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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구체적인 죄명을 자꾸 추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피선거권 자체가 기본권인데 온갖 그물을 다 쳐서 제한하는 셈이다. 어차피 선출직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판단하는 것이고…. 좀 신중해야 한다.”(야당 소속 A 의원)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 보다 높은 도덕성과 엄격함을 주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또 다른 논란의 소지가 있다. 결국 선택은 국민의 몫 아닌가.”(여당 소속 B 의원) 20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8명은 2018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총 6차례 회의를 열고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개정안 등 법안 507건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1년에 걸쳐 총 10시간이 넘게 진행된 회의에서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직자가 성범죄에 연루됐을 경우 출마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에 대해 논의된 내용은 이 두 마디뿐이었다. 여야는 “성범죄자가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법률로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과잉 입법”이라는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한 뒤, 더 이상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채 이 법안은 2020년 5월 29일,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21대 총선에 성범죄자 6명 출마2012년 시작된 19대 국회부터 현재 21대 국회까지 약 10년 동안 발의됐던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개정안 912건을 전수 분석해 보면, 의원들이 자신들의 출마와 관련된 법안에 얼마나 소극적이었는지 잘 드러난다. 912건 중 성범죄에 연루된 사람이나 소속 정당을 규제하는 법안은 11건에 불과했고, 단 한 건도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법안들의 주요 내용은 성범죄 전력자가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재·보궐선거 비용을 소속 정당이나 개인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데 그쳤고, 당선 뒤의 구체적인 성범죄 방지책 등은 없었다. 그나마 의원들은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보궐선거가 열리게 된 뒤 무더기로 법안을 발의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국회의원 스스로 성범죄자 출마를 제한하는 법안은 불과 5건밖에 없었고, 나머지 6건이 박·오 전 시장 사건 이후인 21대 국회 들어서 발의된 셈이다. 이 법안들 역시 21대 국회에서 한 번도 논의되지 않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국회가 선출직 공직자들의 성범죄 규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각종 선거에선 성범죄 전력자들이 잇따라 출마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보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1대 총선에 출마한 성범죄 처벌 전력자는 6명이나 됐다. 이들이 당선되진 않았지만 강제추행, 음란물 유포, 성폭력범죄특별법 위반 등 범죄 전력을 갖고 있었다.○ “다른 공무원에게는 엄중한 잣대”국회의원들은 군인, 경찰관, 교사 등 선출직이 아닌 공무원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잣대와 심사 속도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성범죄자의 공무원 임용 등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은 19∼21대 국회에서 44건이 발의돼 21건이나 통과된 것으로 나타났다(대안으로 반영돼 폐기된 법안 포함). 특히 의원들은 성범죄 관련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몰아치기 심사를 진행했다. 2018년 3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폭로 이후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자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개정안, 군인사법 개정안을 모두 한 달 만에 처리했다. 아동 성 착취 동영상을 유포한 ‘n번방’ 사태 파장이 컸던 지난해에는 성범죄자에 대해 교사 임용을 금지시키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불과 일주일 만에 처리하기도 했다. 국회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국회의원과 다른 직종의 성폭력 가해자를 대하는 태도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개혁보다 동료 의원 눈치가 우선”국회의원들이 동료 의원들의 눈치만 보며 개혁 입법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정치개혁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선거법을 고치자고 의원에게 제안해도 ‘눈치가 보인다’며 적극적으로 나서려 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올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들어가는 비용은 서울시 571억 원, 부산시 267억 원 등 총 838억 원이다. 모두 서울 시민과 부산 시민의 세금에서 나온 재원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출직 공무원의 경우 성범죄에 대한 민감도가 평생 공무원을 하는 사람보다 낮은 편”이라며 “반복되는 정치권의 성범죄 문제를 해결하려면 선출직에 나설 때부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윤다빈 기자}
당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재정 기반의 손실보상제는 정부가, 민간 출연 기금을 토대로 한 이익공유제 활용 방안은 여당이 맡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만나 손실보상의 제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사회연대기금법 등 이른바 ‘상생연대 3법’을 입법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손실보상제는 적잖은 정부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이, 사회연대기금법은 자칫 ‘기업 팔 비틀기’라는 비판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재정 화수분 아니다”라던 홍남기, 사실상 백기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새해 첫 ‘총리-부총리 협의회’를 열고 홍 부총리와 함께 손실보상제 등 맞춤형 피해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정 총리는 홍 부총리에게 “문재인 대통령도 지시한 만큼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돼 손실보상 기준 등 제도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 달라”며 “국가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현장 의견을 세심히 살피면서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동안 기재부가 재정 부담으로 손실보상제 도입에 미온적 입장을 보인 데 대해 정 총리는 ‘개혁 저항세력’이라 이례적으로 공개 질타하며 손실보상제를 밀어붙여 왔다. 홍 부총리가 24일 이를 논의하기 위한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 감기몸살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갈등설까지 불거졌지만 전날 문 대통령도 손실보상 법제화를 주문하면서 결국 정 총리 의지대로 관철된 것이다. 정부는 홍 부총리와 기재부, 중기부 등이 중심이 돼 관련 시행령을 마련하는 대로 국무회의를 거쳐 법제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미 실무 당정협의 등을 거쳐 특별법 제정 없이 소상공인지원법에 근거 규정만 마련하고 시행령 개정으로 가기로 결정이 끝난 사안”이라며 “시행령으로 가야 속도가 빨라지고 효율성도 올라간다”고 했다. 또 정 총리는 “이번 규정 마련의 취지는 헌법 제23조 제3항에 따라 앞으로 집합금지, 영업제한 등 행정명령을 내릴 때 법령에 의해 보상하기 위한 것이지 소급 적용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민주당 일각에서 4월 보궐선거를 염두에 두고 “과거 피해액에 대한 소급 적용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되자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 민주당 “사회연대기금법으로 이익공유제 실현” 이와 별도로 민주당은 이 대표가 추진 중인 이익공유제 등을 앞세워 협력이익공유법과 사회연대기금법, 영업손실보상법을 이른바 ‘상생연대 3법’으로 묶어 2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민주당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 행정명령으로 직접적 피해를 입은 업종을 대상으로 한 손실보상 법제화는 정부가 추진하더라도, 더 폭넓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계층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민간 출연 기금을 활용한 지원 대책을 여당이 마련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 ‘코로나 불평등 해소 태스크포스(TF)’는 사회연대기금법 입법을 통해 영세 자영업자 등을 돕는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정부도 일부를 출연하지만 플랫폼 기업 등 코로나19로 매출 증가 혜택을 본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금 출연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기금 마련 독려를 위해 민주당은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선거를 염두에 둔 땜질식 대책”이라고 비판하며 예산 재판론을 꺼내들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어떤 사람(이 대표)은 이익공유제를 하자고 하고, 총리는 지난해 예산 심의할 때까지만 해도 아무 소리 않다가 갑자기 재난손실 보상 얘기를 하고 중구난방식 시책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내가) 문 대통령이 재정긴급명령을 발동해서 예산의 20% 정도를 조정, 100조 원 정도의 예산을 확보하라고 했다”면서 “이걸 중·소상공인, 자영업자 생존을 위한 일종의 기금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정부 여당은 대책도 없이 찔끔 추경해서 재난지원금이라는 형태로 지급했다”고 지적했다.박성진 psjin@donga.com·한상준·윤다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놓은 다음 날인 26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피해자와 국민을 향한 사과가 이어졌다.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민주당이 인권위 발표와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논란을 계기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한 ‘보여주기’식 사과에 나섰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가 정의당 사태와 관련해 공식 언급을 않는 등 선 긋기에 나서면서 당내에서조차 “보궐선거를 의식한 진정성이 부족한 사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피해자와 국민께 깊은 사과” 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어제(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민주당은 인권위의 결과를 존중하며 피해자와 서울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민주당 여성위원회 역시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오랜 시간 고통받아온 피해자와 가족, 실망을 안겨드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피해자’라는 표현을 써서 공식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검찰 수사에서 박 전 시장 측에 피소 사실을 알린 것으로 지목된 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에게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해 피해를 부정하는 듯한 오해와 불신을 낳게 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18일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측이 공개 사과와 사퇴를 요구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다만 남 의원은 “제가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와의 전화를 통해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지’ 물어본 것이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다”며 사실상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은 부인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당내에서조차 “선거용 사과” 비판 피해자 측 요구에도 침묵하던 민주당이 인권위 발표 하루 뒤에야 사과하고 나서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보궐선거를 의식한 사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당 지도부가 정의당 사태에 선을 긋고 나서면서 당내에서조차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피해자인) 정의당 장혜영 의원에게 위로와 존중 그리고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고 한 이소영 의원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공식 언급을 않는 건 4월 선거에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타이밍상 정의당 사태에 묻어가기 위한 ‘사과를 위한 사과’라는 오해를 받기 딱 좋은 상황”이라며 “인권위 발표보다 먼저 사과를 했다면 더욱 모양새가 좋았을 것인데 아쉽다”고 했다.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당 사건에 대해 민주당에서 발표한 입장문은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했다”며 “다른 당을 비난할 여유가 없다”고 했다. 전날 정의당 사태에 대해 “충격을 넘어 경악스러운 일”(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이라는 논평을 내며 선을 그은 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한 것. 권 의원은 1987년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 피해자다. 야권에서도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김 전 대표의) 성추행에 충격을 넘어 경악이라고 반응했는데, 민주당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냐”며 “권력형 성범죄의 온상은 민주당”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인권위 조사 결과가 나온 다음 날 바로 출마선언을 하면서도 애써 모르쇠로 일관하는 몰염치를 보였다”며 이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겨냥했다. 한편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A 씨는 전날 밤 12시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공동행동’ 명의로 내놓은 입장문을 통해 “고소사실이나 피해자의 지원요청 사실을 누설한 과정에 있던 사람들은 직을 내려놓고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남 의원의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지금까지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했다”며 “사안을 축소 및 은폐, 회피하려 했던 모든 행위자들을 엄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강성휘 yolo@donga.com·윤다빈·박종민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놓은 다음날인 26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피해자와 국민을 향한 사과가 이어졌다.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민주당이 인권위 발표와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논란을 계기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한 ‘보여주기’식 사과에 나섰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가 정의당 사태와 관련해 공식 언급을 않는 등 선 긋기에 나서면서 당내에서조차 “보궐선거를 의식한 진정성이 부족한 사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피해자와 국민께 깊은 사과”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어제(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민주당은 인권위의 결과를 존중하며 피해자와 서울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민주당 여성위원회 역시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오랜 시간 고통받아온 피해자와 가족, 실망을 안겨드린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에서 박 전 시장 측에 피소 사실을 알린 것으로 지목된 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와 여성인권운동에 헌신해온 단체, 성희롱·성차별에 맞서 싸워온 2030세대를 비롯한 모든 여성에게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썼다. 18일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측이 공개사과와 사퇴를 요구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다만 남 의원은 “제가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와의 전화를 통해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지’ 물어본 것이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다”며 사실상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은 부인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당내에서조차 “선거용 사과” 비판 피해자 측 요구에도 침묵하던 민주당이 인권위 발표 하루 뒤에야 사과하고 나서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보궐선거를 의식한 사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당 지도부가 정의당 사태에 선을 긋고 나서면서 당내에서조차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피해자인) 정의당 장혜영 의원에게 위로와 존중 그리고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고 한 이소영 의원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지도부가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연이은 진보 진영 성추문의 원죄가 우리에게 있다는 메시지 아니겠느냐”면서도 “공식 언급을 않는 건 4월 선거에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타이밍상 정의당 사태에 묻어가기 위한 ‘사과를 위한 사과’라는 오해를 받기 딱 좋은 상황”이라며 “인권위 발표보다 먼저 사과를 했다면 더욱 모양새가 좋았을 것인데 아쉽다”고 했다.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당 사건에 대해 민주당에서 발표한 입장문은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했다”며 “다른 당을 비난할 여유가 없다”고 했다. 전날 정의당 사태에 대해 “충격을 넘어 경악스러운 일”(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이라는 논평을 내며 선을 그은 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한 것. 권 의원은 1987년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 피해자다. 야권에서도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김 전 대표의) 성추행에 충격을 넘어 경악이라고 반응했는데, 민주당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냐”며 “권력형 성범죄의 온상은 민주당”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인권위 조사 결과가 나온 다음 날 바로 출마선언을 하면서도 애써 모르쇠로 일관하는 몰염치를 보였다”며 이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겨냥했다. 한편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A 씨는 전날 자정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공동행동’ 명의로 내놓은 입장문을 통해 “고소사실이나 피해자의 지원요청 사실을 누설한 과정에 있던 사람들은 직을 내려놓고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남 의원의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지금까지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했다”며 “사안을 축소 및 은폐, 회피하려 했던 모든 행위자들을 엄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강성휘기자 yolo@donga.com윤다빈기자 empty@donga.com박종민기자 blick@donga.com}
“서울·부산시장 후보의 ‘대세론’은 없다. ‘옛날 사람’뿐만 아니라 신인들도 주목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당내 쇄신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의) 서울·부산시장 후보 수는 많지만 변화에 대한 인식이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는 “나경원 전 의원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깎아내린 게 아니라 기성 정치인과 신인이 치열하게 경쟁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벌써부터) 야권 후보 단일화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제1야당이 얼마나 취약한지 자인하는 것”이라고 질타하면서 당내에서 나오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론에 재차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2000년생 곽효민 씨와 16가지 주제로 대화를 나눈 책 ‘김종인, 대화’(사진)를 출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책에서 “보수가 국민의 지지를 받는 방법은 보수적 색채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혁적으로 다가가는 것”이라고 했다. 차기 대선에 대해서는 “우연한 기회로 정치를 시작한 사람이 좌충우돌하는 나라는 미래를 갖고 도박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고 백선엽 장군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을 지킨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집권 과정이나 통치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군인 집단의 조직력과 효율성이 경제 발전 초창기에 기여한 공이 있다”고 평가했다.윤다빈 empty@donga.com·강경석 기자}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전원과 당 지도부가 부산 가덕도를 찾아 ‘신공항 건설 찬성 선언’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이용해 ‘가덕도 신공항 유치’ 파상공세에 나서면서 부산 울산 경남(부울경)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긴급 대책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부산시장 경선에 등록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가덕도를 방문해 신공항 건설에 찬성하고 후속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선언을 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동참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후보는 ‘가덕도 선언’ 행사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르면 다음 달 1일 부산을 찾아 현장 비대위 회의를 열고 중앙당 차원의 부산시장 선거 공약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25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부울경에서 31.3%의 지지율을 기록해 국민의힘(28.7%)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당내에서는 당초 “선거에 큰 영향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던 ‘신공항 이슈’가 최근 여권의 파상공세로 인해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유력 후보인 김영춘 전 국회사무총장은 자신의 호(號)를 ‘가덕(加德)’으로 지으면서 신공항 이슈에 다걸기(올인)하고 있다. 그는 이날도 가덕도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비판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향해 “뻔뻔하고 몰염치한 태도”라고 각을 세웠다. 박형준 박민식 이언주 이진복 전 의원과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 9명이 출사표를 낸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이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으로 과열되는 현상도 지지율 하락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언주 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박형준 전 의원을 겨냥해 “민주당 쪽에서 뭔가 많이 파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지만 박 전 의원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부끄러운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5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민간 재개발·재건축 반대 입장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보도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수 야권 후보들이 제시한 민간 주도 재개발 공약을 두고 “서울이 탐욕의 도시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래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실패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기본 전제를 똑같이 답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문제 해결에도 ‘흑묘백묘론’이 필요하다”며 “공공이냐 민간이냐, 재건축·재개발이냐 도시재생이냐, 그것은 시민이 택할 문제다. 각 지역의 특성과 환경, 주민 수요, 사업성에 맞게 적합한 방향을 선택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도 페이스북에 “민간주도 재개발에 관한 질문에 탐욕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는 사실이 박원순 전 시장의 재개발 적대 정책을 연상시킨다”며 “박 전 시장의 재개발·재건축 적대 정책이 바로 작금의 주택시장 대참사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민들이 평생 내 집 하나 살 수 없겠다는 불안감을 해소해 드릴 방안은 이제 재개발·재건축뿐”이라며 “서울에는 빈 땅이 거의 없어 대규모 택지 공급이 불가능하다”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서울·부산시장 후보의 ‘대세론’은 없다. ‘옛날사람’ 뿐 아니라 신인들도 주목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이같이 당직자들과 후보들의 쇄신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의) 서울·부산시장 후보들 숫자는 많지만 변화에 대한 인식이 있는지 회의적”이라며 “우리가 실력발휘를 제대로 안 하고 후보를 제대로 못 내면 단일화를 입에 담을 자격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외부로만 눈 돌리는 정당은 수권 정당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벌써부터) 야권 후보 단일화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제1야당이 얼마나 취약한지 자인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당내에서 나오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론을 겨냥한 것. 경선과 관련해선 “언론에서 마치 몇몇 후보들이 대세인 것처럼 말하지만 신인들도 있다”면서 “(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나경원 전 의원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깎아내린 게 아니라, 기성 정치인과 신인들이 치열하게 경쟁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출간한 저서 ‘김종인, 대화’에서도 2000년생 청년 곽효민 씨와 16가지 주제에 대해 주고받으면서 ‘보수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보수가 국민의 지지를 받는 방법은 보수적 색채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혁적으로 다가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대선과 관련해선 “우연한 기회로 정치를 시작한 사람이 좌충우돌하는 나라는 미래를 갖고 도박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여권 대선 주자들이 경쟁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정 지원 경쟁’에 나선 데 대해 야권에서는 ‘예산 재편론’으로 반격에 나섰다.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권발 ‘돈 풀기 경쟁’엔 선을 그으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코로나19 피해 계층의 표심을 고려해 예산 구조조정으로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차기 대권을 향한 각축전으로 정작 필요한 논의는 산으로 가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그린뉴딜’ ‘내 편 살리기’ 지출 항목을 변경하거나 현금 살포성 재정 중독 사업만 구조조정해도 수백만의 부모님, 아들딸을 구해낼 수 있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혈세를 흥청망청 쓰기만 하는 정책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했고, 원희룡 제주지사도 “같은 돈이라도 필요한 분에게 효과적으로 쓰고, 지속가능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는 등 야당 대선 주자들도 잇따라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서라도 예산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의 ‘예산 재편론’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제시한 카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시절 정부 여당의 재난지원금 집행 계획에 맞서 “예산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100조 원의 예산을 확보한 뒤 자영업자 생존 대책을 세우자”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2021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도 김 위원장은 “내년에 3차 추경을 짜려 하지 말고, 정규 예산을 조정해 긴급재난지원금 예산을 미리 편성하자”고 주장해 여야 협상에서 관철시키기도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당 후보 경선에서 100% 여론조사 방식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 당 일각에선 “문파(문재인 대통령 지지층)들에게 우리 후보를 뽑도록 할 것이냐”며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야당 경선 여론조사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포함되면 각 후보 지지율이 최소 5∼10%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한다”면서 “결과 왜곡의 문제에 대해 일부 후보 진영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여론조사 80%, 당원투표 20%’를 본 경선룰로 정했지만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한 뒤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100% 여론조사로 경선룰을 바꿨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안 대표와의 단일화 논의를 ‘당 후보 선출 뒤’로 못 박으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일부 당원들은 “문파 손에 당 후보를 뽑도록 방치하고 있다”며 “경선룰 전체 틀을 바꾸진 못하더라도 역선택 방지책은 있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이종구 김선동 전 의원 등 당 활동을 오래해 당원 지지자들이 많은 후보들은 ‘경선룰 수정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역선택 가능성을 배제하고 그냥 간다는 것은 정당정치의 원칙과 잘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원 투표 비율을 20%로 하는 당초 안이 바람직하다”고 했고 나 전 의원은 MBC 인터뷰에서 “사실 당을 지켜 오신 당원 여러분들에게는 굉장히 죄송한 부분”이라고 현 경선룰을 비판적으로 언급한 적도 있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한 14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했다. 나 전 의원의 면접에선 “대의(안 대표와의 단일화)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나 전 의원은 “지도부 결정에 따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장 차림에 검은 운동화를 신은 나 전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필승전략으로 ‘죽을 각오로 하겠다’고 대답했다. 우리 당 경선 열차는 출발했지만 어떤 정거장에서든 안 대표가 함께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면접에서 “안 대표가 입당하면 불출마하겠다는 ‘조건부 출마 선언’을 하게 된 경위가 뭐냐”는 질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은 “우리 당 후보가 결정된 다음의 단일화 논의는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며 “야권 분열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는 걸 원천 봉쇄하기 위한 충정 어린 제안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윤다빈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향해 “상식에 맞지 않는 정치를 한다”고 비판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격해지고 있다. 전날 안 대표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를 촉구하며 김 위원장을 향해 “자기 지지층만 지키려 하지 말고 큰 정치를 하라”고 말하자 이같이 답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 본인도 공당의 대표인데 타당에서 실시하는 경선에 무소속으로 (참여)하겠다는 게 정치 상식이나 도의에 맞는 얘기냐”면서 얼굴을 찌푸리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까지 준비를 해야 하는 정당”이라며 “(경선은) 국민의힘이 알아서 할 일이지 내가 안 대표의 얘기를 듣고 이렇고 저렇고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렇게 예의도 없이 들이대는 기적의 논리는 정말 ‘안동설’(세상은 안 대표 중심으로 돌아간다)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고도 했다. 또 하태경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 과정에서 안 대표가 졌을 때 불복할 수 있다는 의심이 있다”며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부산시장 보선 예비경선 후보 등록을 마무리했다. 서울시장 후보엔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이종구 김선동 오신환 전 의원,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이날 출마를 선언한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 총 14명이 등록했다. 부산시장 경선엔 박민식 박형준 이언주 이진복 전 의원,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 9명이 등록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26일 예비경선 진출자를 발표하고, 최종 후보는 3월 초 확정할 계획이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신임 외교부 장관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정의용 대통령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지명한 것을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과 권칠승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이날 인사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던 순차 개각도 마무리됐다. 그러나 친문(친문재인) 진영 의원들이 연이어 입각하면서 자질 논란은 물론이고 “회전문 인사” “친위대 내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임 장관 9명 중 4명이 ‘親文’ 의원 이날 발표된 인사의 특징은 친문 인사들의 전진 배치다. 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맡아 3년 동안 일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에게 자리를 넘기고 대통령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물러났지만, 6개월여 만에 다시 외교 전면에 등장했다. 재선 의원 출신인 황 후보자와 권 후보자도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한 대표적인 친문 의원들이다. 두 사람은 핵심 친문 의원들이 꾸린 ‘부엉이 모임’에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과 함께 활동했다. 부엉이 모임은 ‘부엉이처럼 밤을 새워 달(문 대통령)을 지키는 모임’이라는 뜻으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과 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영입한 의원 등 20여 명이 속했지만 2018년 7월 ‘계파정치’ 논란이 불거지자 해체를 선언했다. 이로써 전 장관과 박 후보자를 포함해 지난해 말 시작된 순차 개각을 통해 지명된 9명의 장관 및 장관 후보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명이 친문 의원들로 채워졌다. 여기에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하면 정세균 국무총리를 제외하고 국무위원 18명 중 6명이 현역 의원이 된다. 현 정부 들어 장관으로 임명되거나 지명된 현역 의원은 17명이다. 현역 의원이 발탁된 건 정치인 출신 장관을 통해 임기 말 공직사회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는 한편 대선 공신들에 대한 막바지 논공행상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 관계자는 “친문 의원들을 집중 배치한 건 임기 말 누수 현상을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1주택자 등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지면서 인재난이 심해지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현역 의원 불패’ 신화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청와대는 “정 후보자와 권 후보자는 1주택자이고 황 후보자는 무주택자”라고 밝혔다. ○ 여권 내부에서도 “‘부엉이 내각’이냐” 비판 그러나 이번 인사를 두고 여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아무리 임기 말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들을 뽑았다지만 전문성이 떨어지는 ‘부엉이 내각’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여당 의원은 “임기 종료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친문 의원들이 앞다퉈 한자리씩 차지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 분야에 대한 특별한 경력이 없는 황 후보자에 대해서는 자질 논란도 불거졌다. 황 후보자는 스스로 “도시 전문가”라고 강조해 온 데다 국회 입성 뒤에도 국토교통위원회, 국방위원회 등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당의 홍보위원장과 정책위 부의장 등을 지냈고 청와대 근무 시절엔 언론 담당이어서 언론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황 후보자는 지난해 9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휴가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당직사병의 실명과 인신공격성 글을 올렸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개각에 대해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또다시 돌려 막기, 회전문 인사”라며 “대통령 측근 말고 장관 후보가 그리 없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문 대통령은 많은 인재를 버려두고 우리 편, 내가 만나본 사람, 그중에서도 내 말 잘 듣는 사람만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개각이 특정인의 보궐선거용으로 비친다”며 ‘박영선 출마용 개각’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정희 전 한국전력공사 상임감사위원을 임명하고 청와대 비서관으로 △이신남 제도개혁비서관 △이병헌 중소벤처비서관 △정기수 농해수비서관 등을 내정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윤다빈 기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전남 목포(54) △숭실대 경제학과 △연세대 도시공학 박사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민주당 부대변인 △민주당 원내부대표 △20·21대 국회의원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경북 영천(56) △고려대 경제학과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민주당 부대변인 △8·9대 경기도의원 △20·21대 국회의원 △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 숲’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의 출마 선언으로 야권은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과 함께 3강 구도 대진표가 완성됐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여당은 양자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잘되던 뉴타운이 박원순 전 시장의 재개발·재건축 탄압 정책으로 중단됐다”고 부동산정책에서 여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나 전 의원과 안 대표도 부동산대책을 공약 첫머리에 올렸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유일하게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 역시 1호 공약으로 ‘공공주택 16만 호 공급’을 내세웠다. 여야 모두 80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이슈가 ‘부동산 대결’임을 절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야권 후보들은 부동산 가격 폭등에 뿔난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해 승기를 잡는다는 계산이다. 안 대표는 “5년 동안 74만6000호를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분양가상한제 폐지, 무분별한 공시가격 인상 차단 등을 약속했다. 오 전 시장도 서울시장 재직 당시 추진했던 뉴타운과 같은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후보들이 민간 중심의 부동산대책에 무게중심을 둔 것과 달리 여권 후보들은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 확대’를 내세우며 정부와 결을 맞췄다. 우 의원은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덮고 그 위에 공공임대주택 16만 가구를 짓겠다”고 밝혔다. 출마가 임박한 박 장관 역시 서울지역 의원들과 함께 공공주택 공급과 도시 개발이 조화된 부동산정책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보궐선거 당선자의 임기가 1년여에 불과한 데다 권한의 한계로 공약의 현실화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 규제 완화에 여전히 미온적인 여당의 공약으로는 부동산 민심을 붙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야당 역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해결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자칫 서울 아파트 값만 들썩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윤다빈 empty@donga.com·최혜령·정순구 기자}
서울시장 ‘부동산 선거’ 불붙다출마선언 오세훈, 뉴타운 중단 비판나경원-안철수 부동산대책 앞세워우상호 1호 공약도 ‘주택 공급’부동산 문제가 선거 핵심 이슈로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 숲’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의 출마 선언으로 야권은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과 함께 3강 구도 대진표가 완성됐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여당은 양자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오 전 시장은 이날 “잘되던 뉴타운이 박원순 전 시장의 재개발·재건축 탄압 정책으로 중단됐다”고 부동산정책에서 여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나 전 의원과 안 대표도 부동산대책을 공약 첫머리에 올렸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유일하게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 역시 1호 공약으로 ‘공공주택 16만 호 공급’을 내세웠다. 여야 모두 80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이슈가 ‘부동산 대결’임을 절감하고 있다는 의미다.야권 후보들은 부동산 가격 폭등에 뿔난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해 승기를 잡는다는 계산이다. 안 대표는 “5년 동안 74만6000호를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분양가상한제 폐지, 무분별한 공시가격 인상 차단 등을 약속했다. 오 전 시장도 서울시장 재직 당시 추진했던 뉴타운과 같은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야권 후보들이 민간 중심의 부동산대책에 무게중심을 둔 것과 달리 여권 후보들은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 확대’를 내세우며 정부와 결을 맞췄다. 우 의원은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덮고 그 위에 공공임대주택 16만 가구를 짓겠다”고 밝혔다. 출마가 임박한 박 장관 역시 서울지역 의원들과 함께 공공주택 공급과 도시 개발이 조화된 부동산정책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이번 보궐선거 당선자의 임기가 1년여에 불과한 데다 권한의 한계로 공약의 현실화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 규제 완화에 여전히 미온적인 여당의 공약으로는 부동산 민심을 붙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야당 역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해결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자칫 서울 아파트 값만 들썩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윤다빈 empty@donga.com·최혜령·정순구 기자출사표마다 ‘부동산’… 與 “공공주택 확대” 野 “민간 주도 재건축”17일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사표를 내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 선언이 임박하면서 여야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구도가 완성되어 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우상호 의원과 박 장관 간 양자 대결이, 야권에서는 오 전 시장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이 겨루는 3강 구도가 형성됐다. 여야 후보들이 격돌하는 첫 번째 이슈는 부동산이다. 민주당은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야 하는 숙제를, 야권은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집중 부각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69.5%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현 정부의 핵심 지지층인 진보층(52.1%)은 물론이고 30대(63.6%), 40대(66%)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높았다. 선거 판세의 무게추 역할을 하는 중도층(73.0%)도 부정 평가로 기울었다. 여야 후보들이 부동산 문제에 올인(다걸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선거에 뛰어든 여야 후보들은 모두 주택 공급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공급 확대의 각론은 여야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여당은 공공 재개발에, 야당은 민간 주도의 재건축·재개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부동산대책을 1호 공약으로 발표한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덮어 택지를 조성하고 35층 층고 제한을 완화해 공공주택 16만 호를 공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우 의원은 낙후지역 재개발에 대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면서도 “투기 수요에 대한 행정적 제재 방안을 마련해 원주민과 실수요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주택자 등을 철저하게 옥죄는 현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춘 것이다. 반면 야권 후보들은 민간 중심의 부동산대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3일 공식 출마 선언에서 “서울을 재건축하겠다”고 외친 나 전 의원은 14일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금천구 남서울럭키아파트를 방문했다. 재건축 정밀 안전진단을 앞둔 이 아파트의 주민들 앞에서 나 전 의원은 “각종 심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해 신속한 재건축이 가능하게 하고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할 것”이라며 “공시가격을 제멋대로 올리지 못하게 하고, 세 부담을 경감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모두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완전히 반대되는 정책들이다. 오 전 시장은 17일 장위뉴타운이 보이는 강북구 북서울 꿈의숲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오 전 시장은 “(재임 시절 추진했던) 장위뉴타운의 반쪽은 뉴타운이 성공해 양질의 주거지로 정착됐고, 절반은 전임 박원순 시장의 탄압으로 중단돼 그 상태로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도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부동산 행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안 대표는 14일 향후 5년간 서울지역에 약 74만6000호를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국철과 지하철 지상 구간을 지하화하고, 이미 훼손이 심각해진 개발제한구역을 일부 해제해 택지를 대거 확보하는 방안이다. 특히 용적률 완화를 통한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는 물론이고 대출규제 완화, 청년 주택바우처 도입 등 사실상의 ‘패키지 공약’을 내놓고 정면승부에 나섰다. 이런 부동산 공약 대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 후보가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중앙정부와 아예 결이 다른 정책을 내놓기가 부담스러운 여당 후보들은 공약 수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야당은 지나칠 정도로 모든 것을 해결해 주겠다는 공약이 많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실현 가능한 공약과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도로나 철도 위를 덮어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은 현실성이 낮은 방법”이라며 “그린벨트 해제 논의를 다시 한번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정순구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1년짜리 인턴시장, 연습시장의 시행착오와 정책 실험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며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이 시장 재직 시절 조성한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숲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짧은 시간엔 방대한 서울시 조직과 사업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며 “당선 다음 날부터 당장 시정(市政)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경험 있는 노련한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시장 경험이 있다는 점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선 것. 2006년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2010년 재선에 성공했던 오 전 시장은 이듬해 서울시의회가 제정한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강행했다. 그러나 투표율은 개표 가능 조건(33.3%)을 넘지 못했고, 결국 그는 시장직을 내려놨다. 당시 사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서울시민과 우리 당에 큰 빚을 진 사람”이라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더 큰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입당하면 불출마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야권 분열의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라 판단한 제안이었지만 당원 동지 여러분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는 대권에 대한 생각이 없다. (재선에 도전해) 5년 동안은 대통령직 도전에 대한 생각은 머릿속에서 하얗게 지워 버리겠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임 시장이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10년 새 서울이 많이 달라졌다”며 “10년 동안 오랜 공백은 단점”이라고 견제에 나섰다. 나 전 의원은 “선출직으로 서울시장 이상은 할 생각이 없다”며 “당선되면 당연히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소상공인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등 120만 명을 대상으로 최대 5000만 원을 1%의 저금리로 대출하는 이른바 ‘숨통트임론’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정책 행보에 나섰다. 안 대표는 이날 도심재생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진척이 더딘 서울 종로구 사직2구역을 방문했다. 안 대표는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에 도시 재생만을 고집하다 보니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안전도 위협받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에 대해 “야권의 모든 후보들이 앞으로 서울시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비전과 정책 경쟁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책 경쟁, 비전 경쟁을 통해서 야권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여권을 중심으로 이익공유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첫 번째 대상으로 거론되는 플랫폼 기업들 사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여권은 네이버,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쿠팡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린 이른바 플랫폼 기업을 이익공유제 우선 적용 대상으로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과 음식 배달 등 서비스를 연계해주는 플랫폼 기업들은 이용량이 늘어나 매출이 증가한다고 해서 회사의 이익이 그만큼 증가하는 구조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의 경우 대부분 음식점주들은 거래주문 건수와 상관없이 매달 8만8000원을 내는 정액 요금제 기반이다. 배달 수요가 늘어 거래량이 는다고 해도 플랫폼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는 것이다. 플랫폼 특성상 경쟁이 치열해 마케팅 및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 수혜업체로 꼽히는 쿠팡의 경우 2019년까지 누적 적자만 4조 원대에 이르며 지난해에도 인건비와 낮은 마진 탓에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도 ‘소상공인에게 높은 수수료 수익을 거둬간다’는 지적은 오해라고 반박했다.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 가맹점에서 받는 수수료엔 카드사와 결제대행업체 수수료, 시스템 운영비용 등이 포함된 것인데 이 중 80%가 카드사의 몫”이라며 “오히려 플랫폼 경쟁에 투자를 많이 해 아직 적자상태”라고 말했다. 오히려 이익공유제로 국내 IT 기업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코로나19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인 해외기업들이 이익공유제에 동참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이익공유제는 투자를 위축시켜 결국 해외 기업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익공유제 논의가 ‘플랫폼 기업들은 이익만 챙기고 고통분담을 하지 않는다’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이미 자발적으로 상생에 나서고 있는데 이를 도외시한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부터 네이버 스마트주문과 네이버페이 매장결제 수수료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는 코로나19 피해 복구에 20억 원을 기부했으며,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에게 최대 2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음식점주들이 낸 광고비를 되돌려주고, 점주들의 정책자금 대출 이자 중 50%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했다. 경제단체도 이익을 강제 배분하는 이익공유제는 기업의 혁신과 성장유인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코로나19 이익 산정이 불명확하고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선한 의도라도 기업 이익을 임의로 나눌 경우 경영진이 처벌받을 수 있고, 국내 기업만 이윤을 배분하는 역차별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플랫폼 기업 이익 배분에 대해선 “과거 투자를 지속해 적자를 감수한 기간을 무시한 채 코로나 특수만을 논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한편 17일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상적인 정부라면 민간이 일궈낸 이익을 나누자며 생색 낼 것이 아니라 고통 받는 국민의 손실을 나누자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맞다”며 “‘이익 공유’보다 ‘손실 공유’”라고 주장했다. 반면 허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에 앞서 16일 “코로나19 시대의 이익공유제는 우리 사회 약자들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며 “이익공유제로 불평등 해소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이건혁 gun@donga.com·신동진·윤다빈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1년짜리 인턴시장, 연습시장의 시행착오와 정책 실험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며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조성한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숲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짧은 시간엔 방대한 서울시 조직과 사업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며 “당선 다음 날부터 당장 시정(市政)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경험 있는 노련한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시장 경험이 있다는 점을 앞세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의 차별화에 나선 것. 오 전 시장은 2011년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사퇴한 데 대해 “서울시민과 우리 당에 큰 빚을 진 사람”이라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더 큰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앞서 “안 대표가 입당하면 불출마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야권 분열의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라 판단한 제안이었지만 당원 동지 여러분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는 대권에 대한 생각이 없다”며 “(재선에 도전해) 5년 동안은 대통령직 도전에 대한 생각은 머릿속에서 하얗게 지워버리겠다”고 했다. 경쟁자인 나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임 시장이었다는 것은 장점이자만 10년새 서울이 많이 달라졌다”며 “10년 동안 오랜 공백은 단점”이라고 견제에 나섰다. 나 전 의원은 “선출직으로 서울시장 이상은 할 생각이 없다”며 “당선되면 당연히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소상공인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등 120만 명을 대상으로 최대 5000만 원을 1%의 저금리로 대출하는 이른바 ‘숨통트임론’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정책 행보에 나섰다. 안 대표는 이날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진척이 더딘 서울 종로구 사직 2구역을 방문했다. 안 대표는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에 도시재생만을 고집하다 보니 주민들이 불편함은 물론 안전도 위협받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에 대해 “야권의 모든 후보들이 앞으로 서울시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비전과 정책 경쟁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책 경쟁, 비전 경쟁을 통해서 야권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야권 단일화에 얽매이는 모습 대신 정책 비전 제시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지칭하며 “(서울시장 할 감이)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도 이날 자신에 대한 공세에 대해 “근거 없는 비판을 말라”고 받아쳐 야권 후보 단일화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비대위 회의에서 작심한 듯 “우리 당은 왜 이렇게 안철수를 못 키워줘서 안달이냐. 안철수가 없으면 후보가 없을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안 대표의 정치적 멘토로 꼽히기도 했던 김 위원장은 “내가 안철수를 제일 잘 아는데, 그 사람은 (감이) 안 된다”면서 “(또 다른 멘토로 꼽혔던) ‘시골의사’ 박경철 씨, 법륜 스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그들이 지금 다 어디에 있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어떻게든 자력으로 후보를 내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 선거마다 제3의 후보에게 기대서는 안 된다”며 “당이 총선에서 대패해 많이 위축된 것 같은데, 후보를 제대로 뽑으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1일 비대위 회의에서도 당내에서 나오는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에 대해 “콩가루 집안”이라며 격노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국민의당 대변인이었던 장진영 변호사의 안 대표 비판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지우기도 했다. 장 변호사는 이 글에서 “안철수는 박근혜, 문재인과 매우 유사한 과라는 점을 내가 경험했다”고 썼다. 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부분의 발언을 단일화 논의 비판에 쏟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이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선언 등을 계기로 독자 후보 선출 방침을 정한 데다 안 대표를 둘러싼 공세가 커지자 대응에 나선 것. 안 대표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차분하게 진행되어야 할 단일화 논의가 전체 야권 지지층의 바람과는 반대로 가려 하고 있다. 저와 정치를 함께 하지도 않았고, 저를 잘 알지 못하는 분들까지 나서서 근거 없는 비판을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단일 후보 결정은 이 정권에 분노하는 서울 시민들이 하면 된다”고 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제1야당에 계신 분들에게 안 대표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과 상대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요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헛발질해서 반사이익을 좀 얻으니까 기고만장해서 국민의 간절함은 보이지 않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독한 결심과 섬세한 정책으로 서울을 재건축하겠다”며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먹자골목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선거 승리로 현 정권의 불의와 결별하고 공정을 되찾겠다”며 “영원히 성폭력을 추방시키겠다는 독한 의지와 여성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섬세함을 갖춘 후보만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당내 경쟁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에게 중대한 선거를 맡길 수 없다”고 했다. 야권 단일화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해선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 어떻게 야권을 대표할 수 있느냐”고 각을 세웠다. 나 전 의원의 출마로 기세가 오른 국민의힘은 예비후보 등록자에게 청와대 인사검증 수준으로 성범죄,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등과 관련해 ‘후보 자체 검증 200문항’을 작성하게 하는 등 독자 후보 선출을 강행하기로 했다. 반면 안 대표는 최근 중도 및 우파 인사까지 두루 만나며 국민의힘 지지층으로의 확장을 시도하는 등 단일화를 위한 ‘몸집 불리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 대표는 12일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등 원로 인사들과 만났고, 얼마 전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과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대표는 김 전 원장, 조 대표와 부산고 동문 사이다. 조 대표는 “안 대표가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강조한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나 전 의원에 대해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우리 상대는 여권 후보”라고 받아쳤다.윤다빈 empty@donga.com·전주영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일부 당내 인사들을 향해 “콩가루 집안”이라고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거리 두기’ 방침을 분명히 하고, 안 대표도 당분간 독자 행보에 나설 예정이어서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진통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비대위 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내 일부 중진의원들의 통합 주장에 대한 생각을 묻자 “중진들이 나서서 당 대 당 통합을 주장하는데 (지난) 총선 때처럼 콩가루 집안이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최근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통합 없이 단일화는 없다”고 한 데 이어 장제원 의원도 ‘선통합 후경선’을 제시하는 등 야권 통합론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한 경고에 나선 것.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요령을 부리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 눈에는 기회주의로 보일 수밖에 없다”며 “3석짜리 정당과 무슨 합당이냐”라고 쐐기를 박았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한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이 격노해서 다른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정당 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더 이상 거론할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서울시장 3자 구도 시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 가능성에 대해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안 대표의 입당이나 합당을 조건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향해서는 “정신이 나간 것 아닌가”라며 “서울시장을 나간다는 사람이 안 대표가 입당하면 안 나가겠다고 논리를 펴는 게 말이 되느냐”고 혹평했다고 한다. 오 전 시장은 페이스북에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단일화로 국민께 지지를 호소하려면 양당이 어떻게 협업할지 비전을 제시해야 도리”라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당내에서 잇따라 제기되는 통합론을 과도한 ‘안철수 의존 현상’으로 보고 당내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야권 단일화 언급이 잦아지면서 자연스레 여론이 안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국민의당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 결과 서울 지역에서 10%대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런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으면 자칫 안 대표에게 야권 단일화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면서 “후보만 잘 뽑는다면 문재인 정부 심판론 속에서 안 대표가 아닌 의석과 조직을 갖춘 국민의힘 후보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합당에 대해서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여 왔던 안 대표 측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안 대표가 단일후보로 나가는 데 찬성하는 사람이 많다. 대신 기호 2번으로만 나가 달라는 것”이라며 “양당에서 상대를 존중하면서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문제고, 김 위원장이 고집을 부릴 성질이 아니다”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