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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그룹 안다리엘 소속으로 추정되는 해커 ‘림종혁’을 기소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또 림 씨 체포를 위해 현상금으로 1000만 달러(약 138억 원)를 내걸었다. 림 씨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군사기지, 병원 등을 해킹해 다수의 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25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림 씨는 군사시설과 의료기관 등을 해킹하고 돈을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림 씨는 3개월 이상 NASA 컴퓨터 시스템과 텍사스 랜돌프 공군기지, 조지아 로빈슨 공군기지 등에 접근해 상당량의 데이터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NASA와 미국 군사 기지를 포함한 11개 미국 주의 17개 기관과 중국, 대만, 한국의 방산업체 및 에너지 회사도 표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또 림 씨 일당은 캔사스주의 한 병원을 랜섬웨어로 해킹해 의료 서비스를 중단시킨 뒤 “1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암호화폐 주소로 보내지 않으면 모든 파일을 인터넷에 게시하고 사업을 망가뜨리겠다”고 협박했다고 AP는 전했다. 실제로 이 병원은 컴퓨터 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10만 달러를 림 씨 측에 지급한 뒤, 이를 FBI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미 수사 당국은 블록체인 추적을 통해 림 씨가 중국 은행을 통해 돈을 세탁한 다음 이를 이용해 컴퓨터 서버를 구매하고 전 세계의 방위, 기술 및 정부 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추가로 진행한 것도 확인했다. AP는 FBI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정찰총국이 전투기, 미사일 방어 시스템, 위성 통신 및 레이더 시스템의 세부 정보를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1월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뒤 등판해 젊은층과 유색인종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를 뉴스에서 몰아냈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25일(현지시간) 공개된 더힐-에머슨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후보와 가상 양자 대결에서 △펜실베이니아주 46% 대 48% △미시간주 45% 대 46% △조지아주 46% 대 48% △애리조나주 44% 대 49%로 경합주에서 ‘박빙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콘신에선 동률인 47% 대 47%였다. 5개 지역은 모두 미국 대선 결과를 판가름 낼 경합주로 꼽히는 곳이다. 이날 여론조사는 해리슨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도전을 선언한 뒤 도처음으로 나온 여론조사 결과다.이번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때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조지아에서는 5%포인트, 애리조나와 위스콘신에서는 4%포인트,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는 3%포인트가 더 높았다. 조사를 진행한 에머슨대는 “젊은 유권자들이 해리스 쪽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본인의 이전 결과와 비교해봐도 해리슨의 지지도는 상승세다. 이달 초에 비해 경합주 5곳에서 적게는 1%포인트에서 많게는 16%포인트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같은 날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 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표차는 해리스 47%, 트럼프 48%로 1%포인트에 불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뛰던 7월 초 트럼프 후보와의 격차가 6%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나아졌다. 제3 후보를 포함한 가상 다자 대결에서는 각각 42%로 트럼프 후보와 동률을 기록했다. NYT는 “젊은 층과 유색 인종 등 바이든이 취약했던 유권자 층에서 해리스가 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해리스는 호감도 부문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호감도는 46%로 지난 2월 36%에 비해 10%포인트가 올랐다. 트럼프 후보는 같은 기간 44%에서 48%로 4%포인트 올랐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의 뉴스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뉴스에서 밀려난 트럼프 후보 측은 공격 포인트를 잡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은 필사적으로 바이든과 경쟁하고 싶어했지만 해리스가 경쟁에 참여하면서 그들의 공격과 전략이 뒤집혔다”며 “이후 해리스의 정체성을 타깃으로 한 공격을 했지만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와 피해만 봤다”고 분석했다.앞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는 과거 친 자녀가 없는 해리스 부통령 등에 대해 “출산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미국을 맡길 수 있냐”며 “자신의 삶과 자신이 내린 선택으로 비참한 처지가 된 자식 없이 고양이 키우는 독신여성 무리”라고 불렀던 사실이 알려져 며칠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거품 우려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부진 여파에 국내외 증시가 크게 휘청거렸다. 올해 초 미국 증시의 기록적 상승을 견인하던 기술주 7인방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증시도 1% 넘게 급락하면서 미국발 악재에 시달렸다.● 빅테크 실적 우려에 글로벌 증시 급락 25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 대비 1.74% 하락한 2,710.65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1.95%), SK하이닉스(―8.87%) 등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내려가면서 증시 하락세를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달성에도 미국발 증시 하락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28% 하락한 3만7869.51엔에 장을 마쳤다. 닛케이지수가 3만8000 선이 무너진 건 6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중국 증시도 일제히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의 하락은 전날 미국 증시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결과다. 2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전일 대비 2.31%, 3.64% 떨어졌다. S&P500지수는 2022년 10월 15일(―2.49%) 이후, 나스닥지수는 2022년 10월 7일(―3.80%) 이후 각각 2년 9개월 만에 낙폭이 가장 컸다. 미국의 증시 폭락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테슬라의 실적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로 촉발됐다. 테슬라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1년 전 대비 33% 줄어든 16억500만 달러에 그치며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자율주행 로봇택시의 공개 시기도 8월에서 10월로 밀리면서 테슬라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12.33% 떨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 이상으로 봐달라”며 “회사의 시장 가치를 30조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2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유튜브의 광고 수익 증가 속도가 둔화한 데다 AI 투자에 대한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비판에 5.04% 떨어졌다. 이 밖에 엔비디아(―6.80%), 메타(―5.61%), 마이크로소프트(―3.59%), 아마존(―2.99%), 애플(―2.88%) 등 기술주 7인방 ‘매그니피센트 7’ 주식이 모두 떨어지면서 이들 주식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7500억 달러(약 1038조 원)가량 증발했다.● “투자 대비 성과 불분명” AI 버블 우려 외신 등은 AI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으로 인해 급등했던 글로벌 증시가 조정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의 주식 리서치 책임자인 짐 코벨로의 분석을 인용해 “AI에 대한 상업적 희망이 과장돼 있다”며 “이를 훈련하고 실행할 컴퓨팅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이 의문”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클레이스 분석을 인용해 “빅테크 회사들이 2026년까지 AI 모델 개발에 연간 약 6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 수익은 약 200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빅테크 기업이 AI에 쏟아붓는 엄청난 양의 자금에 비해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어 이것이 금융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AI 투자 붐으로 인해 과열 양상을 보이던 빅테크 주가가 실적 감소와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당분간 조정 국면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올 2분기(4~6월)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어 3%에 육박하는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간)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가 2.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 GDP 성장률은 속보치, 수정치, 확정치 등을 세 번에 걸쳐 공개하며,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연간 성장률로 환산해 발표한다. 이날 수치는 앞선 전문가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은 2.0%, 월스트리트저널과 다우존스는 2.1%를 예상했었다. 이날 발표된 GDP 증가율은 지난 1분기(1.4%)와 비교해도 두 배에 달하는 수치였다.이번 깜짝 수치는 GDP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분기 개인소비지출(PCE)은 2.3% 늘어나 전망치(2.0%)와 전 분기(1.5%)를 모두 넘어섰고 상품과 서비스 모두에서 상승했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1분기 3.7%에서 2분기 2.9%로 둔화됐다. 로이터는 “2분기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했지만 인플레이션은 진정되고 있어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견조한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 둔화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혼재하면서 올 하반기(7~12월) 경제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는 “관세 강화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11월 당선 여부 등에 따라서도 경제 상황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부터 현직 대통령의 대선 중도 하차까지…. 요즘 미국 정계에선 ‘전례 없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관련 이슈도 많다. 사실상 한국의 첩자로 활동했다는 혐의로 미 중앙정보국(CIA)과 워싱턴 싱크탱크에서 활동한 한국계 미국인 대북 전문가가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 또 민주당 앤디 김 하원의원(뉴저지)은 11월 선거에서 한국계 중 처음으로 상원의원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난 30여 년간 미국 정계에서 한국인들의 정치 및 선거 참여 확대를 위해 활동해 온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66). 그는 미국 이민 1세대로는 드물게 ‘한인 정치 참여’와 ‘한인 유권자 운동’을 해온 인사다. 특히 김 의원이 선거에 출마했을 땐 자신의 사무실을 캠프로 쓸 수 있게 했고, 후원금 모금에도 적극 나섰다. 20일(현지 시간) 뉴저지에 있는 김 대표의 사무실에서 지금 미 정계를 달구고 있는 이슈들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밀워키(15∼18일 미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위스콘신주의 최대 도시)에 다녀왔다. “미국 정치에서 전당대회는 아주 중요하다. 4년마다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 모두 꼭 현장을 찾는다. 4일 동안 오는 사람들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다음 4년을 예측할 수 있다. 이번에도 가 보니 트럼프가 4년 동안 정말 준비를 많이 한 게 보이더라. 행사장에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예산 등 각 분야를 담당했던 우파 전문가들이 다 왔다. 이들이 지난 4년간 흩어지지 않고 정책을 준비해 온 게 보였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가장 관심을 가진 부분은 무엇인가. “정강 정책을 만드는 곳, 즉 ‘정책 플랫폼’을 만드는 곳이 제일 중요하다. 여기에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국무장관과 재무장관 등 주요 장관이 될 사람들이 있다. 전당대회 때 열리는 싱크탱크들의 세미나를 다녀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구상 중인 정책들을 좀 더 다양하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싱크탱크들의 세미나를 다녔는데 트럼프 측 정책 제안서인 ‘프로젝트 2025(행정부 해체, 이민자 추방 등 강경 정책으로 논란이 되고 있음)’의 내용도 향후 추진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럼프는 자신이 프로젝트 2025 작성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참여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이런 변화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보는지. “한국 정치권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이런 행사에 한국 국회의원들도 왔었다. 그리고 주요 인사들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었다. 전당대회는 축제 분위기라 사람을 편안하게 사귈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번엔 한국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큰 변화가 올 수 있는 상황인데, 한국 정치권도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나.” -한국이 현재 공화당 상황에서 특별히 챙겨 봐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인가. “한국은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인맥을 찾아야 할 것 같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세부적인 내용은 밴스가 챙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밴스가 이제 39세다. 나이를 감안하면 4년 뒤에는 밴스가 권력을 잡을 수도 있다고 봐야 한다. 트럼프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철학의 승계자는 밴스다.” -이번 대선은 트럼프가 우세한 건가. “모르는 일이다. 지금 대선까지 3개월 남았는데 선거에서 3개월은 3년처럼 긴 시간이다. 남은 시간 민주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난 소수계 이민자로서 민주당을 지지한다. 공화당 전당대회를 가면 들어가는 순간 불편하다. 전부 백인이기 때문이다. 정강 정책에도 대놓고 ‘다시 백인의 나라를 세우자’고 하는데 우리에겐 재앙 아닌가. 민주당 전당대회는 다르다. 백인, 흑인, 아시안, 히스패닉이 다 같이 알록달록 신이 나서 다닌다. 앞으로 미국 사회에서 인종 문제가 굉장히 더 중요해질 거다. 이건 (한인 같은 소수계 이민자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그리고 지금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가 선거운동을 하며 증오와 분열을 부추기는데도 꾸준히 지지하는 건 아쉬운 점이다. 트럼프는 증오와 분열을 부추길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가치가 파괴되고 있는 거다.” -어떻게 이런 일에 몸담게 됐는지. “엄혹한 대학 시절을 보내다 1985년 미국으로 왔다. 원래 정치학을 공부하러 왔는데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삶이 눈에 들어왔다. 백인들에게 인종 차별을 당하고, 영어도 잘 못해서 고립돼 있더라.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 한인타운이 불타고 망하는 큰 사건을 겪으면서 정치 참여 운동을 시작했다.” -시작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유대인한테 많이 배웠다. 좋든 싫든 그들에게는 자기 민족의 정치적인 힘을 결집해서 상대를 긴장시키고 자기편을 들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래서 1998년에 미국의 유대인 로비단체인 ‘AIPAC(미국 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 멤버로 들어갔다. 시민단체라 누구나 들어갈 수 있었다. 거기서 유대인들이 미국을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봤다. 미국 정치는 백악관이 아닌 의회가 중심이다. 상원은 주를, 하원은 시민을 대표한다. 그리고 결국 법을 만드는 건 하원이다. 입법을 하고 싶으면 하원의원실을 찾아다녀야 한다. 유대인들은 이걸 기가 막히게 잘한다. 공통의 목적을 위해 각 지역의 유대인들이 워싱턴에 있는 자기 지역 하원의원실을 조직적으로 찾아간다. 워싱턴에는 공짜가 없다. 발품 팔고 돈(정치 후원금)을 내야 법을 만들 수 있다.” -유대인들에게 배운 걸 어떻게 적용했나. “지역별 주민 명부에서 라스트 네임(성)을 다 뒤졌다. 김, 이, 정, 조, 박 같은 한국 성씨를 다 뽑아서 집 주소로 편지를 보냈다. 우리 취지를 설명하고 연락처를 받았다. 선거 때는 전화를 돌려서 한인들을 위한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독려했다. 미국은 유권자 등록을 해야만 투표를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지역에 한인 유권자 1만 명을 만들었다. 이렇게 하니 정치인들이 한인들을 신경 쓰기 시작했다. 당선은 못 시켜도 해코지는 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거다. 카운티에서 한 언어를 쓰는 사람이 1만 명이 넘어가면 투표소에서 그 나라 언어도 지원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한글로 투표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렇게 쌓은 힘으로 2007년 미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됐다. 125년 미주 동포 역사에서 우리가 우리 목소리로 입법을 한 최초의 일이었다.” -일을 할 때 필요한 돈은 어떻게 확보하나. “우리가 그런 게 약하다. 마음으로 지지해도 돈을 내는 문화는 아니다. 그래도 미국의 한국 기업들이 많이 도와줘서 여기까지 왔다. 특히 권일연 H마트 회장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이야 미국 전역에 H마트가 있지만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다.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도 절대 약속을 안 어겼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23년째 매달 5000달러를 보내준다.” -미주 한인의 정치 권익을 30년 전과 비교한다면. “지금 하원에 한인 연방의원이 4명이다. 보통 인구 75만 명당 하원의원이 1명 있어야 한다고 보니까 250만 동포 수준에 걸맞은 힘을 얻은 거다. 올 11월 선거가 지나면 최초로 앤디 김 의원이 상원의원으로 당선될 가능성도 높다. 그런데 아직도 한인들은 세금 내면 됐지 무슨 정치 후원금까지 주냐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정치인을 내 편으로 만들려면 후원을 해야 한다.” -앤디 김 의원이 상원의원에 당선된다면 어떤 의미를 지니나. “미국 같은 다인종 사회에서 상원의원은 정말 큰 정치인이다. 김 의원은 미국에서 태어나 국무부, 국방부, 백악관 등을 거친 군사 전문가라는 전문성에 미국인들이 갈망해 온 젊음과 기득권의 부패를 척결하는 청렴함을 갖춘 사람이다.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할 때도 100년 공화당 텃밭을 민주당으로 가져왔고 3선을 했다. 한국과 한인들은 김 의원이 자기 리더십을 유감없이 발휘하도록 받쳐줘야 한다. 김 의원의 존재 자체로도 자라나는 한인 2세들에게 꿈을 준다.” -좋은 일도 있지만 최근에는 수미 테리 사건도 있었다. “워싱턴은 무서운 곳이다. 특히 트럼프 때 ‘러시아 스캔들’ 이후로 미국 정치에 개입하는 외국 세력에 대한 경계심이 아주 높아졌다. 동맹이어도 예외는 없다. 이미 수년 전부터 ‘파라(FARA·외국대리인등록법)’ 위반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파다했다. 한국에서 온 정치인과 경계심 없이 사진 찍고 식당 가고, 이런 것도 걸면 걸리는 게 ‘파라’다.” -한인들이 정치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 동시에 기여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은가. “우리는 조국이 그리울수록 모범 시민이 돼야 한다. 옛날 비유를 들자면 한국은 친정이고, 우리는 시집온 거다. 시집와서 친정 생각만 하고 뭘 빼주려고 하면 시댁에서 좋다고 하겠나. 가장 이상적인 건 시댁에서도 잘해서 인정받고, 사돈끼리 만났을 때 덕분에 이렇게 잘됐다 인사받는 거다. 그래서 유권자 운동을 하는 거다. 모범적인 미국 시민으로서 ‘스트롱 머니’(시민이 자발적으로 내는 정치 자금)에 기반해 일하는 게 가장 강력한 정치적인 힘이다.” -앞으로 뜻한 일이 있다면. “‘한국인 전문직 비자 확대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의 성사를 위해 뛰려 한다. 요즘 H-1B(전문직 단기 취업 비자)가 추첨제로 바뀌면서 여기서 공부 다 마치고 일까지 하던 우수한 청년들이 십중팔구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원래 이게 한국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할 때 쿼터를 받았어야 했던 거다. FTA 체결한 나라 중에 H-1B 쿼터 못 받은 나라는 한국뿐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무제한 발급이고 싱가포르랑 칠레는 매년 5000명, 호주는 매년 1만500명이 H-1B를 발급받는다. 한국은 그때 1만5000개 정도는 받았어야 했는데 FTA 비준을 속도 내려다 이걸 놓쳤다. 나는 미국에서 한인 동포들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데 평생을 바쳤다. 미국에서 우리의 정치 참여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내 인생은 날아가는 거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1958년 강원 화천 출생△1977년 춘천고 졸△1977년 성균관대 정치학과 입학 △1985년 도미(渡美)△1991년 뉴욕시립대(CUNY) 정치학과 졸업 △1996년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KAVC) 설립△2008년 뉴욕 미국시민참여센터(KACE) 설립△2013년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설립뉴저지=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최근 미국에서 ‘끓는 물이 담긴 냄비’를 들고 있었다는 이유로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여성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각각 성명을 내고 ‘흑인 생명의 소중함(Black Lives Matter)’을 강조하며 연대를 호소하고 나섰다.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물러난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가능성이 높은 해리스 부통령은 부모가 흑인과 인도인이고, 비(非)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왔다. 이번 사건이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인종 갈등 이슈를 부각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더힐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의회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진) 조지 플로이드 경찰 정의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건 피해자인 흑인 여성 소냐 매시(36)는 6일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경찰관인 숀 그레이슨(30)의 총에 맞아 숨졌다. 매시는 이날 “집 안에 침입자가 있는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그레이슨은 집 주변을 수색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 신분증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매시가 스토브 위에서 끓고 있던 냄비를 들자 욕설과 함께 내려놓을 것을 명령했고 총으로 매시의 머리를 쐈다. 그레이슨은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22일 당시 상황을 담은 보디캠 영상이 공개되며 공분을 샀다. 앞서 이 지역 경찰청은 “원칙을 벗어난 정당성 없는 대응이었다”며 1급 살인, 중폭행 및 직무상 위법 행위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인은 누구든, 어디에 살든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하지 않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매시가 경찰의 손에 숨진 것은 미국에서 흑인들이 안전에 대한 두려움과 자주 마주하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어제 공개된 영상은 많은 사람들이 실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던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며 “우리의 사법 제도가 그 이름에 걸맞게 운영되려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올여름 미국 뉴욕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이 잇달아 소개된다. 뉴욕 한국문화원은 미국 애스토리아 영화제 주최 측과 공동으로 다음 달 2, 3일 뉴욕 맨해튼의 한국문화원 청사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단편선 상영회를 연다고 23일(현지 시간) 밝혔다. 뉴욕의 다양한 문화를 기념하기 위해 창설된 애스토리아 영화제는 매년 단편 영화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소개하고 워크숍, 강연 등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선 서울독립영화제 단편 대상 수상작인 ‘스위밍’(감독 서새롬) 등 애스토리아 영화제 초청작을 포함해 총 11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자신을 대신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의 TV토론에서 참패한 후 당 안팎에서 거센 후보 사퇴 요구를 받아 왔다. 그는 대선 완주 의사를 밝혔지만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며 건강 이상 우려가 고조되자 대선일까지 107일을 앞둔 시점에 사퇴를 결정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도 중도 하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 의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는 게 민주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우리가 단결해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라고 했다. 현직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는 1968년 린든 존슨 대통령 이후 56년 만이다. 당시 존슨 대통령은 베트남 전쟁 반대 여론이 높아지며 당내 경선 과정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겪었고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과 미국을 단결시켜 트럼프를 물리치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시 대안 후보로 거론됐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 민주당 내 ‘잠룡’은 물론이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당 안팎의 주요 인사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다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원로그룹’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아직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은 후보 선정의 공정성 등을 위해 경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판세가 요동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대선 후보 선정 절차를 놓고 당내 갈등이 야기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예 대통령직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은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며 “바이든의 주변인이 그의 육체적, 인지적 소멸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대통령으로) 봉사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주장했다. 자메이카계 및 인도계 이민자의 딸로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및 비(非)백인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이 백인 남성인 트럼프 후보와 대결한다면 인종, 성별, 정치 성향 등에서 미 역사상 가장 대조적인 두 후보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해리스 중심 결집”… 트럼프 “바이든보다 이기기 쉬워”[바이든 美대선후보 사퇴]클린턴 부부-의원들 잇단 지지 선언… 오바마-펠로시는 “후보 경선 거쳐야”민주당, 내달 全大까지 공식지명해야… NYT “트럼프 48% vs 해리스 46%”현직 대통령인 대선 후보의 중도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미국 민주당이 대체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차세대 대선 주자로 꼽히는 주요 현직 주지사, 소속 상하원 의원의 절반 이상,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등 당 안팎 주요 인사가 대거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은 아직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은 공정성 등을 고려해 ‘후보 경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초의 여성, 비(非)백인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경쟁력을 둘러싼 논란도 한창이다. 특히 백인 남성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는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자신의 승리를 자신했다.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때까지 대선 후보 지명 방식 및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실제 후보 되기까지 걸림돌 많아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당일인 21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영광”이라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지명받고 트럼프에게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직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등 그의 잠재적 경쟁자로 여겨졌던 인물들이 모두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 또한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캠프 이름과 선거 자금명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Harris for President)’로 바꾼 서류를 제출했다. 그가 실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민주당은 다음 달 전당대회 때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해야 한다. 당 안팎의 여론이 ‘해리스 대선 후보 추대’로 모아지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전당대회 전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민주당 인사가 경선에 참여하면 전당대회에선 공개 경선이 치러지게 된다. 이 경우 1차 투표 때 일반 대의원 3900여 명의 과반이 필요하다. 만약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당 고위 간부로 구성된 슈퍼 대의원 739명까지 합한 전체 4600여 명의 과반(2300명)을 얻어야 한다.● 트럼프 “누가 나와도 이긴다” 트럼프 후보는 21일 CNN 인터뷰에서 “해리스가 더 쉽다. 좌파가 누굴 내세우든 (바이든과) 똑같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해리스 부통령이 노쇠한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 운영에 깊숙이 참여했으며 불법이민 증가, 고물가 등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조만간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는 TV 광고도 내보내기로 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일단 그가 부통령으로서 뚜렷한 성과를 못 냈다는 지적이 많다. 여성과 비백인이란 배경 때문에 중도층, 특히 백인 남성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기 힘든 만큼 ‘트럼프 대세론’을 뒤집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후보보다 18세 젊은 만큼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을 집요하게 공격했던 ‘고령 리스크’가 자신에게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반론이 맞선다. 21일 뉴욕타임스(NYT)가 기존에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해 평균을 낸 결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6%로 트럼프 후보(48%)에게 2%포인트 뒤졌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2024년 예상 합계출산율이 1.79명에 달하는 미국 또한 저출산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아이를 아예 낳지 않는 여성이 늘어나고, 산모들의 초산 연령 또한 높아지면서 아이를 가질 가능성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예상 합계출산율은 1.79명이다.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 역사상 최저치에 이르렀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다. 미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0.72명)보다 두 배 이상 높지만 빠른 출산율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인구학자와 경제학자들은 가족에 대한 사회적 개념이 변한 게 저출산 심화와 연결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밀레니얼 세대는 “나에게 100% 의존하는 사람(아기)에 의해 내 삶의 역동성을 망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 이에 ‘자녀를 갖는 대신 도시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고급 웰빙센터에서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BMW를 현금으로 구매하며, 매일 아침 1시간 동안 명상한 뒤 벵골 고양이를 키우는 것’을 대표적 사례로 전했다. 이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꾸리기 위해 이상적인 재정적, 정서적, 사회적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저출산의 또 다른 이유라고 WSJ는 조명했다. 미 기업연구소(AEI)가 노동통계국과 농무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취학 아동을 둔 중산층 가구의 육아비 지출은 1995년에서 2023년 사이에 4배로 늘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현직 대통령인 대선 후보의 중도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미국 민주당이 대체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차세대 대선 주자로 꼽히는 주요 현직 주지사, 소속 상하원 의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등 당 안팎 주요 인사가 대거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하지만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은 아직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은 공정성 등을 고려해 ‘후보 경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최초의 여성, 비(非)백인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경쟁력을 둘러싼 논란도 한창이다. 특히 백인 남성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는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자신의 승리를 자신했다.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때까지 대선 후보 지명 방식 및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실제 후보되기까지 걸림돌 많아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당일인 21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영광”이라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지명받고 트럼프에 승리하겠다”고 밝혔다.직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그의 잠재적 경쟁자로 여겨졌던 인물이 모두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 또한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캠프 이름과 선거 자금명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Harris for President)’로 바꾼 서류를 제출했다.다만 그가 실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민주당은 다음달 전당대회 때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해야 한다. 당 안팎의 여론이 ‘해리스 대선 후보 추대’로 모아지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전당대회 전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다만 다른 민주당 인사가 경선에 참여하면 전당대회에선 공개 경선이 치러지게 된다. 이 경우 1차 투표 때 일반 대의원 3900여 명의 과반이 필요하다. 만약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당 고위 간부로 구성된 슈퍼 대의원 739명까지 합한 전체 4600여 명의 과반(2300명)을 얻어야 한다.● 트럼프 “누가 나와도 이긴다”트럼프 후보는 21일 CNN 인터뷰에서 “해리스가 더 쉽다. 좌파가 누굴 내세우든 (바이든과) 똑같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해리스 부통령이 노쇠한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 운영에 깊숙이 참여했으며 불법이민 증가, 고물가 등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조만간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는 TV광고도 내보내기로 했다.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일단 그가 부통령으로서 뚜렷한 성과를 못 냈다는 지적이 많다. 여성과 비백인이란 배경 때문에 중도층, 특히 백인 남성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기 힘든 만큼 ‘트럼프 대세론’을 뒤집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후보보다 18세 젊은 만큼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을 집요하게 공격했던 ‘고령 리스크’가 그 자신에게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반론이 맞선다.21일 뉴욕타임스(NYT)가 기존에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해 평균을 낸 결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6%로 트럼프 후보(48%)에 2%포인트 뒤졌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곧바로 “처음부터 출마 자격이 없었던 사람”이라고 응수했다.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발표 직후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애용하는 SNS인 ‘소셜트루스’ 트윗을 통해 “애초에 사기꾼 조 바이든은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었고, 당연히 대통령으로서의 자격도 없었다”며 “거짓말, 가짜 뉴스, 지하실에 쳐박혀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 자리에 오른 것”이라고 맹비난 했다. 이어 “의사와 언론을 포함해 모든 주변인이 그가 대통령이 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트럼프 후보는 “그가 우리 나라에 한 일을 보라”며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들어오고 있고, 전혀 검증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감옥, 정신 병원에서 왔다. 기록적인 수의 테러리스트들도 포함돼 있다. 나는 이를 신속하게 해결할 것”이라며 자신이 주요 의제로 밀어 온 이민자 이슈를 강조했다. 공화당 차원에서도 신속한 선전전에 나섰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긴급 문자를 보내 ‘바이든이 경선에서 하차했다’고 전했다. 이어 “잊지 말라. 우리의 승리는 모두 여러분 덕분이다”, “가속 페달을 멈추면 안된다, 전속력으로 전진하자”고 외쳤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미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대통령 선거를 3개월 조금 넘게 남겨놓은 상황에서 대선 후보가 바뀐 사상 초유의 사태에 민주당은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전당대회(다음 달 19~22일)가 한달도 채 안남은 상황이라 새로운 대선 후보를 지명하고 본격적으로 선거 운동에 들어가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일각에서는 대선 후보 지명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이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대선 후보는 해리스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이을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는 해리스 부통령이 꼽힌다. 그는 미국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보좌하며 지난 4년간 국정운영에 참여했다. 59세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 국정운영 경험이 있다는 게 장점이다.무엇보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면 현재까지 모금된 선거자금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이름을 걸고 선거 자금을 모았기에 특별한 제약 없이 자금을 그대로 승계받을 수 있다.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아닌 다른 민주당 인사가 대선 후보가 되면 당 규정에 따라 전체 대선 자금 모금액 중 일부만 지원받을 수 있다.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정치 전문 매체 더 힐은 “실제 해리스가 바이든보다 더 강한 후보일지는 논쟁거리”라며 “CNN 토론 후 여론조사에서도해리스의 호감도(29%)는 바이든(34%)보다 낮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의 정치적 이미지가 대선에서 지지층을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많다.해리스 부통령은 진보 성향이 뚜렷한 캘리포니아주 토박이다. 또 인도계와 자메이카계 흑인의 혼혈이다. 중도 성향과 고령층의 백인, 농촌 표심 등을 끌어오는 건 어렵다는 것. 지난 4년간 ‘해리스표 정책’이라고 내세울만한 성공 사례가 없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오히려 공화당 측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민 정책을 담당했지만 불법 이민자만 급증했다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을 비판하는 정치 광고에서도 이민 정책 실패를 언급한다.● 미셸 오바마까지…하마평만 10여명해리스 부통령 외에 대안으로 거론되는 민주당 인사들 중에선 일단 뉴섬 주지사와 휘트머 주지사가 주목 받고 있다. 미국 최대 인구 주를 이끄는 56세의 뉴섬 주지사는 다양한 진보 정책 추진과 함께 반(反) 트럼프 진영의 대변인 격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얻은 인물이다. 휘트머 주지사 역시 여성으로서 낙태권 등 각종 진보 정책을 펼쳐왔다.그밖에 조쉬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중이다.한편, 본인이 “정치에 전혀 생각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대체 후보자로 언급되며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도 있다. 작가이자 변호사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내 미셸 오바마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50% 대 39%로 크게 눌렀다. 그를 제외하고는 현재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이들 중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을 넘어선 인물은 없다.뉴욕=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에서 자진사퇴했다. 대선 TV토론 참패로 건강 상태에 대한 불신이 커진 가운데 사퇴를 촉구하는 민주당 내 압박과 후원자 이탈 및 지지율 하락에 대선 중도 하차를 선언한 것이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 이후 56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108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은 대혼란에 빠져들 전망이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X에 올린 편지를 통해 “재선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대선후보에서 하차한다”며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가장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해 4월 공식 출사표를 던진 지 1년 3개월 만에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이다.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친애하는 미국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된 서한에서 “지난 3년 반 동안 우리는 국가로서 큰 진전을 이루었다”며 강력한 경제, 저렴한 의료서비스, 재향군인을 위한 긴급치료, 총기 안전법 통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대법관 임명, 기후법안 통과 등 재임 중 공로를 언급했다. 또 팬데믹과 경제위기 극복, 민주주의의 보존과 전 세계와의 동맹 강화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보다 더 나은 지금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었던 적이 없다”며 “이 모든 것은 미국 국민 여러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며 “이번 주 후반에 국민 여러분께 저의 결정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이어 “재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특별한 파트너가 돼 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함께하면 불가능은 없다”며 “우리는 미합중국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는 강조로 편지를 맺었다.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던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재선 도전 중단을 선언한 것은 민주당 안팎의 자진 사퇴를 요구가 커진데다 고령 우려에 따른 급격한 민심 이탈이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특히 최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핵심 원로그룹에서 분명한 사퇴 촉구 메시지가 나오면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한편 민주당은 다음 달 19~22일 열릴 예정인 전당대회까지 새 대선 후보 선출을 놓고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직후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 선언문을 올린 직후 또 다시 X(옛 트위터)에 게시한 글에서 “2020년 당 후보로서 카멀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선택한 것은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언급하며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후보가 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바이든 캠프의 남은 대선자금 9500만 달러(약 1320억 원)는 어디로 갈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지금까지 민주당이 모은 선거자금 중 남은 돈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 바이든 선거캠프는 지난달 말 기준 총 95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신고했다.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이 돈을 누가, 어떻게 쓸 수 있느냐 하는 것. 해당 자금은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명의로 모은 것이다. 또 민주당 선거자금 규정은 해당 자금을 마음대로 다른 캠프에 넘길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로이터는 “선거자금 운용을 둘러싸고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다”며 “가장 무난한 방법으로 꼽히는 건 해리스가 대선 후보가 되거나 부통령 후보로 남는 것”이라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든, 부통령이든 후보로 계속 남아야 지금까지 남은 자금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도 후보에서 밀려나면 새로운 민주당 후보는 현재까지 남은 선거자금 가운데 고작 수천 달러만 받게 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경우 바이든 캠프는 남은 돈을 기부자들에게 환불해 줘야 한다. 그리고 새 민주당 대선 캠프는 기부자들에게 다시 선거자금을 받아야 한다. 복잡한 절차이며, 대선까지 4개월이 채 안 남은 상황이라 민주당으로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최근 거센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하지만 19일(현지 시간) 하루 동안 민주당 상·하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하는 등 압박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에선 ‘포스트 바이든 플랜’에 대한 논의도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내 영향력이 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사진)은 최근 측근들과 바이든 대통령 사퇴 시 대선 후보 지명 방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를 승계하는 방식과 경선을 통해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는 방안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해도 민주당은 적잖은 갈등과 혼란을 격게 될 것으로 보인다.● “끝까지 간다” 버티는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성명에서 “함께라면 이길 것”이라며 “나는 다음 주 선거 운동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하게 제기된 사퇴 요구에 저항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지 언론들이 “대통령이 사퇴 요구를 경청하기 시작했다”고 전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바이든은 더욱 결의가 굳어지고 있다”며 “주말에 정치 보좌진과 모여 재선을 위한 최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사 표명에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 반발하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9일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 마틴 하인릭(뉴멕시코)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10명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하루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한 건 처음이다. 이로써 20일 현재 상·하원 민주당 소속 의원 263명 가운데 37명(14.1%)이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 해리스냐 ‘오픈 경선’이냐 갈등 민주당 원로인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경선을 통한 새로운 후보 지명”을 언급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했을 때 1순위 승계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것보다 여러 ‘잠룡’이 경선에 참여해 새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당내에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승산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현지에선 진보 성향이며 흑인과 인도계 부모를 둔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 백인층의 표를 끌어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4년 동안 눈에 띄는 업적을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외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이 대표적인 잠룡으로 꼽힌다. 본인의 완강한 거부 의사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 인간적 분노에 찬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빗발치는 거센 사퇴 요구로 심적인 상처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30∼40년간 알고 지낸 사람들이 앞과 뒤에서 찌르며 그를 ‘줄리어스 시저’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자신의 오랜 버팀목이던 펠로시 전 의장과 오바마 전 대통령 등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22∼23일 미국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거취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하지만 19일(현지 시간) 하루 동안 민주당 상·하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하는 등 압박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민주당에선 ‘포스트 바이든 플랜’에 대한 논의도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내 영향력이 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최근 측근들과 바이든 대통령 사퇴 시 대선 후보 지명 방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를 승계하는 방식과 경선을 통해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는 방안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해도 민주당은 적잖은 갈등과 혼란을 격게 될 것으로 보인다.● “끝까지 간다” 버티는 바이든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성명에서 “함께라면 이길 것”이라며 “나는 다음 주 선거 운동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하게 제기된 사퇴 요구에 저항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지 언론들이 “대통령이 사퇴 요구를 경청하기 시작했다”고 전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바이든은 더욱 결의가 굳어지고 있다”며 “주말에 정치 보좌진들과 모여 재선을 위한 최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사 표명에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 반발하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9일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 마틴 하인리히(뉴멕시코)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10명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하루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한 건 처음이다. 이로써 20일 현재 상·하원 민주당 소속 의원 263명 가운데 37명(14.1%)이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 해리스냐 ‘오픈 경선’이냐 갈등민주당 원로인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경선을 통한 새로운 후보 지명”을 언급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했을 때 1순위 승계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보다 여러 ‘잠룡’들이 경선에 참여해 새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뜻이다.실제로 당 내에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승산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은 소셜미디어에 “바이든이 떠나길 바라는 사람들 사이에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현지에선 진보 성향이며 흑인과 인도계 부모를 둔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 백인층의 표를 끌어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4년 동안 눈에 띄는 업적을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외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이 대표적인 잠룡으로 꼽힌다. 본인의 완강한 거부 의사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경선을 통해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게 될 경우 상당한 의견 충돌과 갈등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해온 흑인 등 소수계 지지자들이 대거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인간적 분노에 찬 바이든바이든 대통령은 빗발치는 거센 사퇴 요구로 심적인 상처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30∼40년 알고 지낸 사람들이 앞과 뒤에서 찌르며 그를 ‘줄리어스 시저’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자신의 오랜 버팀목이던 펠로시 전 의장과 오바마 전 대통령 등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22~23일 미국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거취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바이든 캠프의 남은 대선자금 9500만 달러(약 1320억 원)는 어디로 갈까.’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지금까지 민주당이 모은 선거자금 중 남은 돈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2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 바이든 선거캠프는 지난달 말 기준 총 95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신고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는 같은 기준으로 1억2800만 달러(약 1779억 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이 돈을 누가, 어떻게 쓸 수 있느냐 하는 것. 해당 자금은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명의로 모은 것이다. 또 민주당 선거자금 규정은 해당 자금을 마음대로 다른 캠프에 넘길 수 없도록 하고 있다.로이터는 “선거자금 운용을 둘러싸고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다”며 “가장 무난한 방법으로 꼽히는 건 해리스가 대선 후보가 되거나 부통령 후보로 남는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선거 자금을 모았던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든, 부통령이든 후보로 계속 남아야 지금까지 남은 자금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도 후보에서 물러나면 새로운 민주당 후보는 현재까지 남은 선거자금 가운데 고작 수천 달러만 받게 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경우 바이든 캠프는 남은 돈을 기부자들에게 환불해줘야 한다. 그리고 새 민주당 대선 캠프는 기부자들에게 다시 선거자금을 받아야 한다. 복잡한 절차이며, 대선까지 4개월이 채 안 남은 상황이라 민주당으로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도 매사추세츠주에서 모금 행사를 가졌다. 외신들은 “주요 기부자들은 82세 대통령(바이든)이 물러나지 않는 한 수표책을 열 의향이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18일(현지 시간) 야당 공화당의 전폭적 지지 속에 대선 후보로 추대된 것과 달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집권 민주당 안팎의 거센 사퇴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당의 고위 인사가 모두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면 11월 5일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도 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이다. 대선 패배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상원 다수당 지위까지 공화당에 넘겨주면 행정부와 입법부 권력을 모두 상실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바이든 대통령이 서둘러 사퇴를 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돼 델라웨어주 자택에 머물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숙고 중이며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 상하원 모두 넘겨주는 ‘트라이펙타’ 막자” 18일 워싱턴포스트(WP)는 펠로시 전 의장이 동료 의원들에게 “조만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하는 쪽으로 결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강한 사퇴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을 시사한 것. CNN방송은 펠로시 전 의장이 여론조사 결과 등을 들어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퇴하지 않으면) 대선뿐 아니라 의회 선거에서조차 민주당이 패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화당이 대선,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이기는 이른바 ‘트라이펙타’는 막아야 한다고 설득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에 방어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다양한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16∼18일 CBS방송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 전역에서 47%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후보(52%)에 5%포인트 뒤졌다. 포본오차(±2.7%포인트)를 벗어난 격차다. 여론조사회사 ‘블루로즈리서치’ 설문을 인용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후보에 밀렸다. 2020년 대선에서 본인이 이겼던 버지니아, 뉴햄프셔, 미네소타, 뉴멕시코, 메인주에서도 뒤졌다. 이곳은 모두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이어서 민주당의 불안감이 크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당내 ‘방패 역할’을 해줬던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사퇴를 권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TV토론 참사가 발생한 뒤에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현해왔다. 또 사퇴 요구가 강해지던 최근까지도 말을 아껴왔다. 이날 존 테스터 상원의원(몬태나)이 민주당 상원의원 중 두 번째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로서 바이든 대통령 사퇴에 찬성한 민주당 상하원 의원은 총 22명이 됐다.● 계속되는 말실수와 말라가는 대선자금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흑인 TV채널 ‘BET’ 인터뷰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 채 ‘그 흑인 남성(the black man)’이라고 칭한 것도 논란이다. 오스틴 장관은 미 역사상 첫 흑인 국방장관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요소다. 바이든 대선 캠프의 돈줄도 말라가고 있다. NBC방송은 “바이든 캠프가 당초 7월 중 모금할 것으로 원래 예상했던 대규모 기부금이 25%만 모금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SJ 역시 “월가의 유명 금융인과 기부자들이 바이든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할 때까지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대안 후보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8일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간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유세를 펼쳤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될 때 그의 부통령 후보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후보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반대하고 있다. 인지기능 저하설에 시달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해야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18일(현지 시간) 야당 공화당의 전폭적 지지 속에 대선 후보로 추대된 것과 달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집권 민주당 안팎의 거센 사퇴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당의 고위 인사가 모두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면 11월 5일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도 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이다. 대선 패배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상원 다수당 지위까지 공화당에 넘겨주면 행정부와 입법부 권력을 모두 상실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바이든 대통령이 서둘러 사퇴를 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델라웨어주 자택에 머물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숙고 중이며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 상하원 모두 넘겨주는 ‘트라이펙타’ 막자” 18일 워싱턴포스트(WP)는 펠로시 전 의장이 동료 의원들에게 “조만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하는 쪽으로 결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강한 사퇴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을 시사한 것. CNN방송은 펠로시 전 의장이 여론조사 결과 등을 들어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퇴하지 않으면) 대선뿐 아니라 의회 선거에서조차 민주당이 패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화당이 대선,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이기는 이른바 ‘트라이펙타’는 막아야 한다고 설득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에 방어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다양한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16~18일 CBS방송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 전역에서 47%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후보(52%)에 5%포인트 뒤졌다. 포본오차(±2.7%포인트)를 벗어난 격차다. 여론조사회사 ‘블루로즈리서치’ 설문을 인용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후보에 밀렸다. 2020년 대선에서 본인이 이겼던 버지니아, 뉴햄프셔, 미네소타, 뉴멕시코, 메인주에서도 뒤졌다. 이 곳은 모두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이어서 민주당의 불안감이 크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당내 ‘방패 역할’을 해줬던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사퇴를 권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TV토론 참사가 발생한 뒤에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현해왔다. 또 사퇴 요구가 강해지던 최근까지도 말을 아껴왔다. 이날 존 테스터 민주당 상원의원(몬태나)이 민주당 상원의원 중 두 번째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로서 바이든 대통령 사퇴에 찬성한 민주당 상하원 의원은 총 22명이 됐다.● 계속되는 말실수와 말라가는 대선자금바이든 대통령이 17일 흑인 TV채널 ‘BET’ 인터뷰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 채 ‘그 흑인 남성(the black man)’이라고 칭한 것도 논란이다. 오스틴 장관은 미 역사상 첫 흑인 국방장관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요소다.바이든 대선 캠프의 돈줄도 말라가고 있다. NBC방송은 “바이든 캠프가 당초 7월 중 모금할 것으로 원래 예상했던 대규모 기부금이 25%만 모금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SJ 역시 “월가의 유명 금융인과 기부자들이 바이든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할 때까지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대안 후보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8일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간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유세를 펼쳤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될 때 그의 부통령 후보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고 전했다.반면 트럼프 후보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반대하고 있다. 인지기능 저하설에 시달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해야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TV토론’ 참패 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사진)에게 당내 최고위급 인사들이 사퇴를 권유하고 있다. 사퇴 압박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주요 일정을 취소했다. 인지력 저하 논란이 신체 건강에 대한 우려로도 번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 ABC뉴스에 따르면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경선에서 물러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 강행은 민주당의 희망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CNN방송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바이든 대통령과의 비공개 대화에서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내 전현직 지도자들이 일제히 그의 대선 완주에 반대 메시지를 낸 것. 공개적인 사퇴 요구도 이어졌다. 펠로시 전 의장의 측근인 애덤 시프 하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결정은 대통령 몫이지만, 나는 다음 주자에게 횃불을 넘길(pass the torch) 때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로써 공개적으로 사퇴 요구를 한 민주당 의원은 모두 20명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사퇴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사퇴에 좀 더 수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당분간 델라웨어 자택에 머물 계획이다. 또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예정돼 있던 라틴계 권익옹호행사 연설을 취소했다. 현지 언론들은 코로나19가 감염병인 것을 인정하면서도 “총상을 입고도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의사가 건강문제 있다하면 사퇴” 완주 의지 미묘한 변화[요동치는 美 대선]“주님이 관두라 할때만” 강경 태도서… “새 임기중 문제땐 해리스에 지휘봉”NYT “사퇴 수용하려는 태도 보여”대선후보 공식지명 일주일 연기“나이, 그리고 정신적 예리함에 대한 우려는 기우일 뿐이라는 걸 필사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에 코로나19에 걸려버렸다. 선거운동까지 취소하면서 이제는 건강 문제마저 주목받고 있다.”(블룸버그통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유세 일정을 취소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17일(현지 시간). 현지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을 ‘총에 맞아 붕대를 감고도 무대에 올랐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 비교하며 그의 건강상태와 사퇴 가능성을 주목했다. 공교롭게도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사전 녹화해 이날 방영된 TV 인터뷰에서 “만약 의사들이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사퇴할 의사가 있다”고 말한 터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의 발표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며칠간 사퇴 권유에 좀더 수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주님’에서 ‘의사’로 변화…“사퇴 수용성 높아져” 코로나19 확진 뒤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로 향하는 전용기로 걸어가며 기자들을 향해 괜찮다는 의미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비행기 계단을 빠르게 오르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코로나19에 총 3번 감염됐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TV토론 참사’ 뒤 ABC 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능하신 주님께서 그렇게(사퇴) 하라고 말씀하실 때만 그만두겠다”며 강한 대선 완주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날은 TV채널 BET와의 인터뷰에서 “의사들이 건강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경선 하차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해 미묘한 변화를 보였다. 그는 “두 번째 임기 중에 새로운 건강 문제가 발생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지휘봉을 넘길 의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증거를 가지고 오지 않는 한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의 흐름도 그에게 불리한 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날 발표된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0%, 민주당 지지층의 65%가 ‘바이든이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후보 공식 지명 일주일 연기 ABC방송,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최고위 인사들이 최근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퇴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내 영향력이 큰 인사들이 사퇴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 당 지도부와 유권자들의 경선 하차 요구가 이어지면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결국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기 위한 화상 투표 일정을 미룬다고 밝혔다. 당초 민주당은 오하이오주 대선 투표용지 등록 마감일인 다음 달 7일까지 지명을 마치기 위해 이달 말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투표 일정을 다음 달 첫째 주로 일주일 미루기로 했다. 공화당이 연일 축제 분위기 속에 전당대회를 치르며 트럼프 후보 및 J D 밴스 부통령 후보 지명 등 굵직한 뉴스를 쏟아내는 가운데 민주당도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실언 및 건강문제로 후보 유세에 자꾸만 제동이 걸리면서 민주당의 분위기는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온라인에 공개된 45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11월 대선에서 맞붙을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를 향해 비난 공세를 펼쳤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가 새로운 러닝메이트로 자신의 극단적인 의제에 대한 ‘고무도장(rubber stamp)’이 될 사람을 찾았다”며 “유권자들은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 밴스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트럼프에게만 충성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무도장은 기계적으로 찍는 도장처럼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결정을 맹목적으로 승인하고 추종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