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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승이 없는 서연정(26·요진건설산업·사진)이 투어 통산 10승을 올린 거물 최혜진(22·롯데)을 꺾었다. 이변이 쏟아진다는 매치플레이의 묘미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서연정은 19일 강원 춘천시 라데나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 1차전에서 최혜진을 1홀 남기고 2홀 차로 눌렀다. 이번 대회 64명의 참가자 중 서연정은 60번, 최혜진은 5번 시드를 받았다. 2014년 투어에 데뷔한 서연정은 준우승만 세 차례 했을 뿐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일 2차전에서 이날 장수연에게 패한 최민경과 맞붙는다.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 1∼3차전 성적에 따라 16강 진출자를 가린다. 디펜딩 챔피언 김지현(30)은 이가영(22)에게 2홀을 남기고 3홀 차로 승리했다. 김지현은 이날 승리로 이 대회 통산 20승(1무 7패)을 채웠다. 시즌 3승과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는 상금 랭킹 1위 박민지(23)는 홍란(35)을 4홀 차로 따돌렸다. 박현경(21)도 김효문(23)을 5홀 차로 크게 제압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키움의 안방마님 박동원(31)이 3연타석 홈런으로 다승(6승) 선두 삼성 원태인(21)을 울렸다.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방문경기에 9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박동원은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해 3연타석 홈런으로 4타점을 기록했다. 키움은 9-2로 이기며 4연승을 달렸다. 박동원은 2회초 2사 후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의 1점 홈런(시즌 5호)을 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4회초 125m 거리 1점(6호), 6회초 110m 거리 2점 홈런(7호)을 각각 왼쪽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2회, 4회에는 패스트볼, 6회에는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박동원의 개인 첫 3연타석 홈런이자 리그 통산 55번째 기록이다. 특정 투수를 상대로 3연타석 홈런을 친 건 역대 5번째다. 앞서 16일 한화전에서 개인 첫 연타석 홈런을 쳤던 박동원은 5월 들어서만 타율 0.424, 7홈런, 11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박동원은 경기 뒤 “지난 시즌보다 원태인의 빠른 공 구속이 늘었다고 들어서 빠른 공을 노리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평소 독실한 불교 신자로 알려진 박동원은 잊을 수 없는 부처님오신날을 보냈다. 박동원에게 세 번째 홈런을 내준 뒤 마운드 위에서 주저앉은 원태인은 박동원을 끝으로 강판됐다. 이날 5와 3분의 2이닝 10피안타(3홈런) 3볼넷 5탈삼진 7실점을 기록하며 6연승 끝에 시즌 2패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1위(1.00)였던 평균자책점 순위도 4위(2.13)로 미끄럼을 탔다. 삼성은 2연패에 빠져 선두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광주에서는 SSG 추신수가 KBO리그 첫 그랜드슬램을 신고했다. KIA와의 방문경기에 3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추신수는 4-3으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KIA 정해영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 만루홈런(8호)을 쳤다.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LG가 홍창기의 끝내기 적시타에 힘입어 NC에 6-5로 이겼다. 홍창기는 5-5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문경찬의 2구를 받아쳐 우중간 적시타를 쳤다. 2연승을 달린 LG는 KT, 삼성을 0.5경기 차로 제치고 선두가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제 올림픽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한다. 꼭 메달을 따고 싶다.” ‘배구 여제’ 김연경(33·사진)이 2021 도쿄 올림픽 메달을 향한 최종 모의고사를 앞두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 1월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이후 실전을 치르지 못했던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25일부터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열리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참가해 최종 전력을 점검한다. 대표팀 주장 김연경은 출국을 하루 앞둔 19일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 공개한 인터뷰를 통해 “VNL 일정이 다소 빡빡해 걱정이 되지만 올림픽 준비 과정으로 여기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25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다음 달 20일 네덜란드전까지 15경기를 치른다. 출국에 앞서 관심을 모은 거취도 정리했다. 김연경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날 “김연경이 중국 상하이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2017∼2018시즌에 뛰었던 팀으로 계약 기간은 1년으로 알려졌다. 상하이는 당시 김연경을 영입한 뒤 1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달 23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합숙 훈련을 진행한 김연경은 “선수촌에 있는 올림픽 디데이 계산기가 하루하루 줄어드는 걸 보면서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면서 “도쿄 대회가 (개인적으로)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준비해 메달 획득으로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2012년 런던(4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8강)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메달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정지윤(21), 이다현(20) 등 젊은 선수들도 합류했다. 김연경은 “젊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하면서 대표팀 분위기가 아주 밝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김연경보다 나이 많은 선수는 한송이(37)뿐이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대표팀 감독은 “이재영(레프트)-다영(세터·이상 25) 쌍둥이 자매가 (학교 폭력 사건으로) 빠졌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면서 “레프트 쪽에서는 김연경과 함께 이소영(27)을 주전으로 쓰고 박정아(28)에게는 라이트 자리를 맡겨 볼 생각이다. 세터 자리는 김다인(23), 안혜진(23), 염혜선(30)을 VNL에서 두루 기용한 뒤 주전 선수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황규인 kini@donga.com·강홍구 기자}
“내 탱크에는 아직 연료가 남아 있다.” 메이저리그(MLB)에서만 21번째 시즌. 2011년 LA 에인절스로 이적한 후 10년 만에 이웃집 LA 다저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괴물 타자’ 앨버트 푸홀스(41·사진)는 여전히 투지를 이야기했다.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푸홀스는 “무엇이든 하러 왔다. 다저스가 또 다른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낄 수 있도록 돕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평생 달아 왔던 5번 대신 55번이 새겨진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푸홀스는 공식 이적 첫날부터 선발 출전했다.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나선 그는 4타수 1안타 1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3회말 2사 1, 3루 기회에서는 상대 선발 매디슨 범가너의 커터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이날 3-1로 승리했다. 최우수선수(MVP) 3회 선정, 현역 최다 홈런(667개)과 타점(2113점)을 기록 중인 ‘살아있는 전설’ 푸홀스가 세 번째 소속 팀인 다저스에서 어떤 활약을 이어갈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푸홀스의 홈런은 역대 5위, 타점은 역대 3위에 해당한다. 한편 에인절스의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27)는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MLB 전체 홈런 선두로 나섰다.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시즌 13호 홈런을 쳤다. 2회말 1사 1, 3루 기회에서 클리블랜드 선발 샘 헨치스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에인절스가 7-4로 이겼다. 샌디에이고 김하성(26)은 콜로라도와의 안방경기에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4경기 연속 타점 행진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홈런공장장’ 최정(34·사진)이 전인미답의 경지에 올랐다. SSG의 중심타자 최정이 KBO리그 역대 최초 16시즌 연속 10홈런 이상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최정은 1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방문경기에 4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10호 홈런(1점)을 쳤다.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KIA 윤중현의 커브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 홈런을 때렸다. 최정은 이 홈런으로 16년 연속 10홈런을 친 역대 첫 번째 타자가 됐다. 15년 연속 기록을 함께 갖고 있던 ‘왕년의 홈런왕’ 한화 장종훈(1988∼2002시즌), ‘양신’ 삼성 양준혁(1993∼2007시즌)을 뛰어넘었다. 2004년 유신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는 등 일찌감치 타격에 재능을 드러낸 최정은 2005년 SK(SSG의 전신)에 입단한 뒤 2년 차인 2006년 12홈런을 치며 ‘소년장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6년 40홈런, 2017년 46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최정은 이날 현재 통산 378홈런(역대 2위)으로 삼성 이승엽(은퇴)의 역대 최다 홈런 기록(467개)에 도전하고 있다. 최정은 이날까지 NC 나성범과 함께 홈런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NC 알테어(12호), 2위 삼성 피렐라(11호)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최정은 이 홈런으로 역대 21번째 통산 1800안타 고지에도 올랐다. SSG는 7회에 터진 최정과 한유섬(4호)의 홈런에 힘입어 7-5로 승리하며 최근 3연패에서 탈출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LG가 김현수(33)의 결승타에 힘입어 NC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0-0으로 맞선 5회말 2사 1, 2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루친스키에게 중전 적시타를 치며 이날의 유일한 타점을 올렸다. 김현수는 올 시즌에만 8번째 결승타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LG의 시즌 승리(21승) 중 3분의 1 이상이 그의 방망이 끝에서 나온 셈이다. LG의 외국인 선발투수 수아레즈는 5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이어가는 등 7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시즌 5승째를 챙겼다. NC의 5연승 행진은 중단됐다. 대구에서는 키움이 6회초 전병우의 만루홈런(2호) 등으로 대거 9득점하며 삼성에 15-3, 대승을 거뒀다. 키움은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타자 전원 득점을 기록했다. 한편 25일 예정된 정규리그 5경기는 24일 도쿄 올림픽 대표팀 예비 엔트리 선수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에 따라 순연됐다. 해당 경기들은 10월 잔여경기 일정 발표 때 함께 편성할 예정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 투수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몸쪽 낮은 코스로 회심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타석의 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돌렸다. 방망이 위쪽에 맞은 이 공은 포수 머리 뒤로 넘어가는 파울이 됐다.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 3회에 나온 이 공은 김광현이 이 경기에서 던진 공 중 가장 빠른 공(시속 148km)이었다. 2년 전까지 KBO리그에서 상대했던 두 코리안 메이저리거는 이날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로 자리를 옮겨 그렇게 최선을 다해 서로를 상대했다. ‘김 vs 김.’ 2021시즌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첫 투타 맞대결이 성사됐다. 세인트루이스 선발투수 김광현은 이날 샌디에이고의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과 두 차례 대결을 펼쳤다. 앞서 KBO리그에서 김하성은 김광현에게 타율 0.333(30타수 10안타) 1볼넷 4타점 5삼진을 기록했다. KBO리그 출신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투타 맞대결을 펼친 건 2019년 LA 다저스 류현진(현 토론토)과 피츠버그 강정호(은퇴) 이후 2년여 만이다. 이날 경기는 ESPN의 선데이나이트베이스볼 중계로 미국 전역에 전파를 탔다. 2번의 승부에서 두 선수는 번갈아 웃었다. 3회말 첫 대결에서는 김광현이 탈삼진을 빼앗아냈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파울만 4차례 치는 등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8구째 바깥쪽 높은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하며 돌아섰다. 이 경기의 승부처가 된 4회말 맞대결에서는 김하성이 볼넷으로 타점을 기록하며 판정승을 거뒀다. 1사 만루 위기를 맞은 김광현은 투쿠피타 마르카노에 이어 김하성에게도 6구째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끝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3과 3분의 1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1자책점)을 기록한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2.74에서 2.73이 됐다. 김광현으로선 4회가 아쉬웠다. 3루수 놀런 에러나도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한 데 이어 후속 타자의 땅볼 때 1루 주자 매니 마차도와 2루수 토미 에드먼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수비방해가 선언되지 않으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경기 뒤 김광현은 “투구 수가 적은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됐는데 감독에게 믿음을 심어줘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남겼다. 김하성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1∼4번 타자에게 기회를 주지 않도록 하위 타순을 막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끝내 7번 타자 김하성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올 시즌 처음이자 빅리그 데뷔 후 첫 패배를 맛봤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결국 3-5로 패하면서 김광현은 지난해 빅리그 데뷔 후 14경기 만에 처음으로 패전을 기록하게 됐다. 선발 투수로 1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마감하며 시즌 성적 1승 1패를 기록한 김광현은 “300승 투수도 150패를 한다. 첫 패가 너무 늦게 나왔다. 앞으로 (패배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성은 이날 2타수 무안타 2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190으로 조금 떨어졌다. 한편 개막 직전 오른쪽 무릎 통증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탬파베이 내야수 최지만(30)은 복귀 후 첫 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같은 날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안방경기에 3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탬파베이가 7-1로 승리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기쁨 두 배였다. 자신의 메인스폰서 주최 대회에서 처음으로 시즌 다승을 올린 박민지(23·NH투자증권)가 바로 그랬다. 박민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이자 통산 6승을 수확했다. 16일 경기 용인시 수원CC(파72)에서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정상에 섰다. 지난달 25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2021 우승 이후 채 한 달이 안 돼 트로피를 추가했다. 2위 안나린을 1타 차로 제치며 우승 상금 1억2600만 원을 거머쥔 박민지는 시즌 상금 선두(약 2억8604만 원)에 올랐다. 2008년 시작한 이 대회에서 박민지처럼 NH투자증권 후원 선수가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인이었던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1승씩을 해온 박민지는 “박민지는 1년에 1승밖에 못 한다는 말씀을 해주신 분께 (도리어) 고맙다. 큰 자극과 동기부여가 됐다. 앞으로도 폭포가 쏟아지듯 우승을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시즌 다섯 번째 대회에서 2승을 한 그는 통산 20승이라는 당찬 포부도 내걸었다. 지난해 8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대회에 참가했을 때 룰 미팅 당시 칠판에 적힌 ‘244’(대회 참가자 합작 우승 수)라는 숫자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박민지는 “244승 중 (당시) 3승밖에 하지 못한 내가 먼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승하고 싶은 열망이 더 커졌다. 상반기가 끝나기 전 1승을 더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두로 출발한 박민지는 5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순항했다. 7번홀(파4) 세컨드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보기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8번홀(파5)에서 곧바로 약 6.8m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같은 챔피언조의 안나린이 14번홀(파3) 버디를 따내며 1타 차로 쫓았지만 15∼18번홀 모두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끝까지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날 자신의 야디지 북에 적은 ‘우승에 대한 열정을 가지되 그 열정을 공에 표현하지 말자’는 문구대로 일일 강수량 30mm 빗줄기 속에서도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박민지는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 92.86%에 그린 적중률 72.22%를 기록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종합격투기(UFC) 간판스타 코너 맥그레거(33·아일랜드)가 최근 1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스포츠 스타로 올라섰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3일 발표한 ‘세계 10대 최고 수입 스포츠 선수’ 자료에 따르면 맥그레거는 최근 1년간 총 1억8000만 달러(약 2037억 원)의 수입을 기록하며 처음 이 부문 랭킹 1위에 올랐다. 역대로 따지면 복싱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의 2015년 3억 달러(약 3400억 원), 2018년 2억8500만 달러(약 3230억 원)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지난해 16위였던 맥그레거의 종전 최고 순위는 2018년 기록한 4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스포츠 리그가 중단되거나 무관중으로 치러지면서 특급 스타들의 경기 내 수입 비중이 줄어든 게 맥그레거를 순위표 꼭대기로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 당시 상위 10인의 수입 중 약 63%였던 경기 내 수입의 비중은 2021년 51.3%로 줄었다. 맥그레거는 수입의 9할 가까이를 경기장인 옥타곤 밖에서 벌어들였다. 맥그레거는 자신이 론칭한 위스키 브랜드인 ‘프로퍼 넘버 트웰브’의 지분을 1억5000만 달러(약 1698억 원)에 매각하는 등 경기 외 수입으로 총 1억5800만 달러(약 1788억 원)를 벌어들였다. 여기에 판타지 스포츠 사이트인 드래프트킹, 비디오게임 ‘디스토피아: 콘테스트 오브 히어로스’ 등의 광고 모델로도 활동했다. 반면 대진료로는 올 1월 한 경기로 전체 수입의 약 12%인 2200만 달러(약 249억 원)를 벌었을 뿐이다. 이번 발표는 2020년 5월 1일부터 올 5월 1일까지의 수입을 반영했다. 맥그레거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셀틱 모두 내가 좋아하는 팀”이라며 스포츠 구단 인수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FC바르셀로나 리오넬 메시(34)는 1억3000만 달러(약 1471억 원)로 맥그레거의 뒤를 이었다. 메시는 경기 내 수입 9700만 달러(약 1098억 원)로 맥그리거보다 한참 앞섰지만 경기 외 수입이 3300만 달러(약 373억 원)에 그치며 2위를 차지했다.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가 1억2000만 달러(약 1358억 원)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였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는 7위로 내려앉았는데 코로나19 직격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총수입 9000만 달러 가운데 경기 수입으로 벌어들인 돈은 30만 달러에 불과했다. 대회 취소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페더러는 코트를 오랫동안 떠나 있었다. 롤렉스, 유니클로 등 기업 후원 수입 등이 99.7%에 이르렀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댈러스의 주전 쿼터백 댁 프레스콧(28)이 총 1억750만 달러로 4위였다. 5위(9650만 달러)는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37)다. 톱10 종목으로는 축구가 3명으로 가장 많았고 농구, 미식축구가 각각 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잠자던 사자가 다시 깨어난 걸까. 사자 군단 삼성이 오랜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삼성은 13일 KT와의 방문경기에서 4-0으로 이겨 21승 13패로 선두를 질주했다. 공동 2위 SSG, NC 등과 2.5경기 차다. 삼성은 전날 KT와의 경기에서 7-5로 이기며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승 고지에 올랐다. 2015년 이후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한 삼성 팬들의 가슴도 모처럼 파란색 희망으로 부풀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20승에 선착한 팀 중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은 2012년 넥센(현 키움)이 유일하다. 삼성 선전의 비결은 높아진 마운드다.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4.78로 전체 10개 팀 중 7위에 그쳤던 삼성은 올 시즌 1위(3.66)로 가장 안정된 투수력을 선보이고 있다. 평균자책점(1.00)과 다승(6승 1패) 단독 선두인 원태인(사진)을 필두로 외국인 투수 뷰캐넌이 4승 1패 평균자책점 2.27로 선발 마운드를 단단히 지키고 있다. 원태인은 이날도 7이닝 동안 5피안타 4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토종 에이스다운 존재감을 과시했다. 평균자책점 0.00의 우규민에 11세이브로 이 부문 단독 선두인 오승환까지 불펜진도 막강하다는 평가다. 오승환은 이날도 9회말 1사 1, 3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물려받아 조용호를 몸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며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대타 유한준에게 더블플레이를 유도해내며 승리를 지켰다. 방망이도 새 외국인 타자 피렐라의 가세로 강해졌다. 지난해 살라디노에 이어 대체 선수로 영입한 팔카로도 재미를 보지 못한 삼성은 올해 피렐라가 홈런 공동선두(11개), 타율 3위(0.370)에 오르는 등 맹활약하면서 근심을 덜었다. 올 시즌 뒤 세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포수 강민호도 타율 5위(0.350)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한편 롯데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안방경기에서 5-4로 역전승을 거둬 3연패에서 탈출했다. 8회말 나승엽, 지시완의 연속 안타로 얻은 1사 1, 3루 기회에서 손아섭이 땅볼로 3루 주자 나승엽을 홈으로 불러들여 결승 타점을 기록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부임 후 3경기 만에 첫 승리다. NC는 대전에서 한화를 4-2로 꺾고 3연승을 달리며 팀 통산 600승의 기쁨도 맛봤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종합격투기(UFC) 간판스타 코너 맥그레거(33·아일랜드)가 최근 1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스포츠 스타로 올라섰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3일 발표한 ‘세계 10대 최고 수입 스포츠 선수’ 자료에 따르면 맥그레거는 최근 1년간 총 1억8000만 달러(약 2037억 원)의 수입을 기록하며 처음 이 부문 랭킹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6위였던 맥그레거의 종전 최고 순위는 2018년 기록한 4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스포츠 리그가 중단되거나 무관중으로 치러지면서 특급 스타들의 경기 내 수입 비중이 줄어든 게 맥그레거를 순위표 꼭대기로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 당시 상위 10인의 수입 중 약 63%였던 경기 내 수입의 비중은 2021년 51.3%로 줄었다. 맥그레거는 수입의 9할 가까이를 경기장인 옥타곤 밖에서 벌어들였다. 맥그레거는 자신이 론칭한 위스키 브랜드인 ‘프로퍼 넘버 트웰브’의 지분을 1억5000만 달러(약 1698억 원)에 매각하는 등 경기 외 수입으로 총 1억5800만 달러(약 1788억 원)를 벌어들였다. 여기에 판타지 스포츠 사이트인 드래프트킹, 비디오게임 ‘디스토피아: 콘테스트 오브 히어로즈’ 등의 광고 모델로도 활동했다. 반면 대진료로는 전체 수입의 약 12%인 2200만 달러(약 249억 원)를 벌었을 뿐이다. 이번 발표는 2020년 5월 1일부터 올 5월 1일까지의 수입을 반영했다. 맥그레거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셀틱 모두 내가 좋아하는 팀”이라며 스포츠 구단 인수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FC바르셀로나 리오넬 메시(34)는 1억3000만 달러(약 1471억 원)로 맥그레거의 뒤를 이었다. 메시는 경기 내 수입 9700만 달러(약 1098억 원)로 맥그리거보다 한참 앞섰지만 경기 외 수입이 3300만 달러(약 373억 원)에 그치며 2위를 차지했다.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가 1억2000만 달러(약 1358억 원)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였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는 7위로 내려앉았는데 코로나19 직격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총수입은 9000만 달러 가운데 경기 수입으로 벌어들인 돈은 30만 달러에 불과했다. 대회 취소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페더러는 코트를 오랫동안 떠나 있었다. 롤렉스, 유니클로 등 기업 후원 수입 등이 99.7%에 이르렀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댈러스의 주전 쿼터백 댁 프레스콧(28)이 총 1억750만 달러로 4위였다. 5위(9650만 달러)는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37)다. 톱10 종목으로는 축구가 3명으로 가장 많았고 농구, 미식축구가 각각 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그래도 ‘선발 등판=팀 승리’라는 기분 좋은 공식을 이어갔다.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의 왼손 투수 김광현(33)이 시즌 다섯 번째 선발 등판에서 좋은 투구를 하며 팀의 4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김광현은 12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방문경기에서 5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 타선 침묵으로 시즌 2승을 수확하진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을 3.06에서 2.74로 낮췄다. 빅 리그 데뷔 후 12경기 연속 선발 무패 행진도 이어갔다. 좋은 투구 내용에도 불구하고 김광현은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패전 위기에 몰렸다. 6회말 0-1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늦게 세인트루이스 타선이 폭발했다. 세인트루이스는 8회초 1사 2, 3루에서 딜런 칼슨의 희생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1회초에는 폴 골드슈밋(2점)과 타일러 오닐(3점)의 홈런포가 터지면서 6-1로 이겼다.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김광현이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총 12경기에서 10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현재 22승 14패로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선두다. 김광현은 한미 통산 1500탈삼진의 기쁨도 맛봤다. KBO리그에서 1456개, MLB에서 이날 전까지 42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던 김광현은 1회말 2번 타자 로렌조 케인과 4번 타자 트래비스 쇼를 탈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500개를 채웠다. 9이닝당 탈삼진도 9.39개로 지난 시즌(5.54개)보다 크게 늘었다. 이날 총 88개의 공을 던진 김광현은 포심패스트볼 37개, 슬라이더 31개, 체인지업 12개, 커브 8개를 구사했다. 체인지업 구사율이 14%로 평균(8.3%)보다 높았다. 결정구인 슬라이더에 대비한 상대 타선의 허를 찌르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날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89.2마일(약 143.6km)로 이달 6일 뉴욕 메츠전 기록(89마일·약 143.2km)보다 소폭 상승했다. 경기 뒤 김광현은 “컨디션이 앞선 두 경기보다 좋았다.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었는데 6회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6회말 1사 2루 위기에서 트래비스 쇼에게 7구 승부 끝에 적시 2루타를 내준 게 아쉬웠다. 김광현은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사인에 두 번 고개를 흔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2루타를 맞기 직전 공이었다. 직구 사인에 고개를 젓고 슬라이더를 던져서 파울이 나왔는데 그때 직구를 던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밀워키 투수 조시 린드블럼(전 두산)과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김광현이 6회초 타자로 나서 상대 실책으로 1루 출루에 성공하자 더그아웃에 있던 린드블럼이 자꾸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이다. 김광현은 “(린드블럼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다”며 웃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KBO리그 NC의 안방구장인 창원NC파크에서는 NC 타자들의 홈런이 나올 때마다 사이렌이 울려 퍼진다. 야구장을 찾은 홈 팬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소리다. 그런데 올 시즌 창원NC파크에는 어느 때보다 화끈한 사이렌 쇼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11일 현재 NC가 팀 홈런 52개로 10개 구단 중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화와의 방문경기에서도 나성범과 박석민이 2점 홈런 한 개씩을 때려내며 7-2 승리를 이끌었다. 팀 홈런 2위 SSG(39개)와도 멀찌감치 차이를 벌렸다. 경기당 홈런도 1.68개로 역시 팀 홈런 1위를 차지했던 2019(0.89개), 2020시즌(1.30개)보다 한참 앞서 있다. 이 같은 페이스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경우 242홈런으로 2017시즌 SK(현 SSG)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 팀 홈런(234개)도 뛰어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화끈한 홈런 쇼의 주역은 외국인 타자 알테어다. 이날까지 알테어는 11홈런으로 삼성 피렐라와 함께 이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중심 타선에 부담을 느껴 8번 타자를 주로 맡았던 알테어는 올해 5번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호준 NC 타격코치는 “시즌을 앞두고 알테어가 직접 메이저리그 영상들을 찾아보면서 방망이 톱의 위치를 아래로 낮췄다. 예전보다 방망이가 간결하게 나오면서 타격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2년 차가 되면서 국내 투수들을 상대할 때 자신감도 붙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나성범이 10홈런, 박석민이 7홈런, 양의지가 6홈런 등으로 타선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하위 타순에서 한 방이 터진다는 것도 다른 팀과의 차이다. 중심 타자들의 비중이 높은 다른 팀들과 달리 NC는 6번 타순에서 7개, 7, 8번 타순에서 각각 6개씩의 홈런이 나왔다. 10개 팀 중 가장 많은 홈런이다. 교체 카드를 주로 쓰는 하위 타순에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NC의 8번 타순에서 홈런을 친 선수만 김태군, 박준영 등 5명이나 된다. 타자들의 공격적인 자세도 홈런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코치는 “세 명의 타자가 모두 초구를 공략해 한 이닝이 공 3개로 끝나도 좋으니 노리는 공이 들어오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기준 NC 타자들의 타석당 투구 수는 3.82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가 ‘약속의 땅’에서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지난해 9월 딸 포피가 태어난 이후 아버지로서 처음 맛본 우승이기에 의미가 남달라 보였다. 마침 현지 날짜로 어머니날을 맞아 아내 에리카와 딸 포피 앞에서 분홍색 상의와 모자를 쓴 채 경기를 펼친 매킬로이는 “에리카의 첫 어머니날에 그녀와 포피가 이곳에 함께 있는 게 정말 멋지다. 이곳에서 함께 우승을 축하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남겼다. 매킬로이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멕시코의 아브라암 안세르를 1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 상금 145만8000달러(약 16억2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2019년 11월 HSBC 챔피언십 이후 1년 6개월 만에 트로피를 추가하며 통산 19승을 달성한 매킬로이에게 이 대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많다. 2010년 이 대회에서 투어 통산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고, 2015년에도 3라운드에서 61타로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만 총 10번 출전해 우승 3회, 준우승 1회 포함 8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매킬로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라고 꼽을 수 있다. 최종 4라운드를 공동 2위로 시작한 매킬로이는 이날 14번홀(파4)과 15번홀(파5)에서 공을 벙커에 빠뜨려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절묘한 벙커샷에 힘입어 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경쟁자와의 차이를 벌렸다. 그 결과 18번홀(파4)에서 벌타를 받고도 1타 차 우승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번 우승으로 매킬로이는 세계랭킹을 15위에서 7위로 끌어올렸다. 21일 시작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할지 관심을 모은다. 매킬로이는 총 4차례의 메이저대회 우승 가운데 2승을 PGA 챔피언십에서 수확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림픽 효자 종목’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종목 중 하나가 레슬링이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던 양정모부터 총 11개의 금메달이 레슬링에서 나왔다. 여름 올림픽 금메달 개수만 따지면 양궁(23개), 태권도(12개)에 이어 유도와 함께 공동 3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7월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서 이 같은 모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림픽 시상대는커녕 출전조차 제대로 못 하게 됐기 때문이다. 남자 그레코로만형의 류한수(72kg급), 김민석(130kg급) 2명만이 출전권을 따냈다. 9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끝난 세계 쿼터 대회에서 단 1장도 티켓을 추가하지 못했다. 대표팀의 간판스타이자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던 김현우(77kg급)도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대회를 포기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규모(5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대 초미니 대표팀이 됐다. 내부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대한레슬링협회장을 맡았던 1980∼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한국 레슬링은 이후 투자가 줄어들면서 쪼그라들었다. 이후 13명의 회장, 직무대행 등이 나섰지만 늘 상황은 비슷했다. 레슬링 유망주들은 늘 지도자들에게 “환경이 우리 때만도 못하다”란 이야기를 듣고 자라야 했다. 그 결과 어린 선수들의 발걸음도 점차 끊겼다. 대한체육회 통계에 따르면 레슬링 등록 선수는 2016년 1701명에서 올해 1370명으로 줄었다. 눈길을 끄는 유망주도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그 와중에 올해 초 진행된 신임 협회장 선거는 파벌 싸움 속에 잡음으로 얼룩졌다. 출전권 획득을 위해 불가리아로 간 선수단 안에서도 코로나19 관리 미흡 문제부터 지도자 교체설 등 대회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믿음과 열정으로’라는 협회 슬로건이 유효한지 되묻고 싶은 한국 레슬링의 현주소다.강홍구·스포츠부 windup@donga.com}
우승자의 상징인 녹색 재킷을 입은 허인회(34·보난자)는 시상식 도중 무릎을 꿇고 아내 육은채 씨(34)에게 우승 트로피를 건넸다. 캐디 백을 메고 힘이 되어준 육 씨에게 감사를 표현한 것. ‘괴짜 골퍼’ 허인회가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에 올랐다. 허인회는 9일 경기 성남 남서울C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4오버파 75타를 쳤지만 최종 합계 5언더파 279타로 2위 김주형을 2타 차로 제치며 우승했다. 허인회가 코리안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15년 4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이후 6년 만이다.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하며 우승 상금 3억 원을 챙겼다. 허인회는 노랗게 물들인 머리에 톡톡 튀는 언행은 물론 2014년 한국과 일본 투어 동시 장타상, 한국프로골프(KPGA) 최초 군인 신분 우승 등 독특한 경력을 가진 골퍼다. 2016년 동갑내기 육 씨와 혼인신고를 한 허인회는 우승하면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가 2019년 뒤늦게 식을 치르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월요 예선을 뚫고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 출전권을 따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년부터 전담 캐디로 나선 육 씨는 이번 대회에서도 허인회에게 큰 힘이 됐다. 첫날 8번홀까지 5오버파로 부진하자 2오버파로 타수를 줄이면 용돈을 주겠다고 내기를 걸어 남편을 독려했다. 거짓말처럼 1라운드를 이븐파로 마친 허인회는 2, 3라운드에서만 총 9타를 줄였다. 큰 타수 차로 독주하면서 허인회는 4라운드 17번홀에서 보기,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고도 우승할 수 있었다. 대회 뒤 허인회는 “아내가 캐디를 해서 성적이 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말을 3년 동안 들었다. 오기가 나서 우승할 때까지 캐디를 맡아 달라고 했다. 아내에게 고생을 시켜 미안하고 고맙다”고 소감을 남겼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MLB) 선발 마운드를 처음 밟은 텍사스 왼손 투수 양현종(33)은 경기 후 텍사스주 깃발 색상으로 꾸며진 카우보이모자를 쓴 채 화상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구단의 상징색인 파란색 테의 안경을 쓴 양현종은 “오늘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님이 나를 수훈 선수로 추천했다. 귀중한 모자를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우드워드 감독은 이번 시즌부터 승리 시 수훈 선수를 정해 카우보이모자를 선물하고 있다. 팀 안팎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발 데뷔 무대였다. 양현종은 6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동안 공 66개를 던지면서 4피안타(1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승리는 수확하지 못했지만 빅리그 선발 데뷔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텍사스가 3-1로 이겨 2연승을 달렸다. 특히 10개의 아웃카운트 중 8개를 삼진으로 채운 승부사 본능이 빛났다. 이는 역대 코리안 빅리거의 선발 데뷔전 중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앞서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박찬호(은퇴)는 1995년, 류현진(현 토론토)은 2013년 자신의 빅리그 선발 데뷔전에서 각각 5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다루빗슈 유(현 샌디에이고)가 갖고 있던 텍사스 아시아 선수 선발 데뷔전 최다 탈삼진 기록(5개)도 새로 썼다. 이날 경기로 텍사스 구단 역사상 최고령 선발 등판 데뷔 기록(만 33세 65일)을 갈아 치운 양현종은 1980년 대니 다윈 이후 텍사스 투수로는 처음으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8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낸 투수로도 기록됐다. 경기 전 내린 비로 인해 예정보다 30분 늦게 마운드에 올라야 했던 양현종은 1회말부터 세 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1번 타자 바이런 벅스턴을 슬라이더로 삼진 아웃시킨 양현종은 2번 조시 도널드슨과 3번 넬손 크루스는 각각 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했다. 세 타자에게 사용한 결정구가 모두 달랐다. 2회부터 체인지업 구사 비율을 높이기 시작하면서 이날 8개의 탈삼진 중 5개를 체인지업으로 따냈다. 구종별로는 포심 패스트볼을 25개, 체인지업 24개, 슬라이더 15개, 커브 2개를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91.4마일(약 147km), 평균 구속은 88.6마일(약 143km)을 기록했다. 2회말 미치 가버에게 좌중월 1점 홈런으로 선취점을 내준 양현종은 1-1이던 4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교체됐지만 후속 투수 존 킹이 점수를 내주지 않으면서 1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양현종은 “마운드 위에서의 여유 있는 자세나 느낌이 기분 좋게 와닿았다. 중간 투수들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많은 공을 던져야 했다”며 스스로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했다. 경기 뒤 텍사스는 트위터에 양현종의 사진, 영상과 함께 ‘스트롱 양(Strong Yang)’, ‘포에버 양(Forever Yang)’ 등의 응원 문구를 올렸다. 목걸이에 건 반지(결혼반지)의 의미가 뭔지, 늘 안경을 쓰고 등판하는지 묻는 등 현지 취재진의 관심도 뜨거웠다. 양현종은 함께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 김광현(세인트루이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두 선수에 비하면 나는 확실한 보직이 없다. 같이 거론되는 것만으로 기분 좋게 생각한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양현종과 1988년생 동갑내기인 김광현도 이날 선발 호투를 펼쳤다. 홈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4이닝 2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김광현은 2-1로 앞선 4회말 1사 1, 3루 기회에서 대타 교체되면서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다. 이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4-1로 이겼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왼손 투수 양현종(33)이 마침내 꿈을 이룬다. 선발투수로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텍사스는 6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리는 미네소타와의 방문경기 선발로 양현종을 내세운다고 3일 발표했다. 선발 로테이션상 이날 등판이 예정되어 있던 일본인 투수 아리하라 고헤이(29)가 오른손 중지 굳은살에 통증을 느껴 주사 치료를 받게 되면서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 개막을 맞았던 양현종은 지난달 27일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지 채 일주일도 안 돼 기회를 잡았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는 11번째 선발 등판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지만 양현종이 잘했기에 움켜쥔 기회다. 지난달 27일 LA 에인절스전과 이달 1일 보스턴전에서 각각 팀의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한 양현종은 2경기 모두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에인절스를 상대로는 4와 3분의 1이닝 5안타 2실점을 기록했고, 보스턴전에서는 4와 3분의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2경기 평균자책점은 2.08이다. 특히 선발투수의 컨디션 난조에 따른 갑작스러운 등판에도 안정적인 이닝 소화 능력을 선보이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양현종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투수다. 타자를 상대로 공을 던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선발 보직은 양현종의 몸에 가장 잘 맞는 옷이다. 양현종은 KBO리그에서 14시즌을 뛰는 동안 317경기 중 285경기를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등판 시 평균자책점도 3.76으로 구원 등판(5.17)보다 훨씬 뛰어나다. 올 시즌 텍사스가 아직까지 투수 5명만을 선발투수로 기용하고 있지만 향후 활약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려볼 만하다. 팀 문화에도 잘 녹아들고 있다는 평가다. 양현종은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주전 포수 호세 트레비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자기 자신보다 투수들을, 그리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좋은 선수를 만나서 너무 행복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양현종이 상대할 미네소타는 3일 현재 10승 16패로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4위에 머물러 있다. 순위는 중하위권이지만 팀 타율은 0.244로 전체 30팀 중 8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전체 타율 2위 바이런 벅스턴(0.408) 등이 주요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텍사스는 13승 16패로 AL 서부지구 최하위(5위)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박현경(21·한국토지신탁)이 국내 여자프로골프 대회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KLPGA 챔피언십’에서 39년 만에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박현경은 2일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 영암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2위 김지영, 김우정과 1타 차다. 투어 2년 차이던 지난해 이 대회에서 프로 첫 우승을 맛봤던 박현경은 대회 2연패이자 통산 3승을 수확했다. 1978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건 1980∼1982년 3연속 우승자인 고(故) 구옥희 이후 처음이다. 박현경은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도 챙겼다. 대회 기간 초속 6, 7m의 강풍이 불었지만 박현경은 나흘 동안 매일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할 만큼 안정된 경기력을 펼쳤다. 이에 대해 박현경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선수 출신으로 자신의 캐디를 맡은 아버지 박세수 씨(52)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바닷가 링크스 코스에서 부진한 약점을 벗어난 것 같아 기쁘다. 경험이 많은 아버지의 클럽 선택을 믿고 따랐는데 80% 맞아떨어졌다. 우승의 90%는 아버지의 몫이다.” 박현경은 또 “우승하면 39년 만의 타이틀 방어 성공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기록을 세우고 나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가 꼽은 승부홀은 9번 홀이다. 2타 차 공동 3위로 최종 4라운드를 맞이한 박현경은 이 홀에서 약 17.6m 버디 퍼트에 성공한 뒤 12, 13번홀 연속 버디를 따내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전날 선두였던 김지영은 1타 차 2위였던 18번 홀에서 3.5m 버디 퍼트를 놓쳐 연장 기회를 날렸다. 올해 세 번째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맛본 박현경은 특히 10월 익산CC에서 열리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을 정조준했다. 메인스폰서인 한국토지신탁이 주최하는 대회인 동시에 아버지가 당시 익산CC 직원이었던 어머니와 처음 인연을 맺은 곳인 만큼 꼭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연장 승부에 대비해 퍼팅 연습이라도 할 법했지만 김효주(26·롯데)는 배부터 채웠다. 마지막 조보다 40분 가까이 먼저 경기를 마친 뒤 클럽하우스 식당으로 돌아와 여유 있게 파스타와 팝 타르트(과자의 일종)를 먹으며 TV로 경기를 지켜봤다. 1타 차 선두였던 해나 그린(25·호주)이 17번홀 보기를 해 공동 선두가 된 뒤 18번홀(파4)에서 다시 파 퍼트를 놓치면서 김효주의 우승이 확정됐다. 중계 화면을 통해 이 장면을 함께 지켜본 동료들이 김효주의 머리에 음료수를 부으며 축하했다. 샴페인도 터뜨렸다. 김효주는 “연장전에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 배가 너무 고팠다. 오늘 노 보기 플레이를 해서 꿀맛이었다. 너무 더워서 연습장에 가기보다는 열을 식히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긴박한 순간에도 허기부터 채우는 여유를 보인 ‘천재소녀’ 김효주가 우승 갈증을 후련하게 해소했다. 5년 3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4승을 차지했다. 2일 싱가포르 센토사GC 뉴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선두 린시위(중국)에 5타 차 공동 8위로 출발한 김효주는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따내며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정상에 섰다. 2016년 2월 퓨어실크 바하마클래식 이후 LPGA투어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우승 상금 24만 달러(약 2억7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에서 김효주는 ‘복면 골퍼’로도 주목받았다. 나흘 내내 선글라스에 얼굴 전체를 가리는 흰색 복면 차림으로 플레이했기 때문. 과거에도 마스크를 쓰고 플레이했던 그는 강한 태양 아래서 피부를 보호할 의도였다. 김효주는 “선크림을 바르지 않아도 돼 편해서 계속 썼다. 나이가 들면서 목에 심한 햇빛 알레르기가 생겼다. 아무도 내 표정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김효주는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 92.9%에 그린적중률도 88.9%였다. 전날 4차례나 했던 3퍼팅을 한 번도 하지 않으면서 퍼팅 수 26개로 나흘 가운데 기록이 가장 좋았다. 2014년 비회원 신분으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LPGA투어에 직행했던 김효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지난해 국내 투어에만 전념하면서 2승에 상금왕까지 차지하며 반등의 디딤돌을 놓았다. 특히 국내에서 비거리 강화에 집중했던 김효주는 2019년 평균 244.7야드에서 올 시즌 262.7야드로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를 늘렸다. 김효주는 “지난해 국내에서 뛰면서 연마한 기술로 LPGA투어에도 적응하고 싶었는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출전의 청신호도 켜졌다. 현재 세계랭킹 9위이자 국내 선수 중 4위인 김효주는 이번 우승으로 국가별로 최대 4장까지 돌아가는 올림픽 출전권 경쟁에서 추격자들과 격차를 벌릴 수 있게 됐다. 남편이자 스윙 코치인 남기협 씨가 캐디를 맡은 박인비는 15언더파를 기록해 올해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자인 태국의 패티 타와타나낏과 공동 3위로 마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시즌 첫 승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휴젤 에어 프레미아 LA오픈 2라운드에서 2위로 올라섰다.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윌셔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0언더파 132타를 기록했다. 선두 제시카 코르다(13언더파)와 3타 차 단독 2위다. 페어웨이 안착률 92.8%, 그린적중률 83.33% 등에서 모두 안정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17번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다. 경기 뒤 고진영은 “해저드에 빠졌는데도 보기로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했다. 워낙 전반에 버디를 많이 했다. 남은 이틀도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남겼다. 올 시즌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두 차례 4위를 기록한 고진영(9.37점)은 2019년 7월 이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2위 박인비(8.71점), 3위 김세영(8.26점) 등의 추격이 거세지는 만큼 도약의 계기가 필요하다. 김세영은 중간합계 9언더파 133타 3위로 고진영의 뒤를 뒤쫓고 있다. 이 밖에 유소연이 공동 6위(7언더파 135타), 박인비가 공동 9위(6언더파 136타)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