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조은아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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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achim@donga.com

취재분야

2024-09-18~2024-10-18
중동50%
국제정세16%
국제일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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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출판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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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각대장’ 푸틴, 새벽 평양 도착 ‘당일치기 방북’…김정은 공항영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북한 평양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크렘린궁은 이날 오전 2시 46분경 텔레그램 채널에 “푸틴 대통령이 북한 수도 평양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공개된 크렘린궁의 영상에는 푸틴 대통령이 평양 순안 공항에 착륙한 일류신(IL)-96 전용기에서 나와 레드카펫이 깔린 계단을 힘차게 내려와 마중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활짝 웃은 채 악수하며 얼싸 안는 모습이 담겼다. 두 정상은 악수하자마자 30초 넘게 통역을 통해 환담을 나눈 뒤 두 번째 가벼운 포옹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보라색 한복을 입은 여성에게 붉은 꽃다발을 받은 뒤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의장대가 도열한 레드카펫을 따라 자동차 쪽으로 이동했다. 둘은 걸어가면서도 계속 이야기를 했고 잠시 멈춰 서서 통역을 통해 대화하기도 했다.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아우루스’ 리무진 앞에서 서로 먼저 타라고 양보하는 듯한 손짓을 하다 푸틴 대통령이 뒷좌석 오른쪽에, 김 위원장이 뒷좌석 왼쪽에 탔다. 두 정상을 태운 리무진은 오토바이 여러 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항을 떠났다.아우루스는 러시아제 최고급 리무진으로 푸틴 대통령이 올해 2월 김 위원장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탄 아우루스는 푸틴 대통령 소유라고 보도했다.타스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국빈 방문으로 가장 높은 등급”이라며 “이는 러시아와 북한 관계 발전의 역동성과 성장을 나타낸다”고 전했다.푸틴 대통령은 18일 러시아 극동지역 사하 공화국 야쿠츠크에서 전용기를 타고 북한에 이날 밤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늦은 다음날 새벽 도착했다. 예정됐던 1박 2일 일정이 당일치기로 압축적으로 진행된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그는 당시 러시아 지도자로선 처음 북한을 찾아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하고 북러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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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가는’ 수목장… ‘웰다잉’ 산림복지의 종착역

    숲을 통한 산림복지의 종착역은 나무에 고인(故人)을 모시는 수목장이다. 수목장은 품위 있고 존엄한 마무리를 추구하는 웰다잉(Well Dying·좋은 죽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친환경적인 장묘 문화가 확산하며 주목받고 있다.현재 장사업무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수목장림으로 등록된 곳은 전국에 37곳이다. 충남 보령 기억의 숲, 경기 양평 하늘숲추모원 국립 2곳, 인천 의왕 세종 공립 3곳, 공공법인 3곳, 재단법인 6곳, 종교단체 23곳이다. 국립 2곳에 있는 추모목은 기억의 숲 3950그루, 하늘숲추모원 6315그루다. 나무 한 그루에는 최대 10명의 고인을 모실 수 있다. 나무를 기준으로 주변 1∼2㎡ 정도 넓이에 구멍을 파고 골분과 흙을 섞어서 넣거나, 자연분해되는 용기에 골분을 넣어 깊이 30cm 이상으로 묻어야 한다. 추모목에는 명패를 한 개만 달 수 있다. 명패에는 고인의 이름과 생년월일, 사망일, 추모글을 쓸 수 있다. 안치 기간은 통상 30년 안팎이다. 수목장은 전통 장묘 방법 중 하나인 매장보다 공간을 덜 차지한다. 한국수목장문화진흥재단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묘지 면적은 국토 면적의 1%에 해당하는 10만 ha로 추정된다. 장묘 추세도 매장보다 화장이 늘고 있다. 2022년 전체 사망자 37만2939명 가운데 34만2128명이 화장을 해 화장률은 91.7%를 기록했다. 봉안시설이나 묘지 등은 인위적인 방식으로 조성해 운영되고 있는 반면에 수목장림은 자연의 숲에 있는 나무(추모목) 밑에 골분을 안치해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한다. 또 지속 가능한 숲에 있어 시설이나 기타 관리에 대한 부담이 다른 장묘 방법에 비해 덜하다. 이에 국립 수목장림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 2곳에 있는 국립 수목장림은 충남, 경기에서만 운영 중이다. 한국수목장문화진흥재단은 올해 경북권, 2025년에는 호남권에 국립 수목장림 신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정경희 한국수목장문화진흥재단 국립기억의숲 센터장은 “산림 그대로를 활용한 수목장림은 묘지 조성으로 인한 산림 훼손을 막고, 대규모 장묘 수요도 소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 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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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풍과 혹한 뚫고 민둥산을 울창하게… ‘K숲 기술’ 39개국 수출

    “모래바람만 불던 민둥산이 50년 만에 초록 숲으로 변했습니다.” 10일 오전 해발 900m 강원 평창군 대관령 특수조림지에서 만난 이주식 동부지방산림청 산림경영과장이 자신의 몸통 두께만큼 자란 전나무에 기댄 채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목재 수탈로 민둥산이 됐다가, 1968년 화전민이 이주해 온 뒤 산을 개간하면서 황폐화됐다. 1970년대부터 조림이 진행됐지만 기온이 영하 30도에서 영상 30도까지 널뛰고, 최대 풍속이 초속 45m에 달하는 대관령 황소바람이 불어닥쳤다. 이런 열악한 환경을 뚫고 조림에 성공했다. 국내 조림지 중에서 유일하게 ‘특수조림지’라는 명칭이 붙게 된 배경이다.● 반세기 만에 민둥산을 빽빽한 숲으로 이곳 일대 조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고속도로변 국토 녹화 계획에 따라 1974년부터 1986년에 걸쳐 진행됐다. 311ha 면적에 나무 84만3000그루를 심었다. 1974년도에는 38ha에 잣나무 등 11만4000그루를 심었지만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묘목 98%가 죽었다. 시행착오 끝에 바람을 막을 벽을 세우고 망을 두르며 영양분 가득한 논흙을 산으로 끌어올려 나무를 심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나무를 가꿔 50년이 지난 현재 민둥산은 풍성한 숲으로 변신한 것이다. 조림의 천적은 바람이었다. 어린나무의 뿌리와 몸통이 바람을 견디지 못해 제대로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았다. 1974년 강풍 때문에 조림에 실패한 이후 당시 전문가와 학계에서는 “대관령은 황소바람이 불어 조림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1976년 조림 당시 평창 양묘장에서 근무했던 성기주 씨(77)는 “나무를 심고 뒤돌아보면 쓰러져 있었다”며 “대관령 바람이 어찌나 센지 모래바람이 불면 자동차 앞 유리가 파일 정도였다”고 했다. 바람을 견디고 나무를 심기 위해 방풍책과 방풍망, 지주목을 이용했다. 방풍책은 바람을 막는 장벽이다. 50m 간격으로 높이 3m, 길이 20m 장벽을 세웠다. 시멘트나 나무로 만든 기둥에 지름 15cm 안팎의 낙엽송을 철사로 촘촘하게 엮은 장벽을 만들어 1차로 바람을 막았다. 조림지에 세운 장벽 길이는 총 4.8km에 이른다. 또, 모래나 다름없는 토양을 대신해 양질의 논흙을 산으로 옮겨서 뿌리고 묘목을 심었다. 당시 산 위로 옮긴 흙은 90t이 넘는다. 인부들이 지게를 짊어지고 직접 옮겼다. 성 씨는 “대형 움막을 쳐놓고 합숙하듯이 몇 달씩 먹고 자며 나무를 심었다”고 했다. 현재 특수조림지 임목축적은 190m³다. 2022년 전국 산림 평균 172m³보다 높다. 임목축적은 1ha에 있는 굵기 8cm 이상 나무의 밀집도를 뜻한다. 이 과장은 “이런 환경에서 빽빽한 숲으로 키워낸 게 경쟁력이자 기술”이라고 했다. 황재홍 산림과학원 산림기술경영연구소장은 “국내 목재 자급률은 여전히 20%를 못 넘고 있다. 조림을 통해 숲을 늘려가면 목재 자급률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림과학원의 수종 표준 탄소흡수량에 따르면 특수조림지에 사는 50년 된 잣나무는 ha당 연간 7.5t, 낙엽송은 7.7t, 신갈나무는 7.8t의 이산화탄소를 각각 흡수한다. 승용차 1대(연료소비효율 L당 14km 기준)가 연간 1만5000km를 주행했을 때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2.4t 정도다. 특수조림지 1ha마다 최소 승용차 3대 넘게 1년 동안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셈이다. 이 과장은 “천덕꾸러기 산이 보물산으로 변신한 것”이라며 “산이 무너져 내리는 사태 같은 2차 재난도 막고,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K숲 기술, 39개국에 수출 대관령 특수조림지 비법은 백두대간 복원에 활용됐다. 2017년 해발 1000m가 넘는 대관령면 횡계리에 있는 목장 용지를 산림으로 바꿀 때 바람을 막는 울타리와 묘목을 보호하는 대나무 통발을 만들어 소나무 등 나무 9000그루 정도를 심었다. 산림청은 39개 국가와 업무협약을 맺고 이 같은 우리 숲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12일 카자흐스탄과 산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산불 예방과 대응, 피해지 복원법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또 생물 다양성 증진을 위한 종자 협력과 연구기관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 카자흐스탄은 2022년부터 다음 해까지 10만 ha의 숲이 불에 타 예방과 복구를 하기 위해 우리 산림청에 협력을 요청했다. 이 밖에도 바람이 많이 부는 고산지대에 조성된 특수조림지를 직접 보기 위해 최근 3년 동안 베트남과 네팔 등 10여 개국에서 54명이 대관령을 찾았다. 산림청은 경제림, 산불 피해지, 섬 지역 산림, 큰 나무 육성 등 7개 항목에 맞춰 다양한 조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는 산불 피해지 1600ha, 양봉 농가를 위한 밀원수(아까시나무와 같이 꿀을 품은 나무) 150ha를 포함해 기존 숲 수종 교체까지 모두 1만6671ha 규모의 숲을 가꿀 예정이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국토 녹화 50년 만에 숲 가꾸기 기술을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동티모르, 부탄을 포함해 39개국과 업무협약을 맺고 우리 숲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 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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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 지역의회, 철거위기 소녀상 영구 존치 추진

    철거 위기에 처한 독일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베를린 지역의회 의원들이 영구 존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소녀상은 일본 측의 철거 요구에도 2020년 9월부터 4년가량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카이 베그너 시장이 철거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철거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베를린 미테구(區) 의회에 따르면 집권 사회민주당, 좌파당 소속 구의원들은 최근 구청에 소녀상의 영구 존치를 보장하라는 결의안을 상정했다. 의원들은 결의안 초안에서 ‘소녀상이 베를린 지역 공동체의 중요한 프로젝트이므로 철거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성폭력 피해자를 기리는 다른 기념물을 마련한다고 해도 이 소녀상을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좌파당은 20일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19일 평화의 소녀상 존치를 지지하는 추모 행사도 열기로 했다. 소녀상은 설치 직후 미테구청으로부터 철거를 명령받았다. 소녀상을 설치한 재독 시민사회단체 코리아협의회가 가처분 신청을 내 철거가 보류됐다. 이후 구의회가 수 차례 존치 결의안을 채택했다. 베그너 시장은 지난달 베를린과 일본 도쿄의 자매 결연 30년을 맞아 도쿄를 찾았다. 당시 그는 소녀상을 두고 특정 측의 입장만 강조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또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상과 만난 자리에서도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그가 일본 측에 소녀상 철거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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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베를린 지역의회, ‘평화의 소녀상’ 영구존치 결의

    철거 위기에 처한 독일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베를린 지역의회 의원들이 영구 존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소녀상은 일본 측의 철거 요구에도 2020년 9월부터 약 4년가량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카이 베그너 시장이 철거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철거 우려가 커지고 있다.17일(현지 시간) 베를린 미테구 의회에 따르면 집권 사회민주당, 좌파당 소속 구의원들은 최근 구청에 소녀상의 영구 존치를 보장하라는 결의안을 상정했다. 의원들은 결의안 초안에서 ‘소녀상이 베를린 지역 공동체의 중요한 프로젝트이므로 철거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성폭력 피해자를 기리는 다른 기념물을 마련한다 해도 이 소녀상을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좌파당은 20일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19일 평화의 소녀상 존치를 지지하는 추모 행사도 열기로 했다.소녀상은 설치 직후 미테구청으로부터 철거를 명령받았다. 소녀상을 설치한 재독 시민사회단체 코리아협의회가 가처분 신청을 내 철거가 보류됐다. 이후 구 의회가 수 차례 존치 결의안을 채택했다. 베그너 시장은 지난달 베를린과 일본 도쿄와의 자매 결연 30년을 맞아 도쿄를 찾았다. 당시 그는 소녀상을 두고 특정 측의 입장만 강조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또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과 만난 자리에서도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그가 일본 측에 소녀상 철거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베를린시 당국은 베그너 시장의 발언을 두고 “소녀상 문제의 해결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베를린과 도쿄 양측이 공동으로 소녀상 철거를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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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센강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50여척 장관… “음악가들 음계 연습하듯 운항 간격 신경”

    “예에에∼!” 17일 프랑스 파리 센강 동쪽의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강을 내려다보던 시민들이 갑자기 환성을 질렀다. 다음 달 26일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선수단을 입장시킬 선박들이 리허설을 위해 줄지어 다리 아래에서 운항을 시작한 것이다. 행사 관계자들이 선박 안에서 알록달록 깃발을 힘차게 흔들자 시민들은 발길을 멈추고 손을 흔들며 호응했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근대올림픽 128년 역사상 처음으로 경기장 밖에서 열리는 ‘센강 개막식’의 리허설까지 공개하며 올림픽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2021년 팬데믹 속에 열려 주목받지 못한 도쿄 올림픽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오스테를리츠 다리 아래에서 출발한 선박 50여 척은 센강을 따라 6km를 흘러 에펠탑과 트로카데로 광장 사이에 있는 이에나 다리까지 닿았다. 고풍스러운 17개의 다리를 지나는 동안 태권도와 펜싱 경기가 열릴 그랑팔레, 양궁 경기장으로 변신할 앵발리드, 오르세 및 루브르 박물관은 물론이고 리모델링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까지 관광 명소들이 줄줄이 보였다. 실제 개막식 때는 참가국 선수 1만500명이 선박 94척에 나눠 타고 이 동선을 따라 ‘수상 행진’을 하게 된다. 개막식은 TV로 생중계되는데 선박 곳곳에 설치된 공식 후원사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울트라 200여 대가 선수들의 모습을 촬영해 올림픽방송서비스(OBS)로 전한다. 티에리 르불 조직위 의전총괄 디렉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치 음악가들이 음계를 연습하듯 선박들이 행사장에 정확히 도착할 수 있도록 운항 간격을 일정하게 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했다. 조직위가 센강 개막식과 함께 ‘올림픽 흥행 카드’로 준비 중인 센강 수영 경기는 논란이 여전하다. 알렉상드르 3세 다리와 알마 다리 구간에서 올림픽·패럴림픽의 철인3종 수영 종목과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 워터 스위밍이 예정돼 있는데 수질 문제가 여전히 잦아들질 않는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23일 직접 수영을 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지만 같은 날 시민단체들은 이에 항의하는 ‘소변 테러’를 예고했다. 파리시는 최근 예기치 못한 폭우로 강물이 늘어난 데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조기 총선 발표로 수영 시범 행사를 다음 달 7일 총선 2차 투표가 종료된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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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정상 빠진 ‘우크라 평화회의’… 伊 멜로니도 지원 난색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제평화회의가 열렸지만 휴전 협상의 ‘핵심 고리’인 미국과 중국 정상이 불참하며 그 성과가 제한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의 관심이 중동 전쟁으로 분산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힘겨운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15, 16일 스위스 니트발덴주(州)의 휴양지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국제평화회의’는 57개국에서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확인했다. 한국에선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참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선언문 초안은 러시아 침공을 ‘전쟁’으로 규정하고 “우리는 영해를 포함해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에서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든 국가의 주권, 독립성, 영토 보전에 대한 위협이나 무력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15일 평화회의에 참석해 에너지 인프라 복구 등을 위해 15억 달러(약 2조 원) 이상을 지원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선언문 초안엔 후속 개최국이 명시되지 않아 한계를 남겼다. 또 미국 중국 정상이 불참한 것도 다소 김이 빠진 모양새다. 주최국 스위스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이 참석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탈리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뒤 바로 귀국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균열을 노출시켰다”고 평했다. 중국 역시 시진핑 국가주석은 물론이고 고위급 인사도 불참했다. 중국은 러시아가 회의에 초대받지 않은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해 전쟁을 연장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WSJ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이 회의가 러시아의 전쟁에 대한 목표를 철회하는 데 도움을 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라’란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게다가 9일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을 승리로 이끌어 ‘킹메이커’로 떠오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난색을 표한 점도 악재로 떠올랐다. G7 회원국들이 러시아 동결 자금의 이자 수익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500억 달러를 지원하는 사업에 대해 멜로니 총리는 15일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당분간 직접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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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조은아]영국의 ‘잃어버린 14년’

    다음 달 4일(현지 시간) 영국 총선은 14년간 집권한 보수당의 패배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심지어 최악의 참패가 예견된다. 이달 12∼14일 진행된 한 지지율 조사에서 야당 노동당은 46%를 얻은 반면, 보수당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21%에 그쳤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보수당은 전체 하원 650석 중 71석만 차지할 수도 있다. 직전 총선인 2019년 365석과 비교해 5분의 1도 안 된다. 이러다 보니 영국에선 ‘보수당이 선거 멸종(electoral extinction)에 직면했다’는 말까지 나온다.‘이게 다 브렉시트 때문’ 불만 고조 현 상황은 190년 역사를 지닌 보수당을 상징하던 윈스턴 처칠이나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봤다면 뒷목을 잡을 일이다. 위기 때마다 나라를 굳건히 이끌던 보수당이 어쩌다 이리 망가졌을까. 현지에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결정적이었단 의견이 중론이다. 2020년 팬데믹 봉쇄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거치며 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이게 다 브렉시트 때문’이란 불만이 늘어났다. 보수당이 브렉시트로 기업들 발목을 잡아 경제 위기를 제대로 타개하질 못하고 있단 얘기다. 영국 국립사회연구센터 조사에 따르면 최근 브렉시트 찬성 비율은 24%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인 2016년 찬성률(41%)의 반 토막 수준이다. 브렉시트가 경제, 이민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인식이 과거보다 늘었다. 2016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는 브렉시트를 국민투표로 띄우며 “난 EU에 잔류하길 원하지만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속내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이었다. 브렉시트를 주창하는 극우 독립당이 노년 보수층 표를 흡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유권자들은 브렉시트를 시급한 현안으로 보지도 않았다. 영국 BBC방송은 최근 브렉시트 과정을 되짚은 기사에서 “국민투표 이전 조사에선 대중이 브렉시트를 우선적 문제로 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결국 표가 급한 정치인들이 브렉시트를 이용해 대중을 동요시켰던 셈이다. 보수당의 실책으로 국민이 치러야 하는 대가는 컸다. 런던시는 “올해 초 영국이 EU 탈퇴 이후 경제 규모가 6% 감소했으며, 2035년 10%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상공회의소가 2022년 말 사업체 1168곳을 대상으로 벌였던 설문조사에서도 약 77%가 ‘브렉시트가 매출 증대나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실제로 2019년 이후 영국의 상품 수출입 증가율은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낮았다. 청년들은 EU 국가로 취업이 어려워졌다고, 소비자들은 통관이 복잡해져 마트에 진열된 품목이 줄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보수당의 또 다른 패착은 근시안적으로 인기에 집착하면서 장기적인 국가 과제엔 소홀했다는 점이다. 보수당 집권 이후 내각은 꾸준히 투자하고 설계해야 할 연구개발(R&D)과 교육, 기업 투자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보수당 내각은 금융위기 이후 긴축정책을 폈는데, 이로 인해 공공투자가 불안정해져 기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R&D 등 장기 과제 투자엔 소홀 더 심각한 건, 이런 장기적 정책 오판은 후대로 갈수록 더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보수당 집권 14년 동안 영국이 겪은 ‘잃어버린 14년’이 앞으로 몇십 년 이상 이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영국의 현실은, 정부가 정치적 실리만 따져 정책을 추진하면 그 실패가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일깨운다. 우리 역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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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9년 명문 프랑스 르코르동블뢰에서 ‘김치요리 경연대회’

    프랑스 파리 센 강변에 있는 129년 전통 요리 명문 학교 르코르동블뢰에서 11일(현지 시간) ‘김치 요리대회’가 열렸다. 현지 5성급 호텔 요리사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김치를 활용한 타르타르와 생선 회 등 창의적 요리를 선보였다.르코르동블뢰와 현지 비영리 문화단체 AMA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 기업 대상이 후원하는 이 대회는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올해 참가자들은 다음 달 26일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주제로 맛김치와 포기김치, 백김치, 총각김치 등 4종을 활용해 요리를 개발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약 350명이 지원해 이 중 파리 5성급 호텔 만다린 오리엔탈의 수석 요리사 등 10명이 결선에 도전했다. 이날 1위는 홍콩계 프랑스인 힌 웨이 류 씨가 포기김치와 대황 등을 활용해 올림픽 오륜을 표현한 ‘김치 타르타르’가 차지했다. 류 씨는 “평소 한국 김치를 즐겨 먹는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김치의 매력을 더 깊이 느꼈다”고 말했다. 심사를 맡은 르코르동블뢰의 에리크 브리파르 교장은 “참가자들이 김치 요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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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세컨더리 보이콧’에 中은행도 포함… 제재 대상 러 기관-개인 4500곳으로 확대

    미국이 13∼15일 이탈리아 풀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앞서 러시아를 지원하는 중국 은행까지 제재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대(對)러시아 제재를 12일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의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인 러시아 기관 및 개인이 기존 1200여 곳에서 4500여 곳으로 대폭 늘었다. 미 재무부와 국무부 등은 12일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 및 단체 300곳 이상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증권거래소(MOEX) 및 자회사,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관련 회사는 물론이고 무인기(드론), 금, 공작기계, 초소형 전자부품 등에 관한 기업과 개인이 대거 포함됐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의 방위산업 기업,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이미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단체 등과 거래하는 어떤 국가의 기업도 2차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 튀르키예(터키), 아랍에미리트(UAE) 국적의 외국 개인 및 단체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미 재무부는 VTB 등 러시아 은행들과 거래하거나 이를 시도하면 미국의 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서방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서구 제재를 우회해 러시아에 무기 부품이 될 반도체, 각종 전자기기 등을 판매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번 2차 제재 확대로 이런 거래를 중개하는 중국 주요 은행들이 대거 미 제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도 러시아를 지원하는 중국 은행에 대한 제재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해럴 전 백악관 국제경제담당 선임국장은 로이터통신에 “러시아를 상대로 국제적인 금융 금수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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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CB의 ‘힘없는 피벗’엔 이유가 있다 [조은아의 유로노믹스]

    세계 3위 경제권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 6일(현지 시간) 기준금리가 전격 인하돼 주목을 받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캐나다, 스위스, 스웨덴에 이어 선진국으로선 선제적으로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다른 중앙은행들의 인하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됐다.그런데 ECB의 설명을 잘 짚어보면 ‘힘없는 피벗’ 모양새다. 중앙은행은 통상적으로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힌트를 남겨 향후 금융시장의 충격을 완화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금리경로를 미리 정하지 않는다’며 금리의 방향을 조금도 제시하질 않아 추가 금리인하의 시기가 불분명해졌다. ECB는 왜 이번에 깜빡이를 유독 희미하게 켠 것일까. ● 금리 내리며 물가 전망치는 올려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약 5년 만에 0.25%포인트 내리면서도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정하지 않는다”며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기간에 정책 금리를 충분히 제한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상승세가 심상치 않을 때는 금리를 내리기 힘들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 속도와 시간을 데이터가 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울퉁불퉁한(bumpy) 길이 될 것임을 알고 있다. 앞으로 몇 달은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의 방향이 울퉁불퉁하다는 건 필요할 땐 금리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확연한 인하세가 되진 못할 것이란 얘기다. 게다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0%에서 2.2%로 올려 금리인하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이에 시장은 금리 방향을 알 수 없게 됐다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라가르드 총재가 (그간 금리인하를 자주 시사했기 때문에) 마지못해 금리를 인하했다”며 “시장은 ECB의 통화정책 방향을 점점 더 의문시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내년 물가상승률이 상향된 점에 “더욱 놀라운 일”이라고 짚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10일엔 좀더 명확하게 말했다. 이날 유럽 언론사 4곳과의 인터뷰에서 “필요한 만큼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달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긴 했지만 인상을 하는 데도 적극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시장은 ECB가 일단 7월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라가르드, 실기론 피하려 선수 쳐”ECB가 물가상승 전망치를 올렸음에도 이번엔 금리 인하를 택한 이유는 그만큼 유럽 경제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나홀로 성장’ 분위기인 반면 유럽 경제는 성장이 둔화돼 성장률을 끌어올릴 동력이 필요하다. ECB는 금리를 내리면 주택시장과 기업, 소비자가 새로운 투자와 소비 활력을 찾을 것으로 봤을 것이다. 독일 은행 베렌베르크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ECB가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가계와 기업의 관심을 끌고 투자 심리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라가르드 총재가 ‘실기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 선수를 쳤다는 분석도 있다. 그는 작년 FT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첫 6개월간 (금리 인상에) 더 과감했어야 했다”며 금리인상 실기론에 수긍하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ECB의 금리 인하 당일 “오늘 금리 인하의 가장 큰 혜택은 한 사람, 라가르드 총재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 나중에 (다른 중앙은행들이 인하하는 시기에) 지금의 상황에 대해 ‘인하가 옳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유럽 언론들은 금리 인하에 따른 경제 활력을 기대하는 반면 미국 언론들은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라가르드 총재가 그간 금리인하를 재차 예고했기 때문에 그 신뢰를 깨지 않기 위해 마지못해 금리를 내렸다면서 “ECB는 장기적으로 미국과 다른 길을 택한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연준은 12일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기존 3회에서 1회로 수정하면서 예상보단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ECB만 인하를 거듭할 경우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는 등 경제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 프랑스 은행 나티시스의 ECB 담당자인 더크 슈마허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그들(ECB)은 궁지에 몰렸다”며 ECB가 금리 인하로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를 약화시켜 수입 비용을 높이고, 물가상승률을 더 자극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불거지는 경제 이슈가 부쩍 늘었습니다. 경제 분야 취재 경험과 유럽 특파원으로 접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 유럽 경제를 풀어드리겠습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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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中전기차에 최대 38% 추가관세

    유럽연합(EU)이 7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최대 38.1%까지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00%로 올리기로 한 것에 뒤이은 조치다. 중국은 “권익을 지키기 위한 모든 조치에 나서겠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평균 21%의 추가적인 관세를 잠정 부과하는 계획을 중국 당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기존 10%의 관세에 평균 21%가 추가되는 것이다. 비야디(BYD), 지리(Geely),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에는 각각 17.4%, 20%, 38.1%의 추가 관세율을 별도로 정했다. 중국 전기차 1위 업체인 BYD는 기존 관세까지 합해 27.4%를 부과받는 것이다. 이번 관세는 잠정적 조치로, 확정 관세는 11월 EU 회원국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돼 5년간 적용될 예정이다. EU는 저가를 무기로 유럽 시장을 무섭게 공략하고 있는 중국산 전기차를 상대로 지난해 9월부터 정부 보조금 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도한 보조금이 지급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은 EU 제품보다 20%가량 저렴하다. EU는 내년이면 역내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비중이 15%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EU의 추가 관세는 BYD, SAIC 등 중국 업체뿐 아니라 중국에 공장을 둔 테슬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경제 싱크탱크인 킬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에 2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면 수입이 4분의 1가량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기차 판매 세계 1위인 BYD는 40∼50%의 관세가 부과돼야 수입 억제 효과가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형적인 보호주의”라며 “중국은 합법적인 권익을 확고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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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기총선 승부수 마크롱 “극단에 맞서자” 연대 호소

    “극단주의의 열병에 맞서 더 단결하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0일로 예정된 조기 총선을 앞두고 극우세력에 대항하는 ‘반(反)극우 연대’ 구성을 촉구했다. 프랑스 정통 우파인 야당 공화당이 9일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극우 국민연합(RN)과의 연대를 선언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RN을 저지하기 위해 중도 좌·우파에 대한 결집을 호소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12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패배한 직후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을 전격 발표한 뒤 연 첫 기자회견에서 “중도, 진보, 민주 및 공화주의는 단결돼 있다”며 반극우 연대로 극우 RN을 저지하자는 뜻을 강조했다. 의회를 전격 해산한 이유에 대해선 “극단주의(RN)에 투표한 프랑스인들 앞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계속할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극우를 지지한 유권자들을 새로운 총선을 통해 설득하고 다시 신임을 얻겠다는 취지다. 또 그는 “2027년 극우에 권력의 열쇠를 주고 싶지 않았다”며 이번 조기 총선을 통해 차기 대선에서 RN의 전 대표였던 마린 르펜 의원의 집권을 막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 다수가 우리의 지속적인 연합을 허용하질 않았다”며 여소야대 의회가 정부의 개혁법 통과를 방해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1일 마크롱 대통령이 조기 총선을 발표한 직후 놀란 장관들에게 “역사를 견디느니 다시 쓰는 게 낫다”고 거듭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사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5년 임기는 2022년 대선에서 결정된 게 분명하다”며 결과와 무관하게 대통령직을 지킬 것임을 확실히 했다. 이에 따라 총선에서 RN이 승리하면 대통령은 마크롱이, 총리는 제1당 대표인 RN 조르당 바르델라가 맡는 ‘동거 정부’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이 건국된 이래 첫 ‘중도우파 대통령-극우 총리’ 동거 정부가 탄생하는 것이다. 조기 총선 발표에 따른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샤를 드골,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등 역대 대통령을 배출한 공화당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는 11일 “우리는 힘을 합쳐야 한다”며 RN에 선거 연대를 제안했다. 공화당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5위에 그치자 극우와 손을 잡고 생명 연장에 나선 것이다.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장관 등 공화당 출신 장관 7명은 르피가로 공동 기고문에서 “드골 장군의 후계자들이 세운 이 당의 모든 것을 배반하는 행위”라며 시오티 대표의 방침을 비난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2명은 탈당 의사를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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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기총선 발표’ 마크롱, 反극우 연대 촉구…“2027년 대선서 극우 저지”

    “극단주의의 열병에 맞서 더 단결하자.”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0일로 예정된 조기 총선을 앞두고 극우세력에 대항한 ‘반(反)극우 연대’ 구성을 촉구했다. 프랑스 정통 우파인 야당 공화당이 9일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극우 국민연합(RN)과의 연대를 선언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RN을 저지하기 위해 ‘반(反)극우 연대’ 결성을 호소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12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패배한 직후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을 전격 발표한 뒤 연 첫 기자회견에서 “중도, 진보, 민주, 및 공화주의는 단결돼 있다”며 반극우 연대로 극우 RN을 저지하자는 뜻을 강조했다. 의회를 전격 해산한 이유에 대해선 “극단주의(RN)에 투표한 프랑스인들 앞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계속할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극우를 지지한 유권자들을 새로운 총선을 통해 설득하고 다시 신임을 얻겠다는 취지다. 또 그는 “2027년 극우에 권력의 열쇠를 주고 싶지 않았다”며 이번 조기 총선을 통해 차기 대선에서 RN 전 대표였던 마린 르펜 의원의 집권을 막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마크롱 대통령은 “의회 다수가 우리의 지속적인 연합을 허용하질 않았다”며 여소야대 의회가 정부의 개혁법 통과를 방해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1일 마크롱 대통령이 조기 총선을 발표한 직후 놀란 장관들에게 “역사를 견디느니 다시 쓰는 게 낫다”고 거듭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사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5년 임기는 2022년 대선에서 결정된 게 분명하다”며 결과와 무관하게 대통령직을 지킬 것임을 확실히 했다. 이에 따라 총선에서 RN이 승리하면 대통령은 마크롱이, 총리는 제1당 대표인 RN 조르당 바르델라가 맡는 ‘동거 정부’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이 건국된 이래 첫 ‘중도우파 대통령-극우 총리’ 동거 정부가 탄생하는 것이다.조기 총선 발표에 따른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샤를 드골,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등 역대 대통령을 배출한 공화당의 에릭 시오티 대표는 11일 “우리는 힘을 합쳐야 한다”며 RN에 선거 연대를 제안했다. 공화당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5위에 그치자 극우와 손을 잡고 생명연장에 나선 것이다. 브뤼노 르메르 재경경제부 장관 등 공화당 출신 장관 7명은 르피가로 공동 기고문에서 “드골 장군의 후계자들이 세운 이 당의 모든 것을 배반하는 행위”라며 시오티 대표의 방침을 비난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2명은 탈당 의사를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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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용주의-타협’ 내세워 이미지 변신… EU 극우, ‘비호감’ 떨치고 표심 잡아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연합(EU) 이사회에서 호감과 존경을 받는 지도자다. 그녀는 유럽에 중요하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제1당으로 확정된 중도우파 정치그룹 유럽국민당(EPP)의 타나시스 바콜라스 사무총장은 10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47)를 이같이 추켜세웠다. EU 주류 세력인 바콜라스 사무총장은 제2당인 중도좌파 그룹과 안정적인 다수당을 구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 선거에서 4위에 오른 극우 정치그룹 유럽보수와개혁(ECR)과 ECR의 약진에 크게 기여한 멜로니 총리의 존재감을 인정한 것이다. 과격한 정책과 선동으로 ‘비호감’ 세력으로 여겨지던 극우가 어떻게 유럽 정치의 핵심까지 파고들었을까. 극우 부상의 원인으로는 경제난과 반(反)이민 정서 등 외부적 요인이 자주 언급된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듯 극우 지지자임을 커밍아웃하길 꺼리던 유권자들이 이제 이를 적극 드러낼 정도로 극우가 대중성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의 색채를 누그러뜨리고 실용과 소통, 새 얼굴을 앞세운 극우 세력의 진화가 작용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로 꼽히는 멜로니 총리와 프랑스에서 집권당을 누른 국민연합(RN)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29)가 그 중심에 있다.● 伊멜로니, 反EU 노선 버리고 타협 멜로니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극우 약진을 이끈 데다 차기 유럽의회 지형을 좌우할 ‘킹메이커’로 부상했다. 10일 잠정 개표에서 ECR의 일원으로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극우 이탈리아형제당은 28.8%를 득표했다. 직전 선거인 2019년 지지율의 4배가 넘는다. 2022년 10월 집권 전 ‘여자 무솔리니’로 불린 멜로니 총리가 유럽 정치의 중심에 화려하게 선 비결로는 실용주의와 타협의 태도가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EU에 반대하는 수사를 버린 대신 ‘EU를 개혁하자’는 기조로 물러선 점을 짚었다. 극우에 거리를 두던 EU 주류 보수와 극우 진영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당초 이미지를 완화했다고도 분석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승리 기자회견에서도 “우리에게는 보다 실용적이면서 덜 이념적인 정책을 취하는 유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년 미국에서 열린 보수단체 행사에서 “EU를 무너뜨려라”라고 외치며 ‘친트럼프’ 성향을 드러냈던 그가 달라진 것이다. 유럽인들도 이민과 경제난에 대한 독설로 ‘매운맛’이던 극우가 ‘순한 맛’이 됐다고 느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멜로니 총리가 집권했을 당시 (극우에 대한) 공포감으로 그에게 투표한 이들도 공개적으로 고백하기를 꺼렸지만 이제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미소짓는 佛바르델라, 극우의 새 얼굴 프랑스에서 집권 르네상스당을 두 배 이상의 지지율로 누르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7)에게 굴욕을 안긴 극우 국민연합(RN)의 무기는 29세인 바르델라 대표다. 1995년 파리 근교 드랑시에서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홀어머니와 낙후된 생드니의 공동주택단지에서 성장한 배경으로 비주류의 호감을 샀다. 극우 진영은 집권당의 가브리엘 아탈 총리(35)의 적수로 바르델라를 키웠다. 그는 세련된 외모와 적극적인 소셜미디어 소통으로 ‘센 언니’ 이미지가 강한 RN 전 대표 마린 르펜 의원보다 호감도 높은 극우의 새 얼굴이 됐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성공 비결에 대해 “미소를 띤 편안한 인상을 배웠고, 합의와 겸손의 태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들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여전하다. 맥스 헤이스팅스 칼럼니스트는 블룸버그통신 기고에서 경제 성장 하락세 등 유럽이 직면한 위기를 극우 포퓰리스트들은 직시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는 (극우 세력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수년간 권력 장악력이 약해진 유럽 엘리트들에 대한 엄청난 질책”이라고 주장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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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의회 선거 극우 약진… EU ‘양대 축’ 佛獨 집권당 제쳤다

    극우 성향을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미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회 선거 결과 유럽연합(EU) 내 극우 양대 정당이 각각 4, 5위에 오르며 크게 약진했다. EU의 양축인 프랑스와 독일에선 집권당이 극우 정당에 참패했다. 지지율이 극우 정당의 절반에도 못 미쳐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9일 의회를 전격 해산하고 30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극우의 대약진을 두고 서방에서 ‘새로운 우파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현상이 유럽에 머물지 않고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고무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佛마크롱, 극우에 밀리자 의회 해산 6∼9일 EU 27개 회원국에서 치러진 선거가 마무리된 뒤 유럽의회가 10일 낮 12시 기준 잠정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제1당인 중도우파 성향 유럽국민당(EPP)은 총 720석 중 185석(25.7%)을 얻어 1당을 유지하게 됐다. 제2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37석(19.0%), 제3당인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은 79석(10.9%)으로 예상됐다. 극우 양대 그룹인 유럽보수와개혁(ECR)은 69석에서 73석으로, 정체성과민주주의(ID)는 49석에서 58석으로 의석이 늘었다. 두 극우 정당의 의석수가 현 의회에 비해 13석 늘어난 것으로, 두 그룹이 연대하면 현재 제3당인 자유당그룹을 누를 수 있다. EU 회원국 유권자들은 자국 선거법에 따라 정당에 투표한다. 그 결과에 따라 각 회원국은 인구에 비례해 할당받은 의석수 내에서 당선인을 배분해 유럽의회 의원으로 보낸다. 출구조사 결과 ID 일원으로 프랑스 극우 마린 르펜 의원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은 약 31%를 득표해 자유당그룹에 속한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당(14.6%)을 두 배 넘게 앞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 1시간 만에 대국민 연설에서 “(선거를 통해) 여러분의 메시지를 들었다”며 “오늘 저녁 국회를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2022년 6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지 2년 만에 의회를 다시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할 수 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독일 ‘신호등’ 연립정부에 속한 정당 3곳도 참패했다. 출구조사 결과 숄츠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SPD)의 득표율은 13.9%로, 극우 독일대안당(AfD·15.9%)에 2위를 내주고 3위에 그쳤다.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에선 9일 집권당 열린자유민주당이 5%대로 극우에 밀리자 알렉산더르 더크로 총리가 눈물을 흘리며 사퇴를 선언했다.● “새로운 우익 시대 막 올라” 유럽 변방에서 부상하던 극우 세력이 핵심 정당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로는 고물가, 난민 유입에 따른 혼란, 친환경 정책으로 인한 비용 상승,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피로감 등이 꼽힌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유럽의회에서 각각 중도우파, 중도좌파 성향의 1, 2당 간 연정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네덜란드 정치학자 카스 뮈더는 미 워싱턴포스트(WP)에 중도우파 연정 내 일부 세력이 더욱 우경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중도우파와 극우 진영이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극우세력의 돌풍은 유럽에 머물지 않고 11월 미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P는 “자유주의적 가치의 보루처럼 여겨졌던 EU에서 극우 정당이 기록적인 세를 얻어 서방에 새로운 우익 시대의 막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 결과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피즘’(트럼프주의) 세력을 고무시킬 수 있다고 관측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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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덴마크 총리 피습… 극단적 정치분열속 잇단 폭력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47·사진)가 7일 수도 코펜하겐 광장에서 39세 폴란드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지난달 15일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여러 발의 총격을 입은 지 약 3주 만이다. 지난달 독일에서도 프란치스카 기파이 전 베를린 시장 등 유명 정치인 여러 명이 습격당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일고 있는 극단적인 정치 분열이 각국 정치인에 대한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서유럽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날 오후 광장에서 이 남성으로부터 갑작스러운 폭행을 당했다. 목격자들은 “해당 남성이 갑자기 다가와 총리의 어깨를 세게 밀쳤다”고 전했다. 도주하려던 범인은 현장에서 검거됐고 12일간 구금에 처해졌다.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용의자가 범행 당시 술과 마약에 취해 있었다. 피해자가 덴마크 총리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의 변호인은 “정치적 동기와는 무관한 범죄”라고 거듭 강조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가벼운 목뼈 부상을 입었고 7일 일정을 취소했다. 8일 성명을 통해 “어제 사건으로 슬펐지만 안전하다”며 수많은 지지 인사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진보 성향인 사회민주당 소속으로 2019년부터 집권 중이다. 특히 42세에 최연소 총리에 올라 큰 관심을 모았다. 유럽 지도자들은 한목소리로 정치 폭력을 규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우리가 믿는 모든 것에 반하는 이 비열한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또한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사회에 대한 공격”이라고 동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등도 프레데릭센 총리의 쾌유를 기원하고 범행을 규탄했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에 대한 공격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6∼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각국의 극우 정당이 약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민 등을 둘러싼 기존 갈등이 격화하면 이 같은 정치 폭력이 더 빈번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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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자유-민주주의 수호 위해 침략에 맞서야”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은 미국이 푸틴에 맞서길 바랄 것이다. 이를 의심하는 사람이 있는가?”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를 이끈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맞아 상륙작전의 무대였던 프랑스 ‘푸앙트 뒤 오크’를 찾아 이같이 연설했다. 당시 참전용사들이 나치 아돌프 히틀러에 맞서 싸웠듯 오늘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유럽을 위협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항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우리 시대의 자유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나라 안팎에서의 침략에 맞서야 한다”고 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나는 미국의 위대함이 과거의 일이란 사실을 거부한다”며 “우리가 함께 행동할 때 미국에서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없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미국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 대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겨냥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슬로건이 잘못됐다고 꼬집은 셈이다. 푸앙트 뒤 오크는 1984년 재선 도전을 선언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40주년 연설에서 “미국은 독재정부를 상대할 때 고립주의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며 옛 소련에 대한 군비경쟁을 선언한 곳. 이 연설은 레이건 전 대통령을 재선으로 이끈 미국 대통령 최고의 연설 중 하나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을 견제하는 동시에 레이건 전 대통령처럼 고립주의를 거부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노르망디 콜빌쉬르메르 미군 묘지에서 가진 연설에서도 “고립주의는 80년 전에도 답이 아니었고 오늘날에도 답이 아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하지만 일각에선 과거 레이건 전 대통령을 ‘군사적 모험주의자’라고 비판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레이건을 본 딴 연설에 나서는 것이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보좌관이었던 코리 샤크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은 달갑지 않은 비교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맞아 이른바 트럼프식 고립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6일 NYT 기고문에서 “미국 우익에서 목소리가 큰 일부는 2차 세계대전 이전 고립주의를 부활하고, 전후 평화를 유지해온 동맹 제도의 기본 가치를 부정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의 미 의회 통과가 지연된 점을 사과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서방의 단결을 과시하려 한 것이다.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은 13일부터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15일부터 스위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이와 관련해 미국은 러시아 본토에서 장사정 무기를 활용해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하르키우를 공격하는 러시아군을 타격할 수 있는 탄약을 포함해 2억2500만 달러(약 3000억 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6일 미 ABC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나 크렘린궁을 타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와의 직접 충돌로 전쟁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제한을 뒀다는 것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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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CB-캐나다 금리인하… 글로벌 ‘피벗’ 확산

    캐나다가 5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하루 뒤에는 유럽중앙은행(ECB) 또한 금리 인하에 동참했다. 올들어 스위스, 스웨덴 등도 금리를 내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또한 올 하반기(7∼12월) 중 인하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고물가에 대처하기 위해 강도 높은 금리 인상 정책을 단행했던 주요국이 ‘긴축’에서 ‘완화’로 돌아서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의 문을 열었다. ECB는 6일 기준 금리를 기존 4.50%에서 4.25%로 0.25%포인트 낮췄다.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내내 인상 기조를 이어갔지만 최근 독일 등 곳곳에서 경기 둔화가 심각해지자 금리를 낮췄다. 캐나다 중앙은행 또한 5일 기준금리를 기존 5.00%에서 4.75%포인트로 0.25%포인트 내렸다. 역시 2020년 3월 이후 4년여 만의 인하다. 세계 주요국 중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가던 미국 경제도 최근의 소비 부진, 고용 둔화 등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인하를 점친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에 5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 나스닥지수 등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개발 주도권을 쥔 대표 기술주 엔비디아가 상승 랠리를 이끌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5.16% 올랐다. 시가총액 또한 3조100억 달러(약 4119조 원)로 애플을 제치고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美, 고용-소비둔화에 9월 금리인하 기대감 커져글로벌 ‘금리 피벗’ 확산일부 “금리 내려도 인플레 전쟁 계속”캐나다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각각 5, 6일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이달 말 영국중앙은행 또한 인하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 경제지표 호조, 여전히 높은 소비자물가 수준 등을 들어 올해 안에 연준이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없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가 1.3%로 기존 속보치(1.6%)에 비해 0.3%포인트 낮아지고 고용, 소비지표 등도 둔화하자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금리 선물(先物)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70%로 보고 있다. TD증권 또한 “(미국의 뜨거운) 고용시장을 더 이상 인플레이션의 위험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인플레가 점진적으로 둔화한다면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지지할 만하다”고 평했다. 다만 미국과 EU가 금리를 인하해도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6%로 4월(2.4%)보다 올랐다.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또한 ECB가 금리 인하를 단행해도 이것이 인플레에 대한 “승리 선언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또한 “현재의 고금리가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피벗(pivot)‘축을 회전해 방향을 튼다’는 뜻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때 널리 쓰인다. 최근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 그간의 기준금리 인상 대신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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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청년들, OECD 근무 도전을”… 주OECD대표부, 佛서 설명회 개최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가 5일(현지 시간) OECD와 공동으로 프랑스 파리에 있는 OECD 사무국에서 한국인 청년들을 위한 ‘2024년 OECD 진출 설명회’를 열었다. 올해 설명회에선 예년과 달리 한국인 OECD 직원 10여 명이 직접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OECD 산하 국제교통포럼(ITF)의 김영태 사무총장, 엘사 필리초프스키 OECD 공공거버넌스국장 등이 OECD 직원에게 필요한 역량 등을 소개했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이날 설명회에는 약 150명이 참석했다. 최상대 주OECD 대표부 대사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며 한국인 직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많은 한국 젊은이의 도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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