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주성하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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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사이트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http://nambuk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zsh75@donga.com

취재분야

2025-02-18~2025-03-20
칼럼44%
남북한 관계33%
경제일반17%
여행3%
문화 일반3%
  • 탈북해 한국에서 20년을 살아보니[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

    어제, 3월 16일은 내가 탈북해 한국에 도착한 지 20년째 되는 날이다. 중국의 한 지방공항에서 심장이 터질 듯한 긴장 속에 출국 심사를 통과하던 일, 하늘에서 내려다본 첫 한국 땅, 인천공항에서 탈북자라 신고하던 순간 등이 여전히 생생하다. 반년 전까지 북한 감옥에서 운신이 어려운 폐인이 되던 내가 새 삶을 선물 받은 날이다. 3개월의 조사를 마치고 사회에 나와 먼지가 가득 쌓인 실평수 7평 남짓한 영구임대아파트를 밤늦게까지 청소한 뒤, 이불도 없어 맨바닥에 누워 “이제 뭐하고 살까” 막막해하던 첫날 밤도 잊혀지지 않는다. 벼룩시장을 뒤져 찾은 첫 일은 8월 삼복에 군포화물터미널에서 컨테이너 속 와인 박스를 하루 종일 메고 나르는 일용직이었다. 첫날 일당은 4만5000원. 인력사무소에 10% 주고, 밥값과 교통비를 떼고 남은 3만5000원을 만지작거리며 “이제는 일만 하면 굶어죽진 않겠다”며 행복했던 기억도 난다. 중고 컴퓨터를 사서 구직 사이트를 뒤져 20개 회사에 이력서를 보냈다. 3곳에서 회답이 왔다. 가장 조건이 좋아 보이는 가리봉의 한 무역회사부터 찾아갔더니 “김일성대 수준이 여기서 통하겠냐”며 대놓고 무시했다.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2002년 10월 한 주간지 기자로 입사했고 이듬해 여름 어느 저녁 퇴근길 지하철 가판에서 동아일보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동아일보 합격 통지를 받던 때와 거의 동시에 6개월이나 걸린 국정원 입사 시험에도 합격했다. 양지와 음지 중 어느 쪽에 갈까 고민하다가 양지를 선택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이 내가 한국에서 내린 가장 훌륭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에 있을 때 라디오에서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이 1300여 명이라는 말을 들었다. “빨리 가서 1500명 안에는 들어가자”고 결심했는데, 이후 체포돼 중국과 북한의 6개 감옥을 전전하다가 겨우 살아오고 보니 2000여 번째였다. “너무 늦게 와서 내가 갈 만한 자리는 없겠다” 싶었는데 이후 3만4000명이나 탈북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지금은 뒤늦게 온 탈북민을 만나면 “내가 참 빨리 와서 다행이다”는 말을 자주 한다. 정착 초기 몇 년을 돌아보면 산에서 살다가 도시로 내려온 타잔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20년을 살다 보니 아스팔트 위에서 구두를 신고도 맨발로 숲속을 달리던 만큼 빨리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한국에서 탈북 기자로 불린다. 해외에서 태어나 현지 대학까지 마치고 한국에서 기자가 돼도 미국 출신 기자, 중국 출신 기자라고 부르진 않는다. 하지만 내게 붙은 출신의 꼬리표는 죽을 때까지 떨어질 것 같지 않다. 한국 생활 20년째라고 하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만큼 살아보니 어떠냐”고 물어보고 싶을 것 같다. 이 질문엔 밤새 말할 것 같기도 하고, 또 할 말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나는 혁명가의 꿈이 심장에서 펄펄 끓는 청년이었다. “내 생애엔 북한이 반드시 붕괴될 것이고, 그때면 다시 돌아가 고향 사람들을 선진국 국민으로 만들기 위해 한목숨 바칠 것이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언론인의 길을 선택할 때 북한이 가장 암살하고 싶은 사람으로 살겠다는 비장한 다짐도 했다. 지금은 후배들과 술자리에서 “20년이나 살 줄 알았으면 일찍 아파트나 사 놓았을 걸 그랬다”는 농담을 자주 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뜻을 이루지 못한 망명가로 생을 마무리할까 봐 가끔 겁도 난다. 북에서 산 세월이 아직은 더 많지만 사회생활은 전부 서울에서 했다. 이젠 서울 지리에 훤한 완벽한 서울시민이 됐다. 당장 내일 북한 체제가 붕괴된다면 20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북에 돌아가 살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북에 가서 몇 달 정도 살 수는 있겠지만, 다시 북한 사람으로 살아갈 자신은 점점 사라진다. 북한에서 “뉘기요? 어째 왔소?”라는 억센 사투리에 둘러싸인다면 이젠 몹시 이질감을 느낄 것 같고, 북한 사람들도 나를 한국 사람이라 받아들일 것 같다. 서울에선 탈북 기자, 평양에선 한국 기자로 불릴 삶이 내키지는 않다. 그러나 “왜 목숨 걸고 여기에 왔는지 잊지 말라”며 불쑥불쑥 심장을 두드리는 무엇인가가 내 몸에 남아 있는 한 기꺼이 경계선에 서 있을 것이다. 죽을 때까지 바뀔 수 없는 내 운명인 듯싶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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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양극화-대학 서열화 해소” vs “모두 혁신성장 주역 되도록 지원

    《20대 대선을 9일 앞둔 지난달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고등교육 정책을 비교 분석하는 좌담이 동아일보에서 열렸다. 고등교육 정책은 대학 경쟁력 강화, 국가균형발전, 기초학문 육성, 청년 정책 등을 비롯해 한국이 당면한 많은 문제들과 연관이 있다. 동아일보와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이날 좌담에서는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교육대전환위원장(3선·서울 관악갑), 나승일 국민의힘 선대본 정책본부 교육정책분과위원장(서울대 교수), 김헌영 강원대 총장이 토론자로 나섰고, 김동원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 회장(전북대 총장)이 사회를 맡았다. 총장들은 교육정책 전문성을 위해 문재인 정부 때 없어진 청와대 교육(수석) 비서관 부활과 인수위에 국립대 총장이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동원=대학이 처한 상황을 감안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고등교육 정책 공약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양당의 고등교육 정책 골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교육대전환위원장學-官-財 묶은 혁신법인 예산투입소멸위기 지방대 한시지원도 검토公기관 이전지역 인재는 25% 뽑고연구협력 위한 대학원 공유제 필요▽유기홍=이재명 후보는 2월 10일 교육 관련 8대 공약을 발표했고, 이 중 6번과 7번 항목이 고등교육 관련입니다. 이 후보는 특히 지방대학의 위기가 심각해 지역 소멸의 위기로까지 가고 있으며 지역균형발전과 뗄 수 없는 문제라고 봅니다. 또 수도권 집중이 더 가속화돼 대학 서열화가 심화되고 있어 극복을 위한 일대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네 가지 기조에서 이 문제를 접근합니다. 첫째,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 맞는 획기적인 고등교육 지원. 둘째, 정부 내 대학 서열화 해소를 위한 컨트롤타워 설치. 셋째, 지역 대학·지자체·산업체·공공기관을 하나로 묶은 혁신법인을 만들고 전국을 8개 권역으로 나눠 1500억 원 이상 예산 투입. 넷째, 한국형 대학원 공유 체제를 정착시켜 학문 강국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나승일=윤석열 후보의 교육 비전은 공교육 정상화와 끊임없는 대응으로 모두가 역동적 혁신 성장의 주역이 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패권국가로의 도약을 위해서 대학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섯 가지 기조를 밝혔는데 첫째, 대학 지원 강화와 규제 완화. 둘째, 거점 대학·학과 중심의 집중 투자. 셋째, 대학 예산 차등 지원에 활용된 평가 체제 혁신. 넷째, 지역 거점 대학의 1인당 교육비 투자를 상위 국립대학 수준까지 제고. 다섯째, 질 높은 대학 교육 기회의 접근성 강화입니다. 이를 위해 자율 기반 고등교육 생태계 조성, 지방대학 육성을 통한 지역균형발전 완성 등을 제시했고 인수위를 통해 구체화될 것입니다. ▽김헌영=교육 정책 기조에 대한 접근에서 두 당이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은 교육의 양극화와 서열화 해소에 방점을 두고, 국민의힘은 산학협력이나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교육을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대학을 대한민국 경쟁력 강화와 지역 발전의 성장 동력으로 바라보는 역발상으로 접근하기를 제안합니다. 대학은 엄청난 환경의 변화를 겪고 있는데 대학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김동원=국가교육위원회가 올 7월 출범 예정인데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교육위원회, 교육부, 대학 간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나승일 국민의힘 선대본 교육정책 분과위원장거점대 1인당 교육비 투자 확대고등교육 예산은 국민 설득이 관건지역인재 늘리되 역차별은 없어야자율성에 기초한 대학원 공유제를 ▽나승일=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에 관한 10년 단위 장기 계획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교육부는 세부 정책을 수립해 집행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헌영=국가교육위원회는 정책을 입안하는 데 중점을 두고, 교육부는 구체적으로 대학에 연구나 가이드라인 제시 등을 했으면 합니다. 이것이 또 하나의 규제가 되면 안 되고, 대학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보장해주는 쪽에서 역할 분담이 됐으면 합니다. ▽유기홍=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 과정이나 대입 문제 같은 중장기적인 과제와 함께 대학 구조 개혁, 고등교육 재정 확충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과 같은 큰 그림을 그리고 교육부는 대학과 평생교육 직업교육에 집중하는 식으로 재구조화해야 합니다. ▽김동원=대학 등록금이 14년째 동결됨에 따라 대학 재정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습니까. ▽김헌영=저희가 국립대학법 제정을 제안하는 이유는 국립대의 책무성 이행에 재정 지원의 명문화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 국가 예산 607조 원 가운데 교육 예산은 90조 원 이지만 유·초·중등 예산 77조 원, 고등교육 예산 12조 원입니다. 12조 원 중 국가장학금 4조6000억 원과 인건비 등을 빼면 371개 대학을 지원하는 예산은 3조5000억 원에 불과합니다. 이걸 좀 해결해주시길 바랍니다. ▽유기홍=고등교육재정교부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방대학을 지원하는 문제는 지역 소멸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초중고교 학생이 줄어들었다고 이 재원을 대학에 쓰는 방식은 해답이 아닙니다. 지방대학에 대해 5년 동안의 특별법을 통해 먼저 예산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나승일=초중고교 예산을 줄여 대학에 주자는 주장에 역시 동의하지 않습니다. 고등교육 예산 확보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법으로 부실 대학을 강제로 정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학에 예산을 나눠 주는 것도 국민적 동의를 얻기 쉽지 않습니다. 고등교육 예산은 결국 국민적 설득과 국회의 노력 여부에 따라 좌우됩니다. ▽김동원=올 1월 7개 권역 지역 대학 총장들이 지방이전 공공기관 신입사원의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50%로 상향하되, 30%는 지금처럼 이전 지역 학교 출신을 뽑고 20%는 이전 지역 외 비수도권 출신으로 뽑아 달라고 양당 대표들께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이십니까. ▽나승일=큰 틀에선 찬성하지만 이 문제는 지역에 좋은 대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과 연결됩니다. 혁신도시특별법의 지역인재 채용 규모를 30%에서 50%로 늘리면 수도권 역차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법은 한번 만들어지면 고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유기홍=현행 혁신도시특별법은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30%로 정하고 있으나, 채용 지역을 이전 지역으로만 한정하고 있어 그 비율을 달성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전 지역 내에는 공공기관이 요구하는 직무와 관련된 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의 수가 제한적이어서 우수 인재의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러 기관이 공공기관 평가에서의 감점을 감수하면서도 지역인재 채용을 확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50%로 확대하는 것을 규정하되 25%는 이전 지역 학교 출신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25%는 비수도권 소재 학교 출신으로 채용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김헌영 강원대 총장대학 예산 턱없이 적어 지원 절실국가 경쟁력-지역발전 차원 접근을특성화 대학 살릴 대학원 공유 찬성중추역 맡을 교수들 서울행이 문제▽김헌영=이 문제 역시 우리나라의 생존과 직결된 중차대한 과제라고 봅니다. 지방의 20,30대 청년 인구가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것은 일자리와 교육, 정주 여건 때문입니다. 정주 여건은 지방이 수도권보다 더 우수한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층 유출의 핵심이 교육과 일자리 때문인데 대학이 교육과 일자리 문제 모두에서 중요한 주체가 되어야 풀 수 있습니다. 수도권 대학이 역차별받는다는 점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풀기 위해 법을 만들 때 유예 기간을 두면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김동원=지역 대학이 성장하기 위해선 연구 예산들이 지역으로 와야 합니다. 국책연구소, 출연연구소, 신설되는 우수특화연구센터 등을 지역 대학 인근에 많이 집중시키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대학원 공유제 도입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유기홍=기존의 연구중심대학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과 더불어 권역별로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작년에 발의한 국립대학법안이 통과되면 거점 국립대를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될 것입니다. 또한 지방대학 내 국책연구소 및 우수특화연구센터 신설, 국책연구소 분원 신설 등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연구중심대학이 되려면 학과당 전공 교수가 20명은 돼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10명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한국형 대학원 공유 체제를 만들어 협력 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교육에서 공유의 개념이 강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헌영=한국형 대학원 공유 체제는 저희도 찬성합니다. 다만 서울대와 함께 공유형 대학 체제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서울대 수준으로 올라가기 위해선 모든 학과를 다 키울 수는 없기에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을 우선적으로 만들자고 제안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특성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교수들이 보수가 많은 서울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승일=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거점 대학 및 학과 중심으로 집중 투자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기에 지역 대학 인근으로 연구소 집중에 동의합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미래 유망 산업 10개 학문 분야를 10년간 집중 지원해서 글로벌 초일류 대학을 육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5년 반 만에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패스트 트랙을 적극 활용해 신산업 분야에 필요한 인재를 조기에 양성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원 공유제는 굉장히 쉽지 않은 문제이고, 개별 대학 사이에 해야 할 일이지 정부가 나서서 강제하는 것이 얼마나 성공 가능성이 있을까 의구심이 듭니다. 교수 몇 명에게 전공 과목 45학점을 이수하는 상황을 바꾸고, 학점의 3분의 1 정도는 아웃소싱하면 좋다고 봅니다. 이런 것들은 철저히 자율성이라는 원칙에 기초해야 하는데 이수 학점 등으로 규제가 심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연구중심대학 등에 수업료와 학과 과정을 풀어주려 합니다. 정리=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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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 화성지구의 한겨울 삽질 악몽[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

    지난달 김정은은 평양 화성지구 1만 가구 주택 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 작년에 완공하겠다던 송신·송화지구 1만 가구 건설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또 새로운 공사판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화성지구는 평양에서 살았던 내게도 생소한 지명이다. 행사장 사진과 건설 조감도 등을 토대로 구글어스로 찾아보다가 소스라치게 과거의 악몽과 맞닥뜨리게 됐다. 김정은이 검은색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난 저 장소, 순안공항으로 연결된 도로가 합장강과 만나는 저 지점은 26년 전 내가 북한 체제에 대한 환멸을 뼈저리게 느낀 곳이다. 내가 김일성대 외국어문학부에 재학 중이던 1995년 12월. 대학에 금수산기념궁전 건설 일환으로 합장강 정리 과제가 떨어졌다. 학년별로 3개월씩 나가 강바닥을 파내라는 것인데, 우리 학년 100여 명은 하필 제일 추운 겨울에 차출됐다. 대학 기숙사에서 공사 현장까지는 한 시간 남짓 걸어야 했다. 우리가 가진 작업 도구는 정, 해머, 삽, 곡괭이 따위가 전부였다. 추운 날씨에 밖에서 하루 종일 일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가장 먼저 휴식 공간으로 쓸 움막부터 만들었다. 언 땅에 정을 박고 교대로 해머를 휘둘러 봐야 흙이 겨우 밤톨만큼만 떨어져 나왔다. 작업 솜씨가 서툴러 정대를 잡았던 학생들이 해머에 손을 다치는 일도 잦았다. 갖은 고생 끝에 열흘 만에 겨우 기둥 몇 개를 세우고 수십 명이 빼곡히 들어갈 수 있는 움막을 만들었다. 다음 과제는 강바닥을 파내는 것인데, 이건 얼음을 깨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마대 하나에 흙을 채우는데, 네댓 명이 달라붙어 한나절씩 걸렸다. 100여 명이 동원됐지만 학생 간부라고 빠지고, 뇌물 주고 빠지고, 여자라고 봐주고 하다 보니 실제 일하는 사람은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당시는 고난의 행군 시기라 식량도 턱없이 부족했다. 강을 따라 부는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 삐쩍 말라 허기진 젊은이들이 해머를 휘두르는 모습을 봤다면 누구나 시베리아 수용소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렇게 3개월 동안 겨우 강에 가로세로 5m 정도에 사람 키만 한 높이의 웅덩이를 하나 파놓았다.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도중에 최태복 노동당 교육비서가 벤츠를 타고 와서 직접 격려까지 했다. 동원 기간이 끝나가는데 과제 수행 목표치에 턱없이 미달하자 책임지고 나왔던 교수가 사색이 돼 뛰어다니더니, 몇 km 떨어진 곳에서 공사를 하고 있던 북한군 공병국에서 굴착기(포클레인) 1대를 한나절 빌려오기로 했다. 군인들은 대가로 디젤유 100L, 굴착기 바가지에 외제 담배와 밀주가 아닌 공장에서 제조한 술을 가득 채워줄 것을 요구했다. 교수는 학급 인원에 비례해 술, 담배를 분담시켰다. 철수하기 사흘 전쯤 군관 1명과 병사 1명이 굴착기를 몰고 나타났다. 그날 우리는 제방에 앉아 굴착기의 작업 모습을 지켜봤다. 불과 다섯 시간 만에 우리가 석 달 동안 파놓은 웅덩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큰 웅덩이가 생겨났다. 술, 담배를 가득 실은 바가지를 마대로 덮고 돌아가는 굴착기를 보며 우리 모두는 극심한 허탈감을 느꼈다. 대학생 100명이 강추위에 벌벌 떨며 3개월 동안 한 일이 굴착기 반나절 작업량보다 가치가 없다는 것을 목도한 것이다. 나 역시 이런 무지한 사회는 망해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다음 날 갑자기 조선중앙TV 기자들이 왔다. 책임자의 요구대로 우리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옷을 입은 채 가슴까지 차오르는 얼음물에 들어가 흙을 파내는 연기를 했다. 갈아입을 옷도 없어 모닥불로 얼어붙은 옷을 말렸다. 그날 저녁 중앙방송에 “김일성대 학생들이 충성의 마음을 안고 얼음물에 뛰어들어 강을 파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땐 평양도 늘 정전이라 대다수가 그걸 보진 못했다. 전기가 오는 중앙당 아파트에 사는 몇 명이 다음 날 어제 TV에 그럴듯하게 나왔다고 전해줬다. 그 후부터 TV에서 물에 뛰어들었다는 영웅적 뉴스가 나오면 하나도 믿지 않게 됐다. 우리가 얼음물에 뛰어들었던 그 합장강변에 지난달 수만 명의 청년이 다시 모였다. 내가 3개월 동안 언 땅에 삽질을 하던 그때쯤 태어난 청년들이다.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통치자가 바뀌었지만 고픈 배를 부여잡고 삽질하는 민초들의 삶은 한 세대가 지나도 변한 것이 없다. 화성지구 주택 건설 착공식 사진을 보며 26년 전 저 장소에서 “이런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고, 또 망해야 돼”라고 분노했던 젊은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북한은 아직도 망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 언제까지 북한 청년들이 이런 삽질에 동원돼야 할까. 나의 분노도 가슴에 그대로 남아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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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우크라이나 위기가 김정은에게 주는 교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 위기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여러모로 눈길을 끄는 점이 많은데, 특히 군사작전의 은밀성이 사라진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위성사진을 통해 언제, 어디에, 어떤 병력이 주둔해 있는지, 어디로 이동하는지 전 세계가 매일 생중계처럼 지켜볼 수 있다. 위성사진의 화질이 너무 깨끗해 벌판에 늘어선 기갑 장비의 종류까지 판별될 정도이다. 공격하는 쪽이나 방어하는 쪽이나 정찰병을 굳이 보내지 않아도 맞은편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다. 미래의 전쟁에선 이런 상황이 되풀이될 것이다. 모든 것을 위성사진으로 손금 보듯 볼 수 있는 세상에선 선제공격을 하는 쪽이 크게 불리하다. 기습의 은밀성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 수백만 명의 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7일 북한 자강도 회중리에 건설된 연대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이 기지는 여의도의 두 배가 넘는 약 6km² 면적에 자리 잡고 있고, 비무장지대 북쪽으로 383km, 중국 국경과는 불과 25km 떨어진 곳에 있다. 그런데 위성사진 화질이 정말 깨끗해서 기지가 운용본부와 보안시설, 지하시설, 거주 및 농업 지원시설 등 6개 공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동식발사차량과 이동식거치대 등을 어디에 수용하는지가 한눈에 드러난다. 골짜기를 따라 6m 폭의 도로와 그 옆에 위치한 갱도 입구 12개도 보인다. 각 갱도의 입구는 너비가 8m 또는 15m 등으로 사이즈까지 분간이 된다. 북한은 1990년대 후반부터 이 기지 공사를 시작했고 최근 완공했다. 김정은의 처지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민간인도 접근 못 하게 하면서 막대한 물자와 숱한 군인들을 동원해 팠는데 위성사진 한 장에 탈탈 털렸다. 대를 이어 20년 넘게 들인 김씨 일가의 수고가 위성 때문에 순식간에 물거품이 된 것이다. 갱도 입구까지 또렷하게 보이면 더 이상 비밀기지가 아니다. 유사시 한국의 순항미사일이 입구를 타격하고, 지하 100m 이상을 관통하면서도 정확도까지 뛰어난 현무4 미사일이 떨어지면 지하에 지진이 발생해 숨겨 놓은 ICBM은 모두 매몰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 미사일 기지가 어디 회중리뿐일까. 회중리에서 15km 떨어진 곳에 있는 영저리 미사일 기지도 마찬가지로 한눈에 보인다. 외진 산골로 이어진 북한의 도로를 따라가면 미사일 기지뿐만 아니라 각종 군 기지 등이 일반 보급용 구글어스에서도 다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갱도를 계속 만들 마음이 생길까. 한국이 최근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관통력을 가진 현무4 미사일은 북한의 최고 장점인 ‘전국의 갱도화’를 최악의 단점으로 바꾸어버렸다. 미사일이 떨어지는 갱도는 그냥 무덤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북한을 지켜보는 것이 어디 위성뿐일까. 최첨단 정찰기들과 레이더들도 북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은닉 방법은 수십 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북한을 지켜보는 감시자산은 비약적인 기술적 발전을 이루었다. 미국은 북한에서 운행되는 차량 숫자까지 다 파악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한쪽에 바퀴를 11개나 단 크고 굼뜬 ICBM 발사차량 정도는 어느 갱도에 몇 대나 들어가 있는지 이미 파악했을 것이다. 북한이 새로 개발했다고 자랑하는 미사일 열차도 너무 무거워 콘크리트 침목을 새로 깐 곳만 다닐 수 있는데 북한에는 그런 구간이 한정돼 있다. 미사일 열차가 어디에서 나와 어디로 가는지도 당연히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은 평화 시기이니 북한이 미사일 몇 발 시험하는 것까지 꼼꼼하게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만약 북한의 미사일 갱도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분주한 움직임이 벌어지면 한미일의 모든 감시자산이 북한을 들여다보며 대비한다. 김정은이 몇 발만 꺼내 선제공격할 수도 없다. 한 발이라도 한국에 날아오면 전쟁이다. 그 즉시 한국의 모든 미사일이 입력된 좌표로 날아가 갱도에 숨겨 놓은 나머지 미사일들을 묻어버린다. 그렇다고 김정은이 미사일 수백 발을 몽땅 꺼내놓고 한국 등을 겨냥하면 자칫 먼저 선제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김정은은 이제 갱도도 믿을 수가 없게 됐다. 그렇다고 미사일들을 밖에 보관하면 패를 완전히 까는 셈이 된다. 이도 저도 못 하는 처지다. 강력한 감시자산과 일거에 북한의 미사일 기지들을 무덤으로 만들 수 있는 현무4의 등장은 북한에는 악몽의 서막이다. 상대를 손금 보듯 내려다본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힘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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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d&Dining]동원F&B, 황금비율 양반만두 출시

    동원F&B(대표이사 김재옥)가 최근 만두피를 황금비율 17%로 빚은 ‘양반 인생맛집 만두’ 2종(고기, 김치)을 출시했다. ‘양반 인생맛집 만두’ 2종은 만두피의 비율을 전체 만두의 17%까지로 줄이고 만두소를 가득 채운 프리미엄 냉동만두 제품이다. 동원F&B는 전국의 수많은 만두 맛집을 탐방해 만두피의 황금비율 17%를 개발했다. 만두피가 얇으면서도 쉽게 찢어지지 않아 식감이 쫄깃하고, 만두소를 듬뿍 넣어 풍미가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양반 인생맛집 만두’ 2종은 국산 돼지고기는 물론 양배추 양파 대파 애호박 대추 등 각종 자연 재료를 큼직하게 썰어 넣어 만두소의 식감이 풍부하며, 조리 후 식감이 딱딱해지고 밀가루 맛이 날 수 있는 만두피 접합 부분(날개)을 최대한 제거해 맛이 더욱 담백하다. 만두피 자체도 밀가루와 전분을 최적의 비율로 배합해 더욱 차진 것이 특징이다. 식품 전문 ‘동원몰’ 홈페이지에서 ‘인생만두’ 뽑기에 참여하면 최대 71% 동원몰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또한 ‘양반 인생맛집 만두’ 사진 후기를 남기는 고객 중 추첨을 통해 ‘호랑이 순금 1돈’(7명)을 제공하며, 선착순 2022명에게 ‘양반 인생맛집 만두’ 2봉, 참여자 전원에게 동원몰 포인트 1000원을 제공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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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d&Dining]hy,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2종 첫선

    ㈜hy(옛 한국야쿠르트)가 3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프리미엄 프로바이오틱스 2종을 14일 출시했다. 장&피부 듀얼케어 MPRO4와 장 집중케어 MPRO4는 hy가 보유한 최신 기술력을 집약해 만든 제품이다. 여러 종의 특허 프로바이오틱스와 식약처 인정 원료를 사용했으며 총 연구기간만 3년에 이른다. 장&피부 듀얼케어 MPRO4는 피부 건강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피부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HY7714’를 함유했다. HY7714는 12주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피부 보습, 피부 탄력, 주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작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규 건강식품원료(NDI) 승인으로 세계 수준의 안전성을 인정받은 소재다. 장 집중케어 MPRO4는 장 건강 특화 제품이다. 장내 생존율이 우수한 ‘HY7715’를 포함한 특허 유산균 4종이 포함됐다. 신상익 hy M&S 부문장은 “신제품 ‘MPRO4’는 장 건강부터 피부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획기적 제품이다”라며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대중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관련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hy는 신제품 출시 기념 3개월, 6개월 정기구독 이벤트도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몰 프레딧에서 볼 수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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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북한의 ‘자력갱생’ 아파트

    새해 벽두부터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터졌다. 언론은 일제히 ‘후진국형’ 인재라고 비판했다. 무리한 속도전을 벌여 콘크리트 양생 기간이 지켜지지 않았고, 불량 레미콘을 사용했고,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썼으며, 엄격한 감독이 부재했다는 등이 사고 원인으로 거론됐다. 듣고 보니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어 보인다. 붕괴 원인이 하나씩 거론될 때마다 속으론 ‘이건 전형적으로 북한에서 벌어지는 일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북한은 이를 감출 생각을 하지 않고 자랑한다는 것이다. 가령 사고 이후 전문가들은 1개 층을 올릴 때 콘크리트 타설과 양생에 하절기는 5∼6일, 동절기는 12∼18일이 걸려야 하는데, 붕괴 아파트는 동절기임에도 엿새 만에 1개 층씩 올렸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북한은 평양 여명거리를 건설할 때 하루에 한 층씩 올렸다고 선전하다 못해 18시간 동안 한 층씩 올렸다고 자랑했다. 그래서 여명거리의 대표적 건물인 70층 아파트는 74일 만에, 55층 건물은 60일 만에 골조 공사가 끝났다면서 ‘수도건설 역사에 길이 남을 만리마속도’ ‘평양속도’라고 선전했다. 북한의 아파트 건설 장비가 한국의 전문 건설기업과 비교할 정도가 아닐 텐데, 거의 삽질로 74일 만에 70층을 완공한 것이다. 70층 공사에 약 2만 명의 인력이 동원됐다고 한다. 이 중에는 전문 인력도 있겠지만, 군인과 평양시민 등 비숙련 인력이 태반이다. 한국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들에 비하면 몇 수 위 전문 인력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전문적으로 품질 관리를 점검받는 레미콘 업체도 골재를 잘못 관리했다고 질타당했는데, 북한의 골재 품질은 어떨까. 지난달 15일 조선중앙TV는 양강도 삼지연 공사 3단계 과정을 53분이나 다큐를 통해 보여주었다. 북한은 삼지연 건설이 ‘농촌 진흥의 표준’이라며 ‘자력갱생전시관’도 만들어 전국이 따라 배우게 했다. 다큐에선 부족한 자재와 에너지, 중장비 등의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절절하게 보여주었는데, 사실 별것은 없다. 중장비가 없으니 영하 30∼40도 혹한에서 사람이 소발구를 끌었다는 등 늘 그랬듯이 몸으로 때웠다는 선전이 대부분이었다. 정작 눈길이 가는 것은 자재 조달 설명이었다. 건설에 없어서는 안 될 자재인 시멘트가 부족해서 삼지연의 흔한 원료인 규조토를 섞어 썼다고 한다. 또 삼지연에 많은 진흙에 인근 감자가루 공장에서 나오는 연재를 섞어 연재벽돌로 시공했다고도 했다. 이게 자랑할 일인가. 물론 삼지연엔 10층 이상 고층 건물이 거의 없어 규조토와 진흙 벽돌로 건설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한국 건설 기준엔 한참 못 미칠 것이 뻔하다. 함남 검덕 5000채 건설 현장은 또 어떨까. 김정은이 수시로 현장을 찾는 삼지연에도 없는 시멘트가 검덕이라고 넉넉하게 보장될 수는 없다. 이곳에선 어떤 건축 자재를 썼는지는 몰라도 삼지연보다 더 형편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북한이 얼마 전에 검덕에 준공된 아파트들이라며 공개한 사진을 보고는 입이 딱 벌어졌다. 어떤 자재를 썼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건축에 무지한 눈으로 봐도 아예 개념 자체가 없어 보였다. 암반층 위도 아닌 것 같은데, 낭떠러지 경사 바로 옆에 바짝 붙여서 아파트를 지었다. 흙이 조금만 더 씻겨 나가면 아파트가 붕괴될 지경인데, 몇 년이나 더 버틸지 의문이다. 뒷산도 민둥산이라 폭우가 쏟아져 또 산사태가 나면 피해가 커질 것 같다. 검덕 아파트 배치 구도만 봐도 북한이 어떤 태도로 아파트들을 지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아프리카 후진국도 저렇게 집을 짓지 않는다. 김정은이 하도 독촉을 해대니 건설 현장 간부들은 목을 부지하기 위해 위치에 상관없이, 편의시설도 제대로 없이 살림집만 5000채 짓는 것이 최우선이었던 것 같다. 그럼 평양에 건설한다는 1만 채 아파트는 제대로 지어졌을까. 하루에 한 층씩 올린다고 자랑하고, 시멘트가 없어 진흙을 섞었다고 자랑하고, 장비가 없어 숱한 비숙련 인력이 몸으로 때우는 그런 공사장을 상상하면 아파트를 공짜로 줘도 살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의 열악한 건설 현장을 이렇게 비웃어도, 결론은 여명거리 70층 아파트는 붕괴되지 않았는데 광주 화정아이파크는 붕괴됐다는 것이다. 생각할수록 부끄러운 일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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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재해 실시간 대응해 경영 리스크 차단”

    중대재해처벌법이 27일부터 시행되면서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법 시행 초기에는중대재해 사고에 대한 사회적 주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돼 많은 기업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은 이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중대재해 대응본부’를 만든 데 이어 국내 로펌 최초로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종합상황실’ 체제를 도입했다. 언제, 어디서든 고객 기업의 위기 해소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겠다는 메시지다. 태평양은 중대재해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알고 있다. 2015년 국내 로펌 최초로 산업안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고, 수많은 사고에 대응하며 실적과 전문성을 쌓았다. 지난해 수도권 인근 공장에서 화학물질이 누출됐을 때 태평양은 해당 사고가 도급사업주의 관리 범위를 벗어난 협력업체의 임의작업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입증해 기업의 손실을 크게 줄였다. 2020년 지방 조선소에서 협력업체 작업 중 발생한 폭발사고 때에는 도급사업주 책임에 대한 법리를 바탕으로 관련 사실관계와 증거를 치밀하게 분석해 법인 및 안전보건총괄책임자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냈다. 태평양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사고 초기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단계별 조치를 정리한 ‘산업사고 재해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고객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태평양의 중대재해 대응본부 산하 종합상황실은 현장대응팀, 변론대응팀, 수사대응팀으로 구성됐다. 현장대응팀은 중대사고 현장에 특화된 팀이다. 형사·인사노무 전문가 50여 명이 신속하게 현장에 파견돼 초동 단계부터 사실관계를 낱낱이 파악한다. 정수봉(사법연수원 25기) 이희종(연수원 33기) 김상민(연수원 37기) 구교웅(연수원 38기) 변호사 등 12명의 전문가가 현장 반장으로 투입된다. 태평양 형사그룹장인 이진한 변호사(연수원 21기)와 인사노무그룹장인 이욱래 변호사(연수원 22기)도 상황에 따라 현장에 파견돼 팀을 이끈다. 현장대응팀이 현장을 지원하는 동안 종합상황실에서는 변론대응팀과 수사대응팀이 동시에 움직인다. 법원 출신 전문가들이 변론대응팀에 소속돼 사고 분석 및 법률 검토, 변론·대응전략을 수립한다. 변론대응팀은 판사 출신 장상균(연수원 19기) 이혁(연수원 26기) 이정환(연수원 27기) 변호사가 주축을 이룬다. 수사대응팀에는 검사 출신의 이상철(연수원 23기) 김범기(연수원 26기) 변호사와 경찰 출신의 장우성(연수원 34기) 안무현(로스쿨 1기) 변호사 등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경 출신 전문가들이 소속됐다. 종합상황실은 사고에 따른 행정제재와 구속영장 신청 같은 변수에 대응해 나가면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가동해 고객 기업의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쏟는다. 태평양 중대재해 대응본부를 총괄하는 김성진 변호사(연수원 15기)는 “종합상황실은 송무와 자문이 모두 강한 데다 압도적인 중대재해 사건 경험을 토대로 유기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태평양만이 가능한 시스템”이라며 “경영 리스크 차단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최고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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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김정은은 왜 신년사를 3년째 못 할까

    김정은의 육성 신년사가 3년째 끊겼다. 올해는 신년사 대신 작년 말 닷새 동안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를 설날 노동신문에 싣는 방식을 선택했다. 작년은 새해 벽두부터 노동당 8차 대회를 열어 신년사를 하지 않았고, 재작년은 올해처럼 설 직전에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어 신년사를 대신했다. 김정은은 왜 집권 이후 매년 하던 육성 신년사를 포기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크게 3가지 이유로 차마 신년사를 할 수 없을 듯하다. 첫째는 창피함이다. 도저히 말할 체면이 없다. 신년사는 회의 결정을 신문에 싣는 것보다 훨씬 더 무게감을 가진다. 김정은이 직접 얼굴을 드러내고 북한 주민에게 약속하는 일인데,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직접적인 비난의 화살이 돌아온다. 신년사를 계속 하다간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는 비난이 점점 커질 수 있다. 북한의 신년사는 수십 년 동안 늘 “지난해는 위대한 승리의 한 해였다”로 시작됐다. 과거엔 억지로라도 성과라는 것을 나열했지만 최근 3년 동안은 도무지 자랑할 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성과가 없는데 승리를 거두었다고 자화자찬하면 시작부터 거짓말쟁이가 된다. 지난해만 봐도 김정은은 세 가지 대공사에 북한의 역량을 총동원했다. 평양에 5년 동안 5만 채를 건설하며 첫해에 1만 채를 완공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1일자 노동신문은 “1만 채 건설이 기본적으로 결속됐다”고 전했다. 첫해부터 완공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비유하자면 마라톤을 한다고 큰소리를 쳐놓고 5분의 1도 가지 못하고 주저앉은 셈이다. 김정은이 1만 채 건설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 여러 차례 현장에 나가 독촉했던 보통강 다락식 주택구 건설은 “기본적으로 결속됐다”는 표현도 아닌 “새로운 건축 형식이 도입됐다”고 밝히고 있다. 검덕지구 5000채 살림집 건설도 성과적으로 진척됐다고만 밝혔다. 일부는 완공했지만 약속했던 숫자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작년 벌인 공사를 마저 마무리하겠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또 공사를 벌여놓겠다고 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올해는 차마 공사판을 언급하진 못하고 전원회의 결정을 내세워 농사혁명, 밀 재배 등을 운운하며 관심사를 농촌으로 돌리려는 듯하다. 그 결과 북한 사람들은 작년엔 공사판에서, 올해는 논밭에서 삽질을 해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작년만 그런 게 아니다. 그 직전 2년 연속 김정은이 역점 사업으로 내밀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평양종합병원이 모두 완공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년사를 통해 뭘 약속한다는 것은 거짓말 보따리만 더 키우는 셈이 된다. 그렇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체면이 서지 않으니 당 대회나 전원회의 형식을 빌려 과제만 나열하는 식으로 넘어가는 듯하다. 신년사를 못 하는 두 번째 이유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 ‘셀프 봉쇄’ 24개월 만인 16일 북한 열차가 단둥에 나왔다고는 하지만, 열차가 다닌다고 북한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이미 북한의 대외무역은 80% 이상 줄었다. 2017년부터 사상 최강의 유엔 대북 제재가 잇따라 채택되면서 북한의 3대 수출 상품인 광물, 수산물, 임가공 수출이 중단됐고 2019년 12월까지 해외 노동자들도 대다수 귀국했다. 북한의 돈줄이 꽉 막힌 것이다. 그러니 코로나 봉쇄가 풀려도 북한이 벌 수 있는 외화는 10년 전에 비해 많이 쳐줘도 20% 수준에 그친다. 이는 코로나가 사라져도 김정은에겐 희망이 없다는 의미다. 신년사를 못 하는 세 번째 이유는 여러 정황을 통해 볼 때 건강상 문제일 수도 있다. 특히 지난해 김정은은 살이 급격하게 빠지는 등 외형상 큰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양강도 삼지연 건설장에 나타난 것을 빼면 평양 시내만 서너 차례 시찰했을 뿐 지방에 나가지 않았다. 과거와 비교해 눈에 띄게 게을러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10주기 기념식에 나타났을 땐 급격한 노화 흔적도 보였다. 물론 김정은이 신년사를 읽지 못할 상황은 아니겠지만 읽는 순간 목소리, 숨소리, 혈색 등의 분석이 가능하다. 과거와 차이가 크다면 북한 주민부터 “예전보다 훨씬 숨이 가빠 하는데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식으로 수군거릴 수 있다. 김정은에게 신년사를 하라고 독촉하고 싶진 않다. 현실은 점점 시궁창에 빠져드는데 고장 난 축음기처럼 매년 “위대한 승리의 해”라는 똑같은 소리를 되풀이하는 것은 북한 주민도, 나도 듣기 괴로운 일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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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탈북자 정착 시스템 확 바꿔야 한다

    새해 벽두부터 탈북 청년의 월북 소식이 화제가 됐다. 침대 매트리스나 이불 등 집안의 큰 짐을 굳이 힘들게 밖에 내놓고 간 것으로 보아 정상은 아닌 듯 보인다. 어차피 한국 사회에 적응하긴 어려웠을 것 같다.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전방 경계나 탈북민 관리 실패가 화두가 된다. 지난 10년간 북으로 최소 30명의 탈북민이 돌아갔지만, 가기 전에 막은 사례는 거의 없다. 한국이 싫어서 뜨겠다는 탈북민은 막기 어렵다. 김정은도 못 막은 탈출을 한국 정부가 무슨 수로 막는단 말인가. 또 막아서도 안 된다. 언론에선 이번 월북의 동기가 생활고 때문이라며 정부 지원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탈북민 관련 사건이 터질 때마나 늘 따라 나오는 말이다. 정작 탈북민 사회에선 지원액이 적은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잘못됐다는 불만이 크다. 요약하면 “탈북민 정착예산이란 명목을 내걸고 돈이 허튼 곳에 다 나간다”는 불만이 많다. 이번에 월북한 청년은 지난해 3월 하나원을 졸업해 사회에 나왔다.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3분기까지 48명에 불과했다. 4분기까지 다 합쳐도 2021년엔 입국자가 60명 내외일 것이다. 재작년 2020년에 입국한 탈북민은 229명이다. 그런데 정부의 탈북민 수용 시스템은 매년 최소 3000명 이상 입국한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국내 입국 탈북민은 2006년 2000명을 넘고, 2009년 2914명이 입국해 정점을 찍었다. 입국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정부는 부랴부랴 각종 대책을 세웠다. 경기 안성시의 하나원을 대폭 증축하고 강원 화천군에 제2 하나원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5년 전 통일부 출입기자였을 때 관련 예산을 보니 제2 하나원에 계약직을 포함해 70여 명이 근무했고, 예산은 약 250억 원이 지출되고 있었다. 지금도 유지에 200억 원은 나가지 않을까 싶다. 그 제2 하나원에 작년에 입소한 탈북민은 불과 수십 명이다. 수십 명이 몇 달 머무는 데 수백억 원이 나가는 것이다. 다 탈북민 관련 예산이다. 안성 하나원도 연간 3000명은 수용이 가능한데 거기도 텅텅 비었다. 작년에 입국한 탈북민 60명을 위해 그보다 더 많은 수의 공무원이 월급을 받으며 종사한다. 어디 하나원뿐인가. 탈북민의 정착을 돕는다는 남북하나재단을 통한 사업예산도 계속 늘어나 올해 532억 원이 책정됐다. 전국에 탈북민 정착을 돕는다는 하나센터도 25개나 되고 센터마다 10명 내외의 직원이 근무한다.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신규로 받은 탈북자가 한 명도 없는 하나센터도 많다. 이 모든 방대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 탈북민 정착지원 예산이 956억 원으로 책정됐다. 적은 돈이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 사는 탈북민이 3만 명도 안 되는 것을 감안하면 매년 1인당 300만 원씩 나눠줘도 남는 돈이다. 하지만 1원도 혜택 받지 못하는 탈북민이 태반이다. 도대체 돈은 다 어디로 가는가. 이번에 월북한 청년은 정착 기간에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에 2000명 넘게 올 때나 60명이 올 때나 탈북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별 차이가 없다. 반면 예산은 2000명이 넘던 시절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탈북민 정착 시스템은 대수술이 필요하다. 각종 기관과 직원과 시스템을 늘리는 데 쓰지 말고 국내에 입국하는 얼마 안 되는 탈북민의 정착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최근 입국자가 확 줄어든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탈북민 정착 시스템 규모를 줄일 수 없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탈북민이 대규모로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코로나를 계기로 북한은 국경에 전기철조망과 지뢰를 매설했고, 중국도 통과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 철조망을 새로 깔고 폐쇄회로(CC)TV를 촘촘하게 설치하고 있다. 이젠 대량 탈북은 불가능하다. 매년 입국하는 탈북민을 수백 명으로 전제해 그들에게 혜택이 집중되면서도 슬림하게 운영되는 탈북민 정착지원제도로 개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를 팔아 돈은 누가 다 챙기냐”는 탈북민 사회의 불만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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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츠 딜러 한성자동차, ‘공유가치 창출’로 사회공헌 사업 강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공식 딜러 한성자동차의 대표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드림그림’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드림그림은 예술적 재능이 있는 중고교 학생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최대 6년 동안 지원하는 한성자동차의 미술 장학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한성자동차 울프 아우스프룽 대표의 적극적인 의지로 시작돼 지난해 12월 중순 만 10주년을 맞았으며, 올해 11년 차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2012년 20명의 장학생과 20명의 멘토로 시작된 드림그림은 현재 40명의 장학생과 40명의 멘토, 한성자동차 임직원 40명으로 구성된 ‘앰배서더’를 포함해 모두 120명이 활동하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또 드림그림 프로그램을 졸업한 장학생들이 다시 드림그림의 멘토로 돌아와 후배들에게 도움을 베푸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 드림그림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예술교육을 지원한다. 학생들은 매월 장학금은 물론 미술 전공 대학생과의 1:1 멘토링, 유명 아티스트의 교육 프로그램 참여, 미술 캠프 참가 등의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된다. 드림그림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들에게 예술 전시회에 출전할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 지금까지 학생들은 국내 대표적인 예술 전시회인 한국 국제 아트페어(KIAF), 공예 트렌드 페어,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 서울 디자인페스티벌 등에 출전해 경험을 쌓았다. 코로나로 오프라인 전시 기회가 줄어든 근래에는 드림그림 홈페이지 내에 개설된 ‘On갤러리’를 통해 전시회를 연다. 드림그림은 출범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콘셉트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드림그림 2.0’으로 명명된 새 프로그램에선 기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했던 모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공유가치 창출(CSV)’을 지향한다. 그 첫걸음으로 작년에 ‘드림그림 아트키트’를 통해 전국 약 1400명의 아동들에게 비대면 예술 교육을 제공했다. 또 ‘드림그림 영 디자이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전공 대학생 멘토들에게 신진 디자이너로서 창업과 각자의 브랜드 론칭을 지원한다. 드림그림 2.0은 비대면 교육이 활성화된 최근의 상황을 반영해 장학생들에게 아이패드 등 온라인 교육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해주고, 아티스트 멘토링 및 각종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작년 연말에 진행된 드림그림의 졸업식은 가상의 공간인 ‘메타버스’를 활용해 열리기도 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각자의 아바타로 졸업식에 참석해 ‘제페토 드림그림 메타플래닛’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한 해의 작품을 감상하고 소통하는 등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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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부, 규제샌드박스 통해 수소경제에 날개 단다

    국내 대표 도심형 수소충전소인 국회 수소충전소는 2019년 완공돼 올해 하루 평균 80여 대의 차량이 이용하고 있다. 전국 수소충전소 중 판매량이 가장 많다. 이곳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1호 사업이다. 규제샌드박스는 기업들이 기존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우선 출시해 시험, 검증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제도다. 기간이나 장소, 규모에 일정 정도 제한은 따른다. 국회 수소충전소는 인허가부터 완공까지 7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2년 연속 세계 3관왕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는 전 세계에서 탄소중립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도 2019년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시작으로 수소경제 사회 실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세계 최초 수소법 제정, 관련 6대 분야별 정책 마련, 수소경제위원회 출범 등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소차, 수소충전소, 연료전지 보급에서 2년 연속 세계 3관왕을 기록했다. 또 수소트럭, 차량용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발전용 연료전지 등 신제품을 수출하는 성과도 냈다. 정부는 올해 10월 7일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선도국가 비전’을 발표해 청정수소 생산 주도, 빈틈없는 인프라 구축, 모든 일상에서 수소 활용, 생태계 기반 강화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또 수소 사용량을 현재 22만 t 수준에서 2030년 390만 t, 2050년 2700만 t까지 확대하고 청정수소 비율은 2030년 50%, 2050년 100%로 높여 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수소산업은 수소차·연료전지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구축 초기 단계다. 수소경제를 넘어 청정수소 경제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수소의 생산에서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기까지 수소경제 전 주기에 걸친 공급망(밸류체인)이 구축돼야 한다. 동시에 전 주기에 걸친 기술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는 탄소중립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기업들, 규제샌드박스 적극 활용국내 기업들은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해 수소 관련 신기술의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이 신청한 10t급 수소전기트럭 화물운송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현행 규제로는 수소전기트럭의 화물 운송사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규제 유예가 허용되면서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수소전기트럭을 화물 운송에 한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최대 액화수소 생산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는 SK E&S와 린데수소에너지, 효성하이드로젠 역시 규제샌드박스의 수혜 기업이다. 액화수소는 부피가 기체수소의 800분의 1밖에 되지 않아 대량 운송이 용이하다. 현행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으로는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이 불가능했지만 규제샌드박스 덕분에 건설이 추진될 수 있었다. 수소충전설비 부품 및 기자재의 국산화 연구를 위한 ‘수소 충방전 모사장치’도 규제샌드박스의 덕을 봤다. 충방전 모사장치는 차량용 수소충전설비 개발을 위한 실험 장치이다. 현행법은 실제 수소차에만 수소를 충전할 수 있지만 규제를 유예받은 결과 실험용 차량에도 수소를 충전할 수 있게 됐다. 산업부는 “규제가 기업과 국가경쟁력 강화의 장애물이 돼서는 안 된다”며 “국가적 과제인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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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권 10년, 김정은의 현주소[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

    확 늙어 보이는 김정은의 얼굴이 지난주 언론의 화제가 됐다. 김정일 10주기 추모대회에 등장한 김정은은 급격히 피부가 어두워졌고, 얼굴의 팔자 주름도 깊어졌다. 몇 달 보위부 감방에서 혹독한 정신적 육체적 고문을 받으며 취조받아도 저렇게까지 늙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50대의 얼굴로 나타난 김정은의 모습을 보니, 약 10년 전 김일성광장에서 했던 그의 첫 육성 연설이 떠올랐다. 2012년 4월 15일 김일성광장에 등장한 김정은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약속했다. 그 후 10년이 지났다.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던 약속은 가장 황당한 거짓말이 됐다. 지금 북한은 원시시대로 돌아가고 있다. 시계 배터리가 다 떨어져 시간이 멈춘 세상, 라이터 가스조차 없어 아궁이에 불도 지피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 북한 인민은 사료를 먹는 신세가 돼가고 있다. 지난해 2월에 비해 식용유, 설탕, 조미료 가격이 5배 이상 올라 대다수 사람들은 살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한 대북 소식통은 “음식에 기름과 조미료를 넣을 수 없어 음식 맛을 포기하고 산 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먹을 것을 살 돈조차 없으니 옷이라고 제대로 사 입을 수 있을까. 북한 거리는 점점 초라해지고 있다.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 연료나 식수라고 제대로 보장될 리 만무하다. 지금 북한은 1990년대 중반 수많은 아사자가 나왔던 ‘고난의 행군’ 시기로 되돌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김정은이 지금 상황을 반전시킬 가능성은 없다. 도무지 방법이 없으니 자력갱생(自力更生)이라는 수십 년 되풀이된 케케묵은 구호만 외치고 있다. 최근엔 원료의 재자원화라는 구호를 회생의 마술봉인 듯 내세우며 연일 독려하고 있다. 재자원화란 한마디로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모아 재생해 쓰라는 말이다. 그런데 쓰레기도 잘사는 나라에 많은 법이다. 오랫동안 폐철, 폐동 등 쓸 만한 자원은 빡빡 긁어 중국에 팔았는데, 북한에 무슨 다시 가공할 쓰레기가 있겠는가. 마른 수건을 다시 쥐어짤 정도로 북한의 상황은 답이 없다. 북한은 경제 파탄의 원인이 대북(對北) 경제 제재와 코로나에 있다며 외부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이것 역시 수십 년 되풀이된 상투적 변명이다. 북한 경제가 김정은의 노화 속도만큼 급속히 망가진 핵심 원인은 김정은의 거꾸로 간 정책 때문이다. 김정은이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았기 때문에 북한을 개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초기엔 있었다. 하지만 김정은은 개혁은 수없이 외쳤지만 개방과는 늘 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북한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적 왕래도 막는 극단적 봉쇄 정책을 폈다. 개방 없는 경제 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대북 제재 역시 자초한 것이다. 미국 비영리기관 핵위협방지구상(NTI)에 따르면 김정은은 집권 10년 동안 129차례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김정일 집권 18년 동안 16차례 미사일 발사 실험이 진행된 것에 비하면 연평균 15배나 많은 미사일 실험을 해댄 것이다. 핵실험도 김정일은 2차례 진행했지만 김정은은 4차례나 했다. 제재를 풀 마땅한 묘안도 없으면서 호전적 질주를 가속화한 것이다. 경제 파탄으로 사람들의 곡소리는 하늘을 찌르는데, 인권 탄압은 극에 달하고 있다. 살기 어려울수록 ‘소탕하라, 쓸어버리라, 짓부숴버리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계속 하달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걸핏하면 체포된다. 고문과 성폭행은 일상이 됐고, 형기는 점점 늘어난다.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수도 확 늘었다고 한다. 김정일 시절에는 살기 어려우면 탈북이라도 했는데, 김정은 시절에는 그것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국경에 1∼2km의 ‘완충지대’를 설정해 접근하면 사살한다. 깡통을 촘촘하게 매단 철조망을 쳤으며, 그 너머에 다시 대못판과 지뢰를 잔뜩 깔았다. 조명에 쓸 전기도 없는데, 국경 철조망엔 고압 전류를 흘려보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지난달 양강도에서 한 가족이 탈북하자 무조건 잡아들이라는 김정은의 불호령이 여러 차례 떨어졌다고 한다. 인민들은 얼어 죽고 굶어 죽는데, 김정은은 탈북한 몇 명을 잡는 데 집착하고 있다. 집권 10년 동안 김정은이 가장 확실하게 한 것은 북한을 탈출구 없는 거대한 수용소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는 지도자라기보다는 수용소장 노릇에 심취해 있는 것 같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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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기술 저류조로 섬지역에 대량의 담수 공급”

    강하천이나 댐이 없는 도서지역은 가뭄에 특히 취약하다. 2017년 유례없는 가뭄이 들이닥쳤을 때 인천 소연평도를 비롯해 22개 섬에선 급수선을 통해 식수를 공급받아야 했다. 도서지역의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해수담수화 시설과 저류조 등이 설치되고 있지만 비용과 공간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피앤아이휴먼코리아(P&I)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과 공동으로 효율적인 지하 담수조 기반 용수공급 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도서지역에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새로 개발한 기술은 기존 시설에 비해 효율이 매우 높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홍봉창 P&I 대표(53·사진)는 “올해 인천 소재의 한 도서지역에 500t 규모의 용수공급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에 따르면 이 섬에서는 계곡수를 1차로 저류·침전한 뒤 P&I 자체 기술이 적용된 방사형 다단여과장치를 다시 거쳐 비상급수 및 다양한 용수로 만들고 있다. 홍 대표는 “기존에는 해수담수화 시설을 통해 도서지역에 용수를 공급했지만 P&I가 ‘다목적 기능성 벌집구조 플라스틱 저류조’를 개발하면서 대량의 담수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새로 개발한 저류조는 벌집 구조를 가졌기 때문에 하중 분산 효과가 매우 우수하고 공간적 제약 없이 넓은 지역에 매설할 수 있으며, 무한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홍 대표는 설명했다. 새 저류조는 안정적인 용수 공급 관리를 위해 최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운영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기상청 정보시스템과 연동해 가뭄 예보 접수와 동시에 계곡수를 저류하고, 가뭄 시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위생과 안전을 위해 저류조 내 미생물 생성 억제 기술과 유해물질 감시시스템 등을 적용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9년 환경부에서 지정한 ‘우수환경 산업체’로 지정됐고, 2020년 환경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에 선정됐다”며 “앞으로 중국과 베트남 등 세계무대로 적극 진출해 국가대표 환경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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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화교 대량탈북 시대

    올해 7월 2일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대사관에 이례적으로 화교들을 대거 초청해 ‘중화의 아들 딸’이라며 치켜세우는 일이 있었다. 좀 이상하다 싶었다. 보름쯤 지나 북한에서 살던 화교들이 비공개로 대거 중국에 나오면서 수수께끼가 풀렸다. 이들이 몰려와 귀국시켜 달라고 성가시게 하니 달래느라 그랬던 모양이다. 북한은 올해 딱 한 번 중국과의 인적 왕래를 허용했는데, 화교들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화교들이 나오던 날 중국은 수감 중이던 탈북자 가운데 북한이 요구한 주요 인물 50여 명을 북송했다. 요즘 북한 화교들의 신세가 말이 아니다. 코로나19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자 최대 피해자가 됐다. 일부 지역에선 화교들이 굶어 죽는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북한 내 화교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광복 직후 8만 명이었지만, 중국 내전 종식과 6·25전쟁 발발로 대거 돌아가 1958년경 1만4000여 명이 남았다. 중국이 잘살면서 귀국자는 더욱 늘어나 2001년 6000여 명이 남았다. 절반 이상이 평양에 살고, 평북, 자강도, 함경남북도에 각각 300가구 정도 거주한다고 한다. 화교는 1980년대 후반부터 급속히 북한 내 부유계층으로 급부상했다. 중국을 오가며 장사해 돈벌기가 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로 2년 가까이 국경이 막히자 돈줄이 막혔다. 장사 밑천을 중국에 보낸 상태에서 봉쇄를 당했다면 더욱 비참한 상황이다. 중국에서 송금받을 길도 막혔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귀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 7월 다행하게 귀국길에 오른 화교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희망자들은 언제 중국에 갈지 기약도 없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제 다시 국경이 열리면 2차 귀국 희망자들이 출발한다고 하는데, 아직 화교가 중국에 또 나왔다는 소식이 없다. 화교들을 돌려보내면서 북한은 중국에 무기한 체류 중인 소수의 북한 외교관과 무역일꾼의 귀국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직 북에서 살고 있는 화교 상당수는 북한 국적의 배우자와 자녀들 때문에 버티고 있었는데, 이젠 가족도 두고 나와야 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같이 굶어 죽기보단 중국에 한 명이라도 나와야 입을 덜 수 있고, 또 중국에서 돈을 벌어야 나중에 가족에게 보낼 기회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경제적으로 버틸 여력이 있는 화교가 더 많겠지만, 어쨌든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북한 내 화교 수는 다시 확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 돌아간 화교를 북한이 나중에 다시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 당국은 화교들이 가족과 생이별하고 탈북하는 사태를 내심 반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눈엣가시 같은 화교들을 정리할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북한의 시각에서 봤을 때 화교들은 여러모로 거의 도움이 안 되는 존재다. 그 이유는 첫째, 화교들이 중국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싣고 와 장마당에 넘기면 북한 내 외화가 화교의 손에 들어간다. 물건을 수입해 파는 것은 북한 무역일꾼들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무역회사는 이윤의 상당수를 당국에 바치지만, 화교는 번 돈을 자기가 다 가진다. 둘째, 화교들이 잘사니 북한 내에 미치는 영향이 좋지 않다. 화교들이 부유해질수록 북한 사람들은 “왜 저 사람들은 점점 부자가 되는데 우린 점점 가난해지느냐”며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셋째, 화교가 중국을 자유롭게 오가니 북한 내부 정보가 많이 유출된다. 넷째, 탈북을 막는 데 화교가 방해물이 된다. 화교 중에는 한국이나 중국에 사는 탈북민이 북한 가족에게 보내는 돈을 중개하는 사람이 꽤 있다. 돈도 많고, 중국에 연고도 있으니 돈놀이를 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북한 당국이 이들을 잡아다 처형할 수도 없는 일이라 골치 아프다. 탈북민이 북에 보낸 돈은 가족의 생계 비용도 되지만, 한편으론 탈북 비용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젠 한국에 연고가 없어 돈을 지원받지 못하면 탈북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여러모로 당국의 골칫거리인 화교가 코로나로 국경을 봉쇄하자 제 발로 중국에 돌아간다고 하니 북한 당국으로선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내심 싹 다 돌아갔으면 싶을 것이다. 그러니 나중에 코로나 봉쇄가 풀려 화교들이 다시 북에 돌아가 가족과 함께 살겠다고 하면 승인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북한에 살던 화교가 점점 줄어드는 것은 크게 보면 바람직한 일도 아니다. 북한과 외부를 연결하던 끈이 줄어드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화교들마저 씨가 마르면 북한은 정말 외부와 격리된 완벽한 ‘인민의 수용소’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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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운동 지도자 1만명, 기후위기-탄소중립 대응 직접 나선다

    새마을운동중앙회(회장 염홍철)가 기후위기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활동 인재 양성을 위해 ‘생명운동 지도자 1만 명 현장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10월 8일 충북 제천시를 시작으로 11월 19일까지 이미 130개 지역 5900여 명이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실시하는 현장 교육을 받았다. 교육대상은 전국 각 새마을(지)회별 핵심 인력을 사전에 신청받아 선정했다. 탄소중립의 중요성, 사례를 중심으로 한 탄소 저감 실천계획 수립 등이 주요 교육 내용이다. 교육에 참가한 김인곤 부산 중구 보수동 협의회장은 “생명운동 지도자 교육을 통해서 평소에 거리낌 없이 했던 행동들이 지구를 죽이고 온도를 높이는 데 일조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세심하게 실천하여 쾌적한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수남 중랑구 새마을부녀회 회장도 “아이스팩을 수거해 세척한 후 지역 상인들에게 나눠줘 지역 봉사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12월까지 진행하는 이번 교육으로 1만 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기후위기 극복에 앞장서는 새마을지도자로 우뚝 서게 된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또한 ‘새마을운동은 나이 든 세대가 참여하는 진부한 운동’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젊은 세대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여러 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새마을동아리를 만들었으며 대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봉사활동과 탄소중립 활동을 펼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기준 39개 대학과의 업무협약이 완료됐으며 연내 50여 개 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새마을동아리는 개인의 이익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배려하는 새마을정신을 계승해 당면하고 있는 기후 위기와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대학별로 학생들 스스로 교육, 농촌봉사, 이웃돌봄, 재능기부 등의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지역 새마을회와 연계해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과 분위기 조성을 위한 홍보활동도 함께 펼쳐 공동체 의식 함양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올해 만들어진 대학 내 새마을동아리들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전국 새마을동아리연합회도 창립된다. 염홍철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새마을정신을 이어 나가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생명운동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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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류경 보위부 부부장은 왜 처형됐나

    북한에서 숨은 실세로 꼽히다가 하루아침에 처형된 대표적 인물이 류경 보위부 부부장이다. 그는 2010년 12월 한국에 김정일의 특사로 파견됐다가 돌아간 뒤 얼마 안 돼 처형됐다. 당시 한국 언론은 그가 간첩죄로 처형됐다고 보도했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 설명이었다. 김정일의 신임을 받아 대남특사까지 될 정도면 북한 정권을 위해 많은 공로를 세웠을 것인데, 간첩이라면 그토록 충성을 다할 수 있었을까.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류경의 처형 이유는 국가보위부에서 10년을 근무했고 류 씨와 술을 마신 적도 있는 탈북민 구대명 씨가 최근 자서전 ‘거품’을 펴내면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한국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류경은 평양에 돌아가 함께 파견됐던 대표단원들과 짜고 마치 성과가 있었던 것처럼 보고서를 작성해 김정일에게 올렸다. 그런데 대표단원 중 한 명이 상부에 이실직고(以實直告)하는 바람에 자신이 속았다고 분노한 김정일이 류경을 처형했다는 것이다. 당시 정황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는 이렇게 언급돼 있다. “2010년 12월 5일 북측 보위부 고위 인사(류경)는 비밀리에 서울로 들어왔다. 대좌 1명, 상좌 1명과 통신원 2명을 대동했다. 당시 북측 인사는 서울에 와서 나를 만날 것을 기대했던 모양이다. 북측 인사는 ‘장군님 메시지를 가지고 왔는데, 이 대통령이 왜 우리를 만나지 않느냐’고 거칠게 항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확인한 바로는 그들이 김정일의 서한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고, 그들을 따로 만나지 않았다. 북측 인사는 예정보다 하루 더 서울에 머문 후 돌아갔다.” 이 전 대통령과 구 씨의 설명을 종합하면 류경이 왜 처형됐는지 윤곽이 그려진다. 당시 류경은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라는 김정일의 밀명을 받고 한국에 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만나주지 않자 류경은 자의적으로 하루 더 머물며 성과를 만들려 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평양에 돌아간 류경은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질책이 두려워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고, 남쪽에서 긍정적인 답변도 받았다”는 식의 거짓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추정컨대 남쪽에 한 번 더 내려와 거짓말을 만회하려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당시 한국에 같이 왔던 부하 4명 중 한 명이 밀고하는 바람에 화를 당했다. 그렇다면 류경은 왜 그런 무리수를 두었을까. 류경이 걸어온 길을 들여다보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그는 북한에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최고의 전문가였다. 이런 점 때문에 김정일의 신임을 받아 북한 최고의 공화국영웅 훈장을 2번이나 받았다. 구 씨에 따르면 류경은 1990년대 후반 보위부 해외반탐처에서 중국 담당 지도원으로 있었다. 그러다가 해외에 안전대표로 파견되게 됐다. 북한 대사관엔 안전대표라는 직책이 있는데, 이는 보위부 해외파견원을 위한 자리다. 안전대표 선발 면담 과정에서 그의 명석함을 알게 된 상부에선 해외에 파견하는 대신 보위부 내부에서 승진시켜 각종 임무를 맡겼다. 그때부터 류경은 승승장구하게 된다. 2000년 초반 류경은 평양 서산호텔에서 일본 간첩을 체포해 석방 대가로 일본에서 300만 달러를 받아냈다고 한다. 이때부터 그는 김정일의 신임을 받게 됐다. 이후 그는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방북을 성사시켰다. 김정일이 일본인 납북자를 시인하는 바람에 회담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류경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미국 여기자 2명을 체포해 2009년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성사시킨 것도 류경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류경이 어려운 일을 연거푸 성공시키자 김정일의 신임은 더욱 커졌다. 류경은 보위부 2인자로 승진했고, 집과 사무실엔 김정일의 직통 전화가 개설됐다. 북에서 김정일의 직통 전화가 집까지 개설된 사람은 몇 안 됐다. 이렇게 회담 성사로 승승장구해 온 류경이니 남쪽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쉽게 보고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편 김정일은 가장 믿었던 심복에게 배반당해 분노가 몇 배로 컸던 것으로 보인다. 류경은 처형됐고, 가족은 모두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다. 류경과 함께 남쪽에 내려온 사람 중 밀고한 사람을 빼곤 나머지 사람들의 운명도 같았을 것이다. 분노한 김정일은 보위부에 “류경 여독(餘毒·남은 잔재)을 청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류경의 심복으로 꼽힌 수십 명이 또 영문도 모르고 처형됐고, 가족은 수용소로 끌려갔다. 북에선 영문도 모르고 줄을 잘못 섰다가 처형되고 멸족되는, 이런 사람들이 제일 불쌍한 것 같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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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d&Dining]하이트진로 크리스마스 에디션… 이탈리아 최상급 와인도 내놔

    하이트진로가 연말을 맞아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스페셜 제품과 추천 와인을 선보였다. 10일 내놓은 필라이트 후레쉬 크리스마스 에디션(캔 355mL)은 브랜드 고유의 시원하고 상쾌한 블루 색상을 유지하면서 레드와 화이트를 적용해 크리스마스 디자인을 완성했다. 붉은색 산타 모자와 목도리를 한 ‘필리’로 따뜻한 연말 분위기를 표현했으며 루돌프와 선물박스, 양말은 크리스마스 동심(童心)을 자극한다. 16일엔 참이슬과 진로의 크리스마스 에디션(병 360mL)도 내놓았다. 참이슬은 산타 모자를 쓴 이슬방울과 루돌프 녹색 두꺼비, 산타 핑크 두꺼비를 포인트로 디자인했다. 진로는 기존 라벨을 루돌프 얼굴로 형상화해 색다른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완성했다. 하이트진로는 연말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프리미엄 와인도 내놓는다. 이탈리아 와이너리 ‘마체이’의 최상급 와인 ‘필리프’와 고급 샴페인 브랜드 ‘떼땅져’의 ‘레폴리 드라 마께트리’, 여왕 샴페인 ‘마리스튜아트’, 세계에서 가장 비싼 로제 와인 ‘제라르 베르트랑 끌로 뒤 템플’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추천 와인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현대백화점 목동점, 와인판매점 등에서 살 수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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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d&Dining]‘맥심 카누’ 발매 10주년 프로모션… 캠핑-문화생활 상품 제공 이벤트

    국내 1위 인스턴트 원두커피 ‘맥심 카누’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브랜드 슬로건 아래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카누 발매 10주년을 맞아 14일부터 맥심 카누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푸짐한 경품 혜택을 제공하는 ‘맥심 카누 패들 포인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최근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된 가운데 캠핑, 피크닉 등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발맞춰 기획됐다. 카누 제품을 살 때 부여되는 ‘패들 포인트’를 모으면 적립된 포인트에 따라 다양한 캠핑 및 문화생활 상품을 제공한다. 대상 제품은 카누 아메리카노 2종, 카누 디카페인, 카누 시그니처 미니 2종, 카누 라떼, 카누 티라미수 라떼 등 11종이다. 카누 패들 포인트 프로모션이 인쇄된 스페셜 제품 구입 후 패키지에 인쇄된 난수번호를 맥심 카누의 소비자 리워드 플랫폼인 ‘카누 패들 포인트’ 앱에 입력하면 제품에 따라 0.5∼1패들 포인트가 쌓인다. 적립 포인트는 최소 2패들 포인트부터 사용할 수 있으며 누적된 포인트에 따라 밤켈 쿨러, 밤켈 워터 저그 등 8종의 캠핑용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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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 전문가-산업계, 탄소중립 이행 방안 머리 맞댄다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 및 온실가스 감축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지난달 31일부터 13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됐다. 회의에는 197개 당사국 정부대표단을 포함하여 산업계, 시민단체, 연구기관 등에서 온 4만여 명이 참석했다. 약 2주에 걸쳐 진행된 이번 회의는 당초 폐막일(12일)을 하루 넘기면서까지 치열한 협상을 한 끝에 ‘글래스고 기후합의’를 대표 결정문으로 채택했다. 합의에는 석탄발전소의 단계적 감축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COP26 결정문에 따라 각국의 정부는 산업계의 탄소중립을 위해 다양한 정책 지원과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은 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중립을 위한 선제적 대응 방안 마련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Re100(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캠페인을 통해 제품 생산과정 등에서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 패러다임 또한 기업의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이슈를 중시하는 새로운 그린투자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자국의 산업계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2023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제조업 비중과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역시 정부와 산업계가 손을 잡고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4월 민관 협력의 컨트롤타워인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산업부문 탄소중립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방향을 논의해 왔다. 업계 또한 업종별 협의회(9개 업종)를 통해 탄소중립 공동선언을 하고 석유화학-바이오 연대 협력 선언, 자동차 탄소중립 5대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등 탄소중립에 자발적 동참 의지를 표명하였다. 산업부는 탄소중립 지원정책의 첫 단추로 17일 ‘탄소중립 산업·에너지 R&D(연구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또한 산업계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12월까지 중장기적 산업부문 탄소중립 추진 전략과 정부의 정책 및 재정 총력 지원 방안을 담은 ‘탄소중립 산업大전환 비전과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와 한국에너지공단에서는 COP26 회의 내용에 발맞춰 산업계의 탄소중립을 위한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25, 26일 이틀간 ‘2021 산업계 탄소중립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콘퍼런스는 ‘산업계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그린투자 대응 전략’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기후변화 전문가와 산업계 관계자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산업계 탄소중립 대응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첫째 날인 25일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존 번 델라웨어대 에너지·기후변화정책 석좌교수, 케리 워링 국제기업지배구조연대(ICGN) 대표, 안드레이 마르쿠 유럽 기후변화와 지속가능 전환 라운드테이블(ERCST) 소장 등이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이들은 파리협정 이행, 그린투자 패러다임 전환 및 산업계 글로벌 규제 대응 전략 등을 발표하며 세션별로 국내 전문가들의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26일에는 국내외 기후변화 정책과 산업계 대응 전략을 논의한 뒤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주요 국내외 우수기업의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번 콘퍼런스는 해외 연사는 온라인으로, 국내 연사 및 패널은 오프라인으로 현장에 참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등록을 마친 참가자들은 온라인 생중계 링크를 통해 콘퍼런스에 참여할 수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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