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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정보 논설위원입니다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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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8~2024-12-18
칼럼97%
사설/칼럼3%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마지막 고비

    수순을 뒤로 돌려 흑 ⊙와 백 ◎가 교환되기 전으로 가보자. 흑 ⊙ 대신 참고 1도 흑 1로 우변 돌을 살렸으면 어떠했느냐는 것이다. 백 8까지 예상되는데 형세는 백에게 기울어진 상황이다. 실전에선 하변과 우변을 주고받는 대형 바꿔치기가 됐는데 역시 백의 우세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중앙에서의 공방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백이 바꿔치기를 하며 잘 버텼다고 할 수 있다. 흑 55로 참고 2도 흑 1로 끊는 것은 백 6까지 상변 흑이 다쳐 좋은 게 없는 그림. 흑은 55, 57로 보강한 뒤 백이 60으로 큰 곳을 가져가자 드디어 61, 63으로 끊었다. 이제 백도 마지막 고비를 맞이한 느낌이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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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대형 바꿔치기

    백은 배짱 좋게 42, 44로 상변과 우변 돌을 모두 살렸다. 백 44로 참고 1도 1처럼 하변을 보강하는 건 어떨까. 그럼 흑 2로 끊는데, 12까지 패가 난다. 이 그림은 흑이 ‘가’ 부근의 팻감이 많고, ‘나’로 상변 백을 잡는 수가 보너스로 남아 백의 부담이 크다. 대신 흑은 45로 이어 하변에서 대가를 찾아나섰다. 이때 참고 2도 백 1로 이어 수상전을 시도하는 것은 무리. 흑 2가 급소로 흑의 수가 크게 늘어나 수상전에서 이긴다. 결국 잡혔던 하변 흑이 49까지 백을 잡으며 살아났다. 하지만 백도 52로 우변 흑 일단을 포획했다. 이 바꿔치기는 누가 이득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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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새로운 희망

    최근 열린 제13회 춘란배에서 신진서 변상일 박영훈 9단이 8강에 진출했다. 한국 기사들은 연말에 열릴 8강전에서 각각 중국의 판팅위 렌샤오 탕웨이싱 9단과 맞붙는다. 나머지 8강 진출자는 중국의 커제 9단과 대만의 쉬하오홍 6단이다. 중국 춘란그룹이 후원하는 춘란배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각국 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흑 ⊙로 끊어 상변 백 전체를 노린다. 희미한 희망이지만 지금은 어디든 걸고 넘어져야 한다. 백 34가 적절한 응수타진. 흑이 기존에 포획했던 백 5점을 놓치지 않으려면 참고도 흑 1로 둬야 하는데 백 2, 4로 흑 한 점을 때려내 아까 흑 ⊙로 끊은 의미가 없어진다. 흑 5로 단점을 보강해야 할 때 백 6으로 가일수할 여유도 있다. 흑은 백돌을 살려주는 대신 39, 41로 새로운 희망을 캐려고 하고 있다. 백도 조심해야 할 타이밍이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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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상변 백 대마를 노리다

    전보에서 줴이(백)의 실수를 골락시(흑)가 제때 응징했다면 하변 백 집이 꽤 줄었을 것이다. 하지만 흑이 손 따라 두다가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흑 21로 잇는 것도 불가피하다. 백 A로 끊으면 하변 흑을 잡을 수 있지만 상변 백이 다칠 수 있다. 백은 22, 24로 상변에서 선수를 이득 보자고 나섰다. 흑 27 대신 참고 1도 1로 두면 5까지 패가 난다. 패 자체는 백의 부담이 더 큰 모양이지만 흑의 팻감이 부족해 지금은 불가능한 그림이다. 백 28은 적극적인 수. 형세가 유리한 만큼 참고 2도 백 1을 선수하고 3으로 두면 확실했다. 흑은 29, 31로 끊어 상변 백 대마 전체를 노리는 작전으로 나왔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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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기회를 놓친 흑

    흑의 단수에 백 8, 10으로 슬쩍 비켜나는 것이 좋았다. 비록 흑 11을 허용해 백 다섯 점을 내줬지만 우변 흑 진을 돌파한 데다 백 12로 하중앙 흑까지 공격하게 돼 국면의 흐름은 완연히 백의 편이다. 그런데 백 16이 의문의 한 수. 당연히 참고 1도 백 1, 3으로 끼워 이어야 했다. 흑이 4, 6으로 크게 공격해도 흑 14까지 바꿔치기하는 정도다. 이 그림은 백이 불리할 게 없다. 하변에서 손을 뺀 백을 응징하는 수는 참고 2도 흑 1이었다. 흑 9까진 외길인데 흑은 이후 쏠쏠하게 이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골락시가 흑 17로 손 따라 응수하자 백은 18, 20으로 얼른 보강한다. 좋은 기회를 날린 흑은 A, B 중 어디를 잇느냐도 고민이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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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동문서답

    백 98은 흑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는 수처럼 보이지만 상변에 대해 선수이기도 하다. 흑은 손을 빼고 99로 버텼다. 백 다섯 점을 잡자는 뜻보다는 백 대마 전체의 안형을 없애는 뜻이 크다. 여기서 백이 다섯 점을 살리고자 하면 흑의 계략에 넘어가는 꼴. 백 100으로 동문서답한 것이 올바르다. 여기서 참고 1도 흑 1은 성립하지 않는다. 백 6까지 우상변 흑이 잡힌다. 백 102가 멋진 행마. 상변 백에 대한 응원과 함께 하중앙 흑 대마를 노리는 양수겸장의 수다. 백 104의 단수에 대해 참고 2도 흑 1로 한 점을 살리는 건 안 된다. 물론 상변 백을 잡긴 하지만 백 14면 우변 흑이 사경을 헤매게 된다. 흑 105, 107은 고육책인데 백은 어떻게 받아야 할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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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신파가 세계에서 뜬다면[오늘과 내일/서정보]

    ‘신파: 흥행을 위해 억지스러운 설정과 연출로 관객의 눈물을 자극하는 것.’ 썩 만족스럽진 않지만 신파에 대한 정의는 보통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반도’가 300만 관객에 육박하면서 여름 극장가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볼만한 영화들이 다 개봉을 연기하는 바람에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꽤 준수한 숫자인 것만은 분명하다. 1000만 영화 ‘부산행’의 후속작이라는 점과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작이라는 후광도 관객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영화 ‘반도’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툴툴거리는 관객도 적지 않았으리라. 좀비보다 더한 인간 군상의 악행과 화려한 차량 액션신이 펼쳐지는 데까지는 괜찮은데, 막판 15분여 동안 슬로모션을 곁들여 쏟아지는 신파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반도 신파’가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다. 인터넷 등에 올라온 후기를 봐도 신파에 대한 비판이 압도적으로 많다. ‘반도의 장점들은 신파라는 압도적인 재난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린다’는 강도 높은 비난도 올라왔다.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좀비를 유인하는 미끼가 되기를 자처해 결국 좀비에 둘러싸인 엄마…, 다음이 어떻게 되는지 스포일러를 하지 않아도 왜 신파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눈물을 뽑자는 것이 신파인데 신파가 너무 심하면 눈물도 잘 나오지 않는다. 세계관 확장에 능한 연상호 감독이 신파에 발목을 잡히는 것일까. 이런 비판에 시달리던 연 감독도 입을 열었다. 요약하면 감독 본인이 신파를 좋아한다, 영화는 대중적 콘텐츠니까 보편적인 관객의 감수성을 표현하려 했다, 신파적 요소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그런 장면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등이다. 연 감독이 직접 말한 적은 없지만 ‘반도’의 신파적 요소는 이미 촬영 전부터 설정된 것이었다. 투자 및 배급사도 동의했다고 한다. 가족을 중시하는 한국과 아시아권 국가들의 흥행을 노렸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에서의 흥행 성적도 좋지만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서 개봉하자마자 흥행 열풍이 일어난 것을 보면 신파를 강조한 연 감독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눈이 높은 관객들은 과거의 촌스러운 유물로 보지만 신파가 분명 흥행에 한몫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영화의 특질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네이버 영화 추천에는 아예 ‘신파’ 항목이 있고, 거기에는 얼마든지 다른 장르로 분류할 수 있는 ‘7번방의 선물’ ‘국제시장’ ‘해운대’ 같은 1000만 영화들이 들어가 있다. 재난(혹은 무기력한 상황) 속에 가족애의 소중함을 비현실적으로 담아낸 것이 우리의 정서에는 와 닿는 것이다. 신파를 어떻게 잘 그려내느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신파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비현실적인 합리성보다는 현실적인 비합리성을 껴안는 한국의 정서가 우선 아시아권에선 통할 가능성을 ‘반도’에서 엿볼 수 있다. 연 감독 역시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 박스오피스를 통해 제작비(190억 원)를 회수할 기틀을 반도가 마련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신파를 좀 넓게 보면 한국적 카타르시스라고 볼 수 있다. BTS, 블랙핑크 등 아이돌그룹이 독특한 스타일의 한국 팝을 K팝으로 끌어올렸듯 K신파가 한국 콘텐츠의 장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서정보 문화부장 suhchoi@donga.com}

    • 202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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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우변도 폭파되다

    백 88, 90은 선수가 되는 곳. 이때 흑은 A로 잇는 것이 정수인데, 91로 둔 것은 형세가 나쁘다고 보고 버틴 것이다. 하지만 백 A로 끊는 수가 부담으로 남는다. 여기서 백 92로 우변에 뛰어든 수가 흑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수. 우변은 늘 흑 집으로 계산했는데 92가 성공한다면 흑은 실리 부족에 빠질 수밖에 없다. 백 92를 탈출하지 못하게 하려면 참고도 흑 1로 차단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강력한 수단이지만 백 2부터 10까지 두면 백이 너무 쉽게 살아버린다. 우상에 병풍처럼 늘어선 백 ◎의 원군 덕분에 백 4, 8이 선수가 되기 때문이다. 흑 93이 눈물겨운 후퇴. 백의 선수가 되는 곳을 막아야 그나마 버틸 수 있다. 그러나 백이 94, 96으로 유유히 탈출하자 흑이 초반부터 자랑하던 우변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흑은 이제 97처럼 상변 백을 공격해서 대가를 얻지 않으면 실리로는 따라갈 수 없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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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납작해진 상변 흑 진

    백 74는 평소 줴이의 기풍대로 두터운 수. 이제 상변 흑 진을 키울 시점인데 골락시는 갑자기 흑 75로 하변에서 응수를 물었다. 백이 어떻게든 받으면 이득이 된다는 뜻. 하지만 백이 막상 손을 빼자 뾰족한 수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흑 75로는 참고 1도처럼 상변 모양을 키우는 것이 정수였다. 백 76으로 상변 흑 진을 삭감하자 국면의 주도권을 백이 잡은 느낌이다. 백 78로 끊은 수도 강수. 흑은 81로 백의 연결을 끊으며 공격하려 했지만 백 82, 84가 날카롭다. 흑 85로 물러설 수밖에 없다. 참고 2도 흑 1로 젖혀 욕심을 내면 백 2, 4로 끊을 때 대책이 없다. 흑 87로 상변을 가까스로 지켜냈지만 참고 1도와 비교하면 많이 납작해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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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쉽고 두터운 수

    흑이 우변을 차지한 대가로 하변을 백에게 내주긴 했는데 생각보단 하변 백 집이 두툼하게 커졌다. 백 62로 급소 한 방을 때리는 것이 기분 좋고, 백 64로 하변에 30집이 넘는 실리가 생겼다. 흑 65로는 참고 1도 흑 1로 나오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흑 5까지 됐을 때 백이 ‘가’로 막으면 수상전에서 흑 승인데, 백 6으로 끊는 묘수가 있다. 이렇게 흑 모양을 돌돌 뭉치게 돌려 치면 백이 한 수 빠른 수상전이다. 골락시는 흑 65로 보강한 뒤 반상 최대의 곳인 좌상으로 손을 돌렸다. 하변 절충 자체로는 백이 이득이지만 흑도 선수로 좌상에 선착해선 불만이 없다. 백 70은 AI가 개발한 수. 쉽고 두텁다. 참고 2도가 보통이지만 흑 6으로 상변 흑 모양이 커지는 것이 백으로선 불안하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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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어려워진 흑 행마

    흑 51은 A의 패를 노리는 수. 백 52는 이에 대한 간접 보강이다. 흑 53, 백 54의 교환으로 하변 흑 3점은 확실히 백의 수중에 넘어갔다. 하지만 여전히 뒷맛이 많다. 흑으로선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선수가 되는 곳. 패가 발생한다면 백에게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백 54는 반드시 익혀 둬야 할 수. 참고 1도 백 1의 쌍립이 더 좋은 모양 같지만 흑 4로 한 점 때리는 것이 선수여서 중앙 흑이 훨씬 두터워진다. 흑 55로 우변을 지킬 때 백 56이 뜻밖의 좋은 수. 이 한 방에 중앙 흑의 운신이 좀 어려워졌다. 참고 2도와 같은 회돌이를 막기 위해 흑 57은 필수. 이어 흑 59로 버텨 보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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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제 갈 길을 가다

    하변 전투가 어지럽게 이어지고 있다. 자칫 길을 잃기가 쉬운 장면이다. 하지만 인공지능들은 이미 제 갈 길을 정해놓고 있었다. 백 40, 42가 이런 모양에서 축이 유리할 때 쓰는 바른 대응이다. 축을 막기 위해 흑이 43으로 임시 처방을 내린 뒤 47까지 우변을 확실하게 했다. 이것은 우변을 차지하는 대신 하변은 백에게 내주겠다는 뜻. 여기서 백이 성급하게 하변 ⊙을 잡으면 안 된다. 흑이 중앙을 봉쇄하면 우변과 함께 웅장한 세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 48로 나간 것은 절대의 한 수. 흑이 이때 하변을 살리려면 참고도 흑 1로 급소를 두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지금은 백 2의 강수가 통한다. 백 12까지 흑 모양이 지리멸렬한 상태에 빠진다. 흑은 애초에 정해놓은 대로 49로 하변을 버리고 중앙을 보강했다. 하변 백 집이 크긴 하지만 흑은 우변을 차지하고, 하변 ⊙도 뒷맛이 남아 있어 충분히 둘 수 있는 형세라고 본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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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박력 충만

    백 32로 뛰어나온 건 우변 한 점은 포기하겠다는 것. 백이 하변, 우변 둘 다 살리려고 하면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 대신 백 34로 압박해 하변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 흑 37이 강력한 끊음. 참고 1도처럼 온건하게 하변에서 터를 잡는 진행도 있다. 하지만 하변 흑의 생사를 빌미로 백이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 내키지는 않는다. 사람끼리의 바둑에서 참고 1도가 나왔다면 “박력이 부족하다”고 했을 것이다. 흑 37은 설혹 하변이 잡히더라도 중앙 두터움을 쌓으면 우변 흑 세력과 호응해 좋은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의도로 보인다. 흑 39로는 참고 2도처럼 흑 1로 먼저 단수하는 수도 있다. 백 14까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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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전운이 감돌다

    백 22는 인간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수. 물론 24의 곳에 두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오지만 인간이라면 백 22를 먼저 두진 않는다. 백 26의 걸침에 대해 흑이 협공해 우변에 집을 짓겠다고 하는 것은 좋은 작전이 아니다.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기 때문. 뭐든지 ‘몰빵’은 리스크가 큰 법이다. 흑 27로 백 한 점을 공격하면서 하변에 실리를 만드는 것이 낫다. 참고 1도 흑 1, 3도 같은 맥락이다. 흑 5를 확실히 선점할 수 있는 것이 참고 1도의 장점이다. 백 28의 반발에 흑도 29로 최강의 협공을 하고 나선다. 참고 2도 흑 1이 부분적으론 정수지만, 백 2로 하변을 차지하면 백이 만족스럽다. 초반부터 스멀스멀 전운이 감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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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예상대로

    대회 전 예상대로 세계 최강 인공지능으로 꼽히는 중국의 줴이와 골락시가 결승에 올랐다. 4강전에서 줴이는 한국의 한돌, 골락시는 벨기에의 릴라제로를 각각 3-0으로 이겼다. 인공지능 최고수들은 어떤 바둑을 두는지 감상해 보자. 골락시가 흑을 잡았다. 골락시는 흑일 때 화점을 좋아하고, 줴이는 소목을 좋아한다. 인공지능도 저마다의 기풍이 있다. 흑 7의 3·3 침입에 흑 11까지는 가장 간단한 정석. 참고 1도 백 1, 3의 이단 젖힘으로 흑 2점을 잡는 정석도 있다. 줴이가 한때 많이 뒀다. 흑 19, 21은 기본 정석 수순. 여기서 참고 2도는 그동안 숱하게 나온 진행(백 5=○). 그런데 줴이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인공지능도 늘 두던 것은 지겨운 것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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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너무 아쉬운 한판

    너무 아쉬워서 마지막 장면을 다시 돌려봤다. 백 54부터 60까지 팻감을 낭비하지 않고 바로 62∼66을 둔 뒤 참고도 백 1로 팻감을 썼으면 어땠을까. 서로 절대팻감을 쓰게 되는데, 백이 21의 팻감을 쓴 뒤 패를 따내면 흑은 변변한 팻감이 없다. 따라서 흑 A로 뻗어 살자고 할 수밖에 없는데, 백이 B로 빵따냄 하면 말할 것도 없이 백이 유리하다. 5·11·17·23=◎, 8·14·20=2. 한돌이 참고도 수순을 못 봤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결국 형세 판단에 착각이 있어 이상한 수(54∼60)를 남발했다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한돌의 실력에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 해도 세계 최강 줴이를 상대로 3번의 대국 모두 중반까지 대등한 바둑을 두었다는 점은 칭찬받을 만하다. 한돌은 매우 빠르게 실력이 늘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169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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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허망한 패배

    백 ◎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였다. 중앙 흑 대마는 참고도처럼 패가 난다. 백은 팻감이 쏠쏠하게 많다. 결국 흑이 안에서 살자는 팻감을 쓸 때 빵따냄을 해 패를 해소하면 그만큼 이득이다. 설사 백이 패를 지더라도 그 대가로 이득을 보면 미세하나마 앞설 수 있었다. 그런데 팻감으로 써야 할 백 ◎를 그냥 두다니.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백이 60까지 모두 4개의 팻감을 헛되이 낭비했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수들은 인공지능(AI)이 불리할 때 등장하는 ‘떼쓰기’ 버그인데, 백이 앞선 현 상황에서 버그가 등장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백이 팻감을 이렇게 소진하면 패가 나도 이길 도리가 없다. 실전에서도 백은 패를 만들기 직전까지 갔지만 팻감 부족으로 실제 결행할 수는 없는 상황. 흑 69를 본 한돌은 돌을 던졌다.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린 허망한 패배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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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뜬금없는 수

    중앙 흑 대마를 방치하고 흑 ⊙로 하변 실리를 택한 것은 처절한 승부수. 일단 실리로 앞서 놓고 중앙 대마의 생사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백도 ‘공격 앞으로’를 외칠 수밖에 없다. 백 50, 52가 느슨한 보강 같지만 흑의 안형을 없애는 수순. 섣불리 참고 1도 백 1로 젖혀 공격했다간 흑 16까지 알뜰하게 두 집 내고 산다(13=●). 백은 참고 2도 1, 3으로 두는 것이 유력하다. 흑 14까지 패가 나는데 흑의 부담이 크다(11=■). 수순 중 흑 4로 ‘가’로 뛰어도 패가 날 가능성이 높고, 백은 패를 이용해 약간의 이득만 취해도 충분하다. 백이 칼자루를 확실하게 쥔 국면. 그런데 시급한 중앙을 버려두고 뜬금없이 우상 귀에 둔 백 54는 무슨 뜻일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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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과 운동선수의 공통점? 합숙[오늘과 내일/서정보]

    최근 케이블 채널 엠넷에서는 남성 아이돌그룹 결성을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랜드’를 방영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주도하는 이 프로그램은 23명의 지원자 중에 12명은 1군이라 할 수 있는 ‘아이랜드’에, 나머지는 2군 격인 ‘그라운드’에 들어간다. 이후 끝없는 경쟁을 통해 아이랜드와 그라운드를 오가는 구조로 진행된다. 마지막에 아이랜드에 남는 지원자들이 빅히트의 새로운 그룹 데뷔 멤버가 된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세트는 60억 원을 들여 지었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화려하다. 공연장 연습장뿐만 아니라 숙소까지 지어졌는데, 아이랜드의 숙소 시설은 5성급 호텔을 뺨칠 정도로 잘돼 있다. 그라운드로 떨어진 한 참가자는 “꼭 저기(아이랜드 숙소)로 가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숙소와 연습장 곳곳에는 CCTV가 설치돼 있어 지원자가 뭘 하고 있는지 수시로 볼 수 있다. 물론 지원자들의 동의를 받았겠지만 일거수일투족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다. 아이돌이 되기 위한 연습생 때는 물론 아이돌로 데뷔하고 난 뒤에도 합숙 생활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재능 있지만 혈기왕성한 청소년들이 온갖 유혹을 이겨내고, 아이돌이 되기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려면 합숙 생활이 필수라는 것이다. 요즘 ‘How You Like That’으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블랙핑크의 멤버들이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소속사의 6대 금기를 말한 적이 있다. 술 담배 클럽 운전 성형 연애다. 수도원 같은 생활이 아니고는 생각하기 힘든 금기들이다. 데뷔한 뒤에도 신인 때는 금기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라고 소개한 모양이지만 이 정도면 인권 침해 수준이다. 아이돌만큼이나 합숙을 많이 하는 분야는 바로 체육이다. 초중고교팀부터 성인 팀까지 대회 훈련 등을 위해 합숙은 필수로 통한다. 합숙은 단기간 내에 가장 효율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가 생활 체육의 저변이 넓지 않은데도 일당백의 선수들이 나타나 국위를 선양하는 데는 이런 합숙의 효과가 톡톡히 한몫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합숙이 만능키가 될 수는 없다. 뒤집어 얘기하면 가장 손쉬운 통제 방식이 바로 합숙이다. 유명 걸그룹인 AOA 민아는 멤버들과 합숙하면서 리더인 지민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지민이 사과하고 연예계를 떠났다. 철인3종경기 선수였던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의 경우도 합숙 과정에서 감독과 주장(리더)의 괴롭힘을 참다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 선수는 괴롭힘에 대해 여러 곳에 호소했지만 어느 곳도 받아주질 않았다. 위계질서가 확실하고 선후배 사이가 깍듯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서 합숙 문화는 생활 권력 남용의 무풍지대가 되기 십상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스포츠 분야 폭력·성폭력 판례 분석 결과에 따르면 폭력의 18.6%, 성폭력의 36%가 합숙 과정에서 발생했다. 스타가 되고 싶다는 절박한 바람을 가진 아이돌 연습생이나 운동선수들은 합숙 과정에서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부조리에 대해 쉽게 얘기할 수 없다. 합숙이라는 형태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이돌 연습생과 체육 선수들을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만 보는 문화가 합숙과 맞물리며 나쁜 방향으로 증폭되기 일쑤다. 개성 강한 10, 20대들이 자율적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이끄는 분위기와 문화로 바꿔야 할 시점이 됐다. 각종 통제를 받던 아이돌이 인기를 얻어 통제가 풀리면 자기 절제를 못 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를 종종 보지 않나.서정보 문화부장 suhchoi@donga.com}

    •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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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거듭된 흑의 승부수

    흑 ⊙는 뜻밖의 침입. 이런 침입은 상대에게 두터운 모양을 허용해 미생인 중앙 흑 대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그걸 잘 아는 줴이가 흑 ⊙를 둔 것은 그만큼 형세가 좋지 않다는 얘기다. 이때 참고 1도 백 1로 잇는 것은 좋지 않다. 흑 6까지 백의 모양이 돌돌 뭉친 형태가 되기 때문. 백 34, 36으로 사석작전을 펼쳐 세력을 쌓는 것이 흑을 더 압박하는 행마다. 백 42의 공격이 은근하다. 어쩌면 흑에게 좌변으로 연결하라고 퇴로를 터주는 것 같다. 백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잡으러 갈 필요가 없고, 공격을 빌미로 하변에 집을 두툼하게 만들면 이긴다는 뜻. 흑 45는 최후의 승부수다. 참고 2도 흑 1로 늘면 무난하지만 백 2로 막혀 실리에서 뒤지게 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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