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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1월 2일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인근 대항전망대에서 진행되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백브리핑을 유튜브 생중계로 보던 중 그가 칼에 찔리는 장면에 너무 놀라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뒤로도 기사 작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몇 번을 돌려봤는데, 그 장면을 볼 때마다 심장이 덜컹할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고작 화면으로 지켜보던 저조차 이렇게 놀랐는데, 피해자인 이 대표는 물론이고 현장에서 이를 본 사람들은 얼마나 끔찍했을까요. 영화보다 더 잔인한 폭력의 시대에 유감을 표합니다.이번 사건에 대해 동아일보는 자극적 보도를 자제하며 가급적 피해자 입장에서 기사를 쓰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극단적 폭력을 유발하는 증오 정치를 멈추자는 기사도 연이어 보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취재 과정에서 “언론부터 상대에 대한 혐오를 유발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자극적 발언을 아예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학계 및 정치 원로들의 지적을 듣고 반성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건 후 약 일주일간 민주당이 보여준 스탠스는 줄줄이 여론의 역풍만 부르는 듯합니다. 이 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막 생기려 하는 시점에 알아서 밥그릇을 차는 모습입니다.119도 경찰도 못 믿는다는 제1야당민주당은 줄곧 경찰과 소방, 의료진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이들은 사건 다음 날 ‘이재명 당 대표 암살 미수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수사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나 축소, 왜곡 시도가 일어난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더니, 소방 당국이 이 대표 상처를 “1.5㎝ 열상(피부가 찢겨 생기는 상처)”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명백한 가짜 뉴스(허위 정보)”라고 반발했습니다. 소방 당국이 사건 직후 중간보고 단계에서 “목 부위 1㎝ 열상으로 경상 추정”이라고 했다가 당일 “1.5㎝ 열상”으로 정정한 것을 문제 삼은 겁니다. 민주당이 총선 인재로 영입한 흉부외과 전문의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3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학적 판단에 의하면 (이 대표 상처가) 1㎝ 열상은 전혀 아니다”라며 “육안으로 봤을 때 2㎝의 창상이나 자상으로 보는 게 맞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칼에 의해 가격당해 생긴 상처이기 때문에 열상이란 표현 자체가 맞지 않고 (상처) 사이즈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축소하는 의미를 잘 이해 못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추후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수술장에서 측정한 것은 정확히 1.4㎝ 나오고 육안으로 봤을 때 2㎝이나 자상(칼에 찔려 입은 상처)으로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소방본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현장에서 눈으로 봤을 때 이 대표의 상처 부위에 대해 파악한 내용으로 의료진이 자세히 진료한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고요.물론 의학 전문가로선 바로잡고 싶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들 입장에선 자상이든, 창상이든, 열상이든, 이 대표가 피습당한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하고 충격적인 팩트입니다. 굳이 이를 “눈으로 보기에 2㎝에 가까운 1.4㎝였는데, 소방 당국이 의도적으로 1㎝로 축소했다”는 식으로 정색하고 반발하는 것이 민주당을 향한 긍정 여론 형성에 도움이 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민주당은 경찰과의 기 싸움도 이어가는 중입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사건 발생 직후 부산지검에 즉각 특별수사팀을 구성했고, 부산경찰청도 68명 규모의 대대적 특별수사본부를 차렸죠.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불만이 많은 듯합니다. 경찰이 수사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알게 된 피의자 당적 정보를 누설할 수 없도록 한 정당법을 근거로 피의자 당적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자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7일 논평을 내고 “경찰의 소극적 행태가 또 다른 논란과 혼란을 부를 수 있음을 유념하고 그 어떤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수사하기를 바란다”고 바짝 날을 세웠습니다.제1야당이 소방 당국도, 경찰도 죄다 못 믿겠다는 게 과연 마땅한 태도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평범한 국민은 누굴 믿고 살아가야 합니까.전국 의사들을 적으로 돌린 민주당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의사들과도 척지는 모양새입니다. 발단은 이 대표가 1차로 후송된 부산대병원 대신 서울대병원으로의 전원(轉院)을 선택하면서였죠. 정청래 최고위원은 당시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목이 민감한 부분이지 않냐. 후유증 이런 걸 고려해서 잘 하는데 가서 해야 할 것 같다. (이 대표) 가족들이 원했다”고 했습니다. 이에 부산에선 즉각 “지역 의료체계를 무시하느냐”는 반응이 터져 나왔습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한국형 외상센터를 갖춘 부산대병원의 자존심을 건드린 거죠. 부산시의사회는 4일 성명을 내고 “환자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도 문제 삼으며 “의료기관을 서열화하고 지방과 수도권을 갈라치기 했다. 이러고도 민주당이 지방 의료 붕괴와 필수 의료 부족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지적했습니다.이를 시작으로 전국 지역 의사회에서 이 대표의 ‘닥터헬기’ 탑승에 대해 ‘특권의식’이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습니다. 광주광역시의사회는 5일 성명에서 “전형적인 특권의식에 몰입된 행동이자 내로남불의 정석”이라고 했고, “사회지도층이 모범을 보이지 않았다”(전라북도의사회) “지역의료 이미지를 저하하는 좋지 않은 선례”(대전시의사회) “편법과 특권으로 얼룩진 서울행”(경상남도의사회) 등 전국에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서울시의사회도 “야당 대표가 위급 상황에서 지역 최고 중증외상센터의 치료를 외면했다. 헬기로 이송된 것은 의료 전달 체계를 뛰어넘는 선민의식과 내로남불 행태”라고 했습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8일 서울중앙지검에 이 대표와 측근들이 헬기 이송으로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고발장을 낼 예정입니다.마침 이 대표는 피습 직전 가덕도 현장에서 “지방 소멸 문제는 각별하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될 부분”이라며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하던 중이었죠. 2021년 12월 대선 후보 때는 공공의료 공약을 발표하면서 “지방에도 뛰어난 진료와 연구역량을 갖춘 국립대병원이 있다”고 강조했었건만, 정작 본인은 꼭 서울에서 치료받고 싶었나 봅니다. ‘가세연’은 안되고, 김어준은 된다?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극우 유튜버와의 전쟁에도 나섰습니다. 당 지도부는 5일 ‘당 대표 정치테러 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일부 종편 패널과 극우 유튜버 등의 막말 및 가짜뉴스 유포에 강력히 대응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 당 차원에서 기민하게 대응하겠다”고 했죠. 당 국민소통위원회는 전날 방송통신심위위원회에 ‘성창경TV’, ‘이봉규TV’, ‘가로세로연구소’ ‘뻑가 PPKKa’ 등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에 대해 “사실관계는 무시한 채 단순히 조회수만 노린 악질적인 영상”이라며 심의도 신청했습니다. 방통위가 논란성 유튜브 방송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점에 적극적으로 공감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민주당이 이런 지적을 하려면 자신들도 극좌 성향 유튜브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와 거리를 뒀어야죠. 사건 발생 직후 김어준 유튜브에는 정청래 최고위원과 안귀령 상근부대변인 등 당 관계자부터 영입 인재인 강청희 전 의협 부회장과 류삼영 전 총경 등이 연일 출연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전부터도 당 지도부고 중진이고 할 것 없이 줄줄이 등판했었고요.) 김어준은 3일 방송에서 이 대표를 찌른 흉기를 “횟집 혹은 정육점에서 쓰는 칼이라고 하던데”라고 했습니다. 경찰 출신 류삼영 전 총경이 “그런 스타일은 아니고 장식품인 것 같다”고 하자 김 씨는 “그럼 저렇게 생긴 칼을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날카롭게 갈았나 보다”라고 추측성 발언을 이어갔죠. 하지만 경찰 발표에 따르면 해당 흉기는 ‘등산용 칼’이었습니다. 김어준은 다음날 방송에선 범인의 당적 확인을 촉구하며 “중대한 범죄의 배후가 밝혀진 경우가 거의 없다”며 배후 음모론에 불을 지피기도 했습니다. 오죽하면 당내에서 최고 강경파로 꼽히는 정 최고위원마저 “당적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선을 긋더군요.▷정청래 : 저는 당적 보유를 가지고 너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그것을 이용하고 싶은 의도 같은 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건 민주당 당원이든 국민의힘 당원이든 있을 수 없는 테러를 저지른 것이다.▶김어준 : 그건 맞는데, 제 말은 1년 반 평상시에 민주당 문재인, 문재인 빨갱이 다 없어져 버려야 해. 이렇게 생각하던 사람이 1년 전에 당직을 옮겼다면 그러면 그때 이미 그런 마음을 먹은 거 아니냐, 이거죠.(중략)▶김어준 : 성공한 정치인 암살이나 살해 시도도 그렇고, 실패한 것도 그렇고. 배후가 만약에 있다면, 그런 게 밝혀진 적이 거의 없다. 혼자 하는 경우도 있죠.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경우인지 아닌지 명백하게 확인될 때까지, 끝까지 확인해 봐야 할 중대한 범죄 아닙니까. 정말로▷정청래 : 국민의 명령으로 알고 그렇게 저희도 추적하고 조사하도록 하겠습니다.지금 이 순간에도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역풍이 불고 있는 것에 대해 “그럼 너네도 성공해서 헬기 타라” “한동훈도 습격하겠다”는 등 온갖 악성 댓글로 방어막을 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선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치르는 선거는 아닙니다. 이 때문에 입원 치료 중인 이 대표도 당무 복귀 후 낼 첫 메시지를 누구보다 고심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 피해자인 이 대표의 빠른 쾌유와, 재발 방지를 기원합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후반에는 (당원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번 주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참배 중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거취에 대해 분명히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역시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나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와의 합당 계획을 묻는 질문에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 양당 독점의 정치구도를 깨고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의 선택지를 드리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와의 ‘낙석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조어(낙석·落石)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아 받아들이기 싫다. 지금은 그 논의를 먼저 꺼낼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9일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이준석 전 대표, 금 대표 등과 조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 4명(김종민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도 이번 주 중반쯤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당에 남아 경선을 치르는 방안과 탈당하는 방안, 탈당 후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 등을 놓고 내부 이견이 남았다고 한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한 토론 프로그램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재차 촉구하며 “(20대 총선 때) 문재인 당시 대표에 대한 지지도는 지금 이 대표에 대한 지지도보다 아마 더 높았던 걸로 기억한다”며 “설령 100%의 지지로 (당 대표에)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상황과는 다른 거니까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 다음 날인 3일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극단적인 증오 발언이 쏟아졌다. 총선 정국에서 강성 지지층끼리 똘똘 뭉쳐 여야 상대 진영은 물론이고 같은 진영 내에서도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을 향해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내고 허위 정보를 확산한 것. 이 대표를 습격한 피의자 김모 씨(67)가 평소 정치 유튜브를 즐겨 봤고 과거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증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극단적 내용의 정치 유튜브와 SNS 문화가 만들어낸 ‘집단극화’(group polarization·개인보다 집단의 의사결정이 더 극단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현상)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화와 타협을 포기한 채 상대를 적으로 돌리는 진영 정치의 극대화가 부른 ‘증오정치’ 문화가 바이러스처럼 확산되고 있다는 것. 이대로면 98일 남은 총선도 국민을 대표할 후보와 공약을 검증하지 못한 채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를 기반으로 한 ‘분노 투표’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도 이어졌다. 3일 민주당 당원 게시판과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에는 여권 정치인들을 겨냥한 저주성 발언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당원들을 향해 “제가 습격당했을 때처럼 생각해 달라”며 이 대표를 겨냥한 혐오성 발언 자제를 부탁한 것에 대해서조차 “너도 습격해 줄게” “꼭 다음엔 네가 부메랑 처맞아라” 등 노골적인 비난이 나왔다.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해 온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 ‘원칙과 상식’ 의원들을 겨냥한 욕설과 혐오 발언도 이어졌다. 극우 성향의 유튜브에서는 이 대표를 겨냥한 각종 루머와 비난이 쏟아졌다. 유튜브와 연동된 실시간 채팅방에선 “세계인을 상대로 한 사기극” “또 연극했다. 사형시켜야 한다”는 주장부터 “그 정도 칼로 찔렸는데 피가 그렇게 적게 나온 것이 말이 안 된다” “(장난감) ‘당근칼’로 찔렀냐”는 조롱이 이어졌다. 이 대표가 재판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입원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병상 침대에 눕혀서라도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보다 ‘맹목적 집단화’가 쉬운 유튜브와 SNS를 토대로 극단적인 주장을 맹신하고, 자기 생각과 다른 의견은 거부하는 증오정치 문화가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개별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성향의 사람들도 온라인에서 모여 집단을 이루게 되면 극단적 보수 또는 진보로 변하는 일종의 집단극화 현상”이라며 “네 편, 내 편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양극화가 유튜브와 SNS를 거치면서 더 달아오르는 양상”이라고 했다.“극단적 유튜브에 매몰돼 저주-분노 쏟아내… ‘증오 총선’ 우려”[이재명 대표 피습]‘증오정치 바이러스’SNS-인터넷 ‘李대표 피습’ 양극 갈려… “대패로 밀어야” “습격해 줄게” 막말“탈진실 시대… 믿고싶은 것만 믿어 여야 ‘증오없는 선거’ 신사협정을” “(칼날이) 좀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하는데 아쉽다. (아예) 골로 보냈어야 하는데.” “민주당 전체를 대패로 밀어야.”(극우 성향 유튜브 댓글) “(한동훈) 배××(배를 속되게 이르는 말)에 칼 꽂고 애국가 부르고 싶다.” “한 씨 죽어버려라.”(이재명 대표 팬카페 댓글)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게시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을 두고 양극단으로 갈라졌다. 이 대표 지지층은 여권 인사들을 향한 극단적인 분노를 쏟아냈고, 심지어 같은 당내 인사들을 향해서도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 여권 강성 지지층은 피해자인 이 대표를 겨냥해 “차라리 죽지 그랬냐”고 주장했다. 같은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또는 비명(비이재명) 성향 지지자들도 ‘이재명 자작극’설에 가세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의 직접 참여가 가능한 SNS라는 무기를 사람들이 손에 쥐면서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꾼’만 늘어났다”고 했다. 이들을 앞세운 ‘증오정치’를 이용했던 정치인들도 더 이상 이들을 통제하지 못한 채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1대 총선이 코로나바이러스 속에 치러졌다면, 22대 총선은 증오바이러스가 창궐한 가운데 치러질 것”이라며 “여야가 ‘증오 없는 선거를 치르자’는 신사협정이나 어젠다 세팅(의제 설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올라탄 ‘증오정치’ 이날 카카오톡 등 SNS에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이 대표를 습격한 범인과 김건희 여사 간 관련성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했다. “범인 김모 씨가 충남 아산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했는데, 김 여사와 가족들이 인근 지역에서 땅투기를 했다”는 논리다. 야권 관계자는 “너무 멀리 나간 지라시(사설 정보지) 같다”고 했다. 이들은 같은 민주당 내 인사들을 향해서도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당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해 온 이원욱 의원을 향해 “이원욱 이 씨×××를 ‘아웃’시키자” “사이코패스로 의심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최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이낙연 전 대표가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했다는 뉴스에도 “이 ××가 진짜 악질” 등 욕설이 난무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악마” “탈당하라”는 악플이 달렸다. 이날 여권 지지층은 극우 성향 유튜브 댓글과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 중인 이 대표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고작 6바늘 꿰매고 1인실을 꿰찼냐” “응급 헬기 타고 응급실 한 칸 먹고 (할 일이냐)”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양 진영 지지층이 SNS에 갇혀 ‘괴물’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술 발달로 인한) 탈진실 시대”라며 “진실이 무엇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사람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다”고 했다. SNS상의 일방적 동조가 극단적 여론을 형성한다는 것. 특히 한 번 시청한 내용과 비슷한 콘텐츠를 선별해 보여주는 유튜브 알고리즘 특성이 강성 지지층이 자신의 의견만 맞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믿음에 반대되는 새로운 정보를 무시하는 확증 편향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이승환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유튜브 알고리즘(에 따라 유사한 성향의 콘텐츠가) 계속 뜨기 때문에 더 극단으로 간다”고 했다. ● “정치인-유튜버 ‘전략적 공생관계’” 증오정치 문화는 정치인들이 만든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치인은 자기 진영 안에 들어온 사람들의 표만 지키면 1, 2표 차로도 이길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맹종하는 지지자가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조진만 교수도 “환호하는 관중만 바라보려는 일부 정치인들이 극우 극좌 유튜버들과 ‘전략적 공생 관계’를 맺은 탓”이라고 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이 용기를 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정치인들도 언제 칼 맞을지 모르는 상태가 됐는데 더 이상 눈치 볼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증오정치 문화 증폭이 계속되면 이번 총선이 ‘정치 자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치인뿐 아니라 지지층까지도 서로 대화를 거부한 채 상대를 죽이고 싶어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서로를 향한 증오와 혐오를 부추기는 극단적 정치 문화가 부른 ‘정치 테러’다.” 2일 발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의 실종에 따른 폭력성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여야 간 대화나 협치보다는 극한 충돌과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폭력에 기대는 정치문화에 익숙해졌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치폭력을 방치하면 2021년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및 2022년 7월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살 사건 등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더 극단적인 공격 형태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야 정치인들도 “정치권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로를 적대시하는 문화를 바로잡고, 특정 집단을 향한 공격적 발언도 자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대화와 타협보다 폭력에 기대” 정치 전문가들은 그동안 누적된 극단적 혐오 정치가 폭력적 행위로 표출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거대 양당 간, 심지어 같은 당내에서도 서로 생각이 다르면 적대시하고, 척결의 대상으로 삼는 분위기 속에 자연스레 폭력이 용인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지적이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정치는 결국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뤄나가는 과정인데, 자기 생각과 조금만 다르면 상대를 경쟁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궤멸시키거나 타도하는 증오 정치가 이어진 탓”이라며 “지지자들도 극단적 대결 정치에 영향을 받아 자신들도 폭력성에 기대도 되는 것으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상대방을 악마화시키는 정치 구조가 반복되면서, 상대방을 협치나 공생의 대상이 아닌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문화가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이어지는 건, 폭력을 쓰지 않고는 내 의견을 제대로 표출하고 정치권에 전달해 수용시킬 수 없을 거란 불신 때문”이라고 했다. 상대를 부정하고 반대하는 일종의 ‘비토크라시(vetocracy·거부 민주주의)’ 상황이라는 것. 특히 전문가들은 아직까진 개인의 일탈 수준이지만, 이를 방치하면 특정 단체의 집단행동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실상 한국도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사태 직전까지 간 것”이라며 “지지층이 내부에서 싸우다가,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하고, 그걸 집단행동으로 분출하면 미국 같은 일이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 “정치권, 적대적 발언 자제해야” 극단적인 정치테러 또는 폭력을 막으려면 근본적인 정치 문화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 모두 여론에 승복하고, 서로를 향한 적대적 발언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요즘 정치는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하고, 결코 같이 갈 수 없는 적폐 청산의 대상으로 규정짓는다”라며 “결국 정치력과 리더십의 부재가 문제인데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양 교수도 “대통령부터 특정 집단을 겨냥해 ‘청산’ ‘척결’ 등의 표현을 조심해야 하며, 야당도 정부여당에 대한 과도한 공격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극단적 팬덤 정치 문화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채 교수는 “정치권이 대화나 타협을 체질화하고 진영-팬덤 정치를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그래야 지지자들도 경각심을 가질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극단적인 언행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 정치가 너무 극한 대립으로 가다 보니 지지자들도 감정적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황우여 전 대표도 “정치인끼리 공적 대화를 할 때는 국민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원칙적으로 정치인은 유머나 해학, 은유 등을 활용해 표현을 완화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 연설과 대화의 전통”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도 통화에서 “극단적 정치 혐오 현상을 만든 정치권 전체가 자성해야 한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올해 4·10총선을 100일 앞두고 진행한 동아일보 신년 여론조사 결과 경기 59개 지역구 중 48개 지역구(6개 권역 중 5개 권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지역구가 포함된 남부외곽(안산 평택 화성 안성 오산시) 1개 권역에서만 오차범위 내(±3.5%) 접전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총선을 300일 앞두고 진행한 여론조사 당시 접전이었던 북부내륙(의정부 포천 동두천 구리 남양주 양주시 양평 가평 연천군), 남동내륙(성남 하남 이천 광주 여주시), 남부중심(수원 용인시) 등 지역구 25곳에 해당하는 3개 권역이 민주당 우세로 돌아서면서다. 경기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지역구 의석이 가장 많은 곳이라 총선 때마다 승리의 교두보로 꼽히는 지역이다. 4년 전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51석을 차지했다. 남서해안(광명 과천 부천 안양 시흥 군포 의왕시) 권역에선 6개월 전보다 민주당 지지율이 더 올라가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더 커졌다. 반면 북서해안(김포 파주 고양시) 권역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격차가 11.4%포인트에서 9.2%포인트로 소폭 좁혀졌다.● 민주당 경기 48개 지역구서 우세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업체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6∼28일 경기 지역 성인 남녀 824명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40.7%,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30.0%로 나타났다. 6개월 전 조사에서 민주당 37.4%, 국민의힘 30.6%였는데, 그사이 민주당은 3.3%포인트 상승하고, 국민의힘은 0.6%포인트 하락한 것.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격차도 6개월 전의 6.8%포인트에서 오차범위 밖인 10.7%포인트로 늘었다. 민주당은 남부중심권에서 43.1%를 얻어 국민의힘(33.1%)을 10.0%포인트 차로 앞섰다. 6개월 전 조사에선 민주당이 37.6%, 국민의힘이 39.4%로 오차범위 내였는데, 민주당이 5.5%포인트 끌어올리는 사이 국민의힘은 6.3%포인트 하락한 것. 남동내륙권에서도 민주당이 37.7%로 국민의힘(30.2%)을 7.5%포인트 차로 앞섰다. 해당 지역은 6개월 전 조사 당시 민주당이 36.4%, 국민의힘이 29.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던 곳이다. 해당 지역 국민의힘 현역 의원은 안철수(3선·경기 성남 분당갑), 송석준(재선·경기 이천) 등이다. 북부내륙권에서는 민주당 42.6%, 국민의힘 25.7%로 양당 간 격차가 16.9%포인트 차로 벌어졌다. 6개월 전에는 민주당이 39.1%, 국민의힘이 34.7%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북부내륙권의 현역 의원은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재선·경기 동두천-연천) 최춘식 의원(초선·경기 포천-가평) 등이다. 부천 광명 의왕 과천 등이 있는 남서해안권에서는 6개월 전 조사에서 34.2%로 국민의힘(26.9%)을 7.3%포인트 앞섰던 민주당이 이번엔 지지율을 46.6%로 12.4%포인트 끌어올리며 국민의힘(28.0%)과의 격차를 18.6%포인트로 벌렸다. ● 민주당 우세였던 남북외곽권 여야 접전 남부외곽권은 여야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33.0%, 국민의힘은 31.3%로 6개월 전엔 민주당 38.1%, 국민의힘 26.1%로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던 지역이다. 남부외곽권에는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3선·경기 평택을)이 현역인 지역구가 포함돼 있다. 북서해안권(김포 고양 파주)에선 민주당 40.8%, 국민의힘 31.6%로 9.2%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6개월 전엔 민주당 39.5%, 국민의힘 28.1%로 11.4%포인트 차에서 격차가 줄어들었다. 민주당은 경기 지역에서 1곳을 제외한 5개 권역에서 오차범위 밖 우세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현역 프리미엄’을 이유로 꼽았다. 지역구 51곳이 현재 민주당 소속 또는 민주당 출신 무소속인 김진표 국회의장(경기 수원무), 김남국 의원(경기 안산 단원을) 지역구다. 여기에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민주당 소속인 데서 오는 당정 간 정책 협업 효과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경기 지역 관계자는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 지사를 중심으로 다선 의원들이 똘똘 뭉치면서 가는 시너지를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에서 내세우는 인물이 너무 약하다”라며 “아무리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지역 조직도, 경험도 없는 이수정 교수가 3선 박광온 현역을 누를 수 있겠나”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인구 비중을 원인으로 꼽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경기 지역 주요 인구층이 3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까지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기도에는 서울에서 밀려나간 3040세대가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민생경제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신도시 집값 하락 등에 대한 정부여당 책임론이 거세다”고 했다.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12월 26~28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선 전화면접(21%)과 무선 전화면접(79%)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7.8%.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12월 26~28일 경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24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선 전화면접(20%)과 무선 전화면접(80%)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7.7%.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12월 26~28일 인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선 전화면접(20%)과 무선 전화면접(80%)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7.3%.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6월 9~11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선 전화면접(21%)과 무선 전화면접(79%)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9.0%.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6월 9~12일 경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선 전화면접(21%)과 무선 전화면접(79%)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9.0%.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6월 9~12일 인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3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선 전화면접(20%)과 무선 전화면접(80%)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9.6%.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서울 유권자 중 올해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34.6%,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33.5%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총선을 300일 앞두고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30.8%,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35.1%로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인 4.3%포인트였다. 6개월 사이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8%포인트 상승하고,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1.6%포인트 하락해 양당이 오차범위(±3.5%포인트) 이내인 1.1%포인트 차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지지 유보층은 26.5%로, 6개월 전 29.2%보다 2.7%포인트 낮아졌다.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당 지지층이 보다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역별로 보면 국민의힘은 서울 도심권(용산 종로 중구)과 동남권(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에서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민주당은 서남권(강서 관악 구로 금천 동작 양천 영등포구)에서 국민의힘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세 지역은 모두 6개월 전 조사 때는 양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던 곳이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기법상 행정구를 바탕으로 권역을 구분했다. 총선 선거구로 보면 국민의힘은 12개 지역구에서, 민주당은 13개 지역구에서 우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6개월 전 조사에서 민주당이 우세를 보였던 동북권(강북 광진 노원 도봉 동대문 성동 성북 중랑구)과 서북권(마포 서대문 은평구)은 양당이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는 양상으로 변했다. 동북권과 서북권에 속하는 지역구는 24개로 분석된다.● 與 서울 도심 및 강남 3구에서 우세 동아일보가 여론조사업체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6∼28일 3일간 서울 지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서울 응답률 7.8%)에서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종로 용산 중구가 포함된 도심권에선 국민의힘이 43.5%, 민주당이 34.6%로 국민의힘이 8.9%포인트 높았다. 이 지역에선 6개월 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30.8%로 동률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강남 3구’로 대표되는 동남권에서 41.9%, 민주당은 30%로 집계됐다. 6개월 전 이 지역에서 국민의힘은 35.6%, 민주당은 31.6%를 보였다. 양당 간 격차가 4.0%포인트에서 11.9%포인트로 늘어난 것.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판에 전통적 지지층이 반응했다”고 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최근 취임사 등을 통해 국민의힘에 실망했던 지지층을 향해 ‘다시 결집하자’는 메시지를 낸 것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일시적인 ‘한동훈 컨벤션’ 효과”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비대위원장은 강남권에서 지지세가 워낙 강한 인물”이라며 “한 비대위원장 등장에 따른 일시적인 지지층 결집일 뿐 한 달만 지나면 또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野 강서 등 서남권 우세…동북·서북 접전 민주당은 서남권에서 39.0%를 기록해 국민의힘(27.9%)을 11.1%포인트 차로 앞섰다. 해당 지역은 6개월 전 조사에선 민주당이 36.8%, 국민의힘이 32.3%로 오차범위 이내인 4.5%포인트 격차로 접전을 보였던 곳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에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강서 지역의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서 지역의 현역 의원 3명을 비롯해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선거운동에 나선 결과”라며 “일찌감치 지역 유권자 표심에 호소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여온 동북권 표심에서도 변화가 포착됐다. 동북권 조사 결과 국민의힘 35.6%, 민주당 31.9%로 양당이 오차범위 이내인 3.7%포인트 격차를 보인 것. 6개월 전 조사에선 민주당이 36.2%로 국민의힘(27.7%)을 오차범위 밖인 8.5%포인트 차로 앞섰는데, 양당 간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동북권 주민들은 오랫동안 노후 아파트의 재개발 재건축을 요구했고, 교통 인프라 부족 문제도 지적해 왔는데 민주당이 집권하는 동안 전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불만이 차기 총선 표심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서북권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6개월 새 6.6%포인트 올라 32.6%의 지지율을 보인 반면, 민주당은 6.9%포인트가 하락해 29.5%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차기 총선을 앞두고 서대문갑의 4선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마포갑의 3선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등 변화가 많은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지 유보층’이 여전히 서울 전 권역에서 20% 이상으로 나온 점은 변수다. 아직 지지를 유보한다는 답변은 서울 서북권이 34.0%로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도 18∼29세의 경우 52.5%가, 30대도 40.5%가 아직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했다.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12월 26~28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선 전화면접(21%)과 무선 전화면접(79%)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7.8%.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12월 26~28일 경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24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선 전화면접(20%)과 무선 전화면접(80%)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7.7%.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12월 26~28일 인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선 전화면접(20%)과 무선 전화면접(80%)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7.3%.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6월 9~11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선 전화면접(21%)과 무선 전화면접(79%)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9.0%.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6월 9~12일 경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선 전화면접(21%)과 무선 전화면접(79%)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9.0%.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6월 9~12일 인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3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선 전화면접(20%)과 무선 전화면접(80%)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9.6%.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현역 의원이 다시 출마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동아일보가 총선 D―100을 맞아 진행한 신년 여론조사 결과 서울, 경기, 인천에서 모두 “현역 의원을 뽑겠다”는 응답보다 “다른 인물을 뽑겠다”는 응답이 높았다. 서울과 경기에선 “다른 인물을 뽑겠다”는 응답이 38.2%와 39.9%로 현역을 뽑겠다는 응답(각각 23.0%, 23.4%)보다 높았다. 인천에서도 다른 인물을 뽑겠다는 응답이 44.1%로 현역을 뽑는다는 응답(19.8%)의 두 배 이상이었다. 서울, 경기, 인천 유권자들은 “다른 인물을 뽑는다면 어떤 인물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도 “현재 지역구 국회의원과 다른 정당에 속한 인물을 뽑겠다”고 가장 많이 답했다. 서울에선 전 연령과 성별, 권역별, 직업별, 지지정당별로 ‘다른 정당 소속을 뽑겠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경기에서도 다른 정당 소속 인물을 뽑겠다는 응답이 39.5%로 가장 높았고, 같은 정당 소속을 뽑겠다는 답변은 21.2%로 가장 낮았다. 인천은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인물만 보고 뽑겠다’는 응답이 37.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만으로 좁혀서 보면 가장 많은 38.4%가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인물만 보고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인천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건 송영길 전 대표 등 인천 지역 정치인을 중심으로 터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여파가 적지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결국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는 다음 총선에선 철저하게 인물 위주로 평가하겠다는 유권자들의 경고가 담겼다. 여느 선거나 마찬가지이겠지만, 22대 총선 승패의 열쇠도 결국 ‘인물’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까진 여야 모두 이 같은 유권자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등판한 이후 오히려 ‘찐윤핵관’만 대거 공천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한 위원장이 취임 첫날 자신의 ‘총선 불출마’ 카드를 던진 것이 도리어 당내 친윤과 영남 중진에겐 이미 사실상의 ‘구조조정’ 시그널로 받아들여지는 상황. 한 비대위원장의 공천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잡음이 생길 경우 당내 반발이 심상치 않을 것이란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민주당 상황도 인적 쇄신과 거리가 멀긴 마찬가지다. 그나마 국민의힘에선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기현 전 대표는 (지역구는 끝까지 포기 못 했지만) 당 대표직이라도 내려놨건만, 민주당에선 이런 가능성조차 감지되지 않는다. 이재명 대표는 ‘당 대표직을 사퇴하고 통합 비대위로 전환하자’는 이낙연 전 대표의 요구를 끝내 거절했다. 당내에선 “우리는 ‘고인 물’만 한가득인데 어떡하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진이 다수 포진한 친명 그룹 및 지도부 내에서도 희생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친명’ 간판을 달고 같은 당 ‘비명’ 지역구에 뛰어든 ‘자객 출마’ 논란까지 본격화되면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가 밝았다. 앞으로 남은 100일 동안 여야는 치열한 ‘인물 경쟁’을 통해 아직 정치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온몸으로 입증해 보여야 할 것이다. 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야당이 자진 사퇴를 촉구했던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했다. 이날 임명된 장관급 5명 중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건 최 부총리 한 명이다. 나머지 4명에 대해선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고,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기한이 지나자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했다. 현 정부 들어 인사청문보고서 없이 임명된 장관급은 24명으로 늘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부적격 사유를 거론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등 반대가 거셌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재송부 기한(28일)이 지나자마자 29일 곧바로 김 위원장을 임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부적격 인물 옆에 또 부적격 인물을 앉히는 ‘인사 참사 도미노’”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며 “뉴스 추천과 배열 등을 결정하는 알고리즘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방송사업자들의 부담을 가중하는 재허가·재승인 제도와 소유 규제, 광고 규제 등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미디어 산업의 규제 개혁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또 “사회적 공기(公器)인 방송·통신·미디어의 공공성을 재정립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그동안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공영방송이 정치와 자본, 내부의 힘에 좌우되지 않고 중립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야당이 자진 사퇴를 촉구했던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했다. 이날 임명된 장관급 5명 중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건 최 부총리 한 명이다. 나머지 4명에 대해선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고,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기한이 지나자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했다. 현 정부 들어 인사청문보고서 없이 임명된 장관급은 24명으로 늘었다.김 위원장에 대해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부적격 사유를 거론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등 반대가 거셌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재송부 기한(28일)이 지나자마자 29일 곧바로 김 위원장을 임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부적격 인물 옆에 또 부적격 인물을 앉히는 ‘인사 참사 도미노’”라고 비판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며 “뉴스 추천과 배열 등을 결정하는 알고리즘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방송사업자들의 부담을 가중하는 재허가·재승인 제도와 소유 규제, 광고 규제 등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미디어 산업의 규제 개혁을 예고했다.김 위원장은 또 “사회적 공기(公器)인 방송·통신·미디어의 공공성을 재정립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그동안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공영방송이 정치와 자본, 내부의 힘에 좌우되지 않고 중립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 위원장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에 대해 규제와 지원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도록 해 신·구 미디어가 함께 성장할수 있도록 하겠다”며 “글로벌 OTT에 대항할 수 있도록 국내 미디어 콘텐츠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하겠다”고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여야는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및 재표결 시점을 두고 29일 팽팽하게 맞섰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재표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표결이 늦어질수록 공천에 불만을 가진 이탈표가 적지 않을 것이란 계산에 여권의 속도전에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내에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탄핵의 시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공세도 이어졌다.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거부권 행사 후)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본회의가 있는 날 재표결을 해서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하고 국민들의 피로감도 덜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내년 1월 9일 전에 재표결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 관련 이슈를 최대한 빨리 매듭 지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민주당은 대통령실과 여당의 ‘속도전’을 일제히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이 (특검)법안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라고 했다). 뭘 그렇게 자신만만하고 당당하냐”며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던 많은 사람들은 어디 갔나”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가족 문제와 관련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한 지 권한쟁의심판 요구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이) 나도 공범임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천 결과에 반발하는 국민의힘 내 이탈표가 적지 않을 것이란 계산 아래 재표결 시점을 공천 후인 내년 2월 이후까지 끌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최대한 빨리 재표결을 하겠다는 여당의 의도가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과 내홍이 이어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표결을 마쳐 당 내 이탈표 발생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YTN라디오에서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면 속으로 부글부글 끓어 넘치는 분들이 많다”며 “공천 과정이 진행되면 소위 ‘찐윤핵관’이라고 불리는 검사 등을 내려 꽂을 건데, 합리적이지 않은 공천에 반발할 분들도 계시다”고 했다. 김용민 의원도 MBC라디오에서 “(법안) 재의결은 무기명(투표)이라 이탈표가 나오는 게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그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단언컨대 거부권 행사하면 탄핵의 시계가 빨라진다”라며 “판사처럼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할 때는 자기 또는 자기 가족 배우자와 관련된 사건은 제척·기피·회피가 되는 게 헌법 내재적 한계”라고 했다.반면 국민의힘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특검법과 관련해) 한번 세운 본인의 소신을 공천 여부에 따라 바꿀 정도로 우리 국회의원 수준이 낮다고 보지 않는다”며 “공천 탈락자는 민주당이 훨씬 많을 것이고 민주당 이탈표도 당연히 있을 것”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이 시작되면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특검법 내에 ‘수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자로 밝혀진 인물들에 대한 불법 행위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명품백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28일 CBS 라디오에서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가 가능한지에 대해) 해석의 여지가 있다”며 “특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의지를 가지면 (수사)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김건희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된 것인데 지금 여러 가지 내용을 보면 추가적인 것에 대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검 된 분이 법적 문제를 따져가면서 판단할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이 된다, 안 된다를 단정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지만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다른 법조인을 통해 들었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수사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일단 말을 아끼면서도 ‘몰래카메라(몰카) 공작’이었다는 점에 방점을 찍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야당이 특검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사건을 수사할 수 있다고 하는 데 대해 답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몰카로 함정을 파놓은 공작 취재였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특징에도 주목하고 있다. 청탁금지법이 배우자 수수 금지만 규정할 뿐, 배우자 처벌을 따로 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공직자 배우자에게 금품을 준 공여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명품백 논란 관련) 내용을 보면 일단 ‘몰카 공작’이라는 건 맞지 않나”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진행돼 처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25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한 전 장관) 본인이 살려면 김건희 특검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전날 대통령실이 특검법에 대해 “내년 총선을 겨냥해 흠집 내기를 위한 의도로 만든 법안”이라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 가운데 한 전 장관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공식 임명을 하루 앞두고 ‘여권 갈라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한 전 장관 본인이 말했던 공정과 정의에 맞게 (특검법을) 처리할 것인지가 제일 주목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전 장관이) ‘몰카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특검법은) 독소 조항이 있는 법안이라고 주장하는 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한 전 장관은) 작은 의혹이 있어도 탈탈 털었던 정의로운 검사 출신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본인이 살려면 김건희 특검을 받아들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분노, 진노에도 불구하고 여당을 이끌고 (특검) 법안을 통과시키는 쪽으로, 대통령이 거부해도 재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도 이날 한 유튜브에서 “(한 전 장관에게)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문제는 넘을 수 없는 벽”이라며 “(한 전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지금 스타일을 바꿀 것, 또 김 여사에게 나대지 말 것을 요청할 수 있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한 전 장관이) 박근혜의 길을 갈 거냐, 황교안의 길을 갈 거냐(를 봤을 때) 박근혜는 기존 권력하고도 싸워 가면서 굉장히 세게 대통령에게도 직언하며 비대위원장을 했다. 그런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황교안 길을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는 성역이 아니다”라며 28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못 박았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략적으로 특검법을 재단하는 모습이 어처구니없다”며 “범죄를 저지르면 대통령도 수사받아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상식이다. 대통령 부인은 더더욱 예외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떳떳하고 죄가 없다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민주당은 반드시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25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한 전 장관) 본인이 살려면 김건희 특검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전날 대통령실이 특검법에 대해 “내년 총선을 겨냥해 흠집 내기를 위한 의도로 만든 법안”이라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 가운데 한 전 법무부 장관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공식 임명을 하루 앞두고 ‘여권 갈라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한 전 장관 본인이 말했던 공정과 정의에 맞게 (특검법을) 처리할 것인지가 제일 주목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 전 장관이) ‘몰카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특검법은) 독소 조항이 있는 법안이라고 주장하는 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한 전 장관은) 작은 의혹이 있어도 탈탈 털었던 정의로운 검사 출신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본인이 살려면 김건희 특검을 받아들이고 윤 대통령의 분노, 진노에도 불구하고 여당을 이끌고 (특검) 법안을 통과시키는 쪽으로, 대통령이 거부해도 재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도 이날 한 유튜브에서 “(한 전 장관에게)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문제는 넘을 수 없는 벽”이라며 “(한 전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지금 스타일을 바꿀 것, 또 김 여사에게 나대지 말 것을 요청할 수 있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한 전 장관이) 박근혜의 길을 갈 거냐, 황교안의 길을 갈 거냐 (를 봤을 때) 박근혜는 기존 권력하고도 싸워가면서 굉장히 세게 대통령에게도 직언하며 비대위원장을 했다. 그런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황교안 길을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는 성역이 아니다”라며 28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못 박았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략적으로 특검법을 재단하는 모습이 어처구니없다”며 “범죄를 저지르면 대통령도 수사받아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상식이다. 대통령 부인은 더더욱 예외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떳떳하고 죄가 없다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민주당은 반드시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제 국회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됐습니다. “더 이상 간 보거나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전격 수락한 한 전 장관은 26일 여의도 무대에 공식 등판할 예정이죠. 국민의힘은 당 외부에서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가 수혈된 점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그런 국민의힘과 총선에서 싸워야 하는 민주당은 오죽하겠습니까. 누구보다 갑갑한 사람은 이재명 대표일 겁니다. 원래 잘 모르는 상대와 싸울 때가 가장 어려운 법이죠. 그동안 이 대표는 한 전 장관과 ‘피의자 대 검사’로 대립했을 뿐, 동료 정치인으로 맞붙은 적은 없습니다. 게다가 한 전 장관은 정치 경험이 없는 말 그대로 ‘쌩’ 신인입니다. 여의도 정치판의 오랜 문법을 따를 생각도 전혀 없어 보입니다. 한 전 장관은 지난달 대전을 찾은 자리에서 “여의도에서 300명이 사용하는 고유의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사투리’다. 저는 5000만 국민의 화법을 쓰겠다”고 말 한 바 있습니다.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겁니다. 이미 민주당 내에선 “그래도 다선 의원들끼리는 여야 할 것 없이 공유했던 시간과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으르렁대고 싸워도 막판에 가면 대화나 협상이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한 전 장관은 다르다. 국무위원 시절부터 사사건건 야당 의원들과 갈등을 빚어왔던 탓에 함께 맞춰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한 장관의 예측 불가능성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죠. 정 의원은 최근 통화에서 “한동훈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 민주당은 ‘한동훈이 김건희 특검 안 받는다’라고 다들 자신만만해하는데 만에 하나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 대한 대비가 있느냐는 말이다. 특검 외에도 한동훈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가 아니라, 긴장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예측 불가능성에 있어선 이 대표 본인도 그동안 만만치 않은 길을 걸어왔죠.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더니, 실제 날아 온 구속영장 앞에선 갑자기 단식하는가 하면, 동료 의원들에게 부결을 호소하는 등,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던 나날들이었습니다. 대선 후보 때 “비례대표를 확대하고, 비례대표제를 왜곡하는 위성정당은 금지하겠다”던 약속도 최근 행보를 보면 어느덧 접은 듯하고요. 한 원로 정치인은 “그렇게 말 바꾸는 건 정치가 아니다. 벼랑 끝에 몰리면 원래 손을 놓는 것이 정치”라고 지적하기도 하더군요. ‘0.5선’ 출신 당 대표로서, 일반 여의도 상식으론 이해하기 힘든 ‘이재명식 정치’를 계속해왔던 장본인이기 때문에 상대의 예측 불가능성이 더 두렵고 부담이 될 것 같네요. 이 대표에게 무엇보다 가장 큰 부담은 한동훈 비대위가 들고나올 ‘쇄신’ 카드일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정치권에선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기대가 크진 않습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윤석열 아바타’, ‘김정은 딸 김주애를 내세우는 꼴’이라는 반발이 나올 정도로 한 전 장관의 ‘리틀 윤석열’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죠. 민주당 내에서 “한동훈으로는 중도로의 외연 확장 가능성이 없다”고 안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기대가 없기 때문에 한동훈 비대위는 ‘밑져야 본전’입니다. 조금만 잘해도 반응이 올 거라는 거죠. 그렇게 되면 이재명을 향한 당 안팎의 쇄신 압박은 더 거세질 겁니다. 이미 한동훈 등판을 앞두고 당내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죠. 그동안 당내 ‘통합’을 강조하던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가 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의 강도를 올리고 있는 것이 그 신호탄일 겁니다. 이 대표와 최근 오찬 회동을 한 김부겸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병립형 선거제로의 퇴행은 안 된다’는 점을 당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에 이 대표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것에 유감스러워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여기에 더해 28일 정세균 전 총리도 이 대표를 만나 선거제 퇴행 우려와 최근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천 잡음에 대한 우려를 이전보다 센 톤으로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장관이 새 얼굴들을 잔뜩 포함한 비대위를 출범하고, 실제 변화를 만들어간다면, 이 대표와 친명 체제에 대한 쇄신 요구는 더 거세질 수밖에 없겠죠.강성 지지층 간 대결도 볼만할 겁니다. 그동안 이 대표는 사실상 국회 내 ‘팬덤 원톱’이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이장’직을 맡고, ‘유튜브 라이브’ 등을 통해 그들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팬덤을 키워 온 덕이겠죠. 강성 지지층은 스스로를 ‘개딸(개혁의 딸)’이라 자청하며 어떤 위기와 시련 앞에서도 이 대표 뒤를 지켰고요. 이 대표가 민주당 대표로 취임하던 날부터, 취임 1주년, 생일마다 국회 앞에는 그의 지지층이 보낸 축하 화환이 줄 이어 늘어서곤 했습니다. 그런데 한 전 장관의 팬덤도 만만치 않습니다. 보수 진영에선 아주 드물게 강력한 팬덤이 형성돼 있어 가는 곳마다 인파가 몰리고 있죠. 지난달 대구에선 서울행 기차표 시간까지 미뤄가며 3시간가량 시민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가 이제까지처럼 마냥 자신의 팬덤만 믿고 버티기엔, 한동훈 팬덤도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물론 한동훈 비대위가 잘 안될 수 있습니다. 이 대표 측도 그걸 누구보다 간절하게 바라는 듯하고요. 그런데 한동훈이 망한다고 이재명이 잘 되진 않을 겁니다. 그냥 둘 다 같이 더 빠르게 망하겠죠. 총선을 앞둔 유권자들이 바보는 아니니까요. 그러니 서로 상대가 먼저 망하길 바라는 안일한 생각은 접고 이왕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김에 진짜 서로 피 튀기는 쇄신 경쟁을 펼쳐주길 기대해봅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을 외칠 때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 내에선 다들 한 전 장관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법)’을 받지 못할 것이라 자신하는데, 만에 하나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한 전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 ‘한나땡’ 등의 낙관론이 이어지는 점을 경계한 것. 이날도 친명계 지도부에선 “헛스윙으로 아웃되고 경기 망치면 감독도 경질될 수 있음을 알아두길 바란다”(정청래 최고위원), “(한 전 장관이) 정치에 입문한 지 4개월 만에 은퇴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장경태 최고위원)는 등 한 전 장관을 향한 평가절하가 이어졌다.● 친명 좌장 “수평선 너머서 쓰나미 밀려와” 정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우리 당에서 그의 등장을 낮게 평가하며 ‘한나땡’을 말하는 분들의 1차원적 사고를 보며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며 “한 위원장(한 전 장관)은 평생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는 사람이다. 술을 좋아한다는 윤석열 대통령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이 막연히 한 위원장의 실책만 기다리고 방심하다가는 필패할 것”이라며 “한 위원장이 쓸 모든 카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정말 정신 바싹 차리고 굳게 단합해 혁신해야 한다”며 “수평선 너머에서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단합’이 우선이라는 취지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여당의 총선 시계가 예년보다 빨라진 것에 우리 당이 맞출 필요는 없다”면서도 “한 전 장관이 ‘김건희 특검’ 외에도 여러 방면에서 우리 당의 예측과 달리 갈 수 있으니 그에 대해 긴장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친명 최고위원도 “한 전 장관은 똑똑한 사람”이라며 “그래서 한 전 장관이 ‘김건희 특검’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고 있다. 갑자기 김건희 특검법을 받겠다고 하면 여론이 뒤집힐 수 있다”고 했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한 전 장관의 등판을) 우리 시계에 맞춰서 흔들림 없이 총선 승리를 위해서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당내, 다선 의원 용퇴 요구 본격화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 사이에선 다선 의원 용퇴 요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의원 168명 중 3선 이상 중진이 39명인데, 이들 중 장관 등 국무위원이나 당 지도부, 원내 보직을 거친 올드보이(OB) 위주로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것. 한 의원은 통화에서 “정부와 당, 원내에서 모두 한 번씩 자리를 역임한 소위 ‘트리플 크라운’ 인사만 당내 8명”이라며 “혜택을 많이 받은 분들이 먼저 결단을 내려주면 당 입장에선 좋을 것”이라고 했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한 전 장관을 필두로 국민의힘의 쇄신이 본격 시작될 텐데 민주당도 이 대표 체제로 뭉개고 있을 수는 없다”며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원칙과 상식’ 등 비명계 의원들은 이달 말까지 이 대표의 사퇴 후 ‘통합 비대위’로의 전환을 요구한 바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한 전 장관 등판 이후 상당 시간 컨벤션 효과를 누릴 것”이라며 “반면 민주당은 86그룹과 친명 체제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당연히 상대적으로 구태로 비치지 않겠냐”고 했다. 역시 이 대표 사퇴와 통합 비대위 전환을 요구했던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오후 MBC라디오에서 “한 전 장관은 꽤 대중적 인기가 있는 미래 권력의 한 축이기 때문에 ‘미래 대 현재’의 대결구도로 (총선 프레임이) 가게 되면 민주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금처럼 사법 문제가 없는데도 2선 후퇴를 여러 번 했다”며 “민주당이 선거를 잘 치르기 위해서라도 양보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을 외칠 때가 아니다.”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 내에선 다들 한 전 장관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법)’을 받지 못할 것이라 자신하는데, 만에 하나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전날 한 전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 ‘한나땡’ 등의 낙관론이 이어지는 점을 경계한 것. 이날도 친명계 지도부에선 “헛스윙으로 아웃되고 경기 망치면 감독도 경질될 수 있음을 알아두길 바란다”(정청래 최고위원), “(한 전 장관이) 정치에 입문한 지 4개월 만에 은퇴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장경태 최고위원)는 등 한 전 장관을 향한 평가절하가 이어졌다.● 친명 좌장 “수평선 너머서 쓰나미 밀려와”정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우리 당에서 그의 등장을 낮게 평가하며 ‘한나땡’을 말하는 분들의 1차원적 사고를 보며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며 “한 위원장(한 전 장관)은 평생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는 사람이다. 술을 좋아한다는 윤석열 대통령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이 막연히 한 위원장의 실책만 기다리고 방심하다가는 필패할 것”이라며 “한 위원장이 쓸 모든 카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정말 정신 바싹 차리고 굳게 단합해 혁신해야 한다”며 “수평선 너머에서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단합’이 우선이라는 취지다.정 의원은 통화에서 “여당의 총선 시계가 예년보다 빨라진 것에 우리 당이 맞출 필요는 없다”면서도 “한 전 장관이 ‘김건희 특검’ 외에도 여러 방면에서 우리 당의 예측과 달리 갈 수 있으니 그에 대해 긴장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친명 최고위원도 “한 전 장관은 똑똑한 사람”이라며 “그래서 한 전 장관이 ‘김건희 특검’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고 있다. 갑자기 김건희 특검법을 받겠다고 하면 여론이 뒤집힐 수 있다”고 했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한 전 장관의 등판을) 우리 시계에 맞춰서 흔들림 없이 총선 승리를 위해서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당내, 다선 의원 용퇴 요구 본격화계파색이 옅은 의원들 사이에선 다선 의원 용퇴 요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의원 168명 중 3선 이상 중진이 39명인데, 이들 중 장관 등 국무위원이나 당 지도부, 원내 보직을 거친 올드보이(OB) 위주로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것. 한 의원은 통화에서 “정부와 당, 원내에서 모두 한 번씩 자리를 역임한 소위 ‘트리플 크라운’ 인사만 당 내 8명”이라며 “혜택을 많이 받은 분들이 먼저 결단을 내려주면 당 입장에선 좋을 것”이라고 했다.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한 전 장관을 필두로 국민의힘의 쇄신이 본격 시작될 텐데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 체제로 뭉개고 있을 수는 없다”며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원칙과 상식’ 등 비명계 의원들은 이달 말까지 이 대표의 사퇴 후 ‘통합 비대위’로의 전환을 요구한 바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한 전 장관 등판 이후 상당 시간 컨벤션 효과를 누릴 것”이라며 “반면 민주당은 86그룹과 친명 체제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당연히 상대적으로 구태로 비치지 않겠냐”고 했다.역시 이 대표 사퇴와 통합 비대위 전환을 요구했던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오후 MBC라디오에서 “한 전 장관은 꽤 대중적 인기가 있는 미래 권력의 한 축이기 때문에 ‘미래 대 현재’의 대결구도로 (총선 프레임이) 가게 되면 민주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금처럼 사법 문제가 없는 데도 2선 후퇴를 여러 번 했다”며 “민주당이 선거를 잘 치르기 위해서라도 양보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경기 시흥을에서 22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김윤식 전 시흥시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사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을의 현역 의원은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이다. 이 때문에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서는 “친명 지도부가 자의적으로 공천룰을 해석해 경쟁자를 제거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공천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될 경우 조 사무총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19일 민주당에 따르면 김 전 시장은 최근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신청했지만, 부적격으로 판정받았다. 김 전 시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8일 개별 문자 메시지로 부적격 통보를 받아 이의신청을 접수했다”고 했다. 부적격 사유로는 김 전 시장이 지난 총선 과정에서 당의 공천 결과에 불복했다는 점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규상 경선 결과에 불복하거나 당의 결정이나 당론을 현저하게 위반한 경우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게 돼 있다. 민주당 검증위 관계자는 “당규에 따른 심사결과”라며 “후보자가 21대 총선 공천 결과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전력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하지만 어디까지를 ‘경선 불복’으로 볼 것인가를 두고 입장 차가 갈리면서 당내에서 형평성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김 전 시장은 21대 총선 때 시흥을 지역구 경선 방침을 막판 뒤집고 조 사무총장에게 단수 공천을 준 최고위 결정에 항의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무소속 출마 선언 닷새 만에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김 전 시장은 “무소속 출마하겠다며 기자회견을 했지만, 탈당하지도 않았고 그 후로도 계속 당적을 유지해왔다”며 “단순히 경선 결과에 화가 났다는 이유만으로 경선 불복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같이 가처분 신청을 냈던 김봉호 변호사는 내년 총선에서 후보자 적격 판정을 받았다”며 “형평성에 어긋나는 조 사무총장 개인의 농간”이라고 했다.이에 대해 민주당 혁신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단수 공천해서 당을 뛰쳐나가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한 것도 아니고 그걸로 저렇게 부적격 판정을 한다는 게 저게 맞느냐”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21대 때는 조정식이 당시 정책위 의장이어서 단수 공천을 했다”며 “그래서 (김 전 시장이) 법원에다 판단을 받아보자고 가처분 신청을 했는데 그걸 경선 불복이라 해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단수 공천해서 당을 뛰쳐나가 무소속으로 출마를 한 것도 아닌 걸 갖고 저렇게 부적격 판정을 한다는 게 맞느냐”고 덧붙였다. 이어 “조 사무총장이 공천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사무총장으로서 이게 맞는 거냐”라며 “그동안 조 사무총장이 지도부의 경도된 그런 언행을 보여 왔는데 만약에 이게 문제가 있다면 자신과 직접 관련된 것이니 사퇴를 해야 되지 않느냐”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만약에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1당을 놓치거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지금 국회라는 공간에서 민주당이 어느 정도 막고 있긴 한데, 국회까지 집권여당으로 넘어가면 과거로의 퇴행 역주행을 막을 길이 없어요. (중략) 현실의 엄혹함이라고 하는 게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죠. (중략) 선거라는 건 승부 아닙니까.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에요.”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1월 28일 오후 예정에 없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더니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단 다음 국회에서도 민주당이 ‘1당’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이기고 보자’는 겁니다. 선거제 개편을 둘러싼 당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결정의 ‘키’를 쥔 당 대표로서 처음 내놓은 입장입니다.사실 선거제 개편 이슈는 워낙 복잡하고 어려운 탓에 정치부 출입 기자들도 가장 골치 아파하는 뉴스 중 하나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선 ①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을 좀 더 보장하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② 지난 총선처럼 소수정당을 빙자한 ‘위성정당’이 난립하지 못하도록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자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2월 “비례대표를 확대하고, 비례대표를 왜곡하는 위성정당은 금지하겠다”라고 공약했던 것을 지키자는 거죠.반면 국민의힘은, 2016년 총선까지 적용됐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자는 입장입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따로 뽑는 방식이라 애초에 위성정당 자체가 등장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이 요구하는 위성정당 방지법 자체가 필요가 없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죠. 다만 소수정당에는 진입장벽이 그만큼 높아져 거대 양당에 더 유리하게 되고요. 국민의힘은 여야가 선거제 합의에 실패해 현재의 준연동형 비례제가 내년 총선에서 유지될 경우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대놓고 벼르는 중입니다.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일단 이기고 보자는 건 결국 ① 준연동형을 유지하되 국민의힘처럼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거나 ② 아예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병립형으로 돌아가자 둘 중 하나를 택하자는 걸 겁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으로선 어떤 선택을 해도 딜레마”라며 “병립형으로 회귀하면 ‘퇴행’이라고 욕먹을 것이고, 준연동형제를 유지하게 되면 솔직히 무조건 위성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습니다. 다만 위성정당도 엄밀히 따지면 ‘남’이죠. 언제든 ‘신뢰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겁니다. 사법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보니 유독 ‘1당’에 대한 집착이 강한 이재명 대표로선 민주당의 ‘자매정당’을 참칭하는 ‘송영길 신당’ ‘조국 신당’ 등 비례용 위성정당을 100% 믿지는 못할 겁니다. 당장 선거 때야 급한 마음에 서로 연대해서 ‘거야(巨野)’를 재창출한다고 하더라도, 선거 과정에서 진 빚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트러블이 생길 수 있죠. 민주당으로선 자력으로 단독 다수당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겁니다.실제 최근 당 지도부는 연일 병립형 회귀 시사 방침에 힘을 보태고 있고요.“(대선 때 연동형 비례제와 위성정당 방지를 공약했지만) 때로는 약속을 못 지키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당당하게 약속을 못 지키게 되는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 (12월 5일 홍익표 원내대표, CBS라디오)“연동형 비례제는 내각제와 같이 가는 다당제 구조이지 대통령제와 같이 가는 구조는 아닌 것 같다.” (12월 5일 김영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YTN 라디오)“선거제는 수적 우위로 관철할 수 없는 만큼 병립형 논의도 하나의 옵션이다.” (12월 11일 홍 원내대표, 김어준 유튜브)“(연동형 비례제는) 현실적으로 작동이 어렵다. 현실적으로 위성정당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불가능하게 돼 있다.”(12월 13일 홍 원내대표, YTN 라디오)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도부 내에선 사실상 병립형 회귀로 가는 분위기”라며 “다만 아직 시간이 좀 많이 남았으니 내년 1~2월이나 돼야 최종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민주당이 병립형으로 돌아갈 기미를 보이자 도리어 송영길, 조국 등은 “준연동형이 나쁘고, 병립형이 옳은 건 아니다”라며 준연동형 유지를 촉구하는 촌극도 벌어지고 있습니다.)다만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죠. “8년 전 선거제인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것은 퇴행”이라는 비판에 더해, 이재명 특유의 ‘말바꾸기’가 지긋지긋하다는 비명계 목소리가 거셉니다.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기 위해 1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병립형 회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죠. 그 전날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탄희 의원은 눈물까지 흘리며 위성정당 방지법 채택을 촉구했다 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 대표는 이날 의총에 불참했고요. 차라리 ‘안보고 말겠다’는 심보일까요.이렇게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당내에선 “병립형으로 돌아갈 바엔 아예 위성정당을 만들자”는 얘기까지 본격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14일 페이스북에 “병립형 회귀를 반대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을 지키되 ‘범민주연석회의’에 민주당이 참여해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지금의 준연동형 비례제가 유지될 경우 위성정당이 난립할 수 있으니 민주당도 시민사회 등과 함께 하는 비례연합정당을 결선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김민석 의원도 페이스북에 의총에서 한 발언을 공개하며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방지법을) 거부하면 불가피하게 현 연동제도에 민주당이 참여하는 개혁비례연합(위성연합, 국민연합, 자매정당 등 비슷한 취지의 다양한 명칭)을 할 수밖에 없음을 국민께 이해를 구하고 추진하자”고 썼습니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방지법에 동의하지 않을 테니 민주당도 연합형 위성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결국 4년 전과 똑같은 패턴을 되풀이하겠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도 “위성정당은 안 된다” “꼼수”라고 반발하더니,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기어이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하자 ‘못 이기는 척’, ‘어쩔 수 없는 척’ 부랴부랴 위성정당을 따라 만들었습니다. 2020년 3월 13일 이해찬 당시 대표는 74.1%가 찬성한 ‘전 당원 투표 결과’를 명분 삼아 “당원들이 이토록 압도적으로 원하니 연합정당 참여를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당원들에게 ‘총선에서 이겨야 하니 어쩔 수 없지만 위성정당이라도 만들까’라고 물으면 당연히 압도적 찬성이 나오겠죠.그런데도 그는 “당원들께서 연합정당 참여에 압도적인 찬성을 보내준 건 미래통합당의 페이퍼 위성정당을 만든 반칙과 탈법을 응지하고 개혁과 변화의 국정을 책임지라는 뜻”이라며 “연합 정당에 참여하면서 통합당을 응징하고 본래의 선거법 취지를 살리기 위한 어떠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스스로 위성정당을 “편법과 반칙”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반칙과 탈법을 보면서 제 몸 건사하자고 그냥 두고 보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습니다. 그 뒤로는 다들 아시는 것처럼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말 그대로 졸속 창당과 공천 과정을 거쳐 등판했고, 선거운동 첫날부터 우스꽝스러운 ‘꼼수 선거운동’이 이어졌죠. 국회의원 후보란 사람들이 선거법 단속을 피해 보겠다고 선거 운동복을 앞뒤로 뒤집어 입고 다니는가 하면, ‘쌍둥이 버스’를 이용한 노골적 ‘기생 선거운동’도 펼쳐졌습니다.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민주당이 야당 탓을 하며 총선판을 희화화해놓고는, 이제와서 또 필요하면 위성정당을 만들자는 겁니다.“민주당은 다중인격이라 믿을 수가 없다. 어제 한 공약 오늘 뒤집고, 오늘 한 공약을 내일 유지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늘이 마지막 선거처럼 오늘만 넘기면 다음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대근 우석대 교수가 최근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면전에서 민주당을 비판한 내용입니다. 4년이란 세월이 흘렀건만, 여전히 ‘국민의힘이 한다고 하니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핑계만 대는 민주당은 전혀 반성이나 발전이 없는 듯 합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2020년) 이해찬-이낙연 구도도 2월 말∼3월 초에 나왔다”며 “앞으로 변동의 시간이 있다”고 했다. 비이재명(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이달 말까지 이 대표 사퇴와 통합형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요구한 가운데 내년 2월 말∼3월 초에는 이 대표가 물러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비명계는 “총선 공천은 자기가 하고, 선거 패배 시 책임은 ‘바지사장’에게 떠넘기겠다는 것이냐”라고 반발했다. 김 실장은 15일 CBS 유튜브에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이해찬 전 대표 체제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섰던 점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인지 묻는 질문에 “여러 판단할 부분 중 하나”라고 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 2선 후퇴론은) 2016년이나 2020년 같은 일상적인 시기에는 나올 수 있지만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가 강하게 충돌하는 기세 싸움이라 밀릴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면 지지율이 더 떨어질) 위험성이 크다”며 “이 대표만으로 총선에서 못 이기지만, 이 대표 없는 총선 또한 못 이긴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 사퇴 요구는) 당 지도부에 대한 흔들기”라며 “당은 원칙과 기준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당 대표가 물러나야 할 때는 그만한 분명한 사항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의원의 의견을 듣는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자는 의견이 다수”라면서 “이 대표만으로 선거를 치르기 힘들기 때문에 이 대표 외에 추가로 같이 가자, 통합해서 당의 역량을 (올려서) 가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신 분도 있다”고 했다. 총선에 대비해 새 인물을 등판시킬 수 있지만, 이 대표의 사퇴가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와의 회동 내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대표 측은 이달 20일 김 전 총리, 28일경 정 전 총리와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이 자리에서 이 대표의 영향력을 일정 부분 배제한 ‘통합형 비대위’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로서도 이상민 의원에 이은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한 수습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2016년 안철수 분당 사태로 궁지에 몰렸던 문재인 당시 당 대표가 물러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모셨듯이, 이 대표도 정말 위기라 생각한다면 스스로 내려놓고 통합형 비대위로의 전환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2016년과 달리 지금은 내년 총선에 대한 낙관론이 더 우세하기 때문에 이 대표가 내려놓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공동 선대위원장 제안이라면 김 전 총리 등도 굳이 받아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2020년) 이해찬-이낙연 구도도 2월 말~3월 초에 나왔다”며 “앞으로 변동의 시간이 있다”고 했다. 비이재명(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이달 말까지 이 대표 사퇴와 및 통합형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요구한 가운데 내년 2월 말~3월 초에는 이 대표가 물러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비명계는 “총선 공천은 자기가 하고, 선거 패배 시 책임은 ‘바지사장’에게 떠넘기겠다는 것이냐”라고 반발했다.김 실장은 15일 CBS 유튜브에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이해찬 전 대표 체제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섰던 점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인지 묻는 질문에 “여러 판단할 부분 중 하나”라고 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 2선 후퇴론은) 2016년이나 2020년 같은 일상적인 시기에는 나올 수 있지만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가 강하게 충돌하는 기세 싸움이라 밀릴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면 지지율이 더 떨어질) 위험성이 크다”며 “이 대표만으로 총선에서 못 이기지만, 이 대표 없는 총선 또한 못 이긴다”고 강조했다.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 사퇴 요구는) 당 지도부에 대한 흔들기”라며 “당은 원칙과 기준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당 대표가 물러나야 할 때는 그만한 분명한 사항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의원의 의견을 듣는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자는 의견이 다수”라면서 “이 대표만으로 선거를 치르기 힘들기 때문에 이 대표 외에 추가로 같이 가자, 통합해서 당의 역량을 (올려서) 가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신 분도 있다”고 했다. 총선에 대비해 새 인물을 등판시킬 수 있지만, 이 대표의 사퇴가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당내에선 김, 정 전 총리와의 회동 내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대표 측은 이달 20일 김 전 총리, 28일경 정 전 총리와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이 자리에서 이 대표의 영향력을 일정 부분 배제한 ‘통합형 비대위’ 논의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로서도 이상민 의원에 이은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한 수습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한 야권 관계자는 “2016년 안철수 분당 사태로 궁지에 몰렸던 문재인 당시 당 대표가 물러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모셨듯이, 이 대표도 정말 위기라 생각한다면 스스로 내려놓고 통합형 비대위로의 전환을 고민해볼 수 있다”고 했다.다만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2016년과 달리 지금은 내년 총선에 대한 낙관론이 더 우세하기 때문에 이 대표가 내려놓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공동 선대위원장 제안이라면 김 전 총리 등도 굳이 받아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