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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전적N C 1-5 두산롯데 10-5 K T삼성 1-4 K I ASSG 9-5 키움L G 2-1 한화 이틀 연속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2015년 롯데에 입단한 포수 강태율(25·사진)은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는 대신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했다. 1-12로 경기가 기운 9회초 2사 1루에 등판해 공 9개를 던졌다. 롯데가 투수를 아끼기 위해 기용한 것. 안타 2개를 내주며 승계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내긴 했지만 자책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는 강태율은 “투수의 마음을 조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 마음 때문이었을까.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서 다시 포수 마스크를 쓴 강태율은 첫 타석부터 짜릿한 손맛을 봤다. 이날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강태율은 1-0으로 앞선 2회초 무사 1, 3루에서 KT 선발 이정현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시즌 1호)을 쳤다. 이번 시즌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프로 통산 세 번째 홈런이다. KBO리그 역사상 투수로 등판한 다음 날 홈런을 뽑아낸 건 선수는 강태율이 역대 두 번째, 기록으로선 네 번째다. 앞서 ‘투타 겸업’의 원조로 꼽히는 해태 김성한이 프로 원년인 1982년에만 총 세 차례 투수 등판 다음 날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강태율의 홈런 등 2회초에만 4득점을 하며 승기를 잡은 롯데는 이날 KT에 10-5로 이겼다. 롯데 한동희는 8회초 2사 만루에서 안영명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때리는 만루홈런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자신의 홈런 3개 중 2개를 그랜드슬램(만루홈런)으로 장식했다. 대전에서는 공동 선두 LG가 명품 투수전 끝에 한화에 2-1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LG 선발 수아레즈가 6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쳐 시즌 3승(1패)째를 수확했다. 9회말 등판한 마무리 투수 정우영이 1실점 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9회말 2사 만루에서 임종찬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진땀 세이브를 거뒀다. 한화 선발 카펜터도 6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끝내 패전투수가 됐다. LG는 이날 키움에 9-5로 승리한 SSG와 함께 공동 선두 자리를 지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그에게서 익숙한 향기가 난다. 2021시즌 초반 눈길을 사로잡는 타자는 단연 NC의 외국인 타자 알테어(30)다. 올해로 한국에서 2년차를 맞는 알테어는 22일 현재 16경기에서 8홈런 19타점으로 홈런 1위, 타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2경기 당 하나 꼴로 홈런포를 터뜨리고 있다. 역대 최강 외국인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옛 NC의 외국인 타자 테임즈(35)의 2년차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2014~2016시즌 NC에서 뛰었던 테임즈는 두 번째 시즌인 2015년 타율 0.381, 47홈런, 140타점, 130득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이후 다시 메이저리그(MLB)로 복귀해 밀워키, 워싱턴 유니폼을 입은 테임즈는 올해 일본 요미우리에서 뛰고 있다. 2016년 나성범, 이호준(은퇴), 박석민과 함께 나-테-이-박 타선을 꾸렸던 테임즈 대신 알테어는 이미 지난해부터 포수 양의지와 함께 나-테-의-박 타선을 견인하고 있다. 테임즈가 끼지 못한 한국시리즈 챔피언 반지도 지난 시즌 이미 꼈다. 중심타선에 부담을 느껴 8번 타순에 기용되면서 지난 시즌 일명 ‘8테어’로 불렸던 것과 달리 올해는 5번 타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내고 있다. 3번 나성범, 4번 양의지에 이어 알테어와 대결하는 상대 투수로선 부담감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알테어를 5번에 배치하면서 피해갈 수 없게 된 4번 타자 양의지는 득점권 타율 0.588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알테어가 특정 경기에서 멀티 홈런 등 몰아치기를 하기보단 꾸준히 홈런을 추가하고 있다는 점도 팀으로선 고무적이다. 화끈한 타격의 비결로는 기술적인 변화보다 투수에 대한 적응도가 좋아졌다는 평가다. 이동욱 NC 감독은 “투수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니 알테어의 적응력도 달라졌다. 이젠 나쁜 공에 방망이가 따라 나가지 않고 자신만의 존을 형성하고 때린다. 노림수까지 좋아졌다”고 말했다. 2년차 테임즈는 그해 타율, 득점 두 부문에서 타이틀을 가져갔다. 지난해 개인 부문 수상 기록이 없었던 알테어는 올해 어떤 결과를 만들까. 시즌 초부터 NC팬들을 즐거운 고민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재난이라니까요. 재난” 한국과 6시간 시차인 불가리아 소피아에 있다는 레슬링 대표팀 관계자 A씨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올림픽 티켓이 걸린 마지막 기회를 살리기 위해 이역만리로 가야했던 그는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답답함만을 호소했다. 상황은 이랬다. 앞서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아시아 쿼터 대회에 참가했던 레슬링 대표팀은 선수단을 둘로 나눠야 했다. 다음달 6일부터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세계 쿼터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귀국 대신 바로 소피아로 이동을 택했다. 그런데 국내로 돌아간 선수단 중에서 선수 5명과 트레이닝 코치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어서 소피아로 이동한 선수단에서도 선수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알마티에 머물 당시 유증상자가 없었기에 더욱 충격적인 결과였다. 문제는 현재 소피아 선수단 중에서도 추가 확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A씨에 따르면 2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 1명 외에도 22일 코치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부 선수들 사이에서도 고열, 몸살 등 증상이 나오면서 선수단 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A씨는 “(아시아 쿼터) 대회 진행을 위해서였는지 카자흐스탄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약식으로 진행했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갑자기 확진자가 나와서 현장은 패닉”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소피아에는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우(33) 등 25명이 머물고 있다. 앞서 아시아 쿼터대회에서 티켓을 딴 류한수(33)도 선수들의 현지 훈련을 돕기 위해 소피아로 함께 넘어간 상황이다. 두 선수는 대표팀 내 간판선수다. 이에 대표팀은 류한수를 먼저 국내로 들여보내기로 했다. 현장 관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25명 선수단 중에 선수, 코치진을 제외한 별도의 운영 인력이 전무한 상황이다. 대한레슬링협회 관계자와 수시로 연락을 취하곤 있지만 시차가 있다보니 협회 또는 대한체육회 차원의 협조를 즉시 구하기 어렵다. 이에 현지 스태프들이 대사관의 협조를 통해 가까스로 1인 1실 숙소를 마련해놓은 상황이다. 대회에 대비한 별도의 훈련 스케줄을 잡기는커녕 추가 확진자가 나올 경우 대처 방안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쿄올림픽 개막을 92일도 남겨놓은 레슬링 대표팀의 현 주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김하성(26)의 소속팀 샌디에이고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현지 매체에 ‘오프시즌의 챔피언’이라 불렸다. 일명 ‘매드맨(미친 사람)’이라 불릴 정도로 거침없는 행보의 A J 프렐러 단장을 앞세워 스토브리그의 승자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자유계약선수(FA) 김하성 영입전에서 승리했고 차세대 슈퍼스타로 불리는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와 14년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팀의 1∼3선발 자원인 다루빗슈 유(35), 블레이크 스넬(29), 조 머스그로브(29)를 모두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그 과정에서 유망주 등 15명을 내줬다. 이에 샌디에이고는 시즌 전 주요 매체들의 파워랭킹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LA 다저스의 최고 대항마로 꼽혔다. 정규시즌 개막으로 막상 뚜껑이 열리자 성적은 아직 기대 이하다. 22일 밀워키에 2-4로 패해 3연패에 빠진 샌디에이고는 10승 1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NL) 3위에 머물렀다. 다저스(14승 4패)를 견제하기는커녕 샌프란시스코(11승 7패)에도 밀려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3승 7패에 그쳤다. 독특한 건 마운드가 안정된 상황에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샌디에이고의 팀 평균자책점은 2.57로 다저스(2.66)보다도 오히려 좋다. 10일에는 머스그로브가 창단 첫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스넬 등 일부 선발 자원이 주춤하긴 했지만 구원진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타선이다. 특히 타티스 주니어가 시즌 초반 왼쪽 어깨 통증으로 라인업에서 빠지는 등 아직까지 타율 0.154, 2홈런, 3타점으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팀 타율(0.232·14위)에 비해 장타율 순위(0.357·28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중심 타선에서 터져 주지 못하면서 팀 잔루에서도 전체 1위(157개)라는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김하성도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붙박이 선발 자리를 꿰차지 못하면서 타격감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타율 0.209, 1홈런, 2타점을 기록 중이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이 빅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장점인 파워피칭을 과감히 포기하고 다양한 구종이나 정교한 제구력으로 변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김하성도 제한된 기회를 살리기 위해선 스윙 폭 조정 같은 빅리그에 적응하기 위한 자신만의 생존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 샌디에이고는 23일부터 다저스와 방문 4연전을 치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1일 KBO리그에서는 4번 타자의 홈런포가 승리를 불렀다. 삼성 4번타자 피렐라(32)는 이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과의 안방경기에서 국내 첫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14-4 대승을 이끌었다. SSG 선발 이건욱을 상대로 3회말 115m, 4회말 120m 거리 1점 홈런을 각각 왼쪽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이날만 홈런 2개를 추가한 피렐라는 시즌 6호로 NC 알테어(8개)에 이어 홈런 부문 2위로 치고 나섰다. 삼성 선발 뷰캐넌은 6이닝 8피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하며 시즌 3승째(1패)를 챙겼다. LG 4번타자 라모스(27)도 KIA와의 잠실 경기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날렸다. 4-3으로 불안하게 앞선 7회말 2사 1, 2루 기회에서 KIA 이준영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2호)을 쏘아 올렸다. LG는 7-3으로 이겨 최근 3연패 부진에서 탈출하며 NC와 공동 선두 자리를 지켰다. 롯데 4번타자 이대호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 6회말 1사 1, 2루 상황에서 이승진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115m 결승 3점 홈런(3호)을 쳤다. 이대호의 홈런으로 4-5에서 7-5로 역전에 성공한 롯데는 10-9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는 키움을 7연패에 빠뜨리며 4-3으로 이겨 3연승을 달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1일 전적K I A 3-7 L G두산 9-10 롯데SSG 4-14 삼성K T 3-4 N C키움 3-4 한화}
타율 1위 팀의 불방망이를 넘어서지 못했다.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의 류현진(34)이 시즌 두 번째 패전을 기록했다. 21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피안타 2탈삼진 4실점을 했다. 팀은 4-2로 지면서 3연패에 빠졌다. 보스턴은 이날 왼손투수 류현진을 공략하기 위해 선발 라인업 9명을 모두 우타자로 꾸렸다. 류현진은 2회말 무사 2루, 3회말 무사 1루 등 선두 타자를 연이어 내주면서도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맞섰다. 그러나 토론토가 1-0으로 앞선 4회가 고비였다. 크리스티안 아로요와 J D 마르티네스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앞선 타석에서 2루타를 기록한 산더르 보하르츠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4m짜리 3점 홈런을 내줬다. 피홈런 이후에도 마윈 곤살레스에게 2루타, 보비 댈벡에게 3루타를 내주며 1점을 더 실점했다. 보스턴은 류현진에게 4회에만 팀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등 팀 타율 1위(0.287)다운 화력을 뽐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이 경기로 1.89에서 3.00으로 높아졌다. 특히 낮은 구속으로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류현진의 이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1.4마일(약 147km)에 평균 구속도 88.7마일(약 143km)에 그쳤다. MLB.com은 “류현진의 패스트볼 구속 저하는 문제의 신호였다. 강속구 투수가 아닌 류현진은 시속 90마일(약 145km)의 공을 던질 때 좋은 성적을 낸다”고 했다. 경기 뒤 류현진은 피홈런에 대해 “낮게 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높아서 애매했던 것 같다. 모서리 쪽으로 잘 던졌는데 타자가 잘 쳤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상대 선발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는 6이닝 6탈삼진 3피안타 2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3승째를 거뒀다. 5경기 만에 선발 출전한 샌디에이고 김하성(26)은 안타를 신고했다. 밀워키와의 안방경기에 7번 타자 겸 3루수로 나선 김하성은 3타수 1안타 1삼진에 몸 맞는 공도 하나를 기록했다. 경기는 밀워키가 6-0으로 승리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레전드’를 향해 발걸음을 딛고 있다. KIA 베테랑 타자 최형우(38)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5회초 2사 1루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시즌 3호)을 치며 개인 통산 2000안타 고지를 넘었다. 이날 전까지 1998안타를 친 최형우는 이날만 2점 홈런 2방을 추가해 KBO리그 통산 12번째 2000안타 타자가 됐다. 데뷔 시즌인 2002년 2안타를 쳤던 최형우는 2005년 방출 설움을 딛고 경찰야구단을 거쳐 1군으로 돌아와 2008년 늦깎이 신인왕 성공 스토리를 썼다. 더욱이 1722경기 만에 2000안타를 기록하며 LG 이병규(은퇴·1653경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소기록을 세웠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남은 선수생활 동안 어떤 페이스로 안타를 추가할지 기대가 된다. 이날 경기 뒤 최형우는 “안타 1개 치려고 하루하루 버티던 때가 있었는데 2000안타라니 믿기지가 않는다”면서도 “난 아직 평범한 선수인데 쌓인 기록만 많을 뿐이다. 레전드라니 아직 멀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정작 최다 타점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최형우는 현재 1346점으로 삼성 이승엽(은퇴·1498점) 등에 이어 통산 타점 4위에 올라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번엔 빨간 양말이다.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34)이 전통의 명문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연승 행진에 나선다. 21일 오전 8시 10분(한국 시간)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리는 보스턴과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14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통산 60승이자 시즌 첫 승을 수확한 류현진이 다시 승전보에 도전한다. 에이스로서 팀의 2연패를 끊어야 한다. 그런데 보스턴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20일 현재 보스턴의 팀 타율은 0.288,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818로 MLB 전체 30개 구단 중 1위다. 한때 9연승을 달리며 11승 6패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전 ESPN이 보스턴을 파워랭킹 19위에 올려놓은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AL 전체 타점 1위에 홈런 공동 1위인 J D 마르티네스(6홈런 20타점), 타율 4위 산더르 보하르츠(0.386) 등이 주요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류현진은 과거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보스턴을 두 차례 상대해 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펜웨이파크에서는 지난해 7월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2실점(비자책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공교롭게 두 차례 모두 1회에만 실점을 했다. 반면 올 시즌에는 아직까지 류현진이 1회 실점이 없는 만큼 첫 단추만 잘 끼운다면 예상 외로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보스턴 중심 타선에 오른쪽 타자가 많은 만큼 몸쪽 높은 컷 패스트볼에,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순을 공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상대팀 타자 중에서는 포수 케빈 플라웨키가 타율 0.667(3타수 2안타)로 류현진에게 강했다. 상대 선발은 좌완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28)다. 지난 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과 심근염 등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던 로드리게스는 올 시즌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4589일 만에 메이저리그(MLB)에 복귀한 선수가 있다. 애틀랜타의 내야수 숀 캐즈머 주니어(37)다. 2008년 데뷔해 단 19경기 출전 뒤 마이너리그로 돌아간 그는 무려 12년 7개월여 만에 다시 MLB를 밟았다. 18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2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섰다. 브라이언 스닛커 애틀랜타 감독은 “내가 겪었던 가장 위대한 순간 중 하나”라고 평했다. 오늘도 우리 주변엔 꿈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1시즌 만에 국내로 돌아온 ‘배구여제’ 김연경(33·흥국생명)이 V리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최다 수상자가 됐다. 김연경은 19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자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결과 총 31표 중 14표를 얻어 GS칼텍스 이소영(현 KGC인삼공사·12표) 등을 제쳤다. 프로 데뷔 후 3시즌 연속(2005∼2006, 2006∼2007, 2007∼2008)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던 김연경은 이로써 13시즌 만이자 통산 네 번째 MVP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됐다. 기존 공동 1위였던 레오(3회·전 삼성화재)를 제치고 남녀부를 통틀어 최다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김연경은 여자부 챔프전 MVP 최다 수상자(3회)이기도 하다. 단 2표 차이로 수상자 향방이 엇갈릴 정도로 경합이 치열했다. 특히 여자부 최초로 트레블(한 시즌 컵 대회, 정규리그, 챔프전 동시 석권)을 달성한 GS칼텍스의 주장 이소영과 김연경의 치열한 2파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이소영 외에 GS칼텍스 러츠가 3표, 강소휘가 1표를 나눠가지면서 김연경이 최다 득표의 영광을 안게 됐다. 여자부에서 역대 정규리그 1위 팀이 아닌 다른 팀에서 MVP가 나온 건 V리그 원년인 2005시즌 당시 3위 현대건설 정대영(현 한국도로공사) 이후 처음이다. 시즌 내내 우승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김연경은 공격종합 1위(성공률 45.92%), 서브 1위(세트당 0.277개) 등을 휩쓸며 리그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다. 개막 10연승을 이끌며 1라운드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즌 중반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이 학교폭력 가해 사실로 인해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와중에도 주장으로서 다른 선수들을 잘 추슬러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팀 내 불화설이 불거졌을 때도 “어느 팀에나 문제가 있고 우리 팀도 그런 게 사실”이라며 정면 돌파를 택하기도 했다. 시즌 내내 그의 말 한마디에 시선이 집중됐다. 김연경은 이날 시상식에서 “다사다난했던 시즌이었다. 앞으로 우리 배구가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팬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저 또한 책임감을 가지고 도쿄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하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23일 소집한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이야기하기도 곤란할 정도로 이야기하거나 정한 것이 없다. 빨리 정하기보다는 조목조목 생각해서 결정해야 할 듯하다”며 말을 아꼈다. 국내 복귀 과정에서 흥국생명과 1년 계약을 한 김연경은 현재 유럽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편 남자부 정규리그 MVP는 대한항공 정지석(26)이 차지했다. 31표 중 22표를 얻으며 KB손해보험 케이타(8표)를 제치고 개인 두 번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정지석은 앞서 대한항공의 첫 통합우승을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MVP도 수상했다. 신인선수상은 여자부 KGC인삼공사 이선우(19), 남자부 현대캐피탈 김선호(22)가 각각 받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쯤 되면 ‘미스터 스리런’이라 불릴 만하다. 프로야구 한화 내야수 노시환(21)이 1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점 홈런 2방을 추가했다. 시즌 4개 홈런을 모두 스리런으로 장식하고 있다. 이날 첫 홈런은 두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4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노시환은 NC 선발 이재학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비거리 130m짜리 왼쪽 장외홈런을 쳤다. 9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도 NC 김진성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홈런포를 쳤다. 노시환은 앞서 9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왼손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연타석 3점 홈런을 친 적이 있다. 지난 시즌 106경기 12홈런 43타점을 기록한 노시환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벌써 4홈런 17타점 행진 중이다. 홈런 공동 2위, 타점 2위다. 경기 뒤 노시환은 “최근 2경기에서 안타가 안 나와서 고민이 많았다. 앞으로 주자가 2명 있으면 더 자신 있게 타석에 들어설 것 같다”고 했다. 한화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선발 카펜터는 6회말 무사에서 NC 권희동에게 첫 안타(홈런)를 내줄 정도로 좋은 공을 던지며 5와 3분의 1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첫 승리도 챙겼다. 외국인 타자 힐리도 7회초 시즌 첫 홈런(1점)을 신고했다. 한화는 이날 11-3으로 승리하며 최근 3연패에서 탈출했다. KT는 키움과의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이날 수원에서 열린 키움과의 안방경기에서 선발 투수 고영표의 6이닝 5피안타(1홈런), 5탈삼진, 2실점 호투에 힘입어 10-2로 승리했다. 고영표는 시즌 2승째를 챙겼고 팀은 4연승을 이어갔다. 키움은 박병호가 2회 1점 홈런(4호)을 쳤지만 경기 흐름을 뒤집진 못했다. 최근 5연패. 두산은 잠실 라이벌 LG와의 경기에서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등 16안타를 터뜨리며 9-1로 크게 이겼다. 선발 미란다는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승을 수확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화가 났다.”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36)는 15일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승리 기자회견에서 대뜸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벼랑 끝에서 되살아난 안도의 한숨 같은 건 없었다. 한선수는 “상대가 베스트가 아니라서 그렇다. 5차전은 승패를 떠나 두 팀 모두 100% 전력으로 맞붙었으면 한다”고 했다. 구단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그의 비장한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날 우리카드 공격의 핵심인 외국인 선수 알렉스는 배탈로 결장했다. 이틀 뒤인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프전 5차전에는 한선수의 당부처럼 양 팀이 100% 전력으로 맞붙었다. 1∼3세트 연속 듀스가 나올 정도로 뜨거운 승부 끝에 마지막에 웃은 건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우리카드에 3-1(24-26, 28-26, 27-25, 25-17)로 역전승하며 구단 역사상 첫 통합 우승의 희열을 맛봤다. 2017∼2018시즌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챔프전 우승이다. 정규리그 3라운드부터 선두로 고공비행한 대한항공이 이처럼 ‘해피엔딩’을 맞은 데는 남자부 첫 외국인 사령탑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56),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레프트 정지석(26) 등 여럿의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심장 한선수도 빼놓을 수 없다. 프로 데뷔 3년 차(2009∼2010시즌)부터 세터상을 받으며 리그 대표 세터로 거듭난 한선수는 봄 배구에선 늘 조연에 가까웠다. 2017∼2018시즌 어렵사리 첫 챔프전 반지를 꼈지만 통합 우승의 기회는 늘 그에게 닿을 듯 비껴 지나갔다. 이번 시즌도 쉽지만은 않았다. 산틸리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의 훈련 강도는 전보다 강해졌고, 외국인 선수 비예나(28)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체 선수 요스바니(30)가 올 때까지 어떻게든 팀 전력을 이끌어야 했다. 시즌 막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벽만 보며 자가 격리를 하기도 했다. 힘든 티를 낼 수 없다는 게 더 힘들었다. 팀의 유일한 동갑내기 유광우(36·세터)는 “주장으로서 자신의 눈빛 하나, 행동 하나에 팀이 좌우된다는 부담감을 선수가 많이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챔프전에서도 우리카드의 기세에 밀려 1, 3차전을 내주는 등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다. 평소 감정 표현이 많지 않은 그도 이번 시리즈에서는 코트 위 후배들의 느슨한 플레이를 다그치는 등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심적으로 힘들었다. 공만 올려주자는 생각으로 끝까지 뛰었다. 버티고 또 버텼다”고 소감을 밝혔다. 큰딸 효주 양(8)과의 일화도 뒤늦게 털어놓았다. “효주 반 친구가 ‘너희 아빠 어제 우리카드한테 졌지?’라고 했다더라.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처음으로 복잡한 감정이 생겼다. 아빠로서 지기 싫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선수는 이날 챔프전 5차전에서 마지막 퍼즐인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 동시에 세트(토스) 46개를 추가하면서 남자부 역대 포스트시즌 통산 첫 2000세트 성공(총 2039개)의 주인공이 됐다. 세 딸 효주, 수연(3), 소현(1)의 아버지인 한선수는 그렇게 자랑스러운 아버지이자 V리그의 전설이 됐다. 한선수는 이제 세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1 프로배구 여자부 자유계약선수(FA) 협상기간이 막을 내렸다. 여자부 역대 2위 보수 총액(총 6억 5000만 원)으로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선택한 레프트 이소영을 제외하면 별다른 이동 없이 협상기간이 마무리 됐다. 또 디그여왕 리베로 김해란이 흥국생명으로 복귀했다. 주전 세터 2명의 이동에 갖가지 이적설이 쏟아졌던 지난시즌과 비교하면 고요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일단 이소영의 원 소속구단 GS칼텍스의 보상선수 선택이 있다. 인삼공사는 16일 낮 12시까지 보호선수 명단(영입선수를 포함한 6명)을 제시해야 하고, GS칼텍스는 그 이외의 선수 중 1명을 이소영의 직전 시즌 연봉 200%와 함께 보상선수로 받을 수 있다. 직전 시즌 연봉의 300%를 받는 방법도 있다. 이제 관심은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선택에 쏠린다. 차 감독은 부임 이후 꾸준히 타 팀과의 트레이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며 팬들에게 ‘차 거상’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9시즌 FA 당시에도 레프트 표승주를 IBK기업은행에 내주고 보상 선수로 세터 염혜선을 지명한 뒤 바로 인삼공사와의 센터 한수지 트레이드를 성사하는 ‘큰 그림’을 보여주기도 했다. 팀에 절실했던 베테랑 센터를 채워 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트레이드 당시엔 궁금증을 낳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팀에 득이 되는 트레이드를 잘 진행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작 스스로는 “팀 사정에 맞게 한 것 뿐”이라고 손사래를 치지만.관건은 인삼공사가 보호선수 명단에 어떤 선수를 넣느냐다. 인삼공사의 경우 최근 몇 시즌 동안 꾸준히 신인드래프트 상위 픽을 가져가면서 재능 있는 유망주들을 꾸준히 영입해왔다. 즉시 주전감은 아니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재목이 많다. GS칼텍스는 레프트 빈 자리를 유서연으로 채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밖에 박혜민에, 올 시즌 센터로 뛴 권민지도 장기적으로는 레프트에 대한 갈망이 크다. 보상선수로 다른 포지션을 선택해 또 다른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인삼공사에서 예상과는 전혀 다른 보호선수 명단을 내밀 가능성도 있다. 주전 한송이, 박은진에 팀의 미래로 꼽히는 정호영까지 유능한 센터 자원이 많은 만큼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선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제7구단 창단을 준비 중인 ‘페퍼저축은행’의 선수 지원과 관련해 보호선수 명단을 추려야 한다. 보호 선수 9명 외에 1명씩을 신생팀에 내주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이에 이번 내부 FA들이 이적 카드로 적극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계약 FA 역시 자유계약 선수관리규정(제5조 3항)에 따르면 해당 시즌 어느 구단과 선수 계약을 체결할 수 없지만 신생팀에서 영입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적용하는 방안을 20일 이사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시즌 첫 대회 첫날 신인이 선두로 치고 나섰다. 2021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15일 강원 원주 오크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1라운드에서 신인 이세진(20·사진)이 김민준(31)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세진은 이날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1개로 중간합계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2014년부터 투어 개막전으로 포문을 열었던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됐다. 올해에는 총상금을 5억 원에서 7억 원으로 늘렸다. 2001년생인 이세진은 올 시즌 코리안투어에 데뷔하는 신인이다. 11세이던 2012년 골프를 시작해 이듬해 뉴질랜드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이후 2019년 국내로 돌아와 군 입대를 고민하다 지난해 11월 코리안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QT)에서 공동 20위를 하면서 시즌 시드를 확보했다. 스스로 꼽는 장점은 쇼트게임이다. “그린 주변 약 20야드 거리 이내 플레이에 자신 있다”고 말할 정도다. 18번홀(파5)에서 홀 3.2야드(약 2.9m) 거리에 붙이는 절묘한 세컨샷에 이은 이글 퍼트를 성공하며 공동 선두에 오른 이세진은 경기 뒤 “공동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 목표는 톱10 진입, 더 나아가 올 시즌 목표는 ‘까스텔바작 신인상’ 수상이다. 첫 우승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신인다운 당찬 포부도 밝혔다. 한편 이태희(37)는 186야드(약 170m) 거리 5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성공하며 시즌 첫 홀인원 기록의 기쁨을 맛봤다. 개인 통산 두 번째 기록이다. 2011년 경기 여주 해슬리나인브릿지CC에서 열린 CJ 인비테이셔널 당시에도 1라운드 5번홀에서 홀인원을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우리카드 알렉스(30)는 1세트를 가져오는 서브 에이스를 성공한 뒤 코트 건너편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에게 어필했다. 서브를 할 때마다 대한항공 벤치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에 대한 항의였다. 이에 산틸리 감독도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항의 과정에서 알렉스가 이탈리아어로 트래시 토킹(상대를 자극하는 말)을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코트 교체를 해야 할 양 팀 선수단 중 일부가 한데 엉클어졌다. 잠시나마 야구에서의 벤치클리어링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선수단을 진정시킨 주심은 양측 감독에게 벌칙을 뜻하는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래서 2세트는 아무 플레이 없이 1-1로 시작해야 했다. 앞서 1세트 8-8 동점에서는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이 자신의 재킷을 바닥에 집어던지고 마스크를 벗은 채 본부석에 어필하기도 했다. 대한항공 이수황의 더블콘택트에 대한 비디오판독 요청 결과 더블콘택트가 아니라는 판독이 나오자 강력한 항의에 나선 것. 신 감독은 이 행동으로 경고를 뜻하는 옐로카드를 받았다. 챔피언결정전의 분수령이 될 3차전을 따내기 위해 양 팀은 이처럼 카드를 불사하며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경기 뒤 신 감독은 “선수단에 무언가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했다. 감독으로서 해야 할 건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치열한 기세싸움 속에서 웃은 건 안방 팀 우리카드였다.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남자부 챔프전 3차전에서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에 3-0(26-24, 25-20, 25-19)으로 완승을 따냈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선 우리카드는 2008년 우리캐피탈 이름으로 창단한 후 첫 챔프전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역대 챔프전 중 1, 2차전 승리 팀이 엇갈린 상황에서 3차전 승리 팀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확률은 85.7%(7번 중 6번)다. 이날은 알렉스가 경기를 지배했다. 알렉스는 이날 양 팀 최다인 20득점(공격성공률 63.63%)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1블로킹, 5서브도 성공했다. 특히 승부처인 1세트 23-24에서 서브를 성공하며 듀스를 만들었고, 25-24에서 다시 서브로 세트를 가져왔다. 알렉스는 “그런 (결정적인) 상황이 날 더 강하게 만든다. 서브가 들어가든 아웃되든 강하게 때렸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15일 안방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피날레를 꿈꾼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끝판대장’ 오승환(39)이 KBO리그 통산 첫 300세이브에 한 걸음만을 남겨놓게 됐다.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안방경기 9회초 4-2 상황에서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하며 가까스로 승리를 지켰다. 진땀승부 끝에 통산 299세이브(시즌 4세이브)를 기록했다. 삼성은 4-3으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렸다. 오승환은 앞서 9∼11일 KT와의 주말 3연전에 모두 등판해 3세이브를 쓸어 담았다. 경기 전 허삼영 삼성 감독도 “잘 조절해줘야 하는데 미안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과부하가 우려되는 상황. 그래서였을까. 오승환은 1사 후 임종찬에게 2루타를 내준 데 이어 2사후 대타 이성열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후 강경학을 3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친 삼성 선발 원태인의 시즌 첫 승리(1패)도 지켰다. 이르면 이번 주 중 대기록 달성이 전망된다. 오승환은 현재 SSG 김상수와 함께 세이브 공동 선두다. 이와는 별도로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 한신에서 2시즌 동안 80세이브를 올렸고, 메이저리그에서도 4시즌을 뛰며 42세이브를 기록했다. 한편 KT는 베테랑 박경수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두산에 8-7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잠실구장에서 8번타자 겸 2루수로 출전한 박경수는 3-2로 앞선 4회초 2사 만루에서 두산 두 번째 투수 김민규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렸다. 시즌 2호 홈런. 박경수의 개인 통산 7번째 만루포였다. 롯데는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방문경기에서 선발 박세웅의 6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8-0 완승을 따냈다. 롯데는 3회에만 타자 일순하며 5득점을 뽑아내며 박세웅의 시즌 첫 승리를 도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로 꼽힌 레프트 이소영(27·사진)이 KGC인삼공사로 이적했다. 인삼공사는 3년간 보수총액 6억5000만 원(연봉 4억5000만 원, 옵션 2억 원)에 이소영과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보수총액 7억 원)에 이어 역대 여자부 두 번째 규모다. 이소영의 연봉은 고정금액이며, 옵션은 매년 성적에 따라 조정된다. 이소영은 2012∼2013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고 신인선수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 공격종합 4위(성공률 41.66%), 리시브 5위(효율 41.82%)활약에 주장도 맡으며 GS칼텍스의 여자부 첫 트레블(한 시즌 컵 대회, 정규리그, 챔프전 동시 석권)을 견인했다. 외국인 선수 러츠와 함께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이소영은 “내 가치를 인정해준 인삼공사에 감사하다. 새 시즌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근 몇 시즌 동안 레프트 한 자리를 두고 고민했던 인삼공사도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이소영을 영입하면서 고민을 덜게 됐다. 최근 2시즌 연속 리그 득점 1위를 차지한 외국인 선수 디우프(28)와의 재계약까지 성공할 경우 충분히 상위권 도약이 가능하리란 전망이 나온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0년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 올림픽이 ‘쥐의 해’에서 ‘소의 해’로 미뤄지면서 ‘소띠’ 프로 스포츠 스타들은 도쿄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1997년생으로 올해 나이 스물넷인 이들은 각 대표팀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야구 대표팀의 구창모도 그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 15경기에 나와 9승, 평균자책점 1.74의 호투를 펼친 프로야구 NC의 토종 에이스 구창모는 한국시리즈에서도 1승 1패로 활약하며 팀의 창단 첫 챔피언 등극을 이끌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한 야구에서 한국이 2연패에 성공하기 위해선 구창모의 역할이 절실하다. 2000년 시드니 대회 구대성, 2008년 베이징 대회 김광현이 그랬듯 이번 대회에서도 안방 팀이자 숙적 일본을 넘기 위해선 좌완 에이스의 호투가 필요하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신인 시절 당시 NC 사령탑이었던 김 감독이 구창모를 발굴했다. 남자 축구 대표팀에선 단연 이동경(울산)이 눈길을 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의 핵심 공격형 미드필더다. 왼발을 주로 쓰며 좌우 측면 공격수와 처진 스트라이커까지 두루 뛸 수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지난해 10월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1-3·패)에서 골을 터뜨렸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의 부름도 받아 자신감이 더 커졌다. 이름도 도쿄를 우리말로 발음한 ‘동경’과 같다. 이 때문에 ‘도쿄 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이동경은 “내 이름은 동녘 동(東)에 빛날 경(炅)이어서 도쿄를 뜻하는 ‘동경(東京)’과 다르다. 하지만 팬들이 좋은 의미로 지어주신 별명(도쿄 리)이기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남자 축구는 23세 이하로 연령 제한이 있지만 도쿄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소띠 선수들도 출전이 가능하게 됐다. 여자배구 대표팀의 레프트 GS칼텍스 강소휘도 주목받는 소띠 스타다. 중학교(원곡중) 선배이자 롤 모델인 배구여제 김연경과 함께 1976년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강소휘 개인으로서도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당시 본선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풀겠다는 각오다. 강력한 서브는 국제 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소속팀 GS칼텍스가 올 시즌 여자부 최초로 트레블(한 시즌 컵 대회, 정규리그, 챔프전 동시 석권)의 대업을 달성하며 강소휘의 사기도 최고조에 올라 있다. “코트에 들어가서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6월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강릉고의 1회전 경기에는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물론이고 성민규 프로야구 롯데 단장까지 현장을 찾았다. 결승전도 아닌 1회전 경기에 이 같은 관심이 쏟아진 건 각 두 학교를 대표하는 두 명의 왼손 에이스 때문이었다. 일찍부터 특급 유망주로 꼽혀온 광주일고 이의리(19)는 이후 신인 1차 드래프트에서 KIA의 낙점을 받았고, 강릉고 김진욱(19)은 2차 전체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로부터 채 1년이 못 돼 KBO리그 1군 무대에서 두 선수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됐다. 1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롯데와 KIA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두 선수가 선발로 등판한다. 이번 맞대결은 KIA가 외국인 투수 브룩스를 4일 휴식 뒤 선발로 내세우면서 성사됐다. 앞서 8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이의리는 정상 로테이션대로라면 14일 경기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KIA가 외국인 에이스 브룩스를 먼저 등판시키면서 하루 밀린 15일에 나서게 됐다. 역대 KBO리그 계약금 2위(9억 원) 키움 투수 장재영, 빅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국내로 선회한 롯데 외야수 나승엽 등과 함께 지난해부터 주목받아 온 두 선수는 데뷔 시즌부터 당당히 선발투수로 등판하고 있다. 등판 일정이 보장되는 선발 자원이라는 점에서 다른 동기생들보다 신인왕 경쟁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다. 구단에서도 이의리는 주 1회 등판, 김진욱은 시즌 100이닝 미만 및 경기당 100구 미만 등으로 특별히 관리하고 있다.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이의리는 시즌을 앞두고 체인지업을 적극 연마했고, 김진욱도 최고 구속 147㎞에 자신의 주무기인 슬라이더 외에 커브를 가다듬고 있다. 8일 키움과의 데뷔전에서 이의리는 5와 3분의 2이닝 3피안타 2실점 호투로 김진욱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김진욱은 하루 뒤인 9일 키움전에서 5이닝 5피안타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다시 1년 전으로 돌아가 지난해 황금사자기 맞대결에서는 김진욱이 승자였다. 김진욱이 당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강릉고의 5-0 완승을 이끌었다. 광주일고 선발로 등판했던 이의리는 5와 3분의 2이닝 5실점(3자책점) 패전투수가 됐다. 프로 첫 맞대결에서는 누가 웃을까. 고졸 신인, 그것도 왼손 에이스 재목들의 자존심 대결에 롯데와 KIA를 넘어 모든 야구팬의 기대가 부풀어 오르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풀세트 접전 끝에 기사회생했다. 대한항공이 1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우리카드에 3-2(25-20, 27-29, 25-20, 23-25, 15-13) 신승을 거뒀다. 전날 1차전 패배를 되갚으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역대 15번의 챔프전 중 1차전을 내주고 2차전을 가져간 팀이 챔프전 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4번(26.7%)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 팀 사령탑의 온도 차는 극명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선수단에 ‘승부를 즐기되 승리에 집착하지 말라’고 주문했다”며 부담감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썼다.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우리는 경기를 즐기지 못했다. 챔프전은 쉽고 간단하지 않다. 좁은 길을 헤쳐 나가기 위해 모든 신경을 곤두세울 것”이라며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음을 시사했다. 경기는 마지막 5세트까지도 팽팽했다. 이날 1, 3세트를 가져간 안방 팀 대한항공과 2, 4세트를 이긴 방문 팀 우리카드는 5세트 들어서도 13-13까지 2점 이상 격차를 벌리지 못하며 접전을 이어갔다. 최고의 무대 챔프전에 걸맞은 경기였다. 팽팽했던 균형을 무너뜨린 건 V리그 최고의 세터로 꼽히는 대한항공 한선수(35·사진)의 손끝이었다. 한선수는 13-13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속공 연결로 센터 진성태(28)의 득점을 이끌었다. 5세트 대한항공의 첫 속공이 승부처에서 나왔다. 이어진 진성태의 서브가 네트를 맞고 넘어오면서 우리카드의 리시브 라인이 흔들렸고 이후 우리카드 나경복(27)의 퀵 오픈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대한항공은 환호했다. 우리카드는 나경복 공격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네트터치에 대해 비디오판독을 썼지만 노터치로 판정됐고 그대로 경기는 끝났다.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30)의 경기력도 빛났다. 라이트 요스바니는 이날 양 팀 최다인 39득점(공격성공률 53.03%)을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요스바니는 13개의 디그 시도 중 10개를 성공하며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몸을 던졌다. 1블로킹, 3서브도 성공했다. 레프트 정지석(26)도 블로킹만 6개를 하며 23득점(성공률 54.83%)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상대(28개)보다 많은 범실(35개)은 남은 결정전에서 대한항공이 풀어야 할 숙제다. 산틸리 감독은 경기 뒤 “10년은 더 늙어버린 것 같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루 휴식을 취한 두 팀은 14일 우리카드 안방인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3차전을 치른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