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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 시간)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을 압승으로 이끈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 겸 노동당 대표(62)는 귀족 출신 ‘금수저 정치인’이 많은 영국 정계에서 보기 드문 ‘흙수저 정치인’이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 고든 브라운 전 총리 등 노동당 소속 총리들이 대부분 유복하게 자랐지만 그의 부친은 공장 노동자, 모친은 간호사였고 법조인으로 자수성가했다. 리시 수낵 전 총리가 인도의 유명 정보기술(IT) 기업 인포시스의 창업자이며 세계적인 부호인 나라야나 무르티를 장인으로 둔 것과도 대조적이다. 그는 1962년 런던에서 네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성인 ‘스타머’는 평범한 편이나 특이한 이름 ‘키어’는 노동당 초대 당수 키어 하디와 같다. 강성 노동당 지지자였던 그의 부모가 하디 당수의 이름을 아들에게 붙였다는 설이 있다. 집안 형편은 매우 어려웠다. 희귀 만성 관절염인 ‘스틸병’을 앓은 그의 모친은 다리를 절단했다. 집에선 종종 전화가 끊겼고 미납 공과금 독촉서가 넘쳐났다. 가족 중 아무도 해외여행을 가보지 못해 파스타조차 생소한 음식으로 여겼다. 10대 시절 일찌감치 노동당에 가입했다. 형제 중 유일하게 대학에 진학했다. 리즈대와 옥스퍼드대에서 각각 법학 학·석사 학위를 땄다. 법조인이 된 후 미국 대형 패스트푸드 맥도널드를 상대로 시위를 벌인 채식주의자 등을 변호하는 등 인권 변호사가 됐다. 초기 공산주의 지도자 레온 트로츠키를 추앙하는 잡지 ‘사회주의 대안’의 편집장도 잠시 지냈다. 2008년 잉글랜드와 웨일스를 관할하는 검찰총장이 되면서 이전의 진보 성향과 다른 면을 보였다. 영국 검사 최초로 이슬람 수니파 테러 단체 알카에다 소속 테러범을 기소했다. 2014년에는 경찰 총격으로 숨진 흑인 마크 더건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 때 런던 시민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같은 해 검찰에 기여한 공로로 왕세자 시절의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기사 작위(경·卿·Sir)를 받았다. 영국 언론들이 ‘키어 스타머 경(Sir Keir Starmer)’으로 표기하는 이유다. 당시 ‘변절자’란 비판도 받았지만 “공직 경험으로 국가와의 협력이 중요함을 배웠다”고 맞섰다. 2015년 런던 내 홀본-세인트판크라스 지역구에서 의원으로 당선됐다. 2020년 당 대표가 됐고 중도 노선을 표방하며 ‘극좌’에 가까웠던 제러미 코빈 전 대표의 노선을 지웠다. 지난해 11월 당시 제1야당 대표 자격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했다. 2007년 유대계 변호사 빅토리아 여사(51)와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부인의 종교를 존중해 매주 금요일마다 ‘유대교 안식일(샤바트)’ 저녁 식사를 가족과 함께한다.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일하는 빅토리아 여사는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린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4일(현지 시간)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을 압승으로 이끈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 겸 대표(62)는 귀족 출신 ‘금수저 정치인’이 많은 영국 정계에서 보기 드문 ‘흙수저 정치인’이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 고든 브라운 전 총리 등 노동당 소속 총리들이 대부분 유복하게 자랐지만 그의 부친은 공장 노동자, 모친은 간호사였고 법조인으로 자수성가했다. 리시 수낵 전 총리가 인도의 유명 정보기술(IT) 기업 인포시스의 창업자이며 세계적인 부호인 나라야나 무르티를 장인으로 둔 것과도 대조적이다.그는 1962년 런던에서 네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성인 ‘스타머’는 평범한 편이나 특이한 이름 ‘키어’는 노동당 초대 당수 키어 하디와 같다. 강성 노동당 지지자였던 그의 부모가 하디 당수의 이름을 아들에게 붙였다는 설이 있다. 집안 형편은 매우 어려웠다. 희귀 만성 관절염인 ‘스틸병’을 앓은 그의 모친은 다리를 절단했다. 집에선 종종 전화가 끊겼고 미납 공과금 독촉서가 넘쳐났다. 가족 중 아무도 해외여행을 가보지 못해 파스타조차 생소한 음식으로 여겼다. 10대 시절 일찌감치 노동당에 가입했다.형제 중 유일하게 대학에 진학했다. 리즈대와 옥스퍼드대에서 각각 법학 학·석사 학위를 땄다. 법조인이 된 후 미국 대형 패스트푸드 맥도널드를 상대로 시위를 벌인 채식주의자 등을 변호하는 등 인권 변호사가 됐다. 초기 공산주의 지도자 레온 트로츠키를 추앙하는 잡지 ‘사회주의 대안’의 편집장도 잠시 지냈다.2008년 잉글랜드와 웨일스를 관할하는 검찰총장이 되면서 이전의 진보 성향과 다른 면을 보였다. 영국 검사 최초로 이슬람 수니파 테러 단체 알카에다 소속 테러범을 기소했다. 2014년에는 경찰 총격으로 숨진 흑인 마크 더건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 때 런던 시민을 강경하게 진압했다.같은 해 검찰에 기여한 공로로 왕세자 시절의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기사 작위(경·卿·Sir)를 받았다. 영국 언론들이 ‘키어 스타머 경(Sir Keir Starmer)’으로 표기하는 이유다. 당시 ‘변절자’란 비판도 받았지만 “공직 경험으로 국가와의 협력이 중요함을 배웠다”고 맞섰다.2015년 런던 내 홀본-세인트판크라스 지역구에서 의원으로 당선됐다. 2020년 당 대표가 됐고 중도 노선을 표방하며 ‘극좌’에 가까웠던 제러미 코빈 전 대표의 노선을 지웠다. 지난해 11월 당시 제1야당 대표 자격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했다.2007년 유대계 변호사 빅토리아 알렉산더(61)와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부인의 종교를 존중해 매주 금요일마다 ‘유대교 안식일(샤밧)’ 저녁 식사를 가족과 함께한다.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일하는 알렉산더 씨는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린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조약 체결을 계기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여러 차례 언급해 온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 로저 위커 의원(사진)이 “한국과 인도태평양 안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New way)’에 대해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위커 의원은 2일(현지 시간) 북-러 안보조약 체결 뒤 국내 언론 중 처음으로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 응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위커 의원 측은 ‘새로운 방법’이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와 인도태평양 핵 공유 합의에 대한 모색을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미 대선에서 당선되면 한국과 협력해 전술핵 재배치를 적극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위커 의원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면 상원 군사위원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상원 군사위원장은 해외 미군 배치와 주요 국방 예산을 담은 국방수권법(NDAA) 초안을 작성하는 핵심 요직이다. 위커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 가능성에 대해선 한반도 미군 주둔을 유지해야 한다며 “한국의 정치적 결의(political resolve)는 21세기 위협에 대응해야 하는 미국이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할 요소”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획기적 강화 기대… 北러 위협 맞서 印太 핵공유를”[출렁이는 美대선]트럼프 재집권시 美상원 군사위원장 유력 로저 위커 인터뷰“美, 21세기 위협대비 軍현대화 필요”… 北러 조약-中핵증강 대응하려면한반도 기존 확장억제 역부족 인식… 트럼프 재선땐 전술핵 논의 가능성“한국의 전략적 위상(strategic position)을 높여야 한다. 향후 몇 년 동안 주한미군의 획기적인 강화(substantial fortification)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2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위커 의원은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안보 협정을 체결하자 미 의회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인물이다. 최근 한국에서 자체 핵 개발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TV토론에서 압승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선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한반도에서 핵 억지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기 때문이다.● “한반도 억지력 약화되지 않아야” 위커 의원은 “한국과 인도태평양 안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들(new ways)’에 대해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위커 의원 측은 새로운 방법들이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와 인도태평양 핵 공유 협정을 의미한다고 답했다. 북-러 안보 조약 체결로 인한 북핵 위협 고조, 중국의 급격한 핵무기 증강 등에 한미가 함께 대응하려면 핵우산 등 기존의 확장 억제로는 역부족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위커 의원은 5월 발표한 국방투자계획 ‘21세기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에서도 “미국은 한반도에서 억지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전술핵 재배치 및 인도태평양 핵 공유 협정 체결 등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상원 군사위를 통과한 2025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와 인도태평양 핵 공유 협정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 한국은 미군 현대화의 핵심 파트너 위커 의원뿐 아니라 다른 트럼프 행정부 출신 인사들도 북-러 안보 조약 체결 이후 여러 차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등이 논의될 가능성을 거론해 왔다.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최근 “북-러 관계가 확실히 한국을 (자체 핵무장의)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한 인터뷰에서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 재배치는 북한을 향한 매우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위커 의원은 올해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상원 군사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2일 현재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할 확률이 82%에 이른다”고 내다봤다. 상원 군사위원장은 매년 주요 국방 사업과 예산을 담는 NDAA 초안을 작성하는 등 미 군사 정책을 좌우하는 요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미시시피주 상원의원 4선에 도전하고 있는 위커 의원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의 위협에 맞서 미국의 핵무기 증강과 군사력 강화를 주장하고 있는 위커 의원은 미군 현대화의 핵심 파트너로서도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21세기 위협에 맞서 군을 재건하고 현대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한국 방위산업 기반은 미국이 유지·발전시켜야 하는 요소”라고 밝혔다. 위커 의원은 국방투자계획에서 미국의 국방 예산을 탈(脫)냉전 이전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5% 이상으로 끌어올려 해군 함정을 2035년까지 357척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로저 위커 의원은 누구하원 7선-상원 3선 경력… 대러 선제 핵공격 주장도로저 위커 미국 상원의원(73)은 1951년 미시시피주의 소도시 폰토톡에서 태어났다. 미시시피주에서 1994년부터 하원 7선, 상원 3선 의원을 지냈고, 2015∼2017년 전국 공화당 상원위원회(NRSC) 의장으로 활동한 공화당 내 주요 인사 중 하나다.미시시피대 학부(정치학)와 로스쿨을 졸업했고 4년간 미 공군 장교로 복무했다. 안보관은 공화당 의원 중에서도 강경한 편으로 분류된다. 그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대러) 선제 핵공격과 지상군 파병까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발언해 러시아 정부의 반발을 샀다.최근에는 현재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9%를 차지하는 국방예산을 5∼7년 내 5%까지 늘리고 핵무기를 증강함으로써 중국과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북한이 과거의 체제 선전 전단지 대신 최근 ‘오물풍선’을 살포하고 있는 것이 되려 북한 체제의 ‘파산’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다만 앞으로 풍선 내에 다른 화학 물질을 주입할 수도 있는 만큼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라고 우려를 표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 앤디 림 연구원은 2일(현지 시간) 발표한 ‘쓰레기, 풍선, 한국 통일 가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남한보다 경제사정이 나았던 과거에는 대남 체제 선전 전단지(‘삐라’)를 날려보내던 북한이 이제는 ‘쓰레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제 남한에서 북한 체제가 우스꽝스럽게 여겨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 평가했다. 5월부터 이어진 오물풍선 테러가 오히려 북한 체제의 취약성을 자인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오물풍선 테러가 남한에 대한 북한의 디커플링(관계 단절) 정책의 연장선상이라고도 설명했다. 2020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올해는 아예 남북관계를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것처럼 적대적 표현 방식 중 하나란 얘기다. 여기에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가 ‘대북전단 금지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후 탈북민단체가 다시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있는 데 대한 보복의 의도도 깔려있을 것으로 분석했다.다만 이들 전문가는 그렇다고 해서 최근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국제연구소 연구원이나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 명예교수가 주장한 것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쟁을 결심한 것은 아닐 거라고 봤다했다. 김 위원장이 진짜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탄약을 모두 러시아에 팔았을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이어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북한은 전쟁 준비 과정에서 ‘교란작전’을 써왔다”며 “만약 실제 전쟁이 임박했다면 남한과 대놓고 디커플링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오리건주 윌슨빌에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1일(현지 시간) 주시애틀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윌슨빌 타운센터 내 한국전쟁 기념공원 옆에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관이 들어섰다. 2000년 건립된 한국전쟁 기념공원에는 6·25전쟁에서 숨지거나 실종된 오리건주 참전용사 298명의 이름을 새긴 화강암 벽이 설치돼 있다. 이번에 개관한 약 10평 규모의 전시관은 오리건주 출신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90여 명의 약력, 이 중 24명의 인터뷰 영상 등으로 꾸며졌다. 참전 당시 이들이 직접 사용했던 물건과 사진 등도 전시된다. 이날 개관식에는 부친 또한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티나 코텍 주지사, 줄리 피츠제럴드 윌슨빌 시장, 앤드리아 설리나스 연방 하원의원, 서은지 시애틀총영사, 오리건주 참전용사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코텍 주지사는 “참전용사인 아버지와 이 공원을 방문한 추억이 있다”며 “평화와 자유를 향한 한국과 오리건주의 동맹은 한미동맹 성공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서 총영사는 참전용사들에게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감사의 뜻을 담은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했다. 개관을 주도한 오리건주 ‘한국전쟁기념재단(KWMFO)’ 측은 “국가보훈부, 오리건주 한국전쟁 참전용사 협회, 윌슨빌시 당국, 미 자선단체 등이 19만 달러(약 2억6000만 원)를 기부해 전시관을 마련했다”며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업적을 기리고 해당 전쟁이 미친 영향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오리건주 윌슨빌에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전시관이 문을 열었다.1일(현지 시간) 주시애틀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윌슨빌 타운센터 내 6·25전쟁 기념공원 옆에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관이 들어섰다. 2000년 건립된 6·25전쟁 기념공원에는 6·25전쟁에서 숨지거나 실종된 오리건주 참전용사 298명의 이름을 새긴 화강암 벽이 설치돼 있다.이번에 개관한 약 10평 규모의 전시관은 오리건주 출신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약 90여 명의 약력, 이중 24명의 인터뷰 영상 등으로 꾸며졌다. 이들이 직접 사용했던 유물, 참전 당시 사진 등도 전시된다.이날 개관식에는 부친 또한 6·25전쟁 참전용사인 티나 코텍 주지사, 줄리 피츠제럴드 윌슨빌 시장, 안드리아 살리나 연방 하원의원, 서은지 시애틀총영사, 오리건주 참전용사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코텍 주지사는 “참전용사인 아버지와 이 공원을 방문한 추억이 있다”며 “평화와 자유를 향한 한국과 오리건주의 동맹은 한미동맹 성공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서 총영사는 참전용사들에게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감사의 뜻을 담은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했다.개관을 주도한 오리건주 ‘6·25전쟁기념재단(KWMFO)’ 측은 “국가보훈부, 오리건주 6·25전쟁 참전용사 협회, 윌슨빌 시 당국, 미 자선단체 등이 19만 달러(약 2억6000만 원)를 기부해 전시관을 마련했다”며 6.25 전쟁 참전용사의 업적을 기리고 해당 전쟁이 미친 영향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유럽연합(EU) 중추 국가인 프랑스에서 사상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의회 제1당’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 시간)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조기 총선 1차 투표 집계 결과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이 33.2%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좌파 신민중전선(NFP)이 28.0%로 2위를, 집권당인 중도 르네상스가 이끄는 범여권 앙상블은 20.8%로 3위를 차지했다. 최종 의석수는 7일 치러지는 결선 투표에서 결정되지만 현지 언론들은 이번 결과를 판세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삼고 있다. 결선 투표에서도 현재 흐름이 이어진다면 의회 전체 의석 577석 중 RN 240∼270석, NFP 180∼200석, 앙상블 60∼9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RN은 기존 의석보다 약 3배 늘고, 범여권 진영은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된 76석 중 RN은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37석을 차지했다. NFP는 32석을 차지했고, 앙상블은 2석에 그쳤다. 이번 선거 결과는 반(反)이민 정서와 계속되는 경제난에 불만을 쌓아온 유권자들이 현 정부를 심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의회 제1당 대표가 총리에 오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선 ‘중도’ 성향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극우’ 조르당 바르델라 총리(현 RN 대표)가 동거 정부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이질적인 내각이 경제·외교 현안을 두고 삐걱대며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반이민 정책과 서민 대상 경제정책 강조 이번 선거 투표율은 약 67%로 2022년 최종 투표율(47.5%)보다 월등히 높았을 뿐만 아니라 1997년 1차 투표(67.9%) 이후 27년 만에 최고치였다. 팍팍한 현실에 분노한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달려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유권자들은 이민자 증가로 인한 사회 혼란과 고물가 등 경제난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극우 정당은 ‘단골 공약’인 반이민 정책과 보호무역 등을 내세워 지지 기반을 넓혔다. RN은 프랑스에 거주하는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18세가 되면 자동으로 프랑스 국적을 받는 출생시민권제도의 폐지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또 불법체류자에게 의료서비스나 사회복지 혜택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RN은 전 국민 부가가치세(VAT) 인하와 39세 이하에 대한 세금 감면 공약으로 경제난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지지도 얻었다. 감세로 고물가에 지친 민심을 달래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부족해질 세수를 채울 재원 마련 방법은 제시하지 않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라는 여당의 비판을 받았지만 당장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은 환호했다. 마크롱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집권 세력에 대한 분노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각종 개혁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일방적’ 소통이 많았고, 굵직한 사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크롱 대통령은 2022년 재선 성공 뒤 정부가 의회 동의 없이 입법을 할 수 있는 헌법 제49조 3항의 권한을 23차례나 행사했다”며 “총선은 마크롱주의에 대한 국민 투표”라고 보도했다.● 삐거덕거리는 동거 정부 가능성 높아 마크롱 대통령과 바르델라 총리 체제가 구성되면 마크롱 정부가 추진해온 연금개혁 등 주요 경제 정책이 중단될 수 있다. 또 EU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우크라이나 지원 연대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 바르델라 RN 대표는 지난달 19일 한 행사에서 “우크라이나는 스스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유럽의회 선거 결과 자신이 이끄는 르네상스가 14.6%를 득표해 RN(31.5%)에 참패하자 돌연 결정한 바 있다. 당장 RN의 상승세를 꺾지 않으면 2027년 대선에서 RN이 승리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르몽드는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려다가 자신의 다수당(르네상스)을 해산해 사실상 몰락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NFP와 앙상블은 결선 투표를 앞두고 합종연횡을 시도하고 있다. 앙상블 측은 “결선 투표 때 지역구 60곳의 후보를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NFP와 앙상블 후보가 각각 출마할 경우 RN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이유다. NFP도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후보들을 사퇴시키기로 했다고 CNN은 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바르델라를 총리로 만들고 나는 대권을 넘보겠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치러진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원내 제1당이 유력해진 극우 국민연합(RN)의 ‘실질적 리더’로 꼽히는 마린 르펜 의원 겸 전 대표(56)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당을 이끌고 있는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29)를 직접 정계로 이끌었고, 대표 자리에 앉혔기 때문이다. 바르델라 대표는 수차례 르펜 의원을 ‘정치적 멘토’로 칭했다. 바르델라 대표가 총리에 오르면 르펜 의원이 이를 발판 삼아 2027년 대선에서 대통령을 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르펜 의원은 이미 2017년, 2022년 대선에서 모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대결했다. 2022년 대선 결선투표 때는 패했지만 41.4%를 얻으며 선전했다. 르펜 의원은 이번 총선을 통해 자신에게 두 차례의 대선 패배를 안긴 마크롱 대통령에게 단단히 설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7년 대선에서 두 사람이 다시 맞붙는다면 승자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르펜 의원은 RN의 전신 국민전선을 만든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96)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법학을 전공했고 젊은 시절 변호사로 활동했다. 당시 국선 변호인 자격으로 불법 이민자들을 변호한 경험도 있다. 2011년 아버지로부터 국민전선 대표직을 물려받았다. 두 번 이혼했고 세 자녀가 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을 두둔하는 발언을 일삼은 아버지를 2015년 당에서 영구 제명하는 결단력을 보였다. 분노한 부친이 “선거에서 딸을 찍지 않겠다”고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2018년 당명 또한 RN으로 바꾸고 아버지와 완전히 결별했다. 2022년 바르델라를 당 대표에 앉혔다. 르펜 의원은 생필품 가격 및 에너지 부가가치세 인하, 저소득층·30대 이하 세금 감면 등 ‘생활 밀착형’ 공약으로 고물가 등에 지친 서민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발발 뒤 프랑스에서 발생한 유대인 대상 범죄 또한 적극 비판해 왔다. 유럽 주요국 극우 정당에 자주 제기되는 반(反)유대주의와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유럽연합(EU) 중추 국가인 프랑스에서 사상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의회 제1당’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 시간)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조기 총선 1차 투표 집계 결과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이 33.2%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좌파 신민중전선(NFP)이 28.0%로 2위를, 집권당인 중도 르네상스가 이끄는 범여권 앙상블은 20.8%로 3위를 차지했다.최종 의석수는 7일 치러지는 결선 투표에서 결정되지만 현지 언론들은 이번 결과를 판세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삼고 있다. 결선 투표에서도 현재 흐름이 이어진다면 의회 전체 의석 577석 중 RN 240~270석, NFP 180~200, 앙상블 60~9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RN은 기존 의석보다 약 3배 늘고, 범여권 진영은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된 76석 중 RN은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37석을 차지했다. NFP는 32석을 차지했고, 앙상블은 2석에 그쳤다.이번 선거 결과는 반(反)이민 정서와 계속되는 경제난에 불만을 쌓아온 유권자들이 현 정부를 심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의회 제1당 대표가 총리에 오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선 ‘중도’ 성향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극우’ 조르당 바르델라 총리가 동거 정부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이질적인 내각이 경제·외교 현안을 두고 삐걱대며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반이민 정책과 서민 대상 경제정책 강조이번 선거 투표율은 약 67%로 2022년 최종 투표율(47.5%)보다 월등히 높았을 뿐만 아니라 1997년 1차 투표(67.9%) 이후 27년 만에 최고치였다. 팍팍한 현실에 분노한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달려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유권자들은 이민자 증가로 인한 사회 혼란과 고물가 등 경제난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극우 정당은 ‘단골 공약’인 반이민 정책과 보호무역 등을 내세워 지지 기반을 넓혔다. RN은 프랑스에 거주하는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18세가 되면 자동으로 프랑스 국적을 받는 출생시민권제도의 폐지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또 불법체류자에게 의료서비스나 사회복지 혜택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RN은 전 국민 부가가치세(VAT) 인하와 39세 이하에 대한 세금 감면 공약으로 경제난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지지도 얻었다. 감세로 고물가에 지친 민심을 달래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부족해질 세수를 채울 재원 마련 방법은 제시하지 않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라는 여당의 비판을 받았지만 당장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은 환호했다.마크롱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집권 세력에 대한 분노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각종 개혁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일방적’ 소통이 많았고, 굵직한 사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크롱 대통령은 2022년 재선 성공 뒤 정부가 의회 동의 없이 입법을 할 수 있는 헌법 제49조 3항의 권한을 23차례나 행사했다”며 “총선은 마크롱주의에 대한 국민 투표”라고 보도했다.● 삐끄덕거리는 동거 정부 가능성 높아마크롱 대통령과 바르델라 총리 체제가 구성되면 마크롱 정부가 추진해온 연금개혁 등 주요 경제 정책이 중단될 수 있다. 또 EU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우크라이나 지원 연대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 바르델라 RN 대표는 지난달 19일 한 행사에서 “우크라이나는 스스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선거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유럽의회 선거 결과 자신이 이끄는 르네상스가 RN에 두 배가 넘는 31.5%의 지지율로 참패하자 돌연 결정한 바 있다. 당장 RN의 상승세를 꺾지 않으면 2027년 대선에서 RN이 승리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르몽드는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려다 자신의 다수당(르네상스)을 해산해 사실상 몰락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했다.한편 NFP와 앙상블은 결선 투표를 앞두고 합종연횡을 시도하고 있다. 앙상블 측은 "결선 투표 때 지역구 60곳의 후보를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NFP와 앙상블 후보가 각각 출마할 경우 RN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이유다. NFP도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후보들을 사퇴시키키로 했다고 CNN은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정부가 오토바이 등 이륜차 번호판 크기를 키우고, 후면 번호판도 단속하는 등 이륜차 사고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이륜차 앞쪽에 번호판을 다는 방안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륜차 앞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경찰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륜차 후면 번호판 규격 및 문자 크기를 확대하기로 하고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9월 개정할 계획이다. 또 후면 번호판 무인단속장비를 지난해 342대에서 올해 529대로 확대하기로했다. 이륜차에 대한 단속 확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AI) 활용 첨단 무인단속카메라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이륜차 사고의 치사율이 높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오토바이 등 이륜차 사고 관련 사망자가 392명으로 전체 자동차 사고 사망자 2551명의 15.4%에 이른다”며 “등록된 이륜차 대수에 비하면 일반 자동차 사고에 비해 사망자 수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이 2018∼2022년 교통사고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고 시 사망에 이르는 비율은 이륜차(2.5%)가 일반 자동차 등 사륜차(1.4%)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이 2022년 이륜차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과속으로 인한 이륜차 사고의 치사율은 14%에 달했다. 이륜차가 과속할 경우 사고에 대처할 시간이 짧아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으로는 이륜차 과속 및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번호판 부착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명찰 효과’를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도경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단속 카메라는 앞번호판만 인식하도록 설계돼 있다 보니 이륜차의 뒷번호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며 “(앞번호판이 도입될 경우) 단속 효율도 올라가고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명찰 효과’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대신 일정 배기량 이하의 오토바이부터 앞번호판 부착을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전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하거나 안전교육을 받은 이륜 차주에 대해 보험료 할인 등 인센티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올 4월 발간한 ‘이륜차 안전 제고를 위한 기술 개발과 보험 적용’ 보고서에서 “정부와 보험회사 차원에서 조향장치 감지 기술 등 안전기술을 적용한 이륜차나 정부의 안전교육 과정을 이수한 운전자들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4·사진)이 사후 재산의 상당 부분을 세 자녀, 즉 수전(71), 하워드(70), 피터(66)가 공동 관리할 새로운 공익 신탁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그가 사후 재산의 운용 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의 재산은 1300억 달러(약 180조 원)로 추정된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최근 유언장 일부를 변경한 사실을 공개하며 “세계 인구 80억 명 중 가장 운이 좋은 1%에 속하는 저와 제 자녀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자녀의 가치관에 만족하고 있으며 향후 이들이 내릴 결정을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버핏 회장의 세 자녀가 공동으로 운영할 공익 신탁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떤 종류의 자선 활동을 펼칠지는 세 자녀가 만장일치로 결정하기로 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결정에 따라 해당 신탁이 최대 1000억 달러를 받을 수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자선단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세 사람은 이미 지금도 각각 활발한 공익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전 씨는 자신의 이름을 딴 수전 버핏 재단의 의장 자격으로 대학 장학금 지급, 불임 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유아 교육 등을 강조하는 셔우드 재단의 이사장도 지내고 있다. 하워드 씨 또한 식량 안보 중시, 인신매매 근절, 분쟁 완화 등을 강조하는 하워드 버핏 재단을 이끌고 있다. 피터 씨는 세계 각국의 원주민 공동체 등을 지원하는 노보 재단에 관여한다. WSJ에 따르면 수전 씨는 사용처와 관련해 “우리가 해온 일의 연속선상이 될 것 같다”고 점쳤다. 하워드 씨 또한 “아버지의 뜻을 받들 수 있어 영광”이라고 했다. 버핏 회장의 이번 결정은 ‘절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이혼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핏 회장은 2006∼2023년 총 393억 달러(약 54조 원)를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다. 그러나 2021년 게이츠 창업자가 이혼 계획을 발표하자 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충북 옥천군 옥천읍 마암리 과선교 사거리에서 지난달 두 명의 여중생이 함께 탑승하고 있던 전동 킥보드와 자동차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여중생 한 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창원시에서도 전동 킥보드를 함께 타던 고등학생 2명이 차에 치였는데 이 중 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이 늘면서 이처럼 관련 사고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안전장비 미착용, 무면허 운전, 2인 이상 탑승 등 현행 도로교통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인명 피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PM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근 인공지능(AI) 동작 감지기(모션 센서)를 활용하는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구조를 요청하는 방식 등이다. 전문가들은 “사고를 줄이려면 PM 법정 최고 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폭증하는 PM 사고, 보험은 사각지대 경찰청에 따르면 PM 사고는 2021년 1735건, 2022년 2386건, 지난해 2389건으로 매년 늘었다. 2018년 사고 건수가 225건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5년 새 1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연령대별로 10대의 사고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동아일보가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PM 연령대별 사고·사망·부상 현황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이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를 주행하다 적발된 사례는 2021년 3531건이었다. 이어 2022년 1만3365건, 지난해 2만68건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10대 이용자가 일으킨 사고 건수 역시 같은 기간 549건에서 1032건, 1021건으로 증가 추세다. 10대는 원동기 면허 등을 취득할 수 없는 연령대라서 사실상 대부분 무면허 운전자다. 경찰 등 정부 기관이 국내에서 운행하는 PM이 몇 대가 있는지 공식 통계조차 집계하지 못하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다. 전동 킥보드 등을 공유하는 서비스는 자유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어 별도 집계가 안 되고 있다. 또 개인이 구입하는 전동 킥보드는 공식 번호판을 발급받지 않기 때문에 몇 대가 판매되었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사고가 폭증했지만 PM 이용자들은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자동차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 PM을 자동차로 규정하지 않아 보험 가입 의무에서 제외하고 있다. 전동 킥보드 대여업체가 보험사 간 맺은 단체보험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기기 고장에 따른 이용자 피해만 보상해 주는 형태다.● “AI 모션 센서로 사고 위험 감지” 업계에서는 AI 모션 센서를 PM에 탑재해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최근 모빌리티 안전관리 서비스 스타트업이 개발한 안전관리 시스템 ‘라이더로그’가 대표적이다. 라이더로그는 PM에 탑재된 AI 모션 센서로 이동장치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고 시 구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사고 처리를 돕는다. 실제로 사고 상황을 가정해 라이더로그가 부착된 PM을 일부러 세게 넘어뜨리자 약 90초 만에 모니터링하는 곳으로 알림이 왔다. 해당 기술을 개발한 김경목 별따러가자 공동대표는 “전동 킥보드에 충격이 발생하면 AI가 사고 여부를 판단해 본사에 알린다”며 “충격량, 속도, PM의 방향 등 데이터를 종합해서 사고 여부를 판단한다. 90초 이내에 다시 일어나거나 운행을 시작하면 가벼운 사고라고 판단해 사고 접수를 취소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본사 모니터링 시스템에는 실제 발생한 5건의 사고 발생 내용이 해당 PM의 이동 경로에 따라 표시돼 있었다. 구간별 주행 속도와 급가속, 과속 여부 등 세부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모션 센서 기술은 현재 상용화 초기 단계지만 향후 PM은 물론 이륜차 위험운전 관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지방에서 트랙터나 경운기 등에도 부착해 고령 운전자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M 속도 상한 낮춰야” 전문가들은 현재 시속 25km로 설정된 PM 제한 속도를 낮춰야 중대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22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PM 관련 실험을 진행한 결과, PM 속력을 시속 25km에서 20km로 낮추면 정지거리가 26%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정지거리는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다 전방의 돌발 상황을 인지한 지점부터 멈출 때까지 주행한 거리를 가리킨다. 시속 25km일 때 정지거리는 약 7m, 20km는 5.2m였고, 10km는 2.4m로 급감했다. 지방자치단체는 현재 25km인 제한 속도를 20km로 낮추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앞다퉈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고 있다. 공유 서비스 업체인 ‘스윙’은 자체적으로 최고 속도를 시속 20km로 낮췄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동 킥보드는 이용자가 서 있는 상태로 타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높고, 바퀴가 작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높다”며 “최고 속도를 하향하고 사고 위험이 큰 야간 시간대에는 추가로 속도를 제한해 운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4·사진)이 사후 재산의 상당부분을 세 자녀, 즉 수전(71), 하워드(70), 피터(66)가 공동 관리할 새로운 공익 신탁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그가 사후 재산의 운용 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의 재산은 1300억 달러(약 180조 원)로 추정된다.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최근 유언장 일부를 변경한 사실을 공개하며 “세계 인구 80억 명 중 가장 운이 좋은 1%에 속하는 저와 제 자녀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자녀의 가치관에 만족하고 있으며 향후 이들이 내릴 결정을 신뢰한다고 덧붙였다.버핏 회장의 세 자녀가 공동으로 운영할 공익 신탁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떤 종류의 자선 활동을 펼칠 지는 세 자녀가 만장일치로 결정하기로 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결정에 따라 해당 신탁이 최대 1000억 달러를 받을 수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자선단체로도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세 사람은 이미 지금도 각각 활발한 공익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전은 자신의 이름을 딴 수전 버핏 재단의 의장 자격으로 대학 장학금 지급, 불임 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유아 교육 등을 강조하는 셔우드 재단의 이사장도 지내고 있다. 하워드 또한 식량 안보 중시, 인신매매 근절, 분쟁 완화 등을 강조하는 하워드 버핏 재단을 이끌고 있다. 피터는 세계 각국의 원주민 공동체 등을 지원하는 노보 재단에 관여한다.WSJ에 따르면 수전 씨는 사용처와 관련해 “우리가 해온 일의 연속선상이 될 것 같다”고 점쳤다. 하워드 씨 또한 “아버지의 뜻을 받을 수 있어 영광”이라고 했다.버핏 회장의 이번 결정은 ‘절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이혼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버핏 회장은 2006~2023년 총 393억 달러(약 54조 원)를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다. 그러나 2021년 게이츠 창업자가 이혼 계획을 발표하자 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2010년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서 미국 정부 기밀문서 등을 대량으로 공개해 간첩 혐의로 기소됐던 줄리언 어산지(53)가 그간 희망하던 대로 미 본토로 끌려가지 않고 10년 넘은 도피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미국령 사이판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5년 넘게 영국 교도소에서 복역한 기간을 인정받아 사실상 곧바로 석방되도록 합의한 것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은 24일 미 법무부 서류를 인용해 “어산지가 이틀 뒤 미국령 사이판의 법원에 출두해 ‘중범죄’ 혐의에 대한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해당 법원은 어산지에게 62개월형을 선고하면서, 2019년 4월부터 이달 23일까지의 영국 복역을 이미 징역을 산 것으로 인정할 예정이다. 이에 24일 영국 교도소에서 출소한 어산지는 사이판에서 ‘자유의 몸’이 된 뒤 모국인 호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서부터 해킹에 능숙했던 어산지는 2006년 위키리크스를 설립하고 2010년 미 육군 첼시 매닝 일병이 빼낸 미 군사·외교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게재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해당 문서엔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당시 미군 전쟁범죄와 관타나모수용소 인권침해 등 민감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같은 해 매닝이 체포된 뒤 어산지 역시 과거 스웨덴 여행 중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붙잡힐 위기에 처하자, 2012년 망명 허가를 내준 반미(反美) 성향 에콰도르의 영국 런던 주재 대사관으로 도피했다. 영국이 미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대사관에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었던 그는 “우주선에서 사는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7년 가까이 대사관에 머물던 어산지는 에콰도르 정부와도 사이가 나빠져 2019년 결국 쫓겨났고, 현지 교도소에 수감됐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를 감안해 어산지를 기소하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그해 ‘1917 스파이방지법’ 위반과 간첩활동 등 18개 혐의로 전격 기소하면서 영국에 송환을 요청했다. 하지만 어산지는 미국으로 돌아간다면 종신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송환을 놓고 미 당국과 수년간 공방을 벌여왔다. 이번 합의로 어산지는 오랜 도피를 끝내게 됐다. 일각에선 미 정부의 이번 결정이 “언론을 탄압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고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 서구 사회에선 어산지 석방 요구가 줄기차게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4월 어산지가 고국인 호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 달라는 호주 정부의 요청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불을 켰더니 침실 바닥에 대마초 재배를 위한 3피트(약 0.9m) 높이의 흙이 쌓여있었다.”영국에서 집을 빌려놓고 그 안에 대마초를 불법 재배하는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3일(현지 시간) 전했다. 영국 수도 런던 북부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찰스 리브스 씨는 해외 발령이 나면서 인터넷에 집을 장기임대한다는 홍보글을 올렸다. 이에 한 부동산 중개업자가 “자녀가 있는 가족이 살고 싶어 한다”며 연락을 취해왔고 리브스 씨는 이들에게 집을 내줬다. 하지만 약속했던 임대료는 들어오지 않았고 리브스 씨는 법원의 허가 명령이 떨어진 후에야 자신의 집을 방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을 열자 난데 없이 ‘대마초 재배 하우스’의 풍경이 나타난 것이다. 알고보니 부동산 중개업자는 허위 사이트를 운영하는 대마 재배 조직이었고, 임차인도 가짜였다. 경찰은 리브스 씨의 집에서 400개 이상의 대마초 식물을 압수했다. 추정 시가만 수십 만 파운드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대마초 불법 재배 일당은 침실에 무려 10톤의 흙을 옮겨놨을 뿐 아니라, 집 전체를 마약 재배 공장으로 사용햇다. 리브스 씨는 “대마초 재배에 적절한 환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일당이 천장과 벽에 구멍을 뚫어놨고, 맘대로 곳곳에 전문 재배 램프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램프에서 나오는 강한 열로 인해 여러 방에는 탄 자국이 남았다. 이들 일당은 건물 배선 시스템까지 임의로 변경해 계량기를 우회함으로써 대마초 재배에 필요한 전력까지 훔쳐 사용했다. BBC에 따르면 현재 집을 복구하는 데 드는 비용만 수천만 원으로 추산된다. 리브스 씨의 부인 줄리아 씨는 “20년간 살아온 우리 가족의 안락한 터전이 공격 받았다는 정신적 충격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20여년 전에 비해 코카인 복용자가 4배 가량 증가하는 등 마약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BBC는 교통의 요충지로 시장 접근성이 뛰어난 런던에서 국제 마약범죄 조직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에는 런던 하수 성분에서 코카인이 검출돼 런던이 ‘코카인의 수도’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실제로 런던 경찰에 따르면 2018~2019년과 2022~2023년 런던에서 발각된 대마초 농장만 1056곳에 달한다. 영국 전 경찰관이자 마약 범죄 전문가인 알렌 모건은 BBC에 “특히 영국의 경우 부동산 중개인이 되기 위한 별도 자격 요건이 없는 데다가,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퇴거시키려면 수개월이 소요된다”며 “임대 사기와 결합한 마약범죄가 나타나기 쉬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마크롱주의는 이제 끝났다. 그게 실제로 존재했다면 정말 끝났다.” 2012∼2017년 집권한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이 후임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올랑드는 30일 조기 총선에서 극우 열풍을 막기 위해 총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대통령까지 지낸 정치인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일은 전례가 없다. AFP통신은 올랑드 전 대통령이 22일 유세에 나서 ‘마크롱주의는 끝났다’라고 발언한 데 대해 “단순히 그의 임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그가 대표하던 시대정신이 막을 내렸음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당 소속인 올랑드 전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당시 중도 마크롱 후보와 극우 마린 르펜 후보에게 모두 밀려 재집권에 실패했다. 이후 결선투표 과정에서 “극우 집권을 막자”며 마크롱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깊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랑드 행정부를 통해 정계에 입문했고, 경제산업부 장관에 임명된 뒤 ‘스타트업 국가’를 만들겠다며 인지도를 높였다. 하지만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집권 사회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자 중도 성향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를 창당했다. 결국 사회당 정치인과 지지 기반까지 대거 흡수하며 집권에서 승리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2017년 당시 표방한 개혁과 실용으로 오랜 전통의 사회당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던 올랑드 전 대통령으로선 불과 7년 만에 다시 달라진 정치환경을 접한 셈이다. 이달 초 유럽의회 선거에서 집권 르네상스당(옛 앙마르슈!)이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에 대패했는데도 전격 조기총선을 결정한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정계에서는 좌우를 막론하고 “극우 정권에 프랑스를 내줄 수 있는 위험한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18∼20일 여론조사기관 IFOP-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의 조사 결과 RN의 지지율은 34%로, 올랑드 전 대통령이 속한 좌파연합(29%), 집권당 연합(22%)을 앞섰다. 25일에는 집권당의 가브리엘 아탈 총리(35)와 RN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29), 좌파연합 마뉘엘 봉파르 의원(38)이 3자 토론회를 벌인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 3인방은 오랜 세월 그를 지킨 근간이지만, 너무 경직된 옛날 스타일(old school)이다.” 27일 올해 미국 대선의 첫 TV토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모든 걸 믿고 의논하는 핵심 참모 3명이 재조명받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수십 년간 그를 충심으로 보필했지만, 평균 연령 71세의 좁은 ‘이너 서클’에 대한 불만도 크다”고 전했다. NYT가 꼽은 첫 번째 심복은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론 클레인(63)이다. 공화당이 ‘바이든의 수상’이라 부를 정도로 핵심 전략가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 제안 2주 전에, 이미 클레인이 예고했을 정도”라고 했다. 토론의 대가인 클레인은 현재 에어비앤비 최고법률책임자(CLO)이지만, TV토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과외’를 위해 휴직까지 했다. 마이크 도닐런 백악관 선임고문(66)은 바이든 대통령의 ‘구루(스승)’로 불린다. 바이든 대통령이 2015년 장남 보를 뇌종양으로 잃은 직후 대선 출마를 고려하자, 그를 걱정해 만류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NYT는 “지난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묘사한 아이디어도 도닐런의 작품”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꼽은 테드 코프먼(85)은 바이든의 오랜 ‘절친(confidant)’이다. 1972년 바이든의 첫 상원의원 선거 때부터 함께했다. 바이든의 비서실장 및 보좌관,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을 역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내릴 땐 언제나 그와 상의했다. 한 전직 바이든 캠프 참모는 “그 셋을 연구하면 ‘바이든 월드’의 작동 윈리를 알 수 있다”며 “다만 이들이 반대 의견을 내놓는 경우가 드문 데다 ‘인의 장막’도 견고해 다른 이는 직언하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 3인방은 오랜 세월 그를 지킨 근간이지만, 너무 경직된 옛날 스타일(old school)이다.”27일 올해 미국 대선의 첫 TV토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모든 걸 믿고 의논하는 핵심 참모 3명이 재조명받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수십년간 그를 충심으로 보필했지만, 평균 연령 71세의 좁은 ‘이너 서클’에 대한 불만도 크다”고 전했다.NYT가 꼽은 첫 번째 심복은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론 클레인(63)이다. 공화당이 ‘바이든의 수상’이라 부를 정도로 핵심 전략가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 제안 2주 전에, 이미 클레인이 예고했을 정도”라고 했다. 토론의 대가인 클레인은 현재 에어비앤비 최고법률책임자(CLO)지만, TV토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과외’를 위해 휴직까지 했다.마이크 도닐런 백악관 선임고문(66)은 바이든 대통령의 ‘구루’(스승)로 불린다. 바이든 대통령이 2015년 장남 보를 뇌종양으로 잃은 직후 대선 출마를 고려하자, 그를 걱정해 만류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NYT는 “지난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묘사한 아이디어도 도닐런의 작품”이라고 했다.마지막으로 꼽은 테드 카우프만(85)은 바이든의 오랜 ‘절친(confidant)’이다. 1972년 바이든의 첫 상원의원 선거 때부터 함께 했다. 바이든의 비서실장 및 보좌관,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을 역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내릴 땐 언제나 그와 상의했다.한 전직 바이든 캠프 참모는 “그 셋을 연구하면 ‘바이든 월드’의 작동 윈리를 알 수 있다”며 “다만 ‘인의 장막’이 너무 견고해 다른 이는 직언하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많은 전쟁을 치른 이스라엘의 행복 지수가 높고, 출산율 또한 높은 이유는 종교 덕분입니다. 종교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주며 외로움 또한 치유합니다. 인간의 삶에는 종교가 꼭 필요합니다.”미국과 캐나다를 합한 북미 지역에서 아시아계 여성 최초로 뉴욕 최대 유대교회당(시너고그)의 수석 랍비가 된 앤젤라 워닉 북달(52)의 말이다. 한국계 어머니와 유대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11년 시사매체 뉴스위크가 선정한 ‘미국서 가장 영향력 있는 랍비’에 꼽혔다. 또 2014년 세계 3대 유대교 회당인 뉴욕 센트럴 시나고그에서 최초의 여성 및 아시아계 수석 랍비로 임명돼 주목받았다. 같은 해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열린 유대계 축제 ‘하누카’에서도 기도했다.그는 최근 서울대에 개설된 이스라엘 교육연구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했다. 18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만난 북달 랍비는 “물질주의, 경쟁 심화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과 우울함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종교가 잃어버린 삶의 의미를 되찾아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한국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유대교, 어머니는 불교 신자라고 들었다.“부모님 덕분에 한국인 겸 유대인의 정체성을 모두 지킬 수 있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5살 때 미국에 왔는데 어머니는 내가 빨리 미국 사회에 적응하고 공동체에 소속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나고그에 가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셨다.나는 유대교인이지만 불교 신자인 어머니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불교는 아시아에서 ‘종교’를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자 삶의 철학 아니겠나. 어머니께서 어렸을 때부터 불교 철학이 녹아 있는 민담 같은 것을 많이 들려주셨고 생명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늘 강조하셨다. 불교, 유교의 가치가 모두 나의 정체성에 녹아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 후 통기타를 치며 전통 민요 ‘아리랑’도 구성지게 불렀다.-북미 지역에서 여성, 아시아계 최초로 수석 랍비가 돼서 화제가 됐다. 아시아 혼혈이라서, 여성이라서 겪은 어려움은 없었나?“많이 어려웠다. 유대인들은 전세계에 퍼져있지만 당시 미국에 있는 거의 모든 유대인들은 유럽 출신 백인이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서 ‘진짜 유대계가 맞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게다가 유대교의 역사는 4000년이 됐지만, 여성 랍비가 나타난 지는 반세기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만큼 유대교 자체에 가부장적 분위기가 남아있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미국 자체에도 인종차별, 성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중고를 겪었다.우리 유대회당이 나를 수석 랍비에 자리에 앉힌 것도 어찌 보면 위험을 감수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나를 ‘아시아계’나 ‘여성’이 아닌 그냥 ‘랍비 앤젤라’로 본다.”-최근에는 아시아계 랍비 혹은 여성 랍비가 늘었나?“지금도 많지 않다. 북미 지역에선 아마 한 손 안에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유대교 신자의 인종적 다양성은 확대됐다. 내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만 해도 다른 인종들은 유대교 회당에서 그닥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지금은 유대교 전체가 다양한 인종에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부모님은 랍비가 되는 것을 지지하셨나.“16살 때 처음 ‘랍비가 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고생이 심할 것이라고 걱정하셨지만 딸의 선택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셨고 지금은 매우 자랑스러워하신다. 유대계인 남편 또한 나의 일을 지지하고 도와준다. 우리는 세 아이를 두었기 때문에 남편의 협조가 없으면 ‘워킹맘’ 생활이 불가능하다(웃음).”-종교를 막론하고 전세계적으로 각 종교의 신자가 줄고 있다. “물질주의, 경쟁 심화 등으로 인간의 삶에서 정신적인 부분이 과소평가되고 있다. 동시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과 우울함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을 한다. 그래서 바로 이 지점에서 종교가 꼭 필요하다. 종교는 단지 교리를 넘어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주고 외로움을 치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잃어버린 삶의 의미를 되찾아줄 수 있다.이스라엘은 많은 전쟁을 치러왔음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들 중 하나다. 출산율도 굉장이 높은데, 그 비결도 단연 종교다. 유대인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안식일(샤밧) 저녁을 가족과 함께 한다. 종교를 통해 가족간 유대감을 강화하는 것이 행복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한국의 출생률이 너무 낮아 놀랐다. 한국인들이 열심히 일하는 데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 비용이 많이 들어 그렇다고 들었다. 이스라엘의 합계 출생률은 3명이 넘는다. 높은 출생률에도 종교의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이스라엘이 생존을 위해서 자신을 지킬 권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 사람도 존엄을 지키며 살 권리가 있다. 양측 모두의 안전과 존엄성이 보장되기를 바란다.”● 이스라엘 교육연구센터, 양국 교류 주춧돌 기대-서울대에 개설된 이스라엘 교육연구센터 개소식에 참여하기 위해 내한했다.“유대교와 히브리어는 기독교를 포함해 전세계 많은 종교와 언어에 영향을 준 고대 문명이다. 한국처럼 교육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그간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없어 늘 아쉬웠다. 교육, 문화, 창업,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학자와 시민들이 교류할 수 있는 주춧돌로 자리할 것이다. ” -양국간 교류가 왜 중요한가.“유대인과 한국인은 모두 교육열이 굉장히 높다. 여러 차례 외세의 침략을 당한 역사 또한 비슷하고, 천연자원이 부족한 것도 같다. 자신들의 문화, 언어, 지식 등을 적극적으로 지켜야 민족과 국가가 유지되기에 교육에 더 매달렸던 것 같다.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한국은 아직 토론 문화가 활성화되진 않았다고 본다. 윗사람에게 반박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풍습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유대인들의 전통적인 공부법인 ‘하브루타’(Havruta)는 ‘토론’ 그 자체다. 어릴 때부터 가정, 학교, 사회에서 서로 질문을 주고받고 토론을 한다. 유대인들이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여기는 이유도 토론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단기간 내에 많은 지식을 익힐 수 있는 한국식 교육과 하브루타가 합쳐지면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사진)의 연봉이 220만 싱가포르달러(약 22억8000만 원)로 전 세계 정치 지도자 중 1위를 차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받는 40만 달러(약 5억6000만 원)보다 4배 이상 많다. 또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의 연봉 또한 60만7490호주달러(약 5억6000만 원)로 사상 처음 미 대통령을 제쳤다고 호주 언론들이 보도했다. 19일(현지 시간) 호주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호주 당국은 2025 회계연도(올 7월∼내년 6월) 연방 공무원의 임금 인상률을 3.5%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앨버니지 총리의 연봉은 58만6950호주달러에서 60만7490호주달러로 오른다. 호주 총리의 연봉이 60만 호주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반면 미 대통령 연봉은 2001년 20만 달러에서 40만 달러로 2배로 오른 후 현재까지 23년간 동결 상태다. 싱가포르는 총리뿐만 아니라 공무원 전체가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다수 장관 또한 110만 싱가포르달러(약 10억5000만 원) 이상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는 지도자는 비올라 암헤르트 스위스 대통령으로 52만 스위스프랑(약 8억2300만 원)이다.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올해 연봉은 2억5493만 원이다. 이번 인상을 통해 호주 연방 하원의원의 연봉 또한 23만3660호주달러(약 2억1470만 원)로 올랐다. 미국에 이은 전 세계 2위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은 2009년부터 17만4000달러(약 2억4360만 원)를 받고 있다. 한국 국회의원의 연봉은 1억5700만 원이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