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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9시경 부산 동래구의 한 영어학원 앞. 여기서 강사로 일하는 모리 존 플레이크 씨(27)가 자전거에 올랐다. 그는 헤드셋을 낀 채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매일 밤 자전거를 타고 부산 수영구에 있는 자신의 원룸으로 향한다. 온천천에서 수영강으로 이어진 물줄기를 따라 닦인 산책로는 그에게 즐거운 놀이터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페달을 밟은 지 20분 정도 지났을까. 해운대구 수영4호교 근처를 지나던 그는 “사람이야, 사람이다!”라는 비명에 자전거를 세웠다. 50대 여성 2명이 강을 가리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사방이 어둑어둑했지만 강 한가운데서 언뜻 사람의 머리가 보였다. 주위를 둘러봤다. 익숙한 길이어서 동그란 도넛 형태의 주황색 구명부표를 금세 찾을 수 있었다. 지갑과 핸드폰을 꺼내 자전거 옆에 내려놓고, 신발을 벗은 그는 구명부표에 묶인 끈을 풀자마자 강으로 던진 뒤 곧장 강으로 뛰어들었다. “솔직히 겁이 났어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다 같이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도 그 때는 내가 아니면 그 분을 구할 사람이 없겠다 싶어 용기를 냈죠. (아주머니들보단) 제 신체가 더 건강할 테니까요.” 플레이크 씨는 수상구조 훈련은커녕 수영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 왕복 200m 가량을 헤엄쳐 온 직후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다행히 걱정했던 것처럼 위험한 순간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얼굴만 겨우 내민 채 허우적대면서 ‘사람 살려’라고 외치던 사람에게 다가가 재빨리 한쪽 팔을 잡아당겨 구명부표 안쪽에 넣은 뒤, 나머지 몸을 감싸 안아 헤엄쳐왔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신고를 받은 119대원과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두 사람은 강을 빠져나온 뒤였다. 생면부지의 외국인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얻은 안모 씨(55)는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안 씨는 신변을 비관해 잔뜩 술을 마신 채 강에 뛰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플레이크 씨는 “그 분이 ‘너무 죄송하다’면서 소방대원들이 덮어 준 담요를 벗어주려고 했다”며 “그때서야 한 사람의 생명을 살렸다는 사실이 실감 났다”며 활짝 웃었다. 미국 뉴욕 주 호넬에서 자란 플레이크 씨는 뉴욕주립대인 버팔로대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했다. 대학시절 친했던 한국인 유학생이 많아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익혔고 한국문화에도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친구를 따라 한국인 목사가 운영하는 교회를 다닌 적도 있다”고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2011년 9월 한국에 왔다. 매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한다. 190cm의 큰 키를 가진 그는 운동 마니아다. 현재 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어울리는 ‘불독’이라는 아마추어 농구팀에서 활동 중이다. 주말에는 광안리 해변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즐긴다. 그는 “한국의 풍경과 문화, 사람들이 매우 좋다”며 “전공을 살려 언젠가 한국에서 영어로 수학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해운대소방서는 25일 그를 초청해 감사의 뜻에서 소방서장을 수여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21일 부산 도심 곳곳에서 감지된 ‘가스 냄새’의 원인이 이틀째 확인되지 않으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부산시와 부산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21일 오후 5시 반부터 약 2시간 동안 해운대구와 남구 동구 사하구 강서구 등 사실상 부산 도심 전역에서 200여 건의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소방대원과 경찰, 부산도시가스 사고조사반 등이 투입돼 신고 지역을 중심으로 가스배관 등을 확인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22일에도 원인 분석에 실패했다. 부산시 등은 시간대를 분석한 결과 냄새가 난 지점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빠르게 옮겨간 점 등으로 미뤄 가스 탱크로리 차량 등에 주목하고 있다. 부산시는 “전날 냄새 신고가 접수됐던 시간대에 광안대교와 광안로를 통과한 화물차 12대 중 의심차량 2대를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도심 곳곳에서 “심한 가스 냄새가 난다”며 소방 등 관계 당국에 신고 전화가 빗발쳤지만 이틀째 원인을 찾지 못해 시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부산시와 부산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21일 오후 5시 반부터 약 2시간 동안 해운대, 남구, 동구, 사하구, 강서구 일대에서 모두 200여건의 ‘가스냄새’ 관련 문의가 접수됐다. “경유 냄새가 난다”, “도시 가스가 샌 것 같다”는 등의 신고였다. 이에 119소방대원과 경찰, 부산도시가스 사고조사반 등이 투입돼 신고 지역을 중심으로 가스배관 등을 확인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부산시는 22일 경찰, 소방본부, 도시가스, 가스안전공사 등과 두 차례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원인 분석에 실패했다. 관계 당국은 신고 지역을 시간대로 분석한 결과 냄새가 난 지점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빠르게 옮겨간 점 등으로 미뤄 이 시간 이동한 가스 탱크로리 차량 등에 주목하고 있다. 냄새 확산 방향과 속도로 봤을 때 차량 말고는 냄새가 퍼진 다른 원인을 찾기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부산 해안선을 따라 이동한 LNG(액화천연가스)선이나 도심을 통과한 화학물질 운반용 탱크로리 차량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시는 “전날 냄새 신고가 접수됐던 시간대에 광안대교와 광안로를 통과한 화물차 12대 중 의심 차량 2대를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2일 오후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냄새 원인을 두고 각종 억측이 나무하고 있다. 특히 일부 인터넷에서는 “지진의 전조현상이다” “부산 앞바다 유전에 문제가 생겼다”는 등의 ‘괴담’ 수준의 소문이 떠돌고 있다. 심지어 북한에서 유독가스를 넣은 미사일을 쐈다는 황당한 억측까지 나돌았다. 한편 부산에서는 지난해 8월 6일 오전 4시경 해운대와 동래구 일대에서 “가스냄새가 난다”는 신고전화가 수십 건 접수된 적이 있다. 당시 냄새는 부산환경공단 수영사업소의 관리 소홀로 부취제(메탄가스 식별제)가 누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창원지방검찰청은 21일 브로커와 짜고 고의 볼넷을 던지는 등의 방법으로 승부 조작을 한 뒤 금품을 받은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프로야구 NC의 이태양(23)을 불구속 기소하고 브로커 조모 씨(36)를 구속 기소했다. 또 조 씨에게 승부 조작을 제안하고, 이태양을 조 씨에게 소개해 준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문우람(24)에 대해선 군 검찰로 사건을 넘겼다. 조 씨로부터 얻은 정보를 이용해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수익을 올린 최모 씨(36)도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 승부 조작 사건은 이태양 등을 적발하는 데 그쳤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브로커들은 아예 선수의 가정형편은 물론이고 친인척까지 리스트를 만들어 약점을 파고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가정형편까지 파악 승부 조작의 핵심 고리인 브로커들에는 대체로 은퇴한 선수 출신이 많다. 여기에 스포츠 관련 회사나 에이전트사 관계자로 위장해 경기장에 나타나는 브로커들도 있다. 과거에는 주로 조직폭력배나 유흥업소 관계자들이 직접 브로커로 나섰으나, 신분 노출 등으로 전주(錢主)나 도박사이트 베팅업자가 선수 출신 브로커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조폭 출신의 베팅업자가 여러 브로커에게 각자 1인 사업자등록을 해준 사례도 있다. 4년 전 서울의 한 사립대 야구부를 졸업한 A 씨(은퇴)는 “야구를 같이 했던 선배로부터 브로커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며 “승부 조작에 관심 있는 현역 선수 5명을 접촉해 성공하면 개인당 1000만 원씩 50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아예 명단을 주고 고교 동기나 친한 프로 선수들을 고르라고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브로커 조직 사이에도 인맥이 넓은 브로커들을 데려오려는 경쟁이 치열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브로커들은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고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유흥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선수들을 주로 승부 조작 대상으로 삼는다. 일부 브로커 조직은 선수는 물론이고 선수의 사촌까지 가정환경이나 유흥 성향, 여성 연예인 취향을 분류해 리스트를 만들고, 선수별 관리팀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흥업소를 선호하는 선수들에게는 아예 유흥업소 출입 전용 카드를 만들어 주는 브로커도 있다. 한 서울 지역 고교 야구팀의 감독은 “1, 2군을 오가는 선수들 중 경제적으로 어려운 선수가 브로커들의 주 표적”이라며 “의도적으로 접근한 뒤 돈을 빌려주거나, 젊은 선수들의 경우 여성 연예인을 소개해 주는 등의 방식으로 환심을 산 뒤 승부 조작을 요구하거나 승부 조작을 할 동료 선수를 물색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스포츠 분쟁 전문 변호사인 장달영 변호사는 “최근 베팅업자와 브로커들은 승부 조작 대상 선수들을 고를 때 약점을 잡고 협박을 하면서도, 수익 배분에서는 많은 배려를 해주고 편의를 봐주는 등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쉽게 유혹에 빠지거나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이 같은 오랜 유대관계와 브로커에게 잡힌 약점, 여기에 최근에는 승부 조작에 실패해도 변상을 하지 않는 새로운 조건 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야구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승부 조작에 실패하면 변상을 요구했지만, 요즘은 승부 조작 선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관계를 오래 지속하기 위해 변상 조건을 걸지 않는 브로커들이 많다”고 전했다.○ 알고도 못 막은 구단과 KBO 2012년 승부 조작 사태 이후 이를 근절하겠다던 KBO나 구단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매년 프로에 입단하는 신인 선수들에게 불법 도박, 승부 조작 범죄에 대한 유해성을 알리는 교육을 실시했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이 때문에 승부 조작 타깃으로 노출 가능성이 큰 저연봉 신인급 선발 투수들에 대한 맞춤 관리와 브로커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 신고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013년부터 승부 조작 사례를 신고한 선수에 대해 포상금 1억 원을 주고 있다. 한국배구연맹은 2014년 한 브로커가 선수에게 접근하는 사실을 미리 알고 구단에 알려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한 수도권 대학 야구팀 감독은 “중고교 선수에게 인성 사회 교육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KBO 차원에서 부모와 선수가 함께 교육을 받게 하거나 검찰·경찰, 국가인권위원회 관련 부서 등과 협조해 젊은 선수들과 기관 관계자들 간의 ‘멘토링’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논의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KBO나 구단들이 수사 기관과 협조해 승부 조작 등으로 법적 처벌을 받은 브로커들의 리스트를 선수들에게 제공하거나 은퇴 선수를 중심으로 승부 조작 전문 감시단을 발족시켜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 / 창원=강성명 기자}
부산의 한 사립여고에서 발생한 학생 성폭력 사건을 은폐해 경고 처분을 받았던 교사가 장학사(중등 교육전문직원) 시험에 합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A여고 소속 B 교사가 최근 ‘2016년도 중등 교육전문직원 임용 후보자 공개전형’에서 최종 합격했다. A여고는 지난해 교사 2명이 30여 명의 학생에게 수개월간 성추행을 하거나 성희롱 발언을 일삼은 사실을 알고도 교육청 보고는 물론이고 경찰 수사 의뢰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학생 중 일부가 전학을 갈 정도로 파장이 컸던 이 사건으로 당시 교장은 해임됐다. 생활지도부장이던 B 교사는 업무 지휘 계통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부산시교육청의 요구에 따라 학교법인의 경고 처분을 받았다. 최근 1심에서 문제의 교사 1명은 징역 1년을, 다른 1명은 벌금 500만 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번 장학사 시험이 공개경쟁으로 진행됐고 규정상 B 교사의 합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시험은 필기전형, 서류전형, 현장평가, 심층·토론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중등 장학사는 20명이 선발됐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경고 처분은 징계가 아니라서 장학사 시험 응시에 결격 사유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학교성폭력대책협의회는 이날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성폭력 사건을 은폐한 당사자가 장학사가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여름휴가는 양산에서….’ 산과 계곡, 즐길거리가 다양한 경남 양산이 휴가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천혜의 풍경이 매력적인 양산은 사찰을 중심으로 그림처럼 펼쳐진 경치가 일품이다. 영축산 자락의 통도사는 경남 합천 해인사, 전남 순천 송광사와 함께 국내 3대 사찰로 꼽힌다. 국내 사찰 중 가장 많은 43종의 유형불교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영축산 기슭에는 20개의 암자가 통도사를 앞섶에 싸듯 안고 있다. 야생화와 장독대로 유명한 서운암을 비롯해 17개의 암자를 도는 ‘암자 순례길’도 인기가 높다.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자장암 계곡은 겨울의 추위만큼 오싹함을 선사한다. 자장암은 통도사 창건주인 자장 율사가 수도했던 암자로 불심이 깊은 사람들에게만 모습을 보인다는 금와(金蛙)보살로 유명하다. 대웅전 뒤 암벽 속의 금와보살을 보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통도사 산문에서 본사까지 1.5km 소나무 숲길은 무풍한송(舞風寒松)길로 걸어보지 않으면 그 가치를 모른다. 양산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내원사는 입구부터 매혹적인 절경이 펼쳐진다. 차갑기로 유명한 내원사 계곡은 영남 알프스의 남쪽 주봉인 천성산에서 발원한 물이 북쪽으로 흐르며 만든 계곡. ‘영남의 소금강’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기암괴석이 계곡마다 똬리를 틀고 있다. 하류에는 맑고 시원한 물과 널찍한 바위들이 이어지면서 물놀이객을 반긴다.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약 4km 떨어진 원효산 계곡 홍룡폭포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원동면에 걸쳐 있는 배내골은 근처 부산과 울산, 경남 김해와 밀양 등에서 온 피서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가지산 고봉들의 산자락을 타고 흘러내린 맑은 물이 모여 이룬 계곡은 한 폭의 그림이다. 계곡 인근에 야생 배나무가 많아 배내골로 불린다. 주변에 펜션이 많아 숙박 여행지로 적격이다. 동면 법기리에 위치한 법기수원지는 힐링 장소로 최근 널리 알려지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으나 2011년 일부 구간이 개방됐다. 높이 30m가 넘는 아름드리 편백나무 1만여 그루와 히말라야시더의 비경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법기치유의 길’은 3가지 걷기 코스로 조성됐다.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숲 길을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이 평온해진다. 오봉산 임경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양산 8경 중 한 곳인 임경대는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구름이 흘러갈 때는 운해가 뒤덮여 바다처럼 떠다니고 황혼이 깃들 무렵이면 온 천지가 붉은빛으로 물든다. 이곳에서 바라본 낙동강 줄기가 한반도 지형과 닮아 더욱 유명해졌다. 양산이 여름 휴가지로 각광받는 데에는 또 하나의 특별함이 있다. 다양한 물놀이 시설 및 놀이기구, 콘도 등을 갖춘 종합레저 공간인 ‘통도아쿠아환타지아’가 그것이다. 이곳은 경부고속도로 통도 나들목, 고속철도(KTX) 울산역과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다. 3만4000m² 규모의 아쿠아환타지아는 더블익스트림 슬라이드를 비롯해 두 개의 파도가 한 번에 밀려오는 듀얼웨이브, 다이아몬드 웨이브, 토렌토리버, 레이싱 및 스피드 슬라이드 등 짜릿함과 시원함을 주는 시설들이 가득하다. 1만 m²의 실내워터파크에는 온천의 편안함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노천스파, 가족탕 등이 마련돼 있다. 시간마다 댄스 공연과 라이브 콘서트가 이어진다. 야간에는 화려한 조명이 이색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전거 마니아를 위한 명소도 있다. 물금취수장에서 원동취수장까지 기찻길 옆으로 조성된 2.2km의 황산베랑길에서는 낙동강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석양이 일품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마치 물 위를 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양산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대자연과 첨단문명이 조화를 이뤄 여름휴가지로 더할 나위 없다”고 자랑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해운대는 국내 대표 관광지답게 오감(五感)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언제 어디서나 맛있는 먹거리를 만날 수 있고 다양한 이벤트와 문화행사가 끊이지 않는다.입안에 가득 퍼지는 ‘행복’ 무엇보다 해산물을 중심으로 한 풍부한 먹거리가 일품이다. 해운대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진미는 단연 육질이 살아 있는 신선한 생선회. 즉석에서 다양하고 신선한 활어를 즐길 수 있어 사계절 인기가 높다. 생선회가 입에 맞지 않는 젊은이에겐 조개나 장어구이도 인기다. 불에 익힌 조갯살을 초고추장에 듬뿍 찍어 먹으면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신선한 자연산 바다장어를 매콤한 양념구이로 깔끔하게 맛볼 수도 있다. 해운대에는 부산 특유의 음식을 맛깔스럽게 제공하는 식당도 많다. 곱게 간 밀가루와 전분을 반죽해 뽑은 면을 닭고기나 쇠고기 또는 돼지고기 뼈를 고아 낸 육수에 말아 먹는 밀면 전문점이 대표적이다. 또 돼지 살코기와 내장, 순대 등을 넣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돼지국밥 집도 많다. 물놀이로 지친 피서객에게 포만감을 주는 인기 음식이다. 해운대의 야경에 취해 과음했다면 복어 요리와 대구탕 등 시원한 해장 요리가 그만이다. 갈비 전문점, 시푸드 뷔페 등 피서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명소도 널려 있다.시원한 바다의 매력에 ‘풍덩’ 무더위를 한 번에 날려주는 시원한 물놀이는 해운대의 가장 큰 매력이다. 매년 1000만 명의 피서객이 찾는 해운대해수욕장 주변에는 숙박시설 등 각종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급증하고 있다. 다른 해수욕장처럼 단순히 물놀이만 즐기는 게 아니다. 한여름 해운대는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특히 ‘바다축제’ 기간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다음 달 1∼7일 열리는 축제는 전국 처음으로 백사장에 인공풀장을 설치해 매일 밤 일렉트로닉 댄스뮤직(EDM)와 함께하는 파티가 이어진다. 또 백사장에 대형 비치워터 슬라이드를 설치하고 물총과 물분사기 등을 이용해 색다른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푸른 바다를 가르며 짜릿한 모험을 즐길 수 있는 해양 레포츠도 풍성하다. 최근 마니아가 늘고 있는 요트와 제트보트 등은 전국 최고 수준의 시설을 자랑한다. 더베이101 요트클럽과 삼주 다이아몬드베이가 대표적이다.지친 몸과 마음이 ‘스르르’ 낮에 시원한 물놀이를 즐겼다면 밤에는 해운대의 또 다른 매력에 빠져보자. 마천루 도시 해운대 마린시티 내 ‘영화의 거리’가 그런 곳이다. 파크하얏트 부산에서 더샵 아델리스 아파트까지 해안 800m에 3개 테마 거리로 조성된 이곳에는 트릭아트 포토존, 핸드프린팅 등 볼거리가 많다. 이곳에서 감상하는 광안대교의 화려한 조명과 거무스레한 밤바다의 야경은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를 선사한다. 거리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외국 음식점은 물론이고 고풍스런 카페와 주점이 즐비해 외국인 관광객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숙박 시설도 단연 전국 으뜸이다. 조선비치 파라다이스 등 5성급 호텔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비즈니스 호텔과 모텔,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하다. 유아를 동반한 가족 단위 피서객은 백사장 가운데에 위치한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을 즐길 수 있다. 시끌벅적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휴가를 원한다면 걷기 코스도 좋다. 여름철엔 APEC누리마루가 있는 동백섬에서 출발해 백사장을 지나 미포를 거쳐 달맞이 고개로 이어지는 해안길이 무난한 코스다. 문화생활을 좀 더 즐기고 싶다면 센텀시티 내 ‘영화의 전당’도 좋은 휴식 장소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투수 이태양(23)이 브로커와 짜고 승부조작을 한 혐의가 드러났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 김경수)는 이태양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21일 불구속 기소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태양은 브로커에게 수천만 원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다. 이태양은 특정 경기에서 상대팀에 1회에 볼넷을 주는 수법 등을 쓰고 뒷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승부조작 브로커를 체포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태양의 혐의를 확인해 지난달 말부터 여러 차례 소환조사를 벌였다. 수사 대상에는 또 다른 선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가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건 2012년 당시 LG트윈스 박현준, 김성현 이후 4년 만이다. 또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안지만(33)은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개설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이진호)는 “안지만을 최근 비공개로 소환해 관련 혐의를 조사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안지만은 지인이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하는 데 돈을 대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자를 수사하다가 안지만의 자금이 흘러든 정황을 확보해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고 통화기록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안지만이 불법 사이트를 개설하는 줄 알고 돈을 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안지만은 지인이 음식점을 개업하는 데 돈을 빌려줬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지만은 이번 조사와 별개로 지난달 초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소환돼 해외 원정도박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창원=강성명 smkang@donga.com /대구=장영훈 기자}
101층 랜드마크 타워 1개 동과85층 타워 2개 동으로 구성“초고강도강판-콘크리트 등 활용포스코 기술력-정신 보여줄 터” 해운대를 넘어 대한민국의 명품이 될 엘시티(LCT)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꿈의 공간’을 지향한다. ‘L’은 ‘Leisurely Life(여유로운 삶)’, ‘Lovely Scenery(매력적인 풍경)’, ‘Lifelong Memory(잊지 못할 추억)’ 등 엘시티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가치를 담고 있다. ‘CT’는 ‘City’ 또는 ‘Cultural Town’을 뜻한다. 꿈의 브랜드답게 이곳에는 특급호텔과 생활형 고급주거시설인 레지던스, 휴양 및 주거, 레저시설이 조화롭게 들어선다. 2019년 11월 완공 예정인 엘시티는 101층 랜드마크 타워 1개 동과 85층 타워 2개 동으로 구성된다. 3개 타워의 연면적을 합치면 66만1134m²로 서울 63빌딩의 2.8배에 해당한다. 전국에서 단일 주거복합시설 중 엘시티보다 연면적이 넓은 곳은 없다. 부지 면적은 4만7944m²로 축구장 6.7개를 건립할 수 있는 규모다. 랜드마크 타워에는 6성급 관광호텔 260실과 레지던스 561실이 들어선다. 주거 타워에는 아파트 876채와 펜트하우스 6채가 들어선다. 포스코건설은 토목 공사를 끝내고 첨단 공법으로 건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투입되는 인력만도 하루 평균 1000여 명에 달한다. 대형 크레인 10여 대와 펌프카, 지게차 등 수십 대의 건설장비가 투입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공정은 15%다. 랜드마크 타워는 지상 5층, 주거 타워 2개 동 가운데 B동은 지상 7층, A동은 지상 3층까지 골조공사가 진행됐다. 시공사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안전이다. 이를 위해 재현주기 1000년의 최대 예상 지진도를 활용한 내진 설계와 재현주기 300년의 강한 태풍에도 견딜 수 있는 내풍 설계를 적용한다. 또 역도 선수가 무거운 것을 들기 위해 허리에 두꺼운 벨트를 차는 것과 같은 이치로 일정한 간격마다 건물의 한 층을 모두 고강도 콘크리트로 시공하는 ‘아웃리거 벨트월(건물의 횡력 저항을 강화하기 이한 구조물)’ 시스템을 적용한다. 이 시설은 초속 40m 이상의 강풍과 진도 7의 지진도 견딜 수 있다. 피난안전구역으로 활용될 이 시설은 랜드마크 타워에는 20, 58, 76, 97층에, 주거타워 2개 동에는 8, 38, 62층에 각각 시공된다. 화재 시 피난용 승강기를 통해 각 층의 입주민은 피난안전구역에서 지상으로 빠르게 대피할 수 있다. 저층 중층 고층 등 3단계로 나눈 승강기를 통해 연돌효과를 최소화하고 태풍, 자외선, 소음을 차단하는 커튼월 시스템으로 외벽을 시공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풍향풍속계, 지진계, 가속도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외부 하중이 건물에 미치는 영향 등을 측정해 안전하게 유지·관리하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된다. 응력이 집중되는 중심부 링크 빔 등에는 포스코가 개발한 초고강도 강판을 사용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한다. 건물 바닥 기초에는 균열 방지를 위해 초저발열 콘크리트인 ‘포스멘트’라는 특수 시멘트를 썼다. 누진전기료를 줄이는 열병합 발전설비, 지열시스템, 폐수열 회수시스템, 중수 우수 재활용, 대기전력 차단시스템, 주차장 통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부대시설 안 초절수형 양변기, 음식물쓰레기 자동이송설비 등 다양한 친환경 및 에너지절감 방안도 도입된다. 박희도 포스코건설 현장소장은 “엘시티를 통해 포스코의 기술력과 경험, 도전정신을 보여주고 대한민국 건축기술의 미래를 열겠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자갈치축제 예산 사용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해 열린 제24회 자갈치축제의 정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보조금 횡령으로 의심될 만한 심각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먼저 자갈치축제조직위원회는 부산어패류처리조합, 신동아수산물종합시장, 남포동건어물도매시장, 부산자갈밭시장, 자갈치상인연합회 5개 시장 상인회에 보조금 1억6000여만 원 중 5200여만 원을 나눠 주고 사용하도록 했다. 이 같은 보조금 재교부 행위는 근거 규정이 없다. 세금계산서 대신 간이영수증을 사용하고, 보조금 전용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결제한 사례도 여럿 확인됐다. A상인회는 300여만 원의 식대 증빙서류를 간이영수증으로 대체해 의심을 샀다. 특히 액화석유가스(LPG) 배달업소에서 100여만 원의 대형 프라이팬을 샀다는 등 이해하기 힘든 증빙서류가 첨부된 사례도 있었다. 부산참여연대 측은 “축제위원회의 결산 보고서는 회계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보기에도 허점투성이”라며 “관할 구청의 봐주기식 행정과 감사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조사 결과를 첨부해 엄중한 조사와 행정 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중구청에 보냈다. 참여연대 측은 요구서 내용대로 행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구청을 직무유기로 고발하고, 자갈치축제위원회도 보조금 횡령과 유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지난해 총장 선거 방식을 놓고 고통을 겪은 부산대는 요즘 막 퇴원한 환자처럼 들떠 있다. 비록 후유증은 남았지만 점점 활기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총장 직선제’라는 구성원들의 염원이 결국 이뤄진 게 원동력이다. 지난해 11월 직선제로 선출된 전호환 총장(58)은 교육부의 임명 절차를 거쳐 지난달 9일 공식 취임했다. 하지만 간선제를 고수한 교육부의 의지를 거스르기까지 아픔은 컸다. 교수들의 단식 농성에 이은 고 고현철 교수의 투신 등 구성원들의 희생은 한동안 씻기 힘든 상처로 남았다. 그만큼 새 리더가 된 전 총장의 어깨는 무겁다. 더욱이 올해는 부산대 개교 70주년이다. 전 총장은 15일 “많은 아픔 속에서도 묵묵하고 성실하게 직분을 다하며 인내해 준 대학 구성원들과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들께 감사하다”며 “임명 전 6개월간 구성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해외 대학 총장들이 쓴 책 등을 읽으면서 부산대가 나아갈 미래가 무엇인지 열심히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부산지역 4개 국·공립대 통합’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던졌다. 부산대 부경대 부산교대 한국해양대가 통합 대상이다. 10여 년 전부터 부산 교육계에서 거론된 얘기지만 각 대학의 반감을 살 우려가 큰 만큼 실질적인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전 총장은 “우리나라 시도 가운데 4개 국립대가 있는 곳은 부산이 유일하다”며 “연합체를 구성해 대학마다 특성화 전략을 세워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총장이 민감한 문제를 화두로 꺼낸 건 급속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의식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는 “인구 통계상 2023년에는 국내 대학 2곳 중 1곳 이상을 줄여야 할 형편”이라며 “각 대학 간 유사·중복 영역을 통폐합하고 강점 분야는 특성화해 기능을 재조정하는 게 통합의 목표로 그에 따라 예산과 규모가 늘어나면 서울대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해당 대학과의 논의가 전제돼야 해 요원한 과제다. 이에 전 총장은 부산대 자체의 힘을 기르기 위한 방안도 따로 내놨다. 사물인터넷, 바이오, 신소재, 안전재난시스템, 해양자원 등 5개 분야를 핵심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것. 그는 “인문학과 기초학문 육성은 대학의 기본 사명이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모든 학문에 골고루 투자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라며 “대학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대표 학문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 총장은 ‘순위’에 집착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는 “많은 대학들이 세계 100∼200위를 슬로건으로 삼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라며 “부산대 비전은 학생의 미래가 있는 대학, 시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본분을 다해 사랑 받는 대학이 되면 명성은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의미다. 전 총장은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학·석사를 마치고, 영국 글래스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부산대 교수로 임용된 후 조선해양공학과 학과장, 공과대학 부학장, 첨단조선공학연구센터 소장을 거쳐 2014년까지 대외협력부총장을 지냈다. 대한조선학회 학술상, 부산과학기술상, 해양과학기술상, 국가녹색기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주민소환 서명부 허위작성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 측근에게 징역형이 구형됐다. 8일 창원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구광현)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박치근 전 경남 FC 대표(57)와 박재기 경남개발공사 사장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박 씨 등은 지난해 11월 28일부터 12월 22일까지 창원시 북면의 한 사무실에서 박 교육감 주민소환 청구인 서명부에 2300여 명의 서명을 허위작성토록 지시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홍 지사 측근으로 문제가 불거지자 모두 사직했다. 또 검찰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권범 전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박 씨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은 22일 열린다.창원=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경남 의령군의회 의원들이 의장단을 나눠 먹기 위해 ‘혈서 각서’를 써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창녕군의회에선 ‘금품 살포’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8일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다른 의원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박재홍 창녕군의회 부의장을 체포했다. 검찰은 또 손태환 의장과 박 부의장을 포함해 일부 의원의 사무실 압수수색했다. 이번 수사는 최근 창녕군의회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떨어진 A 의원의 폭로에서 비롯됐다. A 의원은 7일 창원지검 밀양지청을 찾아 “부의장 선거에 나섰던 박재홍 의원으로부터 ‘잘 부탁 한다’는 청탁과 함께 50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박 의원은 최근 의장단 선거에서 부의장에 당선됐다.창녕=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검찰이 6일 오전 9시30분 부산시청을 압수수색 했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이날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도시계획실 등 2곳을 압수수색하면서 주택 관련 사업 등의 회계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검찰은 부산시청 외에도 전현직 고위층과 관련자의 주거지 4곳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건설현장 식당 입찰을 둘러싼 이른바 ‘함바비리’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청렴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부산시교육청의 노력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와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가 최근 부산지역 학부모 700명을 대상으로 ‘학교방문 시 촌지 등에 대한 부담감이 줄었는가’라는 질문에 77%가 ‘줄었다’고 답했다. 지난달 부산시교육청이 학술연구전문기관인 세상모든소통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 조사도 비슷했다. 교직원, 교육행정공무원 2080명과 학부모 6763명을 상대로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의 역점 사업인 청렴도 향상에 대한 평가’에서 교직원과 공무원의 92.2%가, 학부모의 82.7%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청렴도 외에 눈에 띄게 칭찬받는 분야는 없었다. 이번 조사는 학부모 외에도 교사 1590명과 학생 36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교육정책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는가’라는 질문에서는 38%가 ‘보통’이라고 답했고 25%는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37%만이 ‘개선됐다’는 의견을 보였다.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와 교육복지 확대에 대해서는 ‘잘됐다’는 의견이 20%에 불과했고, ‘보통’이라는 평가가 39%, ‘그렇지 않다’가 35%로 높게 나타났다.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남은 2년 동안 추진해야 하는 과제로 ‘교원 업무경감’(66.6%)이 1위로 꼽혔다. 교권 확립(59.3%)과 학교 민주화(22.6%), 인성교육 확대(22.3%)가 뒤를 이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과제’로 중학생은 ‘진로 탐색 등 다양한 체험활동 확대’(64.7%)를, 고교생은 ’9시 등교’(56.6%)를 각각 1위로 꼽았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심야에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아찔한 ‘폭주 레이싱’을 한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지방경찰청 교통과는 5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자동차 성능평가 기획사 대표 노모 씨(41)와 영상물 제작업체 대표 김모 씨(37), 불법 경주에 참가한 현직 의사 강모 씨(37) 등 11명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직의사인 강 씨 등 자영업자 9명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올림픽대로 등지에서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고급 외제 스포츠카를 시속 200km 이상으로 몰면서 총 17차례 속도 경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서로 추월하는 일명 ‘롤링 레이싱’ 방식의 불법 운전을 했다. 4~5km 구간을 최고 시속 272km까지 질주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올림픽대로 한남대교 광진교 자유로 뿐 아니라 대전 현암정 도로(청남대 부근) 경기도 양평 팔당댐 도로 가운데 속도위반 단속 장비가 없는 곳을 주 무대로 삼았다. 지난해 7월 7일에는 오후 11시부터 5시간에 걸쳐 길이 4.6km인 대구 앞산터널에서 외제 스포츠카 4대가 참가한 가운데 왕복 8차례 경주를 벌이기도 했다. 강 씨 등은 노 씨가 운영하는 기획사의 외제차 동호회원으로 밝혀졌다. 폭주 레이싱을 기획한 노 씨는 김 씨에게 600만~800만 원을 주고 폭주장면을 촬영한 뒤 한 인터넷 사이트와 유튜브 등에 올리도록 했다. 노 씨는 해당 사이트 일부 회원이 낸 후원금, 광고비 등으로 총 1억 2000만 원을 챙겼다. 거리에서의 집단 폭주는 공동위험 행위에 해당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가짜 협동조합과 위장 업체를 설립한 뒤 컴퓨터를 원격 조정하는 수법까지 동원해 수백억 원의 식자재 납품계약을 따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4일 입찰방해 등의 혐의로 식자재 납품업체 대표 김모 씨(49) 등 11명을 붙잡아 2명을 구속하고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2014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허위 식자재 협동조합과 위장 업체 9곳을 설립한 뒤 부산지역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 입찰에 참가해 1015차례 낙찰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학교에서 제시하는 기초가격에서 0.1~0.2% 간격을 두고 응찰금액을 정한 뒤 부산 강서구의 한 조합 사무실에서 원격조정 프로그램을 사용해 부산시내에 산재한 9개 업체 컴퓨터를 조정해 응찰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운영하는 학교급식 전자 조달 시스템(EAT)은 여러 업체가 같은 데이터 발신 주소(IP)로 응찰하면 담합이 쉽게 발각되기 때문에 이 같은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단속에 대비해 수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교육당국 등의 현장점검에 대비해 증거자료를 폐기하도록 지시했다. 이와 함께 반년마다 제출해야 하는 사업주와 종업원의 건강진단 결과서를 위조하고 사업장 소독 증명서도 관련 업체에서 가짜로 발급받아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여장을 한 동성애자가 남성 노숙자 2명을 자신의 방으로 유인해 살해했다. 4일 부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반경 부산 동구 수정동 김모 씨(66)의 월세방에서 남성 2명이 숨진 것을 집주인(62·여)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최모 씨(53)는 목과 가슴 등이 흉기에 찔린 상태로, 이 모씨(45)는 스카프에 목이 졸린 상태로 나란히 누운 채 발견됐다. 집 주인은 “비가 많이 오는데도 창문이 열려져 있어 안을 들여다보니 침대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경찰은 통신 추적을 통해 김 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이날 오후 경남 양산시 한 정신병원에 입원중인 그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동성애자인 김 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3시 반경 여장을 하고 부산역으로 가서 노숙자인 최 씨 등에게 “술 한잔 하자”며 자신의 방으로 유인했다. 이들은 술에 취해 김 씨를 여자로 착각한 나머지 먼저 성관계를 맺겠다며 말다툼을 벌였다. 김 씨는 싸움을 말리다 최 씨 등이 욕설을 해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범행 직후 경남 양산으로 도주해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3일 오후에도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아는 동생이 찾아오더라도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당부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김 씨는 2008년 10월에도 여장을 하고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B 씨(당시 45세)을 자신의 방으로 유인해 유사 성행위를 한 뒤 살해한 혐의로 7년간 복역하고 지난해 6월 출소했다. 경찰은 4일 김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경찰청 특별조사단이 본격 수사에 들어간 가운데 여고생과 성관계 파문을 일으킨 부산 학교전담경찰관(SPO) 두 명이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두 SPO는 최근 의원면직의 취소가 결정돼 경찰관 신분을 회복해 내부 징계 대상자에 올랐다. 특조단은 두 SPO의 행동에 위법 요소가 없는지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강압성과 계획성, 대가성 여부가 주요 확인 대상이다. 또 이들의 휴대전화 등을 통해 추가 피해자가 없는지도 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위법 요소를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찰은 “형사처벌 여부와는 별개로 내부 규정 위반이 확인되면 징계가 가능하다”며 “현재 밝혀진 상황만으로도 이들에게 ‘공무원 품위 유지 위반’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유사 사례가 있었다. 당시 전남지방경찰청은 사건 관계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순천경찰서 소속 A 경위를 파면시켰다. A 경위는 자신이 담당한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인 20대 여성과 술을 마신 뒤 순천의 한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지만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 관계자와 사적으로 접촉해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어 경찰공무원 행동 강령과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파면시켰다. 두 SPO도 여고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징계 최고 수위인 파면 대상이 된다는 얘기다. 당초 사건을 은폐하고 사직서를 냈을 때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파면 조치로 바뀔 경우 퇴직금의 50%(자기부담금)만 받을 수 있다. 현재 한 명은 퇴직금을 반납했고 다른 한 명에 대해선 지급 정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올해 첫 태풍 ‘네파탁(NEPARTAK)’이 3일 괌 남쪽에서 발생했다. 7월에 첫 태풍이 발생한 건 18년 만에 처음일 만큼 늦장꾸러기인 이 태풍은 한반도로 올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3일 오전 9시경 괌 남쪽 530km 부근 해상에서 네파탁이 발생했다. 네파탁은 오세아니아 태평양 서북부에 있는 섬나라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유명한 전사의 이름이다. 네파탁은 중심기압 1000hPa(헥토파스칼·기압 단위), 최대 풍속 초속 18m, 강풍 반경 220km의 소형 태풍으로 현재 북서쪽으로 이동 중이다. 하지만 점점 강해지고 있어 7일에는 중심기압 945hPa, 최대 풍속 초속 45m, 강풍 반경 350km의 중형 태풍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기상청은 예측했다. 기상청은 “이동 경로는 중국 남동부 지역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 뒤 한반도 쪽으로 북상할 가능성도 있어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이번 주 내내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4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해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부지방은 시간당 30mm 내외의 강한 비와 돌풍, 천둥, 번개가 치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5, 6일에는 전국, 7일엔 서울 경기와 강원, 9∼10일엔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겠다. 이에 앞서 주말인 3일에도 충청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계속 내렸다. 전남, 경남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돼 진도, 해남 목포, 광주에 50∼90mm의 강수량을 보였다. 특히 주말 장대비가 내린 부산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2일 오후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 인근 온천천 인근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40대 남성 한 명이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119구급대에 구조됐다. 부산 금정구에선 한 다세대주택 담벼락이 무너져 12가구 주민이 대피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