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기아가 29일(현지 시간)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2024 제다 국제 모터쇼(제다 모터쇼)’ 보도 발표회에서 브랜드 최초의 정통 픽업 ‘더 기아 타스만’을 공개했다. 타스만은 기아가 독자 개발해 내놓는 최초의 픽업트럭으로 한국에는 내년 상반기(1~6월) 출시될 예정이다. 이후 호주,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해외 시장으로 판매 지역을 넓혀간다는 게 기아의 방침이다.이날 처음 타스만을 공개한 기아는 “큰 차체에 강인함을 부각한 ‘정통 픽업’ 콘셉트로 디자인됐다”고 설명했다. 전장(차량 길이) 5410mm에 전고(차량 높이) 최대 1920mm에 달하는 타스만의 크기는 국산 픽업트럭 중에선 최상위에 달한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간판 모델인 KG모빌리티의 ‘렉스턴 스포츠’만 해도 전장과 전고은 각각 5095mm와 1870mm로 타스만 보다 적다.기아는 타스만을 통해 불모지에 가까운 국내 픽업트럭 시장 성장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3만8117대였던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지난해 1만7455대로 54.2% 떨어졌다. 기아는 타스만이 부진에 빠진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성장 동력을 마련해주는 한편, 호주, 중동, 아프리카 등 픽업트럭 신흥 시장으로 판매 지역을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송호성 기아 사장은 “타스만은 고객의 삶과 픽업의 가치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고자 한다”며 “탁월한 성능과 실용성, 진보적인 기능을 결합해 픽업트럭을 원하는 소비자와 소규모 사업자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펼쳐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주식 공개매수전이 압도적 승자 없이 막을 내렸다. 수조 원대의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고도 어느 한쪽도 의결권 있는 주식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양측의 지분 차이는 약 3%포인트에 불과해 당분간 장내 주식 추가 매수와 임시 주주총회 개최 여부 등을 놓고 2라운드 갈등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우군인 베인캐피털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진행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총주식의 11.26%인 233만1302주를 샀다. 이 중 의결권을 가진 주식은 베인캐피털이 매입한 1.41%(29만1272주)이며 고려아연이 매입한 자사주 9.85%(204만30주)는 소각될 예정이다. 애초 최 회장 측이 목표로 했던 지분 최대 20%(414만657주) 확보는 실패했다.의결권을 가진 주식만 따지면 최 회장 측의 우호 지분은 기존 33.99%에서 35.4%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14일 먼저 끝난 공개매수에서 5.34%를 확보한 영풍 측 우호 지분(38.47%)과의 격차가 4.48%포인트에서 3.07%포인트로 소폭 줄어든다. 어느 측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기에 양측은 우군 이탈을 막는 동시에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는 국민연금 설득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하고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에 대해)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고려아연 주가는 종가 기준 직전 영업일(25일) 125만3000원에서 28일 130만1000원까지 올랐다. 이번 분쟁으로 고려아연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돼 어느 측이 이겨도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영풍 측은 추천 이사 14명(사외이사 12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신규 선임 등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서를 고려아연 측에 발송했다. 현재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최 회장 측이 임시 주총 청구를 거부하면 영풍 측은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하는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 판결까지 몇 개월이 걸려 실제 주총 개최는 내년 초나 3월 정기 주총에 열릴 가능성도 나온다. 고려아연 측은 그 사이 자사주 12.25% 가운데 1.4%를 제3자 배정 등의 방식으로 의결권이 있는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종료 결과에 대해 “주주 다수가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MBK·영풍 측보다 주당 6만 원 더 많은 이익(공개매수가 차이)을 주주들에게 제공하면서 주주 환원 목표를 완수했다”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철저한 ‘인도화’. 23일(현지 시간) 오후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의 현대자동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만난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이 꼽은 성공의 비결이다. 현대차는 전날 인도 증시 상장으로 4조5000억 원을 확보했다. 인도 주식 시장 개장 이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다. 그만큼 인도에서 현대차의 인기가 높다는 얘기다. 인도가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공략은 쉽지 않았다. 현대차와 비슷한 시기 인도에 진출한 포드는 25년 만인 2021년 철수를 선언했다.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수익성 악화로 2017년 인도 시장에서 물러났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을 철저히 분석해 현지 문화와 환경 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폈다. 세단 위주였던 1998년, 인도 차량 전고(차량 높이)는 대부분 1500mm 정도였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를 과감히 바꿔 차량 높이를 6cm 높인 현지 전략형 경차 ‘상트로’를 그해 출시했다. 머리에 약 10cm 높이의 터번을 착용하는 현지 시크교도인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기존 차량들은 터번을 쓰고 탑승하면 차에 걸려 벗겨지기 일수였지만 현대차는 이 문제를 해소했다. 상트로 인기에 힘입어 현대차는 1999년 시장 점유율(전체 판매량 기준) 10.9%를 달성했다. 차량 높이를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상고(바닥부터 차체까지 높이)도 2cm 높였다. 인도는 아직 비포장 도로가 많고 포장된 도로 상태도 좋지 않다. 이 때문에 기존 차량을 그대로 이용할 경우 차량 하부 손상이 많다. 지상고를 높인 것은 인도의 도로 상황을 감안한 조치였다. 현대차는 소형 해치백(뒷좌석과 적재 공간이 합쳐져 있는 외형)과 차체가 낮은 세단이 대다수이던 인도에서 현지 최초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크레타’를 출시해 성공을 거뒀다. 직각 형태의 정통 SUV 모델만 즐비하던 인도 도심에서 곡선미를 강조한 크레타의 디자인은 현지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크레타에는 인도인들이 차량 내부에 복을 비는 불상 등 신상(神像)을 올려놓는다는 점도 반영했다. 차량 대시보드에 불상 등을 올려놓을 수 있는 ‘논슬립 패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불상을 올려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다. 인도인들의 문화를 세심하게 배려한 것이다. 인도의 대기질 지수(AQI)가 서울의 5배인 300을 넘기는 곳이 많다는 점도 감안했다. 2020년 현대차는 오염도가 높은 현지 대기질을 고려해 크레타에 팔걸이 일체형 공기청정기를 부착했다. 다른 브랜드들은 통상 5000만 원대 이상 고급 차종에 공기청정기를 적용했는데 2000만 원대 차량에 공기청정기를 탑재한 것은 사실상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지 문화를 반영한 이런 노력으로 크레타는 팬데믹으로 인도 시장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줄었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10만 대 이상 꾸준히 판매됐다. 크리파 샹카르 미슈라 현대차 인도법인 딜러 개발 총괄 책임자는 “다른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독립성이 떨어져 그때그때 인도 고객이 원하는 기능과 디자인 발굴에서 뒤처진다”며 “현대차는 최근 인도 주차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을 감안해 저가 모델 차량까지 후방 카메라 기능을 탑재하는 등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구르가온=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펼쳐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주식 공개매수전이 압도적 승자 없이 막을 내리게 됐다. 승자의 저주가 우려될 정도로 수조 원대의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고도 어느 한쪽도 의결권 있는 주식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3%포인트에 불과해 당분간 장내 주식 추가매수와 임시 주주총회 개최 여부 등을 놓고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우군인 베인캐피털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진행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총주식의 11.26%인 233만 1302주를 샀다. 이중 의결권을 가진 주식은 베인캐피털이 매입한 1.41%(29만1272주)로 고려아연이 매입한 자사주 9.85%(204만30주)는 소각될 예정이다.의결권을 가진 주식만 따지면 최 회장 측의 우호 지분율은 기존 33.99%에서 35.41%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14일 먼저 끝난 공개매수에서 5.34%를 확보한 영풍 측 우호 지분율(38.47%)과의 격차가 4.48%포인트에서 3.07%포인트로 소폭 줄어든다.애초 최 회장 측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측의 매수가(주당 66만원→ 75만원 → 83만원)보다 높은 89만원을 제시해 상대방의 공개매수를 저지한다는 계획이었다. 최대 20%(414만657주)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목표치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영풍 측이 약간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당분간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이 이번에 확보한 자사주(9.85%)를 소각하면 영풍 측과 고려아연 측의 지분율은 각각 42%와 40%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영풍 측은 △신규 이사 선임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등 두 개 안건 처리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서를 고려아연 측에 발송했다. 영풍 측이 추천하는 이사 14명(사외이사 12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을 신규 선임하고, 이사회에 의사결정권과 집행, 감독권이 집중된 현 지배 구조를 분산시키기 위해 대표 이사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현재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최 회장 측이 임시 주총 청구를 거부하면 영풍 측은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하는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 판결까지 몇 개월이 걸려 실제 주총 개최는 내년 초나 3월 정기 주총에 열릴 가능성도 나온다. 고려아연 측은 현재 추가로 확보한 지분까지 총 12.25%인 자사주 가운데 1.4%를 제삼자 배정 등의 방식으로 의결권이 있는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공개 매수 종료 결과에 대해 “이번 청약 결과를 통해 주주 다수가 최윤범 회장 개인의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기존에 알려진 우호 지분 외에도 추가로 ‘숨은 우호 지분’을 1% 정도 늘릴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지분율 격차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철저한 ‘인도화’. 23일(현지 시간) 오후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의 현대자동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만난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 부사장이 꼽은 성공의 비결이다. 현대차는 전날 인도 증시 상장으로 4조5000억 원을 확보했다. 인도 주식 시장 개장 이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다. 그만큼 인도에서 현대차의 인기가 높다는 얘기다. 인도가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공략은 쉽지 않았다. 현대차와 비슷한 시기 인도에 진출한 포드는 25년 만인 2021년 철수를 선언했다.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수익성 악화로 2017년 인도 시장에서 물러났다.현대차는 인도 시장을 철저히 분석해 현지 문화와 환경 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했다. 세단 위주였던 당시 인도 차량 전고(차량 높이)는 대부분 1500mm 정도였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를 과감히 바꿔 차량 높이를 6cm 높인 현지 전략형 경차 ‘상트로’를 출시했다. 머리에 약 10cm 높이의 터번을 착용하는 현지 시크교도인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기존 차량들은 터번을 쓰고 차량을 탑승하면 차에 걸려 벗겨지기 일수였지만 현대차는 이를 해소했다. 상트로 인기에 힘입어 현대차는 1999년 시장 점유율(전체 판매량 기준) 10.9%를 달성했다.차량 높이를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상고(바닥부터 자체까지 높이)도 2cm 높였다. 인도는 아직 비포장 도로가 많고 포장된 도로 상태도 좋지 않다. 이 때문에 기존 차량을 그대로 이용할 경우 차량 하부 손상이 많다. 지상고를 높인 것은 인도의 도로 상황을 감안한 조치였다. 현대차는 소형 해치백(뒷좌석과 적재 공간이 합쳐져 있는 외형)과 차체가 낮은 세단이 대다수던 인도에서 현지 최초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크레타’를 출시해 성공을 거뒀다. 직각 형태의 정통 SUV 모델만 즐비하던 인도 도심에서 곡선미를 강조한 크레타의 디자인은 현지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크레타에는 인도인들이 차량 내부에 복을 비는 불상 등 신상(神像)을 올려 놓는다는 점도 반영했다. 차량 대시보드에 불상 등을 올려 놓을 수 있는 ‘논슬립 패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불상을 올려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다. 인도인들의 문화를 세심하게 배려한 것이다. 인도의 대기질 지수(AQI)가 서울의 5배인 300을 넘기는 곳이 많다는 점도 감안했다. 2020년 현대차는 오염도가 높은 현지 대기질을 고려해 크레타에 팔걸이 일체형 공기청정기를 부착했다. 다른 브랜드들은 통상 5000만 원 대 이상 고급 차종에 공기청정기를 적용했는데 2000만 원 대 차량에 공기청정기를 탑재한 것은 사실상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지 문화를 반영한 이런 노력으로 크레타는 팬데믹으로 인도 시장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줄었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10만대 이상 꾸준히 판매됐다.크리팟 샤카르 미스랴(Kripa Shankar Mishra·인도) 현대차 인도법인 딜러 개발 총괄 책임자는 “다른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독립성이 떨어져 그때그때 인도 고객이 원하는 기능과 디자인 발굴에서 뒤처진다”며 “현대차는 최근 인도 주차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을 감안해 저가 모델 차량까지 후방 카메라 기능을 탑재하는 등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구르가온=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기아가 3분기(7~9월)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3조 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경영 실적으로는 매출이 사상 최초로 100조 원을 넘어서 최대 1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기아는 3분기 영업 실적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6% 증가한 2조 8813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26조 5199억원)과 순이익(2조2679억원)도 각각 3.8%, 2.1%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매출, 순이익 모두 기아의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고치를 나타낸 2분기(3~6월) 13.2%에 비해 약간 하락한 10.9%를 나타냈지만, 8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나타내며 고수익 행보를 이어갔다.기아는 고금리 등에 따른 수요 감소로 판매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이런 호실적을 거두는 저력을 보였다.이 기간 기아의 국내외 판매량은 1.9% 줄어든 76만 3639대. 국내(12만 5191대)가 6.7% 해외(63만 8502대)가 0.8%가 감소했다. 국내에선 고금리와 실물경제 부진으로 산업 수요가 3.6% 줄고, 오토랜드 화성의 신차(픽업트럭 타스만) 생산 설비 공사에 따른 가동 중단의 악영향이 컸다. 해외에선 북미와 인도, 아프리카·중동, 아시아·태평양에선 판매량이 늘었지만, 중국과 러시아, 중남미 지역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전체적으로 ‘역성장’을 나타냈다.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판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등 하이브리드 차종 판매량 확대 등에 힘입어 3.6% 증가한 15만 5000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5%포인트 상승한 21%를 나타냈다.기아는 “엔진 보증 기간 연장에 따른 일회성 품질비용(충담금) 6310억 원이 발생했음에도 고수익 차종 판매량 증가와 원자재가 하락, 우호적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충당금을 배제하면 영업이익률은 2분기 수치와 같은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연초에 밝혔던 연간 실적 전망치를 끌어올려 ‘역대급’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기아는 △매출액 105~110조원(기존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12조8000억원~13조2000억원(기존 12조원) △영업이익률은 12% 이상으로(기존 11.9%) 상향했다.기아는 “3분기까지 사업계획 목표치를 초과 달성함에 따라 올해 초 밝혔던 주주가치 제고 방안 중 하나였던 자사주 소각을 추가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아는 상반기(1~6월) 매입했던 5000억 규모의 자사주 중 50%(218만5786주)를 5월에 소각했으며 연말까지 잔여 50%(218만5785주)를 추가로 소각할 예정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차 ‘14억명 시장’ 인도증시 상장… 4.5조원 자금 조달현대자동차가 인도 주식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차는 22일 현대차 인도법인(HMIL) 기업공개(IPO)를 통해 33억 달러(약 4조5000억 원)를 확보했다. 인도 증시 사상 최고액이다. 현대차는 이 자금을 인도 시장 1위 달성을 위해 재투자할 방침이다.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인도 시장을 석권해 중국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도는 미래”라고 강조했다.》현대자동차가 ‘넥스트 차이나’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의 주식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기업공개(IPO)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가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금액은 33억 달러(약 4조5000억 원)로 인도 증시 사상 최고액이다. 올해 아시아 증시 IPO 중에서도 최대다. 현대차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인도에 재투자해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마루티스즈키를 뛰어넘겠다는 계획이다. ● 현대차 인도법인 기업가치 26조 원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22일(현지 시간) 오전 10시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상장식을 열고 본격적인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사장, 인도 증권거래소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진출 이후 인도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며 “1996년 인도 첫 모델 상트로를 출시한 후 지금까지 기대 이상의 여정이 이어졌고, 이제 여정의 다음 장을 쓰게 될 것을 생각하니 즐겁다”고 말했다. 이번 IPO는 신주 발행 없이 현대차가 보유한 인도 법인 지분 17.5%(1억4200만 주)를 공개 매각하는 방식으로 15∼17일 청약이 이뤄졌다. 청약은 공모 주식 수의 2.39배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기업가치는 190억 달러(약 26조 원)까지 치솟았다. 49조 원대(21일 종가 기준)인 한국 본사 시가총액의 절반에 육박한다. 현대차는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를 전략적 수출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IPO 이후 신제품 개발과 첨단 기술 및 연구개발(R&D) 역량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인도에서 100만 대 생산 체제 구축현대차는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에서 최근 10년간(2014∼2024년) 시장 점유율이 11%에서 1%로 급락했다. 반면 인도는 중국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인도는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최대 인구 대국(14억 명)에 올랐다. 인도 현지 매체 더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인도 경제는 매년 7% 이상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외에도 LG전자, CJ대한통운 등이 인도를 주목하면서 현지 법인을 인도 증시에 상장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 시장은 더 주목할 만하다. 전년 동기 대비 자동차 시장 성장률은 2022년 22.9%, 2023년 8.2%로 시장 확장세가 크다. 게다가 아직 인도의 자동차 보급률은 인구 1000명당 34명 수준에 머물고 있어 추가 성장의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첸나이 1·2공장을 기반으로 구축된 현 82만4000대 생산 체제에서 ‘100만 대 생산 체제’로 현지 생산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8월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있던 제너럴모터스(GM)의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해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시설 정비에 들어갔다. 현재 인도 시장 1위인 마루티스즈키와의 판매량 격차는 현대차와 기아를 합해도 67만 대까지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인도에서의 생산량 증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지 직접 생산을 위한 인도 공급망 구축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인도는 제조업 육성 차원에서 자동차엔 최대 100%, 자동차 부품엔 18∼28%에 이르는 수입 관세를 부과한다. 차량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지 부품 조달이 필수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최근 4년간 약 1300개의 부품을 수입에서 현지 수급으로 전환했다. 앞서 4월 현대차는 인도의 배터리 전문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와 협약을 체결하며 인도에 배터리팩 공급망을 갖추기 위한 준비 작업에도 들어갔다. 현대차의 이 같은 움직임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주도하는 제조업 육성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도 이어져 있다. 정 회장은 “인도가 곧 미래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인도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R&D 역량을 확장했다”며 “그 결과 2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기술의 선구자가 되기 위한 현대차의 노력이 이곳, 인도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뭄바이=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인도 모빌리티 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1일(현지 시간) 인도 델리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모디 총리와 면담을 진행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인도법인의 인도 증권시장 상장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를 방문 중이었다. 정 회장은 이번 면담에서 “현대차그룹은 인도 국민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현지에서 28년 이상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고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사로 자리매김했다”며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 ‘빅시트 바라트(발전된 인도) 2047’ 비전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에서 전기차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충전망 설치, 부품 현지화 등 인도 EV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며 “인도기술연구소에서 인도 현지 개발 완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소형차 개발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고 연구개발(R&D) 우수 인력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지난해 인수해 현재는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인 인도 푸네 공장과 관련해서는 “현대차에 있어 의미가 큰 거점이 될 것”이라며 모디 총리를 내년 하반기(7∼12월)에 있을 공장 준공식에 초청했다. 정 회장은 이날 취재진을 만나 모디 총리와의 면담과 관련해 “IPO(기업공개)와 관련해 궁금해하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IPO를 통해서 생긴 자원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인도) 정부에서도 (현대차에 대해) 관심 있게 보고 있고 지원을 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뭄바이=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가 ‘넥스트 차이나’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의 주식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기업공개(IPO)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가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금액은 33억 달러(약 4조5000억 원)로 인도 증시 사상 최고액이다. 올해 아시아 증시 IPO 중에서도 최대다. 현대차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인도에 재투자 해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마루티스즈키를 뛰어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인도법인 기업가치 26조 원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22일(현지 시간) 오전 10시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상장식을 열고 본격적인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사장, 인도 증권거래소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진출 이후 인도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며 “1996년 인도 첫 모델 상트로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기대 이상의 여정이 이어졌고 이제 여정의 다음 장을 쓰게 될 것을 생각하니 즐겁다”고 말했다. 이번 IPO는 신주 발행 없이 현대차가 보유한 인도 법인 지분 17.5%(1억4200만주)를 공개 매각하는 방식으로 15~17일 청약이 이뤄졌다. 청약은 공모 주식수의 2.39배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기업가치는 190억 달러(약 26조 원)까지 치솟았다. 49조 원대(21일 종가 기준)인 한국 본사 시가총액의 절반에 육박한다.현대차는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를 전략적 수출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IPO 이후 신제품 개발과 첨단 기술 및 연구개발(R&D) 역량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인도에서 100만대 생산 체제 구축현대차는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에서 최근 10년 간(2014년~2024년) 시장 점유율이 11%에서 1%로 급락했다.반면 인도는 중국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인도는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최대 인구 대국(14억 명)에 올랐다. 인도 현지 매체 더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인도 경제는 매년 7% 이상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외에도 LG전자, CJ대한통운 등이 인도를 주목하면서 현지 법인을 인도 증시에 상장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 시장은 더 주목할 만 하다. 전년 동기 대비 자동차 시장 성장률은 2022년 22.9%, 2023년 8.2%로 시장 확장세가 크다. 게다가 아직 인도의 자동차 보급률은 인구 1000명당 34명 수준에 머물고 있어 추가 성장의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첸나이 1·2공장을 기반으로 구축된 현 82만 4000대 생산 체제에서 ‘100만대 생산체제’로 현지 생산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8월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있던 제너럴모터스(GM)의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해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시설 정비에 들어갔다. 현재 인도 시장 1위인 마루티스즈키와 판매량 격차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해도 67만 대까지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인도에서 생산량 증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지 직접 생산을 위한 인도 공급망 구축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인도는 제조업 육성 차원에서 자동차엔 최대 100%, 자동차 부품엔 18~28%에 이르는 수입 관세를 부과한다. 차량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지 부품 조달이 필수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최근 4년간 약 1300개 부품을 수입에서 현지 수급으로 전환했다. 앞서 4월 현대차는 인도의 배터리 전문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와 협약을 체결하며 인도에 배터리팩 공급망을 갖추기 위한 준비 작업에도 들어갔다. 현대차의 이같은 움직임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주도하는 제조업 육성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과도 이어져 있다. 정 회장은 “인도가 곧 미래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인도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연구개발(R&D) 역량을 확장했다”며 “그 결과 2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기술의 선구자가 되기 위한 현대차의 노력이 이곳, 인도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뭄바이=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2일 신청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 금지 가처분 소송 첫 심리가 18일 열렸다. 지분 싸움에서 영풍이 소폭 우위에 선 가운데 고려아연의 추가 지분 확보 여부가 이번 재판에 달려 있어 경영권 분쟁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가 주재한 심리에서 양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는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이라는 영풍·MBK의 주장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고려아연이 3조6000억여 원 규모의 자사주를 4일부터 23일까지 공개 매수하겠다고 하자, 이를 막아 달라는 취지로 영풍 측이 신청한 건이다. 재판부는 고려아연의 공개 매수 기간이 23일까지인 것을 고려해 21일까지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가처분의 쟁점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공개 매수가 배임인지, 주주 이익 보호인지 여부다. 영풍 측은 대규모 자본을 빌려 높은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영풍 측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을 위해 마련한 차입금 규모가 2조5000억 원대로, 고려아연의 순자산은 30% 가까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이번 공개 매수가 외부 세력(MBK)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맞서 기업 가치와 주주 이익을 보호할 유일한 경영권 방어 행위라고 맞선다. 고려아연 측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게 돼 결과적으로 (주식 가치 상승으로) 주주들에게도 이익”이라고 했다. 이번 판결은 고려아연 측의 추가 지분 확보 여부가 달려 있어 향후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끝난 공개 매수에서 영풍·MBK 연합이 5.34%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총 38.47%로 고려아연 측(백기사 추정 지분 포함) 지분 34%보다 약간 높아진 상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2일 신청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금지 가처분 소송 첫 심리가 18일 열렸다. 지분율 싸움에서 영풍이 소폭 우위에 선 가운데 고려아연의 추가 지분 확보 여부가 이번 재판에 달려 있어 경영권 분쟁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가 주재한 심리에서 양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 이라는 영풍·MBK의 주장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고려아연이 3조 6000억여 원 규모의 자사주를 4일부터 23일까지 공개 매수하겠다고 하자, 이를 막아 달라는 취지로 영풍 측이 신청한 건이다. 재판부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기간이 23일까지인 것을 고려해 21일까지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이번 가처분의 쟁점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공개 매수가 배임인지, 주주이익 보호인지 여부다. 영풍 측은 대규모 자본을 빌려 높은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영풍 측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을 위해 마련한 차입금 규모가 2조 5000억 원대로 고려아연 순자산은 30% 가까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이번 공개 매수가 외부 세력(MBK)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맞서 기업 가치와 주주 이익을 보호할 유일한 경영권 방어 행위라고 맞선다. 고려아연 측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한 뒤 전략 소각하게 돼 결과적으로 (주식 가치 상승으로)주주들에게도 이익”이라고 했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 측의 추가 지분 확보 여부가 달려 있어 향후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4일 끝난 공개 매수에서 영풍·MBK 연합이 5.34%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총 38.47%로 고려아연 측(백기사 추정 지분 포함) 지분율 34%보다 약간 높아진 상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가 2020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도요타의 인공지능(AI)·자동차 연구기관 ‘도요타 리서치 연구소(TRI)’와 연구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6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번 협력으로 양사는 TRI의 대형행동모델(LBM)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로봇을 활용해 범용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로봇개로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폿’,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창고·물류시설에 특화한 로봇 ‘스트레치’ 등을 개발한 로봇 제작사다. TRI는 지난해 9월 로봇이 여러 업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로봇용 AI 모델인 LBM을 공개했다. 학습 데이터를 토대로 로봇의 행동과 서비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언어 모델이다. 두 회사는 AI로 훈련한 로봇의 사용 사례도 연구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선보인 테슬라와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두 회사가 함께 모여 복잡한 과제를 해결하고 유용한 로봇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TRI의 길 프랫 수석과학자는 “양사의 최종 목표는 로봇을 공장 제조라인에 투입하고, 가정에서 노인 돌봄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의 주가 시세조종 행위를 조사해 달라며 금융 당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특정 시간에 고려아연 주가를 떨어뜨려 주주들이 시세보다 높은 MBK 측의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17일 고려아연은 “MBK 측이 고려아연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MBK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한 의혹이 있다”며 진정서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80만 원에서 시작했다. 오후 1시경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제시한 공개 매수가 83만 원에 근접했지만 이후 급락한 뒤 79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당시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후 특정 시간대에 여러 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측은 “이미 금융감독원이 시세조종·시장교란 여부를 들여다보기로 밝힌 상황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공개매수에 110만 주 이상 청약이 들어온 것은 주주들이 그만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에게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이 세계철강협회 집행위원으로 선임돼 세계 철강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행보에 나선다. 포스코는 장 회장이 13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사흘간 열린 세계철강협회 하반기(7∼12월) 정기회의에서 신임 집행위원에 선임됐다고 16일 밝혔다. 전 세계 155개 회원사가 활동하는 세계철강협회는 철강 산업의 이해와 이익 증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 장 회장이 선임된 집행위원은 저탄소 기술 및 제품 개발, 환경, 안전 등 세계철강협회 운영 정책과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임기는 3년이다. 장 회장은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각국 철강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수소환원제철 공동 연구개발(R&D) 프로그램, 탄소포집저장(CCS) 프로젝트, 탄소배출량 측정 기준의 글로벌 표준화, 미래 자율주행 차체 개발 프로젝트 등 글로벌 철강 현안과 협회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장 회장은 “철강 산업의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선 공평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저탄소 철강 제조 방법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며 “협회 주도로 추진 중인 탄소배출량 측정 방식의 글로벌 표준화를 보다 속도감 있게 실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포스코는 세계철강협회가 주관하는 스틸리어워드 시상식 6개 부문 중 3개 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기술혁신 부문에선 친환경 자동차 강판 솔루션 기술인 ‘포스젯’,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선 광고 캠페인 ‘판타스틸’, 교육·훈련 부문에서는 직원의 혁신 마인드 내재화를 위한 ‘QSS 교육 과정’ 등이 선정됐다. 포스코가 스틸리어워드에서 3개 부문을 동시 석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무인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공개하며 로보택시 시장에 불을 지폈다. 15일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로보택시를 포함해 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2024년 2070억4000만 달러(약 282조1334억 원)에서 2030년 1조2272억 달러(약 1671조6918억 원)로 연평균 3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이 크게 앞서가고 있고 한국은 규제에 막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로보택시는 미국자동차기술협회(SAE) 기준 총 6단계로 이뤄진 자율주행 단계(레벨)에서 4단계(특정 구간 운전자 없이 운행) 이상의 기술이 적용되는 운송 차량을 말한다. 현재까지는 미국과 중국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독일의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의 국가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 전망치에서 미국과 중국은 각각 2024년 97억 달러와 33억3000만 달러를 나타내며 세계 1,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샌프란시스코가 지난해 8월 심야에만 운행하도록 한 로보택시를 규제를 풀어 24시간 확대 운행토록 했다. 로보택시 업체 웨이모는 7월 기준 유료 승차 건수가 10만 건을 넘어섰다. 중국도 2019년 인구 1000만 명 도시 우한 전체를 자율주행 시범단지로 지정했다. 지난해까지 우한에서만 로보택시 탑승 건수는 73만2000건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운행 데이터를 확보했다. 중국은 시범단지를 사실상 ‘규제 프리’ 지역으로 정해 업체들이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를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로보택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대자동차가 2022년 6월부터 서울 강남 일대에서 차량 100여 대를 투입해 무료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지만 지난해 6월 운영이 중단됐다. 현대차와 정부 측이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강화된 규제에 따른 기술 보완이 어려웠던 점도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국내 자율주행 차량 업계에서는 규제와 지원 미비를 호소하고 있다. 노인보호구역이나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율주행 기능으로 달리다가도 해당 구역에 진입하면 운전석에 앉아 있던 안전요원이 넘겨받아 운전을 해야 한다. 보행자 안전을 위한 조치이긴 하지만 자율주행 활용이 곳곳에서 제한되는 상황이 연출된다. 경제적 지원도 미비하다. 현재 자율주행차 제작업자는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고 있다. 게다가 현재 규정상 자율주행차도 반드시 운전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절약되지 않는다는 점도 애로 사항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레벨4 자율주행차 시험성능인증에 필요한 장소를 찾기 힘든 실정”이라며 “무엇보다 관련 기술 인력이 부족해 이를 충원하는 문제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비식별화법’으로 모자이크 처리된 보행자 정보만 수집할 수 있어 4단계 이상 자율주행차 구현에 필요한 ‘아이콘택트 기술(보행자가 차량 접근을 인지했는지 확인)’을 개발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14일 종료된 공개 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주식을 5% 이상 확보했다. 본래 목표치인 14.61%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기존 주식까지 합쳐 약 40%에 육박하는 의결권을 확보했다. 영풍-MBK 측은 우위에 선 의결권을 앞세워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이사진 물갈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최 회장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자사주 공개 매수 전략 수정이나 추가적으로 우군 섭외 등을 고심해야 할 상황을 맞이했다.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 전체 주식의 5.34%(약 110만 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영풍-MBK 연합은 해당 주식을 1주당 83만 원에 매입한다. 최 회장 측이 제시한 공개 매수가(89만 원)보다 낮지만 마감일이 빠른 영풍-MBK 연합으로 상당수 투자자가 몰린 것이다. 이로써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은 기존 보유분(33.13%)에 이날 확보분을 더해 38.47%가 됐다. 최 회장 측이 보유한 주식(33.99%)을 일단 앞섰다. 만약 최 회장 측이 현재 진행 중인 자사주 공개 매수 목표량(414만 주)을 달성한다면 영풍-MBK 연합은 의결권 기준으로 약 48%에 달하는 지분을 갖게 된다. 최 회장 측이 시장에 나온 주식들을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로 편입시키면, 의결권 있는 주식의 전체 모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우군인 베인캐피털과 함께 23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최대 20.0%가량 공개 매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의결권 있는 주식은 베인캐피털이 공개 매수에 나선 2.5%뿐이다. 고려아연이 공개 매수하는 약 17.5%는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로 편입된다. 최 회장 측이 공개 매수 목표를 달성할 경우 최 회장 측은 의결권 있는 주식 최대 36.49%를 확보하게 된다. 영풍-MBK 연합에 의결권 대결에서 밀리게 된다. 의결권 우위를 바탕으로 영풍-MBK 연합이 다음 달 곧바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진 13명 중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모두가 최 회장 측 인물이다. 영풍-MBK 연합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대결을 펼쳐 이사진 물갈이를 노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최 회장 측이 가진 고려아연 경영권이 영풍-MBK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 영풍-MBK 연합은 입장문을 통해 “오늘은 한국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게 될 것”이라며 “최윤범 회장 측이 진행하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 매수가 중단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은 전략 변화를 고심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미 5% 이상의 주식이 영풍-MBK 연합 측으로 넘어간 만큼 앞으로 의결권 있는 주식 모집을 늘려야 한다. 우군인 베인캐피털이 사들이는 주식을 늘리거나, 최 회장 측이 사재를 털어 개인 주식을 늘리는 방법 등이 있다. 기존 주주들 중에서 추가적인 우호 세력을 찾는 방법도 있다. 최 회장 측은 입장문을 발표해 “상대가 제시한 목표치(발행 주식 총수의 14.61%)에는 미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후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로 취임 4년을 맞이한다.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 상승하는 등 약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완성차 ‘빅 3’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그간 정 회장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공급망 붕괴 위기 당시 적극적인 부품 수급 행보를 보이며 이 시기 현대차그룹 판매량 기준으로 글로벌 완성차 5위에서 3위 브랜드로 도약했다. 전기차 시장에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불어닥친 최근에도 견조한 친환경차 판매 실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를 극복하는 것과 동시에 자율주행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13일 동아일보가 정 회장의 2020년 10월 취임사와 4번의 신년사(2021∼2024년)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를 분석한 결과 ‘고객·인류’(55회), ‘안전·품질’(38회), ‘미래’(38회), ‘변화’(23회), ‘성장’(30회) 등이었다. 고객을 넘어 인류 전체에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미래 비전이 담긴 것이다. 정 회장은 올해 경기 광명 기아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신년회에서도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하는 한 해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제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변화에 속도를 내면서도 호실적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1∼6월) 합산 영업이익률 10.7%로 글로벌 ‘톱 5’ 완성차 업체 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 또한 각각 139조4599억 원, 14조9059억 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 기록이다. 이 기간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하고도 현대차의 레저용차량(RV)과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은 전체의 60%를 넘어서는 등 고수익 차량으로 판매 체질 개선을 하며 이뤄낸 성과로 풀이된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부문에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6만18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9%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2022년 아이오닉5, 작년 아이오닉6, 올해 EV9까지 ‘세계 올해의 차’를 3년 연속 석권하는 등 전기차의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게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세계 완성차 브랜드 중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혼다에 이어 네 번째로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S&P, 무디스, 피치)로부터 모두 A 등급을 받기도 했다. 정 회장에게 남겨진 과제는 미래 신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성장 로드맵을 구축하는 것이다. 당장 11월 미국 대선과 중동 전쟁 등 급변하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전기차 화재로 화두로 떠오른 배터리 안전 문제에 대응하면서 캐즘 이후를 대비하는 것도 숙제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으로서 그룹 부품 계열사 이외에 자동차 제조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제조 혁신의 마중물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미중 간 패권 경쟁 속에서 전기차 투자와 협력 관계 구축 등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떤 기업과 어떤 방식으로 손을 잡고 나갈지 현대차그룹으로선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퓨처엠이 12일 포항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전용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처음 출하했다고 13일 밝혔다. NCA 양극재는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높아 주로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에 쓰인다. 포항에서 하이니켈(니켈 함량이 88%) NCA 양극재의 생산이 본격화하면서 포스코퓨처엠의 ‘고부가가치 양극재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포스코퓨처엠은 “고객사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으로 예정돼 있던 포항 NCA 양극재 전용 공장의 가동 시점을 약 3개월 앞당겼다”며 “연산 3만 t(톤) 규모의 포항 공장이 가동되면서 대규모 수주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양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연산 3만 t 양극재는 전기차 30만 대(60kWh 배터리 탑재 기준)에 들어갈 수 있는 분량이다. 이전까지 포스코퓨처엠은 2023년 1월 삼성SDI와 약 40조 원의 공급계약을 맺고 광양 공장 일부 라인을 활용해 NCA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었다. 이번 포항 공장 가동에 이어 광양에도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연산 5만2500t의 NCA 양극재 전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연산 8만2500t의 NCA 양극재 생산 체제가 갖춰진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2026년까지 포항에는 연산 10만6000t(NCA 포함), 광양에는 14만2500t의 생산공장을 완성해 총 24만8500t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상반기(1∼6월) 국내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총액 인상률이 1년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성과급 등 특별급여 축소 영향이 컸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규모 및 업종별 임금 인상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404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인상률만 놓고 보면 지난해 상반기 2.9%와 비교해 0.7%포인트 하락했다. 경기 둔화와 기업의 수익성 약화에 따른 특별급여 감소가 주된 배경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인상률을 급여 종류별로 보면 정액급여가 3.5% 인상됐지만, 특별급여는 5.7% 줄었다. 특히 300인 이상 사업체(대기업)에서 특별급여 감소 폭이 커 전체 임금 수준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중고차 수출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중고차가 잘 팔리는 것은 신차 수출이 증가한 데 따른 낙수 효과로 분석된다. 신차가 잘 팔리면서 중고차 인지도가 동반 상승했고, 부품 수급이 원활해졌으며 여기에 중국 차 대비 높은 품질 경쟁력까지 더해졌다.1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중고차의 수출액(HS코드 기준)은 47억4332만4000달러(약 6조4000억 원)로 2014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올해 1∼8월 누적 수출액 또한 전년 동기보다 3% 증가한 32억7299만3000달러(약 4조4146억 원)였다. 월평균 수출액이 5500억 원 이상인 지금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지난해 기록을 넘어 6조6000억 원 이상의 수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국 중고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예멘 등 중동 국가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옛 소련 국가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 소속 국가들이 주요 수출 무대로 꼽힌다. 이 지역 출신 바이어가 직접 한국에 수출 상사(商社)를 차리고 국내 중고차 경매장에서 차량을 구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7일 오전 경기 안성 롯데렌탈의 중고차 경매장인 롯데오토옥션. 국내 연간 중고차 경매 물량의 약 16%(2023년 연간 기준)를 처리하는 이곳에선 이날 오후 경매를 앞두고 해외 바이어들이 경매 차량을 주차하는 출품장을 돌며 미리 점찍어 둔 중고차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롯데오토옥션은 전주 금요일까지 경매 물품 등록, 차량 성능 검사 및 세차 과정을 거쳐 매주 월요일 오후 경매를 실시한다. 경매장에서 만난 바라카트 씨(55)는 수출입 관세가 없는 자국 요르단을 거쳐 중동 지역 곳곳으로 중고차를 유통하고 있다. 이 일을 한 지 올해로 20년째인 그는 “한국 자동차 위상이 높아지고, 중고차 유통 시스템이 선진화됐음을 실감한다”며 “성능 좋은 차는 사우디와 같은 중동의 부유국에, ‘가성비’ 차량은 아프리카 지역으로 나눠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경매에는 보통 매주 500개 회원사(명)가 참여하는데 팬데믹 이후 모바일 등 온라인으로 경매에 참여하는 곳이 늘면서 경매 현장에 참석하는 인원은 100여 명이 채 안 될 만큼 적어졌다. 이 중 바라카트 씨와 같은 수출업체 직원들이 주로 경매장을 찾는다. 8월 말 기준 롯데오토옥션에 ‘수출업체’로 등록된 업체 비중은 29.6%로 2020년 14.6%보다 15%포인트 늘었다. CIS를 상대로 중고차 수출 업무를 하는 키르기스스탄 국적의 바티르 씨(31)는 “동료 서너 명과 함께 경매장에 온다. 그들 모두 중동 국가 소속으로 고려인과 CIS 국적인 사람도 많다”고 했다. 국내 경매장이 해외 중고차 유통상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중고차 수출을 담당하는 권혁민 케이제이트레이딩 대표는 “만약 가격 경쟁력만 따졌다면 중국 중고차를 선택할 것”이라며 “하지만 품질 부분에서 한국 중고차의 경쟁력이 중국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영화 한국중고차수출조합 회장은 “한국 자동차의 해외 판매량이 늘면서 수리를 할 때 부품 수급이 원활해진 면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한국 중고차에) 기본으로 탑재된 옵션 사항(편의 품목)도 좋아 신차와 함께 수출 호실적을 내고 있다”고 했다.안성=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