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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 ‘테라파워’가 미국 내 첫 SMR 건설을 시작했다. 2022년 SK㈜와 SK이노베이션은 총 2억5000만 달러(약 3444억 원)를 테라파워에 투자했다. 테라파워는 10일(현지 시간) 북서부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착공식을 열고 공사에 돌입했다. 착공식에는 게이츠 창업자,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게이츠 창업자는 “안전하고 풍요로운 탈(脫)탄소 에너지를 향해 한 발짝 나아갔다”며 이 SMR이 미 에너지산업의 미래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SMR은 2025년 문을 닫는 화력발전소 터에 들어선다. 2030년부터 상업 운전에 돌입해 2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345MW(메가와트)급 전기를 생산하기로 했다. 약 40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의 건설비 중 절반은 미 에너지부가 지원한다. SMR은 기존 원전보다 크기 및 발전 용량이 작은 원전으로 안정성이 높아 기존 원전의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설 시간 및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고 주민 반발 또한 적은 편이어서 각국이 개발 및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는 다음 달 2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 증강 전시회’를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관람객들은 삼성전자 태블릿 ‘갤럭시 탭 액티브5’를 통해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방대한 유산을 증강현실(AR)로 즐길 수 있다. 갤럭시 탭 액티브5에는 1163년 노트르담 대성당 착공부터 현재 진행 중인 복원 프로젝트까지 총 21개로 구성된 역사적 순간의 3차원(3D) 영상이 담긴다. 영상은 AR과 시노그래피(공간 연출)가 접목돼 독특하고 몰입감 높은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전시는 2021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미국 워싱턴, 영국 런던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됐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무인편대기용 능동형위상배열(AESA) 레이다 기술 개발’ 과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AESA 레이다는 공중·지상·해상 등 다중 표적을 탐지 및 추적하고 동시 교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최첨단 레이다다. 무인편대기용 AESA 레이다의 핵심은 소형·경량화다. 이를 위해 한화시스템은 발열이 많은 레이다에 공기만으로 냉각할 수 있는 ‘공랭식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과제는 정부가 주관하는 첫 공랭식 AESA 레이다 개발이다. 개발 완료 시 무인기는 물론이고 경전투기급 항공기에도 즉시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시스템은 2026년 말까지 한국형 전투기 ‘KF-21’과 복합 운용하는 무인기에 최적화된 AESA 레이다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석유화학 업계도 각국 정부 및 고객사들이 역내 공급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변화에 맞춰 새롭게 전략을 짜 나가야 합니다.” 지난달 29일 글로벌 1위 화학기업 독일 바스프의 울산 온산 공장에서 만난 마르셀루 루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43)은 “해외 수입보다 자국 생산, 자국 소비를 선호하는 게 최근의 트렌드”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최대 항로가 막힌 ‘홍해 물류 대란’을 예로 들며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기 위한 자국 공급망 중심주의가 더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석유화학에도 역내 공급망 우선주의 확산” 루 사장은 올해 바스프의 한국 진출 70주년을 기념해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세계은행(WB) 출신인 그는 2006년 바스프에 입사해 독일, 홍콩, 미국법인 등을 두루 거쳐 올해 아태 사장에 취임했다. 루 사장은 “바스프도 역내 공급망을 중시하는 새로운 흐름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며 “유럽 내 공급망은 이미 잘 갖춰 놓은 상태고 북남미, 중국, 인도, 동남아 등 다양한 지역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 사장은 한국의 강점 중 하나로 공급망을 꼽았다. 플라스틱 원료, 소재 생산부터 최종재에 해당하는 자동차 산업도 활발해 시너지가 큰 시장이라는 평가다. 그는 “한국은 공급망, 인재 및 기술, 자유무역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춰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분야에서 아시아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루 사장은 “한국에서 많은 공장이 국제친환경인증(ISCC+)을 획득하며 이제 어느 고객사든 (넷제로) 수요가 발생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다”며 “한국 내 다양한 협력사와 직접 만나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기회가 활발하게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스프는 한국을 고부가, 넷제로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식물 등에서 추출한 지속가능한 원료를 더 많은 사업에 도입하는 게 목표다. 루 사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넷제로 회의론에 대해서는 “속도를 늦추기보다 오히려 가속화할 때”라고 했다. 루 사장은 “갈수록 기업들에 요구하는 탄소감축 기준이 높아지기 때문에 친환경 소재,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2, 3년 후에는 넷제로 관련 공급 부족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발 저가 공세로 석유화학 업계가 시름을 앓는 상황에서 루 사장은 생존을 위해 ‘상업성’ ‘지속가능성’ ‘장기 비전’ 등 3가지를 모두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비용에만 매몰되면 기술 혁신을 못 좇고, 기술 투자만 하면 회사 존립이 위협받는다”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기 때문에 이 세 가지 균형을 잘 갖춘 기업만이 생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할 땐 과감한 결단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경쟁력 없는 사업을 계속 유지했다가는 지속가능성이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시아 내 고부가 나일론 생산기지 한국뿐” 바스프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 내 바스프의 유일한 폴리아마이드66 생산기지인 온산 공장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를 통틀어서도 폴리아마이드66을 생산하는 곳은 바스프 온산 공장뿐이다. ‘나일론’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폴리아마이드는 섬유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자기기 등 산업 곳곳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플라스틱 소재다. 이 중에서도 고부가인 66 제품은 열내구성, 경도가 뛰어나 차량용 내장재나 타이어코드(보강재), 에어백 등 특수 소재로 쓰인다. 온산 공장은 45m 높이에 최상층인 8층부터 차례로 아래로 내려가며 원료 혼합과 증발, 중합 과정의 제조 라인이 운영되고 있었다. 가장 아래층에는 완성된 폴리아마이드66을 담은 1t 무게의 포대 900여 개가 쌓여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공급처가 정해진 일주일치 재고”라며 “석유화학 업계가 최근 어렵다지만 고부가 소재인 폴리아마이드66의 수요는 꾸준히 있다”고 설명했다. 바스프는 1982년 한국 내 첫 생산기지를 시작으로 현재 8개 공장과 4개의 연구개발(R&D)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루 사장은 “우리는 한국의 산업화 성장 역사를 함께했고 1998년 외환위기(IMF) 때는 오히려 투자를 확대했을 정도”라며 “한국은 이제 바스프의 가장 선두에서 혁신을 이끄는 핵심 밸류체인(가치사슬)”이라고 했다.마르셀루 루 바스프 아태 총괄 사장 이력―2002년: 세계은행 민간 개발 담당―2006년: 바스프 입사, 원자재 구매 담당(독일)―2011년: 폴리아마이드·중간체 사업관리 이사(홍콩)―2012년: 아태지역 폴리아마이드·전구체 사업관리 부사장(홍콩)―2016년: 바스프캐나다 대표이사―2021년: 북미지역 케어케미컬 수석 부사장(미국)―2024년: 아태지역 총괄 사장 겸 인도 사외이사(싱가포르) 울산=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올해 1분기(1∼3월) 중국이 글로벌 반도체 장비 구매를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로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뿐 아니라 북미, 일본 등 주요 국가와 지역이 대부분 장비 구매를 줄였지만 중국은 반대 행보를 보인 것이다. 중국 정부 및 기업들이 미국 주도의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리 장비를 대거 사재기한 결과로 풀이된다. 9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산업협회(SEMI)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반도체 장비 구매액(매출)은 264억 달러(약 36조46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SEMI가 협회 회원사와 일본반도체장비협회(SEAJ)에서 제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지역에서 발생한 반도체 장비 청구액을 집계한 결과다. 하지만 중국은 113% 늘어난 125억2000만 달러의 반도체 장비를 구매했다. 전체 구매액의 절반에 육박하고, 한국 대만 북미 일본 등 네 지역을 모두 합친 구매액 112억5000만 달러보다 10%가량 많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장비 규제가 일본, 네덜란드로도 확산된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본격적인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장비뿐만 아니라 중국이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레거시(구형) 분야로도 미국의 규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내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중국은 그동안 동남아, 중동 등 제3국을 통해 장비를 들이거나, 첨단 장비를 레거시라고 속이는 ‘꼼수’를 통해 미국 규제를 우회했다”며 “미국의 규제가 더 심해지면 이 편법마저 막힐 것이라 보고 마구잡이로 반도체 장비를 사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본보가 유엔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월 미국, 일본, 네덜란드가 중국으로 수출한 반도체 장비(HS코드 848620)는 134.8% 늘어났다. 금액으로는 지난해 1분기 24억2700만 달러에서 올해 1분기 56억9900만 달러로 2배 이상으로 커졌다. 특히 네덜란드의 중국 수출액이 4억6700만 달러에서 22억5500만 달러로 383.1%나 뛰었다. 네덜란드에는 중국이 미세공정에서 가장 애를 먹고 있는 노광(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작업) 분야 1위 장비회사인 ASML이 있다. 중국 이외 주요 반도체 제조국들의 장비 구매액은 같은 기간 일제히 감소했다. 한국은 7% 줄었고 북미는 33%, 일본은 4% 줄었다.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 본사가 있는 대만은 66% 급감했다. TSMC는 4월 1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올해 파운드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약 20%’에서 ‘10% 중후반’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TSMC가 공식 발표에 앞서 이미 내부적으로 시설투자의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장비업체 임원은 “보통 반도체 산업에서 장비 구매는 후행(後行) 지표”라며 “제조사들은 산업이 좋아지면 회전이 빠른 소재, 부품부터 확보하고 시간이 걸리는 장비는 1, 2개 분기 이후부터 늘리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1분기 반도체 장비 구매를 줄인 게 반도체 산업의 침체 신호로 읽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아짓 마노차 SEMI 회장도 “1분기 글로벌 반도체 장비 매출이 줄었지만 반도체 업계 분위기는 여전히 긍정적이고 회복 국면에 접어든 상태”라며 “앞으로 국가별 공급망 경쟁과 첨단 기술에 대한 수요 증가로 장비 시장도 더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의 3대 회장인 웨이저자(魏哲家·C C 웨이) 체제가 공식 출범하자마자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칩 연합’이 결속력 다지기에 나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만에서 웨이 회장과 만나 AI 협업을 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대만의 지정학적 문제에 우려하지 않는다”며 웨이 회장에게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 TSMC 시대’에 맞춰 부문별 1위 업체로 구성된 엔비디아 연합이 자신들의 독주 체제를 굳히기 위한 협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는 것이다.● 최태원 “AI 시대 함께 열자” 최 회장은 6일(현지 시간) TSMC 본사가 있는 대만 신주를 찾아 웨이 회장과 AI 및 반도체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웨이 회장 취임 이틀 만이다. TSMC는 4일 주주총회를 열어 웨이 CEO를 신임 회장(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TSMC의 창업자인 장중머우(張忠謀·모리스 창) 회장, 2대 류더인(劉德音·마크 류) 회장에 이은 3대 회장이다. 최 회장은 웨이 회장을 만나 “인류에게 도움 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고 말하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함께했다. 앞서 4월 SK하이닉스는 TSMC와 6세대 HBM(HBM4) 개발 관련 기술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HBM4 제조에 TSMC의 미세공정을 적용해 내년부터 양산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이후 첫 해외 출장에 나선 최 회장은 대만에서 TSMC 외에도 정보기술(IT) 및 AI 업계 주요 인사들과 회동하며 글로벌 사업 구상을 이어가고 있다. 황 CEO도 웨이 회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대만 매체 궁상(工商)시보에 따르면 황 CEO는 5일 웨이 회장에게 취임 선물을 전달하며 ‘TSMC 주가가 저평가받고 있다’는 웨이 회장의 주장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매체는 황 CEO가 “대만은 강력한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고, TSMC는 많은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TSMC의 납품 가격 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수율 98% 고집하는 웨이 회장 웨이 회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TSMC에 몸담은 반도체 전문가다. 전자·전기 공학 박사 출신으로 1998년 TSMC에 개발자로 입사했다. 2013년 류더인 CEO와 공동 대표를 맡다 2018년 장중머우 창업자가 경영에서 물러나며 당시 웨이 CEO가 TSMC의 단독 대표를 맡았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웨이 회장은 경쟁사의 수율(정상품 비율)이 50%인 상황에서도 ‘TSMC는 98%여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기로 유명하다. TSMC를 파운드리 1위로 성장시키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 블룸버그는 그를 ‘올해의 인물’ 50인에 선정하며 애플뿐 아니라 AMD, 테슬라 등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평소 ‘예’, ‘아니요’로 확실하게 답하는 화법을 선호하며 과감하고 솔직한 성격으로도 알려져 있다. AI 산업이 완전히 개화하며 엔비디아, TSMC, SK하이닉스 등 3사의 AI 가속기 협력은 더 끈끈해질 것으로 보인다. AI 가속기는 AI 학습 및 개발에 최적화한 종합 반도체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 등을 조합해 만든다. TSMC가 엔비디아의 설계를 받아 최종 조립한다. 최근 황 CEO가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4’에서 2026년 AI 가속기 신제품 ‘루빈’을 내놓겠다고 밝힌 가운데 가속기 성능이 강화되며 탑재되는 HBM4의 숫자도 늘어나는 만큼 SK하이닉스의 사업 기회가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르면 7월부터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실시간 통역 기능이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등 다양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지원될 전망이다.최원준 삼성전자 MX(모바일)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7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에서 “곧 갤럭시 AI 실시간 통역 기능을 삼성전자 앱뿐만 아니라 음성 전화 기능을 지원하는 ‘서드파티(제3자)’ 메시지 앱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삼성전자가 공개한 AI 실시간 통역 기능은 삼성 자체 ‘통역’ 앱과 전화 앱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삼성이 아닌 카카오톡, 왓츠앱, 라인 등 주요 메신저 앱의 통화 기능과도 연동해 쓸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해외여행지에서 통화를 할 때 별도 로밍 비용을 내지 않고 인터넷 연결로 가능한 보이스톡 등 메신저 앱을 많이 쓰는데, 이 경우에도 실시간 AI 통역이 지원되는 것이다.최 부사장은 “친구나 동료와 언어 장벽 없이, 선호하는 메신저 앱에서도 여러 언어로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다”며 “또 온디바이스로 구현돼 개인정보 유출 걱정도 없다”고 덧붙였다. 온디바이스란 외부 빅테크 서버를 통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존의 클라우드 방식과 달리 스마트폰, PC 등 사용자 기기 내부에서 기능을 구현하는 형태를 가리킨다.최 부사장은 또 다음달 예정된 갤럭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 관련 “곧 공개될 새로운 폴더블 제품에는 폴더블에 최적화된 갤럭시 AI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갤럭시 제품 중 가장 다재다능하고 유연한 폴더블이 갤럭시 AI와 만나 더욱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대만이 일본 규슈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규슈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인 대만 TSMC 공장이 있는 지역이다. 대만 정부가 TSMC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특화한 일본 기업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해외에 반도체 제조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3일 대만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일본에서 TSMC에 직접 부품을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궈즈후이(郭智輝) 대만 경제장관은 “TSMC가 (규슈) 구마모토현에 2개의 팹(반도체 공장)을 운영할 예정이고 우리는 규슈에 산업단지를 설립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곳에는 TSMC와 협업할 부품, 장비 회사들이 들어설 전망이다. 타이베이타임스는 대만 정부가 직접 나서 해외에서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이전에는 대만 기업들이 동남아 등 해외에 진출할 경우 현지 정부에서 조성한 공업지구에 들어서는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는 특히 TSMC가 미국에도 대형 팹을 짓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할 지역으로 일본을 선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경쟁사 인텔이 있는 미국보다 사업적으로 경합성은 떨어지면서 시너지가 더 큰 일본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또 규슈에는 소니, 파나소닉, 미쓰비시 등 TSMC와 파트너십을 확대할 수 있는 전기·전자 기업이 많다. TSMC가 2월 준공한 1공장에서는 카메라, 자동차 등에 쓰이는 12∼28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급 반도체가 생산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빅테크 8곳이 ‘반(反)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연합’을 결성했다. 창립 멤버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인텔, AMD, 브로드컴, 시스코, HP엔터프라이즈(HPE)다. AI 칩 설계 및 제조부터 AI 모델을 개발하는 최종 수요자, 서버 등 인프라 기업까지 모두 미국 업체로만 구성했다. AI 가속기(학습, 추론에 특화된 AI 반도체) 시장의 절대강자인 엔비디아의 독점을 깨기 위해 미국 중심의 AI 공급망이 만들어진 것이다. 8개사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AI 가속기의 글로벌 표준을 만들기 위한 ‘울트라 가속기 링크(UA링크)’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UA링크는 3분기(7∼9월) 자체 표준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UA링크에 엔비디아는 빠졌다”며 “이는 시장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지배력을 무너뜨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도했다. 생성형 AI 시장 라이벌인 구글과 MS가 손을 잡은 것도 눈에 띈다. 두 기업이 AI를 두고 공식 협력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美빅테크 3사 등 8곳 AI칩 연합… ‘원톱’ 엔비디아에 도전장 [AI 反엔비디아 연합]엔비디아 AI가속기, 대당 5000만원… 뿔난 빅테크 중심 ‘독점 깨기’ 반란美기업 중심 AI 공급망 강화 속내도엔비디아, TSMC-SK와 연합 대응… 삼성은 납품 품질테스트 진행중 글로벌 인공지능(AI)·반도체 업계가 ‘엔비디아 대 반(反)엔비디아’ 구도로 갈리며 AI 칩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 3사를 포함한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8곳은 AI 칩 연합을 출범시키며 엔비디아가 장악한 AI 가속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AI 가속기는 AI를 학습시키는 데 특화된 반도체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반도체를 조합해 만든다. 기존 최강자인 엔비디아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HBM 분야에서 각각 1위 기업인 대만 TSMC와 SK하이닉스로 구성된 ‘1위 연합군’ 체제를 내세워 기술 격차 벌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뿔난 엔비디아 고객사 서로 손 잡아 AI 시장은 한 대당 기본 5000만 원이 넘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가격에 몸살을 앓는 상황이다. 제대로 된 AI용 서버를 구축하려면 AI 가속기가 최소 수백 대에서 수천 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전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면서 ‘부르는 게 값’이 됐다. 여기에 엔비디아 AI 가속기는 전용 소프트웨어 ‘쿠다’와 전용 통신 규격 ‘NV링크’를 통해서만 구동된다. 시장 독점 효과로 엔비디아의 지난해 4분기(지난해 11월∼올해 1월) 영업이익률은 66.7%에 달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공식 출범한 AI 칩 연합 ‘UA링크(UALink)’는 엔비디아에 뿔난 빅테크를 중심으로 일어난 ‘반란’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들의 목적은 엔비디아가 독점하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새로운 세계 표준을 만드는 것이다. UA링크는 “첫 표준인 1.0은 3분기(7∼9월)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UA링크는 AI 가속기끼리의 연결을 최적화하는 ‘개방형 통신 표준’을 만들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UA링크에는 AI 칩의 실제 수요처인 구글, MS, 메타 등 빅테크부터 AI 칩을 설계·생산하는 AMD(팹리스), 인텔(팹리스·파운드리)까지 AI 생태계를 아우르는 주요 기업이 모였다. 참여한 기업 8곳은 모두 미국 업체다. 우선 엔비디아의 ‘고객’인 빅테크 3사가 손을 잡은 만큼 AI 및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가장 큰 라이벌인 AMD가 창립 멤버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와 AMD는 AI 가속기의 두뇌에 해당하는 GPU에서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80%, AMD는 19%다. 이와 함께 ‘파운드리 2위’를 목표로 내세운 인텔이 들어간 만큼 미국 기업들이 자국 공급망 중심주의를 강화하려는 속내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엔비디아는 ‘세계 1위’ 동맹으로 독점 강화 그간 엔비디아 독점에 맞서 업계에서 다양한 합종연횡이 이뤄졌지만 UA링크처럼 구체적 계획이 공식화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3월 구글과 인텔, 퀄컴 주축으로 ‘통합가속재단(UXL)’이라는 AI 소프트웨어(SW) 컨소시엄이 구성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기술 출시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소프트뱅크가 영국 팹리스 ARM과 손잡고 AI 칩을 만든다거나,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함께 AI 가속기 ‘마하1’을 개발한다 등의 연합은 있었지만 아직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반엔비디아’ 전선에 질세라 자체 생태계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업계 최고 사양의 AI 가속기 ‘H100’ ‘H200’ 판매를 본격화한 데 이어 이보다 성능이 2배 이상 뛰어난 ‘B100’ 출시까지 앞두며 후발 주자와의 격차 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 B100 등 ‘블랙웰’ 시리즈가 출시되면 연말부터 블랙웰의 점유율이 빠르게 성장해 전체 고사양 GPU 시장에서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TSMC의 첨단 패키징 공정 ‘CoWoS’의 생산능력이 올해 150%, 내년 7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GPU와 함께 핵심 장치로 꼽히는 HBM 시장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H100에는 HBM3(4세대), H200에는 HBM3E(5세대)가 탑재된다. 현재까지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납품을 위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로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사 SK㈜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경영권 보호를 위해 SK㈜ 지분 매각은 가급적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재판부에서 밝힌 최 회장의 보유 추정 재산은 3조9883억 원이다. 그룹 내 상장 계열사 가운데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 약 2조555억 원이다. 이 중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 가치가 2조514억 원(17.73%)으로 대부분이다. 여기에 최 회장은 비상장사인 SK실트론의 지분 29.4%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SK실트론의 기업 가치는 2조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6000억 원가량이다.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하는 재산분할 금액 1조3808억 원과 위자료 20억 원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한 개인 재산을 총동원하거나 주식 담보 대출을 받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미 SK㈜ 보유 주식 금액 중 31%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주식 담보 대출을 받은 상태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은 SK㈜와 SK실트론 주식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SK㈜ 주식 일부 매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주사인 SK㈜ 지분을 통해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SK스퀘어, SKC 등을 지배하고 있다. SK㈜ 지분을 팔게 되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 현재도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 회장 측 SK㈜ 지분이 25.57%에 불과해 재계 안팎에서는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SK㈜ 주가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점쳐지며 전날 대비 9.26% 오른 15만8100원에 마감했다. 다만 최 회장이 2003년 ‘소버린 사태’를 겪었던 만큼 지주사 지분 매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영국계 펀드 소버린은 SK㈜ 지분 14.99%를 매입하며 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경영권을 위협했다. 항소심 결과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향후 최 회장의 경영 활동에도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고심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도 대내외적 행보에 제약이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는 규모의 재산분할 금액이 나온 데다 전 정권 비자금, 개인사적인 부분 등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총수 리더십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넷마블문화재단은 지난해 엔데믹(감염병 유행 종식)을 맞아 오프라인 사회공헌 활동을 재개했다. 넷마블문화재단의 대표 오프라인 사회공헌 활동인 ‘넷마블 견학 프로그램’은 2019년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중단됐다가 지난해 다시 시작했다. 게임산업 현장을 방문해 게임 직무에 대한 이해를 돕고 미래 설계에 밑바탕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올 4월에는 첫 넷마블 견학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경북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 60여 명이 지타워를 방문해 견학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견학에 참여한 학생들은 게임산업 직무와 진로 소개, 넷마블 임직원 강의, 보드게임을 통한 게임회사 직무 체험 및 사옥 견학으로 게임산업 현장 및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넷마블게임콘서트’도 지난해부터 오프라인으로 전환됐다. 게임콘서트는 건강한 게임 문화 조성과 확산을 위해 2019년부터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오픈 포럼 형식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오프라인 전환 이후 총 네 차례 진행됐다. 행사마다 1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다. 올해 첫 넷마블게임콘서트는 지난달 29일 개최됐다. 온·오프라인으로 병행 개최됐던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지난해부터 전면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게임의 우수한 기능성을 활용해 장애학생의 자존감 및 성취감을 고양하는 프로그램이다. 2016년부터 시작한 ‘넷마블 바자회’를 기반으로 한 ‘넷마블나눔 DAY’도 4년 만에 재개됐다. ‘넷마블나눔 DAY’는 사내 나눔 문화 활성화 및 참여 독려를 위해 넷마블 전사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사회공헌 행사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GS는 지난달 6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스타트업, 벤처캐피털(VC)과 함께하는 벤처 네트워킹 행사 ‘GS day’를 처음 개최하고 ‘스타트업 벤처와 함께하는 미래 성장’이라는 사업 전략을 선언했다. 행사에는 허태수 GS 회장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진 및 임원들이 함께했다. 벤처업계에서는 ㈜GS와 GS벤처스, GS에너지가 투자한 스타트업 20개사와 DSC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아시아, 카카오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 등 국내 벤처캐피털 32개사가 참석했다. GS는 “GS그룹의 벤처 투자 전략을 알리고 참가 스타트업에 투자 유치와 교류 협력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행사에서는 리코(음식 폐기물 재활용 솔루션), 에스디티(산업현장 디지털전환 솔루션) 등 6개 스타트업 대표가 연사로 나서 ‘IR 피칭(투자자 설명)’을 했다. 퓨처EV, 누비랩, 마이셀, 어썸레이, 해줌 등 GS 투자를 받은 20개 스타트업이 행사에 참석한 벤처캐피털 및 GS 관계자들과 자유롭게 교류하는 시간을 가지며 투자 유치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GS는 2022년 국내 지주사 최초의 CVC(기업형 VC)인 GS벤처스를 설립한 이후 GS 계열들의 투자를 받아 13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했다. 펀드 조성 후 9개월여 만에 10개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를 집행하는 등 벤처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 GS 계열사의 최고경영진까지 함께하며 협력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GS와의 시너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허 회장은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날로 커진다고 하지만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주인공은 디지털 신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임이 확실하다”며 “스타트업과 벤처 업계야말로 GS 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 파트너”라고 말했다. GS 관계자는 “최근 벤처시장의 위축이 경기침체와 자본시장 경색에 따른 것일 뿐 신기술 벤처의 경쟁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GS는 “불확실성과 사업 환경 변화가 큰 시대에 혁신적 기술과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이야말로 미래 산업을 선도할 주인공”이라며 “시장의 침체기는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더욱 잘 식별할 수 있는 기회다”고 밝혔다. GS는 이번 ‘GS day’를 계기로 스타트업 투자는 물론 벤처업계와의 교류 협력과 공동의 성과 창출에 더 힘을 쏟을 예정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직후 SK그룹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소송 관련 담당 임원들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긴급 대책 회의에 들어갔다. 재계에서도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판결이 나올 거라곤 예상치 못했을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이날 재판부에서 밝힌 최 회장의 보유 추정 재산은 3조9883억 원이다. 그룹 내 상장 계열사 가운데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 약 2조555억 원이다. 이 중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 가치가 2조514억 원(17.73%)으로 대부분이다.여기에 최 회장은 비상장사인 SK실트론의 지분 29.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SK실트론 당기순이익 2340억 원에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해 산정한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보면,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1조3800억 원가량이다.결국 최 회장의 재산 3조9883억 원 중 부동산, 현금 등으로 추정되는 규모는 5000억 원대 안팎이 된다.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하는 재산분할 금액 1조3808억 원과 위자료 20억 원을 충당하려면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하거나 주식 담보 대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최 회장은 SK㈜ 보유 주식 금액 중 31%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주식 담보 대출을 받은 상태다.2003년 ‘소버린 사태’를 겪었던 최 회장에게 지주사 지분 매각 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SK㈜ 주가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점쳐지며 전날 대비 9.26% 오른 15만8100원에 마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담보 대출과 SK실트론 주식 처분 등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악의 경우 SK㈜ 주식의 일부 매각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항소심 결과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향후 최 회장의 경영 활동에도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고심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도 대내외적 행보에 제약이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은 규모의 재산분할 금액이 나온 데다 전 정권 비자금, 개인사적인 부분 등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총수 리더십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64)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3)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금으로 약 1조3800억 원을 지급하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혼 소송 재산분할금 중 최대규모다.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30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17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2년 12월 1심을 맡은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부장판사 김현정)가 인정한 위자료 1억 원, 재산분할금 665억 원보다 2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재판부는 “노 관장이 SK의 가치 증가나 경영 활동에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회사 지분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이 SK로 건네졌다는 사실도 인정했다.SK그룹은 충격에 빠졌고 총수 리더십에도 타격을 입었다. 최 회장의 자금 마련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룹 지주사인 SK주식회사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회장의 경영권이 직접 영향권에 드는 셈이다. 이날 최 회장 측은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법원, ‘노태우 비자금’ 유입 인정항소심에선 SK주식회사의 주식이 형성되는 과정에 노 관장 측이 기여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다. 노 관장 측 기여가 인정된다면 재산분할금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1심에서 노 관장은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50%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노 관장이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SK주식회사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SK그룹의 다른 계열사들 주식 형성 기여만 일부 인정해 재산분할금을 665억 원으로 산정했다.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존재와 역할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1991년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 상당양의 자금이 유입됐다”며 “SK가 모험적인 사업과 경영을 시도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방패막이’가 되어 사업을 성공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약 343억 원이 최종현 전 회장 등에 전달돼 증권사 인수와 SK 주식 매입 등에 사용됐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또 1988년 결혼 당시 양쪽 모두 재산이 없었으므로 현재의 재산은 대부분 혼인 생활 중 ‘부부공동체’가 형성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면서 이혼 소송을 시작했다. 노 관장은 2심에서 위자료를 30억 원으로 높이고, 재산분할금도 주식이 아닌 ‘현금 2조 원’으로 변경한 바 있다.● “일부일처제 전혀 존중 안 해”항소심 선고는 이혼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약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재판부는 △혼인관계 파탄 사유 △노 관장의 정신적 고통 등을 세세히 언급하며 최 회장을 질타했다.재판부는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2019년 2월부터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에는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했다”며 “1심과 같이 혼인 생활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는 원고(최 회장)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최 회장을 질타했다.재판부는 또 “혼인 파탄의 정신적 고통을 산정한 1심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다”면서 “최 회장은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 재단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219억 이상을 지출하고 가액 산정 불가능한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고 꼬집기도 했다.선고 후 노 관장 측 변호인단은 “일부일처제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깊게 고민해주신 (재판부의) 훌륭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늦게 갚으면 연 5% 이자도”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합계 재산을 약 4조원으로 보고,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확정 판결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로 계산한 이자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만약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1년 동안 주지 않는다면 노 관장에게 줘야 하는 이자만 690억 원이 넘는 것이다. 노 관장 요구대로 재산분할금은 모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최 회장 측이 상고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조계에선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사 사건은 3심까지 가는 경우 자체가 드물고, 3심에 가더라도 원심 판결이 잘 뒤집히지는 않는다”며 “다만 이 소송은 쟁점이 복잡하고 사안이 다양한만큼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 양측이 일정 금액에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도 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사진)이 28일 윤석열 대통령 초청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UAE 현직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에 이은 답방이다. 두 정상은 문재인 정부 당시 삐걱거렸다는 평가를 받은 양국 관계를 정상화한 데 이어 양국 국방 방산 협력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후티 반군의 탄도미사일, 무인기 등 도발 위협을 받고 있는 UAE는 그동안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 요격 무기뿐만 아니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에 포함되는 방공 시스템 도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UAE 측에서 29일 이런 방산 관련 일정을 가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방한한 무함마드 대통령과 창덕궁 부용지 일원을 산책하고 전통 공연 관람, 차담 등을 함께했다. 29일 이뤄질 공식 회담에서는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UAE가 약속한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투자 약속에 대한 평가와 함께 추가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에너지와 국방·방산, 건설, 첨단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도 경제 협력 논의를 위해 28일 무함마드 대통령과 만났다. 이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 총수들을 포함한 기업인 20명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1시간가량 간담회를 진행했다. 재계에서는 UAE가 추진하는 탄소 중립 스마트시티인 ‘마스다르 시티’ 관련 협력 및 바라카 원전 이후 추가 원전 수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나왔다.‘오일머니’ 의존 낮추려 산업 다각화-중동개혁… 빈 살만에 영향 줘 [UAE 대통령 첫 국빈 방한]‘MBZ’ 무함마드 UAE 대통령은MB와 ‘원전 인연’ 오늘 자택 방문맨시티 구단주인 만수르가 동생 이름 앞글자를 딴 ‘MBZ’로 널리 알려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63)은 ‘오일머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산업 다각화, 여성의 사회 진출 등 중동 주요국에 부는 국가 개혁 바람을 주도한 인물이다. 28, 29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그는 왕세제 시절인 2006년 처음 한국을 찾았다. 이번이 다섯 번째 방문일 정도로 한국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하얀 초대 대통령의 셋째 아들로 영국 샌드허스트 왕립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자이드 전 대통령의 첫째 아들이자 자신의 형인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별세하자 3대 대통령이 됐다. 2014년 할리파 전 대통령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이후 8년간 그가 국정을 운영했다. 2009년 한국이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할 당시 아부다비 왕세제였던 무함마드 대통령이 먼저 한국 측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통화를 요청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때 맺은 인연으로 2011년 한국의 첫 비(非)분쟁지대 파견 사례인 아크부대의 UAE 파병을 이끌어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외교 회의에서 스스로 커피를 따라 마시는 등 중동 왕족의 전형성을 탈피한 모습을 보였다. 필요하다면 미국 하급 관리와도 직접 만났다”고 전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과도 친밀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집권하자 “오랜 친구 MBZ의 집권을 축하한다”고 반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때는 미국의 이란 견제 정책에 적극 동참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MBS’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9)에게 큰 영향을 준 인물로도 유명하다. UAE의 경제 실권자로 꼽히는 타흐눈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국가안보보좌관은 무함마드 대통령의 친동생이다. 영국 축구팀 맨시티 구단주로 유명한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부총리 또한 그의 또 다른 동생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29일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찾기로 했다. 이명박재단은 “이번 만남이 UAE 측 요청으로 성사됐다”며 타국 현직 정상이 퇴임 10년이 넘은 전직 대통령을 만나자고 청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LG가 55명인데 삼성이 19명이라고요?”28일 한 기업조사업체의 발표에 국내 기업들은 화들짝 놀랐습니다. 해당 업체가 올해 1분기(1~3월) 분기보고서를 바탕으로 30대 그룹의 인공지능(AI) 전문 임원수를 집계해 발표했는데 실제 현황과 크게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 조사업체에 따르면 그룹별 AI 임원 수는 LG가 가장 많은 55명(전체 임원수 1017명)이었고, SK 53명(1301명), KT 28명(268명), 삼성 19명(2130명), 현대자동차 6명(1471명), 네이버 4명(138명) 순이었습니다.기업들은 해당 수치는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하기 바빴습니다. 발표 내용에는 삼성전자 11명을 포함해 삼성 전체에 AI 담당 임원이 19명 있다고 나왔습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실제로는 20명은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대표이사(CEO) 직속인 빅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삼성리서치와 삼성 SAIT(옛 종합기술원) 내 AI센터, 각 사업부의 AI 담당 임원을 모두 더한 것입니다. SAIT에 있는 임원급 ‘마스터(R&D 전문 인재)’를 포함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네이버도 AI 임원 4명이 실제 수치와 크게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네이버 100%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가 AI 연구를 맡는 핵심 조직인데 비상장사여서 제외됐다는 것입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여기에만 이사급 이상 임원이 최소 두 자릿수 규모로 있다”고 설명했습니다.기업조사업체 측은 전문 임원의 기준을 AI, 플랫폼, 빅데이터 등에 직접적으로 전담하는 임원만 포함해 집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가전과 같이 세트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는 수준에서 AI 관련 업무를 맡은 임원은 제외했다고 합니다.하지만 기업들은 이 같은 수치가 AI 투자 및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보여질까봐 난감하다는 입장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자의적인 기준으로 뽑아낸 통계가 각 기업들을 단편적으로 평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며 “AI 관련 논문이나 특허 등 합리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객관적인 수치도 있는데 이번 조사 결과 발표는 다소 아쉽다”고 말했습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계 ‘빅4’의 국내 특허 등록 건수가 최근 4년 사이 2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등록한 특허를 무기 삼아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특허 분쟁을 동시다발적으로 벌이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한국은 반도체 제조 강국이지만 장비 분야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견·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장비업계는 글로벌 선두업체들의 특허 공습에 성장의 싹이 꺾이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동아일보가 특허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해외 반도체 기업의 국내 특허 등록 현황에 따르면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AMAT), 네덜란드 ASML, 미국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글로벌 장비 1∼4위 업체의 특허 등록 건수는 2019년 585건에서 지난해 1266건으로 116.4% 급증했다. 이들 기업은 최근 3년간 매년 총 1000건 넘게 국내에 특허를 등록하고 있다. 한 특허 전문 변호사는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의 특허를 피해 제품을 개발하기 쉽지 않다”며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 등록이 많아질수록 국내 경쟁사들과의 특허 분쟁 소지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식각 분야 세계 1위 램리서치는 현재 최소 2건의 특허 소송을 국내 기업과 진행 중이다. 증착 분야 10대 기업 중 하나인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도 2월 총 4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해외 거대 장비사는 매출이 한국 업체보다 많게는 수천 배 커 ‘글로벌 골리앗과 국내 다윗의 싸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손승우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은 “기업들이 사업 수립 단계부터 특허 리스크를 관리하고 소송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정부도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들이 독자 기술력을 갖추도록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美 ‘반도체 장비 골리앗’, 韓 중기에 ‘특허 소송-내용증명’ 공세 [반도체 장비 특허 공습]반도체장비 빅4 특허 소송 압박연매출 23조원 美기업 램리서치… 100억 미만 中企에 생산중단 압박中企들 소송시간-비용 감당 힘들어… “특허리스크 관리-독자 R&D 필요” 연매출 50억 원(2022년 기준) 규모의 국내 반도체 장비기업 A사는 매출 23조7000억 원인 미국 램리서치에 1년 매출에 버금가는 금액을 배상해야 할 처지다. 램리서치가 제기한 특허소송 2심에서 최근 한국 법원이 1심 판결과 반대로 램리서치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A사의 제품은 반도체 웨이퍼를 깎는 식각 장비의 핵심 장치를 고정하는 부품이다. 유지·보수 과정에서 흔히 교체하는 소모성 부품이지만 램리서치는 생산, 판매 권한이 자사에만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사에 34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연이자까지 더해 37억 원으로 불어났다. 글로벌 장비업체들의 ‘특허 공습’에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이 국내에 광범위하게 특허를 등록한 뒤 국내 업체들에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거는 방식이다. 많게는 체급이 수천 배 차이 나는 ‘골리앗’과의 소송전에 한국 중소기업이 대응하다 보면 시간과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국내 소부장 기업들도 특허 리스크 관리와 독자적인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램리서치, 韓 중소기업에 소송·내용증명 2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램리서치는 최근 A사와의 2심 판결을 토대로 복수의 국내 기업들에 “현재 생산하는 장비 부품에 특허 침해 소지가 있으니 즉각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램리서치는 반도체 식각 공정 분야 글로벌 1위다. 반면 내용증명을 받은 업체들 중 일부는 연매출이 100억 원도 넘지 못한다. 국내 장비업계 관계자는 “램리서치에는 아주 작은 소모성 부품이겠지만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멈추면 먹거리가 끊기는 핵심 사업”이라고 말했다. 램리서치는 국내 장비회사 피에스케이(PSK)와도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베벨 에처’라는 PSK의 식각 장비가 램리서치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일본 장비회사 고쿠사이일렉트릭도 2월 국내 유진테크를 상대로 총 4건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증착은 반도체 실리콘 기판 위에 얇은 막을 쌓는 과정으로, 고쿠사이는 연매출 2조2000억 원의 증착 분야 글로벌 10대 기업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빅4 장비업체들은 지난해 국내에서 총 1266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도쿄일렉트론 494건, AMAT 409건, 램리서치 238건, ASML 125건 순이었다. 2019년 585건의 2.2배다. 국내 장비업계는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분쟁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협력업체 입장에서 법적 분쟁 사실이 드러나면 주문이 끊길 위험도 있다 보니 대외적으로 쉬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삼성, SK도 방패막이 힘들어” 글로벌 반도체 장비기업들의 특허 등록이 급증하는 것은 미중 기술 패권 다툼이 격화하며 국가 간, 기업 간 기술 독점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 용인시에 조성 중인 초거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노리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목적도 깔렸다는 게 반도체 업계 시각이다. 한 특허 전문 변호사는 “해외 장비기업들은 ‘에버그린 전략’으로 핵심 기술뿐만 아니라 밑바닥 소모품까지 모든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독점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유래한 에버그린 전략은 오리지널 제약사가 기존 특허를 업그레이드한 ‘개량 특허’를 지속적으로 출원, 등록해 경쟁사 진입을 차단하고 독점 기간을 연장하는 수법을 말한다. 국내 한 장비업체 사장은 “과거에는 글로벌 업체로부터 장비를 구매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형님처럼 나서 ‘싸우지 말고 잘 화해하라’며 우산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며 “하지만 최근 반도체가 외교 문제로 부각되고 글로벌 장비사들의 위상도 ‘슈퍼 을’로 불리며 크게 올라 선뜻 나서기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소부장 업계는 글로벌 업체들의 특허 남발을 막기 위해 특허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국내 업체들도 대응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교육이나 컨설팅 등을 적극적으로 받을 것을 조언했다. 국내 기업끼리 협력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글로벌 대기업과의 분쟁에 공동 대응하는 단체를 만들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우자는 것이다. 또 다른 특허 전문 변호사는 “이럴 때일수록 해외 경쟁사들이 넘보지 못하는 독자 기술력 강화에 힘써야 할 때”라며 “정부가 장벽을 쌓길 기다리기만 하면 국내 기업들은 내수 시장에서조차 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국 중견·중소기업들이 국내에서 글로벌 장비사들과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은 미국에서 각종 반도체 특허 소송에 휘말리며 해외 기업들의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27일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은 최근 5년간 미국에서만 총 26건의 특허침해 소송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유럽에서 각 1건 피소된 것과 대비된다. 일본, 중국은 소송에 얽힌 특허번호를 비공개 처리해 별도 집계되지 않았다. 미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데다 특허와 같은 지식재산권에 대한 의식이 강해 소송에 적극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대기업들은 이 같은 공세에 맞서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특허 무효심판을 제기하며 대응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국내 대기업은 미국에서 총 46건의 특허 무효심판을 제기했다. 문제가 된 기술들이 실제로는 특허에 해당하지 않아 애초에 소송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넷리스트가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낸 특허침해 소송이 대표적이다. 넷리스트는 2021년 삼성전자의 메모리 기술이 자신들의 특허 5건을 무단으로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미국 특허심판원으로부터 “모두 무효가 맞다”는 판단을 받아 승소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미국 이미지센서 개발사 사이오닉스가 텍사스주 동부법원에 삼성전자의 ‘갤럭시 24’를 포함한 일부 제품들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총 6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합의금을 노린 특허전문기업(NPE)의 소송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선 경쟁사가 사업을 영위하지 못하도록 견제하기 위해 소송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가 글로벌 시장에서 1분기(1∼3월)에 처음 점유율 3위로 올라섰다. 기존 5위였던 SMIC는 3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 4위 대만 UMC를 모두 제쳤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SMI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대로 글로벌 3위에 처음 올랐다. SMIC의 1분기 매출은 17억5000만 달러(약 2조4000억 원)로 4위 UMC(17억1000만 달러)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해 1분기 3∼5위는 글로벌파운드리(7%), UMC(6%), SMIC(5%) 순이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SMIC가 특히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가 둔화되는 흐름 속에서 홀로 중국 수요를 등에 업고 선방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1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매출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대비 5% 감소했다. 반면 SMIC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 대비 4.3% 성장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SMIC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며 “2분기(4∼6월)에도 성장세를 이어가 연 10%대 중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MIC가 올 1분기 두 계단을 뛰어넘어 3위가 됐지만 1위 대만 TSMC, 2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TSMC와 삼성전자의 1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은 각각 62%, 13%다. SMIC는 지난해 9월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칩 상용화에 성공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에 SMIC의 7나노 칩이 탑재된 것이다. 다만 미세회로 공정에 필수인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 레거시(구형) 장비로 만들다 보니 수율(정상품 비율)이 50% 이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7나노 공정의 업계 표준 수율은 90% 이상이다. 또 TSMC와 삼성전자가 2018년부터 7나노 반도체를 양산한 것을 감안하면 아직 기술 수준은 뒤떨어져 있다. SMIC는 그럼에도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협력을 토대로 ‘파운드리 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만 IT 전문지 디지타임스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MIC는 7나노에 이어 5나노 칩 생산도 본격적으로 준비하며 12인치(300mm) 웨이퍼 라인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SMIC의 전체 매출 가운데 12인치 웨이퍼 비중은 4분기 기준 2022년 64.4%에서 지난해 74.2%로 약 10%포인트 늘어났다. 12인치 웨이퍼는 이전 세대인 8인치(200mm) 대비 반도체 설계가 더 정밀해지고 생산성이 우수하다. SMIC가 그만큼 고부가가치 반도체 생산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열린 소부장미래포럼에서 “(SMIC는) EUV 등 첨단 장비가 없더라도 온갖 자원을 투입해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 기술 진보를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에 균열이 생긴 것도 SMIC의 기술 진보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장비기업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는 이달 미 상무부로부터 조사에 응하라는 소환장을 받았다. AMAT는 정부 규정을 어기고 한국으로 우회해 중국에 첨단 공정용 장비를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MAT의 2∼4월 중국 매출 비중은 43%로 전년 동기(21%) 대비 두 배로 뛰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성취’라는 단어에 가슴이 뛴다면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해야 한다. 배터리 시장은 이제 성장의 시작점에 서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한다면 무한한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우수 인재 채용 행사(BTC)’에서 “꿈과 비전을 가지고 LG에 입사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회사를 이끄는 CEO가 되어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김 사장은 KAIST 재료공학 박사 출신으로 1998년 LG화학 배터리연구센터로 입사해 연구개발(R&D), 상품기획, 생산, 사업부장 등을 거쳐 CEO에 올랐다. BTC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채용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김 사장뿐 아니라 이진규 최고디지털책임자(CDO), 김기수 최고인사책임자(CHO), 김재영 최고기술책임자(CTO), 정근창 미래기술센터장 등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매사추세츠공대(MIT), 프린스턴대, 코넬대 등 미국 우수 대학 및 연구소에서 온 석박사 인재 40여 명과 함께 대화를 나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미래 배터리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에도 샌프란시스코에서 BTC를 열어 R&D 인력을 확보한 바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