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LG유플러스는 시각장애인의 디지털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 점자정보단말기를 기증했다. 점자정보단말기는 시각장애인이 점자나 음성으로 디지털 파일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일종의 노트북이다. 이 단말기를 이용하면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학습, 업무, 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다만 전문적인 장비인 만큼 수백만 원의 고가여서 많은 시각장애인이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비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시각장애인의 디지털 정보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간한 ‘2023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은 장애인 중에 모바일기기의 보유율(92.8%)이 가장 높지만 정보 및 뉴스 검색, e메일, 미디어 등 콘텐츠 서비스 이용률은 장애인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정보 격차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활용해 점자 정보단말기 7대를 기증하게 됐다. 단말기 7대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강원, 경남, 전남, 전북, 충북 등 농어촌 지역 지회에 전달될 예정이다. 8월부터 시각장애인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올해 4월 LG유플러스는 시각장애인의 스마트기기 사용 환경 개선을 위해 기부금 5000만 원을 전달했으며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이 기부금으로 260쪽 분량의 정보통신기술(ICT) 교육용 지도서를 제작했다. 전국지부와 복지관 등 220여 곳에서 지도서를 통해 시각장애인 대상 스마트기기 활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홍렬 LG유플러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추진실장은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많은 고객이 일상에서 겪고 있는 디지털 격차를 조금씩 해소해 나가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경제 산업 분야 위기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2년 넘게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경제패권 다툼 등으로 세계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전년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 수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의 중국 제재가 강화될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한국 기업들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미래 먹거리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는 계획이다.친환경 트렌드 따라 R&D 투자 늘려 ‘지속가능한 기술’이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여러 기업이 친환경 기술개발에 통 큰 투자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모든 고객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 수단을 미래 모빌리티로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EV) 라인업을 확대하고 국내 EV 전용 공장 건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2030년까지 EV 라인업을 31종으로 늘리고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 대(수출 92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완공되는 광명 이보 플랜트를 필두로 화성과 울산에 EV 전용 공장을 준공하고 그 외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도 시행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 역시 탄소를 덜 발생시키는 저탄소 생산 체제로 변모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부문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 시험 플랜트 구축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오지만 수소는 이산화탄소 대신 물이 발생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포스코는 탄소 배출을 줄인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운영을 통해 저탄소 제품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창업진흥원과 함께 저탄소 및 환경 분야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선발된 스타트업과 약 1년간 저탄소 및 환경 분야 협업 모델을 발굴하고 맞춤형 멘토링, 기술 자문 등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회사는 2025년까지 환경 스타트업 100개사를 발굴·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SK지오센트릭의 경우 적은 비용으로 화학 부산물까지 최소화할 수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PLA) 기술을 확보했다. PLA는 매립 시 3∼6개월 내 자연분해되는 지속가능한 플라스틱이다. 최근에는 환경을 위해 카페의 일회용 포크, 농사용 비닐, 의료 도구 등이 모두 PLA 제품들로 대체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PLA 생산 시 문제가 되는 부산물이 덜 생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회사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PLA의 가격을 낮춰 PLA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AI 적극 도입해 업무 효율 높여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기업들도 있다. AI는 세계적으로 여러 분야의 업무 형태를 바꾸며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GS그룹은 직원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경험을 얘기하고 업무 개선 프로젝트에 접목한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월에 열린 ‘GS GenAI Connect day’에는 GS 각 계열사의 정보기술(IT) 기획자, 개발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군의 직원들이 참석했다. 직원들의 관심을 반영해 GS그룹은 디지털 전환을 하려는 사업 현장에 IT 전문가를 배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그룹 역시 각 계열사에 AI를 도입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4월 잠실점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AI 통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총 13개 언어의 통역이 지원된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과일 품질 관리를 고도화하기 위해 ‘AI 선별 시스템’을 올해 처음으로 도입했다. 과일의 숙성도 및 바이러스 여부까지 다양한 정보를 AI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이외에도 LG그룹, 한화그룹, 두산그룹 등 다양한 기업이 세계적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기술을 빠르게 사업에 접목해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세우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내년도 주요 연구개발(R&D) 예산을 24조80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10% 이상 삭감했던 예산을 1년 만에 다시 지난해 수준으로 복원시킨 것이다. 과학기술계에서는 늘어난 R&D 예산을 반기면서도 오락가락한 정부 정책으로 인해 연구의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이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확정됐다고 밝혔다. 배분조정안에 따르면 주요 R&D 예산은 24조8000억 원으로 대규모 삭감을 겪은 올해(21조9000억 원)보다 13.2%(2조9000억 원)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24조7000억 원)와 비교하면 1000억 원 늘어난 수준이다. 대통령실은 “내년도 총예산 증가율이 4% 선으로 예측되는 것을 감안하면 없는 재정 여력에도 최선을 다해 증액한 것”이라고 했다.내년도 R&D 배분안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정부는 세계적으로 치열한 패권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3대 게임체인저 기술(AI반도체·양자·첨단바이오) 예산을 대폭 높였다. 세 분야에 투입되는 예산은 총 3조4000억 원으로 올해 보다 24.2%가 증가했다. 내년도 주요 R&D 전체 예산 가운데 약 14%를 투입하는 셈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정부가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자율성을 높이는 대신 6년마다 진행했던 평가를 2년마다 시행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연구개발(R&D) 생태계 역동성 및 지식 유동성 활성화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NST 소관 내 23개 출연연은 1월 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며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을 적용받지 않게 됐다. 과기정통부는 공공기관 해제 시점부터 공운법을 대체할 새로운 법과 제도를 준비해 오고 있었는데 이번에 운영 혁신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율성 확대다. 필요한 인력을 제때 충원하고 핵심 인재 영입이 가능하도록 인건비의 경직성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인건비 집행계획 변경이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이사회 의결을 통해 증액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출연금으로 수행하는 연구 사업도 기관장 재량으로 과제 간 예산 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개발 상황을 고려해 예산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연구에 예산이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율성이 높아지는 만큼 평가는 엄격해진다. 6년(연구사업평가), 3년(기관운영평가)마다 진행되던 기존 평가 체계를 통합해 2026년부터는 격년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과학기술계에서는 “평가 기간이 줄면 장기적인 연구보다는 기관장의 성과로 포함할 수 있는 단기 연구에 예산이 몰리게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지금 앞에 보시는 모형이 세계적인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퀀텀 시스템 원’입니다. 제일 아래 부분에 퀀텀 칩이 위치하고 온도도 절대온도 0도로 가장 낮습니다.”2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퀀텀코리아 2024’의 IBM 부스에서 표창희 사업본부장이 이같이 말했다. IBM은 이번 전시를 위해 실물 크기로 제작한 퀀텀 시스템 원 모형을 일본에서부터 공수해왔다.퀀텀 시스템 원은 IBM이 2019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범용 양자 컴퓨터로 현재 출시된 양자컴퓨터 중 가장 안정적인 시스템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127 큐비트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연내 국내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표 본부장은 “연내 인천 송도의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시스템 원이 들어갈 예정”이라며 “바이오에 특화된 연구를 수행하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연대에 양자컴퓨팅 센터가 들어서면 세계에서 6번째 IBM 컴퓨팅 센터가 된다. 표 본부장은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하는 센터들은 이용량이나 트래픽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각 지역에 설립되는 컴퓨팅 센터는 원할 때 바로 사용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퀀텀 시스템 원은 안정적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기술 발전에 따라 큐비트의 수를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퀀텀 칩 자체를 교체하고 큐비트가 이동하는 선을 다시 세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IBM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결합을 통해 큐비트 수를 쉽게 늘릴 수 있는 모듈형 양자 시스템인 ‘퀀텀 시스템 투’를 지난해 공개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인 ‘헤론’은 설계에만 4년이 걸릴 정도로 IBM이 공들여 개발한 프로세서다. 133개의 큐비트로 이뤄진 헤론은 총 3개의 프로세서가 결합 가능하다. 전시장에 설치된 모형보다 약간 작은 규모의 원통형 양자 컴퓨터 3개를 결합하면 총 399개 큐비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표 본부장은 “하나의 칩에 너무 많은 큐비트를 밀집시키게 되면 노이즈가 발생하게 된다. 때문에 헤론을 기반으로 여러 프로세서를 결합해 운용 가능한 전체 큐비트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퀀텀 시스템 투는 2028년까지 부산의 한국퀀텀컴퓨팅(KQC)에 설치할 계획이다.IBM의 양자 로드맵에 따르면 연내 156개 큐비트의 ‘플라밍고’ 프로세서를 선보일 예정이다. 매년 연말에 열리는 IBM 연례 행사 ‘IBM 퀀텀 서밋’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는 플라밍고 프로세서 7개를 연결해 총 1092개 큐비트를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개하는 것이 목표다. 표 본부장은 “로드맵 상으로 2033년께 2000큐비트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퀀텀코리아 2024는 25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11개국 63개 기업 및 기관이 참석했다. 25일 열린 개막행사에는 황판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고동진 국민의힘 AI·반도체 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 등이 참석했다.이날 행사장에는 IBM을 포함해 아이온큐, 파스칼 등 세계적인 양자 컴퓨터 개발 기업들과 큐노바, SDT, 팜캐드, 큐심플러스 등 양자 스타트업이 부스를 마련해 자신의 기술을 소개했다. 양자 암호를 개발 중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도 참석했다.황 정책실장은 개막식 환영사에서 “정부는 양자기술산업법 제정(지난해 10월), ‘퀀텀 이니셔티브’ 발표(올해 4월) 등을 통해 양자과학기술 및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에 양자경제가 꽃 피울 수 있도록 역량과 의지를 모아달라”는 뜻을 전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김상욱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사진)가 미국재료학회 및 유럽재료학회의 의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두 학회는 모두 신소재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24일 KAIST에 따르면 김 교수는 각각 내년 봄 학회와 가을 학회 의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두 학회의 의장을 동시에 맡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김 교수는 2003년 분자조립 나노 패턴(DSA) 분야의 고질적 난제였던 결함 문제를 세계 최초로 해결한 연구자다. 김 교수는 나노소재의 자기조립제어 분야에서 290여 편의 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SCI) 학술지 논문을 발표했다. 국제 특허 20여 건을 발표하고 그래핀 소재 상업화를 목표로 소재창조라는 기업을 창업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신소재 분야의 국제적 교류를 바탕으로 신소재의 가능성과 실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두 학회를 성공적으로 주최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올해 7월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 학술대회가 한국 부산에서 열린다. 우주항공청은 24일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 총회가 7월 13일부터 21일까지 9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COSPAR는 격년마다 대륙을 순환하며 열리는데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5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약 60개국에서 총 3000여 명의 우주과학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 우주항공청을 비롯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청(ESA) 등 각국의 우주개발 기관이 참석해 국제협력에 관해 논의한다. 일반인 대상으로 개최되는 대중 강연으로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새뮤얼 팅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NASA 화성 토양회수 프로그램 책임자인 미낙시 와드와 박사의 강연이 준비돼 있다. 또 여러 과학 교양서를 출간한 심채경 한국천문연구원 박사와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의 달 과학 토크 콘서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북한의 GPS 신호교란 행위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나섰다. ICAO가 GPS 교란행위의 주체로 북한을 콕 집어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CAO는 이달 10일에서 21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232차 이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제기한 북한의 GPS 신호교란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더불어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결정을 채택하고, ICAO 이사회 의장 명의의 서한을 통해 북한에 이번 결정을 통보하기로 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의 안전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44년 채택된 시카고 협약에 의해 설립된 유엔(UN) 전문기구다. ICAO 이사회는 총회에서 선거한 36개 주요 항공 강국으로 구성돼 있다. ICAO의 이번 결정은 우리나라 정부의 강력한 문제제기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5월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북한의 GPS 신호교란으로 20개 국가의 500대 민간항공기가 영향을 받자 이를 ICAO에 정식 제기했다. ICAO가 GPS 신호교란 행위의 주체로 북한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앞서 2012년, 2016년에도 북한의 GPS 신호교란 행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ICAO는 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결정을 했지만, 행위 주체를 북한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정부는 앞선 이사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국제 민항안전을 위협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ICAO 차원의 조치를 촉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GPS 신호교란이 자신과 무관한 듯 행동해온 북한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이번 결정에는 △북한에서 발원한 GPS 신호교란 행위에 대한 심각한 우려 표명 △북한의 기존 이사회 결정 및 시카고 협약 등에 대한 엄격한 준수 강력 촉구 △재발 방지 보장 요구 등이 포함됐다.정부는 “앞으로도 북한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며 GPS 신호교란 행위와 같은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와의 협력 하에 엄중하고 단합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한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쇼트폼(짧은 영상) 강자 틱톡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알·테·쉬로 대표되는 중국 이커머스 회사들에 이어 유튜브와 틱톡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빅테크 기업들까지 한국 시장 공략을 가시화하자 위기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23일 정보기술(IT)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가 국내 전자상거래 솔루션 기업인 카페24와 함께 세계 최초로 한국에 쇼핑 전용 스토어를 선보였다. 사용자는 페이지 이동 없이 유튜브 플랫폼 내에서 영상에 등장하는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판매자 역시 따로 디자인 작업이나 개발 작업 없이 카페24의 툴을 이용해 간단하게 쇼핑 스토어를 개설 및 운영할 수 있다. 기존에 유튜브는 자체 결제 시스템이 없어 쿠팡·G마켓 등 다른 쇼핑몰로 이동하는 중개 역할만 해 왔다. 하지만 ‘영상’과 ‘이커머스’가 합쳐진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커지며 유튜브 역시 압도적인 사용자 수를 무기로 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유튜브는 커머스 시장의 전초기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은 소셜미디어 사용률이 전 세계에서 높은 편이고, 세계적으로 한류가 큰 인기를 끌고 있기에 한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서 성공하면 향후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의 최대 강점은 동영상이란 ‘콘텐츠’가 있다는 점이다. 동영상으로 끌어들인 시청자를 쇼핑으로 이어지게끔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의 쇼핑 관련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국내에서 발생하는 유튜브 쇼핑 스토어 매출이 2028년 6조7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약 28%에 해당한다. 틱톡 역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2021년부터 틱톡샵을 운영하고 있는 틱톡은 현재 미국, 영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에도 지난해 12월 틱톡샵 상표를 출원하고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틱톡샵은 첫해 10억 달러(약 1조3900억 원)의 매출을 냈고, 지난해 200억 달러까지 매출을 끌어올렸다. 200억 달러는 원화로 약 27조8000억 원으로 쿠팡의 연매출(약 31조 원)에 육박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틱톡샵의 매출을 500억 달러로 전망했다. 과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 채널에 큰 변화가 일어났던 것처럼, 향후 온라인에서 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라이브 커머스로 또다시 판도가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토종 이커머스 기업들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쿠팡과 11번가, G마켓 등 ‘토종’ 이커머스 기업들 역시 라이브 커머스 트렌드에 대응해 여러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맞붙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한국 내 소비 규모는 한정돼 있는데 경쟁업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실하게 그들(유튜브, 틱톡)을 견제할 방안이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하겠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다”며 “결국 비용을 줄이는 ‘효율 경영’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정부가 알뜰폰 사업자들이 통신 3사로부터 망을 빌려오는 데 지불하는 금액인 ‘망 도매대가’를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선 비용이 줄어들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만큼, 이르면 가을쯤 알뜰폰 요금제 가격이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2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월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목표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 간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 계획대로 8월 중 협상이 완료된다면 이르면 올해 가을경 알뜰폰 요금제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직전 도매대가 인하는 2022년 12월에 이뤄졌다. 당시 음성 및 데이터 도매대가는 각각 14. 6%, 19.8% 내렸다. 이번 협상에서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도매대가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최근 정부가 통신 업계 경쟁 촉진을 위해 추진했던 제4 이동통신사 출범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제4 이동통신사 후보였던 스테이지X가 초기 자본금을 마련하지 못해서다. 업계에서는 통신 3사의 경쟁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알뜰폰에 정부가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의 경쟁을 촉진하고 통신비 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알뜰폰”이라며 “알뜰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도매대가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아직 협상 일정 및 인하 수준은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해 말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 관련 브리핑에서 “통신 3사 대비 30% 이상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쓸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바이오 업계가 이사의 충실(loyalty)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시키는 상법 개정안에 긴장하고 있다. 소액 주주 비율이 높은 바이오 업계는 소액 주주의 다양한 요구를 다 맞추기 힘들기에 투자에 소극적으로 되고, 각종 소송에 시달릴 가능성은 커진다. 2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주요 바이오 벤처들의 소액 주주 지분은 평균 60% 이상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투자 혹한기를 견디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수차례 진행한 결과다. 실제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9년 1조1033억 원에 달했던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액은 2023년 상반기(1∼6월) 3665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전년 동기(6758억 원) 대비 약 46% 줄어든 수준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신약 개발사들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상장 이후에 대형 투자사들이 큰 투자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일반 소액 주주들로 채워지게 된다”며 “잦은 유상증자로 최대 주주 지분은 줄고 소액 주주 지분이 높은 구조를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들이 중대한 경영적 판단을 할 때 회사뿐 아니라 ‘주주’의 이익을 위해야 한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 따라서 이사회가 지분이 높은 소액 주주의 각자 다른 의견을 고려하다 보면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장기간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신약 개발의 특성을 잘 모르고 들어온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1년 안에 주가가 상승하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며 “이사회에서는 단기 수익 증대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장기 투자나 대규모 투자 결정에 굉장히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상법 개정 논의는 당장 바이오 업계의 인수합병(M&A)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신약의 임상시험이 진척될수록 더 커지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캐시카우’가 확실한 기업과의 M&A를 선택하는 바이오 기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상법 개정안을 검토하고 나서며 기업 간 M&A 논의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국내 바이오 전문 회계법인의 한 임원은 “상법 개정이 논의되면서 바이오 기업들은 M&A에 나서기보다 일단 숨죽이고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며 “산업이 몸집을 키우는 과정 중 하나가 활발한 M&A인데, 그 동력이 꺾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법 개정 시 국내 상장사 153개 중 52.9%는 M&A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철회하겠다고 응답한 바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의 한 대표는 “지금도 사외이사를 모시는 게 쉽지 않다. 리스크가 큰 사업인 만큼 소액 주주들의 소송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많다”며 “상법 개정으로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되면 어쩔 수 없이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부족한 사외이사를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CJ바이오사이언스가 ‘인공지능(AI)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향후 3년 내 기술 수출 3건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20일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4 뉴 비전 선포식’을 열고 이 같은 비전을 전 임직원에게 공유했다. 회사는 새 비전에 AI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과학기술을 통해 신약 개발, 웰니스 사업 분야에서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현재 CJ바이오사이언스는 AI 기술이 집약된 ‘이지엠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및 임상 단계에서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이 달 궤도선을 운영하면서 미국, 인도의 궤도선과 충돌하지 않도록 피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국가 간 달 탐사 정보 공유가 중요한 이유다.” 우주항공청(KASA)의 존 리 임무본부장이 달 탐사 관련 국제회의에서 국가 간 정보 공유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주항공청은 지난달 27일 개청 이후 이번에 처음으로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19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간) 각국의 안전한 달 탐사 활동을 위해 유엔 우주국(UNOOSA) 주도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엔 지속 가능한 달 활동 콘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한국 우주항공청을 포함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중국 국가항천국(CNSA), 러시아 로스코스모스, 독일 우주청,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 등 13개국의 주요 우주기관 고위직 인사가 참석했다. 리 본부장은 미국, 독일, 룩셈부르크 등의 우주기관 고위직과 함께 토론 패널로 참가해 달 탐사 임무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달 탐사 활동이 크게 늘며 임무 간 상호 간섭을 하거나 충돌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리 본부장은 해당 토론에서 “한국의 달 궤도선인 다누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달 궤도선(LRO), 인도의 달 궤도선(찬드라얀 2호), 일본의 달 착륙선(슬림)과 충돌회피 기동을 각각 한 번씩 수행했다”며 “달 탐사에 나서는 국가 간 임무 간섭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 정보 공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리 본부장은 회의 이후 ‘개청 기념 오찬 리셉션’을 주관해 우주항공청을 홍보했다. 우주항공청은 향후 국제 공조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다양한 국가와의 국제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내년 가장 긴 연휴는 7일이며 개천절과 추석, 한글날이 모두 이어지는 10월 3∼9일이다. 공휴일은 올해와 같이 총 68일이다. 주5일제 근무자를 기준으로 총 휴일 수도 올해와 동일한 119일이다. 우주항공청은 내년도 휴일 일정을 담은 ‘2025년 월력요항’을 19일 발표했다. 월력요항은 달력 제작의 기준이 되는 자료로 지난해까지는 천문법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했지만 올해부터는 우주청이 발표한다. 내년도 월력요항에 따르면 사흘 이상 쉴 수 있는 연휴는 총 6번이다. △설날 연휴(1월 28∼30일) △삼일절 연휴(3월 1∼3일) △어린이날 연휴(5월 3∼6일) △현충일 연휴(6월 6∼8일) △광복절 연휴(8월 15∼17일) △추석 연휴(10월 3∼9일) 등이다. 이 중 가장 긴 연휴는 추석 연휴로 개천절과 추석 연휴 및 추석 대체공휴일, 토·일요일, 한글날이 모두 이어져 총 7일간 쉴 수 있다. 금요일인 10월 10일에 휴가를 쓴다면 최장 10일까지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우주청은 내년이 광복 80주년이라는 점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에 처음으로 국기 게양일을 월력요항에 담았다. 내년 국기 게양일은 △3·1절 △현충일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국군의날 등 총 7일이다. 우주청은 향후 우주청 개청일인 5월 27일이 ‘우주항공의 날’로 지정되면 해당 기념일을 추가한 2025년 월력요항을 다시 관보에 게재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20일부터 관보 및 우주청,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미약품그룹의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에 이어 한미약품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 올초부터 약 6개월간 이어진 한미약품의 모자(母子) 간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다만 임종윤 사내이사를 한미약품 대표로 선임하기 위한 이사회는 이날 열리지 않아 여전히 오너 일가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약품은 18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임종윤(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한미사이언스 대표) 사내이사, 신동국(한일정밀 회장) 기타비상무이사, 남병호(헤링스 대표) 사외이사에 대한 선임안을 가결했다. 앞서 13일 국민연금은 임종윤 사내이사의 낮은 이사회 참석률을 근거로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미사이언스, 신 회장의 한미약품 지분이 각각 41.42%, 9.14%로 50%가 넘기 때문에 이사 선임안은 이변없이 통과됐다. 이사 선임안이 가결되면서 현재 한미약품의 이사진은 총 10명이 됐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등 기존 이사진 6명과 이번에 새로 선임된 이사진 4명이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앞서 모친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의 화합을 강조한 만큼 이사회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다만 당초 이날 예정돼 있던 한미약품 이사회가 돌연 취소되면서 여전히 모자 간 갈등이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사안을 잘 알고 있는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사내이사가 대표직에 오르면 한미약품 임원진에 대한 인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모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니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두 형제가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뉴(New) 한미’ 체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임종윤 사내이사는 한미약품을 국내, 해외, 마케팅, 개발, 제조 등 5개 사업부와 연구센터 등 ‘5+1’ 체제로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형제와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남매 갈등’의 정점에 있었던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연구센터를 맡을 예정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가계 통신비 인하를 내세우며 추진한 제4이동통신사 선정이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주된 이유는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의 초기 자본금 마련에 문제가 생겨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정부가 신규 사업자를 선정할 때 재무건전성 검토를 생략한 것이 화를 키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1월 31일 28GHz(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경매를 통해 최고 입찰액인 4301억 원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를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스테이지엑스는 선정 3개월 뒤인 5월 7일까지 필요 서류를 제출했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신청 취소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크게 3가지 문제점이다. 먼저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 신청서에 자본금이 2050억 원이라고 적었지만 현재까지 등기부등본상 자본금은 1억 원에 불과하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올해 3분기까지 자본금을 납부하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과기정통부는 로펌의 법률 자문을 거친 뒤 “필요 서류 제출 시점인 ‘5월 7일에 자본금 2050억 원 납입 완료’가 필수 요건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주요 주주가 달라진 점도 문제 삼았다.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 신청 당시 5% 이상 주요 주주 6곳을 명시했다. 이 중 자본금 납입을 일부 이행한 주주는 지주사 격인 스테이지파이브 1개뿐이었다. 기타 주주 4곳 중 2곳도 자본금을 납입하지 않았다. 이는 과기정통부 인가 없이 주주 구성 및 주식 소유 비율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서약 사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과기정통부는 판단했다. 주주 자본금 납입 계획도 확정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주요 주주들에게 세 차례 자본금 납입 증빙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주주가 자본금 납입 계획을 확정해 통보한 곳은 없다. 결국 과기정통부는 14일 “스테이지엑스가 법령이 정한 필요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선정 취소 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에서는 애초부터 정부가 자본금 납입 능력이 충분한지 살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기간통신사업 허가제를 2019년 등록제로 바꿔 재정적 능력에 대해서 별도 심사하지 않고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대기업이 제4이통사 사업에 뛰어들지 않을 정도로 사업성이 불확실했는데, 정부가 재정적 능력을 따지지 않고 입찰을 진행하면서 결국 탈이 난 것이다. 특히 28GHz 주파수 대역은 사업성이 떨어지기에 더욱 탄탄한 재무적 능력이 필요했다. 28GHz 주파수 대역은 속도는 빠르지만 가용 거리가 짧아 기지국을 촘촘히 설치해야 한다. 통신업계는 기지국 구축 비용으로만 2000억 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 전문가는 “(스테이지엑스가) 제대로 자금을 모으지 못한 이유는 명백하다. 투자자들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주파수 대역으로 고객들에게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이날 과기정통부 발표 내용을 반박하며 유감을 표시했다. 스테이지엑스 고위 관계자는 “정당한 절차로 정당한 계획서를 냈고, 이에 따라 이행을 했다는 법률 검토 결과를 받아놓고 있다”며 “청문 절차 과정을 거친 후 그 결과에 따라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미래산업을 창업해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시키는 등 한국 벤처 1세대를 이끌었던 정문술 미래산업 전 회장이 12일 오후 9시30분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고인은 1938년 전북 임실군 강진면에서 태어나 남성고, 원광대 종교철학과를 졸업했다. 중앙정보부 기조실 기획조정과장까지 지낸 고인은 퇴직 후 여러 사업을 추진했다.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사업을 준비하다 퇴직금을 사기당하기도 하고, 풍전기공이란 금형업체를 설립하기도 했지만 대기업의 견제로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힘든 시간을 견딘 고인은 1983년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미래산업을 창업했다. 국산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한 미래산업은 반도체 후공정에서 불량품을 가려내는 데 사용되는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로 자리를 잡았다. 성장을 거듭한 미래산업은 1999년 11월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상장 후 2년 뒤인 2001년 고인은 ‘착한 기업을 만들어 달라’는 말을 남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고인은 “부(富)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2001년 300억 원, 2014년 215억 원 등 총 515억 원을 기부했다. 고인의 기부금은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설립에 사용됐다. 고인은 2014년 기부금 약정식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이번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인은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 KAIST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받았다.유족은 배우자인 양분순 씨와 2남 3녀가 있다. 빈소는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202호실, 발인은 15일 오전 9시.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인재 교류 및 과학기술협력에 불이 붙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모델을 본딴 카자흐스탄 과학 기관 신설도 추진될 전망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12일 카자흐스탄 대통령궁에서 사야삿 누르백 과학고등교육부 장관과 과학기술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MOU에는 카자흐스탄의 볼라샥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우수 연구 인력에 대한 교류 협력과 양국 연구기관 간 협력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볼라샥 프로그램은 카자흐스탄 정부가 매년 500여 명의 자국 과학자를 해외 연구 기관에 파견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이다.카자흐스탄은 한국의 선진화된 연구 기관에서 자국 연구자들을 교육할 수 있고, 한국은 과학기술외교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다.이 장관은 MOU 체결 하루 전인 11일 오후 나자르바예프대에서 한국에서 유학이나 연구 경험이 있는 카자흐스탄 우수 과학 인재와의 간담회를 갖고 인재 교류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간담회에서는 KAIST와 카자흐스탄 JSC 국제교류센터 간 양해 각서도 체결됐다. 앞서 카자흐스탄 과학고등교육부는 KAIST를 모델로 하는 과학 기관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KAIST에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카자이스트(Kaz-AIST)’라고 이름 붙여진 카자흐스탄형 KAIST는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설립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양국은 디지털 개발에서도 협력을 약속했다. 국내 디지털 기업의 카자흐스탄 진출을 위해 IT 협력 프로젝트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양국은 지난해부터 빅데이터, 클라우드 분야에서 공동협력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 장관은 “카자흐스탄이 최근 과학 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면서 양국의 협력 분야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ICT) 분야로 확장이 필요하다”며 “오늘 협력 강화 논의를 계기로 카자흐스탄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유치하고 우리의 과학기술과 디지털 기업 진출이 활성화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주 공간에서 살게 되면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최근 우주 공간에 3일만 있어도 노화가 일시적으로 늦춰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방사선의 영향으로 노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기존 예측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스페이스X가 주도한 민간인 우주 의학 프로젝트인 ‘인스피레이션 4’ 연구 결과가 11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됐다. 스페이스X는 2021년 세계 최초로 민간인 4명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 태워 고도 585km로 보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있는 고도 408km보다 더 멀리 간 것이다. 이들은 3일간 우주에서 머물다가 지구로 귀환했다. 당시 승무원 4명은 자신들의 혈액과 피부 각질 샘플을 채취했고, 지구로 돌아온 뒤에도 주기적으로 혈액 샘플을 제공했다. 미국 코넬대, 펜실베이니아대 공동연구진은 우주에 가기 전과 후의 혈액에서 유전자 및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를 이번에 공개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연구 결과는 노화 방지 유전자로 알려진 ‘텔로미어’가 우주 공간에서 길어졌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는 우주인 4명에게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텔로미어는 유전자 끝에 달린 기다란 염기서열이다. 유전자의 손상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텔로미어가 길수록 유전자가 온전히 유지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세포가 천천히 늙게 된다. 앞서 2017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와 일란성 쌍둥이인 마크 켈리의 신체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우주에서 텔로미어가 길어진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단 3일만으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방사선에 의해 망가진 텔로미어를 고치는 과정에서 오히려 길이가 더 길어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시적인 ‘회춘’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구로 돌아온 뒤 우주인들의 텔로미어는 빠르게 원래 길이로 돌아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우주로 가기 전보다 더 짧아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수전 베일리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교수는 “텔로미어는 우주 여행 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변화 중 하나”라며 “장기적인 건강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경우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했다. 텔로미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체 변화는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왔다. 우주인들은 우주 공간에 있는 동안 뼈와 근육이 손실되고 뇌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졌지만 6개월 내에 이전 상태로 회복했다. 회복 속도는 여성이 좀 더 빨랐다. 인스피레이션 4에 참여한 여성 우주인 2명이 남성 우주인 2명보다 더 빠르게 이전의 건강 상태로 돌아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3년 후 46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춰주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레켐비’ 단 한 개다. 하지만 더 강력한 신약 ‘도나네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어 두 치료제의 정면승부가 예상된다. 10일(현지 시간) FDA 자문위원회는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에 대해 만장일치로 ‘승인 권고’ 결정을 내렸다. 자문위원회는 FDA가 소집하는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 회의로 FDA 승인의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0년간 자문위원회가 승인을 권고한 치료제의 98%는 그대로 FDA 승인으로 이어졌다. 도나네맙 역시 무리 없이 연내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나네맙이 FDA 승인을 받으면 바이오젠-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레켐비에 이어 미국 시장에 출시되는 두 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된다. 레켐비의 연간 투약 비용은 약 3000만 원대다. 레켐비와 도나네맙은 모두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방식의 항체 치료제다. 다만 일라이릴리가 지난해 발표한 임상 3상 자료에 따르면 도나네맙의 효능이 좀 더 좋을 것으로 예상돼 시장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 임상 3상에서 도나네맙은 인지력 저하를 35% 늦췄으며, 특히 초기 단계 환자에서는 60%까지 늦췄다는 결과를 내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도나네맙이 승인되면 12개월 안에 레켐비 판매량을 넘어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1∼3월) 레켐비 매출은 1900만 달러로 지난해 4분기(10∼12월·700만 달러)보다 2.5배가량으로 늘었다. 김영수 연세대 약대 교수는 “레켐비 실적이 증가하는 것을 보면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의료진의 수요가 매우 큰 상황”이라며 “도나네맙이 출시되면 두 치료제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경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치료제 모두 뇌부종, 미세출혈 등의 부작용이 있어 많은 제약사가 부작용을 줄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빠르게 뒤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차바이오텍과 엔케이맥스가 세포치료제를, 유바이오로직스는 백신을, 이수앱지스는 항체 치료제 방식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큰 개발 동력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 시장은 2027년 338억7200만 달러(약 46조7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