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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부진했던 중화권 증시가 올해 들어 반등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증시의 기초체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특히 홍콩H지수가 살아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의 투자 손실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中 경기 반등에 중화권 증시 상승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중화권 증시가 일제히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가 1월 23일 2조 위안(약 379조 원) 규모의 증시안정화기금(증안기금)을 투입하면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증안기금 투입 계획이 발표되기 직전인 1월 22일 종가와 비교하면 30일 기준 12.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선전종합지수도 9.0% 올랐다. 홍콩 증시의 상승세는 더 가팔랐다. H지수는 25.4%, 항셍지수는 18.7% 뛰었다. 최근 중국 경기에 봄바람이 불면서 중화권 증시의 상승세도 힘을 받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16일 발표한 중국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은 5.3%로 로이터 등의 시장 전망치(4.6%)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 경기의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월 50.4로 집계돼 전월(50.8)에 이어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PMI가 두 달 연속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을 넘었다”며 “중국 경기 반등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중화권 시장이 미국이나 일본 등 글로벌 시장 대비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이 늘어난 것도 증시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올해 들어서만 중국 주식을 719억 위안어치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의 중화권 투자도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홍콩 증시에서 중국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CHINAAMC CSI 300 지수 ETF HKD’를 406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앞서 1∼3월까지만 해도 2728만 달러 순매도했던 종목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배당주로 꼽히는 베이징홀딩스도 지난달 180만 달러가량 순매수했다.● H지수 ELS 손실률 축소될 듯 중화권 증시가 반등하면서 홍콩의 H지수 연계 ELS 투자자들의 손실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내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은행) 기준으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 ELS 규모는 10조483억 원에 달한다. 금융권에서는 투자 손실률이 5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최근 H지수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손실률이 40%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H지수가 현재 흐름대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ELS 투자 고객의 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러한 추세가 만기까지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H지수 수준으로는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ELS 상품 구조나 만기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6,200대인 H지수가 7,500∼9,000 선을 회복해야 국내 투자자들이 손실 구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홍콩 등 중화권 증시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퍼지고 있다고 경계했다. 여태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직 중국의 부동산 부실이나 내수 침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간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까지 치달으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 간에 ‘노예 계약’ ‘경영권 찬탈’ ‘표절 시비’ 등 자극적인 단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최근까지 이어진 갈등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면 결국 ‘돈’, 보상 문제가 문제의 씨앗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민희진 갈등 원인은 ‘보상 문제’ 29일 엔터테인먼트와 법조계에 따르면 하이브와 민 대표는 지난달까지 대리인을 통해 주주 간 재계약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브는 김앤장, 민 대표는 세종을 선임해 협상을 펼쳐왔다. 이 과정에서 어도어의 지분 가치 산정을 두고 양측에서 팽팽하게 대립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는 지난해 3월 어도어 지분 20%를 약 35억 원에 민 대표 측에 양도하는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민 대표는 2% 지분을 어도어 직원들에게 배분하면서 지분이 18%로 줄었다. 매매 계약 때만 해도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민 대표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등 협력 관계가 유지됐다. 하지만 민 대표가 지난해 12월 어도어 지분 처분과 관련한 주주 간 계약 개정을 요구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시작됐다. 계약서상 민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지분 13.5%를 풋옵션을 통해 하이브에 넘길 수 있었는데, 이때 어도어 기업 가치를 책정하는 기준을 상향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초 계약은 영업이익의 13배가 기업 가치 책정 기준이었지만, 이를 영업이익의 30배로 바꿔 달라고 한 것이다. 이 같은 요구대로 개정될 경우 1000억 원 안팎이던 민 대표의 지분 가치는 2700억 원가량으로 불어나게 된다. 민 대표는 또 남은 4.5%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때 반드시 하이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어도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창업할 수 없는 ‘경업(競業) 금지’ 조항을 근거로 노예계약과 다름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4.5% 지분 처분에 대해서는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도록 개정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기업 가치 책정 기준 상향에 대한 요구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민희진, 어도어 이사회 소집 불응 이달 초 민 대표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사이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내부 고발에 나섰고, 이후 양측의 분쟁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하이브는 22일 민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정황을 확보했다면서 자체 감사에 돌입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이에 민 대표는 즉각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에 나서는 등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날 하이브에서 요청한 어도어의 이사회 개최가 무산되면서 양측의 공방은 법정 분쟁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에 30일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민 대표는 거절했다. 이사회를 통해 민 대표 해임안을 통과시키려고 하자 반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25일 어도어 이사회 소집 무산에 대비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법원에 접수시킨 상태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르면 6월 말 임시 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달간 양측의 공방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 대표 측도 하이브와 관련한 폭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쟁을 통해 하이브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양측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하이브의 주가는 10% 넘게 빠졌다. 다만 29일 하이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4% 오른 2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주주 간 계약주주들 사이에 체결하는 계약으로 주식 매매 조건, 가격, 향후 처분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풋옵션주식 등 자산을 시장 가격에 상관없이 특정 시기에 특정한 조건에서 팔 수 있는 권리.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삼성증권의 올해 1분기(1∼3월) 기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이 증권업계 1위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의 퇴직연금 사업자 수익률 비교 공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1분기 DC형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15.2%로 증권업 평균(12.5%)을 크게 웃돌았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대비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고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이 고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잔고 상위 종목에 포진돼 있는 ‘KODEX 미국S&P500TR’과 ‘KODEX 미국나스닥100TR’의 1년 수익률이 각각 36.29%, 46.84%에 달했다. 삼성증권은 연금센터와 디지털 자산관리 본부를 통한 체계적인 연금 상담 시스템이 정착하면서 시장변화에 보다 발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 연금센터에서는 연금 전담 PB들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연금 관련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1년간 투자형 타깃데이트펀드(TDF)와 밸런스드펀드(BF)의 평균 수익률도 14.7%에 달했다”며 “저위험 상품들도 좋은 성과를 내면서 DC형의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 상승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퇴직연금 고객 확대를 위해 6월 말까지 ‘연금 투게더 시즌2’ 이벤트를 진행한다. 연금 계좌 순입금액 구간에 따라 모바일상품권을 최대 73만 원까지 지급하는 행사다. 자세한 내용은 삼성증권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 ‘엠팝(mPOP)’을 참고하면 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간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까지 치달으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 간에 ‘노예 계약’, ‘경영권 찬탈’, ‘표절 시비’ 등 자극적인 단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최근까지 이어진 갈등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면 결국 ‘돈’, 보상 문제가 문제의 씨앗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민희진 갈등 원인은 ‘보상 문제’29일 엔터테인먼트와 법조계에 따르면 하이브와 민 대표는 지난달까지 대리인을 통해 주주간 재계약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브는 김앤장, 민 대표는 세종을 선임해 협상을 펼쳐왔다. 이 과정에서 어도어의 지분 가치 산정을 두고 양측에서 팽팽하게 대립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는 지난해 3월 어도어 지분 20%를 약 35억 원에 민 대표 측에 양도하는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민 대표는 2% 지분을 어도어 직원들에게 배분하면서 지분율이 18%로 줄었다. 매매 계약 때만 해도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민 대표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등 협력 관계가 유지됐다. 하지만 민 대표가 지난해 12월 어도어 지분 처분과 관련한 주주간 계약 개정을 요구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시작됐다. 계약서상 민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지분 13.5%를 풋백옵션을 통해 하이브에 넘길 수 있었는데, 이때 어도어 기업 가치를 책정하는 기준을 상향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초 계약은 영업이익의 13배가 기업 가치 책정 기준이었지만, 이를 영업이익의 30배로 바꿔 달라고 한 것이다. 이 같은 요구대로 개정될 경우 1000억 원 안팎이던 민 대표의 지분 가치는 2700억 원가량으로 불어나게 된다.민 대표는 또 남은 4.5%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때 반드시 하이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어도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창업할 수 없는 ‘경업(競業)금지’ 조항을 근거로 노예계약과 다름없다고 주장한 것이다.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4.5% 지분 처분에 대해서는 풋백옵션 행사가 가능하도록 개정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기업 가치 책정 기준 상향에 대한 요구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 민희진, 어도어 이사회 소집 불응이달 초 민 대표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사이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내부 고발에 나섰고, 이후 양측의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이브는 22일 민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정황을 확보했다면서 자체 감사에 돌입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이에 민 대표는 즉각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에 나서는 등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이날 하이브에서 요청한 어도어의 이사회 개최가 무산되면서 양측의 공방은 법정 분쟁으로 까지 번지게 됐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에 오는 30일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민 대표는 거절했다. 이사회를 통해 민 대표 해임안을 통과시키려고 하자 반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25일 어도어 이사회 무산에 대비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법원에 접수한 상태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르면 6월 말 임시 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달 간 양측의 공방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 대표 측도 하이브와 관련한 폭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쟁을 통해 하이브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양측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하이브의 주가는 10% 넘게 빠졌다. 다만 29일 하이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4% 오른 2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황금연휴를 맞아 한국을 대거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관광객 확대로 내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6일 오후 3시 29분 기준 원-역외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0.3033원 오른 189.4518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연말 대비 4.09% 올랐다. 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노동절 연휴(1∼5일)를 맞아 중국 여행객들이 한국을 대거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등이 중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음 달부터 7월까지 3개월간 해외여행을 예약한 응답자 가운데 31%가량이 한국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월 조사 때의 21%보다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앞서 진종화 한국관광공사 중국지역센터장은 중국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노동절 연휴 기간 약 8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 관광객들도 골든위크(4월 27일∼5월 6일)를 맞아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대형 여행사인 JTB 등이 골든위크 기간의 여행 목적지를 조사한 결과 한국(20.5%)이 동남아시아(16.7%)와 대만(13.5%)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늘면 국내 면세점이나 숙박 등 여행 관련 산업이 활기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유입 효과가 내수 경기 회복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고물가와 고금리 부담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심리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올해 2월(3.1%)과 3월(3.1) 물가 상승률이 3%대를 넘어섰다. 최근 고환율과 고유가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 압박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 증시의 대형 기술주 7인방인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 주식도 대거 처분했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6억5000만 달러(약 8964억 원)로 집계됐다. 올 들어 처음 순매수세가 꺾인 것으로 지난달(20억9000만 달러) 대비 3분의 1토막으로 줄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치솟는 등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을 신규로 매수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달러화 강세를 기대하면서 미국 주식 투자를 늘렸지만 최근 고점이라고 판단하고 투자 비중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미국 증시가 조정에 들어가면서 M7 등 주요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도 순매수 규모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서학개미들은 이번 달 들어 테슬라(3억1800만 달러)와 메타(500만 달러)를 제외한 엔비디아(―1억2500만 달러), 알파벳(―6500만 달러), 애플(―500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1800만 달러), 아마존(―1800만 달러) 등의 주식들을 대거 팔아치웠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증권이 가정의 달을 맞이해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 이벤트를 진행한다. 미성년자 자녀의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뒤 100만 원 이상의 주식 선물하기를 이용할 경우 ‘올리브영 기프트카드 1만 원권’을 증정한다. 이벤트 기간은 다음 달 10일까지다.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삼성증권 모바일 앱 ‘엠팝(mPOP)’에서 먼저 참여 신청을 해야 한다.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 종목을 선물해야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 선물하기의 경우 이벤트에서 제외된다. 주식 선물하기 기능으로 발신자와 수신자 간 동일 주식을 교환하는 경우에도 당첨 대상에서 제외된다. 삼성증권의 비대면 미성년자 계좌 개설은 엠팝에서 가능하며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진행할 수 있다. 자녀 계좌 개설을 위해서는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를 업로드해야 한다. 자세한 계좌 개설 내용은 엠팝에서 확인 가능하다. 주식 선물하기를 이용할 때 증여세 부과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성인 자녀의 경우 10년간 5000만 원, 미성년 자녀는 2000만 원까지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한편 삼성증권은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NEW POP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 접속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지급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24일까지 POP HTS에 접속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사은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1등 한 명에게는 갤럭시북4 프로를 지급하고 2등은 갤럭시S24(1명), 3등은 네이버페이 포인트 1만 원권(50명) 등을 지급할 계획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생명은 암 진단과 치료 보장을 확대한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S2’가 회사의 대표 보험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가입자가 직접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보장을 맞춤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모은 건강보험 S2는 지난해 출시한 ‘다모은 건강보험 S1’에서 암 관련 보장을 대폭 확대했다. 통합 암 진단 특약이 대표적이다. 이 특약의 경우 부위별로 암 진단 보험금을 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통합 암 보장 특약에 가입한 고객이 위암 진단을 받아서 보험금을 수령하면 위암 및 식도암 부위의 보장은 소멸하지만 다른 부위에 대한 암 진단 보장은 지속된다. 이외에도 ‘통합 전이암 진단 특약’ ‘통합 소액암 진단 특약’을 신설해 폭넓은 암 보장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암 진단 보장을 확대하는 것과 함께 최근의 암 치료 추세를 반영해서 치료 및 수술 보장도 강화했다. ‘암 다빈치 로봇 수술’이나 ‘레보아이 로봇 수술’과 같은 최신 기술로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암 로봇수술’ 특약을 통해 최대 1000만 원까지 보장한다. 또 고객 요청이 높은 항암 방사선 약물치료나 표적·면역 항암치료 등에 대해서도 각각 최초 1회에 한해서 최대 3000만 원까지 지급하도록 보장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다모은 건강보험 S2는 10회 경험생명표를 반영해서 저렴해진 보험료로 가입이 가능하다”며 “암 진단부터 수술, 치료까지 최근 암 발병 추세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만든 삼성생명의 대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이달 초부터 일상생활 속 위험을 보장해주는 ‘삼성 굿데이 일상생활플랜보험’ 판매에 돌입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이 생활밀착형 보험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상품은 제품 및 서비스 구매와 함께 보험 가입이 가능한 ‘임베디드 보험’이다. 재해로 인한 사망·장해부터 수술, 입원, 응급실 내원 등 다양한 사고에 대한 보장을 제공한다. 특히 골절이나 깁스, 화상, 식중독 등 생활 속에서 흔히 발생하는 위험을 맞춤형으로 조립할 수 있어 상품이나 서비스에 꼭 맞는 보장을 자유롭게 구성 가능하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롯데카드의 후원으로 문을 연 소아암 환아 지원 공간 이용객이 지난해 말 4만 명이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카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2014년부터 11년간 소아암 환아와 그 가족들을 돕기 위해 치료비 지원이나 전문 심리 상담 등 다방면으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롯데카드는 2014년 11월 부산나음소아암센터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소아암 환아와 그 가족들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롯데카드는 ‘롯데아이러브부산카드’ 사용액의 0.1%를 적립한 기금 등을 통해 부산나음소아암센터를 설립했고, 운영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맡겼다. 지난해 말까지 10년간 부산나음소아암센터의 누적 이용자 수는 3만51명에 이른다. 센터에서는 소아암 환아와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치료비 지원뿐만 아니라 암 정보 및 교육 자료 제공, 소아암 교육, 전문 심리 상담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주면서 소아암 환아와 가족들의 이용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소아암 치료 시설과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 같은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터의 중요도가 더 크다는 게 롯데카드의 설명이다. 부산나음소아암센터를 이용하는 한 소아함 환아의 가족은 “센터는 병으로 힘들어하는 가족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라며 “소아암 치료를 시작하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센터에서 제공해준 정보와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소아암 쉼터’도 지방에 거주하는 소아암 환아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카드는 201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서울 대학로나 교대역 등 주요 병원 근처에 5곳의 소아암 쉼터를 열었다. 소아암 쉼터는 지방에 거주하는 소아암 환아와 그 가족들이 치료를 받는 동안 머무를 수 있는 독립된 형태의 소규모 숙박 공간이다. 일반 숙박 시설 대비 숙박비가 저렴하고 교통비를 아낄 수 있어 소아암 환우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말까지 서울에 있는 5개 쉼터의 누적 이용 인원은 9886명에 달한다. 소아암 쉼터도 부산나음소아암센터와 마찬가지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이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시설 이용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11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이 쉼터를 이용한 소아암 환우 가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5%가 ‘쉼터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쉼터가 치료 과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5점 만점에 평균 4.94점을 받았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소아암 치료 병원이 대부분 서울에 있기 때문에 지방에 사는 환아들은 치료를 받을 동안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따로 구해야 한다”며 “이 같은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소아암 쉼터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2015년부터 소아암 환우를 돕기 위해 임직원 사회공헌기금 모금 캠페인도 실시해오고 있다. 이 기금은 매달 급여의 끝전을 모아 기부하는 급여 우수리 나눔 캠페인 등 임직원의 사회공헌활동 참여로 모인 금액과 회사가 임직원이 모금한 금액만큼 추가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조성됐다. 지난해까지 총기부 금액은 1억2645만8838원으로 경제 사정이 어려운 소아암 환아의 치료비 지원을 위해 사용됐다. 롯데카드는 2018년부터는 서울 성북구에 있는 ‘서울나음소아암센터’를 통해 ‘키즈 베이킹’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는 등 소아암 환아의 정서적 어려움을 도울 수 있는 지원도 확대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부산나음소아암센터와 서울 소아암 쉼터 개소 후원 등으로 소아암 환아와 가족들이 편안하게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앞으로도 환아와 가족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후원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0%대 저성장 고리를 끊고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건설 투자와 민간 소비까지 살아나면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2021년 4분기(10∼12월·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인 0.6%를 약간 웃돌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출과 내수 회복에 힘입어 2022년 1분기(0.7%) 이후 지속된 분기별 0%대의 성장률 고리를 끊어 냈다. 성장률 반등은 우려했던 내수 경기가 살아난 영향이 컸다. 건물·토목건설이 동반 회복하면서 건설 투자가 2.7% 증가했다. 민간 소비가 전 분기 대비 0.8% 늘어난 가운데 정부 소비도 0.7% 늘었다. 수출 역시 꾸준히 회복세를 보였다. 올 1분기 수출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품목 중심으로 0.9% 늘면서 성장률 상승을 견인했다. 민간이 성장 주도… 정부 “올 성장률 2.2% 넘을 듯” [경제 이슈]1분기 성장률 27개월만에 최고치일부선 “韓 올해 성장률 2.3% 전망”고금리 장기화-중동 사태 등 변수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의 ‘깜짝 성장’에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고 있다. 수출 호조와 내수 경기 반등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성장률이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랜만에 우리 경제 성장 경로에 ‘선명한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민간 주도의 성장을 달성했고 수출 호조에 더해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반등이 골고루 기여하는 균형 잡힌 회복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연간 성장률이 기존 정부 전망치(2.2%)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거둔 1.3%의 성장률은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된다는 판단의 근거”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에서 2%대 초중반으로 가는 경로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서 기존 연간 성장률 전망치(2.1%)를 높여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한중일 경제를 분석하는 국제기구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도 이날 한국 경제가 올해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완연한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개선되고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4월 전 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한 71로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 여파와 중동 사태 확전 등은 국내 경제 성장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고환율·고유가 등으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면 내수 경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슈퍼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일본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미래에셋증권이 고객 예탁자산 증가와 수익률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리테일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액 자산가 유입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예탁자산이 421조 원을 넘어섰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인해 대외 투자 환경이 악화됐지만 예탁자산이 1년 전보다 35조 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엔 해외주식 거래고객의 양도차익이 1조 원에 달하면서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도 함께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 관련 서비스가 리테일 부문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가입 평가액이 1조 원(1만5414계좌)을 돌파했다. 2022년 9월 서비스를 출시한 지 500여 일 만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의 투자 성향, 가입 시점, 자산 상태 등을 분석해서 최적화된 개별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40, 50대의 가입 평가액만 7000억 원에 달한다. 자산 10억 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 고객도 크게 불었다. 올해 3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이 확보한 고액 자산가는 약 2만1000명으로 1년 새 24%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 9월부터 VIP 고객을 대상으로 미래에셋세이지클럽이라는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법률, 투자, 가업 승계 등 VIP 고객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를 동원해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6월부터 국내 금융권 단독으로 ‘개인 투자용 국채’ 판매에 나선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 매입 자격을 개인으로 한정해서 발행하는 저축성 국채로 전용 계좌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 매입액은 총 2억 원까지이며 이자 수익에 대해 전액 분리 과세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메리츠증권은 미국채 10년물과 30년물에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상품(ETN) 등 총 6개 종목의 ETN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상장 종목은 10년·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을 양방향으로 최대 3배 추종하는 ETN이다. 해당 상품의 총보수는 최대 0.5%다. 현재 미국에 거래되는 장기채 수익률 3배 추종 상품의 총보수(1.04%) 대비 절반 수준이다. 이번 ETN은 모두 환노출 상품으로 환율 변동에 유의해야 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올해 들어 한국의 과일, 채소 값이 주요 7개국(G7), 유로존, 대만 등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휘발유를 포함한 에너지류 물가 상승률도 2위에 올라 기후변화와 중동 사태 등 대외 변수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22일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이 G7과 유로 지역, 대만 등 주요 선진국을 대상으로 올해 1∼3월 월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3.0%로, 영국(3.5%)과 미국(3.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이웃 국가인 일본은 2.6%였고, 우리와 경제 환경이 비슷한 대만은 2.3%에 그쳤다. 특히 과일이나 채소 가격의 오름세는 타 국가 대비 월등하게 높았다. 올해 들어 한국의 과일 가격 월평균 상승률은 36.9%로, 2위인 대만(14.7%)과 비교해도 2.5배 수준이었다. 채소류의 가격 상승률도 10.7%로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았다. 전기·가스요금, 연료비 등 에너지류 관련 항목을 가중 평균해서 산출한 결과 한국의 월평균 에너지 관련 물가 상승률은 1.1%로 프랑스(2.7%)에 이어 2위였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휘발유나 경유 등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3월 에너지 관련 물가 상승률은 2.9%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기후변화나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등 대외 변수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는 대외 변수에 대응하기 힘들다”면서 “향후 중동 사태 확전이나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등을 감안해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국내 1위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을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해 임플란트 회사인 오스템임플란트와 구강 스캐너 업체 메디트를 인수한 데 이어 세 번 연속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이날 지오영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MBK파트너스는 지오영의 최대주주인 블랙스톤으로부터 지오영 지분 71.25%를 1조6000억 원가량에 사기로 했다. MBK파트너스가 투자 금액의 절반 정도를 부담하고, 삼성증권이 인수금융을 통해 나머지 자금을 지원해주는 구조다. 삼성증권은 인수 자문도 담당했다. 지오영의 창업자이자 2대 주주인 조선혜 회장은 지분을 팔지 않고, MBK파트너스와 공동 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지오영은 국내 의약품 유통시장 점유율 1위 업체(약 11%)로, 최근 10년간 총 10건 이상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웠다. 국내 물류센터 50곳 이상을 보유한 지오영은 이를 거점으로 국내 주요 병원 및 지방 약국 등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4조4386억 원이며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7%가 넘는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초에 오스템임플란트와 메디트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지오영까지 사들이면서 국내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한국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것을 감안해서 투자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보낸 연례 서한에서도 “헬스케어 분야 등에 주목하고 있다”며 “지난해 인수했던 오스템임플란트의 실적이 22%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스라엘이 이란으로부터 사상 처음 본토를 공격당한 지 엿새 만에 이란의 군사기지에 대한 재보복을 강행했다. 이번 공격은 이란이 1일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에 대응해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것에 대한 재보복 성격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공격과 반격을 주고받는 ‘보복의 악순환’을 지속하며 긴장을 높여가는 모양새라 자칫 중동 지역 양대 군사강국 간 본격적인 전면전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ABC방송 등은 이스라엘이 19일(현지 시간) 이란 내 목표물을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국영TV는 이날 오전 4시경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350km 떨어진 이스파한 상공에서 무인기(드론) 3기가 목격됐고, 방공체계가 가동돼 모두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는 익명으로 외신에 “군이 이란 본토를 타격했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이번 공격과 관련된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스파한에는 이란 육군항공대 기지 등 군사시설은 물론이고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등 이란의 ‘핵 인프라’가 밀집돼 있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 핵시설에 피해가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을 두고 ‘제한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란은 앞서 이스라엘의 재보복 시 “즉각적이고 최대 수준으로 갚아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킴 도저 CNN방송 글로벌 이슈 분석가는 “양국 간 이러한 ‘확전 사다리(escalation ladder)’가 정말 끔찍한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에 국내외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코스피는 19일 장중 한때 3% 이상 급락했다가 오후 들어서는 낙폭을 줄여 42.84포인트(1.63%) 내린 2,591.86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20원 가까이 오르며 달러당 1390원 선을 돌파했다가 결국엔 9.3원 오른 달러당 13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증시도 2.7% 급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모두 약세를 보였다. 중동의 긴장 고조에 국제 유가도 이날 한때 4% 이상 급등했다.이스라엘, 핵시설 인접 軍기지 공습… 이란, 재보복땐 전면전 위험 [이스라엘, 이란에 보복 공습]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생일이스라엘, 6일前 ‘공격원점’ 타격이란 “드론 3대” 미사일 피격 부인… 외신 “이란 반격땐 5차 중동전 우려” 13일(현지 시간) 이란으로부터 본토에 대한 사상 첫 공격을 받은 뒤 “고통스러운 보복”을 하겠다고 벼르던 이스라엘이 19일 새벽 이란을 타격했다. 이날은 이란 최고지도자이자 1989년부터 재임한 중동의 ‘최장 통치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85세 생일이다. 이스라엘이 이란 권력의 핵심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려 이란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은 언론을 통해 이스라엘의 공습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두 나라가 전면 충돌을 피하려는 수순이란 분석이 제기됐지만 공격과 반격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높이다가 자칫 파국을 부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 美 “이스라엘 미사일, 이란 목표물 타격”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 등은 이날 이란 이스파한 북서쪽의 군공항 주변에서 세 건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란 IRNA통신에 따르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F-14 톰캣 전투기가 배치된 주요 공군기지에서 방공 포격이 이뤄졌다. 이번 공습의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파르스통신은 “군 레이더가 표적 가능한 물체였다”며 “이 지역 여러 사무실 건물의 창문이 깨졌다”고만 전했다.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CNN방송에 “이스라엘이 민간인과 핵시설을 피하고 군사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데 이어 이란이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사상 처음으로 보복 공격한 뒤에 발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13일 공습 당시 미사일 발사처로 이용한 곳 중 하나가 이스파한이라고 짚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 원점을 타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이 이스파한 공격의 배후인지를 묻는 말에 답변을 거부했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다만 미 NBC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당국이 이란에 어느 정도 피해를 줬는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공격 사실을 축소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란 항공우주국 대변인 호세인 달리리안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현재로선 이스파한을 비롯한 국내에 미사일 공격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인기(드론) 세 대가 날아왔지만, 방공망이 성공적으로 격추했다”며 “적의 작전은 굴욕적 실패로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도 이스파한의 한 건물 옥상에서 방송기자가 “도시는 안전하고 사람들은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하는 뉴스 영상을 공개했다. 이란 국영TV 등은 이란이 국경 밖에서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외부의 공격을 받았다는 점을 축소하는 것은 자존심 때문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 “이란의 다음 반응 예측할 수 없다” 국제사회의 눈은 양국의 보복전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지, 아니면 여기에서 마무리될지에 쏠린다. 일단 이란과 이스라엘의 주요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의 파장을 축소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신들도 이번 공격을 ‘제한적 보복’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공격에 대한 조용한 초기 대응은 이란과 이스라엘이 확대를 피하고 싶어 함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마크 매컬리 미 육군 퇴역 소장은 CNN에 “이스라엘이 더 이상 공격하지 말라고 이란에 ‘계산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은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이 CNN에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추가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면 “즉각적이고 최대 수준”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또 공격 이후 이스라엘에선 ‘보복 강도가 약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날 X에 “(보복이) 약했다”는 한마디를 올렸다. 이번 공격이 양국 보복전의 끝이 아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구체적인 피해 규모와 배경이 드러나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사회에서는 우려가 쏟아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갈등 확대를 억제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하나의 잘못된 계산이나 오해, 실수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중동의 전쟁 위기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등 대외 악재가 중첩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강달러에 밀려 원화 및 엔화가치가 연일 떨어지자 한국과 일본, 미국 재무장관이 사상 처음으로 회의를 갖고 초유의 시장 개입에 나서기도 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시장 충격이 지금처럼 계속되면 한국 경제에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신 3고(高) 위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美 긴축 악재에 중동 리스크 강타 19일 국내 증시는 전날 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금리 인상론’이 다시 고개를 든 데다 반도체 관련 주의 조정까지 겹치면서 1.3%가량 급락한 채 출발했다. 그러다가 오전에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 속보가 날아들며 순식간에 낙폭을 키워 2,553.55까지 내려갔다. 코스피가 장중 2,550대까지 후퇴한 것은 2월 2일 이후 2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여기에 일본 증시 역시 오전 한때 3.5% 안팎까지 급락하고 주변국 증시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검은 금요일’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낙폭이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이란의 피해가 예상보다 작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가 다소 둔화됐다. 원-달러 환율 역시 전일보다 장중 20원 급등했다가 낙폭을 줄여 9.3원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에서는 외국인과 기관들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하루 동안 각각 3000억 원, 6000억 원 이상 순매도했다. 미국 반도체 관련주 하락의 여파로 삼성전자(―2.51%), SK하이닉스(―4.94%)가 크게 떨어진 것도 증시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시장에 공포 심리가 커지면서 자산 가격도 널뛰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한때 전날 대비 4.2% 오르면서 배럴당 90.75달러까지 치솟았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온스당 다시 2400달러를 넘어섰고,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폭락하면서 6만 달러 선이 깨지기도 했다.● 대외 충격에 유난히 취약 ‘백약이 무효’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은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 중동발 리스크 등 대외 변수들이 한꺼번에 쏠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국내 시장의 변동 폭이 지나치게 커서 한국 경제가 유독 외풍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다시 한 번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주요국 지수의 변동 폭이 미국이나 유럽은 3∼4%에 그치는 반면에 코스피는 7%를 넘나들고 있다”며 “외국인의 과격한 선물 매매가 증시 급등락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불안이 가시지 않자 정부는 한일 재무장관의 공동 구두 개입으로 외환시장 안정에 나섰다. 또 미국 워싱턴에서 역대 첫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원화와 엔화가치 절하를 우려한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특단의 조치’에 따른 약발은 당일 하루에 그쳤을 뿐, 다음 날에는 다시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이 연일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이달 11일 이후 매일같이 10원 안팎 급등락을 하는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환율 공포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대외 악재들에 더해 4월 배당 시즌을 맞아 외국인들의 달러 송금 수요가 늘 수 있다는 점은 원화가치를 더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미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외환시장 상황과 관련해 “상황별 대응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통화 스와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최근 외환 시장 문제는 유동성 부족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내 증권사들의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 국내 증권사들과 독점 계약을 맺고 있는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무렵부터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11개 증권사가 현지 거래소 문제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들은 블루오션이라는 미국 현지의 ATS와 독점적으로 계약을 맺고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블루오션은 미국 당국으로부터 심야 거래를 승인받은 최초의 ATS로, 국내 증권사들 외에 모바일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와도 계약을 맺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날 중동 분쟁 등으로 인해 거래량이 폭주하자 블루오션에서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는 국내 증권사 고객들이 낮시간에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다. 삼성증권이 2022년 2월 처음 도입한 이후 다른 증권사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늘어나면서 서비스 이용 고객도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블루오션 측의 일방적인 거래 중단으로 인해 서비스가 막히면서 투자자들이 제때 미국 주식을 매매하지 못하는 불편이 발생하게 됐다. 국내 증권사들이 한곳의 ATS에 의존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생긴 문제라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말 이후인 22일부터는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중동의 전쟁 위기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등 대외 악재가 중첩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강달러에 밀려 원화 및 엔화가치가 연일 떨어지자 한국과 일본, 미국 재무장관이 사상 처음 회의를 갖고 초유의 시장 개입에 나서기도 했지만,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시장 충격이 지금처럼 계속되면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신 3고(高) 위기’가 더욱 악화될 우려가 커진다.● 美 긴축 악재에 중동 리스크 강타 19일 국내 증시는 전날 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금리 인상론’이 다시 고개를 든 데다 반도체 관련 주의 조정까지 겹치면서 1.3% 가량 급락한 채 출발했다. 그러다가 오전에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 속보가 날아들며 순식간에 낙폭을 키워 2,553.55까지 내려갔다. 코스피가 장중 2,550대까지 후퇴한 것은 2월 2일 이후 2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여기에 일본 증시 역시 오전 한 때 3.5% 안팎까지 급락하고 주변국 증시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 하면서 ‘검은 금요일’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낙폭이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이란의 피해가 예상보다 적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가 다소 둔화됐다. 원-달러 환율 역시 전일보다 장중 20원 급등했다가 낙폭을 줄여 9.3원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이날 증시에서는 외국인과 기관들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하루동안 각각 3000억 원, 6000억 원 이상 순매도했다. 미국 반도체 관련주 하락의 여파로 삼성전자(―2.51%), SK하이닉스(―4.94%)가 크게 떨어진 것도 증시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금융시장에 공포심리가 커지면서 자산 가격도 널뛰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한 때 전날 대비 4.2% 오르면서 배럴당 90.75달러까지 치솟았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온스당 다시 2400 달러를 넘어섰고,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폭락하면서 6만 달러 선이 깨지기도 했다.● 대외 충격에 유난히 취약…‘백약이 무효’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은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 중동발 리스크 등 대외 변수들이 한꺼번에 쏠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국내 시장의 변동폭이 지나치게 커서 한국 경제가 유독 외풍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다시 한 번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서 주요구 지수의 변동폭이 미국이나 유럽은 3~4%에 그치는 반면 코스피는 7%를 넘나들고 있다”며 “외국인의 과격한 선물 매매가 증시 급등락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금융 불안이 가시지 않자 정부는 한일 재무장관의 공동 구두개입으로 외환시장 안정에 나섰다. 또 미국 워싱턴에서 역대 첫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원화와 엔화가치 절하를 우려한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특단의 조치’에 따른 약발은 당일 하루에 그쳤을 뿐, 다음날에는 다시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이 연일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이달 11일 이후 매일 같이 10원 안팎 급등락을 하는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환율 공포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대외 악재들에 더해 4월 배당 시즌을 맞아 외국인들의 달러 송금 수요가 늘 수 있다는 점은 원화가치를 더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풀이된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미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외환시장 상황과 관련해 “상황별 대응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통화 스와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최근 외환 시장 문제는 유동성 부족 문제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미일 재무장관이 환율 안정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 최근 요동쳤던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았다. 코스피가 2% 가까이 반등했고, 원-달러 환율도 이틀 연속 급락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9원 내린 1372.9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16일 장중 1400.0원을 터치한 뒤 이틀 연속 내림세다. 한미일 외환당국이 공조에 나선 데다 중동 지역의 확전 우려가 다소 수그러들면서 환율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와 미국 달러화 초강세의 영향으로 급락했던 코스피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1.95% 오른 2,634.70에 마감했다. 이번 주 내내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투자가가 4일 만에 50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기관투자가들도 보름여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전날 대비 2.72% 오른 855.65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3%넘게 내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날 환율 하락과 증시 반등에도 국내 외환·금융 시장에서의 변동성은 여전히 클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크게 꺾인 데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서 불안이 가시지 않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달러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이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와 관련한 대담에서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 시장의 환율에 주는 영향은 1년 반 전에 비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올해 1분기(1∼3월) 한국의 대(對)미 수출액이 21년 만에 대중 수출액을 뛰어넘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대미국 수출구조 변화 평가 및 향후 전망’에 따르면 올 1분기 대미 수출액은 310억 달러로 대중 수출액(309억 달러)보다 많았다. 대미 수출액이 대중 수출액을 웃돈 것은 2003년 2분기(4∼6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친환경 산업으로의 정책 변화에 국내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소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신성장·친환경 관련 중간재 수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산 수입이 줄어든 것도 한국의 대미 수출액이 늘어난 배경으로 지목된다. 대미 수출 호조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견조한 소비로 인해 직접 수출이 유지되는 데다, 국내 제조업 기업들이 미국 내 직접투자(FDI) 규모를 키우고 있어서다. 제조업 FDI가 늘어날 경우 투자 대상국에 대한 수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완성차 기업이 미국 공장 증설을 통해 자동차 생산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국내산 자동차 부품 등 중간재 수출이 증가한다. 다만 이 같은 투자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산 중간재들이 미국 현지 기업 제품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산업 정책 향방과 미국의 무역 제재 등도 대미 수출에 변수로 꼽히고 있다. 남석모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최근 대미 수출 실적에 안심하기보다는 미국의 정책이나 산업 구조의 위험에 집중하면서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