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이지훈 기자

동아일보 디지털랩 전략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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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무용 등 공연업계를 취재합니다.

easyhoon@donga.com

취재분야

2025-01-31~2025-03-02
문화 일반59%
환경3%
여행3%
문학/출판3%
인물/CEO3%
패션3%
음악3%
사회일반3%
인사일반3%
기타17%
  • 해상왕보다 ‘흙수저 장보고’ 조명…뮤지컬 ‘부부 콤비’

    8세기 통일신라시대 한반도와 중국, 일본 간 해상무역을 주도한 ‘해상왕 장보고’는 천민 출신이었다. 골품제가 부여한 신분에 갇히지 않고 당나라로 건너간 장보고는 관직에 오르고 큰 돈을 벌어 고향인 통일신라로 돌아온다. 지금의 완도에 국제 무역항 청해진을 건설한 그는 천민 출신으로는 드물게 엄청난 부와 권력을 손에 넣었다. 장보고는 청해진에서만큼은 신분이 개인의 삶을 결정하는 악습을 좇지 않았다. 신분이 아닌 능력으로 인물을 발탁하는 정치를 펼친다.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바다의 영웅이 된 장보고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오션스’가 다음달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오션스’는 뮤지컬 ‘프리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루드윅’ 등을 만든 추정화 연출가(50)와 허수현 음악감독(57)이 함께 내놓는 작품이다.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에서 뮤지컬 ‘오션스’ 쇼케이스 개막을 앞둔 두 사람을 16일 만났다. “올해 스무 살이 된 딸을 키우면서 부모의 지원이나 좋은 배경이 없는 아이들은 애초에 꿈조차 제대로 꿀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자신의 능력, 의지보다 주변 환경에 밀려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입지전적 영웅인 장보고가 실은 ‘흙수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추정화) 장보고의 공적보다는 그가 겪은 과정에 집중한 뮤지컬 ‘오션스’는 이름도 없이 천민으로 태어난 소년이 활보(강찬 진호)부터 청년 시절의 궁복(김찬호 정원영)을 거쳐 장보고(백인태 윤소호)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다룬다. 각 시기 장보고를 연기하는 3명의 배우뿐 아니라 ‘삼국사기’에도 기록된 장보고의 죽마고우 정연(김지휘 신은총)과 운명(윤석원)까지 포함한 5명의 배우가 장보고와 주변 인물을 연기하는 동시에 관객에게 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쇼 뮤지컬 형식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작품인 만큼 극은 최대한 쉽게 풀려고 노력했다.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지만 역사적 고증보다는 장보고라는 한 개인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각본을 썼다.“장보고란 인물은 실제로 어마어마한 역경을 겪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저희 작품에선 그가 겪은 고난은 자세하게 다루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모습’만을 보여주죠.”(추정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장보고에 맞춰 빠른 템포의 음악이 주를 이룬다. 허수현 음악감독은 청소년에게 익숙한 가수 싸이부터 중장년층에게 널리 알려진 미국의 로큰롤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까지 참고했다고 한다. 풍물패가 앙상블로 무대에 서는 만큼 아리랑, 쾌지나칭칭 등 우리 전통 음악을 테마로 만든 넘버도 다수 포함돼있다. “한 번 부르면 따라 부를 수 있게 쉬운 곡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나이 불문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선율로요. 락앤롤과 국악을 섞은 퓨전 스타일의 곡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허수현) 뮤지컬 ‘베르테르’(2001년)의 배우(추정화), 편곡자(허수현)로 만나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올해 결혼 21년차다. 2013년 뮤지컬 ‘달을 품은 슈퍼맨’을 시작으로 약 10년간 10여 편의 작품을 함께 만든 ‘창작 파트너’이기도 하다. “허수현 씨는 제가 원하는 음악을 써줄 수 있는 단 한 명의 작곡가라고 단언할 수 있어요. 남편은 다른 연출가들과도 일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생각은 해본 적도 없어요.(웃음) 제 스타일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거든요.”(추정화) “처음 추정화 씨가 쓴 대본을 보면 너무 복잡해서 아리송할 때가 있거든요. 근데 음악을 입혀서 무대에 세우고 나면 그녀가 숨겨 놓은 의도를 발견하며 소름이 돋기도 해요. 대단한 여인이라 생각합니다.”(허수현)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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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서 첫 발견 ‘화성 뿔공룡 화석’ 천연기념물 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골격 형태를 그대로 갖춘 공룡 화석인 ‘화성 뿔공룡 화석’이 천연기념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화성 뿔공룡)’ 골격 화석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뿔공룡은 트리케라톱스 등 뿔이 달린 ‘각룡류(角龍類)’를 말한다. 뿔공룡 화석은 2008년 경기 화성시 전곡항의 방조제 주변에서 청소 작업 중 엉덩이뼈와 꼬리뼈 등 공룡 하반신 뼈가 완전한 형태로 발견됐다. 연구를 통해 국제적으로 ‘새로운 각룡류’로 인정받아 공식 학술 명칭에 코리아와 화성이 들어갔다. 현재 화성시 공룡알화석산지 방문자센터에 전시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날 경북 상주시 중동면에 있는 조선시대 가옥 ‘상주 수암 종택’을 민속문화재로 지정했다. 이 종택은 서애 류성룡(1542∼1607)의 셋째 아들인 수암 류진(1582∼1635)의 신위를 모신 종가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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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섭섭남’ 강태오 “길잡이 대신 발자취 따라가는 것도 사랑 아닐까요”

    “‘고양이 집사’로서 고양이를 사랑했던 방식이 준호가 영우를 사랑하는 마음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근처에 위험한 물건이 있으면 강아지는 못 가게 하면 되지만 영역을 중시하는 고양이는 따라가서 직접 위험한 물건을 치워줘야 해요. 길잡이 대신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도 사랑 아닐까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변호사 우영우(박은빈)를 사랑한 이준호를 연기한 배우 강태오(28).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18일 만난 그는 이날 최종화에서 준호가 잠시 결별했던 영우에게 고백하며 “변호사님을 향한 제 마음은 꼭 고양이를 향한 짝사랑 같다”고 말한 대사의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문지원 작가님에게 애기들(고양이)을 돌봤던 경험에 빗대어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게 준호가 영우의 마음을 돌리는 대사가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신드롬을 일으키며 엄청난 인기를 누린 이 드라마엔 참신한 설정이 여럿 나오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을 중심 멜로라인으로 설정한 건 그중에서도 드문 시도였다. 강태오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자칫 판타지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엔 나오지 않는 시놉시스 속 준호의 인생사를 참고했어요. 변호사 부모님을 둔 준호는 어머니 같이 훌륭한 여성을 갈망하는 인물이에요. 근데 웬 신입 변호사가 다른 변호사들은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법정을 뒤엎잖아요. 거기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데다 (업무 때문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고 홀딱 반한 게 아니었을까요?” 그가 연기한 준호는 처음부터 ‘이상한 우영우’의 눈높이를 맞추려 노력한 인물이다. 회전문을 낯설어하는 영우에게 왈츠를 추며 회전문 통과 방법을 알려주는 ‘왈츠신’이 대표적이다. 우영우의 성장을 은유하듯, 왈츠로 시작한 드라마는 왈츠로 끝이 났다. 정규직 변호사가 된 영우가 마침내 왈츠 박자에 맞춰 혼자 회전문을 지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쿵짝짝 쿵짝짝’ 타이밍을 못 맞춰서 NG가 많이 났습니다(웃음). 감독님이 이 장면을 촬영할 때 다양한 각도로 여러 조명을 활용해 꽤 오래 찍으셨죠. 작품에서 중요한 의미가 담긴 장면이라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연극부에 들어가면서부터 배우를 꿈꿨다는 그는 2013년 서강준, 공명 등 배우로 구성된 그룹 ‘서프라이즈’로 데뷔했다. 이후 약 10년간 ‘명당’(2018년)을 포함해 영화 5편, ‘조선 로코-녹두전’(2019년) 등 드라마 20편에 출연한 그는 이번 작품으로 ‘국민 섭섭남’이란 애칭을 얻으며 인기가 치솟았다. ‘국민 섭섭남’은 7화 중 그의 대사 “섭섭한데요”에서 비롯됐다. 입대를 앞둔 그는 “입대 전 호화롭고 든든한 밥 한 끼를 먹은 것 같다”며 웃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한 후엔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배역, 새로운 배우로 나타나고 싶습니다. 작은 묘목도 주기적으로 물을 주면 풍성한 나무가 될 거란 믿음처럼 언젠가는 ‘우영우 팽나무’ 같이 큰 그늘을 지닌 듬직한 배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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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현대인 비만의 주범… 단당류 섭취 줄여야

    세계 인구의 3분의 1인 약 25억 명은 과체중 및 비만에 해당한다. 살찐 현대인들이 부쩍 많아지는 현상에 대해선 많은 분석이 존재한다. 필요 열량보다 많이 먹어서 혹은 이전처럼 강도 높은 육체노동을 하지 않아서 등 다양한 가설이 존재하지만 저자는 빙하기 이후 인류가 살이 찌는 체질로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인류의 조상 격인 영장류는 빙하기 지구를 거치며 서서히 ‘지방을 축적하는 체질’로 진화했다. 추워진 지구엔 종종 식량이 부족했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식량난에 대비하기 위해 인간의 신체는 몸속에 지방을 저장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는 것. 대부분 동물의 진화가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인간 역시 생존에 최적화된 체질로 변화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기원전 7000년경 일어난 농업혁명 이후 인간은 전례 없는 문제에 봉착한다. 농경사회가 형성되면서 인간은 안정적으로 농작물을 얻게 됐지만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너무나 급격한 변화였다. 현대에 이르러선 극단적인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질 리 없는데도 인체는 빙하기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지방을 저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좀처럼 오지 않을 곤궁기를 끊임없이 대비하는 몸이 된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인체 시스템을 ‘생존 스위치’라 명명한다. 25년간 의사이자 임상과학자로 활동한 그는 인간뿐 아니라 벌새, 곰, 쥐 등 여러 동물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생존 스위치를 보유한 신체에서 비만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하는 물질을 찾아낸다. 바로 프럭토스(탄수화물의 일종으로 과일, 꿀 등에 들어있는 주요 당류)라 불리는 단당류다. 주로 에너지원으로 여겨졌던 프럭토스가 체내 지방 축적을 유도하는 물질이 됐고 프럭토스의 대사 과정에서 생겨난 부산물인 요산 수치가 높아지면 혈압까지 상승해 만성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과거엔 인류의 생존에 도움을 줬던 프럭토스가 오늘날엔 당뇨, 비만 등을 야기하는 독이 됐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이 같은 주장을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해나간다. 프럭토스의 양뿐 아니라 농도 역시 체중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또 프럭토스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람들이 체중 감량에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영양학적 방법도 제시한다. 과학적 이론을 매개로 비만을 분석한 책이지만 체중 감량에 관한 다양한 팁도 담겨 있어 실용서의 성격을 띤다. 우선 지방이나 탄수화물, 단백질보다도 단맛을 내는 단당류 섭취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당류가 포함된 식음료는 물론이고 당류가 함유된 과일 역시 가려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화과, 망고, 청포도, 수박 등 프럭토스 함량이 높은 과일은 적당량을 섭취하라고 권한다. 칼륨과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간 키위, 블루베리, 딸기, 체리는 비교적 프럭토스 함량이 낮은 과일에 속한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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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영우에게 좋은 영향 준 정명석이라서 감사했습니다”

    “정명석은 자폐인에 대한 편견이 있던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우영우가 실력을 증명하자마자 바로 그를 인정하고 칭찬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죠. 첫 화부터 정명석은 단박에 편견을 무너뜨립니다. 그런 인물을 연기하게 돼 배우로서 참 좋았습니다.” 18일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박은빈)의 상사이자 법무법인 한바다의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을 연기한 배우 강기영(39·사진)은 이렇게 말했다.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극 중 중심인물인 우영우의 삶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훌륭한 선배 정명석을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서브 아빠’ ‘유니콘 상사’ ‘어른미(美)’…. 방영 내내 정명석에겐 여러 별명이 따랐다. ‘서브 아빠’는 ‘서브 남주(남자 주인공)’를 변주한 용어로 우영우에게 친아빠 버금가는 존재를, ‘유니콘 상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상사를 말한다. 극 중 정명석은 후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고 사과하는 인품도 가졌다. “제게 있어 ‘유니콘 상사’는 2013년 연극 ‘퍼즐’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박훈이에요. 당시 저는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주체 못 할 정도로 떨곤 했는데, 형이 ‘요즘 발음 좋고 전달력도 너무 좋다. 잘하고 있다’는 말을 툭 던지고 가더라고요. 그게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상한…’은 법정물이지만 어린이, 성소수자, 탈북민,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풀어낸 휴먼 드라마다. 농협 사내부부 해고, 문화재관람료 폐지 등 실제 사건을 다뤘고, 일부 회차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2019년 결혼해 두 살 아들을 둔 그는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구교환)이 등장하는 9화를 최고의 에피소드로 꼽았다. 그는 “법정에서 아이들이 ‘놀자!’라고 외칠 때 아빠가 되기 전엔 결코 알지 못했던 마음의 울림을 느꼈다”며 “아역 배우들을 볼 땐 ‘부모님이 얼마나 애지중지 키운 아이들일까’란 마음도 들더라”며 웃었다. 연극 ‘나쁜자석’(2009년)으로 데뷔한 그는 여러 드라마, 영화에서 주로 단역과 조연으로 활동하다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2015년)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년)에서 감초 역할을 맡으며 얼굴을 알렸다. 14년 차 배우인 그는 “실패를 거듭한 끝에 기회가 왔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젠 연기를 즐길 준비가 된 것 같아요. 그동안 연기에 도움 안 되는 긴장도 너무 많이 했거든요.(웃음) 누아르 장르의 악역도 탐납니다. 물론 ‘우영우 시즌2’는 무조건 하고 싶어요!”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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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수 소설의 아름다운 문장, 뮤지컬 언어로 되살렸어요”

    교통사고를 당해 죽다 살아난 10대 소년 정훈에게 초능력이 생긴다. 타인의 속마음이 들리고 물건을 만지면 그 주인의 과거가 보이게 된 것. 자신의 초능력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서 도망친 정훈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 상처를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소설가 김연수가 2012년 발표한 장편소설 ‘원더보이’가 10년 만에 뮤지컬로 태어난다. 서울시뮤지컬단이 19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창작뮤지컬 ‘원더보이’를 처음 선보인다. 2008년 청소년 문예지 ‘풋’ 연재물로 시작한 원작 소설은 다양한 연령의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베스트셀러다. 초능력 소년이 주인공인 만큼 전반부는 판타지 성격을 띠다가 중·후반부에 이르러선 리얼리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뮤지컬 역시 원작 소설의 주요 특징인 ‘장르의 전환’을 큰 줄기로 삼았다. 박준영 연출가는 “초반엔 초능력이 쏟아지는 신비로운 장면 중심으로 흐르다가 후반엔 인물의 서사 중심으로 전개된다”고 설명했다. 소설은 정훈을 1인칭 주인공으로 내세우지만 뮤지컬에선 3인칭으로 각색됐다. 주인공 정훈(김범준 이휘종)뿐 아니라 강토(박란주 이혜란) 수형(김지철) 등 주요 인물의 감정도 중요하게 다룬다. 성재현 작가는 “정훈의 시점으로만 따라갔던 소설과 달리 뮤지컬은 여러 인물의 시점에서 풀어간다”고 했다. 창작진은 소설에서 활용된 은유적 설정이나 섬세한 감정 묘사를 최대한 음악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집중했다. 장면 성격에 따라 넘버의 톤과 멜로디를 다르게 하는 방식이다. 박윤솔 작곡가는 “소설에서 사용한 메타포와 인물의 감정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텍스트를 최소화하고 음악이 극을 이끌어가는 방식을 택했다”고 했다. 김연수 특유의 미문(美文)도 무대언어로 탄생한다. 성 작가는 “원작의 아름다움을 확장한다는 생각으로 대본을 썼다”며 “소설 속 시적인 문장이나 주요 상징은 가사나 대사에 담았다”고 했다. 4만∼6만 원.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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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임정청사에 ‘김규식 부조’ 기증… 송혜교-서경덕, 광복 77주년 맞아

    배우 송혜교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광복 77주년을 맞아 중국 충칭의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에 독립운동가 김규식(1881∼1950)의 부조 작품을 기증했다. 가로 80cm, 세로 90cm 크기의 청동으로 제작된 작품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 내 백범 김구 선생의 집무실에 설치됐다. 임정 부주석을 지낸 김규식은 1919년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대표로 파견됐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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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 받겠다는 생각마저 비울때, 가장 진실된 몸짓 나오죠”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30)을 수식하는 말에는 유독 ‘최초’가 많다. 2016년 한국 발레리노 최초로 무용계 아카데미상 ‘브누아 라 당스’ 최고 남자 무용수상을 수상했고 2011년엔 세계 3대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에 동양인 최초로 입단해 두 달 만에 주역을 꿰찼다. 그리고 2015년엔 최연소 수석무용수 자리에 올랐다. 팬데믹 여파로 2018년 마린스키발레단 내한공연 ‘돈키호테’ 이후 한국에 오지 못했던 그가 3년 9개월 만에 국내 무대에 선다.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18∼20일 네 차례 공연되는 ‘발레 슈프림 2022’에서다. 멕시코 초청 공연을 마치고 15일 한국에 도착한 그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3년여 만에 한국 오니 우선 부모님과 형(김기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을 볼 수 있어서 가장 기쁩니다.(웃음) 또 고국 무대에서 갈라 공연을 처음으로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대가 큽니다.” 이번 공연은 김기민을 비롯해 해외 유수의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무용수 19명이 선보이는 갈라 무대다. 김기민은 영국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 마리아넬라 누녜스(40)와 함께 ‘해적’ ‘돈키호테’의 그랑 파드되(2인무)를 춘다. 영국 로열발레단의 전 수석무용수 알리나 코조카루와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프리데만 포겔이 합을 맞춘 ‘오네긴’의 ‘회한의 파드되’와 ‘마농’의 ‘침실 파드되’도 선보인다. “누녜스는 한국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0순위 발레리나입니다. 정확성을 중시하는 영국 발레 특성상 모든 동작을 완벽하게 하려면 힘이 많이 드는데, 누녜스는 그런 와중에도 파트너를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무용수입니다.” 예원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발레를 배운 그에게 마린스키는 선망의 무대였다. 전설적인 무용수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나탈리야 마카로바가 모두 마린스키 출신이기 때문이다. 어엿한 마린스키의 주역이 된 지금, 그는 자신만의 템포를 지키며 무대에 서고 있다. “공연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언제 환호하는지 알게 돼요. 하지만 무대 위에선 관객의 반응을 의식하지 않으려 합니다. 박수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비우고 춤을 출 때야말로 가장 진실한 몸짓이 나오거든요.” 다른 발레리노들에 비해 배로 높이 뛰는 점프력을 가진 그에게 ‘중력을 거스르는 도약’ ‘시간이 멈춘 듯한 점프’와 같은 찬사가 쏟아진다. 김기민의 완벽한 테크닉은 혀를 내두르는 연습의 결과물이다. 수석무용수가 된 지금도 그는 매일 오전 7시면 연습실에 도착해 10시간가량 연습한다. 근력 운동만 매일 5시간씩 할 정도다. “주변에서 ‘좀 심하지 않냐’고 말하긴 해요.(웃음) 신체 조건이 아무래도 서양 무용수에 비해 부족한 만큼 제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죠. 스트레칭, 근력 운동은 물론이고 섬세한 감정 표현을 위해 요즘은 음악 공부도 많이 해요.” 마린스키에서 올해 상반기 전막 공연만 40회 가까이 소화한 그는 전막 발레 ‘마르가리타와 아르망’ ‘레닌그라드 심포니’로 다음 시즌을 연다. 미공개 신작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대한 많은 작품을 해 보고 싶어요. 저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역할도요. 예를 들면 ‘안나 카레니나’의 브론스키 역요. 러시아 현지 극장에서 동양인 발레리노가 추는 브론스키라니…. 처음이라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언젠가는 도전해보려 합니다.” 12만∼22만 원.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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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 비우고 쓴 소설이 대박… 독자 마음 진짜 몰라요”

    “독자에게 최대한 익숙하고 살가운 글을 쓰고 싶어요. ‘현실 밀착형 대중소설’이라 하면 될까요? 하하.” 지난해에 이어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은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을 쓴 김호연 작가(48)가 말했다. 지난해 4월 출간된 불편한 편의점은 올해 상반기 서점별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지금까지 70만 부 이상 팔렸고, 10일 나온 ‘불편한 편의점2’ 역시 사전 요청이 많아 1쇄만 10만 부를 찍었다. 소설의 배경이 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편의점에서 12일 김 작가를 만났다. 그는 “독자의 마음은 참 예측불가”라며 웃었다.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망원동 브라더스’ 이후 다섯 번째 소설인 불편한 편의점이 이토록 큰 인기를 얻을 줄 몰랐다. 그는 “출판사와 계약도 안 하고 홀로 인터넷에 연재나 할 마음으로 썼다”며 “심혈을 기울였던 어느 작품보다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감사했다. 불편한 편의점2는 1편에서 1년 반이 흐른 어느 여름날, 같은 편의점에서 시작된다. 정체가 불명확한 30대 청년 근배가 이야기를 이끈다. 편의점 사장과 직원, 주요 고객도 모두 바뀌었다. 다만 1편에서 노숙인이었다가 편의점 야간아르바이트생이 된 독고와 사장이었던 염 여사는 여전히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등장한다. 김 작가는 “초반에 아무 관련도 없어 보이는 독고와 근배지만, 차츰 연결고리가 드러나고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진다”고 귀띔했다. 1편에 이어 2편 역시, 선량하지만 현실에 치이며 사는 평범한 이들이 등장한다. 성실히 취업을 준비하지만 미래를 알 수 없는 20대 소진, 코로나19 등 여파로 폐업 위기에 처한 정육식당 최 사장, 우등생인 형과 비교당하며 위축된 고교생 민규…. 우리 주변 인물들을 똑 닮았다. “예전엔 편의점이 동네 슈퍼에 비해 다소 냉정한 공간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누구에게나 친숙한 공간이 됐어요. ‘늦은 밤 위험하면 편의점으로 들어가라’란 말이 있을 정도죠. 할인 행사도 많이 해서 물건도 싸게 팔아요.(웃음) 어느덧 서민의 사랑방이 된 편의점은 따뜻한 얘기가 생길 수밖에 없는 훌륭한 배경입니다.” 1편과 2편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그의 표현처럼 “빌런(악당)”이 없다. 그는 왜 이런 선택을 한 걸까. “이 소설에도 빌런이 존재합니다. 다만 사람이 아닐 뿐이죠. 등장인물들이 처한 현실이 빌런입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그렇고요.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등산가들의 이야기를 쓴다고 생각해보세요. 거기서 빌런은 험준한 산 자체이지 않을까요?”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나온 김 작가는 현재 소설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가 20년 전 처음 세상에 내놓은 글은 시나리오였다. 영화 ‘이중간첩’(2003년)과 ‘태양을 쏴라’(2015년)를 작업했고, 2017년 영화 ‘남한산성’ 기획에도 참여했다. 출판사에서도 일했다. 불편한 편의점이 메가 히트를 기록하자 ‘연적’(2015년), ‘고스트라이터즈’(2017년), ‘파우스터’(2019년)까지 그의 소설 5편은 모두 영화나 드라마 판권 계약을 마쳤다. 불편한 편의점은 ENA에서 드라마로 만들 예정이다. “10년 넘게 ‘연봉 1000만 원’ 생계형 작가로 살았어요. 망원동 브라더스 이후 비로소 제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됐네요. 다음 작품이 소설일지 시나리오일지 모르겠지만 목표는 언제나 같아요. 찌르는 이야기, 날이 선 이야기는 아니더라도 보통사람의 삶을 파고드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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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숙인 고용한 ‘불편한 편의점’…“서민들의 사랑방, 따뜻한 이야기 생길 수밖에”

    올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한 소설은 유명 작가나 대형 출판사의 작품이 아니었다.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집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지난해 4월 출간된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당선작 ‘망원동 브라더스’를 쓴 김호연 작가(48)의 다섯 번째 소설이다. 최근 출간된 ‘불편한 편의점2’는 전편에서 1년 반이 흐른 어느 여름날, 팬데믹 시기의 같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 배경인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12일 만난 그는 “출판사와 계약도 하지 않고 인터넷에 연재할 마음으로 쓴 소설이 그간 심혈을 기울였던 어느 작품보다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독자의 마음은 예측불가”라며 웃었다. 작가는 대학선배인 오평석 씨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처음 소설 제목을 떠올렸다고 한다. 대학생 땐 학생운동을, 졸업 후엔 시민운동가로 살았던 오 씨가 4년 전 편의점에서 일한다고 했을 때 무심코 그가 뱉은 농담은 소설 제목이 됐다. “서비스업과는 도통 안 어울릴 것 같은 선배가 편의점에서 일한단 소리에 ‘형이 하는 편의점은 좀 불편할 것 같은데’라며 웃었어요. 근데 ‘불편한 편의점’이란 말엔 아이러니가 있잖아요? 좋은 제목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소설은 노숙인 독고가 염 여사의 소지품을 찾아주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배를 곯는 상황에서도 주인에게 물건을 돌려준 독고를 신뢰하게 된 염 여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에 그를 고용한다. 알코올의존증으로 기억을 잃은 데다 언어 능력까지 퇴화한 독고는 편의점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변화를 경험한다. 독고는 물론이고 그를 만난 사람들까지 모두. 편의점을 오가는 인물들은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되어 ‘불편한 편의점’ 속 서사를 얼기설기 메운다. “예전엔 편의점을 동네 슈퍼와 비교해 냉정한 공간으로 일컬어졌지만 이제 편의점은 가장 친숙한 공간이 됐어요. ‘늦은 밤 위험하면 편의점으로 들어가라’고 할 정도죠. 서민들의 사랑방이 된 편의점은 따뜻한 이야기가 생길 수밖에 없는 훌륭한 공간이죠.” 서울역 노숙인을 고용한다는 설정부터 다소 비현실적인 이 소설에는 ‘빌런’(악당)이 없다.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차가운 반전도 없다. 현실에 고통 받던 인물들이 정직하게 분투하다, 희망과 낙관의 결말을 맞이한다. “이 소설 속 빌런은 인물들이 처한 현실과 환경, 삶 그 자체예요.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쓴다고 생각해보세요. 빌런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아니라 에베레스트가 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소설을 쓰고 있지만 20년 전 그가 처음 세상에 내놓은 글은 영화 시나리오였다. 영화 ‘이중간첩’(2013년), 영화 ‘태양을 쏴라’(2015년)를 작업하고 영화 ‘남한산성’(2017년) 기획에 참여했다. 영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출판사에서도 일했다. 첫 소설 ‘망원동 브라더스’가 수상작이 되면서 그는 비로소 자신만의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됐다. “시나리오, 소설…. 형식만 다를 뿐 결국 이야기를 담은 글이에요.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소재라면 시나리오로, 내밀한 묘사가 필요하면 소설로 씁니다. 시나리오 작가나 소설가로 저를 규정하고 싶진 않아요. 어떤 단어보다 ‘이야기꾼’으로 불리고 싶습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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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포화 속에서 들려오는 그녀들의 목소리

    올 3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150km 떨어진 도시 체르니히우가 러시아의 폭격을 당한 날, 평범한 직장인 나탈리아 쉐레메타는 급하게 가방 하나만 챙겨 영국 런던으로 탈출했다. 2014년 크림반도 위기 때부터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저격수로 활동했던 올레나 빌로제르스카. 10년간 기자로 일한 그는 러시아의 주 타깃이다. 전쟁이 발발한 후 많은 사람들은 일상의 붕괴와 운명의 변화를 겪고 있다. 책은 인터뷰 모음집이다. 인터뷰 대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전쟁을 직접 겪거나 폴란드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튀르키예(터키) 영국 미국 등 멀리서 전쟁을 겪은 17명의 여성이다. 폭격으로 난민이 된 우크라이나 전직 리듬체조 국가대표와 생판 몰랐던 난민에게 기꺼이 집을 제공한 영국 싱어송라이터, 전쟁을 일으킨 조국에 반대해 반전 시위에 나선 러시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등의 사연이 담겼다. 전쟁의 비극 앞에 선 여성들은 고통과 슬픔을 느끼는 동시에 극복해낼 의지와 용기, 연대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문답식 혹은 날짜별 일기 형식으로 인터뷰를 기록한 저자는 윤문과 재해석을 최소화하고 전달과 기록에 초점을 맞췄다. 전쟁에 대한 개인의 아주 사적인 이야기들이 굴절 없이 담겼다. 두 저자는 유럽과 중앙아시아 등 여러 국가에 거주한 경험이 있고, 현재 영국에 사는 한국인이다. 서문에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전쟁터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다면 전쟁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 전쟁의 폐해를 머리로, 가슴으로 느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늘어난다면 전쟁을 피할 수 있을까?” 다행히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전쟁 중에도 기꺼이 인터뷰에 응한 17명의 여성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침묵으로만은 표현할 수 없는, 반드시 글로 남겨야 하는 이야기가 제게 있습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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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 간격 美 영부인 3명의 삶 동시에 그려

    10일 왓챠에서 독점 공개한 ‘퍼스트레이디’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영부인의 삶을 조명한 드라마다. 각각 1930, 1970, 2010년대 미국 백악관에 살았던 엘리너 루스벨트(질리언 앤더슨), 베티 포드(미셸 파이퍼), 미셸 오바마(비올라 데이비스)가 주인공이다. 시대는 달랐지만 ‘미합중국 영부인’에게 주어진 역할은 비슷했다. ‘최대한 몸을 낮추되 아름답고 인자한 모습만 보여줄 것.’ 때론 문제아처럼 그 같은 요구에 순응하지 않았던 세 사람은 백악관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나간 인물로 그려진다. 시리즈는 연대순이 아닌 ‘백악관’ ‘청혼’ ‘파멸’ 등 주제별로 3명의 삶을 교차 편집해 10개의 에피소드에 담아냈다. 어린 시절부터 남편과의 첫 만남, 백악관 입성 및 퇴임 후 일상까지, 비슷하면서 다른 이야기를 시대 구분 없이 엮었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지만 인물 간 대화 내용이나 일부 상황은 허구다. 대통령이 ‘백악관의 중심’이라면 영부인은 ‘백악관의 양심’으로 그려진다. 인종차별, 성평등 헌법수정안(ERA), 동성결혼 합법화와 같이 정치적인 이유로 대통령이 주춤할 수밖에 없는 사안에 대해 그녀들은 소신껏 행동과 발언을 이어나간다. 특히 엘리너 루스벨트, 미셸 오바마에 비해 덜 알려진 베티 포드에 대한 조명은 흥미롭다. 유방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며 여성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성평등 헌법수정안 통과를 위해 로비 활동을 한 모습뿐 아니라 우울증과 알코올의존증을 앓았던 개인사도 보여준다. 누구보다 단단했던 베티 포드를 세밀하게 비췄다. 인물별로 다른 색감의 화면을 구현한 섬세한 연출은 영화 ‘인 어 베러 월드’ ‘버드박스’를 만든 덴마크 출신 감독 수잔 비에르의 작품이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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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모니카는 인간의 호흡-감정 가장 잘 표현하는 악기죠”

    “배우는 새로운 무기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꼭 무대에서 써먹으리라’ 생각하며 어릴 때 어깨너머로 배웠던 하모니카를 5년 전부터 혼자 연주했어요.” 배우 남경읍(64·사진)이 하모니카 연주자로 변신한다.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24∼28일 열리는 ‘마이 웨이 하모니카 콘서트’를 통해서다. ‘마이웨이…’는 10일 드림아트센터에서 막을 여는 ‘썸머 나이트 라이브 콘서트’의 피날레 공연이다. “하모니카는 다른 관악기와 달리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소리를 내기에 훨씬 섬세한 선율을 내요. 하모니카야말로 인간의 호흡과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1976년 연극 ‘하멸태자’로 데뷔한 남경읍은 뮤지컬 ‘명성황후’, ‘사랑은 비를 타고’, ‘햄릿’ 등에서 활약한 1세대 뮤지컬 배우다. 무대뿐 아니라 tvN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사랑의 불시착’ ‘호텔 델루나’를 비롯해 영화 ‘내편이 없어’(2019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의 친형이다. 무대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연주자로 서는 건 처음이다. 이번 공연에선 프랭크 시내트라의 ‘My way’를 포함해 나훈아의 ‘테스형’, 톰 존스의 ‘Green, Green Grass of Home’, ‘You raise me up’ 등 총 8곡을 다이어토닉 하모니카(10개의 구멍으로 이뤄진 단음 하모니카) 연주로 선보인다. 기타, 건반, 드럼, 베이스로 구성된 탐블루스 밴드와 6명의 코러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연주곡은 ‘인생 여행’을 주제로 그가 직접 선곡했다.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직접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마음을 달랬다는 그는 톰 존스의 ‘Green, …’을 대표곡으로 꼽았다.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는데, 힘든 일이 있으면 요즘도 고향집에 가서 새 힘을 받곤 하거든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Green, …’을 첫 곡으로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콘서트가 끝나면 다시 본업인 배우로 돌아간다. 내년 상반기 예정된 드라마와 연극을 연습하느라 여념이 없지만 피아노와 기타 같은 악기 레슨도 받을 계획이다. 그는 배우들 사이에서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계원예고와 단국대, 뮤지컬 아카데미 등에서 4000여 명을 가르쳤다. 배우 조승우 황정민 홍광호 오만석 박건형 소유진 오나라가 그의 제자다. “지금은 훌륭한 배우가 된 제자들에게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인성이다. 그 다음은 열심히, 오래 하는 것이다.’ 배우는 꾸준히 실력을 연마해야 해요. 자기와의 싸움을 계속 하는 거죠. 이 일을 46년 동안 했다는 것 자체가 가끔은 외롭고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대에 서는 건 언제나 신나고 즐겁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태껏 버틸 수 있었을까요.” 전석 4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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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깨 너머로 배운 하모니카, 힘든 마음 달래줘”

    “배우는 신(新)무기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꼭 무대에서 써먹으리라’ 생각하며 어릴 때 어깨 너머 배웠던 하모니카를 5년 전부터 혼자 연주했어요. 하모니카는 다른 관악기와 달리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소리를 내기에 훨씬 섬세한 선율을 내요. 하모니카야말로 인간의 호흡과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데뷔 46년차 배우 남경읍(64·사진)이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2관에서 열리는 공연 ‘마이 웨이 하모니카 콘서트’에서 하모니카 연주자로 변신한다. ‘마이웨이…’는 10일부터 드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썸머 나이트 라이브 콘서트’의 피날레 공연이다. 1976년 연극 ‘하멸태자’로 데뷔한 남경읍은 뮤지컬 ‘명성황후’ ‘햄릿’ ‘올드위키드송’ 등에서 활약한 1세대 뮤지컬 배우로 최근엔 드라마, 영화 등 여러 매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의 친형이기도 하다. 배우 아닌 연주자로 무대에 서는 건 그에게도 첫 도전이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를 포함해 나훈아의 ‘테스형’과 톰 존스의 ‘Green, green grass of home’ ‘You raise me up’ 등 8곡을 다이아토닉 하모니카(10개의 구멍으로 이뤄진 단음 하모니카) 연주로 선보일 예정이다. 기타, 건반, 드럼, 베이스로 구성된 탐블루스 밴드와 6명의 코러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서 그가 연주하는 재즈, 블루스 풍의 음악 8곡은 ‘인생 여행’을 테마로 그가 직접 골랐다.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직접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마음을 달랬다는 그는 톰 존스의 ‘Green, green grass of home’을 대표곡으로 꼽았다. “제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는데, 힘든 일이 있으면 요즘에도 고향집에 가서 새 힘을 받곤 하거든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Green…’을 가장 첫 곡으로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40여 년간 공연계 선·후배, 동료들에게 지독한 연습벌레로 통했던 그는 요즘 ‘하모니카 연습 삼매경’에 빠져 있다. “연극할 때는 오전 6시 반에 대학로에 도착해 연습실 문을 처음 열곤 했어요. 콘서트를 앞둔 요즘엔 하루 14시간, 잠자고 밥 먹는 시간을 빼곤 하모니카를 달고 살아요. 사람들 앞에서 연주자로 서는 게 처음이니 솔직히 겁도 나고 긴장도 되거든요. 두려움을 잊으려 더욱 연습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콘서트가 끝나면 다시 본업인 배우로 돌아간다. 내년 상반기에 예정된 드라마와 연극 연습에 여념이 없지만 피아노와 기타 같은 다른 악기 레슨 일정도 줄줄이 계획돼 있다. “내년 이맘때쯤엔 ‘남경읍의 하모니카 플러스 알파 콘서트’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스케줄을 쪼개서 피아노와 기타 레슨도 열심히 받고 있거든요. 배우는 ‘총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언젠가는 근사한 백발의 연주자 배역도 따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웃음)” 24~28일, 전석 4만 원.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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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 북 제작자 윤종국-임선빈 씨, 무형문화재 악기장 보유자 예고

    문화재청은 윤종국 씨(61)와 임선빈 씨(72)를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 북 제작 보유자로 9일 인정 예고했다. 4대째 북 제작을 이어온 윤 씨는 국가무형문화재 북 제작 보유자였던 부친 고 윤덕진 씨로부터 기법을 전수받아 40여 년간 ‘북 메우기’(북통에 가죽 씌우는 일) 기술을 연마했다. 60여 년간 북을 만들어온 임 씨는 2018년 평창 겨울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사용한 대고(大鼓·나무, 금속으로 된 테에 가죽을 메운 북)를 만들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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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80 팝의 요정’ 뉴턴존, 30년 암투병 끝 떠나다

    영화 ‘그리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팝스타 올리비아 뉴턴존이 암 투병 끝에 8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73세. 남편 존 이스털링은 이날 뉴턴존의 페이스북에 “올리비아가 오늘 아침 남부 캘리포니아 목장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원히 잠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올리비아는 30년간 유방암 투병을 했다”며 “추모하고 싶은 분들은 꽃 대신 식물 치료와 암을 연구하는 올리비아 뉴턴존 재단에 기부해 달라”고 덧붙였다.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난 뉴턴존은 1954년 부모를 따라 호주로 이주했다. 1966년 영국에서 첫 싱글 앨범을 냈으며 1971년 밥 딜런이 만든 ‘If Not for You’를 시작으로 ‘Let Me Be There’ ‘Physical’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1981년 발표한 ‘Physical’은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10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래미 어워즈를 4차례 수상했고 음반을 1억 장 이상 판매했다. 배우로도 활동한 뉴턴존은 1978년 배우 존 트래볼타와 함께 찍은 뮤지컬 영화 ‘그리스’로 글로벌 스타덤에 올랐다.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고등학생들의 사랑과 꿈을 다룬 이 작품에서 뉴턴존은 풋풋하고 열정이 넘치는 샌디 올슨 역을 연기했다. 이후 두 사람은 영화 ‘환상의 듀엣’(1983년)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트래볼타는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뉴턴존의 젊은 시절 사진과 함께 “당신이 준 충격은 믿기 어려웠다. 당신 덕분에 우리 삶이 더 좋아졌다”는 애도의 글을 올렸다. 1992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뉴턴존은 2008년 호주 멜버른에 자신의 이름을 딴 연구센터 ‘올리비아 뉴턴존 암센터’를 설립해 환자 치료와 암 연구를 꾸준히 지원했다. 2018년엔 척추암으로 투병하는 사실도 공개했다. 당시 뉴턴존은 “난 (암과) 싸우는, 아, 싸운다고 하면 안 되지, (암과의) 여정에 있는 수백만 명 가운데 한 명인데 많은 사람들이 싸움으로 본다”며 “난 이겨낼 것이라고 믿으며 그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암 연구와 환자 후원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뉴턴존은 첫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 딸 한 명을 뒀다. 고인의 외할아버지는 195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독일 물리학자 막스 보른으로, 1970년 타계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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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그리스’ 주연 배우 올리비아 뉴튼 존, 암 투병 끝 별세

    영화 ‘그리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팝스타 올리비아 뉴튼 존이 암 투병 끝에 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73세. 남편 존 이스털링은 이날 뉴튼 존의 페이스북에 “올리비아가 오늘 아침 남부 캘리포니아목장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원히 잠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올리비아는 30년간 유방암 투병을 했다”며 “추모하고 싶은 분들은 꽃 대신 식물 치료와 암을 연구하는 올리비아 뉴튼 존 재단에 기부해달라”고 덧붙였다.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난 뉴튼 존은 1954년 부모를 따라 호주로 이주했다. 1966년 영국에서 첫 싱글 앨범을 냈으며 1971년 밥 딜런이 만든 ‘If Not for You’를 시작으로 ‘Let Me Be There’ ‘Physical’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1981년 발표한 ‘Physical’은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10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래미 어워즈를 4차례 수상했고 음반을 1억 장 이상 판매했다. 배우로도 활동한 뉴튼 존은 1978년 배우 존 트라볼타와 함께 찍은 뮤지컬 영화 ‘그리스’로 글로벌 스타덤에 올랐다.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고등학생들의 사랑과 꿈을 다룬 이 작품에서 뉴튼 존은 풋풋하고 열정이 넘치는 샌디 올슨 역을 연기했다. 이후 두 사람은 영화 ‘환상의 듀엣(1983년)’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트라볼타는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뉴튼 존의 젊은 시절 사진과 함께 “당신이 준 충격은 믿기 어려웠다. 당신 덕분에 우리 삶이 더 좋아졌다”는 애도의 글을 올렸다. 1992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뉴튼 존은 2008년 호주 멜버른에 자신의 이름을 딴 연구센터 ‘올리비아 뉴튼 존 암센터’를 설립해 환자 치료와 암 연구를 꾸준히 지원했다. 2018년엔 척추암으로 투병하는 사실도 공개했다. 당시 뉴튼 존은 “난 (암과) 싸우는, 아, 싸운다고 하면 안 되지, (암과의) 여정에 있는 수백만 명 가운데 한 명인데 많은 사람들이 싸움으로 본다”며 “난 이겨낼 것이라고 믿으며 그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암 연구와 환자 후원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를 받았다. 뉴튼 존은 첫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 딸 한 명을 뒀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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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샛별들 “미래는 우리 것” 함박웃음

    “노래 한 소절만 뱉어도 어떤 말을 하려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관객들이 알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8일 열린 제6회 동아뮤지컬콩쿠르 시상식에서 대학·일반부 금상을 수상한 김명지 씨(21·단국대 2학년)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뉴시즈’의 ‘산타페’를 불렀다. 그는 “배우가 되려 노력하지만 잘 안돼 혼자 울곤 했던 제 모습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넘버의 내용이 겹칠 때가 많아 이 곡을 선택했다”며 웃었다. 고등부 금상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산다는 거’를 부른 성수현 양(18·온양용화고 3학년)이 받았다. 뮤지컬 ‘아이다’의 ‘My Strongest Suit’를 불러 중등부 금상을 차지한 이미연 양(15·여주여중 3학년)은 “하루 4시간 넘게 연습한 보람이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초등부 금상은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내 목숨 다 바칠 거야’를 부른 이주은 양(11·감계초 5학년)이 수상했다. 시상식에 앞서 최종 입상자들이 준비한 축하공연도 열렸다. 입상자 23명은 제71회 토니상 최고뮤지컬상을 받은 뮤지컬 ‘디어 에번 핸슨’의 넘버 ‘You Will Be Found’를 불렀다. 이날 공연을 위해 입상자들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벤허’의 음악감독인 이성준 단국대 뮤지컬학과 교수에게 특별 지도를 받았다. 본선 심사는 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과 정소애 신시컴퍼니 본부장, 이성준 음악감독, 윤형렬 이지혜 배우가 맡았다. 이 이사장은 “참가자들 수준이 매우 높았다. 특히 초·중등부 참가자의 실력이 짧은 기간에 빠른 속도로 향상돼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아뮤지컬콩쿠르는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뒤 입장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치러졌다. 본선 채점표와 참가자들에 대한 개별 심사평은 동아뮤지컬콩쿠르 홈페이지(www.donga.com/concours/musical)에 이달 중 게시될 예정이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대학·일반부 △금상 김명지(단국대 2학년) △은상 양석현(동국대 졸업) △동상 손광혁(홍익대 2학년) △장려상 강수지(단국대 2학년) 최연아(세화여고 졸업) 최홍준(백제예대 2학년) 조혜나(풍문고 졸업) 오시윤(안산공업고 졸업) 고명진(동북고 졸업) 김현진(한예종 3학년) 서원(중앙대 1학년) 박주희(동국대 3학년) 정동하(청운대 3학년) 정이제(울산대 4학년) 이성은(이화여대 졸업) 김다빈(서울예대 3학년) 전찬욱(청운대 졸업) ▽고등부 △금상 성수현(온양용화고 3학년) △은상 김태현(경기예고 3학년) △동상 박정윤(두호고 3학년) 유지현(서울공연예고 3학년) △장려상 이주현(영신여고 2학년) 최현정(서울공연예고 2학년) 오하루(고양예고 3학년) 조준원(인천신현고 3학년) 황민성(인천만수고 3학년) 장민혜(대구여고 3학년) 김도훈(한림연예예고 3학년) 김민서(안산 광덕고 2학년) 이수영(한림연예예고 3학년) ▽중등부 △금상 이미연(여주여중 3학년) △은상 남수경(대방중 2학년) △동상 이송현(국립국악중 3학년) △장려상 천진원(전주예중 3학년) 박에스더(양화중 2학년) 이은채(평내중 2학년) 양라인(국립전통예중 3학년) ▽초등부 △금상 이주은(감계초 5학년) △은상 임로하(천안불당초 2학년) 김소울(갈뫼초 4학년) △장려상 하윤비(한들초 6학년) 이태경(의창초 3학년) 김은우(청원초 6학년) 성나윤(진천상신초 4학년) 김세은(김해 관동초 6학년)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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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곡, 뮤지컬이 되다

    ‘그대를 처음 본 순간이여/설레는 내 마음에 빛을 담았네/말 못해 애타는 시간이여/나 홀로 저민다’(가곡 ‘첫사랑’) 시를 닮은 노랫말에 클래식 음악 선율을 입힌 가곡은 뮤지컬 넘버가 될 수 있을까. 가곡 ‘내 영혼 바람되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첫사랑’을 작곡한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62)가 2012년 발매한 연가곡집 ‘사랑해’ 수록곡이 뮤지컬 넘버로 탄생한다. 다음 달 2∼4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첫사랑’에서 그의 가곡을 뮤지컬 넘버로 각색한 이는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의 음악감독 이진욱(42). 국내 첫 ‘가곡 뮤지컬’을 만든 둘을 지난달 27일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설레다 그리워하고, 사랑을 확인한 후 환희에 차고, 그러다 영영 떠나고…. 뮤지컬 ‘첫사랑’의 모티프가 된 연가곡집은 한 사람의 생애에 녹아든 사랑이 주제예요. 오세혁 작가가 수록곡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썼어요.”(김효근) 작품은 50대 남성 사진작가인 ‘현재의 태경’(조순창 윤영석)이 우연한 계기로 20대 때인 ‘과거의 태경’(김지훈 변희상)과 첫사랑 선우(양지원)를 만나게 되는 로맨스 판타지다. “원곡의 정서를 살리며 배우들의 감정이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찾으려 여러 창법과 연주법을 실험 중이에요.”(이진욱) 김효근은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인 1981년 제1회 MBC 대학가곡제에서 작사·작곡한 ‘눈’으로 대상을 받았다. 교수가 된 후에도 가곡을 작곡해온 그의 인생은 뮤지컬의 소재가 됐다. “선우가 대학가곡제에서 ‘눈’으로 대상을 받는 건 실제 제 이야기고, ‘과거의 태경’은 20대 때 저를 보는 것 같았어요.”(김효근) 이들은 1970, 80년대 정취를 담은 음악과 첫사랑의 낭만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한다. “대표 넘버 ‘첫사랑’을 들으면 더 잘해주지 못했던 첫사랑이 떠올라 고해성사 하는 기분이에요.”(이진욱) “무대 조명이 켜지면 40년 전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김효근) 6만∼8만 원.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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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를 닮은 노랫말-클래식 선율’…가곡은 어떻게 뮤지컬 넘버가 됐나

    ‘그대를 처음 본 순간이여/설레는 내 마음에 빛을 담았네/말 못해 애타는 시간이여/나 홀로 저민다’(가곡 ‘첫사랑’) 한 편의 시를 닮은 노랫말에 클래식 음악 선율을 입힌 가곡은 뮤지컬 넘버가 될 수 있을까. 가곡 ‘내 영혼 바람되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첫사랑’을 작곡한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62)가 2012년 발매한 연가곡집 ‘사랑해’ 수록곡이 뮤지컬 넘버로 탄생한다. 다음달 2~4일 공연하는 뮤지컬 ‘첫사랑’에서 김효근의 가곡을 뮤지컬 넘버로 각색한 이는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의 음악감독 이진욱(42). 국내 최초 ‘가곡 뮤지컬’을 만든 두 사람을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설레다 그리워하고, 사랑을 확인한 후 환희에 차고 그러다 영영 떠나고…. 뮤지컬 ‘첫사랑’의 모티프가 된 연가곡집은 한 사람의 생애에 녹아 들어간 사랑을 주제로 한 앨범이에요. 오세혁 작가가 수록곡을 관통하는 스토리를 썼어요. 가사와 음악, 이야기가 잘 어우러지는 작품이라 기대됩니다.”(김효근) 뮤지컬 ‘첫사랑’은 50대 남성이자 사진작가인 ‘현재의 태경’(조순창 윤영석)이 우연한 계기로 20대 때의 ‘과거의 태경’(김지훈 변희상)과 첫사랑 선우(양지원)을 만나 벌어지는 로맨스 판타지다. “원곡의 정서를 그대로 살리려 합니다. 원곡이 가진 분위기와 배우들의 감정이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찾기 위해 여러 창법과 연주법을 실험 중이에요.”(이진욱) 김효근은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인 1981년 제1회 MBC 대학가곡제에서 작사·작곡한 ‘눈’으로 대상을 받으며 가곡과 인연을 맺었다. 교수가 된 후에도 종종 가곡을 작곡해온 그의 인생 스토리는 뮤지컬 ‘첫사랑’의 소재가 됐다. “선우가 대학가곡제에서 ‘눈’으로 대상을 받는 건 실제 제 이야기고, ‘과거의 태경’은 마치 20대 때 저를 보는 것 같았어요. 그 시절 제 생각과 마음이 대사에 그대로 담겨 있어 신기했습니다.”(김효근) 자극적 스토리와 화려한 음악이 주를 이루는 시대, 그들은 1970, 80년대 정취를 담은 음악과 첫사랑의 낭만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한다. “대표 넘버 ‘첫사랑’을 듣고 있으면 더 잘해주지 못했던 첫사랑이 떠올라요. 마치 고해성사를 하는 기분이에요.”(이진욱) “무대 조명이 켜지고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40년 전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김효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6만~8만 원.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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