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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플랫폼 요기요가 GS그룹 오너가 4세인 허서홍 GS리테일 부사장(47)을 등기임원으로 선임했다.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허 부사장은 요기요 운영 법인인 위대한상상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허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 부사장이 되면서 요기요 등 신사업 분야를 담당해왔다.GS리테일은 2021년 8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함께 약 3000억 원을 들여 요기요를 공동 인수했다. GS리테일은 현재 요기요 지분 24.0%를 보유 중이다.유통업계에서는 허 부사장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며 요기요의 부진을 해결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요기요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3월엔 쿠팡이츠에 배달앱 2위 자리를 내주는 등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소스’ 시장이 뜨고 있다. 이른바 식품업계 블루오션으로 낙점 받은 모양새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소스를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낙점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수출에도 적극적이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홈푸드의 자사 제조 소스 ‘비비드키친’은 지난달부터 미국 수출을 시작했다. 올해 2월 호주에 처음 수출을 시작한 이래 두 번째 해외 진출이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향후 코스트코 등 현지 대형마트에 이어 일본, 유럽,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사업을 이어온 동원홈푸드는 소스 시장의 성장세를 주목하고 2020년 비비드키친을 론칭했다. 기업 간 거래(B2B)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사업 분야를 넓힌 것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021년 대비 5배로 성장했다. 소스 시장 성장세는 매우 빠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소스 시장 규모는 올해 3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1조3700억 원대에서 5년 만에 시장 규모가 2배 이상으로 커지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전망도 밝다. 유로모니터는 2019년 450억 달러(약 62조 원)였던 글로벌 소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584억2000만 달러까지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597억535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소스 시장은 OEM 업체들과 오뚜기, 샘표 등 자사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외 소스 시장이 커지며 저당 제품과 새로운 분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 중이다. 오뚜기는 2019년 소이마요 소스, 케첩과 마요네즈를 합친 ‘케요네즈’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왔다. 지금까지 출시한 소스만 250여 종에 이른다. 지난해 말에는 기존 케첩 대비 당 함량을 8분의 1 수준으로 낮춘 제품을 처음 내놓으면서 ‘저당 소스’ 시장에 진출했다. 간장으로 유명한 샘표는 서양 요리 콘셉트의 ‘폰타나’, 커리 등 아시아 음식 ‘티아시아’에 이어 최근엔 짜장, 동파육 등 모던 중식 콘셉트의 ‘차오차이’를 출시했다. 샘표 관계자는 “기존 브랜드인 폰타나와 티아시아는 향후 중국 등 해외 진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완제품 업체들도 자사 인기 제품의 소스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불닭볶음면’의 소스 ‘불닭소스’를 중심으로 소스 사업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촌에프앤비도 소스를 회사의 4가지 핵심 경영 키워드 중 하나로 정했다. 소스 브랜드 ‘K1 KYOCHON’ 상표도 출원했다. 청양고추를 사용한 해당 제품은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판매 중이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발전하면서 식품 산업 성장의 후반 단계로 여겨지던 소스 시장도 차차 확대되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고추장, 불닭소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어 향후 수출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은 인건비 부담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저임금 수준 근로자를 고용 중인 중소기업 600곳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관련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1.6%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낮추거나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2일 밝혔다. ‘최저임금 2∼3% 인상’은 23.5%, ‘최저임금 1% 내외 인상’은 8.7%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악화시키는 주된 고용노동 요인으로는 최저임금 인상(64.8%)이 첫손에 꼽혔다. 사회보험료 인상(39.5%), 구인난(27.7%), 공휴일의 유급 휴일화(22.5%)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연 매출액 10억 원 미만 기업의 74.0%가 경영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플라스틱병을 만드는 공법을 바꿔 30분 이상 걸리던 공정을 3분 내로 줄였습니다. 병을 얇게 만들 수 있으니 원료비 절감 효과도 덩달아 얻었죠.”(민병서 동원시스템즈 횡성공장 품질보증팀장) 29일 오전 강원 횡성군 동원시스템즈 횡성사업장 2공장에선 숙취해소 음료 ‘헛개수’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길이 5cm인 ‘프리폼’(병을 만들기 전 제작되는 플라스틱 원형 모형)이 생산 라인으로 들어가자 수 초 만에 약 25cm 길이의 헛개수 음료 병 크기로 커졌다. 과산화수소수 소독과 물 세척을 거친 병에 미리 배합을 마친 액체를 채우면 곧바로 살균과 냉각을 진행한다. 2공장의 1개 라인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병은 분당 약 600개에 이른다. 횡성사업장에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병의 가장 큰 특징은 두께에 있다. 국내엔 생소한 ‘무균충전(Aseptic Filling) 공법’을 통해 기존 플라스틱병보다 플라스틱을 20% 적게 사용해 병을 만든다 일반 플라스틱병 음료는 섭씨 100도 내외에서 수 분간 살균한 뒤 40도 이하에서 30분가량 냉각하는 과정을 거친다. 냉각 과정에서 열처리 공정이 오래 걸려 페트병을 일정 두께 이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열처리 과정에서 원료의 맛이 변하는 경우도 많다. 무균충전 공법은 135도 고온에서 30초∼1분 내로 급속 살균한다. 냉각도 25도에서 5초 이내에 끝낸다. 원료의 맛이 크게 변하지 않는 비결이다. 열처리 과정이 짧아 페트병을 굳이 두껍게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원료를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민 팀장은 “페트병을 얇게 만들 수 있어 친환경적이고 연료비 절감과 탄소배출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동원그룹의 용기 전용 자회사인 동원시스템즈는 2018년부터 무균충전 음료를 새로운 먹거리의 일환으로 정하고 1400억 원을 투자해 횡성에 제1공장(2개 라인)을 준공했다. 2022년부터 95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최근 2공장(1개 라인)을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2공장 준공으로 생산 역량의 30%가 추가됐다. 생산 가능한 병의 종류는 120여 개, 하루 생산량은 약 240만 개에 달한다. 24일 준공식에 참석한 서범원 동원시스템즈 대표는 “향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증설로 무균충전 방식의 음료를 연간 10억 병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에선 동원시스템즈를 비롯해 삼양패키징 등이 무균충전 음료 OEM 사업을 하고 있다. 무균충전 방식은 여러 장점으로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흔히 유럽 등에서 페트병이 얇다고 느끼는 게 바로 무균충전 방식 생산 때문이다. 음료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에선 2020년 이전부터 무균충전 음료 보급률이 50%를 넘었다. 국내 무균충전 음료 보급률은 현재 30% 이하지만 향후 5년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횡성=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LG생활건강은 고객의 삶을 아름답고, 건강하고, 활기차게 만들어가는 사업 방향을 고려해 여성과 청소년, 노인을 중점 지원 대상으로 삼고 전략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 중이다. 2020년부터 아름다운재단, 보조기기 전문 기관인 경기도 재활공학서비스 연구지원센터와 함께 여성 장애인에게 휠체어 등 보조기기를 지원하고 사회 참여를 돕는 ‘여성장애인 날개달기 사업’을 시작했다. 지원 대상의 범위와 인원도 기존보다 크게 확대해 원래 지원 대상이었던 지체장애인, 뇌병변 장애인, 시각장애인과 함께 청각장애인도 보조기기 지원 대상이다. 새로운 삶을 꿈꾸는 경력 보유 여성과 라이브커머스 전문가를 꿈꾸는 취업준비생을 위한 ‘내추럴 뷰티 Live 크리에이터’를 2018년부터 운영 중이다. 올해 총 36명이 선정된 이번 과정에서는 스타 쇼호스트에게 받는 멘토링 프로그램과 실습 과정이 이뤄진다. 2022년부터 시작된 ‘그린밸류 YOUTH 프로그램’은 MZ세대 기후 활동가 육성을 목표로 한다. 기후변화에 맞선 기업의 핵심 역량 강화 등을 서로 논의하고 다양한 의견을 기업과 지역사회에 적극 제안한다. 이 과정에서 LG생활건강은 활동가들이 제시하는 LG생활건강이 나아가야 할 차별적 고객 가치의 방향성 내용을 담아 가이드북을 제작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대한적십자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폭력 피해와 예방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목표로 한 ‘더불U’ 캠페인, 어린이 건강 뮤지컬 ‘반짝반짝 페리오’ 공연, 참전용사에게 희망박스를 제공하는 ‘사랑의 희망박스’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ESG 영역 개선을 위한 경영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은 오는 6월 2일까지 ‘뷰티 인재 실무자 양성 과정’ 참여자를 모집한다.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의 일환으로 실무형 교육을 통해 뷰티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2022년부터 시작해 올해 3기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모집 분야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헤어 브랜드 강사,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 양성 과정 등 총 3가지로 구성됐다. 메이크업과 쇼호스트 양성 과정은 10명을, 헤어 브랜드 강사 과정은 15명을 모집한다. 7월 1일부터 일괄적으로 교육을 시작해 8월 중순경까지 진행한다. 신청서를 접수받은 뒤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다음 달 21일 참여자를 발표한다. 교육 시간은 주 2회로 1회 수업당 최대 7시간까지 진행된다. 수업은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내 교육장에서 진행되며 교육 시 사용되는 제품과 간식비를 전액 지원한다. 양성 과정의 각 프로그램은 아모레퍼시픽 실무진이 주관하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강사진으로 참여한다. 메이크업 양성 과정은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프로팀과 럭셔리 메이크업 살롱 ‘서울베이스’의 최시노 대표가 나눠 진행한다. 헤어 브랜드 강사 과정은 아모스 교육팀이, 쇼호스트 과정은 아모레퍼시픽 콘텐츠커머스팀이 커리큘럼을 진행한다.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은 참여자에게 교육비 전액 무료 혜택과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교육생에게는 각 분야의 현장 실습 기회도 주어진다. 사회 초년생이 대부분인 교육생들에게 맞춤형 경제, 노무 교육도 제공할 예정이다. 뷰티 전문가를 꿈꾸는 만 34세 이하 미취업 청년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워크넷에 가입 후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다. 분야별 지원 자격 요건과 자세한 모집 요강은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국내 주요 그룹 총수 및 기업인 20명이 2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총출동했다. UAE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국빈 방한한 무함마드 대통령은 1시간가량 국내 기업인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양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UAE 측이 초청 대상 기업의 대부분을 직접 지명해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주요 재계 총수와 함께 방시혁 하이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조만호 무신사 총괄대표 등 ‘K컬처’ 관련 기업인과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도 대거 초청됐다.● 주요 총수와 ‘마즐리스’…일대일 스킨십도 이날 예정된 간담회 시간을 40여 분 앞둔 낮 12시 48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총수들이 속속 도착하자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사진을 찍었다. 이날 간담회는 주요 그룹 총수 9명이 참석한 1세션과 패션, 게임, 엔터테인먼트, 투자회사 등 다양한 산업계 대표 11명이 참석한 2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세션은 UAE 측 요청에 따라 마즐리스 방식으로 예정보다 10여 분 늦은 오후 1시 43분 시작됐다. 마즐리스는 아랍인들의 회의체에서 따온 것으로 편안한 좌석에 둘러앉아 순서대로 발언하는 방식을 뜻한다. 한국 측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현준 회장, 구본상 LIG그룹 회장 등 9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순서대로 2분씩 UAE와 협력할 수 있는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총수들은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원전과 그린에너지, 미래 모빌리티, 방산, 조선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앞서 정기선 부회장은 회담장에 입장하기 전 취재진에게 “저희는 일반 상선과 함정을 포함한 조선 분야나 건설기계,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더 많이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예정 시간을 10분 넘겨 40분간 진행됐다. 곧바로 2세션은 스탠딩 방식으로 전환해 20분간 진행됐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회담장을 돌아다니면서 참석한 CEO들과 일대일 스킨십을 하며 인사하고 각 회사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세션을 마무리할 땐 참석자들과 단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패션,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 문화 분야 기업인들이 다수 참석한 만큼 양국 간 문화 콘텐츠 교류 및 관련 사업 투자 협력 논의들이 주로 이뤄졌다. 막대한 국부펀드를 등에 업은 UAE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문화 영역에서 한국과의 협력 기회를 찾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식품과 패션 분야에서 중동지역 진출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UAE “韓 엔터, 미디어, 방산에 관심” 이날 행사 참석자에 따르면 회담을 전후로 UAE 고위 관계자는 투자하고 싶은 한국 산업 분야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방산 등을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UAE 측은 국내 기업들에 자국 산업에 투자해 달라는 뜻도 전했다. 자국 유통 및 건설 등 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과의 합작법인(JV)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월 UAE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300억 달러(약 41조 원) 규모 투자를 이끌어 낸 상황에서, 이번 회동으로 투자 관련 세부 협의와 추가 계약이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탄소 중립 스마트시티 ‘마스다르 시티’와 관련한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UAE가 2032년 가동을 목표로 두 번째 원전단지 건설을 위한 입찰에 나설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바라카 원전에 이은 추가 원전 수주 기대도 커진 상황이다. 회담을 마치고 나온 총수들은 기자들과 만나 긍정적이었던 분위기를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좋은 말씀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앞으로 같이하자는 말씀을 많이 했다. (한국에) 애착을 많이 갖고 계신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 조현준 회장은 “양국 발전을 위해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조만호 총괄대표도 “좋은 분위기로 잘 얘기했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쇼핑도 하나의 여행 같다고 생각해요. 고객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상품을 많이 골라서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게 보람이에요.” 22일 서울 관악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쇼호스트 이수정 씨는 새로운 방송 진출에 대한 소감을 두고 이렇게 답했다. 누적 방송 시간 최소 1만 시간, 론칭 상품 1000개를 넘긴 ‘스타 쇼호스트’로 통하는 이 씨는 올해 3월 23년간 몸담았던 롯데홈쇼핑을 떠나 KT알파에 새롭게 합류했다. 이 씨는 짧은 휴식기를 마치고 복귀한 이유로 ‘지난 시간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꼽았다. 20년 넘게 적은 수면시간과 피로에 시달린 끝에 잠시 휴식을 취하려던 중 방송을 함께했던 PD들과 MD들이 먼저 ‘함께 방송하고 싶다’고 찾아와 준 것. 이 씨는 “함께해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방송을 만들어 보고 싶어 복귀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KT알파 합류 이후 자신의 이름을 담은 ‘수정샵(#)’ 방송을 론칭하고 KT알파 자체 브랜드(PB) 패션 ‘르투아’ 등을 판매했다. 첫 방송에 목표 금액의 180% 실적을 올리며 이름값을 증명했다. 패션·뷰티 전문 쇼호스트로 통하는 이 씨는 패션 실무자 과정을 여럿 수료한 자타 공인 ‘패션 마니아’다. 이 씨는 “스스로를 칭할 때 ‘옷이 사는 집에 얹혀 산다’고 말할 만큼 패션과 옷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패션 전문 쇼호스트가 보는 패션 트렌드는 어떨까. 이 씨는 팬데믹 이후 ‘편안함’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코로나19가 유행할 당시 집에서 옷을 편하게 입었던 경험이 엔데믹 이후의 패션 트렌드에 반영됐다”며 “편안하면서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의상을 (고객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고객들을 위한 패션 ‘꿀팁’ 역시 편안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문가들이 하는 어려운 방식이 아닌 소비자들이 실제로 빠르게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설명이다. 이 씨는 “스카프를 맬 때 ‘스카프링이 없으면 반지나 팔찌를 사용하라’고 조언하고 사용 방식을 보여주니 고객들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업계 ‘왕고참’으로 불리는 지금도 이 씨는 여전히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전날까지도 13일간 유럽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상품을 발굴해 왔다.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이 아니면 소비자들에게도 절대 판매하지 못하겠다는 신조가 지금의 스타 쇼호스트 이수정을 만들었다. 20년 넘게 자신을 이끄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씨의 답은 간단했다. “‘수정 씨 방송을 보고 행복해졌다’는 반응이 제일 좋아요. 제 방송과 쇼핑이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줬으면 좋겠습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한화그룹 3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35)이 신사업으로 푸드테크를 앞세우며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메뉴 조리를 자동화한 첨단 레스토랑 구현을 목표로 로봇과 외식 기업을 연달아 인수하며 그룹의 새 먹거리 발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푸드테크에 꽂힌 김동선 27일 재계에 따르면 식품과 기술을 결합한 푸드테크는 지난해 2월 한화갤러리아 인적 분할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 김 부사장이 가장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분야 중 하나다. 한화는 지난해 10월 로봇 전문기업인 한화로보틱스를 출범시키며 로봇 사업에 진출했다. 올해 2월에는 미국의 로봇 제조 피자 브랜드 ‘스텔라 피자’를 사들여 로봇 제조 피자 사업 진출을 알렸다. 이와 동시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사업 부문 자회사인 더테이스터블의 이름을 한화푸드테크로 바꾸는 등 푸드테크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한화푸드테크는 22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1300㎡(약 400평) 규모의 푸드테크 연구개발(R&D) 센터를 열었다. 김 부사장은 3월 참석한 ‘2024 스마트팩토리 자동화산업전’에서 “내년쯤 처음부터 끝까지 무인화로 조리한 피자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 부사장은 현재 그룹 내에서 4가지 직책을 갖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 담당을 맡고 있다. 올 1월에는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숙박·레저·식음료 사업장에서는 음식 조리를 비롯해 시설 관리, 보안 업무 등 곳곳에서 로봇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김 부사장이 맡고 있는 다양한 사업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화점·호텔 부진 상쇄 위한 전략 김 부사장은 외식업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1호점을 개점한 미국의 햄버거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는 김 부사장이 론칭을 주도했다. 5년 내 매장을 15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파이브가이즈는 현재 4호점까지 연 상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하반기(7∼12월) 중 신규 점포를 출점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부사장의 적극적인 신사업 행보를 두고 유통업계는 주요 사업인 백화점과 호텔의 부진을 돌파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 주력 점포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명품관과 대전 서구 타임월드점을 포함한 모든 점포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경쟁사의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유일하게 역신장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지난해 순손실 432억 원으로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 요인을 반영하는 백화점·호텔 산업의 특징과 경쟁 업체에 비해 규모가 작아 실적이 부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푸드테크와 외식업 같은 신산업을 적극 키우면서 기존 유통산업은 VIP 고객 서비스 강화와 외연 확장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명품에 강점이 있는 갤러리아는 명품 시계 브랜드 ‘파텍필립’ 매장을 2배로 넓히고 타임월드점의 ‘롤렉스’ 매장은 3배 확대했다. 지난해 5월에는 압구정 명품관 인근에 900억 원 상당의 토지·건물을 매입한 데 이어 1월에도 청담동 인근 건물을 225억 원에 추가로 사들였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2030세대를 위한 공간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2026년까지 용도를 확정하고 개발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식품 기업들이 원자재 값 상승을 이유로 올해 들어 잇달아 가격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 상당수는 올해 들어 매출원가 부담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소비자와 밀접한 20개 주요 식품기업의 올해 1분기(1∼3월·비상장사는 전년도) 매출원가율을 살펴보니 이들 가운데 16곳의 매출원가율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낮아졌다. 매출에서 원재료비, 인건비 등 매출원가 비중을 말하는 매출원가율은 낮을수록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가 부담이 감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년 전보다 매출원가율은 낮아졌지만 일부 업체는 오히려 제품 가격을 올렸다. 실제로 20개 식품기업 가운데 롯데칠성음료, 제너시스BBQ(BBQ), bhc, 지앤푸드(굽네치킨)를 제외한 16곳은 영업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제품 가격을 올려 수익성이 개선된 기업 중 상당수가 원가 부담이 낮아진 후에는 제품 가격을 인하하지 않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매출원가율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매출원가에는 원재료비, 인건비, 제조 경비 등이 포함된다. 기업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낮을수록 해당 기업의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판단한다. ‘허니콤보’-‘바나나맛 우유’의 배신… 원가율 내렸는데 값 올려 식품사 16곳 원가 비중 하락삼양라면 등 일부 제품은 값 내려업계 “자구 노력에 원가율 하락” 주장 동아일보가 24일 주요 식품 기업 20곳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원가율을 조사한 결과 1년 전보다 매출원가율이 높아진 곳은 SPC삼립, 롯데칠성음료, bhc, 지앤푸드(굽네치킨) 네 곳뿐이었다. 동아일보 조사 결과 매출원가율이 하락한 16곳 가운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제품 가격을 올렸거나 가격 인상을 예고한 곳은 12곳이나 됐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올해 1분기 매출원가율은 70.90%로 전년 동기 대비 8.6%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간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은 58억6158만 원에서 119억4826만 원으로 103%나 늘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4월 허니콤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000원씩 인상한 바 있다. 롯데웰푸드의 매출원가율은 75.04%에서 70.83%로 4.21%포인트 하락했다. 롯데웰푸드는 초콜릿 건빙과 제품의 가격을 다음 달부터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매출원가율이 지난해보다 2.39%포인트 하락한 빙그레는 주요 제품 중 하나인 ‘바나나맛 우유’를 2021년 10월 14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한 후 지난해 11월 1800원으로 한 차례 더 올렸다.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삼양식품의 매출원가율은 57.60%로 1년 전 같은 기간 71.34%에서 14%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을 제외하고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 12개 제품의 가격을 한 차례 내렸다. 이날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연주 씨(57)는 “식품회사들이 제품 가격을 올릴 땐 수익성이 너무 떨어져서 올린다고 핑계를 대는데 정작 실적이 좋아진 후에 가격을 내리는 걸 본 기억이 드물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식품업계 관계자는 “매출원가율이 낮아진 것은 여러 자구 노력을 통해 낮춘 것”이라며 “재료비는 하락할 수 있겠으나 인건비, 물류비 등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은 쉽사리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번 오르면 잘 내려가지 않는 공산품 가격의 인상은 전체적인 물가상승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품 기업은 국민 먹거리에 대한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3일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 명분이 크지 않다며 조속한 제품 가격 인하를 촉구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조미김 시장 1위 업체인 동원F&B도 김 가격 인상에 나선다. 24일 동원F&B는 다음 달 1일부터 양반김 전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 주요 품목인 ‘양반 들기름김(식탁 20봉)’은 9480원에서 1만980원으로 15.8%, ‘양반 참기름김(식탁 9봉)’은 4780원에서 5480원으로 14.6% 오른다. 인상 가격은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 등 모든 유통채널에 적용된다. 동원F&B 측은 “조미김 가공 전 원재료인 김 원초 가격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올라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이달 초 김 가격을 평균 11.1% 인상한 바 있다. 광천김, 대천김, 성경식품도 이달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10∼30%가량 올렸다. 한국산 김은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액 1조 원을 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김 수출액은 1억3171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김 생산량은 5.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수요 공급 불균형이 이어지며 김 가격은 도매 단계부터 상승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김밥용 김 평균 도매가격은 한 속에 1만89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0.1% 올랐다. 같은 기간 재래김(101.3%), 파래김(93.8%), 돌김(60.9%)도 줄줄이 오르며 ‘김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6월에도 김 할인 지원을 이어가고 825t의 할당관세 물량을 신속하게 도입할 방침이다. 일부 지역에서 작황이 부진한 마늘 양파는 필요하면 비축을 추진하고, 여름철 보양식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닭고기는 인센티브 지원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조미김 시장 1위 업체인 동원F&B도 김 가격 인상에 나선다.24일 동원F&B는 다음달 1일부터 양반김 전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 주요 품목인 ‘양반 들기름김(식탁 20봉)’은 9480원에서 1만980원으로 15.8%, ‘양반 참기름김(식탁 9봉)’은 4780원에서 5480원으로 14.6% 오른다. 인상 가격은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 등 모든 유통채널에 적용된다. 동원F&B 측은 “조미김 가공 전 원재료인 김 원초 가격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올라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밝혔다.앞서 CJ제일제당은 이달 초 김 가격을 평균 11.1% 인상 한 바 있다. 광천김, 대천김, 성경식품도 이달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10~30%가량 올렸다.한국산 김은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액 1조 원을 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김 수출액은 1억3171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김 생산량은 5.4% 상승하는 데 그쳤다.수요 공급 불균형이 이어지며 김 가격은 도매 단계부터 상승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김밥용 김 평균 도매 가격은 한 속에 1만89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0.1% 올랐다. 같은 기간 재래김(101.3%), 파래김(93.8%), 돌김(60.9%)도 줄줄이 오르며 ‘김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정부는 6월에도 김 할인 지원을 이어가고 825t의 할당관세 물량을 신속하게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지역에서 작황이 부진한 마늘·양파는 필요하면 비축을 추진하고, 여름철 보양식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닭고기는 인센티브 지원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세계 시장이 여러분의 시장이 되고 80억 인류가 여러분의 고객이 되도록 세일즈 외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4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이렇게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3년 연속으로 중소기업인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대회를 열었다. 올해로 35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국가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공헌한 중소기업인을 포상하고 격려하는 목적으로 열린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규제 혁신이야말로 국가가 예산 한 푼 들이지 않고 경제를 살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중소기업중앙회에 오셔서 중소기업과도 규제혁신 대토론회를 해달라”고 윤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11개 정부 부처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대기업 총수, 중소기업단체장, 수출기업 및 해외 한상기업 대표까지 모두 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정부 들어 열린 3번의 행사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윤 대통령은 K뷰티 스타트업 멜릭서의 이하나 대표에게 사업 현황을 물어본 뒤 “K콘텐츠의 인기가 화장품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해외 순방 시 중소기업 화장품을 가지고 가서 홍보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 대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자리에 함께했다. 기업 총수들의 자리는 모두 윤 대통령과 함께 헤드테이블로 배치됐지만 행사 시작 후 뒤쪽의 여러 테이블에 나눠 앉았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들은 뒷자리로 물러나 행사 주인공인 중소기업인의 성과를 응원하는 역할에 충실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테이블을 자유롭게 오가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회장과 셀카를 찍으려는 중소기업인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중소기업인 대회로서는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12개국 주한 대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한국과 무역을 많이 하거나 국내 중소기업에 외국인 근로자를 많이 보낸 나라들이다. 이날 수출 확대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모범 중소기업인, 모범 근로자, 육성 공로자, 우수 단체에 금탑산업훈장 등 정부 포상이 총 92점 수여됐다. 금탑산업훈장은 선박자재·부품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선보공업 최금식 대표이사(72)와 차세대 고효율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용 ACF(이방성 도전필름) 기술을 개발·양산하고 있는 NHS하이텍 김정희 대표(61)가 받았다. 행사장 한쪽엔 간편하게 즉석 사진 촬영이 가능한 ‘인생네컷’ 부스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엘케이벤처스가 운영하는 인생네컷은 글로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해외 16개국에서 16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K푸드로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중소기업의 제품들이 참석자들에게 제공됐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소스 제조사 에스엔디), 냉동김밥(올곧), 어묵바·크로켓(삼진식품), 즉석쌀국수·떡국(칠갑농산), 김치전·빈대떡(사옹원), 돌김·재래김(홍도식품) 등이 포함됐다. 올해도 주요 메뉴로 치킨이 등장했다. 노랑통닭, 바른통닭, 굽네치킨, 후라이드참잘하는집 등 4곳에서 약 150마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에는 참석자들과의 격의 없는 소통을 위해 치킨에 맥주를 곁들인 ‘치맥’을 준비했지만 올해 행사에선 주류가 빠졌다. 참석자들은 그 대신 주스와 물로 건배를 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22일 오후 제주 제주시 노형동의 한 족발집.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손님이 몰린 가운데 곳곳에서 중국어 소리가 들렸다. 메뉴판에는 족발을 뜻하는 중국어를 붙여둔 상태였다. 중국 상하이에서 온 관광객 자오센 씨(24)는 “‘샤오훙수’(중국의 인기 소셜미디어)에 맛집으로 소개돼 있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가게 사장 박재성 씨(40)는 “원래 토박이만 찾던 가게에 지난해부터 중국인 손님이 늘어나서 급하게 중국어 메뉴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2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감자탕집 앞에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맛집 탐방을 하는 중국인 개별 관광객(싼커·散客)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줄을 서서 빈자리가 나길 기다리던 왕팅팅 씨(34·여·항저우)는 “맛집 추천 애플리케이션에 왕훙(중국 인플루언서)들이 올린 사진을 보고 왔다”며 “성수동은 중국인 사이에서도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힌다. 맛집 앱에 한국 내 음식점 순위를 매기는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라고 했다. ● 유커 소비처, ‘음식점’이 ‘소매점’ 처음 앞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점차 늘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들이 제주 음식점에서 쓴 돈이 지난해 면세점 등 소매점에서 쓴 돈을 앞선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제주관광공사의 ‘제주 방문 외국인 카드 소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 음식점에서 쓴 돈은 180억 원으로, 소매점에서 쓴 168억 원보다 많았다. 음식점 내 소비가 소매점을 앞선 건 201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특히 올 1분기(1∼3월)에는 음식점 내 소비액이 전체 소비액의 52%를 차지해 숙박업을 포함한 모든 업종 가운데 가장 많았다. 제주도는 국내 중국인 관광객 4명 중 1명이 찾는 지역이다. 이는 개별 여행을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싼커의 방문이 늘면서 기존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游客)의 ‘싹쓸이 쇼핑’이 아닌 ‘맛집 투어’가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4월 국내 중국인 관광객 중 64.7%가 MZ세대였다. 실제 샤오훙수에서는 ‘대중교통 이용해 물회 먹기’, ‘베이글 줄 서는 시간 정리’, ‘공유 전동 킥보드로 찾아가는 맛집’ 등 다양한 한국 여행 팁이 공유되고 있다. 한 20대 싼커는 “샤오훙수를 통해 제주 대중교통, 카카오T 사용법을 숙지한 뒤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도 명품보단 중저가로 이런 경향은 서울 중구 명동 등 기존 인기 관광지에서도 볼 수 있다. 22일 명동의 한 유명 칼국숫집에는 중국인 관광객 수십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이 식당은 중국어 키오스크도 운영하고 있었다. 식당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부터 중국인 손님이 늘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중국 인기 앱에 ‘명동 맛집’으로 소개돼 있었다”고 했다. 2016년 806만7722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중국인 관광객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416만9353명으로 감소했다. 이후 코로나19가 닥치면서 2021년엔 17만215명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약 6년 5개월 만에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그해 201만9424명이 방문했고, 올해는 4월 기준 278만4338명이 찾아 이미 지난해 방문자 수를 넘어선 상황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면세점 소비를 줄인 데엔 하이난(海南) 지역에 대규모 면세장이 개발되면서 현지 수요를 흡수한 영향도 있다. 화장품 등 중국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한국 제품의 인기가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국내 면세업계는 올 1분기에만 28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반면 올리브영과 다이소, 아트박스 등은 MZ세대 싼커의 방문이 늘고 있다. 윤남호 롯데면세점 제주점장은 “명품 위주의 라인업에서 다양한 고객층이 소비할 수 있는 중저가 브랜드로 면세점 구성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MZ세대 싼커를 위한 지역·체험 중심의 관광상품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새로운 경향을 고려해 음식점과 소형 소매점에 ‘알리페이’를 도입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을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제주=송은범 seb1119@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손잡이를 만드는 부분이 제일 어려워요. 가죽을 계속해서 덧대면서 마감해야 합니다.”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대표 제품 ‘켈리백’을 만드는 장인은 ‘제작 시 가장 어려운 작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손잡이를 이루는 뼈대를 가죽으로 계속해서 덧대 작업을 완료한 뒤 인두로 마감 처리된 부분을 지지고, 염료를 위에 덧칠한다.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잔디광장에서 열린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 행사에서는 켈리백을 비롯한 에르메스 장인들의 제품 제작 시연이 이어졌다. 이날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전통공예의 미래를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토크에 참여한 기욤 드 센느 에르메스그룹 부회장은 “에르메스는 ‘노하우’와 ‘창작’이라는 두 다리로 걷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백, 스카프, 장갑 등 에르메스가 판매하는 상품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실제 에르메스 장인 11명을 초청했으며 현장에서 즉석으로 질문도 가능하다.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은 2021년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이래 서울은 10번째다. 27일까지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서 진행된다.》 품질에 타협은 없다… 200년간 증명한 클래식의 가치서울에 찾아온 장인들… 11명이 롯데월드타워서 작품 제작 시연7300명 장인이 수작업… ‘켈리백’부터 보석 세공까지 전 제품세계 공예 전문가 후원… 국내 명장들과 경복궁 복원에 참여도《18일 방문한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 전시장에서는 프랑스 등에서 온 11명의 장인이 각자의 솜씨를 뽐냈다. 가죽 재단부터 시계와 보석 세공, 염색, 말 안장 및 장갑 제작, 도자기 페인팅, 수선 등 전문 분야를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명품 중의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에르메스는 전 제품을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1873년 ‘아름다운 마구를 만들자’는 정신이 담긴 작업장에서 시작된 에르메스는 품질을 타협하지 않는다는 기조하에 200년간 장인과 예술가를 동원해 제품을 만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7300명의 장인이 에르메스에 소속돼 근무하고 있으며 가죽 분야만 해도 1년에 100여 명의 장인을 새롭게 교육한다.》에르메스는 2021년 9월 프랑스 교육부의 인가를 받아 ‘에르메스 기술 트레이닝 센터’를 열어 장인들을 양성하고 있다. 장인들은 공예를 전공한 인재들을 영입해 에르메스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트레이닝을 거쳐 양성된다. 이날 만난 한 장인은 “(에르메스 합류 이전) 가죽 제품을 주로 전공했고 1년여 교육을 거쳐서 에르메스 장인으로 근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드 센느 부회장은 “에르메스의 성공은 장인 정신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에르메스는 지속적인 교육과 투자를 통해 장인과 공방을 늘려나가고 있다. 현재 프랑스 내에서만 30여 개 공방을 보유하고 있으며 1년에 1개씩 공방을 늘리고 있다. 한국에도 2명의 장인이 상주하며 제품 수선 등을 담당하고 있다. 장인들은 자신의 일과 에르메스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근무한다. 이날 만난 한 장인은 “에르메스에서 일하며 다양한 노하우와 기술을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며 “나의 일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일을 사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르메스는 전 세계 공예 장인을 후원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 법인 에르메스코리아는 2015년부터 한국 문화유산인 서울 궁궐 복원 사업을 후원 중이다. 국내 명장들과 함께 경복궁 내부 집기와 기물을 복원하는 등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작업의 의미를 묻자 드 센느 부회장은 프랑스의 기본 정신으로 꼽히는 ‘형제애’를 언급했다. 드 센느 부회장은 “저희에게 중요한 건 장인정신 사이의 형제애”라며 “훌륭한 장인정신을 어디서나 존재하도록 하는 것이 에르메스의 정신”이라고 밝혔다. 에르메스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현재의 수공예 방식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장인 양성을 위해서 연령 제한 없이 지원을 받고 있다. 드 센느 부회장은 “프랑스에서도 장인을 지향하는 젊은이들이 줄고 있어 30대부터 50대 등 나이와 상관없이 후보자들을 계속해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소재 확보도 치열하다. 드 센느 부회장은 “지난 2년간 에르메스가 실크를 주로 구매하는 브라질에서 가뭄이 들어 공급의 위기를 겪었다”며 “그럼에도 ‘품질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기조하에 최선의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드 센느 부회장은 이번 행사의 목적을 묻는 질문에 “공예 기술이 우리에게 주는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한국 내 에르메스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겠냐는 질문에는 “각 에르메스 매장은 구매의 자유가 있다”며 “모든 제품이 다 똑같은 에르메스 매장은 없으며 한국 역시 다양한 컬렉션 중 원하는 것들을 선택해 전시한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리조트를 단순히 자러 오는 곳이 아닌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아이들과 방문하는 가족 단위 고객뿐 아니라 모든 세대가 모든 계절에 즐길 수 있도록 리뉴얼했습니다.” 20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민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대표(56·사진)는 이렇게 말했다. 과거 대가족 방문 트렌드에 맞춰져 있던 리조트 구조를 보다 적은 인원수의 방문에 맞도록 리뉴얼했다는 설명이다. 해비치리조트는 10개월간 약 720억 원을 들여 매장 전체를 리뉴얼해 이달 29일에 재개장한다. 김 대표는 “건축법 규정상 손을 대지 못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객실 모든 부분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처음 개관한 20년 전에는 3대 가족이나 친인척들이 객실에서 숙식하며 리조트를 이용했다면 이제는 2, 3인 가족이나 휴양을 목적으로 온 투숙객들을 겨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해비치리조트는 과거 큰 비중을 차지했던 주방을 줄이고 거실을 넓혔다. 가구들은 친환경 목재 재질을 사용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내는 데 주력했다. 원영욱 해비치리조트 제주 총지배인은 “오롯이 휴식을 위해서 온 투숙객들을 위해 휴식의 공간인 거실을 넓히고 자재도 편안한 느낌으로 바꿨다”고 했다. 해비치리조트는 리뉴얼을 하면서 투숙객들을 위한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 강화에 신경을 썼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CX(Customer Experience) 팀을 신설해 체험 프로그램을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표선 해안가를 달리며 상쾌한 아침을 여는 ‘선라이즈 런’과 숲길이나 오름을 걷는 ‘포레스트 트레킹’, 일몰에 즐기는 ‘선셋 요가 및 싱잉볼 테라피’ 같은 ‘웰니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시설은 10가지 타입의 스위트 객실 215개와 레스토랑 3개, 라운지, 야외 수영장 등을 새로 조성했다. 야외 수영장은 사계절 온수풀로 바닷가와 가까운 위치에 선베드와 카바나를 설치했다. 리조트 안에서 다양한 미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레스토랑을 강화했다. 제주산 식재료와 제철 해산물을 활용한 스시 오마카세 및 스키야키를 제공하는 ‘메르&테르’를 새로 열고, 기존의 라운지 카페였던 ‘이디’는 이탈리안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바꿨다. 해비치리조트 제주는 주요 호텔들이 몰려 있는 중문관광단지에서 떨어진 표선면에 자리 잡고 있다. 불리한 조건으로 여겨질 수 있는 입지를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절벽이 있어 바다와 거리가 먼 중문과 달리 표선은 리조트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향후 ‘제주 동부 휴양의 상징’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서귀포=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리조트를 단순히 자러 오는 곳이 아닌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아이들과 방문하는 가족 단위 고객뿐 아니라 모든 세대가 모든 계절에 즐길 수 있도록 리뉴얼했습니다.”20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민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대표(56·사진)는 이렇게 말했다. 과거 대가족 방문 트렌드에 맞춰져 있던 리조트 구조를 보다 적은 인원수의 방문에 맞도록 리뉴얼했다는 설명이다.해비치리조트는 10개월간 약 720억 원을 들여 매장 전체를 리뉴얼해 이달 29일에 재개장한다. 김 대표는 “건축법 규정상 손을 대지 못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객실 모든 부분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처음 개관한 20년 전에는 3대 가족이나 친인척들이 객실에서 숙식하며 리조트를 이용했다면 이제는 2, 3인 가족이나 휴양을 목적으로 온 투숙객들을 겨냥하겠다는 계획이다.이번 리뉴얼을 통해 해비치리조트는 과거 큰 비중을 차지했던 주방을 줄이고 거실을 넓혔다. 가구들은 친환경 목재 재질을 사용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내는 데 주력했다. 원영욱 해비치리조트 제주 총지배인은 “오롯히 휴식을 위해서 온 투숙객들을 위해 휴식의 공간인 거실을 넓히고 자재도 편안한 느낌으로 바꿨다”고 했다.해비치리조트는 리뉴얼을 하면서 투숙객들을 위한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 강화에 신경을 썼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CX(Customer Experience) 팀을 신설해 체험 프로그램을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표선 해안가를 달리며 상쾌한 아침을 여는 ‘선라이즈 런’과 숲길이나 오름을 걷는 ‘포레스트 트레킹’, 일몰에 즐기는 ‘선셋 요가 및 싱잉볼 테라피’ 같은 ‘웰니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시설은 10가지 타입의 스위트 객실 215개와 레스토랑 3개, 라운지, 야외 수영장 등을 새로 조성했다. 야외 수영장은 사계절 온수풀로 바닷가와 가까운 위치에 선베드와 카바나를 설치했다. 리조트 안에서 다양한 미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레스토랑을 강화했다. 제주산 식재료와 제철 해산물을 활용한 스시 오마카세 및 스키야키를 제공하는 ‘메르&테르’를 새로 열고, 기존의 라운지 카페였던 ‘이디’는 이탈리안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바꿨다.해비치리조트 제주는 주요 호텔들이 몰려 있는 중문관광단지에서 떨어진 표선면에 자리 잡고 있다. 불리한 조건으로 여겨질 수 있는 입지를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절벽이 있어 바다와 거리가 먼 중문과 달리 표선은 리조트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향후 ‘제주 동부 휴양의 상징’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서귀포=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불황에 빠진 면세업계가 1분기(1∼3월)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와 다이궁(代工·중국인 대리구매상) 등 중국발 상황이 여전히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1분기(1∼3월)에 영업손실 280억 원을 내며 지난해 3분기(7∼9월) 이래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1분기 영업손실이 52억 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157억 원) 대비 적자 폭은 줄었지만 적자 행렬은 계속 이어갔다. 이익을 낸 면세업체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며 어두운 전망을 보였다. 신세계면세점은 1분기 영업이익이 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 영업이익은 76.5% 줄며 59억 원이었다. 면세업체들은 면세점의 주요 고객이던 유커의 부재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한국 단체관광의 문턱을 낮추며 유커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돌았지만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개별 여행객 수가 늘긴 했지만 면세점 큰손이었던 유커들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외국인 개별 관광객들의 소비 트렌드도 쇼핑보다는 먹거리와 체험 중심”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일명 ‘보따리상’인 다이궁이 복귀해야 면세점 실적이 나아질텐데 이들의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이궁은 면세점 등에서 한국 물품을 대거 구매해 중국에 되파는 상인을 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면세점의 다이궁 의존도가 90%에 달한다는 해석이 나올 만큼 면세업계의 큰손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중국 내부에서 궈차오(애국 소비) 열풍이 겹치며 한국 제품에 대한 다이궁의 관심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한 면세업체 관계자는 “오히려 유커보다 다이궁들이 예전같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면세업계에선 가장 큰 불안요소”라고 말했다. 면세점의 부진이 길어지며 면세업계에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면세 이익의 사회 환원을 위해 도입된 특허수수료 부과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관세청은 면세업체 매출에 따라 0.1%에서 1.0%까지 수수료를 부과하는데 부과 기준을 점포 면적이나 영업이익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체들은 특허 기간 한시제 폐지를 정부가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면세점은 특허를 신규로 획득하면 기본 10년에 5년씩 두 차례 갱신이 허용돼 최대 20년간 사업을 한 뒤에는 원점에서 다시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이 같은 특허 기간 제한 조치가 투자를 저해하고 고용을 단절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면세사업 경쟁력을 악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인 위기를 발빠르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부진에 빠진 동안 규제 개선 등 대내적인 조치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삼양그룹의 장학재단인 수당재단(이사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제33회 수당상’ 수상자로 포스텍의 이현우 물리학과(55) 교수와 조길원 화학공학과 교수(68)를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초과학 수상자로 선정된 이 교수는 차세대 반도체 공학 분야로 각광받는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전자의 회전을 이용한 전자공학)’를 20년간 연구했다. 수십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의 작은 물질에서 생기는 스핀 전류를 연구하며 ‘스핀오비트로닉스(Spin-Orbitronics)’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만들어 냈다. 이 교수는 지난해 7월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이 학계의 큰 관심을 받으며 미국물리학회, 국제자성학회 등 저명한 국제학회에 연사로 초청되기도 했다. 응용과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조 교수는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유기반도체의 자기조립 기술 및 고분자 유기반도체 단결정 제조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공을 인정받았다. 현재까지 총 531편의 논문을 발표한 조 교수는 2014년과 2018년 세계적 학술정보서비스 업체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로 선정됐다. 삼양그룹 창업주인 수당 김연수 선생의 호를 딴 수당상은 산업보국과 인재육성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73년 제정됐다. 2006년부터 자연과학, 인문사회로 분야를 확대하고 기초과학, 인문사회, 응용과학 3개 부문에서 추천서를 접수해 부문과 상관없이 탁월한 업적을 이룬 연구자 2인을 선정해 상을 수여하고 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2억 원을 각각 수여한다. 제33회 수당상 시상식은 이달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부진을 겪던 홈쇼핑 업계가 1분기(1∼3월) 실적 반등으로 모처럼 웃었다. 여행, 패션 등 3040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라이브 방송(라방)의 효과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의 1분기 영업이익은 2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5% 늘었다. 매출은 3478억 원으로 10.0% 증가했다. 좋은 실적을 거둔 배경으로는 라방 강화 기조 아래 모바일과 TV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원플랫폼 2.0’ 전략 등이 꼽힌다. 패션, 뷰티 부문에서 1분기에만 150개 이상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새로운 소비자층을 끌어오려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홈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1% 늘었다. 지난해 2월 새벽방송 중단 여파로 영업이익이 87.6% 줄었던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높은 신장세를 나타냈다. 현대홈쇼핑과 GS샵 역시 영업이익이 206억 원, 328억 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각각 14.9%, 3.8% 증가했다. 홈쇼핑 업계 실적 반등의 키워드는 ‘3040’에 있다. 물가 상승으로 전반적인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홈쇼핑 본연의 ‘가성비’로 고객층 확대에 나선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고물가, 고환율로 해외 여행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겨냥해 객실 숙박권과 워터파크 이용권 등이 합쳐진 국내 리조트 이용 상품을 집중 편성했다. 기존 5060 세대 위주의 여행 상품 일변도에서 벗어나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를 공략한 것이다. CJ온스타일은 틱톡 크리에이터 ‘쿠자’와 협업해 주방용품 브랜드 ‘KOOZA’를 단독 론칭했다. 스테인리스 팬, 나이프 등으로 이뤄진 상품 라인업은 3040에게 인기를 끌며 자체 목표 대비 30%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CJ온스타일이 유튜브 ‘핫딜 셋 넷 오픈런’ 라방을 통해 2월에 판매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이용권’은 53억 원의 주문액을 달성하며 히트를 쳤다. 주문 고객 중 3040 비중이 87%에 달했다. 기존 TV 문법에서 벗어나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포맷을 선보이고 라방을 강화하는 것도 젊은 소비자 유입을 위해서다. GS샵은 지난해 12월 라방 방영분 중 주요 장면을 숏폼(쇼트폼)화한 콘텐츠 서비스 ‘숏픽’을 론칭해 유입 고객을 60%가량 늘렸다. CJ온스타일은 원플랫폼 전략을 통해 모바일 라방 편성을 전년보다 70% 확대했다. 롯데홈쇼핑은 고객 유입을 위해 300초 동안만 초저가 판매를 진행하는 300초 특가 마케팅으로 후속 방송이 동시간대 평균 주문금액보다 60% 높은 실적을 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본업 경쟁력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건 업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라며 “상품 경쟁력을 통해 본업을 강화하고 라방을 통해 트렌드에 맞추는 두 가지 노력이 빛을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