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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서울 노원구 지하철 6호선 태릉입구역 인근의 화랑로.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40분경 이 도로에선 신호가 바뀌기 전인데도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들 때문에 ‘꼬리물기’ 정체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자 같은 시간 시내 교통량 등을 관리하는 서울교통정보포털 상황실에 있는 ‘스마트 교차로 운영 시스템’ 화면엔 노란색 경고 표시가 올라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꼬리물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화랑로 교차로의 신호주기를 3∼5초 늘려야 한다”는 대응 방안이 자동으로 추산됐다. 꼬리물기는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앞 차량을 따라가다 다른 차로에서 운행하던 차량의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로,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무리하게 운행하다가 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운전 습관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올 1월부터 동북권 주요 간선도로이자 꼬리물기로 인한 상습 교통 체증이 발생하는 노원구 태릉입구역 화랑로와 동일로, 노원로 등 주요 교차로 6곳에서 스마트 교차로를 시범 운영 중이다. ● 최적 신호 계산해 정체·사고 예방 ‘스마트 교차로’란 교차로의 교통량, 돌발 상황 등을 추출해 생성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 신호를 산출하고 실시간으로 신호 시간을 조정하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이다. 운전자는 획일적으로 정해진 신호 시간을 기다리는 대신 교통 체증 상황에 맞게 바뀐 신호 시간에 따라 운전할 수 있다. 노원구 화랑로 일대에는 인공지능(AI) 폐쇄회로(CC)TV 28대와 레이더 검지(檢知)기 2대, 공간측정 라이다(LiDAR) 감지기 2대가 설치돼 있다. 최첨단 장비들이 차량 종류나 보행자 유무, 교통량, 신호 정보, 카메라 영상 등의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딥러닝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교차로별로 최적화된 신호 운영시간을 산출하는 데 이용된다. 최적 신호를 적용하면 차량의 신호 대기 시간은 줄고, 꼬리물기와 같은 돌발 상황으로 인한 교통 체증이나 사고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교차로를 도입했을 때 교통 지체 감소를 분석한 결과 시간대에 따라 지체도가 최소 6%에서 28% 가까이 줄어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전 시간대에 최적 신호를 반영하면 교통 체증 지체가 4분의 1 이상 감소하고, 통행 속도는 그만큼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지능형 교통 시스템, 무단횡단 감지해 차량이 운전자에게 사고 위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도 서울에서 운영 중이다. 실시간으로 도로 위험정보를 수집하고, 전방 추돌 및 무단횡단 보행자 등의 위험 상황을 운전자에게 즉각 알리는 것이다. 서울의 중앙버스전용차로와 도심 주요 도로 구간 740km 이상에 구축돼 있다. C-ITS 도로 인프라 중 딥러닝 검지기는 버스중앙차로 및 주요 교차로에 설치되어 있다. 실시간으로 수집된 도로 영상을 딥러닝 기반으로 분석한 후 객체를 인지해 무단횡단 보행자, 교차로 위험, 정류장 혼잡도 등의 위험 정보 총 34종을 수집 및 제공한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은 대중교통 운행 중 실시간으로 수집된 영상 분석을 통해, 포트홀 유무를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만약 버스 운행 중 포트홀 사진이 접수되면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민에게 알린다. ● “오차 최소화해야”…알고리즘 개발 이 같은 효과에 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도 스마트 교차로와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의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일선 지자체가 스마트 교차로 등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능형 교통체계 구축 사업’을 운영 중이다. 경기 여주시, 충남 천안시, 전북 전주시 등이 스마트 교차로를 도입했다. 다만 AI가 최적 신호를 산출하는 만큼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교차로 정체는 신호 대기, 불법 주정차, 사고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AI가 정체 요인을 오인해서 최적 신호를 잘못 선정하면 오히려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딥러닝 기반의 학습이 충분히 되어 오류 및 오차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AI 수집,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은 사내벤처를 출범해 스마트 교차로 구간의 교통량과 차량 정보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예정이다.스마트 교차로교차로의 교통량과 속도, 돌발 상황 등을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 신호를 산출해 신호 주기에 반영하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오후 3시 3분 여의대로 6차로 시설물 보수 소식입니다. 공사지점 주의해서 운행하세요.”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울교통정보포털(TOPIS) 상황실에선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 일대에서 시설물 보수 공사가 있다는 소식이 접수됐다. 같은 시간 여의도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200m 상공으로 비행한 드론이 해당 모습을 포착한 것. 드론이 촬영한 영상이 상황실로 실시간 송출되자, 상황실 관계자가 진위를 확인해 공지하기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드론 시연을 거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드론을 활용해 교통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하늘에서 촬영한 드론 영상으로 실시간 교통 상황을 관제하고, 정체 구간의 교통량을 분석하는 것이다. 드론은 200m 상공에서 영상을 촬영하기 때문에 교차로 구간 내 모든 차량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의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CCTV의 가시권에 들지 않는 사각 지역까지 확인할 수 있다”며 “차량과 인파 이동을 확인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데 드론이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평상시 교통안전을 관리하는 데 활용할 뿐만 아니라 행사나 축제 교통 상황을 모니터링할 때도 드론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 3, 4월 개최된 서울 여의도 봄꽃축제와 지난해 10월 서울세계불꽃축제, 핼러윈 기간 중 주요 도로와 지하철역 인근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는 데 드론이 활용됐다. 드론이 차량과 인파 이동에 특이 사항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말 홍대입구역 인근 도로에선 CCTV 사각지대에서 쓰러져 있던 시민을 드론이 가장 먼저 발견해 응급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드론으로 해당 사고를 실시간으로 접해 119구급대와 연계해 응급실로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드론은 교통량 정보를 수집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그간 교통량 정보는 도로 인근에 설치된 검지기와 인력을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드론이 촬영한 항공 영상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수집할 수 있게 되면서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TOPIS 상황실에서 드론이 촬영한 영상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면 바로 옆 화면에서는 AI 알고리즘이 분석한 교통량이 산출되는 방식이다. 다만 드론은 날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비, 바람, 눈 등의 악천후에선 비행이 불가능하다. 또, 아직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되지 않아 자율 드론 비행은 불가능해 매번 조종사 두 명 이상이 동반해야 한다는 점 등이 한계로 꼽힌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신·한진(4515채) 단지는 올 들어 총 44채가 손바뀜됐다. 올해 서울 아파트 단지 중 거래량이 8번째로 많다. 1998년 준공한 구축 아파트지만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과 가까워 신혼부부 등 청년층이 많이 찾고 있다. 특히 올해 매매 거래 중 34채(77.3%)가 전용면적 68㎡(27평형) 또는 85㎡(33평형)였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1월 말 신생아 특례대출이 나온 뒤 신혼부부 등 청년층의 문의가 늘었다”며 “20∼30평형의 매매가격대가 9억 원 이하에 형성돼 있어 매수 문의가 꾸준하다”고 했다. 30대가 전국 아파트 매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분기(1∼3월)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1월 말 신생아 특례대출이 출시된 후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매수세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신생아 특례대출이 늘어나며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4조4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의 30대 매입 비중은 26.1%였다.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4분기(10∼12월) 25.0%에서 1.1%포인트 증가하며 40대(25.7%)를 추월했다. 서울에서도 중저가 단지 위주로 30대 매수가 늘고 있다. 서울 아파트 30대 매입 비중은 지난해 4분기 31.3%에서 올해 1분기 32.4%로 높아졌다. 자치구별로 동대문구 매입이 지난해 4분기 29.9%에서 올해 1분기는 36.2%까지 늘었다. 노원구도 올 1분기 31.9%로 상승하며 지난해 1분기(33.1%) 이후 1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30대 매입 비중이 늘어난 건 신생아 특례대출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출산 2년 내 신생아 자녀를 둔 가정에 특례보금자리론(4%)보다 낮은 연 1∼3%대의 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주택가격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최대 5억 원까지 대출해준다. 신생아 특례대출이 늘며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늘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30억 원으로 전월(693조5684억 원)에 비해 4조4346억 원 증가했다. 3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2조2238억 원 줄며 1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이끌었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540조9903억 원으로, 전월(536조6470억 원)보다 4조3433억 원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생아 특례대출 공급 한도가 아직 남아 있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가계대출뿐만 아니라 개인신용대출도 6개월 만에 늘었다. 지난달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02조8050억 원으로, 전월 대비 4029억 원 증가했다. 은행권은 지난달 HD현대마린솔루션, 제일엠앤에스 등 대형 공모주 청약과 봄철을 맞아 소비가 늘어나며 신용대출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생아 특례대출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소폭 올라갈 수 있지만 관망세인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으로 매수자들은 여전히 관망하고 있다”며 “거래량이 소폭 늘어날 수는 있지만 집값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오랜 기간 부진했던 중화권 증시가 올해 들어 반등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증시의 기초체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특히 홍콩H지수가 살아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의 투자 손실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中 경기 반등에 중화권 증시 상승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중화권 증시가 일제히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가 1월 23일 2조 위안(약 379조 원) 규모의 증시안정화기금(증안기금)을 투입하면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증안기금 투입 계획이 발표되기 직전인 1월 22일 종가와 비교하면 30일 기준 12.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선전종합지수도 9.0% 올랐다. 홍콩 증시의 상승세는 더 가팔랐다. H지수는 25.4%, 항셍지수는 18.7% 뛰었다. 최근 중국 경기에 봄바람이 불면서 중화권 증시의 상승세도 힘을 받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16일 발표한 중국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은 5.3%로 로이터 등의 시장 전망치(4.6%)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 경기의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월 50.4로 집계돼 전월(50.8)에 이어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PMI가 두 달 연속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을 넘었다”며 “중국 경기 반등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중화권 시장이 미국이나 일본 등 글로벌 시장 대비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이 늘어난 것도 증시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올해 들어서만 중국 주식을 719억 위안어치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의 중화권 투자도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홍콩 증시에서 중국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CHINAAMC CSI 300 지수 ETF HKD’를 406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앞서 1∼3월까지만 해도 2728만 달러 순매도했던 종목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배당주로 꼽히는 베이징홀딩스도 지난달 180만 달러가량 순매수했다.● H지수 ELS 손실률 축소될 듯 중화권 증시가 반등하면서 홍콩의 H지수 연계 ELS 투자자들의 손실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내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은행) 기준으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 ELS 규모는 10조483억 원에 달한다. 금융권에서는 투자 손실률이 5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최근 H지수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손실률이 40%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H지수가 현재 흐름대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ELS 투자 고객의 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러한 추세가 만기까지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H지수 수준으로는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ELS 상품 구조나 만기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6,200대인 H지수가 7,500∼9,000 선을 회복해야 국내 투자자들이 손실 구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홍콩 등 중화권 증시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퍼지고 있다고 경계했다. 여태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직 중국의 부동산 부실이나 내수 침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파두의 주요 거래처인 SK하이닉스를 압수수색했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SK하이닉스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SK하이닉스는 파두의 최대 매출처로, 특사경은 파두 내부 자료와 SK하이닉스 자료를 대조해 매출 추정 과정이 적절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특사경 관계자는 “객관적 자료 확보 목적”이라며 “참고인 성격으로 조사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모든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파두는 상장 준비 과정에서 지난해 연간 추정 매출액을 1202억 원으로 기재했지만 지난해 8월 상장 후 발표된 매출 실적은 2분기(4∼6월) 5900만 원, 3분기(7∼9월) 3억2000만 원에 그쳤다. 한편 이날 압수수색 소식에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00원(0.97%) 떨어진 17만4200원으로 마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 씨(29)는 얼마 전 두 살 된 딸을 위해 한 명품 매장에서 팔뚝만 한 50만 원짜리 유아용 원피스를 구매했다. 김 씨는 “주변에 명품 브랜드의 아동복을 입는 아이가 많아 자녀 옷차림도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며 “우리는 아이가 한 명뿐인 만큼 최대한 좋은 것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백화점에 가면 버버리 칠드런, 몽클레르 앙팡 등 아동을 대상으로 한 명품숍이 성인 명품숍만큼 문전성시”라고 덧붙였다.● 명품 아동복 매출, 1년 전보다 32% 급증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를 찍었음에도 명품 아동복 시장은 오히려 활황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뿐인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며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저가 아동복 브랜드와 명품 아동복 브랜드 간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BC카드가 주요 백화점에 입점한 명품 아동복 브랜드 중 결제 건당 단가가 높은 5개 브랜드의 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1.9% 증가했다. 3년 전인 2020년에 비해서는 152.0% 증가해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백화점 업종 등에서는 브랜드의 결제 단가가 높을수록 명품으로 간주한다. 지난해 명품 아동복 이용 고객 수 역시 전년 대비로는 11.5%, 2020년과 비교했을 때는 55% 급증했다. 서울의 한 주요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베이비 디올, 펜디 키즈 등 명품 아동복 매출이 2022년 대비 25% 이상 올랐다”며 “전반적인 아동용품 매출과 비교해도 명품 아동복 브랜드의 매출 증가 폭이 훨씬 가파르다”고 말했다. 반면 가성비를 앞세운 중저가 아동복 브랜드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24일 방문한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아동복 거리는 비교적 한산했다. 상가 곳곳을 둘러보니 비어 있는 점포도 상당수였다. 이곳에서 27년간 아동복 판매를 했다는 60대 상인 A 씨는 “4월 말이 어린이날 직전이라 대목임에도 하루에 손님이 20명도 안 왔다”며 “저출산에 요즘 젊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명품을 사 입히는 게 유행처럼 번지다 보니 5년 전보다 매출이 80%가량 줄었다”고 토로했다.● “골드키즈 현상, 저출산 부추길 수도” 이처럼 아동복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는 건 부모들이 한두 명의 자녀를 ‘왕’처럼 키우며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골드키즈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아동복 시장의 양극화는 저출산 시대의 새로운 단면”이라며 “다만 골드키즈 현상이 심화되면 ‘부유한 사람들만 아이를 잘 기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오히려 저출산의 또 다른 이유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키즈 현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중국에선 2020년 출생 인구가 1200만 명으로 2015년(1655만 명)에 비해 27.5%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유아·아동복 시장 규모는 오히려 63.7% 커졌다. 일본 역시 일찍이 저출산 위기가 시작됐음에도 육아용품·서비스 시장은 2015년 3조4985억 엔에서 2020년 4조3120억 엔으로 오히려 23.3% 확대됐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보험사들이 유사암·소액암(갑상샘암·기타 피부암 등) 진단 시 위암 등 일반 암보다 20배가량 많은 보험금을 지급하며 경쟁을 벌이자 금융당국이 제지에 나섰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롯데손보 등 손해보험사들은 유사암 진단비로 2000만 원을 지급하는 암보험 보장 상품을 이달 초부터 판매했다. 반면 일반 암 진단비는 100만 원부터 시작해 많아야 수백만 원 수준에 그쳤다. 보험사는 암보험을 일반 암과 유사암으로 구분해 판매하는데, 일반적으로 유사암은 일반 암 진단비의 10∼20%만 지급한다. 앞서 금감원은 2022년 보험사들의 유사암 진단비 과열 경쟁이 일어나자 가입 한도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라고 권고했다. 이후 업계에서는 유사암 진단비를 일반 암의 20% 수준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같은 권고에도 일부 보험사는 위암 등 일반 암의 진단비는 100만 원 등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고, 두경부암처럼 발병률이 낮은 특정 암 진단비를 1억 원으로 높여 유사암 진단비를 이의 20%인 2000만 원으로 설정했다. 이후 ‘1만 원대에 유사암 2000만 원 보장’ 등의 문구를 쓰며 암보험 상품을 판매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유사암 진단비 설정이 기존 감독당국 권고의 취지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보험사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지적에 따라 판매사들은 27일부터 유사암 플랜 판매를 중단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최근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역시 디지털 부문 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 금융지주는 디지털 관련 부서를 신설 및 확대하는가 하면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운용 및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 계열 금융사들도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모토로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어 향후 금융권의 디지털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지주, 디지털 관련 부서 늘린다 신한금융그룹은 미래의 디지털 금융 혁신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 1월 국내 금융 그룹 최초로 그룹사 통합 데이터 플랫폼인 ‘신한 원 데이터’를 구축했다. 신한 원 데이터는 그룹의 데이터 경쟁력 제고 및 효율화를 목표로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등 4개 주요 그룹사의 데이터를 표준화해 통합하고 사용자 맞춤형 분석 및 활용을 지원하는 데이터 플랫폼이다. 신한금융은 신한 원 데이터를 통해 그룹의 차별적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신상품 개발 등 금융 소비자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내 디지털 금융의 발전을 위해 지난해까지 인공지능(AI) 기술 내재화를 위해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되던 부서를 정규 부서로 편입하고 데이터본부 조직을 ‘AI 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이뿐만 아니라 그룹의 ‘하나 DxP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데이터 핵심 인재를 육성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자유롭게 데이터와 AI를 활용할 수 있는 문화가 확산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지난해 연말 기존 디지털혁신부를 ‘미래혁신부’로 확대 개편해 디지털·테크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연계 혁신 기술 및 신사업 발굴·추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 3월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뱅커’를 선보이기도 했다. AI 뱅커는 은행 창구에서 직원과 고객 간에 오고 가는 대화를 분석한 뒤 언어모델을 학습시켜 은행 직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예금 상품 상담을 진행한다. 또 올해 안에 ‘직원용 AI 지식상담 서비스’도 확대 시행하는 등 AI 활용 범위를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자체 모바일 앱 운용·개발에 ‘박차’ 최근 국내 금융 소비자들의 인터넷뱅킹 거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각 금융지주 역시 자체적인 모바일 앱 운용 및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자사 슈퍼 앱인 KB스타뱅킹에서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B금융은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에서 통신사의 휴대전화 본인 확인이 필요했던 거래들을 KB국민인증서 본인 확인 기능으로 대체해 KB스타뱅킹에서 불필요한 입력 절차를 대폭 제거했다. 앞으로도 상품이나 서비스 가입 시에 고객이 입력하는 정보를 간소화하고 고객 상황과 특성에 따라 맥락에 맞게 자연스럽게 구성할 예정이다. 신한금융도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슈퍼 앱 ‘신한 슈퍼SOL(쏠)’을 출시했다. 신한 슈퍼SOL은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신한저축은행 등 5개 계열사가 각각 운용하던 앱의 핵심 기능을 결합해 금융 업무를 볼 수 있게 한 통합 금융 앱이다. 신한 슈퍼SOL은 은행 이체, 카드 결제, 주식투자, 보험 가입 등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통합 인터페이스를 통해 개별 앱 사용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고객 편의성 및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 신한금융은 앱 관리를 위한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 고객들의 다양한 요청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협금융그룹도 농협은행의 모바일 앱인 ‘NH올원뱅크’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기존 은행 앱 기능을 강화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이후 내년 초를 목표로 증권, 카드, 보험 등 주요 관계사의 기능을 담은 슈퍼 앱을 개발 중이다. 우리금융도 기존 자사 앱인 ‘우리WON뱅킹’ 전면 재구축 사업을 진행 중으로 ‘뉴원’ 출시를 준비 중이다. 우리금융은 은행의 모든 서비스를 뉴원에 탑재하고 그룹 자회사의 주요 서비스를 뉴원에 녹아들게 해 하나의 앱처럼 통합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유니버설 뱅킹을 목표로 두고 있다.디지털 취약계층 위한 금융 교육 진행 KB금융은 고령층의 디지털 친숙도를 향상시키고 금융 사기를 예방할 목적으로 ‘시니어 디지털 금융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 사용에 취약한 시니어를 대상으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휴대전화 앱 사용법, KB스타뱅킹 활용법 등을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KB바이오인증(손쉬운뱅킹) 서비스’를 도입해 카드, 통장 없이도 창구와 자동화기기에서 출금 거래는 물론 신분증 없이 금융 업무가 가능하도록 했다. 해당 서비스는 매체 접근성이 약한 고령층 고객의 거래 편의성을 높여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 학이재’를 통해 디지털과 비대면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등 금융 취약계층에게 다양한 디지털 금융 교육 및 기기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용 신분증과 통장 등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 기기 체험, 교육용 태블릿을 통한 모바일 앱 체험과 함께 음식점, 기차역 등 일상 곳곳에서 접할 수 있는 생활형 키오스크 체험도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금융 사기 피해로부터 시니어 등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금융감독원과 함께 제작한 금융 사기 피해 예방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매달 일정 횟수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교통비의 최소 20% 이상을 돌려받을 수 있는 ‘K-패스’ 카드가 출시됐다. KB국민, BC, 신한, 우리, 하나카드 등 10개 카드사는 국토교통부와 협업을 통해 K-패스 카드를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K-패스 카드는 기존의 알뜰교통카드 서비스를 대체한 것으로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K-패스를 통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월 15회 이상 이용할 경우 일반인은 대중교통 지출 금액의 20%, 청년은 30%, 저소득층은 53%를 다음 달에 돌려받을 수 있다. 해당 대중교통에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지하철과 광역버스, GTX 등이 포함된다. 다만 택시는 제외다. 각 카드사는 카드 이용 실적 등에 따라 추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BC카드는 다음 달 31일까지 K-패스 카드를 발급받는 모든 고객에 대해 올해 연회비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신한카드는 최소 20%인 K-패스 환급 혜택에 더해 대중교통(버스·지하철) 10% 할인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다. K-패스 신규 가입자는 K-패스 애플리케이션(앱) 또는 웹사이트에서 신규 회원 가입을 해야 하며, 기존 알뜰교통카드 이용자는 회원 전환 절차를 거쳐야 한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은행권이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에 2200억 원 규모의 지원 금액을 출연해 중·저신용자 등 금융 취약계층 지원에 나선다. 출연 금액 중 대다수는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햇살론15 등 서민 전용 정책금융상품 보증에 투입된다. 은행연합회는 서금원과 ‘서민금융 지원 체계 강화를 위한 은행권-서민금융진흥원 출연 협약’을 맺고 2214억 원을 출연한다고 22일 밝혔다. 출연금 2214억 원은 협약에 참여한 9개 은행(하나, 신한, 우리, IBK기업, KB국민, SC제일, 한국씨티, 카카오, 광주은행)이 분담한다. 각 은행의 출연금은 은행별 자율 프로그램 재원의 40%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서금원은 이번 출연 금액의 대부분을 햇살론뱅크, 햇살론15 등의 대출상품 보증에 투입하기로 했다. 해당 상품들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민 정책금융상품이다. 은행권은 이번 출연을 통해 금융 취약계층을 폭넓게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해 12월 2조1000억 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 중 1조5000억 원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 캐시백(환급)을 골자로 한 공통 프로그램에, 나머지 6000억 원은 은행별 자율 프로그램에 쓰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은행별 자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앞서 진행된 1조5000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 이자 캐시백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은행 지원 프로그램이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올 2월 29일 오후 5시경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79세 남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가속페달 조작 의심 사고로 순식간에 다른 차량과 시민을 덮쳐 연신내 시장에서 매일 폐지를 줍던 한 노인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지난해 3월 4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던 전북 순창군 농협 조합장 투표소 사고 역시 1t 트럭을 운전하던 74세 고령 운전자의 운전 실수였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실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500만 명 시대가 다가온 가운데 이처럼 가속페달 오조작 등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매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고를 막고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굿 모빌리티’ 기술 도입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020년 368만 명에서 2023년 474만 명으로 3년간 약 29% 증가했다. 2030년은 725만 명, 2040년에는 1316만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관계자는 “2025년 전후로 고령 운전자가 5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덩달아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도 매년 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2023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추돌사고는 연평균 14.4%씩 늘었다. 이 때문에 고령 운전자 면허증 반납 정책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신기술을 통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장효석 책임연구원은 “가속페달을 갑자기 끝까지 밟을 경우 자동으로 속도 제어를 해주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운전 능력이 저하된 일부 고위험 고령 운전자 대상 또는 농어촌 차량 등에 한해서라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띠리릭! 시동 정지”… 실수로 풀액셀 밟자 알아서 급제동 〈1〉 교통약자 보호 ‘굿 모빌리티’AI 등 활용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급격한 가속-4500RPM 초과 등… 운전실수로 가속페달 밟으면 멈춰日, 제어장치車에만 ‘고령층 면허’… ‘걸음마’ 韓, 이제야 R&D 수요 조사 “띠리릭! 띠리릭! 긴급 자동 제어 장치가 작동해 시동이 정지됐습니다.”1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동아일보 기자가 시험장 차량을 타고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3초 넘게 꾹 밟았다. RPM(분당 회전수)이 4500으로 치솟으며 차량이 앞으로 튀어 나가다 금세 자동으로 멈춰 섰다. 차 안에선 경고음이 울리며 빨간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어 긴급 자동 제어 장치가 작동해 멈췄다는 안내음이 나왔다. 실수로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은 상황을 가정한 실험이었다.이 장치는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의 한 종류다.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아 차량이 급가속했을 때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로 2년 전부터 전국 운전면허시험장 장내 기능차량에 설치됐다. △급격한 가속페달 조작 △4500RPM 초과 △전방 범퍼 충격 등의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차량이 멈추도록 설계됐다. 서부운전면허시험장 태지원 과장은 “연습생들이 당황하거나 긴장해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아 제어 장치가 작동하는 사례가 이곳에서만 하루 4, 5건씩 발생한다”며 “제어 장치 도입 덕분에 급가속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애물 3m 내 급가속 시 자동 제어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선 일찍이 이 같은 제어장치 지원 정책을 실시하며 사고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한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특히 상대적으로 인지 능력이 감소한 고령 운전자를 중심으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보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화재의 연령대별 사고 접수 건수에 따르면 2020~2023년 20, 30대는 연평균 추돌사고가 4.1% 줄었지만 65세 이상은 같은 기간 14.4% 늘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파악한 2018~2022년 국내 페달 오조작 사고의 40.2%가 60세 이상 운전자로 집계되기도 했다.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는 점도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전기차 특성상 출력이 세고 가속이 빨라 페달 오조작 시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어서다.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AI와 초음파, 라이다(LiDAR·레이저로 사물과의 거리 및 특성 감지) 센서, 영상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작동할 수 있다. 일본 도요타의 자회사 다이하쓰 자동차의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차량 외관의 초음파 센서가 전후방 3m 이내 장애물을 감지한다. 차량 출발 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너무 세게 밟으면 차량이 오조작을 인지해 급출발을 억제해 준다.이 외에도 운전자의 달라진 주행 패턴이 발생하면 제어 기술이 작동하거나, 인지 센서가 내부 소음이나 페달 작동 속도를 감지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AI 기술이 차량 대 차량, 차량 대 보행자, 차량 단독 상황 등을 인지해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도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경근 수석연구원은 “급가속이 페달 오조작으로 발생한 것인지 운전자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전자 얼굴을 비추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운전자의 표정과 페달 오조작을 연계해 위험 상황을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고령자 대상 보조금 지급이 같은 장치가 가장 보편화된 일본은 2005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자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운전 능력이 저하된 고령 운전자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서포트카S’ 인증 차량에 한해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다. 또 고령자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량을 구입하면 최대 4만 엔(약 35만 원)을 보조해 준다. 유로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NCAP)도 2026년부터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가속에 대한 안전도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반면 한국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페달 오조작 방치 장치가 설치된 차량은 운전면허시험장 외에 찾기 어려웠다. 올해 1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연구원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기술 연구개발(R&D) 수요 조사를 막 시작한 단계다.전문가들은 이제부터라도 적용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효석 책임연구원은 “일본은 이미 200개가 넘는 차종에 방지 장치가 설치됐다”며 “화물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부터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와 장애인 등 이동취약계층의 도로 위 사고 위험을 낮추는 자율주행 휠체어 등이 ‘굿 모빌리티’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9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건물 안에서 국내 스타트업 ‘하이코어’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휠체어를 체험해 봤다. 자율주행 휠체어에 탑승해 반대편 엘리베이터 앞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니 휠체어가 자동으로 출발했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니 자동으로 멈춰 섰고, 장애물도 안전하게 피해 도착했다. 2시간 충전하면 40km를 이동할 수 있다. 안전상 속도는 시속 3km로 제한됐고,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해 이동이 편리했다. 이 자율주행 휠체어는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어린이 등 다양한 이동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러한 이동취약계층은 2024년 기준 1635만6000명이다. 한국 총인구 5188만8000명의 31.5%다. 향후 5년간 매년 2.2%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율주행 휠체어는 실내뿐만 아니라 차량이 다니는 도로 위에서 휠체어를 운전하다가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좁은 차량에 무거운 휠체어를 싣고 타기가 어렵다 보니, 도로에서 휠체어를 타다가 휠체어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하이코어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해 자율주행 휠체어가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제작 중이다. 이 차량은 이동 경사로가 나와 휠체어가 좌석에 자동 탑승하도록 돕는다. 탑승석에는 넓은 공간이 마련돼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하이코어는 현대차그룹, KT, 한진 등 국내 대기업과 협업해 자율주행 휠체어를 제작하고 있다. 원래 합성모터 기술을 활용한 전기 자전거를 만들었는데, 2020년 현대차그룹이 이 기술을 활용해 휠체어를 개발할 것을 제안해 자율주행 휠체어 회사로 탈바꿈했다. 2022년 12월부터는 KT와 협업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자율주행 휠체어 40대를 실제로 운영하고 있다. 병원에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탄 휠체어가 진료 순서에 맞게 해당 진료실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박동현 하이코어 대표는 지갑에 있던 4급 장애인증을 보여줬다. 유도 선수였던 그는 학창 시절 운동을 하다가 손목과 다리를 다쳐 출퇴근 시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박 대표는 “평생 휠체어를 타 누구보다 이동취약계층의 불편함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의 고령화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 휠체어의 수요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고금리로 인한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은행권에서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말 무수익여신은 총 3조5208억 원으로 2022년 말(2조7901억 원)보다 26.2%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중에서 이자는커녕 원금도 받지 못하는 부실 채권으로 소위 ‘깡통대출’이라고 불린다. 지방은행과 저축은행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6개(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제주은행) 지방은행의 지난해 말 무수익여신은 총 8640억 원으로 2022년 말(6794억 원) 대비 27.2% 늘었다. 5대 저축은행(SBI·웰컴·OK·애큐온·한국투자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2022년 말(2조940억 원)보다 30.4% 급증한 2조7297억 원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이 넘은 부실 채권이다. 이처럼 금융권에서 원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낮은 깡통대출이 급증하는 건 고금리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년 동기(0.31%) 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0.50%로 전년 동월 대비 0.16%포인트 올라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이 0.10%포인트 상승한 것에 비해 훨씬 가파르게 올랐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PF 리스크가 맞물리며 건설·부동산 업체들의 부도나 채무 불이행이 늘어난 것도 은행권 부실 채권 급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중은행에서 무수익여신이 큰 폭으로 증가한 차주는 대부분 건설·부동산업 회사였다. 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말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6.94%로 전 금융권에서 증권사(13.73%) 다음으로 높았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국내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 등 부동산 경기가 더욱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한국은행은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분양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고금리 지속, 공사비 상승 등의 비용 부담 증대로 건설업 및 부동산업의 재무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권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부실 채권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는 등 부실 채권 급증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자영업자 A 씨(60)는 지난해 지인에게 ‘매일 이익을 돌려주는 코인이 있다’는 말을 듣고 한 코인 업체에 투자를 시작했다. 업체 관계자는 A 씨에게 매일 원금의 2%에 해당하는 수익금을 주고, 나중에는 원금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20만 원씩 코인에 투자해 온 A 씨는 올해 초 이 업체 투자설명회에 다녀온 뒤 2000여만 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자신을 유명 대기업 총수의 지인이라고 소개한 강연자가 “올해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더불어 반감기까지 겹쳐 코인 호재”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노후자금까지 털어 투자한 것이다. 하지만 연락을 주고받던 업체 관계자는 최근에 돌연 잠적했고, 관련 사이트도 폐쇄됐다. 이후 A 씨는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처럼 피해를 겪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같은 코인에 투자한 B 씨(58) 역시 “주변에서 코인 투자를 하는 걸 보며 뛰어들었다가 1000만 원 가까이를 날렸다”고 했다.● 코인 사기 신고자 3명 중 1명은 ‘50대 이상’올 들어 미국과 홍콩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고, 비트코인이 개당 1억 원을 돌파하는 등 가상자산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이를 이용한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피해자 중에는 노후 자금, 퇴직금 등 목돈을 투자한 중장년층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 3월까지 가상자산 연계 투자사기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총 2123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50대 이상’의 신고 건수는 709건(33.4%)으로 신고 3건 중 1건이 중장년층이었다. 특히 60대 이상의 경우 올 1분기(1∼3월·100건)와 지난해 4분기(10∼12월·63건)를 비교했을 때 신고 건수가 58.7% 늘며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이는 코인 투자에 뛰어드는 장노년층이 최근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우후죽순 열리는 코인 투자 설명회 현장에서도 젊은 세대보다는 50대 이상이 훨씬 많이 관찰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코인 업체 투자 설명회 역시 4, 5명을 제외하곤 수십 명의 참여자가 모두 중장년층이었다. 이날 설명회 진행자는 “미국이 비트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한 지금이 코인 투자 적기”라며 “우리 코인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설명회 내용을 수첩에 받아적거나 중간에 박수를 치는 등 열띤 호응을 보이기도 했다. ● 코인 범죄도 1년 새 두 배 이상 급증가상자산 시장이 활황을 보이며 관련 범죄도 1년 새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경찰청의 ‘가상자산 불법행위 검거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 건수는 281건으로 2022년(108건)에 비해 160.2% 늘었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사기 유형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그간 가상자산 불법행위는 크게 유사수신·다단계, 거래소 불법행위, 기타 구매대행 사기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됐지만, 최근엔 가상자산 투자금 횡령·배임, 자금 세탁 등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선 올 7월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넘어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가상자산법’을 조속히 입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코인 투자자의 재산과 권리 보호 등을 골자로 하는 내용이라면 현재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상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 산업 육성과 거래 업자들에 대한 범위, 규제 등을 담고 있다”며 “가상자산기본법’이 입법돼야 가상자산 시장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직원의 고객 돈 횡령 혐의 등으로 금융 당국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OK저축은행도 신용정보 규정 위반 등으로 5억 원이 넘는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10일 금융감독원은 고객 자금을 횡령하고 대손충당금을 규정보다 적게 적립한 한국투자저축은행에 기관 경고와 함께 과태료 2400만 원을 통보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직원 A 씨는 지난해 4∼12월 차주가 사업자금 인출을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자금집행 요청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방식으로 고객 돈 15억4100만 원을 횡령했다. 또 한국투자저축은행은 관련법에 따라 자산 건전성을 분류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지만 대출 15건을 ‘요주의’ 대신 ‘정상’으로 분류해 충당금 42억7500만 원을 덜 쌓기도 했다. 금융사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으로 나뉘는데, 통상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아울러 OK저축은행은 법원의 중지 명령 등이 있었음에도 개인회생 차주 4344명의 연체 정보를 등록 사유 발생 전에 신용정보회사에 넘겨 제재를 받았다. 금감원은 OK저축은행에 ‘신용 정보 정확성·최신성 유지 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5억2400만 원을 부과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에 상륙한 지 6개월 만에 매출이 13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BC카드가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알리, 테무 등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결제 금액은 138.8%, 결제 건수는 130.6%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결제 금액과 건수가 각각 2.5%, 1.1%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에서 결제한 평균 금액은 지난달 기준으로 2만4580원이었다. 국내 플랫폼들의 평균 결제 금액(3만8814원)보다 1만4234원 적었다. C커머스에선 상대적으로 저가 상품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C커머스에선 3만 원 미만의 거래 건수가 전체의 77.9%를 차지했다. 국내 플랫폼에서 3만 원 미만 결제 건수 비중은 66.7%에 그쳤다. 연령대별로는 C커머스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결제 금액이 증가했다. 반면 국내 플랫폼에선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결제 금액이 1∼10% 줄었다. 성별로 보면 C커머스의 경우 결제 건수 기준으로 남성이 69.4%(지난해 10월 기준)를 차지해 여성(30.6%)의 두 배가 넘었다. 다만 올 3월 여성의 결제 건수 비중은 35.3%로 늘었다. 국내 플랫폼에선 남성과 여성의 결제 건수 비율이 46% 대 53%로 큰 변화가 없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고물가·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상공인이 빚을 갚지 못해 정책기관이 금융기관에 대신 갚아준 대출 금액이 1년 새 2배로 급증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이 신용보증기금(신보)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신보에서 대위변제한 대출 금액과 건수는 375억 원, 2826건으로 전년 동월(189억 원, 1258건) 대비 각각 98.4%, 124.6% 늘어났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생계가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의 빚 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다. 대위변제는 대출받은 신용자가 원금을 상환하지 못했을 때 정책 기관이 은행에 대신 빚을 갚아주는 것을 말한다. 소상공인들의 정책자금 부실률도 급등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소상공인 정책자금 부실률(3개월 이상 연체·기한이익상실 금액)은 9.98%로 전년(2.79%) 대비 7.19%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의 채무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정작 소상공인의 채무 조정을 위해 출범한 ‘새출발기금’ 신청은 답보 상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올 2월 새출발기금 신청자 수와 채무액은 각각 4339건, 7387억 원으로 전년 동기(2650건, 4208억 원)보다 각각 63.7%, 75.5% 증가했다. 하지만 올 2월을 제외한 새출발기금 실적은 출범 첫 달(2022년 10월) 신청자 수 7958건, 채무액 1조1520억 원을 기록한 뒤 월 신청자 수가 약 2000∼3000명, 월 채무액 4000억∼5000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신청이 저조한 새출발기금 외에도 장기·분할 상환 대출 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소상공인들의 빚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대리운전기사가 사고 위험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개선된 대리운전자보험 상품이 이달 출시된다. 사고 발생 시 보험으로 렌트 비용을 보상하는 약관이 신설되고, 대물 배상 한도도 최대 10억 원까지 늘어난다. 금융감독원은 이달부터 보상 범위와 한도가 확대된 대리운전자보험 상품이 출시된다고 7일 밝혔다. 그동안 대리운전자보험은 보상 범위가 좁고 한도가 낮아 사고 발생 시 손해액을 운전자가 부담해야 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턴 대리기사 실수로 사고가 나도 보험으로 차주의 렌트 비용을 보상할 수 있게 하는 ‘렌트비용 보장 특약’이 신설됐다. 또 이전에는 대리운전자보험의 대물 배상 한도가 2억 원, 자차 손해가 1억 원이었지만, 앞으로 대물 배상은 최대 10억 원, 자차 손해는 최대 3억 원까지 한도가 크게 늘어난다. 보상 한도가 세분화돼 있어 대리기사가 직접 선택해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보상 범위와 한도 등이 확대된 대리운전자보험은 DB·현대·삼성·롯데손보 등 4개 보험사에서 이달 중 판매될 예정이다. 메리츠와 KB손보도 다음 달 내에 판매를 시작한다. 금감원은 “그동안 대리운전자보험의 보상 범위가 좁아 사고가 나면 대리기사의 부담이 컸다”며 “이번 조치로 대리운전기사와 이용자 모두 사고 위험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의 실적 전망에 잔뜩 먹구름이 끼고 있다.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배상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대출 연체율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1분기(1∼3월) 순익이 1년 전보다 6000억 원 넘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요 은행들은 실적 부진에 대비해 올 상반기(1∼6월) 신규 채용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모습이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총 4조3624억 원이다. 지난해 1분기(4조9696억 원)보다 12.2% 줄어든 수치다. 이들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6조4256억 원) 역시 전년 동기(6조6520억 원) 대비 3.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금융지주사별로 보면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금융의 순이익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 KB금융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조2268억 원으로 1년 전(1조4992억 원)보다 18.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신한·하나·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각각 8.6%, 10.8%, 9.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금융권에선 올 1분기 금융지주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홍콩 ELS 대규모 자율배상을 꼽는다.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 기준으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 ELS 규모는 10조483억 원에 달한다. 금융권에서 추산하는 손실률 50%, 배상률 40%를 적용하면 6개 은행 전체 배상 규모는 약 2조97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다시 꿈틀대는 대출 연체율도 금융지주사 실적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 말 국내 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은 0.45%로 한 달 전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0.38%로 전달에 비해 0.08%포인트 하락했는데, 올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4분기(10∼12월) 은행에서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 규모도 5조7000억 원으로 5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부동산 PF 부실과 자영업 경기 침체로 대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것이 은행 건전성에 타격을 주는 양상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높은 연체율과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을 거론하며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기도 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까지 더해지면 은행권 순이익 전망치는 향후 더 감소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실적 부진에 대비해 상반기 신규 채용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5대 은행의 상반기 채용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농협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크게 줄었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에 지난해 상반기(250명)보다 60% 줄어든 약 1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각각 250명씩 뽑았으나 올해는 150명, 180명으로 채용 인원을 대폭 줄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신규 채용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며 “ELS 손실 배상에 따른 충당부채 규모를 산정하고 있는 단계라서 향후 실적이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하나은행은 3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인 ‘하나 인피니티 서울’을 개관했다. 365일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딜링룸은 총 2096㎡, 126석 규모로 최첨단 인프라를 갖췄다. 하나은행은 2022년 24시간 외환(FX)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1월 인가받은 해외 소재 외국금융기관(RFI)과 원-달러 거래를 체결한 바 있다. 하반기(7∼12월)엔 영국 런던에 약 10명의 전문인력을 배치한 자금센터를 설립하는 등 외국기업과 투자기관의 원화 수요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신축 딜링룸 개관은 24시간 트레이딩에 최적화된 환경을 구축해 하나은행 최대 강점인 외환 경쟁력을 확대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