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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오늘, 2016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이었다.이탈리아 남부, 제주도의 열네 배 크기 섬인 시칠리아 제2의 도시인 카타니아를 찾았다. 산간도로를 내려오면서 펼쳐지는 도시의 수려한 풍경과 환한 햇살은 겨울을 완전히 잊게 했다. 시칠리아가 무대인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주요 선율을 줄곧 입으로 흥얼거렸다.가이드가 추천한 식당 ‘카노니카’에서 현지 스타일의 식사를 주문했다. 큰 테이블을 차지한 동양인들이 신기했던지 지배인이 말을 걸었다. “무슨 일로 이 도시에 오셨습니까?” “우리는 한국의 음악 애호가들입니다. 카타니아에서 태어난 작곡가 벨리니의 자취도 만나보고, 오페라도 보고, 시칠리아의 다른 명소들도 구경할 예정이죠.” “아, 그래요? 테너 살바토레 리치트라 아십니까?” “리치트라요?”귀가 번쩍 뜨였다. 그때도 겨울, 2003년 12월이었다. 리치트라와 서울 서초동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단둘은 아니고, 그가 첫 내한 리사이틀을 막 마친 뒤의 저녁 뒤풀이였다. 서른다섯 살의 시칠리아인은 유쾌한 수다쟁이였다. 끊임없이 음식에 대해 탄복했고, 공연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했으며 그날 배운 한국어를 복습하며 좌중의 웃음을 유발했다.“모든 게 즐거웠어요. 부디 한국에 자주 오세요.” 내가 건넨 인사처럼 곧 다시 볼 수 있을 줄 알았다.“우리 식당에 있는 친구가 리치트라의 간을 갖고 있어요. 포르투나토, 이리 와봐! 리치트라의 친구가 한국에서 왔어!” 지배인의 말이 옛 기억에서 나를 깨웠다. “리치트라의 간이라고요?”리치트라는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불꽃처럼 타오른 뒤 사라졌다. 2002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푸치니 ‘토스카’의 남주인공 카바라도시로 출연할 예정이었던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독감에 걸려 개막 두 시간 전에 공연을 취소했다. 백업 가수(주역 가수의 이상에 대비해 같은 역을 연습하는 가수)였던 리치트라가 긴급 투입됐다.그날 리치트라는 1막의 테너 아리아 ‘오묘한 조화’를 부른 뒤 43초 동안 박수를 받았다. 3막의 ‘별은 빛나건만’에서는 46초 동안 박수가 이어졌다. 뉴욕 언론은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를 잇는 네 번째 테너를 기대한다면 리치트라는 그게 될 수 있다’고 썼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 배역에 몰입하는 호소력 있는 음성 연기를 펼쳤던 리치트라는 이후 전 세계 성악팬들을 매료시켰다.그 불꽃의 빛은 밝지만 짧았다. 2011년 리치트라는 부모의 고향인 시칠리아에서 스쿠터를 타고 가다 벽과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켰고 9일 동안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팬들의 기도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떠났다. ‘구원자(Salvatore)’라는 이름을 가졌던 리치트라는 간 질환으로 사경을 헤매던 ‘운 좋은 사람(Fortunato)’ 포르투나토 씨에게 새 생명을 주었다.지배인의 부름에 포르투나토 씨가 왔다. ‘상남자’ 인상의 리치트라와 달리 가늘고 상냥한 인상이었다. 그가 들고 온 스크랩북에는 ‘오페라 스타가 이 남자에게 간을 선물하고 떠났다’는 제목의 기사와 방송 화면 캡처 사진들이 있었다. “지금도 리치트라의 부모님이 자주 전화로 제 안부를 물어요. ‘네가 잘 있으면 우리 아들이 잘 있다고 믿는다’고요.” 내가 “리치트라와 서울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고 했더니 지배인은 공짜 디저트를 수없이 내왔다.7년이 흘렀다. 1월 16일부터 23일까지 다시 시칠리아를 찾아간다. 리치트라가 세상을 떠난 곳이자 대작곡가 빈첸초 벨리니의 고향인 카타니아에서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 전통을 돌아보고, 시칠리아의 그리스 문화 중심지 시라쿠사와 아그리젠토, 영화 ‘시네마 천국’ 무대 체팔루, 시칠리아의 주도이자 문화 중심지 팔레르모 등 섬 곳곳을 돌아본다.영화 ‘대부 III’ 무대인 팔레르모의 마시모 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를 관람하고, 카타니아의 마시모 벨리니 극장에서는 내년 서거 100주년을 맞는 푸치니의 마지막 오페라 ‘투란도트’를 현대 작곡가 루치아노 베리오의 새 완성본 악보로 만나본다. 포르투나토 씨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함께하실 분은 인터넷 초록 검색창에서 ‘투어동아’를 쳐 보시기를.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첼리스트 김민지(44·서울대 교수·사진)에게 전화를 걸자 상큼한 연결음이 튀어나왔다. 비발디 ‘사계’ 중 ‘봄’ 1악장이었다. “연결음이 ‘사계’네요”라고 하자 그는 웃음으로 받았다. “그동안 잊고 있었어요. 이 콘서트를 준비하기 시작한 뒤에는 전화를 건 사람들마다 다 그 얘기를 하더군요.” 그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 ‘사계’를 연다. 비발디 ‘사계’와 20세기 아르헨티나의 탱고 작곡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를 자신의 첼로 솔로와 18인조 실내악단 협연으로 연주한다. 두 곡 모두 원곡은 바이올린의 솔로 파트로 친근한 곡들이다. 그는 “첼로는 표준 레퍼토리가 바이올린보다 좁고 새롭게 개척할 여지가 많다. 이 기회에 도전적으로 영역을 넓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민지는 2022년 대(大)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그 전해인 2021년에는 그의 아들인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의 첼로 협주곡 전곡 연주를 펼쳤다. “이번에는 바로크에서 현대곡까지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 보다 예전부터 염두에 두었던 두 ‘사계’가 머리에 떠올랐죠. 원곡에서 솔로를 맡는 바이올린은 고음부를 활용해 성격적으로 강렬하지만 첼로의 소리는 바이올린보다 낮고 더 울림이 풍성한 만큼 그동안 듣던 ‘사계’와는 색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첼로가 가진 장점들을 최대한 살리며 연습하고 있어요.” 이번 연주의 솔로 파트는 바이올린 악보를 그대로 사용하며 원곡의 조(調)를 바꾸지 않고 한 옥타브를 내려 연주한다. 그는 “바이올린 악보를 사용해도 기술적으로 연주하기 어려운 부분은 없다”며 “특히 가을과 겨울 악장들에서 느껴지는 첼로의 풍요한 색깔들이 감미롭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에선 두 ‘사계’ 외에 이탈리아의 생존 작곡가인 조반니 솔리마(61)의 ‘첼로들이여 울려라’를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이자 서울대 동료 교수인 첼리스트 김두민과 함께 연주한다. “솔리마는 첼리스트여서 이 악기를 너무 잘 알고 곡을 쓰죠. 첼로는 악기가 큰 만큼 움직임도 큰데 그런 점을 효과적으로 이용한 곡입니다.” 반주를 맡은 18인조 실내악단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남훈(계명대 교수) 김덕우(중앙대 교수) 등 유명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김민지는 “좋아하는 후배들, 그리고 예전 같이 연주했을 때 눈여겨봤던 좋은 연주자들에게 부탁을 드렸다. 각자 스케줄이 있는 만큼 생각보다 전화를 많이 돌려야 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3만∼7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만들기 위해 5126개의 실패작이 나왔다. 그것들은 실패가 아니라 5127번째 시제품이 제대로 작동하기 전까지의 발견과 개선 과정이었다.” 이 책을 접하고 ‘사람 이름이었어?’ 혹은 ‘살아있어?’라는 반응을 보일 이에게도 다이슨이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올해 76세인 저자는 최근 부쩍 우리 일상에 가깝게 다가온 글로벌 기술기업의 창업자다. 책의 원제는 ‘Invention: A Life(발명: 인생)’이다. 오늘날의 기기 대부분은 발명가의 영감 대신 여러 새 기술과 개인들의 협업이 만들어낸다. 그러나 다이슨의 진공청소기, 헤어드라이어, 선풍기, 공기청정기 등은 기존에 있는 기기들을 개인의 영감과 혁신적인 신기술로 재창조한 산물이다. 그 배경에는 실생활에서 직접 불편사항을 알아내고 이를 뒤집는 도전정신, ‘바꾸려면 기존 모델을 쓸모없게 만드는 새 모델을 구축하라’는 혁신의 정신, 고난 속에서도 나아가는 끈기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 영국 노퍽에서 태어난 저자는 공학도가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저자는 예술대인 로열 칼리지 오브 아트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다 공학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엔지니어링 회사 로토크에서 상륙정 개발에 참여한 뒤 자신의 첫 회사에서 개발한 제품은 공 모양 바퀴를 가진 손수레 ‘볼배로’였다. 정원과 건축 현장을 겨냥해 만든 것. 제품은 성공했지만 그는 주주들에 의해 해임됐고 빈털터리가 됐다. 한 직원이 미국 회사로 옮겨 볼배로를 출시하자 이사회는 디자인을 도용한 미국 회사와 싸우려 했지만 저자는 구상하고 있던 진공청소기를 만들길 원했기 때문이다. 태어나 처음 자신의 소질을 발견한 분야가 장거리 달리기였다는 점은 시사적이다. 기약 없는 재기의 노력을 달린 끝에 그는 다시 일어났다. 좌절을 맛보게 했던 볼배로 개발은 행운도 안겨주었다. 수레 손잡이를 코팅하는 진공 시스템을 개선하려다 원심력으로 먼지를 분리하는 사이클론 분리(Cyclone Separation)의 원리를 알게 됐고, 이를 통해 알게 된 유체역학의 노하우는 다이슨의 진공청소기와 선풍기, 헤어드라이어 등에 응용되며 ‘바람의 다이슨’을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진공청소기가 성공한 뒤에도 먼지봉투 판매에서 이익을 챙겨오던 경쟁 업체들의 견제가 있었고 혁신적인 핸드 드라이어를 개발한 뒤에는 종이 타월 업체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그는 직접 마케팅 현장에서 부딪치며 시장을 개척했다. “선구적인 일이 항상 성공할 수는 없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일이 너무 쉬울 것이다.” 다이슨은 2019년부터 싱가포르로 본사 이전을 시작해 2021년 마쳤다.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 태평양 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영국의 ‘전통적인 계급 강조’와 ‘제조업에 대한 존중 부족’에 대한 실망도 책에서는 읽힌다. 대신 고국 영국의 맘즈버리에는 ‘다이슨 기술 공학 대학’을 설립했다. 회사와 대학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에게 그는 이렇게 강조한다. “경험은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개척하고 발명하려면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야 하며, 그 영역에서는 경험이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실패에 거리낌이 없어야 합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25년 동안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을 꿈꿨습니다. 각각의 변주를 펼칠 때마다 소우주(小宇宙) 하나씩을 발견하는 즐거움으로 충만해집니다.” 아이슬란드 피아니스트 비킹구르 올라프손(39)은 2023년 한 해를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바쳤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바흐가 카이저링크 백작이라는 귀족의 불면증을 달래주기 위해 작곡됐다는 얘기로 유명하다. 건축적 구성과 치밀한 조형으로 바흐 건반 음악 중에서도 우뚝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올라프손은 이 곡의 전곡 음반을 10월 도이체 그라모폰(DG) 레이블로 내놓은 뒤 세계를 돌며 골드베르크 변주곡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그가 1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온다. 변주들의 반복 여부에 따라 연주 시간 50∼90분이 걸리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단 한 곡으로 프로그램을 정했다. 음반 발매 후 올라프손은 “이 변주곡이 인생의 순환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처음에 나오는 ‘아리아’는 삶과 탄생에 대한 찬가와 같죠. 이어지는 변주곡들은 어린 시절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 등 우리 삶에서 언젠가는 겪게 될 일들처럼 생각됩니다. 어떤 사람은 ‘이 곡은 추상적인 작품일 뿐’이라며 이런 생각을 반박하겠지만, 내 느낌은 그렇습니다.” 그는 자주 ‘오늘날의 글렌 굴드’로 불린다. 바흐 음악의 명해석자로 유명한 캐나다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1932∼1982)의 계보를 잇는다는 뜻에서다. 많은 연주가들이 음반을 ‘콘서트의 열등한 대안’ 정도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레코딩에서 새롭고 독창적인 기회를 찾는 점에서도 올라프손과 굴드는 비슷하다. “나는 글렌 굴드와 같지 않고 그런 비교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반 녹음을 예술로 끌어올린 굴드와 비교된다는 건 기쁜 일입니다. 내게도 굴드가 1955년 녹음한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최고입니다.” 올라프손은 이 곡을 녹음하면서 두 가지 선택 사이에서 고민했다. “전체 변주들의 통일성을 강조하는 방법이 있고, 정반대로 각각의 변주를 서로 다른 세계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녹음 기간 동안 끝없이 고민하며 여러 가지 실험을 했고, 결국 각각의 변주에서 서로 같은 소리가 나지 않게 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렇게 선보인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은 굴드의 녹음 못잖은 찬사를 받았다. 영국 BBC 뮤직매거진은 “세련된 팔레트가 펼쳐지며 흠잡을 데 없는 터치는 깃털같이 가볍다”고, 독일 프레스토 뮤직은 “진지하고 성실하다. 절대 놓칠 수 없는 음반”이라고 평가했다. 올라프손은 미국 줄리어드음악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도이체 그라모폰 전속으로 필립 글래스, 드뷔시, 라모 등의 음반을 발매했다. 소리를 색(色)으로 느끼는 ‘공감각 아티스트’로 알려졌으며 자신의 앨범 표지 디자인까지 직접 맡는 점도 음반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어 왔다. 2019년 BBC 뮤직매거진 기악부문상을 받았고 영국 그래머폰 매거진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5만∼12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바로크 음악을 비롯한 옛 음악을 당대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연주하는 이탈리아의 고(古)음악 연주단체 두 곳이 연말 서울 무대를 찾아온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한화그룹 주최 공연 시리즈 ‘한화클래식’은 12,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고음악 앙상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와 이스라엘 출신 만돌린 연주자 아비 아비탈의 무대 ‘유니티(Unity)’를 마련한다. ‘화음의 정원’이라는 뜻을 가진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는 1985년 리코더 연주자 출신 지휘자인 조반니 안토니니가 창립했다.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와 오페라 녹음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아비탈은 도이체그라모폰(DG) 소속으로 음반을 내고 있으며, 만돌린 연주자 중 사상 최초로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토니니는 악단의 이름에 대해 “정원의 나무와 꽃들이 각기 다른 가운데 조화를 이루듯이 단원 각자가 개성을 잃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연주는 가볍고 밝으며, 때로는 공격적인 속도도 선보인다”고 밝혔다. 아비탈은 “열여덟 살 때 예루살렘에서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의 연주를 처음 들었다. 모든 음표에 실린 에너지와 연주가들의 헌신에 감동을 받았다”며 “최근 나와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가 DG 레이블로 함께 낸 비발디 바흐 등 다섯 작곡가의 협주곡 앨범은 내 커리어의 정점을 이룬다”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바흐 리코더와 만돌린을 위한 협주곡 BWV 1060, 바흐 만돌린 협주곡 D단조 등 만돌린을 위한 협주곡들과 헨델 콘체르토그로소 작품 6-1 등이 연주된다. 현대 작곡가 조반니 솔리마가 첼로곡으로 쓴 작품을 국악기 피리를 위해 편곡한 ‘So’도 길이를 늘인 새 버전으로 선보인다. 안토니니는 “피리는 오보에와 비슷하면서도 여성의 목소리 같은 흥미로운 악기”라고 말했다. 전석 3만5000원. 16일에는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09년 창단된 이탈리아 밀라노의 ‘아카데미아 델라눈치아타’ 콘서트가 열린다. 하프시코드와 오르간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리카르도 도니가 건반 앞에 앉아 무대를 이끌고, 1986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마리오 브루넬로가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악기 ‘첼로 피콜로’를 협연한다. 첼로 피콜로는 비올라와 첼로의 중간 사이즈로 바이올린보다 한 옥타브 낮게 조율된다. 아카데미아 델라눈치아타는 창립 이후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 엔리코 오노프리 등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호흡을 맞추며 급성장했다. 아카데미아 델라눈치아타와 브루넬로가 협연한 타르티니의 첼로 피콜로 협주곡과 소나타 앨범은 디아파송 황금상을 수상했다. 지휘자 도니는 앞서 콘서트를 갖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 단원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흐의 첼로 피콜로 협주곡 BWV 972와 BWV 1054 등을 선보인다. 5만∼16만 원.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2021년 22세의 나이로 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네 개의 특별상(실내악 특별상, 부소니 작품 연주상, 알리체 타르타로티상, 건반악기 트러스트상)까지 휩쓴 피아니스트 박재홍(24)이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이병욱 지휘 인천시립교향악단 협연으로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전곡을 하루에 연주한다. 9월 신창용의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5곡, 11월 백혜선의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2곡에 이어지는 ‘콘체르토 마라톤 프로젝트’의 세 번째 순서다. 12월의 첫날 박재홍을 만나 ‘베토벤 협주곡 다섯 곡을 하루에 치는 것’에 대해 들어보았다. ‘토크 만렙(최대 레벨)’이라는 별명처럼 그는 모든 질문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펼쳐 보였다. ―박재홍에게 베토벤은 어떤 작곡가인가요? “베토벤은 에베레스트 산처럼 평생 정복하기 힘든 작곡가이며 선생님과 같은 존재입니다. 내가 뭘 잘하고 못하는지 확실하게 알게 해주고, 호되게 꾸짖어주실 때도 있죠. 베토벤이 직접 쓴 악보를 보면 고친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많은 고뇌 끝에 나온 결과이니 모든 부분이 ‘그래야만 하는(Es muss sein)’ 거죠. 악보에 나와 있는 모든 것을 지키기만 해주면 쉽지만 그걸 지키기가 너무 어렵죠. 모든 음에 확신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연주하기 어려운 작곡가입니다.” ―다섯 곡이 비슷하면서 다르죠? “피아니스트 알프레트 브렌델이 ‘4번은 어머니, 5번은 아버지, 1∼3번은 자식들과 같다’고 얘기했죠. 공감이 갑니다. 베토벤의 교향곡들이 그렇듯이 홀수 번호는 더 중후하고 짝수 번호는 더 우아한 면도 있죠.” ―이 곡들을 하루에 듣는 것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예전에 박창수 대표가 주최하는 하우스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 32명이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2곡을 이어서 연주한 일이 있어요. 박 대표가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10시간은 당연히 긴 시간이지만 한 작곡가의 인생을 불과 10시간으로 축약하는 것’이라는 얘기를 했어요. 베토벤의 협주곡 다섯 곡도 연주하는 데 세 시간 정도 걸리지만 그동안 한 작곡가가 자신의 틀을 깨고 새로운 틀을 수립하는 과정을 만나는 거죠.” ―베토벤이 협주곡 1, 2번을 썼을 때는 청력이 꽤 남아있을 때고 4, 5번을 쓸 때는 매우 악화된 상태였죠. “1번과 2번은 화음 연결과 프레이징(분절법)이 눈앞에서 사실적으로 일어나는 현상 같다면 4번, 5번에서는 신학적이랄까, 추상적으로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런 점이 청력의 악화와도 관계되는 것 같습니다.” ―부소니 콩쿠르 우승 직전인 2021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 연주는 ‘강건하고 거침없다, 유려하고 다이내믹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박재홍 씨의 ‘피지컬(키 187cm)’을 연주자로서 유리한 요소로 얘기하는데요. “사실은 체력이 좋지 않아요. 지금도 감기를 앓고 있습니다. 스스로는 힘 있는 연주자보다는 그 반대쪽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를 꼽는다면…. “러시아 피아니스트 미하일 플레트뇨프를 좋아해요. 처음 들을 때는 ‘저렇게 치면 안 되는데’ 하다가 이내 그게 정답인 것처럼 설득되죠. 특히 여린 소리를 정말 닮고 싶어요.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코르토도 좋아하는 연주가죠.” ―내년의 중요한 계획은 어떤 것이 있나요. “베를린으로 활동의 터전을 옮기게 될 것 같아요. 어느 학교에서 공부하게 될 건지는 고민 중입니다.” 4만∼10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해방되기 직전에 당시 일본 유학을 다녀오신 최정선 선생님으로부터 처음으로 피아노를 배웠죠.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80년이 되네요.” 원로 피아니스트 장혜원(84·이화여대 명예교수·한국피아노학회 이사장·사진)이 피아노 인생 80년을 기념하는 ‘피아노와의 삶 80주년 장혜원 음악회’를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연다. 1부에서는 그가 20여 년 전 낙소스 클래식 인터내셔널 레이블로 음반을 발매해 세계의 인정을 받은 스카를라티와 피에르네의 피아노곡들을 연주한다. 2부에서는 그와 한국피아노학회가 작곡가들에게 위촉해 만든 소(小)협주곡 여섯 곡을 선보인다. 소협주곡 여섯 곡은 나인용 ‘달밤’, 신동일 ‘오빠생각’ ‘봄바람’, 정보형 ‘새야새야’, 김은혜 ‘아리랑’ ‘오 탄넨바움’ 등 익숙한 기존의 선율들을 주제로 한 3∼5분의 짧은 작품들이다. 라움 현악4중주단이 반주를 맡는다.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엔 현대에 바로크에서 낭만주의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쓴 피아노곡이 많이 나와 있고, 오래된 피아노 교재들을 대체하고 있어요. 우리도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지난해부터 국내외 작곡가에게 위촉했고 40여 곡이 모였죠. 단지 피아노 솔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앙상블 교육까지 필요하다는 생각에 작은 협주곡으로 의뢰했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친숙한 선율들을 주제로 해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그는 “여러 작곡가에게 의뢰하는 소협주곡 작업은 작곡계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100곡 정도 모이면 교재로 만들어 해외에도 전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5학년 때 전쟁이 났어요. 전쟁 와중에도 어머니는 창호지에 피아노 건반을 그려 연습시키셨죠. 마침 제가 사사하던 이애내 선생님께서도 대구로 피란을 오셔서 계속 피아노를 연마할 수 있었어요. 늘 음악과 함께할 수 있었던 제 삶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는 이화여대 석사 과정 졸업 후 독일 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돼 프랑크푸르트 국립음대에서 한국인 최초로 최고연주자 학위를 받았다. 36년 넘게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했고, 이화여대 음대 학장과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학장을 역임했다. 천안 이원문화원과 마포 이원문화센터를 설립해 운영해 왔으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상과 독일연방공화국 십자공로훈장을 받았다. 음반사 낙소스 소속 아티스트로서 바흐의 피아노협주곡집과 하이든의 피아노협주곡집, 훔멜 피아노곡 전곡집, 스카를라티 소나타 전집, 피에르네와 이베르의 피아노 작품집 등을 발매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좋은 지휘자? 먼저 상상력을 펼치고, 그 상상한 바를 오케스트라에 집어넣으면 된다. 그게 전부다.” 1997년, 지휘자 죄르지(게오르그) 솔티의 런던 자택을 찾아서 좋은 지휘자의 덕목을 물었다. 그가 말한 답은 놀랄 정도로 명료해 몰래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가 말한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느낀 것은 21세기 들어서였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를 지낸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는 지난 시대의 토스카니니나 푸르트벵글러, 카라얀이나 솔티와 대비되는 ‘민주주의적’ 지휘자 상을 선보였다. 단원들의 의견을 구하고, 서로가 서로의 연주를 주의 깊게 들으면서 빚어져 나오는 소리를 연주에 반영했다. ‘마에스트로의 리허설’(톰 서비스 지음·아트북스)이라는 책에서 한 플루트 연주자는 이렇게 말한다. “아바도는 음악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앞에 서서 벌어지는 일을 조율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죠.” 혼자만의 일은 아니었다. 21세기 들어 마리스 얀손스, 리카르도 샤이, 피셰르 이반 등 여러 지휘자가 ‘단원들이 서로의 소리를 듣게 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연주에 반영하는’ 민주적 지휘자상을 선보였다. 10월 3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클라우스 메켈레 지휘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콘서트의 프로그램북에서 그간 어렴풋이 생각해오던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글을 발견했다. 지휘자 백승현(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 수석지휘자)은 예전의 ‘권력형 마에스트로’를 대신하는 젊은 지휘자 세대의 대표 사례 중 한 사람으로 올해 27세의 메켈레를 꼽았다. 백 지휘자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사이의 달라진 관계 변화의 출발점을 ‘음악 교수법과 네트워크의 발달’에서 찾았다. 예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음악적 직관을 갖춘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지휘자들이 자신의 설계를 주입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음악을 논의할 수 있는 조력자로 충분할 것이다. 백 지휘자는 첼리스트로 출발한 메켈레의 음악이 철저하게 ‘연주자적 시점’에서 출발한다며 ‘그의 지시와 독려에서는 거절당하거나 생략되는 음악적 요소가 없다’고 설명했다. 행운이랄까. 10월에서 12월 초까지 9개나 되는 유럽 명문 교향악단의 내한 공연 대부분을 관람할 수 있었다. 개성 강한 여러 지휘자의 손끝에서 뿜어져나오는 음악은 새삼 이들의 개성을 리더십적 측면에서 생각해볼 기회를 만들었다. 메켈레 지휘 오슬로 필하모닉이 연주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 연주에서는 파이프오르간처럼 투명하게 단일체로 뿜어져나오는 아름다운 음향의 밸런스가 일품이었다. ‘서로 듣게 만드는’ 과정이 이루어낸 명품 사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대비된 경험 중 하나가 11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키릴 페트렌코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콘서트였다. 메인곡은 베를린필 옛 수석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장기곡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였다. 현 베를린필의 수석지휘자인 페트렌코는 미세한 부분까지 단원들을 장악하고 통제했다. 카라얀 시절의 과열된 현과 금관의 음색은 어지간히 21세기적으로 중화됐다. 그런데 각자 솔리스트로도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현악 연주자들의 합주는 그다지 쾌적하게 들리지 않았다.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과장된 대비는 피하고 싶다. 자신의 해석을 강력하게 관철하는 지휘자도 단원 각자의 예술적 역량을 이끌어내는 지휘자가 될 수 있다. 두 가지는 공존할 수 있다. 각각의 지휘자가 강조하는 초점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 러시가 끝을 바라볼 무렵인 11월 말, 내년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에 취임하는 야프 판즈베던이 지휘한 서울시향 공연 두 개가 오케스트라 음악 팬들의 화제에 올랐다. 각각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메인곡으로 선보인 두 콘서트에서 판즈베던과 서울시향은 쾌속으로 질주하는 뜨거운 힘과 밀도 높은 합주력으로 갈채를 받았다. 판즈베던은 자신이 맡은 악단들을 치열하게 조련하기로 이름 높은 지휘자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로얄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악장 출신인 그는 단원들의 자발성과 ‘서로 듣기’가 주는 힘도 누구 못지않게 잘 알고 있을 것이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피아니스트 김정은(29·하노버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사진)이 2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폐막한 제8회 제임스 모트램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1등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김정은은 결선에서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4번을 연주했다. 이 콩쿠르는 비디오 예심을 통과한 전 세계 17개국 피아니스트 29명이 참가했으며 그레이엄 스콧 영국 로열 노던 칼리지 오브 뮤직 건반음악학과장, 프랑스 피아니스트 장에플랑 바부제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김정은은 2021년부터 독일 첼러음악축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불화가 고조되고 있다. 이 경쟁이 폭력적으로 치닫는다면 한국은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을 곳 중 하나다. 재앙은 현실화될 것인가? 저자는 그 질문에 답을 내놓기에 가장 적당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중국어에 능숙한 외교관으로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샤먼시 부시장이던 1986년부터 여덟 번 이상 그와 독대했고, 호주 외교장관과 총리를 지낸 뒤 주미 호주대사로 재직 중이다. 저자에 따르면 두 나라가 전쟁의 현실적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전쟁을 계획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전쟁이 날 경우 중국은 큰 피해 없이 승리할 가능성이 작고, 미국은 최고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 문제는 두 나라 선박의 작은 충돌이 큰 충돌로 번지는 경우처럼 두 나라 사이 ‘규약’이 확립되지 않은 곳에서 전쟁의 방아쇠가 당겨질 가능성이다. 미소 냉전기 두 초강대국의 사이는 현재 미중관계보다 훨씬 불편했지만 섬세하게 마련된 안전장치들이 전면 충돌을 막았다. 파멸적인 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 주석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그는 ‘열 개의 원’이라는 도해를 그려 나간다. 시진핑에게 제일 긴요한 ‘정권 유지’라는 가장 좁은 원에서 시작해 국가 통합, 경제 번영, 주변국 관리, 서진(西進)전략, 국제 규칙 뒤집기까지 넓은 범위로 퍼져 나가는 원이다. 특히 정권 유지와 직접 이어지는 국가 통합이라는 과제는 중국공산당에 있어 정당성과 직결되는 핵심 문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만 독립의 움직임은 중국에 한계점을 넘는 ‘역린’일 수 있다. 이 책이 제시하는 앞으로의 여러 시나리오 중에서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북한을 둘러싼 미중 간의 전략이다. 저자는 중국이 한반도 통일을 결사적으로 반대할 수밖에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 대해서는 북핵 위협을 막는 최고의 안보 보장국 위치에 있게 될 수 있다고 본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LG와 함께하는 제1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결선 경연이 열린 28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부 경연 세 번째 순서로 호주 국적의 소프라노 수현 젬마 나(23·미국 줄리아드 음악원)가 무대에 오르자 객석이 술렁거렸다. 그가 택한 곡은 바로 앞서 남예지(23·한국예술종합학교)가 부른 곡과 같은 토마의 오페라 ‘햄릿’ 중 ‘당신들의 놀이에, 친구들이여(Á vos jeux, mes amis)’였기 때문. 10분 가까운 길이에 소프라노의 최고 음역과 온갖 어려운 기교를 쏟아놓은 나 씨의 노래가 끝나자 앞서 남 씨의 순서와 마찬가지로 폭풍 같은 갈채가 터졌다. 나 씨는 이번 콩쿠르에서 영예의 1위를, 남 씨는 3위를 수상했다. “꿈만 같아요. 이게 사실인지, 아직 수상 후보자 자리에 앉아 있어서 다시 시상식이 시작하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나 씨는 “결선에서 부른 토마의 곡은 호주나 미국에서도 듣기 힘든 어려운 곡이다. 택한 사람이 또 있을 걸로 예상을 못 했다. 남예지 씨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너무 잘 불렀고, 나도 나만의 스타일을 들려 드리려 했다”며 웃음 지었다. 이번 콩쿠르 2위는 천다솨이(중국·33·테너·줄리아드 음악원), 4위는 강정훈(24·베이스·서울대), 5위는 김정래(29·바리톤·스위스 취리히예술대), 6위는 윤한성(28·베이스·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음대)에게 돌아갔다. 입상자에게는 상금(1위 5만 달러·약 6500만 원)과 국내 정상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 특전이 제공된다. 천다솨이는 한국가곡을 가장 잘 부른 외국인 참가자에게 주는 특별상도 받았다. 나 씨는 한 살 때 온 가족이 한국에서 호주로 이민을 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합창부 선생님이 “너는 개미만 한데 소리는 엄청 크구나”라며 솔로를 시켰다. 고등학교에서는 뮤지컬을 전공했다.어머니가 “아시아인에게는 뮤지컬 배역이 많이 안 돌아가니 성악을 공부해라”고 권했다. “시드니 음악원을 나와 빈 국립음대에서 공부하면서 ‘이게 바로 소리의 예술, 음악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오페라나 리사이틀을 볼 때 제가 느끼는 감동을 제 소리로 다른 사람에게 느끼게 하고 싶다고 생각해 진지하게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1위 결정 후 심사위원들은 “발성과 가사의 발음, 해석이 완벽하고 자신의 드라마를 만들어낼 줄 아는 가수다. 바로 세계 주요 오페라 무대에 서도 환영받을 재목”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 씨는 “매 단계에서 연습이 아니라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걸 보여 드리려 했다”고 말했다. 나 씨는 미국 시카고 오페라 정단원으로 합격해 내년부터 출연 예정이다. “미국에 오실 기회가 있으면 관심 가져 달라. 한국에서의 무대도 곧 마련해 보겠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시상식에는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 김경환 ㈜LG 상무,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이 시상자로 참석했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의 1, 2차 예선과 준결선은 유튜브(검색어 ‘seoul competition’)에 공개됐으며 1개월 뒤 삭제된다. 결선은 12월 1일 이전 공개되며 영구 보존된다.“레퍼토리 다양해져… 7명 모두 탁월한 실력 갖춰” 심사위원들 총평 “출연자들의 레퍼토리가 예전에 비해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대부분 자신의 목소리와 연기의 특성에 잘 맞는 노래들을 선곡해 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LG와 함께하는 제1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은 베이스 연광철(사진)은 “결선 출연자 7명 모두 당장 오페라 무대에 올라갈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역량 있는 성악가들이었다”고 평했다. 올해 심사위원으로는 미국의 마이클 히스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예술행정 부국장과 그레고리 헹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예술부문 감독, 독일의 아네테 베버 취리히 오페라 감독, 중국의 궈썬 상하이 음대 부학장 등 세계적 예술행정가와 영국을 대표하는 헬덴(영웅적) 테너 존 트렐리븐, 일본의 메조소프라노이자 교육가인 가노 에쓰코,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에서 활약해온 소프라노 캐슬린 김(한양대 교수), 테너 신상근(경희대 교수)이 함께했다. 히스턴 부국장은 “결선 진출자 모두 곡 해석과 발음 등이 완벽했다”고 평했다. 헹클 감독은 “각자가 한 편의 드라마를 보여준 결선 무대였다”고 말했다. 가노는 “콩쿠르 진행에 있어 전문성이 인상 깊었고 한국 출연자들은 그들이 아시아 성악계의 리더임을 보여주었다”며 “일본에 돌아가서 젊은 성악도들에게 이 콩쿠르를 꼭 경험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높은 수준의 경연이었지만 해외 참가자가 결선에 많이 올라오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참가자들이 짧은 기간에도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트렐리븐은 “20대 중반의 나이에도 놀라울 정도의 역량을 증명한 가수들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고, 베버 감독은 “아직 공부 중인 학생도 바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완벽함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놀라운 테크닉을 갖춘 성악가들이 모이는 수준 높은 콩쿠르입니다.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참가자 중에서도 뛰어난 잠재력을 갖춘 이들이 여럿 눈에 띄었습니다.” 성악 부문으로 열리는 ‘LG와 함께하는 제1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그레고리 헹클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예술부문 감독(사진)은 26일 준결선 경연이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3년 성악 부문으로 열린 제15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바 있어 이번 대회는 10년 만이다. 그는 “10년 전에 비해 미국이나 영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경연곡으로 선택한 참가자가 많은 점이 인상적이었지만 참가자들과 심사위원의 수준은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높다”고 말했다. 헹클은 줄리아드 음악원과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공부했으며 시카고 리릭 오페라 협력 예술행정가, 로스앤젤레스 오페라 예술 기획 매니저 등을 역임했다. 이탈리아 조반니 마르티넬리 콩쿠르 등의 심사위원을 지냈다. 미래 세계 오페라극장에 설 젊은 음악도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점을 묻자 그는 “테크닉이나 딕션, 목소리 모두 중요하지만 오페라 가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감정과 스토리를 동료 음악가들이나 청중에게 전하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8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한국인 여성 지휘자 김은선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은선에 대해 묻자 그의 말이 빨라졌다. “김은선과 일하게 된 것은 ‘꿈이 현실이 된 것’ 같은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는 오케스트라에 무대 위의 드라마를 집어넣어 주며 늘 색상을 더해 가는 수채화처럼 새로운 소리의 컬러를 찾아내죠. 심각한 상황에서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인간적 매력까지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신년 프로그램이 공식 발표될 때까지 다 공개할 수 없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 김은선 지휘로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전곡을 공연하게 될 것이다. 이번 콩쿠르 심사위원장인 베이스 연광철이 자라스트로 역으로 출연하는 모차르트 ‘마술피리’가 새해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성악가들의 활동은 해가 지나면서 놀라울 정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여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공연한 푸치니 ‘나비부인’은 주요 배역 거의 모두가 한국인이었다”고 말했다. ‘LG와 함께하는 제1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28일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7명이 실력을 겨루는 결선 경연이 열린다. 2만∼5만 원. 02-361-1415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그는 피아니스트다.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여러 장의 음반을 냈다. 작곡가이기도 하다. 피아니스트 알프레트 브렌델과 시마노프스키 4중주단 등이 그의 곡을 연주했다. 그는 또한 과학자다. 아홉 살에 미국 유타주립대에서 생물학, 물리학, 수학, 음악을 공부하는 정규 학부생이 됐다.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물리학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화학과 수학, 임피리얼칼리지런던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영국 런던 왕립음악원에서 최고 우등으로 음악 학사 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피에르마리퀴리대에서 수학 분야 우등으로 석사를 받았다. ‘픽션이 아닐까’ 싶지만 실제다. 다음 달 6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리사이틀을 펼치는 대만계 피아니스트 키트 암스트롱(31)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마포문화재단의 ‘3 PEACE CONCERT’ 둘째 날 프로그램인 이번 공연에서 생상스 ‘앨범 모음곡’,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6번, 리스트 ‘타소의 죽음의 승리’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2017년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리사이틀 이후 6년 만에 한국을 찾는 그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아주 어린 나이에 피아노도 없이 작곡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집에 CD플레이어도 없었어요. 어느 순간 음악에 관심이 생겼고, 백과사전을 찾아보며 음악을 읽고 악보에 쓰는 법을 익혔습니다.” ―음악과 과학 분야에서의 성취가 서로 관계될까요. “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지만 그 모든 걸 전문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목표로 공부한 건 아니었습니다.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은 음악에 대한 사랑이 지속되도록 활기를 주죠.” ―작곡가로서 어떤 곡을 써왔나요.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선보이려 하고 있습니다. 교향곡, 피아노소나타, 현악4중주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써왔죠. 작곡을 하면서 다른 작곡가의 작품에 대한 이해도 깊어집니다.” 이번 리사이틀 2부에서는 ‘3 PEACE CONCERT’ 다른 날 순서에 출연하는 한국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일본 피아니스트 다케자와 유토가 함께 무대에 나와 라흐마니노프 ‘6개의 손을 위한 로망스’를 연주한다. ―함께 화음을 맞춰볼 두 연주자에 대해 알고 있나요. “직접 만나본 적은 없습니다. 다른 연주자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하고, 한국과 일본의 젊은 스타들과 함께하게 돼 설레고 뜻깊게 생각합니다.” 그가 2021년 DG에서 발매한 16∼17세기 영국 작곡가 윌리엄 버드와 존 불의 건반음악 앨범은 ‘수많은 아름다움과 독창성이 담겨 있다’ ‘풍부한 환상과 상상력을 준다’는 찬사를 받았다. ―앞으로의 녹음 계획은…. “최선을 다해 작곡가의 의도를 탐구하다 보면 평가는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투어 일정에 집중해야 해서 여유가 생길 때 다음 녹음 계획을 고민해 보려 합니다.” ―2012년 프랑스 북부 이르송에 있는 테레사 교회를 매입해 문화센터로 만들었습니다. 어떤 계획이었는지요. “어머니와 함께 살 집을 구하던 중 소개를 받아 교회를 사게 되었죠. 교회에서 열리는 콘서트가 많기에 교회란 연주자에게 친숙한 공간입니다. 정기적으로 콘서트와 연구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번 콘서트를 맞아 한국 팬들께 인사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주가 한국 관객들께 많은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피아니스트뿐 아니라 작곡가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자주 한국을 찾게 되기를 소망합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LG와 함께하는 제1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부문) 결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주인공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준결선 경연 결과 결선에 오르게 된 참가자는 강정훈(24·베이스·서울대), 남예지(23·소프라노·한국예술종합학교), 수현 젬마 나(23·소프라노·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문현주(30·소프라노·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천다솨이(33·테너·줄리아드 음악원), 김정래(29·바리톤·스위스 취리히예술대), 윤한성(28·베이스·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음대) 씨 등 7명이다. 중국인인 천다솨이 씨는 준결선에서 김성태 곡 ‘동심초’를 불러 한국 가곡을 가장 잘 부른 외국인 참가자에게 주는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동심초의 멜로디가 좋아서 가사를 읽었는데 마음이 움직였다. 해석하는 길을 혼자 찾아나갔다. 예술작품의 감정은 언어를 뛰어넘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정훈 씨는 “처음 참가한 국제 콩쿠르인데 많은 곡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결선에서는 곡이 가진 개성과 내 목소리의 강점을 합쳐 잘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예지 씨는 “성악을 하는 남자친구의 조언을 들으며 콩쿠르를 준비했는데 콩쿠르 시작 직전 독감에 걸려 힘들었다. 노래가 요구하는 캐릭터에 집중해 결선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국적의 수현 젬마 나 씨는 한 살 때 가족이 호주로 이민했다. 그는 “무대에 오를 때마다 ‘재미있게 놀고 내려오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결선도 편한 마음으로 준비하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문현주 씨는 “2016년 제12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 처음 참가했는데 긴장해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 7년 동안 실력을 갈고닦으며 모국에서 열리는 이 콩쿠르를 준비했다”며 “콩쿠르 직전 독일 함부르크 국립극장의 오페라에 출연했는데 얘기를 들은 스태프들이 콩쿠르에서 노래할 모든 프로그램 준비를 도와주었다”고 밝혔다. 윤한성 씨는 “독일에서 콩쿠르를 위해 귀국한 뒤 시차 적응이 힘들었지만 곡마다의 음악적 표현에 신경을 써서 각각의 경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정래 씨는 “가곡은 악보에 충실하게 노래하는 데 주력했고 오페라 아리아의 다양한 표현을 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선 경연은 2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김덕기 지휘 코리아쿱오케스트라 협연으로 열린다. 오페라 아리아 두 곡을 부르며 한 곡은 자유 선택, 다른 한 곡은 심사위원회가 지정한다. 시상식은 결선에 이어 28일 오후 5시 반에 열린다. 2만∼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그는 피아니스트다.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여러 장의 음반을 냈다. 작곡가이기도 하다.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과 시마노프스키 4중주단 등이 그의 곡을 연주했다. 그는 또한 과학자다. 아홉 살에 미국 유타 주립대에서 생물학, 물리학, 수학, 음악을 공부하는 정규 학부생이 됐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물리학을, 펜실베니아대에서 화학과 수학,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영국 런던 왕립음악원에서 최고 우등으로 음악 학사 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피에르 마리 퀴리 대학교에서 수학분야 우등으로 석사를 받았다.‘픽션이 아닐까’ 싶지만 실제다. 다음달 6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리사이틀을 펼치는 대만계 피아니스트 키트 암스트롱(31)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마포문화재단의 ‘3 PEACE CONCERT’ 둘째 날 프로그램인 이번 공연에서 생상스 ‘앨범 모음곡’,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6번, 리스트 ‘탓소의 죽음의 승리’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2017년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리사이틀 이후 6년 만에 한국을 찾는 그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아주 어린 나이에 피아노도 없이 작곡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집에 CD 플레이어도 없었어요. 어느 순간 음악에 관심이 생겼고, 백과사전을 찾아보며 음악을 읽고 악보에 쓰는 법을 익혔습니다.”―음악과 과학 분야에서의 성취가 서로 관계될까요.“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지만 그 모든 걸 전문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목표로 공부한 건 아니었습니다.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은 음악에 대한 사랑이 지속되도록 활기를 주죠.”―작곡가로서 어떤 곡을 써왔나요?“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선보이려 하고 있습니다. 교향곡, 피아노소나타, 현악4중주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써왔죠. 작곡을 하면서 다른 작곡가의 작품에 대한 이해도 깊어집니다.”이번 리사이틀 2부에서는 ‘3 PEACE CONCERT’ 다른 날 순서에 출연하는 한국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일본 피아니스트 타케자와 유토가 함께 무대에 나와 라흐마니노프 ‘6개의 손을 위한 로망스’를 연주한다.―함께 화음을 맞춰볼 두 연주자에 대해 알고 있나요.“직접 만나본 적은 없습니다. 다른 연주자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하고, 한국과 일본의 젊은 스타들과 함께하게 돼 설레고 뜻 깊게 생각합니다.”그가 2021년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발매한 16-17세기 영국 작곡가 윌리엄 버드와 존 불의 건반음악 앨범은 ‘수많은 아름다움과 독창성이 담겨 있다, 풍부한 환상과 상상력을 준다’는 찬사를 받았다.―앞으로의 녹음 계획은?“최선을 다해 작곡가의 의도를 탐구하다 보면 평가는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투어 일정에 집중해야 해서 여유가 생길 때 다음 녹음 계획을 고민해보려 합니다.”―2012년 프랑스 북부 이르송에 있는 테레사 교회를 매입해 문화 센터로 만들었습니다. 어떤 계획이었는지요?“어머니와 함께 살 집을 구하던 중 소개를 받아 교회를 사게 되었죠. 교회에서 열리는 콘서트가 많기에 교회란 연주자에게 친숙한 공간입니다. 정기적으로 콘서트와 연구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이번 콘서트를 맞아 한국 팬들께 인사 한마디 부탁드립니다.“이번 연주가 한국 관객들께 많은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피아니스트 뿐 아니라 작곡가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자주 한국을 찾게 되기를 소망합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음악가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가장 중요한 계기가 콩쿠르입니다. 세계 성악계가 주목하는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에서 두 번이나 국제콩쿠르 심사에 참여하게 되어 감회가 깊습니다.” 올해 성악 부문으로 열리는 ‘LG와 함께하는 제1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베이스 연광철(58)이 말했다. 그는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0년 제6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도 심사위원을 맡았다. “13년 전에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노래를 무리하게 들려주려는 참가자들이 여럿 눈에 띄었죠. 시간이 흐르면서 성악도들의 정보력이라고 할까,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올해 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역량에 맞는 레퍼토리를 이해한 가운데 참가곡을 선정한 점이 눈에 띕니다.” 2010년 이 대회 1위를 차지한 루마니아 테너 스테판 포프는 런던 로열 오페라, 빈 국립 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연 심사위원장은 “내가 심사에 참여한 대회뿐 아니라 그동안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입상한 음악가들을 유럽 무대에서 만날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입상자의 순위를 결정하는 것 외에도 콩쿠르에는 많은 역할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가 1993년 도밍고 콩쿠르에 도전할 때 지역 예선에서 떨어졌는데 결원이 생겨 참가했다가 결선까지 진출해 입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음악 매니저와 청중이 제게 관심을 가졌죠. 그 결과를 가지고 중요 극장들의 오디션을 거쳐 유럽에서 노래하게 됐습니다. 콩쿠르가 없었다면 인정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겁니다.” 이번 콩쿠르에는 각국 유명 성악가와 성악교육가 외에 마이클 히스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예술행정 부국장, 그레고리 헹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예술감독, 아네테 베버 취리히 오페라 감독 등 극장 행정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연 심사위원장은 “실력 있는 성악가들을 바로 무대에 세울 수 있는 분들인 만큼 이들의 눈에 띌 기회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참가자들에게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결과에만 얽매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콩쿠르에서 입상한 뒤 열정이 소진돼 성악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입상을 못 했지만 가능성을 확인받고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콩쿠르 과정을 거치면서 참가자들은 레퍼토리가 넓어지고 경쟁자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면서 시야도 넓어집니다.” 최근 국제 콩쿠르에 입상하는 한국 음악가들이 크게 늘어났다. 그는 “입상 직후의 관심을 넘어 앞으로의 활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는 게 이들의 성장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가곡들을 담은 음반 ‘고향의 봄’을 3일 발매해 “우리 고유의 친숙한 정서를 손에 잡힐 듯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보리밭’ ‘가고파’처럼 음반에 싣지 못한 노래가 많다. 당장은 두 번째 한국가곡 음반을 녹음하는 작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와 함께하는 제1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22, 23일 열린 1차 예선에 이어 24일 2차 예선, 26일 준결선, 28일 결선 경연과 시상식이 열린다. 2차 예선과 준결선은 오후 1시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결선은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경연이 시작된다. 2차 예선·준결선 2만 원, 결선 2만∼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전곡 녹음에 나선다. 신인 지휘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영화 ‘오징어 게임’ ‘기생충’의 음악을 담당한 정재일 등 한국 작곡가의 신곡을 위촉, 초연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2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손은경 대표이사와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2024년부터 5년 동안의 임기를 시작하는 츠베덴 음악감독은 “내년 1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취임 연주회에서 말러의 교향곡 1번을 연주하고 녹음한다. 이를 시작으로 매년 두 곡 정도의 말러 교향곡을 연주하고 음반으로 발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연주회에서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한다. 츠베덴 감독은 “임윤찬은 세계가 인정하는 대스타로 이를 인정하는 의미에서 취임연주회에 초청했다”고 말했다. 츠베덴 감독은 또 “현재 매년 스위스 메뉴인 페스티벌에서 신인 지휘자를 양성하고 있는데 서울시향과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열게 될 것이다. 공개오디션에서 선발한 지휘자들과 1주일간 함께 작업하고 뛰어난 기량을 보인 지휘자에게 상을 수여하며 연주회도 같이 열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이사는 “오케스트라를 홍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연주의 품질을 홍보하는 것이라는 츠베덴 감독의 생각에 공감하며 2024년 아시아 투어를 시작으로 2025년 미국, 2026년 유럽 투어를 계획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 대상의 공연을 강화하고 연주를 공개하는 디지털 플랫폼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향은 이날 2024년 시즌 프로그램도 공개했다. 정기연주회에는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와 보리스 길트버그,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레이 첸, 클라라 주미 강과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다니엘 뮐러쇼트,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 등 유명 연주가, 성악가가 협연자로 참여한다. 2023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을 객원 지휘한 전 러시아 볼쇼이 극장 음악감독 투간 소키예프가 객원 지휘에 데뷔하고 바실리 페트렌코, 유카페카 사라스테, 한누 린투, 리처드 이가 등의 명장과 김은선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이 지휘대에 선다. 츠베덴 감독은 모두 16개 프로그램의 정기공연 중 7개 공연에서 무대에 오른다. 바그너 음악극 ‘발퀴레’ 1막,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베토벤 교향곡 5번, 브루크너 교향곡 7번 등 육중한 레퍼토리들을 선보인다. 서울시향은 전체 관현악 공연을 묶은 패키지와 츠베덴 감독 지휘만을 묶은 ‘얍 판 츠베덴 패키지’ ‘롯데콘서트홀 패키지’ ‘예술의전당 패키지’ 등 6개 개별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전체 패키지는 12월 6일, 개별 패키지는 12월 12일, 개별 티켓은 12월 15일 각각 판매를 시작한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아직’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다. 미국인도 부자다. 인구 10만 명 이하 소국을 제외하면 올해 국제통화기금(IMF) 추산 미국인의 물가환산(PPP) 1인당 소득은 세계 8위다.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독일보다 높다. 그런데 하루 4달러(약 5200원) 이하로 살아가는 미국인이 530만 명이나 된다. 의료보험이 없는 미국인도 3000만 명에 달한다. 이들 중 수백만 명은 구치소와 교도소에 있어 통계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무엇이 이런 현실을 만들었을까. “재산이나 신용이 없는 사람은 있는 사람에게 의지하게 되고, 착취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된다. 빈곤은 충분한 선택지가 없어서 이용당하는 것이다.” 2016년 도시 주거 문제를 다룬 ‘쫓겨난 사람들’로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한 저자는 빈곤의 원인을 노동과 주택, 금융 등 세 가지로 요약한다. 미국 민간 부문 노동자 94%가 노동조합에 가입되지 않은 상태다. 협상력 자체가 없는 데다 업무 외주화의 가속과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의 진보가 노동 착취를 가속화한다. 미국에서 가난한 동네의 임대주는 돈을 더 번다. 고정비는 적은 반면에 임대료는 조금만 덜 받기 때문이다. 미국 은행들이 초과 인출 수수료로 번 돈 중의 84%가 잔고 350달러(약 45만 원) 이하의 고객에게서 나왔다. 가난해서 돈을 더 쓰는 구조다. 고발은 대책 없는 정부와 악덕 기업에만 향하지 않는다. “빈곤은 우리가 매일 내리는 결정들 수백만 가지가 누적된 결과다.” 월마트가 최저 시급을 인상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 주식을 팔아치운 투자자들, 노동자 착취가 신문 지면을 장식해도 가장 저렴하다는 이유로 그 회사 상품을 배달 목록에 추가하는 소비자들이 그 착취에 가담한다. 저자가 권하는 해법은 이렇게 요약된다. “저소득층이 수급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증진하며 계층 간의 이동을 막는 담장을 허물어야 한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2024년은 이탈리아 근대 오페라의 거장 자코모 푸치니(1858∼1924)의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다. 2015년 푸치니 ‘3부작(Il Trittico)’으로 이듬해 서울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을 수상한 솔오페라단(예술총감독 이소영)이 푸치니의 최고 히트작인 ‘라보엠’을 17∼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라보엠’은 프랑스 파리의 하숙촌을 배경으로 돈 없고 철없는 젊은 예술가들의 좌충우돌과 사랑을 그린 오페라다. 뮤지컬 ‘렌트’와 미국의 유명 시트콤 ‘프렌즈’ 등에 영감을 준 작품으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서는 고전적이고 비슷비슷한 무대를 벗어나 시인 로돌포, 화가 마르첼로, 철학자 콜리네, 음악가 쇼나르 등 예술가 네 명 각자에게 초점을 맞춘 색다른 해석을 선보인다. 올해 5월 라벨라오페라단의 도니체티 ‘로베르토 데브뢰’로 호평을 받은 김숙영 연출가가 연출을 맡고 무대 디자이너 김대한이 사실적이고 정교한 무대를 만든다. 김숙영 연출은 “배경을 원작의 1840년대가 아니라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인 1910년의 파리로 설정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 예술가들의 삶을 그려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보엠은 아름답고 유려한 선율과 강한 드라마적 요소로 관객들을 사로잡지만 무대나 연출은 대부분 비슷비슷하죠. 이번 공연에서는 취향과 가치관이 각자 다른 네 명의 친구들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각자의 공간을 무대 위에 마련했어요. 각각의 곳에서 서로를 만나고, 이해하고, 때로는 불만을 나타내며 아름다운 우정이 탄생하는 모습을 그려냅니다. 현실과 상징이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무대가 될 겁니다.” 지휘는 밀라노 라스칼라, 나폴리 산카를로, 베로나 야외오페라 등 이탈리아 대표 오페라극장들에서 지휘봉을 들어온 발터 아타나시가 맡는다. 여주인공인 소프라노 미미 역은 조르다노 국제 콩쿠르 우승자로 오스트리아 빈 국립극장 등에서 주연을 맡아온 마리아 토마시와 이화여대 교수인 김은희가 노래한다. 남자 주인공인 테너 시인 로돌포 역에는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 코번트가든에서 주역 가수로 활동한 박지민과 2014년 오페라 전문지 ‘오페라 브리타니아’가 최고의 남성 성악가로 선정한 마스 조타가 출연한다. 미미 못잖은 스타성이 필요한 여성 조역 소프라노 무제타 역에는 나폴리 산카를로 극장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해온 소프라노 줄리아 마촐라와 국내 ‘리골레토’ 등 10여 편의 오페라에 주연으로 출연한 박현정이, 그의 연인이자 로돌포의 친구인 마르첼로 역은 바리톤 우주호와 김동원이 노래한다. 뉴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위너합창단, 한우리 어린이합창단이 출연한다. 제작사인 솔오페라단은 내년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푸치니 최후의 걸작인 ‘투란도트’와 푸치니의 다른 오페라 한 편을 더해 모두 세 편으로 된 ‘그레이트 오페라 시리즈’를 완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만∼2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28일 새 성악 제왕을 맞이하는 청중의 환호로 타오른다.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폴란드 쇼팽 콩쿠르, 미국 밴클라이번 콩쿠르 등 최고의 대회를 제패하며 세계를 대표하는 클래식 신예들을 배출하고 있는 대한민국. 그 수도 서울의 유일한 국제음악콩쿠르인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가 22∼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제18회 대회인 올해는 한국인이 세계 무대에서 특히 강세를 보여 온 성악 분야에서 여섯 번째로 열린다. 이 콩쿠르는 해마다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부문을 번갈아가며 개최된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주가와 음악교육자들을 꾸준히 배출해 왔다. 서울대 음대 최초의 외국인 교수 아비람 라이케르트(1996년·피아노·이스라엘)와 네덜란드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악장 리비우 프루나우(1997년·공동우승·바이올린·루마니아), 서울대 교수 백주영(1997년·공동우승·바이올린)과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009년) 김동현(2018년), 피아니스트 신창용(2017년) 등이 이 콩쿠르에서 나왔다. 성악 분야에서는 2021년 BBC 카디프 콩쿠르 우승자인 김기훈이 2016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처음 국내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번 콩쿠르에는 15개국 224명이 참가 신청을 했고 이 가운데 예비심사를 통과한 10개국 51명(국내 35명, 해외 16명)이 열띤 경쟁을 벌인다. 세계 유명 콩쿠르의 역대 우승자와 상위 입상자도 여럿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2년 러시아 세계음악유산 국제성악콩쿠르 우승자인 러시아 소프라노 나탈리아 자브샤나쉬빌리, 2018년 미국 오페라인덱스 국제성악콩쿠르 우승자 중국 테너 첸 다슈아이, 2017년 러시아 스비리도프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한 몽골 바리톤 비암바자브 몽고쿠의 이름이 눈에 띈다. 한국인으로는 2022년 스위스 루가노 콩쿠르 1위 입상자인 소프라노 문현주, 2021년 독일 함부르크 구스타프 말러 가곡 콩쿠르 1위 입상자인 테너 양승우가 이번 대회 우승을 향해 도전한다. 심사위원의 면면도 화려하다. 미국의 마이클 히스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예술행정 부국장과 그레고리 헹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예술감독, 독일의 아네테 베버 취리히 오페라 감독, 중국의 궈 썬 상하이 음대 부학장 등 세계적 예술행정가와 영국을 대표하는 헬덴(영웅적) 테너 존 트렐리븐, 일본의 메조소프라노이자 교육가인 가노 에쓰코가 참여한다. 한국인으로는 독일 바이로이트 음악제 등에서 활약하고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베이스 연광철,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에서 활약해온 소프라노 캐슬린 킴(한양대 교수), 테너 신상근(경희대 교수)이 함께한다. 입상자에게는 상금(1위 5만 달러·약 6600만 원)과 국내 정상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 특전을 제공한다. 2위 이상 한국인 입상자는 병역 특례 혜택을 받는다. 준결선에서 한국가곡을 가장 잘 부른 외국인 참가자에게는 특별상을 수여한다. 대회 일정 △1차 예선 22, 23일 △2차 예선 24일 △준결선 26일 △결선 및 시상식 28일(상세 일정은 대회 홈페이지 참조, 결선 협연 코리아쿱오케스트라, 지휘 김덕기) 대회 장소 △리사이틀홀(1차 예선, 2차 예선, 준결선) △콘서트홀(결선 및 시상식) 티켓 가격 △예선 및 준결선 2만 원 △결선 2만∼5만 원. 02-361-1415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