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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에 ‘손가락 욕’을 날려 큰 화제를 모은 ‘싱글맘’ 줄리 브리스크먼(52·여)이 5일 버지니아주 지방선거에서 루동 카운티 알곤키언구의 감독관(supervisor)으로 뽑혔다. CNN 등은 이날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브리스크먼 후보가 52%를 얻어 공화당 소속 현역 감독관을 눌렀다고 전했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이날 밤 트위터에 문제의 사진을 다시 올린 후 “친구와 이웃들을 위해 일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남겼다. 감독관은 시의회 의원과 유사하게 해당 카운티 조례에 대한 입법 및 예산감독 권한을 갖는다. 임기는 4년이다. 버지니아의 한 마케팅회사 직원으로 일하던 브리스크먼은 2년 전 근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후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가던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에 손가락을 세웠다. 해당 사진이 공개되자 회사는 소셜미디어 사용 규정을 어겼다며 그를 해고했다. 5일 미시시피, 켄터키, 버지니아, 뉴저지 등 4개 주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은 미시시피 외에 3개 주에서 모두 참패했다. 이를 두고 대도시 교외 유권자들의 반(反)트럼프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대도시, 공화당은 시골에서 강세를 보였다. 백인 중산층이 주로 거주하는 대도시 교외 지역은 선거 때마다 공화와 민주 지지를 오가는 핵심 부동층 집단으로 분류된다. AP통신은 건강보험, 교육, 총기 규제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인 타협 없는 강경 정책이 특히 교외 거주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저속하고 반이성적이며 인종차별적인 대통령의 언행이 중산층의 미덕인 정중, 공정, 희생 등과 거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대학을 졸업한 백인 여성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으며 내년 11월 대선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일격을 당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공화당 텃밭인 남부 루이지애나로 달려가 16일 주지사 선거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미시시피 주지사를 비롯해 켄터키와 미시시피에서 공화당이 13개의 승리를 얻었다”며 애써 이번 지방선거 패배의 의미를 축소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5일(현지 시간) 실시된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항만청 위원단(커미셔너) 선거에서 한국계 2세 샘 조(29) 전 총무처 정무관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시애틀타임즈가 7일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조 후보는 이날까지 57.2%를 획득해 집권 공화당의 그랜트 디깅어 전 밸뷰 시장을 앞서고 있다. 시애틀항만청 위원단은 미국 서부의 관문인 시애틀항,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의 운영을 관장한다. 총 5명이며 임기는 4년이다. 이들은 올해 기준 4억 7200만 달러(약 5456억 3200만 원)에 달하는 항만청의 예산을 집행하고 이사회를 지휘 감독한다. 위원 임기를 마친 후 상·하원의원 및 주지사 선거 등에 도전하는 사례가 많아 전국적 인지도를 지닌 정치인의 등용문으로 평가받는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국계 이민자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난 조 후보는 미국 사회의 주류인 60대 백인 남성인 디거 후보를 꺾고 소수자인 아시아계 이민자의 새로운 신화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자신의 선거 캠프 웹사이트에 “가족의 세탁소 사업을 도와주면서 노동의 가치를 배웠다”고도 강조했다. 자신이 가족 중 대학을 졸업한 첫 번째 구성원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아메리칸대 국제관계학 학사, 영국 런던정경대(LSE) 국제관계학 석사 출신이다. 조 후보는 아미 베라 하원의원(민주당)의 입법보조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총무청 특별 정무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민주당이 2016년 대선에서 패하자 수도 워싱턴 생활을 접고 고향 워싱턴주로 돌아왔다. 이후 동아시아로 미국 농산품을 수출입하는 ‘세븐씨즈익스포트’라는 무역회사를 운영했다. 시애틀타임스는 그의 승리 비결로 아시아계 유권자를 잘 공략했다는 점을 꼽았다. 조 후보는 “백인 일색인 항만청 위원회에 소수인종을 선출해야 항만 및 공항 이용 당시 소수자의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다. 나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시애틀항을 통한 인신매매 근절 △공항 인근 비행기 소음 감소 △노숙자 문제 해결 △시애틀항의 탄소 배출 감소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017년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에 ‘손가락 욕’을 날려 큰 화제를 모은 ‘싱글맘’ 줄리 브리스크만(52·여)이 5일 버지니아주 지방선거에서 루동 카운티 알곤키언 구의 감독관(supervisor)으로 뽑혔다. CNN 등은 이날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브리스크만 후보가 52%를 얻어 공화당 소속의 현역 감독관을 눌렀다고 전했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이날 밤 트위터에 문제의 사진을 다시 올린 후 “친구와 이웃들을 위해 일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남겼다. 감독관은 시의회 의원과 유사하게 해당 카운티 조례에 대한 입법 및 예산감독 권한을 갖는다. 임기는 4년이다. 버지니아의 한 마케팅회사 직원으로 일하던 브리스크만은 2년 전 근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후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가던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에 손가락을 세웠다. 해당 사진이 공개되자 회사는 소셜미디어 사용 규정을 어겼다며 그를 해고했다. 5일 미시시피, 켄터키, 버지니아, 뉴저지 4개 주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은 미시시피 외에 3개주에서 모두 참패했다. 이를 두고 대도시 교외 유권자들의 반(反)트럼프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대도시, 공화당은 시골에서 강세를 보였다. 백인 중산층이 주로 거주하는 대도시 교외 지역은 선거 때마다 공화와 민주 지지를 오가는 핵심 부동층 집단으로 분류된다. AP통신은 건강보험, 교육, 총기 규제 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인 타협 없는 강경 정책이 특히 교외 거주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저속하고 반이성적이며 인종차별적인 대통령의 언행이 중산층의 미덕인 정중, 공정, 희생 등과 거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대학을 졸업한 백인 여성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으며 내년 11월 대선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일격을 당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공화당 텃밭인 남부 루이지애나로 달려가 16일 주지사 선거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미시시피 주지사를 비롯해 켄터키와 미시시피에서 공화당이 13개의 승리를 얻었다”며 애써 이번 지방선거 패배의 의미를 축소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상하이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 “홍콩의 폭력을 법에 따라 제지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시 주석과 람 장관은 홍콩의 반중 시위가 시작된 6월 9일 이후 처음 만났다. 홍콩 시위는 5일로 150일째를 맞았고 반중 시위로 체포된 홍콩 시민도 3332명을 넘어섰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양제츠(楊潔지)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위원, 왕이(王毅) 외교부장,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 등을 대동하고 람 장관과 만났다. 그는 “6월부터 이어진 홍콩의 혼란을 진정시키려는 람 장관과 홍콩 당국의 노력을 신뢰하고 있다. 홍콩 사람들이 ‘일국양제’를 정확하게 이행하기를 바란다”며 람 장관을 두둔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한 람 장관 경질설을 차단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례적으로 자오 공안부장이 회담에 배석한 것을 두고 중국이 홍콩과 마카오의 내정에 본격적으로 관여할 뜻임을 보여준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분석했다. 시 주석의 최측근인 자오 공안부장은 9월 홍콩 시위 정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며 대응 전략을 짜는 조직인 중앙 홍콩·마카오공작협조 소조 부소장에 임명됐다. 그는 8월 홍콩과 인접한 광둥성을 시찰하며 오래전부터 홍콩 사태에 암묵적으로 관여해 왔다. 자오 부장은 지난해 12월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연례 홍콩 업무를 보고받는 자리에는 배석하지 않았다. 공안 부문의 책임자인 그가 장샤오밍(張曉明)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 대신 홍콩 치안 집행을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콩 당국이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전면 금지하고 교통을 통제하는 긴급정황규제조례(긴급법)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중 매체 둥팡일보는 4일 “당국이 긴급법을 확대 적용해 시위 사태를 강경하게 진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CMP는 홍콩 당국이 24일로 예정된 구의원 선거 연기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지금처럼 주말마다 폭력 시위가 되풀이되면 선거 연기가 불가피하다. 시위 규모, 강도, 지하철 정상 운행 등으로 연기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선거를 치르면 친중파 의원들의 대패가 예상되므로 당국이 선거 연기를 추진한다는 해석도 제기하고 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상하이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 “홍콩의 폭력을 법에 따라 제지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둘은 홍콩의 반중 시위가 시작된 6월 9일 이후 처음 만났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양제츠(楊潔¤)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위원, 왕이(王毅) 외교부장,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을 대동한 채 람 장관과 만났다. 그는 “6월부터 이어진 홍콩의 혼란에 관한 람 장관과 홍콩 당국의 진정 노력을 신뢰하고 있다. 홍콩 사람들이 ‘일국양제’를 포괄적이고 정확하게 이행하기를 바란다”며 람 장관을 두둔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람 장관의 경질설을 차단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례적으로 자오 공안부장이 회담에 배석한 것을 두고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홍콩과 마카오의 내정에 관여할 뜻을 보여준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자오 공안부장은 8월 홍콩과 인접한 광둥성을 시찰하며 홍콩 사태에 암묵적으로 관여해 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스라엘 ‘경제 수도’ 텔아비브는 최근 미국 스타트업 평가 전문회사 스타트업게놈이 발표한 세계 스타트업 도시 순위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 영국 런던, 중국 베이징, 미국 보스턴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서울은 세계 30위까지 발표되는 이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지난달 28, 29일 텔아비브에서 열린 ‘스마트 모빌리티 서밋 2019’를 통해 ‘스타트업 강국’ 이스라엘의 비결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스타트업의 천국 이스라엘에는 “올바른 사람은 7번 넘어져도 7번 모두 일어난다”는 잠언이 있을 정도로 사회 전반에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퍼져 있다. 행사장에서 만난 스타트업 엔루트의 아비브 프렌켈 창업자는 방송 기자로 수년간 일하다 올해 초 창업했다. 고객들이 특정 교통수단 안에서 물건을 사면 그만큼의 돈을 교통 바우처로 주는 전자상거래 기업을 운영한다. 그는 “안정적 직장을 버리고 창업을 택했을 때 불안감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실패가 없으면 전진도 없다”고 말했다. 18∼20세 남녀의 의무 복무제도 역시 스타트업 활황에 기여하고 있다. 적대적인 아랍국으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특성상 이스라엘 군은 첨단 장비 개발을 위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아나트 본스테인 씨는 “언제 어디서든 죽기 살기로 특정 프로젝트에 달려드는 스타트업의 조직 문화가 군대의 경험과도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인구 870만 명인 작은 내수 시장도 역설적으로 스타트업을 키우는 토양이 됐다. 애초부터 내수로는 한계가 명확하기에 창업 때부터 세계 시장을 노린다. AI에 기반한 차량 위험 경보 체계를 만드는 스타트업 모빌아이는 1999년 창업 때부터 런던과 파리 등을 ‘시험 시장(testbed)’으로 삼았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결과 2017년 미국 대형 반도체 업체 인텔에 인수됐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이스라엘은 국내총생산(GDP)의 4.2%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세계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이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2017∼2022년에 투자하는 돈만 5500만 달러(약 660억 원)이다. 해외 유명 자동차 기업의 투자도 잇따랐다. 르노와 닛산은 2016년 텔아비브에 ‘르노-닛산 이노베이션 랩’을 설립했다. 도요타와 볼보도 2014년 공동으로 혁신 센터를 열고 현재 7개 스타트업과 공동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앞차와의 안전거리도 실시간 표시 지난달 28, 29일 ‘스마트 모빌리티 서밋 2019’가 열린 텔아비브 인터콘티넨털 데이비드 호텔은 각국에서 온 수천 명의 업계 관계자와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행사장 외부 도로에서는 AI 기반 위험 감지기능 탑재 차량이 관람객들을 태우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지난달 29일 행사 관계자 란 나타존 씨가 운전하는 자율주행차 한 대에 탑승해 시내로 향했다. ‘모빌아이’가 만든 충돌 방지 경고 체계를 탑재한 차량 오른쪽으로 택시 한 대가 접근하자 운전석 옆에 설치된 작은 센서에서 빨간색 불이 켜지면서 경고음이 울렸다. 운전자가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좁히며 급정거하자 초록불이 빨간불로 바뀌며 다시 경고음이 울렸다. 무단 횡단을 하는 한 중년 여성이 다가왔을 때도 빨간불이 켜졌다. 나타존 씨는 “운전석 사각지대의 사람이나 물체를 인식할 때 특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우디 레메르 모빌아이 홍보 책임자는 “과거 교통수단은 자동차만을 의미했지만 지금은 전동 킥보드, 자율주행차, 공유자동차 등으로 그 대상이 엄청나게 확대됐다”고 했다. 전통적 자동차와 달리 시동을 켜고 끌 때 소리가 나지 않는 자율주행차의 특성을 감안하면 다양한 충돌 방지 경고 체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텔아비브=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의 격전지였던 이오섬(硫黃島·이오지마) 전투에서 살아남은 최고령 미국 해병대원 존 문(사진)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103세. 2일 미 국방전문매체 밀리터리타임스에 따르면 문은 1916년 일리노이주 머콤에서 태어났다. 25세였던 1941년 12월 해병대 5사단에 자원입대했다. 이미 결혼했고 아들도 뒀지만 개의치 않았다. 당시 그는 모교 웨스턴 일리노이대 박물관에 “세계와 내 가족을 전쟁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야 하는데 어떻게 입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란 글귀도 남겼다. 문은 1945년 2월 초 10만 명의 미군이 투입된 이오지마에 도착했다. 일본 수도 도쿄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최남단 섬으로 태평양의 전략적 요충지다. 양국 군은 3월 말까지 거의 두 달간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미군 6821명이 전사하고 1만9189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1명이었던 문은 같은 해 9월 고향으로 돌아왔다. 할리우드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당시 전투를 소재로 2006년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란 영화도 만들었다. 문은 지난해 모교의 여자 농구 경기에 초청돼 국가를 불렀다. 이 동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몽골 헌법재판소가 1일 웹사이트에 공개한 성명서를 통해 도르지 오드바야르 소장(52)의 한국 여승무원 성추행 혐의를 부인했다.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은 지난달 31일 오후 9시 40분경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오드바야르 소장과 수행원(42)을 대한항공 여승무원에 대한 성추행 혐의로 체포했다. 1일 몽골 국영 몬차메 통신에 따르면 몽골 헌재 측은 오드바야르 소장이 사건 장소인 울란바토르 출발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사실만 인정했다. 헌재 측은 “당시 소장 뒷자리에 앉아 있던 다른 몽골 시민의 성추행 행위를 헌재 소장의 잘못으로 만들려는 시도”라며 “소장이 승무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근거 없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성추행 책임을 제3의 인물로 돌린 셈이다. 또 “오드바야르 소장은 잘못된 혐의에 대해 관계 기관에 우려를 표명한 상태”라며 “소장은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AACC) 회의 참석차 서울을 경유해 현재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드바야르 소장이 조사에서 뒷자리에 앉았던 다른 몽골인이 (성추행을)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당시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 승무원 등을 상대로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바이오 연료 분야의 권위자인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 교수(55·사진)가 2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스마트 모빌리티 서밋 2019’에서 ‘삼손상’을 받았다. 그는 공동 수상자인 에마누엘 펠레드 텔아비브대 교수, 레너드 슐먼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교수, 탈리 데켈 구글 선임 과학자와 총상금 100만 달러(약 11억7000만 원)를 나눠서 받는다. 삼손상은 재생에너지와 교통 혁신에 헌신한 연구자를 대상으로 이스라엘 총리실이 수여하는 상이다.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한 공로로 이달 초 올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존 구디너프 미국 텍사스대 교수(97)도 2015년 이 상을 탔다. 이상엽 교수는 지난해에는 환경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에니(Eni)상’을 수상했다. 올해 한국연구재단이 발표한 ‘노벨상에 근접한 한국인 과학자 17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수상자들에게 축전을 보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대체 에너지와 교통 혁신은 미래의 문을 여는 열쇠이며 네 명의 수상자는 미래를 선도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치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초 이날 행사장을 찾아 직접 시상할 예정이었지만 9월 총선 후 정국 혼란으로 아직까지 내각 구성이 끝나지 않아 참석하지 않았다. 총리실은 이 교수에 대해 “대사공학의 선구자이며 KAIST에 임용된 1994년부터 25년간 바이오 연료 개발에 헌신해 온 공로를 인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대사공학은 생물의 대사 과정을 인위적으로 변경해 바이오 디젤, 에탄올 등을 얻는 기술이다. 총리실은 “이 교수가 올해 발표한 ‘바이오 기반 화학물질 합성지도’는 바이오 화학계의 구글 지도 겸 성서”라고 극찬했다. 이 교수는 부탄올 생산 방식을 개발해 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부탄올은 물과 잘 섞이고 열량이 낮아 효율성이 좋지 않은 에탄올의 단점을 개선한 대체 연료로 꼽힌다. 그가 미생물 발효를 통한 바이오디젤 생산 방식에 관해 쓴 논문은 올해 세계적 권위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그 외에도 나무껍질 등 사람이 먹지 않는 물질로부터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방법도 개발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해외에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것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며 “한국은 대부분의 에너지를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로 충당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텔아비브=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55·사진)가 아마존의 3분기(7∼9월)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세계 1위 부호에서 밀려났다고 24일(현지 시간) 포브스가 보도했다. 아마존은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총 21억3000만 달러(약 2조4995억 원), 주당 4.23달러(약 5000원)의 순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한 수치다. 아마존의 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17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이번 발표로 24일 한때 아마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9% 폭락했다. 이에 따라 자사 주식 5751만359주를 소유한 베이조스는 이날 하루 약 70억 달러(약 8조2110억 원)를 잃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앞서 베이조스는 7월 전처 매켄지와 이혼하며 아마존 전체 주식의 4%를 합의금으로 지급한 바 있다. 주식 급락까지 겹치며, 베이조스의 재산은 올해 3월 부호 선정 당시 1600억 달러(약 187조6800억 원)에서 이날 1039억 달러(약 121조8740억 원)로 감소했다. 베이조스가 1위에서 밀린 건 약 2년 만. 그에 앞서 24년간 1위였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다시 역전을 할 것으로 포브스는 내다봤다. 24일 기준 게이츠의 재산은 1057억 달러(약 123조9860억 원)에 달한다. 다만 외신은 순위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3분기 어닝 쇼크가 ‘1일 배송 시스템’을 위한 무리한 투자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소매시장에 타격이 오면 아마존의 수익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백악관이 뉴욕타임즈(NYT)와 워싱턴포스트(WP) 구독을 중단한데 이어, 이번에는 미 연방기관에도 두 매체의 구독 중단을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와 W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며 공격했던 매체다. WSJ는 백악관이 연방기관에 NYT와 WP의 구독 연장 금지지시를 준비 중이라며 이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두 신문에 대한 배달판 구독을 취소하라고 언급한 지 며칠만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모든 연방 기관이 두 매체의 가입을 갱신하지 않으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에는 두 신문이 배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각 연방기관에 대해 구독 강제 취소가 언제 지시될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적극적으로 보도해 탄핵 정국을 가져온 NYT와 WP에 대해 ‘대중의 적’이라 지칭했다. 그는 21일 폭스 뉴스에 출연해 “모든 언론이 그런 건 아니지만, 언론은 썩었다. 백악관에서는 더 이상 가짜 뉴스인 NYT를 구독하지 않는다. 우리는 앞으로 WP도 절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정 신문에 대한 백악관의 절독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도 자신에 대해 비판적 보도를 한 뉴욕헤럴드트리뷴 구독을 중지한 적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메레디스 레비엔 NYT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충실한 독자”라고 미국 CNN방송에 말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신문 기사를 열심히 읽는다고 보좌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WP는 별도의 논평을 하지 않았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중국이 주요 국제기구 수장 자리를 속속 차지하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고 미국 외교안보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23일 보도했다. 15개 유엔 산하 전문기관 가운데 중국인 수장을 둔 곳은 식량농업기구(FAO),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등 총 4개다. 미국인은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유일하다. 6월 FAO 사무총장 선거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당시 취둥위(屈冬玉) 농업농촌부 부부장은 194개 회원국 중 108표를 얻어 12표만 받은 다비트 키르발리드체 조지아 전 농업부 장관을 압도했다. FP는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자국 후보를 내지 말라며 수백만 달러의 차관을 면제해줬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경제 보복을 하겠다고 위협해 몰표를 받았다”고 진단했다. FP는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다자외교를 소홀히 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책이 이런 상황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2016년부터 “유엔은 같이 떠들면서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 비판했다. 그의 집권 후 미국은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유엔인권이사회(UNHRC) 등 유엔 산하기구에서 탈퇴했다. 각종 유엔 기구 분담금도 대폭 줄였다. 2019∼2021년 기준 유엔 분담금 비율은 미국 22.0%, 중국 12.0%, 일본 8.6%다. 중국은 분담금 2위였던 일본을 멀찌감치 제치고 세계 각국에 ‘차이나머니’를 뿌리고 있다. 케빈 몰리 미 국무부 국제기구담당 차관보는 “앞으로 미국 대외정책의 핵심은 중국을 막는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전후 출생인 나루히토(德仁) 일왕은 새로운 일본 통합의 상징으로 아버지 ‘헤이세이(平成) 시대’와는 구분되는 과제를 갖고 있다. 레이와(令和) 시대는 거세지는 우경화의 기류 속에서 출범했다. 현재 일본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자민당의 독주로 급격한 우경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9월 3선 연임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전후 일본 평화헌법의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전쟁을 할 수 없는 나라’에서 ‘보통 국가’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평화를 첫 메시지로 내보낸 나루히토 일왕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나루히토 일왕은 소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83년부터 1985년까지 영국 유학 시절에 대해 “기숙사에서 살면서 처음으로 신용카드로 쇼핑을 하고 펍에서 맥주를 마시는 등 일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자유로운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이런 행보 때문인지 그의 즉위로 보수적인 사회의 다양성이 확보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여성 왕위 승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이 아들 없이 딸인 아이코 공주 한 명만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헌법상 여성은 왕위를 계승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를 둘러싼 논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926년부터 1989년까지 재위한 쇼와(昭和) 히로히토(裕仁) 일왕은 그 자체가 침략전쟁의 상징이기도 했다. 메이지 시대 군국주의를 배경으로 성장한 그는 만주사변을 묵인했으며 태평양전쟁 개전을 직접 선언했다. 히로히토 일왕은 제2차 세계대전의 책임을 지고 전범으로 기소될 뻔했다. 그러나 그를 전범으로 기소하면 일본 사회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더글러스 맥아더 당시 연합군 사령관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 쇼와 일왕의 아들이자 헤이세이 시대를 이끈 아키히토(明仁·재위 기간 1989∼2019년) 상왕은 평화를 강조했다. 1975년 오키나와 방문 당시 오키나와 독립론자로부터 화염병 테러를 당했음에도 “오키나와는 지난 전쟁에서 전장이 돼 일반 시민을 포함해 무수한 피해를 입었다. 전후에도 오랜 기간 고생을 강요당해 온 깊은 슬픔과 아픔을 기억한다”며 오키나와 주민들을 위로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재임 중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전후 일본의 평화와 번영은 전쟁에서의 많은 희생과 국민의 노력으로 구축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마지막까지 평화헌법 수호 의지를 드러냈다. 아키히토 상왕은 재위 때 일본의 식민 지배를 당했던 국가에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1990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방일 때 그는 “귀국의 국민이 겪었던 고통을 생각하면 본인은 통석의 염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올해 전몰식 추도사에서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다시 전쟁의 참화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에 대한 염원만큼은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이와 시대는 ‘헤이세이 불황’을 겪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레이와 시대를 맞아 일본인들은 쇼와 시대에 경험한 전후 고속 성장기를 그리워하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일본은 정보통신기술에서 한국, 중국 등의 경쟁국에 뒤떨어진다는 것을 지적하며 레이와 시대의 일본은 5세대(5G) 기술을 포함해 정보기술(IT)의 확대를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6일부터 남미 칠레에서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사회 전체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올 들어 정부가 국민과 충분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지하철, 전기 등 공공요금을 잇달아 인상한 결과다. 피해가 서민층에 집중되면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됐다. 19일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요금 인상안을 철회하고 15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음에도 시위는 잦아들지 않았다. 20일까지 최소 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한국 외교부는 21일 칠레 전역에 여행경보 2단계(여행 자제)를 발령했다. 홍콩, 이집트, 레바논, 에콰도르 등 세계 각국에서도 경제난과 독재에 항거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에 국민 분노 폭발 CNN 등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6일 가장 붐비는 출퇴근 시간대에 수도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을 기존 800칠레페소(약 1320원)에서 830칠레페소(약 1370원)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30페소(약 50원) 인상에 불과하지만 양극화에 시달리는 국민은 분노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칠레 저소득층은 월급의 약 30%를 지하철 요금에 쓰고 있다. 요금도 세계 56개국 중 아홉 번째로 높다. 2017년 기준 상위 1% 부자들이 국가 전체 부의 26.5%를 소유하고 하위 50%는 불과 2.1%만 차지할 정도로 빈부 격차도 심하다. 칠레 정부는 올해 1월에도 적자를 이유로 지하철 요금을 올렸고 몇 주 전에는 전기 요금도 인상했다. 공공요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서민들은 19일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공공기관, 버스, 상점 등에 무차별적으로 방화를 하며 분노를 표시했다. 19일 한 슈퍼마켓의 화재로 최소 3명이 숨졌다. 20일에도 시위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의류창고 화재로 5명이 사망했다.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고 체포된 사람도 1400명이 넘는다. 놀란 정부가 19일 요금 인상을 철회했지만 국민의 분노는 지속되고 있다. 중도우파 피녜라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2010∼2014년 집권 후 2018년부터 재집권하고 있는 그는 미첼 바첼레트 전 대통령의 복지 위주 정책을 비난하며 긴축, 민영화 등을 추진했다. 그가 18일 저녁 고급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진이 공개되자 시위대의 분노가 끓어올랐다. 시위대는 19일 국가 비상사태 선포, 무장 군인과 장갑차 배치 등 정부의 강경 진압 방침에도 분노하고 있다. 1973년부터 1990년까지 17년간 철권통치를 펼친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 시절 후 첫 비상사태 선포다. 정부는 20일 비상사태 선포 지역을 수도권 전역, 발파라이소, 코킴보, 비오비오, 오이긴스 등으로 확대했다.○ 원자재 딜레마에 빠진 중남미 에콰도르 정부도 3일 유류보조금 삭감, 세금·노동개혁 등을 골자로 한 긴축 정책을 발표했다 거센 반대 시위에 직면했다. 열흘간의 시위로 최소 7명이 숨지고 1300여 명이 부상당하자 13일 정책을 철회했지만 아직도 민심은 요동친다. 27일 대선이 치러지는 아르헨티나에서도 최근 수천 명의 시민이 고물가와 실업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 18, 19일 온두라스에서도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그의 친동생은 최근 미국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시위대는 “대통령 역시 이에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남미 전체가 ‘원자재 딜레마’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중남미는 2000년대 원유, 철광석, 구리 등 원자재 가격 상승기에 집권했던 좌파 정부의 선심성 복지 정책에 익숙해져 있다. 국가 부채가 급증한 와중에 세계 경기 둔화로 원자재 값이 급락하면서 복지 혜택이 줄었다. 이 와중에 긴축을 외치는 우파 정권이 속속 집권하면서 서민들과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동 상황도 비슷하다. 17일 레바논 정부가 온라인 메신저 프로그램 ‘와츠앱’에 한 달 6달러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분노한 국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이집트, 이라크, 튀니지 등에서도 경제난 및 독재 반대를 외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6월 초부터 넉 달 넘게 극심한 반중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홍콩의 상황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조유라 jyr0101@donga.com·신나리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중국에서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철수한 것을 두고 “경쟁사인 애플이 불가능하다고 한 것을 삼성은 달성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 시간) 평가했다. 삼성은 지난달 말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에 있던 마지막 자사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철수했다. FT는 삼성의 중국 스마트폰 공장 철수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생산 기지 위험 분산 전략의 하나라고 전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위협이 애플을 포함해 중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기업들에도 전가되는 가운데 나온 선택이라는 것이다. 삼성은 2008년 설립한 베트남 박닌 공장, 2013년 타이응우옌 공장 등에서 전 세계 삼성 스마트폰 생산량의 60%를 생산하고 있다. FT는 삼성의 이번 공장 철수가 중국에 새로운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스마트폰 등 고가 제품 제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던 중국의 비중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FT는 삼성의 ‘탈중국’은 저숙련 노동자와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 시장이 더 이상 경쟁 우위를 가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삼성의 경쟁자인 애플이 탈중국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제조업체 인력을 교육하는 데 너무 많은 자원을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삼성과 달리 애플은 아웃소싱을 통해 제품을 생산해 왔다. 이 과정에서 들인 저숙련 노동자에 대한 교육 비용으로 인해 중국의 임금이 상승하더라도 중국에서 철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FT는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한국의 거인’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때까지는 중국과 무역합의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16일(현지 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세르히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주 ‘미니딜’은 최종 문서화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11일 미중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을 보류하는 대신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최대 500억 달러(약 59조3500억 원) 어치를 구매하는 1단계 합의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은 이미 농산물을 구매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중국의 농산물 구매 약속이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중국이 얼마 동안, 얼마나 많은 양을 구매할지 의문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중국 측은 구매 금액은 공정한 시장 가격에 기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이 구매를 약속했다는 농산물 500억 달러 어치는 중국이 1년간 소비하는 농산물 양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로, 중국은 수입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공기업에 의존해야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전쟁에서 휴전을 선언하며 일시적으로 긴장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그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이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영국 BBC가 16일(현지 시간)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사진)가 포함됐다. BBC는 2013년부터 매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 환경, 지식, 리더십, 창의성, 스포츠, 정체성 부문에서 100인을 뽑았으며 이 교수는 리더십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BBC는 “범죄심리학자인 이 교수가 수많은 살인범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또 스토커 규제법 등 각종 관련 법안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고 선정했다. 1세대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인 이 교수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외에도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 1월 미국 최연소 하원의원이 된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30), 여성의 하이힐 착용을 반대하는 ‘구투’ 운동을 이끈 일본 배우 이시카와 유미(32) 등이 100인에 포함됐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여러 국가에서 젊은 40대 리더십이 급부상하는 것은 청년 취업난, 사회 양극화, 부정부패 등 고질적 사회 문제들을 기성 정치권의 낡은 해법으론 풀 수 없다는 인식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40대 리더가 정계에 입문하자마자 최고권력자로 선출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정치권에는 신뢰도 없고, 기대도 없다. 기득권 정치인들과 태생부터 완전히 다른 인물을 원한다. 전혀 다른 ‘솔루션(해법)’을 책임 있게 제시할 새 정치인을 원한다”는 유권자들의 바람이 투영된 현상이기도 하다. 평범한 교사가 부패 척결을 주도하며 대통령이 된다는 드라마 ‘국민의 종’의 주연 배우 출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1)이 대표적인 경우. 그는 지난해 12월 드라마 이름과 같은 정당을 창당한 지 3개월 만에 최고권력자가 됐다. 이는 동유럽과 옛 소련 국가들의 부정부패가 유달리 심한 것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보수-진보 할 것 없이 누가 집권해도 고질적인 부패 문제가 불거지다 보니 기성 정치세력 전반에 대한 반감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역시 정치 경험이 전혀 없었던 주자나 차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46)은 “정경 유착을 뿌리 뽑고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겠다”는 공약으로 지난해 4월 집권했다.○ 양극화와 부패에 지쳐 새로운 인물 원해 우크라이나 대선은 올해 3월 국가적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치러졌다. 5년 전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의 위협, 고질적 부정부패, 경제난으로 심화된 양극화 속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은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젤렌스키 후보는 무려 39명의 후보가 난립한 선거에서 가장 신선한 인물이었다. 기성 정치 및 부패와 단절된 배우 출신이라는 게 이렇게 큰 도움이 될지 자신도 몰랐을 정도다. 그는 이런 기류를 곧바로 포착했다. 그는 선거 캠프 자원봉사자들을 선발할 때도 “기성 정치권에서 활동한 경력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우크라이나는 소수 신흥 재벌의 부정부패로 신음하고 있었다. 고국에서 희망을 잃은 젊은층은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났다. 젤렌스키는 부패 이미지에 발목이 잡혔던 페트로 포로셴코 당시 대통령이나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를 물리쳤다. 그가 출연했던 TV 드라마는 교사가 뇌물을 안 받는 정직한 모습으로 생활하다가 대통령이 된다는 내용이었는데, 유권자들이 이런 드라마의 이미지를 그대로 받아들여 40대 신예 리더를 선택한 셈이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슬로베니아 마랸 샤레츠 총리(42)도 풍자 전문 코미디언 출신으로 기성 정치에 물들지 않은 인물이었다. 노경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기존 질서에 대해 사람들이 실망할 때 젊은 리더가 나온다”며 “젤렌스키의 당선은 기존 정치 셈법으로 봤을 때 코미디 같은 경우”라고 말했다.○ 기성 정치권이 못 하는 파격적 접근 “1년간 월 1000달러(약 119만 원)를 드리겠습니다. 지금 클릭하세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대만계 앤드루 양 후보(44)가 지난달 한 웹사이트에 게재한 광고다. 자신이 주창한 ‘기본소득(UBI)’ 제도를 미리 체험할 10가구를 모집하기 위해서다. 불과 3일 만에 무려 50만 명이 신청했다. 정보기술(IT) 기업가 출신 군소 후보인 그의 지지율은 6월만 해도 1%에 그쳤지만 9월 8%로 급등하면서 민주당 후보군 가운데 4위로 올라섰다. 양 후보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로 사라지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파격적으로 외쳤다. 기성세대는 과격하다고 비판하지만 과거 어떤 정치인도 제시하지 않던 신선한 접근에 젊은이들의 호응은 열광적이다. 그는 자신의 공약도 AI 채팅로봇(챗봇)과 대화하듯 유권자들에게 알려준다. 변화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큰 상황에서 40대 정치인들은 기존 60, 70대 정치인처럼 노회하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 경험과 연륜을 갖춰 안정감을 준다. 40대 지도자의 등장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석 달 후 40대가 되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39)는 ‘양성평등의 아이콘’이다. 지난해 6월 현직 총리 최초로 출산한 그는 딸을 낳기 직전까지 만삭의 몸으로 총리직을 수행했다. 출산 후에는 사실혼 관계의 남성 배우자에게 전업 육아를 맡겼다. 480만 인구의 16.5%를 차지하는 마오리족과의 통합에도 열심인 그는 종종 공개석상에서 마오리어로 연설한다. 지난해 영국 런던 버킹엄궁을 방문했을 때도 마오리어로 건배를 제의했다. 딸 니브의 중간 이름으로는 마오리어로 ‘사랑’을 뜻하는 ‘테아로하(TeAroha)’를 붙였다. 그는 올해 3월 51명의 사망자를 낸 이슬람 사원 테러 때 타 종교와 이민자에 대한 관용을 호소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정용덕 서울대 명예교수는 40대 리더들의 등장은 한국 사회에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 교수는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혁신 등 현재 한국 사회의 화두는 기존 주류가 지닌 가치 및 역량과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필요로 한다. 이런 개념으로 무장한 신(新)40대 리더들이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이윤태·조유라 기자}
40대 리더들이 자국 내 혁신을 주도하면서 국제정치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43)가 이웃 나라 에리트레아와의 분쟁을 종식시킨 공로로 11일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분쟁과 질시가 심하던 아프리카 대륙에서 보여준 갈등 조정 능력은 예전 지도자들에게선 찾기 힘든 모습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2)은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를 이끌고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후 공무원·연금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전통을 앞세우는 유럽에서 기존 질서를 바꾼 역량은 거의 1년간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노력에서 출발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48)는 난민과 원주민 출신도 각료로 내세우는 등 개방성을 상징하는 40대 리더십의 대표 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아비 총리는 아프리카 최초로 남녀 동수 내각을 출범시켰다. 또 100만 명에 이르는 난민을 포용하는 정책을 펼쳤고 정치범들을 대거 석방하는 ‘관용’의 정치로 국내 화합을 이끌어내고 지지 기반을 다졌다. 곧바로 에리트레아와 협상에 나서 성공적으로 밀어붙였고 노벨상 수상으로 세계적 지도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 내부 안정이 강력한 협상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양극화에 따른 사회 불만이 응축되며 변화를 바라는 시대적 요구가 거세질 때 ‘40대 리더십’이 등장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노경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15일 “기존 질서에 대한 젊은층의 실망과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등 기존과 다른 이슈에 대한 민감성으로 40대 리더들이 등장한다”고 분석했다. 40대 리더는 청년층에는 없는 경험, 노년층에는 부족한 변화를 이끄는 의지로 국민과 소통하고, 이를 새로운 정치 혁신으로 관철시킨다. 40대 리더가 급부상하는 현상은 반복돼 왔다. 미국에서도 사회 변화에 대한 요구가 커질 때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등 40대 대통령이 등장했다. 일본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으로 젊음과 호쾌한 소통력을 겸비해 전국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38)이 차세대 40대 총리 후보군으로 각광받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조유라 기자}
미국에 배신당한 쿠르드족이 터키군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거의 원수’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손을 잡았다.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러시아와도 협상을 체결했다. 알자지라 등은 시리아 정부군이 14일 오전 유프라테스강 동부의 거점 도시인 텔타메르, 아인이사, 락까 등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정부군이 이 지역에 진입한 것이 5년 만이라고 전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후 지속됐던 ‘정부군과 러시아 연합’ 대 ‘반군, 쿠르드족, 미국 연합’의 대결 구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쿠르드자치정부는 13일 시리아 정부군 및 러시아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도 성명을 내고 “터키의 공격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쿠르드족은 2014년 1월 자치정부 수립을 선포하고 중앙정부와 맞서 왔다. 하지만 미국의 시리아 철군 및 터키군의 공습으로 위기에 몰리자 정부군과 손을 잡았다.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주축으로 한 쿠르드군은 그간 터키의 대규모 공습 및 포격에 쩔쩔맸다. 이에 맞설 전투기와 중화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군은 물론이고 아사드 정권을 배후에서 적극 지지하는 러시아군의 무기 지원을 받으면 이 열세를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쿠르드족이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의 마즐룸 코바니 압디 총사령관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러시아, 아사드 정부와 함께 가면 고통스러운 타협을 해야 한다. 그러나 타협과 (터키군에 의한) 인종청소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기꺼이 사람들을 살리는 타협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군은 7일부터 이날까지 시리아 북부 마을 42곳을 점령하고 쿠르드 민병대원 440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쿠르드족이 관리하던 이슬람국가(IS) 포로수용소에서는 포로 785명이 탈출했다. 터키군의 공격으로 감시가 느슨해지자마자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런 사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그는 14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개입을 유도하기 위해 쿠르드족이 IS 포로를 풀어줄지도 모른다. 우리가 중동의 혼란에 빠져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우리가 그곳에 머무르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3일 CBS 인터뷰에서 “미군은 서로 대치하고 있는 2개 군대 사이에 갇혀 있다”며 “지난밤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에서의 철군을 지시했다. 1000여 명의 병력이 최대한 신속하고 안전하게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터키 국경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전투에 개입하지 않은 건 매우 영리한 일”이란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허풍과 안이한 태도가 터키의 시리아 공격을 촉발시켰다는 비판도 거세다.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그의 취임 첫해인 2017년부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시리아 개입을 시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저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같은 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도 좋다. 그 대신 도움을 구하진 말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조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