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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완(25·전남도청)과 김세희(27·BNK저축은행)가 2021 근대5종 세계선수권대회 혼성 계주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 혼성 계주에서 국내 선수가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달 열리는 도쿄 올림픽 메달 전망도 밝혔다. 서창완과 김세희는 15일(한국 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대회에서 총 1432점을 획득해 벨라루스의 일리야 팔라스코프, 아나스타시야 프라카펜카(1422점)를 제치고 정상에 섰다. 마지막 종목인 레이저런에서 줄곧 우위를 지키며 1위를 했다. 근대5종은 수영, 펜싱(에페), 승마(장애물 비월)를 소화한 뒤 사격과 육상이 결합된 레이저런으로 마무리해 순위를 매긴다. 다음 달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서는 계주가 아닌 남녀 개인 종목만 열린다. 그러나 개인 종목 코스를 2명의 선수가 나눠 치르는 계주에서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도 자신감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세희는 이날 경기 뒤 “올림픽 전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너무 기쁘다. 도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10일 열린 세계선수권 남자 계주에서도 전웅태, 정진화가 1486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대표팀은 도쿄 대회에서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현재 대표팀에서는 남자 전웅태, 정진화, 이지훈과 여자 김세희가 각각 출전권을 확보했다. 남녀 각각 2명씩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만큼 대한근대5종연맹은 이번 주 안에 경기력 향상위원회를 열고 남자 대표를 선발할 계획이다. 세계랭킹이 높은 전웅태(4위)와 정진화(18위)가 본선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김성진 대표팀 코치는 국제근대5종연맹(UIPM)으로부터 우수지도자상을 받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트로피 놓을 공간 걱정은 안 해요. 우승만 한다면야 안고 잠인들 못 잘까요.” 박민지(23·NH투자증권·사진)의 경기 용인시 집 거실에는 올해에만 우승 트로피 4개가 더 놓였다.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따낸 것과 같은 개수의 트로피가 최근 불과 7주 동안 새로 추가됐다. 우승 기자회견에 단골손님이 되다 보니 자연스레 입담도 늘었다. 박민지는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거실 바닥이 다 채워져도 좋으니 계속 우승하고 싶다”며 웃었다. ○ 푸시업 30개는 거뜬 바야흐로 ‘민지천하’다. 13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시즌 4승째를 거두면서 박민지는 다승은 물론이고 상금(약 6억4804만 원), 대상포인트(263점) 독주 체제를 굳혔다. 거침없는 우승 행진에 2007년 신지애가 기록한 시즌 최다승(9승) 경신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변의 관심도 뜨겁다. 대회 다음 날인 14일에는 쏟아지는 사인 요청에 하루 종일 집에서 골프공, 모자에 사인을 430번이나 했다. 그래도 “마냥 좋다”고 했다. 시즌 9개 대회(출전 기준 8개) 만에 4승을 따낸 비결은 무엇일까. 박민지는 “그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데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 골프 장비나 스윙 폼 하나 바꾼 게 없다”고 말했다. 차이가 있다면 비시즌 동안 헬스, 러닝 등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이날도 오전 9시부터 헬스를 한 박민지는 “지난해 드라이버 비거리가 190m 나와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시즌 전 오전엔 골프 연습을 안 하고 2시간 넘게 체력 훈련만 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턱걸이는 최대 7개, 푸시업은 서른 개를 거뜬히 할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다. 그렇다고 체지방량 같은 숫자엔 얽매이지 않는다고 한다. 박민지는 “(체력 훈련의 목표가) 부상 없이 골프를 하기 위해서인 만큼 수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몸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라면, 탄산음료를 끊은 지도 1년이 넘었다.○ 우승을 하기 위해 태어난 조던 같은 선수 되고파 스물셋 박민지의 일상은 어떨까. 골프를 제외한 가장 큰 관심사는 맛집 탐방이다. 한 4년 전부터 수첩에 가봤던 맛집, 가봐야 할 맛집 목록을 정리해 놨을 정도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초밥. 음악과도 떼려야 뗄 수 없다. 일렉트로닉 장르를 좋아하다는 박민지는 매 라운드 전 클럽하우스에서 미국의 일렉트로닉 듀오 ‘Neffex’의 ‘Never Give Up’ 같은 노래를 즐겨 듣는다고 한다. 박민지는 “링 위에 오르기 전 권투 선수처럼 절대 지지 않는다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롤 모델은 독특하게도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이다. 박민지는 “지난해 (조던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를 보고 너무 감명을 받았다. 조던은 라이벌이 없을 정도로 이미 세계 최고였는데도 더 높은 곳을 향해 뛰었다. 우승을 하기 위해 태어난 조던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꿈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민지의 다음 목표는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17일 충북 음성레인보우힐스CC에서 막을 올리는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통산 8승 동안 이루지 못한 첫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한다. 박민지는 “메이저 대회인 만큼 러프를 많이 길러놨다고 하더라. 너무 공격적으로 욕심 부리지 않을 생각”이라면서도 “차근차근 플레이하면서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겸손한 선수가 되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에 박민지는 “‘돌파력’이란 책을 읽다 ‘당신이 어디에 있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당신이 어떤 사람이 돼 있느냐다’라는 문장을 보고 마음에 새겨 두고 있다. 20승, 30승도 좋지만 늘 겸손하고 변함없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앞에 펼쳐진 길이 빛나 보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더 많은 데이터를 취합해서 경기와 선수에 대한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 타이밍 최고경영자(CEO)는 14일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오메가의 타임키핑 기술의 목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1932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때부터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역할을 수행해온 오메가는 육상 경기에서의 전자식 스타팅 피스톨, 수영 경기의 터치 패드 등을 선보이며 현대 스포츠의 발전과 함께해 왔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도쿄 올림픽에서도 오메가는 한 단계 혁신된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게 선수들의 움직임과 위치를 파악하는 ‘모션 센싱 및 포지셔닝 감지 시스템’이다. 육상의 경우 크기는 신용카드 크기 절반에, 두께는 2배 정도 되는 약 13g의 모션 센서를 선수들의 등번호에 부착해 각각의 실시간 위치, 속도, 가속도, 감속도, 선수 간 거리 등의 정보를 측정해 제공한다. 관중이나 시청자들에게도 정보가 제공된다. 조브리스트 CEO는 “기존 기술이 특정 시점의 속도만 측정했다면 이제는 상시 측정이 가능하다. 선수도 어느 구간에서 기록을 단축하거나 늦어질 수 있는지 파악해 기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영에서는 경기장에 설치된 이미지 추적 카메라를 통해 각 선수들의 실시간 위치, 속도, 가속도 등의 정보는 물론이고 스트로크 수까지 측정할 수 있다. 체조 트램펄린에서는 ‘포즈 감지’라는 새로운 기술도 적용된다. 선수들 관절의 모든 움직임을 파악해 착지 시 감점요인이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기술이다. 이 밖에 비치발리볼, 승마, 신설 종목인 스포츠클라이밍 등에도 기술들이 적용된다.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 종목에는 수영에 이어 올림픽 종목 두 번째로 터치 패드가 적용된다. 한편 오메가는 도쿄 올림픽에 400t가량의 장비를 투입한다. 관련 케이블, 광섬유의 길이만 200km나 된다. 530명의 타임키퍼와 현장전문가, 900명의 자원봉사자를 현장 곳곳에 투입해 보다 정확한 올림픽을 만든다는 설명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강릉고 교가(모월천 작사·장일남 작곡)대관령 장엄한 뫼 높이 솟았고 동해의 푸른 물결 굽어보는 곳슬기론 새 역사의 창조자들이 배달의 정기받아 여기 모였네진리 속의 우리 학교 영원하여라 빛날사 그 이름 강릉고등학교 ‘재수생’ 강릉고가 기어이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았다. 강릉고는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대구고를 13-4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강릉고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건 1975년 창단 이후 처음이다. 강릉고는 지난해에도 이 대회 결승에 올라 김해고에 9회 3-1까지 앞서다가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 놓고 김해고에 3-4로 역전패하면서 땅을 쳤다. 승부는 1-1 동점이던 4회말에 갈렸다. 선두 타자로 나선 강릉고 3번 타자 김세민(18)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다. 그 뒤 1사 2루에서 5번 타자 정승우(18)가 2루타를 치면서 강릉고가 2-1로 앞섰다. 6번 타자 차동영(19)의 3루타로 3-1이 됐고, 계속된 2사 1, 3루 찬스에서 9번 타자 허인재(18)가 싹쓸이 3루타를 치면서 5-1까지 달아났다. 여기서 상대 유격수 실책까지 나오면서 강릉고는 6-1로 4회말 공격을 끝냈다. 강릉고는 5회말에도 3점을 더해 9-1까지 점수 차를 벌려 일찌감치 승리를 예고했다. 강릉고는 고교야구 톱 레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최재호 감독(60)이 2016년 팀 지휘봉을 잡은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최 감독은 2004년 덕수정보고(현 덕수고)를 황금사자기 정상으로 이끄는 등 일찌감치 고교야구의 ‘우승 청부사’로 불렸다. 올해 황금사자기는 최 감독에게 개인 통산 9번째 전국 대회 우승. 최 감독은 강릉고 부임 이후 ‘우수한 떡잎 수집’에 열을 올렸다. 전국을 돌면서 적극적으로 유망주 영입을 시도했다. 이날 결승 타점을 올린 정승우는 장안고에서, 추가점을 올린 차동영은 백송고에서 전학 온 선수다. 쐐기 타점의 주인공 허인재는 인천 출신이다. 부임 이후 줄곧 숙소에서 선수들과 함께 생활한 최 감독은 “우리는 각 지역 명문고에서 먼저 우수 자원을 데려간 뒤 남은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늦게까지, 더 열심히 연습하며 팀워크를 키웠고,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함께하는 야구’가 성공을 거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부임 이듬해 숙소 앞에 실내 연습장을 만든 뒤 벽에다 ‘지재유경(志在有逕)’이라는 사자성어를 써 넣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의미다. ‘로(路)’가 이미 있던 길이라면 ‘경’은 새로 만든 길이라는 뜻이다. 강릉고는 그렇게 모두가 뜻을 모아 그동안 막혀 있던 정상 가는 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개인상 수상자△최우수선수상: 최지민(강릉고)△우수투수상: 최지민(강릉고)△감투상: 김정운(대구고)△수훈상: 정승우(강릉고)△타격상: 차동영(타율 0.550·강릉고)△최다타점상: 신동준(10타점·서울컨벤션고)△최다안타상: 차동영(11안타·강릉고)△최다득점상: 조세진(7득점·서울고)△최다홈런상: 조세진(1개·서울고)△최다도루상: 조원빈(5개·서울컨벤션고)△감독상: 최재호(강릉고 감독)△지도상: 민성민(강릉고 부장)△공로상: 최종선(강릉고 교장) 작년 밀어내기 준우승 악몽 딛고 승리투수로MVP-우수투수상 강릉고 최지민지난해 6월 22일 서울 목동야구장. 당시 강릉고 2학년이던 왼손 투수 최지민(18·사진)은 김해고와의 황금사자기 결승에서 9회초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3-3으로 맞선 2사 만루 위기에서 그는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3-4로 역전당하는 모습을 마운드 위에서 지켜봐야 했다. 강릉고는 결국 뼈아픈 역전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 후로 1년.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대구고와의 결승전에 3학년이 된 최지민이 다시 등판했다. 두 번 실패는 없었다. 4회초 2사 후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최지민은 4와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1몸에 맞는 공, 4탈삼진, 1실점하며 승리(13-4) 투수가 됐다. 8회초에는 무사 1, 2루에서 3루 땅볼로 삼중살을 유도하기도 했다. 9회초에는 2학년 투수 김백산(18)에게 마운드를 건네주고 좌익수로 들어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앞서 이번 대회 4경기 17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던 최지민은 이날 6회초 2사 1루에서 김규민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이번 대회 처음이자 유일한 자책점을 기록했다. 3승 평균자책점 0.43의 성적을 남기며 최우수선수(MVP)상과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대회 전 강릉고 1년 선배이자 롤 모델 김진욱(19·롯데)에게 “강릉고 에이스로서 자신감을 가지라”는 조언을 들었다는 그는 선배 김진욱도 이루지 못한 팀의 첫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끌었다. 최지민은 “지난해 준우승의 한을 풀어서 기쁘다. 선수들 모두 힘들게 왔는데 기쁜 마음으로 강릉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황규인 kini@donga.com·강동웅 기자 /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매년 첫 전국대회로 치러지는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은 야구 꿈나무들의 등용문과도 같은 대회다. 14일 막을 내린 제75회 대회에서는 야수보다 투수들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팀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채 호투를 펼친 에이스들의 활약이 빛났다. 대표적인 선수는 고교 최대어로 평가받는 광주진흥고 오른손 투수 문동주(18)다. 최고 시속 154㎞의 빠른 공으로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문동주는 이번 대회 3경기에 등판해 16과 3분의 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탈삼진 22개를 빼앗는 동안 볼넷은 단 2개만 내줬다. 피안타율도 채 2할(0.193)이 안됐다. 광주진흥고는 경남고에 패하면서 16강에서 탈락했지만 1회전에서 문동주의 활약에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장충고를 격파하기도 했다. 지역 연고팀 KIA의 조계현 단장도 직접 경기장을 찾아 문동주의 피칭을 살폈다. 인천고 사이드암 투수 윤태현(18)도 눈길을 끌었다. 2학년이던 지난해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온 윤태현은 이번 대회 3경기 16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하며 팀의 8강행을 이끌었다. 4월 주말리그 경기에서 직선타구에 이마를 맞는 부상을 당했지만 평소에 가까운 구속을 뽐내며 경기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씻었다. 사이드암 투수 특유의 역동적인 구위가 장점이라는 평가다. 인천에서 초,중,고를 모두 나온 윤태현이 연고팀 SSG의 지명을 받아 조웅천, 정대현 등으로 이어지는 인천 잠수함 투수의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밖에 4강에 진출한 유신고 우완투수 박영현(18)도 기대에 걸맞은 호투를 했다. 4경기 15와 3분의 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 0.50으로 짠물피칭을 하며 야수진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고교 2년 선배이자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KT)의 뒤를 따르겠다는 각오다. 세 선수 모두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 후보로 꼽힌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더 많은 데이터를 취합해서 경기와 선수에 대한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 타이밍 CEO는 14일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오메가의 타임키핑 기술의 목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1932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때부터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역할을 수행해온 오메가는 육상 경기에서의 전자식 스타팅 피스톨, 수영 경기의 터치 패드 등을 선보이며 현대 스포츠의 발전과 함께 해왔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에서도 오메가는 한 단계 혁신된 기술을 선보일 전망이다. 대표적인 게 선수들의 움직임과 위치를 파악하는 ‘모션 센싱 및 포지셔닝 감지 시스템’이다. 육상의 경우 크기는 신용크기 절반에, 두께는 2배 정도 되는 약 13g의 모션 센서를 선수들의 등번호에 부착해 각각의 실시간 위치, 속도, 가속도, 감속도, 선수간 거리 등의 정보를 측정해 제공한다. 조브리스트 CEO는 “기존 기술이 특정 시점의 속도만 측정했다면 이제는 상시 측정이 가능하다. 선수도 어느 구간에서 기록을 단축하거나 늦어질 수 있는지 파악해 기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영에서는 경기장에 설치된 이미지 추적 카메라를 통해 각 선수들의 실시간 위치, 속도, 가속도 등의 정보는 물론 스트로크 수까지 측정할 수 있다. 체조 트램펄린에서는 ‘포즈 감지’라는 새로운 기술도 적용된다. 선수들의 관절의 모든 움직임을 파악해 착지 시 감점요인이 있는지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는 기술이다. 이밖에 비치발리볼, 승마, 신설종목인 스포츠 클라이밍 등에도 기술들이 적용된다.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 종목에는 수영에 이어 올림픽 종목 두 번째로 터치 패드가 적용된다. 한편 오메가는 도쿄올림픽에 400t 가량의 장비를 투입한다. 관련 케이블, 광섬유의 길이만 200㎞나 된다. 530명의 타임키퍼와 현장전문가, 900명의 자원봉사자를 현장 곳곳에 투입해 보다 정확한 올림픽을 만든다는 설명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남자 골프의 미래’ 김주형(19·CJ대한통운)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10대 선수로는 처음으로 2승째를 따냈다. 김주형은 13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백준(한국체대)을 3타 차로 제쳤다. 이달 21일 만 19세가 되는 김주형은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 7월 군산CC 오픈에 이어 시즌 처음이자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투어 최초 10대 다승자다. 우승 상금 2억5000만 원을 받은 김주형은 상금 랭킹 1위(약 4억7480만 원)에 올랐고,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와 평균 타수에서도 2위와 격차를 벌렸다. 2025년까지 4년간 코리안투어 시드도 획득했다. 악천후로 대회 1라운드부터 일부 경기가 순연되면서 김주형은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3라운드 잔여 경기(15홀) 포함 9시간 30분 동안 총 33개 홀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김주형은 4라운드 3, 5, 6번홀에서 버디를 따내며 일찌감치 격차를 벌렸다. 10번홀(파5)에서는 세컨드 샷이 페널티 구역에 떨어져 1벌타를 받았지만 파를 세이브해 위기를 넘어섰다. 이 홀에서 세컨드 샷이 오른쪽 숲에 떨어진 뒤 김주형이 잠정구를 쳐 오소플레이 논란이 일었다. 페널티 구역에 공이 떨어지면 1벌타를 받고 2클럽 이내에서 드롭하고 쳐야 한다. 하지만 경기위원회는 페널티 구역을 인지하지 못해 잠정구를 칠 수 있었던 상황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판정했다. 이후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마무리해 승리를 지켰다. 대회 뒤 “2라운드 잔여경기 15개 홀을 마친 뒤 20분 쉬고 다시 18홀을 치러서 골프 클럽을 못 만질 정도로 힘들다”며 너스레를 떤 김주형은 “우승했다고 만족하지 않고, 한국오픈도 다가오고 우승을 목표로 하는 대회들이 많다. 자만하지 않고 집중해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는 1∼4라운드 연속 홀인원이 탄생했다. 앞서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순위전을 포함하면 5개 라운드 연속 홀인원의 진기록이다. 4라운드에서는 옥태훈이 14번홀에서 홀인원을 낚아 3000만 원짜리 침대 세트를 받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전설들을 소환해야 할 정도다. 2021시즌 KLPGA투어에서 박민지(23·NH투자증권)의 파죽지세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정상에 서며 시즌 4승을 따냈다. 경기 파주 서서울CC(파72)에서 열린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했다. 2위 박현경(21)을 한 타 차로 제치며 우승상금 1억4400만 원을 거머쥐어 시즌 상금 선두(약 6억5000만 원)를 질주했다. 시즌 9번째 대회 만에 4승째다. 8개 대회에 출전해 딱 절반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2007년 신지애가 세운 시즌 최다승(9승) 기록 경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당시 신지애도 올해 박민지와 같이 시즌 9번째 대회이자, 자신이 출전한 8번째 대회에서 시즌 4승째를 올렸다. 우승할 때마다 “상반기 1승 더”를 외쳤던 박민지는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알고 싶다. 만약 상반기에 5승을 채운다면 그 후로는 폭포 쏟아지듯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2라운드 마지막 4홀에서 5타를 줄이며 공동 2위로 도약한 박민지는 이날도 매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14∼16번홀 3연속 버디를 따내며 장하나, 박현경, 안지현 등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17번홀(파3)에서 티샷이 길어 러프에 빠지면서 보기를 기록해 박현경과 다시 공동 선두가 됐지만 18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홀 1.3m 거리에 붙여 버디 퍼트로 우승을 확정했다. 페어웨이 안착률 85.71%, 그린 적중률 83.33%를 기록했다. 지난주 시즌 처음으로 대회를 나가지 않았던 그는 “이번 대회 1라운드 때 보기 할 때마다 괜히 쉬었나 싶어 후회했는데 우승을 하고 보니 결과적으로 휴식이 보약이 됐다”며 웃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 핸드볼 은메달리스트 김옥화 씨의 딸인 박민지는 “내 골프를 위해 제대로 살지 못한 부모님의 노년을 조금 더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 상금을 재테크해서 모두 부모님을 위해 쓰려고 모으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민지는 17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골프장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노린다. 통산 8승 중 아직 메이저 트로피가 없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4월 KLPGA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하는 아쉬움을 남겼기에 더욱 의욕을 보이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40년이 넘는 황금사자 갈증을 풀어낼 팀은 누가 될까.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대구고와 강릉고의 대결로 압축됐다. 1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강릉고는 유신고를 3-2, 대구고는 경남고를 7-3으로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14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최종 승부를 펼친다. 어느 팀이 됐건 황금사자기 첫 우승이다. 지난해 창단 첫 대회 결승에 진출했던 강릉고는 김해고에 9회초 3-4 역전을 허용하면서 황금사자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대구고도 1983년, 2018년 결승에서 모두 광주일고에 패하며 준우승만 두 차례 했다. 강릉고는 1975년, 대구고는 1976년 야구부를 창단했다. 패배를 모르고 달려온 두 팀의 컬러는 정반대다. 강릉고가 안정된 수비 능력에 우수한 작전 수행 능력을 갖고 있다면 대구고는 중심 타선의 장타력을 무기로 선 굵은 야구를 한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 팀 타율은 대구고(0.288)가, 팀 평균자책점은 강릉고(2.20)가 앞서 있다. 강릉고의 타율은 0.277, 대구고의 평균자책점은 3.25다. 한 프로야구팀 스카우트는 “대구고가 미국식 빅볼 야구를 한다면 강릉고는 일본식 스몰볼에 가깝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두 팀이 맞붙는 만큼 쉽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5 대 5 백중세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서는 각 팀의 에이스인 강릉고 3학년 좌완 최지민(18), 대구고 2학년 우완 이로운(17)이 자존심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각 팀의 두 번째 투수인 강릉고 엄지민, 대구고 김정운이 투구 수 제한에 걸려 결승전 등판이 불가능한 만큼 두 투수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타선에서는 이번 대회 타율 0.600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강릉고 포수 차동영(19)과 타율 0.538의 대구고 1번 타자 겸 3루수 이재용(18) 등이 주목할 만하다.▽ 12일 전적강릉고 3-2 유신고경남고 3-7 대구고오늘의 황금사자기 목동야구장·결승전대구고(1루) 18시 30분 강릉고(3루)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불안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의 강행 의지 속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 와중에 인구 약 15만 명의 항구도시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도 참가 중이다. 국제배구연맹(FIVB)의 국가대항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가 그 무대다. ○동선 중첩 막으려 사흘씩 번갈아가며 경기 2018년 출범한 VNL은 월드리그(남자)와 월드그랑프리(여자)를 통합 개편한 대회다. 남녀 각각 16개 팀이 5주 동안 세계를 돌며 예선을 치른 뒤 상위 6개 팀이 결선 라운드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2019년 2회 대회까지 치른 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됐다. 코로나19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FIVB가 꺼내 든 카드는 ‘버블(Bubble)’이다. 말 그대로 하나의 거대한 물방울처럼 외부와의 왕래를 차단해 대회를 치른다는 의미. 6개국이 유치를 신청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보인 가운데 이탈리아 리미니가 시설, 국제대회 경험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개최지로 선택됐다. 지난달 말 시작된 VNL에는 남녀 16개국씩 총 32개 팀이 참가 중이다. 각 팀 선수단부터 대회 관계자까지 1000여 명이 현재 버블에서 생활하고 있다. 취재진은 받지 않는 대신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감염 예방 차원에서 동선이 겹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남녀부 경기를 사흘씩 번갈아가며 치른다. 결선 참가도 6팀에서 4팀으로 줄였다. FIVB는 22장 분량의 코로나19 안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FIVB 의료 담당, 현지 위생책임자들로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수면-식사때 외엔 항상 마스크 착용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신설된 규정도 많다. 우선 모든 참가자들은 경기장, 호텔 등 지정된 장소에만 있을 수 있다. 수면, 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FFP2 마스크 등 연맹이 정한 마스크만 허용된다. 버블 진입 후에는 나흘마다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며 4시간마다 마스크 교체를 권장하고 있다. 숙소로 지정된 전체 5개 호텔에서도 팀별로 층을 구별해 사용해야 한다. 엘리베이터도 가급적 다른 팀과 함께 탑승하지 않는다. 음식을 포함한 외부 주문도 제한된다. 경기장 풍경도 달라졌다. 우선 코트에서는 각 팀 주전 7명과 감독, 주·부심만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심판들도 경기를 시작하는 첫 서브가 준비되기 전까진 마스크를 써야 한다. 관련 인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라인아웃 여부 등을 살피는 선심도 이번 대회에는 배치하지 않는다. 그 대신 비디오판독을 활용한다. 경기 전 악수를 비롯해 기념품 교환 등도 할 수 없다. 세트가 끝날 때마다 하는 코트 체인지도 생략했다. 선수단 내 물병, 수건 공유나 심판진의 카드, 호루라기 공유도 금지했다. 서브 넣을 선수에게 공을 전달하는 사람도 마스크에 라텍스 장갑을 낀 채 선수와 최소 1.5m 거리를 유지하게 했다. 선수에게 공을 직접 건네는 대신 지정된 함에 공을 넣는다. 공 역시 수시로 소독제로 닦는다. 탈의실 내 샤워시설 사용도 제한된다. ○독일 대표팀 버스 기사 1명 확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경기에서 배제돼 격리 조치된다. 최장 10일까지 격리되며 재검사 결과 음성이 나올 경우 다시 버블에 진입할 수 있다. 선수단 내 코로나19가 퍼져 선수가 채 6명이 되지 않으면 즉시 0-3 부전패 처리된다. 앞서 대회 전 태국 여자 대표팀 내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대회 참가가 불투명했으나 주최 측에서 명단 교체를 허용하면서 대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각별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달 독일 남자 대표팀의 버스 기사 1명만이 대회 기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뿐이다. 즉시 독일 남자 선수단 전원이 격리돼 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다시 경기를 치르고 있다. 한편 한국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양한 전술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2월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가대표 자격 박탈된 이재영, 다영 쌍둥이 자매의 자리를 채우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전체 예선 5주 차 중 3주 차 일정이 완료된 가운데 한국은 1승 8패로 전체 16팀 중 15위를 하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삼성이 다시 선두 자리에 올랐다. 전날 4위였던 삼성은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4-2로 이기며 LG와 함께 31승 24패 승률 0.564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전날 단독 선두에 등극했던 LG는 이날 NC에 0-6 완패를 당하며 4연승에서 멈췄다. 선두 도약의 중심에는 에이스 뷰캐넌(32)이 있었다. 삼성 선발투수 뷰캐넌은 이날 6과 3분의 1이닝 동안 공 118개를 던지면서 5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4회와 6회 두 차례 만루 위기도 잘 막아냈다. 7회에도 1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왔으나 후속 투수 최지광이 이닝을 틀어막으면서 실점을 기록하지 않았다. 타석에서는 구자욱이 1회말, 피렐라가 7회말 각각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뷰캐넌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날 경기로 7승째(2패)를 따낸 뷰캐넌은 다승 공동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사직구장에서는 롯데가 두산에 5-4 9회말 끝내기 승리했다. 8회말까지 4-1로 앞서 있던 롯데는 9회초에만 3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9회말 마차도가 2루타로 출루에 성공한 데 이어 2사후 손아섭(사진)이 경기를 끝내는 결승 적시타를 치면서 승부를 마무리했다. 4일 개인 첫 완봉승을 수확했던 롯데 선발 박세웅은 이날도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3연속 위닝시리즈를 이어갔다. 한화는 키움과의 경기 9회말 1사 만루에서 상대투수 조상우의 폭투가 나오면서 1-0 끝내기 승리했다. KT와 SSG의 인천 문학구장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정부가 7월부터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자가 격리 없이 단체 해외여행을 갈 수 있게 하는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 체결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자 관련 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수록 고객이 많아지는 항공, 여행, 골프 등 업종에서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경품 제공에 나서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은 10일 백신을 접종하면 좌석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국내 항공사가 백신 경품으로 비행기표를 내건 건 처음이다. 11일부터 7월 15일까지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승객에게는 국내선 내륙 노선의 앞좌석 또는 비상구 좌석을, 제주 노선에선 수하물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수하물 우선 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편당 선착순 5명에게만 제공하는 이벤트로 백신 접종자의 항공편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했다. 골프업계도 바빠지고 있다. 경기 여주시 이포CC는 올해 말까지 한 팀 내에 1명이라도 2차 접종까지 완료한 경우 팀 전원에게 1인당 생맥주 한 잔(300cc)씩을 무료로 제공한다. 대전 유성CC는 6월 말까지 백신 접종 내장객에게 생맥주 또는 커피를 무료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유성CC 관계자는 “9일 전체 내장객 가운데 10% 이상이 백신 접종자로 채워지고 있다. 호응이 좋아 기간을 연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골프존카운티는 전국 17개 골프장 중 15곳에서 백신 접종자들에게 그린피 1만 원 할인권을 지급하는 ‘마스크 없는 세상을 위해’ 캠페인을 시작했다. 골프 부킹 서비스 업체 ‘XGOLF’는 백신을 접종받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사에서 운영 중인 골프연습장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5회 타석 이용 쿠폰을 기준으로 지점별로 25∼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해외에서도 백신 접종자에게 이벤트를 제공하는 사례가 많다. ‘보복소비’에 나설 고객들을 경쟁사들보다 앞서 맞이하기 위해 평소엔 보기 힘든 통 큰 경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고객 5명을 추첨으로 뽑아 1년간 무료로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경품을 내걸었다. 호주 콴타스항공은 백신을 맞은 4인 가족을 추첨으로 선정해 1년 무제한 항공권을 준다. 호텔 및 리조트 이용권, 쇼핑 바우처, 10억 원 상당의 백신 복권을 경품으로 내건 해외 기업도 있다. 홍콩에서는 한 부동산 기업이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걸었다.변종국 bjk@donga.com·강홍구 기자}
정부가 7월부터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자가 격리 없이 단체 해외여행을 갈 수 있게 하는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 체결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자 관련 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수록 고객이 많아지는 항공, 여행, 골프 등 업종에서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경품 제공에 나서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은 10일 백신을 접종하면 좌석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국내 항공사가 백신 경품으로 비행기표를 내건 건 처음이다. 11일부터 7월 15일까지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승객에게는 국내선 내륙 노선의 앞좌석 또는 비상구 좌석을, 제주 노선에선 수하물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수하물 우선 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편당 선착순 5명에게만 제공하는 이벤트로 백신 접종자의 항공편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했다. 골프업계도 바빠지고 있다. 경기 여주시 이포CC는 올 연말까지 한 팀 내에 1명이라도 2차 접종까지 완료한 경우 팀 전원에게 1인당 생맥주 한 잔(300cc) 씩을 무료로 제공한다. 대전 유성CC는 6월 말까지 백신 접종 내장객에게 생맥주 또는 커피를 무료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유성CC 관계자는 “9일 전체 내장객 가운데 10% 이상이 백신 접종자로 채워지고 있다. 호응이 좋아 기간을 연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골프존카운티는 전국 17개 골프장 중 15곳에서 백신 접종자들에게 그린피 1만 원 할인권을 지급하는 ‘마스크 없는 세상을 위해’ 캠페인을 시작했다. 골프 부킹 서비스 업체 ‘XGOLF’는 백신 접종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사에서 운영 중인 골프연습장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5회 타석 이용 쿠폰을 기준으로 지점 별로 25~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해외에서도 백신 접종자에게 이벤트를 제공하는 사례가 많다. ‘보복소비’에 나설 고객들을 경쟁사들보다 앞서 맞이하기 위해 평소엔 보기 힘든 통 큰 경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고객 5명을 추첨으로 뽑아 1년간 무료로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경품을 내걸었다. 호주 콴타스항공은 백신을 맞은 4인 가족을 추첨으로 선정해 1년 무제한 항공권을 준다. 호텔 및 리조트 이용권, 쇼핑 바우처, 10억 원 상당의 백신 복권을 경품으로 내건 해외 기업도 있다. 홍콩에서는 한 부동산 기업이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남고와 광주진흥고의 16강전은 양 팀 에이스의 맞대결로 관심이 집중됐다. 최고 시속 154km 강속구를 던지며 이번 대회 최대어로 꼽힌 광주진흥고 문동주(18)의 등판에 경남고도 좌완 에이스 김주완(18·사진)으로 맞불을 놨다. 정상으로 가려면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었다. 프로팀 스카우트들의 시선은 문동주에게 쏟아졌지만 정작 웃은 건 김주완이었다. 김주완은 8과 3분의 1이닝 동안 볼넷 없이 5피안타 12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4-2 승리와 함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삼자범퇴로 처리한 것만 다섯 이닝이었다. 총 102개의 공을 던지면서 패스트볼 최고 구속 145.1km를 기록했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졌다. 8회까지 공 96개를 던진 김주완은 9회에도 등판해 완투에 도전했지만 투구 수 제한(최대 105개)으로 아웃카운트 두 개를 남겨놓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토론토의 류현진, KIA 이의리를 롤 모델로 삼는다는 김주완은 “선발로 올라와 9회까지 마운드에 오른 건 처음”이라며 “상대 타자들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나와 커브로 초구 카운트를 잡고 들어간 것이 통했다”고 말했다. 문동주는 7과 3분의 1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12탈삼진 3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1회초 안타 3개를 허용하며 3점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7회까지 공 99개를 던진 뒤 1루수로 교체됐던 문동주는 8회말 1사 만루 위기에 다시 등판해 공 5개로 안민성을 탈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투구 수 104개를 기록했다. 창단 2년 차 서울컨벤션고는 3경기 연속 콜드게임 승리를 따내며 8강에 진출했다. 이날 충암고와의 16강전에서 12-3, 7회 콜드게임으로 승리했다. 황금사자기 통산 3회 우승 팀이자 전반기 주말리그 서울권B 우승팀인 강호 충암고를 격파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창단 첫해인 지난해 16강을 넘는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클럽팀 야로BC와의 1회전을 10-2로 이겼고 안산공고와의 32강전은 8-1로 통과했다. 3회말까지 4-3 한 점 차 리드를 하던 서울컨벤션고는 4회말 번트 안타와 몸에 맞는 공, 볼넷으로 맞이한 1사 만루 기회에서 지명타자 신동준이 2타점 적시타 등으로 7점을 뽑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당황한 충암고 내야진은 4회에만 실책 3개를 저지르며 승기를 내줬다. 서울컨벤션고의 리드오프인 중견수 조원빈(18)은 이번 대회 가장 주목받는 외야수 최대어다. 2년 전 휘문고에 입학했던 조원빈은 유영원 서울컨벤션고 감독의 두 달 넘는 러브 콜 끝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오늘의 황금사자기 목동야구장·8강전인천고(1루) 10시 강릉고(3루)유신고(1루) 13시 서울고(3루) 강홍구 windup@donga.com·강동웅 기자}
키움의 4번 타자 박병호(35·사진)가 시즌 첫 멀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병호는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방문경기에서 상대 선발 카펜터에게 1회초 2점 홈런(시즌 7호), 5회초 3점 홈런(8호)을 각각 왼쪽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첫 홈런은 패스트볼을, 두 번째 홈런은 커브를 각각 걷어 올렸다. 두 홈런 모두 비거리는 115m다. 박병호의 시즌 첫 멀티 홈런 경기다. 5월 한 달 동안 1홈런에 타율 0.236으로 부진에 빠져 있던 박병호가 5일 삼성과의 경기(1홈런)에 이어 이날 경기로 타격감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키움은 이날 6-2로 이겼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요키시가 6이닝 동안 공 95개를 던지며 피안타 없이 2볼넷, 1 몸에 맞는 공,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7승째(4패)를 거뒀다. 후속 투수인 양현 김성진까지 안타를 내주지 않으면서 ‘팀 노히트 노런’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마무리 조상우가 9회말 2사 이후 하주석을 볼넷으로 내보낸 데 이어 노시환에게 이날 팀의 첫 피안타를 허용하면서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후 조상우가 김민하 힐리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2실점했지만 교체 투입된 김태훈이 남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으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9일 전적 N C 3-6 L G K T 7-3 SSG두산 14-8 롯데 KIA 7-5 삼성키움 6-2 한화}
“컨벤션 돌풍이네, 돌풍이야.” 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을 지켜 보던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창단 2년차인 서울컨벤션고가 황금사자기 3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 충암고를 상대로 4회말 대거 7득점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자 나온 반응이었다. 서울컨벤션고가 3경기 연속 콜드게임승의 고속질주를 했다. 서울컨벤션고는 이날 충암고와의 16강전에서 12-3, 7회 콜드게임 승리하며 8강에 선착했다. 전반기 주말리그 서울권B 우승팀인 강호 충암고를 격파하면서 창단 첫 해인 지난해 16강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을 예약했다. 클럽팀 야로BC와의 1회전을 10-2로 이겼고 안산공고와의 32강전은 8-1로 통과했다. 3회말까지 4-3 한 점 차 리드를 하던 서울컨벤션고는 4회말 번트 안타와 몸에 맞는 공, 볼넷으로 맞이한 1사 만루 기회에서 지명타자 신동준이 2타점 적시타 등으로 7점을 뽑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당황한 충암고 내야진은 4회에만 실책 3개를 저지르며 승기를 내줬다. 서울컨벤션고의 리드오프인 중견수 조원빈(18)은 이번 대회 가장 주목받는 외야수 최대어다. 2년 전 휘문고에 입학했던 조원빈은 유영원 서울컨벤션고 감독의 두 달 넘는 러브 콜 끝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공·수·주가 모두 뛰어나 서울 연고 LG, 키움 등의 1차 지명 후보도 거론된다. 롤 모델은 NC의 나성범과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다. 이밖에도 서울컨벤션고는 조원빈과 같은 휘문고에서 전학 온 포수 강산, 덕수고 출신 투수 겸 지명타자 신동준 등 기회에 목말라 있던 유망주들을 발탁하면서 전력을 끌어올렸다. 세광고는 배명고와의 경기에서 6-5 신승을 거두며 8강에 합류했다. 세광고는 6-4이던 9회말 배명고에 1점을 내주면서 바짝 쫓겼지만 1사 2,3루 위기에서 더블플레이를 만들어내면서 극적으로 승리를 지켰다. 유격수 땅볼 때 길게 리드를 했던 3루주자를 잡아낸 데 이어 런다운 플레이로 2루주자마저 아웃시켰다. 세광고 타석에서는 5번타자 노석진(18)이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노석진은 1회초 1사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로 선취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4-4로 맞선 7회초 2사 3루에서 내야 안타를 기록하며 결승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대구고에서 전학을 온 노석진은 주말리그 전반기(대전·충청권)에서도 최우수선수상, 타점상을 거머쥐며 팀의 간판타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대구고는 백송고를 6-2로 누르고 8강에 합류했다. 세광고와 대구고가 나란히 4강에 오르면 맞대결을 펼친다.강동웅 leper@donga.com·강홍구 기자}
팀마다 50경기 이상씩을 치르면서 프로야구 타이틀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도루왕 레이스에서는 키움 김혜성(22)과 삼성 박해민(31)의 대결이 뜨겁다. 질과 양에서 모두 앞서 있는 건 김혜성이다. 8일 현재 김혜성은 22개의 도루를 성공하며 박해민(19개)과 3개 차이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3번 도루를 시도해 22차례 성공하면서 성공률(95.7%)에서도 박해민(79.2%)에 앞서 있다. 개막 후 20연속 도루 성공으로 지난해 김하성(현 샌디에이고)이 세웠던 개막 후 21연속 도루 신기록에 근접했다. 이달 1일 롯데 경기에서 첫 도루 실패가 나왔다. 겨울 동안 순발력 운동에 집중하면서 스타트가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김혜성은 팀에서 유일하게 그린라이트를 받고 있다. 4월 도루 5개에 그쳤던 박해민은 5월 들어서만 12개를 성공하며 김혜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4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통산 12번째 300도루 고지를 넘었다. 이미 2015~2018년 4시즌 연속 도루왕에 오른 박해민이 올해 타이틀을 되찾으면 ‘원조 대도’ 김일권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도루왕 5회 수상자가 된다. 지난해 단 1개 차이로 KT 심우준(35개)에 타이틀을 내줬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8일 막 올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가장 흥미로운 매치업은 휘문고와 인천고의 경기였다. 1905년 창단한 인천고와 이듬해인 1906년 창단한 휘문고의 대결에는 100년이 넘는 두 야구 명문 고교의 명예가 걸려 있었다. 더욱이 두 학교는 올 시즌 서울·인천권 주말리그 전반기 우승(인천고), 준우승(휘문고)을 나눠 가진 지역 라이벌. 올 시즌 추첨을 통해 서울·인천권에 배정된 휘문고와 인천고는 앞서 4월 17일 주말리그 경기에서도 연장 10회 승부치기 혈투를 펼쳤다. 당시 인천고가 3-2로 이겼다. 전국 무대에서 다시 성사된 맞대결에서도 인천고가 다시 웃었다. 인천고는 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휘문고를 2-1로 눌렀다. 1954년, 1989년 이후 통산 세 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을 노리는 인천고는 8강에 선착했다. 라이벌답게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휘문고가 2회초 4번 타자 신민철(18)의 좌월 1점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자 이내 인천고 4번 타자 김환희(19)가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친 뒤 후속타자의 진루타로 홈을 밟으며 맞불을 놓았다. 이후 팽팽한 동점 상황이 이어지다가 7회초 1사 1, 2루 기회에서 투수 뜬공에 이은 더블플레이가 나오자 휘문고 코치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할 정도로 경기가 과열됐다. 8회에도 휘문고가 1사 만루, 인천고가 1사 1, 2루 기회를 각각 살리지 못하면서 끝내 연장 승부치기 승부에 돌입했다. 인천고를 구한 건 3학년 좌완투수 한지웅(18)이었다. 10회초 1사 2, 3루 위기에서 등판한 한지웅은 김유빈, 엄태경을 각각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막았다. 한지웅은 두 타자를 상대로 패스트볼만 11개를 던지면서 최고 구속 시속 141.9km를 기록했다. 위기를 넘긴 인천고는 10회말 무사 1, 2루에서 정상훈의 희생번트 때 휘문고 포수 김리안의 1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끝내기 승리했다. 경기 뒤 한지웅은 “왼손타자 두 명이 연달아 나온 만큼 어떻게든 여기서 승부를 끝내자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던졌다”고 말했다. 189cm의 큰 키에 투구 시 오른쪽 발을 1루 쪽 깊이 내딛는 크로스피칭을 하는 한지웅은 과거 LG에서 뛰었던 주키치의 투구폼을 떠올리게 한다고 ‘인천의 주키치’로 불린다. 2019년 대회 우승팀인 유신고는 이날 당시 결승전 상대였던 마산용마고와의 16강에서 5-3으로 이겼다. 유신고 박영현(18)은 2-1로 앞서고 있던 3회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다. KT의 1차 지명 후보로 꼽히는 박영현은 한화 내야수 박정현(20)의 동생, 롯데 사이드암 투수 박명현(20)의 사촌동생이다.강홍구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8일 막 올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가장 흥미로운 매치업은 휘문고와 인천고의 경기였다. 1905년 창단한 인천고와 이듬해인 1906년 창단한 휘문고의 대결에는 100년이 넘는 두 야구 명문 고교의 명예가 걸려 있었다. 더욱이 두 학교는 올 시즌 서울·인천권 주말리그 전반기 우승(인천고), 준우승(휘문고)을 나눠가진 지역 라이벌. 올 시즌 추첨을 통해 서울·인천권에 배정된 휘문고와 인천고는 앞서 4월 17일 주말리그 경기에서도 연장 10회 승부치기 혈투를 펼쳤다. 당시 인천고가 3-2로 이겼다. 전국무대에서 다시 성사된 맞대결에서도 인천고가 다시 웃었다. 인천고는 이날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휘문고를 2-1로 눌렀다. 1954년, 1989년 이후 통산 세 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을 노리는 인천고는 8강에 선착했다. 라이벌답게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휘문고가 2회초 4번타자 신민철(18)의 좌월 1점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자 이내 인천고 4번타자 김환희(19)가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친 뒤 후속타자의 진루타로 홈을 밟으며 맞불을 놓았다. 이후 팽팽한 동점 상황이 이어지다가 7회초 1사 1,2루 기회에서 투수 뜬공에 이은 더블플레이가 나오자 휘문고 코치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할 정도로 경기가 과열됐다. 8회에도 휘문고가 1사 만루, 인천고가 1사 1,2루 기회를 각각 살리지 못하면서 끝내 연장 승부치기 승부에 돌입했다. 인천고를 구한 건 3학년 좌완투수 한지웅(18)이었다. 10회초 1사 2,3루 위기에서 등판한 한지웅은 김유빈, 엄태경을 각각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막았다. 한지웅은 두 타자를 상대로 패스트볼만 11개를 던지면서 최고 구속 시속 141.9㎞를 기록했다. 위기를 넘긴 인천고는 10회말 무사 1,2루에서 정상훈의 희생번트 때 휘문고 포수 김리안의 1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끝내기 승리했다. 경기 뒤 한지웅은 “왼손타자 두 명이 연달아 나온 만큼 어떻게든 여기서 승부를 끝내자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던졌다”고 말했다. 189㎝의 큰 키에 투구 시 오른쪽 발을 1루 쪽 깊이 내딛는 크로스피칭을 하는 한지웅은 과거 LG에서 뛰었던 주키치의 투구폼을 떠올리게 한다고 ‘인천의 주키치’로 불린다. 2019년 대회 우승팀인 유신고는 이날 당시 결승전 상대였던 마산용마고와의 16강에서 5-3으로 이겼다. 유신고 박영현(18)은 2-1로 앞서고 있던 3회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다. KT의 1차 지명 후보로 꼽히는 박영현은 한화 내야수 박정현(20)의 동생, 롯데 사이드암 투수 박명현(20)의 사촌동생이다.강홍구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소)형준이 형한테 ‘우승하고 만나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더니 ‘입방정 떨지 말라’고 냉정하게 답하더라고요. 진짜 우승하면 형이 어떤 반응일지 궁금해서 꼭 우승하고 싶습니다.”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번을 달고 있는 유신고 박영현(18)에게 2년 전 같은 등번호를 썼던 같은 학교 선배 소형준(20·KT)과 친분이 있냐고 묻자 돌아온 답이다. 유신고는 2019년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마산용마고를 10-4로 물리치고 1984년 창단 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당시 결승전 승리 투수가 바로 지난해 프로야구 신인왕 소형준이었다. 박영현도 소형준처럼 마산용마고를 상대로 승리투수가 되는 데 성공했다. 유신고는 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16강전 첫 경기에서 마산용마고를 5-3으로 물리쳤다. 박영현은 2-1로 앞서고 있던 3회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다. 16타자를 상대해 삼진을 9개 잡는 동안 안타와 볼넷은 각 1개씩 밖에 내주지 않았다. 2년 전 소형준처럼 박영현 역시 연고 프로야구 팀 KT의 가장 강력한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영현은 “1점차 리드 상황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빠른 공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승부를 펼친 게 효과를 본 것 같다”면서 “초등학교 때 오승환 선수(39·삼성) 투구에 반해 빠른 공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이제는 최고 시속 152km까지 던질 수 있다. 프로 무대에 가서도 오 선수처럼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박영현에게는 소형준 외에도 얼굴까지 닮은 야구하는 형들이 두 명이나 더 있다. 소형준과 고교 동기인 한화 내야수 박정현(20)은 친 형이고 롯데 사이드암 투수 박명현(20)은 사촌형이다. 박영현은 “셋이 비슷한 시기에 야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서로 의지하면서 꿈을 이뤄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박영현이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유신고는 4번 타자 문종윤(18)이 5회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짜리 쐐기 3점 홈런을 때렸다. 키 185cm, 몸무게 95kg인 문종윤은 이날까지 주말리그를 포함해 10경기에서 OPS(출루율+장타율) 1.036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불참하면서 타이틀 방어의 기회를 날린 유신고는 서울고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서울고는 물금고에 8-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서울고는 안타는 5개(2루타 2개)가 밖에 때리지 못했지만 사사구를 13개(볼넷 7개, 몸에 맞는 공 6개)나 얻어내면서 일찍 경기를 끝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