입한 강원은 최전방 공격수 정조국의 합류로 막강한 국내 선수 공격진을 완성했다. 강원에 따르면 정조국의 영입을 확정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당초 ‘제1의 영입 대상’으로 점찍은 정조국이 일본 프로축구 J리그 팀으로의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 강원은 정조국에게 J리그에서 용병으로 뛰기보다는 강원에서 K리그 최초의 2년 연속 MVP, 득점왕 석권에 도전하자고 설득했다. 정조국은 “강원이 최근 영입한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서 ACL 진출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강원의 목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K리그 겨울 이적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강원이 2016시즌 최우수선수(MVP) 정조국(32)도 품에 안았다. 강원은 21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생애 첫 MVP와 득점왕, 베스트11을 석권하며 3관왕을 차지한 정조국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조태룡 강원 대표이사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위기가 있을 것이다"며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베테랑 정조국이 팀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대표 출신 이근호와 올림픽대표 출신 문창진 등 2선 공격수들을 영입한 강원은 최전방 공격수 정조국의 합류로 막강한 국내 선수 공격진을 완성했다. 강원에 따르면 정조국의 영입을 확정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당초 '제1의 영입 대상'으로 점찍은 정조국이 일본 프로축구 J리그 팀으로의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 강원은 정조국에게 J리그에서 용병으로 뛰기보다는 강원에서 K리그 최초의 2년 연속 MVP, 득점왕 석권에 도전하자고 설득했다. 정조국은 "강원이 최근 영입한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서 ACL 진출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강원의 목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그라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