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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IBK기업은행을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흥국생명은 24일 안방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프전 첫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3-2(25-13, 20-25, 25-22, 13-25, 15-13)로 물리쳤다. 흥국생명에서는 외국인 선수 러브(26·캐나다)가 팀 내 최다인 27점을 올렸고 ‘토종 에이스’ 이재영(21)도 24점을 보태며 팀 승리를 도왔다. 경기 시작 전까지만 해도 흥국생명이 경험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그럴 만도 했다. 외국인 선수 러브를 제외하면 이날 경기에 선발로 나선 6명은 평균 24.5세밖에 되지 않았다. 흥국생명이 챔프전에 진출한 것도 2010∼2011 시즌 이후 6년 만이었다. 반면 토종 선발 선수 평균 나이 28.3세인 상대 팀 IBK기업은행은 5시즌 연속으로 챔프전에 진출하며 경험을 쌓을 대로 쌓은 팀이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21분 만에 1세트를 따내며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고 경험이 중요한 5세트에서도 초반부터 앞서갔다. 이에 대해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가 특별한 게 아니라 너희가 특별하다’는 말로 자신감을 심어줬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만큼 챔프전이라고 다르게 생각하지 말고 자신 있게 실력을 보여주고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패했지만 IBK기업은행이 낙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현재까지 열린 12차례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것도 절반(6번), 패한 팀이 우승한 것도 절반이다. 2차전은 26일 오후 2시 역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현재 세계 남자 골프 1인자 더스틴 존슨(33·미국)과 미국남자프로골프(PGA)투어에서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존 람(23·스페인), 그리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연착륙한 박성현(24·KEB하나은행)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테일러메이드 올 뉴 M 패밀리를 캐디백에 넣고 필드에 나선다는 점이다. 테일러메이드 코리아에 따르면 존슨은 올 뉴 M1 드라이버와 올 뉴 M1 페어웨이우드를 사용한다. 테일러메이드 코리아는 “두 제품은 압도적인 비거리를 낼 수 있고 관용성(forgiveness)도 높아 업그레이드된 퍼포먼스를 제공해 모든 골퍼들에게 이상적인 클럽”이라고 소개했다. 존슨은 이와 함께 테일러메이드 밀드 그라인드 웨지, 스파이더 투어 블랙 퍼터, TP5X 볼을 쓴다. 데뷔 두 시즌 만에 세계랭킹 26위로 올라선 람은 올 뉴 M2 드라이버와 올 뉴 M1 페어웨이 조합을 쓴다. 이 조합을 캐디백에 추가한 지 2주 만에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람은 “M2는 관용성은 물론 일관성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M2는 ‘지오쿠스틱(Geocoustic)’ 디자인을 채택해 비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준다. 람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18.5m 이글 퍼트를 성공시킬 때 사용한 클럽은 스파이더 투어 레드 퍼터였다. 그는 이 밖에 P750 투어 프로토 아이언, 밀 그라인드 웨지, TP5X 볼을 가지고 경기를 치른다. 박성현도 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단독 3위를 차지할 때 올 뉴 M2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박성현은 “LPGA투어 데뷔를 앞두고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테일러메이드 올 뉴 M 패밀리로 무기를 교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회에서 평균 비거리 265.74야드를 기록한 건 물론 필요할 때마다 장타를 날리며 버디 25개를 뽑아냈다. 이는 챔피언 박인비(29·KB금융그룹)보다 2개 더 많은 대회 최다 기록이다. 박성현의 백에는 페어웨이우드, 올 뉴 M1 레스큐도 들어 있다. 지난 시즌 남자 골프 최강자로 군림했던 제이슨 데이(30·호주·2위) 역시 존슨과 똑같은 드라이버, 페어웨이우드 조합으로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 출격한다. 그가 가방에 넣어 다니는 아이언은 람이 쓰는 것과 같은 P750 투어 프로토 아이언이다. 노승열(26·나이키) 역시 올 뉴 M1 드라이버와 페어웨이우드를 사용한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를 평정한 최진호(33·현대제철)는 올 시즌부터 올 뉴 M2 드라이버, 올 뉴 M1 페어웨이우드, 올 뉴 M1 레스큐로 ‘무기’를 교체했다. 1979년 문을 연 테일러메이드는 1998년 아디다스 그룹에 합병됐다. 테일러메이드 코리아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메탈우드, 아이언, 퍼터는 전 세계의 수백 개 골프 경기에서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며 “특히 최근 프로 골퍼들 사이에서 올 뉴 M 패밀리를 선택하는 손길이 늘어나면서 주말 골퍼 사이에서도 프로 선수들이 어떤 조합을 사용하는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류현진(30·LA 다저스·사진)이 무실점 투구로 부활을 알렸다. 류현진은 22일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점수를 1점도 내주지 않고 1피안타 2탈삼진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류현진은 올 시즌 시범경기에 세 차례 등판해 9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하게 됐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메이저리그에 첫선을 보인 뒤 14승을 기록했던) 2013년 폼(form·투구 동작)에 가까워진 걸 느낀다”며 “나는 빠른 공을 앞세워 타자를 요리하는 투수는 아니다. 그래도 2013년 구속을 되찾으면 좀 더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이 기록한 최고 구속은 시속 92마일(약 148km)까지 나왔다. 류현진은 4회말 공격 때는 2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이번 시범경기 첫 번째 안타를 적시타로 장식하기도 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오늘 공 빠르기가 마음에 들었다”며 “류현진은 우리가 기대했던 많은 것을 보여줬다. 그가 선발진에 합류하게 된다면 우리는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류현진이 당장 개막 로스터(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현지에서는 아직도 컨디션이 100%가 아닌 만큼 류현진이 부상자명단(DL)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날 밀워키에서는 지난해까지 한국 프로야구 NC에서 뛰었던 테임즈(31)를 4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시켰다. 류현진은 테임즈를 상대로 2회초에는 삼진, 4회초에는 유격수 땅볼로 모두 범타 처리했다.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테임즈는 2014년 NC에 입단했기 때문에 두 선수가 국내 무대에서 맞대결을 벌인 적은 없다. 류현진은 경기 후 “테임즈에게 안타를 맞기 싫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현수(29·볼티모어)는 이날 왼손투수 두 명에게서 각각 안타를 하나씩 때려내며 ‘왼손투수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극복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토론토를 상대로 선발 출장한 김현수는 4회말 제프 벨러보(30)를 맞아 이번 시범경기에서 처음으로 왼손 투수 상대 안타를 뽑아냈고, 6회말에도 왼손 투수 채드 지로도(26)로부터 안타를 뽑았다. 박병호(31·미네소타), 최지만(26·뉴욕 양키스), 추신수(35·텍사스),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은 모두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스피드 배구’를 표방하는 현대캐피탈이 송준호(26)의 ‘퀵오픈’을 앞세워 2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정규리그 2위 현대캐피탈은 21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 2차전에서 3위 한국전력을 3-0(25-23, 25-22, 25-18)으로 완파했다. 현대캐피탈은 19일 열린 1차전에서도 3-0 완승을 기록했었다. 이날 현대캐피탈 승리의 일등공신은 ‘벤치 멤버’ 송준호였다. 송준호는 이날 3세트에만 선발로 나섰을 뿐 1, 2세트 때는 경기 도중 코트에 들어섰지만 14점을 올린 주포 문성민(31)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3득점(공격 성공률 68.4%)을 기록했다. 송준호를 빛나게 만든 원동력은 세터가 빠르게 세트(토스)한 공을 날개 공격수가 스파이크로 연결하는 퀵오픈이었다. 송준호는 퀵오픈을 9개 시도해 8개(공격 성공률 88.9%)를 한국전력 코트에 꽂아 넣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사실은 대니(29·크로아티아)가 못해서 뺀 게 아니라 박주형(30)이 경기 초반 서브 리시브가 흔들려서 수비 강화 차원에서 송준호를 투입한 거다. 그런데 공격에서도 이렇게 잘해 줄지 몰랐다”고 말했다. 송준호뿐만이 아니다. 이날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퀵오픈 총 22개 중 18개(공격 성공률 81.8%)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통합 우승에 실패했던 지난 시즌의 한(恨)을 풀 기회를 얻었다. 이번 시즌 남자부 챔프전은 25일 오후 2시 정규리그 1위 팀 대한항공의 안방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막을 올린다. 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올해 슈퍼볼 최우수선수(MVP) 톰 브래디(40·뉴잉글랜드)가 경기 직후 도난당한 유니폼(사진)을 되찾았다. 정확히 되찾은 건 유니폼 두 벌이다. 두 번째 유니폼은 브래디가 2015년 슈퍼볼이 끝난 뒤 잃어버린 유니폼일 가능성이 높다. 브래디는 지난달 6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는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제51회 슈퍼볼이 끝난 뒤 텍사스 경찰에 “우승 세리머니를 진행하고 라커룸에 돌아온 사이에 누군가 유니폼을 훔쳐갔으니 찾아 달라”고 신고했다. 그는 신고를 마치고 나서 “2015년 슈퍼볼 때 입었던 유니폼을 이미 한 번 잃어버린 적이 있어 이번에는 꼭 찾고 싶다”고 밝혔다. 브래디가 도난 신고서에 적어 넣은 유니폼 가치(value)는 50만 달러(약 5억5850만 원)였다. 브래디는 이 유니폼을 입고 3-28로 뒤지던 경기를 34-28로 뒤집었다. 슈퍼볼 역사상 최다 점수 차 역전승 기록이었다. 따라서 이 유니폼이 경매에 나오게 된다면 최소 50만 달러는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게 브래디 측의 예상이었다. 텍사스 경찰은 연방수사국(FBI)에 도움을 청했고 결국 멕시코에서 용의자를 찾아냈다. 장본인은 올해 슈퍼볼을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 5700여 명 중 한 명이었다. NFL 관계자는 “타블로이드 신문 ‘라 프렌사’의 편집자 모리시오 오르테가가 브래디의 유니폼을 두 벌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FBI는 오르테가가 브래디의 저지뿐만 아니라 2016년 슈퍼볼 MVP 폰 밀러(28)가 당시 경기 때 쓴 헬멧도 훔쳐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가 올해는 사고(?)를 칠 수 있을까. kt는 20일 현재 시범경기에서 5승 1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시범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팀은 kt가 유일하다. 안방 수원구장이 아직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모든 경기를 방문경기로 치렀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는 기록이다. kt가 올 시범경기 들어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투수진, 특히 선발 투수진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6경기에서 선발 투수진은 평균자책점 1.50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지난해 kt는 선발진이 평균 자책점 6.16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화(6.39)에 이어 두 번째로 나쁜 기록이었다. 이번 시범경기 때 kt가 안정적으로 선발진을 꾸려갈 수 있던 데는 새로 팀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로치(28) 덕이 크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시애틀에 몸담았던 로치는 등판한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으며 19일 대전 경기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이번 시범경기 1호 퀄리티스타트(야구에서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일)를 기록하기도 했다. 타선에서는 전체적인 집중력이 돋보였다. kt 타자들은 이번 시범경기서 주자가 2루 이상에 자리 잡고 있을 때 타율을 가리키는 득점권 타율이 0.400이나 된다.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선발이 무너지고 적시타를 쳐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게 당연한 일. 2015년 1군 무대에 첫선을 보인 kt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니 시범경기 1위를 즐길 만도 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럽다. kt는 지난해에도 시범경기 때는 2위(10승 1무 5패)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진욱 kt 감독은 “시범경기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면서도 “선수들 마음가짐이 아주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터무니없는 삼진을 당하지 않는 등 경기 과정 자체가 좋아졌다. 이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가 올해는 사고(?)를 칠 수 있을까. kt는 20일 현재 시범경기에서 5승 1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시범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팀은 kt가 유일하다. 안방 수원구장이 아직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모든 경기를 방문 경기로 치렀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는 기록이다. kt가 올 시범경기 들어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투수진, 특히 선발투수진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6경기에서 선발 투수진은 평균자책점 1.50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지난해 kt는 선발진이 평균 자책점 6.16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화(6.39)에 이어 두 번째로 나쁜 기록이었다. 이번 시범 경기 때 kt가 안정적으로 선발진을 꾸려갈 수 있던 데는 새로 팀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로치(28) 덕이 크다. 로치는 등판한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으며 19일 대전 경기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이번 시범경기 1호 퀄리티스타트(야구에서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일)를 기록하기도 했다. 타선에서는 전체적인 집중력이 돋보였다. kt 타자들은 이번 시범경기서 주자가 2루 이상에 자리 잡고 있을 때 타율을 가리키는 득점권 타율이 0.400이나 된다.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지난해 kt는 득점권 타율 0.278로 SK(0.276)에 이어 두 번째로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팀이었다. 선발이 무너지고 적시타를 쳐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게 당연한 일. 2015년 1군 무대에 첫 선을 보인 kt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니 시범경기 1위를 즐길 만도 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럽다. kt는 지난해에도 시범경기 때는 2위(10승 1무 5패)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진욱 kt 감독은 “시범경기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면서도 “선수들 마음가짐이 아주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터무니없는 삼진을 당하지 않는 등 경기 과정 자체가 좋아졌다. 이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허투루 가르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남자 마스터스(일반인) 우승을 차지한 문삼성 씨(25·사진)는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번이 다섯 번째 풀코스 도전”이라는 문 씨는 2시간29분47초13만에 42.195km를 뛰었다. 배명고 재학 시절까지 육상(1만 m) 선수로 활약하다 현재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요즘 ‘방선희 마라톤 아카데미’에서 동호인을 지도하고 있다. 문 씨는 “혼자 자취하는 게 안타까웠는지 동호인 여러분들께서 물심양면으로 참 많이 도와주신다. 그래도 마라톤 선수 출신이 아니다 보니 농담 삼아 ‘제대로 가르치는 거 맞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체면이 섰다”며 웃었다. 이어 “5년 동안 운동을 쉬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마라톤을 목표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한 달 전에 오른쪽 정강이뼈에 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통증이 있었지만 여태 준비한 게 너무 아까워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일단 나가자’며 출전했는데 좋은 결과를 받아서 기쁘다. 배문고 시절 은사였던 조남홍 감독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뒤부터 돌아봤다. 그리고는 5초 늦게 들어온 2위를 따뜻하게 끌어안았다. 코스 내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선두 경쟁을 벌인 라이벌을 맞이하는 예의였다. 경기를 마친 두 선수는 가지런히 놓인 침대에 누워 마사지도 나란히 받았다. 여자 엘리트 부문 우승은 2시간25분52초로 결승선을 통과한 마거릿 아가이(29·케냐·사진)에게 돌아갔다. 아가이는 2013년 대구국제마라톤에서 개인 최고 기록(2시간23분38초)을 세우는 등 국내 코스에서의 좋은 기억이 많은 선수다. 2위는 아셰테 베케레 디도(29·에티오피아)가 차지했다. 3위 머시 제로티치 키바루스(33·케냐)는 2시간26분52초로 1위 아가이와 1분 차이가 났다. 아가이는 “발바닥 부상에 시달리느라 지난해에는 12월이 되어서야 처음 풀코스를 뛰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우여곡절이 참 많았는데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올해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해인 만큼 앞으로도 컨디션 조절을 잘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면서 “뛰는 내내 서울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기회가 된다면 케냐에 있는 가족들과 다시 한번 서울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뒤부터 돌아봤다. 그리고는 5초 늦게 들어 온 2위를 따뜻하게 끌어안았다. 코스 내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선두 경쟁을 벌인 라이벌을 맞이하는 예의였다. 경기를 마친 두 선수는 가지런히 놓인 침대에 누워 마사지도 나란히 받았다. 여자 엘리트 부문 우승은 2시간25분52초로 결승선을 통과한 마가렛 아가이(29·케냐)에게 돌아갔다. 아가이는 2013년 대구국제마라톤에서 개인 최고 기록(2시간23분38초)을 세우는 등 국내 코스에서의 좋은 기억이 많은 선수다. 2위는 아세테 베케레 디도(29·에티오피아)가 차지했다. 3위 메르시 제로티치 키바루스(33·케냐)는 2시간26분52초로 1위 아가이와 1분 차이가 났다. 아가이는 “발바닥 부상에 시달리느라 지난해에는 12월이 되어서야 처음 풀코스를 뛰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우여곡절이 참 많았는데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올해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해인만큼 앞으로도 컨디션 조절을 잘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면서 “뛰는 내내 서울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기회가 된다면 케냐에 있는 가족들과 다시 한번 서울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허투루 가르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남자 마스터스(일반인) 우승을 차지한 문삼성 씨(25)는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번이 다섯 번째 풀코스 도전”이라는 문 씨는 2시간29분48초 만에 42.195㎞를 뛰었다. 여자 엘리트 우승 기록(2시간25분52초)보다 문 씨가 더 빨랐다. 배명고 재학 시절까지 육상(1만m) 선수로 활약하다 현재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요즘 ‘방선희 마라톤 아카데미’에서 동호인을 지도하고 있다. 문 씨는 “혼자 자취하는 게 안타까웠는지 동호인 여러분들께서 물심양면으로 참 많이 도와주신다. 그래도 마라톤 선수 출신이 아니다 보니 농담 삼아 ‘제대로 가르치는 거 맞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이번 우승으로 체면이 섰다”며 웃었다. 이어 “5년 동안 운동을 쉬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마라톤을 목표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한 달 전에 오른쪽 정강이뼈에 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통증이 있었지만 여태 준비한 게 너무 아까워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일단 나가자’며 출전했는데 좋은 결과를 받아서 기쁘다. 배문고 시절 은사였던 조남홍 감독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빅뱅’ 박병호(31·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 개막전 출전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박병호는 16일 미국 플로리다 주 포트마이어스 센추리 링크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3타수 1안타를 기록하면서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박병호는 이날 까지 타율 0.400(25타수 10안타), OPS(출루율+장타력) 1.307을 기록 중이다. 두 부문 모두 이번 시범경기 때 25타석 이상 들어선 미네소타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박병호가 실력을 증명하기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그를 보는 시선도 바뀌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박병호가 다음달 4일(한국 시간) 열리는 개막전에 주전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박병호와 지명타자 자리를 다투던 케니 바르가스(27·푸에르토리코)가 부진한 것도 박병호의 주가가 올라간 이유로 손꼽힌다. 바르가스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13타수 1안타(타율 0.077)를 기록한 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지만 현재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이날 미네소타와 맞대결을 벌인 세인트루이스 오승환(35)은 이번 시즌 개막을 메이저리그에서 맞을 게 확실하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시니 감독이 “(한국이 WBC 1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오승환이 빨리 돌아오게 돼 솔직히 기쁘다”고 말할 만큼 구단에서 신뢰가 두터운 상태다. 미네소타와 세인트루이스는 17일 다시 맞붙기 때문에 박병호와 오승환이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열려 있다. 두 선수가 파란불이라면 김현수(29·볼티모어)는 노란불이다. 메이저리거 신분은 사실상 보장 받은 상태지만 벅 쇼월터 감독이 여전히 왼손 선발 투수를 상대로 김현수를 기용하기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왼손 투수가 나오자 휴식을 취했던 김현수는 이날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며 7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올해 연봉 2000만 달러를 받는 추신수(35·텍사스)는 시범경기 성적과 무관하게 개막전 출전은 보장받은 상태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125(16타수 2안타)로 부진하지만 추신수는 “건강하게 개막을 맞는 게 중요하다. 정규시즌이 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재활 중인 류현진(30·LA 다저스)은 17일 경기 결과에 따라 개막일 행선지가 달라질 수 있다. 류현진은 이날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3이닝을 던질 계획이다.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은 결국 마이너리그 AAA에서 시즌 개막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017년에는 1000만 관중을 돌파할 겁니다.”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2014년 12월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약 834만 명. 2015년(약 736만 명)보다 13.2% 늘어난 숫자다. 이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프로야구는 1000만 명은 몰라도 900만 명 돌파는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하기도 전에 흥행 악재를 만났다. 첫 번째 암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이다. 실제로 2013년 한국 대표팀이 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을 때도 총 관중은 약 633만 명으로 716만 명 가까이 찾았던 전년도보다 11.5% 줄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5월 초순까지 ‘대선 정국’이 펼쳐지는 것도 야구장을 향한 팬들의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 프로야구 한 시즌 중에서 관중이 제일 많이 찾는 달은 5월이고 개막 첫 달인 4월도 월별 최다 관중 2, 3위를 다툰다. 특히 어린이날(5월 5일)은 지난해 5개 구장에 총 11만4085명이 찾아 역대 프로야구 하루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울 만큼 관중이 많은 날이지만 올해는 대선이 코앞이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촛불 집회’에 다녀왔다는 한 프로야구 선수는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뉴스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사람들이 뉴스를 보느라 프로야구 중계를 외면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프로 스포츠 종목 중에서 TV 시청률로는 프로야구와 1, 2위를 다투는 프로배구도 이미 ‘최순실 게이트’에 영향을 받았다. 4라운드까지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평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은 0.8%로 지난 시즌 1.1%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남자부 평일 경기(오후 7시 시작) 도중 주요 방송사 메인 뉴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시청률이 내려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좋게 말하면 치열한 명승부였고, 나쁘게 말하면 처절한 꼴찌 탈출전이었다.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마지막에 웃은 건 한국이었다. 한국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대만을 11-8로 물리쳤다. 양의지(두산)가 8-8로 맞선 연장 10회 1사 1, 3루에서 희생 플라이로 결승 타점을 올린 데 이어 곧바로 대타 김태균(한화)이 홈런을 때려내며 2점을 보탰다. 이날 한국은 4회초 공격 때 이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8-3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투수진이 야금야금 실점하면서 결국 8회에 8-8 동점을 허용했다. ‘끝판왕’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탈삼진 능력이 아니었다면 9회말 무사 2루 위기 때 끝내기 패배를 당할 수도 있는 상태였다. 김인식 한국 대표팀 감독이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이후 10년 동안 상대가 두려워 할만한 선발 투수가 나오지 않았다”며 우려한 대로였다. 투수만 세대교체가 필요한 건 아니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 김 감독은 “지도자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앞으로 매년 국제대회가 있는 만큼 젊은 감독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초반에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믿고 계속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2021년 WBC 때 지역 예선부터 시작해야 하는 수모에서 벗어났다. WBC 1라운드 각 조 3위는 다음 대회 본선에 자동 출전하지만 4위는 별도 예선을 거쳐야 한다. 이날 패배로 4위가 된 대만은 2013년 자국에서 1라운드 경기가 열린 제3회 WBC에 이어 두 번째로 예선부터 대회를 시작하게 됐다. 지역 예선을 치르게 되면 2020년 프로야구 일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 네덜란드를 4-2로 꺾고 3전 전승으로 A조 1위를 확정했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2승 1패)는 일본 도쿄로 건너가 12일부터 시작하는 2라운드 E조 경기에 참가하게 된다. 이스라엘 포수 라이언 라바웨이는 타율 0. 556(9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서울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코트의 여우’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54)은 환하게 웃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눈가는 곧 촉촉이 젖어들었다. 3세트 24-21에서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 러브(26·캐나다)가 때린 공이 상대 블로킹에 맞고 코트 바깥으로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이 순간 흥국생명은 9시즌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주전 센터 김수지(30)가 다가와 자기 우승 메달을 걸어주자 박 감독의 눈물샘이 본격적으로 터졌다. 김수지가 메달을 걸어준 건 박 감독이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배구 야구 축구)를 통틀어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여성 감독이 된 걸 축하하는 의미이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안방경기에서 KGC인삼공사에 3-0(25-15, 25-13, 25-21) 완승을 거뒀다. 흥국생명은 이 승리로 승점 59점을 확보하면서 여자부 역대 최다인 네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박 감독 이전에 국내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여성은 조혜정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 전 감독(2010∼2011)과 이옥자 여자 프로농구 KDB생명 전 감독(2012∼2013)뿐이었다. 그마저 두 팀 모두 최하위에 그치면서 두 감독 모두 한 시즌 만에 자리를 내놓았다. 박 감독은 달랐다. 2013∼2014 시즌 최하위(7승 23패)였던 흥국생명은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4∼2015 시즌에는 15승 15패(4위)로 성적이 올랐다. 지난 시즌에는 18승 12패(3위)로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도 나갔다. 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팀 여성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재계약(2년)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3연패가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한 끝에 결국 정규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박 감독은 “사람들이 자꾸 ‘엄마 리더십’이라는 말을 쓰는데 나는 듣기 싫다. 여성 감독이라고 특별한 평가를 받을 게 없다”면서도 “그동안 ‘박미희가 잘해야 여성 감독이 또 나온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담이었다. 오늘 우승으로 그 부담을 덜게 됐다.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통합 우승도 꼭 차지하겠다”며 젖은 눈가를 닦았다. 박 감독은 현역 시절 초대(1984년) 대통령배 배구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배구 선수로서는 키(174cm)가 큰 편이 아닌데도 센터로 뛰었고, 88 서울올림픽 때 수비상을 받을 정도로 수비력도 뛰어났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활약 덕에 얻은 별명이 ‘코트의 여우’다. 이어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도 안방 팀 대한항공이 2전 3기 끝에 삼성화재에 3-2(25-17, 23-25, 25-20, 20-25, 15-13)로 승리하며 6시즌 만에 두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연고지를 나눠 쓰는 프로배구 남녀부 팀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나란히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건 프로배구 13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솔직히 우승하고 싶다.” 헨즐리 묄런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회 개막 기자회견에 참석해 “네덜란드 야구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 주겠다”며 웃었다. 네덜란드는 7일 오후 6시 30분 한국과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묄런스 감독은 “네덜란드 야구는 2013년 WBC (4강) 이후 계속 성장해 왔다. 메이저리거도 여럿 배출했다”면서 “이번 대표팀에도 재능 넘치는 선수들이 모였다. 선수들이 개인이 아니라 팀으로서 잘해 주기만 한다면 아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네덜란드에서는 물론 축구가 제일 인기 있는 종목이지만 야구 열기가 뜨거운 두 섬(카리브 해에 있는 옛 식민지 퀴라소, 아루바)의 영향으로 야구도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퀴라소, 아루바 시간으로는 오전 3시에 내일 경기가 열리는데 사람들이 전부 알람을 맞춰 놓고 일어나 경기를 볼 것으로 확신한다. 재미있게 이기는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7일 이스라엘과 첫 경기를 치르는 궈타이위안 대만 감독은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 팀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팀 전력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도 승리를 원한다”고 말했다. 궈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만 베테랑 타자 후진룽(33)은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대만에 좋은 선수가 얼마나 많은지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후진룽은 2006년 WBC 이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에서 뛰었던 선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투수를 보호하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프로야구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규정이 따로 있다. 이런 규정을 채택한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면 ‘투수 보호’다. 정규 시즌 개막을 기준으로 몸을 만드는 데 익숙했던 선수들이 WBC 때는 다른 시즌 때보다 앞서 실전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이 때문에 부상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우선 투구 수 제한이 있다. 1라운드 때는 투수 한 명이 한 경기에서 투구 수 65개를 넘길 수 없다. 2라운드 때는 80개까지 던질 수 있고, 최종 라운드 때는 95개로 제한 투구 수가 늘어난다. 또 50개 이상 던진 투수는 최소 나흘을 쉬어야 하고, 30개 이상 50개 미만을 던지거나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오른 투수도 꼭 하루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번 대회부터는 ‘지명 투수’ 제도도 도입됐다. 지명투수는 라운드가 바뀔 때마다 새로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는 투수 풀(pool)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각 감독은 최대 10명까지 지명투수를 지정할 수 있으며 각 라운드 시작 전 이 10명 중 최대 두 명까지 투수 엔트리를 교체할 수 있다. 이전에는 부상이 아니면 엔트리를 교체할 수 없었다. 단, 김인식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 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현재 투수 엔트리 13명으로 대회를 끝까지 치르겠다고 밝혔다. 주자를 1, 2루에 놓고 이닝을 시작하는 ‘승부치기’ 역시 경기가 늘어지는 걸 방지해 투수를 아끼려는 조치다. 올해는 승부치기 시작 시점을 11회로 앞당겼다. 2013년 대회 때는 13회부터 승부치기를 적용했다. 대회 조직위는 또 14회까지 승부가 나지 않을 때는 경기를 일시 중단하고 다음 날 재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비디오 판독은 1, 2라운드 때는 홈런 여부에 대해서만 판정을 실시한다. 최종 라운드 때는 메이저리그와 똑같이 18가지 사안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게 된다. 비디오 판독 실시 여부는 심판장만이 결정할 수 있다. 1, 2라운드 때 2승 1패 또는 1승 2패인 팀이 세 팀 나오면 △이닝당 최소 실점 △최소 평균자책점 △최고 타율 순으로 1위를 정하고, 나머지 두 팀은 단판 순위 결정전(타이 브레이커)을 치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배추밭 소년’ 이상호(22·한국체대)가 한국 스노보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메달을 따냈다. 이상호는 5일 터키 카이세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남자 평행 대회전 결승전에서 안드레아스 프로메게르(27·오스트리아)보다 0.21초 늦게 들어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은 두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먼저 들어오는 순서대로 승부를 가린다. 지난달 삿포로 겨울 아시아경기 때 회전, 대회전에서 2관왕을 차지했던 이상호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고랭지 배추밭에 만든 눈썰매장에서 기량을 갈고 닦아 배추밭 소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국 선수끼리 맞붙은 3, 4위 결정전에서는 최보군(26·상무)이 김상겸(28·전남스키협회)을 0.27초 차이로 따돌리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문자 그대로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대한항공은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려면 승점이 최소 2점은 필요한 상태였고, 3위 한국전력 역시 4위 삼성화재의 추격을 뿌리치려면 승점이 절실한 상태였다. 게다가 두 팀은 지난달 15일 열린 5라운드 맞대결 때 ‘부정 유니폼’ 문제로 논란을 빚으며 악연을 맺기도 했다. 결국 웃은 건 한국전력이었다. 한국전력은 3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3-1(22-25, 25-23, 25-20, 25-16)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전력은 승점 59를 확보하며 4위 삼성화재(승점 54)에 승점 5점을 앞서게 됐다. 프로배구 남자부에서는 3, 4위 간 승점 차가 3점 이내일 때만 단판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이날 대한항공을 꼭 이기고 싶었다. 대한항공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2010∼2011 시즌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이가 바로 신 감독이었다. 그래서 안방에서 대한항공이 우승하는 걸 지켜보기 싫다는 게 신 감독의 솔직한 속내였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에 3-2(27-25, 23-25, 17-25, 25-18, 15-13)로 재역전승을 거두면서 3연패에서 탈출해 3위가 됐다.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1980, 90년대 ‘코팅 책받침’을 장식한 대만 출신 여배우는 왕조현이 아니라 왕쭈셴이다. 현행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은 신해혁명(1911년) 이후 태어난 중국권 인사는 표준 중국어 발음에 맞춰 이름을 쓰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룡이 아니라 청룽이고, 주윤발이 아니라 저우룬파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궈타이위안 감독(55)도 이렇게 강제 개명(?)당한 사례에 속한다. 궈 감독이 누군지는 몰라도 ‘오리엔트 특급’ 곽태원을 기억하는 올드팬은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 선동열(54)이 있다면 대만(당시 자유중국)에는 곽태원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궈 감독은 1980, 90년대 국내에서도 유명한 선수였다. 궈 감독이 오리엔트 특급이라는 별명을 얻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때 당시 동양 최고 기록이던 시속 158km짜리 빠른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LA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궈 감독은 이듬해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에 입단했고 데뷔 첫해부터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며 자기 이름을 알렸다. 이후 궈 감독은 1997년까지 세이부에서만 13년 동안 뛰면서 퍼시픽리그 우승 10번, 일본시리즈 우승 6번을 경험했다. 일본 프로야구 통산 성적은 117승 68패 1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16이었다. 한국, 대만과 함께 이번 WBC 1라운드 A조에 속한 네덜란드의 헨즐리 묄런스 감독(50)도 한국 프로야구와 인연이 있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쌍방울이 2000년 시즌을 대비해 뽑은 선수가 바로 묄런스 감독이었다. 그는 이해 사실상 팀 역사를 계승한 SK에 입단했지만 14경기 만에 타율 0.196, 1홈런, 3타점을 남긴 채 짐을 싸야 했다. 지난달 28일 한국과 연습경기를 치른 호주(B조) 대표팀에는 2011년 KIA에서 뛴 트레비스(35)가 몸담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 트레비스와 신경전을 벌이면서 한국 타자들은 적시타 등을 치고 나서 방망이를 던지는 소위 ‘빠던’(bat flip)이 메이저리그에서는 금기에 속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그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타자 사이에서는 빠던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상무와 7이닝 시범 경기를 치러 1-4로 패했다. 선발 투수 이대은(28·경찰청)은 이날 3이닝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1과 3분의 2이닝 동안 4실점하고 조기 강판을 당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이스라엘이 경찰청을 5-2로 이겼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