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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출마 선언일이 확정되면서 윤 전 총장 관련 의혹을 담은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X파일’을 둘러싼 여야 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여야는 ‘X파일’ 작성 주체를 상대방이라고 지목하며 공방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24일 MBC 라디오에서 ‘X파일’과 관련해 “야당 스스로 지뢰를 밟고 폭탄을 터뜨린 것”이라고 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 핵심인 윤 의원은 “(야당에서) 불법사찰 또는 정치공작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본질을 흩뜨리고 희생자 코스프레 형식으로 프레임을 바꾸는 것”이라며 “만약에 여당에서 했다면 그런 코스프레가 가능할 텐데 (야당발이라) 국민들이 희생자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과 언론이 ‘검증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참에 X파일이란 게 나와버렸다”며 “시기적으로 윤 전 총장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BBK 파일과 윤석열 X파일’이란 제목의 글에서 “이 두 개의 파일에는 공통점이 있다. 야권의 후보 경쟁 과정에서 야권 스스로 촉발시켰다는 것”이라며 “내란(內亂), 즉 내부의 권력 투쟁으로 인한 어지러움”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송영길 대표께서 ‘야권 인사가 파일을 정리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추측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상대 당이나 상대 세력을 지목할 때는 최소한 6하원칙에 맞게 의혹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야당은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X파일’ 중 일부가 친여 성향 유튜버들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을 향한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은 “X파일의 실체를 처음 주장한 송 대표가 작성 경위, 관여 기관과 인물, 내용 등을 밝히고 공개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지난해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탈당했던 홍준표 의원(사진)이 24일 1년 3개월 만에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대선 주자인 홍 의원은 이날 “국민이 행복한 선진강국을 열겠다”며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고 지도부 만장일치로 홍 의원의 복당 안건을 의결했다. 홍 의원의 복당으로 국민의힘 의석수는 103석으로 늘어났다. 홍 의원은 이날 복당이 확정된 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안의 맏아들이 돌아왔다”고 소회를 밝히면서 자신이 오랫동안 보수 진영을 지켜온 적자(嫡子)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 정상화와 더 크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어 “국민들의 선택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당장 다음 주부터 본격 시작하겠다”면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국민이 행복한 선진강국’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검사 출신인 홍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나라를 통치하는 데 검찰 수사는 1%도 안 된다. 나머지 99%는 검찰총장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 것”이라고 견제에 나섰다. 야권 일각에서 X파일 논란을 여권발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당시에 김대업이 공작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회창 전 총재의 두 아들이 병역면제 된 것도 팩트 아니냐”며 “공작적 요소가 있든 없든 팩트가 맞는지, 그 팩트가 국민감정에 부합하는지 우선 따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은 홍 의원이 전날 윤 전 총장을 향해 ‘사찰을 지휘했던 분’이라고 표현한 데 대한 사과를 요구했고, 홍 의원도 이준석 대표를 통해 발언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고 한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호 공약으로 실시하는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에 2030 지원자 수백 명이 몰리면서 이 대표 선출 이후 불어닥친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토론 배틀에는 전직 연예인과 아나운서, 대기업 대표이사 등 유명한 인사들도 지원하면서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2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22일까지 토론 배틀을 위해 서류와 영상 제출을 마친 지원자는 총 564명이었다. 4등까지 대변인 자격이 주어지는 토론 배틀임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141 대 1에 이르렀다. 지원자 중에는 아이돌 가수 슈퍼주니어의 2기 멤버였던 유동혁 씨, 채널A 하트시그널 출연자인 장천 변호사,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회장, 방송인 임백천 씨의 부인 김연주 전 아나운서 등이 영상 자료로 150명을 선발한 1차 합격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도 일부 지원을 했으며, 국민의힘 국회의원 보좌진, 청년 유튜버, 탈북자 등도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이날까지 지원한 이들 중 20대 235명(41.7%), 30대 178명(31.6%)으로 2030세대가 전체 지원자의 약 73%를 차지했다. 10대 참가자도 36명으로 전체의 6.4%에 이르렀다. 최연소 참가자는 2003년생으로 18세였고, 최연장자는 1942년생으로 79세였다고 한다. 이번에 진행되는 토론 배틀 ‘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완전 개방형 당직 선발 프로그램이다. 과거 인기 TV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처럼 일반 국민이 TV로 생중계되는 토론 배틀을 보고 문자 투표해 본선 진출자를 선발한다. 이 대표는 24일부터 1차 영상 합격자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대면 압박면접 심사에 직접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압박면접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공개 면접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얼굴 공개를 꺼리는 분이 계실 수 있어서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7일부터 16강 4 대 4 토론 배틀이 진행되며 30일 8강 토너먼트부터 대국민 문자투표를 실시해 4강 진출자를 가린 뒤 다음 달 5일 최종 우승자를 뽑는다. 국민의힘은 이번 토너먼트에서 1, 2등을 대변인으로, 3, 4등을 상근부대변인으로 약 6개월간 임명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외부 심사위원으로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초청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줄 세우기 관행, 계파 정치를 능력 위주의 경쟁으로 깨겠다는 이 대표의 정치 실험에 대한 기대와 함께 토론만으로 당 대변인의 자질을 다 검증할 수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대변인 공개 선발 결과에 따라 향후 이 대표가 당 대표 선거에서 강조한 대선 경선 2 대 2 토론 배틀, 공직자 자격시험 추진 공약이 힘을 받을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호 공약으로 실시하는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에 2030 지원자 수백 명이 몰리면서 이 대표 선출 이후 불어닥친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토론 배틀에는 전직 연예인과 아나운서, 대기업 대표이사 등 유명한 인사들도 지원하면서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2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22일까지 토론 배틀을 위해 서류와 영상 제출을 마친 지원자는 총 564명이었다. 4등까지 대변인 자격이 주어지는 토론 배틀임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141 대 1에 이르렀다. 지원자 중에는 아이돌 가수 슈퍼주니어의 2기 멤버였던 유동혁 씨, 채널A 하트시그널 출연자인 장천 변호사,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방송인 임백천 씨의 부인 김연주 아나운서 등이 영상 자료로 150명을 선발한 1차 합격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도 일부 지원을 했으며, 국민의힘 국회의원 보좌진, 청년 유튜버, 탈북자 등도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이날까지 지원한 이들 중 20대 지원자 235명(41.7%), 30대 지원자 178명(31.6%)으로 2030세대가 전체 지원자의 약 73%를 차지했다. 10대 참가자도 36명으로 전체의 6.4%에 이르렀다. 최연소 참가자는 2003년생으로 18세였고, 최연장자 참가자는 1942년생으로 79세였다고 한다. 이번에 진행되는 토론 배틀 ‘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완전 개방형 당직 선발 프로그램이다. 과거 인기 TV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처럼 일반 국민이 TV로 생중계되는 토론 배틀을 보고 문자 투표를 던져 직접 본선 진출자를 선발한다. 이 대표는 24일부터 1차 영상 합격자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대면 압박면접 심사에 직접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압박면접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공개 면접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얼굴 공개를 꺼리는 분이 계실 수 있어서 비공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7일부터 16강 4 대 4 토론 배틀이 진행되며 30일 8강 토너먼트부터 대국민 문자투표를 실시해 4강 진출자를 가린 뒤 다음 달 5일 최종 우승자를 뽑는다. 국민의힘은 이번 토너먼트에서 1, 2등을 대변인으로, 3, 4등을 상근부대변인으로 약 6개월간 임명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외부 심사위원으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초청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줄 세우기 관행, 계파 정치를 능력 위주의 경쟁으로 깨겠다는 이 대표의 정치 실험에 대한 기대와 함께 토론만으로 당 대변인의 자질을 다 검증할 수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대변인 공개 선발 결과에 따라 향후 이 대표가 당 대표 선거에서 강조한 대선 경선 2 대 2 토론 배틀, 공직자 자격시험 추진 공약이 힘을 받을지 판가름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담은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에 대해 “출처 불명 괴문서” “정치공작” “불법 사찰” 등 공격적인 단어를 쓰며 본격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나도 요약된 (X파일) 비슷한 것을 보기는 봤다”고 윤 전 총장을 겨냥하면서 본격적인 후보 검증 국면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윤석열 “괴문서 진실이라면 공개해야”윤 전 총장은 이날 ‘X파일 논란’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431자 분량의 메시지를 보내 “출처 불명 괴문서로 정치공작 하지 말라” “공기관과 집권당에서 개입해 작성한 것처럼도 말하던데, 그렇다면 명백한 불법 사찰”이라며 역공을 펼쳤다. 19일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X파일을 언급했을 때부터 윤 전 총장 측은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는 반응만 내놨다. 하지만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고 정체불명의 문건들이 정치권에 돌아다니자 더 이상은 공세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대응 방침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장 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돌아다니는 문건은 내가 가진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윤 전 총장 장모에 대한 수사 관련 보도가 검찰발로 나온 것도 대응 방향을 바꾸는 데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CBS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장모 최모 씨도 도이치모터스 등기이사와 공모해 동일한 IP로 수십 차례 주식 거래를 하는 등 주가 조작에 관여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최 씨를 변호하고 있는 손경식 변호사는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저급한 정치공작에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김앤장법률사무소 출신 최지현 변호사를 임시 부대변인으로 선임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 이재명 “尹 발가벗듯 의혹에 답해야” 이날 윤 전 총장과 대선 여론조사 선두를 다투는 이 지사가 X파일 의혹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의 공방은 더욱 커졌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발가벗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이나 질문에 대해 답해야 한다”며 X파일 의혹을 부각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X파일과 관련해 “국민 앞에 나서서 당당하게 공정한 검증을 받으라”(이소영 대변인)는 짧은 논평 외에는 당 차원의 대응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섣불리 대응했다가는 자칫 ‘집권여당의 정치공작’ 프레임에 빠질 수 있다”며 “야권 내부에서 검증 공방이 커지도록 그냥 두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했다. 다만 개별 의원들은 적극 공세에 나섰다.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은 검증 과정을 정치공작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검증 앞에 겸허한 것은 정치인으로서의 기본 자세”라고 했다.○ 국민의힘 ‘폭탄 돌리기’ 양상 국민의힘은 장 소장이 거론한 X파일의 공개 여부, 대응 방안을 놓고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장 소장과 국민의힘 최고위원들 간의 ‘폭탄 돌리기’ 양상에 이어 대응 방안에 대한 지도부 내부의 갈등도 노출됐다. 장 소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재원 정미경 최고위원에게 문건 공유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나에게 넘겨라. 내가 공개해 주겠다’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 장 소장은 거절했다”고 통화 녹취록까지 공개했다. 김 최고위원 등이 “당이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지만,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범야권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대응이 필요하다는 건 김 최고위원 개인 차원의 대응”이라며 “(X파일의) 내용이 부정확하거나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경거망동하기 어렵다”고 했다.윤다빈 empty@donga.com·강성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담은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에 대해 “출처 불명 괴문서” “정치 공작” “불법 사찰” 등 공격적인 단어를 쓰며 본격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나도 요약된 (X파일) 비슷한 것을 보기는 봤다”고 윤 전 총장을 겨냥하면서 본격적인 후보 검증 국면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윤석열 “괴문서 진실이라면 공개해야”윤 전 총장은 이날 ‘X파일 논란’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431자 분량의 메시지를 보내 “출처 불명 괴문서로 정치공작 하지 말라” “공기관과 집권당에서 개입해 작성한 것처럼도 말하던데, 그렇다면 명백한 불법 사찰”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19일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X파일을 언급했을 때부터 윤 전 총장 측은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는 반응만 내놨다. 하지만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고 정체불명의 문건들이 정치권에서 돌아다니자 더 이상은 공세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대응 방침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장 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돌아다니는 문건은 내가 가진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관련 여러 버전의 문건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윤 전 총장 장모에 대한 수사 관련 보도가 검찰발로 나온 것도 대응 방향을 바꾸는 데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CBS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장모 최모 씨도 도이치모터스 등기이사와 공모해 동일한 IP로 수십 차례 주식 거래를 하는 등 주가 조작에 관여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최 씨를 변호하고 있는 손경식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저급한 정치공작에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법무·검찰은 정권을 겨냥하는 수사 상황 보도에 강력 대응한 바 있는데 (본건에 대해서도) 유출 경위를 철저히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尹 발가벗듯 의혹에 답해야”이날 윤 전 총장과 대선 여론조사 선두를 다투는 이 지사가 X파일 의혹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의 공방은 더욱 커졌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발가벗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이나 질문에 대해 답해야 한다”며 X파일 의혹을 부각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X파일과 관련해 “국민 앞에 나서서 당당하게 공정한 검증을 받으라”(이소영 대변인)는 짧은 논평 외에는 당 차원의 대응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섣불리 대응했다가는 자칫 ‘집권여당의 정치공작’ 프레임에 빠질 수 있다”며 “야권이 내부에서 검증 공방이 커지도록 그냥 두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했다. 다만 개별의원들은 적극 공세에 나섰다.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은 검증 과정을 정치 공작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검증 앞에 겸허한 것은 정치인으로서의 기본자세”라고 했다.● 국민의힘 ‘폭탄 돌리기’ 양상 윤 전 총장을 야권 대선 주자로 영입할 준비를 해 온 국민의힘은 장 소장이 거론한 X파일의 공개 여부, 대응 방안을 놓고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장 소장과 국민의힘 최고위원들 간의 ‘폭탄 돌리기’ 양상에 이어 대응 방안에 대한 지도부 내부의 갈등도 노출됐다. 장 소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재원 정미경 최고위원에게 문건 공유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나에게 넘겨라. 내가 공개해 주겠다’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 장 소장은 거절했다”고 통화 녹취록까지 공개했다. 김 최고위원 등이 “당이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지만,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범야권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대응이 필요하다는 건 김 최고위원 개인 차원의 대응”이라며 “(X파일의) 내용이 부정확하거나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경거망동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강성휘기자 yolo@donga.com}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등 당 바깥의 대선주자들과의 소통을 맡을 대외협력위원장에 4선의 권영세 의원을 임명했다. 당 밖의 유력 대선주자들과 인연이 있는 중진 의원에게 소통을 맡김으로써 국민의힘 중심으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고 권 의원을 대외협력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인사안을 확정했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이자 최 원장의 2년 후배다. 이들은 모두 재학 시절 형사법학회 소속이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의 경우 권 의원이 학회 가입을 권유했고, 두 사람의 집이 가까운 연세대 도서관에서 사법시험을 함께 공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저는 당 대표 입장에서 공정한 대선 경선을 보장하기 위해 당 밖 주자와의 접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대외협력위원장은 저를 대신해 당 밖의 대선주자들과 활발히 접촉하고 그들을 당으로 안내하는 큰 역할을 부여받는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인재영입위원장에는 5선 출신의 정병국 전 의원을 임명했다. 정 전 의원은 각계각층의 인재 영입을 담당한다. 정 전 의원은 이 대표가 몸담았던 바른정당에서 당 대표를 지냈고, 청년정치학교에서 청년 정치인을 육성해왔다. 당 디지털정당위원장은 정보기술(IT) 기업인 출신의 초선 이영 의원이 유임됐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이르면 이번 주중으로 대선주자인 무소속 홍준표 의원에 대한 복당 안건을 의결하기로 했다. 최고위원들은 회의에서 홍 의원의 복당에 모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최근 야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경쟁할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 측이 야권 일각의 친박(친박근혜)계 지원설과 관련해 “바보 같은 선택은 안 할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경기고·서울대 동문으로 최 원장의 1년 후배인 강명훈 변호사는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박계 등) 윤 전 총장과 가까이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최 원장을 지원하는 건 자유지만 (대선 출마) 결심의 과정은 오로지 본인의 몫”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윤 전 총장 대안 후보론’을 강조하는 일부 친박계 인사들과 영남권 의원들이 최 원장의 대권 도전에 힘을 싣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강 변호사는 6·25전쟁 참전 용사인 최 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군 해군 대령을 언급하며 “최 원장의 아버지도 애국심이 투철한 사람이니 (정치 참여) 이야기를 많이 하고, 최 원장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만큼 기도를 하면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본인(최 원장)이 늦지 않게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최 원장은 최근 부친과 주변 인사들의 거듭된 설득으로 사실상 대선 출마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9일에는 최 원장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감사원장 공관에서 일부 짐을 정리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최 원장이 7월 중순 사퇴하고,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드러내지는 않아도 친이(친이명박)·친박계 의원들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윤 전 총장에 대한 반감이 어느 정도 있다”며 “최 원장이 대안으로 떠오를 경우 당내 경선 구도는 또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서울 강남역에서 시민들과 만나 젠더 문제, 방역대책, 병영문화 개선, 차별금지법 제정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같은 당 태영호 의원이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주최한 ‘강남역 모여라’ 행사에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20대에서 80대까지 약 50명의 시민 질문에 답했다. 한 20대 여성은 이 대표에게 “(국민의힘이) 20대 여성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 대표는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남성 지지율이 너무 많이 올라서 저희가 여성을 배척한 것처럼 오해받는데, 남녀가 같이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여성에게 불이익을 주자고 하지 않았다. 여성할당제처럼 ‘결과의 보정’보다 ‘기회의 평등’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을 50대라고 밝힌 중년 남성이 “50대가 소외당하고 있다. 앞으로 40∼60대 등 기성세대를 위해서라도 좋은 정책을 내달라”고 하자 이 대표는 “아직 우리 당의 중추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다. 국민의힘을 지켜주시는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복무하던 시절 ‘졸업생임에도 재학생만 지원 가능한 국가 사업에 참여해 장학금을 부당 수령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지원서에도 산업기능요원으로 적어 놨다”고 당시 지원서를 공개했다. 또 강남역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병역 특혜’ 의혹을 제기 중인 민주당 김남국 의원에 대해 “제발 정상적인 의정 활동을 해줬으면 좋겠다. 법제사법위원회라는 국회 상임위의 면책특권을 그렇게 이용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손가락질받기 딱 좋다”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아파트 한 채(전용면적 85m²)를 보유한 류모 씨(45)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마련한 ‘상위 2%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 방안을 접하고 혼란스러워졌다. 류 씨가 보유한 아파트의 내년 공시가격 전망치는 11억8000만 원 선. 여당 개편안에 따르면 11억 원 후반대가 종부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정부가 내년에 상위 2%에 해당하는 기준가격이 정확히 얼마인지를 확정하기 전까지 종부세 대상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그는 “내년 종부세가 100만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세금을 내야 할 납세자가 납부 대상인지 짐작조차 못하는 게 정상적인 세제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여당이 종부세 공시가격 기준을 가격이 아닌 ‘상위 2%’로 확정한 뒤 납세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현재 여당의 종부세 부과 기준의 가장 큰 맹점을 ‘깜깜이’ 과세로 꼽는다.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는 것과 무관하게 공시가격별 상위 2%에 들면 종부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매년 4월 공시가격이 정해지면 이를 바탕으로 6월에 상위 2%의 가격 기준을 정해 시행령에 반영할 계획이다. 그 전까진 공시가격만으로 납세자가 종부세 과세 여부를 알 수 없다는 뜻이다.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을 모두 합해 상위 2%가 정해지다 보니 주택 유형에 따라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아파트 역차별’ 불만이 커질 수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단독주택은 약 50%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약 70%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높은 아파트 소유자가 상위 2% 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단독주택 소유자에 비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또 가격이 아닌 비율로 정부가 매년 과세 대상을 정하는 방식이 ‘조세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헌법 제59조)’는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나기 때문에 위헌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08년 종부세 가구별 합산을 두고 일었던 위헌 논란이 13년 만에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헌법에 따르면 세금은 법률로만 부과하게 돼 있는데 개편안은 과표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사실상 조정하는 구조로 돼 있어 위헌 요소가 있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법에 과세 대상을 비율로 정하는 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며 “대상을 금액 등으로 법률로 정해 놓지 않고 있다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종부세 면제 기준을 두고 오락가락하다 이도 저도 아닌 해괴한 세금을 만들었다”며 “보유세를 상위 2%에게 부과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가 아니라 ‘조세 편가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들께서는 집값을 잡으라고 하는데 종부세만 잡으려 한다는 생각에 비판적이었고 반대를 했지만 막지 못했다”며 “실망스럽게 생각하실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편 주택 양도소득세의 경우 여당은 보유 및 실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주는 공제혜택을 양도차익에 따라 50∼70%로 줄이기로 했다. 이는 양도차익이 큰 장기 보유 1주택자의 세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윤다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서울 강남역에서 시민들과 만나 젠더 문제, 방역대책, 병영문화 개선, 차별금지법 제정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같은 당 태영호 의원이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주최한 ‘강남역 모여라’ 행사에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20대에서 80대까지 약 50명의 시민들의 질문에 답했다. 한 20대 여성은 이 대표에게 “(국민의힘이) 20대 여성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 대표는 “(4월7일) 보궐선거에서 남성 지지율이 너무 많이 올라서 저희가 여성을 배척한 것처럼 오해받는데, 남녀가 같이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여성에게 불이익을 주자고 하지 않았다. 여성할당제처럼 ‘결과의 보정’보다 ‘기회의 평등’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을 50대라고 밝힌 중년 남성이 “50대가 소외당하고 있다. 앞으로 40~60대 등 기성세대를 위해서라도 좋은 정책을 내달라”고 하자 이 대표는 “아직 우리 당의 중추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다. 국민의힘을 지켜주시는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복무하던 시절 ‘졸업생임에도 재학생만 지원 가능한 국가사업에 참여해 장학금을 부당 수령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지원서에도 산업기능요원으로 적어 놨다”고 당시 지원서를 공개했다. 또 강남역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병역 특혜’ 의혹을 제기 중인 민주당 김남국 의원에 대해 “제발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해줬으면 좋겠다. 법제사법위원회라는 국회 상임위의 면책특권을 그렇게 이용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손가락질 받기 딱 좋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최근 야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경쟁할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 측이 “바보 같은 선택은 안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 일각의 친박(친박근혜)계 지원설과 거리를 둔 것. 경기고 동창으로 최 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강명훈 변호사는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박계 등) 윤 전 총장과 가까이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최 원장을 지원하는 건 자유지만 (대선 출마) 결심의 과정은 오로지 본인의 몫”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윤 전 총장 대안 후보 준비론’을 강조하는 일부 친박계 인사들과 영남권 의원들이 최 원장의 대권 도전에 힘을 싣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강 변호사는 6·25전쟁 참전 용사인 최 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군 해군 대령을 언급하며 “최 원장의 아버지도 애국심이 투철한 사람이니 (정치 참여) 이야기를 많이 하고, 최 원장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만큼 기도를 하면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본인(최 원장)이 늦지 않게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최 원장은 최근 부친과 주변 인사들의 거듭된 설득으로 사실상 대선 출마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9일에는 최 원장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감사원장 공관에서 일부 짐을 정리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최 원장이 7월 중순 사퇴하고,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특히 야권에서는 “최 원장이 출마를 선언하면 윤 전 총장을 내심 불편해 했던 일부 의원들이 최 원장에게 쏠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드러내지는 않아도 친이(친이명박)·친박계 의원들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윤 전 총장에 대한 반감이 어느 정도 있다”며 “최 원장이 대안으로 떠오를 경우 당내 경선 구도는 또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야권 관계자는 “대선주자로서의 주목도와는 별개로 현직 감사원장이 사퇴하고 정치권에 뛰어드는데 대한 비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최 원장이 본격 행보에 나설 경우 어떤 명분과 비전을 내놓을지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17일 “586운동권(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은 꼰대 수구 기득권이 돼 대한민국에 가장 많은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정부여당을 겨냥하면서 “국민의힘은 가치, 세대, 지역, 계층의 확장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국민의힘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는 말로 시작하며 4·7 재·보선 승리와 이어진 30대 ‘0선’인 이준석 대표 체제 출범을 상기시켰다. 이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586운동권이 국가를 사유화했지만 진보 기득권 타파에 실패했다. 운동권 이력 완장을 차고 온갖 불공정, 반칙, 특권의 과실을 따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86세대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자녀가 표창장 위조 의혹에도 의사가 됐다”면서 “구국의 강철대오가 세습의 강철대오가 됐다“고 비꼬았다. 김 원내대표는 “꼰수기(꼰대·수구·기득권)에게 어떻게 미래를 맡기겠나. 혁신의 바람을 모아 민생을 챙기고 공정을 세워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하겠다”면서 “국민의힘은 가치, 세대, 지역, 계층의 지지를 더하는 덧셈의 정치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가치 확장과 관련해 “과거 오해받고 왜곡됐던 자유, 책임, 헌신이라는 보수의 가치”를 되살리고 “공존과 공정의 토대 위에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정당이 되겠다”고 했다. 세대 확장에 대해서는 “산업화세대, 민주화세대, MZ세대를 맞이할 플랫폼이 되겠다”고, 지역 확장과 관련해서는 “전국 정당을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 중 일자리 24번, 경제 18번, 규제 12번을 언급하면서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그는 “민노총 등 귀족노조의 갑질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고 노동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의)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주택 공급의 숨통을 트이게 하겠다”면서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 부과 기준을 12억 원으로 상향 조정해 국민의 세금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부동산 정책을 제시했다. 김 원내대표가 586운동권을 비판한 데 대해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SBS 방송에 출연해 “비약적인 말씀”이라며 “남들이 민주화를 위해 싸울 때 도서관에 앉아서 고시 공부해 판검사를 하고 전관예우 받다가 국회의원 세습하고 있다고 말하면 좋겠느냐”고 반박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통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소급 적용’ 없는 손실보상법을 처리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6월 국회에서 추경과 손실보상법 등을 둘러싼 여야 대치 전선은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與, 2차 추경 속도전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추가 세수 재원을 활용한) ‘빚 없는 2차 추경’을 통해 소상공인의 코로나 피해 회복을 돕고, 하루라도 빨리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해드릴 수 있도록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이날 “2차 추경은 국채 발행 없이도, 빚을 지지 않고도 가능한데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정의 역할을 확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손실보상법을 처리하고 7월에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소위에서 ‘소급 적용’ 조항이 담기지 않은 손실보상법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소급 보상을 할 경우 추계 기간이 길어지고 보상금액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 대신 법 공포 이전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을 법안에 명시했다. 산자위 중기소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논의의 중요한 시기마다 소급 적용 명시만 주장하며 본질을 흐리고, 소상공인 지원 문제를 정쟁으로 변질시키는 데 급급했다”며 단독 처리의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인한 피해는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었고, 돈 몇 푼 쥐여주고 생색내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년간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이 계속되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엄청난 손실과 빚을 떠안게 됐는데 정부 말을 믿은 게 죄가 됐다”면서 “민주당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을 외면한 대가를 분명히 치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대치 전선 확대 민주당이 당장 손실보상법 처리를 밀어붙이면서 6월 국회에서 여야 대치 전선은 전방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도 과거 소급 적용을 계속 주장해왔다”며 상임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에서 반대 입장을 이어갈 방침이다. 민주당이 6월 국회에서 손실보상법을 단독으로 처리할 경우 7월 추경 처리도 난항이 예상된다. 추가 세수 대부분을 추경으로 편성하려는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일부를 국채 상환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두 달째 공석인 법사위원장 역시 단독 선출하는 한이 있더라도 다음 달부터는 법사위를 정상화할 것이기 때문에 7월부터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은 재난지원금 등 세금을 퍼주는 게 표심 잡기에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손실보상법 소급 적용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경안 처리도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 대치가 지속된다면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전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제안한 남북공동선언 국회 비준 동의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국회의원 180명은 17일 기자회견까지 열어 “정부안이 제출되는 즉시 국회 절차를 밟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국회 외교통일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성명을 통해 “1년 전 오늘, 세금 280억 원이 투입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북한에 의해 일방적으로 폭파됐다”며 “민주당은 국민이 결코 수용할 수 없는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며 반발했다. 박민우 minwoo@donga.com·윤다빈 기자}
최근 한 달 사이 당비를 납부하는 국민의힘 책임당원 수가 1만7000여 명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신규 당원 중에는 2030세대가 37%에 달해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타난 ‘이준석 돌풍’이 숫자로도 입증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국민의힘 사무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한 달간 2만3000여 명이 당원으로 새롭게 입당했다. 이 중 58%에 달하는 1만3300여 명이 온라인으로 입당했고, 최소 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3개월 동안 내야 하는 책임당원은 1만7400여 명 늘었다. 당 관계자는 “신규 당원의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배가량 늘었다”고 했다. 신규 당원의 지역별 입당은 경기(5506명), 서울(4716명) 순으로 많았다. 이어 충남(2224명), 경북(1999명), 인천(1831명) 순이었다. 국민의힘 전체 당원 중 비중이 2%에 불과한 호남권(광주, 전남북)에서도 580명이 입당했다. 세대별로는 50대가 4761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4504명으로 뒤를 이었다. 60대(4216명)와 30대(3986명), 40대(3411명)도 비슷한 수준으로 입당한 가운데 10대 가입자도 468명 포함됐다. 청년층의 당원 가입 열기는 온라인상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0, 30대 남성이 주 사용자인 인터넷 커뮤니티 에프엠코리아(펨코)에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당 사무처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온라인으로 입당한 당원 9880명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8734명으로 전체의 88%에 달했고 20대(3136명)와 30대(2721명)가 59%를 차지했다. 이 대표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2030세대 남성들의 온라인 입당이 급증한 것. 국민의힘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자신의 지역구에 당원 모집 부스를 차려놓고 당원 모집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 모집 부스 사진을 올리면서 “얼마 만인가. 눈물이 난다. 20년간 정치하면서 처음이다. 다 이준석 효과”라고 적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초기에만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유입돼 당원 민주주의를 실현할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사무총장에 한기호 의원(3선·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정책위의장에 김도읍 의원(3선·부산 북-강서을)을 내정하고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협의할 예정이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최근 한 달 사이 당비를 납부하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의 숫자가 1만 7000여 명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신규 당원 중에는 2030세대가 37%에 달해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타난 ‘이준석 돌풍’이 숫자로도 입증됐다는 분석이다. 16일 국민의힘 사무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한 달 간 2만3000여명이 당원으로 새롭게 입당했다. 이중 58%에 달하는 1만3300여명이 온라인으로 입당했고, 최소 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3개월 동안 내야 하는 책임 당원은 1만7400여명이었다. 당 관계자는 “신규 당원의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0배 가량 늘었다”고 했다. 신규 당원의 지역별 입당은 경기(5506명), 서울(4716명)이 가장 많았다. 이어 충남(2224명), 경북(1999명), 인천(1831명) 순이었다. 국민의힘 전체 당원 중 비중이 2%에 불과한 호남권(광주, 전·남북)에서도 580명이 입당했다. 세대별로는 50대가 4761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4504명으로 뒤를 이었다. 60대(4216명)와 30대(3986명), 40대(3411명)도 비슷한 수준으로 입당한 가운데, 10대 가입자도 468명이 포함됐다. 국민의힘 사무처 관계자는 “전체 인구비율에 부합하게 세대별로 고르게 입당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했다. 청년층의 당원 가입 열기는 온라인 상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0·30대 남성이 주 사용자인 인터넷 커뮤니티 에프엠코리아(펨코)에는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하루에도 수십개 씩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본인을 37세 남성이라고 소개한 한 가입자는 당원 가입을 인증하면서 “청춘들을 위해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당원에 가입했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자신의 지역구에 당원 모집 부스를 차려놓고 당원 모집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 모집 부스 사진을 올리면서 “얼마 만인가. 눈물이 난다. 20년 간 정치하면서 처음이다. 다 이준석 효과”라고 적었다. 함경우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도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젊고 혁신적인 새 지도부를 선출해서인지 입당해주시는 분들이 특히 더 많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원 증가와 관련해 “거의 전무후무한 증가세”라며 “초기에만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유입돼 ‘당원 민주주의’를 실현할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중앙당과 시도당 등 ‘공룡조직’ 중심의 국민의힘을 ‘디지털 정당’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3무(無·캠프 사무실, 차량, 문자메시지) 운동을 통한 선거 혁신, 공직후보자 자격시험과 토론 배틀을 통한 인사 혁신에 이어 정당 혁신으로 보수정당 내부에 ‘혁신 DNA(유전자)’를 확실히 심겠다는 의도다.○ 선거, 인사에 이어 당 운영-조직까지 혁신이 대표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당 사상 초유의 디지털 정당을 만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당의 소통 채널부터 디지털로 구축하는 작업을 먼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확인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정치 참여 열망을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정당의 운영 시스템과 조직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바꾸려면 디지털 정당은 필수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우선 정당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이 디지털 개편 대상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현재 중앙당, 시도당, 지역 당원협의회 등 중앙집권적 조직을 갖추고 있고, 더불어민주당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앙당의 지시 하달과 조직 동원 등엔 효율적이지만, 아래로부터의 요구를 중앙당이 받아들여 검토하는 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중앙당 중심의 한국의 정당은 1960년대 JP(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만든 모델에서 한 발짝도 못 벗어나고 있다”면서 “대통령제를 하면서도 당 대표라는 개념도 없는 미국식 정당 체제는 생각을 안 하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디지털 정당화를 통해 당 지도부와 실시간 의사소통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조직 슬림화, 비용 절감 등이 동시에 가능해진다”고 예상했다. 디지털 정당이 구축되면 국민과의 소통 방식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체육관 전당대회, 당원 간담회 같은 오프라인 창구가 급속히 줄어들고 당 안팎의 소통도 축소되고 있는 형편이다. 김병민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은 “당 차원의 시스템이 없다 보니 비대면 간담회를 하려고 해도 어려움이 많다”며 “유기적 소통이 실시간으로 가능한 디지털 채널이 급선무”라고 제안했다. 당내에선 당 자체의 스마트폰 앱 등의 소통 플랫폼을 만들거나 카카오톡 등 기존 플랫폼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특히 이 대표가 빅데이터 분석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그동안 유권자들과 소통해온 방식이 모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대표와 가까운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에 따르면 이 대표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빅데이터 키워드 분석을 통해 이슈를 파악하고, 이를 정치적 어젠다로 구체화한 뒤 SNS, 지상파 방송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으로 공론화시켰다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실시간 소통과 피드백이 가능해지면서 지지층을 결집시켰다는 얘기다. ○ “외부 프로그래머와 협업” 물론 당내엔 “이준석식 소통은 하버드대 컴퓨터과학과를 나온 이준석이기에 가능하다”는 반박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자신이 평소 알고 지내왔던 프로그래머를 자원봉사 형식으로 참여시켜 디지털 정당의 기초 설계와 대중화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디지털 정당화가 시대 변화에 맞는 방식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분법적인 논리가 횡행하지 않도록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15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이 대표는 이날 조선일보 데일리 팟캐스트 모닝라이브에서 ‘36세에 미혼이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자친구 있나’라는 질문에 “있다. 유명인은 아니다”라면서 “사생활 문제는 앞으로 답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윤다빈 기자}
이준석 “광주 아프게 하는 일 없을 것”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36·사진)는 공식 업무 첫날인 14일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우리 당에서 광주시민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교섭단체 최초 30대 대표로 선출된 이 대표는 통상의 정당 대표들의 첫날 일정과는 전혀 다른 파격 행보를 이어나가면서도 ‘안보’와 ‘안전’이라는 보수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재개발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는 과거에 대한 잘못이 아닌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호남 지역민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시절 불거진 5·18 관련 막말 논란 등을 다시 거론하며 반성한 것. 이 대표는 당 대표들의 첫날 방문 코스인 전직 대통령들의 묘역이 있는 국립서울현충원 대신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고, 유족들을 만나 눈물을 흘렸다. 이 대표는 “(서울현충원의) 전직 대통령과 같이 널리 알려진 분들뿐 아니라 스무 살 남짓한 나이에 국가를 위해 희생했던 용사들까지 기리는 정신을 국민의힘이 가져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광주 참사 분향소에선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도 촉구했다.李 “文정부 맞설 빅텐트가 내 소명… 국민의힘 중심 야권 대통합” 국민의힘 대표 첫날 행보“(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지난 10년간 (희생자에 대한 보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 14일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는 이날 묘역을 찾은 천안함 희생 장병 유족과 대화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얼굴이 벌겋게 상기돼 있었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 “천안함 보훈 여야 협치해야” 文 겨냥 새벽부터 대전으로 내려간 이 대표는 “대전현충원에는 서해 수호를 위해 헌신한 분들과 포항 마린온 헬기 사고로 순직하신 장병들이 있다”며 이들에 대한 보훈 의지를 강조했다. 검은 양복과 넥타이 차림을 한 이 대표는 “(희생자들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천안함 희생 장병 유족들의 말에 “꼭 그렇게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마린온 헬기 사고 순직 장병인 고 박재우 해병 병장의 묘비와 초상화 동판을 어루만지며 재차 눈시울을 붉혔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보훈 정책과 관련해 “천안함 생존 장병에 대한 보훈 문제 등이 완벽히 처리되지 않았다”며 “여야가 힘을 합쳐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것도 여야 협치 대상”이라고 했다. 참배를 마친 뒤 이 대표는 곧바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광주 동구의회를 찾았다. 희생자 9인의 영정이 걸려 있는 분향소에 국화꽃을 헌화한 그의 눈시울은 또 한 번 붉어졌다. 이 대표는 “수사력을 총동원해 책임자를 가려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당내 막말 논란과 일부 보수 진영의 왜곡 시도에 대해선 “5·18 이후 태어난 첫 세대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하고, 그 정신을 잘 교육받았다”면서 “광주 시민을 아프게 한 언행에 대해 국민의힘은 김종인 위원장 체제에서 많은 반성을 했다. 그 기조가 새 지도부에서 이어질 것을 확언한다”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관련 명예훼손 항소심 재판에 불출석한 데 대해서는 “불성실한 협조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적절하다”고 했다.○ “반문(反文) 빅텐트는 제 소명” 광주 일정을 마친 이 대표는 곧장 고속철도(KTX)를 타고 국회로 복귀해 오후 2시에 샌드위치 오찬을 겸한 첫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박근혜 정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내 친박 핵심으로 꼽혔던 김재원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당직 인선과 관련해 “최고위에서 협의하거나 결정해야 할 많은 일이 사전 공개되고 결정되면 최고위가 형해화된다”고 견제에 나섰다. 이 대표는 “대변인과 비서실장은 당무상 시급했기 때문이거나, 비서실장직은 (최고위) 협의를 거칠 필요가 없는 인선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진 당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는 의원들 앞에서 한껏 자세를 낮추며 야권 대통합을 강조했다. 사회자가 자신을 호명하자 이 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세 방향으로 머리 숙여 인사한 뒤 연단에 올랐다. 인사말에서 이 대표는 “우리 당이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40%를 돌파한 결과도 나왔다. 우리 당 중심의 야권 대통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당 안팎의 정말 풍성한 대선 주자군과 문재인 정부에 맞설 빅텐트를 치는 데 제 소명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당 안팎의 야권 주자들을 ‘반문(반문재인) 빅텐트’ 아래 하나로 모아 야권 단일후보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 발언을 마친 그는 이날 의총에 참석한 50명 안팎의 의원들을 향해 다시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폴더 인사’를 했다. 의원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이어진 발언 순서에서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치고 분노한 국민에게 이준석 백신이 등장했다. 이준석 백신이 대한민국 정치의 오염된 현장을 새롭게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일정 중간중간에 라디오 프로그램 5곳과 방송사 인터뷰 2곳 등 7번의 인터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대전·광주=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9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준석 신임 당 대표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및 야권 대선 주자들과의 통합을 숙제로 떠안게 됐다. 당 안팎의 대선 주자들은 이준석호 출범에 따른 득실 계산과 함께 6·11 전당대회를 통해 표출된 변화를 요구한 민심을 파악하며 대선 시대정신을 되짚는 분위기다. 이날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페이스북에 “변화의 시작은 이준석이 이끌었지만 완성은 원희룡이 해내겠다는 각오로 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석열·안철수 등 외부 주자 ‘경계’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와 관련한 별도 메시지는 내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인사들은 이 대표의 당선이 불러올 결과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불러올 쇄신의 흐름은 윤 전 총장에게도 도움이 된다”던 윤 전 총장 측의 호의적인 기류는 선거 종반 급랭하기도 했다.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고 했다는 윤 전 총장 발언을 두고 이 대표가 “나중에 그 결과까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기 때문. 현재 윤 전 총장 측에선 “유승민계의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에 걸림돌이 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는 시사평론가 장예찬 씨(33)를 거론하면서 “굉장히 오랜 기간 호형호제하던 사이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과의 소통 채널은 본의 아니게 노정돼 있다”면서 “8월까지 (입당을) 결심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답답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시절부터 이 대표와 대립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관계가 두 당의 합당의 장애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표가 선출되면 야권 통합이 우려된다”고 수차례 말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늦어질 경우 윤석열-안철수가 함께 야권 통합을 논의하는 모습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국민의당과 통합 협상을 했던)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통합 과정에서 달인에 가까운 분이기 때문에 역할을 요청드렸다”고 했다. 이 대표가 복당 찬성 입장을 밝혀 온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친정 복귀’가 유력하다.○ 유승민·원희룡 당 대선후보 ‘반색’ 이 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은 자강(自强)에 대한 의지를 계속 보일 것이며 우리 당과 함께하고 싶어 하는 대선 주자에게도 활짝 문호를 열 것”이라며 대선 관리 방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일정을 제가 아무리 당긴다고 해도 실무적으로는 8월 중순, 말 이후에 시작해야 한다”면서 “(당 밖 주자들이) 입당이나 합당하기 전까지 우리 당 룰 세팅 과정에서 당내 인사들의 의견이 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대 과정에서 밝힌 ‘경선 버스 정시출발론’을 재차 강조한 것. 이 대표가 취임 일성부터 ‘자강’을 앞세우면서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겪고 있는 유 전 의원과 원 지사 등 당내 대선 후보들은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유승민 의원실 인턴을 했고, 탄핵 정국에서의 탈당과 바른정당 창당,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합당과 결별까지 정치적으로 동고동락해 온 대표적인 ‘유승민계’다. 특히 선거 과정에선 “유승민 대통령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한 과거 인터뷰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 모두 다시 하나 되어 대선 승리를 향해 나아가자”고 했다.○ 김종인 “외부에서 돕겠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꼭 성공하시라”며 “이 대표가 성공을 못 하면 젊은 세대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좌절할 수밖에 없다. 외부에서 도울 방법이 있으면 돕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저도 충분히 그런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대선 국면에서 “선거대책위원장 등 어떤 형태로든 당으로 모셔오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적이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헌정사상 처음으로 30대에 제1야당 대표를 맡게 된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는 나이로는 아버지뻘인 정계 주요 인사들과 마주하게 됐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세대교체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국민의힘은 대표와 최고위원들 평균 나이도 44.5세로 확 젊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평균 나이는 52.3세다. 올해 36세인 이 대표는 68세인 문재인 대통령과 서른두 살 차이가 난다. 문 대통령과 이 대표 간의 회동이 성사되면 서른 살 이상 차이가 나는 야당 대표를 맞이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의 장남 준용 씨(39)보다 세 살 어리다. 11일 문 대통령과 통화한 이 대표는 SBS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먼저 전화했을 때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못 보고 지나쳤다”며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저랑 소통이 잘되는 사이다 보니 정무수석 전화는 알아보고 받아 (대통령과) 전화를 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정치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조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대화 상대가 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58)는 이 대표보다 스물두 살 많다. 송 대표의 장녀는 30세다. 정치권에서는 “86그룹의 리더 격인 50대 후반의 집권여당 대표와 30대 중반인 제1야당 대표가 동격으로 만나는 것 자체가 파격”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득표 1, 2위를 차지한 조수진, 배현진 의원은 각각 49세와 38세다. 별도로 선출한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후보들 중 가장 어렸던 31세 김용태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이 당선돼 최고위원 5명의 평균 연령도 46.2세로 젊어졌다.윤다빈 empty@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