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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부산 청소년 가운데 절반 이상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부산시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9개 특성화고 학생 1519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 및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47.8%가 아르바이트를 해봤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2.3%는 부당대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금과 관련한 부당대우를 가장 많이 받았다. 정해진 임금보다 적게 받은 사례가 39.7%로 가장 많았고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사례가 20.5%로 뒤를 이었다. 고용주나 상사로부터 욕설을 들은 청소년도 16.7%에 달했다. 특히 아르바이트 청소년의 56.9%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협의회 측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부당한 대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이들 가운데 57.8%가 부모님(후견인) 동의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근로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위반업소 처벌 강화(45.2%)가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청소년 대상 근로권익 교육 확대(24.6%)와 청소년 고용업종 업주대상 교육 강화(21.1%) 순이었다. 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 근로권익 보호를 위한 관계기관 간담회를 하고 캠페인과 홍보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가 상반기 마을버스 안전관리를 점검한 결과 119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시와 관할 구군, 교통안전공단 부산경남본부, 마을버스조합이 참여한 이번 점검은 5월 16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61개 업체 마을버스 571대 가운데 32개 업체 285대를 대상으로 했다. 버스 1대당 적발건수는 0.4건으로 5대 중 2대가 안전관리를 위반한 셈이다. 등화장치 부적합(11건)과 타이어 마모(3건), 안전벨트 불량(1건), 등록번호판 훼손(3건), 앞 유리창 손상(1건), 도색상태 퇴색(9건), 시트커버 불량(14건), 비상망치 미비(1건), 에어컨 환기구 불량(76건) 등이 적발됐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롯데와 부산의 정화조 청소업체가 대금 결제 방식을 놓고 1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해당 청소업체는 “개인정보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항변하지만 롯데는 자사 결제 시스템을 따르지 않으면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부산 연제구에서 정화조 청소를 하는 A사는 지난해 7월 20∼22일 롯데케미칼㈜이 소유한 K빌딩을 청소했다. 연제구에는 정화조 청소회사가 3곳이다. 건물주는 이 3개사 중 한 곳을 선택해 정화조 청소를 의뢰한다. 12일 A사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05년부터 해당 건물을 청소했다. 그동안 청소 대금은 계좌 이체로 꼬박꼬박 지급됐다. 청소 후 통상 2주, 길어도 한 달이면 결제가 이뤄졌다. 그러나 롯데는 지난해 “거래 업체와의 대금 결제 방식이 펌뱅킹으로 바뀌었다”며 여섯 가지 ‘구매·판매 카드가맹점 발급 서류’를 제출해 달라고 A사에 요청했다. 펌뱅킹은 컴퓨터나 전용 단말기로 금융 정보를 이용하는 법인용 금융 시스템으로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대금 결제 방식이다. 문제는 롯데가 요구하는 서류에 구매가맹점 가입 신청서, 인감증명서, 사업자등록증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관한 필수 동의서’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동의서에는 신용 조회, 신용 질서 문란행위 조사, 계약의 체결·유지·이행·관리·개선이 정보 수집 이유로 돼있다. 수집할 정보에는 대출, 보증, 담보 제공 같은 각종 금융 정보가 포함돼 있다. A사는 제공한 용역의 대가를 받기 위해 법인의 각종 중요 정보가 고스란히 드러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할 의무는 없다는 주장이다. A사 관계자는 “사전에 협의나 합의하지도 않았는데 롯데의 결제 시스템이 바뀌었다고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건 대기업의 갑질과 다르지 않다”며 “법인의 정보를 누군가에게 제공할지는 우리가 판단한다. 해킹 위험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롯데는 동의서를 비롯한 펌뱅킹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대금 약 600만 원을 줄 수 없다며 1년째 지급을 미루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를 받는 건 금융기관을 통한 거래 때문에 필요할 뿐 다른 목적은 없다”며 “다른 거래 업체는 이 시스템을 따르는데 A사에만 특혜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A사는 5월 신세계 이마트의 정화조를 청소한 뒤 비슷한 요구를 받았지만 이 같은 이유로 거부하자 이마트는 원래 방식으로 대금을 지급했다. 권구철 변호사는 “사전에 대금 지급 방식에 대한 협의가 없었다면 롯데가 청소가 끝난 뒤 새로운 지급 방식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 개인(법인)정보는 법률로 보호받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7월 둘째 주 수요일(올해는 12일)을 ‘정보보호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비정상적인 성행위 등 음란한 내용의 글을 동영상으로 만든 이른바 ‘썰동’으로 부당 이득을 챙긴 20대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2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모(27) 김모(22)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유튜브에 채널 10개를 만들어 썰동 1000여 편을 올리고 광고수익 36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누리꾼이 음란 동영상을 볼 때 자연스럽게 광고를 시청하기 때문에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동영상 조회수 등에 따라 유튜브 측으로부터 광고 수익의 일부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근친상간, 미성년자 성관계, 성폭행 등 비정상적이거나 불법적인 내용이 담긴 텍스트를 가지고 썰동을 제작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이 씨는 예비 신부의 동생인 김 씨와 함께 이 같은 텍스트 기반의 음란물을 만들었다. 이 씨가 만든 썰동 채널 중 하나는 올해 1월 31일부터 5월 30일까지 약 1700만 건 조회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가운데 7.8%는 만 17세 이하의 청소년이 본 것으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씨 등이 10개 채널을 운영했기 때문에 전체 조회 추정치는 1억 건이 넘고 청소년 조회만 1000만 건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경찰에 “다른 음란물과 달리 텍스트만 등장하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국내외 포털에서 썰동 검색을 차단해달라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에 요청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인제대(총장 차인준)가 세계의 공학교육 혁신을 추구하는 국제협력회의체 CDIO인증협회에 국내 대학 처음으로 가입했다. CDIO는 1997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개발한 교육프로그램이다. 구상(Conceive) 설계(Design) 구현(Implement) 운영(Operate)의 4가지 단계에 따른 대학생의 현장실무능력 배양을 목표로 한다. MIT, 스탠퍼드대를 비롯해 세계 140여 개 대학이 가입돼 있다. 매년 정기회의를 열어 CDIO를 적용한 교과 운영 사례를 공유한다. 인제대는 지난달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제13회 CDIO국제회의에서 가입을 승인받았다. 공학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교류를 회원 대학들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인제대 관계자는 10일 “실무 능력과 현장 감각, 협업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디자인엔지니어링학과, 실내건축학과의 교과 과정에 CDIO를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지법 서부지원이 31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 신청사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서부지원은 3월 개원했지만 신청사 공사가 지연돼 연제구 부산지법에서 더부살이를 해왔다. 서부지원 신청사는 대지 1만182m², 연면적 2만6494m²의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로 지난달 23일 준공했다. 강서구, 북구, 사상구, 사하구, 서구 지역 재판을 관할한다. 부산시 전체 인구의 31.4%, 면적의 40.5%가 해당된다. 5개 지역 경찰서 즉결심판을 맡는다. 서구를 뺀 4개 구의 등기 업무도 맡는다. 이에 따라 강서등기소와 사하등기소는 폐쇄되고 서부지원에 등기과가 신설된다. 북구와 사상구를 관할하는 북부산등기소는 그대로 유지된다. 서구는 영도구, 중구와 함께 부산지법 산하인 중부산등기소에서 관할한다. 한편 현재 공정 90%인 부산지검 서부지청 신청사는 다음 달 말 완공될 예정이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구청의 의료급여관리사가 고독사 위기에 처한 홀몸노인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평소 의료급여수급권자(의료보호대상자)에 대한 관심과 직업의식이 생명을 구했다. 9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주민복지과 소속 의료급여관리사인 김수임 씨(50·여)는 지난달 29일 오후 5시경 해운대구 중동의 주택가를 찾았다. 자신이 담당하는 의료급여수급권자와의 상담을 끝낸 김 씨에게 또 다른 대상자인 하모 씨(69)의 얼굴이 떠오른 것. 하 씨는 천식과 폐질환으로 10여 년 전부터 병원 신세를 지고 있었다. 결혼을 하지 않아 자녀가 없고 연락이 닿는 혈육도 없다는 사실이 머리를 스쳤다. 최근 의료이용 내역을 파악하면서 5월 중순 퇴원한 뒤 다시 입원하지 않은 하 씨의 근황이 궁금했다. 쪽방 문을 열자 참담한 광경이 펼쳐졌다. 병원에 있어야 할 하 씨가 쪼그려 앉아 시퍼런 입술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온갖 잡동사니로 꽉 찬 방에 먹을 것이라곤 없었다. 김 씨는 하 씨에게 물을 주며 응급조치를 한 뒤 안정을 되찾자 병원에 입원하라고 권했다. 고개를 끄덕이던 하 씨를 뒤로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린 김 씨는 내내 불안했다. 다음 날 오전 해당 주민센터 사회복지담당자에게 하 씨의 처지를 알렸다. 기력이 약해진 데다 인지능력마저 떨어져 스스로 병원을 찾지 못했던 하 씨는 이 사회복지담당자의 도움으로 곧바로 기장의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하 씨는 병원에서 천식 치료를 받고 영양식을 먹으면서 기력을 많이 회복했다. 김 씨는 9일 “당연히 병원에 있는 줄 알았던 하 씨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방 안에 누워 있는 걸 보고 기본적인 조치를 했을 뿐”이라며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에는 홀몸노인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해운대구에서 의료급여관리사로 10년째 일하고 있다. 김 씨를 비롯한 3명의 의료급여관리사가 담당하는 의료급여수급권자는 1만4000명에 이른다. 부산 전체에서는 의료급여관리사(무기계약직 또는 기간제) 45명이 14만여 명을 관리한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천연 신(新)물질 연구를 통해 인류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동아대 유전공학과 이재헌 교수(59)는 20여 년간 식물이 가진 고유한 물질을 추출해 임상 연구를 벌이고 있는 유전학 분야 권위자다. 그는 지난해 말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생명공학 분야 최우수 교수로 선정돼 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금까지 발표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만 196편에 이른다. 이 교수는 새로운 연구 방법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9일 “지금까지는 물이나 알코올 같은 용매를 사용해 식물 및 동물에서 기능성 물질을 추출해 왔는데, 이러한 방법은 생리 활성 물질의 변성을 초래하고 중금속과 농약 등 유해물질이 포함될 가능성이 컸다”고 말했다. 특히 인체 흡수율이 크게 떨어져 효능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오랜 연구 끝에 몇 년 전 용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진공 상태’에서 천연 신물질을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제 식물 등이 가진 고유의 생리 활성 유효 성분을 고스란히 추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비꽃과 백년초 알로에 대나무 산삼 등 20여 종의 약초에서 천연 신물질을 추출해 다양한 임상을 하고 있다. 한의원 다수의 임상을 통해 항암, 항당뇨, 항고혈압, 항노화, 각종 난치성 질환 환자 치료에서 뛰어난 효능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바이오업체, 한의원 등과 산학연구를 통해 천연 항암, 항당뇨, 항고혈압 치료제, 천연 항생제, 천연 기능성 화장품 등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20여 종의 건강 맞춤 식품과 한의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십 종의 약침액 등도 개발했다. 이 교수는 관련 연구로 10건의 국내 특허와 1건의 국제 특허를 등록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4건의 제품 등록도 받았다. 한국연구재단 우수 평가자 표창, 부산시 인재양성사업 최우수 표창도 받았다. 이 교수는 “연구 소식을 접한 몽골 정부의 초청으로 14일부터 울란바토르에서 건강증진센터 설립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최근 벤처기업도 설립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과 항생제 공동 개발을 위해 협의 중이며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 네브래스카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네브래스카 생명공학센터 연구원, 재미 과학기술자협회 지부장, 일본 오사카대 객원교수, 미국 네브래스카주립대 연구교수를 거쳐 1998년 동아대 교수로 부임했다. 동아대 산학협력단장, 기술이전센터소장, 천연물 신약개발 연구소장, 두뇌한국(BK)21 실버바이오 인력양성 사업단장 등을 역임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대는 5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2017년도 신규 산업수학센터(IMC)’ 운영 대학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IMC는 수학으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며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부산대는 올해 7억5000만 원을 시작으로 5년간 최대 47억5000만 원을 지원 받는다. 이 사업은 기존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ERC)에 산업수학 분야가 추가되면서 올해 신설됐다. 전국 7개 센터가 경합을 벌여 부산대와 서울대가 뽑혔다. 부산대 IMC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수산, 제조 3개 분야의 산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하고 학부, 대학원에 정규 과정을 도입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수학과(김현민 김준교 윤지훈 이동희 정일효 표준철 히라사카 교수), 경영학과(이장우 교수), 조선해양공학과(장택수 교수), 통계학과(선호근 교수), 부경대 통계학과(윤민 교수)가 참여한다. IMC의 금융팀은 금융파생상품 가치평가 및 리스크 분석, 수산팀은 수산자원 평가·관리 수리모형 개발, 제조팀은 제조공정 최적 수리모형 개발을 각각 연구한다. 김현민 산업수학센터장은 “수학을 기반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융합한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금융, 수산, 제조 분야의 난제들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최근 부산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 숨진 뒤 짧게는 보름에서 길게는 4개월 만에 발견되는 일이 잇따랐다. 3일 연제구의 빌라에서 5년 전부터 혼자 살아온 집주인 정모 씨(71)가 사망한 지 15일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지난달에는 동구, 사상구에서 각각 40, 50, 60대 1인 가구 생활자가 세상을 떠나고 보름, 석 달, 넉 달 만에 알려졌다.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고독사(孤獨死)가 부산의 사회문제로 부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에서는 2015년 88명, 지난해 91명이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부산시는 아직까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최근 혼자 사는 약 50만 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4일 시에 따르면 5월 기준 1인 가구는 모두 50만328가구다. 전체 인구 353만7513명의 14.1%에 달한다. 이들 중 6만4989명은 기초생활수급자여서 정기 방문하는 사회복지사가 동향을 파악한다. 그러나 나머지 43만5000명은 생활환경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의 홀몸노인은 기초생활수급자 3만1979명을 포함해 13만4217명이고, 가족과 친지가 없는 무연고 노인도 7723명이나 된다. 시는 우선 ‘다복동(다 함께 행복한 동네)’ 사업과 연계해 생활여건이 어려운 1인 가구를 발굴하기로 했다. 동장과 맞춤형복지팀장, 사회복지공무원을 총동원해 앞으로 4개월간 1인 가구를 방문하고 정기적으로 상담한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1인 가구의 방문(房門)을 두드려 응답이 없으면 되돌아왔지만 앞으로는 몇 차례 찾아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으면 경찰과 소방 당국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형편이 어려운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안부 확인 사업’도 추진한다. 공무원이 매주 1회 1인 가구를 찾고 주 2회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 서구 남부민동이 시범 시행해 효과를 거둔 희망나래단사업을 확대해 추진한다는 것이다. 통장과 전기·수도 검침원과 집배원, 요구르트 배달원이 집집마다 다니며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1인 가구를 발굴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지원책 없이 민간 영역의 도움을 받는 데 한계가 있고, 혼자 수십∼수백 명을 담당하는 사회복지공무원의 현실을 감안할 때 빈틈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 같은 취약점을 보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는 쪽방촌 80가구에 고주파 스마트센서를 달아 움직임을 감지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도 노인 가정에 활동 감지 센서를 설치해 일정 시간 움직임이 없으면 자녀의 휴대전화로 연락이 가도록 했다. 학계에선 홀몸노인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한 ‘실내 식물 플랜트’나 ‘로봇 애완견’ 도입도 논의하고 있다. 부산은 뒤처진 상태다. 부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는 최근 고독사에 노출되기 쉬운 홀몸노인을 지원하는 ‘부산시 독거노인 지원 조례’를 발의했다. 그러나 선언적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첨단 기술의 적극적 도입과 함께 홀몸노인 공동생활제, 홀몸노인 친구 만들기 같은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부산복지개발원이 지난해 노인 1500명, 홀몸노인 3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홀몸노인의 61.3%는 1년간 정기적인 모임이 한 차례도 없었다. 부산복지개발원 이재정 박사는 “1인 가구 전수조사보다는 당장 지원해야 할 위기가구를 찾는 게 시급하다”며 “실직을 이유로 고독사 위험군에 속하는 중장년층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5월 16일 오전 4시 20분경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슈퍼마켓. 동남아계 여성 5명과 한국 남성이 들어왔다. 한두 달 전부터 가끔 새벽에 찾아오던 이들은 음료수와 생수, 양말 등 생필품을 골랐다. 한국인 남성이 전화를 받느라 가게 밖으로 나가자 이들 중 A 씨가 계산대로 다가왔다. 자신이 고른 물건들을 올려놓으며 가게 밖을 흘끔흘끔 쳐다보던 A 씨는 재빨리 지폐 사이에 쪽지를 끼워 종업원 B 씨에게 건넸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쪽지에는 ‘나는 태국에 있었다’, ‘나는 건물의 4층에 잡혔다’, “그 알려주세요 나는 도움을 요청” 같은 서툰 우리글이 적혀 있었다. 도움을 요청하는 영어와 태국어 문장도 있었다. 이를 본 B 씨가 쪽지 빈칸에 ‘112 call helping you’(112에 신고하면 도와줄 것이라는 뜻)라고 썼지만 A 씨는 고개를 저었다. 남성이 다시 들어와 이들이 가게를 나가자 B 씨는 쪽지에 급히 휴대전화 번호를 적었다. 남성이 신용카드 포인트 적립을 위해 불러준 번호를 외워둔 것이었다. B 씨는 오전 8시 반경 퇴근하면서 부산진경찰서 민원실에 쪽지를 전달하고 슈퍼마켓에서 있었던 일을 신고했다. 외국인이 관련돼 있어 사건은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맡았다. 국제범죄수사대가 쪽지에 적힌 번호를 확인해 보니 과거 유사 성매매업소인 키스방을 운영한 전력이 있는 이모 씨(38)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슈퍼마켓 주변의 4층 이상 되는 건물을 중심으로 탐문을 시작했다. 하지만 명확한 단서가 없어 진전은 별로 없었다. 이틀 뒤인 18일 이와 관련된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나 불법 체류자를 돕는 경기 오산시의 외국인지원센터였다. A 씨가 이 센터의 페이스북에 ‘부산에서 안마하면서 성매매를 한다’며 도와 달라고 글을 올린 것이다. 경찰은 이 글에 나타난 ‘철학관’이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경찰도 슈퍼마켓 주변에서 폐업 신고된 철학관이 있는 건물을 주시하던 참이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9시경 철학관을 급습해 성매매 업주 이 씨와 브로커 김모 씨(40) 등 3명을 붙잡았다. A 씨 등 태국인 여성 5명도 그곳에 있었다. A 씨는 경찰에서 “마사지 업소에 취업하는 줄 알고 왔는데 성매매를 강요당했다”며 “손님들에게 틈틈이 배운 한국어로 쪽지를 썼다”고 진술했다. 나머지 여성들은 성매매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강제 추방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3월부터 철학관을 개조해 태국 여성들을 가둬 놓고 1인당 9만∼16만 원에 성매매를 알선하고 수천만 원을 챙겼다. 브로커 김 씨는 관광비자로 입국시킨 태국인 여성들을 이 씨에게 소개하고 1인당 300만∼500만 원의 수수료를 받은 혐의다. 조사 결과 이 씨는 인터넷 광고를 보고 온 남성의 신분증이나 월급명세서 등으로 신원을 확인한 뒤 업소에 들였고 입구는 철문에 잠금장치를 해놓고 폐쇄회로(CC)TV까지 달았다. 태국 여성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여권도 빼앗았다. 경찰은 성매매가 확인된 남성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 씨의 휴대전화 연락처에 담긴 성매매 의심 남성 300여 명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기지를 발휘해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준 B 씨에게 감사장과 신고포상금을 줄 계획이다. 그러나 법원이 “증거가 확보됐고 피의자가 자백했다”는 이유로 이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상태여서 B 씨는 경찰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관광객 3000여 명을 태운 대만 크루즈가 8일 부산항에 처음으로 입항한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움츠린 국내 관광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3일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대만 지룽(基隆)항을 출발해 일본 나가사키(長崎), 부산을 거쳐 다시 지룽항으로 돌아가는 5박 6일 코스의 크루즈 항로가 개설됐다. 대만 크루즈 여행사가 코스타 포튜나호(10만 t급·정원 3470명)와 사파이어 프린세스호(11만 t급·정원 3168명)를 단기 임차해 운항을 시작하는 것이다. 코스타 포튜나는 8, 13일, 사파이어 프린세스는 다음 달 8, 19일 각각 부산항에 기항한다. 이번 유치는 정부가 해외 크루즈 시장 다변화를 위해 노력한 첫 결실이다. 해양수산부는 5월 부산시, 부산항만공사와 함께 대만 타이베이(臺北)를 방문해 대만 관광국과 크루즈협회, 선사 및 여행사를 대상으로 관광객 유치 홍보에 나섰다. 대만은 연간 25만 명 정도가 크루즈 관광을 즐기고 있다. 자체 크루즈 선박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자국 내 여행사들이 해외 선사와 계약을 맺고 지룽항과 가오슝(高雄)항을 모항으로 일본, 홍콩, 필리핀을 거치는 크루즈 항로를 연간 200여 차례 운항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올해 부산을 찾을 크루즈선은 당초 예상한 224척의 절반 수준, 관광객은 57만 명에서 22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부산시는 조만간 부산관광공사 산하에 부산크루즈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센터는 부산관광공사는 물론이고 부산항만공사, 부산관광협회의 예산과 인력을 통합 운영해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한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아버지 사랑합니다.” 부산지방경찰청이 몰래카메라 형식을 빌려 제작한, 아버지에 대한 영상이 보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다. 2일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이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 62만을 넘겼고 1만5000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아버지’라는 제목의 영상은 어린 자녀를 둔 젊은 경찰관 5명을 각각 방으로 불러 설문조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평소 아이와의 대화 시간, 최근 아이와 여행한 곳 등의 질문마다 답을 적어 내려가던 경찰관들은 자신의 아버지와의 대화 시간, 여행 경험 등을 묻는 질문에는 쉽게 답을 하지 못한다. 그 순간 “OOO 아빠 OOO입니다”라는 음성과 함께 이들 경찰관의 아버지가 보내는 영상편지가 방안 TV 화면에 등장한다. 아버지들은 “뒷바라지를 잘 못해준 게 마음에 걸린다.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등 평소 아들에게는 하지 못했던 얘기를 전한다. 아버지를 지켜보던 경찰관 아들들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한다. ‘아버지, 사랑으로 시작해 그리움으로 끝나는 그 이름’이라는 문구에 이어 아들들이 영상 속 아버지를 향해 두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드는 것으로 4분 58초짜리 영상은 끝난다. 부산항만공사는 이 영상에 ‘좋아요’를 한 번 클릭하면 200원, 최대 200만 원을 홀몸노인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는데 5시간 만에 200만 원을 채웠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노인들은 약간 구부정한 자세로 비석을 어루만지며 잠시 눈을 감았다. 60년이 지났지만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했다.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한 장의 흑백사진이 새겨진 이 비석은 ‘원양어업 진출 기념비’다. 사진의 시공간은 1957년 6월 29일 부산항 1부두. 우리나라 최초 원양어선 지남호(指南號)의 출항식 장면이다. “참 젊었지. 해외에 나가 고기를 잡아본 적도 없었지만 전혀 두렵지 않았어. 오히려 뭔가를 도전한다는 생각에 설렜지.” 29일 오후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열린 ‘원양어업 진출 60주년 기념식’에 지팡이를 짚고 온 이제호 씨(89)는 바다 쪽을 바라보며 첫 출항을 이렇게 회상하기 시작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지남호를 타고 첫 원양어업을 떠난 선원 중 3명이 초청됐다. 이제호 씨와 당시 냉동창고를 책임졌던 이정현 씨(85), 그리고 통역관으로 승선한 안승우 씨(85)다. 수산대(현 부경대) 어로과를 졸업한 이제호 씨는 해무청(현 해양수산부) 수산국 소속 공무원이었다. 그는 원양어업을 해본 경험이 전무한 선원들에게 망망대해에서 그물을 던져 생선을 잡고 보관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어업지도관 자격으로 지남호에 올랐다. “처음엔 대만, 싱가포르 앞바다에서 그물을 쳤지만 생선이 올라오지 않아 실망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인도양으로 나아갔지. 8월 15일 새벽 첫 생선이 올라올 때 모두가 환호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원양어업 첫 수확을 광복절에 한 것이었다. 처음 잡아 올린 생선은 참치였다. 이제호 씨는 참치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도 기억했다. 지남호가 부산항에 돌아오자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잡은 생선을 빨리 보고 싶다고 했다. 해무청 수산국은 부랴부랴 회의를 열었다. “당시 일본인들은 튜나, 마구로라고 불렀지만 우리말 이름은 없어 고심이 컸어요. 그때 누군가 ‘참으로 좋은 고기’라는 뜻으로 ‘참치’라고 하자고 한 거요. 그렇게 결정했지요.” 이 씨는 이날 기념식에서 ‘원양어업 유공표창’을 받았다. 이정현 씨도 기억을 더듬었다. “정말 ‘이렇게 큰 생선이 잡히는구나’ 하고 많이 놀랐지요. 첫 항해였는데도 다행히 바다 날씨가 나쁘지 않았어요. 풍랑 같은 위험한 순간은 없었어요.” 그는 수산대 제조과를 졸업하고 일자리를 구하다 원양 항해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역시 수산대 어로과를 졸업한 안승우 씨는 배의 운영 원리를 아는 데다 독학으로 익힌 영어 실력이 뛰어나 선발됐다고 한다. 특히 지남호에서 참치를 잡아본 경험이 있는 단 한 명이었던 모건 씨의 통역을 전담했다. 미국인 모건 씨는 당시 주한 경제조정관실 수산고문관이었는데 그전에 오랫동안 참치어선 선장이기도 했다. 안 씨는 “그때는 전쟁 후여서 어떻게든 먹고사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모든 게 처음이었지만 겁나지는 않았다.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배에 올랐다”라고 했다. 모두 27명의 지남호 선원 중 또 다른 생존자인 선장 윤정구 씨는 올해 90세가 됐다. 윤 씨는 이날 행사에 꼭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최근 병세가 악화돼 함께하지 못했다. 윤 씨는 원양어업 개척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지남호는 미국 시애틀에서 건조된 230t급 ‘SS워싱턴호’를 1949년 들여온 것이다. 해무청과 제동산업이 미국 대외원조처 지원을 받아 참치 조업 시험 사업을 기획하며 탄생했다. 당시 이 대통령이 ‘남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부(富)를 건져오라’는 뜻으로 이름 붙였다. 지남호는 인도양에서 10t가량의 참치 등을 잡아 출항 108일 만에 부산항으로 돌아왔다. 실제 조업 기간은 15일 정도였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한국 원양어업 60주년 기념행사가 부산에서 열린다. 우리나라 원양어업은 1957년 6월 29일 230t급 지남호(指南號)가 선원 27명을 태우고 부산항 1부두를 출항한 게 효시다. 지남호는 인도양에서 10t 정도의 참치를 잡았다. 시험 조업에 성공한 지남호는 출항 108일 만에 부산항으로 돌아왔다. 실제 조업기간은 15일 정도였다. 한국원양산업협회는 29일 오전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옆 아미르공원에서 원양어업 진출 60주년 기념식과 함께 기념조형물 제막식을 한다. 기념조형물은 ‘원양어업 스토리펀딩’을 통한 모금과 해양수산부, 부산시, 수산업계에서 낸 성금 5000여만 원을 들여 제작했다. 길이 3.5m, 높이 3m, 폭 76cm의 주조형물과 길이 1.4m, 높이 95cm의 기념비로 이뤄졌다. 지남호와 참치 형상을 바탕으로 원양어업에 뛰어든 한국인의 진취적 기상을 표현했다. 기념비에는 지남호 출항 당일 출어식(出漁式) 사진과 국내 경제발전에 기여한 원양어업의 역사적 의미를 새겼다. 파독 광부 및 간호사에 버금가는 뜻이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지남호 승선자인 윤정구 씨(90·선장) 이제호 씨(89·어업지도관) 이정현 씨(85·냉동사) 안승우 씨(85·통역관)도 참석한다. 해양박물관 1층 다목적홀에서는 원양어업 진출 60주년 기념 ‘먼 바다, 만선의 꿈’ 전시회가 열린다. 9월 17일까지 이어지는 전시회에는 지남호의 20분의 1 축소모형과 당시 선원수첩을 비롯해 각종 자료와 사진이 소개된다. 이날 오후에는 해운대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립수산과학원 주관 국제심포지엄이 열린다. 한국 원양어업 현황과 전망, 다랑어와 오징어 북양어업 현황, 일본 다랑어 어업 역사, 다랑어 어획 전략이 다뤄진다. 한국원양산업협회 장경남 회장은 “지남호 시험 조업 성공을 발판으로 원양어업은 가파르게 성장해 1960∼7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했다”며 “원양어업 진출 60주년을 맞아 우리 원양어업의 재평가는 물론이고 위기에 처한 원양산업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원양어업은 1980년부터 생산량이 증가해 1992년에는 최대 100만 t에 이르면서 국내 대중성 어종의 생산, 공급과 일자리 창출, 외화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유엔 해양법이 발효되고 주요 연안국을 중심으로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선포되면서 서서히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원양어업 생산량은 45만 t으로 급감했고 전체 어로·어업 생산량에서 원양어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2년 32%에서 14%까지 감소했다. 여기에다 어선 노후화와 선원 고령화, 해외어장 축소로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조업 중인 원양어선 255척 가운데 220척이 건조한 지 25년이 지난 배들이어서 현대화사업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1989년 계획조선사업이 전면 중단된 이후 새로운 원양어선을 건조하지 않고 있다. 2015년 약 234억 원으로 편성된 원양어선 현대화사업 예산은 집행 실적이 저조해 올해 27억 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원양어업계 관계자는 “업체 대부분이 경영 악화로 어선 개·보수나 신조(新造)할 여력이 부족한 형편이다 보니 정부 지원금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그날 엄마는 반항하지 않았습니다.” 1일 부산 북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박모 씨(48)가 “내가 죽일 놈”이라며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마, 엄마 미안해…”라는 말을 반복했다. 박 씨의 ‘그날’은 8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2009년 6월 18일 낮 12시경 그는 어머니 이모 씨(당시 66세)를 승합차에 태우고 경남 창원시의 한 야산 근처로 향했다. 목적지에 차량을 멈춘 후 그는 어머니의 목을 손으로 졸랐다. 그리고 시신을 창원의 한 야산에 유기했다. 어머니 이 씨는 다리가 아파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박 씨는 이날 오전 다른 병원으로 옮기겠다며 퇴원시킨 뒤 범행을 저질렀다. 이유는 돈이었다. 박 씨는 18년 전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추락해 허리를 다쳤다. 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매달 산업재해보상보험금 150만 원을 받아 살았다. 2006년에는 회사 합의금 50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장애를 핑계로 아무 일도 하지 않다 보니 늘 생활이 쪼들렸다. 수년 전 남편을 잃은 이 씨는 자활근로를 하며 두 아들을 어렵게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아들의 장애를 자기 탓으로 생각했다. 아들이 짊어진 병원비 부담이 너무 커 보였다. 이 씨는 아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1700만 원가량이 든 통장을 꺼내 보였다. 입원 중에는 “내가 죽어야지, 자식에게 부담만 주고…”라는 말을 자주 했다. 어머니의 걱정과 달리 아들은 돈 욕심이 앞섰다. 급기야 자기 손으로 어머니를 살해했다. 범행을 저지르는 아들 앞에서 어머니는 두 손을 모은 채 전혀 반항하지 않았다. 2010년 창원시 야산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 시체의 유전자(DNA)는 이 씨와 일치했다. 박 씨는 어머니가 보여준 예금뿐 아니라 전세보증금 700만 원도 가로챘다. 그리고 2010년 3월부터 올 1월까지 어머니가 생존한 것처럼 꾸며 83회에 걸쳐 1100만 원가량의 기초연금을 타냈다. 경찰은 2011년 8월 자취를 감춘 장기 가출 여성 A 씨(당시 44세)를 최근 재수사하던 중 당시 동거남인 박 씨에게 주목했다. 박 씨가 어머니 명의로 기초연금을 부정하게 수령한 걸 확인하고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의 추궁 앞에서 박 씨는 “더 이상 못 참겠습니다”라며 자백했다. 그는 경찰에서 “(범행 후) 어머니가 4번 정도 꿈에 나타났는데 너무 아픈 모습이었다”고 뒤늦게 후회하며 “빨리 사형시켜 달라”고 말했다. 박 씨는 동거녀 A 씨에 대해서 처음엔 “모르겠다”고 잡아뗐지만 결국 자신이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범행 후 가명을 쓰며 노숙인 생활을 했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26일 박 씨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경찰은 A 씨 시신을 찾고 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에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상반기(1∼6월) 식중독으로 신고돼 검사한 환자 540명 가운데 69명에게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33명의 식중독 환자 가운데 16명에게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식중독 환자 중 노로바이러스 발생 비율은 비슷하지만 절대 환자 수는 4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주요 발생지는 음식점과 학교였다.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식중독은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주로 발생한다.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 또는 물을 섭취하거나 환자와 접촉했을 때 옮을 수 있는 감염병이다. 전파 경로는 환자의 분변이나 구강을 통한 감염이 많고 잠복기는 10∼50시간(평균잠복기 12∼48시간)이다. 감염되면 설사와 구토 증상을 일으킨다. 연구원 측은 “식품을 조리하기 전에 비누 같은 손 세정제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고 음식은 충분히 익히고 물도 끓여 마셔야 한다”며 “채소 과일은 깨끗한 물에 씻어 껍질을 벗겨 먹는 게 감염을 막는 방법”이라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21일 부산지검 동부지청 수사관들이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다. 검찰이 검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하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 이날 부산지검 동부지청 수사관들은 서울중앙지검 기록관리과의 컴퓨터에 저장된 ‘동아제약 리베이트’ 수사 자료를 USB에 담아갔다. 2012년 서울중앙지검이 의약품 리베이트 비리 수사를 할 당시 작성한 자료를 가져간 것이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올 초부터 동아제약 의약품 리베이트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이다. 지난 3월 동아제약 본사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전문 의약품 제조사인 동아ST를 압수수색했고 동아제약 전 영업 본부장 등 7명을 구속했다. 고위 임원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7일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과 민장성 동아에스티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이들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33억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병원에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관계자는 “재판에서 쓸 증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서울중앙지검에서 자료를 확보했다”며 “오프라인 문서였다면 업무 협조 절차를 거쳐 자료를 받았겠지만, 디지털 자료이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밝혔다. 복원과 변형이 쉬운 디지털 자료의 특수성 때문에 입수 경로가 불확실할 경우 증거 능력이 훼손되는 경우가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울산·경남지역 청년들에게 해외취업을 지원하는 ‘부산 케이무브(K-Move)센터’가 문을 열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최근 부산 연제구 부산고용복지플러스센터 6층 사무실에서 부산 케이무브센터 개소식을 열고 청년 해외취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케이무브센터는 청년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됐다. 맞춤형 상담과 컨설팅, 글로벌 역량 강화 교육, 출국 지원 및 사후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기업의 상시 채용관도 운영해 현장면접과 화상면접을 지원한다. 부산 케이무브센터는 부산시와 공동으로 26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일본 해외취업 전략 설명회를 연다. 9∼11월에는 부산·울산·경남의 각 대학을 방문해 해외취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대학 설명회’도 진행한다. 10∼11월엔 KOTRA와 함께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취업 정보 박람회도 연다. 부산시는 케이무브센터와 협력해 올해 1000명의 해외 일자리를 지원하는 ‘해외 잡 챌린지 1000’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지원대상은 만 34세 이하의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이다. 또 부산시는 예산 10억 원을 편성해 올해 해외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항공료와 체재비를 1인당 300만∼500만 원씩 지원할 예정이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교육청은 26일 시교육청 세미나실에서 토론회 ‘중2, 너의 목소리를 들려줘’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한다. 부산에서 학교 폭력 예방을 주제로 교사, 학부모 등이 아닌 학생이 중심이 돼 토론회가 열리는 건 처음이다. 부산시교육청이 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학교 내의 언어폭력과 따돌림, 사이버 폭력 등 문제가 심각하고 이 중에서도 특히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지도가 가장 어렵다는 의견에 따라 이번 토론회 참가자를 이들로 한정했다. 지역 5개 교육지원청별로 남녀학생 각 5명씩 모두 50명이 참여해 학교폭력에 대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부산시교육청은 토론회를 통해 제기된 문제점을 중심으로 현장의 상황과 학생 눈높이에 맞는 예방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날 학생들이 제안하는 학교 폭력 예방 아이디어는 정책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또 토론에 참여한 학생들이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청소년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선 학생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으며 하고 싶은 얘기도 가장 많을 것으로 판단해 토론회를 기획했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들을 폭력 예방 정책에 최대한 수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