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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섭) 비서실장, (윤재옥) 원내대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점심 먹는 자리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거 같은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그 문제는 바로 풀었다. 해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총선 전 참모를 통해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총선을 3개월 앞둔 1월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사이에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수수 논란을 둘러싸고 1차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며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에 한 전 위원장은 “국민 보고 나선 길”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고 사퇴를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한 전 위원장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한 전 위원장은 정치 입문 기간은 짧지만, 주요 정당의 비대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했기 때문에 이제 정치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윤 대통령이 오찬을 제안했지만 건강 상태를 이유로 거절한 사실을 직접 공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차후에 다시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20년 넘도록 교분을 맺어온 한 전 위원장을 언제든지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 이후에 본인도 많이 좀 지치고, 재충전이 필요한 것 같아서 부담을 안 주고 기다리는 것이 맞지 않나”라며 “언제든지 식사도 하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총선 과정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분노를 표출하며 입에 담기 어려운 언급을 하는 등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두 사람의 관계가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의 관계는 아직 풀린 상태가 아닌 걸로 안다.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만났지만 한 전 위원장을 만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했다. 여권의 다른 한 관계자도 “최근에도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 대해 굳이 만날 생각이 없다는 취지로 측근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마음의 앙금이 큰 것 같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등판할지도 변수다. 1월 김 여사 디올백 수수 논란을 수면 위로 꺼낸 김경율 전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한 전 위원장이 직접 공개한 데 대해 “줄 세우기 사천” 등 강하게 비판한 것이 두 사람 간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든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당시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해 비속어를 섞어가며 비판을 했던 것으로 안다”며 “윤 대통령은 친한 법조인들에게도 전화해 한 전 위원장에 대해 ‘×××’라고 입에 담기 어려운 언급을 하면서 주변에서 굉장히 놀란 것으로 안다”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관섭) 비서실장, (윤재옥) 원내대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점심 먹는 자리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거 같은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그 문제는 바로 풀었다. 해소했다.”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총선 전 참모를 통해 한 전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총선을 3개월 앞둔 1월 윤 대통령과 한동훈 전 위원장 사이에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을 둘러싸고 1차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며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에 한 위원장은 “국민 보고 나선 길”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고 사퇴를 거부했다.윤 대통령은 한 전 위원장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한 전 위원장은 정치 입문 기간은 짧지만, 주요 정당의 비대위원장 겸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했기 때문에 이제 정치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한 전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윤 대통령이 오찬을 제안했지만 건강 상태를 이유로 거절한 사실을 직접 공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차후에 다시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20년 넘도록 교분을 맺어온 한 전 위원장을 언제든지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 이후에 본인도 많이 좀 지치고, 재충전이 필요한 것 같아서 부담을 안 주고 기다리는 것이 맞지 않나”라며 “언제든지 식사도 하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다만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총선 과정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분노를 표출하며 입에 담기 어려운 언급을 하는 등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두 사람의 관계가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두 사람의 관계는 아직 풀린 상태가 아닌 걸로 안다. 윤 대통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만났지만 한 전 위원장은 만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했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도 “최근에도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 대해 굳이 만날 생각이 없다는 취지로 측근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마음의 앙금이 큰 것 같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등판할지도 변수다.1월 김 여사 디올백 수수 논란을 수면 위로 꺼낸 김경율 전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한 전 위원장이 직접 공개한 데 대해 “줄 세우기 사천” 등 강하게 비판한 것이 두 사람 갈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든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당시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해 비속어를 섞어가며 비판을 했던 것으로 안다”며 “윤 대통령은 친한 법조인들에게도 전화해 한 전 위원장에 대해 ‘XXX’라고 하며 입에 담기 어려운 언급을 하면서 ㅈ변에서 굉장히 놀란 것으로 안다”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2대 국회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달 30일 22대 국회 개원도 전에 ‘반(反)검찰 연대’를 사실상 공식화하며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즌2’ 추진을 선언한 것이다. 이날 양당이 주최한 ‘검찰개혁 토론회’에선 “개헌을 통해 검찰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8일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가 공동 주최한 ‘제22대 국회 검찰개혁 입법전략’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며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 독재뿐만 아니라 검찰의 행패가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22대 국회는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시대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국혁신당과의 연대 계획을 묻자 “여기 계신 모든 사람들과 힘을 합쳐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 분리가 검찰 정상화의 시작이자 핵심”이라며 “(한국은) ‘검찰 독재’라는 말이 결코 과하지 않은 나라가 됐다. 보다 과감하고 단호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모두 22대 국회 핵심 과제로 검찰에서 수사권을 완전히 떼어내는 이른바 ‘검수완박’ 완성을 꼽은 것이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토론회에서 검찰청법을 폐지하고 기소청을 설립하는 법안, 또 기존 검찰청법에서 검사의 수사 권한을 삭제하고 기소 임무로 제한하는 법안 등이 처리돼야 한다”며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법안 개정을 추진해 6개월 이내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속도전을 주문했다. 서 교수는 “새 헌법에도 특정 기관이나 공직자에게 수사 기소권을 함께 부여하지 못하도록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민주-조국당 “檢에 남은 ‘부패-경제 범죄’ 2대 수사권까지 박탈”야권 ‘검수완박 시즌2’ 연대 시동박찬대 “검사 몇사람에 나라 엉망”조국 “檢 정상화” 토론회서 뜻모아與 “검찰 향한 보복심리” 비판 “검사 몇 사람에 의해서 대한민국의 운영이 맡겨지고 나니까 사실 모든 게 지금 엉망이다.”(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통제받지 않는 검찰 권력을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즌2’를 위한 ‘반(反)검찰 연대’를 본격화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검찰을 향한 본격적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0대, 21대 국회에서 이어온 ‘검수완박’ 드라이브를 22대 국회에서 비로소 매듭짓겠다는 것. 여기에 ‘반검찰’ 성향의 조국혁신당까지 가세하면서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6개월 내 검수완박 속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여당은 “야권의 검수완박 주장은 검찰에 대한 보복 심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野 “검찰에 남은 ‘2대 범죄’ 수사권 박탈”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검찰개혁 입법 전략 토론회’는 민주당 정책수석부대표로 임명된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가 공동 주최했다. 두 사람은 민주당 강경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출신이기도 하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양당 지도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검수완박’을 22대 국회 주요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원내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연대 의지를 밝히며 “TF를 만들어 진행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조 대표도 “‘검찰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이날 강조한 ‘검수완박 시즌2’는 검찰에 남은 2대 범죄 수사권까지 완전히 떼어내겠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20대 국회이던 2020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처리를 주도해 검찰의 수사 대상을 6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 참사)로 제한했고, 21대 국회에서는 남은 6대 범죄 수사권도 모두 분리하려다가 야당의 반발 끝에 결국 2대 범죄(부패, 경제) 수사권은 남겨두는 중재안을 강행 처리했다. 총선 공약으로 밝힌 검사의 기소권 남용을 막기 위한 재정신청 전담 재판부 설치(민주당), 검사장 직선제 도입(조국혁신당) 등도 22대 국회에서 함께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참석한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독점적으로 영장 청구권을 갖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향후 헌법 개정 시 검사의 독점적 영장 청구권 조항이 반드시 삭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검수완박을) 22대 국회 개원 6개월 이내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채 상병 특검 등으로) 탄핵이 되면 조기에 정부가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정권이 어떤 식으로 바뀌더라도 신속하게 검찰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특검-탄핵-검찰개혁 3단계 로드맵’ 주장도 했다.● 이재명 “검사인지 깡패인지” 맹폭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와 수사 검사 간의 뒷거래 의혹 보도를 언급하며 “검사인지, 깡패인지 알 수 없다”며 “검사는 죄를 지어도 다 괜찮다는 생각, 없는 죄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해괴한 자만심이 (검찰에) 가득한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모해위증 교사죄”라며 “당연히 탄핵해야 되고 그것을 넘어서서 형사처벌해야 될 중범죄”라고 했다. 이에 김영철 대검찰청 반부패1과장(부장검사)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21년 검사 인생을 모두 걸고 아니다. 보도 내용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사실무근의 허위”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움직임에 공식 반응을 내놓진 않았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에도 “수사와 기소는 한 덩어리”라며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낸 ‘검찰 내 수사와 기소 분리’ 주장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는 만큼 실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반대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통화에서 “국가기관을 보복 수단으로 삼는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많은 형사 사법 피해자들이 검찰의 직접 수사 제한 때문에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회담 성사 과정에서 불거진 ‘비선 논란’에 대해 “우리 당대표 비서실장(천준호 의원)이 용산 대통령실과 협의하고 진행한 것이 전부”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답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부인에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의 국무총리 추천권 제안 등을 두고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 윤석열을 국민의힘에서 제명하라”는 등 강도 높은 탈당 요구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메신저 역할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전날 불거진 윤 대통령 측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이 대표 측 임 교수 간 물밑 조율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임 교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함 원장을 통해 이 대표 측에 “여권 개편 과정에서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유력 여권 주자를 배제하겠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시작됐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비선 논란이 불거지면 향후 이 대표의 정치적 행보를 두고 지지층의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야당 지도자에게는 위험한 주제”라며 “이 대표 역시 최초 제안 단계부터 위험성을 파악하고 뒷거래에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회동 성사 과정에서 개입을 시사한 임 명예교수에 대한 불만 섞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9일 열릴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비선 개입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전화나 텔레그램을 통해 종종 사회 각계각층 인사의 조언을 듣는 소통 과정이 비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시선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런 생생한 민심 청취가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이번 일을 보면 실제 관계와 무관하게 공식 참모 조직이 배제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부정적 효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글이 전날에 이어 수백 개 올라왔다. 한 당원은 윤 대통령을 ‘개딸’이라 부르며 “이재명의 졸개가 된 보수 대통령은 필요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당원은 “적폐청산하라고 뽑았더니 상왕 놀이하고 격노하다가 전과 4범(이 대표)을 밀어주냐”고 했다. 또 “(결백하면) 혼란 준 (비선) 라인을 법적 조치하라. 그래야 우리가 믿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40분경 입원 치료를 앞둔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지난달 29일 두 사람 간 회동 이후 첫 통화로, 윤 대통령이 최근 저장한 이 대표 번호로 직접 통화했다고 한다. 현안 관련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은 건강을 염려하는 안부 인사를 했고 이 대표는 안부 인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침묵 속에도 온갖 썰이 넘쳐납니다. 동아일보 대통령실팀 기자들이 함께 쓰는 디지털 전용 콘텐츠 [용썰]은 대통령실을 오가는 말의 팩트를 찾아 반 발짝 더 내디뎌 봅니다.“윤석열 대통령과 함성득 원장이 친분은 있지만, 이재명 대표와 골프 회동과 부부동반 모임이라니….”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의 첫 회담 성사 과정에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 ‘비공식 라인’이 가동됐다는 논란을 두고 윤 대통령 부부를 잘 아는 한 여권 관계자는 “인터뷰 내용이 민감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부 동반 모임이라니, 그림이 상상도 잘 되지 않는다”며 “김건희 여사가 골프를 치지는 않는다”고도 했다. 함 교수가 친분이 있어 실제 메신저 역할을 일정부분 했다손 치더라도 용산 정무라인이 엄연히 있는 와중에 비공식 라인이 회담 성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처럼 말한 데 대해 당혹스러움이 역력했다. 그는 “함 원장과 임 교수의 인터뷰 보도가 나온 날 아침부터 대통령실에서 난리가 났다. 대형사고로 보였다”고 말했다.● “함 교수, ‘尹-李 회담’ 성사에 일부 역할 했을 수 있어”함 원장은 윤 대통령 부부가 살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이웃 주민이다. 단지 내 골프 연습장이나 사우나에서 검찰 간부로 재직하던 윤 대통령과 종종 마주쳤고, 이후 친분을 쌓아왔다고 한다.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는 한 법조인은 “단지 내 골프 연습장에 갔더니 함 원장이 당시 윤 총장이 연습하던 타석으로 나를 데려가 소개시켜준 적이 있다. 공을 툭툭 치고 있는 윤 대통령의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함 원장이 종종 식사했다는 아크로비스타 상가의 한 음식점도 법조인들 사이에 잘 알려진 곳이다. 2021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자택에서 찍은 첫 유투브 인사 영상에도 함 원장의 흔적이 보인다. 윤 대통령의 뒤로 보이는 책장에는 함 원장이 집필한 ‘제왕적 대통령의 종언’이 꽂혀 있다. 함 원장은 최근 저서 ‘위기의 대통령’을 출간하고 윤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독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대통령실도 윤 대통령과 함 원장의 관계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다만 비공식 라인이 공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 듯한 ‘비선 논란’이 재차 확산하는 양상은 차단하려는 분위기다. 지난달 ‘박영선 국무총리·양정철 대통령비서실장 인선 검토’ 보도 논란에 이어 자칫 ‘비선 논란 2탄’으로 확산될까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첫 회담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함 원장과 임 교수가 일부 역할을 했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해도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함 원장이 언론사와 이런 내용의 인터뷰를 했는지 몰랐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내부에선 (두 사람이) ‘자기 장사를 해도 정도가 있다’는 비판 목소리가 크다”며 “인터뷰 기사를 두고 시끄러웠다”고 전했다. 함 원장은 논란이 불거진 후 “대통령의 큰 정치에 대한 진정성을 잘 소개해달라”고 입장을 밝혔다.●尹 “주변 조언 많이 받았다” 9일 기자회견서 논란 설명할 듯윤 대통령은 7일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인터뷰 내용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같은 날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취재진과 만나 민정수석실 신설 배경을 설명하며 “주변의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해서 그동안 취임한 이후부터, 언론 사설부터 주변의 조언이나 이런 것들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화 통화나 텔레그램 메신저로 종종 외부 인사들로부터 조언을 듣는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이런 생생한 민심 청취가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이번 일을 보면 실체 관계와 무관하게 공식 참모 조직이 배제되는 듯한 부정적 효과로 연결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출입기자단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첫 회담 성사 과정에서 활동한 비공식 라인에 대한 질문도 나올 수 있다. 한 참모는 “질문이 들어온다면 대통령이 답변을 피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이 생겼으니 윤 대통령에게 들어오는 주변의 조언보다는 공식조직을 통해 민심 청취 기능이 강화되고 소통 기능도 보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회담 성사 과정에서 불거진 ‘비선 논란’에 대해 “우리 당대표 비서실장(천준호 의원)이 용산 대통령실과 협의하고 진행한 것이 전부”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답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부인에도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는 윤 대통령의 국무총리 추천권 제안 등을 두고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 윤석열을 국민의힘에서 제명하라” 등 강도 높은 탈당 요구가 이어졌다.이 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메신저 역할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전날 불거진 윤 대통령 측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이 대표 측 임 교수간 물밑 조율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임 교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함 원장을 통해 이 대표 측에 “여권 개편 과정에서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유력 여권 주자를 배제하겠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시작됐다”는 등의 취지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이 대표 측 관계자는 “비선 논란이 불거지면 향후 이 대표의 정치적 행보를 두고 지지층의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야당 지도자에게는 위험한 주제”라며 “이 대표 역시 최초 제안 단계부터 위험성을 파악하고 뒷거래에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회동 성사 과정에서 개입을 시사한 임 명예교수에 대한 불만 섞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대통령실은 9일 열릴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비선 개입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다.윤 대통령이 전화나 텔레그램을 통해 종종 사회 각계각층 인사의 조언을 듣는 소통 과정이 비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시선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런 생생한 민심 청취가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이번 일을 보면 실체 관계와 무관하게 공식 참모 조직이 배제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부정적 효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글이 전날에 이어 수백개 올라왔다. 한 당원은 윤 대통령을 ‘개딸’이라 부르며 “이재명의 졸개가 된 보수 대통령은 필요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당원은 “적폐청산 하라고 뽑았더니 상왕 놀이하고 격노하다가 전과 4범(이 대표)을 밀어주냐”고 했다. 또 “(결백하면) 혼란 준 (비선) 라인을 법적 조치하라. 그래야 우리가 믿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40분경 입원 치료를 앞둔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지난달 29일 두 사람 간 회동 이후 첫 통화로, 윤 대통령이 최근 저장한 이 대표 번호로 직접 통화했다고 한다. 현안 관련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은 건강을 염려하는 안부 인사를 했고 이 대표는 안부 인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검사 몇 사람에 의해서 대한민국의 운영이 맡겨지고 나니까 사실 모든 게 지금 엉망이다.”(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통제받지 않는 검찰 권력을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즌2’를 위한 ‘반(反)검찰 연대’를 본격화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검찰을 향한 본격적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0대, 21대 국회에서 이어온 ‘검수완박’ 드라이브를 22대 국회에서 비로소 매듭 짓겠다는 것. 여기에 ‘반검찰’ 성향의 조국혁신당까지 가세하면서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6개월 내 검수완박 속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여당은 “야권의 검수완박 주장은 검찰에 대한 보복심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野 “검찰에 남은 ‘2대 범죄’ 수사권 박탈”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검찰개혁 입법전략 토론회’는 민주당 정책수석부대표로 임명된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가 공동 주최했다. 두 사람은 민주당 강경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출신이기도 하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참석했다.양당 지도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검수완박’을 22대 국회 주요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원내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연대 의지를 밝히며 “TF를 만들어 진행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조 대표도 “‘검찰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이날 강조한 ‘검수완박 시즌2’는 검찰에 남은 2대 범죄 수사권까지 완전히 떼어내겠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20대 국회이던 2020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처리를 주도해 검찰의 수사 대상을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 참사)로 제한했고, 21대 국회에서는 남은 6대 범죄 수사권도 모두 분리하려다가 야당의 반발 끝에 결국 2대 범죄(부패·경제) 수사권은 남겨두는 중재안을 강행처리했다.총선 공약으로 밝힌 검사의 기소권 남용을 막기 위한 재정신청 전담재판부 설치(민주당), 검사장 직선제 도입(조국혁신당) 등도 22대 국회에서 함께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참석한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독점적으로 영장청구권을 갖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향후 헌법 개정 시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 조항이 반드시 삭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검수완박을) 22대 개원 6개월 이내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서 교수는 “(채 상병 특검 등으로) 탄핵이 되면 조기에 정부가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정권이 어떤 식으로 바뀌더라도 신속하게 검찰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특검-탄핵-검찰개혁 3단계 로드맵’ 주장도 했다.● 이재명 “검사인지 깡패인지” 맹폭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씨와 수사 검사 간의 뒷거래 의혹 보도를 언급하며 “검사인지, 깡패인지 알 수 없다”며 “검사는 죄를 지어도 다 괜찮다는 생각, 없는 죄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해괴한 자만심이 (검찰에) 가득한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모해위증 교사죄“라며 "당연히 탄핵해야 되고 그것을 넘어서서 형사처벌 해야 될 중범죄“라고 했다. 이에 김영철 대검찰청 반부패1과장(부장검사)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21년 검사인생을 모두 걸고 아니다. 보도 내용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사실무근의 허위”라고 반박했다.대통령실은 이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움직임에 공식 반응을 내놓진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에도 “수사와 기소는 한 덩어리”라며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낸 ‘검찰 내 수사와 기소 분리’ 주장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는 만큼 실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반대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통화에서 “국가기관을 보복수단으로 삼는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이라고 “지금 많은 형사 사법 피해자들이 검찰의 직접 수사 제한 때문에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부활하면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주요 공직후보자의 인사 검증을 위해 설치했던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존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아직 존폐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검찰 출신 김주현 민정수석이 7일 임명된 만큼 앞으로는 대통령실이 인사 검증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5월 취임하면서 뒷조사 등의 잔재를 청산하겠다며 민정수석실을 폐지했고, 법무부는 한 전 장관 취임 직후인 같은 해 6월 인사정보관리단 신설안을 발표했다. 이전엔 민정수석실이 공직후보자 인사 검증을 총괄했지만 인사정보관리단이 1차 자료를 수집해 넘기면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이 검토해 판단하는 시스템으로 개편됐다. 인사정보관리단에는 국무조정실, 국방부, 경찰청, 국정원 등에서 파견받은 인력과 검사 3명이 배치됐고, 야당은 “한 전 장관에게 막강한 권력을 맡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물러나고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주식 파킹’ 의혹으로 낙마하는 등 법무부가 공직후보자를 부실하게 검증했다는 비판이 반복됐다. 그때마다 한 전 장관은 “객관적인 자료를 대통령실에 넘길 뿐 판단까지 하진 않는다”란 해명을 내놨다. 경찰 등 관계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수집할 뿐 자료의 신빙성, 자료의 가치 등을 인사정보관리단이 판단하지는 않는다는 뜻이었지만 법무부 책임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민정수석이 신설된 데다 2차 인사 검증을 맡아왔던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민정수석실로 이동하는 만큼 공직후보자 인사 검증에 대한 대통령실의 영향력이 더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사정보관리단에서 공직기강비서관실로 이어지는 단계별 인사 검증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대통령실의 입김이 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향후 운용 방향을 좀 더 살펴봐야겠지만 민정수석실이 부활함에 따라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에도 민정수석실의 판단과 의중이 좀 더 많이 작용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 인사정보관리단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을 정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전해 들은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인사정보관리단을 당장 폐지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무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검찰 핵심 인력을 파견 보내는 등 지금까지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였다”며 “이를 한순간에 뒤바꾸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민정수석비서관 신설을 공식 발표하며 초대 수석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63·사법연수원 18기)을 임명했다. 채 상병 특검법 통과와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시점에 민정수석 제도가 2년 만에 부활함에 따라 “사정기관 장악과 사법 리스크 대응을 위한 포석”이라고 야권은 반발했다. 초대 민정비서관에는 이동옥 행정안전부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한 이시원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의 후임으로는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각각 내정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찾아 김 수석 인선을 직접 발표하면서 “민정수석실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는데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했다”며 “민정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저도 고심을 했고 복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석 신설이 자신의 ‘사법 리스크’ 대응 목적이라는 시선에는 “사법 리스크가 있다면 제가 해야 될 문제”라며 “저에 대해서 제기된 게 있다면 제가 설명하고 풀어야지 민정수석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이뤄진 대통령실 개편에서 민정수석을 부활시킨 건 4·10총선 참패로 약화된 국정 운영 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민정수석 산하에는 공직기강·법률·민정비서관이 배치된다. 이번에 신설되는 민정비서관실은 민심 청취와 여론 동향 파악 등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대통령인사비서관을 지내다 4·10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경기 용인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이 전 비서관이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내정됐다. 검찰 출신 민정수석 아래의 비서관 2명이 검찰 출신으로 구성됨에 따라 사정기관에 대한 장악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공공기관 감찰, 친인척 관리 기능이 민정수석 아래에 유지되고, 공직기강비서관이 이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정수석실은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을 통제하며 중앙집권적인 대통령제를 강화하는 데 활용돼 왔고 이번에도 그렇게 쓰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도 “검찰 사유화를 노린 민정수석실 부활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주장했다.민심 듣는다며 檢출신 민정수석 임명… 野 “특검정국 대비용” 민정수석에 김주현 前법무차관야권 ‘디올백 등 수사 컨트롤’ 해석… 尹, 주먹 쥐며 “민심 청취 강화” 반박“어느 나라든 법률가가 정보부서 지휘”與내부 “각종 특검 관련 조언할 수도” “사법리스크가 있다면 제가 해야 될 문제이지, 제 문제를…. 저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 게 있다면 제가 설명하고 풀어야지 민정수석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임명하며 불거진 야권의 ‘사정기관 장악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설명 중간마다 주먹을 쥐거나 양손을 펴며 민심 청취 기능 강화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며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총선 참패 후 권력 누수 방지,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논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국면에서 사정기관 컨트롤을 위한 ‘방패’로 활용하기 위해 민정수석을 부활했다는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향후 민정수석 기능이 어떻게 정립되고 기능하는지에 따라 윤 대통령이 기존 약속을 뒤집고 민정수석실을 부활한 데 대한 평가도 달라질 거라는 전망이다.● 야권 “민정수석실 부활, 각종 특검 대비한 것” 대통령실은 민정수석실 신설에 대해 “연이어 추진하고 있는 인적 쇄신과 국정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기 위한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도 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김 수석 인선을 발표하면서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해서 고심했다”며 “모든 정권에서 다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것인데 민정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저도 고심을 했고 복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총선 참패 원인, 새만금 잼버리 파행,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실패 등 취임 후 반복된 민심 청취 기능 실패를 두고 민정수석을 부활하라는 조언이 계속됐고, 결국 윤 대통령이 고심 끝에 결심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부활의 명분으로는 ‘민심 청취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들었지만 신임 수석에 검찰 조직을 꿰뚫고 있는 김 전 차관이 임명됨에 따라 ‘사정기관 장악 의도’라는 의심도 계속되고 있다. “총선 이후 여소야대 국면 돌파를 위해 각종 수사로 사정 정국을 조성하고, 김건희 여사 특검 등 각종 특검에 대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이 각각 공직 감찰과 법무 검찰 인선에까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만큼 야권은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정보를 다루는 부서는 꼭 법률가가 지휘하면서 법치주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을 위해서 설치하는 것”이라며 “비서실장이 법률가가 아니기 때문에 공직기강 업무, 법률 업무를 조율하는 수석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고 했다. 검사 출신의 민정수석 기용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민정수석실의 기능들을) 협의해서 만들려고 한다”며 “민정수석의 경력을 보면 수사도 했지만 대부분이 기획업무였다”고 했다. 사정 기능이 민정수석실 부활의 핵심 포인트가 아님을 부각하려는 모습이다.● 민정수석, 인사검증·감찰·민심 보고…“사정기관에 영향력” 김 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종전에 없던 민정비서관실을 새롭게 만들어서 주로 민심을 청취하는 기능을 한다. 공직기강, 법률비서관실을 이관받아서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현행처럼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최종적인 인사검증을 담당한다.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비위정보 수집 보고 업무도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엔 4·10총선 경기 용인갑에서 낙선한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선 ‘회전문 인사’ 논란도 제기하고 있다. 법률비서관실은 대통령실 업무나 부처와 관련된 법률 사안 검토, 사면·복권 등의 업무를 한다. 신설되는 민정비서관실은 민심 청취, 여론 동향을 파악한다. 윤 대통령은 민정비서관에 이동옥 행정안전부 대변인을 내정했는데, 사정기관 장악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업무 역량을 인정받은 관료 출신을 임명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사정업무를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은 아직까진 신설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사정기관 관련 보고와 업무를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이 일정 부분 담당해 온 만큼 민정수석의 권력기관 장악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관계자는 “인사 검증, 법률 검토, 민심 청취의 기능이 합쳐진 민정수석실이 채 상병 특검법, 김 여사 특검법 등 각종 특검에 대한 조언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사법리스크가 있다면 제가 해야 될 문제이지, 제 문제를…. 저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 게 있다면 제가 설명하고 풀어야지 민정수석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임명하며 불거진 야권의 ‘사정기관 장악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설명 중간마다 주먹을 쥐거나 양손을 펴며 민심 청취 기능 강화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며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총선 참패 후 권력 누수 방지,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논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국면에서 사정기관 컨트롤을 위한 ‘방패’로 활용하기 위해 민정수석을 부활했다는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향후 민정수석 기능이 어떻게 정립되고 기능하는지에 따라 윤 대통령이 기존 약속을 뒤집고 민정수석실을 부활한 데 대한 평가도 달라질 거라는 전망이다.●야권 “민정수석실 부활, 각종 특검 대비한 것”대통령실은 민정수석실 신설에 대해 “연이어 추진하고 있는 인적 쇄신과 국정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기 위한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도 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김 수석 인선을 발표하면서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해서 고심했다”며 “모든 정권에서 다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것인데 민정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저도 고심을 했고 복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총선 참패 원인, 새만금 잼버리 파행,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실패 등 취임 후 반복된 민심 청취 기능 실패를 두고 민정수석을 부활하라는 조언이 계속됐고, 결국 윤 대통령이 고심 끝에 결심했다는 설명이다.다만 부활의 명분으로는 ‘민심 청취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들었지만 신임 수석에 검찰 조직을 꿰뚫고 있는 김 전 차관이 임명됨에 따라 ‘사정기관 장악 의도’라는 의심도 계속되고 있다. “총선 이후 여소야대 국면 돌파를 위해 각종 수사로 사정 정국을 조성하고, 김건희 여사 특검 등 각종 특검에 대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이 각각 공직 감찰과 법무 검찰 인선에까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만큼 야권은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윤 대통령은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정보를 다루는 부서는 꼭 법률가가 지휘하면서 법치주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을 위해서 설치하는 것”이라며 “비서실장이 법률가가 아니기 때문에 공직기강 업무, 법률 업무를 조율하는 수석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고 했다. 검사 출신의 민정수석 기용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민정수석실의 기능들을) 협의해서 만들려고 한다”며 “민정수석의 경력을 보면 수사도 했지만 대부분이 기획업무였다”고 했다. 사정 기능이 민정수석실 부활의 핵심 포인트가 아님을 부각하려는 모습이다.●민정수석, 인사검증·감찰·민심 보고…“사정기관에 영향력”김 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종전에 없던 민정비서관실을 새롭게 만들어서 주로 민심을 청취하는 기능을 한다. 공직기강, 법률비서관실을 이관받아서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공직기강비서관실은 현행처럼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최종적인 인사검증을 담당한다.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비위정보 수집 보고 업무도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엔 4·10총선 경기 용인갑에서 낙선한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선 ‘회전문 인사’ 논란도 제기하고 있다. 법률비서관실은 대통령실 업무나 부처와 관련된 법률 사안 검토, 사면‧복권 등의 업무를 한다. 신설되는 민정비서관실은 민심 청취, 여론 동향을 파악한다. 윤 대통령은 민정비서관에 이동옥 행정안전부 대변인을 내정했는데, 사정기관 장악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업무 역량을 인정받은 관료 출신을 임명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사정업무를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은 아직까진 신설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사정기관 관련 보고와 업무를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이 일정 부분 담당해 온 만큼 민정수석의 권력기관 장악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관계자는 “인사 검증, 법률 검토, 민심 청취의 기능이 합쳐진 민정수석실이 채 상병 특검법, 김 여사 특검법 등 각종 특검에 대한 조언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신속 수사를 지시한 것을 두고 “‘김건희 특검법’을 막을 방법이 없어지자 ‘수사 시늉’으로 특검을 피해 보려는 꼼수”라며 맹폭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와 상관없이 22대 국회에서 김 여사 관련 특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5일 통화에서 이 총장의 관련 수사 지시에 대해 “22대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처리될 것으로 보이자 검찰이 선수를 친 것 아니겠냐”며 “만약 특검 수사에서 의혹 관련 혐의들이 나오면 이를 제대로 발견하지 않은 검찰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수사를 시작한 검찰이 여론 추이를 보며 수사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이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시작으로 본격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검찰 수사를 명분으로 특검 추진을 저지할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법은 민주당의 핵심 총선 공약”이라며 “이를 보고 국민이 다수 의석을 만들어 준 만큼 검찰 수사와 별개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권은 주말 동안 검찰 수사를 견제하는 논평을 쏟아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4일 “고발장 접수 후 5개월 동안 움직이지 않던 검찰이 별안간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니 조금도 신뢰가 가질 않는다”며 “빈 수레만 요란한 검찰 수사는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요구만 확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 배수진 대변인도 논평에서 “온 천하가 다 아는 명품백 수수에 검사 3명의 전담 수사 인력을 추가 배정했다니 ‘강도 높은 수사를 했어도 별거 없더라’는 결말이 예상된다”며 “방탄은 실패하고 특검이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디올백 수수 논란 관련 수사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진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대통령실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만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받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수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명품백 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선 김 여사 조사가 필수인 만큼, 검찰이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사건도 같이 조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직 대통령 부인을 여러 차례 부르기엔 부담스럽기 때문에 두 사건을 한 번에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이 최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부활을 검토 중인 것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민정수석 부활 후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된다면 김 여사 수사를 빨리 매듭지으려는 검찰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명품백-도이치모터스 함께 조사 가능성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검찰 수사로 입증된다고 해도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다. 청탁금지법은 배우자가 공직자 직무와 관련해 한 번에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위반한 배우자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검찰이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김 여사가 고발된 사건을 배당하고도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은 것 역시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을 땐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이 5개월 만에 ‘신속 수사’를 지시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법조계 일각에선 김 여사를 검찰에 출석시켜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함께 조사하기 위해 명품백 사건을 수사하고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검찰이 명품백 수사를 본격화해서 김 여사를 대면 조사한다면, 도이치모터스 사건도 같이 조사할 수 있다. 검찰로서는 대통령 부인을 포토라인에 여러 차례 세워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두 사건을 한 번에 종결할 수도 있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해 서면 조사만 한 차례 진행했고, 출석 조사는 하지 않은 상태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검찰과 대통령실은 김 여사 조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사건을 종결하려면 김 여사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자 검찰 안팎에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의 경질설까지 거론됐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2월 취임 직후 “당분간 검찰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가까스로 봉합됐지만, 검찰 내부에선 김 여사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히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이 총장이 아닌 송 지검장이 지휘권을 갖고 있다. 2020년 10월 윤석열 당시 총장과 각을 세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한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했고, 박성재 현 장관까지 유지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여부가 변수 대통령실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부활시킨다면 검찰이 두 사건을 함께 수사하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도 있다. 민정수석이 임명되면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빠르게 단행될 수 있다. 송 지검장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민정수석과 교감이 가능한 인사가 서울중앙지검장이 된다면, 김 여사 수사는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검찰 내부에선 청탁금지법으로 김 여사를 처벌하거나 피의자로 입건하는 게 불가능한 만큼, 김 여사를 명품백 사건으로 불러 조사하는 건 어려울 거란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며 상황 추이만 지켜보겠다는 기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수사하겠는데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검찰 수사를 두고 여러 얘기가 나온다고 하는데 대통령실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만 했다. 윤 대통령도 최근 대통령실 참모 회의에서 참모들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별다른 언급 없이 무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이 끝났으니 검찰에서 수사하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대통령실에서 불쾌할 것도 없다”고 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신속 수사를 지시한 것을 두고 “‘김건희 특검법’을 막을 방법이 없어지자 ‘수사 시늉’으로 특검을 피해보려는 꼼수”라며 맹폭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와 상관없이 22대 국회에서 김 여사 관련 특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5일 통화에서 이 총장의 관련 수사 지시에 대해 “22대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처리될 것으로 보이자 검찰이 선수를 친 것 아니겠냐”며 “만약 특검 수사에서 의혹 관련 혐의들이 나오면 이를 제대로 발견하지 않은 검찰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수사를 시작한 검찰이 여론 추이를 보며 수사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이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시작으로 본격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검찰 수사를 명분으로 특검 추진을 저지할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법은 민주당의 핵심 총선 공약”이라며 “이를 보고 국민이 다수 의석을 만들어 준 만큼 검찰 수사와 별개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야권은 주말 동안 검찰 수사를 견제하는 논평을 쏟아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4일 “고발장 접수 후 5개월 동안 움직이지 않던 검찰이 별안간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니 조금도 신뢰가 가질 않는다”라며 “빈 수레만 요란한 검찰 수사는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요구만 확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 배수진 대변인도 논평에서 “온 천하가 다 아는 명품백 수수에 검사 3명의 전담 수사 인력을 추가 배정했다니 ‘강도 높은 수사를 했어도 별 거 없더라’는 결말이 예상된다”며 “방탄은 실패하고 특검이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대통령실은 김 여사 디올백 수수 논란 관련 수사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진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검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대통령실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만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도중 해병대 채모 상병이 순직한 지 288일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첫 회동 이후 사흘 만에 민주당이 윤 대통령을 정조준한 특검법을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실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면서 21대 국회 막판까지 여야의 극한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 상병 특검법은 이날 재석 168명 중 168명 전원 찬성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의 의미로 표결 전 본회의장을 나갔으며, 김웅 의원만 남아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 주도로 지난해 10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달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채 상병 특검법의 본회의 상정은 불투명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요구하는 민주당에 여당과 합의하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하지만 막판 의견 조율을 위해 본회의 직전 소집된 여야 원내대표 회동마저 빈손으로 끝나자 김 의장도 결국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통과된 채 상병 특검법은 사실상 윤 대통령을 정조준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특겁법에 명시된 수사 대상에 대통령실이 포함되는 만큼 윤 대통령도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특검법이 처리된 지 1시간 30분 만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일방 강행 처리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이미 본격적으로 수사 중인 사건인데도, 야당 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특검을 강행하려는 것은 진상 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일방 처리된 특검법이 한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사례로 남을 것이란 우려가 큰 만큼 대통령실은 향후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엄중 대응은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입법 폭주 규탄대회’를 열고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전날 여야가 합의한 이태원참사특별법 수정안도 재석 259명 중 찬성 256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2월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전세사기특별법도 재석 268명 중 찬성 176명, 반대 90명, 기권 2명으로 본회의 부의가 확정됐다.尹-李 회담 3일만에 ‘특검 충돌’… 대통령실 “죽음 악용한 나쁜 정치” 대통령실 “협치 잉크 마르기전 폭주”‘채 상병 특검법’ 단독처리 강력비판野 “거부권 행사 말고 민심 수용해야”尹 거부권땐 27일경 국회 재의결… 與내부 “이탈표 가능성 배제 못해” “협치 첫 장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강행했다.”(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보다 겸허한 자세로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고 잘 집행하는 것이 민생을 받드는 것이다.”(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채 상병 특검법이 2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민주당과 대통령실이 정면충돌했다. 대통령실은 법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된 지 1시간 30분 만에 “진상 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공개 입장을 내면서 강하게 반발했고, 민주당도 ‘맞불 기자회견’을 열어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비판했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회동하며 협치 물꼬를 튼 지 3일 만에 양측이 다시 정면충돌하며 21대 국회 막판까지 극한 대립의 정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국민의 원칙 따른 것” 애초 채 상병 특검법은 이날 본회의 처리 대상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전세사기특별법 본회의 부의 안건에 대한 표결이 끝난 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도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는 ‘의사일정변경 동의의 안’을 올렸다. 이날 오전까지 여야의 팽팽한 의견 차 속 고심을 이어가던 김진표 국회의장은 본회의장에서 “이 안건은 21대 국회 임기 내에 어떠한 절차를 거치든지 마무리돼야 한다”며 채 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민주당과 김 의장이 이날 채 상병 특검법 처리를 밀어붙인 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채 상병 특검법이 지난달 2일 본회의에 부의됐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패스트트랙을 거쳐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이 자동 상정되려면 60일의 추가 숙려 기간을 거쳐야 한다. 21대 국회 임기가 이달 29일에 끝나는 만큼 자동 상정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재의결까지 최대 15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김 의장이 이달 4일부터 18일까지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 등이 관련된 믹타(MIKTA) 회의 참석차 북남미 주요 국가 순방을 떠나는 만큼 이날 처리해야 재의결을 위한 물리적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입법 폭주 규탄대회’를 열고 “야당 원내대표가 여당 원내대표를 기만하고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짬짜미로 입법 폭주를 했다”며 민주당과 김 의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까지 “채 상병 특검법도 야당에서 특검을 추천하도록 한 점 등 몇 가지만 서로 조정하면 합의 여지가 있다”며 처리 시점을 늦춰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특검법이 끝내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자 표결을 거부하며 퇴장했고, 특검법은 10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대통령실 “민주당, 죽음 이용한 나쁜 정치” 대통령실은 즉각 민주당을 성토했다. 정 실장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며 “현재 공수처와 경찰에서 철저한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수사당국의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우리 법률이 정한 특검 도입의 취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회담을 언급하며 “영수회담에 이은 이태원특별법 합의 처리로 여야 협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은 시점에서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 폭주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엄중 대응’을 예고하며 사실상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정 실장은 “지금까지 특검이 13차례 도입됐지만 여야 합의 없이 이루어진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일방 처리된 특검법이 한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사례로 남을 것이란 우려가 큰 만큼 대통령실은 향후 엄중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윤 대통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벼르고 있는 데다 대통령실 전현직 참모들이 수사 선상에 오르내리게 되는 만큼 윤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정 실장은 ‘거부권’이라는 단어는 언급하지 않았다. 보수층에도 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 실체 규명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서다. 윤 대통령의 잦은 거부권 행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 또한 대통령실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국회 통과 법안 9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이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거부권 행사 여부를 좀 더 신중히 살펴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與 내부선 ‘재의결 이탈표’ 우려도 대통령실의 거부권 행사 시사에 민주당도 곧장 반박에 나섰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후 조국혁신당 박은정 당선인 등과 함께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경고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이 특검법을 수용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이달 27, 28일 본회의에서 재의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재의결에서 통과되려면 재적 의원(296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범야권과 여권이 각각 181석, 115석(국민의힘 113석·하영제 무소속 의원·황보승희 자유통일당 의원)임을 고려 시 여권에서 17표가 이탈하면 의결 정족수(198석)를 채울 수 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도중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순직한 지 288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합의되지 않은 상정이라고 반발하며 표결 전 퇴장했다.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회담 3일 만에 민주당이 윤 대통령을 정조준한 특검법이 민주당 주도로 처리되면서 21대 국회 막판까지 여야 극한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특검 대상에 대통령실이 포함되는 만큼 윤 대통령도 수사 대상이라는 입장이다.민주당 주도로 지난해 10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달 2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특검법은 이날 재석 168명 중 168명 전원 찬성으로 의결됐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웅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표결 전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김 의원은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졌다.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채 상병 특검법의 본회의 상정은 불투명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요구하는 민주당에게 여당과 합의하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하지만 막판 의견 조율을 위해 본회의 직전 소집된 여야 원내대표 회동마저 빈손으로 끝나자 김 의장도 결국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이날 오전 “오늘(2일)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해야 혹시 (윤 대통령이) 재의를 요청해도 27, 28일에 재의결을 해서 21대 국회에서 마무리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재의결을 감안하면 이날 반드시 특검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입법폭주 규탄대회’를 열고 “야당 원내대표가 여당 원내대표를 기만하고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짬짜미로 입법 폭주를 했다”며 “의회 폭거와 관련해 21대 마지막까지 모든 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건의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대통령실은 채 상병 특검법이 정부로 이송돼 오면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취임 후 10번째 거부권이 된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특검법이 시행될 경우 윤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어 거부권이 불가피하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다만 여당의 총선 참패 한 달여 만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인 만큼 윤 대통령의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이날 본회의에서는 전날 여야가 합의한 이태원참사특별법 수정안도 재석 259인 중 찬성 256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2월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 직회부된 전세사기특별법도 재석 269명 중 찬성 176명, 반대 90명, 기권 2명으로 본회의 부의가 확정됐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여야가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을 일부 수정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다시 처리하기로 1일 합의했다.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년 반 만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합의를 환영한다. 윤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회담의 성과”라며 “윤 대통령은 여야 합의로 통과된 모든 법률안에 대해 존중하는 입장이다. 거부권을 행사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에 대해선 여야가 입장 대립을 이어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2일 본회의에서 두 쟁점법안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합의 없이 단독 처리에 나설 경우 본회의 개의 자체를 반대할 것”이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이양수, 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특별법의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이 “독소 조항”이라고 반대했던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영장청구 의뢰 권한이 담긴 30조 △특조위 직권으로 진상규명 조사를 수행하거나 불송치 및 수사 중지된 사건에 대한 자료 제출 명령 권한이 있는 28조를 법안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특조위 구성은 당초 11명에서 9명으로 수정했다. 활동 기간은 원안대로 1년 이내로 하고 3개월 이내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대목은 민주당의 주장이 반영된 부분이다.여야, 이태원법 한발씩 양보… 민주 “채 상병 특검법은 단독처리” 오늘 본회의 앞두고 이태원법 합의특조위 구성-영장의뢰권 의견 접근… 대통령실 “환영” 尹 거부권 않기로민주, 채 상병 특검법 강행 방침… 국힘 “합의 없이 표결 못해” 맞서 여야가 1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에 전격 합의한 건 21대 국회 종료를 한 달 앞두고도 여야 간 이견으로 관련 조사 및 피해자 보상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회동에서 이태원 특별법이 거론된 뒤 여야 간 합의점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여야는 2일 본회의에서 특별법 수정안을 처리하는 데에 합의했지만, 남은 변수는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등 이견이 남은 법안의 상정 여부다. 민주당은 1일 두 법안의 단독 처리 방침을 밝히며 자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해당 법안들도 상정할 것을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합의되지 않은 법안 표결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조위 구성·권한 한 발씩 양보 여야는 이견을 보였던 쟁점들에 대해 서로 한 발씩 양보해 합의를 이뤄냈다. 민주당은 여당이 반대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영장 청구 의뢰권을 포기했고, 국민의힘은 특조위 구성과 기간에 대해 민주당의 의견을 수용했다. 합의 배경엔 윤 대통령이 회담 때 이 대표에게 “특조위의 영장청구권 문제가 해소되면 법안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협상 때 원내지도부뿐만 아니라 용산(대통령실)과도 충분히 숙의하고 검토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환영 입장을 내고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29일 첫 회담을 통해 여야 간 협치와 정치의 복원이 시작됐다. 이번 합의는 그 구체적인 첫 성과”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정안이 통과되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예정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선 올 1월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은) 여야 간 합의된 사안을 무력화하지 않는다”며 “앞서 다른 특검법안에 반대했던 것은 야당 주도의 일방적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평행선 다만 민주당이 2일 본회의에서 이태원 특별법과 함께 처리하겠다고 한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 안건에 대해선 여야가 여전히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검찰의 충분한 수사가 먼저”, ‘선구제 후보상’ 방안을 담은 전세사기특별법에 대해선 “정부 재정 부담이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2일 본회의에서 이태원 특별법을 먼저 상정해 처리한 뒤 김 의장에게 의사일정 변경을 신청해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사기 특별법의 본회의 부의 요구건을 통과시킨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본회의) 퇴장이나, 반대 의견 제기 후 퇴장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민주당이 합의된 법안들만 올린다고 해놓고 이태원 특별법 처리 후 채 상병 특검법 등을 올려버리면 우리로선 어쩔 도리가 없지 않겠느냐”며 “뒤늦게라도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은 기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아닌 별도 수정안으로 발의되기 때문에, 본회의에 상정되면 재의결 시 필요한 200석이 아닌 재적 의원 과반(150석)으로 처리가 가능해 채 상병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사진)의 차기 원내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당내 혼돈이 커지고 있다. 출마 후보가 없어 여당 원내대표 선거일이 당초 일정(3일)보다 6일 뒤인 9일로 밀린 가운데 아직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이 의원을 향해 불가론에 더해 비토론까지 거세게 제기됐다. 1일 불출마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이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어떠한 결정을 하거나 입장을 밝힌 적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혼란은 당정 간 핵심 가교 역할을 해온 ‘찐윤’(진짜 친윤석열) 이 의원의 그동안의 역할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윤(친윤석열), 비윤(비윤석열) 인사 가릴 것 없이 이 의원의 원내지도부 입성 여부를 총선 참패 이후 당 운영 방향의 가늠자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당의 향후 노선이 용산 대통령실과의 원활한 소통 및 대야 강경 투쟁이 될지, 용산과 거리를 두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모습이 될지 기로가 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날 당에선 이 의원을 향해 “이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시사하며) ‘악역을 자처하겠다’고 하는데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백의종군 선언하는 게 진짜 악역일 것”이라며 비판 수위가 한층 고조됐다. 나경원 당선인(5선)은 “이 의원의 단독 출마, 단독 당선 이런 모습은 당에 건강하지 못하다”고 했다.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한 유승민 전 의원은 “여당 원내대표는 굉장히 어려운 자리다. 야당도 설득하고 대통령실도 거꾸로 설득해야 하는 자리”라며 “그런 자리에 적합한 분이 그분은 아닐 것 같다”고 주장했다. 3선에 오른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은 통화에서 “여러 사람이 당이 어려울 때 좀 나서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어 고심 중”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 의원은 스스로 출마 여부에 대해 말한 적도 없는데 부당한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어떤 결심도 안 섰는데 출마 여부를 밝히라는 듯 강요하고 압박하는 게 금도를 넘어섰다”며 “이번 원내대표는 독배를 드는 자리라 누구도 선뜻 못 나서고 있는데 못 나오는 책임을 (왜 내게) 전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의사 표명을 하지 않겠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선거 일정이 밀리기 전 당초 후보 등록일이었던 전날(지난달 30일)까지도 출마 여부에 대해 장고를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친윤이 아닌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용산과 각을 세우고 오히려 야당과 협조하며 법안을 처리하게 될 가능성을 친윤 그룹에서 우려하고 있어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론이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임박하면 이 의원이 출마할 것이다. 정지작업도 거의 끝났다”라며 이 의원 출마 필요성을 주장했다. 친윤 그룹이 이 의원 원내대표론을 놓지 못하는 것은 22대 국회에서 원내대표가 야당의 윤 대통령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강공을 예고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 방어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원내대표 선거를 두고 “오해받을 일 하지 마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새 사무총장에 수도권 당선인인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내정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여야가 1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에 전격 합의한 건 21대 국회 종료를 한 달 앞두고도 여야 간 이견으로 관련 조사 및 피해자 보상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회동에서 이태원특별법이 거론된 뒤 여야 간 합의점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여야는 2일 본회의에서 특별법 수정안을 처리하는 데에 합의했지만, 남은 변수는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등 이견이 남은 법안의 상정 여부다. 민주당은 1일 두 법안의 단독 처리 방침을 밝히며 자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해당 법안들도 상정할 것을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합의되지 않은 법안 표결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조위 구성·권한 한 발씩 양보여야는 이견을 보였던 쟁점들에 대해 서로 한 발씩 양보해 합의를 이뤄냈다. 민주당은 여당이 반대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영장청구 의뢰권을 포기했고, 국민의힘은 특조위 구성과 기간에 대해 민주당의 의견을 수용했다. 합의 배경엔 윤 대통령이 회담 때 이 대표에게 “특조위의 영장청구권 문제가 해소되면 법안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협상 때 원내지도부뿐만 아니라 용산 (대통령실)과도 충분히 숙의하고 검토를 거쳤다”고 설명했다.대통령실도 이날 환영 입장을 내고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29일 첫 회담을 통해 여야 간 협치와 정치의 복원이 시작됐다. 이번 합의는 그 구체적인 첫 성과”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 수정안이 통과되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예정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이태원특별법에 대해선 올 1월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은) 여야 간 합의된 사안을 무력화하지 않는다”며 “앞서 다른 특검법안에 반대했던 것은 야당 주도의 일방적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평행선다만 민주당이 2일 본회의에서 이태원특별법과 함께 처리하겠다고 한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 안건에 대해선 여야가 여전히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채 상병 특검에 대해선 “검찰의 충분한 수사가 먼저”, ‘선구제 후보상’ 방안을 담은 전세사기특별법에 대해선 “정부 재정 부담이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2일 본회의에서 이태원특별법을 먼저 상정해 처리한 뒤 김 의장에게 의사일정 변경을 신청해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의 본회의 부의 요구건을 통과시킨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본회의) 퇴장이나, 반대 의견 제기 후 퇴장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민주당이 합의된 법안들만 올린다고 해놓고 이태원특별법 처리 후 채 상병 특검법 등을 올려버리면 우리로선 어쩔 도리가 없지 않겠느냐”며 “뒤늦게라도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특별법은 기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아닌 별도 수정안으로 발의되기 때문에, 본회의에 상정되면 재의결 시 필요한 200석이 아닌 재적 의원 과반(150석)으로 처리가 가능 해 채 상병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의장실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여야 합의를 촉구할 것”이라면서도 “채 상병 특검법의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까지 감안해 물리적으로 2일 본회의에 상정해야 하기 때문에 의장도 고심 중”이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의 차기 원내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당내 혼돈이 커지고 있다. 출마 후보가 없어 여당 원내대표 선거일이 당초일정(3일) 보다 6일 뒤인 9일로 밀린 가운데 아직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이 의원을 향해 불가론에 더해 비토론까지 거세게 제기됐다. 1일 불출마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이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어떠한 결정을 하거나 입장을 밝힌 적 없다”고 밝혔다.이같은 혼란은 당정간 핵심 가교 역할을 해온 ‘찐윤’(진짜 친윤석열) 이 의원의 그동안의 역할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윤(친윤석열), 비윤(비윤석열) 인사 가릴 것 없이 이 의원의 원내지도부 입성 여부를 총선 참패 이후 당 운영방향의 가늠자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당의 향후 노선이 용산 대통령실과의 원활한 소통 및 대야 강경 투쟁이 될 지, 용산과 거리를 두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모습이 될 지 기로가 되는 모습”이라고 했다.이날 당에선 이 의원을 향해 “이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시사하며) ‘악역을 자처하겠다’ 하는데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백의종군 선언하는 게 진짜 악역일 것”이라며 비판 수위가 한층 고조됐다. 나경원 당선인(5선)은 “이 의원의 단독 출마, 단독 당선 이런 모습은 당에 건강하지 못하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4선)은 원내대표 후보에 대해 “가급적이면 수도권 당선자 중 다선 의원이 역할을 맡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지역구는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다.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한 유승민 전 의원은 “여당 원내대표는 굉장히 어려운 자리다. 야당도 설득하고 대통령실도 거꾸로 설득해야 하는 자리”라며 “그런 자리에 적합한 분이 그분은 아닐 것 같다”고 주장했다. 세 명의 중진 모두 당 안팎에서 당권주자로 거론된다.이 의원은 스스로 출마 여부에 대해 말한 적도 없는데 부당한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에 "어떤 결심도 안 섰는데 나간다고 밝히지 않으면 안 나가는 것 아니냐. 출마 여부를 밝히라는 듯 강요하고 압박하는 게 금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원내대표는 독배를 든 자리라 누구든 선뜻 못 나서는데 못 나오는 책임을 전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영남 의원은 “2일 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의원은 선거 일정이 밀리기 전 당초 후보 등록일이었던 전날(30일)까지도 출마 여부에 대해 장고를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친윤이 아닌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용산과 각을 세우고 오히려 야당과 협조하며 법안을 처리하게 될 가능성을 친윤그룹에서 우려하고 있어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론이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임박하면 이 의원이 출마할 것이다. 정지작업도 거의 끝났다”라며 이 의원 출마 필요성을 주장했다.친윤 그룹이 이 의원 원내대표론을 놓지 못하는 것은 22대 국회에서 원내대표가 야당의 윤 대통령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강공을 예고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 방어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원내대표 선거를 두고 “오해받을 일 하지마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한편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새 사무총장에 수도권 당선인인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을내정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나 민심 청취 역량을 강화한 법률수석실(가칭) 신설 방침을 공식화함에 따라 폐지됐던 민정수석비서관 제도가 집권 3년 차를 맞는 시점에 부활한다. 명칭은 민정수석을 그대로 쓰는 방안도 유력하다. 10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윤 대통령은 국민 소통과 민심 수렴 역량 강화 차원에서 정무 기능을 대폭 보강하는 방향의 개편 방향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의 사정기관에 대한 이해도와 자신감이 민정수석 폐지 결정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민심 동향과 정책정보 수집 형성 능력이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면서 기능 복원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책 정보를 수집하고 생산해야 하는데, 이 기능이 대통령실에 현재 없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전했다. 민심 동향과 정책 정보를 수집하고 생산해 민생 현장의 목소리에 곧바로 반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임 수석에는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박찬호 전 광주지검장 등도 물망에 계속 오르내린다.수석 아래에 법률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을 두면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 공직사회에 대한 감찰 권한이 자연스럽게 확보된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한 민정비서관실을 설치해 민심 정보 수집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책 입안과 집행의 문제점, 각종 비위 첩보도 수집될 수 있다. 수석은 추후 단행될 검찰 간부 인사에도 법무부 장관과 수석이 일정 부분 의견을 조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사정(司正) 기능을 최소화한다고 해도 자연스럽게 국정 장악력이 강화될 수 있다”며 “인사와 감찰로 사정기관에 대한 영향력은 커질 수 있는 셈”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는 “대통령 본인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각종 특검을 대비하기 위한 조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10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윤 대통령은 정무라인을 보강하는 방향의 개편 방향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수석실 기능 일부를 정무수석실로 옮기고, 정무1·2비서관실은 정무비서관실로 통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김장수 장산정책연구소 소장이 정무비서관 등으로 유력하게 검토된다. 국정상황실도 명칭과 기능을 바꿔 정무수석실 산하로 옮기는 방안도 거론된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