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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김해림(32·삼천리)은 두 주먹을 쥔 채 하늘을 올려봤다. 전날부터 호흡을 맞춘 골프장 소속 하우스캐디와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전문 캐디 없이 우승이라는 이색 스토리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달걀 골퍼’ 김해림(32·삼천리)이 4일 강원 평창군 버치힐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우승했다. 이날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김해림은 공동 선두 이가영(22·NH투자증권)과 1차 연장 끝에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따내며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함께 상금 1억4400만 원을 챙겼다. 2018년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이후 3년 2개월 만이자 투어 통산 7번째 우승이다. 올 시즌 12번째 대회 만의 첫 30대 선수 챔피언이 됐다. 김해림은 과거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매일 달걀 1판(30개)씩을 챙겨 먹으며 ‘달걀 골퍼’라는 별명이 붙었다. 공교롭게 치킨 회사가 주최하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대회 3연패(2016∼2018년)를 하기도 했다. 1타 차 선두로 3라운드를 시작한 김해림은 1타 차 2위였던 마지막 18번홀에서 4m 거리 버디를 따내며 이날만 8타를 줄인 이가영과 극적으로 동타가 됐다. 1차 연장에서 이가영의 6.7m 거리 버디 퍼트가 홀컵을 스쳐 지나간 반면 김해림은 1m 버디에 성공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김해림은 이번 대회 전담 캐디 없이 경기를 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1라운드 때는 캐디 없이 원격조종 기능이 탑재된 전동 카트에 골프백을 싣고 혼자 경기를 했고 2, 3라운드에서는 비가 내리며 하우스캐디를 쓰긴 했지만 볼이나 클럽을 닦거나 이동을 제외하곤 도움 없이 스스로 경기를 끌고 나갔다. 캐디가 경기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실험을 해본 것. 동시에 일주일에 100만 원이 넘는 캐디 피가 부담스러운 후배들에게 선례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대회 뒤 김해림은 “일부 전문 캐디들이 돈 벌려는 목적으로 나온 것 같아 화가 났다”며 뼈 있는 발언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평소 손발을 맞추던 일본인 캐디가 향수병을 호소하면서 헤어진 김해림은 “(전문 캐디를) 좀 더 신경 써서 신중하게 선택할 생각이다. 여건이 안 되면 혼자 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1라운드 전날 금이 가득한 곳에 들어가 모두 갖는 기분 좋은 꿈을 꿨다는 김해림은 통산 10승을 목표로 언급했다. 시즌 6승에 도전했던 박민지(23)는 2라운드까지 2오버파 146타를 기록해 1타 차로 컷오프됐다. 박민지의 시즌 두 번째 컷 탈락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파부침주(破釜沈舟·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7kg급 류한수(33)의 휴대전화 메신저 프로필에는 이 같은 문구가 쓰여 있다. 초나라 항우가 진나라와 전투를 벌이러 갈 당시에서 유래했다는 이 고사성어는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 각오로 싸우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는 위기에 처한 한국 레슬링에 필요한 고사성어이기도 하다.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11개를 목에 걸며 올림픽 대표 효자종목으로 꼽혔던 한국 레슬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에 만족해야 했다. 더욱이 이번 도쿄 올림픽에는 역대 최소인 2명만이 본선 무대를 밟는다.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세계선수권 2회, 아시아경기 2회 우승에 빛나는 ‘대들보’ 류한수가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다.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무릎을 꿇었던 류한수는 도쿄에서 금메달로 박장순, 심권호, 김현우에 이어 네 번째 그랜드슬램(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아경기, 올림픽 모두 우승)에 도전한다. 류한수는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5년 전 올림픽 때는 마음만 앞서 이것저것 다 잘하려 했다. 그 사이 나이는 다섯 살 늘었지만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만의 레슬링이 잘 정립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림픽 티켓을 쥐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류한수는 4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 쿼터 대회에서 올림픽 티켓을 따내고도 마지막 출전권 기회가 열려 있는 세계 쿼터대회에 출전하는 팀 동료들을 위해 연습 파트너로 불가리아에 동행했다. 이때 대표팀 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그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간판’ 김현우도 경기 하루 전 양성 반응을 보이며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류한수는 “‘한국 레슬링이 위기’라는 말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지금은 앞만 보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쪽 팔꿈치 수술에 고질적인 목 디스크 등에도 시달리지만 올림픽 메달을 생각하며 견뎌내고 있다. 스탠딩 기술 최강자인 류한수는 그라운드 기술을 보완하면서 막판 담금질 중이다. 박치호 레슬링 국가대표팀 감독은 “그라운드 공격에서도 체력 소모가 큰 들기 대신 가슴 잡고 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한수도 “4월 (쿼터 대회 다음 대회인) 아시아선수권에서도 감량을 하지 않고 72kg급으로 나가서 우승을 했다. 누구든 다 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출정을 앞둔 류한수는 한 가지 금빛 세리머니를 약속하기도 했다. 과거 김현우가 선보였던 태극기를 매트에 깔고 절을 하는 세리머니를 하겠다는 것.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김현우가 금메달을 딸 당시 연습 파트너였던 류한수는 김현우가 체급을 75kg급으로 올리면서 태극마크를 달기 시작했다. 이후 김현우와 쌍두마차로 불렸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꼭 다시 인터뷰하겠다”는 말에서 한국 레슬링의 운명을 짊어진 류한수의 책임감이 느껴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프존이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에 ‘GDR(골프존 드라이빙 레인지) 아카데미’ 100호점인 강남센터필드점(사진)을 열었다. GDR 아카데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공식 시뮬레이터로 알려진 GDR를 기반으로 회원 개개인에게 맞춘 정교한 스윙 분석과 체계적인 레슨을 제공한다. 골프존의 직영사업인 GDR 아카데미는 사업 추진 약 2년 6개월 만에 회원 4만 명 돌파, 전국 100호점 매장 등을 달성했다. 100호점인 강남센터필드점에는 1091m² 규모에 골프존의 연습 전용 시뮬레이터인 ‘GDR PLUS’가 총 30대 설치됐다. 25개의 GDR PLUS 연습 타석과 골프 레슨 및 연습을 할 수 있는 5개의 대형 개인룸으로 구성됐다. 박강수 골프존 대표이사는 “GDR 아카데미 100호점이 서울 상권의 중심부인 강남구에 오픈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 전국에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선두 KT의 5연승 행진. 그 중심에는 ‘국가대표’ 고영표(30·사진)가 있었다.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한 고영표는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3실점 하면서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연승을 이어간 KT는 2위 LG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고영표는 1회말 LG 오지환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시즌 4호)을 내줬지만 이내 페이스를 되찾았다. 이후 3∼5회 3이닝 연속 삼자범퇴 처리하는 등 상대 타선을 틀어막으며 시즌 7승째(3패)를 거뒀다. 2020 도쿄 올림픽 야구대표팀 멤버인 고영표는 올 시즌 13경기 중 1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오른손 언더핸드 투수인 만큼 올림픽에서도 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KT의 세 번째 투수 주권은 4-3으로 앞선 9회말 무사 1루에서 이천웅의 번트타구를 잡아 더블플레이로 연결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타석에서는 황재균이 3-3 동점이던 5회초 2사 3루에서 우전안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키움이 롯데에 6-5로 승리했다. 5-5 동점이던 8회말 2사 1, 2루에서 김혜성이 좌전 적시타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는 1회초 이대호가 개인통산 9번째 만루 홈런(시즌 10호)을 치며 앞서 나갔지만 결국 역전패하며 3연승이 중단됐다. 한화 마무리 투수 정우람은 두산과의 안방경기에서 4-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하며 KBO리그 투수 최다 경기 출장 신기록(902경기)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LG 류택현(현 KIA 코치)의 901경기였다.▽30일 전적 K T 4-3 L G 롯데 5-6 키움삼성 3-3 SSG(DH1)삼성 4-8 SSG(DH2)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5년을 별러온 무대,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은 저마다 꿈을 꾼다.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원대한 목표를 이루려면 반드시 맞수를 넘어야 한다. 이번엔 절대 물러설 수 없다. 22일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운명의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그들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생애 두 번째 올림픽을 앞둔 유도 남자 73kg급 안창림(27)의 각오는 남다르다. 재일교포 3세인 그가 태어난 곳이 바로 2020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다. 일본 유도 명문 쓰쿠바대를 다니며 유망주로 주목받던 안창림은 일본유도연맹의 귀화 요청을 뿌리치고 2014년 한국으로 건너와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세계 랭킹 1위로 금메달을 노렸지만 16강에서 패했다. 도쿄 올림픽 유도 경기가 열리는 도쿄 부도칸은 쓰쿠바대 2학년이던 2013년 안창림이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장소다. 일본 전국대회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기분 좋은 그곳에서 안창림은 태극기를 휘날리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꿈을 이루려면 천적인 오노 쇼헤이(29·일본)를 넘어야 한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선수권 3회 우승에 빛나는 오노는 이 체급 세계 최강이다. 국제대회 103경기에 출전해 95승으로 92.23%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그중 한판승이 69차례. 세계 랭킹은 13위로 안창림(4위)보다 낮지만 전력 노출을 피하기 위해 대회 출전을 최소화한 영향이다. 주특기는 허벅다리걸기, 밭다리후리기 등 하체 기술이며 같은 체급 선수들 중 근력도 뛰어나다는 평가가 있다. 안창림은 그동안 오노와의 맞대결에서 6전 6패를 기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결승에서는 연장 혈투 끝에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와 은메달에 그쳤다. 시상대에 선 그는 억울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그랜드슬램 결승에서도 오노에게 패했다. 세계 랭킹 1위 일본 하시모토 소이치(30)를 상대로는 최근 3연승을 따내는 등 4승 2패로 우세이지만 오노의 벽은 넘지 못했다. 올림픽이 유도 종주국 일본의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홈 텃세도 예상된다. 화끈한 큰 기술로 상대를 제압해야 승산이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노는 올림픽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사람들이 늘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그런 가장 강한 유도 선수가 되고 싶다”며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높은 일본 유도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막판 담금질 중인 안창림의 각오 역시 ‘타도 오노’다. 특히 오노와의 일전을 앞두고 오른쪽 업어치기 등 오른쪽 기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오른쪽 허벅다리걸기 기술을 주로 쓰는 오노가 왼쪽 업어치기가 주특기인 안창림에게 상대적으로 강했기 때문이다. 오노 입장에선 안창림의 기술을 보며 자신의 수를 만들 수 있었다. 오노는 안창림과 맞붙은 6경기 중 4경기에서 허벅다리걸기 기술로 승리를 가져갔다. 금호연 유도대표팀 총감독은 “창림이의 주특기는 그대로 살리면서 상대의 허를 찌르고, 보다 유리한 수 싸움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 초까지 용인대에서 훈련하는 안창림은 보다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실전 감각을 올릴 계획이다. 안창림은 “오노 선수는 다음에는 어떤 기술로 나를 넘길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상대가 느끼는 내 단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는 마음 편하게 기다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천적을 넘으면 금메달은 그만큼 가까워진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먹구름이 프로야구의 녹색 그라운드까지 드리워졌다. 사상 초유의 전염병으로 인한 1군 경기 취소에 자가격리에 들어간 감독까지 나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KT-LG전과 두산-한화의 대전 경기 등 2경기를 취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1군 경기가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전인 28일 KT 1군의 A 코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사실을 접한 KT 선수단 전원은 같은 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튿날인 29일 전원 음성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오후 4시까지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KT는 이날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KT가 27일 경기를 치렀던 대전구장의 두산-한화 경기도 취소됐다. 이후 코치 1명만이 밀접접촉자로 확인됐고 선수단은 30일 경기를 위해 서울 숙소로 이동했다. 이날 취소된 2경기는 추후 재편성된다. 한편 28일 1군 전력분석원이 양성 판정을 받았던 두산의 경우, 선수단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역학조사 결과 밀접접촉자도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미국·사진)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달 14일 아내와 함께 입국한 두 딸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서튼 감독도 밀접접촉자로 분류됐다. 서튼 감독의 사택에서 자가격리를 하던 두 딸은 입국 당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27일 격리 해제를 앞두고 실시한 재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서튼 감독은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방역당국의 방침에 따라 자가격리됐다. 다음 달 8일 서튼 감독이 복귀할 때까지 최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끈다. 홈런 4방 SSG, 삼성 꺾고 3위로 한편 이날 SSG는 인천SSG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경기에서 홈런 4방을 앞세워 10-3으로 승리했다. SSG(0.567)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 삼성(0.563)을 제치고 3위가 됐다. SSG 최정(34)은 4회말 삼성 선발 최채흥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만들며 통산 네 번째 6년 연속 2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또 NC 양의지(19개)를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가 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숨 고른 뒤 다시 트로피 사냥에 나선다. 2021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초반 ‘대세’로 떠오른 박민지(23·NH투자증권·사진)가 다음 달 2일 개막하는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시즌 6승에 도전한다. 자신의 출전 대회 기준으로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이달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한국여자오픈에서 연달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박민지는 지난주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는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총 8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이번 대회는 강원 평창 버치힐골프클럽에서 3라운드로 진행된다. 시즌 11개 대회(출전 기준 9개)에서 5승을 수확 중인 박민지는 2007년 신지애(33)가 세운 투어 시즌 최다승(9승) 기록에도 도전 중이다. 당시 신지애도 시즌 11번째 대회까지 5승을 거뒀고 12번째 대회에서 6승째를 따냈다. 현재 9억4800여 만 원으로 상금 부문 선두인 박민지는 이번 대회를 통해 상금 10억 원 고지에도 도전한다.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은 2016시즌 박성현(28)이 기록한 13억3309만 원이다. 지난주 장하나(29)에게 내준 대상포인트 선두 자리도 되찾겠다는 각오다. 박민지(333점)보다 2점 앞선 장하나(335점)는 이번 대회에는 불참한다. 최근 3주 연속 준우승을 한 박현경(21) 등이 주요 경쟁상대로 꼽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해리스 잉글리시(32·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사상 두 번째로 긴 연장 승부 끝에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잉글리시는 28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 TPC 리버 하일랜즈(파70)에서 열린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크레이머 히콕(29)과의 8차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133만2000달러(약 15억 원)를 챙겼다. 시즌 2승이자 통산 4승째다. 전날까지 공동 6위였던 잉글리시는 버디 6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3언더파 267타로 히콕과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두 선수는 7차 연장 승부까지 내리 파를 기록하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다시 18번홀(파4)에서 진행된 8차 연장에서 잉글리시는 약 5m 거리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2시간여 진행된 연장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8차 연장은 PGA투어 역대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앞서 1949년 열렸던 모터시티 오픈에서는 로이드 맹그럼과 캐리 미들코프가 11차 연장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8차 연장에서 승자가 갈린 건 이번 대회 포함 6차례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Spero Spera(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 호주교포 이준석(33)의 왼쪽 팔뚝에는 라틴어 문구를 새긴 문신이 있다. 2008년 코리안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를 수석으로 통과하며 혜성처럼 등장하고도 그 후 13년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는 동안 수없이 자기 자신을 다잡았던 문구였다. 간절히 바라던 첫 우승은 팔뚝에 새긴 문구처럼 다가왔다. 16번홀(파3) 보기로 선두와 2타 차까지 뒤처져 있던 이준석은 17번홀(파4)에서 약 10m 거리의 버디를 따내며 극적으로 공동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그리고 18번홀(파5)에서 3m 거리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대역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내가 본 대로 믿고 쳤다”던 이준석은 우승이 확정된 뒤 자신보다 크게 소리 지르며 기뻐하는 캐디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이준석이 내셔널타이틀이 걸린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국내 무대 첫 우승을 차지했다. 27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CC(파71)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4개로 이븐파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8언더파 276타로 박은신(31)을 1타 차로 제쳤다. 우승 상금 4억 원을 거머쥐며 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 상금 랭킹 23위에서 2위(약 4억5586만 원)로 도약했다. 어릴 때 육상, 쇼트트랙 등을 했던 이준석은 15세 때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호주 대표로도 활동했고 전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인 제이슨 데이(34)와 막역한 사이가 됐다. 2012년 차이나투어에서 우승하기도 했지만 코리안투어에서는 준우승만 두 차례(2018년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2020년 GS칼텍스 매경오픈)하며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준석은 “투어 입문 뒤 드라이버 입스로 6년 동안 고생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아시안투어 병행 당시 인천 영종도에 3년 정도 살았던 이준석은 6년 전 천안으로 이사 오며 국내 투어에 집중했다. 우정힐스CC를 안방 삼아 훈련하다 보니 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 지독한 연습벌레로 알려진 이준석은 지난해 갑상샘암 수술에도 골프에 대한 집념을 놓지 않았다. 두 자녀를 둔 아빠인 이준석은 “18번홀 티샷 이후 다리에 쥐가 나 힘이 덜 들어갔는데 결과적으로 잘된 것 같다”며 “통장에 상금이 들어오면 우승 실감이 날 것 같다. 일단 빚도 갚고 좀 더 마음 편하게 투어를 뛰고 싶다”며 웃었다. 역시 첫 우승에 도전했던 박은신은 18번홀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주 전 SK텔레콤 오픈에 이어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김주형(19) 역시 한때 단독선두에 나서기도 했지만 공동선두로 맞이한 18번홀에서 티샷이 OB구역으로 가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보기로 대회를 마무리하며 3위에 올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KT 배정대(26·사진)가 5타점 원맨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안방경기에 4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배정대는 5타수 2안타(1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KT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배정대의 시즌 최다 타점 경기다. 올 시즌 2번 타자로 주로 기용된 배정대는 4번 타순에서도 이강철 KT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배정대는 0-3으로 뒤진 6회말 무사 1루에서 KIA 이승재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장외 2점 홈런(시즌 4호)을 치며 시동을 걸었다. 결정적인 한 방은 8회말 나왔다. 3-3 동점 2사 만루 기회에서 배정대는 왼쪽 담장까지 흐르는 싹쓸이 3타점 적시타를 쳐 결승타 주인공이 됐다. 앞서 KIA는 2사 2, 3루에서 강백호를 자동 고의사구로 거르고 배정대를 선택했지만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김기태 전 KIA 감독의 아들인 KT 외야수 김건형은 이날 1군 첫 경기에서 데뷔 후 첫 안타를 신고하는 등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한편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21)은 시즌 9승째(4패)를 수확하며 팀 동료 뷰캐넌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 자리에 올랐다. 이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안방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원태인은 7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 멤버인 원태인은 다음 달 19일 올림픽 브레이크 전에 두 자릿수 승리에 도전한다. 전날까지 2위였던 삼성은 이날 LG가 SSG에 5-8로 패해 다시 공동 선두 자리에 올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스무 살 국가대표 김백준(사진)이 내셔널 타이틀인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첫날 공동선두로 나섰다. 한국체대 1학년인 아마추어 김백준은 24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기록하며 중간합계 5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2018년 이 대회 챔피언인 최민철(33), 이준석(33)과 공동선두를 달렸다. 1번홀(파4)부터 버디를 따내며 산뜻하게 라운드를 시작한 김백준은 이날 123명의 참가자 중 유일하게 노보기 플레이를 했다. 김백준은 경기 뒤 “한국오픈에 처음 나와 좋은 성적으로 첫날을 마무리해 뿌듯하고 만족스럽다.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리자는 마인드로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김백준이 우승할 경우 2001년 김대섭 이후 20년 만의 아마추어 챔피언이 된다. 김백준은 2주 전 SK텔레콤 오픈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로 준우승했다. SK텔레콤 오픈 우승자 김주형(19)은 공동 8위(2언더파)로 마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월 ‘학교폭력’ 논란으로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던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이재영, 이다영(25) 쌍둥이 자매가 코트 복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구계에 따르면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22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 참석해 이재영, 이다영의 선수 등록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0일 KOVO의 선수 등록 마감일을 앞두고 구단의 결정을 전한 것이다. 선수 등록을 한다고 해서 곧바로 두 선수가 다음 시즌 V리그 코트에서 뛴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여지를 열어놨다는 건 분명하다. 흥국생명은 현재 이재영은 V리그 복귀, 이다영은 해외 리그 진출로 가닥을 잡았다. 최근 제기된 이다영의 그리스 리그 이적설도 구단 차원에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단장은 이사회에서 이다영에 대한 대한민국배구협회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미발급 방침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감시한까지 선수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풀리는 만큼 흥국생명의 선수 등록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그러나 그동안 구단이 밝혔던 ‘피해자의 용서가 먼저’라는 입장과 달리 선수들의 복귀를 추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재영, 이다영은 앞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게시했던 자필 사과문을 현재 내린 상태다. 한 배구팬은 “두 선수의 복귀가 자칫 어린 선수들에게 ‘학교폭력 문제가 별것 아니다’라는 인식을 주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여자배구의 흥행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배구계 지도자도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솔레어)과 2위 박인비(33·KB금융그룹), 4위 김세영(28·메디힐)이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올림픽 출전 자격은 28일 끝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이후 발표되는 세계랭킹에 따라 결정되지만 세 선수는 이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미리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는 “한국 국가대표가 되려면 세계 10위 안에 들어야 한다”며 “메이저대회를 비롯해 많은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정말 특별하다. 올림픽은 선수라면 꼭 경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대표팀 네 자리 중 남은 한 자리는 세계랭킹 8위 김효주(26·롯데)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다른 박 씨 선수들과 친척인가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만 통산 21승을 따낸 ‘골프여제’ 박인비(33)는 요즘도 미국 현지 취재진에게 이 같은 질문을 받곤 한다. 은퇴한 박세리, 박지은 비롯해 현재 활동 중인 박성현 등 투어에서 이름을 날린 박 씨 선수가 많은 영향도 있지만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서 오는 차별적 시선이라는 평가다. 박인비는 현지 중계진이 아시아 선수의 이름을 지속적으로 잘못 발음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발음을 정정했는데도 고쳐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3일 미국 사회에서 불거진 아시아계 차별에 대한 LPGA 투어 아시아계 선수들의 경험담을 전했다. 3월 아시아계 여성 등을 상대로 발생했던 ‘마사지숍 총격 사건’ 현장에서 차로 약 15분 가량 떨어진 골프장(미국 조지아 주 존스크리크 애틀란타 애슬레틱 클럽)에서 25일 시작되는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선수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사건 현장 인근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친척을 둔 박인비는 “친척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즉시 전화를 걸었다. 정말 불행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2008년 LPGA투어에 데뷔한 최나연은 매번 투어에 동행하던 어머니를 올해는 오지 않도록 했다. 영어가 서툰 어머니의 안전이 우려돼서다. 일본계 미나 하리가에(32)는 “두려움에 온라인에서 호신용 막대기를 구입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재미동포 미셸 위 웨스트도 “늘 ‘한국 선수들은 왜 그렇게 잘 하는가’라는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한국 선수들은 연습을 열심히 한다고 답변하면서도 왜 매번 이 같은 질문을 받아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누가 또 물으면) 정말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답하겠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30일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 올림픽은 21세기에 태어난 선수들의 본격적인 데뷔 무대다. 이번 대회는 2000년 이후 태어난 한국 스포츠 꿈나무들이 처음으로 치르는 여름 올림픽이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22일까지 확정된 올림픽 대표 선수 가운데 10대는 13명으로 전체의 6.4%를 차지한다. 5년 전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만 해도 5명(2.4%)에 불과했다. 과거 올림픽에서 10대 선수들은 하키, 핸드볼 등 단체 구기 종목에 집중된 사례가 많았다. 도쿄에서는 야구 이의리(19) 외에도 개인 종목 유망주인 체조 여서정(19), 수영 황선우(18), 탁구 신유빈(17) 등이 남다른 기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년을 더 기다린 끝에 꿈에 그리던 올림픽을 앞둔 예비 스타들은 한창 막바지 담금질 중이다. 여자 기계체조 기대주인 여서정은 연기의 완벽한 마무리에 주력하고 있다. 여서정은 “10kg짜리 모래주머니가 달린 조끼를 입고 착지 훈련을 한다.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체조 은메달리스트 여홍철의 딸인 그는 대를 이어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우상들의 뒤를 이어 세계 최고의 무대에 나선다는 설렘도 가득하다. 10대 선수로는 유일하게 야구 대표팀에 승선한 KIA 왼손 투수 이의리는 “내 기억 속 첫 올림픽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류현진 선배가 호투하는 장면이다. 팀에서 원하는 대로 100%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박태환 선배의 금메달 장면을 커서 곱씹어 보니 ‘미쳤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더라”고 말하는 황선우는 이미 자유형 100m(48초04)에서 박태환의 한국 신기록을 넘어섰다. 황선우는 “코로나19로 수영장이 폐쇄되고 대회도 줄줄이 취소됐지만 기회로 여기고 ‘몸 다지기’에 집중한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려서부터 꿈꿔온 태극마크지만 그 중압감에 짓눌리지 않는 게 선배 세대와의 차이점이다. 탁구 국가대표 역대 최연소 기록(만 14세 11개월) 보유자인 신유빈은 “선배들이 (올림픽에 가면) 긴장돼서 자기 플레이를 못 한다고 많이 말씀하시는데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오히려 앞으로 ‘올림픽도 넘었는데 뭘 못 해?’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이후에도 잘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서정 역시 “국가대표라는 자부심만큼이나 한 명의 운동선수로서 올림픽에 이름을 남기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KBO리그에서 3승 3패를 기록 중인 이의리는 “올림픽이 특별하지만 아직은 무덤덤하다. KIA 선수로서 팀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먼저”라고 답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위로를 주는 건 뭘까. 출국을 앞둔 선수들에게 도쿄에 가지고 갈 자신의 애장품에 대해 물었다. 디지털 콘텐츠에 친숙한 세대답게 전자기기 등을 꼽는 선수들이 많았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태블릿PC를 꼽은 여서정은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곤 했다. 큰 대회에선 식단관리를 하는데 먹방 콘텐츠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수영 영상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국제수영리그(ISL) 경기를 보는 게 취미”라고 말한다. 신유빈은 체중계와 어머니가 사준 잠옷부터 챙겼다. 체중에 따라 경기력이 좌우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돌이나 연예인을 선망하는 건 또래 친구들과 비슷하다. 신유빈은 방탄소년단(BTS), 여서정은 워너원, 황선우는 블랙핑크의 응원을 받고 싶어 했다. 박태환은 2004 아테네 올림픽에 한국 선수단 최연소(15세)로 출전했다가 부정출발에 따른 실격으로 헤엄 한번 못 쳤다. 하지만 4년 후 베이징에서 올림픽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올림픽은 출전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이 된다. 후배들 역시 종목은 달라도 올림픽 자체를 즐기며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만은 같았다. 21세기 소년 소녀 올림피안들의 유쾌한 도전이 이제 막을 올린다.강홍구 windup@donga.com·강동웅·유재영 기자}
연승 행진을 자축하는 홈런잔치라도 연 걸까. 선두 LG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방문경기에서 역대 구단 한 경기 최다 홈런(7개)으로 14-1 대승을 거두며 5연승을 달렸다. 각종 홈런 관련 기록이 쏟아져 나왔다. 시작은 캡틴 김현수(33)였다. 김현수는 1회 1점 홈런(시즌 10호)으로 7년 연속 10홈런 기록(통산 31번째)을 완성하며 홈런쇼의 포문을 열었다. 김현수는 이후 3회초에도 이형종의 2점 홈런에 이어 다시 한 번 1점 홈런을 치면서 연속타자 홈런이자 연타석 홈런을 완성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형종이 5회초에도 3점 홈런을 치면서 LG는 ‘동일 팀 한 경기 2연타석 홈런’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2018년 8월 KIA의 이범호, 나지완 이후 약 3년 만이자 역대 19번째로 나온 기록이다. 쌍둥이 군단은 이후 6회 문보경(1점), 채은성(3점)이, 9회 정주현(1점)이 홈런포를 추가하면서 전체 14득점 중 12점을 홈런으로 기록했다. 두 달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LG 선발 임찬규도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2패)을 수확했다. SSG는 9회초 12점 차로 패색이 짙어지자 야수 김강민을 마운드에 투입했다. 프로 20년 만에 처음 투수로 등판한 그는 최고 시속 145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반면 최하위 KIA는 5연패 늪에 빠졌다. 이날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서 3-6으로 패했다. 5회말 1사 만루에서 나온 KT 조용호의 싹쓸이 적시 2루타가 승부의 물줄기를 바꿨다. KT 선발 데스파이네는 6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하며 시즌 7승(5패)을 챙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마지막 18번홀. 5.5m 버디 퍼트를 성공한 욘 람(27·스페인)은 있는 힘껏 오른손 주먹을 내질렀다. 홀 주변을 가득 메운 갤러리들도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 골프장(토리파인스GC)에서만 총 8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타이거 우즈(46·미국)를 떠올리게 하는 호쾌한 어퍼컷 세리머니였다. 이날만큼은 람이 ‘골프 황제’처럼 보였다. 17번홀(파4)에서 7.5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18번홀 버디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하는 화끈한 마무리였다. 이로써 람은 스페인 선수로는 최초로 US오픈 정상에 섰다. 개인 첫 메이저대회 우승과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복귀라는 명예도 동시에 안았다. ‘람보’ 람이 제121회 US오픈 챔피언이 됐다. 람은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GC 남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루이 우스트히즌(39)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225만 달러(약 25억5400만 원)를 거머쥐었다. PGA투어 개인 통산 6승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고 일궈냈기에 더욱 값진 우승이었다. 앞서 6일 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도중 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대회를 포기해야 했던 람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두 차례 음성 판정을 받은 끝에 출사표를 냈다. 3라운드까지 6타 차 선두로 메모리얼 토너먼트 2연패를 눈앞에 뒀던 만큼 상심이 컸지만 털고 일어났다. 코로나19 확진으로 US오픈 출전조차 불투명했던 람은 “긍정적인 사고의 힘이다. 나는 일어난 일에 대해 분노하지 않았고 누구의 탓도 하지 않았다. 큰 좌절로부터 큰 돌파구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람은 또 스페인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자신을 취재하면서 가까워졌다가 2월 코로나19로 세상을 뜬 언론인 친구를 추모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대회장인 토리파인스GC와의 인연도 조명을 받았다. 2017년 이곳에서 열린 파머스 인슈어런스에서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던 람은 당시 골프장 근처 공원 절벽에서 지금 아내가 된 켈리에게 청혼을 했다. 람은 같은 애리조나주립대에서 육상(창던지기) 선수 생활을 했던 켈리와 2019년 결혼했다. 무엇보다 4월 첫아들 케파를 얻은 뒤 처음으로 맞이한 아버지의 날(현지 시간 20일)에 아내와 아들 앞에서 따낸 우승이었기에 더욱 잊지 못할 우승이 됐다. 손자와 함께 대회장을 찾은 부모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든 람은 “삼대가 모두 그린 위에 모였다. 아들은 지금 이 상황을 알지 못하지만 미래에 알게 되면 즐거워할 것”이라며 기뻐했다. 한편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던 우스트히즌은 17번홀 티샷이 왼쪽으로 빗나가면서 보기를 해 US오픈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0년 디 오픈 우승자인 우스트히즌은 5월 PGA챔피언십 준우승 등 메이저대회 준우승만 6차례 하게 됐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필 미컬슨(51·미국)은 공동 62위(최종 합계 11오버파 295타)로 마무리한 뒤 대학 후배인 람과 그 가족들에게 우승 축하를 보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병살타 3개면 이기기 힘들다’는 야구계 속설이 있다. 그런데 3개도 모자라 한 경기에 6개의 병살타를 친 팀이 있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 불명예 기록을 쓴 두산 이야기다. 프로야구 두산이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서 총 6개의 병살타를 기록하며 1-4로 완패했다. 2회초 1사 1, 2루에서 정수빈의 병살타를 시작으로 3회 박건우, 5회 허경민, 6회 박건우, 7회 박세혁에 이어 다시 8회 정수빈까지 총 6개의 병살타를 쳤다. 7회 무사 1루 박세혁의 땅볼 때는 주자 양석환의 2루 포스아웃 관련 비디오 판독까지 써봤지만 결과를 뒤집진 못했다. 특정 팀이 한 경기에서 6개의 병살타를 기록한 건 KBO리그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14년 전인 2007년 6월 24일에도 두산이 KIA와의 잠실구장 안방경기에서 같은 기록을 쓴 바 있다. 두산의 잇따른 병살타에 KT 선발 소형준은 공 82개로 7이닝을 책임지며 7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소형준이 유도한 병살타만 5개다. KT는 1-1 동점이던 8회말 강백호의 역전 적시타에 이어 박경수가 2점 홈런(시즌 6호)까지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돌아온 빅보이’ 롯데 이대호가 한 달 만에 손맛을 봤다. 이날 삼성과의 경기 1회말 1사 1루에서 선발 이승민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9호)을 쳤다. 이대호는 내복사근 부분 파열로 한 달여 재활 뒤 18일 1군에 복귀했다. 하루 남은 자신의 생일(6월 21일)을 홈런포로 자축했다. 팀 동료 지시완이 4회말 무사 1, 2루에서 3루 땅볼로 시즌 첫 삼중살타를 기록한 가운데 롯데는 8-7로 이겼다. 선두 LG는 이날 6-0 승리로 KIA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코리안 좀비’ 정찬성(34·페더급 랭킹 4위)이 UFC 페더급 타이틀 재도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정찬성은 2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온 ESPN 25’ 메인이벤트에서 미국의 댄 이게(30·8위)를 5라운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꺾었다. 3명의 부심 가운데 2명은 49-46, 1명은 48-47로 정찬승의 우세를 판정했다. 정찬성이 KO나 서브미션이 아닌 판정승을 거둔 건 2011년 UFC 입성 후 처음이다. 이날 승리로 정찬성의 통산 전적은 17승 6패가 됐다. 타격전에 강점이 있는 정찬성은 이날 이게를 상대로 테이크 다운을 5차례 시도해 3차례 성공하고, 3차례 서브미션을 시도하는 등 적극적인 그라운드 싸움을 펼쳤다. 2라운드 도중 왼쪽 어깨가 빠지는 부상 속에서도 침착하게 경기를 펼쳐갔다. 정찬성은 경기 뒤 “(전 페더급 챔피언이자 현 랭킹 1위) 맥스 홀러웨이는 펀치 파워가 없다. 하지만 난 펀치 파워가 있다”며 대결 의사를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브라이언 오르테가(2위)에게 5라운드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하며 타이틀 도전에서 멀어졌던 정찬성은 이날 승리로 도약의 발판을 다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회 전체 72홀 가운데 71홀이 끝났을 때도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은 예측불허였다. 이틀 동안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던 박민지(23·NH투자증권)와 박현경(21·한국토지신탁)은 공동 선두로 마지막 18번홀(파4)에 나섰다. 박민지의 티샷이 페어웨이를 지킨 반면 박현경은 왼쪽으로 당겨져 깊은 러프에 빠졌다. 박민지는 138m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한 세컨드 샷을 컵 1.1m에 붙여 버디를 낚았다. 티샷 실수로 표정이 굳어진 박현경은 레이업을 한 뒤 3온 2퍼트로 보기를 했다. 화려한 피날레로 박민지가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안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박민지는 “안전하게 중계탑을 보고 그린 중앙을 공략하려 했는데 미스 샷이 나면서 살짝 드로가 걸렸다”면서 “(의도와 달리) 공이 핀을 향해 가면서 해저드만 넘어가라고 했는데 함성 소리가 나 짜릿했다. 그 샷에 인생을 걸어보려 했는데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민지천하’ 박민지가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섰다. 박민지는 20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했다. 2위 박현경을 2타 차로 제치며 시즌 다섯 번째이자 두 번째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전체 32개 중 10개 대회(출전은 9회) 만에 5승으로 최단 기간 5승 기록도 세웠다. 종전 기록은 ‘남달라’ 박성현이 2016년 세운 12개 대회. 또 우승 상금 3억 원을 추가하며 최단 기간 상금 9억 원 돌파(약 9억4800만 원) 기록도 썼다. 대회 54홀 최저타 신기록(15언더파)과 대회 72홀 최저타 타이기록 등도 쏟아냈다. 다승, 상금, 대상 포인트뿐 아니라 평균 타수(69.5타)에서도 1위가 됐다. 박민지는 “이제는 반 이상 왔으니 최선을 다하겠다”며 2007년 신지애가 세웠던 시즌 최다승(9승) 기록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는 선후배인 박민지와 박현경의 2인 대결 구도였다. 한 타 앞선 채 4라운드를 맞이한 박민지는 이날 박현경과 네 차례 공동 선두에 오를 정도로 접전을 치렀다. 박민지는 가장 쉬운 16번홀(파5) 보기가 아쉬웠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도 10.4m 버디 퍼팅을 적중시킨 18번홀이 박민지에게는 이틀 연속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기게 됐다 2주 연속 우승(박민지)과 준우승(박현경)으로 엇갈린 두 선수의 인연도 주목받았다. 2016년 당시 보영여고 3학년이던 박민지는 함열여고 1학년 박현경, 학산여고 2학년 최혜진(22·롯데)과 함께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 여자 아마추어 골프 팀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합작했다. 이 대회 우승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회원 자격을 얻은 박민지와 박현경은 기쁜 마음에 당시 서로의 이름 뒤에 ‘프로’라는 호칭을 붙여 부르며 꿈을 키웠다. 둘은 경기 용인의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며, 같은 트레이닝 전문 업체(팀 글로리어스)의 지도를 받고 있기도 하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박민지는 “어제부터 오늘까지 36홀 동안 현경이만 신경 썼다”며 “현경이가 어드레스 하면 내가 긴장하고 내가 어드레스 하면 현경이가 긴장할 정도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 전 식사한 게 체해 너무 힘들었다. 바나나를 먹어도 속이 안 좋았다”고 말한 박민지는 다음 주 열리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은 불참하고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이번 대회는 메이저 무대에 걸맞게 코스 난도를 높이면서 9명만이 언더파를 기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