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인

황규인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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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질문이 스포츠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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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10-27~2024-11-26
스포츠일반24%
야구20%
테니스13%
사회일반10%
정치일반10%
인사일반7%
메이저리그7%
농구3%
배구3%
스케이팅3%
  • [광화문에서/황규인]스포츠에서 정신력이 제일 중요한 가치라면

    “위원장 동지께서 ‘달걀을 사상으로 채우면 바위도 깰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셨다. 우리는 그러한 투철한 사상으로 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북한 ‘역도 영웅’ 엄윤철(32)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56kg급에서 세계신기록(298kg)으로 우승한 뒤 말했다. 여기서 ‘위원장’은 물론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었다. 엄윤철은 2012 런던 올림픽 때도 이 체급 금메달을 차지했던 선수다. 엄윤철을 다시 만난 건 2년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였다. 엄윤철은 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은메달이었다. 북한 선수 가운데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엄윤철이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최룡해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이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엄윤철도 “금메달을 못 땄으니 영웅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엄윤철의 말을 통역하던 외국인 자원봉사자는 “북한에서는 시계가 거꾸로 가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북한 ‘체조 영웅’ 리세광(38)이 이 자원봉사자의 평가를 또 한 번 입증했다. 리세광은 리우 올림픽 남자 뜀틀 1위를 차지한 뒤 “우리의 제일 큰 힘은 정신력이다. 정신력 덕분에 오늘의 금메달이 이뤄진 것”이라며 “우리 군대와 인민들에게 크나큰 승리를 안겨주고, 경애하는 김정은 최고사령관 동지께 승리의 보고, 영광의 보고를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맞다. 스포츠 세계에서 정신력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면 북한이 우승을 휩쓸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올해 2월 28일에도 ‘한계가 없는 힘-정신력’이라는 기사를 통해 ‘소총에도 사상을 만장약(滿裝藥)하면 그 어떤 현대적인 무기보다 더 큰 위력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연히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달걀로 바위를 못 깨는 건 정신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게 과학 법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이 ‘엘리트 체육’ 강국의 지위를 누릴 수 있던 것도 한국 스포츠 과학이 세계적인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생활 스포츠 저변이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일본도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을 본떠 일본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를 만든 뒤에야 엘리트 체육 강국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러니 대한체육회가 내년 파리 올림픽을 재도약 무대로 만들고 싶었다면 ‘과학적 훈련법’과 ‘과학적 전략’부터 고민하는 게 옳은 일이었다. 그런데 대한체육회는 이기흥 회장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공언했던 대로, ‘정신력을 강화하겠다’며 선수들을 ‘해병대 캠프’로 보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마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판했지만 체육회는 18일부터 2박 3일 동안 ‘원 팀 코리아’ 행사를 강행했다. 이 회장이 북한 체육위원장이라면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 누군가는 “위원장 동지 덕분에…”로 시작하는 감사 인사를 남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저런 말을 남기는 한국 대표 선수가 나온다면 “이제 한국에서도 시계가 거꾸로 가는 모양”이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을까.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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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저스맨’ 오타니, 서울서 공식 데뷔… 내년 3월 샌디에이고와 시즌 개막전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29)가 ‘다저스 맨’으로 첫 발자취를 남기는 장소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도, 일본 도쿄도 아닌 한국 서울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맞붙는 2024시즌 공식 개막전을 내년 3월 20,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기로 올해 7월 확정해 발표했다. 이 ‘서울시리즈’는 첫날은 샌디에이고, 둘째 날은 다저스 안방경기로 진행한다. MLB 사무국은 이전에도 ‘야구의 세계화’를 목표로 해외 4개 도시에서 총 8차례에 걸쳐 시즌 개막전을 개최한 적이 있다. 서울시리즈는 원래 샌디에이고에서 뛰는 김하성(28)이 금의환향하는 무대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이정후(25)가 샌디에이고에 입단하고 류현진(36)이 다저스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국 팬들 사이에 서울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다 오타니가 다저스에 합류하면서 일본 팬들의 시선도 서울시리즈를 향하게 됐다. 오타니와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인 다루빗슈 유(36)가 일본인 투타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오타니가 서울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타니는 하나마키히가시고교 3학년이던 2012년 서울 목동구장과 잠실구장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스포츠를 취재하는 오시마 히로시 작가는 “서울은 오타니가 진정한 ‘이도류’로 거듭난 곳이다.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대회에서도 오타니가 투수와 타자로 모두 출전한 건 2012년 이 대회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다만 오타니는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내년 서울시리즈 때는 타자로만 출전할 예정이다. 다저스는 서울시리즈가 끝나면 LA로 돌아가 3월 29일부터 세인트루이스와 4연전을 치른다. 부상 같은 변수가 없다면 오타니도 이때 다저스 안방 팬들과 처음 만나게 된다. 다저스와 오타니의 친정 팀인 LA 에인절스의 2024년 첫 맞대결은 6월 22, 2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다저스의 내년 시즌 에인절스타디움 방문경기 일정은 9월 4, 5일에 잡혀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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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황규인]프로야구 LG가 성공한 이유, “누구보다 실패했기 때문에”

    “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 세상은 이 열세 글자를 보고 심장이 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시대에 따라 스포츠 경기장에서 ‘아리랑 목동’, ‘아파트’, ‘그대에게’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2023년 현재 꿰차고 있는 노래가 이 가사로 시작하는 ‘질풍가도’다. 스포츠 팬들은 원래 애니메이션 주제가였던 질풍가도를 ‘응원을 부르는 노래’라고 평한다.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순간 TV 중계에서 흘러나온 노래 역시 질풍가도였다. “거친 파도에도 굴하지 않게” LG는 올 시즌 한미일 프로야구 52개 팀을 통틀어 도루 실패(101개)가 가장 많은 팀이다. LG를 제외하면 한미일 어디에도 도루 실패 50개를 넘긴 팀조차 없다. 이렇게 실패가 많은 탓에 LG는 한미일 프로야구 전체 2위에 해당하는 도루 166개를 성공시키고도 성공률이 62.2%밖에 되지 않았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 통계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도루 성공률이 75%가 되지 않을 때는 뛰면 뛸수록 손해라고 계산한다. 올 시즌 LG는 ‘화력’이 워낙 뛰어난 팀이라 도루 실패에 따른 손해가 더 컸다. “드넓은 대지에 다시 새길 희망을” 그러나 올 시즌부터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 생각은 달랐다. 그는 “팬들과 언론은 도루 실패 숫자를 봤겠지만 내가 집중한 건 공격적인 팀 컬러를 만드는 것이었다. 도루 자체의 효과보다는 뛰는 야구를 통해 선수들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도루 실패가 일상다반사가 되다 보니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LG는 도루 실패를 1개라도 기록한 경기에서 승률 0.767(56승 1무 17패)을 기록했다. 반면 도루 실패가 없는 경기에서는 0.435(30승 1무 39패)에 그쳤다. 도루 실패가 오히려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던 거다. “안고 달려갈 거야, 너에게” 2021년 ‘실패연구소’를 설립한 KAIST는 올해 10월 ‘일상에서 포착한 실패의 순간들’ 사진전을 열었다. 전시 작품 가운데 ‘누군가 일으켜 준다면’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던 사진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잔디 위에 넘어진 흰 의자를 찍은 이 사진에는 “지금은 비록 누워 있지만 네 다리 성하고 부서진 곳 없으니 누군가 일으켜 준다면 금방 제 역할을 할 수 있겠지”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조성호 KAIST 실패연구소장은 실패 경험을 공유하는 사진전을 연 이유에 대해 “(혼자서) 괴로워하던 실패를 공유하고 소통하다 보면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고 설명했다. LG가 실패를 통해 성공한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질풍가도 노랫말처럼, 우리 서로의 응원을 믿고, 가슴 두근거리도록,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자. “세상에 도전하는 게 외로울지라도, 함께해 줄 우정을 믿고 있어. 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 거친 파도에도 굴하지 않게. 드넓은 대지에 다시 새길 희망을, 안고 달려갈 거야, 너에게.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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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타니, 3년 연속 ‘MLB 최고 지명타자’로 선정

    오타니 쇼헤이(29·사진)가 2021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 지명타자로 인정받았다. MLB 사무국은 “오타니가 3년 연속으로 ‘에드거 마르티네즈 최우수 지명타자상’을 받게 됐다”고 1일 발표했다. 이 상을 3년 연속 수상한 타자는 다비드 오르티스(48·보스턴) 이후 오타니가 두 번째다. 오르티스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 연속으로 이 상을 받은 적이 있다. 오르티스는 이 상을 총 8번 받아 최다 수상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에드거 마르티네즈(60·시애틀)가 2004년 은퇴했을 때는 마르티네즈가 최다(5회) 수상 기록 보유자였다. MLB 사무국은 2004년 이 상 이름 앞에 ‘에드거 마르티네즈’를 붙이고 있다. 오르티스와 마르티네즈를 제외하면 오타니보다 이 상을 많이 받은 선수는 없다. 할 맥레이(78·캔자스시티)도 오타니와 똑같이 이 상을 세 번 받았다. 오타니는 올해 LA 에인절스에서 타자로 135경기에 나와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을 기록했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포지션별 최고 타자가 받는 실버슬러거에서도 아메리칸리그(AL)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만장일치로 AL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같은 해에 MVP와 실버슬러거, 에드거 마르티네즈 상을 모두 차지한 선수는 2021년 오타니와 올해 오타니뿐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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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OC, 박인비 필릭스 등 선수위원 후보 32명 확정

    박인비(35·골프)가 앨리슨 필릭스(38·미국·육상) 등과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IOC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내년 파리 올림픽 기간 선수위원 선거에 나설 후보 32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IOC는 올림픽 때마다 각 나라 출전 선수들이 직접 투표하는 선거를 통해 서로 다른 종목을 대표하는 4명의 선수위원을 선출한다. 이번에는 총 15개 종목에서 후보가 나왔으며 여성(18명)이 남성(14명)보다 많다. AP통신은 선수위원 최종 후보 선정 소식을 전하면서 올림픽 육상에서 금메달 7개를 딴 필릭스와 함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를 7번 우승한 박인비를 당선 유력 후보로 평가했다. 박인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골든 커리어 슬램’을 달성하기도 했다. 각 국가올림픽위원회(NOC)는 선수위원을 동시에 2명 이상 보유할 수 없다. 현재 한국 대표 IOC 선수위원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41)은 내년 파리 올림픽 때 8년 임기가 끝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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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천 타이거즈, 2023 휠체어농구리그 통합우승

    춘천 타이거즈가 2023 한국휠체어농구리그(KWBL)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비장애인 국가대표 출신인 조동기 감독(52)이 이끄는 춘천은 29일 경기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올 시즌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코웨이 블루휠스를 78-68로 물리쳤다.전날 같은 곳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75-62로 승리를 거둔 춘천은 시리즈 전전 2전 전승으로 챔프전 승리를 따냈다.춘천은 이로써 정규리그를 포함해 17전 전승을 기록하며 2019년 창단 후 처음으로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올 시즌에는 총 6개 팀이 참가했으며 정규리그 3라운드 경기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뒤 챔피언을 가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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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올림픽 마라톤銅 남승룡 ‘2023 스포츠영웅’

    “손기정 남승룡 두 용사는 시들던 조선의 피를 끓게 하였고 가라앉은 조선의 맥박을 뛰게 하였다.” 동아일보는 1936년 8월 11일 사설에 이렇게 썼다. 베를린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손기정 선생(1912∼2002)이 금메달, 남승룡 선생(1912∼2001·사진)이 동메달을 차지하고 이틀이 지난 뒤였다. 이로부터 다시 이틀이 지나 동아일보는 시상식 사진을 게재하면서 두 선수 가슴에 있던 일장기를 지워버렸다. 그 유명한 ‘일장기 말소 사건’이다. 손 선생은 2011년 대한체육회 선정 제1호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12년 뒤 남 선생도 같은 타이틀을 얻었다. 체육회는 남 선생을 2023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체육회는 “남 선생이 어려운 시대 상황에도 굴복하지 않고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준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체육회는 2011년부터 해마다 스포츠 영웅을 선정하고 있다. 체육단체와 출입 기자단, 원로회의기구 등으로부터 후보자를 접수한 뒤 스포츠영웅선정위원회를 통해 최종 수상자를 결정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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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타니 또 만장일치 MVP… MLB 새역사 썼다

    이변은 없었다. 그리고 이탈자도 없었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9)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를 두 번 차지한 선수가 됐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올 시즌 MLB 양대 리그 MVP 투표 결과를 17일 공개했는데 아메리칸리그(AL)에선 오타니가 1위 표 30장을 싹쓸이했다. 오타니는 2021년에도 만장일치로 AL MVP를 수상한 적이 있다. BBWAA 투표로 MVP를 선정하기 시작한 1931년 이후 만장일치 MVP는 오타니가 19번째다. 그러나 이전까지 이 기록을 두 번 남긴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타자’ 오타니는 올 시즌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66을 기록했다. 홈런과 OPS는 AL 1위였다. ‘투수’ 오타니는 시즌 막판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한 가운데서도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67탈삼진을 남겼다.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집에서 휴식 중인 오타니는 이날 원격으로 MLB 네트워크에 출연해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오타니는 “지난해에도 MVP를 받고 싶었지만 에런 저지(31·뉴욕 양키스)가 정말 잘했다. 올해는 내가 더 잘하고 싶어 열심히 노력했다. 그 노력이 보상받은 것 같다. 아주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상 회복도 잘되고 있다. 첫 번째 수술 때보다 부드러운 느낌이다. 내년 시즌 일정에 맞춰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재 소속팀이 없다. MLB 역대 20번째 만장일치 MVP는 바로 다음 발표 때 나왔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6·애틀랜타) 역시 1위 표 30장을 모두 쓸어 담으며 내셔널리그(NL) MVP로 뽑혔다. MLB 양대 리그 MVP가 모두 만장일치로 선정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오타니와 아쿠냐 주니어는 2018년 나란히 각 리그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아쿠냐 주니어는 올 시즌 타율 0.337, 41홈런, 106타점, 73도루를 기록했다. 타율은 NL 2위, 도루는 1위다. 한 시즌에 홈런을 40개 이상 치면서 도루 70개 이상을 성공시킨 선수는 아쿠냐 주니어가 MLB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는 30홈런-60도루, 40홈런-50도루 클럽 회원도 없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아쿠냐 주니어는 MLB 비시즌 기간엔 자국 리그에서 뛴다. 그는 이날 안방경기에서 6회말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개인 첫 MVP 수상을 자축했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은 NL MVP 투표에서 10위 표 5장을 받아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가 MLB MVP 투표에서 표를 받은 건 추신수(41·SSG), 류현진(36)에 이어 김하성이 세 번째다. 추신수는 2010년(AL 14위)과 2013년(NL 12위), 류현진은 2019년(NL 19위)과 2020년(AL 13위)에 표를 받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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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황규인]해군 제독, 지휘자, 야구 감독… 이 셋을 꿈꾸던 사람 직업은?

    “남자로 태어나 해볼 만한 일이 세 가지 있다. 연합함대 사령관, 오케스트라 지휘자 그리고 프로야구 감독이다.” 미즈노 시게오 일본 후지산케이그룹 회장(1899∼1972)이 남긴 말이다. 미즈노 회장은 1965년 ‘고쿠테쓰(國鐵) 스왈로스’를 인수해 프로야구 팀 구단주가 됐다. 그러니까 이 글 제목의 정답은 프로야구 구단주다. 미즈노 회장은 구단주가 된 뒤 ‘후지테레비’에서 방영하던 애니메이션 ‘철완 아톰’에서 따와 팀 이름을 ‘산케이 아톰스’로 바꿨다. 아톰스는 구단 역사 6년 동안 센트럴리그 6개 팀 중 한 번도 4위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미즈노 회장은 그래도 ‘차라리 내가 감독을 하고 말지’라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진 않았다. CNN 설립자로 유명한 테드 터너 구단주(85)는 달랐다. 1976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사들인 그는 이듬해 팀이 16연패에 빠지자 데이브 브리스틀 감독(90)에게 휴가를 명하고 자신이 직접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 데뷔전 결과는 1-2 패배였다. 당시 38세였던 터너 구단주는 “다음 경기는 반드시 이기겠다”며 이를 갈았다. 그때 MLB 사무국에서 ‘코칭 스태프는 구단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정을 근거로 제동을 걸었다. 터너 구단주가 브레이브스 감독을 계속 맡으려면 구단 지분을 전부 팔아야 했다. 터너 구단주는 “이 규정을 어제 갑자기 만든 게 틀림없다”면서도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그는 그러면서 “1100만 달러를 모아 MLB 팀을 살 수 있을 만큼 똑똑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 팀 감독도 할 수 있다”고 항변했다. 터너 구단주 이야기가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다. 실제로 MLB 초창기에는 이런 규정이 없었다. 코니 맥 감독(1862∼1956)이 MLB 역대 최다승(3731승) 사령탑이 될 수 있었던 건 그가 필라델피아(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단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 덕에 그는 ‘잘릴 걱정’ 없이 1901년부터 50년 동안 애슬레틱스를 지휘할 수 있었다. 사실 맥 감독은 이긴 경기보다 패한 경기(3948번)가 더 많은 사령탑이었다. 이긴다고 잘리지 않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팀을 챔피언으로 만들어도 그렇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선 해마다 새로운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나왔다. 이 기간 팀을 챔피언으로 만든 감독 7명 중 내년에도 같은 팀 지휘봉을 잡는 지도자는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벌인 염경엽 LG 감독(55)과 이강철 KT 감독(57)뿐이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통계학)가 발전하면서 야구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숫자로 바꿀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그래도 감독이 팀 성적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이를 밝히겠다던 연구는 대부분 ‘거의 모든 감독이 자기 능력 또는 무능을 드러내기 전에 경질당하기 때문에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내용으로 끝난다. 내년에도 ‘자리를 걸고’ 지략 대결을 펼칠 프로야구 감독 10명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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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릿 콜, 데뷔 11년 만에 ‘만장일치’ 사이영상

    게릿 콜(33·뉴욕 양키스·사진)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데뷔 11년 만에 사이영상을 받았다. 콜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16일 공개한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투표에서 1위 표 30장을 싹쓸이하면서 올해 AL 최고 투수로 인정받았다. 콜은 이번 시즌 15승(3위) 4패, 평균자책점 2.63(1위), 탈삼진 222개(3위)를 남겼다. 콜은 MLB에 데뷔한 2013년 이후 올해까지 총 145승(75패)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콜보다 승리가 많은 투수는 맥스 셔저(39·텍사스·162승)와 클레이턴 커쇼(35·LA 다저스·149승) 두 명뿐이다. 같은 기간 콜(2152개)보다 탈삼진이 많은 투수도 셔저(2538개) 한 명밖에 없다. 그러나 셔저가 세 차례, 커쇼가 두 차례 사이영상을 받는 동안 콜은 기자단 투표에서 1위를 한 번도 하지 못했다. 2위 두 번을 포함해 5위 안에 총 다섯 번 이름을 올렸다. 피츠버그(2013∼2017년), 휴스턴(2018, 2019년)을 거쳐 2020년부터 어린 시절 응원팀 양키스에서 뛰고 있는 콜은 “어렸을 때부터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사이영상을 받는 꿈을 꿨다. 오늘 마침내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양키스 투수가 사이영상을 받은 건 2001년 로저 클레먼스(61) 이후 22년 만이다.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은 김하성(28)의 샌디에이고 동료인 블레이크 스넬(31)에게 돌아갔다. 스넬은 1위 표 30장 중 28장을 받았다. 스넬은 올 시즌 14승(공동 5위) 9패, 평균자책점 2.25(1위), 234탈삼진(2위)을 기록했다. 탬파베이 시절인 2018년 AL 사이영상을 받은 적이 있는 스넬은 양대 리그에서 모두 이 상을 받은 7번째 투수가 됐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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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코비치, 테니스 연말랭킹 1위 확정… 사상 최초 ‘통산 400주’ 정상 머물러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사진)가 올 시즌 남자프로테니스(ATP) 연말 세계 랭킹 1위를 확정했다. 이와 함께 남녀 프로 테니스를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통산 400주 동안 세계 최정상 자리를 지키는 기록까지 세웠다. 조코비치는 2023 ATP 파이널스 첫날인 13일 대회 단식 조별리그 그린(green) 그룹 1차전에서 홀게르 루네(20·덴마크·10위)를 2-1(7-6, 6-7, 6-3)로 물리쳤다. ATP 파이널스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로 단식에는 그해에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8명만 참가한다. 이날까지 총 399주 동안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린 조코비치는 이 승리로 이번 대회 최종 성적과 관계없이 올해 말까지 최소 405주간 랭킹 1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이 부문 역대 2위는 로저 페더러(42·스위스)가 남긴 310주다. 2003년 ATP 무대에 데뷔한 조코비치가 연말 랭킹 1위를 차지한 건 2011, 2012, 2014, 2015, 2018, 2020, 2021년에 이어 올해가 8번째다. 조코비치는 올해 말 랭킹 1위에 오르면서 2년 전 자신이 세웠던 이 부문 역대 최고령 기록도 새로 썼다. 조코비치는 올해 52승 5패(승률 91.2%)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승률(83.8%)을 뛰어넘는 성적이다. ATP 역사상 조코비치보다 연말 랭킹 1위를 많이 차지한 선수는 없다. 피트 샘프러스(52·미국)가 6회로 이 부문 2위다. 여자프로테니스(WTA)에서는 슈테피 그라프(54·독일)가 조코비치와 똑같이 8번 연말 랭킹 1위에 오른 게 최다 기록이다. 그라프는 WTA 랭킹 1위 자리에 가장 오래 (377주) 머문 선수이기도 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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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뛰기만 하면 한국 기록…임준범, 전국장애인체전 MVP 뽑혀

    ‘시각 장애 중장거리 러너’ 임준범(24·경북)이 제4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임준범은 대회 마지막 날인 8일 기자단 투표에서 총 34표 중 10표를 받았다.임준범은 전남에서 열린 이번 대회 육상 남자 T13 등급 800m(2분11초19), 1500m(4분32초45), 5000m(17분19초88), 10km 마라톤(35분54초)에 출전해 전 종목에서 한국 기록을 새로 쓰면서 4관왕에 올랐다.임준범은 “MVP 소식을 듣고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기뻤다”면서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이어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선수, 성실한 선수도 기억되고 싶다. 열심히 훈련해서 기록을 계속 단축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신인 선수상은 시각 장애 필드 종목 선수인 김지혜(17·광주)에게 돌아갔다.김지혜도 F13 등급 원반던지기(22.98m), 창던지기(21.27m), 포환던지기(7.06m)에서 모두 한국 신기록을 세우면서 3관왕에 올랐다.김지혜는 “내년에도 3관왕을 달성하고 한국 기록을 계속 경신하면서 국가대표까지 선발되고 싶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대회서는 경기가 총 23만2976.4점을 받으면서 서울(20만6015.19점)을 제치고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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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일머니’ 축구 이어 야구까지… 중동-인도 넘보는 야구[인사이드&인사이트]

    《‘사막에 가서 난로를 팔았다.’ 한국을 수출 강국으로 이끈 ‘상사맨’ 활약을 묘사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1970년대 리비아에 2000만 달러어치가 넘는 난로를 팔았다. 얼핏 생각하면 그 더운 나라에 난로가 왜 필요할까 싶다. 그러나 사막은 낮에는 무덥지만 밤에는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진다. 당시 리비아는 ‘오일머니’가 차고 넘치는 나라였기 때문에 구매력도 충분했다.‘베이스볼 유나이티드(BU·Baseball United)’를 이끌고 있는 캐시 셰이크 최고경영자(CEO·44)도 ‘상사맨 마인드’ 소유자라고 할 수 있다. BU는 중동과 남아시아를 타깃 시장으로 삼고 있는 프로야구 리그다. 인도 출신 아버지와 파키스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미국 이민 2세로 태어난 셰이크 CEO는 “중동과 남아시아에는 크리켓 팬이 10억 명도 넘는다”면서 “공과 방망이로 하는 크리켓 팬이라면 역시 공과 방망이로 하는 야구 팬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오일머니로 무장한 아랍에미리트(UAE)가 이 아이디어에 지갑을 열었다.》 ● UAE가 야구에 투자하는 이유UAE는 ‘석유 이후’에 대비하려 종합격투기(MMA), 포뮬러원(F1) 등을 통해 스포츠 세계 영향력을 키워 가고 있다. 그러나 축구를 사우디아라비아에 빼앗긴 뒤로 ‘단체 구기 종목’에서는 돌파구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셰이크 CEO는 “이 지역에는 MMA나 F1 팬보다 크리켓 팬이 훨씬 더 많다. 10억 명을 야구와 사랑에 빠지게 만들겠다”면서 UAE 7개 토후국 중 넘버 1, 2인 아부다비와 두바이 왕실에 투자를 권했다. UAE가 P&G 마케터 출신인 셰이크 CEO를 보고 야구 사업에 투자한 건 아니다. 뉴욕 양키스 마무리 투수였던 마리아노 리베라(54·파나마), 1995년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배리 라킨(59·미국), 한국에서 ‘박찬호 도우미’로 유명한 아드리안 벨트레(44·도미니카공화국), 2010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수상자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37·베네수엘라) 등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한 획을 그은 선수들이 BU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뒤 셰이크 CEO는 ‘크리켓 본거지’ 인도로 날아갔다. BU는 올해 5월 15일 “뭄바이 코브라스가 BU 1호 프랜차이즈가 됐다”고 발표했다. 뭄바이는 프로 크리켓 리그인 인도 프리미어리그(IPL) 최다 우승 공동 1위(5회) 팀 ‘인디언스’가 둥지를 틀고 있는 도시다. BU는 보름 뒤에는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를 연고지로 삼는 모나크스(monarchs) 창단 소식을 전했다. 이에 대해 ‘카라치를 대표하는 크리켓 팀 이름이 킹스(kings)라서 모나크스(군주)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셰이크 CEO는 “인도와 파키스탄은 크리켓에서 전통의 라이벌 관계다. 야구에서도 MLB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뛰어넘는 라이벌 관계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UAE에 아부다비 팰컨스와 두바이 울브스가 창단하면서 BU는 4개 팀 체제를 갖췄다. 앞으로 구단 수를 8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BU는 이미 원년 참가 선수 드래프트까지 마쳤다. 뉴욕 양키스 주전 유격수 출신 디디 호레호리위스(33·두바이), 2012년 월드시리즈 MVP 파블로 산도발(37·아부다비), MLB 통산 2639안타를 자랑하는 로빈슨 카노(41·두바이), 2005년 AL 사이영상 수상자 바르톨로 콜론(50·카라치) 등이 이 드래프트에서 뽑혔다. 한국 프로야구 LG에서 뛰었던 데이비드 허프(39·카라치)와 한화 출신 윌린 로사리오(34·두바이)도 지명을 받았다. 현재 BU에는 총 80명이 선수 등록을 마쳤으며 이 중 36명(45%)이 MLB 출전 경험이 있다. 4개 구단 단장과 감독 이력을 합치면 월드시리즈 우승 4회, 올스타 선정 32회가 나온다. 야구 선수 국제 이적 시장에 밝은 관계자는 “아직 BU 선수가 연봉을 얼마나 받는지 공개된 게 없다. 그래도 일본 프로야구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외국인 선수들이 ‘BU로 갈 수 있게 풀어 달라’고 구단에 요청하는 등 선수들 사이에서 관심이 올라간 건 사실”이라며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도 외국인 선수 수급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BU는 이달 24, 25일 두바이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을 통해 팬들에게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두바이 인터내셔설 스타디움 역시 원래 크리켓 경기장이다. 크리켓 경기장에서 야구 경기를 치르는 건 드물지 않은 일이다. MLB도 2014년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시즌 공식 개막전을 치른 적이 있다. BU는 “MLB 등 기존 야구와는 다른 우리만의 규칙으로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규칙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에도 프로 크리켓 리그가 있다미국에는 셰이크 CEO와 정반대로 생각한 이들이 있었다. 공과 방망이로 하는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역시 공과 방망이로 하는 크리켓도 사랑할 것이라고 믿는 크리켓 팬들이 있었던 것. 이들은 1억 달러(약 1302억 원)가 넘는 돈을 투자받아 MI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나이트 라이더스, 샌프란시스코 유니콘스, 시애틀 오르카스, 워싱턴 프리덤, 텍사스 슈퍼킹스 등 6개 팀이 참가하는 ‘메이저리그 크리켓(MLC)’을 출범시켰다. MLC는 올해 7월 14∼31일 첫 시즌 일정을 진행했다. 아난르 라자만 샌프란시스코 공동 구단주(52)는 “첫해 (리그) 매출이 500만 달러만 나와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800만 달러가 넘었다”면서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MLC 경기는 전 세계 87개국에서 전파를 탔다. BU가 UAE를 등에 업고 있다면 MLC는 인도 크리켓 리그 IPL로부터 지원 사격을 받는다. 올해 MLC에 참가한 뉴욕(뭄바이), LA(콜카타), 텍사스(첸나이) 등 3개 팀이 IPL 팀의 ‘위성 구단’이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IPL(110억 달러)은 전 세계에서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180억 달러) 다음가는 ‘부자 리그’다. IPL은 10개 팀이 두 달 정도 일정으로 한 시즌을 마무리하지만 30개 팀이 반년 동안 시즌을 이어가는 MLB(103억 달러)보다도 매출 규모가 크다. 크리켓이 이미 미국 시장을 ‘야금야금’ 점령해 가고 있다는 건 2028년 LA 올림픽 및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안한 ‘추가 종목’ 리스트만 봐도 알 수 있다. IOC는 2021년 도쿄 대회 때부터 기존 올림픽 종목에 대회 조직위가 제안한 종목까지 추가해 대회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태권도에 밀려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지 못했던 가라테(空手)가 도쿄 대회 때 정식 종목이 됐던 이유다. LA 대회 조직위원회도 라크로스, 스쿼시, 야구·소프트볼, 플래그풋볼처럼 ‘미국적 특성’을 갖춘 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추천했다. 그러면서 크리켓도 추가 종목에 포함시켰다. IOC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크리켓은 1900년 파리 대회 이후 128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야구와 크리켓이 나란히 올림픽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다. ESPN은 “미국에 히스패닉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축구 인기가 올라간 것처럼 인도 이민자 증가와 크리켓 인기 상승 역시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성공을 거둔 인도 이민자들이 주요 대학에 ‘크리켓 장학금’ 제도를 만든다면 축구보다 더 빠른 속도로 ‘미국 침공’을 끝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규인 스포츠부 기자 kini@donga.com}

    • 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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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S ‘방문 최다’ 10연승 텍사스, WS 첫 우승까지 ‘1승’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미국 동부 시간으로 2021년 12월 2일 자정부터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직장폐쇄 기간에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등 선수 이동도 멈춘다. 텍사스는 직장폐쇄를 24시간도 남겨 놓지 않은 상태에서 마커스 시미언(33), 코리 시거(29)와 FA 계약을 맺었다고 연이어 발표했다. 그해 102패(60승)를 당했던 텍사스는 그만큼 두 선수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시미언과 시거는 1일 애리조나 방문경기로 열린 월드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서 텍사스가 자신들을 그렇게 원했던 이유를 증명해 보였다. 시미언은 팀이 1-0으로 앞서 가던 2회초 2사 1, 2루 기회에서 3-0을 만드는 2타점 3루타를 쳤다. 이어 시거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친 뒤 3루에 있던 시미언과 차례로 홈을 밟았다. 시미언 역시 7-0으로 앞서 가던 3회초 2사 2, 3루에서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에 10-0 리드를 안겼다. 텍사스는 결국 애리조나의 추격을 11-7로 뿌리치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갔다. 이제 남은 3경기 중 1경기만 더 이기면 텍사스는 1961년 워싱턴 세너터스로 창단한 뒤 62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텍사스는 이날 승리로 MLB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인 방문경기 10연승 기록도 이어갔다. 조나 하임(28)도 8회초에 솔로포를 터뜨린 텍사스는 이날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경기 홈런 기록(15경기)도 새로 썼다. 올해 마지막 MLB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월드시리즈 5차전은 2일 오전 9시 역시 애리조나 안방 체이스필드에서 열린다. 텍사스는 네이선 이발디(33), 애리조나는 잭 갤런(28)을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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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카드, 男프로배구 개막후 5연승 신바람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 우리카드가 개막 후 연승 기록을 ‘5’까지 늘렸다. 우리카드는 2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방문경기에서 한국전력에 3-0(25-18, 25-21, 25-23) 완승을 거뒀다. 2013∼2014시즌 창단한 우리카드는 이전까지 개막 후 3연승도 없던 팀이다. 우리카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건 2년 차 세터 한태준(19)이다. 한태준은 수원 수성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V리그 무대에 진출한 ‘고졸 세터’다. 지난 시즌 전체 세트(토스) 횟수가 170번밖에 되지 않았던 한태준은 이번 시즌에는 팀 주전을 맡아 특정 선수에게 쏠리지 않는 공격 조율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날도 마테이(27·오퍼짓 스파이커·15점), 김지한(24), 한성정(27·이상 아웃사이드 히터·이상 11점) 삼각편대를 고루 활용하면서 1시간 27분 만에 팀에 승리를 안겼다. 중앙에서도 박진우(33)가 8점, 잇세이(28·일본)가 6점을 보탰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미들 블로커가 늘 고민이었는데 아시아 쿼터로 잇세이를 뽑으면서 고민을 덜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잔실수가 없는 선수다. 잇세이 덕분에 팀이 더 탄탄해졌다”고 말했다. 여자부 대전 경기에서는 안방팀 정관장(옛 KGC인삼공사)이 현대건설을 3-0(25-22, 25-21, 25-16)으로 제압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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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모델 지망생에서 항저우 3관왕으로…韓 장애인 탁구 간판 서수연 [태극전사, 지에군]

    ‘지에군(結棍)’은 중국 항저우 지역 방언으로 ‘대단하다’ ‘강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온 한국 선수단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그 시절 키 크고 ‘예쁘다’는 말을 곧잘 듣던 소녀라면 흔히 그랬던 것처럼 서수연(37)도 ‘슈퍼모델’을 꿈꿨다.대학 새내기가 된 2004년 자세를 교정하려고 찾은 병원에서 ‘일자목이 심하다’면서 주사 치료를 권했다.서수연은 “주사액이 들어오는 순간 왼팔이 내 의지와 무관하게 튕겨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이 의료사고로 서수연은 척수에 문제가 생겨 ‘런웨이’를 걸을 수 없게 됐다.서수연은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찾아온 상실감과 절망감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그러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죽어야 할까’를 매일 고민했다”고 말했다.그때 탁구가 서수연을 찾아왔다.서수연은 “라켓을 잡고 있는 순간에는 그 어떤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서수연은 척수 장애 때문에 악력이 떨어져 물건을 오래 쥐고 있지 못한다.이 때문에 손과 라켓을 붕대로 묶은 채 2.75g짜리 탁구공을 때려야 한다.서수연은 “라켓이 묶여 있으면 공에 스핀을 걸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연습을 통해 많이 극복한 상태”라고 말했다.‘많이 극복한’ 정도가 아니다.서수연은 28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막을 내린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탁구 TT2 부문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서수연의 개인 첫 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서수연은 계속해 이미규(35)와 짝을 이뤄 여자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박진철(41)과 함께 혼합 복식 금메달도 합작했다.한국 탁구 선수가 장애인 아시안게임 3관왕을 차지한 건 서수연이 처음이다.비장애인 탁구와 마찬가지로 장애인 탁구에서도 중국이 강세다.서수연의 여자 단식 결승 상대였던 류징(劉靜·35)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東京)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때 금메달을 차지했던 선수다. 두 대회에서 모두 류징에게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서수연은 다른 곳도 아닌 ‘적진’에서 기어이 류징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서수연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립을 바꿨다. 적응하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돌아보니 옳은 선택이 됐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단식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단식에서 우승한 뒤로 경기가 잘 풀렸다”고 웃었다.한국은 서수연이 따낸 금메달 3개를 포함해 금 30개, 은 33개, 동메달 40개로 중국, 이란, 일본에 이어 종합 순위 4위를 차지했다.한국은 5년 전 자카르타 대회 때는 종합 순위 2위였지만 당시 금메달 12개를 땄던 볼링이 이번 대회 정식 종목에서 빠지면서 순위가 내려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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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황규인]9년 전 세월호 참사가 한국 스포츠에 남긴 것

    한국 수영(경영)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 6개, 은 6개, 동메달 10개를 가지고 돌아왔다. 금메달 수는 물론이고 전체 메달 숫자(22개)도 역대 최고 성적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불교에서는 ‘직접 원인’ 인(因)과 ‘간접 원인’ 연(緣)이 모두 있어야 어떤 일이 벌어진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우유는 특정한 온도와 습도가 맞을 때만 치즈로 변한다. 우유(인)만 있거나 발효 조건(연)만 있을 때는 치즈를 얻을 수 없다. 스포츠 역시 저변과 엘리트 시스템이라는 인과 연이 모두 갖춰졌을 때만 국제대회 성적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초등부 수영 등록 선수는 1596명이었다. 올해는 1.6배에 가까운 2484명으로 늘었다. 반면 수영과 함께 대표적인 기초 종목으로 꼽히는 육상은 10년 전 2167명에서 올해 2430명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나라에서 수영처럼 ‘돈이 되지 않는’ 종목 선수가 이 정도 늘어났을 때는 어떤 ‘사건’이 있었다고 보는 게 옳다. 초등부 수영 선수가 늘어난 건 세월호 참사(2014년) 이후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뒤 ‘생존 수영’을 가르치는 학교가 늘었고, 그러면서 수영에 재능이 있는 선수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게 된 거다. 때마침 대한수영연맹 집행부도 바뀌었다. 2021년부터 연맹을 이끌게 된 새 집행부는 엘리트 시스템 강화에 나섰다. 이전까지 한국 수영 대표 선수들은 “국제 무대 경험이 부족해 아쉽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이번 대회 때는 이런 말을 듣기가 쉽지 않았다. 정부에서 2019년 ‘풀뿌리 체육’ 담당인 국민생활체육회와 ‘엘리트 스포츠’를 관장하던 대한체육회를 통합한 것도 스포츠에 인과 연이 모두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합 체육회 초대 수장으로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을 맡고 있던 이기흥 회장(68)이 뽑힌 건 기막힌 인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회장은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일본에 추월당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일본이 (2021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엘리트 스포츠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등 엘리트 스포츠 중심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 흔히 부카쓰(部活)라고 부르는 학교 방과 후 활동을 통해 남녀 학생 가리지 않고 운동하는 나라가 됐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생활 체육이 흔들리면 여학생이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남학생은 뛰지 말라고 해도 어떻게든 뛰어노는 존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운동 부족에 시달리는 여학생 비율(97.2%)이 가장 높은 나라다. 그러니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부 경기에서 한국이 금메달 13개를 따는 동안 일본이 1.7배 많은 22개를 가져간 건 우연이 아니다. 남자부 금메달 숫자는 한국과 일본이 26개로 똑같았다. 생활 체육 없는 ‘엘리트 스포츠 타령’은 그저 공염불일 뿐이다.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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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직 소방관이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태극전사, 지에군]

    ‘지에군(结棍)’은 중국 항저우 지역 방언으로 ‘대단하다’ ‘강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한국 선수단의 장애인 아시안게임 선전을 기원합니다.마지막까지 누가 1위가 될지 알 수 없었다. 레이스 후반부터 선수 5명이 무리를 이뤄 달렸기에 사진 정밀 판독으로나 순위를 가릴 수 있을 상황. 10m 정도를 남겨놓고 한 명이 튀어나왔다. 다른 선수들이 추월하려 애썼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마지막에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 선수는 그밖에 없었다. ‘마스터스 사이클의 왕자’가 돌아왔다. 윤중헌(28·팀 수티스미스펠트)이 27일 강원 인제군 스피디움에서 열린 ‘투르 드 코리아(TDK) 2019 스페셜’ 첫날 56분 29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2019년 9월 28일자 동아일보 기사에 이렇게 등장했던 윤중헌은 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 소속으로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이다. 그렇다고 4년 사이에 장애를 얻은 건 아니다. 윤중헌은 시각장애인 선수 김정빈(31·하이브시스템)과 짝을 이뤄 이번 대회 ‘탠덤 사이클’ 부문에 참가했다. 탠덤 사이클은 비장애인 ‘파일럿’이 앞에 시각장애인 선수가 뒤에 타는 2인승 자전거다.김정빈-윤중헌 조는 대회 개막 이튿날인 23일 4000m 개인 추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었다. 이어 26일에는 18.5km 도로독주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2관왕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대회 사이클 마지막 경주일인 27일 69km 개인도로에서 1시간35분27초로 우승하면서 한국 사이클 선수로는 처음으로 장애인 아시안게임 3관왕을 차지했다.윤중헌은 “첫 번째 시상식 때는 벅차기만 했는데 세 번째 애국가를 들으니 훈련하며 고생한 순간들이 떠오른다. 같이 땀 흘리며 고생한 정빈 님에게 고맙다. 저를 파일럿으로 선택해주시고 잊지 못할 경험을 만들어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윤중헌은 동호회 동료 박찬종(33)이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뒤 장애인 사이클 선수로 재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탠덤 사이클 세계에 발을 들였다. 지난해 9월 왼쪽 다리를 절단한 뒤 장애인 전업 선수가 된 박찬종은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재활 일기’를 남겨 사이클 동호인들 심금을 울린 인물이다. 윤중헌은 “(박)찬종이 형 소개로 정빈 님을 만났다”라며 “탠덤 사이클을 알게 된 뒤 ‘정말 아름다운 동행이구나’라고 느꼈다”라고 말했다.윤중헌은 “(트랙보다) 도로는 변수가 많다. 짧은 코너가 있는가 하면 깊게 꺾이는 구간이 있고, 내리막에서 속도를 내거나 오르막에서 같이 댄싱(안장에서 일어나 페달을 밟는 것)을 해야 할 때도 있다”면서 “정빈 님이 몸으로 느끼기 전에 미리 인지할 수 있도록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김정빈은 “저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윤중헌의 말을) 들으면서 탄다. 그렇게 서로 맞춘다”라고 했다.윤중헌은 경기 남양주소방서에서 일하는 소방관이다. 원래는 자전거 숍 직원이었는데 “좀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다”며 소방관이 됐다. 윤중헌은 장애인 국가대표가 되면서 비번인 날을 쪼개 훈련하고 공가를 내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윤중헌은 김정빈과 호흡을 맞춰 6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도로독주에서 우승하며 국제대회 금메달을 처음 따낸 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장애인 사이클 역사를 새로 썼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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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텍사스, 방문경기서만 4승… 월드시리즈 첫 정상 도전

    텍사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정상을 가리는 월드시리즈에 선착했다. 텍사스는 24일 휴스턴 방문경기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최종 7차전에서 11-4로 승리했다. 텍사스가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따낸 건 2010, 201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텍사스는 아직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적은 없다. 텍사스는 이번 ALCS 때 휴스턴에서 열린 1, 2, 6, 7차전을 모두 따낸 반면 안방에서 열린 3∼5차전은 모두 내줬다. 7전 4승제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방문경기 4승으로 마무리한 건 텍사스가 MLB 역사상 두 번째다. 2019년 월드시리즈 때 워싱턴이 첫 사례를 남겼다. 당시 상대팀 역시 휴스턴이었다. 휴스턴은 올해 정규시즌 때도 안방경기 승률(0.481)이 방문경기(0.630) 때보다 떨어지는 팀이었다. ALCS 최우수선수(MVP)는 아돌리스 가르시아(30)에게 돌아갔다. 가르시아는 챔피언십시리즈 7경기에서 타율 0.357(28타수 10안타), 5홈런, 15타점을 올렸다. 가르시아는 5차전 6회말 역전 3점 홈런을 치고 나서 방망이를 내던지는 세리머니를 했다가 8회말 다음 타석에서 빈볼을 맞았다.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진 뒤 분위기가 휴스턴 쪽으로 넘어가면서 텍사스는 결국 4-5로 재역전패했다. 이후 이를 갈고 경기에 나선 가르시아는 6차전 9회초에 쐐기 만루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7차전 때도 홈런 두 방을 포함해 5타수 4안타 5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에서는 애리조나가 필라델피아를 5-1로 꺾으면서 승부를 최종 7차전까지 끌고 갔다. 한국프로야구 SK(현 SSG)에서 4년간 활약했던 메릴 켈리(35)가 애리조나 선발 투수로 나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25일 역시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7차전 승자가 27일부터 텍사스와 7전 4승제로 월드시리즈를 치른다. MLB 양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가 모두 7차전까지 열리는 건 2003, 2004, 2020년에 이어 올해가 네 번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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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육상 간판 유병훈, 100m부터 마라톤까지 종횡무진 [태극전사, 지에군]

    ‘지에군(结棍)’은 중국 항저우 지역 방언으로 ‘대단하다’ ‘강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한국 선수단의 장애인 아시안게임 선전을 기원합니다.비장애인 육상 선수가 올림픽 100m와 마라톤에 동시 도전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다. 장애인 육상 선수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국 육상 대표 유병훈(51·경북장애인체육회)은 2021년 열린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때 100m와 마라톤은 물론 400m, 800m까지 출전했다. 유병훈은 당시 “장애인 스포츠에서도 육상은 비인기 종목이다. 젊은 선수들은 육상이 힘든 종목이라고 생각해 도전하는 친구가 별로 없다”면서 “내가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유병훈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장애인 아시안게임 때는 100m와 800m만 참가한다. 대신 이번 대회가 끝나면 마라톤에 집중할 계획이다. 23일 선수촌에서 만난 유병훈은 “내려놓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도로만 달릴 거다. 내년 파리 패럴림픽 때도 트랙 종목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유병훈은 2002년 부산 대회 때부터 이번 대회까지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6회 연속 출전해 은 7개, 동메달 5개를 따냈다. 패럴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병훈은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고 싶지만 현실적인 목표는 은메달”이라며 “좋은 기억, 좋은 추억, 좋은 경험을 갖고 대표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병훈은 그러면서 “나도 운동을 통해 거듭났다”며 장애인들에게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했다. 유병훈은 “나는 원래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다. 그런데 운동하면서 성격이 달라졌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변했다”며 “장애는 선택할 수 없어도 장애 이후는 선택할 수 있다. 운동에는 삶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그리고 계속해 “국제 대회에 가보면 외국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게 참 부러웠다. 쉰 살이 넘어서도 계속 국가대표로 뛰는 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면서 “젊은 세대들이 육상에 많이 도전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마라톤은 사정이 더 열악하다. 국내에서 휠체어 마라톤 국제대회에 나설 만한 선수는 문자 그대로 ‘극소수’다. 유병훈은 “뉴욕 도쿄 런던 베를린 보스턴 시카고 등 세계 6대 메이저 대회에는 모두 휠체어 부문이 있다”면서 휠체어 마라톤 대회가 부족한 현실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유병훈은 “현재는 휠체어 장애인이 단거리를 할지, 마라톤을 할지 선택할 수 없는 환경”이라며 “마라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휠체어 장애인이 뛰고 싶은 종목을 찾아 도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 공동 취재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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