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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은 애초에 경쟁상대가 안 된다. 경쟁을 붙인 정부의 잘못이 크다.”(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불공정 용역으로 밀양이 결정된다면 불복종 운동을 해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 14일 오후 부산 중구 옛 미화당백화점 앞 사거리. 영남권 신공항의 부산 가덕도 선정 추진을 위해 3만여 명(경찰 추산 1만5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부산지역 여야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현장에는 새누리당 부산시당위원장인 김세연 의원과 유재중 이진복 배덕광 의원, 더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김영춘 의원과 김해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를 앞두고 정치권이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신공항 선정을 놓고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가덕도를 지지하는 부산지역 의원들은 3월 29일 대구가 지역구인 친박(친박근혜)계 조원진 의원의 ‘선물 보따리’ 발언을 문제 삼았다. 조 의원이 총선 선거대책위 발대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에 선물 보따리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신공항 입지가 경남 밀양으로 선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신공항과는 전혀 다른 문구다. 용역 진행 사항도 전혀 모른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부산지역 의원들은 조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아 1일 정진석 원내대표와 면담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도 다음 날 정 원내대표와 만나며 맞대응했다. 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14일 국회에서 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해 새누리당 영남권 의원들을 상대로 비공개 개별 보고를 하려다 돌연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도 갈등을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차기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최근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를 찾아 “부산 시민은 입지 선정 절차가 객관적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되고 있느냐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사실상 가덕도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대구가 지역구인 더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전문가인 정치인들이 정치적 사안으로 몰고 가면 안 된다”며 “전문가들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익기 한양대 교수(교통·물류공학과)는 “정치권이 용역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흐려 놓고 있다”며 “이제 국민도 결과가 객관적인 분석이라고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은 유치 경쟁을 자제하고 객관적 지표를 통해 결과가 나오면 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영진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도 “대중을 선동하지 말고 결과가 타당성 있게 조사된 것인지 차분하게 검증한 뒤 문제가 있으면 지적하는 방식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인이 갈등의 증폭자가 아니라 중재자로 해당 지역 주민의 불만을 달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화미주인터내셔날(화미주) 본사 6층 집무실에서 김영기 대표(56)를 만났다. 그는 출근 전 한 매장에 들러 직원 교육을 하고 왔다. “국내 10만 개, 부산에만 7000개의 미용실이 있어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길은 교육뿐입니다.” 미용실 매장 1곳으로 출발한 화미주는 33년 만에 매장 42곳을 가진 동남권 최대 미용 업체가 됐다. 연간 매출은 400억 원, 전체 직원 수는 800명 정도다. 2020년까지 매장 60곳을 만드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화미주는 1983년 부산 중구에서 ‘파리 미용실’로 출발했다. 당시 근처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던 김 대표는 이 미용실의 총무로 스카우트됐다. 미용실 원장이 장사를 잘한다는 소문을 듣고 직원 교육과 홍보를 맡긴 것이다. 당시 그는 미용 기술이 전혀 없었지만 과감하게 도전했다. 1986년 입사한 뒤 미용실 이름을 ‘화미주’로 바꾸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다양한 홍보 전략으로 매출을 신장시킨 공로로 지분 사장에 올라 돈을 모았다. 입사 8년 만인 1994년에는 회사를 인수해 대표가 됐다. 이듬해 부산 서면에 2호점을 열고 매장을 늘려 나갔다. 김 대표는 “미용업은 기술업에서 서비스업을 지나 이제는 교육업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경영 방식으로 매출을 끌어올렸고 부산을 중심으로 울산과 경남으로 매장을 확장했다. 화미주는 직원 교육을 위한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차별화에 나섰다. 모든 헤어 디자이너는 연간 154시간의 의무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 과정에는 기술은 물론이고 인성, 서비스, 화술, 마케팅 전략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위한 미용 영어까지 포함돼 있다. 화미주가 직원 교육에 투자하는 돈은 연간 3억 원이 넘는다. 화미주의 디자이너 승격 시험은 철저하고 까다로워 업계에서는 ‘미용고시’라고 불릴 정도다. 매장의 점장으로 일하려면 최소 10년간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능력을 평가받아야 한다. 매장의 운영은 직영이 원칙이지만 소수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화미주는 헤어업계에서 도전적인 회사로 유명하다. 국내 최초로 미용업계에 마일리지 제도를 실시했다. 윤기 나는 생머리의 대명사로 불리는 일명 ‘코팅 파마’도 처음 시작해 전국에 유행시켰다. 친환경 원료를 사용해 머릿결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와칸 염색’도 처음 시작했다. 매장 인테리어를 고급화하고 좌석 간 간격을 기존 미용실보다 1.5배 넓게 구성해 편안한 기분을 느끼도록 차별화했다. 김 대표는 “고객은 항상 정직하다. 좋은 서비스와 기술로 고객을 맞는다면 반드시 다시 우리 매장을 찾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특히 그는 업계에선 처음으로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김 대표는 2020년까지 중구 광복로에 5000m² 규모의 ‘미용 타운’을 세우고 장학회를 설립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늘 비전 노트를 갖고 다닌다는 그는 “주변 사람과 목표를 공유하고 되새기면서 최선을 다한 뒤에는 꿈이 어느새 현실이 돼 있었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인제대가 높은 취업률과 다양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인제대는 최근 2년 연속 부산울산경남 지역 ‘나’그룹(졸업생 2000∼3000명) 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사업(K-Move)을 유치한 데 이어 고용노동부의 대학창조 일자리센터 사업도 따냈다. 올 초에는 경남에서 유일하게 장기현장실습제(IPP)형 일·학습병행제 사업에 선정됐다. 박석근 인제대 학생취업처장(59·사진)을 만나 다양한 학생 취업 지원 전략을 들었다. ―IPP형 일·학습병행제 사업을 소개한다면…. “3, 4학년 학생들이 전공과 관련된 기업에서 4개월 이상 체계적인 현장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인제대는 올해부터 5년간 매년 1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지역의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체와 협약을 맺고 2학기부터 재학생 150명의 장기 현장실습을 지원할 예정이다.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돕기 위해 금융 등 산업 현장에서 베테랑으로 일해 온 전문가 4명을 전담 교수로 영입했다. 학교 안에 전담센터도 10일 문을 연다. 5년 동안 학생 800여 명을 기업으로 파견해 이 중 70% 이상이 취업하도록 도울 것이다.” ―최근 여러 외부 지원 사업을 유치했는데…. “지난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사업인 K-Move 사업과 고용노동부의 대학창조 일자리센터 사업을 유치해 학생들의 진로 및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한국장학재단의 취업연계 중점대학 사업에도 선정됐다. IPP 사업이 고학년을 위한 것이라면 이 사업은 1, 2학년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학생들이 취업 한파에 좌절하지 않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더 많은 사업을 유치하겠다.” ―차별화된 취업 지원 전략이 있다면…. “차인준 인제대 총장은 소통과 교감을 대학 운영의 가장 큰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것이 취업 분야에서 좋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맞춤형 지원’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인데, 이를 위해선 학생과의 질 높은 소통이 우선돼야 한다. 나아가 학부모, 기업 등 대학을 둘러싼 여러 구성원과의 소통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외부 정책 지원 사업의 제안서를 준비하고 각 기관들을 설득하고 있다. 사회는 급속히 바뀌고 있다. 지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그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 취업’은 학생 혼자서만 감당할 문제가 아니다. 인제대를 선택한 학생들의 미래는 소중한 ‘약속’인 만큼 더 열심히 돕고, 더 많이 지원해 나가겠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조현병(調絃病·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30대 청년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1년 간 학대하고 그의 부모까지 협박해 거액을 뜯어낸 부부가 법정에 섰다. 최근 서울 강남역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 등 조현병 환자의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이들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울산지검은 인질강도와 상해 등의 혐의로 A 씨(36)를 구속 기소하고 그의 부인(29)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대부업자인 A 씨는 지난해 3월 대출 전단지를 보고 찾아온 B 씨(30)에게 “숙식을 해결해 주고 대부업 일도 가르쳐 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다. 하지만 A 씨 부부는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B 씨를 수시로 폭행했다. 컴퓨터 게임에서 져 화가 난다는 이유로 폭행하기도 했다. 부인 역시 아이를 잘 돌보지 않는다고 폭행에 가담했다. A 씨 부부는 B 씨 가족까지 괴롭혔다. A 씨는 B 씨 어머니에게 전화해 “당신 아들이 내 부인을 성폭행했으니 합의금을 내라”며 1700만 원을 요구했다. 거짓 주장이었고 아무 증거도 없었지만 B 씨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 B 씨 가족들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돈을 줬다. 가족들이 속아 넘어가자 이 부부는 B 씨 가족을 더 괴롭히기 시작했다. A 씨는 B 씨 명의로 구입한 승용차 할부금 때문에 압류가 들어왔다며 그의 부모로부터 1400만 원을 받아냈다. 또 자신이 처벌받은 공무집행방해죄의 판결문을 B 씨 가족에게 보내 “(B 씨가) 경찰에서 진술을 잘못해 집행유예와 사회봉사명령을 받았으니 손해를 배상하라”며 요구해 2000만 원을 챙겼다. 올 초에는 B 씨 때문에 아이가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가게 됐다면서 1000만 원을 요구했다. 부부는 ‘아기 젖병을 제대로 씻지 않아 피부병에 걸렸다’, ‘아기를 떨어뜨려 다치게 했다’, ‘부인의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아이들에게 상한 음식을 먹였다’는 등의 여러 거짓말로 돈을 요구했다. B 씨 아버지에게는 “1000만 원을 주지 않으면 아들을 중국으로 팔아넘기겠다. 친권포기 각서를 작성하라”고 윽박질렀다. 돈을 건넨 B 씨 아버지는 친권포기 각서를 쓴 뒤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자살까지 기도했다. 이들은 B 씨의 형에게도 접근해 위조한 임대차계약서를 보이며 400만 원을 받아냈다. A 씨 부부는 이런 수법으로 B 씨 가족으로부터 총 8차례에 걸쳐 7000만 원 상당을 챙겼다.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던 B 씨 부모는 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고리의 사채까지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 씨 부부는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울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영세 업체들을 회유해 투찰가를 담합하는 등의 수법으로 200억 원대(낙찰금액 기준) 입찰 비리를 저지른 혐의(입찰방해 등)로 박모 씨(57)를 구속하고, 조모 씨(33) 등 4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등은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를 납품하면서 2012년 1월부터 올 3월까지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한 학교급식 입찰에 다른 급식업체와 사전에 정한 입찰가로 15만6912회 응찰해 3255회를 낙찰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낙찰 받은 급식금액은 201억9200만 원이었다. 오리와 닭고기 등 가금류를 납품하는 조 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올 5월까지 비슷한 수법으로 입찰에 1만5892회 응찰해 342회를 낙찰 받은 혐의다. 조 씨 등이 낙찰 받은 급식금액은 10억1800만 원에 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부산과 대구, 경북지역에서 급식업체를 운영하면서 학교급식 입찰에서 입찰 참여를 목적으로 사전에 위장업체를 만들고, 영세한 급식업체에 매달 350만¤400만 원을 주는 대가로 입찰에 필요한 공인인증서를 받아 직접 응찰하거나 미리 정한 입찰가를 제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가족 명의의 급식업체를 운영하면서 입찰가를 담합해 낙찰률을 높이거나 다른 업체가 낙찰 받을 경우 닭이나 오리를 대신 납품할 수 있도록 사전 모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또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71차례에 걸쳐 실제 소독을 하지 않고 거짓으로 발급받은 소독필증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가 원도심 문화예술 창작공간인 ‘또따또가’ 덕분에 제2회 멕시코시티 국제문화상에서 심사위원단 특별상을 수상했다. 또따또가는 2010년부터 시와 지역 예술가가 손을 잡고 중구 중앙동 일대의 빈 주택 상가를 활용해 만든 복합문화예술공간. 관용, 배려라는 뜻의 프랑스어 ‘톨레랑스’에서 ‘또’를, 예술가와 시민이 떨어져 살지만 또 같이 모여 문화를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따또’를, 열린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가(街)’를 따와 만든 조어다. 부산시는 “기존 관 위주의 행정에서 벗어나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예술교육연합회 등과 협업해 추진했고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창작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6일 밝혔다. 또따또가는 지역 예술가들에게는 안정된 작업 여건을 제공하고 시민들에게는 쉽게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일석이조의 문화예술 시책이란 평가를 받아 왔다. 멕시코 멕시코시티와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문화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멕시코시티 국제문화상은 ‘지속 가능한 도시’의 주요 특성인 문화 부분에 특히 기여도가 높은 도시의 공로를 인정하기 위해 2013년 제정됐으며 3년에 한 번씩 시상한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얼마 전 한 부산시민을 만났다. 비즈니스차 호텔을 자주 이용한다는 그는 “부산 롯데호텔이 해외 특급 호텔처럼 품격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고객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을 위한 휴식 및 공익적인 공간을 만들어 부산을 대표하는 호텔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의 번화가인 서면에 위치한 이 호텔은 관광도시 부산에서 손꼽히는 특급 호텔 가운데 하나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롯데호텔 1층에 공사가 한창이다. 바로 옆에 백화점도 있는데 굳이 호텔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판매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보니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부산진구에 위치한 롯데호텔 부산점을 찾았다. 1층 출입문을 새로 설치하기 위한 공사로 어수선했다. 시민의 말처럼 매장 변경 사실이 고지돼 있었다. 롯데 측은 “조만간 리노베이션 공사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까지 호텔 1층에 있는 식당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의류 판매장을 설치할 예정”이라며 “매장 수나 입점할 물품 등은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의 내부 방침에 일반 시민이 의견을 내놓는 일은 흔치 않다. 호텔 1층에 의류 매장 등이 들어서는 게 그렇게 생소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 시민의 지적에는 부산 시민이 생각하는 ‘롯데’라는 기업 이미지가 일정 부분 녹아있는 듯했다. 부산엔 롯데백화점이 무려 4개나 있다. 2개 이상의 백화점을 가진 회사가 없을 만큼 독보적이다. 9개의 마트뿐 아니라 아웃렛까지 있다. 유통 공룡 롯데의 위상은 부산에서 최고 정점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래서 부산 시민들은 수년 전부터 롯데백화점과 마트의 현지 법인화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좋은 롯데 만들기 부산운동본부’가 결성돼 지금까지 27차례 롯데 현지 법인화 목요 캠페인을 벌였다. 또 롯데가 지역에서 돈만 벌어 가고 지역 공헌도는 낮다고 인식하고 있다. 부산발전시민재단 등이 지난해 롯데의 지역 공헌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2.9%만 ‘공헌한다’고 했고, 51.5%는 ‘안 한다’고 답했다. 롯데 측은 “부산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공헌 사업도 꾸준히 펴고 있다”고 하지만 부산 시민들은 롯데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롯데는 이 시민의 지적을 트집 정도로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이 속에는 롯데에 대한 불만과 기대감이 함축돼 있다.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지역민과 정서적 유대감을 높여야 한다. 시민과 공감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강성명·부산경남취재본부 smkang@donga.com}
전국에서 백병원 5곳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복마전(伏魔殿) 같은 비리로 얼룩진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부장 임관혁)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수재 혐의로 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89)을 불구속기소하고, 병원의 각종 소모품 구매를 대행하는 A사 대표 박모 씨(60)를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백 씨는 박 씨와 짜고 2010년 8월 A사 소유인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의 시설 리모델링비 등으로 책정된 30억 원을 주식 구입 등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백 씨와 그 일가족이 다수 지분을 소유한 A사는 백병원이 사용하는 거의 모든 물품을 구매하는 대행업체다. 백병원은 최근 5년간 순이익을 내지 못했지만 A사는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비리의 근원지’로 확인됐다. 백 씨와 일가족, 박 씨 등이 5년간 배당금으로 챙긴 돈은 총 100억 원에 이른다. 또 검찰은 병원 부대시설 운영권을 받는 대가로 박 씨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로 백병원 부대시설 운영자 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박 씨는 편의점 등 백병원 입점업체 등에서 입점 대가로 10억 원을 받아 백 씨에게 상납했다. 또 업체로부터 3억 원의 뒷돈을 받아 착복했다. 이번 수사는 박 씨의 비리 첩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병원 현직 의사의 비리도 드러났다. 해운대백병원 과장 주모 씨(52)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특정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의약품 독점판매 대행업자로부터 1억23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 기소됐다. 또 검찰은 자신의 딸이 백병원에 채용되도록 면접 문제와 모범답안을 알아낸 혐의(업무방해)로 부산백병원 부원장인 백모 씨(51)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항 개항 이후 최대 프로젝트인 북항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환승센터 개발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환승센터는 육상 해상 등 교통수단 이용자가 다른 교통수단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돕기 위한 것으로 북항여객터미널의 활성화와 직결된다. 30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북항재개발지구의 환승센터 개발 사업자를 모집했지만 한 업체도 참가하지 않았다. 당초 3개 업체가 관심을 보였지만 모두 포기했다. BPA는 지난해 12월 모집 공고를 내고 3월까지 사업 신청서를 받은 뒤 4월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이에 BPA는 최근 사업자 재공모 공고를 냈다. 7월까지 신청을 받을 예정이지만 입찰 업체가 나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19년 완공 목표인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업체들은 비싼 부지 가격과 공공시설 개발의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사업 참여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승센터가 들어설 곳은 충장로를 사이에 두고 부산역 맞은편 2만6275m²이다. 이 부지의 예정 지가는 947억2000여만 원(m²당 360만5000원)이다. BPA 측은 “불과 2, 3년 전만해도 부지 감정 평가액이 절반 수준이었다. 사업 추진에 장애가 되고 있어 안타깝지만 땅값은 외부 공인기관에서 평가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전체 부지에서 건물 바닥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인 건폐율도 1, 2층은 80%지만 3층 옥상은 25%로 제한됐다. 부산역과 연결될 보행 덱에서 바로 이어지는 부분이어서 개발 면적을 크게 줄인 것이다. 정형돈 BPA 재개발사업단장은 “철도와 지하철, 노선버스 등을 이용해 부산역 광장에 도착한 관광객은 역 2층 대합실에서 충장로 상공을 가로지르는 보행 덱과 환승센터 옥상을 통해 북항재개발지역의 국제여객터미널이나 해양문화지구, 공원 등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지 면적 대비 전체 건축면적 비율을 뜻하는 용적률은 400%로 제한되며 고도제한은 지상 80m이다. 환승센터 1층에는 북항재개발지역을 경유하는 노선버스의 정류소와 택시 승강장 등 환승시설이 들어선다. 다만 이 사업은 유동성 측면에서는 큰 매력을 갖고 있어 여전히 업체의 관심은 높다. 환승센터는 보행 덱을 통해 부산역과 곧바로 연결되는 데다 국제여객터미널, 방송사 등이 들어설 정보기술(IT)·영상·전시지구, 해양문화지구, 공원과 인접해 있어 향후 북항재개발지역에서 가장 많은 유동인구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설이다. 정 단장은 “갑자기 치솟은 땅값 때문에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지만 사업성은 높다”며 “각 사업 참여자마다 요구하는 인센티브 항목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BPA는 부산역 일대와 북항재개발지역 환승센터를 구름다리 형태로 연결하는 보행 덱의 1단계 공사를 11월경 시작한다. 길이 100m, 폭 60m가량의 보행 덱은 무빙워크가 설치되고 잔디광장도 조성된다. 길이 500m, 폭 8m의 2단계 보행 덱은 2019년까지 설치할 계획이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전국 5곳의 백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의 내부 비리가 검찰 수사로 밝혀졌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과 배임수재 혐의로 백모 전 인제학원 이사장(89)을 불구속 기소하고, 간납업체 A사 대표 박모 씨(60)를 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다. 백 씨는 박 씨와 짜고 2010년 8월 A사 소유인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 운영자금 30억 원을 주식 구입 등의 명목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간납업체는 병원으로부터 의약품 구매업무를 위탁받아 대행하는 업체로 백 전 이사장 일가족이 지분의 80% 가량을 소유하고 있다. 검찰은 또 병원 부대시설 운영권을 받는 대가로 박 씨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로 백병원 부대시설 운영자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는 편의점과 커피숍 등 백병원 입점업체 등으로부터 리베이트로 10억여 원을 받아 백 씨에게 상납한 혐의다. 박 씨는 또 다른 업체로부터 3억여 원의 뒷돈을 받아 개인적으로 썼고, 백 전 이사장의 주식배당금 2억 원을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특정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의약품 독점판매 대행업자로부터 수년간 1억23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해운대백병원 의사 주모 씨(52)를 구속기소했다. 또 자신의 딸이 백병원에 채용되도록 면접문제와 모법답안을 알아 낸 혐의(업무방해)로 부산백병원 부원장인 백모 씨(51) 등 3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검찰은 백 전 이사장 등이 부산 해운대백병원 내 식당 운영을 저가에 특정 업체에 맡겨 인제학원에 약 186억 원의 손실을 끼쳤다는 교육부 감사 내용에 대해선 혐의가 없다고 밝혔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동래경찰서는 도심 대로변에서 각목으로 여성 2명을 무차별 폭행한 혐의(특수상해)로 김모 씨(5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김 씨는 25일 오후 5시 15분경 부산 동래구에서 가로수를 지지하는 각목을 뽑아 길을 걷던 정모 씨(78·여)와 서모 씨(22·여)를 폭행해 중상을 입힌 혐의다. 두 사람은 머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10여 년 전부터 정신분열증을 앓아왔으며 지난해부터 정신장애 판정을 받지 못해 구청으로부터 지원받던 생계급여가 대폭 깎여 생활고를 겪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평소 앓고 있던 정신병과 생활고에 대한 분노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씨의 구속 여부는 28일 부산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결정된다.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부산에서 ‘묻지 마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25일 오후 5시15분경 부산 동래구 길거리에서 술에 취한 김모 씨(52)가 가로수를 지지하는 각목을 뽑아 길을 가던 정모 씨(78·여)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이어 김 씨는 지나가던 서모(22·여)씨에게도 각목을 휘둘렀다. 두 사람은 머리 등이 찢어진 채 피를 많이 흘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범행 현장을 목격한 시민 4명이 김 씨를 제압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시민들로부터 김 씨의 신병을 인계받아 폭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 씨는 소주 3병을 마신 상태로 확인됐지만 자세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산 불량 전자담배와 부품을 수입해 판매한 혐의(제품안전기본법 등 위반)로 이모 씨(33)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KC인증(국가통합인증마크)을 받지 않은 전자담배나 인증을 받았지만 부품을 싼 것으로 교체한 불량 전자담배 31만 개(시가 472억 원), KC 인증이 취소된 전자담배 충전기 10만 개(시가 2억 원)를 수입해 일부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관련법이 제정된 지난해 5월 이전에도 70만 개가량의 불량 전자담배를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이 판매한 불량 제품 중 상당수는 과전류 등에 대한 안전장치가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폭발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압수한 전자담배 5개사 7개 제품을 대상으로 과전류에 의한 폭발실험을 벌인 결과 20분 내에 5개 제품이 폭발했다. 전지부품을 교환해 유통시킨 제품은 5개 중 3개가 폭발했고, KC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 2개는 모두 폭발했다. 경찰은 적발된 수입업체 5곳으로부터 불량 전자담배 5만4100여개와 불량 충전기 2만8600개를 압수하고 한국기술표준원에 통보해 불량제품을 리콜 조치할 계획이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영산대가 첨단 기술로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학사 운영을 확 뜯어 고친다. 특정 학과에 편중된 소프트웨어 교육을 전 학과에 도입하고 대학 전체를 ‘스타트업 캠퍼스’로 조성한다. 스타트업 캠퍼스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보유한 신생 기업인 ‘스타트업 컴퍼니’를 본뜬 것이다. 먼저 영산대는 최근 정보기술(IT)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들을 모아 ‘소프트웨어 교육 자문단’을 구성했다. 김진형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장,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이사 회장, 형태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김영환 전 ㈜KT네트웍스 대표이사,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등 전문가 5명이 뭉쳤다. 이들은 영산대가 내년부터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선도하기 위한 기술인력 양성에 힘을 쏟는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인터넷을 통한 대규모 온라인 강좌를 뜻하는 무크(MOOC)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능한 강사의 강의를 화상으로 제공하고 학생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 수업을 총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교육센터도 설립한다. 센터는 절반 이상이 산업계 인사로 구성되고 현장 중심 교육과정을 개발해 프로젝트 교육 내용 및 결과물을 산업계에 적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내년부터 법학, 경찰행정 등 비공학 계열도 소프트웨어나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 분야의 학점을 일정 점수 이상 취득하게 할 계획이다. 공학계열의 학생은 산업계에서 점차 활용 폭이 넓어지는 사물인터넷 응용 능력 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학생들의 스타트업 소양을 높이기 위해 캠퍼스 리모델링 프로젝트(C-Project)를 추진한다. 스타트업 회사나 창업자의 성공 스토리를 비롯해 다양한 목소리를 접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3년간 총 105억 원을 투자한다. 양산캠퍼스는 스마트자동차 관련 산업의 공과대학으로, 해운대캠퍼스는 디자인·문화·가상현실 중심의 창조융합소프트웨어 대학으로 특화해 나갈 계획이다. 스타트업 소양교육은 기존 성공 사례를 분석해 자신의 미래와 학업, 상품을 기획하고 실현하도록 짜인다. 특히 스타트업지원센터를 신설해 아이템 발굴과 프로젝트 지원, 사업화 과정 및 기업의 상용화를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다. 올 하반기에 소프트웨어와 스타트업 교육을 위한 우수 교원 20명을 별도로 채용한다. 부구욱 영산대 총장은 “다양한 개혁을 통해 학생들이 졸업할 때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보유한 인재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며 “하나의 직업만으로는 살 수 없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창조융합산업 사회가 곧 닥쳐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학을 먼저 혁신하는 것이 청년과 사회를 위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지법 형사합의 7부(부장판사 이훈재)는 공사 관련 청탁과 수사 무마 등의 이유로 하수관거 공사업체 대표로부터 1억3000여 만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 기소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비공식 비서 차모 씨(39)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죄질이 불량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차 씨는 2014년 11월 대구지역 하수관거 공사업체 대표 임모 씨(50)로부터 “경쟁 업체 투서로 형사사건 수사를 받게 됐으니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가 인정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차 씨를 기소하면서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김 전 대표의 입법보조원으로 등록됐지만 실제 수행 비서진으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 측은 차 씨가 수행비서 역할을 잠시 했지만, 무보수였던 만큼 공식 비서진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20대 총선을 앞두고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설동근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이 구속됐다. 최호식 부산지법 동부지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청구한 설 전 차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범행이 중대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설 전 차관은 지난해 7~12월 부산 해운대구에 사무실을 차린 뒤 해운대구갑 선거구 주민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홍보성 문자메시지 20만여 통을 보내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올 초 20대 총선 해운대구갑 선거구의 새누리당 경선에 나섰다가 하태경 당선자한테 밀려 출마하지 못했다. 앞서 검찰은 11일 해운대구갑 선거구 주민에게 설 전 차관의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홍보성 문자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캠프 관계자 3명을 구속했다. 그는 부산시교육감에 3회 연임한 뒤 교육부 차관 등을 지냈고 지난해까지 동명대 총장으로 재직했다.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운전 중 초등학교 앞 건널목을 건너던 어린이를 치고 달아난 교육 공무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23일 교통사고를 낸 뒤 피해자를 돌보지 않고 도주한 혐의(특가법상 도주차량)로 송모 씨(57)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 씨는 12일 오후 7시 45분경 부산 중구 봉래초등학교 인근 건널목에서 보행자 신호에 길을 건너던 이모 양(6)을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지점은 어린이보호구역 안이었다. 이 사고로 이 양은 이마에 찰과상을 입었고 사고 충격으로 넘어지면서 왼쪽 발목도 다쳤다. 이 양 부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사고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고 송 씨를 붙잡았다. 송 씨는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행정직으로 일하는 교육 공무원으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사고 충격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송 씨는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사고현장을 다시 찾아 주변 상황을 살핀 것으로 드러났다.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폭행하는 내용의 불법 게임물을 유포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9일 불법 음란 게임을 인터넷에 올려 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김모 군(19)과 이모 씨(20)를 불구속입건했다. 또 경찰은 이 게임을 인터넷 웹하드에 올려 배포한 정모 씨(23) 등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일본에서 제작된 이 게임은 인터넷에서 만화 캐릭터와 가상 연애를 한다는 소재로 구성됐다. 어린 소녀와 친해진 뒤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폭행하는 내용이다. 정식 수입되지 않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분류도 받지 않은 불법 게임이지만 지난해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군은 지난해 5월 해외에 서버를 둔 성인물 제공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회원들을 모으기 위해 이 게임의 일본판 버전과 음란물성 만화 3000여 건 등을 게재해 회원 1만4000여명한테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 이 게임의 한국어판 버전을 제작해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설치해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든 뒤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혐의다. 정 씨 등은 이 게임을 다른 웹하드에 올려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고 포털과 웹하드 등 19개 업체에 이 게임이 검색되지 않도록 차단 협조를 요청했다.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교육청이 학생 건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한다. 치열한 학업 경쟁으로 갈수록 약해지는 학생의 체력뿐 아니라 정신건강까지 챙기기 위해서다. 부산시교육청은 체육 보건 급식 등 3대 분야 13개 중점 과제를 중심으로 ‘부산 건강학생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먼저 체육 분야에서는 학교별로 3종목 이상 스포츠클럽을 운영한다. 축구 농구 탁구 등 특정 종목에 취미가 있는 학생을 동아리 형태로 구성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돕는다. 체조 등 일부 종목은 외부 전문 강사를 초빙해 지도를 맡길 예정이다. 특히 학생 건강 및 체력 관리 등급인 PAPS(Physical Activity Promotion System) 4, 5등급에 속한 저체력 학생은 집중 관리해 3등급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보건 분야에서는 ‘학생 표준 건강지수’를 개발한다. 현행 학생 대상 건강검사가 표준 미달 등 광범위한 결과만 표시되지만 앞으로는 보다 구체적인 측정 방안을 만든다. 부산시교육청은 “조만간 보건의료, 환경, 사회의학, 신체활동, 영양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건강지수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초중고교 2곳씩 모두 6곳을 ‘학생건강증진 선도학교’로 지정해 운영하고, 아토피와 천식 등을 앓는 학생을 위해 부산시아토피치료센터와 연계할 예정이다. 급식 분야에서는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나트륨 줄이기 운동을 적극 추진한다. 식생활 교육 및 학교영양상담 프로그램과 학교급식연구회도 운영할 방침이다. 부산시교육청은 “학생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체력 관리뿐 아니라 학생의 정신건강을 돌보기 위한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부산시교육청은 기존 31개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던 ‘학생정서케어 시스템’을 올해부터 641개 초중고교 전체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이 프로그램은 우울, 불안, 자살 충동, 돌출 행동 등의 증상을 보이는 ‘관심군’ 학생에 대한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가 주요 목표다. 지난해 기준 부산에서 관심군으로 판정된 학생은 2000여 명에 이른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들의 정밀검사 비용 등에 필요한 예산 6억 원을 확보했다. 또 학생의 정서 상담 등을 위해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구성된 ‘학교마음건강 자문의사’ 14명을 위촉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들은 상담을 통해 학생의 행동 특성과 정서를 파악해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거나 치료가 필요할 경우 전문기관에 치료를 의뢰하는 역할을 맡는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의 한 대학에서 축제 공연을 보던 여대생 2명이 채광창 위에 올라갔다가 지하로 떨어져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4년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와 쌍둥이처럼 닮은 일이 벌어지자 시민들의 희박한 안전 의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오후 10시경 부산 남구 부경대 잔디광장에서 열린 대학축제에는 한 인기 걸그룹이 초대 가수로 등장했다. 잔디광장에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부경대 1학년 박모 씨(19·여) 등 2명은 무대를 보기 위해 환경해양관 건물 1층 창가에 설치된 1.6m 높이의 채광창 위로 올라갔다. 한 학생은 “잔디광장에 사람이 너무 많아 10명이 훨씬 넘는 학생이 채광창에 올라가서 공연을 봤다”고 했다. 이들이 채광창 위에서 30분가량 공연을 본 뒤 차례로 내려오면서 상황은 무사히 끝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박 씨 등 2명이 내려오던 순간 갑자기 “우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채광창이 부서졌고 이들은 7m 아래 지하로 추락하고 말았다. 박 씨 등은 머리와 다리, 어깨 등에 다발성 골절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겨운 공연을 보기 위해 위험한 곳에 올라갔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점이 2014년 10월 16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 무대 환풍구 추락사고와 닮은꼴이다. 행사 당시 축제 주최 측이나 대학 관계자들은 채광창 주변을 통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채광창이 올라간 사람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서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안전사고 통제나 채광창 시공 등에 과실이 확인되면 관련자를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터넷 등에서는 일반 시민의 안전의식을 먼저 되돌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1.6m 높이의 채광창은 바로 옆의 에어컨 실외기를 밟아야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피해자 스스로 위험한 곳을 찾아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환풍구가 큰 무게를 지탱할 수 없다는 것을 제대로 몰랐을 수 있는 판교 사고와 달리 투명한 플라스틱 채광창이 성인 1명의 몸무게도 버티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