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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이 매년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혁신과 리더십을 발휘한 기업·인물을 시상하는 ‘오토모티브 드라이브’에서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사진)이 ‘비전 리더’에 선정됐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 수석부회장은 비전 리더 부문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요하임 매스 발레오 브레인 디비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공동 수상했다. SK온은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중 처음으로 ‘배출 감축’ 부문을 수상했다. 주최 측은 최 수석부회장에 대해 “석유·에너지 회사에서 진화한 SK온의 성장을 주도하며 비전 있는 리더십의 본보기를 보였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외 석학들이 바라본 저출산·고령화의 영향과 해법’ 국제세미나를 22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해외 언론에서는 전 세계 주요국의 출산율 하락 현상을 인구구조의 ‘한국화(South Koreanification)’라고 부를 정도로 한국이 처한 상황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세미나에서는 국내 인구 문제에 대한 인식 전환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주제 발표를 맡은 스튜어트 기텔바스텐 홍콩과학기술대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을 단순히 당장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 전반의 실패를 알리는 ‘징후’로 인식해야 한다”며 “단순 인구 중심 접근에서 사회 중심 접근으로, 정책 집행도 하향식 접근에서 상향식 접근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토마스 소보트카 비엔나인구학연구소 박사는 유럽과 동아시아 출산 트렌드를 비교하며 “동거 형태가 다양하고, 결혼-출산 간 연계가 약한 유럽과 달리, 동아시아 국가는 문화적으로 여전히 결혼 이외의 동거 형태가 제한적이고, 혼후(婚後) 출산이 지배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철희 서울대 교수는 “지역별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을 고려한 맞춤형 인구정책을 전략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31일 삼성전자 3분기(7∼9월) 확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부문 매출이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에 재역전됐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급성장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실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위기는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과학·산업계 위기를 반영한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TSMC에 매출 재역전20일 전자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3분기 매출은 직전 2분기(4∼6월·28조6000억 원)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달 8일 잠정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9조1000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TSMC는 앞서 17일 3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돈 7596억9000만 대만달러(약 32조3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 전망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2022년 2분기 이후 TSMC에 계속 뒤처져 오다가 지난 분기 짧은 역전에 성공했지만 1개 분기 만에 다시 매출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파운드리 기업인 TSMC와 메모리가 주력인 삼성전자 매출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1위를 놓고 경쟁하는 양 사의 행보에서 차이는 두드러진다. TSMC는 2022년 삼성전자에 ‘세계 최초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양산’ 타이틀을 빼앗겼다. 하지만 이후 안정적인 수율 확보와 고객사 유치로 파운드리에서 독보적인 시장을 구축했다. 이번 3분기 실적 발표에서 TSMC가 공개한 3nm 공정 매출 비중은 20%로, 사실상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들의 최첨단 칩 생산을 독식하면서 영업이익률이 47.5%에 달했다. TSMC와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를 비롯한 비메모리 부문은 3분기 적자 폭이 1조 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공격적인 파운드리 라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3nm 공정 수율 불안정으로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받쳐줄 메모리사업부 실적도 충분치 않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성수기 수요가 제한적인 가운데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시장 진입으로 예상 대비 가격 상승 폭이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욱 과기수석 “삼성 위기, 한국 산업계 위기” 삼성이 겪고 있는 위기가 시대적 변화를 맞아 첨단 기술 병목 현상에 고생하고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쫓기는 한국 산업계 위기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은 20일 방송에 출연해 “(삼성 위기론은) 비단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계와 산업계에 닥친 위기의 상징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또 “반도체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우리나라가 잘살게 되는 데 큰 동력이 된 고마운 산업이지만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안팎에서는 최근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목표 지연과 관련 개별 D램 설계에 대한 근원적 진단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두 최첨단 기술 장벽에 부딪혔고,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후발 기업의 추격에도 쫓기고 있다. 김정호 KAIST 교수는 “AI 시대의 도래가 삼성의 위기를 가장 잘 드러나게 한 것”이라며 “표준화된 메모리를 만들던 조직 운영 방법은 AI 시대 반도체에 맞지 않다. 이를 계기로 큰 혁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제품인 ‘아이폰16’ 시리즈의 중국 시장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그간 침체돼 있던 중국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16 시리즈가 출시 직후 3주간 중국 시장 판매량이 전작 대비 2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고급 사양 모델인 ‘아이폰16 프로’와 ‘아이폰16 프로맥스’ 모델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블룸버그는 “이는 올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중국)에서 인기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아이폰에 긍정적 신호”라며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더 비싼 모델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신제품이던 ‘아이폰15’가 중국에서 출시된 이후 전작 대비 판매량이 4.5% 감소했던 만큼 이번 중국 시장 성과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고무적으로 평가됐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애플 주가는 18일 전일 대비 1.23% 오른 주당 235달러에 마감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2022년 기준 아이폰 전체 매출 중 중국은 18%를 차지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더욱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보안 위험을 이유로 마이크론 반도체 구매를 금지했던 중국 당국이 이번에는 인텔에 대한 보안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텔, 중국서 ‘제2의 마이크론’ 희생양 되나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사이버보안협회(CSAC)는 이날 중국 정보기술(IT) 규제 당국인 사이버공간관리국(CAC)에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반도체가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보안 감사에 나설 것을 청원했다. 2016년 CAC 감독하에 설립된 CSAC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화웨이 등 중국 주요 IT 기업들이 소속된 단체다. WSJ는 “이는 당국이 인텔의 주요 시장인 중국 사업에 대해 공식 조사를 시작하기 위한 전조일 수 있다”며 “(인텔이) 기술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새로운 국면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연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해 매출의 27%를 중국에서 올렸다. 해당 보도가 나온 뒤 인텔 주가는 전일 대비 장중 4%까지 하락했다가 ―1.54%로 마감했다.앞서 지난해 5월에도 CAC는 미국의 잇따른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규제 등에 대한 반격으로 마이크론 반도체에서 ‘심각한 보안 위험’을 찾아냈다며 중국 내 마이크론 칩 구매를 금지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규제 전인 2022년 기준 중국 D램 시장의 14.5%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해당 규제로 비중이 큰 폭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중 반도체 갈등은 글로벌 시장 전반에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15일(현지 시간)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했던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도 실적 보고서에서 대중 장비 수출 규제를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며 반도체 시장 회복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ASML은 전체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올 3분기 기준 47%에서 내년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업계에도 불확실성 커져 향후 중국 당국의 방침에 따라 인텔에 대한 조치가 실제 ‘제2의 마이크론’ 사태로 이어지면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불확실성이 추가될 수밖에 없다. 인텔이 중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CPU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메모리 칩도 함께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향후 중국이 인텔 등 미국 기업들의 CPU를 자국산으로 대체하려 할 경우 중국 CPU 기업에 납품해야 할 국내 메모리 업계의 입장도 난처해질 수 있다. 지난해 마이크론 규제 당시에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에 마이크론의 시장 공백을 채우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계속되는 미국산 퇴출 움직임과 동시에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는 중국의 자국산 반도체 굴기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지난해 마이크론 제재 당시 중국 메모리 기업 창신메모리(CXMT)의 D램 시장 점유율은 0.1% 안팎으로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생산 능력을 무섭게 확장하며 올해 1분기(1∼3월) 기준 전 세계 D램 생산 능력의 10.1%를 점유하고 있다. 마이크론 메모리 제재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미국산 CPU 배제가 궁극적으로 자국 기업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중국 국영 통신사 차이나텔레콤은 지난해 신규 서버의 CPU 중 절반가량을 화웨이 제품으로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20% 채택했던 수준에서 대폭 늘어난 비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IT 기업들이 스마트폰과 PC를 넘어 서버용으로도 자국산 CPU를 도입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중국이 CPU와 메모리를 모두 자급하게 되는 상황이 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인 주력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5’에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DS)부문에서 만드는 AP ‘엑시노스’가 만족할 만한 수율(생산품 중 양품의 비율)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가운데 삼성전자의 ‘AP 독립’이 지연되며 관련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엑시노스 2500, 갤럭시 S25 탑재 난항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당초 갤럭시 S25 탑재용으로 개발됐던 신제품 AP ‘엑시노스 2500’의 양산 전 단계에서 수율 문제에 부딪혔다. AP는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기 위한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엑시노스 2500은 삼성전자의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서 양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까지 수율 추정치가 양산 가능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선 갤럭시 S25를 건너뛰고 내년 하반기(7∼12월) 출시되는 ‘갤럭시 Z플립7’ 탑재를 목표로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대부분의 신형 갤럭시 시리즈에 자체 칩인 엑시노스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스냅드래건’ 제품과 혼용해 탑재해 왔다. 2021년 ‘갤럭시 S22’의 엑시노스 칩 발열 및 성능 논란이 불거진 뒤에는 2023년 탑재를 건너뛰고 엑시노스 성능 향상에 매달렸다. 이후 올해 삼성전자의 첫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에 다시 엑시노스를 탑재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갤럭시 S25에 탑재하기에는 고성능 칩 생산 수율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 연간 모바일 AP 매입 비용 10조 넘어서내년 갤럭시 S25 시리즈에 퀄컴의 스냅드래건 칩이 전량 탑재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비용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AP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일 뿐만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다른 원재료보다 월등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MX사업부는 모바일 AP 매입에 2021년 6조211억 원, 2022년 9조3138억 원, 지난해 11조7320억 원을 지출했다. 2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금액이다. 이는 지난해 기준 디바이스경험(DX)부문 전체 원재료 비용의 18.1%를 차지한다. 막대한 개발 비용과 성능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그간 자체 AP에 끊임없이 도전해 왔다. 퀄컴 등 외부 칩 의존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협상력이 낮아지고 원가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바일 전문 애널리스트인 대만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퀄컴의 차세대 AP인 ‘스냅드래건8 4세대’ 가격이 이전 세대보다 25∼30% 인상될 것이라 전망했다. 삼성 내부 공급 체인에도 여파가 예상된다. 이르면 9월부터 엑시노스 2500에 AP 핵심 부품인 실리콘 커패시터를 처음 공급할 계획이었던 삼성전기도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전자기기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하는 부품을 말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AP가 초고성능, 초미세 공정 단계로 접어들면서 개발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난항이 있더라도 모바일 사업을 가진 회사로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위해 자체 AP 개발은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가(家)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국내 한 지인과 10년간 사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경제적 지원을 했던 사실이 조세심판원 결정문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윤 대표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이자 구광모 LG 회장의 매제다.16일 재계에 따르면 2022년 12월 조세심판원이 윤 대표의 국세청 종합소득세 추징 불복 심판 청구를 기각한 결정문에 이 같은 사실이 적시돼 있다. 윤 대표 측 주장을 반박하는 국세청 주장 부분에 “청구인(윤 대표)은 2010년경부터 2019년경까지 국내에서 지인과 사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해당 지인과 그 자녀에게 학비 등 생활비를 지원하고 아파트를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한 사실이 있다”고 돼 있다. 해당 지인은 유명 가수의 부인인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국세청은 윤 대표가 2016~2020년 국내에서 벌어들인 배당소득 221억 원에 대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누락했다며 종합소득세 123억7758만 원을 2021년 12월에 추징했다. 윤 대표는 이에 불복해 심판 청구를 냈으며 2022년 조세심판원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윤 대표는 이후 지난해 3월 서울행정법원에 불복 소송을 낸 상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팜민찐 총리를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5일 효성에 따르면 이번 면담에는 조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 등 효성 경영진과 베트남 정부의 팜민찐 총리, 장차관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효성은 2007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이후 베트남에서만 연 매출 37억 달러(약 5조 원)를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팜민찐 총리께서 방한 때 말씀하셨던 것처럼 새로운 30년을 위해 양국 간 공급망 확보,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경제 전환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 “효성 역시 100년의 미래를 베트남에서 찾기 위해 기존 투자액 이상을 추가 투자해 베트남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음 주 중동 출장길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SK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협력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올 초 설립한 첨단산업 투자사 ‘알라트(Alat)’와의 ESS 협력 관련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이번 출장으로 협력 내용이 구체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23일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글로벌 ESS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유정준 SK온 부회장이 수행한다. 이번 출장길의 핵심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 정부와의 미래 산업 협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관련 태스크포스(TF) 및 SK온, SK E&S 등 연관 계열사를 주축으로 최근까지 사우디 정부 및 기업들과 대규모 ESS 공급 협의를 위해 논의를 진행해 왔다. 특히 앞서 2월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우디 국부펀드(PIF) 산하에 1000억 달러(약 135조5000억 원) 규모로 설립한 공공 투자 펀드 기업인 알라트와도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탈(脫)석유’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친환경 에너지 도시인 네옴시티 구축 프로젝트도 그 한 사례다. SK는 네옴시티의 친환경 전력 기반을 뒷받침하는 데 필수적인 ESS 공급에 나서는 한편으로 알라트의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현지 생산 시설 구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라트는 앞서 2월 일본 소프트뱅크와 합작사를 세워 최대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사우디 내 산업용 로봇 공장 설립을 발표하는 등 해외 첨단 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비롯한 알라트 고위 관계자들과 만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지금까지 이뤄진 물밑 협상에 본격적인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고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온은 최근 ESS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SK E&S도 현지 기업 인수를 통해 미국에서 ESS 사업을 진행 중이다. 양 사는 다음 달 1일 합병 법인으로 출범을 앞두고 있다. 또 다른 출장지인 UAE에서도 현지 반도체 공장 투자를 비롯해 폭 넓은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탈탄소 전략을 추진 중인 UAE 정부는 국부펀드 무바달라를 앞세워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의 해외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 관계자들이 UAE를 찾아 현지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재계 관계자는 “중동 주요국들의 탈석유, 첨단산업 전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친환경 에너지와 첨단 반도체 사업을 갖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시장 확대 기회도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평가되는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10일(현지 시간) 새로운 AI 칩을 공개했다. 연내 양산 예정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블랙웰’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연이은 ‘AI 고점론’에도 불구하고 반(反)엔비디아 진영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는 평가다. AMD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차세대 AI 및 고성능 컴퓨팅 솔루션을 소개하는 ‘어드밴싱 AI 2024’ 행사를 열고 새로운 AI 칩인 ‘MI325X’를 공개했다. MI325X는 지난해 말 출시한 AMD의 최신 AI 칩인 ‘MI300X’의 뒤를 잇는 신제품이다. 연말 양산에 들어가 내년 1월부터 출하를 시작할 계획이다. 1위 엔비디아의 신제품 블랙웰의 양산 시점과 맞춘 것이다. AMD는 MI325X를 현재 출시돼 있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H200’ 제품과 비교하며 1.8배 더 높은 메모리 용량과 1.3배 더 많은 대역폭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OT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92%에 이른다. AMD를 비롯한 후발 주자들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 안팎이다. 하지만 여전히 AI 반도체 시장 성장세는 가팔라 2030년까지 연평균 30% 이상씩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의 연이은 AI 고점론에도 불구하고 성장의 기회를 나눠 가지려는 신규 진입자들의 도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의 독점 구조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한 대당 5000만 원이 넘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독점 구조를 놓고 주요 고객사인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 정부가 모두 경고등을 울리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엔비디아 반독점 행위 초기 조사에 착수했다. 애플은 지난달 새로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의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 칩이 아닌 구글 칩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당장 자사 AI 서버의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MD와 함께 과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강자였던 인텔은 올 9월 자체 AI 칩 ‘가우디3’를 출시하며 IBM 클라우드에 공급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구글도 5월 최신 학습용 AI 반도체 ‘트릴리움’을,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1월 ‘마이아100’을 공개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직 AI 반도체 후발 주자 대부분이 자사 서버용으로 AI 칩을 내놓고 있지만, 이 같은 시도가 축적되고 반엔비디아 진영 간 협력이 이어진다면 현재의 엔비디아 독주 체제가 흔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갤럭시 스마트폰끼리 마주 대기만 해도 계좌이체가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지갑 서비스 ‘삼성월렛’에 ‘탭 이체’ 기능을 10일부터 새롭게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체를 원하는 사용자는 삼성월렛에 등록된 계좌에 비밀번호와 이체 금액을 입력한 뒤 수취인의 갤럭시 스마트폰과 맞댄 후 지문 인식 등 보안 인증을 거치면 송금이 완료된다. 탭 이체 과정에서 전송되는 수취인 계좌번호는 암호화돼 송금자에게 전달된다. 실제 송금하는 사용자의 삼성월렛 화면에는 수취인의 계좌번호 대신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 4개만 나타나므로 보안에 더욱 유리하다. 탭 이체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근거리무선통신(NFC)을 기반으로 한다. 삼성월렛 애플리케이션(앱) 업데이트를 통해 순차적으로 기능이 지원되며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국내 주요 은행으로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 한국의 연금 소득대체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 기준에 한참 못 미치며 특히 퇴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가장 부족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OECD의 연금 소득대체율 권고치는 전체 65∼75%로, 이 중 국민연금 25∼30%, 퇴직연금 20∼30%, 개인연금 10∼15% 비중을 권고하고 있다. 맥킨지 한국사무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국민연금(26%)과 개인연금(9%)의 소득대체율은 OECD 권고 수준을 충족하거나 근접한 반면 퇴직연금은 12%로 권고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의는 이에 퇴직연금 가입자의 선택의 폭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 개선 과제를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허용된 상품만 투자 가능하도록 돼 있는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운용 단계에서도 지금처럼 저위험군 위주의 투자상품이 아닌, 초반엔 공격적 투자를 하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낮추는 상품을 디폴트 옵션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퇴직연금의 분할 수령을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주요 그룹 총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함께한다. 총수들은 현지 경제협력 행사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넓히는 한편으로 주요 사업장도 방문할 예정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 총수들이 6∼9일로 예정된 ‘2024 아세안 경제사절단’에 합류했다. 당초 참석할 예정이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다른 일정으로 이번 사절단에는 불참한다. 필리핀에서는 7일, 싱가포르에서는 8일 현지 기업인들과의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각 사 사업 현황에 따라 총수들의 방문 국가는 달라질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은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모두 방문해 현지 파트너사 교류와 업무협약(MOU) 체결에 나선다. 필리핀에는 삼성전기 공장과 삼성전자 연구소·판매 법인이 있다. 싱가포르에는 삼성전자 동남아 총괄 법인이 있다. 정의선 회장은 싱가포르를 찾는다. 지난해 11월 준공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방문하고 사업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국토교통청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1∼6월) 신차 등록대수는 155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756대)과 비교해 106%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잇달아 방문하고, 정기선 부회장은 필리핀을 방문한다. 한화오션은 싱가포르에 투자 자회사를 설립했고 5월엔 현지 해양플랜트 기업 지분을 인수했다. 필리핀에서도 현지 특화 잠수함과 호위함 등 수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에 수비크 조선소를 통한 생산 능력을 갖고 있으며 현지 호위함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수주한 경험이 있다. 아세안 지역은 미중 갈등 이래 한국의 새로운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대중(對中) 수출액은 8.4% 감소했지만 싱가포르(46.9%)와 필리핀(7.6%)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 대상 수출액은 모두 증가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있는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을 점검하고 신사업 시장에서의 기회 선점을 강조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칼람바 법인을 찾아 삼성전기 경영진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뒤 MLCC 공장 생산라인을 직접 살펴봤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 이후 칼람바 법인에서 근무하는 현지 임직원들과도 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며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 전기차 등에 사용되며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삼성전기 필리핀 생산법인은 1997년에 설립돼 2000년부터 정보기술(IT) 기기용 MLCC, 인덕터 등을 생산해 왔다.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하고, 2015년에는 2880억 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는 등 부산, 중국 톈진 생산법인과 함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수년간 부산, 톈진, 수원에 있는 삼성전기 사업장을 잇달아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등 고부가 MLCC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2020년 부산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삼성전기는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전기차·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시장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매출 1조 원 달성 목표를 세우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는 4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개발 인재들을 초청해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 방향 및 연구 분야를 소개하고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2024 테크 포럼’을 열었다. 테크 포럼은 2017년부터 시작해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올해로 6회째를 맞이했다. 올해는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미국 현지 IT 기업의 리더급 개발자들과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사진),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전경훈 삼성리서치장(CTO·사장),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 등 총 9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삼성전자 각 사업부와 연구소 임원들로부터 사업 및 연구 방향에 대해 설명을 듣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부회장은 포럼 환영사를 통해 “삼성전자는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를 통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또 한 번 변혁할지 많은 인재들과 함께하는 삼성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는 ‘인재제일’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수년간의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임직원들의 자긍심과 만족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삼성전자가 그리는 현재와 미래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인구 2300만 명의 작다면 작은 섬나라, 대만이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표지를 장식한 적이 있었다. 2021년 5월 1일 자, 제목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었다. 대만 수복을 노리는 중국의 위협이 커지던 시기였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가 반도체 수급난에 부딪힌 때이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은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라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칩 제조사인 TSMC는 최첨단 칩의 84%를 제조한다”고 썼다. 대만이 전쟁에 휩싸이면 이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TSMC는 실제로 성숙 공정부터 당시 최선단인 5나노 공정까지 애플과 퀄컴, 인텔,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대부분의 반도체를 만들어 납품하고 있었다. 사실상 ‘미국의 반도체 공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미국은 중국의 연이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양국의 연합훈련을 공개했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거물들이 잇달아 대만을 찾았다. 지난주 참석했던 대한상공회의소-한미협회 ‘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들었다. 주제발표에 나선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미 대선에 따른 산업계 영향을 분석하다 “2030년이 되면 대만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 내 미국의 반도체 의존도가 일정 수준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대만 이슈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관여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조 바이든 정부 들어 미국에 착공한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팹들이 대부분 2030년이면 안정적인 생산에 들어갈 것임을 가정한 것이다. 미국은 반도체 수급난 이후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최근 인텔의 위기와 삼성, TSMC의 팹 건설 지연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의 궁극적인 의지는 꺾이지 않을 것이다. 권 교수의 지적은 대만을 겨냥했지만, 미중 전선의 또 다른 최전방인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는 같다. 한국은 미국의 오랜 군사 동맹을 넘어 이제 첨단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 안보 동맹이 됐다. 하지만 앞으로 미국 내에서 ‘아메리카 퍼스트’ 여론이 높아지고, 세계 경찰로서의 리더십보다 자국의 안위가 우선된다면 한국엔 지정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불안 요소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반도체 공장으로서 대만이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지키듯 한국의 반도체도 단순한 산업 그 이상을 의미한다. 대만이 우리와 다른 게 있다면, 대만 정부와 국회 여야, 국민 여론은 여러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이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일치단결해 왔다는 점이다. 2029년까지 연구개발(R&D)비 세액공제 25%를 보장하는 대만판 칩스법은 여야 이견 없이 초고속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TSMC가 공장을 짓는 지역에는 정부가 나서서 발전소와 재생수 공장을 신설했다.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상대의 도발을 억제하는 핵 억제력과 마찬가지로, 산업 연관성이 밀접해지는 시대로 갈수록 첨단 산업의 억제력은 커질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 한국 반도체가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될 때 우리는 강대국 간 긴장 사이에서 레버리지를 가질 수 있다. 곽도영 산업1부 기자 now@donga.com}
글로벌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삼성전자가 일부 해외 법인 인력 감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수천 개의 일자리를 감축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동남아시아, 호주, 뉴질랜드에서 근로자를 해고하고 있다”며 “특정 시장에선 (감축 비율이) 10%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해외에 약 14만7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는 전체 직원 26만7800명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서는 해고를 계획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로이터통신도 삼성전자가 해외 일부 사업부의 직원을 최대 30% 감원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인도 법인에서는 총 2만5000여 명의 직원 중 최대 1000명이 퇴직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해외 인력 감축은 연구개발(R&D) 및 제조 등 핵심 인력을 제외한 지원 조직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일부 해외 자회사를 대상으로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정기적인 인력 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감원 목표를 전사적으로 특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에선 조직 개편 등의 형태로 상시 조정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희망퇴직 등 공식적인 형태의 인력 감축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반도체연구소의 메모리 분야를 각 사업부 개발조직으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는 등 조직 개편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법인들의 경우 매년 사업 상황에 따라 인력 조정을 해 왔다. 최근 현지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의 경우 조정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전기차와 배터리, 스마트폰, e커머스 등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한 산업 분야에서 중국이 일종의 ‘댓글부대’를 통해 한국 기술을 폄하하는 등 조직적으로 댓글을 남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김은영 가톨릭관동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와 홍석훈 국립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연구팀은 ‘한중 경쟁산업 분야에 대한 인지전 실태 파악’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여간 네이버, 유튜브, 네이트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국의 댓글 개입 가능성이 높은 한중 경쟁산업분야 키워드(알리, 테무, 전기차, 현기차, 배터리, 삼성, 샤오미 등)를 바탕으로 기사를 검색해 댓글들을 조사했다. 중국식 ID·프로필 특성, 중국식 언어습관, 기계 작성 의심 등 10가지 식별 기준을 적용해 중국 의심 계정을 찾았고, 댓글 이력 확보가 가능한 네이버를 중심으로 이들의 전체 댓글을 수집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네이버에서 키워드 중심 70개 기사를 무작위로 수집해 분석한 결과 댓글 중 중국인 추정 계정이 77개 이상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해당 계정들은 서로를 팔로하며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었고, 2개 그룹으로 나뉘어 국내 산업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한국인 추정 계정의 경우 기사에 따라 댓글을 달기도 하고 안 달기도 하는 등 빈도가 균일하지 않은 반면, 중국인으로 의심된 계정들은 특정 키워드 기사에 일제히 다 같이 댓글을 다는 등 비정상적인 분포를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보고서를 통해 의심 계정의 댓글 사례도 공개했다. 전기차 관련 기사에는 “중국 거 한번 타봐야지 흉기차 봐라 좀 긴장해야 된다” “현기차 10년 이내에 망한다에 한 표” 등의 댓글이 반복적으로 달렸다. e커머스 기사에는 “쿠팡이 국내 기업인가?” “(어차피)다 중국산 아닌가?” 등의 댓글이 달렸다. 연구팀은 유튜브에서는 중국인 추정 계정을 239개 발견했으며 가장 높은 빈도로 조직적 여론 선동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중국의 댓글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보고서는 중국 의심 계정에 대한 체계적인 프로파일링 지표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과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도 3분기(7∼9월) 마무리를 앞둔 국내 경기 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최근 한 달 새 줄하향됐다. 국내 산업계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IT) 전방 수요 부진과 석유화학 수출, 소비재 부진 지속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이다.29일 본보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65곳 3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절반 가까운(47.2%) 125개 기업의 3분기 전망치가 한 달 전 대비 하향 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상향 조정된 곳은 74곳(27.9%), ‘변동 없음’은 66곳(24.9%)이었다. 분석 대상은 24일 기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추정 기관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기업들이다.가장 눈에 띄는 곳은 삼성전자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컨센서스가 11조2313억 원으로 한 달 전 13조6606억 원에서 17.8% 하락했다. 일부 증권사에선 3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2분기의 10조4439억 원보다 떨어져 10조 원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이번 분기 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에 대비해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입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마찬가지로 메모리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도 전망치가 한 달 전 대비 2.6% 하향 조정됐다.중국 중심의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 투자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석유화학업계도 3분기 전망은 우울하다. LG화학의 한 달 전 대비 영업이익 전망치는 ―4.6% 조정됐고, 롯데케미칼 영업손실은 한 달 전 486억 원에서 24일 기준 697억 원으로 높아졌다. 마찬가지로 중국산 저가 후판 덤핑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현대제철 영업이익 전망치도 7.5% 내려갔다. 화장품·의류 소재 등 소비재와 관광 등 시장 경기 침체에 민감한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모레퍼시픽(―13.3%), 코스맥스(―10.2%), 효성티앤씨(―4.8%) 등이 큰 폭의 하향 조정을 맞았다. 3분기에 이어 4분기(10∼12월) 경기도 냉각될 것이란 지표도 나왔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52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직전 분기(89) 대비 4포인트 하락한 8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BSI가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반도체(94)와 전기장비(97) 업종은 100 이하로 하락 전환하며 체감경기 둔화를 나타냈고, 철강(74)은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업종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4분기 한국 수출 경기가 소폭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날 무협은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를 조사한 결과 선박(146.7), 반도체(135.2), 생활용품(114.6) 등 8개 품목의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본 반면 철강·비철강(66.2), 자동차(98.7)는 부진 전망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미국 등 주요국이 경기 침체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책금리 인하에 나선 만큼 우리나라도 내수 진작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통화정책 전환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SK그룹은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가 속에서도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 혁신 경영을 이어가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신제품들과 SK텔레콤이 글로벌 통신사들과 기술협력 확대를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로 선제적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 신성장 동력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8월에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 1c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기가비트) DDR5 D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회사는 10나노대 초반의 극미세화된 메모리 공정 기술을 세상에 내놓게 됐다. 연내 1c DDR5의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제품을 공급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고성능 데이터센터에 주로 활용될 1c DDR5의 동작 속도는 8Gbps(초당 8기가비트)로 이전 세대 대비 11% 빨라졌다. 전력효율은 9% 이상 개선됐다.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SK하이닉스 1c D램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면 전력 비용을 이전보다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고의 성능과 원가경쟁력을 동시에 충족시킨 1c 기술을 차세대 HBM, LPDDR6, GDDR7 등 최첨단 D램 주력 제품군에 적용하면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당사는 D램 시장 리더십을 지키면서 고객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AI 메모리 솔루션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통신사들과 기술협력 확대를 통해 통신업에서의 AI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앞서 7월 싱텔과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싱가포르 1위 통신사인 싱텔과 다방면의 네트워크 기술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이동통신망의 서비스·기술혁신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양 사는 또한 주요 글로벌 통신사들의 AI 연합인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의 창립 회원사로서 이번 MOU는 통신과 AI를 결합해 자체 AI 경쟁력 강화는 물론 글로벌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체결됐다. 향후 4G·5G 기술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 향상은 물론 네트워크 안정성·효율성을 공동으로 개선하는 등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