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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웬만하면 신용카드 서너 장은 갖고 다닌다. 카드나 가맹점에 따라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율이 다르기 때문에 혜택이나 조건을 꼼꼼히 살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현대카드가 모든 가맹점에서 조건 없이 할인해주는 카드를 선보여 기존 카드 사용 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무조건 할인해주면 포인트를 쌓을 필요도, 특정 혜택을 받기 위해 카드를 여러 장 발급받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이용실적과 상관없이 결제할 때마다 전 가맹점에서 0.7%, 편의점이나 대중교통 등 특정 가맹점에서는 1.2%까지 할인해주는 ‘제로(zero)카드’를 14일부터 발매한다. 회사 측은 “제로카드는 사용설명서가 필요 없다”며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율에 신경 쓸 것 없이 모든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신개념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신용카드는 포인트 적립과 할인으로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특정 가맹점에서만 혜택을 받는다. 또 포인트를 쌓더라도 일정액을 넘어야 현금처럼 쓸 수 있거나 정해진 곳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제로카드는 모든 제약 조건을 버리고 카드를 단순화했다. 가맹점 구분 없이 신용카드를 받는 곳이라면 할인해주는 방식을 택한 것. 또 카드 사용실적과 상관없이 모든 회원에게 혜택을 준다. 그 대신 포인트 적립이나 영화 할인 같은 혜택을 없애는 ‘역발상’을 선택했다. 포인트 적립이 대세인 기존 카드시장에 ‘무조건 할인’이라는 화두를 던진 셈이다. 2003년 포인트에 특화된 ‘M카드’를 시작으로 VVIP용 ‘블랙카드’ 등 히트작을 내놓은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1년여간 준비한 야심작이라 다른 카드사들은 제로카드가 성공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문제는 마케팅 비용. 카드업계는 제로카드가 회원의 모든 결제금액을 할인해주고, 2∼3개월 무이자 할부에 대한 이자 비용도 전부 카드사 부담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대카드 측은 “포인트 적립 부담이 줄고 영화나 음식점에서 주는 특별 할인이 없는 만큼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금감원은 “약관 심사를 거친 만큼 상품 자체에 불공정 소지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요즘 신용카드를 쓰는 고객들이 울상이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맞춰 포인트나 할인 등 고객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체크카드에 적용되던 서비스부터 없어지기 시작하면서 신용카드 회원들도 혹시 자신이 쓰는 카드 서비스가 축소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란 있는 법. 이러한 때에도 기존 혜택은 더 늘리고 자격 한도는 더 낮춘 카드들이 있다. 또 카드사들이 혜택을 받기 위한 이용한도를 점차 높일 것에 대비해 한 개의 카드로도 많은 곳에서 다양한 혜택을 누리는 대표 카드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오히려 혜택 강화한 카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카드가 7일 내놓은 ‘제로(ZERO) 카드’다. 제로 카드는 전월 이용실적, 할인한도, 할인횟수, 가맹점 등에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결제금액의 0.7%를 깎아준다. 일반음식점과 대형할인점, 편의점, 커피전문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0.5%를 추가로 할인받는다. 이외에도 전 가맹점에서 2∼3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연회비도 일반 범용카드와 비슷한 국내 전용 5000원, 국내외 겸용 1만 원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기존 신용카드들은 고객이 기억하기도 힘든 복잡한 할인 제약조건이 많았다”면서 “제로카드는 사용설명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조건 없이 혜택을 준다”고 설명했다. 단 무이자할부 및 현금서비스, 카드론, 세금 등은 할인 대상에서 제외된다. SC제일은행은 10월 중순부터 기존 서비스에 혜택을 추가한 ‘타임(TME)’ 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타임카드는 대중교통, 식사 등 직장인 생활패턴에 따른 할인을 제공하는 카드로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시간대를 늘리고 할인 한도도 높였다. 저녁시간대 할인을 더해 오후 6∼8시에 음식점에서 결제하면 5%를 깎아준다. 또 각 시간대별로 한 달에 5회로 제한됐던 할인 횟수도 없애 사용할 때마다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했다. 한 달 동안 할인받을 수 있는 총 한도 역시 전월 사용금액에 따라 기존보다 최대 7000원 늘었다. 롯데카드도 ‘DC플러스 카드’의 혜택을 강화한 ‘DC플러스 플래티넘 카드’를 지난달 내놨다. 이 카드는 롯데그룹의 유통 및 서비스 계열사 전 매장에서 최고 10%, 전국 주유소 및 충전소에서 L당 6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기존 DC플러스 카드보다 최고할인율이 3% 높고 주유소와 충전소도 새롭게 할인 대상에 포함됐다. 할인한도 역시 월 최대 2만 원에서 2만5000원으로 늘어났다. 또 아파트 관리비나 대중교통 요금의 최고 10%를 월 2만5000원까지 할인해주는 서비스도 추가했다.○한 장만 고르라면 대표 카드가 제격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각종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 이용실적 기준을 높이려고 한다. 따라서 혜택에 맞춰 카드를 나눠 쓰는 게 쉽지 않은 상황. 이럴 때는 혜택의 범위나 종류가 다양한 카드사별 대표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신한카드는 자사 대표 카드인 ‘러브 카드’와 ‘하이-포인트 나노 카드’의 혜택을 강화해 각각의 플래티넘샵 카드를 내놨다. 러브 플래티넘샵 카드는 백화점, 할인점 및 홈쇼핑 업종, LG전자 대리점과 하이프라자 등에서 5%,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정유사 고시가 기준 휘발유 L당 60원이 할인된다. ‘나노 플래티넘샵’ 카드는 최고 5%까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나노카드의 적립 한도를 월 최대 20만 원으로 높였다. 다만 연회비는 각각 5만 원, 7만 원으로 기존 카드에 비해 높아졌다. 삼성카드 중에는 ‘S클래스 카드’가 가장 인기가 높다. 삼성전자, 삼성화재, 제일모직 등 삼성계열사에서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 삼성 계열사와 생활 밀착형 업종에서 이용금액의 최대 5%를 포인트로 쌓아주고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 그리고 교통·통신 업종 결제금액의 1%를 적립해준다. 또 삼성전자 제품 애프터서비스(AS)기간 연장, 삼성미술관 관람료 50% 할인, 삼성 프로스포츠 할인 등 삼성 계열사를 이용할 때마다 각종 우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이 판매하는 ‘IBK스타일플러스 카드’도 친구들과 가족끼리 사용 실적을 합산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상품은 최대 4명의 일촌그룹을 정하고 카드 결제액을 6개월마다 합해 구간별로 최대 연 14만 원까지 현금으로 돌려준다. 일촌 중 한 명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면 2년 동안 총 4회까지 캐시백이 2배 이상 늘어난다. 가수 이승기가 광고하는 카드로 널리 알려진 ‘와이즈 카드’는 KB국민카드의 대표 상품이다. 이 카드는 교육, 쇼핑 등 7대 영역 중 고객이 많이 사용한 분야를 찾아 최대 10배까지 포인트를 더 적립해준다. 쌓인 포인트는 업계 최초로 국민은행 자동화기기에서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는 편리함도 갖췄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포함한 신용카드사의 카드 대출이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카드사들은 자산이 줄고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까지 앞두고 있어 울상을 짓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9월 말 상당수 국내 카드사의 카드 대출 잔액이 6월 말에 비해 다소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업계 전체적으로 카드 대출이 줄어든 것은 2009년 3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삼성카드는 9월 말 카드 대출 잔액이 3조9600억 원으로 6월 말 4조900억 원보다 3.2%(1300억 원) 감소했다. 롯데카드도 6월 말 2조3200억 원에서 9월 말 2조3000억 원으로 0.9% 줄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카드 대출 잔액도 6월 말 6조1600억 원에서 6조1900억 원으로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당국이 카드 시장 과열 경쟁을 규제하고 나선 데다 카드사들도 경기 위축을 우려해 대출 자산 늘리기에 다소 소극적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규 대출 자산이 줄어들면서 연체율은 높아졌다. 3분기 연체율은 삼성카드가 2.70%로 2분기보다 0.2%포인트 올랐고 KB국민카드도 1.49%에서 1.69%로 역시 0.2%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카드가 0.09%포인트 오른 1.89%를 기록하는 등 일제히 상승했다. 카드사들은 경영지표가 다소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가맹점 수수료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여론의 압박에 못 이겨 이르면 다음 달부터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1.8%로 낮추고 적용 범위도 연매출 2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따라서 카드사들은 3분기 실적 악화가 지속적인 카드업계 경영 악화로 이어질까 봐 걱정하는 눈치다. 한 카드사 고위 임원은 “카드업계는 수신 기반이 없는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 위험도가 매우 높은 분야”라며 “당국의 규제 강화와 경기 침체 등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안 좋아지는데 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계속되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 씨(30·여)는 지난달 31일 신용회복위원회 서울 명동지부를 찾았다. 김 씨는 2년 전 부모님 수술비 때문에 저축은행과 캐피털회사 등에서 약 7500만 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30%가 넘는 금리 때문에 매달 이자로 150만 원을 내왔지만 최근 생활비 등 지출이 많아지자 더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을 신청했다. 김 씨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닌다고 하겠지만 이자 갚으려고 적금도 다 해지했다”며 “이러다 파산하겠다 싶어 미리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털어놓았다. 가계부채 1000조 원 시대를 눈앞에 둔 가운데 고물가, 고금리, 전세금 상승 등으로 서민경제가 악화되면서 개인채무조정기관을 찾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채무조정 신청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을 두고 가계부채가 폭발하기 전의 징후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사전채무조정 신청자 급증 3일 신복위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개인 프리워크아웃 신청자는 9826명으로 1만 명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734명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다. 프리워크아웃은 연체기간이 1개월에서 3개월 미만인 채무자들의 대출 상환기간을 늘려주고 이자율을 조정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금융채무 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로 가지 않게 하는 예방적 조치다.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낮은 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바꿔드림론(옛 전환대출)’ 신청자도 급증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바꿔드림론 신청자는 3만183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350명보다 3배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캠코 관계자는 “올해 6월부터 캠코 본사와 지사 외에 16개 시중은행 창구에서도 신청을 받다 보니 신청자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전채무조정 신청자가 급증하는 것은 무엇보다 서민층의 빚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17.9%로 같은 기간 은행대출 증가율(8.5%)을 크게 웃돌았다. 비은행권은 금리가 높고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층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빚 부담이 서민층으로 집중되는 통로가 된다. 최근에는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억제하면서 대출 수요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밀려가는 ‘풍선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세금대출 급증도 서민 짓눌러 천정부지로 오르는 전세금도 서민층의 빚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등 5개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0월 말 현재 4조3142억 원으로 9월 말보다 약 6.2% 늘었다. 2009년 말 대출잔액 8765억 원과 비교하면 5배로 증가했다. 또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 대출 실적은 3조6693억 원으로 지난해 2조6571억 원보다 38%나 증가했다. 전세금 대출 금리마저 상승세여서 서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전세론 금리는 지난해 1월 4.06∼5.56%에서 지난달 말에는 4.55∼6.05%로 높아졌다. 채무조정 신청자 급증 현상을 놓고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기 전의 징후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개적으로 빚 부담을 호소하는 상황에 이른 만큼 가계부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계부채 문제에서 가장 취약한 곳은 주택담보대출과 서민경제 붕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지하철이나 편의점 등에 설치된 현금지급기(ATM)의 대부업체 무인 대출서비스가 중단된다. 현재 결제대행업체(VAN)가 위탁 운영하는 은행 ATM 가운데 약 2만 대는 은행예금의 인출과 계좌이체, 신용카드를 통한 현금서비스 이외에 대부업체 대출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일 VAN이 위탁 운영하는 ATM에서 대부업체의 대출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도록 해당 대부업체와의 계약을 중단하라고 시중은행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기가 은행 업무뿐만 아니라 대부업체의 대출서비스까지 제공하면 소비자가 대부업 대출을 은행 서비스로 오인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측은 VAN이 은행 업무 이외의 대부업체 대출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은 은행과의 위탁계약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은행을 통해 VAN에 계약 위반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으로 대부업체 대출을 중단시키겠다는 의도다. 이와 관련해 서울 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은 올해 2월 대부업체 ATM 실태 조사를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금감원에 시정 조치를 요청했다. 이후 ATM을 통해 즉시 대출을 해온 대부업체 리드코프는 3월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다른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와 웰컴론은 현재까지 이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학원과 유흥주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며 30일 동맹 휴업에 나서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총 60개 단체에 속한 최대 500만 명의 자영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휴업을 강행하면 국민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1일 여신금융업계와 자영업계에 따르면 유권자시민행동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는 30일 서울 중구 장충실내체육관에서 5만여 명이 모여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또 이날 참석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은 당일 하루 휴업을 하기로 했다.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는 자영서비스업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1998년 설립된 경제단체로 이 중 유흥업, 학원업, 마사지업, 안경업, PC방업, 세탁업 등 총 60개 관련 단체가 집회와 동맹 휴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유흥업에는 4만여 개, 학원업에 9만여 개, 안경업에 5만여 개 등의 업소가 소속돼 이들이 한꺼번에 휴업하면 전국적으로 약 200만 개 업소, 최대 500만 명이 30일 하루 영업하지 않게 된다.이들은 업종 구분 없이 카드 수수료율을 1.5% 수준으로 낮춰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오호석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장은 “대부분의 업종이 영세 자영업자가 대다수인데도 카드사들이 높은 수수료를 매기고 있다”며 “총파업을 통해 우리의 절박함을 국민께 호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업종별 수수료율은 유흥·사치업이 최대 4.5%이며 안경점 2.6∼2.8%, 학원 3.0∼3.5%이다.하지만 카드업계는 업종별 수수료 인하나 전 가맹점 일괄 인하는 어렵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미 손실을 감수하고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춰 성의를 보였다”며 “업종별로 수익이나 대손비용 등이 다른데 수수료율을 똑같이 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7일 전업계 카드사들은 2.0∼2.1%였던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1.8%로 낮추고 적용 범위도 연매출 1억2000만 원에서 2억 원 미만으로 늘렸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직장인 김호영 씨(30)는 요즘 현금을 쓰는 일이 거의 없다. 김 씨는 교통카드 겸용 신용카드로 출근길 버스를 이용하고 점심식사 후에는 카드를 내민다. 커피전문점이나 편의점을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 김 씨는 “비상용으로 지갑에 5만 원 정도 넣고 다니지만 일주일에 3만 원도 쓰지 않는다”며 “현찰이 있어도 동전이 생기는 게 귀찮아 카드를 낸다”고 말했다.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일상 거래에서 현금 대신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었다. 3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금서비스와 기업구매카드를 제외한 신용카드 이용액이 193조6595억 원으로 전체 민간최종소비지출 322조3400억 원 중 60.1%를 차지했다. 민간최종소비지출은 가계에서 소비한 금액으로 10만 원어치를 사면 6만 원을 카드로 결제했다는 의미다. 신용카드 이용액 비중은 1999년까지도 15%를 밑돌았지만 2000년 정부가 신용카드 활성화에 적극 나서면서 23.6%로 크게 늘었다. 이후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잠시 비중이 줄었다가 2005년 40.9%를 기점으로 계속 높아졌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금액도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금서비스 등을 포함한 전체 신용카드 이용액은 261조7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239조1000억 원보다 약 10% 늘었다. 휴가철과 각종 연휴가 하반기에 몰려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사용액이 5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 622조 원에 이어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신용카드 사용액이 늘면서 수수료 등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들이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불공정하다면서 10만 명이 모여 궐기대회까지 했고 그 결과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 범위를 2억 원 이하로 확대하고 수수료율을 1.80% 이하로 내리기도 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최근 탐욕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금융회사들이 사회공헌 강화에 나서겠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은행, 금융투자, 손해보험, 생명보험, 여신금융 등 5개 금융업협회장들은 2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수수료 인하 방침을 포함한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권은 자동화기기(CD, ATM) 수수료 인하 외에 대출 연체이자율도 낮추기로 했다. 은행들은 현재 최고 19∼21% 수준인 연체이자율을 3∼5%포인트 낮추고 이자 하한선을 없애 서민의 이자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또 만기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던 중도해지 이자율을 개선해 만기에 약정된 이자율을 기준으로 해지이자를 차등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은행들은 서민지원상품인 새희망홀씨의 내년 대출 목표액을 올해 1조2000억 원보다 3000억 원 늘어난 1조5000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증권업계도 은행과 마찬가지로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증권사들은 고객들에게서 받는 0.3∼0.5% 수준의 위탁매매 수수료를 낮추고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나 신용공여 연체이자율에 대한 수수료도 회사별로 형편을 고려해 조만간 인하폭을 정할 계획이다. 생보사와 손보사는 저축성 보험을 만기 이전에 해지했을 때 받는 해약환급액을 지금보다 높이는 방안을 내놨다. 금융권의 공통 방안으로는 내년 사회공헌활동 관련 예산을 올해 9000억 원보다 50% 이상 늘려 1조3000억 원 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화기 위해 사회공헌전담 임원을 임명하는 등 담당 조직을 확충하고 사회공헌 휴가제도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외국계 은행들도 조만간 수수료 인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현재 수수료 인하 범위를 검토하고 있으며 국내 은행들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이미 거래실적과 상관없이 자동화기기 수수료를 면제하는 전용통장을 운영하는 만큼 전체 인하보다는 대학생이나 장애인 등 소외계층 위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시끌벅적한 때에 체크카드가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체크카드는 대손비용 등 고정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신용카드에 비해 가맹점 수수료가 싸다. 소비자 역시 체크카드를 쓰면 빚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소득공제를 통한 ‘세(稅)테크’까지 누릴 수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체크카드의 활성화를 위해 소득공제 혜택을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참에 체크카드를 장만하면 가맹점도 돕고 소득공제 혜택도 누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신용카드처럼 캐시백도 가능 삼성카드의 ‘캐시백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면 신용카드 회원처럼 카드로 결제한 금액의 최대 8%까지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이 카드는 쇼핑, 다이닝(외식), 오토(주유) 등 업종별로 특화된 3가지 카드로 구성돼 있으며 고객의 소비패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한 업종에서 전달 사용한 금액에 따라 최대 8% 캐시백 또는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L당 최대 100원을 돌려받는다. 이외에도 CGV 및 삼성카드 무비존에서 영화를 예매하면 최대 3000원을 깎아주고 삼성카드 여행에서 항공권을 살 때도 최대 7%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하나SK카드가 올해 초 내놓은 ‘메가캐시백 체크카드’는 고객이 2만 원을 결제할 때마다 1%에 해당하는 200원을 하나은행 계좌로 돌려준다. 또 OK캐시백 멥버십 기능도 함께 포함돼 전국 OK캐시백 가맹점에서 현금 캐시백과 동시에 OK캐시백 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큰 돈이 필요한 자동차·가전·웨딩·치과 등 4대 업종에서 결제하면 최대 1.3%까지 특별 캐시백을 제공한다. 특히 금액 한도 제한이 없기 때문에 결제 금액의 1.3%를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메가캐시백 카드로 3000만 원 상당의 자동차를 사면 현금 39만 원이 다음 달 통장으로 들어온다. 현대카드의 ‘C포인트 카드’는 사용액의 0.3%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쌓은 포인트는 현대·기아차 신차를 살 때 쓸 수 있으며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 가능하다. 또 축구나 야구 배구 등 현대 계열사가 운영하는 프로스포츠단의 홈경기를 50% 할인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이 카드는 연회비가 없으며 우리은행, SC제일은행, 우체국 계좌를 가진 고객이라면 신청할 수 있다.○대중교통, 극장 등 할인도 척척 KB국민카드의 ‘노리(nori) 체크카드’는 신용카드를 많이 쓰지 않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을 타깃으로 한다. 전국 버스나 지하철 요금에 대해 월 최대 2000원까지 10%를 깎아주고 이동통신요금을 5만 원 이상 자동이체하면 매달 2500원씩 할인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CGV 영화티켓 35%, 스타벅스 20%, 놀이공원 50% 등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에서 할인 혜택이 풍부하다. 또 전월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70만 원 이상인 경우에는 인터넷·모바일·폰뱅킹 타행 이체 수수료, KB국민은행 자동화기기(ATM)를 통한 당행 이체 및 시간외 인출 수수료를 모두 면제해준다. 신한카드의 ‘에스-모아 체크카드’는 신용카드 부럽지 않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백화점(롯데, 현대), CJ오쇼핑, CJ몰, 이동통신사, 해외가맹점 등 특별가맹점에서 사용한 금액은 최대 3%까지 포인트를 쌓아준다. 전국 일반 가맹점에서는 사용금액에 따라 0.1∼0.5%의 포인트가 적립되며 9만여 개 마이신한포인트 가맹점에서는 추가로 포인트가 쌓인다. 또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에서 주유하면 L당 60원 적립 혜택도 있다.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는 ‘에스-모아 포인트 통장’에 자동으로 쌓이며 여기에 연 4.0%의 이자가 붙는다. 프리미엄급 회원을 대상으로 한 롯데카드의 ‘플래티넘 체크카드’도 있다. 이 상품은 골프, 면세점, 항공, 여행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형 체크카드를 표방한다. 롯데 동화 워커힐 파라다이스부산 면세점에서 5∼15% 할인해 주며 공항 내 40개 식음료 매장에서 10∼15%를 깎아준다. 국내 주요 호텔 콘도 펜션에서도 우대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스파 및 꽃배달 할인 등 각종 고품격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 밖에도 롯데백화점 5% 할인쿠폰, SK주유소 L당 50포인트 적립,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50% 할인 등 기존 롯데 체크카드의 부가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금융당국이 업종별로 최대 3%포인트까지 차이가 나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에 대한 타당성 검증에 착수했다. 골프장에는 1.5%의 수수료율을 매기고, 금은방에는 4.5%의 요율을 적용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5일 KB국민 롯데 비씨 삼성 신한 하나SK 현대 등 7개 카드사에서 업종별 수수료율 적용 현황과 기준을 받아 분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종별 수수료율을 달리하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지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카드는 △유흥·사치업종에는 4.5% △숙박시설 노래방 홈쇼핑업체에는 3.5% △할인점 편의점에는 2.0% △주유소 종합병원에는 1.5%의 수수료율을 매기고 있다. KB카드도 유흥업소에는 4.5%의 수수료율을 부과하는 반면 골프장에는 1.5%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비씨 현대 신한 등 다른 카드사들의 수수료율도 업종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신전문금융협회 관계자는 “비슷한 업종 내에서도 카드결제대금을 떼일 수 있는 위험도에 따라 수수료율이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분석 결과, 소비자가 카드로 결제하는 대금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의 비용 부담이 커졌을 소지가 높다. 올해 1∼8월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결제한 금액은 1조34억66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5% 증가했다. 신용카드 결제금액 증가율이 높은 분야는 슈퍼마켓(26.7%), 대중교통(21.8%), 제과점(19.5%), 홈쇼핑 및 인터넷판매업체(19.0%) 등이었다. 편의점 제과점 슈퍼마켓 등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은 2∼3%로 높은 편이다. 금융당국의 분석과 별도로 여신금융협회도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원가분석용역을 금융연구원에 의뢰해 내년 초까지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가맹점 수수료를 더 내리려면 각종 포인트, 할인, 할부결제 혜택을 줄여 마케팅 비용을 아껴야 한다는 업계의 주장을 검증하려는 취지의 용역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카드결제대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수수료율을 높이는 것은 카드사가 관리해야 할 위험을 가맹점으로 떠넘기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포인트 및 할인 혜택에 차등을 두지 못하도록 하면 수수료율이 낮은 체크카드 사용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수수료 장사’ 비판을 받아온 은행들이 현금 인출 또는 송금 수수료를 대폭 낮추거나 없애기로 했다. 또 저소득층과 노인, 학생 등 소외계층을 위한 수수료 면제 혜택을 늘리기로 했다. 은행들은 25일 이러한 내용의 수수료 인하 방안을 확정해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수수료 인하 및 폐지는 전산 개발이 완료되는 11월 말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신한은행은 창구에서 송금하면 수수료를 낮춰주는 소액 송금 범위를 확대하고, 자동화기기(ATM) 이용수수료도 인하하는 등 수수료를 건당 최대 2400원(80%) 내리기로 했다.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하는 액수 기준으로 수수료가 지금은 3만 원 이하는 600원, 3만 원 초과는 3000원이지만 앞으로는 △10만 원 이하 600원 △10만 원 초과∼100만 원 이하 1000원 △100만 원 초과 3000원이 된다. 국민은행도 ATM 수수료를 최대 600원 내린다. ATM 송금수수료에 적용하는 영업시간 구분도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업시간이 끝난 뒤 국민은행 계좌 간 송금수수료는 없어지고, 다른 은행 송금은 기존 600∼1600원에서 500∼1000원으로 인하된다. 우리은행은 195가지에 이르는 수수료를 전면 재검토해 100개 안팎으로 줄인다. ATM에서 현금을 뽑을 때 600∼1000원이던 수수료를 5만 원 이하는 250원, 5만 원 초과는 500원으로 낮췄다. 10만 원 이하 창구 송금 수수료도 우리은행 계좌 간에는 완전 면제하고 타행으로 보낼 때는 1000원에서 600원으로 내린다. 소외계층 수수료 면제와 관련해 국민은행은 차상위계층 206만 명과 사회소외계층 170만 명을 대상으로 28일부터 영업시간 외 ATM 현금 인출 수수료(500원) 등 일부 수수료를 면제한다. 하나은행은 차상위계층, 다문화가정,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독립유공자 가족, 전세대출 고객의 ATM·인터넷·폰뱅킹 수수료를 월 10회까지 받지 않기로 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수수료 장사' 비판을 받아온 은행들이 현금인출 또는 송금 수수료를 대폭 낮추거나 없애기로 했다. 또 저소득층과 노인, 학생 등 소외계층을 위한 수수료 면제 혜택을 늘리기로 했다. 은행들은 25일 이러한 내용의 수수료 인하 방안을 확정해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수수료 인하 및 폐지는 전산개발이 완료되는 11월 말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신한은행은 창구에서 송금하면 수수료를 낮춰주는 소액송금 범위를 확대하고, 자동화기기(ATM) 이용수수료도 인하하는 등 수수료를 건당 최대 2400원 내리기로 했다.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하는 액수기준으로 수수료가 지금은 3만 원 이하는 600원, 3만원 초과는 3000원지만 앞으로는 △10만 원 이하 600원 △10만 원 초과~100만 원 이하 1000원 △100만 원 초과 3000원이 된다. 국민은행도 ATM 수수료를 최대 600원 내린다. ATM 송금수수료에 적용하는 영업시간 구분도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업시간이 끝난 뒤 국민은행 계좌 간 송금수수료는 없어지고, 다른 은행 송금은 기존 600~1600원에서 500~1000원으로 인하된다. 하나은행은 ATM을 이용한 자행이체(같은 은행 계좌간 이체) 수수료 600원을 영업시간이 지나도 면제해 주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195가지에 이르는 수수료를 전면 재검토해 수수료 종류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인터넷 관련 수수료를 하나로 묶거나 필요 없는 항목을 없애 수수료를 100개 안팎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소외계층 수수료 면제와 관련해, 국민은행은 차상위계층 206만 명과 사회소외계층 170만 명을 대상으로 28일부터 영업시간외 ATM 현금인출 수수료(500원) 등 일부 수수료를 면제한다. 하나은행은 차상위계층, 다문화가정,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독립유공자 가족, 전세대출 고객의 ATM·인터넷·폰뱅킹 수수료를 월 10회까지 받지 않기로 했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27일 여신금융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등과 공동으로 금융권의 사회공헌 확대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은행들의 ‘월급통장’ 유치 경쟁이 뜨겁다. 몇 년 전부터 직장인 대상 급여통장이 나왔지만 최근 은행들이 고금리나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로 무장한 새 상품들을 내놓으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들은 급여통장 유치를 통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여긴다. 개인 고객, 특히 직장인들은 매달 정기적으로 수입이 들어오는 통장이 있는 은행을 자신의 주거래 은행으로 생각하기 마련이기 때문. 한 은행 관계자는 “월급 통장이 있으면 펀드나 방카쉬랑스 같은 상품도 쉽게 판매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이자 많이 주는 게 최고” 산업은행은 높은 금리를 앞세워 직장인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산업은행이 9월 말 내놓은 ‘다이렉트 하이어카운트’는 자유입출금식 계좌인데도 연 3.5%의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다른 은행에도 최고 연 3∼4%대의 금리를 주는 상품이 있지만 예금 잔액에 따라 구간별로 금리가 다르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예금 잔액 같은 조건에 관계없이 연 3.5% 금리를 주기 때문에 실제 더 높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연 3% 내외인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보다도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최근 부족한 수신기반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높은 금리 혜택을 주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 전용상품인 ‘다이렉트 뱅킹’은 점포를 늘리는 데 필요한 비용을 줄여 타행보다 더 높은 이자 제공이 가능하다. 하이어카운트 상품도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은행 홈페이지에 계좌 개설을 신청하면 은행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와 계좌를 만들어준다. 오프라인 상품 중에는 ‘KDB 드림 자산관리’ 통장이 직장인에게 적합하다. 이 통장은 고객이 스스로 우대금리를 받는 구간을 정해 구간별로 최고 4.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대 구간을 500만∼2000만 원으로 선택하면 이 구간에 해당하는 잔액을 유지할 때 연 4%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신한은행 “부가서비스, 넘볼 자 없다” 신한은행 급여통장의 강점은 다양한 부가서비스다. 직장인에게 필요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기존 급여통장 혜택에 각종 수수료 면제 혜택을 더한 ‘신한 직장인 통장’을 내놨다. 우선 다른 은행의 자동화기기(CD, ATM)를 이용해도 한 달에 5차례까지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신한은행 자동화기기를 통해 다른 은행으로 돈을 이체해도 월 10차례까지 수수료를 깎아준다. 여기에 기존 상품에서 제공하던 전자금융 수수료 및 마감 후 인출 수수료 우대서비스 역시 동일하게 제공한다. 은행이 취급하는 다른 상품과 함께 가입하면 혜택은 더 늘어난다. 급여통장 고객 중 ‘신한 직장인적금’에 가입한다면 연 0.5% 이자를 더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자동전환(스윙) 서비스를 통해 급여통장에서 카드대금을 결제하거나 공과금을 내고 남은 잔액을 적금으로 자동이체하면 연 0.1% 금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또 최대 40%의 환율우대 혜택도 따른다. 특히 여성 직장인들을 위한 ‘따뜻한 출산(육아)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출산 휴가나 육아 휴직으로 급여가 들어오는 휴직기간에도 평소와 동일하게 6개월간 수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단순한 급여 이체뿐만 아니라 직장인 생활패턴에 맞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중소상인들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요구 불똥이 일반 카드 고객의 각종 혜택 축소 문제로 튀는 양상이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면 포인트나 할인 등으로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 문제를 ‘강 건너 불’처럼 바라보던 일반 고객들이 그동안 누려왔던 혜택이 줄어들까봐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신용카드사의 수익구조를 분석해 보면 카드사들의 주장이 일면 타당하지만 반론의 여지도 적지 않다. 》○ 신용판매, 순익비중 높지 않아전업계 카드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2011년 반기보고서는 카드사들의 실적구조를 대변한다.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매출)에서 유가증권 처분이익 등을 제외한 영업수익 1조4205억 원 중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5092억 원으로 전체의 35.8%에 그쳤다. 이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수익이 26.9%, 신용판매(할부판매) 이자가 21.5%를 차지했다. 가맹점수수료를 포함한 신용판매 부문 수익은 현금서비스 등 다른 수익원에 비해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삼성카드가 상반기 거둔 당기순이익 2129억 원에서 신용판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비중보다 더 낮아진다.삼성카드는 상반기 동안 고객에게 부여하는 할인 및 포인트 등 고객서비스 비용으로 1832억 원, 전산 프로세스 비용 1220억 원, 지급결제대행사(VAN) 등에 지급하는 수수료로 471억 원을 각각 썼다. 카드업계는 내년부터 중소가맹점 수수료를 1.8% 이하로 낮추고 중소가맹점의 적용 범위를 넓히기로 함에 따라 회사별로 약 500억 원씩 추가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할인 및 포인트 비용 축소에 나설 방침이다. 다른 고정비용은 시스템 재편이 필요하거나 VAN사와 마찰 등으로 당장 줄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이 논리대로 하면 마케팅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객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한 것처럼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의 마케팅비용 중 포인트 적립이나 항공 마일리지, 캐시백 등으로 고객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전체의 78%에 이른다. 전체 20개 은행 및 전업계 카드들은 지난해 마케팅 비용으로 총 3조6805억 원을 지출했다. 이 중 78%인 약 2조8700억 원이 고객 혜택이라고 볼 때 고객 1인당(지난해 12월 말 경제활동인구 기준) 연간 약 11만7000원의 혜택을 본 셈이다.○ 수수료 손실 고객에만 부담 안 돼하지만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손실 피해를 전부 일반 고객에게 떠넘기려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할인 및 포인트 등을 이용한 과당경쟁으로 고객을 끌어 모으며 ‘덩치 키우기’를 해왔다. 이제 와서 수수료율 인하로 손실을 보게 되자 자신들의 덩치는 그대로 놔둔 채 고객 혜택만 줄이겠다는 발상은 옳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도 국내 신용카드 시장의 과도한 고객 혜택을 통한 경쟁을 문제 삼고 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도한 포인트나 할인은 결국 거래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며 “결국 그 피해는 가맹점이나 신용카드를 쓰지 못하거나 이용한도가 안 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에 돌아간다”고 말했다.일부에서는 ‘현금서비스 등 다른 곳에서 얻은 이익으로 손실을 보전하라’고 카드사들을 몰아세우지만 이 역시 본업인 신용판매 부분의 손실을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상대로 한 고금리 대출이익으로 채우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여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 대안으로 마케팅비용 중 약 20%에 해당하는 광고비나 모집인 비용을 줄이거나 지급결제시스템을 재편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VAN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결제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절감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다. 카드사 스스로 거래비용이 많아 드는 신용카드 발급을 자제하고 체크카드를 많이 보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수수료 손실을 또 다른 이해당사자인 고객들에게 넘기는 것은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라며 “먼저 정보기술(IT) 개발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거나 방만한 경영부터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중소상인들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요구 불똥이 일반 카드 고객의 각종 혜택 축소 문제로 튀는 양상이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면 포인트나 할인 등으로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 문제를 '강 건너 불'처럼 바라보던 일반 고객들이 그동안 누려왔던 혜택이 줄어들까봐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신용카드사의 수익구조를 분석해 보면 이 비판이 일리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신용판매, 순익비중 높지 않아 전업계 카드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2011년 반기보고서는 카드사들의 실적구조를 대변한다.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매출)에서 유가증권 처분이익 등을 제외한 영업수익 1조4205억 원 중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5091억으로 전체의 35.8%에 그쳤다. 이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수익이 26.9%, 신용판매(할부판매)이자가 21.5%를 차지했다. 가맹점수수료를 포함한 신용판매부문 수익은 현금서비스 등 다른 수익원에 비해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삼성카드가 상반기 거둔 당기순이익 2129억 원에서 신용판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비중보다 더 낮아진다. 삼성카드는 상반기 동안 고객에게 부여하는 할인 및 포인트 등 마케팅비용으로 1832억 원, 전산 프로세스 비용 1220억 원, 지급결제대행사(VAN) 등에 지급하는 수수료로 471억 원을 각각 썼다. 카드업계는 내년부터 중소가맹점 수수료를 1.8%이하로 낮추고 중소가맹점의 적용범위를 넓히기로 함에 따라 각 사별로 약 500억 원씩 추가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할인 및 포인트 비용 축소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다른 고정비용은 시스템 재편이 필요하거나 VAN사와 마찰 등으로 당장 줄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논리대로 하면 마케팅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객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한 것처럼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의 마케팅비용 중 포인트 적립이나 항공 마일리지, 캐시백 등으로 고객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전체의 78%에 이른다. 전체 20개 은행 및 전업계 카드들은 지난해 마케팅비용으로 총 3조6805억 원을 지출했다. 이중 78%인 약 2조8700억 원이 고객 혜택이라고 볼 때 고객 1인당(경제활동인구 기준) 연간 약 11만2100원의 혜택을 본 셈이다.●수수료 손실 고객에만 부담 안돼 하지만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손실 피해를 전부 일반 고객들에게 떠넘기려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할인 및 포인트 등을 이용한 과당경쟁으로 고객을 끌어 모으며 '덩치 키우기'를 해왔다. 이제 와서 수수료율 인하로 손실을 보게 되자 자신들의 덩치는 그대로 놔둔 채 고객 혜택만 줄이겠다는 발상은 옳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도 국내 신용카드 시장의 과도한 고객 혜택을 통한 경쟁을 문제 삼고 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도한 포인트나 할인은 결국 거래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며 "결국 그 피해는 가맹점이나 신용카드를 쓰지 못하거나 이용한도가 안 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현금서비스 등 다른 곳에서 얻은 이익으로 손실을 보전하라'고 카드사들을 몰아세우지만 이 역시 본업인 신용판매 부분의 손실을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상대로 한 고금리 대출이익으로 채우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여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 대안으로 마케팅비용 중 약 20%에 해당하는 광고비나 모집인 비용을 줄이거나 지급 결제시스템을 재편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VAN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결제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절감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다. 카드사 스스로 거래비용이 많아 드는 신용카드 발급을 자제하고 체크카드를 많이 보급하도록 노력해야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수수료 손실을 또 다른 이해당사자인 고객들에게 넘기는 것은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며 "먼저 정보기술(IT) 개발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거나 방만한 경영부터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철중기자 tnf@donga.com}
은행들도 앞으로 대학생 전용 대출상품을 취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학생 대상 대출상품을 팔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금리를 현행 30%에서 20%대로 낮추고, 대출한도도 500만 원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3일 “시중은행 실무자들과 대학생 전용 대출상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은 그동안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들은 서민 전용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대상 고객에 대학생을 포함시키는 방안과 대학생을 위한 상품을 신설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희망홀씨는 은행들이 저소득 서민에게 연 11∼14%의 금리로 2000만 원까지 빌려주는 신용대출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학생 전용 대출상품이 시판되면 금리는 기존 새희망홀씨대출 수준인 10%대가 될 것”이라며 “현재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의 대학생 대출 금리가 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대학생들의 빚 부담이 크게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이 대학생을 상대로 고금리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저축은행의 대학생 대출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최근 저축은행들로부터 대학생 대출상품 현황을 보고받고 10월 초 각 저축은행에 공문을 보내 고금리를 자제하고 학업과 직접 관련해 돈이 필요한 경우에만 대출을 해주도록 지시했다. 금감원은 현재 연 30% 수준인 저축은행의 대학생 대출 금리를 연 20%대로 낮추고 최대 3000만 원인 대출 한도를 500만 원으로 낮추도록 유도하고 있다. 금감원의 저축은행 담당자는 “아직 권고 수준이지만 저축은행들의 자체 노력을 지켜본 뒤 금리와 대출 한도 제한에 대한 법 개정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축은행들이 대학생에게 돈을 빌려준 뒤 부모 등 제3자에게 대신 갚도록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학자금 대출과 유사한 명칭을 저축은행 대출 상품에 쓰지 않도록 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18일 한국음식업중앙회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한 데 이어 주유소와 유흥업 등 다른 업종들도 집단행동을 예고하는 등 가맹점 수수료를 둘러싼 충돌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17일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밝혔지만, 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은 “백화점과 같은 수준으로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적정 수수료율 산정’이라는 본질은 제쳐둔 채 여론몰이 양상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유흥음식업중앙회는 다음 달 2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겠다고 19일 밝혔다. 오호석 유흥음식업중앙회장은 “술집도 일부 지역을 빼면 대부분 생계형이나 마찬가지”라며 “수수료율이 최고 4.5%로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높고 종업원에게 주는 봉사료를 빼면 가맹점이 수수료로 9%를 낸다”고 주장했다. 유흥업계가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엄포한 배경에는 17일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인하 대상에 유흥업과 사치업이 포함되지 않는 점이 작용했다. 룸살롱 단란주점 유흥주점 귀금속점 골동품점 전자오락실 안마업 등 유흥 사치업종은 카드사가 밝힌 수수료율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유흥 및 사치업종은 이전에도 수수료율 인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국민 정서상 서민업종이라고 하기 어렵고, 카드깡 우려가 있어 유흥업까지 수수료를 내리는 것은 국민 정서상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대열에는 학원 음식업 숙박업 부동산중개업 마사지 안경 등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원들도 가세했다. 이들은 다음 달 22일 유흥음식업중앙회 집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오 회장은 “업종 구분은 카드사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전체 가맹점들이 함께 수수료율 일괄 인하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국주유소협회도 20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가맹점들이 일제히 현행 수수료율 수준에 반발하는 데는 그동안 카드사들의 ‘주먹구구식’ 수수료 인하 행태도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카드사들은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렸지만 제대로 된 분석에 근거하기보다 여론 무마용으로 즉흥적 대응에 그친 측면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수수료 원가의 공개 여부를 떠나 정치권의 요구나 반발 수위에 따라 업종별 수수료를 정하거나 인하해 왔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같은 업종이라도 가맹점주가 직접 카드사를 찾아가 세게 항의하면 수수료율을 내려주기도 한다”며 “(가맹점주들은) 제대로 된 기준 없이 수수료율을 정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업종별 수수료율에 차이를 두는 기존 체계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카드 고객을 모집할 때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게 카드사의 업무”라며 “대손비용을 이유로 업종별로 수수료를 다르게 하고 이를 가맹점에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가맹점들의 집단행동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내년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권이 적극 거들고 나서면서 이성적인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이보우 단국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가맹점 수수료율 문제를 여론 재판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며 “적정 수수료율을 논의하는 협의회 구성 같은 정책적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카드사가 마음대로 정한 수수료율 어떻게 믿나.” 신용카드 회사들이 17일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1.6∼1.8%로 내리겠다고 밝혔지만 수수료율을 더 인하해야 한다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1.5%로 전부 내릴 수 있도록 이번 국회에서 법을 제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10·26 서울 양천구청장 재선거 지원 유세에서 “소상공인 대표들이 카드 수수료를 인하해 달라고 사무실에 찾아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법을 제정하기로 한 배경에 대해 “대형마트나 호텔의 카드 수수료와 소상공인의 수수료가 달라 지난해 설부터 정책당국과 얘기했으나 잘 안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골프장, 백화점, 대형마트, 호텔, 음식점 등 업종별로 편차가 큰 신용카드 수수료가 일괄적으로 1.5%로 낮아지게 된다.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합리적인 기준 없이 주먹구구로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가맹점 수수료 체계는 협상력이 부족한 가맹점에 전적으로 불리하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17일 금융당국과 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업종·규모별 카드 수수료 원가명세 등을 요청할 수 있었지만 지금까지 한 차례도 가맹점 수수료 관련 자료를 요청하거나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금융권 수수료 실태조사에 가맹점 수수료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카드업계가 자율적으로 인하해 왔기 때문에 미처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감원은 가맹점 수수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카드사들이 알아서 조정하라’고 압박했을 뿐 적절한 가맹점 수수료 수준에 대한 분석은 하지 않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신용카드 결제 확대에만 치중했을 뿐 가맹점주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가맹점들이 수수료율 단체협상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 6월부터 가맹점들에 단체협상권을 부여했지만 연매출 9600만 원 이하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신설 단체만 카드사와 협상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의 경우 이미 1.6∼2.1%대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아 협상의지가 적은 데다, 영세업체가 대부분이어서 지금까지 단 한 곳의 협상단체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기존 업종별 중앙회나 상인연합회는 직접 협상에 참여할 수 없다. 수수료율을 공시하고 있지만 카드사 간의 자율적인 경쟁을 통해 수수료 인하를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점도 가맹점에 불리한 대목이다. 가맹점이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 카드사의 수수료율이 높아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신한카드가 이날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추기로 하자 다른 카드사들도 잇따라 동참하겠다고 발표했다. 신한카드는 내년부터 중소가맹점 범위를 기존 연매출 1억2000만 원 미만에서 2억 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수수료율을 2% 초반대에서 대형마트 수준인 1.6∼1.8%대로 낮추기로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전체 229만 개 가맹점 중 87%가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고 말했다. 삼성, KB국민, 비씨, 하나SK, 현대, 롯데카드도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1.8% 이하로 내리고 적용 범위를 연매출 2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여신금융협회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백화점, 대형가맹점을 제외한 음식·숙박업종은 신용카드 매출금액의 1.3∼2.6%까지 세액공제 받는다”며 “실제 가맹점들의 부담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카드사가 마음대로 정한 수수료율 어떻게 믿나." 음식점 등 영세상인 중심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정한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제대로 된 분석없이 주먹구구로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가맹점 수수료 체계는 협상력이 부족한 가맹점에게 전적으로 불리하다"고 말한다. 17일 금융당국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업종·규모별 카드 수수료 원가내역 등을 요청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한차례도 가맹점 수수료 관련 자료를 요청하거나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금융권 수수료 실태조사에 가맹점 수수료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카드업계가 자율적으로 인하해왔기 때문에 미처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감원은 가맹점 수수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카드사들이 알아서 조정하라'고 압박할 뿐 정작 적절한 가맹점 수수료 수준에 대한 분석은 하지 않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신용카드 결제 확대에만 치중했을 뿐 가맹점주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가맹점들이 수수료율 단체협상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 6월부터 가맹점들에게 단체협상권을 부여했지만 연매출 9600만 원 이하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신설 단체만 카드사와 협상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의 경우 이미 1.6~2.1%대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아 협상의지가 적은데다, 영세업체가 대부분이어서 지금까지 단 한 곳의 협상단체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기존 업종별 중앙회나 상인연합회는 직접 협상에 참여할 수 없다. 수수료율을 공시하고 있지만 카드업계의 자율적인 경쟁을 통해 수수료 인하를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점도 가맹점에게는 불리한 대목이다. 가맹점이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 카드사의 수수료율이 높아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맹점이 1개 카드사와 계약을 하더라도 다른 카드도 받을 수 있는 '가맹점 공동이용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가맹점들은 수수료율이 낮은 카드사와의 계약을 선호해 카드사 간 수수료 인하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지난해 '공동이용제 의무화' 법안을 낸 김용구 자유선진당 의원은 "가맹점이 카드사를 선택해야 시장원리에 따라 수수료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시스템 정비를 위해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한편 신한카드가 이날 중소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기로 하자 다른 카드사들도 잇따라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발표했다. 신한카드는 내년부터 중소가맹점 범위를 기존 연매출 1억2000만 원 미만에서 2억 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수수료율을 2% 초반 대에서 1.6~1.8%대로 낮추기로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전체 229만 개 가맹점 중 87%가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고 말했다. 삼성, KB국민, 비씨, 하나SK, 현대, 롯데카드도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1.8% 이하로 내리고 적용 범위를 연 매출 2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신용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내리라’는 금융당국과 중소상인들의 압박에 못 이겨 중소가맹점에 적용하는 요율을 1%대 후반으로 내리기로 했다. 정치권까지 나서 수수료율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법제화하기로 해, 카드사들이 어느 선까지 더 밀릴지 주목된다.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 신한 롯데 등 대형 카드사들은 연매출 1억2000만 원 미만인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현행 2.0∼2.15%에서 1%대 후반으로 낮추기로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다음 주에 구체적인 인하 폭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모든 카드사가 한꺼번에 같은 비율로 요율을 내리면 담합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형 카드사부터 내린 뒤 중소형 카드사가 내리는 식으로 요율을 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동네슈퍼, 미장원, 소규모 식당 등 영세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연매출액 1억2000만 원 이상인 가맹점 수수료율과 업종별로 차등 적용해온 수수료율을 전반적으로 내리는 문제는 아직 검토되지 않고 있다. 다만 중소가맹점의 범위가 내년 1월부터 연매출 1억5000만 원 미만인 사업자로 확대돼, 중소가맹점에 새로 편입되는 사업자들은 요율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지난해 4월 전통시장에서 영업하는 중소가맹점에 대해 수수료율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내린 적이 있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폭이 이 정도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연 총매출 기준 2억 원으로 확대하고, 이들 가맹점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이 2%를 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에 제안했다. 민주당도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카드 수수료를 1%대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승용 민주당 정책위의장 직무대행은 브리핑을 통해 “전통시장 중소가맹점의 카드수수료(1.6∼1.8%)와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2.0∼2.15%)를 ‘영세가맹점’으로 단일화해 수수료를 1.6∼1.8%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