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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기부뿐이라 이렇게나마 마음을 전합니다.” 전남 여수에서 주문제작케이크를 판매하는 황나영 씨(30)는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기부 ‘인증샷’을 올리며 이렇게 적었다. 황 씨는 우크라이나 현지의 비극적인 모습을 뉴스로 접하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해왔다. 우크라이나인들이 긴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반려동물을 버리지 않고 함께 떠나는 모습을 보며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고 한다. 황 씨는 그 따뜻한 마음을 되돌려주고 싶었다면서 유엔난민기구가 주관하는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기금에 매월 5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황 씨의 인증샷을 보고 지인들도 “기부에 동참하고 싶다. 방법을 알려 달라”며 연락해 왔다고 한다. 황 씨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극이 하루 빨리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각계각층 우크라이나 모금에 힘 보태각종 매체를 통해 러시아가 공격을 감행한 우크라이나 현지의 참혹한 상황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오후 4시 기준 네이버 해피빈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 우크라이나 지원 모금 6개에 모인 기부금은 약 2억7000만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굿네이버스가 주관한 모금은 2일 모금을 시작한지 하루 만에 목표액 1억 원을 달성해 모금이 종료됐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이번처럼 빠르게 목표 금액을 달성한 건 2019년 강원도 산불 당시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초기 모금 정도”라고 했다. 경기 일산에 사는 문근영 씨는 최근 우크라이나인 한국 유학생 A 씨(21)가 ‘우크라이나를 도와 달라’며 대사관 모금 계좌번호를 적어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 그러자 이내 A 양이 문 씨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문 씨는 “오죽 다급하면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메시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할까 싶어 안쓰러웠다”며 “대사관 계좌로 20만 원을 기부했다”고 했다. 전북 익산에서 미래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 중인 이지영 원장(58)도 대한적십자사가 모금하는 우크라이나 구호 기금에 1000만 원을 기부했다. 6·25전쟁으로 어려울 때 여러 나라의 도움을 받아 우리 국민들이 힘을 냈던 것처럼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언론보도를 보면서 계속해서 마음이 쓰였는데 직접 (우크라이나에) 갈수는 없기 때문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했다. 이 원장의 기부 소식은 또 다른 기부로 이어졌다. 이 원장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이웃사랑 의사회 익산지부 회원들도 1000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 김베드로 씨(24)는 현지에서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돕는 구조 활동을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인 친구를 통해 기부했다. 김 씨의 친구 가족들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슬로바키아로 국경을 넘으려는 피난민 약 200여 명을 도우며 보금자리와 음식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김 씨는 “해외에서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금 홈페이지들을 알리고 있다.● 연예인들도 잇달아 동참연예인들도 ‘통 큰 기부’로 동참하고 있다. 배우 이영애 씨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이 씨는 대사관에 보낸 편지에서 “저는 참전용사의 가족으로서 전쟁의 참혹함을 누구보다 더 뼈저리게 느낀다”며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정착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썼다. 1일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 씨가 보낸 편지와 1억 원짜리 수표의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하며 “기부금은 러시아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배우 겸 래퍼 양동근 씨는 2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위로금 1000만 원과 자신의 딸 조이(6)가 그린 ‘사랑의 그림’을 전달했다. 양 씨는 소속사를 통해 “조이와 함께 뉴스 보다가 보며 러시아의 포격으로 사망한 6세 소녀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우크라이나의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미약하게나마 사랑과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익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2일 전국 초중고교가 새 학기 등교를 시작했다. 등교 첫날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선 기대와 불안이 교차했다. 일선 학교들은 교사의 코로나19 확진이 잇따르면서 시간제 교사 구하기 ‘쟁탈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급증하는 만큼 앞으로 코로나19가 학생 중심으로 퍼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 불안 속 첫 등교, 잇따르는 교사 확진 이날 학생과 학부모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걱정하면서도 새 학기 등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경기 광명시에서 초등 4학년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는 “아이가 오랜만에 등교한다고 설렜는지 어제 미리 알람을 맞춰 두고 잤다”면서 “겨울방학 내내 오전 10시가 넘어서 일어나더니 오늘은 7시 반에 일어나서 아침 식사도 했다”고 말했다. 2일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22만 명에 육박하면서 등교 수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초등 4학년 딸을 둔 학부모 이모 씨(45)는 “확진자가 하루 20만 명 넘게 나오는데 정상 등교하는 게 맞나 싶다”며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개학 첫날부터 교사 확진에 따라 담임교사를 만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경기 고양시 A중에 다니는 김모 양은 “학교에 갔는데 임시 담임선생님이 계셨다. 진짜 담임선생님 얼굴도 모른 채 일주일 동안 학교를 다녀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교사들의 확진으로 학교에서는 때아닌 ‘구인난’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B초교는 2일 교사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당장 3일부터 근무할 시간제 교사를 구하고 있다. 이 학교 교감은 “사람이 없어 초등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모인 카페에까지 구인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각 시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서 구성하는 교원 대체 인력풀은 전국에서 7만9000여 명이 등록돼 있으나 시도별 편차가 크다.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은 2700여 명, 경기는 1만9000여 명 수준이다. 교육당국은 교사가 확진되면 해당 학급 학생들은 등교를 유지하고, 시간표를 조정해 대체 수업 등을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확진되면 교과 전담 교사가 대신 임시 담임을 맡는 식으로 인력 계획을 짜 놨다. 그러나 학교들은 확진 교원이 더 늘어나면 이것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C초교 교장은 “교사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확진되면 수업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커지는 학교 집단감염 우려정부는 소아청소년 확진자 비중이 늘면서 개학 후 학교 내 감염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체 신규 확진자 중 19세 이하가 26.2%였다. 4명 중 1명이 소아청소년인 셈이다. 확진자 증가세도 가파르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달 1일 19세 이하 신규 확진자는 5786명이었지만, 이달 2일은 5만4751명으로 10배 가까이로 늘었다.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아 감염 증가세가 더 빠른 측면이 있다. 2일 현재 12∼19세 백신 2차 접종률은 71.8%로 전체 접종률(86.5%)보다 낮다. 5∼11세는 아직 백신 접종 대상도 아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5∼11세가 신규 확진자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며 “수리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소강기에 접어드는 5월까지 5∼11세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정부는 뒤늦게 소아 확진자 치료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일 11세 이하 소아 확진자가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소아병원 26곳(1442병상)을 지정했다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2일 전국 초중고교가 새 학기 등교를 시작했다. 등교 첫날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선 기대와 불안이 교차했다. 일선 학교들은 교사의 코로나19 확진이 잇따르면서 시간제 교사 구하기 ‘쟁탈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급증하는 만큼 앞으로 코로나19가 학생 중심으로 퍼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불안 속 첫 등교, 잇따르는 교사 확진 이날 학생과 학부모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걱정하면서도 새학기 등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경기 광명시에서 초4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는 “아이가 오랜만에 등교한다고 설렜는지 어제 미리 알람을 맞춰두고 잤다”면서 “겨울방학 내내 아침 10시가 넘어서 일어나더니 오늘은 7시 반에 일어나서 아침 식사도 했다”고 말했다. 2일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22만 명을 넘어서면서 등교 수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초4 딸을 둔 학부모 이모 씨(45)는 “확진자가 하루 20만 명 넘게 나오는데 정상 등교하는 게 맞나 싶다”며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개학 첫날부터 교사 확진에 따라 담임교사를 만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경기 고양시 A중에 다니는 김모 양은 “학교에 갔는데 임시 담임 선생님이 계셨다. 진짜 담임 선생님 얼굴도 모른 채 1주일 동안 학교를 다녀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교사들의 확진으로 학교에서는 때 아닌 ‘구인난’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B초교는 2일 교사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당장 3일부터 근무할 시간제 교사를 구하고 있다. 이 학교 교감은 “사람이 없어 초등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모인 카페까지 구인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각 시도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서 구성하는 교원 대체 인력풀은 전국에서 7만9000여 명이 등록됐으나 시도별 편차가 크다.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은 2700여 명, 경기는 1만9000여 명 수준이다. 교육당국은 교사가 확진되면 해당 학급 학생들은 등교를 유지하고, 시간표를 조정해 대체수업 등을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확진되면 교과 전담 교사가 대신 임시 담임을 맡는 식으로 인력 계획을 짜 놨다. 그러나 학교들은 교원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 이것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C초교 교장은 “교사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확진되면 수업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커지는 학교 집단감염 우려정부는 소아청소년 확진자 비중이 늘면서 개학 후 학교 내 감염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전체 신규 확진자 중 19세 이하가 26.2%였다. 4명 중 1명이 소아청소년인 셈이다. 확진자 증가세도 가파르다. 오미크론 유행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달 1일 19세 이하 확진자는 5786명이었지만, 이달 2일은 5만4751명으로 10배 가까이로 늘었다.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아 감염 증가세가 더 빠른 측면이 있다. 2일 현재 12~19세 백신 2차 접종률은 71.8%로 전체 접종률(86.5%)보다 낮다. 5~11세는 아직 백신 접종 대상도 아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5~11세가 신규 확진자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며 “수리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소강기에 접어드는 5월까지 5~11세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정부는 뒤늦게 소아 확진자 치료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일 11세 이하 소아 확진자가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소아병원 26곳(1442병상)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反戰) 여론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해외 체류 중인 러시아인들은 자국 여권을 불태우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난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중국에서도 반전 여론이 표출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축구연맹(FIFA) 등 국제 스포츠계도 러시아 ‘퇴출’에 나섰다.○ 러시아인들, 여권 불태워 1일 트위터에는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에 있는 러시아인들이 자국 여권을 라이터로 불태우며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는 사진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러시아인 일리야 포민 씨는 “푸틴은 미친 전쟁광”이라고 밝혔다. 이날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장에서도 반전 시위가 열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박람회에 온 정보기술(IT) 기업 관계자들에게 전쟁 중단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인 빅토르 아롤트 씨(40)는 “러시아가 IT를 전쟁에 이용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반전 시위는 각국으로 퍼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핵 위협 카드를 꺼내자 태평양전쟁 말기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시장들은 주일본 러시아대사관에 “제3의 전쟁 피폭지는 절대 생겨선 안 된다”는 항의 서한을 보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달 28일까지 반전 시위 참가자 중 최소 6435명이 체포됐다. 푸틴 대통령의 친구이자 ‘러시아 음악계 표트르 대제’로 불리는 발레리 게르기예프 독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69)는 1일 해고됐다. 디터 라이터 뮌헨 시장은 “그는 이 잔혹한 전쟁에 대해 끝끝내 침묵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할 예정이던 러시아 예술팀은 “민간인이 미사일 공격으로 죽어갈 때 예술이 설 자리는 없다”며 참가를 취소했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 소니, 디즈니, 워너브러더스는 러시아에서 새 영화 개봉을 중단했고 유튜브도 1일 유럽에서 러시아 관영 러시아타임스(RT)와 스푸트니크통신에 연결된 채널은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IOC 집행위원회는 푸틴과 러시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올림픽 훈장을 철회했다. 또 국제스포츠연맹 등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및 관료를 국제 경기에 초대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은 11월 카타르 월드컵 등 모든 국제 대회에서 러시아 국가대표팀 및 구단을 무기한 추방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F)도 2013년 푸틴 대통령에게 수여한 ‘명예 9단’을 철회했다.○ 中에서도 “불의한 전쟁” 러시아의 우방이자 사회 통제가 강한 중국에서도 반전 여론이 꿈틀댔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한 중국인 남성이 베이징 러시아문화원 출입문에 붉은 스프레이로 러시아어 욕설을 적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지지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중앙통신사는 어느 도시인지 밝히지 않은 채 “번화가에서 한 남성이 우크라이나 지지 팻말을 들고 있다가 공안(경찰)에게 빼앗겼다”고 전했다. 쑨장(孫江) 난징대 역사학과 교수 등 중국인 역사학자 5명은 같은 날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에 이번 전쟁을 ‘불의한 전쟁’이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올렸지만 두 시간 만에 삭제됐다. 한국에서도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집회가 1일까지 사흘 연속 서울 중구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서울시는 남산서울타워에 이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도서관, 양화대교에도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 노란색 조명을 밝혔다. 러시아에 있는 외국 기업은 철수를 시작했다. 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대형 에너지 기업이 철수를 선언했고, 볼보와 제너럴모터스(GM)는 러시아에 자동차 수출을 중단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유전자증폭(PCR) 검사 하지 말고, 4일간 재택근무한 후 정상 출근하세요.”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모 씨(30)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온 사실을 소속 팀장에게 알렸다가 이 같은 답을 들었다. 일주일 동안 업무 공백이 생길 수 있으니 아예 검사를 받지 말라고 한 것이다. 이 씨는 “지시에 따르긴 했지만 다시 출근한 후 동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을까 봐 계속 걱정됐다”고 했다. 28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최근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오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직원의 PCR 검사를 막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할 사람이 없다’며 ‘방역 불감증’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것인데, 이로 인한 집단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한 회사는 최근 사내 확진자가 급증하자 ‘역학조사 때 같은 회사 근무자와의 접촉 사실을 기입하지 말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사내 밀접 접촉자가 추가로 격리되면 업무에 지장이 생길까 봐 취한 조치로 해석된다. 회사 측에서 눈치를 주다 보니 직원들이 알아서 PCR 검사를 거르는 경우도 생긴다. 금융권 직장인 A 씨(27)는 지난달 18일(금요일) 자가키트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지만 큰 증상이 없자 주말 이틀을 쉬고 21일(월요일)에 정상 출근했다. A 씨는 “확진이 돼도 어차피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게다가 (걸렸다는 것만으로도) 회사 눈치가 보여 차라리 숨기는 게 낫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직장 내 집단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최근 자가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는데도 PCR 검사를 피하고 출근하는 상사 때문에 불안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상사가 회사 내에서 다른 직원 여럿을 만났지만 회사 측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는 중소기업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유사한 사례를 제보한 이들 대부분이 중소기업 소속이거나 비정규직”이라며 “작은 회사의 경우 직원 한 명이 빠지면 업무에 타격을 입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회사가 업무 공백 걱정에 감염 가능성 높은 직원들을 출근시키면 치명적 결과를 맞는 환자들도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우크라이나에 남은 교민들과 현지 직원들의 생사가 가장 걱정입니다.” 우크라이나 교민 김평원 씨(60)는 28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기자회견 이후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1991년부터 우크라이나를 ‘제2의 고국’ 삼아 살다가 이달 17일 전쟁 위험이 고조되면서 급히 귀국했다. 김 씨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목숨을 겨냥해 공격을 퍼붓고 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징집된 우크라이나인 아버지와 헤어지며 오열하는 딸의 사진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무엇이 이들이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인 김베드로 씨(24)는 친지와 친구들이 전쟁을 겪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슬프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이모’라고 부를 만큼 가깝게 지냈던 교민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고, 우크라이나 친구들은 사흘 밤낮 운전을 해 폴란드로 탈출하려다 차가 막혀 결국 국경을 넘지 못했다”며 “혼자만 안전하게 있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우크라이나 교민 30여 명을 포함해 70여 명이 참여했다. 키예프에서 10년 넘게 살다가 15일 부인과 아들을 데리고 급히 귀국한 김모 씨(56)는 급박했던 탈출 상황을 돌이켰다. 김 씨는 “침공이 임박한 탓에 항공편이 취소돼 귀국 자체가 어려웠다”며 “하루 만에 짐을 싸서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했다. 21일 귀국한 우크라이나 교민 김종홍 씨(48)는 조만간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에서 탈출한 우크라이나인들을 도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2, 3개월 안에 우크라이나 인접 국가인 몰도바로 가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시민들도 전쟁 반대에 목소리를 보탰다. 직장인 위모 씨(30)는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시민의 도리라 생각했다”며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평화가 길이다”, “전쟁에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우리말과 러시아어로 번갈아 외쳤다. ‘전쟁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단체로 뒤로 눕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도 벌였다. 교민들은 소셜네크워트서비스(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현지 피난민을 돕는 비정부기구(NGO)의 모금 홈페이지를 알리는 등 모금에 나섰다. 외교부에 따르면 27일 기준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교민은 46명이다. 이 가운데 6명은 이웃 나라로 출국하기 위해 국경 지역으로 이동 중이며, 9명도 추후 우크라이나를 떠날 예정이다. 나머지 31명은 개인사정 등을 고려해 현지에 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유전자증폭(PCR) 검사 하지 말고, 4일 간 재택근무한 후 정상 출근하세요”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모 씨(30)는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온 사실을 소속 팀장에게 알렸다가 이 같은 답을 들었다. 일주일 동안 업무 공백이 생길 수 있으니 아예 검사를 받지 말라고 한 것이다. 이 씨는 “지시에 따르긴 했지만 다시 출근한 후 동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을까봐 계속 걱정됐다”고 했다. 28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최근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오거나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직원의 PCR 검사를 막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할 사람이 없다’며 ‘방역불감증’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것인데, 이로 인한 집단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한 회사는 최근 사내 확진자가 급증하자 ‘역학조사 때 같은 회사 근무자와의 접촉 사실을 기입하지 말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사내 밀접접촉자가 추가로 격리되면 업무에 지장이 생길까봐 취한 조치로 해석된다. 회사 측에서 눈치를 주다 보니 직원들이 알아서 PCR 검사를 거르는 경우도 생긴다. 금융권 직장인 A 씨(27)는 지난달 18일(금요일) 자가키트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지만 큰 증상이 없자 주말 이틀을 쉬고 21일(월요일)에 정상 출근했다. A 씨는 “확진이 돼도 어차피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게다가 (걸렸다는 것만으로도) 회사 눈치가 보여 차라리 숨기는 게 낫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직장 내 집단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최근 자가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는데도 PCR 검사를 피하고 출근하는 상사 때문에 불안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상사가 회사 내에서 다른 직원 여럿을 만났지만 회사 측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는 중소기업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갑질 119 관계자는 “유사한 사례를 제보한 이들 대부분이 중소기업 소속이거나 비정규직”이라며 “작은 회사의 경우 직원 한 명이 빠지면 업무에 타격을 입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기저질환자, 고령자 등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라며 “회사가 업무 공백 걱정에 감염 가능성 높은 직원들을 출근시키면 치명적 결과를 맞는 환자들도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25일 오후 10시 반. 영업 제한 시간(오후 10시)을 훌쩍 넘겼음에도 서울 종로구 횟집에는 손님들이 북적였다. 20여 개 남짓한 테이블은 80%가량 차 있었다. 이날은 횟집이 심야 영업을 강행한 첫날. 주인 양승민 씨(37)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열심히 지켰지만 정부에서 손실보상금을 한 푼도 주지 않는 것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영업을 강행했다”고 했다. 손실보상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자영업자가 정부 방역지침을 어기고 가게를 운영하는 ‘영업 시위’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법적인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지만 반발 움직임은 갈수록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당이나 숙박업소의 경우 연매출 10억 원 이하여야 정부의 손실보상 대상이 된다. 횟집 주인 양 씨의 경우 법인을 통해 10여 개 식당을 운영 중인데, 식당 매출을 합산한 법인 매출이 연 10억 원을 넘는다는 이유로 손실보상 등 정부 지원 대상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양 씨는 “정부 방역 지침 때문에 장기간 적자를 보고 있는데, 보상을 못 받은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양 씨는 25일부터 코로나19 이전 영업을 하던 대로 오전 11시에 가게 문을 열어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영업하고 있다. 26일 저녁 이 횟집을 찾은 직장인 김모 씨(23)는 “영업 시위를 한다는 얘길 듣고 찾았다”며 “자영업자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 충분히 이해된다”고 했다. 동료 자영업자들도 양 씨가 장사를 마칠 때까지 가게 안에서 자리를 지키며 술잔을 기울였다. 매장에 응원 전화를 걸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이도 적잖았다. 일부 자영업자는 양 씨 뒤를 이어 릴레이 시위에 나설 방침이다. 뷔페를 운영하는 홍성훈 씨(45·경기 김포시)는 “동참 의사를 밝힌 자영업자만 7, 8명 정도”라며 “조만간 순서를 정해 심야 영업 시위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한국자영업중기연합회장은 “4분기 손실보상 지급 기준에 반발하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영업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제한 시간을 넘겨 운영하는 가게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법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영업시간을 넘겨 가게를 운영한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종로구 관계자는 “방역지침을 위반한 첫날 양 씨 횟집을 찾아가 제한 시간을 지켜달라고 했지만 거부당했다. 조만간 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전쟁을 멈춰라.”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원한다.” 2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에는 우크라이나인 200여 명과 한국인 10여 명이 모여 한국어와 영어로 된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마이크를 잡은 올레나 쉐겔 한국외국어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41)는 “국제사회의 규범을 무시한 러시아의 만행을 규탄하며 대한민국의 적극적 지지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구호를 외친 후 러시아대사관에서 출발해 덕수궁길을 돌아오는 2km 정도 거리를 행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째인 27일, 주말을 맞아 서울 시내 곳곳에서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러시아대사관 앞 시위에 참여한 우크라이나인들은 가족들과 친구들의 안부를 걱정했다. 카테리나 탄친 씨(47)는 “오빠가 전쟁에 나갈 준비를 마치고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며 울먹였다. 시위에 부인, 딸(2)과 함께 참석한 이고르 비시네우스키 씨(33)는 “당장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싸우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오후 4시에는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전쟁을 반대하는 러시아인들이 신고한 시위였는데 우크라이나인과 한국인 등이 동참해 49명이 모였다. 우크라이나인 친구와 함께 집회를 찾은 손모 씨(27)는 “남일 같지 않았다.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오게 됐다”고 전했다. 자가격리 중인 러시아인 아내를 대신해 현장을 찾았다는 박모 씨(35)는 “러시아는 푸틴이 아니다. 전쟁을 멈춰라”라고 적힌 팻말을 손에 쥐고 있었다. 전날인 26일에는 우크라이나인 80여 명이 서울 마포구 성니콜라스 대성당에 모여 기도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우크라이나에 있는 가족, 친구의 안전을 기도했다. 일부는 비통한 표정으로 오열했다. 카리나 카르포바 씨(30)는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기도회를 찾았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크라이나인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서로 손을 잡으며 ‘괜찮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28일 오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과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대사관에 성명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울시도 27일부터 매일 밤 시청, 남산타워 등 4곳에서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빛’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의미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을 응원하고 전쟁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25일 오후 10시 반. 영업 제한 시간(10시)을 훌쩍 넘겼음에도 서울 종로구 횟집에는 손님들이 북적였다. 20여 개 남짓한 테이블은 80% 가량 차 있었다. 이 날은 횟집이 심야 영업을 강행한 첫 날. 주인 양승민 씨(37)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열심히 지켰지만 정부에서 손실보상금을 한 푼도 주지 않는 것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영업을 강행했다”고 했다. 손실보상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자영업자들이 정부 방역지침을 어기고 가게를 운영하는 ‘영업 시위’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법적인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지만 반발 움직임은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식당이나 숙박업소의 경우 연 매출 10억 원 이하여야 정부의 손실보상 대상이 된다. 횟집 주인 양 씨의 경우 법인을 통해 10여 개 식당을 운영 중인데, 식당 매출을 합산한 법인 매출이 연 10억 원을 넘는다는 이유로 손실보상 등 정부 지원 대상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양 씨는 “정부 방역 지침 때문에 장기간 적자를 보고 있는데, 보상을 못 받은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양 씨는 25일부터 코로나19 이전 영업을 하던 대로 오전 11시에 가게 문을 열어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영업하고 있다. 26일 저녁 이 횟집을 찾은 직장인 김모 씨(23)는 “영업 시위를 한다는 얘길 듣고 찾았다”며 “자영업자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 충분히 이해된다”고 했다. 동료 자영업자들도 양 씨가 장사를 마칠 때까지 가게 안에서 자리를 지키며 술잔을 기울였다. 매장에 응원 전화를 걸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이들도 적잖았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양 씨 뒤를 이어 릴레이 시위에 나설 방침이다. 뷔페를 운영하는 홍성훈 씨(45·경기 김포시)는 “동참 의사를 밝힌 자영업자만 7, 8명 정도”라며 “조만간 순서를 정해 심야 영업 시위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한국자영업중기연합회장은 “4분기 손실보상 지급 기준에 반발하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영업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제한시간을 넘겨 운영하는 가게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법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영업시간을 넘겨 가게를 운영한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종로구 관계자는 “방역지침을 위반한 첫 날 양 씨 횟집을 찾아가 제한시간을 지켜달라고 했지만 거부당했다. 조만간 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아버지가 전쟁에 나갈 준비를 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구해주세요” 전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27일 한국에서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는 전쟁 반대 집회가 열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4일째인 27일 한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 200여 명은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 모여 “전쟁을 멈춰달라”고 외치며 행진했다. 이들은 한국어와 영어로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원한다”는 팻말을 들고 있었고 “우크라이나를 도와달라” “전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전투기, 탱크 및 대포로 공격을 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규범을 무시한 러시아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대한민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여한 우크라이나인 카터이나 탄친 씨(47, Kateryna Tanchyn)는 “오빠가 전쟁에 나갈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며 “오빠가 전쟁에 나간다는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날 것 같다. 가족들에게 ‘괜찮냐’고 묻는 것조차 망설여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인 유학생 에빌린 씨(29, Evelyn)는 가족들과 친구들 생각에 매일 뉴스를 보면서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가족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지하에 숨어지내는 데, 음식도 바닥나고 언제 공격받을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이라며 “비행기도 못 타는 아버지가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며 전쟁에 나갈 준비를 하고 계시다”며 눈물을 흘렸다. 전날인 26일 국내에 사는 80여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서울 마포구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 모여 함께 기도회를 열었다. 카리나 칼포바 씨(30, Karina Karpova)는 기도회 중간에 바닥에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했다. 카리나 씨는 “아버지가 주기적으로 총 소리가 들리고 있어 지하에 피신해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다”며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기도회를 통해 전 세계 우크라이나인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고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의 안전을 기도했으며 일부는 비통해하거나 오열했다. 이들은 손을 잡으며 ‘괜찮다’고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도회를 마치고 국기와 팻말 등을 들고 성당 앞에 모였다. 한국에 입국한지 1주일이 됐다는 우크라이나 여성 엘레나 바들리욱 씨(27, Elena Badliuk)는 “나는 한국에 안전하게 있는데 가족은 전쟁을 겪고 있다”며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차라리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무기력하다”며 한숨을 지었다. 우크라이나 인접국가인 벨라루스에서 온 나틸라 이바니우코비치 씨(39, Natillia Ivaniukovich)는 기도회 내내 전쟁에 참여한 친구들을 떠올리며 오열했다. 나틸라 씨는 “수 없이 많은 가족들과 친구들이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살고 있다. 친구 중 한 명이 러시아 군에 둘러싸여있다고 들어 계속 눈물이 난다”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초중고교 개학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를 중심으로 타액(침) 검사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허가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개학 후 집에서 주 2회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하고 음성 결과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입력한 뒤 등교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대상으로 매번 면봉으로 코를 찌르기가 쉽지 않고 정확도도 떨어지다 보니 아이들의 거부감이 덜한 타액 방식으로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허가 기준을 충족한 타액키트가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면봉으로 코 찔렀다가 피나”국내에서 식약처 허가를 받아 유통 중인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는 모두 면봉을 코에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타액키트는 침을 뱉는 등의 방식으로 검체를 채취한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이미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현행 키트에 비해 통증이 적고 검사가 간편해 선호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지만 아직 국내 사용이 승인된 것은 없다. 학부모들은 식약처 자유게시판에 “아이들은 코 연골이 약한데 어떻게 매주 두 번씩 코를 찌르라고 하느냐”며 “타액키트를 사용하게 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연이어 올리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달 8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청원이 올라왔다. 3, 9세 자녀를 키우는 유선열 씨(43)는 “면봉으로 아이들 코를 찌르다가 피가 묻어 나온 적이 있다”면서 “아이들도 검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타액키트 사용이 승인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아이들이 코를 쑤시는 검사 방식에 대한 공포로 검사하려면 울고불고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수출한 키트 ‘역(逆)직구’일부 학부모들은 해외 쇼핑몰에서 타액키트를 직접 구매하거나 무단 판매하는 국내 사이트를 찾는다. 타액키트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의 경우 수출용으로는 허가를 받았지만 국내 유통 허가를 못 받은 상황이라 한국산을 ‘역직구’하는 일도 생긴다.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딸을 둔 학부모 민모 씨(51)는 “주변에서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아이가 검사를 위해 코를 찌르며 힘들어했다. 국내 업체가 독일에 수출한 타액키트를 ‘직구’한 적이 있다”고 했다. 또 “일주일에 두 번씩 검사해야 한다는 교육부 발표를 듣고 타액키트를 파는 국내 사이트를 어렵게 찾아 50개를 샀다”고 말했다. 타액키트는 무허가라 판매 구입 모두 의료기기법 위반에 해당한다. 또 타액키트로 검사하고 음성이 나왔다고 해도 학교에서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외양이 현재 유통 중인 키트와 비슷하게 생겨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국민의 요구가 큰데 식약처가 해외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면서 허가를 미루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타액키트 제조업체 관계자는 “식약처 국내 사용 허가 요건이 까다로워 국내 승인은 포기하고 수출허가만 받겠다는 업체도 있다”고 했다. 일부 업체는 6개월 넘게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가 기준 충족 못했을 뿐”그러나 식약처는 승인된 타액키트가 없는 건 기준을 통과한 제품이 없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 기준인 ‘민감도(감염자를 양성으로 판별하는 정도) 90% 이상, 특이도(비감염자를 음성으로 판별하는 정도) 99% 이상’을 충족하고 (이를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면 허가를 내주는 게 당연하다”라며 “이 기준을 충족한 타액키트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타액키트 수출은 허용하면서 국내 유통을 막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준이 다르다”고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출용 타액키트는 수출국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제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 판매용과 허가 기준이 다르다”며 “정확도 자료를 우리 정부가 검토하지 않는다”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지난해 우정사업본부를 상대로 과로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점거 농성’을 벌인 택배노조 집행부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0일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4명을 퇴거불응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지난해 6월 14일 여의도우체국이 있는 포스트타워 1층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진 위원장 등을 업무방해와 퇴거불응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지난달 최종적으로 퇴거불응 혐의만 적용했다. 당시 택배노조는 택배분류 작업을 중단하며 총파업도 진행했는데, 우정사업본부는 파업을 이끈 진 위원장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서울 광진경찰서는 이에 대해서는 4일 적법한 파업이라고 보고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한편 택배노조는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한 뒤 20일까지 11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노조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집단 생활을 이어가며 음주와 흡연까지 하고 있다”며 정부 측에 강력한 행정지도를 요청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6일 9만 명을 넘어섰다. 엿새 연속 5만 명대를 유지하다 하루 만에 3만 명 이상 폭증했다. 17일 발표될 신규 확진자 역시 9만 명 이상으로 잠정 집계됐다. 오미크론 변이가 폭증하면서 정부는 이번 유행의 정점이 언제일지, 어떤 규모가 될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만443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일주일 전인 9일(4만9549명)의 1.8배, 2주 전인 2일(2만268명)의 4.5배다. 16일 현재 재택치료자는 26만6040명으로, 1일(8만2860명)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내 코로나19 유행은 해외 주요국을 넘어섰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4일 기준) 한국의 인구 100만 명당 하루 평균 확진자는 1060명으로, 방역을 대폭 완화한 영국(1018명)보다 많다. 이 수치는 일본(682명)의 약 1.6배, 미국(456명)의 약 2.3배 수준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9만 명대 확진자 발생에 대해 “그동안 협조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문제는 아직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부는 모임 인원 6명, 영업시간 오후 9시인 현행 거리 두기를 21일부터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럴 경우 7일 정부가 예상했던 코로나19 정점 수치(2월 말 하루 13만∼17만 명)보다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이날 “고령층 등 유행 상황이 급변해 3월 이후 상황과 정점 도달 시점, 규모를 현 시점에서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정부, 내일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 2주 단위 적용하다가 3주짜리 고심정부측 “대선직전엔 조정 쉽지 않아”… 경제부처는 “밤12시 영업 허용해야”일각선 “위드코로나 악몽 재연 우려”… “더이상 거리두기 의미 없어” 반론도 정부가 ‘사적 모임 6명, 영업제한 오후 9시’를 기본으로 하는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를 21일부터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번 2주 단위로 거리 두기 방침을 적용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대통령 선거일(3월 9일) 이후까지 3주 동안 적용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의료계에선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 회복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시작된 상황이 반복될까 우려하고 있다.○ 3주짜리 방역 완화안 검토 정부는 20일 종료되는 현행 거리 두기를 ‘사적 모임 8명, 영업제한 오후 10시’로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선을 고려해 21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3주 동안 새 거리 두기를 적용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통상 방역 개편안을 2주씩 적용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던 것과 대조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선 직전에 거리 두기를 조정하는 건 여러모로 모양새가 좋지 않아 3주짜리 방역 완화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돼 확진자 수가 급증한 이후 줄곧 방역 강화를 유지하다가 대선을 앞두고 급하게 돌아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제 부처를 중심으로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 제한을 밤 12시까지로 풀자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18일 거리 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실수 반복 말아야”방역 전문가들도 ‘거리 두기 완화’라는 방향성에는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시점이 문제다. 정부가 오미크론 유행 초기에는 방역을 강화하다가 정작 위기가 가장 고조된 현 시점에 방역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 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를 시작할 때 급진적인 방역 완화를 단행했다. 당시 전국 4명이던 사적 모임 제한을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으로 늘렸다. 영업시간 제한은 폐지했다. 그 결과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병상 대란이 벌어졌다. 300명대였던 중환자 수가 지난해 12월 29일 최대 1151명까지 늘어나면서 병상 배정을 받지 못한 채 숨지는 코로나19 환자가 생겼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조바심이 난 것인지 지난해 11월 위드 코로나 때의 실수를 반복하려 하고 있다”며 “영업시간 제한만은 좀 더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거리 두기를 완화하면 정점에 달했을 때 확진자 수가 기존 예측에 비해 10∼20%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정 교수는 3월 중 23만 명을 이번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으로 봤다.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하루 확진자 수가 최대 27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 엇갈리는 기대와 우려정부의 방역 완화 움직임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서울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윤모 씨(61)는 “하루 9만 명씩 확진자가 나오는데 더 이상은 거리 두기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반면 취업준비생 김모 씨(27)는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방역지침이 완화되면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15일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시점에 방역 완화를 검토하는 것이 걱정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서울의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대선 후보 유세를 지켜보던 김모 씨(76)는 “유세 현장을 보니 밀집해서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아 침방울이 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국민의힘 소속 중진 국회의원의 비서관이 여성의 신체를 불법으로 촬영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국민의힘 의원실 소속 비서관 A 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이날 새벽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한 여성의 신체 일부를 무단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이날 112를 통해 이런 내용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A 씨는 “불법 촬영을 한 적 없다.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A 씨는 자신이 근무했던 국민의힘 의원실에 직접 요청해 이날 면직 처리됐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도 윤석열 대선 후보의 메시지 업무를 맡아왔던 A 씨를 해촉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국민의힘 소속 중진 국회의원의 비서관이 여성의 신체를 불법으로 촬영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국민의힘 의원실 소속 비서관 A 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이날 새벽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한 여성의 신체 일부를 무단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이날 112를 통해 이런 내용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먼저 피해자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으며 조만간 A 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수사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A 씨는 “불법 촬영을 한 적 없다.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A 씨는 자신이 근무했던 국민의힘 의원실에 직접 요청해 이날 면직 처리됐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도 윤석열 대선 후보의 메시지 업무를 맡아왔던 A 씨를 해촉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정부가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동선 추적도 제대로 안 하는데 QR코드를 꼭 찍어야 하나요?” 15일 낮 12시경 서울 강동구의 한 매운탕 식당을 찾은 중장년 남성 4명이 점주인 강정윤 씨(60)에게 투덜거렸다. 이들은 강 씨가 “방역지침이라 어쩔 수 없다”며 되풀이해 부탁하자 마지못해 QR코드를 찍고 입장했다. 가게를 찾은 다른 손님들도 “하루 확진자가 5만 명 넘게 나오는데 QR코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어차피 방역 규제를 완화할 건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인증을 왜 하느냐”고 한마디씩 했다. 강 씨는 “번거롭다는 손님들의 불만이 최근 크게 늘었다”며 “QR체크인을 통한 출입명부 작성은 당장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정부가 확진자 폭증에 따라 ‘셀프 역학조사’ 및 ‘셀프 치료’ 방식을 도입하면서 ‘출입명부 무용론’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식당과 카페 등에서는 출입명부 작성을 둘러싼 점주와 손님 사이의 실랑이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서울 강동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한동희 씨(58)는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은 사람도 (백신 접종 완료자면) 격리를 안 하는데 QR체크인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견이 많다”며 “조만간 하루 확진자 10만 명을 넘는다는데 그렇게 되면 당국이 지금보다 더 관리를 못할 것 같다”고 했다. 14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전자출입명부 중단은 검토 중이지만 방역패스는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선 ‘도대체 뭐가 달라지는 거냐’는 불만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사장 공신 씨(40)는 “(출입명부용) QR코드를 없앤다면서 방역패스는 유지한다는 게 무슨 말장난인지 모르겠다”며 “방역패스를 유지하면 어차피 QR코드나 접종증명서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자영업자로서는 달라질 게 없다”고 했다. 반면 방역패스 폐지에 신중한 자영업자도 일부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49)는 “가게를 다녀간 손님 중 확진자가 나오면 영업에 타격을 입을까 봐 불안하다”며 방역패스 유지론에 힘을 실었다. 자영업자들은 출입명부 작성이나 방역패스 폐지보다 사적 모임 인원 및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족발집 사장 한 씨는 “자영업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영업시간 제한”이라고 강조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언급된 내사보고서를 언론사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이 공식 선거운동 시작(15일)을 하루 앞두고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지 1년 8개월 만이다. 서울동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부장검사 최형원)는 14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는 경찰관 A 씨를 이날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13년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가 작성한 김 씨 관련 내사보고서를 다른 경찰관 B 씨로부터 넘겨받아 2019년 10월과 12월 등 두 차례에 걸쳐 뉴스타파 등 언론사 2곳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료를 받은 뉴스타파는 이듬해 2월 이 보고서를 인용해 ‘경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김 씨를 상대로 내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는 김 씨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주가 조작 작전에 ‘전주’로 참여한 혐의가 포착됐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보도 직후 경찰은 “김 씨는 내사 대상자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내사보고서 유출 수사를 맡은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20년 6월 A 씨를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고 지난해 7월 A 씨의 거주 지역을 담당하는 서울동부지검으로 사건을 넘겼다. 검찰은 A 씨에게 보고서를 준 혐의로 입건된 경찰관 B 씨에 대해서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혐의없음’ 처분했다. 앞서 경찰도 B 씨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부산지역 국회의원이 자신에게 제기된 부동산 비리 의혹으로 명예가 실추됐다며 시민단체 대표를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부산 연제)이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고,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처분 이유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말했다. 지난해 3월 안 소장 등은 부산 해운대구 송정순환도로 공사에서 이 의원이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했다며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당시 안 소장은 “송정해수욕장 순환도로 조성사업은 170m 도로 연결을 남겨두고 10년 전 중단됐다. 도로 연결이 필요한 지점의 토지 대다수가 이 의원과 그의 가족 소유”라며 “이 의원은 2014년 부산시의원 재직 때 이지점의 도로가 개설되지 못하도록 막아 막대한 재산상 이익을 얻게 됐다는 비판이 나왔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 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지난해 4월 안 소장과 권보람 참자유청년연대 사무처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서울 강동경찰서가 수사를 벌여왔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자가검사키트 가격은 얼마예요? 한 번에 몇 개나 살 수 있어요?” 13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약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유통개선 조치가 내려진 첫날, 키트를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정부는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이날부터 약국과 편의점에서 한 번에 5개까지만 키트를 살 수 있도록 제한했다. 온라인 판매도 중단했다. 다만 재고 물량에 한해서만 16일까지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재기로 인한 가격 급등을 막으려면 어쩔 수 없다” “진짜 필요한 사람만 구입하도록 하는 정책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현장에선 정부의 구매 수량 제한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은 “오늘까지는 구매 수량에 제한 없이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매 수량 제한 시행일을 잘못 알고 있었던 것.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서울에 있는 약국 13곳을 둘러본 결과 절반 남짓인 7곳에서만 키트 구매가 가능했다. 그중 4곳에서는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5개 이상 살 수 있다”고 했다. 9일 취재팀이 방문한 종로구와 마포구 약국 10곳 중 7곳에서 품절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급 자체는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키트 구입 수량 제한 등 정부의 조치로 가격이 조금씩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취업준비생 이모 씨(25)는 “온라인 가격이 너무 비싸 당황스러웠는데 사재기가 사라져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13일 기준으로 온라인에서 키트 재고분 가격은 1회당 평균 1만 원 내외였지만 일부 쇼핑몰에선 3배 이상 높은 3만2000원을 부르기도 했다. 다소 안정되긴 했지만 지난달 중순까지 키트 하나에 3000∼5000원에 팔렸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김모 씨(53)는 “얼마 전 아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이후 매일 키트로 ‘셀프 검사’를 하고 있다”며 “재고가 떨어지기 전 온라인에서 20개를 주문했다”고 했다. 구매 수량 제한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사람이 한 번에 구매하는 수량은 제한하면서 구매 횟수는 제한을 두지 않아 다른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하루에 여러 번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지금은 마스크 판매를 관리하던 때처럼 절대적인 물량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안정적인 유통이 필요하다”며 중복 제한을 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식약처는 14∼28일 전국 약국과 편의점에 자가검사키트 3000만 개를 공급할 예정이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