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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건강한 영향력을 주고받는 것이 기업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다.” 허태수 GS 회장은 이달 초 그룹 각 계열사를 대상으로 상생경영 기조를 실천해달라고 주문했다. GS는 협력회사가 단순한 거래 상대가 아닌 동반성장의 파트너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자금 지원, 기술개발 지원, 교육 및 훈련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협력사 구매대금을 100%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으며 세금계산서 수취 후에도 이를 7일 이내에 바로 지급한다는 방침을 지키고 있다. 동반성장 협약 체결 협력사를 대상으로는 금융권과 공동으로 2000억 원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우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이달 3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억5000만 원 상당의 여수사랑 상품권을 구매하기도 했다. GS건설은 최고경영자(CEO)를 위원장으로 한 최고경영진들로 구성된 ‘GS건설 동반성장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본사 최고경영진과 협력사 CEO 간 소통 강화를 위해 ‘그레이트 파트너십 동반성장 협의회’와 ‘자이(Xi) CEO 포럼’도 운영 중이다. GS리테일은 중소 파트너사들의 자금 유동성 지원을 위해 월 단위 대금 지급이 아닌 10일 단위 100%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GS25 가맹 경영주 대상 조기 지급뿐만 아니라 본부와 가맹 경영주 간 상생협력협약 체결을 통해 전기료 지원, 신선식품 폐기 지원, 경영주 무료법률 자문 서비스, 단체 상해보험 등 다양한 상생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중소기업과 해외 동반진출 전략을 통해 글로벌 동반성장에 나섰다. 말레이시아와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한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 독자적으로 해외 진출이 어려운 중소 협력회사에 해외 판로를 열어주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특히 수출지원시스템을 활용해 본사가 직접 중소기업 상품을 사들인 다음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의 재고 부담 및 현지 유통의 어려움을 대신하며 협력업체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태양광과 수소 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화그룹은 관련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금융권과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달 12일 KED산업은행과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하면서다. 이번 협약으로 한화그룹은 산업은행으로부터 향후 5년간 최대 5조 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받아 한화그룹의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시설투자,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동시에 양사는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함께 나선다. 녹색기술 관련 중소·중견 기업 육성을 위해 연내 1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화와 산업은행이 각각 300억 원, 민간에서 400억 원을 조달해 조성하는 이번 펀드는 관련 산업계 중소·중견 기업에 실질적인 자금력 지원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로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가능해 보다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에 매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은 산업은행이 국내 주요 산업 분야의 생태계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저탄소 및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는 한화그룹이 첫 대상으로 선정된 셈이다.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서 성과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활동에 대한 노력을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공식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한화는 밝혔다. 이번 협약식이 열린 한화큐셀 충북 진천공장은 한국 재생에너지 기업 중 최초로 ‘RE100’을 선언한 곳이기도 하다. RE100은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진천공장은 주차장과 옥상에 1.5MW(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 중이며 추후 이를 3.5MW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최초로 태양광 모듈 탄소인증제에서 1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협약식에 참석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유망 중소·중견 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함께, 멀리’의 발걸음은 국내 그린에너지 생태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SG 아라보자(Araboja) 3회가 찾아왔다. 1회가 ‘입어보자’였다면 2회는 ESG가 무엇인지 써봤다. 3회는 ‘먹어보자’다. 기자는 육식종에 가깝지만 오늘은 국내 150만 명(한국채식연합, 2018년 기준)의 채식주의자 독자 분들을 대신하여 한국 대표 프랜차이즈들의 가짜 버거를 먹어보도록 한다. 일단은 먹기 전에 대체육 시장이 ESG랑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자.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6%는 농업 부문에서 나온다. 이중 58%가 고기, 우유 등 동물성 식품 생산과정에서 배출된다고 한다. 특히 소나 양 등 동물들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역사적으로 채식주의자들이 채식을 택한 이유가 대부분 종교적, 철학적 배경이었다면, 이제는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채식을 택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늘고 있다. 에코백과 텀블러를 손에 들기 시작한 이 세대들이 ‘굳이 고기를 먹어야 하나요?’ 하는 질문을 들고 나온 것이다. 대체육 시장에 ESG 투자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계기다. 글로벌 시장에선 이미 기라성 같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이미 대체육 산업에 뛰어들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한 비욘드미트는 시가총액이 7조 원에 육박한다. 게이츠가 투자한 또 다른 대체육 회사인 임파서블푸드는 지난해 기준 누적 1조5800억 원 투자를 유치했고 4조50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세계 최대 식품 기업 네슬레도 ESG 흐름에 맞춰 2019년 대체육 회사 스위트어스를 인수해 대체육 버거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더욱 ESG 바람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체육 시장은 순풍을 타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는 세계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2020년 133억1000만 달러에서 2026년 309억2000만 달러로 약 2.3배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글로벌 트렌드 쫓아가는 속도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한국이다. 이미 인구 3%에 해당하는 150만 명의 채식주의자가 있는 우리다. 연간 1700~3500억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는 한국의 대체육 시장은 이제 막 태동을 시작했다. 콩고기를 활용한 제품들과 채식라면 등의 상품들이 매대에서 자리를 넓히고 있다. 이미 대체육 상품들이 다수 판매되고 있지만 오늘은 가장 많은 대중들이 접할 프랜차이즈 햄버거와 치킨너겟으로 정했다. 드디어 먹어보자.내돈내산은 영수증 인증이 예의라고 들었다. 감튀와 콜라를 노브랜드에서 산 이유는 거기를 가장 마지막으로 들렀기 때문이고 다른 이유는 없다. 준비물은 각 브랜드 햄버거와 치킨너겟, 커팅 칼 한 개, 함께 객관적으로 맛 평가 해줄 동기. 왼쪽부터 롯데리아의스위트어스 어썸버거, 미라클버거, 버거킹의 플랜트와퍼, 노브랜드버거의 노치킨너겟이다. 모두 회사 근처 매장에서 샀다. 동기는 회사에서 당직 근무 중이어서 갑자기 테스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아래부터는 지극히 평범한 개인인 기자와 동기의 사적인 리뷰이므로 전혀 보편적이거나 전문적인 평가가 아님을 밝힌다. 첫 번째로 롯데리아 미라클버거를 먹어보자. 미라클버거는 지난해 1월 국내 프랜차이즈 햄버거 브랜드 최초로 롯데리아가 내놓은 대체육 버거다. 패티는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을 조합해 고기 식감을 냈고 소스에도 달걀 대신 대두를 썼다고 한다. 빵도 우유 성분 대신 식물성 재료만 들어갔다.일단 눈으로 보기에도 패티의 질감이 실제 고기 패티와는 좀 차이가 있다. 색감은 고기지만 고깃결이 보이기보다는 뭔가 다른 것으로 뭉쳐져 있는 것 같다. 한입 먹어보니 녹두전 같은 콩 부침개를 두껍게 빚어서 누른 다음 겉을 바싹 구운 것 같은 식감이다. 동기는 “일단 두께가 보통 패티보다 얇은 데다 건조한 느낌이라 패티 자체가 잘 느껴지지가 않는다”고 했다. 맛은 우리가 잘 아는 롯데리아 불고기소스의 단짠 맛인데 일반 불고기버거보다 향과 간이 센 느낌이었다. 다음은 스위트어스 어썸버거다. 마찬가지로 롯데리아에서 내놨다. 미라클버거에 이어서 지난해 11월 출시됐고 아까 언급한 네슬레의 대체육 브랜드 스위트어스의 국내 첫 버거 패티 제품이다. 밀과 콩으로 만든 미라클버거 패티와 달리 노란 대두를 기반으로 비트, 블랙커런트 등 채소과일농축액으로 육즙과 색상을 실제 고기처럼 재현했다고 한다.개인적으로 세 개의 버거 중 질감 표현은 가장 나았던 것 같다. 심지어 시각적으로 덜 익은 고기처럼 가운데 부분은 붉은빛이 돌기도 했다. 동기는 “패티만 빼서 아주 언뜻 보면 스테이크라고 속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그래서 육식종들한테는 충격과 실망감이 더욱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질감을 얻고 맛을 포기한 느낌이다. 양고기 향 같기도 한 특이한 풍미가 났다. 동기는 짜파게티 건더기스프 안에 있는 동그란 가짜 고기 맛이 난다고 했다. 버거킹의 플랜트버거를 먹어보자. 버거킹이 올해 2월 내놓은 플랜트버거는 호주의 식물성 대체육 대표 기업 ‘v2 food’사와 함께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패티로 만들었다. 콩 단백질이 주 원료로 콜레스테롤과 인공 향료 및 보존제가 전혀 없는 식물성 패티라고 한다. 일단 베어 무는 첫 순간엔 와퍼 특유의 불 맛과 달짝지근한 와퍼소스 맛이 똑같다. 식감은 스위트어스 어썸버거와 미라클버거의 중간 어딘가를 달성한 수준이다. 불 맛과 소스 맛이 강해 막상 패티 자체의 맛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고기만 떼어서 먹어보니 처음엔 괜찮았는데 씹을수록 느껴지는 뭔가 특이한 뒷맛이 있었다. 동기가 “이제 다 먹어본 거지…?”라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 메뉴가 남았다. 노브랜드 노치킨너겟은 가장 최근인 올해 4월 출시됐다. 영국의 대체육 브랜드 퀀(QUORN)의 마이코프로틴을 활용해 만든 제품이다. 미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인 마이코프로틴은 조직구성이 실처럼 가느다란 형태를 띠고 있어 닭 가슴살과 비슷하고, 씹었을 때 유사한 식감을 줘 유럽에서는 닭고기 대체육의 주성분으로 활용되고 있다. 점점 표정을 잃어가던 기자와 동기였지만 치킨너겟을 칼로 갈라 보고는 약간의 희망을 가지게 됐다. 눈으로 보기에 닭가슴살과 식별이 어려울 정도로 결이 살아있었다. 약간 퍽퍽하긴 했지만 식감도 거의 비슷했다. 조미도 잘 돼 있어서 케첩에 찍어서 먹으면 누구든 다 닭가슴살 너겟인 줄 알 것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기자보다 조금 더 입맛이 예민한 편인 동기는 몇 차례 씹어보더니 “두부튀김 맛이다”라고 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시중에 현재 판매되고 있는 프랜차이즈 매장 대체육 제품 4종을 먹어보았다. 동기와 기자가 내린 결론은 “지금 수준까지 온 것이 놀랍긴 하지만, 고기의 식감과 맛을 동시에 얻는다는 게 이렇게 힘들구나”였다. 물론 사람들의 입맛이란 개인차가 있다. 데스크 선배 한 분은 “전부 다 맛있는데? 진짜랑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가장 먼저 제품을 내놓은 롯데리아 기준 지난해 대체육 버거는 총 240만 개가 팔렸다고 한다. 판매량도 분기 단위로 5만 개씩 꾸준히 늘어났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도 채식 제품 전용 코너가 생겨나고 있다. 국내에도 시장 가능성이 분명 존재한다는 얘기다. 가치 소비 정신이 이끌고 있는 대체육 기술의 발전을 앞으로도 주목해볼 만 하겠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잘 만든 반도체 하나가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해주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될 것이다.” 이달 13일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발표 자리에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민관) 전략이 계획대로 달성되면 총 27만 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와 320조 원 규모의 생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2030년까지 총 510조 원 이상의 민간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제조업이 한국의 일자리와 투자를 지탱하고 있다. 특히 국내 BBC(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산업은 전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고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려 사실상 ‘사회 안전망’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지난해 상반기(1∼6월), 글로벌 기업들이 셧다운과 동시에 해고 카드를 꺼낸 것과 상반됐기 때문이다. 한국 핵심 기업의 고용 증가 효과는 협력사로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본보가 주요 기업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2020년 국내 100대 기업은 매출이 55조 원 줄었지만 BBC 주요 기업들은 성장세를 보였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 연 매출은 약 6조4000억 원, SK하이닉스는 5조 원, LG화학은 2조7000억 원, 삼성SDI는 1조2000억 원 늘었다. 이는 고용 증가로도 이어졌다. 삼성전자(4233명), SK하이닉스(764명), SK이노베이션(342명), 삼성바이오로직스(299명), SK바이오사이언스(357명) 등은 고용을 늘렸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던 지난해 3월 미국의 신규 실업자 가운데 임시 해고된 비율은 50%에 이르렀다. 임시 해고는 재고용을 전제로 한 해고를 말한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6월 한 달간 자동차 업계에서만 6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 BBC 산업의 고용 창출 효과는 중소 중견 협력사의 고용 증가로 이어졌다.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분석한 한국 반도체 밸류체인 현황에 따르면 13단계에 이르는 각 공정마다 상장사 기준으로 최대 17개 기업이 K반도체 성장의 과실을 나눠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충남 천안에서 합성소재 기업으로 창업한 덕산테코피아도 2018년 반도체 호황 등을 거치며 급성장했다. 이 회사는 합성물질로 반도체 표면을 코팅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2015년엔 직원 46명, 매출 180억 원 수준이었지만 2018년 삼성전자 최고 협력사로 선정되는 등 성장을 거듭해 2020년 직원 192명, 매출 784억 원 규모의 기업이 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삼성전자 DS부문과 덕산테코피아를 비롯한 삼성전자 반도체 협력사 중 상장된 39곳(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및 시계열 파악 불가 기업 제외)의 최근 5년간(2015∼2020년) 매출, 영업이익,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임직원 수가 35% 늘어나는 동안 39개사의 일자리도 31.6%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39개사 총고용은 2015년 1만4801명이었다가 2020년 1만9478명으로 4677명 늘었다. 한경연 측은 “분석 기간에 삼성전자 타 부문 임직원이 DS부문으로 대거 내부 이동한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DS부문의 고용 증가율에 비해 협력사 고용 증가율이 훨씬 크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또한 삼성전자가 37.3% 증가할 때 협력사 등 밸류체인 기업은 73.2% 늘어나 증가 폭이 2배가량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도 삼성전자는 41.9%, 밸류체인 기업은 150% 늘었다. 김용춘 한경연 고용정책팀장은 “주요 산업 생태계를 이끄는 기업들의 안전망 역할은 크다. 대표 기업들이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곽도영 now@donga.com·서동일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한미 정상회담 방미 기간 동안 한국전 참전용사를 추모하고 현지 지역사회를 두루 찾아 협력 의지를 다졌다. 25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24일(현지 시간) 오전 조지아주의 주도인 애틀랜타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앞에서 열린 ‘한국전 영웅 추모식’에 참석해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의 희생을 기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참전용사 20여 명과 프랭크 블레이크 조지아주 한미친선협회 이사장, 박선근 애틀랜타 한미우호협회장과 지역교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장에 도착한 최 회장은 참전용사 한 명 한 명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손을 맞잡고 한국전에서의 헌신에 경의를 표했다. 이어 740명의 조지아 출신 전사자 명부가 새겨진 비석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최 회장은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94세인 조지아 출신 참전용사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한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최 회장은 또 “SK는 조지아에 해외 기업으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조지아를 ‘고향’으로 여기는 파트너가 돼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지아주는 최 회장에게 명예시민증을 증정했다. 같은 날 오후 최 회장은 워싱턴으로 다시 이동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찾았다. 이날 SK는 ‘추모의 벽’ 건립 프로젝트에 100만 달러(약 11억2000만 원)를 기부했다. 해당 사업은 기념공원에 원형의 화강암 벽을 세워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당시 명칭은 연합군 지원 한국군) 4만3800여 명의 이름을 새기는 것으로, 한국 기업으로 기부에 참여한 곳은 SK가 처음이다. 미국 내 추모공원 중 처음으로 한국인 카투사 7174명의 명부가 새겨진다. 최 회장은 또 이번 방미 기간 중 아시아계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양국 기업과 대학이 상호 협력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다. ‘아시안 리더십 프로그램’(가칭)으로 명명된 해당 프로그램은 조지아주 지역 아시아계 소상공인에게 SK와 조지아주 재계 단체가 경영 정보와 마케팅, 홍보 등 전문 경영 지원을 제공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 회장은 또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사장 등과 함께 현장 임직원을 격려했다. 조지아주 모어하우스대 총장과도 환담하고 지역 우수 인재 양성 프로젝트에 산학이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고 대한상의 측은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및 SK그룹 회장이 한미 정상회담 방미기간 동안 한국전 참전 용사를 추모하고 현지 지역사회를 두루 찾아 협력 의지를 다졌다. 25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24일(현지 시간) 오전 조지아주의 주도인 애틀랜타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앞에서 열린 ‘한국전 영웅 추모식’에 참석해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의 희생을 기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참전용사 20여 명과 프랭크 블레이크 조지아주 한미친선협회 이사장, 박선근 애틀랜타 한미우호협회장과 지역 교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장에 도착한 최 회장은 참전용사 한 명 한 명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손을 맞잡고 한국전 헌신에 경의를 표했다. 이어 740명의 조지아 출신 전사자 명부가 새겨진 비석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최 회장은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올 해 94세인 조지아 출신 참전용사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며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헌신한 노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최 회장은 또 “SK는 조지아에 해외기업으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조지아를 ‘고향’으로 여기는 파트너가 돼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지아주는 최 회장에게 명예시민증을 증정했다. 같은 날 오후 최 회장은 워싱턴으로 다시 이동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찾아 ‘추모의 벽’ 건립 프로젝트에 100만 달러(약 11억2000만 원)를 기부했다. 해당 사업은 기념공원에 원형의 화강암 벽을 세워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당시 명칭은 연합군 지원 한국군) 4만3800여 명의 이름을 새기는 것으로, 한국 기업으로는 SK가 처음으로 기부에 참여했다. 미국 내 추모공원 중 처음으로 한국인 카투사 7174명의 명부가 새겨지게 된다. 최 회장은 또 이번 방미기간 중 아시아계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양국 기업과 대학이 상호 협력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다. ‘아시안 리더십 프로그램(가칭)’으로 명명된 해당 프로그램은 조지아주 지역 아시아계 소상공인에게 SK와 조지아주 재계단체가 경영 정보와 마케팅, 홍보 등 전문 경영 지원을 제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 회장은 또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사장 등과 함께 현장 임직원을 격려했다. 조지아주 모어하우스 대학 총장과도 환담을 나누고 지역 우수인재 양성 프로젝트에 산학이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고 대한상의 측은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의 잠재적인 화재 리스크를 발견해 자발적 리콜에 나선다. 리콜 및 추가 조치에 필요한 비용은 약 4000억 원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7년부터 국내외에서 발생해온 ESS 화재 원인에 대한 자체 정밀분석 결과에 따라 배터리 교체를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분석 결과 중국에서 초기에 생산된 ESS 전용 전극에서 일부 공정 문제로 인한 잠재적 리스크가 발견돼 외부환경 조건에 따라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교체 대상은 2017년 4월부터 2018년 9월까지 ESS배터리 전용 생산라인에서 생산된 ESS용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제품이 적용된 국내외 전력망 구역에 대해 고객과 협의 후 교체를 포함해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배터리 교체 이후에는 배터리 충전율을 정상 운영하는 한편 국내외 배터리 진단 및 제어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현장 점검도 적극 실시해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제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안전과 품질을 모든 의사결정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며 “품질 혁신 활동을 통해 어떠한 위험에도 견딜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일(현지 시간) SK이노베이션과 미국 2위 완성차회사 포드가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시간주 포드 전기차 공장을 찾아 “우리는 중국이 전기차 경주에서 이기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직후다. 중국 견제 전략의 일환으로 ‘K배터리’와의 동맹을 선택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에스케이’는 총 6조 원 규모 자금을 투입해 2025년경부터 미국 현지 합작공장에서 연간 6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한다. 전기 픽업트럭 약 6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앞서 2019년 12월엔 미국 1위 완성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스를 설립하고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35GWh 규모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국 완성차업체 1, 2위 회사가 모두 한국 배터리 회사와 손을 잡은 것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합작은 SK와 포드의 협력을 넘어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 구축 및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2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 다음 날인 22일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상회담 직후 일정으로 SK이노베이션 공장을 찾음으로써 미국 완성차와 한국 배터리 간 전략적 동맹에 양국 정부 차원에서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이 공장은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포드 공장을 방문해 직접 운전했던 포드 첫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싣게 될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 합작사는 추가로 미국에 두 개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양사의 합작 발표 직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포드 측은 “60GWh는 북미 공장 두 곳에서 생산될 것이다. 구체적인 위치는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작법인의 지분구조에 관해서는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이번 업무협약(MOU)으로 핵심요소를 수직계열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미국 완성차 1, 2위인 GM과 포드가 각각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손을 잡으며 한국과 미국이 배터리 동맹에 나선 것은 중국 견제라는 공통의 목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배터리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완성차 기업으로 따지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 순위 1위는 테슬라(44만 대), 2위는 GM(21만 대)으로 미국이 우세하다. 중국 1위 완성차 기업 BYD는 13만 대로 판매량 세계 5위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96만 대나 돼 26만 대 판매한 미국을 세 배 이상으로 앞선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1∼3월) 시장점유율 기준 한국 배터리는 3사의 합산 점유율로나 업체별 1위 자리로나 중국에 뒤처졌다. 게다가 중국이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반도체 분야와 달리 한국 배터리는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로 보조금 제재에 나서 중국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다. 미국 완성차와 한국 배터리의 확실한 ‘동맹전략’이 보다 수월한 셈이다. 미국 정부도 한국 배터리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중재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뤘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철수까지 고려했지만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현지 투자에 물꼬가 트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포드 공장 방문 당시에도 SK-LG 간 합의에서 미 행정부의 역할이 컸음을 재차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 조지아주 생산시설에 총 26억 달러(약 2조9000억 원)를 투자해 왔다. 1공장과 2공장이 각각 내년과 2023년 양산을 앞두고 있다. 2018년 11월 최태원 회장의 미국 방문 시 현지 배터리 공장에 최대 50억 달러(약 5조6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3·4공장 추가 증설 계획도 검토되고 있다. 이번 합작으로 SK이노베이션은 당초 목표치였던 2025년 글로벌 125GWh 이상 생산능력 확보를 넘어 19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폭발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을 앞두고 배터리 업계와 완성차 업계 간 합종연횡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미래형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스웨덴 배터리 기업인 노스볼트와 합작사 ‘노스볼트 츠바이(zwei)’를 만들고 독일에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1257GWh에 이르지만 공급은 1097GWh에 그칠 것으로 예측돼 처음으로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곽도영 now@donga.com·변종국 기자}
한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과 미국 2위 완성차회사 포드가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18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시간주 포드 전기차 공장을 찾아 “우리는 중국이 전기차 경주에서 이기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직후다. 중국 견제 전략의 일환으로 K-배터리와의 동맹을 선택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에스케이’는 총 6조 원 규모 자금을 투입해 2025년경부터 미국 현지 합작공장에서 연간 6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한다. 전기 픽업트럭 약 60만 대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앞서 2019년 12월엔 미국 1위 완성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하고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35GWh 규모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국 완성차업체 1, 2위 회사가 모두 한국 배터리 회사와 손을 잡은 것이다. 전기차 미래 시장을 두고 한미 연합전선이 구축되면서 중국과의 세력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합작은 포드와 SK의 협력을 넘어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전기차 산업 밸류 체인 구축 및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K배터리와 손잡은 美완성차 1, 2위… 中 전기차 견제 나섰다2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 다음 날인 22일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상회담 직후 일정으로 SK이노베이션 공장을 찾음으로써 미국 완성차와 한국 배터리 간 전략적 동맹에 양국 정부 차원에서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이 공장은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포드 공장을 방문해 직접 운전했던 첫 전기 픽업트럭에 싣게 될 배터리를 생산하는 곳이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사 MOU로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핵심요소를 수직계열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포드의 미래는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완성차 1, 2위인 GM과 포드가 각각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손을 잡으며 한국과 미국이 배터리 동맹에 나선 것은 중국 견제라는 공통의 목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배터리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완성차 기업으로 따지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 순위 1위는 테슬라(44만 대), 2위는 GM(21만 대)으로 미국이 우세하다. 중국 1위 완성차 기업 BYD는 13만 대로 판매량 세계 5위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96만 대나 돼 26만 대 판매한 미국을 세 배 이상으로 앞선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1~3월) 시장점유율 기준 한국 배터리는 3사의 합산 점유율로나 업체별 1위 자리로나 중국에 뒤처졌다. 전년 동기 세계 1위였던 한국 배터리가 세계 1위 CATL을 필두로 한 중국 기업의 공세에 밀려난 것이다. 게다가 중국이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반도체 분야와 달리 한국 배터리는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로 보조금 제재에 나서 중국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다. 미국 완성차와 한국 배터리의 확실한 ‘동맹전략’이 보다 수월한 셈이다. 미국 정부도 한국 배터리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중재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뤘다. SK이노베이션은 10년 미국 수입 금지 조치로 미국 철수까지 고려했지만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소송 리스크를 넘어 현지 투자에 물꼬가 트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포드 공장 방문 당시에도 SK-LG 간 합의에서 미 행정부의 역할이 컸음을 재차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 조지아주 생산시설에 총 26억 달러(약 2조9000억 원)를 투자해왔다. 1공장과 2공장이 각각 내년과 2023년 양산을 앞두고 있다. 2018년 11월 최태원 회장의 미국 방문 시 현지 배터리 공장에 최대 50억 달러(약 5조6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3·4공장 추가 증설 계획도 검토되고 있다. 이번 합작으로 SK이노베이션은 당초 목표치였던 2025년 글로벌 125GWh 이상 생산능력 확보를 넘어 19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폭발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을 앞두고 배터리 업계와 완성차 업계 간 합종연횡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미래형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스웨덴 배터리 기업인 노스볼트와 합작사 ‘노스볼트 츠바이(zwei)’를 만들고 독일에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1257GWh에 이르지만 공급은 1097GWh에 그칠 것으로 예측돼 처음으로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13일 정부의 ‘K반도체 전략’ 발표에 국내 반도체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주요 업체들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나서준 데 대해 감사와 함께 동참 의사를 밝혔다. 특히 업계에 가장 단비가 되어준 것은 세액 공제 확대 관련 부분이다. 미국과 대만 등 주요국 정부가 반도체 기업 투자금의 15∼40% 세액 공제를 제공해 왔지만 국내엔 관련 혜택이 없어 업계 요구가 집중돼 왔다. 이제 정부가 연구개발(R&D) 투자금의 최대 50%, 시설 투자금의 최대 20% 공제를 제공함에 따라 증설과 핵심전략기술 개발에 과감하게 나설 수 있게 됐다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이 있는 경기 용인과 평택을 대상으로 10년치 용수 물량을 확보하는 방안도 생산 현장에는 희소식이다. 용인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건설 중인 SK하이닉스는 특히 용수 공급에 난항을 겪어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러 분야에 대한 대책을 포함하고 있어 실질적 도움이 될 것 같다. 정부의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중장기 종합 패키지”라고 평가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업계의 건의사항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평가하며 업계를 대표해 환영의 입장을 밝힌다”고 전했다. 다만 탄력근로제와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등 당면 규제 완화에 대한 방안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주고,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4조 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했던 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1∼3월) 일제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백신 보급이 가속화됨과 동시에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정제마진도 회복되는 추세여서 “최악의 시기는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9조2398억 원, 영업이익은 5025억 원으로 흑자 전환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다만 환 관련 손실 및 LG에너지솔루션과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합의금 등이 영업외손실로 반영돼 세전이익은 5276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상승은 특히 석유사업 부문이 주도했다. 올 초 미국의 이상 한파로 인한 공급 차질로 난방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정제마진이 대폭 개선된 한편 유가도 상승하며 재고 이익이 늘어 전 분기 대비 6086억 원이 증가했다. 이 외에 화학사업에서도 파라자일렌, 벤젠 등 제품 실적이 개선됐고 윤활유와 석유개발사업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배터리 사업은 판매 물량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0% 늘어난 5263억 원을 기록했지만 해외 공장 초기 비용 등이 반영돼 영업손실은 전 분기 대비 늘었다고 SK이노베이션은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헝가리 유럽 제2공장과 미국 조지아주 제1·2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중국 옌청과 후이저우 공장이 양산을 시작해 향후 본격적으로 판매가 늘어나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나머지 정유사들도 잇달아 흑자 전환을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 1조31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GS칼텍스는 올 1분기 영업이익 6326억 원을 냈다. 1조73억 원 손실이었던 에쓰오일은 영업이익 6292억 원을, 5632억 원 손실이던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4128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정유 4사의 수익 회복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사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도 코로나19 이후 첫 3달러대로 진입하는 등 청신호를 보였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와 수송비 등을 뺀 마진을 말한다. 통상 4달러 선부터 정유사에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배럴당 1∼2달러 초반대를 오가던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4월부터 오름세를 지속해 4월 마지막 주 기준 배럴당 3.2달러로 3달러 선에 진입했다. 미국 한파로 정제설비 가동 차질이 빚어진 데다 백신 보급 이후 첫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이동 수요도 급증하는 상황이다. KB증권은 “석유제품 재고가 적은 상황에서 정제마진은 하반기(7∼12월)에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석유제품 수요가 늘고, 특히 항공유 부문의 회복도 기대되고 있다. 백신 공급이 가속화되면 수익 개선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화그룹이 KDB산업은행과 5조 원 규모의 그린에너지 산업 투자 자금 협력을 맺고 그룹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낸다. 한화는 해당 자금을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 시설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화와 산은은 12일 충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진천공장에서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프로그램’ 협약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협약은 산은이 국내 주요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저탄소 및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화가 첫 대상으로 선정됐다. 협약에 따라 산은은 한화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향후 5년간 최대 5조 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게 된다. 양 사는 국내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녹색기술 관련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연내 1000억 원 규모의 합작 ESG 펀드를 조성한다. 한화와 산은이 각각 300억 원, 민간에서 4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한화그룹은 그린에너지 사업 모델 고도화와 차세대 신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리더로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ESG 펀드와 관련해서도 “유망 중소·중견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함께 멀리’의 발걸음은 국내 그린에너지 생태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최근 한화 계열사들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 투자를 위한 녹색채권(그린본드) 발행에 활발히 나서 올해 발행 규모만 총 7000억 원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도 3월 유상증자를 통해 1조3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향후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대한 선제 투자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재원을 쟁여두고 있는 셈이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자금 협약은 한화의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성과와 ESG 경영 활동에 대한 노력을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공식 인정받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그룹 투자형 지주회사 SK㈜는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개발사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솔리드에너지)에 4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했다고 11일 밝혔다. 2018년 약 30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은 것으로, 이로써 SK㈜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과 솔리드에너지 창업자 치차오 후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2012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소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솔리드에너지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보스턴과 중국 상하이에서 연구소와 시험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리튬메탈 배터리 시제품 개발에 성공해 올해 3월 GM과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업화에 근접한 개발사로 주목받고 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음극재 소재를 달리 해 배터리 부피와 무게는 크게 줄이고 주행 거리는 2배 이상 늘릴 수 있다. 앞서 SK㈜는 2019년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사인 왓슨에 이어 차세대 전력 반도체 예스파워테크닉스에 투자하는 등 전기차 소재 산업 성장에 발 빠르게 대응해 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1∼3월) 연결 기준 매출 2조4043억 원, 영업이익 2546억 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52.4%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석유화학사업 호조와 갤러리아 광교점의 자산 유동화 등으로 385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00% 넘게 급증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케미칼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0.3%, 영업이익은 300.6%나 증가해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에서 건축자재와 위생용품, 포장재 등의 수요가 늘면서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올레핀(PO) 제품 가격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큐셀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매출은 17.8%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4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증가에 따라 매출은 18.4% 늘었고 영업이익은 72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ESG 위원회 신설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는다. ESG 위원회는 향후 회사의 ESG 경영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정책 수립을 담당할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근 반도체 산업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정부가 반도체에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힌 2800억 원 중 실질적인 정부 자금은 5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발표된 다른 지원안을 모두 포함해도 10년간 2조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반도체와 관련해 “국익의 관점에서 국가전략산업으로 전방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재계에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과 관련해 “올해 2800억 원을 신규 조성해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추가 지원금 2800억 원 중 확실한 정부 자금은 500억 원뿐이고 나머지 자금 조달처는 민간 공모 펀드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출자로 구성돼 있다. 이는 올해 1월 미국 정부가 관련 법령을 개정하면서까지 부처별로 많게는 16조 원(상무부)의 예산 투입에 나선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포함해 향후 8년간 반도체 분야에 56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9일(현지 시간)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반도체는 미래 경제의 근간으로 최우선 순위이자 우리가 공격적으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 총예산이 한국의 10배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수년 전부터 정부 차원에서 총 55조 원 규모의 국가 반도체 펀드를 두 차례 조성하는 등 2025년까지 10년 동안 173조 원을 투자해 노골적인 반도체 굴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정부가 이번 주 발표하겠다고 나선 ‘K반도체 벨트 전략’에 희망과 우려를 동시에 품고 있다. 김태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팀장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혼자 외롭게 뛰고 있다면 경쟁 기업들은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아 함께 뛰는 형국”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세종=남건우 기자 / 뉴욕=유재동 특파원}
정부 “반도체 2800억 추가지원” 한다더니… 500억만 정부 자금, 나머지는 민간 출자 최근 반도체 산업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정부가 반도체에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힌 2800억 원 중 실질적인 정부 자금은 5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발표된 다른 지원안을 모두 포함해도 10년간 2조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반도체와 관련해 “국익의 관점에서 국가전략산업으로 전방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재계에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과 관련해 “올해 2800억 원을 신규 조성해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추가 지원금 2800억 원 중 확실한 정부 자금은 500억 원뿐이고 나머지 자금 조달처는 민간 공모 펀드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출자로 구성돼 있다. 이는 올해 1월 미국 정부가 관련 법령을 개정하면서까지 부처별로 많게는 16조 원(상무부)의 예산 투입에 나선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포함해 향후 8년간 반도체 분야에 56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9일(현지 시간)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반도체는 미래 경제의 근간으로 최우선 순위이자 우리가 공격적으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 총예산이 한국의 10배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수년 전부터 정부 차원에서 총 55조 원 규모의 국가 반도체 펀드를 두 차례 조성하는 등 2025년까지 10년 동안 173조 원을 투자해 노골적인 반도체 굴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정부가 이번 주 발표하겠다고 나선 ‘K반도체 벨트 전략’에 희망과 우려를 동시에 품고 있다. 김태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팀장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혼자 외롭게 뛰고 있다면 경쟁 기업들은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아 함께 뛰는 형국”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국, 말로만 ‘반도체 총력전’… 美는 56조, 中은 173조 통큰 투자 “정부의 지원 메시지는 늘 감사하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구체적인 숫자로 답해주셨으면 한다.” 10일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뒤늦게 반도체 위기 속에 투자 지원책을 13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말로만 지원 말고,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계는 정부의 지원책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우려도 적지 않다. 미국과 중국이 수십조 원대 ‘재정 화력’을 쏟아붓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지원책은 그간 미비했던 데다 최근 내놓은 추가 지원 금액조차 민간에 의존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 홍남기 “2800억 원 추가 지원” 뜯어보니 정부 돈은 500억실제로 기획재정부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내놓은 반도체 ‘2800억 원’ 추가 지원 카드의 대부분은 민간 공모 및 대기업 출자로 조달될 예정이다. 2800억 원 중 △소부장펀드(1000억 원)는 SK하이닉스가 300억 원, 민간 공모 200억 원,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 100억 원을 출자하고 정부 재정은 300억 원이 투입된다. △DNA·빅3 펀드(1000억 원)도 민간 공모가 600억 원, 민관 합작인 혁신성장모험펀드가 400억 원을 차지한다. 이 중 혁신성장모험펀드는 정부 자금이 어느 부처에서 어느 정도 규모로 들어가는지에 대해 기재부 측은 “아직 파악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나머지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800억 원)도 삼성전자가 500억 원, SK하이닉스가 300억 원을 출자해 구성된 기존의 상생펀드를 기반으로 해 추가 공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정부가 지원하는 자금보다 수혜 기업이 돼야 할 반도체 기업들의 출자 규모가 더 큰 셈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간의 정부 지원은 주로 중소기업에 초점이 맞춰 있었다”며 “대만이 TSMC를, 미국이 인텔과 한 몸처럼 움직이며 ‘대표선수’가 세계적 기업이 되도록 대놓고 지원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美 56조 원, 中 173조 원 쏟아붓는데 정부는 잠잠우리 정부가 추가로 지원하기로 한 2800억 원 외에 반도체 분야에 직접 재정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 개발에 10년간(∼2029년) 1조 원 투입 △올해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2400억 원 투입이 사실상 전부다. 나머지 반도체 지원 사업은 부처별로 흩어져 다른 사업에 끼어 있거나 예비타당성조사도 넘기지 못한 상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향후 8년간 반도체 분야 56조 원 투자를 발표하고, 정부 주도로 1월 국방수권법을 개정하면서까지 반도체에 상무부 16조 원, 국방부 5조 원, 에너지부 1조 원 등 부처별로 예산을 수혈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중국 정부도 2015∼2025년 반도체 분야 1조 위안(약 173조 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중의 반도체 패권전이 가중되자 최근 우리 정부도 연일 반도체 지원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진행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등 우리의 핵심 주력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하고 있다”며 “지금의 반도체 호황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 우리의 국익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도체 업계는 13일 ‘K반도체 벨트 전략’에 실효성 있는 방안이 담길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간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발의한 ‘미국 반도체를 위한 법안(CHIPS for America Act)’, ‘미국 파운드리 법안(American Foundries Act of 2020)’과 유사한 국내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 마련을 통해 조속한 정부 지원책을 촉구해 왔다. 생산 시설의 빠른 확대를 위한 제조설비 투자 세액공제, 각종 인허가 및 전력 공급 등 인프라 지원, 반도체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이 시급하다는 요구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사업협회 전무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불을 지핀 반도체 전쟁에 한국도 빠질 수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투자 의지를 밝힌 것은 당연하고 환영할 일”이라며 “투자 활성화와 인재 육성이라는 두 가지 틀에서 막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세종=구특교 / 홍석호 기자 / 세종=남건우 기자 / 뉴욕=유재동 특파원}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오브제컬렉션에 클레이 브라운, 레드 우드 등 신규 색상 2종을 출시한다고 9일 밝혔다. LG전자는 오브제컬렉션 제품 색상 개발을 위해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인 미국 팬톤컬러연구소와 협업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적용된 클레이 브라운은 자연 흙빛을 연상시키는 갈색 계열 색상이다. 레드 우드는 나무 재질 색감에서 영감을 얻은 적색 계열이다. 이번에 새로 색이 추가되면서 LG 오브제컬렉션은 15가지 색상을 갖추게 됐다. 신규 색상은 LG 스타일러와 워시타워 등에 먼저 적용되며 향후 다른 제품군에도 순차적으로 확대된다. 신제품 가격은 스타일러 209만 원, 워시타워 359만 원이다. LG전자는 오브제컬렉션을 앞세워 공간 인테리어 가전의 해외 진출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 중국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순차적으로 제품 출시를 확대할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의 유효 세금부담률이 미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의 두 배에 가깝다는 조사가 나왔다. 세계 기업들의 평균 세 부담 수준보다도 높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자회사인 퀵(QUICK)과 팩트셋이 글로벌 기업 5만7000여 곳을 대상으로 지난 3년(2018∼2020년)간 세금부담률 평균치를 조사한 결과 GAFA의 세금부담률이 15.4%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세금부담률은 재무제표에서 법인세·사업 관련 세금 등의 항목을 법인세 차감 전 이익으로 나눈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세금부담률은 27.9%로 GAFA의 1.8배에 달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꼽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24.8%), 독일 지멘스(24.7%), 스위스 네슬레(23.8%) 등보다도 높아 세계적으로도 고율의 세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미국 기업의 세금부담률이 가장 낮았다. 글로벌 평균은 25.1%였고 미국은 20.7%였다. 유럽은 29%, 아시아 평균은 27.3%였다. 삼성전자의 세금부담률은 아시아 평균과는 비슷했지만 미국 기업에 비해서는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18년부터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면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24.2%에서 27.5%(지방소득세 포함)로 인상한 바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평균 법인세율은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중 열 번째로 높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10년과 2020년의 법인세 실효세율을 비교할 때 미국은 40%에 육박하던 세율을 25.77%로 내린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영국,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등도 세금부담률을 내렸다. 특히 GAFA 기업들의 세금부담률이 낮게 나타난 것에 대해서는 유형자산이 적은 반면 유동성이 큰 무형자산에 기반을 두고 수익을 창출하면서 세율이 낮은 곳에 거점을 두는 것을 배경으로 짚었다. 예를 들어 구글·애플·페이스북은 법인세율이 12.5%인 아이슬란드에 유럽 거점을 두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른바 ‘삼성 고시’라 불리는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GSAT)가 8, 9일 이틀에 걸쳐 치러졌다. 재계 5대 그룹 중 삼성만 대규모 공개채용을 유지 중인 가운데 취업준비생들은 ‘만약 삼성마저 공채를 없애면 올해가 마지막 시험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GSAT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 시험으로 치러졌다. 서류를 통과한 지원자들에게 시험 기회가 주어졌다. 과거 학교 등을 빌려 치른 오프라인 시험 때는 전국에서 약 10만 명이 동시에 시험을 봤다. 올해도 전국 수만 명에 이르는 응시자들이 각자의 집에서 시험을 봤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삼성SDS, 삼성생명 등 14개 계열사 지원자들이 이틀에 걸쳐 4개조로 나눠 시험을 치렀다. 응시생들은 미리 송부받은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설치한 뒤 컴퓨터에서 문제를 풀어 나갔다. 감독관들은 응시자의 얼굴과 방, 손 등을 비추는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온라인으로 부정행위 여부를 감독했다. 5대 그룹 중 삼성을 제외한 현대자동차, SK, LG, 롯데가 공채 폐지 방침을 확정 발표하면서 수험생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더욱 컸다. 내년부터 전원 수시 채용에 들어가는 SK가 올해 하반기 마지막 공채 시험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을 제외하면 마지막 남아있는 5대 그룹 공채 시험인 셈이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취업시장이 점점 헬이다” “삼성까지 (공채를) 없애면 진짜 지옥이 펼쳐질 듯” 등 불안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온라인 시험이 이어지는 데 대한 수험생들의 후기도 잇따랐다. 응시자들은 “온라인 시험에 적응하려고 문제집을 사진으로 찍어 PC에 옮긴 뒤 연습했다” “노트북보다는 큰 화면, 데스크톱 PC 등이 유리하다”는 노하우를 주고받았다. 시험 난이도에 대해서는 응시 조에 따라 “수리 난도가 높았다”, “추리가 어려웠다” 등 반응이 엇갈렸다. 삼성그룹은 당분간 공채를 유지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GSAT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면접과 건강검진을 마친 후 6, 7월 중 최종 합격 여부를 가리게 된다. 삼성 측은 “삼성은 대규모 채용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라며 “청년층에게 열린 채용 기회를 보장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선도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사진)의 유족들이 지난해 구 명예회장의 이름으로 공익법인 LG상록재단에 5억 원 상당의 분재를 기부했다. 9일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LG상록재단 기부자 명단에 구 명예회장이 5억210만 원을 재단에 출연한 것으로 기록됐다. LG그룹에 따르면 유족들은 구 명예회장이 생전에 소장했던 분재를 LG상록재단의 경기 광주 화담숲에 기부했다. LG상록재단은 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997년 세운 공익법인으로 화담숲 운영과 멸종위기종 보호 등 환경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앞서 구본무 회장은 2018년 LG복지재단과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등 LG그룹이 운영하는 공익재단에 총 50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