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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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취재분야

2024-10-25~2024-11-24
사회일반54%
검찰-법원판결23%
사건·범죄13%
국회7%
기타3%
  •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마음 표현… 그 감정 시청자에게 오롯이 전해져”

    3년 만에 돌아온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4’가 TV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 통합 10주 1위를 차지하며 25일 종영했다. 하트시그널 시즌4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에서 실시간 점유율 자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며 최고 87.5%를 기록했다. 5월부터 15주간의 여정을 통해 8인의 입주자 중 한겨레(34)와 김지영(28), 신민규(30)와 유이수(25)가 최종 커플로 각각 맺어졌다.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에서 28일 만난 박철환 채널A PD(43·사진)는 최종 커플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겨레 씨와 지영 씨 커플은 최종 선택 전 여수 여행에서 두 사람 데이트 장면을 촬영했던 PD가 ‘이상하다, 뭔가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해 놀라긴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김지영과 신민규의 서사였다. 김지영은 시그널 하우스 입주 초반부터 신민규에게 직진했다. 하지만 묵묵히 자신에게 호감을 보여 온 한겨레에게 막바지에 마음의 문을 연다. 박 PD는 “사랑을 찾아 시그널 하우스에 온 지영 씨는 본인이 원하던 사랑을 뒤늦게 다른 사람에게서 발견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방송 내내 김지영은 남자 출연자들의 호감을 샀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지영 시그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박 PD는 “지영 씨는 상대가 누구든 함께 있는 사람에게 정말 집중한다.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가 좋은 사람,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 감정 표현도 솔직하고 같이 있을 때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첫 방송 전, 김지영에게 의사인 남자친구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박 PD는 “남자친구가 있는 상태에서 출연한 게 정말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방송 전부터 논란이 있었지만 지영 씨의 진심이 전해지는 방송 회차가 있으니 그때까지 기다리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민규는 김지영과 커플이 될 것 같았지만 최종적으로 유이수와 맺어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의외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박 PD는 “이 사람을 만나면 좋고 잘될 것 같지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에는 걸리는 요소가 적지 않은 건 현실에서도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민규 씨의 감정선도 그랬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민규는 제작진이 서울 강남 거리를 걸어가다 한 카페에서 발견했다. 박 PD는 “민규 씨가 굉장히 잘생겨서 당연히 소속사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혹시나 싶어 다가갔는데 놀랍게도 직장인이었다”고 했다. 이주미(29)는 채널A 예능 프로그램 ‘굿피플’(2019년) 출연진으로, 제작진이 당시부터 눈여겨봤던 인물이다. 유지원(27)은 마라톤 사진 한 장이 인상적이어서 추적해 나갔다. 박 PD는 “출연자들이 쉴 새 없이 감정을 나타내고 대놓고 고백하다시피 솔직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에게도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8명의 출연진은 이전 시즌에선 볼 수 없던 캐릭터들이었다. 제작진도 촬영할 때마다 응원하는 커플이 바뀌었다”며 웃었다. 한편 하트시그널 시즌4는 스핀오프 프로그램 ‘애프터 시그널’로 돌아온다. 9월 1일 오후 10시 50분에 첫 방송을 하는 ‘애프터 시그널’은 시그널 하우스 퇴소 후 처음 공개되는 입주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박 PD는 “출연진의 감정과 진정성을 깊이 느낄 수 있고, ‘썸’에서 연애로 진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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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만에 콘서트 밴드 넬 “팬 만나며 축복 깨달아”

    1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러리 하우스. 4년 만에 팬들과 클럽 콘서트 ‘Burn’으로 만난 밴드 넬(NELL)이 무대에 올랐다. 2시간가량 진행된 공연에서 넬은 ‘청춘연가’ 등 록 장르 노래 23개 곡을 열창했고,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 800명은 열띤 호응을 보냈다. 넬은 27일까지 서울에서 6회차 콘서트를 마친 뒤 다음 달 전주(16일), 부산(23일), 일본 오사카(26일), 도쿄(28, 29일) 공연을 이어간다. 4년 만에 클럽 콘서트 무대에 오른 넬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넬은 “클럽에서 공연을 시작한 밴드다 보니 팬데믹 기간 관객을 만나 느낄 수 있는 에너지에 대한 갈증이 컸다”며 “무대에서 팬들을 다시 만나며 축복 받은 뮤지션임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고 했다. 최근 넬은 멤버에 변화가 생겼다. 20여 년을 함께 한 드러머 정재원이 올해 6월 활동 중단을 선언한 것. 이번 콘서트에선 정재원의 빈자리를 밴드 피아 출신의 드러머 양혜승이 채웠다. 정재원의 탈퇴로 3인조 밴드가 된 넬은 “멤버의 변화도 팀 스토리의 일부분이기에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좋은 음악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리더 김종완은 최근 1년 새 어머니와 형을 차례로 떠나보냈다. 그는 “음악을 할 때만큼은 음악에만 몰입할 수 있어 더욱 작업에 매달렸다. 결과적으로 음악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11일 선보인 신곡 ‘Wanderer’도 그 결과물 중 하나다. 넬은 “6∼7년 전 만들어놓은 데모곡으로, 보컬과 기타는 크게 변하지 않았고 드럼과 베이스가 상당히 바뀌었다”고 했다. 넬은 조만간 새 EP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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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체한 그룹, 열성팬이 AI로 재결합시켜

    “인공지능(AI)으로 그룹 빅뱅 강제 컴백시켰습니다.” 한 유튜브 채널에 1일 올라온 동영상 소개 글이다. 15년 차 VIP(아이돌 그룹 빅뱅 팬덤) 출신이라고 밝힌 채널 운영자 NEWPLE이 직접 빅뱅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 부른 뒤 AI로 빅뱅 멤버들의 목소리를 입힌 영상이었다. 23일 현재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51만 회에 이른다. NEWPLE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음향 편집과 편곡 활동을 하던 중 ‘2023년에 빅뱅이 컴백한다면’이란 가정하에 빅뱅의 ‘블루’ ‘라스트 댄스’ 등의 코드를 참고해 작업했다”며 “빅뱅의 공백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중이 빅뱅의 모습을 회상할 수 있게 꾸준히 이 같은 작업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곡 ‘봄여름가을겨울’을 발표한 후 일부 멤버가 탈퇴하는 등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빅뱅을 그리워하던 팬들은 영상에 열광했다. “얼마나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직접 빅뱅 노래를 만들어 듣냐”, “이렇게라도 빅뱅 다 같이 모여서 노래하는 걸 들을 수 있어 너무 좋다” 등 3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해체하거나 공백기가 긴 아이돌 그룹의 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팬덤의 재결집을 꾀하고 있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좋아하는 그룹의 노래를 공유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기모임을 하거나 좋아하는 그룹을 위한 곡을 만들어 온라인에 공개하는 식이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통한 팬덤 결집의 대표적인 예는 동방신기 팬들이다. 2004년 1월 5인조로 데뷔한 뒤 2010년부터 2인조로 활동 중인 동방신기의 옛 노래를 모아 놓은 플레이리스트 영상 하단에는 “5인조 완전체로 활동하던 당시가 떠올라 먹먹하다”, “동방신기를 좋아할 수 있었던 90년대생 세대로 태어나 행복하다”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팬들끼리 오프라인 정기모임을 열기도 한다. 특정 기간 동안 활동한 뒤 해체하는 프로젝트 그룹의 팬들이 주로 모인다. 2017년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11인조 그룹 워너원의 팬들은 지난해까지 3년간 1월 2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 모였다. 2019년 1월 27일 워너원이 해체하기 전 이곳에서 마지막 콘서트를 열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2020년에 모임에 참여했던 김지안 씨(23)는 “워너원은 해체됐지만 팬들이 함께 모여 슬로건이나 굿즈를 들고 사진을 찍으며 연대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팬들이 결집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타의 시효를 만드는 건 팬덤이다. 스타가 더 이상 활동하지 않아도 여러 기술을 통해 인기를 탈환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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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정국 ‘세븐’, 빌보드 글로벌 차트 5주 연속 1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26·사진)의 솔로곡 ‘세븐’이 미국 빌보드 글로벌 차트인 ‘글로벌200’과 ‘글로벌’(미국 제외)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빌보드는 21일(현지 시간) 차트 예고 기사를 통해 ‘세븐’이 지난달 14일 처음 공개된 후 두 차트에서 모두 5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솔로 가수가 세운 최초의 기록이다. 앞서 BTS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와 ‘버터’가 ‘글로벌’(미국 제외)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정국에 앞서 올해 두 차트에서 5주 이상 연속 1위를 차지한 곡은 미국 팝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플라워스’였다. 이 곡은 양 차트에서 6주 연속 1위에 올랐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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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아현동 경사형 엘리베이터…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상 대상

    ‘북아현동 경사형 엘리베이터’(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251-292·사진)가 ‘2023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21일 “급경사 지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노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와 인근 주민의 보행 환경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며 “하루 평균 1000회 이상 이용하고 있고 외관 디자인이 빼어나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이 지하철 2호선 이대역이나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려면 경사도 50도 이상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지만 올해 2월 엘리베이터가 가동된 후 불편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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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장서 미리 가수 리허설 보는 ‘사운드체크’ 티켓값 논란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12, 13일 열린 그룹 르세라핌의 첫 단독 콘서트 ‘FLAME RISES’. 본 공연 시작 3시간 전 일부 관객들은 공연장에 입장해 가수들의 공연 준비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이른바 ‘사운드체크 사전입장’을 한 것이다. 최근 국내 K팝 공연에 주로 VIP 티켓 구매자를 대상으로 사운드체크 사전입장 이벤트가 도입되고 있지만 급격한 티켓값 인상을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사운드체크 사전입장은 팬들이 미리 공연장에 들어가 가수가 음향 상태 등을 점검하는 리허설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3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인 서울’ 공연에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블랙핑크, 세븐틴, 제로베이스원 등이 콘서트에서 이 같은 이벤트를 열었고, 10월 7, 8일 열리는 아이브 콘서트에서도 실시할 예정이다. 사전입장 관람권은 대개 일반석보다 5만∼11만 원 비싼 VIP 티켓을 구입하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사전입장을 위해 일부러 VIP 티켓을 구입했던 팬들 가운데서는 기대했다가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르세라핌의 경우 15분가량 세 곡을 부르고 팬들과 짧게 인사를 나눈 뒤 퇴장했다. 사운드체크 이벤트는 공연 당일 오후 4시 전에 끝났지만 본 공연이 시작되는 오후 6시까지 공연장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고 한다. 한 팬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0만 원 가까이 지불했는데, 주최 측이 팬들을 배려하지 않은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해외에선 사전입장을 포함한 패키지 입장권과 일반 티켓의 가격 차이가 우리보다 더 큰 편이지만 그만큼 만족스럽게 운영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해외 투어를 진행 중인 미국 하드록 밴드 KISS는 VIP 패키지 가격이 일반석에 비해 3∼4배가량 비싸지만 사운드체크를 포함해 백스테이지에서의 만남, 개인 사진 촬영, Q&A 세션, 사인 CD 제공 등이 포함돼 있다. 김작가 음악평론가는 “해외에서는 좌석별 가격 차등을 확실히 두는 만큼 애프터파티 등 명확한 VIP 혜택이 있다”고 말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도 “해외에서는 적어도 30분 이상 밴드 세션과 함께 주요 레퍼토리를 리허설하기 때문에 공연을 두 번 보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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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독서가라면 기억할 만한 이 문장들

    “나는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내왔습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아내가 채식을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그녀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각각 순서대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한강의 ‘채식주의자’ 첫 문장이다. 독서가라면 어렴풋하게라도 기억할 만한 문장들이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는 “책을 문장으로 지은 집이라고 한다면, 첫 문장은 문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첫 문장을 통해 책 37편을 조명했다. ‘햄릿’ ‘파우스트’ ‘죄와 벌’ 같은 고전을 비롯해 ‘아몬드’ ‘불편한 편의점’ ‘아버지의 해방일지’ 등 최근 작품도 다뤘다. 저자는 첫 문장을 11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햄릿의 “거기 누구냐?”처럼 다짜고짜 말을 거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아몬드의 “그날 한 명이 다치고 여섯 명이 죽었다”처럼 결정적인 사건을 앞세우는 유형이 있다. “자,” 하며 흥미진진하게 시작하는 대하소설 ‘임꺽정’과 “훌쩍 떠나온 것이 나는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라고 독백하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만 보아도 작품의 시작은 매우 다양하다. 저자는 작가들에게 “탁월한 첫 문장이 안 나오면 밀어두라(나중에 생각하라)”고 권한다. “결국 첫 문장과 제목은 가장 나중에 다가오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첫 문장은 곧 마지막에 결정하는 마지막 문장”이라는 것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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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날 몰라, 낯선 곳이었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내 모습 [차트 밖 K문화]

    음원 TOP 100 차트인, TV 화제성 순위…. 매일 같이 쏟아지는 기사 제목입니다. 시선에서 자유로울 것 같은 예술계도 성공의 기준은 꽤 명확한 편입니다. 그럼 당장 순위권에 없는 이들은 어떨까요? ‘차트 밖 K문화’는 알려졌지만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연재물입니다. 유치할지라도 대놓고 진지하게, 이 시대 예술가들의 철학을 소개합니다.카메라 앞에 선 딸이 멋쩍은 듯 미소를 지었다. 카메라 뒤편에 앉은 아버지는 양손을 흔들며 활짝 웃어 보였다. 쭈뼛거리던 딸은 아버지와 시선을 교환하곤 고개를 주억거렸다. 사진 촬영에 나선 딸을 보며 아버지는 기자에게 “스스로 하고 싶은 게 많은 아이”라고 말했다.14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9년 차 싱어송라이터 우효(우효은·30)와 그의 아버지 우진영 씨(64)의 모습이었다. “앞으로를 격려해 주시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는 우효는 2021년 1인 기획사 ‘이너프 이너프’를 세우고 홀로서기 중이다.우효의 음악 세계에선 아버지를 빼놓을 수 없다. 우효는 2018년까지 한국과 외국을 오가며 살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뉴욕,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 아버지의 근무처를 따라 주거지를 옮겨왔다. 잦은 환경 변화는 여러 문화를 접할 기회이기도 했지만 쉽게 소속감을 얻지 못한 난점이기도 했다. 낯선 곳에 적응하는 것은 힘들었다. 미래는 불확실해 보였다.자신감이 없을 때가 많았어요. 늘 원점에서 혼자만 늦게 출발하는 기분이랄까요. 다른 사람들에겐 익숙한 경기인데, 저는 기본기도 없는 채로 혼자 투입된 느낌? 왜인지 발맞춰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아 무기력할 때도 많았고 반쯤 포기할 때도 있었어요.부유하는 일상 속 그때그때 ‘내 편’이 되어주었던 것은 음악이었다. 우효는 “대중문화를 통해 그 사회를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유년기에는 한국 가요와 클래식을 들었다. 미국에서 살 때는 팝과 뮤지컬, 오페라를 접했고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인디밴드를, 또다시 해외에 가 살 때는 그 나라의 영화 음악을 들었다.경계인으로 살며 우효가 택한 삶의 방식은 이랬다. 첫 번째, 낯선 환경에 나를 던져보기. 두 번째, 그 안에서 색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 우효는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해 가며 점차 재미를 느꼈다. “목소리가 좋다”는 오빠의 말에 학급 발표회에 나가 노래를 했다. 어떨 때는 피아노 전공자가 되고자 했고, 또 어떨 때는 글을 쓰는 작가를 꿈꿨다. 취미처럼 노래를 부르고, 낙서처럼 곡을 만들었다. 그러다 대학교 1학년, “음반 하나쯤은 내보고 싶다”는 생각에 휴학했다. 부모님은 “1년만 휴학하고 그때까지 성과가 없으면 복학하자”고 제안했다. 휴학은 길지 않았다. 몇몇 거절을 거쳤지만 곧 러브콜이 왔다. 데뷔 앨범 ‘소녀감성’(2014년)의 탄생 과정이다.당시를 떠올리며 우효는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나만의 길이 생기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물론 그 후로 방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스스로 음악적 지식이 부족하다 느껴질 때마다 힘들었다고 했다. 그때 본래 목적과는 다른 분야에 몸담고 살아가는 이들의 인터뷰 기사를 자주 봤다. “역량은 부족해도 이전보다는 내가 추구하는 음악에 다가갈 수 있다는 희망을 붙잡았다”는 순간들이었다.실제 그가 해온 음악들을 보면 방향성이 뚜렷하진 않다. 밝으면서도 아련한 느낌의 ‘민들레’(2017년), 유럽 감성 충만한 ‘마드리드’(2019년), 미국 밴드 느낌이 강한 ‘돌아온 테디베어’(2023년) 등 그 장르가 다양하다. 여전히 우효는 이쪽저쪽의 길 사이에서 자신을 찾아나가는 여정 위에 있는 것이다.그런 딸을 쭉 지켜보던 아버지는 말한다. “이제는 더 이상 ‘너를 안다’고 이야기하지 않겠다”고.“처음에는 딸의 아픔과 딸의 고민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조금 다른 성장 과정을 같이 경험한 돈독한 가족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최근에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해해 보려 하겠지만 한계가 있을 수도 있지, 이런 생각을 합니다.”아버지는 곡 ‘고슴도치의 기도’(2015년)를 듣던 날을 떠올린다.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운 이들의 마음을 담은 이 노래가 끝이 났을 때, 아버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우효는 이 곡에서 “오늘도 내 하루는 왜 이리 힘이 드는 걸까요”하며 한탄한다. 하지만 마지막에 다다르면 “사랑할래요, 너를”하며 마음의 문을 연다.곡 하나하나가 우리 딸이 내린 마음의 결론일 수 있잖아요. 밝지 않은 곡을 들으면 심각해지죠. 그래도 마지막이 희망적이면 ‘휴우’하며 한시름 내려놓습니다. 갈수록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상대를 모르면서 가장 아는 것처럼 대하는 게 가족이에요. 뭘 모르는지 아는 것이 상대방을 편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곡 ‘고슴도치의 기도’ 중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좋든 싫든 직면하는 법을 모르는 고슴도치죠/누가 가르쳐 줬는지 피해가는 법만 배웠죠/그래서 아빤 말했죠/좋을 땐 기분을 조금만 묻어두자고/눈물이 떨어질 때 조금은 담아두자고/필요할 때 꺼내 쓰자고/하지만 한참 어린 고슴도치/묻어 두는 것도 담아 두는 것도 몰라.’자기 길을 마주하는 법을 알게 된 딸과 딸의 새로운 모습을 함께 발견해 나가는 아버지. 우효는 인터뷰 내내 “스스로 자신감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그 곁엔 “본인은 힘이 없다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어난 것 또한 자신”이라고 말해주는 아버지가 있었다. 매사 자신감이 넘치진 못해도 “부족함을 특별함으로 바꿀 수 있다”는 우효의 자기 확신은 그렇게 만들어져 갔을 테다.가만가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부녀는 두 시간 남짓의 대화를 마치며 ‘우효가 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한 답을 찾았다. “오랫동안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우효는 어느새 편안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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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 짠하면서도 비범한 모습… 저 자신처럼 느껴지기도”

    ‘민들레’(2017년)가 6일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의 일간차트 톱 100위에 진입했다. 6년 만에 이 곡이 역주행한 건 채널A 연애 예능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4’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14일 방송에서 출연자 김지영이 애청곡으로 꼽은 후 시청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입소문이 났다. 밝은 멜로디에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곡으로, 기교 없이 맑은 싱어송라이터 우효(본명 우효은·30)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졌다. 이 곡을 작사, 작곡한 우효를 14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갑작스레 주목을 받게 된 데 대해 “실감이 잘 안 난다.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들레’는 사랑에 대한 고민을 담은 곡이다. 우효는 “사랑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다가 직간접적인 경험을 노래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 곡은 후렴 부분과 이어지는 현악기 연주가 유명하다. 이는 우효가 계산한 것이다. 그는 “사랑을 표현할 때 보통 말로 표현해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간주 구간에 벅찬 사운드의 현악기와 드럼 소리를 넣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민들레는 도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꽃이에요. 가끔 엉뚱한 곳에 피어 있기도 하죠. 뭔가 짠하면서 비범하기도 한 그 모습이 저 자신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런 시선으로 절 바라봐 주는 가족과 친구들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우효는 그룹 뉴진스의 히트곡 ‘디토(Ditto)’ 작사가 4명 중 한 명이다. 우효는 “작사 의뢰를 받은 것 그 자체로 영광이었다”며 “멜로디가 좋아 작업할 때 신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EP 앨범 ‘소녀감성’으로 데뷔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노래를 만들었고, 대학 시절 인디 레이블과 협업해 앨범을 냈다. “음악을 만드는 건 제게 사진 찍는 것과 같은 의미예요. 어릴 때부터 좋은 감정을 느끼면 되게 소중하게 여겨졌어요. 생각과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니, 흩어지지 않도록 노래 안에 담아 보관하고 싶었죠.” 어린 시절 윤상, 이문세, 강수지, 롤러코스터 등 1980, 90년대 가요를 오빠와 함께 부르는 게 즐거운 취미 생활이자 일상이었다. 그는 9, 10월경 새 EP 앨범을 낼 예정이다. “1980, 90년대 한국 가요 같은 분위기에 어린 시절 미국, 영국 등에서 살며 접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 요소를 더해 색다른 느낌을 담은 곡을 꾸준히 선보이고 싶어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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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록 도전 박혜원 “장르보다 메시지 전달이 중요하죠”

    “가수를 꿈꾸며 고민할 때 음악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그 경험을 돌려드리는 게 제 꿈입니다.” 여름 소품집 신보 ‘하계:夏季’로 돌아온 가수 HYNN(본명 박혜원·25)의 말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연장에서 10일 그를 만났다. 박혜원은 2019년 발표한 ‘시든 꽃에 물을 주듯’으로 사랑받았다. 발매 후 6개월 뒤 음원차트를 역주행해 화제가 됐고 가수 김범수, 별, 존박 등이 커버곡으로 소화하며 주목받았다. 그는 “새 앨범에는 록 사운드의 타이틀곡 ‘너에게로’를 포함해 총 4곡이 수록돼 있다. 이번 앨범을 통해 평소 꿈꿨던 록에 처음 도전해 봤다”고 말했다. ‘너에게로’는 백지영의 ‘사랑 안해’,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SG워너비의 ‘타임리스(Timeless)’,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말 사랑했을까’ 등 히트곡을 만든 박근태 프로듀서가 작곡한 곡으로 박혜원이 직접 가사를 썼다. 시원시원하고 안정적인 고음이 인상적인 박혜원은 “‘너에게로’는 숨쉴 구간이 없어서 부를 때마다 매번 어렵다”며 웃었다. 수록곡 ‘조제’ 가사도 그가 썼다. 박혜원은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 속 여자 주인공이 내 친구라면 ‘너 지금은 어때? 아직도 그 사람을 사랑해?’라고 물어보고 싶었다”며 “저의 과몰입으로 인해 만들어진, 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이라고 했다. “특정 장르로 기억되기보다 많은 사람이 고민하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예를 들어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 답을 노래로 주고받으며 대중과 교감하는 거죠.” 이번 앨범 수록곡 ‘블루 버드’가 대표적이다. 이 곡은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찾아 헤매던 파랑새는 사실 내 안에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든 꽃에 물을 주듯’이 큰 인기를 끌어 신곡 발매 때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박혜원은 “히트곡을 많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대중에게 인사드릴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 히트곡을 의식하진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앨범 발매를 계기로 버스킹에 나서기도 했다. “무명 시절엔 거리가 제겐 무대였어요. 그때 절 반겨주셨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힘이 나요. 다시 그 거리에서 팬들에게 감사함을 돌려드리고 싶었습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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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기술은 간결하게 태도는 품격있게

    지난해 9월 24일,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는 영국에서 열린 레이버컵 복식경기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완벽한 여정이었다”는 말을 남긴 이 경기는 약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테니스 팬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레전드’는 끊임없이 소환된다. 테니스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페더러가 프로 선수로 데뷔한 이래 페더러와 단독 인터뷰를 20회 이상 했다. 책은 35년이라는 페더러의 길고 화려한 선수 생활 중 주목해야 할 순간들과 장소, 사람을 다룬다. 페더러는 ‘타고난 선수’로 불린다. 테니스는 꽤 격렬한 운동 종목인데, 땀 흘리는 일조차 드물다. 구사하는 기술마저 간결하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페더러의 끈기 덕분이라고 말한다. 페더러는 한참 전부터 훈련이나 투어 일정을 짜는 아주 계획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페더러는 저자와의 대화에서 “보통 1년 반 후를 먼저 생각한다. 9개월 뒤 일은 하루 단위로, 구체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물론 타고난 점도 있다. 책에는 테니스 선수 마르크 로세가 페더러를 떠올리며 한 말이 나온다. 로세는 “위대한 챔피언들이 가진 재능은 반응성”이라며 “페더러는 빠르게 상황을 이해한다. 다른 이들보다 먼저 1초를 쪼갠다. 그래서 더 여유로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품격 있는 태도는 많은 이들이 페더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저자는 대부분의 정상급 선수들과는 다른 페더러의 습관으로 ‘상대방의 안부를 먼저 묻고, 형식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저자에게도 가족 여행 이야기나 인터뷰 장소에 대한 감상 등을 먼저 물었다고 한다. 페더러는 “주목받는 일을 감당할 순 있지만 사람들을 직접 만나 교감하는 일이 더 즐겁다”고 했다. 페더러는 스스로를 “정말이지 테니스 선수로서 아주 흥미진진한 삶을 사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테니스 선수는 경기 후 곧바로 평이 올라와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알게 된다. 페더러는 이를 두고 “잘 못하더라도 그건 문제가 아니다. 고치려고 노력하면 되니까. 적어도 할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잘했다면 자신감과 의욕이 생겨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정하건대, 멋진 인생”이라는 것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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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일러노믹스’ ‘비욘세 물가’… 경제도 일으킨 美 엔터 女風

    최근 미국 가요, 영화 업계에 강한 여풍(女風)이 몰아치고 있다. 여성 팝스타들의 콘서트 투어가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내고 있고, 지난달 개봉한 영화 ‘바비’는 여성 감독 영화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적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3월부터 이달까지 미국 20여 개 도시를 도는 전국 투어를 벌이고 있는데, 공연 때마다 인근 지역에서까지 모여든 관광객들로 호텔과 음식점 등도 호황을 맞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경기동향 보고서에서 스위프트 콘서트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언급했을 정도다. 스위프트의 경제적 영향력을 지칭하는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유럽과 북미에서 열리고 있는 비욘세의 월드투어 ‘르네상스’ 콘서트는 5월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시작될 당시 이틀간 세계 각지에서 약 10만 명이 찾았다. 영국 BBC 방송은 북유럽 지역 다국적 은행인 단스케뱅크의 보고서를 인용해 “5월 스웨덴의 물가상승률은 9.7%를 기록했는데, 비욘세 공연이 약 0.2%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레타 거위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바비’는 6일까지 세계 누적 매출이 10억3000만 달러(약 1조3500억 원)를 기록했다. 거위그 감독은 처음으로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여성 감독이 됐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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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음악 듣지 마, 같이 뛰자! 뜨거운 기억들이 남을 수 있게[차트 밖 K문화]

    음원 TOP 100 차트인, TV 화제성 순위…. 매일 같이 쏟아지는 기사 제목입니다. 시선에서 자유로울 것 같은 예술계도 성공의 기준은 꽤 명확한 편입니다. 그럼 당장 순위권에 없는 이들은 어떨까요? ‘차트 밖 K문화’는 알려졌지만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연재물입니다. 유치할지라도 대놓고 진지하게, 이 시대 예술가들의 철학을 소개합니다.최고 기온 32.6도였던 지난 4일. 대형 선풍기 앞에 주저앉아 땀을 식히던 세 명의 뮤지션이 있었다. 인천 송도에서 열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백 스테이지에서 만난 밴드 ‘아디오스 오디오’다. 이들은 페스티벌 첫날 첫 무대를 장식했다. 기자와 만난 건 무대가 끝나고 약 40분이 흐른 뒤. “영광이었다”고 말하는 키보드 호재(39) 뒤로 앓는 소리가 이어졌다.“저 사실 토하고 왔어요.”드러머 준현(35)이 말했다. “전 사실 한 시간도 못 잤어요.”보컬 호정(38)이 말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디오스 오디오는 2016년 펜타포트 무대에 오를 ‘뻔’했다. 록 신진 뮤지션을 발굴하고 일부 팀에게 무대 출연 기회를 주는 ‘펜타 슈퍼루키’에 지원했었다. 밴드를 결성하자마자였다. “일단 부딪혀보자”는 마음 하나로 나섰는데, 성적이 좋았다. 동상이었다. 비록 무대에는 서지 못했지만.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올해, 이들은 “대한민국 록 밴드라면 절대적 로망”이라는 펜타포트 무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관객들이 안 뛰어주실까 봐 걱정했다”는 말이 무색하게, 이날 이들의 무대에는 액션이 흘러넘쳤다. 호정은 땀에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외쳤다. “얼굴은 포기한다!” 헝클어진 머리 따윈 신경 거리가 안 된다는 듯, 그는 무대를 횡단하며 거칠게 기타를 쳤다. ‘김윤아 닮은 목소리’라는 명성답게 포효하는 노랫소리가 하늘을 가르면, 호재와 준현은 기진맥진할 정도로 머리를 흔들며 악기를 연주했다.꼭 펜타포트여서 격양됐던 건 아니었다. 이 밴드의 체질이 그렇다. 밴드의 이름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 작별을 뜻하는 스페인어 ‘Adios’와 녹음이란 뜻을 가진 영어 ‘Audio’. 합치면 “안녕, 오디오”다. 이는 음원을 통해서가 아니라 라이브 공연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겠다는 밴드의 바람을 상징한다. 그만큼 이들은 무대를 갈망한다.호정은 무대에 오르는 순간 생각한다. “지금부터 여긴 우리 구역”이라고. 준현은 드럼 스틱을 잡으며 생각한다. “이 무대가 마지막일 수 있다”고. 대부분의 뮤지션이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들은 이름을 내건 만큼 조금 더 열정적이다. “무대가 끝난 후 기어 나오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할 정도. 그래서인지 이들은 페스티벌 무대도, 연합공연도 아디오스 오디오의 단독 공연처럼 느낀다고 했다.홍대, 지방, 해외…. 이들은 데뷔 이래 규모를 따지지 않고 무대만 있다면 닥치는 대로 공연을 해왔다. 앨범 ‘Make One`s Way’(2019년)는 라이브 공연에서 불렀던 곡을 모아 낸 미니 앨범이다. “녹음할 돈이 없어서 공연부터 했다” “우리는 해외투어도, 운전도 매니저 없이 스스로 한다” 등등 살벌한 농담(?)이 오갔지만, 이는 사실 공연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유머다.에너지를 보여 드리고 싶어요. 그게 가능한 건 라이브밖에 없어요. 아무리 음원이 좋아도 그건 정제되어 있잖아요. 이 마음을, 이 음악을 위해 쏟은 저희의 감정을 전달하고 싶어요.아디오스 오디오는 자신들의 음악을 ‘감성적인 음악’이 아닌 ‘감정적인 음악’으로 규정한다. 우선 본인들이 감정에 충실하다. 이들 모두 무대에 섰을 때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노래에 빨리 스며들어 내면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실제 호정은 노래하고 녹음하며 자주 운다. 곡마다 사연이 있어서다.●데뷔곡-밤밤밤“가난하고 누추했던 날이에요. 새벽에 술을 마시면서 웃던 중이었어요. 문득 이 밤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더라고요. ‘아, 나 행복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누군가들도 이 밤을 행복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곡이에요.”●인기곡-끝없이 우리는“과부하가 걸렸을 때였어요. 업무가 아닌 일로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호재와 제주도 항공권을 끊었어요. 그런데 지하철 안에서 일을 하다가 비행기를 놓친 거예요. 돌아오는 길에 둘이서 엄청 울었어요. 뒤돌아 그때 생각을 해보니 ‘속상했던 일이 있어서 지금이 더 신나고 행복하구나’, ‘청춘이 쌓여가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고요.”●최신곡-핑“작년까지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심했어요. 위험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런 기분을 더 이상 느끼고 싶지 않았어요.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니 ‘이 노래를 듣고 같이 감정을 토해냈으면 좋겠다’, ‘박박 긁어서 쏟아졌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으로 썼던 곡이에요.”이런 호정의 감정을, 호재와 준현도 느낀다. 준현은 올 4월부터 팀에 합류한 새 멤버지만 “벌써 10년은 같이 한 사이 같다”고 말할 정도로 금세 동화됐다. 합류를 제안받을 당시의 식사 자리를 떠올리며 “제육볶음이 이렇게 무섭다”며 장난치면서도 “팀 활동을 하며 많이 밝아졌다”고 말한다. 오랜 시간 호정과 함께해온 호재는 두말할 것 없다. 이들은 그리 모인 셋의 에너지가 관객에게 가닿길 바란다. 호정은 감정선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가사를 쓸 때 한글을 고집하고 있기도 하다.무대가 끝나갈 즈음, 아디오스 오디오가 건네는 말이 있다.“살다가 조금은 지치는 날들이 있겠죠? 그때 오늘의 이 뜨거운 기억들이 생각나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해요.”이 말은 관객을 향한 말이면서 동시에 밴드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다. 호정은 혼자가 싫어 밴드를 시작했다. 그래서 듣는 이들도 혼자가 아니었으면 한다. “음원은 혼자 듣는 경우가 많으니, 라이브 무대를 경험하면서 친구들을 만나 함께 공감하고 위로하셨으면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밴드와 관객은 오늘을, 또 서로를 떠올리며 이렇게 추억하지 않을까.“아 진짜 뜨거웠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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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잼버리 K팝 콘서트’ 뉴진스 등 18개팀 출연… BTS는 불참

    11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에 걸그룹 뉴진스와 마마무, 보이그룹 NCT드림, 강다니엘 등 K팝 인기 가수 18개 팀이 대거 출연한다. 정치권의 출연 요구 등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던 방탄소년단(BTS)은 출연진에 포함되지 않았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출연진은 뉴진스, NCT드림, 있지(ITZY), 마마무, 더보이즈, 셔누&형원, 프로미스나인, 제로베이스원, 강다니엘, 권은비, 조유리, 피원하모니, 더뉴식스, ATBO, 싸이커스, 홀리뱅, 리베란테 등 18개 팀이다. 사회는 배우 공명, 있지 유나, 뉴진스 혜인이 맡는다. 당초 뉴진스는 같은 날 출연 예정이었던 KBS ‘뮤직뱅크’가 결방되자 이번 콘서트 무대로 일정을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측은 ‘뮤직뱅크’ 결방 이유로 “뮤직뱅크 제작진이 ‘잼버리 K팝 슈퍼라이브’ 무대의 제작 지원으로 투입됐다”고 밝혔다. ‘잼버리 K팝 콘서트’는 6일 새만금 야외 특설 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온열질환이 우려되는 상황 등을 고려해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일정과 장소가 한 차례 바뀌었다. 그러나 제6호 태풍 카눈이 새만금 야영장을 지나갈 것으로 예보되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가 최종 변경됐다. 일정과 장소의 변경으로 출연진 역시 새로 구성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정치권 등 일각에서 출연을 요청해 팬들의 반발을 산 BTS는 출연하지 않는다. 문체부 관계자는 “BTS 측에 출연을 제안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8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군복무 중인 BTS 일부 멤버 등을 고려해 국방부의 협조를 통해 BTS의 출연을 추진하자고 주장했다가 팬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BTS 팬들은 같은 날 반대 성명을 내고 “정부의 강압적 요구에 따라 K팝 콘서트에 참여하는 것은 민주주의 퇴행”이라고 주장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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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에 젖기보다 늘 새로움에 도전” “록의 자유-용기 마음에 향유하길”

    일본 펑크록 대표 밴드 ‘엘르가든’, 17년 만에 한국을 찾은 미국 밴드 ‘더 스트록스’, 1970년대 후반 한국의 대표 록밴드 ‘산울림’ 정신을 계승한 ‘김창완밴드’까지…. 4∼6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선 한미일 출신 세 밴드가 나란히 헤드라이너로 출격해 무대를 달궜다. 엘르가든과 김창완밴드의 보컬 김창완을 4, 6일 각각 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났다. 엘르가든은 “한국에서 다시 공연하게 될 줄은 몰랐기에 이번 출연이 더욱 의미있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엘르가든은 2008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출연 이후 멤버들 간의 음악적 견해차를 이유로 활동을 잠정 중단했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8년에야 활동을 재개했다. 15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 엘르가든은 이번 무대에서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한 ‘Make A Wish’와 ‘Marry Me’를 열창했다. 두 곡 모두 국내 휴대전화 광고 등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유명해진 곡들이다. 멤버들은 “15년 전 한국에서 두 곡을 불렀을 때 들었던 함성 소리를 기억한다. 이번에도 꼭 다시 부르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발매한 신곡도 선보였다. 이들은 “10년간 기다려준 팬들에게 활동 재개 후 신곡으로 인사하는 데 무려 4년이 걸렸다”며 “과거의 영광에 빠져 있기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신보를 냈다”고 말했다. 엘르가든은 10월 3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단독 내한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헤드라이너 중 유일한 한국 밴드로서 자존심을 세운 김창완밴드는 “록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리더 김창완은 “과거에 밴드 ‘산울림’을 시작할 때만 해도 페스티벌은 먼 나라 이야기 같았는데 우리도 이젠 국제적인 록 페스티벌 보유국이 됐다”며 “세대를 넘어 산울림의 음악을 재발견해준 젊은이들이 많다. 이들에게 무대에서 음악으로 보답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삼형제가 1977년 결성한 밴드 ‘산울림’의 노래는 후배 가수 아이유, 김필, 그룹 잠비나이 등이 리메이크하며 젊은 세대들에게 재조명됐다. 최근 개봉한 영화 ‘밀수’에선 음악감독을 맡은 가수 장기하가 산울림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김창완밴드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문 좀 열어줘’(1977년), ‘불꽃놀이’(1977년) 등 산울림의 초기 음악을 주로 선곡했다. 김창완은 “저희 밴드도 한국 록의 원류를 찾아 연어처럼 거슬러 올라가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록이 계속 서자 취급을 받는데, 젊은 세대들에겐 적자가 됐으면 한다. 록은 자유로움, 부르짖을 수 있는 용기다. 젊은 세대가 이를 향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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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중섭의 아내 야마모토 1주기… 평전-편지화 출간

    13일 화가 이중섭(1916∼1956)의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山本方子·1921∼2022) 여사의 1주기를 앞두고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책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1936년 일본에서 만난 두 사람은 1945년 한국에서 결혼했다. 6·25전쟁 등으로 두 사람이 부부로 함께한 시간은 7년 남짓이었다. 1956년 이중섭이 요절하면서 야마모토는 지난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70년 가까이 홀로 살았다. 신간 ‘이중섭, 그 사람’(혜화1117)은 일본 마이니치신문 소속 기자가 일본어로 쓴 이중섭 평전을 우리말로 번역한 책이다. 책은 생전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 저자와 야마모토 여사의 인터뷰 내용과 한국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상당수의 편지글을 바탕으로 한다. 저자는 서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2016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보고 이중섭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후 6년에 걸쳐 이중섭에 대해 취재한 그는 2021년 일본에서 이중섭 평전을 출간했다. 미술평론가 최열(67)이 쓴 ‘이중섭, 편지화’도 같은 출판사에서 함께 출간됐다. 2014년 ‘이중섭 평전’을 펴냈던 그는 신간에선 이중섭이 아내와 아들에게 보낸 편지화에 주목했다. 저자는 은지화, 엽서화와 함께 편지화를 이중섭이 창안한 독립적인 미술 장르로 평가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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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슈가 입대… 멤버 세 번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30·사진)가 입대한다. 팀에서 지난해 12월 입대한 맏형 진, 올 4월 입대한 제이홉에 이어 세 번째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7일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슈가가 입영 연기 취소 신청을 완료했다”며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빅히트 측은 슈가의 군 입대 관련 후속 소식은 추후 정해지는 대로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슈가는 6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앙코르 콘서트를 끝으로 4월부터 이어온 월드투어 ‘D-DAY’를 마무리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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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이 날 지겨워하기 전에 내가 먼저 변하는 배우로”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함으로써 인간 손석구의 인생에 무엇이 남았나’를 들여다보곤 합니다.”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오가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배우 손석구(40)의 말이다. 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작품 활동을 할 때마다 교훈을 얻거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가치관이 하나씩 생겨난다”며 “연기했던 모든 캐릭터들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다. 한 작품이 끝나면 단 몇 줄 문장으로라도 제게 남은 것을 기록해 놓는다”고 말했다.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 무대에 오르다 2017년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 시즌2로 본격적인 매체 연기를 시작한 그는 2019년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비서실 선임 행정관 차영진 역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2021년)에서 일도 연애도 호구 잡히기 일쑤인 주인공 ‘우리’ 캐릭터를 지질하면서도 유쾌하게 연기했고, 영화 ‘범죄도시2’(2022년)에선 악역으로 변신해 카리스마 있는 매력을 뽐냈다. 넷플릭스 드라마 D.P. 시즌1·2에선 103사단 헌병대 대위 임지섭을 맡아 열연했다. 최근 6년간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색깔의 배역을 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손석구는 “대중이 나를 지겨워하기 전에 제가 먼저 저를 지겨워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며 “그래야 한발 앞서 변해 갈 수 있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배우가 새로운 모습을 보이려면 그만큼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해요. 작품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틈틈이 인간 손석구로서도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변하기 위해 노력하죠.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노력입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나무 위의 군대’로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가짜 연기’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다. 올 6월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350석 규모의 소극장 무대에서 마이크를 차고 연기하는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과거) 연극 할 때 나보고 사랑을 속삭이라고 하는데, 그럴 거면 마이크를 붙여주든가 하지. 왜 그렇게 가짜 연기를 시키는지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연극을 관뒀다”고 발언한 것. ‘가짜 연기’ 발언을 두고 선배 배우인 남명렬, 이순재 등이 “오만하다”며 그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손석구는 이날 “제가 말실수를 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진짜 연기, 가짜 연기의 정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대해 말을 길게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연기는 연기다. 어떤 수식어를 붙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는 명실공히 ‘대세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는 “요즘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간단명료하게 “네”라고 답하며 쿨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너무나 명백하게 전에 비해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하하.” 다작하는 배우이지만, 그는 가장 욕심나는 장르로 ‘멜로’를 꼽았다. 그는 “최근 남성 캐릭터 위주의 작품 속에서 강한 느낌의 배역을 맡다 보니 멜로 등 다른 장르의 다양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영화감독으로 활약하고 싶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실제로 그는 2021년 왓챠 오리지널 숏 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에서 단편영화 ‘재방송’을 연출한 바 있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 그런지…. 빨리 도전하고 싶어요. 요즘 시리즈물 대본도 직접 쓰고 있습니다. 하하.”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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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어송라이터 하현상, 기타를 쥐었던 17살의 마음으로[차트 밖 K문화]

    음원 TOP 100 차트인, TV 화제성 순위…. 매일 같이 쏟아지는 기사 제목입니다. 시선에서 자유로울 것 같은 예술계도 성공의 기준은 꽤 명확한 편입니다. 그럼 당장 순위권에 없는 이들은 어떨까요? ‘차트 밖 K문화’는 알려졌지만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연재물입니다. 유치할지라도 대놓고 진지하게, 이 시대 예술가들의 철학을 소개합니다.하현상(25)은 5년 차 싱어송라이터다. 올해는 그에게 각별하다. 데뷔 후 첫 정규앨범을 내놓았다.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소속사 웨이크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심스레 질문하면, 신중한 답이 돌아왔다. 고민하던 공백을 뚫고 그는 말했다.“긴장을 잘 안 하는 성격인데, 이번에는 긴장이 되네요.”서울을 시작으로 5, 6일 열리는 그의 단독 콘서트 투어를 두고 한 말이었다. 콘서트 이름은 ‘시간과 흔적’. 정규 앨범명과 같다. “음악생활의 한 챕터가 끝난 것 같은 느낌”이라는 감회에 걸맞은 이름이다.5년간의 작업량은 그의 성실함을 증명한다. 그간 발매한 곡만 58개다. 하현상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제가 세상에 내보낸 곡이 꽤 많더라고요. 쉬지 않고 음악을 만들었다는 점은 칭찬해주고 싶어요. 나머지 부분은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하며 웃었다.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친한 형이 호텔 로비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부터였다. 피아노 연주자를 꿈꿨던 아이는 점점 노래가, 기타가, 작곡이 하고 싶어졌다.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건 20살 때. 대학교 휴학 후 인디 신에 머물며 음원을 발매하고 버스킹을 할 무렵이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진이 그를 발견하곤 OST ‘바람이 되어’를 맡겼다. 이후 그는 ‘멜로가 체질’, ‘나빌레라’, ‘나의 해방일지’ 등 유명 드라마의 OST를 줄이어 불렀다.창작자로서의 삶도 놓지 않았다. 하현상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영감을 마냥 기다리는 편은 아니다. 차라리 작업실에 가 앉는다고 했다. 언제나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은 책상에 앉아서 공책을 펴고 연필을 쥐는 것”이라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1835~1910)의 말을 떠올리면서.“이 길이 내 길이구나, 그런 생각은 딱히 한 적이 없어요. 계속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그렇게 5년, 쌓아온 그의 고민이 담긴 것이 이번 앨범 ‘시간과 흔적’이다. 앨범명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시선은 과거로 향한다. 11곡 중 가장 마지막에 완성된 동명의 타이틀곡은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게 영향을 미쳤다. 그는 앨범 제작기에서 “장례를 치르면서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뭔가를 지나왔구나’하는 느낌이 확 들었다. 그때 이 곡의 주제를 정했다”고 했다.“작년 하반기, 한창 작업하던 중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그때 ‘왜 더 자주 찾아뵙지 못했나, 나는 대체 뭐하고 살았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생전 가깝게 지내지 못해서 더 그랬어요.”상실에 대한 이야기는 비단 이번 앨범만은 아니다. 지나온 길을 되짚으며 나온, 조금은 후회 섞인 가사들은 그의 곡 다수에서 발견된다. 주로 남겨진 사람의 입장에서 쓰인 노래들이 많은데, 이 점이 비슷한 처지의 청자들에게 몰입과 위로를 준다.“어느 새벽달이 지나가네/난 오늘도/전하지 못한 말들이 있나/파도에 소리쳐 봐도/들리지 않으니/그렇게 억지라도/웃어 보이는 건/내일이 있어서야” (곡 ‘등대’)그의 노래는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진 않는다. 다만 괜찮아질 앞날을 꿈꾼다. 함부로 예단하지 않기에 더 단단한 지지처럼 느껴지는 이유일 테다. 실제로 하현상이 노래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 말은 곧 “어떻게든 살다 보면 괜찮아질 날이 온다”는 하현상 만의 위로법이다.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생각해요. 힘든 일이 있으면, 그만한 좋은 일이 있는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어요.”실제 그는 한 팬으로부터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데 곡 ‘등대’를 듣고 살아 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하현상은 “예술가로 사는 게 힘들 때도 있는데,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이럴 때”라고 했다.과거 이야기로 시작해 조금 더 나아질 미래로 끝이 나는 줄거리. ‘5년간 변치 않는 본인의 음악적 뿌리와 변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기자에게 되물었다.“맨 처음에 써놓았던 글이 있는데, 별로인 것 같아 다른 글들을 막 써보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신 적 있지 않으세요? 여러 다른 시도들도 다 그 나름의 의미와 뜻이 있어요. 그렇지만 결국엔 처음으로 돌아오는 것. 노인이 아이처럼 변하듯 인생 모든 게 그런 것 같아요.” 하현상이 쫓는 처음은 “음악을 하며 느꼈던 순수한 즐거움”이다. 그리고 그 첫 순간은 기타를 처음 손에 쥐었던 17살로 돌아간다. 하현상은 17살의 마음으로, 계속 노래할 것을 다짐한다.“늘 그런 생각을 해요. ‘이번 생에는 노래를 만들고,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주어진 삶 동안은 진짜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요. 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으면 돼요. 그러면 성공이라 믿어요.”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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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진스, 데뷔 1년 만에 ‘빌보드 200’ 1위

    그룹 뉴진스(사진)가 2일(현지 시간)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7월 데뷔한 지 약 1년 만이다. 뉴진스는 지난달 21일 발매한 미니 2집 ‘겟 업’이 이날 ‘빌보드 200’에서 1위로 올라섰다. 빌보드는 이날 “지난 15년 동안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 걸그룹은 블랙핑크와 뉴진스 두 팀뿐”이라고 밝혔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발매한 정규 2집 ‘본 핑크’로 K팝 걸그룹 최초로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바 있다. ‘빌보드 200’은 실물 앨범 등 전통적인 앨범 판매량과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SEA),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TEA)를 합산해 앨범 소비량 순위를 산정한다. 뉴진스의 앨범 ‘겟 업’은 미국에서 10만1500장 판매됐으며 SEA 수치는 2만4500, TEA 수치는 500을 기록했다. 뉴진스는 이번 신보에서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슈퍼 샤이’ 등 3곡을 모두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올려놓았다. ‘슈퍼 샤이’는 ‘핫 100’에서 48위에 올랐으며 그 밖에 ‘ETA’는 81위, ‘쿨 위드 유’는 93위에 올랐다. K팝 걸그룹이 ‘핫 100’에 3곡 이상을 동시에 올려놓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K팝 가수 중에서는 지금까지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유일했다. 뉴진스는 3일 오후 5시(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 무대에 오르는 K팝 걸그룹은 뉴진스가 처음이다. 뉴진스의 무대는 위버스 라이브와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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