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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달 31일 페르시아만 파르시섬 인근 해역에서 외국 유조선 한 척 및 선원 7명을 억류했다고 알자지라 등이 4일 전했다. 유조선의 선적 및 소유주는 공개되지 않았다. 라메잔 지라히 혁명수비대장은 이날 파르스통신 인터뷰에서 “해당 유조선이 70만 L의 석유 연료를 밀수하려 해 억류했다. 다른 선박으로부터 연료를 받은 다음 페르시아만 아랍 국가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7명의 선원은 모두 외국인이며 이들은 현재 이란 남부 부셰르 항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지난달 18일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에서 파나마 선적 유조선 리아호를 석유 밀수 혐의로 억류했다. 하루 뒤에는 역시 호르무즈해협에서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도 나포했다. 같은 달 4일 영국이 스페인 남부 지브롤터해협에서 자국 선박 그레이스호를 나포한 데 따른 보복 성격이다. 이란의 잇따른 유조선 억류로 미국이 추진하는 호르무즈 선박 보호 협의체 결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2015년 서방과의 핵합의 주역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5월 미국이 2015년 맺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도 올해 5월부터 핵합의 파기에 나섰다. 이란은 이미 핵합의에서 규정한 우라늄 농축도, 저농축 우라늄 및 중수 저장 한도를 이미 초과하고 유럽을 향해 “9월 5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하지 않으면 추가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일본 정부가 독일 베를린 게독 전시관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사진) 철거를 기념관 측에 압박했다고 4일 KBS가 보도했다. 이 소녀상 역시 일본 나고야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소녀상을 출품한 김서경 김운성 작가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여성 작가 전문 전시관인 게독 전시관에서 이달 2일부터 25일까지 전시된다. KBS는 독일 내 한국 관련 시민단체 코리아페어반트의 한정화 대표를 인용해 주독 일본대사관이 전시 시작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전시관에 공문을 보내 철거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일본대사관은 당시 공문에서 “한국과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2015년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를 했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배상 문제도 해결됐다”며 철거를 종용했다. 해당 공문에는 위안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표현도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대사관은 “위안부들이 일본군 및 일본 정부에 의해 강제 동원됐다는 주장은 일본 정부가 찾을 수 있는 어떤 문서에서도 확인할 수 없다.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모순된다. 사용하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2017년 초 독일 라벤스브뤼크의 옛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전시된 ‘작은 소녀상’ 철거를 요청해 전시를 중단시킨 바 있다. 이 소녀상은 한국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가 선물했고 길이 10cm의 작은 작품이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1일부터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전시됐던 김서경, 김운성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4일 중단된 것은 그만큼 일본 우익 세력의 방해 공작이 집요했음을 보여준다. 이들 중 일부가 폭파 위협까지 거론하자 주최 측이 백기를 든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 나고야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전시장 입구에는 커다란 가벽이 설치됐다. 경비 인력 및 직원들이 관람객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이 공간은 8층에서도 가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일본 정부 고위 인사와 우익 세력의 철거 요구를 피하지 못했다.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트리엔날레 실행위원장 겸 아이치현 지사는 3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테러 협박 등으로 인해 해당 전시를 중단한다. 전일 아침 ‘철거하지 않으면 휘발유 탱크를 몰고 가겠다’는 협박 팩스를 받았다”고 전했다. 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개막일인 1일에만 전시회 사무국 측으로 철거를 요구하는 전화와 이메일이 각각 약 200건, 500건이 쏟아졌다. 특히 3일 전시장을 찾은 일부 우익 성향 관람객은 소녀상 머리에 종이봉투를 씌워 얼굴을 가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또 다른 관람객도 소녀상 주변을 맴돌며 머리를 때리는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가와무라 다카시(河村たかし) 나고야 시장 등 정부 인사도 가세했다. 스가 장관은 2일 정례회견에서 “전시회 보조금 교부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해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며 주최 측을 압박했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가와무라 시장은 “일본인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다. 위안부 문제는 사실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 나라의 돈이 투입되는 전시에서 국가 입장과 다른 내용이 전시되고 있다”는 망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전시 중단 조치를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나고야 지방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철거를 반대한다는 온라인 서명운동에 참여한 사람도 4일 낮 12시 현재 약 6000명에 달한다. 아사히, 도쿄신문 등 주요 언론도 비판에 가세했다. 아사히신문은 4일 1면 기사에서 “협박성 전화를 용납하면 안 된다. 찬반이 있겠지만 표현의 자유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닫아버렸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도 이날 1면에 “표현의 자유가 후퇴했다”고 우려했다. 이날 일본 언론문화정보노조회의(MIC)는 성명을 내고 “소녀상 철거는 사실상 검열에 해당한다. 민주주의 사회를 좀먹는 비열한 테러 예고 및 협박을 비난하지 않는 정치인들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일본 시인, 소설가 등 문인 1000여 명이 가입된 일본펜클럽도 3일 성명을 내고 “전시는 계속돼야 한다. 공감이든 반발이든 작가와 관람객 사이에 의사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자유의 기풍이 위축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스가 장관 및 가와무라 시장의 발언은) 정치적 압력이며 헌법 21조 2항이 금지하는 검열”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사태에 반발한 한국 작가들도 트리엔날레 전시를 중단하기로 했다. 본전시에 작품을 출품한 박찬경, 임민욱 작가는 3일 사무국에 이메일을 보내 “내 작품을 철거하고 전시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2010년부터 3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다. 4회째인 올해는 약 30개국 예술가 90여 개 팀이 참여했다. 일본 공공미술관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온전한 형태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2년 도쿄도미술관에서는 축소 모형의 소녀상이 전시됐지만 역시 반발이 거세 곧 철거됐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3, 4일 이틀간 미국에서 또 대형 총기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달 25일 이후 벌써 일곱 번째 사고로 미 동부시간 4일 오전 11시 45분(한국 시간 5일 오전 0시 45분) 기준 사망자만 46명에 달한다. 잇따른 참사로 미 전역이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민주당을 중심으로 총기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민자가 일자리 빼앗아” 3일 오전 10시 40분경 미 남부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 시 동부에 위치한 월마트 매장에 21세 백인 남성 패트릭 크루시어스가 들이닥쳐 소총을 난사했다. 그는 4개월 된 아기부터 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무작위로 총을 쐈고 최소 20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 중환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곳에서는 이달 중순 초중고교 개학을 앞두고 학용품을 싸게 파는 ‘백 투 스쿨’ 할인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쇼핑객 3000여 명과 직원 100여 명 등 비교적 사람이 많아 인명 피해가 컸다. 매장에서 탈출한 마누엘 우르추르투 씨(20)는 뉴욕타임스(NYT)에 “배에 총상을 입고 피를 흘리는 6~8개월 된 아이도 봤다”고 전했다. NYT는 이날 참극을 ‘대학살(Massacre)’로 규정했다. 크루시어스처럼 행사장이나 쇼핑몰 같은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 불특정 다수를 향해 의도적으로 총을 쏴대는 총기 난사범을 ‘액티브 슈터(active shooter)’라고 한다. 경찰은 이날 매장 밖에서 용의자 크루시어스를 바로 체포했다. 월마트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그는 AK-47 소총을 들고 소음방지용 귀마개를 착용했다. 2016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올해 봄 학기까지 댈러스 인근 콜린대에 재학했다. 그레그 앨런 엘패소 경찰서장은 그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성명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미 언론에 따르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이란 이 성명서는 사건 19분 전 극우성향 커뮤니티 8chan에 올라 왔다. “이민자가 원주민(natives) 일자리를 뺏고 있다” “히스패닉이 텍사스 지방과 주 정부를 장악하고 정책을 바꿀 것”이란 내용이었다. 3월 15일 뉴질랜드 이슬람사원을 공격한 백인 우월주의자 총격범에게 동조하는 내용도 담겼다. 멕시코 후아레스와 국경을 맞댄 엘패소는 인구 68만 중 80%가 히스패닉이다. 엘패소에서 비극이 벌어진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4일 중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또 다른 대형 총격 사건이 벌어져 용의자를 포함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최소 27명이 다쳤다고 NYT가 전했다. NYT에 따르면 4일 오전 1시경 술집과 음식점이 밀집한 오리건 지구 길가에서 한 남성이 223구경 소총을 난사했다. 데이턴 경찰은 “토요일 밤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이 지역에 1000여 명이나 밀집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곧바로 용의자를 사살했지만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지는 못했다. 미 CBS방송은 용의자가 오하이오주 벨브룩에 사는 24세 남성 코너 베츠라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5일 아침 베츠의 집을 탐문하러 갈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거세지는 총기 규제론 지난달 25일 캘리포니아주 샌퍼낸도밸리 총격 후 4일까지 미국에서는 무려 일곱 차례에 걸쳐 총기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 216일째를 맞은 4일까지 미국 내 대형 총격 사건만 벌써 251번째라고 USA투데이가 전했다. 지난달 27일 뉴욕, 28일 캘리포니아, 29일 위스콘신, 30일 미시시피, 이달 3일 텍사스, 4일 오하이오 등 지역도 광범위하다. 3일과 지난달 30일 벌어진 총격사건 장소가 월마트란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월마트는 세계 최대 총기 소매업체이며 설립자 샘 월턴은 유명한 총기 사용 지지자”라고 전했다. 총기 관련 비영리 법인 GVA에 따르면 총기 사고로 인한 올해 미국 내 사망자만 8700명이 넘는다. 민주당은 규제 강화를 외치고 있다. 대선 주자 지지율 1위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돼야 하나. 우리가 행동에 나서 만연한 총기폭력을 끝내자”고 주장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너무 많은 가족이 총기 폭력공포를 견디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참을 만큼 참았다”고 가세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 등 다른 주자들도 동조했다. 하지만 미 수정헌법 2조에 무장할 권리가 보장됐다는 이유로 연방정부 차원의 총기 규제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 트위터에 “엘패소와 데이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두 곳 모두 경찰 대처가 아주 빨랐다”는 글을 올렸다. 규제 언급은 없었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3년 전 중의원 시절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련 게시물로 논란을 빚고 있다. 그는 2017년 8월부터 외무상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2016년 10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도널드 트럼프 개 장난감’이란 문구와 함께 트럼프 당시 미 공화당 대선 후보 얼굴을 본뜬 인형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 후보는 한 달 뒤 미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뽑혔다. 이 인형은 미국 반려동물용품 체인점 펫 센트럴이 당시 미 주요 대선주자들을 패러디해 만들었다. 조롱과 비하 의미가 담겼으며 트럼프 후보 외에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등의 얼굴로도 만들어졌다. 트럼프 후보 인형에는 그의 대선 공약인 멕시코 국경 장벽을 비웃듯 ‘바보들을 위한 국경 장벽’이라는 문구가 쓰였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오페라의 유령’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 명작 뮤지컬을 연출해 토니상을 21회 수상한 브로드웨이의 거장 해럴드 프린스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1세. 미국 CNN방송,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1928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프린스는 명문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2년간 미군으로 복무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1948년 뮤지컬 제작자 조지 애벗의 제자로 공연계에 발을 들였다. 1954년 애벗과 공동 제작한 뮤지컬 ‘파자마 게임’으로 1955년 첫 번째 토니상을 수상했다. 브로드웨이에서 연극인들과 관계자에게 수여하는 ‘연극계의 아카데미상’에 해당한다. 1960년대부터는 뮤지컬 연출에 도전했다. 1970년대 미국 유명 뮤지컬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과 손잡고 ‘폴리스’(1971년), ‘스위니 토드’(1979년) 등 명작을 연출했다. 스위니 토드는 토니상 최고 뮤지컬 상과 영국 최고 권위의 희곡상인 올리비에상을 수상했다. 그의 ‘단짝’인 영국 출신 뮤지컬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는 1970년대 후반부터 협업했다. 두 사람이 1978년 런던에서 초연한 ‘에비타’는 그해 토니상을 수상했다. 1986년에는 세기의 명작 ‘오페라의 유령’을 함께 제작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올리비에상과 1988년 토니상 최고 뮤지컬 상을 받았다. 2012년 11월 12일에는 1만 번째 공연을 달성해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긴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웨버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잘 가요, 할(해럴드의 애칭). 내 생애 최고의 커리어인 ‘에비타’와 ‘오페라의 유령’을 함께한, 뮤지컬의 왕자가 아닌 뮤지컬의 제왕’이라는 추모 글을 남겼다. 50여 년간 왕성하게 활동한 프린스는 2006년에는 토니상 평생공로상도 받았다. 연출로 8번, 제작으로 8번, 올해의 뮤지컬로 2번, 특별상 3번을 수상한 그는 ‘토니상 개인 최다 수상자’이기도 하다. 프린스는 자전적 일대기를 담은 뮤지컬 ‘브로드웨이의 왕자’(2015년)를 직접 연출하는 등 최근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뮤지컬에 영화적 요소를 도입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미국 연예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20세기 뮤지컬의 절반은 프린스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그를 높이 평가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주디스와 연극 감독으로 활동하는 딸 데이지, 아들 찰스가 있다. 배우로 활동하는 사위 알렉산더 채플린은 미국 유명 TV 시리즈인 ‘스핀 시티’에 출연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69)가 서양판 ‘정글의 법칙’에 출연한다. 디스커버리채널 인디아는 29일(현지 시간) 트윗을 통해 모디 총리가 출연한 자사의 인기 야생 생존 프로그램 ‘인간 대 자연(Man vs Wild)’을 다음 달 12일 방영한다고 밝혔다. 영국 출신 유명 탐험가 베어 그릴스(45)가 진행하는 ‘인간 대 자연’은 2007년부터 이어진 장수 프로그램. 2015년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모디 총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프로그램은 우거진 수풀과 야생동물 등 인도의 다양한 풍경을 보여준다.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공개된 예고편에서 모디 총리는 그릴스와 인도 북부 짐 코빗 국립공원을 찾았다. 이들은 호랑이가 사는 초원을 누비며 코끼리 배설물 냄새를 맡아보고, 비닐 등을 엮어 만든 임시 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기도 한다. 촬영은 올해 2월 진행됐다. 인도의 자연환경을 담은 이 프로그램 출연이 올해 5월 연임에 성공한 모디 총리의 ‘강인한 지도자’ 이미지 구축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영국 가디언지는 “신체적 강인함을 강조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스타일의 미디어 출연”이라며 “늙은 리더가 자연의 승자처럼 보이려고 행동한다”고 비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일본 국민의 절반 이상이 2021년 9월까지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임기 내에 ‘전쟁 가능한 국가’를 향한 헌법개정 국민투표 실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각각 상·하원에 해당하는 참의원과 중의원에서 전체 3분의 2 이상이 발의하고, 국민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28일 TV도쿄와 공동으로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9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 결과 응답자의 52%가 “총리 임기 내 국민투표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33%였다. 특히 18~29세의 찬성이 63%를 차지해 젊은층의 국민투표 요구가 컸다. 이번 조사는 개헌 정당성이 아닌 국민투표 실시 여부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일인 21일 니혼TV에 출연해 “개헌 발의 및 국민투표를 임기 중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유세 중에도 ‘개헌’이 아닌 ‘개헌 논의’를 집중 호소했다. 이에 니혼게이자이는 아베 총리의 저강도 개헌 추진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진단했다. 이번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 연립여당인 공명당, 극우 일본유신회 등 개헌 찬성파는 참의원 전체(245석) 중 3분의 2(164석)에 4석 못 미치는 160석을 얻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홍콩에서 흰 옷을 입은 남성들이 반중 시위대를 폭행한 ‘백색 테러’를 규탄하는 집회가 27, 28일 주말 내내 열렸다. 27일 수십만 명의 홍콩 시민이 집회에 참가한 데 이어 28일에도 집회가 이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강상태로 접어들던 반중 시위가 백색 테러로 다시 탄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백색 테러’ 반발… 29만 명 집결 SCMP 등에 따르면 27일 집회는 홍콩 주룽(九龍)반도 북쪽에 있는 신제(新界)의 위안랑(元朗)역 인근에서 열렸다. 이곳에서 21일 정체불명의 남성 100여 명이 각목으로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한 백색 테러를 규탄하는 집회였다. 당시 만삭의 임신부와 노약자까지 폭행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전 세계적 공분을 샀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약 28만8000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당초 경찰이 예상한 인원(10만 명)의 3배에 달한다. 시위대는 28일에도 홍콩섬 센트럴 지역 차터가든에서 집회를 열었다. 당초 시위대는 쑨원 기념공원까지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혔다. 이번 주말 시위는 경찰을 향한 홍콩 시민들의 분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백색 테러 당시 경찰이 신고한 지 3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나타났고 검거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주장한다. 흰 옷을 입은 남성들 중 일부는 삼합회 등 홍콩 폭력조직 일원인 것으로 알려져 경찰과 폭력조직 간 유착도 의심되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의 한자 경(警·경계할 경)자의 말씀 언(言)변을 검을 흑(黑)자로 바꾸면서 ‘사악한 경찰’이라고 비난했다. 경찰은 당초 무력충돌을 우려해 시위를 불허했다. 오후 5시 20분경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분사했다. 이후 스펀지탄, 고무탄을 발사하고 시위대를 향해 경찰봉을 휘둘렀다. 시위대는 우산과 쇠막대기를 들고 맞섰다. 시위는 약 9시간 만에 끝났다. 이 과정에서 시민 2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2명은 중태라고 홍콩TVB 방송이 전했다. 홍콩 정부는 성명문을 통해 “폭력 사태에 가담한 시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대 영국에 개입 호소 27일 시위에는 학생들만 위험한 곳에 보낼 수 없다면서 함께 시위 현장에 나선 링난(嶺南)대 리어나도 청 총장(67)도 눈길을 끌었다. 링난대는 홍콩의 8개 공립대 중 한 곳이다. 주요 대학 총장이 집회에 공식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청 총장은 이날 오전 학생 대표들을 만나 경찰이 집회 허가를 내주지 않아 위험하니 참석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뜻을 굽히지 않자 “학생과 동문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관찰자 자격으로 집회에 참석했다. 시위대는 홍콩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홍콩 민주주의 옹호 운동가들은 영국 신문에 “홍콩 시민 편에 서 달라(stand with hong kong)”는 광고를 싣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과정에서 중국과 맺을 협약에 홍콩인의 자유와 인권, 민주화를 보장한다는 항목을 넣어 달라고 영국 정부에 호소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조유라 기자}
초전도 현상을 이론으로 설명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존 로버트 슈리퍼 박사(사진)가 27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한 요양시설에서 별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88세. 슈리퍼 박사는 1931년 5월 31일 미국 일리노이주 오크파크에서 태어났다. 그는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하고 일리노이대에서 대학원 과정을 졸업했다. 1957년 존 바딘, 리언 쿠퍼와 함께 초전도 현상을 설명한 BCS(바딘-쿠퍼-슈리퍼) 이론을 개발했다. 이 이론은 금속 온도를 절대온도 0도(영하 273도)로 낮추면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 현상을 양자역학을 이용해 설명한 것이다. 슈리퍼 박사는 그 공로로 1972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5살 언니는 7개월 동생을 살리고 건물에 온 몸이 깔린 채로 자신은 하늘로 떠났다. 시리아네트워크 SY24는 24일(현지시간) 시리아 이들립주 아리하 마을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속에 깔려 있는 세 딸을 보며 아버지가 절규하고 있는 사진을 보도했다. BBC, 알자지라 등 외신을 통해 전세계로 퍼진 사진은 시리아의 참상을 전하고 있다. 사진 속 건물 잔해 중간에는 한 소녀가 건물 속에 몸통과 팔 일부가 깔린 채로 더 어린 아이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다. 건물 잔해에 깔려 있는 소녀는 리암(5), 리암이 앞섶을 잡고 있는 아기의 이름은 투파(1·여)다. 자매의 언니 달리아도 정부군의 공습으로 잔해 속에 파묻혔다. SY24는 아버지 아마드 알 압둘라가 잔해에 갇힌 딸들을 보면서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비명을 질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어진 2차 붕괴로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리암은 동생 투파를 살리고 사망했다. 언니 달리아와 동생 투파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공습으로 압둘라는 아내 아스마 나킬과 딸 리암을 잃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26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학교와 병원, 시장 등을 공습해 지난 열흘 간 적어도 민간인 10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약 300만 명이 거주하는 이들립주는 정부군과 8년 간 내전을 벌이고 있는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이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반군 측을 지지하는 터키는 지난해 9월 이들립주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하야트 타흐리르 얄샴(HTS)’ 이 지역에서 세를 확장하며 시리아 정부군은 4월 말부터 HTS 퇴치를 빌미로 반군 공격에 나서고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북한 고려항공이 다음달부터 평양에서 마카오 직항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고 CNN 등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전일 북한 전문매체 NK뉴스 등은 고려항공이 19일부터 주 2회‘평양-다롄(大連)’ 운항도 재개했다고 전하는 등 북중 관광 협력이 가속화하고 있다. 항공으로 북한을 갈 수 있는 중국 도시도 베이징, 상하이, 선양, 다롄, 마카오 등 총 5개로 늘었다. CNN은 마카오 민항국(AACM) 관계자를 인용해 “다음달 2일부터 평양과 마카오 노선이 주 2회 운항한다. ”이번 노선이 북한 내 젊고 부유한 엘리트층을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마카오가 과거 북한이 해외에서 저지른 주요 불법행위의 거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운항 재개가 미국에 상당한 우려를 안길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2006년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를 통해 돈세탁을 한 사실이 밝혀져 국제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중국 최고권력자로는 1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해 양국 민생분야 교류 확대를 언급했다.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 때문에 북한을 직접 도와주기 어려워지자 관광을 통한 우회 지원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2020년 7월 일본 도쿄 올림픽 개막이 약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숙박업소 가격이 폭등하고 예산이 기존 전망치의 2배가량 불어나는 등 안정적 개최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24일 도쿄신문이 전했다. 개막일인 내년 7월 24일 기준으로 도쿄 비즈니스호텔의 예약가는 이미 평소의 6배 이상 치솟은 상태다. 1인 1박을 기준으로 도쿄 신주쿠 등의 비즈니스호텔을 잡으려 할 때 이달 1일 기준으로는 1만1000엔(약 12만 원)이면 가능하다. 반면 내년 7월 24일에는 6만7000엔(약 73만 원)을 내야 한다. ‘숙박 대란’은 도쿄도가 수요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도는 2013년 유치 당시 선수촌 50km 이내 지역에 수용 가능한 호텔 객실이 14만 개라며 호텔을 추가로 건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쿄 시내 한 호텔 관계자는 도쿄신문에 “조직위원회 관계자 등을 위해 4만6000개의 객실이 예약 보류됐다. 조직위 객실 수가 확정되지 않으면 일반인을 위해 몇 개의 객실을 내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자원봉사자나 관람객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방을 예약하거나 지난해부터 합법화된 민박을 이용해야 한다. 빠르게 불어나는 예산도 문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치 단계에서 7000억 엔(약 7조6000만 원)이었던 예산이 개막을 1년 반 앞둔 작년 12월에는 1조3500억 엔(약 15조 원)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대회조직위 및 도쿄도는 유치 단계에선 ‘작은 올림픽’을 주창하며 선수촌 반경 8km 이내에 전체 경기장 시설의 85%를 집중시켜 예산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경기장 시설의 40%는 도쿄도 외곽에 조성돼 예산이 폭증했다. 외곽 경기장의 보안 경비 등을 고려하면 최종 예산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직위는 입상 선수들에게 수여할 메달도 공개했다. 디자이너 가와니시 준이치(川西純市·51)가 만든 메달의 한쪽 면은 올림픽 마크 주위에 소용돌이가 휘감는 모양이 새겨졌다. 반대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에 맞춰 그리스 신화 속 ‘승리 여신’ 니케가 그려졌다. 금메달 556g, 은메달 550g으로 여름올림픽 메달로는 가장 무겁게 제작됐다. 이날 올림픽 기간에 도쿄의 교통량을 줄이기 위한 교통통제 실험도 진행됐다. 도쿄올림픽조직위는 홈페이지에서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표기해 한국 정부의 항의를 받았다. 요미우리신문 등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올림픽조직위 홈페이지 성화 봉송 루트에 소개돼 있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와 일본해(동해의 일본식 명칭)에 대해 수정할 것을 요구하며 일본대사관에 항의했다”고 전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3일 러시아 측이 자국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 군용기는 동해를 비행하는 동안 타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 한국 전투기가 러시아 군용기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 진로를 가로막는 ‘비전문적’ 행동을 했다고도 했다. 한국 KF-16 전투기 두 대가 러시아 군용기 사이를 가로지르는 바람에 안전이 위협당했다는 주장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한국 조종사들이 러시아군의 중립 수역 상공 비행을 방해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 조종사들은 러시아 폭격기와 교신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은 국제 합의에 의해 설정된 구역이 아니라 한국이 자의적으로 설정한 구역이다. (국제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닌데도) 한국군은 진입 의도와 비행 목적에 대해 사전 통보할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 통상적인 한국 영공을 침해하지 않았는데도 요격 비행기를 띄웠다”고 억지를 부렸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비행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러시아와 중국 공군의 첫 장거리 연합 초계비행 훈련이었다고 주장했다. 제3국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며 세계 안정과 협력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여당 파트너 공명당이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전체 245석 중 과반(123석)인 141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전체 3분의 2인 개헌발의선(164석) 획득에 실패해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가 나온다. 22일 NHK 등에 따르면 자민당을 포함해 ‘전쟁 가능한 일본’으로의 개헌을 지지하는 세력은 총 160석을 확보했다. 자민당 113석, 공명당 28석, 일본유신회 16석, 여당계 무소속 3석 등이다. 개헌 발의에 4석이 모자란다. 2016년 참의원 선거에서 123석을 얻어 단독 과반을 차지했던 집권 자민당은 이번에는 단독 과반을 유지하지 못했다. 공명당과의 합계 의석도 기존 147석에서 141석으로 줄었다.○ 9월 개각, 11월 중의원 해산…개헌 추진은 계속 ‘절반의 승리’라도 집권 연합이 과반을 확보함에 따라 큰 폭의 정계 개편이 예상된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총리가 9월 초에 개각 및 자민당 주요 인사를 교체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이 들어설 때부터 함께해 왔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아소 다로 부총리는 ‘정권 안정’을 이유로 유임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베 총리가 11월경 중의원 해산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양원제인 일본에서 참의원은 상원, 중의원(465석)은 하원에 해당한다. 임기는 참의원이 6년, 중의원이 4년이다. 요미우리신문은 10월 나루히토 새 일왕의 공식 즉위 행사 후 11월에 중의원 해산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도 22일 선거 결과 기자회견에서 “중의원 해산을 당장 생각하지 않지만 배제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이는 그의 임기와 깊은 관련이 있다. 다음 중의원 선거는 2021년 10월이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그 한 달 전 끝난다. 총재의 3연임까지만 허용하는 자민당 당규를 고치지 않는 이상 추가 집권이 불가능하다. 자민당 역시 장기 집권한 아베 총리 이후 맞은 새 총리로 곧바로 대형 선거를 치르는 것이 부담이다. 이에 그가 중의원 해산이란 대형 정계 개편을 통해 당내 장악력을 더 키운 뒤 당규 개정 등을 통해 4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연히 개헌 추진력도 배가된다. 일각에서는 2020년 8월 도쿄 올림픽 전후를 중의원 해산 시기로도 점친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임기가 만료되는 2021년 9월 전에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위한 평화헌법 9조 개헌에 나서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아베 총리는 4석 모자란 참의원 개헌 발의선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개헌에 우호적인 무소속 및 야당 의원을 영입할 태세다. 그는 이날 “남은 임기 중에 헌법 개정에 도전하고 싶다. 자민당 안만 고집할 게 아니라 야당과도 진지하게 대응하고 싶다”며 야권에 손짓했다.○ 극우 유신회 약진 개헌을 적극 지지하는 극우 일본유신회의 약진도 주목받고 있다. 이 당의 전신은 “전쟁터 병사들에게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망언을 한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시장이 만든 오사카유신회다. 한때 변방의 지역 정당으로 여겨졌으나 이번 선거에서 3년 전보다 3석 많은 16석을 얻었다. 특히 6석이 걸린 도쿄에서도 1석을 차지했다. 오사카와 도쿄라는 간사이 및 간토 대표 도시의 뿌리 깊은 지역 갈등을 넘어 외연을 넓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성 당선자 수는 총 28명으로 3년 전과 동일했다. 전체 입후보자 370명 중 여성 104명(28.1%)이 후보로 나섰지만 현실의 벽이 높았다는 평가다. 다만 도쿄도에서는 6석 중 절반인 3석을 여성이 차지했다. 도쿄도 의석의 절반을 여성 의원이 차지한 것은 사상 최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5월 남녀 입후보자 수를 가능한 균등하게 할 것을 촉구한 ‘정치 분야 남녀 공동 참여 추진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처음 열린 대형 선거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 투표율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NHK,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현재 최종 투표율은 48.1%(추정치)로 3년 전 참의원 선거(54.7%)보다 6.6%포인트 밑돌았다. 참의원 선거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한 것은 사상 최저 투표율(44.5%)을 기록했던 1995년 이후 24년 만이다.○ 폭우+젊은층 무관심 일본 언론은 최근 규슈 지역을 강타한 태풍 5호 ‘다나스’가 이번 투표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투표 하루 전인 20일 나가사키(長崎)현 고토(五島)열도와 쓰시마섬 등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내려 일본 기상청은 이날 5단계 경계 가운데 가장 높은 ‘호우 특별경보’를 내렸다. 21일 오전에도 상당수 규슈 지역에서 시간당 9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후쿠오카(福岡)현 구루메(久留米)시에서는 유권자의 안전을 위해 59개 투표소의 개설 시간을 오전 7시에서 2시간 늦춘 오전 9시로 변경했다.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젊은층 유권자들은 이번에도 투표율이 저조했다. 집권 자민당을 포함해 각 당에서 20, 30대 유권자를 겨냥해 다양한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벌였지만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마지막 유세 현장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었다. 직장인 이치카와 히로시 씨(29)는 기자에게 “딱히 지지하는 당이 없다. 투표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내 소신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부재자 투표 사상 최고…각종 사고 잇따라 다만 한국의 ‘부재자 투표’처럼 선거일 전에 미리 투표를 하는 ‘기일 전 투표’율은 사상 최고였다. 총무성에 따르면 선거 유세가 시작된 4일부터 20일까지 기일 전 투표를 한 사람은 등록 유권자의 16%가량인 약 1706만 명이었다. 3년 전 참의원 선거 때(1598만 명)보다 약 108만 명 늘었다. 그러나 투표 과정에서 중복 투표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랐다. 야마가타(山形)현에서는 기일 전 투표를 이미 끝낸 70대 여성이 21일 당일 또 투표를 하다 발각됐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이날 오전 8시 10분경 한 투표소를 찾아 참의원 및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했다. 선거인명부와 대조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후에 중복 투표 사실이 드러났다. 투표소 직원이 투표용지를 잘못 교부해 무효표가 되기도 했다. 기후(岐阜)현 나카쓰가와(中津川)시에서는 한 직원이 12명의 유권자에게 참의원 및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각각 1장씩 나눠주지 않고 섞어 교부했다. 나카쓰가와시 선관위는 12명의 표를 무효 처리했다. 오사카(大阪)부 이즈미(和泉)시에서는 참의원 및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1장씩 배부해야 하는데 2장씩 배부하는 일도 벌어졌다.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 조유라 기자}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62·사진)이 감옥에서 여생을 보내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이 구스만에게 종신형에 더해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을 추가 선고했다고 전했다. 법원은 그가 마약 밀매로 벌어들인 126억 달러(약 14조8806억 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164cm의 작은 키 때문에 땅딸보라는 뜻의 ‘엘 차포’로 불린 그는 1970년대부터 마약 밀매 조직에 몸을 담았다. 경찰을 매수하고 눈 밖에 난 자들을 교살하는 등 잔인한 방식으로 멕시코 마약밀매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수장에 올라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마약왕으로 불려왔다. 그는 1989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각지에서 200t이 넘는 마약을 밀매하고 그 과정에서 수천 명에 대한 살인을 교사하는 등 17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담당 판사는 구스만에 대해 “압도적인 악”이라 평가했다. 구스만은 ‘자비 없는 교도소’로 유명한 콜로라도주 플로렌스 연방교도소에서 복역한다. 2001년과 2015년 두 번 탈옥했던 그를 감시하기 위해 보안 등급이 가장 높아 ‘슈퍼맥스’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보낸 것. 그는 운동 시간 1시간을 제외한 하루 23시간 동안 7m² 크기의 독방에서 생활하고 불을 켠 채 취침해야 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영국 맥도날드가 하반기부터 해피밀 세트에 함께 제공되는 플라스틱 장난감을 봉제인형, 보드게임 등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스저널(WSJ), 미국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은 영국에 사는 엘라 맥이완(9)과 케이틀린(7) 자매다. 자매는 지난해 말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 ‘패스트푸트 체인점의 어린이 메뉴에서 플라스틱 장난감을 주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은 18일까지 약 40만 명의 지지를 받았다. 자매는 “어린이들은 플라스틱 장난감을 몇 분 잠깐 가지고 놀지만 버려진 장난감은 바다를 오염시키고 동물을 해친다”고 호소했다. 맥도날드의 ‘장난감 재료 변경’ 결정은 1979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어린이 메뉴인 해피밀 세트에 장난감이 함께 제공된 지 40년 만이다. 시즌마다 종류가 바뀌는 해피밀 장난감은 새로운 제품이 발매될 때마다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맥도날드는 이번 변경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전반기 대비 플라스틱 쓰레기의 60%가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환경과 관련된 소비자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한편 자매가 맥도날드와 함께 ‘플라스틱 장난감 퇴출’ 대상으로 지목한 버거킹은 플라스틱 장난감의 대체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페이스북이 “테러단체 악용, 금융 안정성 등 가상화폐 ‘리브라’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15일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리브라 개발을 담당하는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스북 블록체인 총괄은 16일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을 앞두고 사전에 이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제출했다. 페이스북은 2020년까지 리브라를 발행할 예정이었다. 24억 명의 가입자를 둔 페이스북이 개발하는 가상화폐 리브라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실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주식처럼 가격 변동이 심한 기존 가상화폐와 달리 리브라는 달러와 연동된다는 점에서 기존 가상통화보다 널리 쓰일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리브라는 비자, 페이팔, 우버 등 기존 금융업계 27개사와 협업을 체결한 상태다. 그러나 미 정부는 리브라에 대해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5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는 사이버 범죄, 탈세, 갈취, 인신매매 등 수많은 불법 활동을 지원하는 데 악용돼 왔다. 이는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11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지지하지 않는다. 가치의 변동성이 크고 허공에 토대를 둔 이들은 돈이 아니다”고 비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12일 인도네시아 동부 자와 수라바야 주재 미국 총영사관 앞에서 미국발 쓰레기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고 CNN 등 외신이 전했다. 10대 소녀 2명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들고 참여했다. 아에시니나 아자라(12)와 자히라 자드(11)는 편지에서 “거북이들이 배 속에 플라스틱이 가득 차 죽는 것처럼 죽고 싶지 않다. 미국의 쓰레기를 제발 가져가 달라”고 호소했다. 가디언은 지난해 미국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70%에 달하는 컨테이너 6만8000개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세네갈 등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15일 인도네시아 환경부 및 수라바야 세관 당국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로 가득 찬 컨테이너 5개를 수라바야에서 미 서부 도시 시애틀로 돌려보냈다. 인도네시아 세관에는 해당 컨테이너 안에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만 실렸다고 신고됐지만 실제로는 플라스틱, 유리병, 기저귀 등이 넘쳐났다. ‘수입 쓰레기’로 인한 동병상련을 겪는 다른 동남아 국가도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크메르타임스 등에 따르면 훈 센 캄보디아 총리는 15일 “캄보디아는 쓰레기장이 아니다”라며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의 수입 금지를 지시했다. 태국은 2021년, 베트남은 2025년부터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