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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이셔널’ 손흥민(24·토트넘)이 선발로 출전한 시즌 첫 경기에서 멀티 골을 기록하며 팀 내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손흥민은 11일(한국 시간) 영국 스토크온트렌트에서 끝난 스토크시티와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방문경기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해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전반 41분 동료의 크로스를 왼발로 방향만 바꿔 첫 골을 터뜨렸고 후반 11분에는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낚았다. 기세가 오른 손흥민은 후반 25분에는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의 시즌 첫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입단 이후 손흥민이 EPL에서 한 경기에 2골을 터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개의 공격포인트는 자신의 EPL 한 경기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이다. 그동안 손흥민의 팀 내 입지는 위태로웠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참가로 인해 결장한 개막전을 포함해 리그 3경기 연속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의 이적설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을 했다. 토트넘과 볼프스부르크가 이적료 문제로 협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영국 언론은 볼프스부르크가 내년에 손흥민의 영입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손흥민은 모처럼 찾아온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에리크 라멜라 등 포지션 경쟁자가 선발 또는 교체로 출전한 이날 스토크시티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 주전 확보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손흥민은 “시즌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쳐 기쁘다. EPL 무대에서 다시 뛸 수 있게 됐다는 생각 때문에 흥분했다”고 말했다. 이날 손흥민은 동료들과의 호흡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토트넘에 따르면 이날 손흥민의 패스 성공률은 86.5%로 에릭센(77.2%), 라멜라(84.6%)보다 높았다. 유럽축구 통계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 9.2점을 줬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활약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손흥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골이었다. 그는 중요한 경기가 많이 남아 있는 우리 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다”고 말했다. 한동안 기용하지 않았던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워 승리한 것에 대해서는 “나는 전술적으로 천재는 아니다. 그러나 오늘 나의 선택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39년 전 링 위에서처럼 노려봤지만 매서운 눈빛은 오래가지 못했다. 젊은 날의 모습 대신 주름이 진 서로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짠했을까. 금세 웃음이 새어나왔다. ‘4전 5기’ 신화의 주인공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 회장(66)이 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복싱장에서 당시 맞수였던 ‘지옥에서 온 악마’ 엑토르 카라스키야(56)를 만났다. 두 사람은 1999년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뒤 17년 만에 재회했다. 이날 홍 회장은 카라스키야를 보자마자 “아미고(친구)”라고 외쳤고, 카라스키야는 활짝 웃으며 홍 회장을 끌어안았다. 그는 이날 서툰 한국어로 홍 회장을 “형님”이라고 불렀다. 두 사람은 1977년 11월 27일 세계복싱협회(WBA) 주니어페더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었고, 홍 회장이 4번 다운된 후 5번째 일어나 KO로 이겼다. 홍 회장은 “당시 17세였던 카라스키야는 참 예뻤다. 젊기도 했지만 좀처럼 맞지 않아 얼굴이 깨끗했다는 얘기”라며 “그런 얼굴을 보며 ‘어려운 경기가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카라스키야는 패배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1981년 은퇴해 정계에 입문했다. 현재 그는 파나마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홍 회장은 “그는 패배 뒤에 계속 도전하며 참된 복싱 정신을 보여 줬다. 링 위에서는 내가 챔피언이었지만 인생에서는 그가 챔피언”이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아이스하키 안양 한라의 신임 사령탑에 오른 패트릭 마르티넥 감독(45·체코)은 요즘 훈련을 할 때 현역 시절 자신이 한라에서 사용했던 장비를 착용한다. 그는 “글러브와 스케이트 모두 한라에서 아시아리그 우승을 할 때 썼던 추억이 담긴 물건이다. 사령탑으로 친정에 돌아온 만큼 우승 당시의 마음을 되살려 챔피언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2005년 한라와 계약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173㎝의 작은 체구에도 폭넓은 시야와 개인기를 앞세워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군림했다. 한라에서 다섯 시즌 동안 뛴 그는 베스트 포워드에 세 번 뽑혔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한 차례 선정됐다. 한라는 2010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마르티넥의 등번호 ‘43’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2010~2011시즌 이후 체코 스파르타 프라하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던 마르티넥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올해 5월 한라로 돌아왔다. 8일 열린 2016~2017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미디어데이에서 마르티넥 감독은 “현역 때 한솥밥을 먹은 선수가 9명이나 되는 만큼 서로 합심해서 우승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한라는 아시아리그 역대 최다 정규리그 우승(5회)과 2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마르티넥 감독은 “평창 겨울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에 승선하는 한라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아시아리그는 디펜딩 챔피언 한라와 전력 보강을 한 사할린(러시아)의 강세가 예상된다. 신생팀 대명 킬러웨일즈는 패기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송치영 대명 감독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7위에 그친 하이원의 주장 서신일은 “우리가 환골탈태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다른 팀들이 상대하기 무서워하는 팀이 되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초반부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중동 팀과의 2연전에 대한 부담도 커지게 됐다. 6일 약체 시리아와 비긴 대표팀은 2위 이란과 승점(4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밀려 A조 3위가 됐다. 선두는 카타르를 1-0으로 꺾은 우즈베키스탄(6점)이다. 대표팀은 다음 달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카타르와 일전을 치른 뒤 다음 달 11일 난적 이란과 방문경기를 갖는다. 최종예선 조 추첨 당시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이란과의 4차전에 부담을 갖지 않으려면 그 전에 치르는 3경기에서 승점을 최대한 많이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리아전 무승부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0위 카타르는 한국(48위)보다 전력이 떨어지지만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기 때문에 한국전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이란(FIFA 랭킹 39위)은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12승 7무 9패로 앞서 있다.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2승 4무 1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은 역대 6차례 이란 방문경기에서 2무 4패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대표팀이 험난한 10월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선수와 감독 모두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경기력이 저하된 유럽파들이 소속 팀으로 돌아가 출전 기회를 잡아야 한다.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중원의 핵’으로 불린 과거와 달리 중국, 시리아전에서 여러 차례 패스미스를 하거나 상대에게 볼을 빼앗겼다. 기성용은 6월 기초군사훈련으로 한동안 훈련을 못하며 소속 팀의 선발 경쟁에서 밀려 풀타임을 소화할 완벽한 체력을 갖추지 못했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팀트웰브에 따르면 기성용의 중국전 패스성공률은 96%였지만 시리아전에서는 89%로 떨어졌다. 소속 팀에서 교체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도 2도움을 기록한 중국전과 달리 시리아전에서는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동원은 시리아전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9차례나 볼을 빼앗겼다. 기성용은 “나를 포함해 모든 선수가 소속 팀으로 돌아가 10월 2연전에 대한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2차 예선에서 전승을 거두며 ‘갓틸리케’라는 별명을 얻은 그이지만 최종예선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궁지에 몰렸다. 누리꾼들은 “더는 아시아에서 한국 축구를 두려워하는 국가가 없다” “슈틸리케의 전술은 변화가 없어서 예측이 가능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리아전에서 한국은 측면을 활용한 공격이 24회로 상대 뒷공간을 활용한 공격(5회)보다 많았다. 또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는 8회였지만 슈팅으로 연결된 것은 2회에 불과했다. 상대 뒷공간을 침투해 골을 노리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계획과 달리 측면 공격에 이은 부정확한 크로스가 반복돼 무득점에 그친 것이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까지 남은 한 달 동안 단순한 측면 공격 외에 상대의 예측을 벗어나는 공격 루트를 구상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선수 발굴과 포메이션 구성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초반부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중동 팀과의 2연전에 대한 부담도 커지게 됐다. 6일 약체 시리아와 비긴 대표팀은 2위 이란과 승점(4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밀려 A조 3위가 됐다. 선두는 카타르를 1-0으로 꺾은 우즈베키스탄(6점)이다. 대표팀은 다음달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카타르와 일전을 치른 뒤, 다음달 11일 난적 이란과 방문경기를 갖는다. 최종예선 조 추첨 당시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이란과의 4차전에 부담을 갖지 않으려면 그 전에 치르는 3경기에서 승점을 최대한 많이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리아전 무승부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0위 카타르는 한국(48위)보다 전력이 떨어지지만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기 때문에 한국전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이란(FIFA 랭킹 39위)은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12승 7무 9패로 앞서 있다.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2승 4무 1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은 역대 6차례 이란 방문경기에서 2무 4패로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 대표팀이 험난한 10월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선수와 감독 모두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경기력 저하된 유럽파들이 소속팀으로 돌아가 출전 기회를 잡아야 한다.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중원의 핵’으로 불린 과거와 달리 중국, 시리아전에서 여러 차례 패스 미스를 하거나 상대에게 볼을 빼앗겼다. 기성용은 6월 기초군사훈련으로 한동안 훈련을 못하며 속속 팀의 선발 경쟁에서 밀려 풀타임을 소화할 완벽한 체력을 갖추지 못했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팀트웰브에 따르면 기성용의 중국전에서 패스성공률은 95%였지만 시리아전에서는 89%로 떨어졌다. 소속 팀에서 벤치 신세에 머물러 있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도 2도움을 기록한 중국전과 달리 시리아전에서는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동원은 시리아전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9차례나 볼을 빼앗겼다. 기성용은 “나를 포함해 선수들 모두 소속팀으로 돌아가 10월 2연전에 대한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2차 예선에서 전승을 거두며 ‘갓틸리케’라는 별명을 얻은 그이지만 최종예선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궁지에 몰렸다. 누리꾼들은 “더는 아시아에서 한국 축구를 두려워하는 국가가 없다”, “슈틸리케의 전술은 변화가 없어서 예측이 가능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리아전에서 한국은 측면을 활용한 공격이 24회로 상대 뒤 공간을 활용한 공격(5회)보다 많았다. 또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는 8회였지만 슈팅으로 연결된 것은 2회에 불과했다. 상대 뒤 공간을 침투해 골을 노리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계획과 달리 측면 공격에 이은 부정확한 크로스에 집중하다 무득점에 그친 것이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까지 남은 한달 동안 단순한 측면 공격 외에 상대의 예측을 벗어나는 공격 루트를 구상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선수의 발굴과 포메이션 구성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단 하나를 빼고 모든 것에서 앞섰다. 볼 점유율, 코너킥 수, 유효 슈팅 수. 하지만 단 하나 앞서지 못한 득점으로 모든 것의 우위는 물거품이 됐다. 상대의 패(선수비, 후역습)를 알고도 대처하지 못한 작전의 실패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말레이시아 스름반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시리아가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에도 대표팀은 단조로운 공격만을 시도한 끝에 상대 골 망을 흔드는 데 실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지동원, 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을 각각 최전방과 처진 스트라이커에 배치했다. 소속팀으로 복귀한 손흥민(토트넘)을 대신해서는 이재성(전북)을 측면 공격수로 내세웠다. 시리아의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서는 상대의 뒤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지동원-구자철 콤비의 연계 플레이와 이재성의 날카로운 패스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 한국은 최종예선 A조 6개국 중 랭킹이 가장 낮은 시리아(105위)를 상대로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한국은 전반 7분 상대 수비진 사이를 파고든 구자철이 넘어지면서 시도한 슈팅과 후반 9분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의 오른발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전후반 내내 상대보다 높은 볼 점유율을 가져가며 경기를 주도한 한국이지만 골문 근처에서 시도한 슈팅이 부정확하거나 시리아의 육탄 방어에 막혀 번번이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 내내 적극적으로 공격하라는 지시를 보내던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수들의 부진이 계속되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국의 답답한 공격이 계속되는 사이 시리아는 골키퍼와 수비수들이 부상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그라운드에 누워 시간을 끄는 ‘침대 축구’를 구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젊은 피’ 황희찬(잘츠부르크)과 권창훈(수원)을 교체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시리아의 골문을 여는 데는 실패했다. 한국(1승 1무·승점 4점)은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손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했던 시리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20명 엔트리 선택’은 실패로 돌아갔다. 풍부한 공격 자원을 소집해 23명의 엔트리를 모두 채웠다면 시리아의 체력이 떨어진 후반 막판에 장신 선수를 이용한 공격 등 다양한 방식의 공격을 시도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1차전에서 한국에 2-3으로 패했던 중국은 이날 안방에서 열린 이란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월드컵 예선에 처음 출전한 코소보가 값진 승점 1점을 따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190위인 코소보는 6일 핀란드 투르쿠에서 열린 핀란드(61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 I조 1차전 방문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발칸 반도에 위치한 인구 180만 명의 작은 나라 코소보는 올 5월 FIFA 회원국이 돼 월드컵 예선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1990년대 코소보는 큰 아픔을 겪었다.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을 하기 위해 무장 투쟁을 벌이던 알바니아계 주민 수만 명이 세르비아의 ‘인종 청소’로 목숨을 잃은 것. 이후 유엔의 개입으로 세르비아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코소보는 결국 2008년 독립을 선언했다. 코소보가 역사적인 월드컵 예선 첫 경기를 치르기까지 어려움은 또 있었다. 과거 알바니아나 노르웨이의 대표로 뛰었다가 코소보로 국적 변경을 한 선수 여섯 명에 대해 FIFA가 경기 시작 다섯 시간 전에야 출전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코소보 선수들은 이날 전반 18분 핀란드에 선제골을 내준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반격한 끝에 후반 14분 발론 베리샤가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베리샤는 “코소보의 역사적인 월드컵 예선에서 첫 골의 주인공이 돼 기쁘다. 삼촌이 코소보의 첫 골을 넣어달라고 말했는데 내가 값진 골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하심 타치 코소보 대통령은 “비겼지만 이긴 것 같은 기분이다. 우리 선수들은 코소보의 새로운 영웅이 됐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에서 양지희(32·185cm·우리은행) 언니를 만날 생각을 하니 떨리네요.” 6월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 예선을 통해 ‘한국 여자농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오른 박지수(18·195cm·분당경영고·사진)는 요즘 프로 무대 입성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다음 달 17일 열리는 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되면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언니들과 같은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5일 프로 무대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선배로 양지희를 꼽았다. 그는 “대표팀에서 훈련을 할 때 지희 언니를 상대한 적이 있는데 언니의 힘이 너무 좋아서 내가 많이 밀렸다. 차라리 외국 선수를 상대하는 게 편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같은 팀이 되면 롤 모델인 언니를 보고 배울 수 있어 좋고, 다른 팀이 되면 제대로 맞붙어 볼 기회가 생겨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최종 예선 5경기에서 평균 7득점에 10.8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장신의 외국 선수들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자신감 있는 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대표팀은 당시 5위 결정전에서 벨라루스에 패해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데 실패했지만 장신 센터 박지수의 발견은 큰 수확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대표팀을 이끈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세대교체 등으로 여자 농구가 위축된 상태에서 박지수라는 대형 센터가 탄생했다. 당장 프로 경기에 투입해도 위력을 떨칠 선수다”고 평가했다. 여자프로농구 6개 구단은 ‘신인 최대어’ 박지수의 영입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한 여자프로농구단 관계자는 “박지수를 영입하는 팀은 단숨에 우승 후보가 될 수 있다. 1순위 지명권을 얻기 위해 고사라도 지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 드래프트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성적 역순에 따라 6위 6개, 5위 5개, 4위 4개, 3위 3개, 2위 2개, 1위 1개의 구슬을 넣고 지명권 순위를 추첨해 선발한다. 해외 동포 선수 첼시 리의 혈통 위조 파문으로 물의를 빚은 KEB하나은행(2위)은 최하위 지명권을 받았다. 박지수는 “어떤 팀에 가더라도 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지수는 프로에서 기량을 성장시켜 2020년에는 반드시 도쿄 올림픽 본선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프로에서 힘과 기술 등 모든 부분을 가다듬어 4년 뒤에는 대표팀이 올림픽 본선을 밟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리우 올림픽 여자농구 경기를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한국 선수가 출전한 다른 종목 경기를 보면서 올림픽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는 “여자배구 김연경(28) 언니의 강한 리더십을 보면서 나도 올림픽에서 연경 언니처럼 팀을 이끌 수 있는 핵심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사진)의 ‘20명 엔트리 선택’의 성공 여부가 시리아전을 통해 가려진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연전에 나설 대표팀을 20명으로 구성했다. 통상 체력 안배나 부상 선수 발생 등을 감안해 23명의 엔트리를 모두 채우는 관행을 벗어난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차피 경기를 뛰는 건 선발(11명)과 교체 선수(3명)까지 14명이다. 20명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일 안방에서 중국을 상대로 힘겹게 3-2 승리를 거두면서 부족한 엔트리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2차전(6일)까지 빠르게 주전들의 체력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 데다 부진한 일부 해외파를 대체할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팀트웰브에 따르면 1일 경기에서 한국은 108.7km의 이동 거리를 기록해 중국(105.5km)보다 많이 뛰었다. 한국이 후반전에 3-0 리드를 지켰다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비 조직력이 흐트러지며 중국에 2골을 내준 대표팀은 동점골을 내주지 않기 위해 경기 막판까지 강한 압박을 구사하면서 극심한 체력 소모가 발생했다. 특히 유럽파인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 등은 움직임이 급격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새로운 시즌이 최근 시작된 탓에 전후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완벽한 체력을 갖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K리그 선수들을 엔트리에 넣어 23명을 채웠다면 시리아전에서 선수 운영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표팀은 중국전에서 해외파들의 체력과 수비 집중력 저하로 실수가 나오면서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6월에 기초군사훈련을 받느라 한동안 훈련을 하지 못한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중원의 핵’이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중국전에서 6차례나 상대에게 볼을 빼앗겼다. 각각 8차례, 7차례 볼을 빼앗긴 손흥민(토트넘)과 구자철을 포함해 한국은 수비 선수들도 패스 실수로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내줬다. 2일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에서 경기 종료 15∼20분을 남기고 고전했을 때의 문제점과 개선책 등에 대해 주장 기성용과 논의했다. 더는 경기 흐름이 뒤바뀔 수 있는 위험한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겼지만 수비 집중력을 큰 과제로 남긴 첫 경기였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국제축구연맹 랭킹 48위)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28·크리스털팰리스),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24·토트넘) 등 ‘유럽파’의 활약에 힘입어 중국(78위)을 3-2로 꺾었다. 한국은 1978년 방콕 아시아경기에서의 대결 이후 중국과의 A매치 상대 전적에서 31전 18승 12무 1패를 기록하며 ‘축구 굴기’를 내세운 중국에 ‘공한증’의 높은 벽을 다시 느끼게 해줬다. 한국의 첫 골이 터진 것은 전반 21분. 손흥민이 프리킥을 찼고 지동원이 문전 정면에서 헤딩슛을 날렸는데 공은 중국의 정즈(36·광저우 헝다)의 발에 맞고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손흥민-지동원이 합작한 득점이라고 해도 충분했다. 한국은 후반 18분 지동원이 왼쪽 코너에서 골문 앞으로 올려준 볼을 이청용이 완벽한 헤딩골로 연결시켰고 3분 뒤에는 구자철이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큰 리드가 방심을 불렀던 것일까. 한국은 갑자기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며 다른 팀이 됐다. 중국은 0-3으로 뒤진 후반 29분 유하이(29·상하이 SIPG)가 득점에 성공했고 3분 뒤 하오쥔민(29·산둥 루넝)까지 골을 넣었다. 한국은 점유율에서 66%를 기록하며 34%에 그친 중국에 크게 앞서고도 수비 불안에 조마조마한 경기를 했다. 이날 4-2-3-1 포메이션을 내세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에 지동원을 배치했다. 지동원은 4년 넘게 A매치에서 득점을 하지 못하다 지난해 10월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며 슈틸리케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그 후 A매치 3경기에서 득점이 없었고, 현재 소속팀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중용돼 자신의 몫을 해냈다. 황희찬(20·잘츠부르크)은 후반 32분 구자철과 교체돼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슈틸리케 감독은 “3-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느슨해진 부분이 있다. 첫 실점은 우리의 실수로 나왔고 정신력이 흐트러지며 두 번째 실점까지 허용했다. 일부 선수는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나 풀타임을 뛰는 데 어려움을 보였다. 하지만 어렵게 이긴 게 나쁘지만은 않다. 개선할 점을 많이 봤다. 중국이 대표팀에도 많은 투자를 한다면 굉장히 위협적인 나라가 될 것이다. 0-3으로 지다 2골을 만회한 것도 발전한 중국 축구의 힘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가오훙보 중국 대표팀 감독은 “한국의 경험이 중국을 앞섰다. 우리 선수들이 보인 전술, 기술, 투지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며 “한국이 3골을 넣었다. 운인지 경험인지 모르겠다. 우리는 찬스에 비해 골이 적었다. 경험이 없는 우리에게 한국전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6일 말레이시아에서 시리아와 2차전을 치른다. 한편 이날 열린 B조 경기에서는 일본(49위)이 안방에서 아랍에미리트(74위)에 1-2로 역전패했다. 호주는 안방에서 이라크에 2-0으로 승리했다.이승건 why@donga.com·정윤철 기자}
“추미(球迷·중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스의 별칭)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단체로 한국을 찾았다. 여기서 무너지면 중국 축구의 자존심이 무너진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1차전을 앞두고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경기장 출입구 부근에 모인 수천 명의 중국 팬은 한국에 승리해 ‘공한증(恐韓症·축구에서 중국이 한국에 느끼는 공포)’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중국 팬들은 단체로 오성홍기를 흔들면서 중국 응원가를 부르고, “자유(加油·힘내라)”를 외치며 경기 전부터 응원 열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이날 중국 팬 대부분은 붉은색 대신 노란색 티셔츠를 입었다. 톈예 씨(30)는 “방문경기이기 때문에 중국축구협회가 중국 국기에 그려진 별의 색깔인 노란색의 티셔츠를 나눠줬다. 우리 선수들이 ‘황금용’이 돼 한국을 무찌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안방팀인 한국은 붉은색 유니폼을, 방문팀인 중국은 노란색 유니폼을 입었다. 오후 8시 경기가 시작되자 중국 팬들은 북을 치면서 열광적인 응원을 벌였다. 링웨 씨(20·여)는 “거액의 포상금까지 걸려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젖 먹던 힘까지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반전에 중국 관중석의 응원 소리를 스마트폰 소음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최대 100데시벨(dB)까지 올라갔다. 전동 톱 소리와 맞먹는 크기의 소음이다. 그러나 쩌렁쩌렁한 응원 구호로 가득했던 중국 관중석은 전반 21분 한국에 선제골을 내준 뒤에는 한동안 정적에 휩싸이기도 했다. 후반전에는 한국과 중국 응원단의 신경전이 더욱 뜨거워졌다. 이날 양측을 합쳐 총 5만1238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한국이 3-0으로 앞서자 한국 응원단은 후반 21분부터 8분여간 파도타기 응원을 펼쳤다. 풀이 죽어 있던 중국 응원단은 중국이 2골을 만회하자 발을 구르면서 응원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이들은 중국의 패배가 확정되자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이날 경기장을 찾은 중국 응원단은 9000여 명(대한축구협회 추산)으로 방문 팬과 유학생을 합쳐 3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에는 크게 못 미쳤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중국 측은 경기장 남쪽 스탠드 1만5000석의 티켓을 구매했지만 상당수의 표를 자국 팬들에게 판매하는 데 실패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자를 받기 힘들었다는 말도 있다”며 “이 때문에 예상보다 적은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추미(球迷·중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스의 별칭)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단체로 한국을 찾았다. 여기서 무너지면 중국 축구의 자존심이 무너진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1차전을 앞두고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경기장 출입구 부근에 모인 수천 명의 중국 팬들은 한국에 승리해 ‘공한증(축구에서 중국이 한국에 느끼는 공포)’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중국 팬들은 단체로 오성홍기를 흔들면서 중국 응원가를 부르고, ‘자유(加油·힘내라)’를 외치며 경기 전부터 응원열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이날 중국 팬 대부분은 붉은색 대신 노란색 티셔츠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티엔예 씨(30)는 “방문 경기이기 때문에 중국축구협회가 중국 국기에 그려진 별의 색깔인 노란색의 티셔츠를 나눠줬다. 우리 선수들이 ‘황금용’이 돼 한국을 무찌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안방 팀인 한국은 붉은색 유니폼을, 방문 팀인 중국은 노란색 유니폼을 입었다. 오후 8시 경기가 시작되자 중국 팬들은 북을 치면서 열광적인 응원을 벌였다. 경기 직전 전광판을 통해 한국 선수가 소개될 때는 쉴 새 없이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링 위에 씨(20·여)는 “한국이 역대 상대 전적(17승 12무 1패)은 앞서있지만 우리가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심정으로 열렬히 응원하기 때문에 이변이 일어날 것으로 믿는다. 거액의 포상금까지 걸려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젖 먹던 힘까지 다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반전에 중국 관중석의 응원 소리를 스마트폰 소음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최대 100데시벨(db)까지 올라갔다. 전동 톱이나 열차 소음과 맞먹는 크기의 소음이다. 그러나 쩌렁쩌렁한 응원 구호로 가득했던 중국 관중석은 전반 20분 한국에 선제골을 내준 뒤에는 한동안 정적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을 찾은 중국 응원단은 9000여명(대한축구협회 추산)으로 원정 팬과 유학생을 합쳐 3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에는 크게 못미쳤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중국 측은 경기장 남쪽 스탠드 1만5000석의 티켓을 구매했지만 상당수의 표를 자국 팬들에게 판매하는데 실패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자를 받기 힘들었다는 말도 있다”며 “이 때문에 예상보다 적은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는 사업자 이관의 공백을 최소화하며 지난해 1조1000억 원의 체육진흥기금(상반기 스포츠토토㈜가 마련한 기금 포함)을 조성했다고 31일 밝혔다. 케이토토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투표권 사업을 대행하고 있다. 이전 사업자인 스포츠토토㈜가 3.2%의 수수료(부가세 포함)를 받았던 반면 케이토토는 1.69%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케이토토는 수수료가 낮아진 상태에서도 효율적인 인력 구성과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 등을 통해 투표권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했다. 또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받는 마케팅 비용이 줄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홍보 활동을 벌였다. 스포츠토토 판매점과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건전한 스포츠 문화 활동이 정착되도록 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손준철 케이토토 대표는 “케이토토는 어떠한 풍파에도 흔들림 없이 투표권 사업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다양한 서비스와 투명한 운영을 통해 더욱 건강한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의 이적설이 무성했던 손흥민(24·사진)이 소속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 남을 것이라는 보도가 이적 마감 시간을 앞두고 잇따랐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지난달 30일 “볼프스부르크가 손흥민의 이적료로 2560만 파운드(약 374억 원)를 제시하며 영입을 추진했지만 토트넘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여전히 손흥민이 팀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언론도 손흥민의 이적이 불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양측의 협상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에 대해 “손흥민의 너무 비싼 몸값이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볼프스부르크와의 협상 막바지에 손흥민의 이적료를 3800만 유로(약 472억 원)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볼프스부르크가 제시한 이적료보다 100억 원 가까이 높은 금액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더라도 주전을 꿰차기 위해선 험난한 경쟁이 예상된다. 앞서 포체티노 감독은 “우리 팀에는 좀 더 적극적인 공격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선 공격수인 에리크 라멜라, 손흥민,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의 공격 성향이 모두 비슷해 스피드를 살려 상대를 무너뜨리는 공격 전술을 구사하기 힘들다는 것. 그럼에도 에릭센과 라멜라는 꾸준히 선발로 나서고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의 이적설이 무성했던 손흥민(24)이 소속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 남을 것이라는 보도가 이적 마감 시간을 앞두고 잇따랐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30일 “볼프스부르크가 손흥민의 이적료로 2560만 파운드(약 374억 원)를 제시하며 영입을 추진했지만 토트넘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여전히 손흥민이 팀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언론도 손흥민의 이적이 불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양측의 협상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에 대해 “손흥민의 너무 비싼 몸값이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볼프스부르크와의 협상 막바지에 손흥민의 이적료를 3800만 유로(약 473억 원)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볼프스부르크가 제시한 이적료보다 100억 원 가까이 높은 금액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더라도 주전을 꿰차기 위해선 험난한 경쟁이 예상된다. 앞서 포체티노 감독은 “우리 팀에는 좀 더 적극적인 공격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격수인 에리크 라멜라, 손흥민,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의 공격 성향이 모두 비슷해 스피드를 살려 상대를 무너뜨리는 공격 전술을 구사하기 힘들다는 것. 그럼에도 에릭센과 라멜라는 꾸준히 선발로 나서고 있다. 따라서 손흥민이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에 집중하는 등 공격 방식을 스스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꿈꿔 온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 태극마크를 예상보다 빨리 달게 됐다. 죽기 살기로 뛰어 보겠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 발탁이 확정된 직후 황희찬(20·잘츠부르크)이 밝힌 각오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의 ‘슈퍼 막내’였던 그는 A대표팀 주전 공격수 자리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우 올림픽에서 황희찬은 대표팀의 모든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운 그는 상대 뒷 공간에 빠르게 침투해 수비를 허무는 ‘크랙(crack·개인 능력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선수)’ 역할을 해냈다. 공격수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으로 최전방에서의 왕성한 움직임을 꼽는 슈틸리케 감독이 황희찬을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 나설 A대표팀에 전격 발탁한 것도 그런 모습 때문이었다. 그동안 A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진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이 소속팀 적응 문제 등으로 소집되지 않아 황희찬은 중국(9월 1일)과 시리아(9월 6일)를 상대로 한 최종예선 2연전에서 주전 공격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석현준이 몸싸움에 능한 ‘타깃형’ 공격수라면 황희찬은 스피드와 민첩성이 뛰어난 ‘날쌘돌이형’ 공격수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칠 때 황희찬이 공격 활로를 뚫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이어 A대표팀에서도 막내인 황희찬이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짧은 기간에 선배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그는 소속팀 경기 일정으로 30일에야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올림픽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수들이 대표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손흥민(토트넘)과는 올림픽 기간 내내 룸메이트로 지냈고, 공격형 미드필더인 권창훈(수원)과도 함께 경기를 뛰었다. 손흥민은 “희찬이가 대표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마치고 A대표팀 코치로 복귀한 신태용 코치도 황희찬의 A대표팀 적응을 도울 수 있다. 황희찬의 에이전트에 따르면 신 코치는 가장 먼저 황희찬에게 A대표팀 발탁을 귀띔해 주었다고 한다. 신 코치는 올림픽 대표팀이 한국으로 귀국할 당시 황희찬에게 “소속팀에 A대표팀 차출 요청 공문이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A대표팀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고 한다. 황희찬이 중국전에 출전해 데뷔 골을 넣으면 A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던 황선홍(현 FC서울 감독), 박주영(FC서울)과 같은 기록을 남기게 된다. 황 감독과 박주영은 모두 황희찬과 같은 나이인 스무 살에 치른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렸다. 황 감독은 1988년 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박주영은 2005년 독일 월드컵 예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A매치 데뷔 골을 넣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브라질에서 ‘따봉’(엄지를 치켜세운 손 모양)을 엄청 많이 했는데 한국에 와서도 제 왼손은 따봉이네요.” 2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나타난 ‘골프 여제’ 박인비(28)는 왼손에 두툼한 깁스를 하고 있었다. 엄지가 세워진 채로 고정된 손은 무척 불편해 보였지만 박인비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부상의 고통을 이겨 낸 왼손에는 새로운 목표에 대한 강한 의지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영광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1월 왼손 엄지와 검지 사이를 잇는 인대가 늘어난 박인비는 부상을 안고 리우 올림픽에 출전해 116년 만에 여자 골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최근 병원을 찾은 박인비는 인대 재생을 위해 3주간 깁스를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은 포기했다.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우승)을 달성한 그는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면 5대 메이저 대회를 휩쓰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박인비는 “올해 남은 대회 중에 가장 나가고 싶은 대회였지만 나중을 위해 불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인비가 강행군 대신 휴식과 재활을 택한 이유는 올림픽 이후의 목표를 더 많은 메이저 대회 승수를 쌓는 것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메이저 대회 통산 7승을 기록 중인 박인비는 “부상을 겪으면서 더는 몸을 혹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한 모습으로 경기를 하려면 출전 대회 수를 줄이고 메이저 대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 골프 메이저 최다승은 패티 버그(미국)가 기록한 15승이다. 박인비에게 왼손 깁스는 영광의 상처이기도 하다. 그는 “경기에 집중할 때는 몰랐는데 경기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면 통증이 느껴졌다. 진통제를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참았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통증이 재발할지 몰라서 (올림픽 출전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지만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면 내 골프 인생을 포기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용기를 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자신의 금메달 획득이 골프 대중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그는 “최근 가족과 강원도로 여행을 갔는데 골프를 잘 모르시는 할머니들께서도 ‘금메달 딴 것을 봤다’면서 축하해 주셨다. 골프 팬이 많아지고 젊은 친구들이 알아봐 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박세리 프로에게 영감을 받은 내가 올림픽 정상에 섰듯이 많은 친구들이 나를 통해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3억6000만 원에 달하는 금메달 포상금도 후진 양성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는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다. 포상금을 어떻게 좋은 일에 사용할까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올림픽 금메달로 일각에서 제기됐던 은퇴설도 잠재웠다. 그는 “아직도 골프를 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은퇴 시기는 나도 알 수 없다. 2세 출산 계획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아이를 갖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브라질에서 ‘따봉(엄지를 치켜세운 손 모양)’을 엄청 많이 했는데 한국에 와서도 제 왼손은 따봉이네요.” 29일 서울 더K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회견장에 나타난 ‘골프 여제’ 박인비(28)의 왼손에는 두툼한 깁스가 씌워져 있었다. 엄지가 세워진 채로 고정된 손은 무척 불편해보였지만 박인비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부상의 고통을 이겨낸 왼손에는 새로운 목표에 대한 강한 의지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영광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1월 왼손 엄지와 검지 사이를 잇는 인대가 늘어난 박인비는 부상을 안고 리우 올림픽에 출전해 116년 만에 여자 골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최근 병원을 찾은 박인비는 인대 재생을 위해 3주간 깁스를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다음달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은 포기했다.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우승)’을 달성한 그는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면 5대 메이저대회를 휩쓰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박인비는 “올해 남은 대회 중에 가장 나가고 싶었던 대회였지만 나중을 위해 불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인비가 강행군대신 휴식과 재활을 택한 이유는 올림픽 이후의 목표를 더 많은 메이저대회 승수를 쌓는 것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메이저 대회 통산 7승을 기록 중인 박인비는 “부상을 겪으면서 더는 몸을 혹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한 모습으로 경기를 하려면 출전 대회 수를 줄이고 메이저 대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 골프 메이저 최다승은 패티 버그(미국)가 보유한 15승이다. 박인비에게 왼손 깁스는 영광의 상처이기도 하다. 그는 “경기에 집중할 때는 아픔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면 통증이 느껴졌다. 진통제를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참았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통증이 재발할지 몰라서 (올림픽 출전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지만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면 내 골프 인생을 포기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용기를 내 도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자신의 금메달 획득이 골프 대중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그는 “최근 가족들과 강원도 여행을 갔는데 골프를 잘 모르시는 할머니들께서도 ‘금메달 딴 것을 봤다’면서 축하해주셨다. 골프 팬이 많아지고 젊은 친구들이 알아봐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박세리 프로에게 영감을 받은 내가 올림픽 정상에 섰듯이 많은 친구들이 나를 통해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3억6000만 원에 달하는 금메달 포상금도 후진 양성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포상금을 어떻게 좋은 일에 사용할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올림픽 금메달로 일각에서 제기됐던 은퇴설도 잠재웠다. 그는 “아직도 골프를 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은퇴 시기는 나도 알 수 없다. 2세 출산 계획을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아이를 갖게 된다면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은퇴를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7언더파 공동 선두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4라운드에 나선 김예진(21·요진건설).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김예진은 6번홀까지 1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7번홀(파4)에서 퍼트를 할 때 캐디를 맡은 아버지 김남철 씨(52)가 우산을 씌워주는 바람에 뒤늦게 2벌타를 받아 위기를 맞았다. 골프 규칙에는 선수가 스트로크를 할 때 자기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이 비바람을 막아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9번홀에서 경기위원회로부터 벌타를 통보받은 김예진은 10번홀부터는 우산을 쓰지 않고 경기를 치렀다. 그는 “미안해서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우산을 접자’고 말씀드렸다. 더 독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예진은 28일 강원 정선 하이원CC(파72)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었지만 경쟁자들도 부진했던 덕분에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정규 투어에 데뷔한 그는 톱10에 10차례 진입하는 등 신인왕 포인트 2위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날 생일이었던 김예진은 우승의 영광을 부모님께 돌렸다. 그는 “내 태몽은 암흑에서 매화가 하얗게 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대회 공식 연습일에 같은 꿈을 꾸셔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승까지 차지했다”고 말했다. 탁월한 운동 신경을 물려준 아버지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운동 유전자(DNA)는 야구 선수로 활동하시다가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때마다 아버지가 웃으면서 힘을 주셨는데 오늘은 (벌타 때문에) 눈도 마주치지 못하셨다”며 “벌타는 아버지 책임이 아니라 선수인 내가 확인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생애 첫 우승을 생일에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997년 첫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경기를 치른 이탈리아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잔루이지 부폰(38·유벤투스)은 20년째 이탈리아 대표팀의 골문을 지키고 있다. 19세 9개월의 나이로 국가대표팀 경기에 데뷔한 그는 어느덧 A매치 161경기를 치른 베테랑 골키퍼가 됐다.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부폰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여전히 열정이 생긴다”면서 은퇴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부폰은 전성기에 비해 민첩성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폰에게만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은 17세의 신예 골키퍼를 대표팀에 불러들여 부폰의 은퇴 이후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프랑스와의 평가전(9월 1일·현지 시간)과 이스라엘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9월 5일)에 나설 대표팀 골키퍼로 부폰과 함께 잔루이지 돈나룸마(17·AC밀란)를 포함시켰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1999년 2월생인 돈나룸마는 17세 6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해 105년 전 로돌포 가비넬리가 16세 3개월의 나이로 대표팀에 뽑힌 이후 최연소 이탈리아 대표팀 선수가 됐다. 부폰이 A매치에 데뷔했을 때 돈나룸마는 태어나지도 않았다. 돈나룸마(196cm)는 부폰(191cm)과 같은 장신 골키퍼인 데다 민첩성도 뛰어나 17세 이하, 21세 이하 대표팀에서 뛸 때부터 ‘제2의 부폰’으로 주목받았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돈나룸마는 유소년 선수 시절에 큰 키 때문에 고충을 겪기도 했다. 가디언은 “돈나룸마의 어머니는 아들이 지역 유소년 리그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아들의 나이를 증명하느라 애를 먹었다.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키가 컸던 탓에 돈나룸마의 나이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어머니는 항상 아들의 출생증명서를 지참하고 경기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돈나룸마는 지난해 16세 8개월의 나이로 소속팀 경기에 출전해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최연소 골키퍼 출전 기록도 세웠다. 지난 시즌부터 세리에A의 명문 AC밀란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찬 그는 22일 열린 토리노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도 상대 페널티킥을 막아 팀의 3-2 승리를 지켜내는 등 출중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돈나룸마는 과거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폰을 우상으로 꼽았다. 그는 “부폰의 발자취를 따라 대표팀 주전 골키퍼가 되는 것이 내 꿈이다”고 말했다. 부폰도 차세대 유망주의 등장이 반가운 눈치다. 그는 “돈나룸마는 최고의 골키퍼가 될 것이다. 어린 나이에도 많은 압박을 이겨내고 성장하고 있는 그를 지켜보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