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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5일 사상 최고가를 또 한 번 갈아 치우며 ‘주가 200만 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6만2000원(3.25%) 올라 197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1975년 6월 11일 상장 이후 역대 최고치다. 전날 9조 원대 자사주 매입·소각 및 사상 최대 현금 배당 등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2004년 1월 처음 50만 원에 도달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7년 만인 2011년 1월 장 중 100만 원을 처음 돌파했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00만 원 선을 돌파한 데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경영 복귀 시기를 밝히지 않은 채 병가를 낸 게 결정적이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상황에 따른 반사이익 성향이 컸던 6년 전과 달리 200만 원 돌파를 앞둔 지금은 자체 기술 및 기업 가치로 얻어낸 성과”라고 분석했다. ‘갤럭시 노트7 단종’이라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삼성전자가 여전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진입장벽이 높은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등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린 것도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과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시장에 안정적 신호를 줬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 시장에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인적 분할 검토를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말부터 총 25조 원에 가까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고 있다. 주주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최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따른 손실 논란에 휩싸인 국민연금도 삼성전자 주식으로만 2015년 7월 이후 8조4495억 원을 벌어들였다. 삼성그룹은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들 간 지분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금산분리 압박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55%는 이날 종가 기준 20조9300억 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12월 초 18조6000억 원이던 것이 두 달도 안 돼 2조 원 이상 늘어났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이달 초 금산분리 강화 방안 등을 담은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국회에도 금산분리 강화법이 발의돼 있다.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을 인위적으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삼성전자 경영권에 위협을 받지 않으려면 삼성생명이 가진 지분은 비금융 계열사나 오너 일가에 넘기는 게 안전하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라갈수록 여기에 드는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커지게 된다. 같은 이유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도 더 어려워진다. 삼성전자로의 쏠림 현상이 그동안 코스피 상승 동력 약화로 이어진 경우도 잦았다. 국내 증시에 들어올 돈은 한정돼 있는데 삼성전자로만 자금이 몰려 결과적으로 전체 주가는 하락할 수 있어서다. 이른바 ‘대장주 독주의 역설’ 현상이다.김지현 jhk85@donga.com·이샘물 기자}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34년 만의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수익구조 혁신에 성공했다. 올해부터는 사업구조 포트폴리오 혁신에 전력을 쏟을 방침이다. 특히 평균 영업이익률이 3∼5%에 불과한 정유업에서 벗어나 화학, 배터리, 석유개발로 외연을 넓힐 예정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김준 총괄사장 주재로 경영진 회의를 열어 올해 화학,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 분야 등에 최대 3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김준 총괄사장은 이 회의에서 “2017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단 없는 구조적 혁신을 통해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선 자신감 있고 과감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옵션을 발굴하자”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화학사업과 석유개발사업 분야의 국내외 인수합병(M&A) 및 지분 인수 등을 추진한다. 또 배터리 공장 증설 및 배터리 분리막 사업 확대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투자 방향은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사업구조 혁신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는 김 사장의 의지가 실린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글로벌 성장 가속화를 위해 책임조직을 해외에 전진 배치하는 한편, M&A와 신규 사업확장에 대비해 조직체계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 등에 주안점을 두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K종합화학은 글로벌 사업 전략을 총괄하는 글로벌마케팅본부를 중국에 신설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사업은 본사를 미국 휴스턴으로 이전하고 사업대표 등 주요 인력을 전진 배치 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글로벌 사업이 성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사업을 담당하는 임직원만이 아닌 CEO나 CEO 후보군이 직접 글로벌 현장에 나가야 하며,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조직 개편과 대규모 투자 결정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시장 공략과 공격적인 신사업 확장에 필요한 신규 인력 채용도 계속 확대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대졸 공채와 기술직 신입사원 등을 합쳐 모두 1200여 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올해 대졸 공채 신입사원은 100명 이상을 채용하고, 신사업 확대 등을 위해 경력사원 및 기술직 신입사원도 120명 이상을 뽑기로 했다. 이런 채용 규모는 자동화 설비 기반의 대규모 장치산업인 정유·화학 기업들의 기존 채용 규모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 가기 위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성장기반을 마련할 것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쓸 것 △인재가 모여드는 선순환의 조직문화를 정착시킬 것을 당부했다. GS는 출범 이후 에너지, 유통, 건설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구조조정 등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의 진출을 끊임없이 모색해 왔다. 새해에도 미래 먹거리 발굴 및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GS칼텍스는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등 기존 사업 전반에 걸쳐 원가 절감 및 수익 확보를 위한 설비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회사가 보유한 핵심기술이나 원료, 고객 등을 기반으로 유가 등 외부 환경에 따른 변동성이 큰 기존 사업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미래사업을 확대함으로써 수익구조와 성장기반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에너지 전문 사업회사인 GS에너지는 핵심 사업 영역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고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그동안 GS에너지는 신평택발전, 동두천드림파워 지분 인수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사업을 확장해 왔다. 또 청라에너지 및 인천종합에너지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집단에너지 사업의 지역적 기반도 마련했다. GS리테일은 초우량 기업의 체질을 확보하고 신수종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자 2010년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매각했으며, 이후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GS홈쇼핑은 TV홈쇼핑을 통해 축적한 큐레이션 커머스의 노하우로 차별화된 브랜드와 상품을 발굴하거나 개발할 계획이다. GS글로벌은 경기 부진 및 원자재 가격 하락의 시장 환경에서 기존 트레이딩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동, 유럽, 중남미 등 원거리 상권을 중심으로 시장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또 발전용 연료 사업을 확대하고 석탄광 개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GS건설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 방침을 지속해 수주 지역 다변화를 추진하고 국내 건설 시장에서 경쟁 우위에 있는 도시 정비 수주 및 분양 사업에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GS건설은 중동지역에서 최저가 입찰 방식을 벗어난 기획제안형 사업을 통해 수익성 위주의 수주를 하고 있다. 해외 인프라 분야에서도 중동뿐 아니라 동남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삼성전자가 올해 총 9조30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한다고 24일 공시했다.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1조3000억 원어치를 매입해 소각한 데 이은 또 한 번의 대규모 소각 프로젝트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3, 4회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인 뒤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발행된 주식 총량이 줄어든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올라간다는 얘기다. 통상 주가도 오르기 때문에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2016년과 2017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배당 확대 등을 담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요구한 뒤였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 규모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7조 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오너 일가 지분도 올라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11조3000억 원의 자사주 소각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은 2015년 말 4.69%에서 지난해 9월 4.91% 정도로 높아졌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190만 원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0.2%포인트가량 지분을 끌어올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대규모로 소각할 수 있는 것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보유량이 88조2300억 원으로 전년 동기의 71조5400억 원보다 16조6900억 원(23.3%)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차입금을 뺀 순 현금은 72조95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상 최대의 현금배당도 발표했다. 중간배당을 포함한 2016년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2만7500원(우선주는 주당 2만7550원)으로 현금배당금 총액은 3조9900억 원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4분기(10∼12월) 부품(DS) 부문에서만 6조3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도체(4조9500억 원)와 디스플레이(1조3400억 원) 모두 사상 최대치다. 삼성전자가 지난 2, 3년간 고부가가치 제품에 전략적으로 투자한 것이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맞물려 빛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시설투자액 25조5000억 원 중 반도체(13조2000억 원)와 디스플레이(9조8000억 원)에 23조 원을 쏟아 부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최순실 사태 등으로 최고위 경영진이 수사를 받고 있어 예년처럼 투자 계획 등을 세우지 못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 마무리됐어야 할 주요 조직 개편 및 사장단·임원 인사 등이 미뤄지면서 연쇄적으로 경영 계획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김지현 jhk85@donga.com·이샘물 기자}
구자균 LS산전 회장은 23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인터콘티넨탈서울코엑스호텔에서 ‘스마트 워킹, 해피 라이프’ 행사를 열어 “경영 최일선에서 뛰는 ‘프런트라인 매니저’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구 회장이 직접 제안해 시작된 행사로 과장 진급자와 가족 등을 초청해 승진을 축하하는 자리다. 이날은 승진자와 가족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LS산전은 관리직으로서의 첫발을 힘차게 내딛기를 기원한다는 의미로 승진자와 배우자에게 워킹화를 선물했다. 구 회장은 “과장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매니저(Manager)’는 주어진 업무를 스스로 관리하고 책임을 지는 직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 부서에서 ‘허리’ 역할을 담당하면서 단순한 매니저가 아닌 경영 전략의 시발점이 되는 프런트라인 매니저로 거듭나 달라”고 강조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2020년엔 전 세계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5.5배(용량 기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차전지 및 전기자동차 전문 조사기관인 SNE리서치는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이 지난해 98.5GWh에서 2020년 544.2GWh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23일 밝혔다. 이 시장은 금액(셀 가격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159억 달러(약 18조7620억 원)에서 543억 달러(약 64조740억 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리튬이온 2차전지는 소니가 1991년 최초로 개발한 뒤 파나소닉, 히타치 등 일본 업체 주도로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을 중심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2000년대 들어 LG화학, 삼성SDI 등 한국 업체와 ATL, BYD 등 중국 업체도 속속 진출했다. 특히 대용량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동차 및 에너지 저장 등의 용도로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지 소재 시장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리튬이온 2차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주요 4가지 소재로 구성돼 있다. SNE리서치는 리튬이온 2차전지용 양극재는 2015년 15만5453t 규모에서 지난해 21만5542t, 2020년 89만3241t 규모로 연평균 성장률 41.9%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음극재도 2015년 10만2425t 규모에서 지난해 13만5030t, 2020년 59만7383t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튬이온 2차전지 소재 시장은 그동안 일본 업체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도하다 한국 소재 업체들이 빠르게 추격해왔다. SNE리서치 측은 “최근 중국 2차전지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의 성장세가 무섭게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SK㈜가 미래 신성장 분야로 선정한 반도체 소재 사업에서 잇달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함께 본격적인 반도체 수직 계열화에 나선 것이다. SK㈜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 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SK㈜와 ㈜LG는 이날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빠른 시간 내에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LG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 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조·판매하는 전문 기업이다. 300mm 웨이퍼(반도체의 토대가 되는 실리콘 재질의 얇은 판) 부문에서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 반도체용 웨이퍼는 일본과 독일 등 소수 기업만이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등 기술 장벽이 높은 분야다. 반도체 소재 업계에서는 SK㈜의 이번 LG실트론 인수로 국내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5년 SK㈜와 SK C&C가 합병한 SK㈜는 SK그룹의 지주회사다. 사업부문에서도 반도체 소재와 바이오·제약,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SK㈜는 LG실트론 인수를 통해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핵심 소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SK㈜는 지난해 반도체 소재 회사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지분 49.1%(약 4800억 원)를 인수하며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산업용 가스 제조사인 SKC에어가스(현 SK에어가스)를 인수하고 합작법인인 SK트리켐과 SK쇼와덴코를 설립했다. SK트리켐은 올해 하반기(7∼12월) 프리커서 생산에 돌입하고 세계 최대 생산 규모인 SK쇼와덴코의 식각가스(웨이퍼 가공 공정에 쓰이는 특수가스) 공장은 올해 3분기(7∼9월) 양산을 시작한다. SK머티리얼즈는 삼불화질소(NF3) 세계 1위 업체로 인수 이후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세워왔다. 지난해 매출은 약 46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며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용 웨이퍼 산업도 성장성이 큰 것으로 SK㈜는 판단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하면서 관련 반도체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웨이퍼 시장의 공급 부족 전망이 나오면서 판매가 인상도 점쳐진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과의 추가적인 사업 협력 및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종합 소재 기업’으로의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그룹이 계열사를 매각한 것은 옛 LG카드(신한카드) 등 금융계열사를 매각한 지 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LG그룹은 자동차부품(VC),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신성장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주력 사업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M&A)에 활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그룹 관계자는 “LG실트론 매각에 대해 LG그룹 주력 사업의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LG그룹 계열사 중 반도체 관련 회사는 ㈜LG 자회사인 반도체설계 실리콘웍스만 남게 됐다.이샘물 evey@donga.com·서동일 기자}
“LG전자를 100년을 넘어 영속하는 기업으로 만들자.” 조성진 LG전자 부회장(61·사진)이 20일 경기 평택시 러닝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영업·마케팅 책임자 워크숍’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부회장은 “혁신을 통해 스스로 변화하고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1958년 금성사로 출발한 LG전자는 올해로 59주년을 맞았다. 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말 LG전자의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 이후 처음으로 주요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행사다. 19일 시작돼 23일까지 닷새 일정으로 열렸다. 조 부회장은 향후 경영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사업 구조와 사업 방식에 대한 근본적 혁신을 통해 다시 도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올레드TV, 트윈워시 등 LG만의 차별화된 제품은 지속적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부회장은 18, 19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열린 그룹의 ‘글로벌 CEO 전략회의(GCC)’에서 트윈워시 성공 배경을 다른 최고경영자(CEO)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조 부회장은 이번 특강에서 LG전자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올해 3가지 핵심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익을 전제로 한 성장,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제품 경쟁력 강화, 반드시 이기는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이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불구속 상태에서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삼성그룹은 19일 오전 5시 반경 짤막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40여 분 만이었다. 삼성 임직원들은 전날 오전부터 서울구치소와 서초사옥에서 20시간 가까이 초조하게 법원의 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이 부회장은 오전 6시 14분경 서울구치소 문을 나와 자택이 아닌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으로 향했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및 미래전략실 팀장들과 1시간가량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자택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구속영장 기각으로 ‘총수 첫 구속’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진 않았지만 ‘피의자’ 신분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삼성이 이날 원하는 결과를 얻고도 웃을 수 없었던 이유다. 미래전략실 법무팀은 이날 변호인단과 함께 서초사옥에서 회의를 갖고 향후 전략을 가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재판에서 이 부회장의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초 이뤄졌어야 할 사장단 인사를 지금까지 하지 못하고 있다. 계열사 조직개편도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1∼6월)에 추진하려던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무기한 연기됐다. 하지만 인사나 조직개편을 무한정 미룰 수는 없다.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나오려면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 이 부회장이 머지않아 필요한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룹 전체를 보더라도 경영 정상화를 통해 해외 주요 사업 파트너와 고객, 투자자들을 안정시키는 게 시급하다. 실제로 각 계열사는 이 부회장 영장 기각을 계기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3일 ‘갤럭시 노트7 발화’ 원인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직접 맡는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부문이 ‘재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침체된 그룹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또 다음 달 초 유럽 바이어들과 파트너사를 일제히 초청해 전략 제품을 소개하는 ‘유럽포럼’을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했다. 다른 계열사들도 주요 사업을 정상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수사 결과 발표를 전후해 삼성그룹이 ‘경영 쇄신안’을 발표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미래전략실은 이미 팀별 쇄신안 작성을 완료하고 적절한 시기에 발표만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2008년 삼성 특검 수사가 끝난 뒤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그룹 전략기획실을 해체하는 등 고강도 쇄신안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계획 확정이나 국내외 대형 기업 인수합병(M&A) 등은 당장은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SK, 롯데, CJ 등 특검의 다음 타깃으로 지목된 그룹 관계자들도 특검 수사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단 출연금에 ‘뇌물죄’를 적용하려던 특검의 시도가 일단 제동이 걸린 만큼 다른 기업 총수들에 대한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고 긴장을 늦춘 건 아니다. 특검이 삼성의 ‘대타’를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그룹들은 특검의 총수 소환 가능성에 대비해 소명 자료와 법리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한편 롯데는 지난해 천명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쇄신 의지를 내비쳤다.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4개 상장사는 이날 오후 공시를 통해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등 그룹 쇄신을 시작한다고 시장에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이샘물 evey@donga.com·김지현·김현수 기자}
최근 1년간 국내 30대 그룹 중 절반이 재계 순위가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지난해 3분기(7∼9월) 공정자산을 기준으로 출자총액제한집단에 속한 30대 그룹의 재계 순위를 조사한 결과 15개 그룹이 1년간 자리 변동, 신규 진입, 탈락 등 변화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18일 밝혔다. 재계 순위 기준이 되는 공정자산은 비금융사는 자산, 금융사는 자본과 자본금 중 큰 수치를 토대로 산출한다. 10대 그룹 내에서는 한진이 10위에서 13위로 밀려나고 신세계가 13위에서 10위로 상승했다. 10대 그룹에서 탈락한 기업이 나온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신세계는 이 기간 자산이 3조8120억 원(13.1%) 증가하면서 총 32조9773억 원의 공정자산을 보유했다. 반면 한진은 한진해운과 종속 회사들이 그룹에서 분리되면서 38개이던 계열사가 30개로 줄었고, 공정자산도 29조3036억 원으로 7조7218억 원(20.9%) 줄어들었다. 30대 그룹 내에서는 코오롱(30위)이 새로 진입했고 현대그룹이 밀려났다. 미래에셋(18위)은 재계 순위가 6계단 상승했다.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계열사 수가 14개 증가해 42개로 늘었고 공정자산도 5조1023억 원(47.0%) 증가해 15조9554억 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공정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롯데로 1년 새 5조6497억 원(5.5%)이 증가했다. 반면 한진은 공정자산이 7조7218억 원이나 줄며 감소율 1위를 기록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지난해 연평균 실업자 수는 101만2000명이었다. 2015년보다 3만6000명 늘어났다. 실업자 통계 기준이 바뀐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삼성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은 아직 채용 규모조차 확정짓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일(현지 시간)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 이기주의 정책은 한국의 수출 감소를 초래해 국내 고용시장에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정책에 민감한 한국 경제 구조 18일 동아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 결과 트럼프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현실화하면 연간 3만 개 이상의 국내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됐다. 트럼프 정책에 한국 경제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은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1244억 달러(약 145조5000억 원)로 전체 수출액의 25.1%를 차지한다. 대미 수출액 665억 달러는 전체 수출액의 13.4%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액을 합치면 전체의 38.5%나 되는 것이다. 미국이 한미 FTA를 재협상하거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하면 대미 수출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다. 중국을 통한 간접 수출에도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특히 한미 FTA가 발효된 해인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한국의 총 대미 수출액은 3214억 달러였다. 현경연은 한미 FTA로 인한 대미 수출 증대액이 연간 26억1000만∼32억7000만 달러로 5년간 총 147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매슈 굿맨 수석연구원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트럼프 시대, 한국 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달러 강세, 한국의 자본 유출, 금융시장 불안 등이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이라고 덧붙였다.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큰 한국은 중국 등과 함께 이미 미국 재무부의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유불리를 명확히 따지는 기업인이다. 한국 정부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에 못지않은 고용 한파를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정치적 추진력을 잃은 데다 경기 침체와 정치적 이슈, 트럼프 변수까지 겹치면서 올해 고용시장은 가장 암울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민 깊어지는 기업들 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17일 31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전격 발표한 것은 트럼프의 타깃이 되는 사태를 피해 나가기 위한 선제 대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가전제품 매출의 30% 안팎을 미국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동시에 양사 모두 미국에서 판매하는 TV 전량을 멕시코에서 만들고 있다. 멕시코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삼성전자는 약 1000만 대, LG전자는 약 400만 대다. 두 회사는 냉장고도 미국 내 판매량의 3분의 1가량을 멕시코에서 공급하고 있다. 정민 현경연 연구위원은 “한국 기업의 유일한 대응책은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것밖에 없다. 글로벌 투자 전략을 완전히 새롭게 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단 두 회사는 미국 내 공장 설립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시작했다. 하지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서 내놓은 대선 공약이 실제 이행될지, 이행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일지 확실치 않은 데다 미국 공장 투자의 경제적 가치도 확실히 따져봐야 한다. 트럼프의 극단적 자국주의 정책이 오히려 미국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미국 내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압박에 선뜻 백기를 들기에는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긍정적 검토’라는 고육책을 내놓으며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서동일 dong@donga.com·이샘물 기자}
“대부분의 사람은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좌절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낸 사람이 있습니다.” 최근 한화케미칼 사내게시판에서 화제를 얻고 있는 ‘야독끈 이야기’ 동영상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이 영상에는 1990년대 폴리염화비닐(PVC) 거래 업체가 부도난다는 소식을 접한 대리급 직원 한 명이 등장합니다. 부도라는 중압감에 좌절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꼼꼼히 사안을 챙겨 피해 금액을 대부분 회수했다고 합니다. 영상은 “이 경험의 주인공은 현재 PVC사업부를 이끌고 있다”고 한 뒤 다음과 같은 말로 끝을 맺습니다. “실패한 사람은 쉽게 그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실패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가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지어 주기도 합니다.” 야독끈은 ‘야무지게, 독하게, 끈기있게’의 줄임말로, 한화케미칼이 비전 실현을 위해 정한 행동 원칙입니다. 한화케미칼은 동료들이 이 같은 원칙을 갖고 일한 사례를 발굴해 야독끈 이야기라는 짤막한 영상을 만들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실패, 그 값진 경험’ ‘조연은 없다’ ‘환상의 호흡’ 등 총 5편의 동영상이 게재됐습니다. 특히 적자 회사를 인수해 반전의 성과를 이룬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사업부 이야기를 소개한 ‘9회말 2아웃 역전의 비밀’ 편의 반응이 무척 폭발적이었다고 합니다. 야독끈 이야기는 거창한 내용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고객사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인허가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땀 흘려 노력한 직원들의 소소한 노력을 소개합니다. 동영상에 등장한 직원들은 사내에서 화제의 주인공이 되고 있습니다. 특별한 사람이 아닌, 동료의 이야기를 소개한 덕에 직원들 간 소통도 강화되고 조직에 활력도 배가됐다는 후문입니다. 한화케미칼은 이 같은 호응을 바탕으로 ‘야독끈 이야기’ 제작 편수를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새해를 맞아 신년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유명인이나 회장님들의 말씀도 좋지만 주변 동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많이 공유해보면 어떨까요. 멀리 있는 특별한 사람의 거창한 발언보다 가까운 사람이 전하는 작은 경험담이 더 큰 공감과 힘이 될지 모릅니다. 이샘물·산업부 evey@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57)이 ‘최순실 게이트’ 수사로 재계 전체가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활발한 대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5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1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올해 신입사원 800여 명과 ‘신입사원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최 회장은 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사회를 향해 ‘열린 SK’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그룹 주요 경영진 16명도 참석했다. SK그룹은 1979년 고 최종현 선대 회장이 신입사원들에게 직접 기업 경영철학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뒤 39년째 같은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20여 년 뒤 기업은 단순히 상품을 팔아 돈을 벌고 세금을 내는 게 아니라 ‘경제 공동체’ 같은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변화에 대비해 경영철학과 지배구조 등을 꾸준히 진화 및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약속도 했다. 최 회장은 신입사원들에게 ‘행복한 성공’을 추구할 것도 당부했다. 그는 “성공을 위해 경쟁, 물질, 권력 등에 중독되면 오히려 행복에서 멀어지게 된다”고 했다. 이어 “행복한 성공은 경쟁, 물질 등에 대한 탐닉을 절제하고 사회와 공동체에 기꺼이 성공의 결과물을 나눌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전에도 ‘행복’을 주요한 경영철학으로 삼아 왔다. 올해 신년사에서 그는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와 나누는 것은 선택이 아닌 기업 생존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영국 런던의 금융지구 캐너리워프의 ‘원캐나다스퀘어’ 빌딩 39층. 지난해 11월 9일 유럽에서 가장 큰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기관인 ‘레벨39’ 안으로 들어서자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무언가에 열중하는 젊은이들이 보였다. 3개 층에 걸친 6930m2(약 2100평)의 공간에는 스타트업 220여 개가 입주해 있고, 이 중 60%가량이 핀테크 업체다. 영국 부동산회사 캐너리워프 그룹은 기술력을 갖춘 핀테크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 영국 정부 및 런던시와 협력해 2013년 레벨39를 출범시켰다. 레벨39에 입주하면 회원권 종류에 따라 소액의 임차료를 지불하고 사무공간을 쓸 수 있다. 스타트업 보육과 투자를 병행하는 ‘엑센트리’에게서 경영 지도도 받을 수 있다. 한국과 달리 영국은 스타트업 육성에 재정을 직접 지원하지 않고 민간 기업을 내세우고 있다. 벤 브래빈 레벨39 대표는 “정부와 런던시로부터 받는 지원은 격려와 비전 공유”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육성도 시장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작동되도록 해 자생력을 높이는 것이다. 정부는 세제 혜택으로 간접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 산업 강점 활용해 ‘핀테크’로 차별화 영국에선 전통적으로 기반이 탄탄한 금융산업을 바탕으로 핀테크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영국 재무부는 2015년 기준으로 자국 핀테크 분야 매출이 66억 파운드(약 9조7482억 원), 고용인원이 6만1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엑센트리 김종한 부사장은 “영국 핀테크 시장은 매년 50%씩 성장 중이다. 런던 핀테크 스타트업은 3000개 이상인데,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서 유럽 각지에서 인력을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핀테크 창업이 대폭 늘어났다. 당시 은행들이 재정난으로 직원들을 정리해고하자, 정보기술(IT) 재능을 갖춘 퇴직자들이 핀테크 창업에 대거 나섰다. 레벨39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입지 그 자체다. 브래빈 대표는 “인근에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밀집돼 있어 핀테크 기업엔 자원과 시장의 바다가 펼쳐져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보육기관 입지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레벨39는 덕분에 주요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100여 명의 멘토단을 어렵지 않게 갖출 수 있었다. 레벨39의 스타트업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입주기업이 ‘유니콘’(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이 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2014년에는 9∼10개월이었지만, 2015년엔 6개월로 단축됐다. 현재 입주를 대기하는 스타트업만 1000곳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 핀테크로 글로벌 시장 공략 영국은 핀테크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핀테크는 지리적 제약을 덜 받아 새 금융시장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릭 밴 더 클레이 영국 무역투자청(UKTI) 자문위원회 의장은 “현재 개발도상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금융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핀테크는 이들이 휴대전화만으로 손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인공지능 로봇을 이용한 투자자문) 분야 스타트업인 ‘리스크세이브’는 은퇴자들에게 로보어드바이저로 기존 금융권에 비해 저렴하게 투자 자문을 해주는 사업모델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대니얼 태머스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는 “유럽과 아시아 등 고령화 사회에 돌입한 시장에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력을 갖춘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영국으로 모여들고 있다. 보안솔루션 업체 KTB솔루션은 지난해 10월 레벨39에 입주했다. 김태현 KTB솔루션 수석연구원은 “이곳에 입주한 뒤로 유럽 등 세계 각국 스타트업과 교류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네트워크를 쌓고 있다. 향후 유럽 현지에 법인을 만들고 진출하는 데 있어서 이곳이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는 세금 감면으로 기업 활동 지원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런던 동부지역에 ‘테크시티’라는 기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기업 세제 혜택을 정비했다. 캐머런 정부는 2010년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사무실 임차료가 저렴한 런던 동부에서 작은 기술회사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보고 관련 정책들을 도입했다. 2012년 영국 정부는 투자 위험이 높은 중소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는 에인절투자자에게 세금 혜택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대해 클레이 UKTI 자문위원회 의장은 “스타트업에 10만 파운드를 투자하면 5만 파운드는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지난해 일정 소득 미만의 기업가들이 회사를 매각할 때 내는 양도소득세를 18%에서 10%로 낮췄다.런던=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진행한 ‘KPF 디플로마-글로벌 경제이슈: 4차 산업혁명’ 교육과정을 통해 취재가 이뤄졌습니다.}
“미래에는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이 없는 TV는 사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3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이원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서비스전략팀장(부사장·사진)은 “이젠 TV에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들어오는 콘텐츠가 다른 채널을 통해 오는 것보다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TV 업계가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TV’를 진화시키는 데 주력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8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에서 더 똑똑하고 간편해진 ‘2017년형 삼성 스마트TV’를 선보였다. 스마트TV 첫 화면인 ‘스마트 허브’의 사용자경험(UX)을 모바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들은 ‘스마트 뷰’ 앱을 통해 스마트폰을 가상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 있고, 선호하는 콘텐츠에 대한 알림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음성인식 기능도 강화돼 콘텐츠 검색을 쉽게 할 수 있다. 이 부사장은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제품 전략으로 ‘사용이 쉬운 TV’를 가장 먼저 꼽았다. 소비자들이 TV를 ‘배워서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TV는 전원만 켜면 쓸 수 있었는데 방송 소스가 다양해지면서 한동안 셋업(설치)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노년층도 스마트TV를 간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TV 셋업 과정을 자동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TV가 주변 연결기기를 자동으로 인식해 서비스를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IT 기술이 많이 접목되다 보니 TV가 PC처럼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TV는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기기인 만큼 PC 같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리모컨 단순화’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기능은 다양해져도 사용은 더 편리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부사장은 “음성인식 기술이 발달하고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생태계가 완성되면 TV 시청에 리모컨이 필요 없는 시대가 분명히 올 것”이라며 말했다. “기존에는 삼성 TV라고 하면 프리미엄 화질이 화두였습니다. 이젠 그것뿐 아니라 누구보다도 앞서가는 사용(편의)성을 갖고 있는 TV, 더 많은 서비스를 접할 수 있는 큰 생태계를 운영하는 TV가 추가돼 입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라스베이거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런던은 디지털 기술, 창의적인 사업, 생명과학 등 지식기반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과학적인 연구에 의존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데이비드 슬레이터 런던앤드파트너스 국제무역투자 총괄(사진)은 “런던은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자동차나 항공 제조 공장을 지어선 별 경쟁력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런던앤드파트너스는 런던 시가 민간과 협력해 비영리로 운영하는 런던의 공식 홍보기관이다. 런던의 국제적 명성을 높이고 경제 성장을 촉진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런던앤드파트너스는 외국인 관광객, 유학생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데도 전력을 쏟고 있다. 법조인, 회계사, 금융인, 노동법 전문가들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 투자자들이 런던에 투자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고 있다. 직원은 총 128명. 슬레이터 씨는 “디지털 기술이 최근 7, 8년간 런던의 경제 성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정부는 이 분야가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것을 촉진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연구개발(R&D)에 대한 세금 혜택과 기술회사 투자에 대한 세금 공제를 도입하고 법인세를 인하한 배경이다. 법인세는 지난해 20%에서 올해 19%가 됐고, 내년엔 17%로 내려간다. 런던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데는 예술 분야의 경쟁력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구글이 런던에 새 본사를 짓겠다고 지난해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슬레이터 씨는 “구글이 짓는 본사는 디자인학교 인근인데,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디자인에서 얻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구글의 투자 덕택에 새로 창출되는 고용 인원은 2020년까지 3000명에 이른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이 런던을 선택하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시장, 세제 혜택 등 사업 환경 그리고 ‘인재들’이다. 뛰어난 교육기관을 갖추고 인재 풀을 확보하는 게 투자 유치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 톱100 대학 중 5곳이 런던에 있어 세계적인 수준의 인재들을 영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런던앤드파트너스 세일즈팀에선 중국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인도 뭄바이 등 6개 도시로 직원을 보낸다. 정부와 협력해 전방위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슬레이터 씨는 “이 도시들을 방문해서는 그들이 야망을 실현하고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 런던이 뭘 도와줄 수 있는지를 맞춤형으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런던=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스마트폰 사업은 당장 실적이 나쁘다고 포기할 사업이 아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사진)이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 사업은 반드시 ‘턴어라운드(수익성 개선)’를 해야 한다”며 앞으로 MC사업본부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CEO 데뷔 자리서 “스마트폰 사업 정상화” 이날은 조 부회장의 ‘최고경영자(CEO) 데뷔 무대’였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LG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국내 10대 기업(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임원 중 고졸 출신으로는 처음 부회장이 됐다. CEO 자리에도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에 LG전자가 6년 만에 분기 영업적자를 내고, MC사업본부도 연간 1조 원 이상 영업적자가 나는 등 악화된 실적 탓에 간담회는 비교적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침체의 늪에 빠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조 부회장은 “스마트폰은 가전의 복합화 및 스마트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군”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인 미래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가전제품, 로봇 등과 사람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인 만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이다. 사업 성공 전략으로는 ‘속도’보다는 ‘질’에 초첨을 맞춘 경쟁력 강화를 내세웠다. 서두르다가 이도저도 아닌 제품을 내기보다는 늦더라도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내겠다는 뜻이다. LG전자는 2월 스페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MC사업본부 명운을 좌우할 프리미엄 스마트폰 ‘G6’를 공개한다.○ B2B, 프리미엄, IoT가 LG전자의 미래 조 부회장이 밝힌 LG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은 △B2B(기업 간 거래) 비중 확대 △프리미엄 제품군 집중 △로봇 및 사물인터넷(IoT) 사업 육성이다. 우선 완제품뿐 아니라 부품 사업을 적극 육성해 B2B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균형을 맞춘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 ‘프리미엄’도 LG전자 전 사업 영역의 핵심 키워드가 된다. 조 부회장은 H&A사업본부장(사장) 시절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를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대열에 빠르게 올려놓았다. H&A사업본부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9%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LG전자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조 부회장은 “1등 DNA를 LG전자 전 사업에 이식해 LG 브랜드를 일등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로봇 사업도 미래 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한다. LG전자는 여러 조직으로 분산돼 있던 IoT 역량을 통합해 ‘H&A스마트솔루션BD’를 신설, 가정용 생활로봇과 공공서비스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5일(현지 시간) LG그룹 구본준 부회장과 CES 2017 전시장 곳곳을 다녔다. ‘세탁기 박사’로 통하던 조 부회장이 이제는 VC(Vehicle Components·자동차부품), 태양광 모듈 관련 에너지 사업 등의 주요 의사결정도 내려야 하는 만큼 사업 전반을 두루 살핀다는 의미다. 조 부회장은 “구 부회장과 모바일, 자동차, 에너지 등 각 사업의 글로벌 시장 환경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가 CES 2017 공식 어워드 파트너인 ‘엔가젯(Engadget)’이 수여하는 ‘최고상(Best of the Best)’을 받았다고 밝혔다.라스베이거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LG디스플레이가 올해 대형(8세대·2200×2500m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량을 지난해의 약 2배 수준으로 늘린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6세대·1500×1850mm) ‘플라스틱OLED(POLED)’ 생산도 매년 2배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사진)은 4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올레드 강공’ 정책을 밝혔다. 한 부회장은 “올해 OLED로 사업구조를 본격 전환해 대형 OLED와 중소형 POLED 시장 모두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원판 한 장으로 55인치 TV 6대용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8세대 OLED를 월 3만4000장 생산하고 있다. 최근 수요 증가에 맞춰 이를 월 6만 장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전날 공개한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에 대해 “결국 액정표시장치(LCD) TV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자(自)발광 소재인 OLED와 비교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OLED는 롤러블(둘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 등으로도 만들 수 있다”며 디자인 측면의 장점을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애플 등 주요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중소형 패널의 경우 LCD를 주력으로 생산해왔다. 그러나 애플이 늦어도 2018년부터는 아이폰 신제품에 OLED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소형 패널 매출에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부회장은 “(매출이) 3분의 1은 줄어든다고 봐야겠지만 중국 고객을 통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삼성전자가 1억5000만 달러(약 1800억 원) 규모의 ‘삼성 넥스트 펀드’를 조성해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 유망한 기술을 가진 국내외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한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사장·사진)는 4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oT 생태계 확장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부터 IoT가 본격화되는 시대의 비전을 강조하며 IoT 관련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윤 대표는 “최근 인수한 비브랩스, 조이언트, 하만 등을 통해 앞으로 IoT 사업을 확장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개인 중심의 스마트폰을 넘어서 스마트 홈, 스마트 오피스, 스마트 카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의 생활 영역 전반에 IoT 연결성을 강화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집안의 가전 및 정보기술(IT) 제품들을 와이파이로 연결하고 ‘하나의 앱’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 윤 대표는 IoT 사업과 관련해 클라우드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제품과 제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 클라우드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는 “이젠 와이파이를 가진 모든 기기는 클라우드를 통해 연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CE부문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표는 “올해엔 당연히 지난해보다 잘하는 게 목표이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이제 TV 시장의 화질 경쟁은 무의미해질 것입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3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킵 메모리 얼라이브 센터’에서 10년 넘게 이어진 화질 전쟁의 종언을 예고했다. ‘삼성 QLED TV’ 라인업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김 사장은 “QLED TV는 과거 많은 디스플레이 기술이 마주했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첫 TV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는 2∼1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로 스스로 빛을 내는 반도체 입자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을 사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의 뒤를 이을 차세대 TV 디스플레이로 QLED를 선택해 퀀텀닷 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 삼성전자는 2015년 퀀텀닷 필름을 입힌 LCD TV를 처음 내놓으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선택한 LG전자와 노선을 확실히 차별화했다.○ 첫 QLED TV 라인업 공개 QLED의 가장 큰 장점은 무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에 비해 내구성이 높고 생산단가가 낮다는 데 있다. 실제 사람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하게 자연색을 표현해내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전자의 첫 ‘QLED TV’ 라인업은 기존 퀀텀닷 입자에 메탈을 입힌 기술이 핵심이다.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단계는 아니지만 전작보다 한 단계 진일보했다는 평을 듣는다. QLED TV는 ‘컬러 볼륨’을 100% 구현해낸 세계 최초의 TV다. 컬러볼륨은 밝기에 따른 미세한 색 차이를 표현하는 능력이다. 컬러볼륨이 높을수록 같은 나뭇잎이라도 빛에 따라 연두색에서 짙은 녹색에 이르기까지 그 색채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OLED의 가장 큰 장점인 완전한 ‘블랙’ 색상의 표현도 QLED TV를 통해 구현해낼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시장에서 OLED TV와 직접 비교 시연을 해보이며 화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사장은 “QLED가 블랙 색상 표현과 밝기, 시야각 등 모든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좋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비교 시연 방식을 선택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 수준을 계속 진화시켜 자발광 QLED TV까지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아직 자발광 QLED 제품 출시시기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술적으로는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미국 퀀텀닷 기술 업체인 ‘QD비전’을 인수한 것도 자발광 관련 특허 및 기술 확보 차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소비자 편의성’ 경쟁 시대 삼성전자는 QLED 출시를 계기로 글로벌 TV 시장에서 경쟁하는 포인트도 바꿔 나갈 계획이다. 화질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할 때의 편리함과 전체적인 디자인 등의 측면에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게 좋은 TV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삼성 QLED TV는 주변 기기를 투명 케이블로 연결해 엉켜 있는 연결선이 눈에 띄지 않도록 했다. 주변 기기들은 리모컨 하나로 제어할 수 있다. 복잡한 TV 속 메뉴를 일일이 검색할 필요 없이 음성 명령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지능형 음성 인식’ 기능도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5일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에서 참가 업체 중 가장 큰 2600m²(약 79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QLED TV를 비롯해 음성인식 기술을 강화한 ‘패밀리허브 2.0’ 냉장고 등을 선보인다. LG전자도 2044m²(약 620평)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고 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와 슈퍼 울트라 HD TV 등을 전시한다.라스베이거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