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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선발 라인업 중 두 자리를 차지하는 레프트는 공격과 리시브를 책임져야 한다. 둘 중 한 명이 무너지면 나머지 선수에게 부담이 쏠리지만 서로가 제 역할을 해낼 경우 공수 양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2일 흥국생명 레프트 김연경(32·사진), 이재영(24)이 보여준 경기가 그랬다. 이날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순위결정전에서 흥국생명은 김연경, 이재영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도로공사에 3-0(25-16, 25-20, 25-22) 완승을 거뒀다. 두 선수는 공수에서 번갈아 팀을 이끌었다. 1세트엔 김연경이 리시브와 디그에 집중하며 이재영이 공격에 주력했다. 반대로 3세트 들어 이재영에게 서브가 몰리자 김연경이 적극 공격에 가담했다. 김연경(17점·공격성공률 38.71%)과 이재영(19점·40.91%)은 36점을 합작했다. 공격점유율은 김연경이 25.20%, 이재영이 35.77%를 기록했다. 경기 후 이재영은 “연경 언니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 좋다. 프로 입단해서 컵 대회 우승을 못 해봤는데 이번엔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3경기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 세트’로 전승을 거둔 흥국생명은 조별리그 1위로 준결승에 올라 4일 4위 현대건설(1승 2패)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흥국생명은 2010년 이후 10년 만의 컵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IBK기업은행에 3-1(25-22, 25-16, 16-25, 25-23)로 이겨 역시 3승을 기록했지만 흥국생명에 세트 득실에서 뒤져 2위가 됐다. KGC인삼공사는 3위 GS칼텍스(2승 1패)와 4일 준결승을 치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외국인 통역으로 일하던 안요한(30)은 6월 장병철 감독으로부터 ‘현역 복귀’라는 깜짝 제안을 받았다. 2012∼2013시즌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4순위로 한국전력(당시 KEPCO)에 입단한 안요한은 자리를 잡지 못해 두 시즌 만에 코트를 떠났다. 이후 6년 만에 복귀 기회가 온 것. 안요한은 지난달 31일 통화에서 “팀에 민폐가 아닐까 고민이 많았다. ‘가슴이 뛰면 도전하라’는 아내의 응원에 딱 이틀을 고민하고 복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니폼을 다시 입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코트에서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였다. 키 2m에 몸무게가 120kg까지 나가던 안요한은 7주간 무려 17kg을 감량했다. 식사량을 평소 3분의 2로 줄이고, 하루에 꼬박 6시간 이상 운동을 했다. 포지션도 레프트에서 센터로 바꾸면서 스텝 하나하나 새로 익혀야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올랐던 복귀 무대는 화려하게 마감됐다. 안요한은 지난달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주전 센터로 팀의 우승을 거들었다. 최근 2시즌 연속 V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국전력은 3년 만에 컵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안요한은 대회 블로킹 2위(세트당 0.9개)를 기록했다. 안요한은 “너무 기쁘지만 자칫 이 기쁨이 독이 될 수 있다. 빨리 체육관에 돌아가서 운동을 해야 마음이 가라앉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짧은 휴가를 마친 뒤 2일 팀 훈련을 재개한다. 통역으로 일했던 시간을 통해 코트 위에서 땀 흘리는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새롭게 깨달았다고 한다. 과거 V리그를 호령했던 가빈(34)과 지난 시즌 한솥밥을 먹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가빈이 그에게 강조한 세 단어 ‘Recognize(인식하다), Accept(수용하다), Refocus(다시 집중하다)’를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았을 정도다. 안요한은 이번 대회에서도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27)의 통역을 병행했다. 구단은 정규리그 개막 전까지 새 통역을 구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배구 대표팀 감독을 했던 아버지 안병만 씨를 따라 8세까지 해외에서 살면서 영어를 익힌 그는 은퇴 후 공익근무요원을 하면서 문법 공부를 새롭게 하는 등 통역 준비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안요한은 배구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뿐 아니라 어머니 권인숙 씨는 1980년을 전후로 배구 여자대표팀 센터로 뛰었다. 형 안재웅 씨는 현대캐피탈 선수 출신으로 스테파노 라바리니 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통역을 맡고 있다. 더 이상 누군가의 아들, 동생, 통역이 아닌 안요한으로 불리게 된 소감을 묻자 의외의 답 이 돌아왔다. “나는 안요한이 아닌 누군가의 요한으로 기억돼도 좋다. 앞에 나서기보단 뒤에서 받쳐주고 도움이 되는 게 나에게 어울린다. 바람이 있다면 그저 한국전력의 안요한으로 기억되고 싶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공 하나에 울고 웃는 게 야구다. 그런 의미에서 심판 판정을 뒤집을 수 있는 비디오판독은 프로야구 감독들에게 매우 중요한 카드다. 경기당 최대 2번(연장 1번 추가), 감독만이 요청하도록 돼 있는 비디오판독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승부의 흐름도 뒤집을 수 있다. 31일 현재 KBO리그에서 비디오판독으로 가장 많이 웃은 건 KIA 맷 윌리엄스 감독(55·사진)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KIA는 올 시즌 총 50차례 비디오판독을 요청해 17건의 판정 번복을 이끌어냈다. 번복률은 34%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전체 평균 번복률(29.23%)을 5%포인트 가까이 상회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달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3회초 KIA 1루 주자 박찬호의 2루 도루 시 태그아웃 판정이 나온 것을 비디오판독을 통해 세이프로 뒤집었다. KBO는 비디오판독의 투명성을 높이고 팬들에게 더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부터 모든 비디오판독의 근거 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재미난 건 KIA가 최근 이틀 연속 ‘오심 논란’으로 눈물을 삼켜야 했다는 점이다. 8월 22일 키움과의 경기에서는 중견수 김호령의 ‘점프 캐치’를 심판이 안타로 판정했지만 이미 두 차례 비디오 판독 기회를 모두 써서 결과를 뒤집을 수 없었다. 23일 경기에서는 키움의 판독 요청을 받아들인 심판이 규정된 3분이 지난 뒤 판정을 번복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윌리엄스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하다 ‘비디오판독이 실시되면 선수단 및 양 구단 관계자는 더 이상 심판팀장의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조항에 따라 퇴장 처분까지 받았다. 지난 시즌까지는 심판 재량으로 비디오판독을 실시했지만 팀 간 형평성을 해친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올 시즌부터 폐지했다. 한편 KIA에 이어 롯데가 번복률 32.79%, NC가 31.71%로 재미를 봤다. 롯데는 총 61차례 비디오판독을 요청해 가장 많은 20건의 번복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최하위 한화는 23.26%로 비디오판독에서도 가장 낮은 번복률을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태그, 포스아웃 상황에 대한 비디오판독 요청이 전체 520건 중 435건으로 가장 많았다. 번복률은 31.26%였다. 특히 1루 태그, 포스아웃에 대한 판독 요청(193건·번복률 34.72%)이 많았다. KBO는 △홈런 판정 △외야 타구의 페어, 파울 등 9가지 항목에 대해 비디오판독을 실시하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여자프로배구가 돌아온다.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경기가 시작한다. 지난시즌 사상 처음으로 평균 시청률 1%(1.05%)고지를 넘은 여자프로배구는 올 시즌 본격 인기몰이에 나서겠단 각오다. 팬들로선 10월 정규리그를 앞두고 각 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볼 수 있는 무대다. 이번 대회에는 각 팀의 스타플레이어들도 총출동한다. 그동안 국제대회 일정으로 컵 대회에 불참했던 국가대표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컵 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 모든 팀이 정예멤버로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배구여제의 국내 복귀전가장 큰 관심을 받는 건 배구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의 국내 복귀전이다. 터키, 중국, 일본 무대를 거친 김연경이 컵 대회에 출전하는 건 10년 만이다. 2010년 당시 일본 JT마블러스에서 임대 선수로 뛰던 김연경은 원 소속팀인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당시 김연경은 5경기 18세트에서 98득점(공격성공률 50.52%)을 기록했다. 김연경이 실전을 소화하는 건 1월 태국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이후 약 7개월 만. 예선에서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던 김연경은 이후 재활에 집중해왔다. 지난달부터 볼 훈련을 재개한 김연경이 어느 정도 컨디션을 끌어올렸을 지도 주목된다. 국가대표 팀에서 함께 뛰었던 레프트 이재영(24), 세터 이다영(24) 쌍둥이 자매와 이젠 소속팀에서도 호흡을 맞추게 됐다. 선발 7명(리베로 포함) 중 3명이 국가대표 주전인 흥국생명은 올 시즌 ‘절대 1강’ 전력으로 꼽힌다. 김연경은 30일 현대건설과의 대회 개막전에 출전할 전망이다.●세터 연쇄 이동, 누가 웃을까?새로 바뀐 세터들의 활약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이번 비 시즌에는 6개 팀 중 4팀의 주전세터가 바뀌었을 정도로 이동 폭이 컸다. 코트 위의 야전사령관인 세터의 스타일에 따라 팀 컬러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특히 A조에 속한 현대건설, 흥국생명, IBK기업은행은 삼각 구도로 서로 세터를 바꾼 팀이다. 이다영이 현대건설에서 흥국생명으로, 조송화(27)가 흥국생명에서 IBK기업은행으로 FA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이나연(28)은 IBK기업은행에서 현대건설로 트레이드 됐다. 조별리그에서 맞붙게 된 세 선수 중 누군가는 친정 팀을 울린다. 세터 이고은(25·한국도로공사)과 이원정(20·GS칼텍스)도 트레이드로 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마산에서 초중고를 함께 다닌 차상현 GS칼텍스 감독과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 중 누가 트레이드로 웃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IBK기업은행 안나 라자레바, 한국도로공사 캘시 패인, 현대건설 헬레네 루소 등 새 외국인 선수도 이번 대회를 통해 베일을 벗는다. 특히 외국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IBK기업은행의 유니폼을 입은 라자레바의 실력이 주목된다. 키 190㎝에 러시아 국가대표팀 출신인 라자레바는 드래프트 전 대부분의 팀이 1순위로 꼽았을 정도로 기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1997년생 23세로 아직 발전가능성도 높다. 최근 2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IBK기업은행은 라자레바의 활약에 힘입어 ‘봄 배구 단골’로 복귀하겠다는 각오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두산 왼손 선발투수 유희관(34·사진)이 팀을 2연패에서 구해내며 팀 역대 다승 2위 자리에 올랐다. 2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한 유희관은 7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하며 팀의 11-4 승리를 이끌었다. 7이닝 중 3이닝을 삼자범퇴 처리하며 시즌 8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시즌 8승(7패)을 수확한 유희관은 통산 95승으로 2011∼2017년 두산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 니퍼트를 제치고 구단 역대 다승 2위에 올랐다. 역대 팀 최다승 1위는 1983∼1995년 OB에서 활약했던 장호연(109승)이다. 2009년 2차 전체 4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유희관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올해도 2승을 더하면 8년 연속 10승 투수가 된다. 야수들도 화끈한 방망이로 유희관을 도왔다. 두산 타자들은 이날 홈런만 4방을 치는 등 장단 18안타를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경기는 졌지만 NC 나성범은 4회말 시즌 27호 홈런(1점)을 치며 나흘 연속 홈런포를 이어갔다. 최근 4경기에서 홈런 5개를 몰아 친 나성범(홈런 3위)은 홈런 선두 로하스(KT 32호)에 5개 차로 다가섰다. 2위 키움은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에 8-4로 승리하며 2연승을 이어갔다. 키움은 선두 NC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4-4 동점이던 8회초 1사 2루에서 전병우가 2루타를 치며 결승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김하성은 9회초 쐐기 2점 홈런(22호)으로 사흘 연속 홈런을 때렸다. 8-4로 앞선 9회말 2사 2, 3루에서 등판한 조상우는 이대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시즌 24세이브(4승 2패)째를 수확했다. 조상우는 세이브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최근 두 시즌 연속 프로배구 남자부 최하위(7위)를 했던 한국전력은 새 시즌을 앞두고 세 가지 과감한 선택을 했다. 삼성화재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베테랑 라이트 박철우(35)를 3년 총 21억 원(옵션 포함)에 영입했다. 주로 라이트를 맡던 새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27·사진)의 포지션을 레프트로 바꿨다. 그리고 은퇴 뒤 팀에서 외국인 통역을 맡던 안요한(30)을 6년 만에 현역으로 복귀시켰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의 실험이 새 싹을 틔웠다. 한국전력은 28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준결승에서 현대캐피탈에 풀세트 접전 끝에 3-2(19-25, 25-12, 19-25, 25-20, 17-15)로 승리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전력은 2017년 이후 3년 만에 컵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러셀은 이날 팀에서 가장 많은 25득점(공격성공률 62.85%)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리시브는 아직 불안했지만 승부처인 5세트에만 5득점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라이트 박철우도 18득점(성공률 50%)했다. 6주 만에 15kg을 감량하며 현역 복귀 의지를 불태운 센터 안요한도 블로킹 2개 포함 6득점했다. 앞선 경기에서는 지난해 컵 대회 우승팀인 대한항공이 우리카드에 3-0(25-22, 32-30, 25-17) 압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대회가 열린 제천 출신의 대한항공 라이트 임동혁(21)이 양 팀에서 가장 많은 24득점(성공률 69.69%)을 했다.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결승전은 2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30일부터는 역시 같은 장소에서 여자부 대회가 시작된다. ‘배구 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은 이날 현대건설과의 경기를 통해 국내 복귀전을 치른다. 김연경이 컵 대회에 출전하는 건 10년 만이다. 2010년 당시 일본 JT마블러스에서 임대 선수로 뛰던 김연경은 원 소속 팀인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 우승을 이끌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여자부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흥국생명의 마지막 퍼즐은 ‘리베로’다. 국가대표 주전인 레프트 김연경(32), 이재영(24)과 세터 이다영(24)이 있는 선발 라인업은 6개 구단 중에서도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라이트 루시아(29), 센터 김세영(39), 이주아(20)도 이미 지난시즌 경쟁력을 입증했다. 관건은 지난시즌 뒤 은퇴한 ‘디그여왕’ 리베로 김해란(36)의 빈 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보상선수로 이적한 리베로 박상미(26) 역시 자신이 그 마지막 퍼즐이 되길 꿈꾼다. 최근 경기 용인시 팀 체육관에서 만난 박상미는 “보상선수 지명은 구단에서 날 필요로 했다는 뜻이니까 그 부분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원래 흥국생명에 있던 선수처럼 녹아들려 노력하고 있다. 적응은 다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생일날 흥국생명의 지명 소식을 알게 됐다는 박상미는 이번 이적으로 배구인생의 재도약을 꿈꾼다. ‘배구여제’ 김연경과 호흡을 맞추게 된 기대도 드러냈다. 박상미는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연경 언니의 멘탈을 배우고 싶다. 나는 여전히 실수가 두려운데 옆에서 연경 언니가 ‘나도 실수를 한다. 실수에 연연하지 말라’고 말해준다.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상미와 함께 리시브 라인에 서게 될 레프트 김연경과 이재영은 공격은 물론 수비도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상미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게 너무 좋지만 한편으론 부담도 있다. 그 부담조차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당장 팀 내 주전 경쟁부터 뚫어야 한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현재 주전 리베로 자리를 두고 박상미와 도수빈(22)을 저울질 하고 있다. 박상미는 “수빈이는 위치 선정이 뛰어난 선수다. 나도 내 장점을 살려 기회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팀 분위기를 묻자 “100%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 플레이를 하는 분위기다. 훈련이 끝나고도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토스, 리시브 훈련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답했다. KGC인삼공사, IBK기업은행을 거쳐 어느새 9번째 시즌을 앞둔 박상미는 “(최근 2시즌) IBK기업은행에서 많은 기회를 얻으면서 정말 ‘배구를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동안 기복도 있었지만 다시 한 번 도약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연을 맺지 못했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올 시즌은 어느 때보다 좋은 기회다. 박상미는 “그저 숟가락을 얹기보다는 코트 위에서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매년 ‘지난시즌보다 성장’을 목표로 삼는다는 박상미는 올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게 될까. 흥국생명은 30일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현대건설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시즌에 돌입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메이저리그(MLB)가 포스트시즌을 중립구장에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인 켄 로즌솔은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MLB에서 포스트시즌을 통제된 장소에서 치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 아닌 중립구장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자는 것. 최근 막을 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는 감염 예방 차원에서 국가 간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8강부터 모든 경기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치렀다. 로즌솔은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아메리칸리그의 경우 캘리포니아주 남부, 내셔널리그는 텍사스주가 검토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남부에는 다저스타디움(LA 다저스), 에인절스타디움(LA 에인절스), 펫코파크(샌디에이고)가 있다. 텍사스주에는 글로브라이프필드(텍사스·사진), 미닛메이드파크(휴스턴)가 있다. 양대 리그 챔피언이 맞붙는 월드시리즈는 올해 새로 문을 연 글로브라이프필드 개최가 거론된다. 코로나19 사태로 3월 예정된 개막이 7월로 미뤄지면서 정규시즌은 팀당 162경기에서 60경기로 축소됐다. 한편 포스트시즌 참가 팀은 종전 10개에서 16개로 늘렸다. 중계 수입 증가로 경기 수 축소 및 무관중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일부 만회하기 위해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다시 배구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감사하다.” 역대 여자부 최장신(206cm)으로 주목을 받았던 GS칼텍스 메레타 러츠(26·미국)는 아쉬움 속에 지난 2019∼2020시즌을 마무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규리그가 조기 종료됐기 때문. 종료 시점 1위 현대건설(55점)과 2위 GS칼텍스(54점)의 승점 차는 단 1점이었다. 최근 경기 가평군 GS칼텍스 체육관에서 만난 러츠는 “배구 커리어에 좋은 경험이 됐지만 만족할 순 없다. 올 시즌 기량을 향상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각오를 다졌다.○ “흥국생명과 좋은 경쟁 기대돼” 지난 시즌 득점(678점), 공격종합(성공률 41.39%) 2위를 차지한 러츠는 새 시즌에도 팀 전력의 핵심으로 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터 이고은(25·현 한국도로공사)의 이적 외에 전력에 큰 변화가 없는 GS칼텍스는 흥국생명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꼽힌다. 레프트 이소영(26) 강소휘(23)에 라이트 러츠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강점으로 꼽힌다. 러츠는 “랠리가 길어져도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면이 우리 팀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11시즌 만에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복귀한 김연경(32)을 상대하게 된 러츠는 “흥국생명이 강한 만큼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좋은 경쟁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에서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세터 이다영(24)에 대해서는 “상대하기 어려운 좋은 세터다. (이다영의 장기인) 2단 패스 페인트 공격을 경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을 묻자 러츠는 한국어로 ‘집중’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감독님의 기대대로 더 높은 타점에서 더 강한 공격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꾸준하게 성장하는 선수가 되는 게 선수 생활의 목표다. 무엇보다 늘 그렇듯 건강하게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역학조사관 꿈꾸는 배구선수 팬들에게 러츠는 큰 키만큼이나 이색 경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명문 스탠퍼드대에서 생물학(학사), 질병역학(석사)을 전공했다. 11세 때 세계를 휩쓸었던 조류인플루엔자를 보며 전염병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러츠는 선수 은퇴 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학조사관을 꿈꿀 정도로 질병역학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다. 지난달에는 스포츠 선수들의 기고문을 게재하는 온라인 매체 ‘더플레이어스트리뷴’에 ‘내가 한국에서 본 것’(What I Saw in South Korea)이라는 글을 실어 화제가 됐다. 기고문 게재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많은 연락을 받았다는 러츠는 “내가 본 한국은 공동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정신이 뛰어나다. 다른 이들의 건강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미국으로 돌아가 주로 집에 머물렀다는 러츠는 “그동안 전염병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단 걸 느꼈다. 미국은 여전히 여러 곳에서 다양한 속도로 코로나19가 번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GS칼텍스는 30일 KGC인삼공사와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첫 경기를 벌이며 이번 시즌을 시작한다.가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경기에서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는 대한항공 라이트 임동혁(21·사진)이다. 자신이 태어난 충북 제천시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팀의 주전 라이트로 출전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붙박이 라이트 외국인 선수 비예나(27)가 스페인 국가대표팀 일정으로 아직 팀에 합류하지 못한 덕을 봤다. 고향 방문이 힘이라도 된 걸까. 임동혁은 24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A조 조별리그 2차전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20득점(공격성공률 62.96%)을 하며 3-1(25-21, 24-26, 25-21, 25-17)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 득점 17점 중 6점이 후위공격이었고 블로킹도 3개나 성공했다. 2연승의 대한항공은 A조 선두로 나섰다. 경기 뒤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임동혁이 팀에서 점점 중요한 선수가 되고 있다고 느낀다. 비예나가 9월 중순에 들어와도 자가 격리 및 컨디션 관리에 시간이 필요한데 임동혁이 그 자리를 잘 메워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천에서 초중고를 모두 나온 임동혁은 “경기 뒤 학교 친구들에게 ‘어깨에 힘주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웃고는 “올 시즌이 나에게 큰 행운이고 기회가 될 것 같다. 이번 대회부터 기복 없이 마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젊은 임동혁의 성장은 한국 대표팀의 전력에도 중요한 요소다. 최근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라이트 포지션을 도맡으면서 토종 라이트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앞서 열린 A조 경기에선 삼성화재가 KB손해보험에 3-1(25-22, 21-25, 25-23, 25-19)로 승리했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사령탑 중 유일한 1980년대생인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40)은 4월 부임 뒤 공식 경기에서 첫 승을 수확했다.제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삼성화재의 새 사령탑 고희진 감독(40)은 현역 시절 이름 뒤에 ‘세리머니’라는 단어를 달고 살았다. 블로킹을 성공한 뒤 코트를 휘젓는 화려한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이끄는 데 앞장섰기 때문이다. 때론 타 팀 팬들의 원성을 들을 정도였다. 그런 고 감독에게 ‘세리머니 장인’ 레프트 정성규(22)가 사령탑 데뷔 첫 승을 선물했다. 삼성화재는 24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KB손해보험에 3-1(25-22, 21-25, 25-23, 25-19)로 승리했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사령탑 중 유일한 1980년대생인 고 감독이 4월에 부임한 뒤 공식경기에서 거둔 첫 승이다. 이날 선발 출전한 정성규는 외국인 선수 바르텍(30·18득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7득점(공격 성공률 56%)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서브는 2개, 블로킹은 1개를 성공시켰다. 지난 시즌 신인왕 수상자인 정성규는 공격이 성공할 때마다 소리를 지르고 경기장을 휘젓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정성규의 세리머니에 바르텍과 주장 박상하(34)도 맞장구를 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고 감독은 “경기 전 정성규에게 ‘부진해도 바꾸지 않을 테니 마음 놓고 뛰라’고 했다. 최대한 많이 뛰면서 제 기량을 발휘하라는 바람이었는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첫 승을 했지만 참 어렵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조별리그 1승 1패를, KB손해보험은 2연패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은 2년 차 레프트 김동민(23)이 팀에서 가장 많은 13득점(성공률 45.83%)을 했다.제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우승을 결정짓는 파 퍼트를 성공한 뒤 이태희(36·OK저축은행)는 두 주먹을 움켜쥐고 있는 힘껏 포효했다. 4홀을 남겨두고 3타 차를 뒤집는 대역전극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1982년 창설한 대회 역사상 처음 2연패의 주인공이 나온 순간이기도 했다. ‘디펜딩 챔피언’ 이태희가 제39회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0억 원)에서 대역전극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23일 강원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CC(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4개로 3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1언더파 199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2위 조민규(32), 호주교포 이준석(32)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이태희는 지난해 5월 3차 연장 끝에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1년 3개월 만에 다시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통산 4승을 기록했다. 우승 상금은 1억6000만 원. 중간 합계 8언더파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이태희는 이날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했다. 2∼4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냈지만 10, 11번홀에서는 2연속 보기를 했다. 선두 조민규와 한때 3타 차까지 벌어지면서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4홀을 남기고 승부는 다시 시작됐다. 15번홀(파4)에서 환상적인 칩인 버디를 성공하며 추격의 불을 지핀 이태희는 16번홀(파4)에서도 약 3.5m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했다. 거센 추격이 부담이 됐을까. 16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기록했던 조민규는 17, 18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며 눈앞에 뒀던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반면 이태희는 이 두 홀에서 파세이브를 했다. 이태희는 “17, 18번홀이 어려워서 끝까지 집중하면 (승부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마지막까지 평정심을 유지해 우승할 수 있었다. 이태희라는 사람이 뒷심도 있다는 걸 스스로 확인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손가락 욕설’로 물의를 일으킨 뒤 특별 사면으로 11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른 김비오(30)는 최종 합계 7언더파 203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3일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제정한 ‘야구의 날’이다. 12년 전인 2008년 8월 23일 베이징 올림픽 결승에서 쿠바를 꺾고 9전 전승으로 한국 야구가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당시 대표팀의 원투펀치는 류현진(33)과 김광현(32)이었다. 프로 3년 차였던 류현진은 결승, 2년 차 김광현은 일본과의 준결승에 각각 선발 등판해 승리투수가 됐다. 그 후 열두 번째 야구의 날, 두 선수는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MLB)에서 나란히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은 이날 꿈에 그리던 빅 리그 첫 승을 따냈다. 23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안방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빅리그 세 번째 경기이자, 선발로는 두 번째 경기 만에 처음 맛본 승리였다. 박찬호 이후 한국 투수로는 통산 11번째 승리 기록이다. 첫 승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연말 전 소속팀 SK의 허락을 얻어 가까스로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었다. 올 초 스프링캠프에서 호투를 이어가며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연기되면서 적지 않게 마음고생을 했다. 가족과 떨어져 미국에 홀로 남아 개인훈련을 해야 했다. 리그 개막 후에는 팀 사정으로 개막전엔 마무리 투수로 출발했다. 이후 또다시 선발로 보직이 바뀌었다. 선발 등판을 앞두고는 팀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등판이 여러 차례 밀리기도 했다. 18일 시카고 컵스와의 선발 데뷔전에서는 투구 수 조절을 위해 조기 강판했지만 이날은 그간의 아쉬움을 떨쳐내듯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사사구 없이 공 83개로 6이닝을 책임졌다. 상대 타자들에게 한 차례도 3루를 내주지 않았다. 골드글러브 9회 수상에 빛나는 베테랑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38)와 첫 실전 호흡을 맞춘 김광현은 21타자 중 7명에게 초구 느린 커브를 던지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18개의 아웃카운트 중 6개를 땅볼, 3개를 내야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하며 효과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통계전문 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김광현은 이날 포심패스트볼 38개, 슬라이더 26개, 커브 11개, 체인지업 8개를 각각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3마일(시속 약 150km)을 기록했다. 김광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86에서 1.69로 낮아졌다. 경기 뒤 김광현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꿈을 이뤘다. 오늘 밤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힘들었을 때 박찬호 선배, 골프의 박세리 선수가 국민들에게 힘을 줬던 걸 기억한다. 나도 잘해서 한국에 있는 국민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그는 언제 어디서든 팀을 위해 싸울 사자와 같은 심장을 가지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유격수 토미 에드먼도 “모든 것이 정상이 아닌 기이한 첫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공을 잘 던지고 있다. 그에게 경의를 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도 같은 날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경기에서 5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1-1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다. 평균자책점은 3.46에서 3.19로 낮아졌다. 류현진은 8월 들어 등판한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 중이다. 토론토는 트위터를 통해 “류현진의 괴물 같은 한 달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토론토는 10회 연장 승부치기 끝에 1-2로 패하며 6연승 행진을 마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0 제천·MG새마을금고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가 22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막을 올린다. 남자부(8월 22∼29일)에 이어 여자부(8월 30일∼9월 5일)가 열리고 총 15일 동안 진행된다. 정규리그의 전초전인 컵 대회는 비시즌 동안 팀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애초 10%에 한해 허용하기로 했던 관중 입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결국 무산됐다. 먼저 선보이는 남자부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이적생의 활약 여부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 전력의 핵심이었던 라이트 박철우(35)가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른다. 경북대사범대부설고 졸업 후 곧바로 성인 무대를 밟은 박철우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를 거치며 우승 반지만 7개를 수집한 선수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한국전력과 3년 총 21억 원(옵션 포함)의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박철우는 최근 2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친 팀을 구해야 한다. 남자부는 아마추어 팀 상무까지 포함해 8개 팀이 출전하는데 한국전력은 23일 상무와 첫 경기를 치른다. 대한항공에서 OK저축은행으로 이적한 센터 진상헌(34)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심을 모은다. 진상헌은 OK저축은행이 외부에서 처음으로 영입한 FA다. 나란히 B조에 속한 두 선수가 A조에 속한 자신의 친정팀을 상대하기 위해선 최소한 4강에 진출해야 한다. 이 밖에 우리카드와 삼성화재의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우리카드 류윤식, 삼성화재 황경민도 새 팀에서 첫선을 보인다. 사령탑들의 데뷔전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55),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40),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55)이 새로 팀을 맡았다. 조기 종료한 지난 시즌을 2위로 마친 대한항공은 우승을 목표로 이탈리아 출신의 산틸리 감독을 영입했다. V리그 남자부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사상 첫 1980년대생 감독인 고희진 감독은 전통의 배구명가를 재건하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에는 각 팀의 외국인 선수도 출전할 수 있다. 개막전은 22일 오후 2시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의 경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LG의 연승 행진을 ‘7’에서 가로막은 건 키움이었다. 2위 키움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3위 LG와의 안방경기에서 6-5로 역전승했다. 2연승을 달린 키움은 같은 날 KIA에 14-2로 승리한 선두 NC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유지했다. 2번 타자 김하성(25·사진)의 적시타가 승부를 갈랐다. 4-5로 뒤진 8회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상대로 노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상황에서 3구째를 받아쳐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쳤다. 전날까지 역대 상대 전적에서 6타수 무안타로 약했던 김하성은 고우석을 상대로 친 생애 첫 안타를 역전 결승타로 장식했다. LG 벤치는 1번 타자 서건창을 볼넷으로 거르고 김하성과의 승부를 선택했지만 결국 역전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됐다. SK 중심타자 최정(33)은 21호와 22호 홈런을 연달아 터뜨리며 로하스(KT·29개), 라모스(LG·26개)에 이어 홈런 부문 단독 3위에 올랐다. 최정은 이날 인천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경기에서 삼성 선발 뷰캐넌을 상대로 3회, 5회 각각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때렸다. 개인 통산 스무 번째 연타석 홈런. 경기에서는 삼성이 8-3으로 이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전 현대건설 소속 고유민(사진)의 죽음을 놓고 유가족과 구단 간 진실 공방이 불거지고 있다. 유가족의 법률 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체육시민운동단체 ‘사람과 운동’ 소속)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선수를 죽음으로 내몬 종범은 악성 댓글이지만 주범은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의도적 따돌림과 훈련 배제, 그리고 법과 규약에 약한 20대 여성 배구인을 상대로 한 구단의 실질적 사기”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유민의 어머니와 남동생, 송영길 의원, 박정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이 참석했다. 유가족 측은 고유민이 생전 가족, 동료들과 나눈 메시지를 공개하며 “현대건설에서 뛸 당시 ‘감독이 나를 투명인간 취급한다’는 등의 호소를 했다”고 밝혔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수면제를 복용했다고도 덧붙였다. 계약상의 문제도 지적했다. 트레이드를 시켜 줄 테니 선수 계약 해지 합의서에 사인하라고 한 뒤 말과는 다르게 일방적으로 임의탈퇴 공시했다는 것. 박 변호사는 “합의에 따라 계약이 해지됐다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임에도 현대건설이 ‘우리 구단 소속’임을 전제로 하는 임의탈퇴로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측은 입장문을 통해 즉각 대응했다. 훈련에서 제외했다는 유가족의 주장에 대해서는 “자체 조사 결과 훈련이나 경기 중 감독, 코치가 고인에 대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만한 행위를 했다는 것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임의탈퇴에 대해서는 “고인이 구단을 떠나 있겠다는 의사를 밝혀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하려 했으나 당시는 요청 기간이 아니었다.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중단한 뒤 이후 FA 절차 종료 후 임의탈퇴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고인과 만나 진로에 대해 이야기했으나 배구가 아닌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사가 확고했다”고 덧붙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57)이 요즘 가장 자주 듣는 단어는 ‘부담’이다. ‘배구 여제’ 김연경(32),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24)의 합류로 흥국생명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겨도 본전’인 박 감독을 향해 부러움과 동시에 걱정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 팬들 사이에선 벌써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그러나 정작 박 감독은 담담했다. 14일 경기 용인시 흥국생명체육관에서 만난 그에게 ‘어우흥’에 대한 생각을 묻자 “세상에 당연한 우승은 없다. 이럴 때일수록 들뜨지 않고 내실을 다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승 팀은 매년 나오지만 통합우승 팀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목표를 명확히 했다. 통합우승을 향한 갈망이 느껴졌다.○ ‘배구 여제’ 김연경에 건넨 첫마디 새 시즌 흥국생명이 주목받는 건 무엇보다 11년 만에 국내에 돌아온 레프트 김연경 때문이다. 그의 복귀 후 처음 실시한 지난달 말 공개 훈련에는 취재진 100여 명이 몰리기도 했다. 김연경은 체육관 벽면 보드판에 ‘통합우승 하기, 트리플 크라운(한 경기에서 후위공격, 블로킹, 서브 각 3점 이상) 달성, 감독님 말씀 잘 듣기’라는 올 시즌 자신의 목표 세 가지를 적어놓았다. 이에 대해 묻자 박 감독은 “내 말은 너무 잘 듣는다”며 웃고는 “연경이는 알아서 잘하는 선수다. 배구 테크닉을 떠나 세계적인 선수인 연경이의 자기 관리를, 다른 선수들이 보고 느끼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 팀에 합류한 김연경에게 박 감독은 “이곳은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대표팀과는 다르다. 때론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들에게 맞춰 움직여야 하는 곳”이라는 첫마디를 건넸다고 한다. 김연경은 30일 한국배구연맹(KOVO)컵대회 여자부 개막전인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국내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남은 기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박 감독의 판단이다. 쌍둥이 언니 이재영(24·레프트)과 한솥밥을 먹게 된 이다영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박 감독은 “다영이는 지금도 좋은 세터지만 성장할 여지가 더 많은 선수다. 둘 모두에게 기술적인 조언보다 새로운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오래 잘하는 선수가 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 벌써 7번째 시즌… 롱런의 비결은2014∼2015시즌부터 흥국생명을 맡아온 박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시 재계약(2년)에 성공했다. 현재 V리그 남녀부 13개 구단 감독을 통틀어 최장수 사령탑이다. 2018∼2019시즌에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여성 지도자라는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롱런의 비결을 묻자 박 감독은 “다 선수들 덕분”이라며 웃고는 “감독을 그만두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조급하지 않게 팀을 이끌어 온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초보 감독 때와 가장 달라진 점은 일희일비하지 않게 된 것이란다. 마지막으로 목표를 물었다. 박 감독은 “통합우승도 해봤고 꼴찌도 해봤다. 감독으로서 모든 걸 경험한 것 같다. 바람이 있다면 큰 자취를 남기는 것보다 후회나 아쉬움을 덜 남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곱 번째 시즌을 앞둔 박 감독은 그렇게 다시 한 번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홀까지 161야드로 세팅된 3번홀(파3). 김시우(25·CJ대한통운·사진)는 8번 아이언을 꺼내들어 자신 있게 티샷을 했다. 깃대 앞에 떨어진 공은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김시우는 티 박스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던 사람을 통해 비로소 홀인원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그제야 웃음을 지었다. 통산 세 번째 홀인원을 성공시키며 선두로 치고 나가는 순간이었다. 김시우가 환상적인 홀인원에 힘입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3승을 정조준했다. 16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시지필드CC(파70)에서 열린 윈덤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 자리에 올랐다. 김시우는 홀인원에다 버디 7개, 보기 1개로 8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18언더파 192타를 기록했다. 공동 2위 롭 오펜하임(40·미국), 독 레드먼(23·미국)과 2타 차다. 12번홀(파3)에서도 홀인원에 가까운 장면을 연출했다. 197야드 거리에서 친 티샷이 홀을 돌아 나오면서 불과 14인치(약 35.6cm) 거리를 남겨두고 섰다. 김시우는 4, 5번홀 연속 버디, 15∼17번홀 3연속 버디를 따내는 등 절정의 경기 감각을 발휘했다. 이날 드라이버 비거리 304야드에 페어웨이 안착률 85.71%, 그린 적중률 83.33%를 기록했다. 김시우가 최종 4라운드에서도 1위 자리를 지키면 우승 상금 115만2000달러(약 14억 원)와 함께 통산 3승을 수확하게 된다. 김시우의 최근 우승은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다. 특히 윈덤 챔피언십은 좋은 기억이 많은 대회다. 2016년 8월 이 코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투어 통산 첫 승을 따냈고 지난해에도 5위를 하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김시우는 “최근 몇 주간 샷 감이 좋아서 자신감이 있었다. 우승 기회가 온 만큼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해외파의 집중 견제를 뚫고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22·NH투자증권·사진)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 16일 경기 포천 대유몽베르C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했다. 2위 이정은(24·대방건설)을 2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 상금 1억4000만 원을 거머쥐어 상금 랭킹 3위(약 4억300만 원)로 점프했다. 지난해 8월 이 대회 이후 1년 만이자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첫 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우승)으로 장식했다. 3라운드는 박민지와 신인들의 대결 구도가 점쳐졌다. 전날 기상 악화의 여파로 2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던 박민지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남은 3개 홀에서 버디 1개를 추가하며 중간 합계 9언더파 135타를 기록해 동타를 이룬 신인 구래현, 송가은과 챔피언조에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그러나 막상 뜨거웠던 건 해외파의 추격이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이정은은 자신의 별명(핫식스)처럼 이날만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따내며 한때 단독 선두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같은 LPGA투어의 김효주(10언더파 공동 3위)도 버디 5개로 박민지의 뒤를 추격했다. 미국에서 뛰다 국내에 복귀한 장하나(10언더파 공동 3위)까지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추격이 오히려 자극제가 됐다. 15번홀(파3) 티잉 구역 옆 리더보드를 통해 이정은과 스코어가 같다는 걸 확인한 박민지는 그 홀에서 바로 1.8m 거리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앞서나갔다. 이어 17번홀(파3)에서도 7m 거리의 장거리 버디퍼트를 넣으며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박민지는 대회 뒤 “리더보드를 보고 오히려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며 승부사다운 기질을 뽐냈다. 라운드 중반에는 캐디와 골프 이야기 대신 3글자 끝말잇기를 하며 긴장감을 덜기도 했다. 박민지는 이날 우승으로 ‘매년 1승’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2017년 데뷔 후 매해 지킬 수 있게 됐다. 이번 시즌 9개 대회에서 컷 탈락 없이 6차례나 톱10에 진입할 만큼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친 박민지는 “올해 우승이 없어서 조급한 마음이 있었는데 타이틀 방어까지 하게 돼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하반기 메이저대회 우승과 은퇴 전까지 20승을 하는 것이다. KLPGA투어는 2일 마무리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우승 유해란)에 이어 두 대회 연속 타이틀 방어자 배출이라는 진기록도 이어가게 됐다. 한편 이정은은 두 대회 연속 준우승. KLPGA투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9월 18일 뉴서울CC에서 개막하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재개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22·NH투자증권)가 대회 2연패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박민지는 14일 경기 포천 대유몽베르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MBN 여자오픈(총상금 7억 원) 1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최종 합계 14언더파로 우승했던 박민지는 이소미(21·SBI저축은행) 등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지난해까지 통산 3승을 거둔 박민지는 올 시즌 아직까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하지만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준우승,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3위 등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이전 대회까지 시즌 상금 6위(약 2억6300만 원), 대상포인트 5위(194점) 등 주요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4주 휴식기를 앞두고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해낸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올해 우승을 경험한 박현경(2승), 유해란(1승)과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민지는 마지막 5개 홀에서 버디 4개를 잡아내는 뒷심을 발휘했다. 박민지는 “첫날 4언더파를 목표로 했는데 샷과 퍼트감이 좋아 6언더파를 기록해 기쁘다. 아직 타이틀 방어를 해본 적이 없는데 꼭 2연패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했던 박민지는 전체 참가자(26명) 승수 합계 244승 중 자신의 승수가 3승밖에 되지 않는 것을 보고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2018년 9월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이후 약 2년 만에 국내 투어에 출전한 신지애는 2언더파 70타(버디 3개, 보기 1개)로 공동 16위에 오르며 무난한 출발을 했다. 이날 경기는 폭우로 그린이 물에 잠기면서 1시간 30분가량 중단됐다. 120명 출전 선수 중 24명이 1라운드를 마치지 못해 15일 잔여경기를 치를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