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기업공개(IPO) 당시 기관투자가들의 무분별한 경쟁으로 공모가격이 크게 부풀려져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거래소에 새로 상장된 73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상장 당일 25%, 1개월 13%, 6개월 5% 등으로 급락했다. 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종목 비중은 상장 당일 26%, 1개월 후 48%, 6개월 후 50%까지 늘어났다. 신규 상장하는 회사의 주식을 공모가에 사서 6개월 이상 보유하면 절반은 손해를 본 셈이다. 공모 이후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IPO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적정 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공모가를 부풀려왔기 때문이다. 물량을 확보한 기관들이 공모주식이 상장된 이후 곧바로 주식을 팔아 차익실현을 하고 나면 주가는 급락하고 결국 개인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 이에 따라 금투협은 3월 31일부터 ‘기업공개 수요예측 모범규준’을 제정해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주관사인 증권사와 기업공개 대상 기업이 공모 희망가를 제시할 때 주관사가 추정한 적정가의 ±15%를 벗어날 수 없도록 했다. 또 주관사가 가격을 높게 제시한 기관을 우대해 공모주식을 배정할 수 없고 공모 희망가를 제시하지 않으면 최고가로 인정해주던 관행도 없애기로 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회원A: “○○○ 종목을 보유 중인데 더 갈 수 있을까요?” 회원B: “그 회사 실적도 좋네요. 오늘 기관도 5000주나 들어왔고요.”회원A: “좀 전에 증권사 무료방송에서 추천하는 바람에 걱정입니다. 이 경우 거래 터지면 자기네 유료회원 물량을 털고 나가던데….” 회원C: “오래 가져갈 종목은 아닌 듯하네요. 단기로 보고 내일 매도하시죠.” 정보력이 취약한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시장에서 ‘집단지성’을 활용한 주식매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터넷 주식카페뿐만 아니라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분석하면서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들에게 맞서고 있는 것. 증권사들도 기존의 애널리스트 보고서나 증권시황 등을 제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회원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매매시스템 제공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개미 군단’이 투자의 진화에 성공할지, 아니면 증시의 쏠림 현상만 부추길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기자가 이트레이드증권의 ‘조인(JOIN)’ 서비스에 직접 접속했더니 곧바로 회원들이 당일 사고판 주문 명세가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페이스북과 비슷한 ‘친구 추천’ 항목도 눈에 띄었다. 가입할 때 입력한 투자성향, 자산규모 등을 비교해 투자성향이 비슷한 회원들을 자동으로 추천해 주는 것이다. 대화창에서는 종목과 시황을 놓고 난상토론이 한창이었다. 회원 대박투자(가명)가 △△종목을 언급해 해당 ID를 클릭해 보니 실제 전날과 당일 오전에 이 종목을 매수한 내용이 줄줄이 나타났다. 여기에다 현재 수익률 상위 회원 리스트를 보여주는 등 초보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이트레이드증권뿐 아니라 삼성증권과 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블로그나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자체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종목과 시황에 대해 고객들과 양방향 소통에 나섰다. 증권사들은 이런 움직임이 트위터나 인터넷 주식 카페에서 나도는 유언비어 등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엄기열 이트레이드증권 콘텐츠팀장은 “SNS 기반의 HTS는 회원들이 매매 내용을 공개하면서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투자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까지 나서 SNS 기반 서비스를 내놓는 것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쏠림 현상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실제로 SNS 기반 HTS의 수익률 상위 종목에는 테마주나 단타 투자자들의 매매 타깃이 되는 소형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 자신이 투자한 종목을 띄우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리거나 커뮤니티 내 회원들이 함께 작전 세력으로 돌변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회원끼리 개인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금융감독원이 작전세력 양성, 유언비어 유포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 채팅창과 게시판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가치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앞으로 주식투자 수익률이 채권과 금을 뛰어넘을 것이며 가장 안전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27일 발간하는 경제주간지 포천에서 “주식은 생산적인 투자 측면에서 장기간에 걸쳐 채권과 금을 능가해 우월한 승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채권에 대해선 “이자율이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과 세금을 충당할 정도로 높지 않아 이미 경고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투자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가 미국 채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필요할 때 손쉽게 현금으로 바꾸기 위한 용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버핏 회장은 금의 경우 생산성 면에서 주식보다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금에 투자하는 것은 수익성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미래에 금을 더 원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버핏 회장의 ‘주식 예찬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최근 수년간 채권과 금보다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개인투자자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정성근 이트레이드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48·사진)는 국내 인터넷 주식 거래 역사의 산증인이다. 1988년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해 증권가에 발을 디딘 정 대표는 1999년 말 국내 최초 인터넷 증권사인 이트레이드증권의 창립멤버로 합류했다. 이후 기획팀 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지내며 인터넷을 통한 증권 거래 서비스를 진두지휘해 왔다. 》 그는 8일 “사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한 증권 거래는 기존 증권사가 먼저 시작했다”며 “하지만 인터넷 증권사들이 수수료를 기존의 10% 수준으로 낮춘 덕분에 인터넷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정 대표는 10여 년간 온라인 고객을 상대로 기획업무를 주로 해온 만큼 인터넷을 이용하는 개인들의 성향을 꿰뚫고 있었다. 그는 온라인 투자자들이 사고파는 패턴이나 주식 회전율이 빠르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믿지 않는 성향이 강하다고 평했다. 정 대표는 “증권사 보고서는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에 집중하고 수익률 목표 기간도 길게 잡기 때문에 투자성향이 급한 온라인 투자자들은 인터넷에 있는 정보나 루머에 더 솔깃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보기술(IT)기기 발달로 정보의 양은 늘어났지만 정보의 질은 여전히 기관 투자가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10년 전에 비해 개인들의 성장에도 주목했다. 과거에는 개인 중에 주식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요즘에는 소위 ‘슈퍼 개미’뿐만 아니라 작은 수익률이라도 꾸준히 이어가는 개인이 많아졌다고 했다. 최근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개인들의 수익률과 시장 수익률의 편차가 예전처럼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들은 각자 투자 철칙이나 가이드라인을 먼저 세워야 한다”며 “예를 들어 주가가 5%까지 떨어지면 무조건 손절매한다든지, 오를 때도 목표 수익률을 확실히 정해둬야 시장의 쏠림 현상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인터넷 증권사 초창기 시절의 아쉬움도 드러냈다. 1999년 말 이트레이드증권은 웹 기반 시스템을 도입한 반면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키움증권은 기존 HTS를 적용했다. 고객들은 익숙하고 속도도 빠른 HTS를 선호했고 결국 대표 인터넷 증권사 자리를 키움증권에 내줘야 했다. 그는 “HTS는 개인 컴퓨터마다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접근성이 좋은 웹 기반을 선택했지만 전략적 착오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경쟁이 치열한 인터넷 증권 거래 시장을 헤쳐 나갈 열쇳말로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꼽았다. 인터넷 주식 거래 시스템을 단순히 ‘수단’으로 제공하는 것을 넘어 좀 더 실생활과 가깝게 접근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주식 투자를 하기 전에 해당 종목의 과거 수익률 등의 기록을 보는 것처럼 야구 역시 기록의 스포츠 아니냐”며 “인터넷 증권 서비스에 야구 용어를 접목해 종목별 타율, 방어율로 표시하면 좀 더 쉽고 재밌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업이 신용평가사를 바꾸도록 하는 ‘순환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신용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순환평가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순환평가제가 도입되면 회사채 발행 기업은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기존 신평사 대신 다른 신평사를 통해 신용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신평사들은 장기계약과 거래 기업 확보를 위한 수주 경쟁을 줄일 수 있고 공정한 신용등급 평가에 신경을 더 쓸 것으로 기대된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도 순환평가제 도입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평사 감독 체계에 대한 개선 방안도 제시됐다. 김 선임연구원은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신용평가 내부통제기준의 중요 사항을 제도화하고 법규 위반 시 제재할 조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적립식 펀드, 브라질 국채, 차이나 펀드, 워터 펀드…. 이는 공통적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금융상품이지만 대대적인 판매 성공 이후 성과는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히트 금융상품을 분석한 결과 차이나, 브릭스, 워터 펀드 등 특정 지역이나 자산에 집중 투자한 상품은 성과가 나빴던 반면 주가연계증권(ELS), 적립식 펀드, 브라질 국채 등 투자 ‘수단’이 차별화된 상품은 꾸준히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차이나 펀드는 2006∼2007년 17조5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했지만 2008년 말 수익률은 ―54.5%로 추락했다, 또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2007년 10조 원 가까이 팔린 브릭스 펀드와 워터 펀드 역시 2008년 말 각각 ―51.1%, ―45.9%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삼성증권 측은 추락한 상품들의 특징으로 시장 변동성에 따라 상품의 수익률이 그대로 노출되는 구조를 꼽았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차이나 펀드 같은 ‘용두사미’ 상품은 단순히 장밋빛 전망에 현혹돼 이미 고점에 오른 상태에서 투자한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반면 ELS, 적립식 펀드, 해외 채권 등은 판매 성공 이후에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상품은 시장이 어느 정도 하락해도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위험관리기능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수형 ELS는 시장이 어느 정도 하락해도 확정수익을 받을 수 있고 적립식 펀드는 매수 단가를 체계적으로 낮춰 장기적인 성과를 거둔다. 해외 채권도 발행 시 약속한 이자를 통해 수익을 먼저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 팀장은 “올해에도 지수형 ELS, 적립식 펀드, 브라질 국채 등은 성공을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브라질 국채는 환율을 고려해도 향후 3년간 연 8∼9%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한국 증시가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초부터 무섭게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말 1,800 선을 약간 넘었던 코스피는 어느덧 2,000 턱밑까지 올라왔다. 한국 증시를 가파르게 끌어올린 데에는 외국인투자가들의 영향이 컸다. 외국인들은 올해 1월에만 코스피시장에서 총 6조3060억 원을 쓸어 담으며 월간 순매수액 사상 최대금액을 갈아 치웠다. 상대적으로 외국인의 투자 비중이 높은 코스피시장 특성상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선 외국인들이 연초 어떤 주식을 쓸어 담았는지 살펴보면 앞으로 한국 증시 향방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경기 민감한 산업재 관련 업종 많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22개 업종 중 1월 중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은 운수장비로 총 1조3916억 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전기전자와 화학도 각각 1조2561억 원, 1조749억 원으로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상위 3개 업종을 합치면 전체 코스피시장 외국인 순매수액 6조3060억 원의 59%에 이른다. 이 외에 금융업과 철강금속도 6000억 원 이상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중소형주가 빛을 발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대형주들이 외국인들의 높은 선택을 받았다. 현대중공업이 7536억 원으로 가장 큰 순매수액을 나타났고 하이닉스 5477억 원, 삼성전자 4225억 원, 포스코 411억 원 순이었다. 외국인들은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리스크가 줄어들자 한국 등 신흥시장에 눈을 돌리며 서서히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외국인들의 프로그램 매매가 많았던 영향도 컸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월 외국인 순매수 중 80% 이상이 프로그램 매매인데 일반적으로 시가총액 최상위주 위주로 뿌려진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다른 업종에 비해 주가 회복 속도가 더딘 업종을 많이 사들였다. 지난해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주가가 급락하기 이전인 지난해 8월 1일과 올해 1월 말을 비교했을 때 코스피는 약 90%까지 회복했다. 반면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분포한 업종들은 대부분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하고는 외국인의 집중 매수에도 불구하고 1월 말 기준 화학은 78%, 운수장비는 82%, 금융 84% 등으로 코스피 회복률보다 낮았다. 외국인들은 산술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업종에 투자한 셈이다. 중국과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상승 기대감도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외국인 투자가 많았던 운수장비, 화학, 철강 등은 대표적으로 경기 상황에 민감한 업종들이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내수 부양에 힘쓰자 ‘차이나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업종에 관심을 가진 것”이라고 분석했다.○무작정 ‘외국인 따라가기’는 금물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이끄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5조 원을 넘어섰던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그 다음 달부터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바 있다. 최 센터장은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보고 들어왔다면 이후에도 같은 주식에 투자하라는 보장이 없다”며 “외국인 매수세는 이어지더라도 투자 패턴이나 강도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1월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 대부분이 해당 기업의 실적 개선 등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고려해 들어온 것이 아니라 단순 차익을 노리고 들어왔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미 어느 정도 상승한 만큼 추가적인 투자가 줄어들 수 있고 9일 옵션만기일에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2월에는 유럽 등에서 전해올 변수가 많은 편”이라며 “당분간 추가 변수와 외국인 투자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안철수연구소가 대규모 매물 부담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8일 코스닥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는 전날보다 1만1700원(8.94%) 내린 11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0.36% 오른 520.95로 마감했다. 이는 다음 주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7일 안철수 재단에 기부하는 주식 186만 주 가운데 86만 주를 순차적으로 매도해 현금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장외 대량 매매(블록딜)가 아니라 장내 매도 방식이라 이를 받아줄 매매 주체가 없으면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최근 높은 회전율과 거래량을 보이는 만큼 매물이 충분히 소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날 안철수연구소의 회전율은 22.10%, 거래량은 221만여 주였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86만 주를 한 달 동안 나눠서 매각할 경우 대량 매도의 충격을 흡수할 정도의 완충력은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3일 이후 사흘 연속 하루 거래량이 200만 주를 넘었다. 또 안철수 재단이 86만 주를 판 뒤에도 안 원장의 안철수연구소 지분은 18.6%로 2대 주주인 원종호 씨(9.16%)보다 많아 최대주주 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것도 주가의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안철수연구소 주가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 있고 ‘정치테마주’ 특성상 안 원장의 행보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인터넷이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1990년 중후반까지만 해도 휴대전화를 붙들고 증권사 직원과 실랑이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필자가 다니던 학교의 선생님 한 분은 수업시간이나 시험 감독 중에도 전화로 거래 주문을 넣느라 수차례 교실을 들락날락거렸던 기억이 있다. 요즘 들어 이런 광경을 목격하기란 쉽지 않다. 1997년 처음 시장에 선보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2000년대 들어 인터넷 확산과 함께 널리 보급되면서 굳이 증권사 직원을 통하지 않아도 집이나 사무실에서 주식을 사고팔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식 거래가 크게 늘어 올해 1월 무선단말기를 통한 주식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의 12%를 차지했다. 증시가 열리는 시간이면 사무실이든 지하철이든 관계없이 원하는 거래를 할 수 있으니 개미들은 그야말로 ‘정보기술(IT)의 축복’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과연 개인투자자들에게 IT의 축복만 내려진 것일까? 얼마 전 서울 여의도에서 지인과 점심을 먹으며 씁쓸했던 적이 있었다. 그는 코스닥지수와 자신이 투자한 종목의 주가를 확인하느라 식사 내내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필자가 답답한 마음에 ‘만날 주식만 보고 있느냐’고 묻자 ‘쉬는 시간이나 이동할 때 챙겨 본다’고 답했다. 결국 오후 3시 장이 마감할 때까지 일하는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주식 투자에 신경을 쏟는 셈이다. 비단 필자의 지인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공공기관 직원들이 근무 중 주식거래를 일삼아 문제가 됐던 적이 있었는가 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 카페에도 주식 관련 글들이 넘쳐난다. IT 기기가 개미들에게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준 반면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돈 버는’ 데에만 집중하게 만든 것이다. 일반인으로서는 딱히 자산 증식의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개인들이 재테크의 하나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결코 나무랄 수는 없다. 차트만 오래 들여다봐도 누구나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더욱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여가시간은 물론이고 화장실에서조차 스마트폰 주식 애플리케이션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면 그것은 IT 기기가 주식 투자자들에게 채운 ‘족쇄’인 셈이다. 취재 중에 만난 펀드매니저의 말처럼 주식 투자의 기본 원칙이 ‘시장이 아닌 기업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개인들도 주식의 굴레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싶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대기업들이 특정 회계법인과 장기 계약을 맺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 기업과 회계법인의 유착관계로 인한 부실 감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1 회계연도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44곳이 같은 회계법인과 5년 이상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화학, 신한금융지주 등 11개 기업은 2002 회계연도 이후 10년 동안 단 한 번도 회계법인을 바꾸지 않았다. KT&G는 9년간 같은 회계법인과 계약을 맺고 있으며 SK텔레콤과 우리금융지주, 대한생명 등도 8년 동안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관행에 대해 장기간 계약으로 감사를 받는 기업과 회계법인 사이에 유착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사를 오래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업 관계자들과 친분관계가 생기고 감사에 있어서도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회계법인의 한 회계사는 “임원진(파트너들)이 기업체 고위 관계자들과 친분이 생기다 보면 실제로 감사 결과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유착관계를 막기 위해 2006년 장기감사인 교체 제도를 도입했지만 2010년 폐지했다. 최근 유럽 등 선진국에서 도입 논의가 진행되자 이 제도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회계법인들은 감사인이 자주 바뀌면 기업 분석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한편 대형 회계법인의 시장 독식은 더욱 심해졌다. 100대 기업의 감사인을 살펴보면 2002 회계연도의 경우 ‘빅4’로 꼽히는 삼일, 안진, 삼정, 한영 회계법인의 비중이 81%였지만 현재는 4대 회계법인이 100% 맡고 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최근 변동성이 큰 증시에서 부자들은 승승장구한 반면 중산층 이하 소액자산가들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주식과 펀드, 채권, 머니마켓펀드(MMF) 등 증권 잔액을 1억 원 이상 보유한 고액자산가는 2009년 말 4.4%에서 지난해 말 5.0%로 증가했다. 반면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3000만 원 미만의 소액자산가는 2011년 말 84%로 2년 전 84.7%보다 0.7%포인트 줄었다. 또 고액자산가들이 보유한 자산이 전체 고객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말 56.4%에서 지난해 말 63.5%로 7.1%포인트나 급증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투자증권 고객 중 1억 원 이상 고액자산가는 작년 말 기준 2년 전보다 1%포인트 늘어난 반면 3000만 원 미만의 고객은 같은 기간 1.55%포인트 줄었다. 전문가들은 고액자산가들과 중산층 투자자들의 자산 증감 차이를 불러온 요인 중 하나로 자산운용 방식을 꼽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개 이상의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복합상품 고객 비중이 증권 잔액이 1억 원 이상 고액자산가들은 29.3%였지만 1억 미만인 고객들 중에는 13.9%에 그쳤다. 1억 원 미만 자산가들은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이 큰 주식자산 비중이 60.6%로 고액자산가의 55.0%보다 5.6%포인트 더 높았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제의 대기업 의존도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전력을 제외한 상위 10대 그룹의 12월 결산법인 상장사가 지난해 1∼9월에 올린 매출액은 470조8233억 원으로 전체 상장사 매출액 900조8114억 원의 52.3%를 차지했다. 10대 그룹 상장사 매출 비중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전인 2007년 46.4%에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대기업의 시가총액 비중도 훨씬 높아졌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 계열 90개 상장사의 지난달 말 기준 시가총액은 647조9400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규모인 1226조6000억 원의 52.8%를 차지했다. 이는 2007년 말 10대 그룹 시가총액 비중 40.75%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지난해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이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 자산을 활발히 사고판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코스닥 상장법인이 자산의 10% 이상 금액에 해당하는 유형자산을 취득 또는 처분하겠다고 공시한 내용을 종합한 결과 전체 취득금액이 6813억 원이다. 이는 2010년 5562억 원보다 22.5% 늘어났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사옥 이전, 공장용지 확보 등을 이유로 건물이나 토지를 주로 사들였다. 공시 건수로 보면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 관련 공시가 38건으로 2010년 45건에 비해 줄었지만 평균 취득금액은 124억 원에서 179억 원으로 늘어났다. YTN이 886억 원 상당의 건물을 매입해 가장 큰 금액을 썼고 네오위즈게임즈(808억 원), SK컴즈(619억 원) 순이다.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하던 유형자산을 처분한 금액도 늘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들의 유형자산 처분금액은 4467억 원으로 전년의 3700억 원보다 20.73% 증가했다. 네오위즈가 현금 유동성 확보를 이유로 808억 원 규모의 유형자산을 팔았고 포스코ICT(650억 원), 소프트포럼(336억 원) 등도 대규모 부동산을 처분했다. 코리아나와 신원종합개발 등은 차입금을 갚기 위해 각각 320억 원, 229억 원의 유형자산을 팔기도 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퇴직연금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말 50조 원을 육박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년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49조9168억 원으로 2010년 말 29조1472억 원보다 71.3% 급증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05년 12월 제도 도입 당시 163억 원에 그쳤지만 매년 빠르게 증가해 2010년 말 29조 원에 이어 작년 말 50조 원에 가까워졌다. 권역별로 은행이 24조3000억 원(49.6%)으로 비중이 가장 컸고 생명보험(25.6%), 증권(18.0%), 손해보험(7.8%)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 75.2%, 확정기여형(DC) 16.2%, 개인형 퇴직계좌(IRA) 7.3%, 기업형 IRA 1.2% 순이었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작년 말 기준으로 13만9151개사로 가입자는 328만3608명이다. 5인 이상 사업장은 전체 기업 중 17.6%가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반면에 4인 이하 사업장은 4.5%만 도입해 가입률이 저조했다. 금감원은 올해 퇴직연금시장을 70조 원 규모로 전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대기업의 퇴직연금 도입이 마무리돼 올해부터는 성장세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퇴직연금 규모가 커지는 만큼 퇴직연금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DC형도 40%까지만 주식 투자가 가능하다”면서 “최근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채권에 비해 높은 만큼 시장 상황과 개인 투자 성향에 맞는 다양한 상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한국거래소는 한화가 김승연 그룹회장 등 주요 임원의 횡령·배임혐의 발생 사실을 공시함에 따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6일부터 ㈜한화의 유가증권시장 주식거래를 정지한다고 3일 밝혔다.}
“중소형주를 찾는 비결요? 바로 ‘상상력’이죠. 이 회사가 미래에 어떤 성과를 낼지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좋은 투자를 할 수 있죠.” 민수아 신임 삼성자산운용 가치주식운용본부장(41)은 올해 1월 가치·중소형주 운용본부 책임자로 승진해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첫 여성 본부장 시대를 열었다. 민 본부장은 그동안 가치주와 중소형주 투자에 발군의 실력을 보여 왔다. 그가 2007년 9월부터 운영한 ‘삼성중소형포커스’ 펀드는 지난해 급락장에도 불구하고 최근 1년 수익률이 8.97%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13%를 크게 웃돌았다. 2일 기준 3년 수익률은 136.42%에 달한다. “투자하다 보면 결과가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죠. 실제 기간을 더 쪼개 놓고 보면 올해의 경우 시장 수익률보다 제 펀드가 더 안 좋아요. 하지만 기업의 미래가치에 투자하다 보면 항상 (수익률 면에서) 시장을 이겼습니다.” 민 본부장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6년 LIG손해보험 주식운용팀에 입사한 ‘1세대 여성 펀드매니저’다. 2006년 삼성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본부장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비결은 ‘시장이 아닌 기업을 보고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다. 그는 투자 기업을 고르기 위해 일주일에 3번 넘게 현장 탐방을 다녔다. 본부장이 된 뒤로는 회의나 외부 인사들과의 약속이 많아졌지만 퇴근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기업 탐방만큼은 거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평소 책이나 신문 기사를 통해 사회 변화상에 맞는 업종을 찾아내기도 한다. “뜨는 업종은 오히려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죠.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친환경 전기차를 지원한다고 해서 관련 회사들을 가봤지만 대부분 설비투자 대비 효율성이 낮아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민 본부장이 주목하는 키워드는 ‘브랜드 가치’다. 그는 “한국 증시는 이미 유동성이 풍부하고 정보도 많이 공개돼 아무도 모르게 숨겨진 ‘흙 속의 진주’ 같은 종목을 찾기는 어렵다”면서 “같은 능력이지만 앞으로 브랜드 가치가 올라갈 업종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특정 회사가 ‘싼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알려지다가 여러 변수에 따라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 ‘품질 좋은’ 제품으로 인식되면 제품 단가나 실적이 같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민 본부장은 “SM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라며 “원래 좋은 자원이 있었지만 한류라는 브랜드를 타고 더 크게 성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본부장은 최근 극성을 부리는 각종 테마주에 대해 묻자 ‘내 소관이 아니다’라며 손을 저었다. 그는 “특히 정치 테마주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몇 해 전 안철수연구소를 들여다본 적이 있지만 테마주로 불린 뒤로는 아예 손뗐다”고 말했다. 올해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작년에는 유럽 리스크 등 거시적인 변수가 컸지만 올해는 큰 변수가 드물 것”이라면서 “이런 때일수록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고 투자하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안철수연구소가 기부재단 발표 소식에 상한가까지 치솟으면서 전형적인 정치 테마주 행태를 보이고 있다. 2일 코스닥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는 전날보다 가격상승 제한폭인 1만6000원(15.0%) 오른 12만2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익재단 설립 계획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든 것으로 분석된다. 안철수연구소는 1월 31일 10만700원(―14.94%)까지 떨어졌지만 1일 5900원(5.85%) 오른 뒤 이날 상한가로 뛰어 다시 12만 원을 회복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올해 들어 외국인투자가들의 ‘바이 코리아’ 열풍이 거세다.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리스크가 대부분 반영됐다고 받아들이는 데다 그동안 쌓아둔 유동성이 한꺼번에 한국 증시로 몰려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1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4156억 원을 순매수하며 연초부터 이어진 매수 랠리를 이어갔다. 이는 전날보다 3000억 원가량 많은 규모다. 외국인들은 1월 10일 이후 연일 순매수를 이어가며 1월에 총 6조3060억 원을 사들였다. 이는 한 달간 순매수 규모로 역대 최고 금액이다. 종전 최고 금액은 2009년 7월 5조9400억 원이었다. 1월 외국인 매수 랠리는 지난해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살아난 영향이 컸다.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로존 국가들이 국채 발행에 성공했고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자 외국인들이 다시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21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은행권을 대상으로 3년의 장기대출을 실시한 것도 유동성 공급에 힘을 실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까지는 글로벌 펀드들이 현금을 쌓아두었지만 1월 이후 현금 대신 그동안 줄여왔던 주식 비중을 다시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의 매수가 연일 계속되자 국내 증시도 당초 예상됐던 ‘상저하고(上底下高)’의 구도를 깨고 빠르게 오르고 있다. 코스피는 1일 1,959.24로 지난해 말 1,825.74보다 133.5포인트(7.3%) 올랐다. 외국인들의 투자 향방이 한국 증시를 이끌어 온 만큼 국내 투자자들도 외국인들의 이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월에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말 ECB가 1조 유로(약 1480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추가로 공급하는 등 투자를 이끌어냈던 동력이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 기대감도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이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은 이미 세계 증시가 급락했던 7월 말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됐지만 한국은 여전히 당시보다 낮다”며 “당시 주가인 2,170 선까지는 가격 메리트가 있어 매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를 포함한 유럽 변수로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쓸 수 있는 실탄(현금)이 많이 줄었고, 1월 순매수 중 30%가량이 시장과 관계없이 차익거래를 위한 프로그램매매로 들어온 자금이라 향후 변수에 따라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고공행진을 하던 삼성전자 주가가 잠시 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 31일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8000원(0.72%) 떨어진 110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0.89% 내려간 데 이어 이틀째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1월 26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한때 110만 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잠시 쉬어가는 국면이라고 봤다. 삼성전자는 1월 27일 2011년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주가가 올랐고 30일에는 장중 113만 원까지 뛰어 종전 최고가를 넘어서기도 했다. 상당수 증권사는 앞으로도 TV와 액정표시장치(LCD)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여전히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50만 원까지 높여 잡고 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지난해 바닥을 헤매던 증권주가 임진년을 맞아 거센 용틀임을 시작했다. 당초 예상을 깨고 국내 증시가 연초부터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자 찬밥 신세였던 증권주도 신바람이 났다. 현대증권도 지난해 부진을 떨쳐내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코스피시장에서 현대증권은 전날보다 350원(3.40%) 오른 1만650원에 장을 마쳤다.○ 유럽 리스크 줄자 증권주 훨훨 올해 들어 증권주는 예상 밖의 선전을 하고 있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시장 22개 업종 중 증권주는 20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20.5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29% 오른 것에 비하면 돋보이는 상승률이다. 특히 최근 대대적인 매수에 나선 외국인투자가들이 3일 이후 31일까지 증권업종을 거래일마다 순매수하고 있다. 증권주가 힘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부터 증시를 짓눌렀던 유럽 재정위기 리스크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미 유럽 리스크가 시장에 다 반영됐고 올해 들어 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들의 국채 발행까지 성공하면서 더 이상의 불확실성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가 살아나자 한국 증시에도 돈이 몰리면서 증권사들의 성장 모멘텀이 커지고 있다. 정 연구원은 “증권주는 다른 업종보다 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니 증시 상승에 맞춰 가장 먼저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금융업종에 비해 증권주가 가격이 싼 것도 투자 매력이 높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증권, 가장 저평가됐다고 평가 현대증권은 최근 증권주 가운데서도 가장 활발하게 상승하고 있는 종목이다. 이는 지난해 가격이 너무 떨어진 데 따른 반사효과라는 의견이 많다. 원재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을 제외한 다른 증권주들은 대부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 수준까지 오른 반면 현대증권은 현재 0.6배에 그쳐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10월 헤지펀드 설립 지원과 자금 모집 등을 담당하는 프라임 브로커 자기자본 요건을 맞추기 위해 59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출발이 늦었지만 27일 KDB산은자산운용과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발동을 걸었다. 올해 이후 국내 헤지펀드가 안정적으로 성장한다면 현대증권 등 프라임 브로커 증권사들에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저축은행을 인수한 현대증권은 지난해 12월 1일 현대저축은행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하며 증권담보대출 확대, 지분법 이익 등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