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철

정윤철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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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윤철 기자입니다.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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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0~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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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예진, 황홀한 21번째 생일

    7언더파 공동 선두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4라운드에 나선 김예진(21·요진건설).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김예진은 6번홀까지 1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7번홀(파4)에서 퍼트를 할 때 캐디를 맡은 아버지 김남철 씨(52)가 우산을 씌워주는 바람에 뒤늦게 2벌타를 받아 위기를 맞았다. 골프 규칙에는 선수가 스트로크를 할 때 자기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이 비바람을 막아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9번홀에서 경기위원회로부터 벌타를 통보받은 김예진은 10번홀부터는 우산을 쓰지 않고 경기를 치렀다. 그는 “미안해서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우산을 접자’고 말씀드렸다. 더 독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예진은 28일 강원 정선 하이원CC(파72)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었지만 경쟁자들도 부진했던 덕분에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정규 투어에 데뷔한 그는 톱10에 10차례 진입하는 등 신인왕 포인트 2위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날 생일이었던 김예진은 우승의 영광을 부모님께 돌렸다. 그는 “내 태몽은 암흑에서 매화가 하얗게 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대회 공식 연습일에 같은 꿈을 꾸셔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승까지 차지했다”고 말했다. 탁월한 운동 신경을 물려준 아버지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운동 유전자(DNA)는 야구 선수로 활동하시다가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때마다 아버지가 웃으면서 힘을 주셨는데 오늘은 (벌타 때문에) 눈도 마주치지 못하셨다”며 “벌타는 아버지 책임이 아니라 선수인 내가 확인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생애 첫 우승을 생일에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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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산 때문에 2벌타 받은 김예진, 독하게 마음먹고 KLPGA 우승

    7언더파 공동 선두로 한국여자프로골프(K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4라운드에 나선 김예진(21·요진건설).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김예진은 6번 홀까지 1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7번홀(파4)에서 퍼트를 할 때 캐디를 맡은 아버지 김남철 씨(52)가 우산을 씌워주는 바람에 뒤늦게 2벌타를 받아 위기를 맞았다. 골프 규칙에는 선수가 스트로크를 할 때 자기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이 비바람을 막아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9번홀에서 경기위원회로부터 벌타를 통보받은 김예진은 10번홀부터는 우산을 쓰지 않고 경기를 치렀다. 그는 “미안해서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우산을 접자’고 말씀드렸다. 더 독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예진은 28일 강원 정선 하이원CC(파72)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었지만 경쟁자들도 부진했던 덕분에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정규 투어에 데뷔한 그는 톱10에 10차례 진입하는 등 신인왕 포인트 2위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날 생일이었던 김예진은 우승의 영광을 부모님께 돌렸다. 그는 “내 태몽은 암흑에서 매화가 하얗게 피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대회 공식 연습일에 같은 꿈을 꾸셔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승까지 차지했다”고 말했다. 탁월한 운동 신경을 물려준 아버지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운동 유전자(DNA)는 야구 선수로 활동하시다가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 두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때마다 아버지가 웃으면서 힘을 주셨는데 오늘은 (벌타 때문에) 눈도 마주치치 못하셨다”며 “벌타는 아버지 책임이 아니라 선수인 내가 확인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생애 첫 우승을 생일에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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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빠르게… 황새축구 날개 펴다

    ‘독수리’(최용수 감독)의 색깔을 지운 ‘황새’(황선홍 감독)의 FC서울이 강팀 면모를 되찾았다. K리그 클래식에서 5연승을 달리고 있는 서울은 24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산둥 루넝(중국)과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이어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다가 지난달 산둥으로 이적한 그라치아노 펠레는 “서울의 실력이 좋아 힘든 경기를 펼쳤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한 달 전만 해도 서울의 경기력은 들쭉날쭉했다. 중국 슈퍼리그 장쑤로 자리를 옮긴 최용수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 감독 부임 이후 서울은 7경기에서 1승 2무 4패로 부진했다. 최 감독은 수비 안정화에 중점을 둔 3-5-2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했다. 황 감독도 부임 초반 이 포메이션을 유지했지만 실패를 맛봤다. 결국 황 감독은 포항 감독 시절 즐겨 사용했던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이후 서울의 공수전환 속도는 빨라졌고, 수비수들도 적극적으로 측면 공격에 가담하면서 침체됐던 팀 공격력이 살아났다. 공격수 데얀은 “시즌 초반과 전술이 달라졌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 전술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감독님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해준 덕분에 팀이 상승세를 탔다”고 말했다.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의 득점포도 불을 뿜고 있다. 최근 리그 7경기에서 7골을 터뜨린 데얀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최 감독 시절 주로 후반에 교체 출전했던 박주영은 황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잡으면서 득점 감각을 되찾았다. 박주영은 최근 선발로 나선 리그 6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상대 수비수를 때려 출장 정지 징계(6경기)를 받아 기가 꺾였던 아드리아노는 산둥전에서 2개월 만에 골 맛을 봤다. 황 감독은 “내가 추구하는 빠른 축구가 완벽한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더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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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새’의 FC서울, 파죽의 6연승…‘아데박 트리오’ 환상 조합

    ‘독수리(최용수 감독)’의 색깔을 지운 ‘황새(황선홍 감독)’의 FC서울이 강팀 면모를 되찾았다. K리그 클래식 5연승을 달리고 있는 서울은 24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산둥 루넝(중국)과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이어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다가 지난달 산둥으로 이적한 그라치아노 펠레는 “서울의 실력이 좋아 힘든 경기를 펼쳤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한 달 전만 해도 서울의 경기력은 들쭉날쭉했다. 중국 슈퍼리그 장쑤로 자리를 옮긴 최용수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황 감독 부임 이후 서울은 7경기에서 1승 2무 4패로 부진했다. 최 감독은 수비 안정화에 중점을 둔 3-5-2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했다. 황 감독도 부임 초반 이 포메이션을 유지했지만 실패를 맛 봤다. 결국 황 감독은 포항 감독 시절 즐겨 사용했던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이후 서울의 공수전환 속도는 빨라졌고, 수비수들도 적극적으로 측면 공격에 가담하면서 침체됐던 팀 공격력이 살아났다. 공격수 데얀은 “시즌 초반과 전술이 달라졌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 전술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감독님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해준 덕분에 팀이 상승세를 탔다”고 말했다.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의 득점포도 불을 뿜고 있다. 최근 리그 7경기에서 7골을 터뜨린 데얀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최 감독 시절 주로 후반에 교체 출전했던 박주영은 황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잡으면서 득점 감각을 되찾았다. 박주영은 최근 선발로 나선 리그 6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상대 수비수를 때려 출장 정지 징계(6경기)를 받으며 기가 꺾였던 아드리아노는 산둥전에서 2개월 만에 골 맛을 봤다. 황 감독은 “내가 추구하는 빠른 축구가 완벽한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더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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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로 준 100점… 잘했어, 꼬꼬마!

    4년 만에 다시 선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 순 없었다. 동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선수가 연기를 마친 뒤 전광판에 기록된 자신의 순위는 4위였다. 2012년 런던 올림픽(5위)보다 딱 한 계단 올랐다. 그러나 그는 눈물 대신 웃음을 지었다. 장내 아나운서는 “밝게 웃으며 연기를 펼친 손연재(22·연세대)가 끝까지 우리를 향해 웃고 있다”고 말했다. 손연재가 참았던 눈물을 쏟은 것은 모든 경기가 끝난 뒤였다. 메달리스트들을 축하해 주고 자리에 앉았을 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올림픽 메달에 대한 부러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손연재는 “너무 힘들어서 하루에도 수십 번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겨낸 내가 스스로 대견했다.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후련함 때문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21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4종목 합계 72.898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3위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73.583점)와는 0.685점 차였다. 손연재와 함께 훈련을 해 온 마르가리타 마문과 야나 쿠드(렵,엽)체바(이상 러시아)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손연재는 올림픽 메달 획득에 대한 압박감에도 실수 없이 4종목 모두 18점대의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리듬체조 강국’ 러시아와 동유럽 선수들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손연재는 “많은 분이 원하셨던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4년 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 온 끝에 런던 때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실수가 나왔던 예선(20일)과 달리 결선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친 것에 만족한 듯 손연재는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매트에 나가서 연습해 온 것을 다 보여주자고 다짐했는데 성공적으로 연기를 마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메달리스트가 아니지만 조금 느려도 끊임없이 노력해서 발전해 왔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나 스스로에게 점수를 준다면 100점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손연재는 리우 올림픽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일 수 있다고 밝혀 왔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일단은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 아직 올림픽 이후는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쉬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1시간여의 도핑 테스트를 마친 손연재는 경기장을 나가기 직전 ‘두 명의 엄마’를 꼭 껴안으면서 감사를 표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일기장에 ‘올림픽 등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손연재가 되자’고 써왔던 목표를 이뤄낸 것은 흔들릴 때마다 나를 붙잡아준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딸의 경기복을 손수 만드는 열정으로 손연재를 키워 온 어머니 윤현숙 씨(48)에게도 리우 올림픽은 잊지 못할 기억이 됐다. 2년 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은퇴를 생각했던 딸의 마음을 돌려놓은 사람이 윤 씨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네가 보여주지 못한 것들이 많으니까 좀 더 노력해서 올림픽에서 멋지게 마무리하자고 설득했다. 내 말을 듣고 잘 따라와 준 딸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아시아경기 뒤 손연재는 목표의식을 상실해 고민에 빠졌었다고 한다. 손연재는 “내가 즐거워서 운동을 해야 하는데 주위의 기대를 채워주기 위해 매트에 나선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끝까지 나를 붙잡은 어머니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울고 있는 손연재를 가장 먼저 품에 안고 격려해준 사람은 ‘리듬체조 엄마’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42·러시아)였다. 손연재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가 끝난 뒤부터 리표르도바 코치와 전담 계약을 맺고 함께 훈련을 해왔다. 손연재가 세계 최강 러시아 리듬체조 선수들이 가득한 노보고르스크에서 혹독한 전지훈련을 할 때 그를 지도한 사람이 리표르도바 코치다. 리표르도바 코치는 출산 후 몸조리를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도 훈련장에 나와 손연재를 지도하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었다. 손연재는 “6년간 코치님과 정말 많이 싸우면서 밉기도 했고, 다시는 보지 말자고도 했다. 하지만 코치님은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2등 한 나를 올림픽 4위로 만들어 주신 고마운 분이다”라고 말했다. 윤 씨는 “리표르도바 코치는 연재에게 ‘네가 없는 러시아는 이제 상상하기 싫다. 꼭 다시 돌아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손연재는 경기를 끝낸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후프 등 수구를 들고 걸어가다 뒤돌아보며 찍은 사진을 남기며 “진심을 다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경기를 끝냈다”며 “해 왔던 노력을 다 보여줬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었다”고 썼다. 또 “어떤 금메달보다 행복하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누리꾼들은 “최고 수준의 연기를 보여준 노력과 도전 정신에 감사한다” “리듬체조에 바친 시간만큼 더 즐기며 지내길 바란다”는 글을 올리며 손연재를 응원했다. 외국인의 응원 댓글도 적지 않았다. 해외 누리꾼들은 “나에게 당신은 최고의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는 한국에서 온 빛나는 별이며 특별하고 고귀한 존재” 등의 칭찬을 남겼다.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trigger@donga.com / 이원주 기자}

    • 20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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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축구 올림픽 첫 金… ‘영웅’ 네이마르

    브라질과 독일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브라질의 마지막 키커로 네이마르(24)가 나오는 순간 리우데자네이루 시내는 정적에 휩싸였다. 텔레비전으로 경기를 보던 한 올림픽 자원봉사자는 길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잠시 기다리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고는 “브라질 축구 역사에 가장 중요한 장면이 탄생하길 기다리고 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네이마르의 발을 떠난 공이 골 망을 흔들자 결승전이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거리로 뛰쳐나온 브라질 국민들은 자국 국기를 흔들면서 “네이마르”를 연호했다. 이날 브라질은 독일과 120분간의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이지만 올림픽에서는 번번이 정상 등극에 실패했던 브라질은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에서 1-7 참패를 안긴 독일을 꺾으면서 명예 회복에도 성공했다.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의 주장 네이마르는 이날 맹활약을 펼치면서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전반 26분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네이마르는 승부차기에서도 침착하게 팀 승리를 확정짓는 골을 성공시켰다. 조별리그 당시 무득점에 그쳐 ‘역적’으로 몰리기도 했던 그였지만 와일드카드로 참가한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에서 마침내 ‘영웅’으로 거듭났다. 네이마르는 브라질의 우승이 확정되자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그는 “나는 동료들과 함께 역사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번 우승은 브라질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축구는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우승에 실패하고 올해 남미축구선수권대회에서 29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을 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자국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브라질 축구의 에이스 네이마르와 23세 이하 유망주가 출전한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게 됐다. 네이마르는 “주장으로서 어린 선수들과 친구처럼 지내려고 노력했다. 내가 후배들에게 가르쳐준 것보다 축구에 대한 강한 열정을 지닌 후배들을 통해 내가 배운 것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으로 브라질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그이지만 앞으로 대표팀 주장이 안아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가대표팀(A대표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찬 적이 있는 네이마르는 “오늘 이후로는 브라질 축구팀의 주장을 맡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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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회생한 美… 날벼락 맞은 中

    미국 여자 400m 계주 대표팀이 재경기를 통해 결선에 진출한 것을 두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스포츠 강국’ 미국에 특혜를 줬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리우 올림픽 육상 여자 400m 계주 예선에서 미국 대표팀 2번 주자 앨리슨 펠릭스는 3번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줄 때 균형을 잃고 바통을 떨어뜨렸다. 미국은 이후 완주는 했지만 1분6초71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의 요구로 비디오 판독을 실시한 리우 올림픽 조직위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펠릭스가 균형을 잃은 이유는 브라질 선수가 방해를 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에 재경기 기회를 줬고, 브라질은 실격 처리했다. 미국은 홀로 재경기를 펼친 끝에 전체 1위 기록인 41초77로 결선에 올랐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 생겼다. 미국의 재경기로 결선에 나설 예정이었던 8위 중국(42초70)이 예선 탈락 통보를 받게 된 것. 중국 누리꾼들은 올림픽조직위가 미국을 결선에 진출시키기 위해 전례 없는 재경기를 실시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은 “미국이 피해를 봤기 때문에 재경기가 열린 것이다. 올림픽은 실력이 아니라 국력을 경쟁하는 대회인 것 같다” “자메이카(2위)와 미국을 결선에서 맞붙게 해 시청률을 높이려는 꼼수”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대회 육상 종목에서 재경기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6일 남자 110m 허들에서는 폭우 때문에 저조한 성적을 낸 예선 1, 2조 탈락자들을 모아 패자부활전 형식의 재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이는 미국 대표팀의 재경기와는 성격이 다르다. 미국 대표팀은 별도의 경기 시간을 배정받은 뒤에 홀로 재경기를 치렀고, 미국의 레이스 결과에 따라 결선 진출 팀까지 바뀌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리우 올림픽 여자 육상에서 가장 기이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trigger@donga.com /정동연 기자}

    • 201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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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발부터 입맞춤까지’…현장서 본 볼트의 ‘화끈 쇼맨십’

    “화려한 쇼가 벌어질 오늘 밤에 이 곳을 찾은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한 브라질 자원봉사자는 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들어서는 관람객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의 목적은 육상 남자 200m 결선에 나서는 ‘번개’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의 화끈한 쇼맨십과 세계 기록(19초19) 경신 여부를 두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었다. 볼트의 경기가 시작되기 3시간 전만해도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남자 200m 결선 시간이 임박하자 자메이카 국기를 흔들거나, 볼트를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든 팬들이 경기장으로 몰려들었다. 경기 시작 20분전부터는 비가 쏟아졌지만 관중들은 “볼트”를 연호하며 세계 최고 육상 스타의 등장을 기다렸다. 경기장 전광판에 남자 200m 결선이 곧 시작된다는 문구가 나오자 관중들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경기장에 메탈그룹 건스 앤 로지스의 ‘웰컴 투 더 정글’의 멜로디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마침내 볼트가 트랙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볼트는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이면서 대회 2관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볼트가 스타트 연습을 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경쾌한 음악과 번쩍이는 불빛, 볼트의 몸짓에 따라 열광하는 관중들의 모습은 유명 가수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출발 총성이 울리기 전에 볼트는 로큰롤 멜로디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삼바 리듬을 타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자신을 소개하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나오자 볼트는 두 팔을 활짝 펼치면서 자신 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볼트는 이날 19초7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관중들은 환호했지만 정작 볼트 자신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 듯했다. 그는 자신의 기록을 본 뒤에 하늘을 바라보며 탄식하고는 잠시 표정을 찡그렸다. 그러나 잠시 뒤에 방송 중계 카메라를 향해 “넘버원”이라고 외치며 웃었다. 자신이 가진 세계 기록을 뛰어 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이 종목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기쁨이 공존하는 듯 했다. 경쟁자들과 압도적인 실력 차를 바탕으로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하는 경우가 많은 볼트지만 이날은 결승선 통과 시에 가슴을 쭉 내밀어 조금이라도 기록을 단축시켜 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볼트의 우승이 확정된 뒤부터는 경기장에서 축제가 벌어졌다. 볼트가 자메이카 국기와 브라질 국기를 걸치고 경기장을 돌자 관중들은 “우사인 볼트”를 외치며 환영했다. 동시에 경기장에는 볼트의 고향 자메이카의 레게음악이 흘러나왔다. 볼트가 자메이카 팬들과 함께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자 볼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팬들 간의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m를 20초도 안돼 주파한 볼트지만 우승 세리머니를 하면서 경기장 한바퀴를 도는 데는 10분이 소요됐다. 마침내 출발 지점에 도착한 볼트는 자신의 레인인 6번 레인에서 트랙에 입을 맞춘 뒤에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를 보여주며 화려한 쇼의 막을 내렸다.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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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려한 비상, 준비는 끝났다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인근 훈련장.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꿈꾸며 리우데자네이루에 입성한 손연재(22·연세대)의 첫 공식 훈련이 열렸다. 음악 없이 후프, 볼, 곤봉 훈련을 마친 손연재는 마지막 리본 훈련만큼은 음악에 맞춰 동작을 점검했다. 올 시즌 기록한 종목별 최고점에서 리본이 18.7점으로 가장 낮았던 걸 염두에 둔 듯했다. 손연재는 올림픽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탱고 무용가들도 표현하기 어려워 한다는 리베르탱고를 리본 음악으로 택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강렬한 탱고 리듬과 그에 맞춰 춤을 추던 빨간 리본. 잠시 후 손연재 발에 리본이 엉키면서 동작과 음악이 일순간 멈췄다. 고요한 훈련장에는 손연재의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 적막을 깬 건 손연재의 ‘리듬체조 엄마’로 불리는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러시아)였다. 그는 “집중하라”며 리본을 좀 더 강하게 돌리라는 손동작을 취했다. 하지만 실수는 반복됐고 한숨을 푹 내 쉰 손연재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어둡던 손연재의 표정은 리표르도바 코치와 몇 마디를 나눈 뒤 밝아졌다. 리표르도바 코치는 손연재가 처음 러시아 노보고르스크에 발을 디뎠을 때부터 함께 훈련해왔다. 출산 후 몸조리를 제대로 마치지도 않고 훈련장에 나올 정도로 손연재를 아낀다. 하지만 리표르도바 코치는 훈련 때만큼은 지독하게 손연재를 몰아붙인다. 동메달을 놓고 경쟁할 손연재,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치나 스타뉴타(벨라루스)는 아직 독창성을 인정받은 동작이 없다. 이 때문에 제한된 경기 시간 안에 더 많은 동작을 완벽히 수행해야 한다. 작은 실수는 곧 감점이고 감점은 곧 메달권에서 멀어짐을 뜻한다. 손연재의 승부수는 음악과 딱 맞는 수구와 몸의 움직임, 10회 넘게 이어지는 화려한 푸에테 피벗, 표정 연기다. 이미 손연재의 표현력은 정평이 나 있다. 국제체조연맹에서 리듬체조 심판들에게 표현력 채점 기준을 설명할 때 손연재의 연기 비디오를 틀 정도다. 운명을 가늠할 리듬체조 예선은 19일 열린다.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trigger@donga.com / 임보미 기자  }

    • 201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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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남자의 리우 엿보기]‘강철 군단’ 스웨덴 여자축구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앞 광장.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광장에서 이날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선수들은 ‘팔굽혀펴기 퍼포먼스’를 선보인 스웨덴 여자 축구 대표팀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스웨덴 여자대표팀은 리우 올림픽에서 ‘강철 군단’으로 불리고 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질식 수비’를 앞세워 8강에서 우승 후보 미국(FIFA 랭킹 1위)을, 4강에서 대회 개최국 브라질(FIFA 랭킹 8위)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기 때문이다. 스웨덴 대표팀은 두 경기 모두 연장전까지 비긴 뒤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광장에 들어선 스웨덴 선수들은 자국 언론으로부터 “어제 브라질과 혈투를 벌였는데 지치지 않느냐”는 질문을 듣자 팔굽혀펴기를 20회 이상 하면서 체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장면을 지켜본 한 쿠바 남자 선수는 “당신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여성들이다”라고 외쳤다. 한 여성 자원봉사자는 “강인한 당신들의 팬이 됐다”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스웨덴 수비수 엠마 베르글룬드는 “우승 후보였던 미국과 안방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브라질을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 어려운 상대일수록 수비를 두껍게 하는 데 치중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은 평소에도 연장전에 대비한 훈련과 승부차기 연습을 성실히 해왔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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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초만에 결승골… 네이마르, 역적서 영웅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에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네이마르(24)에게 실망해 브라질 유니폼에서 네이마르의 이름을 지웠던 브라질 팬들이 후회하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무득점에 그치면서 ‘역적’으로 몰렸던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네이마르가 8강전에 이어 4강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브라질을 결승에 올려놨기 때문이다. 네이마르는 18일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온두라스와의 4강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브라질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8강전에서 끈적끈적한 밀집 수비로 한국을 꺾고 4강에 오른 온두라스는 이날도 수비 위주의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경기 시작 15초 만에 네이마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맥없이 무너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네이마르의 선제골은 올림픽 역사상 최단시간에 터진 골이었다. 조별리그까지만 해도 네이마르의 성적은 형편없었다. 골을 넣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동료들과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이 때문에 브라질 언론은 “브라질이 부진한 원인은 탐욕스러운 네이마르가 팀 분위기를 망치기 때문이다”라고 비판했다. 브라질 팬들도 네이마르 이름을 매직펜으로 지우고 브라질 여자 축구 선수의 이름을 새겨 넣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첫 득점을 기록하며 골 감각을 회복한 네이마르는 4강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브라질의 결승행을 이끈 ‘영웅’으로 바뀌었다. 니나 바헤투 씨(27·여)는 “약체를 상대로도 골을 넣지 못하던 형편없는 네이마르는 이제 사라졌다. 브라질 국민이 사랑하는 슈퍼스타 네이마르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호제리우 미칼리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네이마르는 축구 재능을 타고난 괴물이다. 그는 그동안 많은 부담을 느껴 왔지만 모두 떨쳐내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그동안 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던 네이마르는 분이 풀리지 않은 모습이다. 그는 경기 후 전 세계에서 온 많은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모두 거부한 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브라질의 결승전 상대는 이날 나이지리아를 2-0으로 꺾은 ‘전차군단’ 독일이다. 남미와 유럽의 강호인 브라질과 독일이지만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딴 적이 없다. 양 팀의 결승전 맞대결은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의 리턴 매치 성격이 짙다. 당시 브라질은 안방에서 독일에 1-7 참패를 당했다. 마테우스 누네스 씨(35)는 “브라질 사람들은 모두 ‘미네이랑(독일과의 월드컵 준결승이 열린 경기장의 이름)의 비극’을 잊지 못한다. 브라질의 자존심을 꺾었던 독일에 반드시 복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허리 부상으로 준결승에 나서지 못했던 네이마르는 올림픽 결승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국가대표팀(A대표팀)이 당한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얻었다. 미칼리 감독은 “아직 브라질 축구는 죽지 않았다. 네이마르가 결승전에서 브라질 축구를 더 높은 단계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결승전은 21일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다.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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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강인한 여성들” 스웨덴 女축구대표팀, 광장에서 ‘팔굽혀펴기 퍼포먼스’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앞 광장.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광장에서 이날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선수들은 ‘팔굽혀펴기 퍼포먼스’를 선보인 스웨덴 여자 축구대표팀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스웨덴 여자대표팀은 리우 올림픽에서 ‘강철 군단’으로 불리고 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질식 수비’를 앞세워 8강에서 우승 후보 미국(FIFA 랭킹 1위)을, 4강에서 대회 개최국 브라질(FIFA 랭킹 8위)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기 때문이다. 스웨덴 대표팀은 두 경기 모두 연장전까지 비긴 뒤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광장에 들어선 스웨덴 선수들은 자국 언론으로부터 “어제 브라질과 혈투를 벌였는데 지치지 않느냐”는 질문을 듣자 팔굽혀펴기를 20회 이상 하면서 체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장면을 지켜 본 한 쿠바 남자 선수는 “당신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여성들이다”고 외쳤다. 한 여성 자원 봉사자는 “강인한 당신들의 팬이 됐다”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스웨덴 수비수 엠마 베르그룬드는 “우승 후보였던 미국과 안방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브라질을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 어려운 상대일수록 수비를 두텁게 하는데 치중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은 평소에도 연장전에 대비한 훈련과 승부차기 연습을 성실히 해왔다”고 말했다. 20일 독일(FIFA 랭킹 2위)과의 결승전을 앞둔 엠마에게 “이번에도 연장전까지 가는 체력전을 구사할 것이냐”고 물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그는 “이미 기대 이상의 성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결승전에서는 독일과 화끈하게 맞붙어 보고 싶다”며 웃었다.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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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희들의 ‘우생순’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마지막 영웅 오영란(44·인천시청)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떠났다. 기대했던 성적을 거두지 못한 오영란은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오영란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떠나기 전 후배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편지 형식으로 정리했다. 》  끝내 올림픽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한 나와 같은 길을 걷지 않았으면 하는 후배들에게. 한국으로 돌아갈 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사진을 찍자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무척 아쉽구나. 선수촌을 나와 갈레앙 공항까지 오는 길에 지난밤 낙담한 너희들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어. “언니, 홀가분하게 올림픽을 마치고 싶었는데 허탈해요”, “이렇게 돌아가려고 해병대 지옥훈련까지 버텨낸 것이 아닌데…”라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던 너희들의 축 처진 어깨를 영영 잊지 못할 것 같아. 다섯 번째 올림픽을 겪은 내게도 리우 올림픽은 아픔이 가득한 대회로 남게 됐어. 스물 한 살에 첫 태극마크를 단 이후 올림픽에서 이렇게 빨리 짐을 싸게 된 것도 처음이니까.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가슴에 품고 리우 땅을 밟았는데…. 리우를 떠나는 지금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32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구나. 앞서 네 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할 때마다 나는 선배들과 친구들에게 항상 “미안하다”고 말했어. 골키퍼는 최종 수비인 만큼 내가 상대의 공격을 조금만 더 막아냈으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오면서 ‘이번엔 반드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자’고 수없이 다짐했던 나지만 결국 또 후회가 남았고, 또다시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게 됐구나.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속에 은메달을 딴 이후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주인공이 됐지. 그래서 이번 올림픽에서는 꼭 동생들을 ‘우생순 시즌2’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가장 미안했던 때는 러시아,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1, 2차전이야. 내가 좀 더 잘했더라면 결과도 달라졌을 텐데…. 두 경기에서 나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유럽 선수들의 슛을 막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 때문에 몸이 굳어 있었어.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순간만 늘어나게 된 셈이지. 하지만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한 순간에도 동생들에게는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르헨티나와의 최종전이 끝난 이후 누군가 내게 소감을 묻더라. 나는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다”고 말했어. 참 웃기지. 분명 두 눈은 눈물 때문에 퉁퉁 부어 있었는데.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활기찬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너희들이 잠재력을 발휘하면 여자 핸드볼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야. 개인적으로는 힘든 훈련을 꾹 참아 내는 너희들을 보면서 한동안 잊고 있던 핸드볼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했어.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팀의 중심을 잡아줄 네가 꼭 필요하다’는 임영철 감독님의 부름에 고민 끝에 대표팀 합류를 결정했었지. 4년 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감독님이 혹시라도 같은 부탁을 한다면 나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분명 가슴속으로는 많은 고민을 하겠지만, 머리로는 안 된다는 결정을 내릴 거야. 태극마크를 다시 달기에는 체력적 한계가 있으니까. 하지만 리우 올림픽에서 좌절을 함께 나눈 언니로서 언제나 너희들 뒤에서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응원할게. 우생순 멤버들의 시대는 이렇게 아쉬움 속에 막을 내리게 됐네. 하지만 너희들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다시 한 번 한국 여자 핸드볼을 올림픽 정상에 올려놔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마. 언제나 너희 뒤를 지키고 있던 골키퍼 영란 언니가.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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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화로 달려간 볼트

    ‘번개’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전인미답의 올림픽 남자 육상 100m 3연패를 달성했다. 볼트는 1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81을 기록하며 저스틴 개틀린(34·미국)을 0.08초 차로 따돌렸다. 200m 전문 선수로 뛰다 100m에 입문한 2007년에 시즌 최고기록이 10초03이었던 볼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당시 세계 기록인 9초69로 우승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듬해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100m에서 9초58로 다시 세계기록을 갈아 치운 볼트는 2012년 런던에서 9초63으로 2연패를 했다. 이날 결선에서 볼트의 출발 반응 속도는 0.155초로 8명 가운데 7위였다. 큰 체격(196cm, 95kg) 때문에 스타트가 느린 볼트는 중반까지 중위권에 처져 있었지만 최대 2.80m에 이르는 넓은 보폭을 앞세운 폭발적인 스피드로 다른 주자들을 차례로 따돌렸다. 80m 지점을 지나면서는 선두를 질주하던 개틀린까지 제쳤다. 2008년 베이징에서 그랬듯이 볼트는 골인 직전 두 차례 가슴을 두드리는 여유를 보였다. 레이스를 마친 볼트는 마스코트 인형과 자메이카 국기를 든 채 관중석 곳곳을 찾아다니며 팬들과 기쁨을 나눴다. “내가 해낼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너스레를 떤 볼트는 “4년 뒤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2개의 금메달을 더 딴 뒤 올림픽과 작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트가 출전하는 육상 남자 200m 결선은 19일, 400m 계주 결선은 20일 열린다. 이승건 why@donga.com /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기자}

    • 201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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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방이 안터져… 한방에 무너져… 한국축구 ‘한방’에 울다

    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46)은 14일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지금 잠이 오겠습니까.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했는데 져버렸으니…”라며 “충분히 이길 수 있었는데…. ‘한 방’이 터지지 않으니 어쩔 수가 없네요”라고 말한 뒤 긴 한숨을 내쉬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4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0-1로 졌다. 64%의 높은 볼 점유율(온두라스 36%)과 슈팅 수 16개(온두라스 6개)의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한 대표팀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은 둥글기 때문에 상대나 우리나 한두 번은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강조했는데, 온두라스는 한 번의 역습 기회를 잡았고 우리는 잡지 못했다. 한 방의 유무가 승패를 갈랐다”고 말했다. 끝내 터지지 않은 ‘한 방’에 손흥민(24·토트넘)도 눈물을 흘렸다.  ▼ 손흥민 ‘브라질의 악몽’… 월드컵 이어 올림픽서도 눈물 ▼2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 뒤 울음을 터뜨렸던 손흥민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10여 분 동안 그라운드에 엎드려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손흥민은 리우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브라질로 향하면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당시 국가대표팀 막내였던 손흥민은 당시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 “패배가 너무 싫다. 제 몫을 하지 못한 것 같아서 형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울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날 기대했던 ‘해결사’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양 팀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8개의 슛을 날렸지만 전반 추가 시간에 나온 발리슛 등 3, 4차례의 결정적 슛이 모두 온두라스 골키퍼 루이스 로페스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4분엔 오히려 손흥민의 패스가 상대에게 차단된 것이 빌미가 돼 온두라스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손흥민은 “내가 찬스를 놓치는 바람에 경기를 망친 것 같아 죄송하다. 너무 미안해서 라커룸에서 동료들의 얼굴을 볼 수도 없었다”며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다. 어린 선수들이 비난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숙소에 돌아간 뒤에도 울음을 멈추지 못하고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한 것은 모든 선수들이 똑같았다. 대성통곡을 한 수비수 정승현(22·울산)은 “1년 반 정도 올림픽 대표팀에 있으면서 너무나 많이 성장했다. 그래서 더 아쉽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주장 장현수(25·광저우 푸리)는 “형으로서 좀 더 잘했어야 했다. 동생들에게 도움 주고 싶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류승우(23·레버쿠젠)는 “오늘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어야 하는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오열하는 선수들에게 “너희들은 이게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더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팀에서 만나자”고 격려했다. ○ 너무 짧았던 추가 시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손흥민은 주심에게 달려가 격렬하게 항의했다. 후반 추가 시간(3분)에 온두라스 선수들이 경기를 지연하는 행동을 했음에도 시간을 더 주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였다. 추가 시간 중에 선수 교체, 부상 확인 및 치료 등으로 허비된 시간을 추가로 반영할지 말지는 주심의 재량이다. 2013년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 웨스트햄의 경기에서는 부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웨스트햄의 대니얼 포츠가 그라운드를 빠져나갈 때까지 걸린 10분 이상의 시간을 합쳐 추가 시간이 12분 58초가 적용됐었다. 손흥민은 “내가 (추가 시간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조금이라도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주심이 추가 시간을 6분은 줬어야 했다. 큰 대회임에도 주심의 대응이 미흡했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벨루오리존치=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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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우서 또다시 눈물 흘린 손흥민 “내가 찬스 놓쳐 망친 것 같다”

    손흥민(24·토트넘)이 끝내 터지지 않은 ‘한 방’에 눈물을 흘렸다. 2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 뒤 눈물을 쏟아냈던 손흥민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에서 탈락한 뒤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4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0-1로 졌다. 이날 64%의 높은 볼 점유율(온두라스 36%)과 슈팅 수 16개(온두라스 6개)의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한 방을 터트리지 못한 대표팀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반면 경기 초반부터 수비에 치중했던 온두라스는 후반에 단 한번의 결정적 역습 기회에 한 방을 터트리며 4강에 올랐다.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의 꿈이 좌절된 뒤 손흥민은 10여분 간 그라운드에 엎드려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여러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리고도 골을 기록하지 못한 그는 코칭스태프의 부축을 받고서야 일어났다. 눈 주위가 퉁퉁 부은 손흥민은 경기장을 찾은 교민들의 격려에도 고개를 들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당시 국가대표팀 막내였던 손흥민은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에도 눈물을 흘리면서 “패배가 너무 싫다. 제 몫을 하지 못한 것 같아서 형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1골을 넣는 데 그쳤던 손흥민은 리우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브라질로 향하면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했던 손흥민은 이날 대표팀의 ‘해결사’가 되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양 팀 선수를 통틀어 최다인 8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전반 추가시간에 나온 발리 슈팅 등 3~4차례의 결정적 슈팅이 모두 온두라스 골키퍼 루이스 로페즈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4분엔 오히려 손흥민의 패스가 상대에게 차단 된 것이 빌미가 돼 온두라스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이날 손흥민이 흘린 눈물은 패배의 아쉬움보다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내가 찬스를 놓치는 바람에 경기를 망친 것 같아 죄송하다. 너무 미안해서 라커룸에서 동료들의 얼굴을 볼 수도 없었다”며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다. 어린 선수들이 비난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손흥민은 주심에게 달려가 격렬하게 항의했다. 후반 추가 시간(3분)에 온두라스 선수들이 경기를 지연하는 행동을 했음에도 시간을 더 주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였다. 추가 시간 중에 선수 교체, 부상 확인 및 치료 등으로 허비된 시간을 추가로 반영할지 말지는 주심의 재량이다. 2013년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 웨스트헴 유나이티드 경기에서는 부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웨스트햄의 다니엘 포츠가 그라운드를 빠져 나갈 때까지 걸린 10분 이상의 시간을 합쳐 추가 시간이 12분 58초가 적용됐었다. 손흥민은 “내가 (추가 시간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조금이라도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주심이 추가 시간을 6분은 줬어야 했다. 큰 대회임에도 주심의 대응이 미흡했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이 너무 가슴 아파하고 있다. 위로가 필요한 때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기간 내내 손흥민이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도맡고, 룸메이트 황희찬(잘츠부르크)과 공격 전술을 연구하는 등 올림픽 메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한 것은 모든 선수들이 똑같았다. 믹스트존에서 대성통곡을 한 수비수 정승현(22·울산)은 “1년 반 정도 올림픽 대표팀에 있으면서 너무나 많이 성장했다. 그래서 더 아쉽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류승우(23·레버쿠젠)는 “처음부터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해 무너졌다. 오늘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어야 하는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오열하는 선수들에게 “너희들은 이게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더 열심히 해서 국가 대표팀에서 만나자”고 격려했다. 그는 “마지막 경기라는 각오로 나선 선수들이 (온두라스보다) 월등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골 결정력 부족으로 인한 패배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은 ‘골짜기 세대’ ‘희망이 없는 팀’이라는 평가들을 이겨냈다. 이 선수들이 이끌어 갈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벨루오리존치=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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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축구, 온두라스에 0-1 석패…올림픽 2회 연속 메달 획득 실패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14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하면서 올림픽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신태용 감독은 역습에 능한 온두라스를 상대로 막내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최전방에 세운 4-2-3-1 전술을 들고 나왔다. 눈에 띄는 점은 멕시코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권창훈(수원)을 박용우(서울)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했다는 것. 이는 경기 흐름에 따라 권창훈을 전방까지 올려 공격적인 4-1-4-1 전술로의 변형을 시도하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었다. 경기 초반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의 활발한 돌파를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온두라스는 수비 라인을 자신의 진영까지 내려 한국의 공격을 막아낸 뒤에 긴 패스를 통해 측면 공격수들이 역습을 노리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한국은 전반 38분 손흥민의 강력한 프리킥이 온두라스 골키퍼에게 선방에 막히는 등 공격적인경기를 펼쳤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양 팀은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후반전 들어 한국은 맹공을 퍼부었지만 한순간에 수비 조직력이 흐트러지면서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15분 온두라스는 한국의 패스를 차단 한 뒤에 역습으로 전개해 알베르스 엘리스가 골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 맹공을 퍼부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과 수비진의 육탄 방어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벨루오리존치=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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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에서 먼저 만난 온두라스, 기내엔 냉기류만…

    14일 오전 7시에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토너먼트 8강전에서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펼쳐야 하는 한국과 온두라스. 하지만 두 팀이 먼저 마주친 곳은 경기장이 아닌 브라질리아 공항이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결전의 장소인 브라질 벨루오리존치로 이동하는 두 팀의 항공편을 11일 같은 시간에 마련해줬기 때문이다. 눈인사를 주고받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양 팀 사이엔 냉기류가 흘렀고, 수장들은 신경전을 펼쳤다. 호르헤 루이스 핀토 온두라스 감독은 취재진에게 “한국의 와일드카드가 누구냐”고 물었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우리 팀을 모두 분석했으면서도 모르는 척한 것”이라면서 “비행기 안에서부터 온두라스의 기를 꺾어 놓고 싶다”고 말했다. 두 개 좌석을 사이에 두고 온두라스는 비행기 앞쪽에, 한국은 뒤쪽에 앉았다. 몇몇 온두라스 선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국 선수들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기도 했다. 그러나 ‘신태용호’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선수는 커다란 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들으면서 잠을 청했다. 벨루오리존치에 도착한 신 감독은 “상대 감독의 매너 없는 행동에 흔들리지 않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핀토 감독이 6월 국내에서 열린 4개국 대회에서 신 감독에게 불쾌한 기억을 남겼기 때문이다. 당시 핀토 감독은 한국과 2-2로 비기자 신 감독과 악수를 하지 않고 경기장을 나갔다. 또 한국 코칭스태프를 향해 심판을 매수한 것 아니냐는 제스처를 취했다. 2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코스타리카를 이끈 핀토 감독은 심리전에 능한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 월드컵 때는 조별리그에서 강호 우루과이와 이탈리아를 꺾는 등 이변을 일으킨 끝에 팀을 8강에 올려놔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년 전 그는 “월드컵이 끝난 이후 한국을 비롯해 남미 2개국에서 대표팀 감독 제의를 받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홍명보 전 감독의 후임자를 찾던 대한축구협회는 “핀토 감독은 후보군 중 한 명이긴 했지만 협회 차원에서 직접 접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신 감독은 피지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악연이 있는 프랭크 파리나 피지 감독을 꺾었다. 파리나 감독은 신 감독이 10년 전 호주 프로축구 브리즈번의 코치일 때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피지전을 앞두고 신 감독은 “파리나 감독은 나를 이방인 취급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피지를 상대로 8-0 대승을 거두면서 자존심 대결에서 승리했다. 벨루오리존치=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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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격 김종현, 부전공 50m 소총 복사 깜짝 은메달

    남자 사격 김종현(31·창원시청)이 한국 선수단에 깜짝 은메달을 안겼다. 김종현은 1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슈핑센터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 50m 소총 복사 결선에서 208.2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런던 올림픽 50m 소총 3자세 결선에서 막판 극적인 은메달을 따냈던 김종현은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남자 소총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김종현은 이날 본선을 3위(628.1점)로 통과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2015년 회장기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627.0점)을 1.1점 경신했다. 처음 세 발을 쏘는 첫 번째 시리즈에서 31.8점을 쏘며 선두로 치고나간 김종현은 막판까지 줄곧 3위권을 유지하며 기회를 노렸다. 8번째 시리즈가 끝난 뒤 187.3점으로 키릴 그리고리안(러시아)과 동률을 이룬 김종현은 슛오프에서 10.9점 만점을 쏘며 은메달을 확정지었다. 금메달은 209.5점을 기록한 하인리히 융하에넬(독일)에게 돌아갔다. 김종현의 어머니 심은숙 씨(58)에 따르면 김종현은 중학교 때 취미로 사격을 시작했다. 심 씨는 “처음에 아들은 소총과 권총을 모두 하고 싶어 했다. 가정형편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둘 다 시키지 못하고 소총만 시켰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얌전한 성격이었던 김종현은 정식 사격 선수 생활을 하면서부터 과감한 성격이 됐다고 한다. 김종현은 리우 올림픽이 끝난 뒤인 10월 29일 결혼식을 올린다. 예비 신부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권나라(29·청주시청)다. 앞서 김종현은 “리우 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딴 뒤에 멋지게 정식 프러포즈를 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었다. 부전공인 50m 소총 복사에서 메달 획득에 성공한 김종현은 14일 주종목인 50m 소총 3자세에서 또 한 번의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리우데자네이루=이헌재 uni@donga.com·정윤철 기자}

    • 201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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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보는 ‘큰형님’… 신태용은 ‘동네형’

    ‘신태용호’는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홍명보호’처럼 첫 관문인 조별리그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그러나 신태용호는 홍명보호와 차이가 있다. 런던 올림픽 축하연에서 홍명보 감독(47)에게 “다음 대표팀 감독은 정말 힘들 것 같다”고 말했던 신태용 감독(46)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동네 형님과 큰 형님 신 감독과 홍 감독은 ‘형님 리더십’을 가진 사령탑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같은 형님이라도 선수들을 대하는 방식은 다르다. 런던 올림픽 때 홍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장악했다. 당시 그는 “난 너희들을 위해 등에 칼을 꽂고 다닌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다치거나 잘못되면 자신이 죽을 각오를 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나만 믿고 따라오면 된다는 ‘큰 형님’ 홍 감독의 자신감은 선수들을 뭉치게 만드는 동력이 됐다. 신 감독은 장난기 많은 ‘동네 형님’처럼 선수들과 소통한다. 그는 선수들과 함께 사우나에 들어가거나, 귀를 깨무는 장난을 하면서 감독과 선수 간의 벽을 허문다. 일부 선수가 신 감독을 ‘쌤(선생님)’으로 부르는 이유다. 심상민은 “신 감독님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감을 키울 수 있게 만들어 주신다”고 말했다. 물론 선수를 지켜야 할 때는 홍 감독과 다르지 않다.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3차전 후반 추가시간에 멕시코 선수가 테크니컬 지역 인근에서 황희찬을 가격하자 신 감독은 멕시코 선수에게 달려가 불같이 화를 냈다. 황희찬은 “감독님이 나를 보호해 주셨다. 토너먼트에서의 활약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창과 방패 수비수 출신인 홍 감독이 런던 올림픽에서 압박 수비가 중심인 축구를 구사한 반면 공격수 출신 신 감독은 공격 축구로 메달을 노린다. 신 감독은 개인기가 좋은 멕시코와의 맞대결을 앞두고도 “내가 수비 축구를 해야 하나? 공격진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내가 가진 생각을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태용호는 조별리그에서 12골(3실점)을 넣어 올림픽과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세계대회에 참가한 역대 아시아 국가 중 조별리그 최다 득점 기록을 달성했다. 약체 피지를 상대로 8골을 넣기는 했지만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독일과의 경기에서도 공격으로 맞불을 놓은 끝에 3골씩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만들어냈다. 홍명보호는 런던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2득점, 1실점을 했다. 당시 탄탄한 수비를 보여주던 홍명보호는 4강에서 브라질을 만나 0-3으로 졌다.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은 고전 끝에 8강에 올랐다. 한국과 브라질이 모두 8강에서 이기면 4강에서 또다시 맞붙게 된다.○ 수다쟁이 와일드카드 런던 올림픽 와일드카드였던 박주영, 김창수, 정성룡은 말수가 많은 선수들이 아니었다. 당시 대표팀 분위기를 주도한 선수는 23세 이하였던 구자철-기성용 콤비였다. 그러나 신태용호에서는 23세 이하 선수들이 과묵하다. 문창진은 “우리끼리 있으면 서로 말이 없어서 침묵이 흐를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손흥민과 장현수가 합류하면서 팀 분위기가 바뀌었다. 손흥민은 룸메이트인 막내 황희찬 등 4, 5명의 동생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함께 휴대전화 게임을 즐기거나 농담을 주고받는 등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8강행이 확정된 뒤 라커룸에서 가장 즐거워한 선수도 손흥민이다. 정승현은 “흥민이 형이 흥분을 많이 해서 굉장히 시끄러웠다”고 말했다. 주장 장현수는 들뜬 분위기 탓에 동생들의 정신력이 느슨해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다. 그는 라커룸에서 “즐거운 분위기는 오늘까지만 즐기자. 내일부터는 다시 축구만 생각하자”고 말했다.브라질리아=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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