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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3일 “(채 상병 특검법은) 사법절차에 상당히 어긋나는 입법폭거”라며 이같이 성토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전날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고 성토한 데 이어 국회 해병대전우회 회장 출신 정무수석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위한 명분 쌓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왔다.그럼에도 두 사람은 ‘거부권’이라는 단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현 정부 출범 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이미 9건에 이르고 채 상병 특검에 찬성하는 여론도 높은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거부권 행사로 야권의 불통과 오만 프레임 공세가 거세져 국정 지지율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도 있는 만큼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尹, 참모들에 “거부권 행사 않는 건 직무유기”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 통과 뒤 참모들에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대통령의 직무유기이자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홍 수석은 “대통령이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사법절차를 종료한 사안”이라며 “채 상병 건은 좀 다르다. 경찰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 중인 사건”이라고 했다.대통령실은 더군다나 이 사건 수사권이 군에 없는 만큼 기관 간 업무를 조정하기 위한 대통령실의 연락은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홍 수석은 “군내 사고를 군인이 직접 수사하는 것을 믿지 못하겠으니 경찰이 수사하도록 하자는 게 (개정 군사법원법의) 법 취지”라며 “(해병대 수사단이) 수사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선 “공수처도 못 믿겠다는 것 아니냐. (아니면) 이런 사안이 생기면 특검으로 다 가자고 법을 아예 개정하든지”라며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덜커덕 (특검을) 받아들일 순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대통령실은 민주당의 특검법 강행을 성토하면서도 ‘거부권’ 행사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론 언급하지 않았다. 총선 후 거대 야당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된 입법 환경이 녹록지 않은 데다 총선 참패 한 달여 만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다. 기존 9차례 거부권 행사에 더해 찬성 여론이 높은 채상병 특검법을 거부할 경우 10번째 거부권 행사가 되며 ‘불통과 오만’ 논란이 재점화할 수 있다. 국정 지지율에 악재로 작용할 경우 20% 초반대에 머무는 국정 지지율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홍 수석이 이날 “그런 (거부권 행사) 건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고심이 깔려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국가를 위해 군에 복무하다 꽃다운 나이에 숨진 젊은 병사의 사망 경위를 가려내려는 수사를 둘러싼 외압 유무를 규명하고, 관련자 형사책임 범위를 특검으로 가려내자는 특검 찬성 여론도 만만치 않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시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특검법에 찬성 응답이 67%였고, 반대 응답이 19%였다.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이에 더해 국정 과제 이행을 위해선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적인데 거부권 행사로 정국이 급랭해 국정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거부권 행사 시 재표결에서 여당이 예전과 같은 결집력을 보이며 저지선을 형성해 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점도 변수인 가운데 이탈표가 많아질 경우 대통령실의 국정 장악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 “거부권 행사 시 22대 개원 즉시 재추진”이날 민주당은 특검법 수용을 압박하며 새로 출범할 22대 국회에서도 강공을 예고했다. <이날 선출된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며 채 상병 특검법이 21대 국회에서 폐기되더라도 다시 추진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로 임기를 마친 홍익표 원내대표도 “대통령실이 이(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주당의 강력한 저항은 물론이고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분명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등 민주당 의원 24명이 공동 발의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관계자와 국방부 장차관 등이 채 상병 사건 수사에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며 “특검법상 윤석열 대통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윤 대통령을 직접 정조준하고 있다. 이에 맞서 정부·여당은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건을 특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대해왔다. 특검은 90일(준비 기간 포함) 동안 수사하고 대통령 승인을 받아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 野 “尹도 수사 대상”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수근 상병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수사 및 경찰 이첩 과정에서 대통령실, 국방부 등이 개입한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특검 수사 대상을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 사령부, 경북경찰청 등으로 명시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특검법) 문구상 윤석열 대통령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도 지난해 12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수사) 외압에 대한 국민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까지도 모두 수사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 사실상 전 과정에 걸쳐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것.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결국 특검법의 칼끝은 윤 대통령을 향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직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에 따라 기소를 당하지는 않지만 수사 대상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특검 대상을 넓히며 압박 강도를 높여 왔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공수처 수사를 받던 중인 3월 4일 주호주 대사로 임명돼 출국하자 대통령실, 외교부, 법무부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한 ‘이종섭 특검법’을 새로 발의한 상태다. 이종섭 특검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與 “공수처 수사가 우선” 대통령실과 여당은 공수처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특검은 수사기관이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결과가 미진하거나 공정하지 못하다는 국민적 평가가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2021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해병대 수사단이 정식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민주당이 주장하는 ‘수사 외압’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군이 정당한 직무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만큼 직권남용이나 수사 외압 논리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법안에 대해서도 “정쟁과 독소 조항이 가득 차 있다”고 비판했다. 우선 특검 대상에 대통령실이 포함된 데 대해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정쟁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라며 반대하고 있다. 특검 추천 방식도 쟁점이다. 민주당은 특검법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인 민주당이 2명으로 추리고, 윤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1명을 선택하도록 했다. 후보 4명을 대한변협이 추천하기 때문에 공정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정부·여당은 “민주당 입맛대로 인사를 앉혀 ‘답정너’식 수사가 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검이나 특검보가 수사 과정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는 조항도 문제 삼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사실 공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취지다. 반면 민주당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때도 있었던 조항”이라는 입장이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등 민주당 의원 24명이 공동 발의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관계자와 국방부 장·차관 등이 채 상병 사건 수사에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며 “특검법상 윤석열 대통령도 수사대상에 포함된다”고 윤 대통령을 직접 정조준하고 있다. 이에 맞서 정부·여당은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건을 특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대해왔다.특검은 90일(준비 기간 포함) 동안 수사하고 대통령 승인을 받아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 野 “尹도 수사대상”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고 채수근 상병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수사 및 경찰 이첩 과정에서 대통령실, 국방부 등이 개입한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민주당은 특검 수사 대상을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 사령부, 경북지방경찰청 등으로 명시했다. 박주민 수석부대표는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특검법) 문구상 윤석열 대통령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해 12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수사) 외압에 대한 국민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까지도 모두 수사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 사실상 전 과정에 걸쳐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것.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결국 특검법의 칼끝은 윤 대통령을 향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직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에 따라 기소를 당하지는 않지만 수사 대상은 될 수 있다.민주당은 그동안 특검 대상을 넓히며 압박 강도를 높여왔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공수처 수사를 받던 중인 지난 3월 4일 호주대사에 임명돼 출국하자 대통령실, 외교부, 법무부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한 ‘이종섭 특검법’을 새로 발의한 상태다. 이종섭 특검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與 “공수처 수사가 우선”대통령실과 여당은 공수처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특검은 수사기관이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결과가 미진하거나 공정하지 못하다가는 국민적 평가가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2021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해병대 수사단이 정식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민주당이 주장하는 ‘수사 외압’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군이 정당한 직무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만큼 직권남용이나 수사외압 논리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윤 원내대표는 법안에 대해서도 “정쟁과 독소 조항이 가득 차 있다”고 비판했다. 우선 특검 대상에 대통령실이 포함된 데 대해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정쟁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라며 반대하고 있다. 특검 추천 방식도 쟁점이다. 민주당은 특검법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인 민주당이 2명으로 추리고, 윤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1명을 선택하도록 했다. 후보 4명을 대한변협이 추천하기 때문에 공정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정부·여당은 “민주당 입맛대로 인사를 앉혀 ‘답정너’식 수사가 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국민의힘은 특검이나 특검보가 수사 과정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는 조항도 문제삼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사실 공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취지다. 반면 민주당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때도 있었던 조항”이라는 입장이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첫 공식 회담에서는 당초 점쳐지기도 했던 두 사람의 단독 만남, 이른바 ‘독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29일 “대선에서 서로 경쟁한 뒤 2년 만에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은 이제 신뢰를 쌓아가야 할 단계”라며 “처음부터 독대를 할 경우 불거질 수많은 억측과 해석 논란을 우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추후 만남에서는 두 사람 독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말미에 제가 다음번에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배석자 없이 두 분만 따로 만나시는 건 어떨까요라고 말씀을 던져봤는데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두 분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도 언제든 자주 만나자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 직후 이뤄진 참모 회의에서 “다음에는 (회담을) 국회 사랑재에 가서 하는 건 어떠냐”고도 했다. 이도운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야당 대표 회담에서 더 나아가 대국민 소통의 일환인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여부에 대해 “한다고 봐도 될 것 같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소통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음 만남이 이뤄지려면 구체적인 의제부터 확정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다음 영수회담이 이뤄지려면 정말 실행하고 실천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다음에 정말 그런 자리가 마련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현안 서너 개에 대해 답을 찾아나가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했다. 국무총리 인선 등 인사 문제 같은 핵심 사안에 대한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의 의견 개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총리 인선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차기 국무총리 인준에 야당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 대표에게 총리 인사 의견을 묻는 것이 보수 지지층은 물론이고 야당에도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 아니냐”란 반응이 나왔다. 이 수석은 “야당이 문제를 제기했으면 이야기할 텐데 굳이 우리가 먼저 제기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야당에서 김부겸 전 총리나 박영선 전 장관 같은 분이 거론돼 좀 부담스러웠던 건가 생각했다”고 했다. 반면 박 수석대변인은 “이 수석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는데, 국무총리 인선을 야당이 제안하냐”고 되물으며 “(총리)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으니 먼저 총리를 지명한 뒤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면 모르겠지만 야당이 총리 인선을 먼저 얘기한다는 것은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인사로 책임지는 게 대통령제 아닌가”라고 덧붙였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병원을 이탈하면서 발생한 의료공백 사태가 28일로 70일째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담을 갖고 의정 갈등 해법 등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을 경우 의사 집단휴진과 사직이 이어지면서 의료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29일 의대 증원 문제와 장기화되는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이 대표로부터 상세하게 듣고, 이 대표에게 의견을 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결국 (의정 갈등은) 관련 (사회적) 협의체 등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면서도 “이번 회담에서 (해결) 방향 정도는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8일 통화에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의대 증원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의료계와의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동시에 의사단체에도 현장에 복귀하고 정부와 대화하라고 주문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앞서 제안한 ‘보건의료계 공론화 특별위원회’ 구성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여야정과 의료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특위를 만들어 의정 갈등을 풀자고 했다. 의료계에선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담을 두고 ‘끝이 안 보이는 의료 공백을 해소할 마지막 기회’라는 말이 나온다. 만약 회담이 서로 의견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끝나면 그 직후부터 예고된 의사 집단휴진과 사직이 이어진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 의대 교수들은 30일부터 주 1회 정기 휴진을 시작한다. 1일에는 방재승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분당서울대병원 필수의료 담당 교수 최소 4명이 병원을 떠나고, 3일에는 울산대와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이 정기 휴진을 시작한다. 정부는 교수들의 집단휴진과 사직이 현실화될 경우 법적으로 금지된 ‘집단행동’으로 보고 국가공무원법 등을 적용해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측은 “동네 양아치 건달이나 할 저질 협박”이라며 “교수 털끝이라도 건드린다면 총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정부 “휴진 교수 처벌”에 의협 “독재 폭압”, 더 험악해진 의정 [의료혼란 장기화]정부관계자 “의대교수 집단행위땐1년이하 징역 처해질수 있어” 압박의협 ‘강경파’ 차기회장 내달 취임… “증원 철회안하면 어떤 협상도 안해” 정부가 집단사직 및 휴진을 감행할 경우 ‘의대 교수들을 처벌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의사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양아치’ 등 비속어를 쓰며 반발했고 임현택 차기 회장은 “망국 의료정책을 죽을 각오로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 의료공백 확산 조짐에 압박 수위 높인 정부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의대 교수가 ‘공무 외 집단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되면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26일 브리핑에서 “(의대 교수 휴진 등) 집단행동이 관계 법령을 위반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답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복지부는 24일만 해도 “진료유지명령이나 사직서 수리금지명령 등 행정명령을 통해 진료를 유지하게 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화와 설득 노력을 하겠다”(박민수 2차관)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대화 시도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전국 의대 40곳 중 과반이 ‘주 1회 휴진’ 동참 방침을 밝히는 등 의료공백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국립대 교수의 경우 집단 휴진·사직이 국가공무원법 66조에서 금지한 ‘공무 외 일을 위한 집단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사립대 교수의 경우 사립학교법에 따라 복무 관련 사안에는 국립대 교수와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 의사단체는 강하게 반발했다. 임 차기 회장 측인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독재국가에서나 봄 직한 폭압적인 발표를 했다”며 “동네 양아치 건달이나 할 저질 협박을 다시 입에 담을 경우 발언자와 정부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창민 전국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공의 이탈에도) 두 달 넘게 병원을 열심히 유지해 왔는데 돌아오는 건 저런 말이니 분노하기에도 지친다”며 “법적 조치가 이뤄지면 소송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도 “30일 의대 교수와 의대생·전공의 대표 등을 초대해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겠다”며 정부 압박에도 대규모 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복지부는 28일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명하며 자제를 당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의사 출신 일부 당선인 의협 행사서 정부 비판 임 차기 회장은 28일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정부가 2000명 의대 증원 발표를 백지화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고서는 의료계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어떤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임 차기 회장의 임기가 다음 달 1일 시작되면 정부와 의사단체의 대치 수위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날 의협 총회에는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의사 출신 당선인들도 참석했다. 국민의힘 인요한 당선인은 “지난해부터 (의대 증원) 숫자 문제보다 건강보험 제도를 (먼저) 개혁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정부 방침과 다른 발언을 한 뒤 “의협과 소통하면서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치과의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당선인은 “의료계와 대화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몰아세운 정부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정부의 분명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이번 총선을 치르면서 ‘180석이나 만들어 줬는데 그동안 대체 뭐했느냐’는 지적을 많이 들었다. 22대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인 동시에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당에도 일하라고 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4·10총선에서 5선에 성공한 민주당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긴 했지만, 국민의힘과의 지역구 득표율 차이는 5.4%포인트에 그쳤다. 결코 민주당이 잘해서 승리한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는 ‘채 상병 특검법’ 등을 할 수 있는 데까지 마무리하고, 22대 국회에선 더 적극적인 입법 성과로 지지자들에게 효능감을 줘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총선 직후부터 21대 국회 임기 내 채 상병 특검법 처리를 위해 속도전에 나서는 한편 ‘제2양곡법’과 ‘민주유공자법’ 등을 야권 단독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등 ‘입법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다. 동아일보는 정 의원을 첫 순서로 다음 달 30일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키 플레이어’로서 활동이 예상되는 여야 의원들의 인터뷰를 이어간다.● “국회 압수수색, 체포동의안 남발 막을 것” 정 의원은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부터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국정 운영이 제대로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이 정권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채 상병 사건과 김건희 여사 문제를 처리하지 않고 그냥 두면 곪아버린다”고 지적했다. 차기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한 정 의원은 “다만 지금도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 처리에 반대하고 있어 의사일정 합의가 전혀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이럴 때 국회의장이 무조건 여야 합의만 요구할 게 아니라, 합의가 끝내 안 될 경우 다수당인 민주당 요청에 따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방치하는 건 직무유기”라며 “협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의장의 역할이고, 그게 안 되면 국회법 절차에 따라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국회의장이 되면 국회 본관 및 의원회관에 대한 과도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처럼 국회가 자주 압수수색을 당한 적이 없다”며 “지난 국회에선 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압수수색을 허용했는데, 내가 국회의장이 되면 영장 집행 검사들의 국회 출입을 물리적으로 제한하는 등 정치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도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순으로 구성돼 있다”며 “행정부가 의회를 무시하거나 입법권을 침해하는 요소가 있을 땐 제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직접 보고했던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물론 잘못이 있는 경우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한 전 장관처럼 본회의장에서 구속영장 내용을 줄줄이 다 읽는 등의 영장주의에도 어긋나는 행태는 의장이 직접 제지했어야 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지침에 따라 총리와 장관들도 국회에서 굉장히 공격적으로 답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국회의장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탓에 국회가 사실상 무력화된 것”이라며 “국회의 위상과 권위를 다시 세우겠다”고 했다.● “李 당 대표 연임 나쁘지 않아”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 의원은 이 대표와 가장 가까운 최측근 의원이다. 최근 이 대표에게도 직접 국회의장 출마 계획을 밝혔다는 그는 “이 대표는 웃기만 했고 따로 특별한 말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내 국회의장 경선이 과열되고 있는데 좋지 않다고 본다”며 “일부 후보들이 ‘명심(이재명의 의중)’을 말하는 것 자체가 이 대표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이 대표가 굳이 먼저 김건희 특검법을 언급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일부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의미로 비명계를 비하하는 표현)이라고 공격받고 있다”며 “나는 이 대표의 19대 대선 경선부터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20대 대선 경선 후보 때도 늘 도왔던 정치적으로 가장 가까운 동지”라고 했다. 이 대표의 당 대표 연임 필요성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 대표는 여전히 (연임 여부를) 고민 중인 것 같다”면서도 “국민이 기대하는 입법 성과를 내고, 윤석열 정권의 국정기조 변화를 유도하려면 상당히 지도력 있는 대표가 당을 계속 끌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당 대표를 지내는 동안 본인의 수사 문제와 당내 (비명계 의원들과의) 이견들로 굉장히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그런 이견이 없지 않나”라며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당 대표 연임을 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조언했다”고 덧붙였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35분. 더불어민주당과 새로운미래·개혁신당·조국혁신당 등 비교섭단체인 야당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맹사업법과 민주유공자법 등 두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국민의힘·국민의미래 소속 의원들이 전원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야4당은 법안에 대한 별도의 토론 과정도 생략한 채 개의 직후 두 안건의 본회의 부의 안건을 단독 처리했다. 두 법안은 그동안 여야는 물론이고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온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숙의가 필요한 법안을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법안들의 소관 부처들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발하는 등 거야의 ‘본회의 직회부 드라이브’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 野 “시대의 숙제” 與 “셀프 특혜법”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점주 단체와의 협의를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안이다. 민주당 소속 정무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와의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법”이라며 “갑을 관계를 조금이나마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여당은 해당 법안이 “가맹점주에 사실상 노동조합의 권한을 주는 법”이라는 입장이다. 소관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본회의 직회부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다수의 점주 단체가 반복적으로 협의를 요청해 가맹본부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며 “이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 심화, 관련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도 “30명 이상 가입하면 단체등록이 가능하게 된다면 가맹점 수가 1만 개인 편의점은 300개 단체가 난립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기업을 경영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외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가족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하게끔 한 법이다.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의 경우 각각 별도의 관련 지원법이 있는데, 이 외에 기존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받은 인물들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야권에서는 17일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씨가 별세하면서 법안이 더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정무위 간사인 홍성국 의원은 이날 표결 전 의사 진행 발언에서 “민주유공자법은 이미 20여 년간 계속 논의돼 왔던 사안이다. 논란을 제거하기 위해 지원 범위를 대폭 조정했다”며 “시대의 숙제를 오늘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류인 운동권들을 위한 셀프 특혜법”이라고 비판했다. 소관 기관인 국가보훈부도 법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화보상법상 보상사건에는 사회적 논란이 된 부산 동의대 사건, 서울대 프락치 사건, 남민전 등 다양한 사건이 포함돼 있다. 또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인물이 국가유공자와 달리 민주유공자로는 등록될 수 있다”는 것이 보훈부의 우려다. 보훈부는 “민주유공자법안은 그 심사 기준의 마련을 대통령령으로 구체적으로 위임하고 있지 않아 포괄적 위임에 따른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법률상 명확한 기준과 범위도 없이 보훈부에서 자체적으로 심사 기준을 정해 민주유공자를 가려낼 경우 민주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한 분들의 극심한 반발 및 사회적 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민주당 “8개 민생 법안 처리” 예고 민주당은 이날 신임 지도부가 꾸려진 뒤 첫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8개 민생 법안’을 21대 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히는 등 ‘입법 드라이브’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21대 국회를 마무리하기 전에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거나 본회의에 직회부된 주요 민생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지난주 본회의에 직회부한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법을 비롯해 이날 처리한 가맹사업법 등을 언급했다. 이 밖에 올해 2월 직회부한 전세사기특별법을 비롯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채 상병 특검법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 개정안과 민주유공자예우법 제정안을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지난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제2의 양곡법’ 등을 야당 단독으로 직회부한 데 이어 21대 국회 임기를 한 달여 앞두고 ‘본회의 직회부 드라이브’를 이어간 것.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을 비롯해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법, 지역의사 양성법 등 남은 쟁점 법안들도 21대 국회 임기 내에 강행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두 개 법안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 의원 8명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재적 위원 15명(민주당 11명, 비교섭단체 4명) 전원 찬성으로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개의부터 표결, 통과까지 걸린 시간은 단 35분이었다. 국민의힘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여당 간사 강민국 의원은 표결 직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의회 폭거이자 입법 독재”라고 반발했다. 가맹사업법은 가맹본사가 점주 단체의 협의 요청에 불응할 경우 처벌을 받도록 하는 법이다. 국민의힘은 “개별 사업자에게 사실상 노조 권리를 주는 것”이라며 반대했지만, 민주당은 “본사와 가맹점의 상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이라는 입장이다. 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이외의 민주화운동 피해자와 가족도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법이다. 해당 법 소관 부처인 국가보훈부는 “국가보안법 위반자도 민주유공자로 등록될 수 있다”며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들의 셀프 특혜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생긴 부상이나 질병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최소한의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내용만 담고 있다”며 “교육, 취업, 금융지원 등의 내용은 모두 적용되지 않아 특혜라는 표현은 어불성설일 뿐”이라고 반박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35분. 더불어민주당과 새로운미래·개혁신당·조국혁신당 등 비교섭단체인 야당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맹사업법과 민주유공자법 등 두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국민의힘·국민의미래 소속 의원들이 전원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야4당은 법안에 대한 별도 토론 과정도 생략한 채 개의 직후 두 안건의 본회의 부의 안건을 단독 처리했다.두 법안은 그동안 여야는 물론이고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온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숙의가 필요한 법안을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법안들의 소관 부처들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발하는 등 거야의 ‘본회의 직회부 드라이브’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野 “시대의 숙제” 與 “셀프 특혜법”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점주 단체와의 협의를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안이다. 민주당 소속 정무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와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법”이라며 “갑을 관계를 조금이나마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반면 정부여당은 해당 법안이 “가맹점주에 사실상 노동조합의 권한을 주는 법”이라는 입장이다. 소관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본회의 직회부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다수의 점주 단체가 반복적으로 협의를 요청해 가맹본부의 부담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다”며 “이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 심화, 관련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도 “30명 이상 가입하면 단체등록이 가능하게 한다면 가맹점수가 1만 개인 편의점은 300개 단체가 난립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기업을 경영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외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가족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하게끔 한 법이다.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의 경우 각각 별도 관련 지원법이 있는데, 이 외에 기존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받은 인물들을 국가 유공자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야권에서는 17일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씨가 별세하면서 법안이 더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정무위 간사인 홍성국 의원은 이날 표결 전 의사진행 발언에서 “민주유공자법은 이미 20여 년간 계속 논의가 돼 왔던 사안이다. 논란을 제거하기 위해서 지원 범위를 대폭 조정했다”며 “시대의 숙제를 오늘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류인 운동권들을 위한 셀프 특혜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소관 기관인 국가보훈부도 법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화보상법상 보상사건에는 사회적 논란이 된 부산 동의대 사건, 서울대 프락치 사건, 남민전 등 다양한 사건이 포함돼 있다. 또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인물이 국가유공자와 달리 민주유공자로는 등록될 수 있다는 것이 보훈부의 우려다. 보훈부는 “민주유공자법안은 그 심사 기준의 마련을 대통령령으로 구체적으로 위임하고 있지 않아 포괄적 위임에 따른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법률상 명확한 기준과 범위도 없이 보훈부에서 자체적으로 심사 기준을 정해 민주유공자를 가려낼 경우 민주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한 분들의 극심한 반발 및 사회적 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민주당 “8개 민생 법안 처리” 예고민주당은 이날 신임 지도부가 꾸려진 뒤 첫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8개 민생 법안’을 21대 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히는 등 ‘입법 드라이브’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21대 국회를 마무리하기 전에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거나 본회의에 직회부된 주요 민생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지난주 본회의에 직회부한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법을 비롯해 이날 처리한 가맹사업법 등을 언급했다. 이 밖에 올해 2월 직회부한 전세사기특별법을 비롯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된 채상병 특검법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법제사법위에 계류돼 있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법과 지역의사 양성법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몫 차기 국회의장과 당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연일 선명성 경쟁을 펼치며 강성 지지층을 공략에 나섰다. 이들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직접 언급하면서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마음)이 나에게 있다”고 호소했다. 민주당 다선 의원은 “국회의장도, 원내대표도 이 대표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뽑히게 됐다”고 지적했다.당내 최다선인 6선으로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하는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22일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교감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가) 열심히 잘하라고 그랬다”고 밝혔다. 그는 ‘명심이 본인에게 있다’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저 아니겠느냐”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배출한 의장이고, 민주당이 다수당”이라며 “민주당 출신의 국회의장이라는 부분을 늘 명심하고 총선 민심을 반영하는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조 의원은 또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을 때 재표결하려면 200석이 있어야 한다. 180석 정도로 조정할 필요도 있겠다”고 말했다.국회의장에 도전하는 6선 추미애 당선인도 앞서 11일 “국회의장이 중립은 아니”라며 “지난 국회를 보면 서로 절충점을 찾으라는 이유로 각종 개혁입법이 좌초되거나 또는 의장의 손에 의해서 알맹이가 빠져버리는 등 그런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당내에서도 “국회의장의 중립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당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박찬대 최고위원도 ‘이 대표 연임론’을 띄우며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이 대표가 지금과 같은 엄중한 정국을 풀어나갈 최고의 적임자 아닌가라는 요구사항은 많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원내대표로 출마한 배경에 대해서도 “무능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 심판, 중단되었던 개혁, 미완의 과제들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된다”며 “제가 그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말했다. 신임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임명된 민형배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에 대해 “협치를 자꾸 앞세우면 원래 저희가 가려고 하는 방향에서 자꾸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협치라는 것을 가능하면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 몫 차기 국회의장과 당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연일 선명성 경쟁을 펼치며 강성 지지층을 공략에 나섰다. 이들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직접 언급하면서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마음)이 나에게 있다”고 호소했다. 민주당 다선 의원은 “국회의장도, 원내대표도 이 대표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뽑히게 됐다”고 지적했다.당내 최다선인 6선으로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하는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22일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교감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가) 열심히 잘하라고 그랬다”고 밝혔다. 그는 ‘명심이 본인에게 있다’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저 아니겠느냐”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배출한 의장이고, 민주당이 다수당”이라며 “민주당 출신의 국회의장이라는 부분을 늘 명심하고 총선 민심을 반영하는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조 의원은 또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을 때 재표결하려면 200석이 있어야 한다. 180석 정도로 조정할 필요도 있겠다”고 말했다.국회의장에 도전하는 6선 추미애 당선인도 앞서 11일 “국회의장이 중립은 아니”라며 “지난 국회를 보면 서로 절충점을 찾으라는 이유로 각종 개혁입법이 좌초되거나 또는 의장의 손에 의해서 알맹이가 빠져버리는 등 그런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당내에서도 “국회의장의 중립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당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박찬대 최고위원도 ‘이 대표 연임론’을 띄우며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이 대표가 지금과 같은 엄중한 정국을 풀어나갈 최고의 적임자 아닌가라는 요구사항은 많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원내대표로 출마한 배경에 대해서도 “무능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 심판, 중단되었던 개혁, 미완의 과제들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된다”며 “제가 그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말했다. 신임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임명된 민형배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에 대해 “협치를 자꾸 앞세우면 원래 저희가 가려고 하는 방향에서 자꾸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협치라는 것을 가능하면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통화에서 “다음 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자”고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4·10총선 참패 후 야당과의 협치 필요성이 커진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먼저 만남을 제안함에 따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사실상 전무했던 여야 협치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도운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19일 오후 4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3시 반 이 대표와 5분가량 통화하면서 이 대표 등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통화는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스피커폰을 통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대화를 나누는 형태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일단 만나 소통을 시작하자. 자주 차를 마시고 식사와 통화로 국정을 논의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과 후임 총리 지명 인선이 지연돼 통화와 만남 제안이 늦어진 데 대한 양해도 구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통화는 이 대표가 당 대표에 당선된 2022년 8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대표는 통화에서 “초청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대통령께서 마음을 내주셔서 감사하다. 가급적 빨리 만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하는 일에 저희(야당)가 도움이 돼야 한다”며 국정 협력의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영수회담에서 자신이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갤럽이 16∼18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3%,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8%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보다 긍정 평가가 11%포인트 하락하고, 부정 평가가 10%포인트 상승했다.尹 직무평가 긍정 23%-부정 68%… 박근혜 前대통령 비선실세 논란때와 비슷총선뒤 “긍정” 11%P↓… 취임후 최저보수 텃밭 TK서도 긍정 35% 그쳐부정평가 원인 물가-소통 미흡 順총선 56자 메시지-인선혼선 악영향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23%를 기록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국갤럽이 19일 밝혔다. 대통령이 직무를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4·10총선 이전 실시된 직전 조사보다 11%포인트 급락했다. 윤 대통령이 직무를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68%에 이르러 취임 후 최고치였다. 총선 참패 여파와 지지부진한 국정 쇄신 행보에 실망한 보수층까지 등을 돌리는 민심 이반 양상이 나타남에 따라 대통령실은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 앞으로 국정 운영에 민심을 잘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보수·TK까지 등 돌려 한국갤럽이 16∼1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3%,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8%였다. 3주 전 실시된 직전 조사(3월 26∼28일)보다 긍정 응답이 11%포인트 떨어졌다. 부정 평가는 10%포인트 상승했다. 긍정 평가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고, 부정 평가는 취임 후 가장 높은 수치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가장 낮았던 때는 비선 보좌, 사적채용 논란 등이 불거졌던 2022년 8월과 해외 순방 도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 등이 확산된 같은 해 9월 기록한 24%였다. 부정 평가는 2022년 8월 조사된 66%가 제일 높았던 수치였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부정 평가 이유는 ‘경제·민생·물가’(18%), ‘소통 미흡’(17%) 등의 순이었다. 소통 미흡 응답은 직전 조사보다 10%포인트 올랐는데, 4·10총선 참패 후 56자 분량에 그친 대국민 메시지와 ‘일방 소통’으로 지적된 16일 국무회의 모두발언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인선을 두고 이어진 혼선도 악재로 작용했다. 총선 직후 진행된 다른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이 2주 전보다 11%포인트 내린 27%로 나타났다. 전국지표조사(NBS) 조사 기준으로도 취임 후 최저치다.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5∼17일 3일간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한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에서도 긍정 평가가 27%, 부정 평가가 64%였다. 2주 전 직전 조사보다 긍정 응답이 11%포인트 떨어졌고, 부정 응답은 9%포인트 상승했다. 총선 참패와 소통 미흡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전통 지지층인 보수성향의 이탈 조짐도 드러났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보수성향 응답자의 45%가 윤 대통령을 긍정 평가했는데, 직전 조사(65%)보다 20%포인트 폭락한 수치다. 보수 텃밭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평가는 35%에 그쳤다. 직전 조사(49%) 대비 14%가 떨어졌다. 반대로 부정 평가는 54%로 직전 조사보다 15%포인트나 상승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고령층 이탈도 보인다. 60대 응답자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32%)는 직전 조사(46%)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70대 이상 응답자의 긍정 응답(47%)도 직전 조사 결과(65%)보다 18%포인트나 떨어졌다.● 총선 참패 후유증에 국정 동력 회복 난망 대통령실은 국정 지지율 추가 하락 가능성을 우려하며 반전 모멘텀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 패배 여파와 더딘 국정 쇄신 등에 대한 실망감으로 기존 지지층까지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세가 바뀌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더 하락할 경우 국정 동력 회복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공개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23%)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의혹이 막 불거진 시기보다도 2%포인트 낮은 수치다. 한국갤럽이 2016년 10월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25%였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르면 다음 주 취임 후 첫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여당의 참패로 끝난 4·10총선에 따른 대통령실의 국정 방향 변화를 보여주는 단초로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자신이 총선 과정에서 공약한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공식 요구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국 주도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수용하라는 강한 압박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발표한 직후 강성 지지층과의 유튜브 라이브에 나서 “(민생회복)지원금 문제 등 이런 얘기를 주로 해야 한다”며 “개헌 문제 이런 것들도 여야 간에 대화가 가능하면 최대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총선 때 공약한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나 민생회복지원금 등 민생 문제와 함께 채 상병·김건희·이태원 특검법 수용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22년 8월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후 최근까지 9번에 걸쳐 영수회담을 요구해 왔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이 취임 후 2년 가까이 이 대표를 따로 만나지 않은 것은 이 대표가 각종 의혹에 연루된 수사 대상이자 형사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야당 대표의 카운터파트는 여당 대표라는 명분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KBS 대담에서도 “대통령실은 여당과 별개이기 때문에 영수회담은 없어진 지 오래”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총선에서 참패하고, 거야(巨野)의 대대적 압박이 예고되면서 “대통령실이 먼저 나서 소통과 협치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은 이날 오전까지도 윤 대통령이 4·19혁명 공식 기념식에 참석하는 대신 두 시간 먼저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를 따로 참배한 것에 대해 “협치 의지가 없다”며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직후 4·19혁명 기념식에 대통령께서 불참한 것이 매우 아쉽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페이스북에 “그렇게 야당 지도자들을 만나기 싫은가”라며 “오늘 첫 악수가 무산되어 아쉽다”고 썼다. 조국혁신당은 논평을 통해 “도둑 참배”라고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은 임기 중 한 번 정도가 통상적이었고, 대개는 참배를 통해 4·19 민주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며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게 꺼려져서 기념식을 회피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르면 다음 주 취임 후 첫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여당의 참패로 끝난 4‧10총선에 따른 대통령실의 국정 방향 변화를 보여주는 단초로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자신이 총선 과정에서 공약한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공식 요구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국 주도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수용하라는 강한 압박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발표한 직후 강성 지지층과의 유튜브 라이브에 나서 “(민생회복)지원금 문제 등 이런 얘기를 주로 해야 한다”며 “개헌 문제 이런 것들도 여야 간에 대화가 가능하면 최대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총선 때 공약한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나 민생회복지원금 등 민생 문제와 함께 채 상병·김건희·이태원 특검법 수용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2022년 8월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이후 최근까지 9번에 걸쳐 영수회담을 요구해왔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이 취임 후 2년 가까이 이 대표를 따로 만나지 않은 것은 이 대표가 각종 의혹에 연루된 수사 대상이자 형사 피고인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야당 대표의 카운터파트는 여당 대표라는 명분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KBS 대담에서도 “대통령실은 여당과 별개이기 때문에 영수회담은 없어진 지 오래”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총선에서 참패하고, 거야(巨野)의 대대적 압박이 예고되면서 “대통령실이 먼저 나서 소통과 협치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야권은 이날 오전까지도 윤 대통령이 4·19혁명 공식 기념식에 참석하는 대신 두 시간 먼저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를 따로 참배한 것에 대해 “협치 의지가 없다”며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직후 4·19혁명 기념식에 대통령께서 불참한 것이 매우 아쉽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페이스북에 “그렇게 야당 지도자들을 만나기 싫은가”라며 “오늘 첫 악수가 무산되어 아쉽다”고 썼다. 조국혁신당은 논평을 통해 “도둑 참배”라고도 비판했다.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은 임기 중 한 번 정도가 통상적이었고, 대개는 참배를 통해 4·19 민주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며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게 꺼려져서 기념식을 회피했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22대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등 야권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종합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라 거야(巨野)의 특검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다음 달 2일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여당과 5월 임시국회 일정을 협상 중이다.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말까지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것.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과 여당의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반대는 권력의 불법적인 수사 개입과 외압 행사의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야권에서는 22대 국회 개원 후 김 여사에 대한 ‘종합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으로 22대 국회에 입성하는 민주당 이성윤 당선인(전북 전주을)은 전날 “이번 국회 의정활동으로 김 여사 관련 국민적 의혹을 묶어서 종합특검으로 관철시키겠다”며 “이걸 하지 않고는 국민들의 체증, 화병을 풀 수 없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명품 가방 수수 건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특검이 성사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지난해 12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특검을 통과시켰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됐다. 이에 22대 국회에서는 여기에 더해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김 여사 디올 백 수수 의혹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특검을 처리하겠다는 것.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 처리 방침에 대해 “실제 처리가 되는지를 보고, 처리가 된 후 본격적으로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으나, 대통령실 내에서도 총선에서 드러난 싸늘한 민심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여당 내에서도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소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22대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등 야권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종합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라 거야(巨野)의 특검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다음 달 2일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여당과 5월 임시국회 일정을 협상 중이다.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말까지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것.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과 여당의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반대는 권력의 불법적인 수사 개입과 외압 행사의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야권에서는 22대 국회 개원 후 김 여사에 대한 ‘종합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으로 22대 국회에 입성하는 민주당 이성윤 당선인(전북 전주을)은 전날 “이번 국회 의정활동으로 김 여사 관련 국민적 의혹을 묶어서 종합특검으로 관철시키겠다”며 “이걸 하지 않고는 국민들의 체증, 화병을 풀 수 없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명품 가방 수수 건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특검이 성사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지난해 12월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특검을 통과시켰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됐다. 이에 22대 국회에서는 여기에 더해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김 여사 디올 백 수수 의혹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특검을 처리하겠다는 것.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 처리 방침에 대해 “실제 처리가 되는지를 보고, 처리가 된 후 본격적으로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으나, 대통령실 내에서도 총선에서 드러난 싸늘한 민심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여당 내에서도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소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검찰청에서 술을 마시며 진술을 조작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검찰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 조치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0% 사실로 보인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한 지 하루 만에 검찰이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수원지검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관계자들이 가져온 음식과 술을 마시며 진술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가 술자리가 있었다고 지목한 1313호 검사실 맞은편 ‘창고’(1315호)는 피의자가 단순히 대기하는 장소일 뿐 식사나 술자리가 이뤄진 적은 전혀 없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검찰은 “검찰 조사에 입회한 이 전 부지사 변호인, 계호 교도관 38명 전원, 대질조사를 받은 김성태 방용철 등 쌍방울 관계자, 음식 주문 및 출정 기록 등에 대한 확인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이 전 부지사가 (지난해) 5월 19일 민주당 법률위원회 소속 변호인 참여하에 진술서를 작성한 이후 6월 30일까지 5회에 걸쳐 ‘대북송금에 이 대표가 관여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모두 마친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지사가 술을 마셨다고 특정한 6월 말∼7월 초엔 이미 이 대표 관련 진술이 마무리된 상태라 이 전 부지사가 주장하는 ‘진술 조작’은 있을 수 없다는 취지다. 검찰이 이 같은 입장을 내놓자 곧바로 이 전 부지사 측은 술을 마신 공간이 검사실 맞은편 ‘창고’가 아니라 검사실 옆 영상녹화실이었다며 기존 주장을 수정했다. 이날 이 전 부지사 측은 당시 기억을 토대로 직접 그렸다는 검찰청 도면까지 공개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6월부터 모든 식사는 별도 건물인 구치감에서 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진상조사단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장은 ‘처럼회’ 소속 강경파 의원인 민형배 의원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에서 이 대표를 변호해 온 박균택 당선인(광주 광산갑)도 조사단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조국혁신당의 원내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본격 반대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앞서 민주당은 4·10총선 과정에서 정치개혁 일환으로 현행 20석인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공약했지만, 막상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의 원내 3당으로서의 존재감이 커지자 “현행 요건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16일 통화에서 “교섭단체 요건 완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교섭단체는 각 상임위에서 의사 일정을 협의하는 역할인데, (20명 미만이라) 전체 18개 상임위원회에 간사 한 명씩도 보낼 수 없는데 어떻게 교섭단체가 되겠느냐”라고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날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에 대해 “현행 (기준)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른바 ‘의원 꿔주기’를 통해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의 교섭단체 구성을 도울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의원을 꿔준다는 것은 편법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치 도의적으로 안 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총선 직후까지도 요건 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당내에서 조국혁신당이 캐스팅보트를 쥘 경우 정국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오면서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은 교섭단체 구성 의지를 분명히 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1박 2일로 이어진 당선인 워크숍에서 나온 주요 내용을 공유하면서 “단독이든 공동이든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구체적인 추진 일정 및 방식은 조국 대표에게 일임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조 대표는 “민심을 받들어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이 국회법 개정 없이 교섭단체가 되려면 진보당(3석)과 새로운미래(1석)를 비롯해 더불어민주연합으로 입성한 기본소득당(1석)과 사회민주당(1석),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2명까지 확보해야 한다. 일각에선 개혁신당(3석)도 결국 원내 목소리 강화를 위해 조국혁신당과 공동으로 교섭단체를 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조국혁신당의 원내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본격 반대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앞서 민주당은 4·10 총선 과정에서 정치개혁 일환으로 현행 20석인 원내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완화하겠다고 공약했지만, 막상 원내 3당으로서의 조국혁신당의 존재감이 커지자 “현행 요건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것으로 보인다.민주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16일 통화에서 “교섭단체 요건 완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교섭단체는 각 상임위에서 의사 일정을 협의하는 역할인데, (20명 미만이라) 전체 18개 상임위원회에 간사 한 명씩도 보낼 수 없다면 어떻게 교섭단체가 되겠느냐”라고 했다. 국회법상 한 정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려면 20석의 의석이 필요한데,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12석을 확보했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날 원내 교섭단체 구성요건에 대해 “현행 (기준)은 계속 유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민주당은 이른바 ‘의원 꿔주기’를 통해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의 교섭단체 구성을 도울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는 “의원을 꿔준다는 것은 편법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치 도의적으로 안 된다”고 말했다.당 지도부는 총선 직후까지도 요건 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당 내에서 조국혁신당이 캐스팅보트를 쥘 경우 정국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오면서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조국혁신당은 교섭단체 구성 의지를 분명히 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1박2일로 이어진 당선인 워크숍에서 나온 주요 내용을 공유하면서 “단독이든 공동이든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구체적인 추진 일정 및 방식은 조국 대표에게 일임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조국 대표는 “민심을 받들어 원내교섭단체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이 대표와 조 대표의 회동이 이뤄지면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이 국회법 개정 없이 교섭단체가 되려면 진보당(3석)과 새로운미래(1석)를 비롯해 더불어민주연합으로 입성한 기본소득당(1석)과 사회민주당(1석),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2명까지 확보해야 한다. 일각에선 개혁신당(3석)도 결국 원내 목소리 강화를 위해 조국혁신당과 공동으로 교섭단체를 꾸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4·10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각각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측근·보은 인사”라며 맹폭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하라”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과 협조하고 국정현안 논의하고 민생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 이번 총선의 민의(民意)”라며 “개각 인사 면면을 보면 그런 흐름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던 사람들이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전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런 식의 인사가 단행된다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 대한 돌려막기 인사, 측근 인사, 보은 인사”라며 “총선 결과를 무시하고 국민을 이기려는 불통의 폭주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소속으로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당선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전날 윤 대통령을 향해 “민심은 이미 윤석열·김건희 검찰 정권을 부도처리했다”며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탈당, 거국내각 구성을 선언해야 한다”고 했다. 거국내각은 특정한 하나의 정당에 얽매이지 않고 여야가 각각 추천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꾸려지는 내각을 의미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인사에 비윤(비윤석열)계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남 지역 한 중진 의원은 “총선에서 민의가 명확하게 표출됐기 때문에 대통령실도 선제적으로 이를 반영해야 한다”며 “비윤계 목소리를 반영해야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도 “당이 용산이나 정부가 민심과 동떨어진 점을 지적하고 더 좋은 인사를 추천하거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